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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이르면 5월 초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기로 하고 관련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11일 “당 대표 취임 후 첫 번째 정당·의회 외교 차원에서 금명간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면서 “가급적 미 최고위급 지도자를 만나 북한 비핵화 문제와 한미동맹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번 방미를 통해 ‘황교안=수권 능력이 있는 야당 대선주자’ 이미지를 강화하는 방안이 집중 거론되고 있다. 황 대표는 2017년 초 대통령권한대행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고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 등을 만난 바 있다. 황 대표는 방미 기간 중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최고위급 외교·안보라인 인사들을 만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현직 대통령이 한국 야당 대표를 만나는 일은 거의 없지만 황 대표가 유력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데다 트럼프가 이전의 외교 관례를 싫어하는 만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당시 홍준표 대표는 미국 방문 기간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과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 코리아미션센터장 등을 만났다.한국당은 당 국제국과 미국통인 강효상 의원 등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방미 추진에 관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그에 따른 남북회담 가능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방미 일정과 내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우열 dnsp@donga.com·홍정수 기자}
강원도 산불 사태를 계기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여론이 높아지면서 관련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3200여 명의 소방공무원들의 활약 속에 산불이 조기진화되자 국가직 전환 요구가 힘을 받는 모양새다.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주세요’라는 청원은 나흘 만인 9일 오후 6시 현재 22만7000여 명이 동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소방공무원들의 국가직 전환은 처우개선뿐 아니라 인력과 장비개선의 지역별 격차를 해소하고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련 법안이 신속하게 처리돼 올해 7월부터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국회에 요구한다”고 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도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소방관 국가직 전환 관련 법안을 4월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소방공무원은 현재 각 시도 소방본부에 소속된 지방직 공무원. 국가직으로 소속이 일원화된 경찰과는 달리 지방자치단체 재정 상황에 따라 인력이나 장비 지원이 천차만별이다. 2017년 말 기준으로 현장 소방 인력은 법정 기준보다 31.1% 부족하다. 인력난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역일수록 심한 편이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오래된 화두지만 정치권은 번번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야는 재원 확충 계획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가지고 있는 인사권을 중앙정부와 어떻게 나눌지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관련 법안이 발의되더라도 관심이 식으면 이런저런 이유로 논의에서 배제된 탓에 지금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했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발의한 관련법은 지난해 11월 가까스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지만 여야가 합의하지 못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지방 자치를 강화하겠다며 경찰은 지방직으로 전환했는데 소방공무원은 되레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게 모순 아니냐는 딜레마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야당은 소방관 국가직 전환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태도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재원 마련 계획이나 소방관의 급여 및 수당 체계 등에 대한 논의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강성휘 yolo@donga.com·홍정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방송사, 특히 재난방송 주관방송사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재난방송 주관방송사인 KBS가 4일 강원 산불 당시 재난 방송에 소홀했다는 점을 공개 질책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산불을 계기로 재난방송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의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재난 주관방송사 등은) 국민들에게 재난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알려주면서 국민과 재난 지역 주민이 취해야 할 행동요령을 상세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을 비롯해 취약계층, 외국인까지도 누구나 재난 방송을 통해 행동 요령을 전달 받을 수 있도록 재난방송 매뉴얼을 비롯해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라 재난 주관방송사인 KBS에 재난 방송 개선책을 주문한 셈이다. KBS는 4일 화재 당일 재난 방송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소방당국은 오후 9시 44분 대응 최고 수준인 3단계를 발령했는데 첫 특보는 오후 10시 53분에야 시작돼 12분간 진행됐다. 이어 정규 방송인 ‘오늘밤 김제동’이 오후 11시 5분부터 송출됐다. 그러다 20분 만에 끊고 다시 뉴스특보 체제로 전환했다. KBS 공영노조는 5일 성명에서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지만 막무가내로 ‘오늘밤 김제동’ 방송을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9일 “국가재난 주관방송이 아니라 국가재난 방관방송”이라며 양승동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재난 주관방송사가 재난을 외면한 일에 아무도 책임을 안 지면 되겠느냐”며 양 사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한국당 ‘KBS 헌법파괴 저지 및 수신료 분리징수 특별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를 항의 방문해 양 사장과 면담을 요구했지만 정필모 부사장이 나와 “(양 사장이) 지금 사장실에서 방송전략회의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위 외부위원인 이인철 변호사가 “양 사장이 안 나오는 건지 못 나오는 건지 말해 달라”고 묻자 정 부사장이 “안 나온다”고 받아치며 신경전도 벌어졌다. 한국당 윤상직 의원에 따르면 KBS는 2017년에도 재난 방송을 하지 않아 3860여만 원의 과태료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문병기 weappon@donga.com·홍정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강원 산불이 확산되던 4일 오후 11시 경 재난 방송이 아니라 ‘오늘밤 김제동’을 방송한 KBS에 대해 9일 “국가재난주관방송이 아니라 국가재난방관방송”이라고 비판하며 양승동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재난 주관방송사가 재난을 외면한 일에 아무도 책임을 안 지면 되겠냐”며 양 사장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KBS 헌법파괴 저지 및 수신료 분리징수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대출 의원도 “강원도가 불타고 있는데 KBS는 ‘오늘밤 김제동’을 방송했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공영방송 정상화 관련 7대 법안을 당 차원의 중점 처리법안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KBS는 화재 당일 ‘오늘밤 김제동’을 정규편성시간보다 약 5분 늦은 오후 11시 5분부터 송출했다가 20분 만에 끊고 뉴스 특보 체제로 전환해 “재난 속보가 늦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KBS 공영노조는 화재 다음날인 5일 성명에서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지만 막무가내로 ‘오늘밤 김제동’ 방송을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특위 위원들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를 항의 방문해 양 사장과 면담을 요구했지만 정필모 부사장이 나왔다. 정 부사장은 “(양 사장이) 지금 사장실에서 방송전략회의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특위 외부위원인 이인철 변호사가 “양 사장이 안 나오는 건지 못 나오는 건지 말해 달라”고 묻자 정 부사장이 “그렇다. 안 나온다”고 받아치며 신경전도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번 산불을 계기로 재난방송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지적한 만큼 KBS의 재난방송매뉴얼에 대한 개편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방송사, 특히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정보 제공자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재난 주관 방송사는) 국민들에게 재난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알려주면서 국민과 재난 지역 주민이 취해야 할 행동요령을 상세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8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했다.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은 두 장관에 대한 임명을 밀어붙이면서 부실 인사 논란에 정면 대응을 택한 것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역대급 인사 폭거”라며 반발했다. 탄력근로제 등 입법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청와대와 야권의 치킨게임이 이어지면서 국정 난맥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김연철 박영선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3·8개각’으로 지명된 5명의 신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고위공직자는 10명. 양승동 KBS 사장을 포함하면 1년 11개월간 11명으로 차관급 인사를 포함해 10명의 인사를 강행한 박근혜 정부를 넘어섰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 후 “험난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겪은 만큼 이를 통해 행정능력, 정책능력을 잘 보여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친북, 막말 논란을 낳은 김연철 장관에게는 “과거 남북 협정에 참여한 경험도 있어 (통일부 장관에)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기대가 크다”고 밝히기도 했다. 야권의 반발은 더욱 강경해졌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국민과 함께 결사의 각오로 저항할 수밖에 없다”며 “(임명 강행은) 독선과 오만 불통 정권임을 자인하는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을 비판할 계획이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와 추가경정예산 등이 걸린 4월 임시국회는 시작부터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찬성(45.8%)과 반대(43.3%) 의견이 비등하게 나타나는 등 여론 지형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등 해외 순방을 마친 뒤 야당과의 대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홍정수 기자}
결국 청와대와 야당이 퇴로 없는 충돌을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국회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임명했다. 하지만 별도의 유감 표명은 없었다. 야당은 “국민과 함께 결사의 각오로 저항할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청와대의 ‘마이 웨이’에 맞서 야당은 국회에서의 입법 저지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에 사활을 건 여야가 벌써부터 “밀리면 끝이다”며 맞붙으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됐다. 각종 민생, 혁신 경제 관련 법안들의 국회 처리는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김연철에 대해 “기대가 크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두 장관 임명 이유를 설명했다. 박 장관에 대해서는 “의정활동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관련된 활동을 많이 하셨고, 그와 관련된 입법을 하는 데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친북 발언 논란의 김 장관에 대해서는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이런 부분을 조금 잘 조화시키면서 균형 있게 생각해 나가는 것이 아주 필요한 것 같다. 평생 남북관계 통일정책을 연구해 오셨다.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야당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급한 현안들로 인해 두 장관을 임명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인 셈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야당의 임명 반대에 대해 “(장관들이) 아주 험난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겪었다” “청문회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고만 말했을 뿐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한 별도 언급이나 해명은 없었다. 부실 검증 책임론에 휩싸인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조현옥 인사수석에 대해서도 아무 말이 없었다. 사실상 “오늘부로 인사 정국의 마침표를 찍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두 장관의 임명으로 현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은 10명으로 늘었다. 출범한 지 만 2년도 되지 않아 박근혜 정부의 임명 강행 장관(9명) 수를 뛰어넘었다.○ 격양된 野, “국회에서 두고보자” 야당의 반응은 격양 그 자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임명 강행에 대해 “야당의 반대와 국민 여론은 무시해도 된다는 독선과 오만 불통 정권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라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이렇게 국회를 무시하고 어떻게 정국을, 정치를 이끌어 가느냐”고 성토했다. 문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야당은 국회 입법권으로 맞서겠다는 태세다. 정부가 서두르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에 쉽게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회 공전의 책임은 국회를 무시한 청와대에 있다”는 것. 당장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만났지만 4월 국회 개회식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이에 따라 추경은 물론이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을 담은 근로기준법, 사립 유치원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을 담은 ‘데이터 경제 활성화 3법’, 내년 총선의 규칙을 정하는 공직선거법 등의 처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모두 민생, 경제와 직결된 법안들이다. 더 큰 문제는 여야의 격돌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다. 내년 총선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여야는 서로 “야당이 발목만 잡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탐욕만 남았다”며 날 선 공방을 시작했다. 이번 4·3 보궐선거 결과가 보여주는 것처럼 아직 민심이 어느 한쪽 손을 확실하게 들어주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치킨 게임’을 벌이다 보니 온건파들의 목소리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회 공전에 따른 비난 여론을 의식해 여야가 5월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교체를 기점으로 물밑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홍정수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5일 “인도적 활동이 정치 행위에 의해 제한받아선 안 된다”며 북한 취약계층을 위한 인도적 긴급 영양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도 인도적 목적의 활동은 대북 제재 조치의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며 “아동 및 임산부를 위한 영양지원물자는 대북제재 품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윤 의원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 등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 국제기구들을 통해서 지원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평양에 상주사무소를 둔 국제기구들을 통해 대북 영양 지원 물자가 어느 지역, 어떤 주민에게 지급되는지 철저히 모니터링해 분배의 투명성을 보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홍정수기자 hong@donga.com}
“총 다섯 곳에서 이뤄진 이번 선거에서 집권여당이 당선자를 하나도 내지 못한 것이 이 정권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정치 입문 후 데뷔전인 4·3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 한 달여 만에 연착륙에 성공했다. 경남 통영-고성의 압승과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에서의 석패(惜敗)에 당내에서는 “사실상 둘 다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총선 승리의 발판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는 고무적인 분위기 속에 황 대표 체제가 확실한 추진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1승이 아니라 1.5승으로 봐야” 황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보의 성지라는 경남 창원성산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여야 단일화까지 하고서도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총선이 딱 1년 정도 남았다. 민생정당 대안정당 싸워 이기는 정당으로 가열 차게 혁신하자”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평소 좀처럼 얼굴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기자들에게 예정에 없던 ‘번개 간담회’를 제안하며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후 40여 분간 열린 간담회 도중 “재미있는 질문도 해달라”며 여유를 과시했다. 선거 운동을 한 소회를 묻자 “‘대표님, 실제로 보니 굉장히 젊어 보이시네요’라는 말이 정말 듣기 좋다. 제가 젊어 보이나 보다”라며 파안대소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의 잘못과 더 단호하게 절연(絶緣)하고, 과감한 혁신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며 “앞으로 우리 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들께서 저나 당을 좋게 평가해 주시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라며 “집권해서 망가져가는 우리나라의 경제, 안보, 민생을 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축구장 유세 등 선거 막판 각종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좀 더 조심했어야 하는 문제인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당내 현안을 묻는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변했다. 남은 주요 당직 인선 문제에는 “대부분의 인사가 어느 정도 (완료)됐다”며 “인선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국민들에게 우리 당의 새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5·18 폄훼 발언을 한 의원들의 징계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김영종 중앙윤리위원장의 뜻(사의)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강 대 강 대치 심화 한국당은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확인한 만큼 나경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대여 투쟁 수위를 더 높일 계획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께서 한국당에 새로운 기회를 주셨다. 낮고 겸손하게 전진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막판까지 지명 철회를 강도 높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 여권이 추진하는 패스트트랙 패키지 법안에도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정부가 이달 말 국회에 제출 예정인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도 ‘총선용 추경’이라며 철저한 심사를 예고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창원성산 선거 참패로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손학규 대표와 상의해 당 지도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언주 의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정치세력들은 다 뭉쳐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보수통합을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재환 후보 캠프 해단식에서 “피해서 도망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사퇴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부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총 다섯 곳에서 이뤄진 이번 선거에서 집권여당이 당선자를 하나도 내지 못한 것이 이 정권의 현 주소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정치 입문 후 데뷔전인 4·3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 한 달 여 만에 연착륙에 성공했다. 경남 통영고성의 압승과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에서의 석패(惜敗)에 당내에서는 “사실상 둘 다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총선 승리의 발판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는 고무적인 분위기 속에 황 대표 체제가 확실한 추진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1승이 아니라 1.5승으로 봐야” 황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보의 성지라는 경남 창원성산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여야 단일화까지 하고서도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총선이 딱 1년 정도 남았다. 민생정당 대안정당 싸워 이기는 정당으로 가열차게 혁신하자”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평소 좀처럼 얼굴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날은 이례적으로 기자들에게 예정에 없던 ‘번개 간담회’를 제안하며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후 40여분 간 열린 간담회 도중 “재미있는 질문도 해달라”며 여유를 과시 했다. 선거 운동을 한 소회를 묻자 “‘대표님, 실제로 보니 굉장히 젊어 보이시네요’라는 말이 정말 듣기 좋다. 제가 젊어 보이나 보다”라며 파안대소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의 잘못과 더 단호하게 절연(絶緣)하고, 과감한 혁신으로 미래를 향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우리 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들께서 저나 당을 좋게 평가해주시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라며 “집권해서 망가져가는 우리나라의 경제, 안보, 민생을 세워나겠다”고 밝혔다. 축구장 유세 등 선거 막판 각종 논란에 대해서는 “제가 좀더 조심했어야하는 문제인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당내 현안을 묻는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변했다. 남은 주요 당직 인선 문제에는 “대부분의 인사가 어느 정도 (완료)됐다”며 “인선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국민들에게 우리 당의 새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5.18 폄훼 발언을 한 의원들의 징계 문제에 대해서는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김영종 중앙윤리위원장의 뜻(사의)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 여야 강대강 대치 심화 한국당은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확인한 만큼 나경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대여 투쟁 수위를 더 높일 계획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께서 한국당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셨다. 낮고 겸손하게 전진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부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막판까지 지명 철회를 강도 높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수사처법 등 여권이 추진하는 패스트트랙 패키지법안에도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정부가 이달 말 국회에 제출 예정인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도 “총선용 추경”이라며 철저한 심사를 예고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창원성산 선거 참패로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손학규 대표와 상의해 당 지도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언주 의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정치세력들은 다 뭉쳐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보수통합을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재환 후보 캠프 해단식에서 “피해서 도망가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사퇴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부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정부가 나랏돈이 들어가는 대규모 지방 사업을 평가할 때 경제성 대신 지역균형발전 기여도를 더 감안하기로 했다. 사업을 할지 최종 결정하는 권한도 기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기획재정부로 갖고 오기로 했다. 지방의 사회간접자본(SOC)과 복지시설을 확충하려는 취지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선심성 사업이 대거 추진돼 재정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 개편방안’을 확정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현행 예타는 개별 부처나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사업 추진에 따른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 1999년 도입됐다. 해당 사업의 경제성과 정책 효과 등을 지수화해 일정 기준 이하면 사업을 못 하게 한다. 그동안 심사 대상 3건 중 1건꼴로 탈락했다. 이승철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지자체나 관련 부처에서 제도 운영에 대한 지적이 많아 이번에 개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예타는 △경제성 △지역균형발전 △정책성 항목을 평가한다. KDI에서 세 항목을 모두 평가해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했지만 앞으론 기재부 산하 재정사업평가위원회가 정책성과 균형발전 항목을 평가한 뒤 경제성 조사 결과를 받아 사업을 허가해준다. 기재부 2차관이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어서 사실상 정부가 다양한 경제외적 변수를 고려해 사업을 허가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정책성을 평가할 때는 간접고용 효과, 생활여건 개선 정도 등 수치로 나타내기 힘든 사회적 가치를 대거 반영할 예정이다. 평가 기준에서도 비수도권 사업은 경제성 평가 가중치를 5%포인트 낮추는 반면 지역균형발전 가중치를 5%포인트 높인다. 정책성 항목은 지금과 동일하다. 수도권 사업은 감점 요인이 됐던 경우가 많은 지역균형발전 항목을 아예 빼고 경제성과 정책성으로만 평가한다. 복지사업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달리 사회적 영향도 등을 중요하게 볼 예정이다. 예타 기간은 1년 7개월에서 1년으로 줄인다. 지자체들은 일제히 이번 결정을 반겼다. 정치권도 여야를 막론하고 긍정적인 반응이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국가균형발전을 추구한다는 목적은 환영한다”면서도 “취지를 악용해 선거 공학적으로 이용하면 국가 재정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타는 선심성 재정사업을 추진하려는 정치권의 공세를 막는 최후의 보루였는데, 이번 방안으로 예타 자체가 무력화됐다”고 했다. 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송충현 / 홍정수 기자}
4·3보궐선거 경남 통영-고성에서 승리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당선자(54)는 공안검사 출신 정치 신인이다. ‘공안통’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아끼는 검찰 후배로, 당내에선 ‘황교안의 오른팔’로 통한다. 정 당선자는 경남 진양군(현 진주시) 농촌 가정의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고성에서 자랐다. 창원 경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가 된 정 당선자는 대검 공안부장,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장 등을 지냈다.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때는 법무부의 위헌정당·단체 대책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아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와 손발을 맞춰 통진당 해산심판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되자 검찰을 떠났다. 정 당선자는 1월 15일 황 대표가 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 한국당에 입당하자 2주 뒤 한국당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황 대표는 지난달 경남 창원 한국당 경남도당 사무실에서 직접 공천장을 수여하며 “선거에서 꼭 이겨서 국회로 올라오라”고 격려했다. 황 대표의 오른팔로 불리는 까닭에 한때 전략공천설이 돌기도 했으나 김동진 전 통영시장, 서필언 전 한국당 통영고성 당협위원장과 경선을 치러 이겼다. 하지만 경선에서 탈락한 두 후보가 “경선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며 당에 편파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최고야 best@donga.com·홍정수 기자}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3일 페이스북에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사퇴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해 “사퇴 5일째 청와대 관사 생활이다. 25억 원짜리 건물 두고도 오갈 데 없는 상황에 빠진 건 딱하지만 곧 방 안 빼면 국민들이 가만히 안 계실 터”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은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일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올린 “박근혜 씨 파면 후에도 사저 난방 미비 운운하며 청와대를 떠나지 않는다. 반나절도 그 공간에 있으면 안 된다. 짐은 포장이사 하라”는 글을 함께 게재했다. 그러면서 이를 조 수석이 김 전 대변인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패러디해 “조국, ‘김의겸 씨, 반나절도 그 공간에 있으면 안 된다’”라고 쓰기도 했다. 실제로 김 전 대변인은 아직 청와대 관사를 비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을 비우는 중”이라며 “조만간 관사를 비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청와대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하기로 한 것은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정호, 조동호 전 장관 후보자 외 추가 낙마자가 나올 경우 사실상 개각 수준의 후속 인선을 해야 하는 만큼, 내각 구성을 조속히 완료해 각종 정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는 것이다. 야권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그대로 유임시키는 것도 “야당의 공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의 기싸움이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국회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7일까지 재송부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송부는 절차일 뿐, 청와대는 청문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태세다. 임명은 이르면 8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열리는 국무회의부터 새 장관을 참석시켜 인사 정국을 마무리짓고, 10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워싱턴 방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임명 강행이 관례처럼 굳어지고 있다는 점은 청와대에도 부담이다. 만약 세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현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미채택에도 불구하고 임명한 장관은 11명으로 늘어난다. 아직 임기 절반을 지나지도 않았는데, 박근혜 정부 때 임명을 강행한 장관(9명)보다 많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산적한 현안이 많아 장관 임명을 더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중기부는 문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주무 부처다. 여기에 청와대는 이번 방미를 계기로 독자적인 남북 협력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통일부의 몫이다. 하지만 야당은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하고, 인사·민정라인의 문책 요구를 외면한 것을 두고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로 보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앞세울 채비를 하고 있는 야당으로선 강경 투쟁 모드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청와대의 의도와 달리 인사 정국 후폭풍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부터 이어지는 국회의 여야 대치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야당이 조 수석에게 화력을 집중하면서, 조 수석이 총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문제 역시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바른미래당까지 “조 수석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인사·민정라인의 일부 개편은 검토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조 수석을 지키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다”며 “적잖은 의원들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지만 청와대가 워낙 완강해 대놓고 이야기는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한상준 alwaysj@donga.com·홍정수 기자}
야권이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 문제를 거듭 지적하고 있지만 청와대가 유감 표명을 하지 않고 오히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통해 “특별히 문제가 파악된 건 없다”고 반박하면서 여야의 대치가 심화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2일 조국 민정수석비서관과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을 즉각 경질하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면서 “인사라인 교체와 두 후보자 지명 철회 없이는 원만한 협조를 하기 어렵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를 향해 “북한 아니면 적폐밖에 모르는 ‘북적북적’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일부에서는 한미동맹 간 공조의 틈을 벌리고 한반도 평화의 물길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인사 문제는 침묵으로 회피한 채 한미동맹의 빨간 경고등을 야당 때문이라고 비판했다”며 “김 후보자 지명이 바로 대표적인 한미동맹 파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윤 수석의 전날 인사 관련 브리핑에 대해서도 “‘조조 라인’의 철통방어”라며 “과거 대통령 밑에 소(小)통령이 있다는 말이 있었는데, 지금은 ‘조’통령이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바른미래당 역시 두 수석과 두 후보자를 거둬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아프겠지만 이제라도 종기를 뿌리째 들어내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결국 더 큰 화근이 되고 팔다리를 잘라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이날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사리분별이 미숙한, 떼를 쓰는 아이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청와대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하기로 한 것은 “더 물러설 곳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정호, 조동호 전 장관 후보자 외 추가 낙마자가 나올 경우 사실상 개각 수준의 후속 인선을 해야 하는 만큼, 내각 구성을 조속히 완료해 각종 정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하겠다는 것이다. 야권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그대로 유임시키는 것도 “야당의 공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의 기싸움이 예상보다 앞당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국회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7일까지 재송부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재송부는 절차일 뿐, 청와대는 청문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태세다. 임명은 이르면 8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열리는 국무회의부터 새 장관을 참석시켜 인사 정국을 마무리 짓고, 10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워싱턴 방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임명 강행이 관례처럼 굳어지고 있다는 점은 청와대에도 부담이다. 만약 세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현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미채택에도 불구하고 임명한 장관은 11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아직 임기 절반을 지나지도 않았는데, 박근혜 정부 때 임명을 강행한 장관(9명)보다 많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산적한 현안이 많아 장관 임명을 더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중기부는 문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주무 부처다. 여기에 청와대는 이번 방미를 계기로 독자적인 남북 협력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통일부의 몫이다. 하지만 야당은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하고, 인사·민정 라인의 문책 요구를 외면한 것을 두고 “청와대가 본격적인 ‘마이웨이’로 가겠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앞세울 채비를 하고 있는 야당으로서는 강경 투쟁 모드를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청와대의 의도와 달리 인사 정국 후폭풍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회의 여야 대치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야당이 조국 수석에게 화력을 집중하면서, 조 수석이 총괄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문제 역시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물론 바른미래당까지도 “조국 수석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인사·민정라인의 일부 개편은 검토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조국 수석을 지키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다”며 “적잖은 의원들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지만 청와대가 워낙 완강해 대놓고 이야기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홍정수기자 hong@donga.com}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4·3 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1일 각각 경남 통영-고성과 창원성산 지역 후보 지원을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힘 있는 집권여당 후보”를,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심판”을 내세웠다. 다만 한국당의 ‘경남FC’ 경기장 유세 논란, 정부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여러 변수가 선거 막판까지 표심을 자극하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선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통영-고성 후보 지원을 위한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 주말 동안 경남에 머무르며 집중 지원유세에 나선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영-고성은 고용위기, 산업위기 지역인데 조만간 (위기지역 지정이) 종료돼 연장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지에서 연기가 안 되면 정부에 대해 큰 실망을 할 것이기 때문에 책임을 지고 반드시 연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창원 현장최고위에서 ‘정권 심판론 카드’를 꺼내 맞섰다. 황교안 대표는 “이번 보선은 정권의 폭정을 심판하는 선거임과 동시에 창원과 통영-고성 경제를 살리는 선거”라고 말했다. 특히 창원성산에서 탈(脫)원전 정책 폐기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황 대표는 “한국당 후보를 당선시켜 주신다면 울진에 천막당사를 치는 한이 있더라도 신한울 3, 4호기 공사를 기필코 재개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가 모두 승리를 다짐하고 있지만 선거 막판 연이어 터지는 돌발 변수에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경기장 유세 논란’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민주당은 규정을 어기고 경남FC 축구경기장에서 선거 유세를 한 황 대표를 향해 ‘민폐 교안’, ‘반칙’ 등의 용어로 거세게 비판했다. 한국당 경남도당은 “경남FC 관계자 및 축구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유감”이라고 말했다.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황 대표 등 한국당 측에 공명선거 협조요청서를 보냈다. ‘돈 선거’ 논란도 불거졌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통영-고성의 한국당 정점식 후보를 겨냥해 “정 후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모 유력 인사가 지역신문 기자를 매수하려다 지역 선관위에 고발당했다는 보도가 있다. 선관위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 측은 “해당 기사는 정 후보의 선거사무소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며 상대 후보를 겨냥한 격한 발언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창원성산 지원유세에 나선 한국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노회찬 정신이 솔직히 자랑할 바는 못 되지 않느냐.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의 정신을 이어받은 정의당 후보가 창원 시민을 대표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사자명예훼손이다. 극우세력들이 내뱉는 배설 수준의 인신공격과 판박이”라고 비판했다.박성진 psjin@donga.com·홍정수 기자}
31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 철회하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데 대해 야당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반발하며 공세의 고삐를 쥐었다. 야당은 두 후보자 낙마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을 지키기 위한 “준비된 제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조국 대통령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경질을 요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경제살리기 정책간담회에서 “(두 장관의 철회는) 코드 장관 2명을 지키기 위한 비(非)코드 희생 플라이”라고 강조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인사청문회와 언론 취재가 없으면 완벽히 검증도 못 하는 게 현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이냐”고 되물으며 조국 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경질,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논평을 통해 “오히려 국민들은 ‘올공(직업공무원)’에 ‘빽 없는’ 이를 먼저 잘랐다고 판단한다”며 “공적 기록과 세평으로는 (검증에) 한계가 있다는 청와대의 변명은 구차하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조국 수석을 그대로 두면) 후속 인사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과 선거제 개편을 공조하고 있는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만만한 사람을 정리하는 모습은 비겁하다”며 “청와대 인사 라인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불법, 탈법, 관행 혁신 방안을 내놓는 것이 개혁정부가 취해야 할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조국 수석의 문책을 직접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쉽다”며 “인사 검증 시스템의 대대적인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양문석 후보를 국회로 보내주시면 집권여당이 책임지고 올해 가을까지 통영 조선사업에 대한 성과를 내겠습니다!”(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창원의 원전과 조선산업이 무너진 근원은 좌파 사회주의이자 실험주의 이념정책인 소득주도성장 때문입니다!”(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4·3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인 31일, 민주당과 한국당 지도부는 각각 경남 통영-고성과 창원-성산에서 막판 지원 유세를 펼치며 격돌했다. 민주당 홍 원내대표는 이날 통영 충무대교 삼거리에서 “양문석 후보가 당선되면 국회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들이 있다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보내 지역 ‘예산 폭탄’을 반드시 실행하겠다. 조선업을 반드시 살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통영-고성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보고 ‘예산 폭탄’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힘 있는 여당’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30, 31일 주말 내내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의원 50여 명이 게릴라 유세를 펼치며 양 후보 지지를 호소한 것도 “해볼 만하다”는 당내 분위기를 말해준다. 민주당 관계자는 “양 후보는 인구 13만3000여 명의 통영 출신이고 한국당 정점식 후보는 5만3000여 명의 고성 출신이기 때문에 지역 대결로 가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사퇴와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등을 고리로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공세를 펼쳤다. 한국당은 통영-고성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고 주말을 대체로 경남 창원-성산 유세에 집중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창원 경제 살리기 정책간담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출발점은 좌파 사회주의 실험정책의 중단이라 생각한다”며 강기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황교안 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 “청와대 대변인, 장관 후보자들의 기상천외한 부동산 투기 의혹, 윤리도 양심도 찾아볼 수 없는 비열한 음해공작들. 부정과 악행을 알면서도 이들을 국민 앞에 내세우는 청와대의 대담함”이라고 적었다. 창원-성산은 민주당이 여영국 정의당 후보로 단일 후보를 내세웠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비상회의를 열고 “보수표가 강하게 결집해 선거 막판 판세가 대단히 우려스럽다. 꼭 투표장으로 가 민생개혁 불씨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29, 30일 치러진 사전투표가 예년보다 높은 14.37% 투표율을 기록한 것도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창원-성산의 사전투표율이 14.53%(2만6726명), 통영과 고성은 각각 14.67%(1만6071명), 15.08%(7157명)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박효목 tree624@donga.com·홍정수 기자}
자유한국당은 고가 건물 매입 논란으로 사퇴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특혜 대출’ 의혹을 정면 조준하며 수사를 촉구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김 전 대변인에게 10억 원을 대출해준 은행 지점장이 김 전 대변인의 군산제일고 동문임이 드러났다”며 “김 전 대변인이 사퇴했다고 ‘꼬리 자르기’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기막히는 우연의 연속이라기보다는 정권 실세에 대한 특혜 대출이라고 보는 게 누가 봐도 합리적”이라며 “전 재산 ‘몰빵’이 사전 정보 없이 불가능하다는 점, 대출 과정의 의혹, 누가 그를 도왔는지 백일하에 드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재개발 대상 지역에 포함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상가건물을 25억 원에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이자 지난달 29일 사퇴했다. 김 전 대변인은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김 전 대변인의 배우자가 지난해 8월 10억 원을 대출받은 K은행 지점장이 김 전 대변인의 고교 동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김 전 대변인의 해명은) 배우자가 몰래 김 전 대변인 명의로 흑석동 상가 건물을 샀고 이 건물을 다시 김 전 대변인 몰래 은행에 담보로 잡히고 10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 보겠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그래도 자유한국당은 안 되죠. 더 이상 엄마 따라 안 찍을라고예. 이번엔 정의당입니데이.”(36세 직장인 이다영 씨) “갱상도(경상도) 사람들 기질은 비겁한 걸 제일로 싫어한다 아입니까. 일대일로 싸우다가 밀리니까 두 명이 단합한 것이 괘씸하지요.”(50대 택시기사 박모 씨) 작지만 큰 선거, 4·3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8일 경남 창원성산은 집권 여당과 의석수 5석의 ‘미니정당’이 단일화를 이루며 한국당 강기윤 후보와 정의당 여영국 후보의 양강 구도로 재편됐다.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만큼 젊은층을 중심으로 여 후보 지지 목소리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직장인 연모 씨(32)는 “아직도 색깔론과 흑색선전에 집착하는 한국당을 찍을 생각이 없다”고 했다. 반송시장 상인 정영희 씨(48)는 “노 의원에 대한 호감이 아무래도 많이 남아있다”고 했다. 여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 후보와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창원에 와서 주먹질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인 여론도 있었다. 택시기사 권모 씨(65)는 “선거 한 번 이겨보겠다고 서로 목표가 다른 두 정당이 손을 잡은 건 말이 안 된다”며 “비겁한 수”라고 비판했다. 주부 김윤정 씨(37)는 “당보다 사람에게 투표하는 편”이라며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전 후보를 찍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사라져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제정책 심판론도 만만찮았다. 자영업자 서동진 씨(53)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한국당이 더 싫어서 여당을 찍었는데 경기 나빠지는 걸 보면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창원국가산업단지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춘재 씨(72)는 “경제가 너무 어려우니 정부를 견제해 보자는 차원에서 한국당 강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층 표심이 민중당 손석형 후보로 분산되는 점도 정의당이 아직 상황을 안심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민주당 권 전 후보 등 창원시 지역위원장 5명은 이날 여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29일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선다. 민중당과 물밑에서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협상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보궐선거가 이뤄지는 경남 통영-고성에서는 이날 한산농협 조합장 취임식 현장에서 한국당 정점식 후보와 민주당 양문석 후보, 대한애국당 박청정 후보의 ‘한산도 표심대첩’이 이뤄졌다. 정, 양 후보는 섬이 많은 지역 특성상 한산도와 욕지도, 사량도 등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주요 섬과 육지(통영 고성)를 매일 오가고 있다. 다소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받는 정 후보는 연신 “황교안 대표의 오른팔”이라고 강조하며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려 하고 있다. ‘황교안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양 후보는 “집권여당 국회의원을 선택하면 통영 KTX(고속철도)가 더 빨리 온다”며 ‘집권여당 메리트’를 강조하며 막판 역전을 위해 뛰고 있다. 창원·통영=홍정수 hong@donga.com·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