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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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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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202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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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한 ‘킹키부츠’… 잔잔한 감성 ‘원스’… 10년 내공 ‘지킬’

    12월은 뮤지컬 ‘빅뱅’ 시기다. 평소 발길이 뜸한 중장년층 관객도 송년회를 겸해 공연장을 많이 찾다 보니 화제작이 몰리는 대목이다. 브로드웨이 히트작 ‘킹키부츠’와 ‘원스’가 국내 초연되고, 10년간 웰 메이드 뮤지컬의 명성을 지켜온 ‘지킬앤하이드’까지 성찬(盛饌)이 차려진다. 어느 작품을 봐야 할지, 같은 작품이라도 어느 캐스팅의 공연을 봐야 할지 고민인 관객을 위해 작품별 각 캐스팅 공연을 모두 관람한 뒤 비교해봤다.○ 화려한 쇼 뮤지컬 ‘킹키부츠’ 2013년 토니상 6개 부문 수상작인 뮤지컬 킹키부츠는 작정하고 제대로 만든 한편의 ‘쇼 뮤지컬’이다. 드랙퀸(여장남자) 롤라와 6인의 엔젤이 선보이는 화려한 의상은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하고, 왕년의 팝스타 신디 로퍼가 만든 음악이 귀에 꽂힌다. 작품의 백미는 롤라의 연기와 노래다. 이 작품은 지난해 뉴욕에서 초연될 당시 “롤라 역을 맡은 배우 빌리 포터의 원맨쇼”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오만석과 강홍석이 롤라 역을 맡았다. 두 배우가 만들어낸 롤라는 확실히 달랐다. 오만석이 여성스럽고 예쁜 롤라를 만들어낸다면, 강홍석의 롤라는 강렬하고 카리스마가 넘친다. 특히 강홍석은 빌리 포터의 롤라와 싱크로율 90%에 가까울 정도로 소울풍의 노래와 연기에서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실제 해외 오리지널 제작진이 오디션에서 강홍석의 노래와 연기를 보고 인지도와 상관없이 단박에 롤라로 점찍었다는 후문이다. 군 복무 후 복귀작으로 킹키부츠의 ‘찰리’역을 택한 김무열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롤라에 묻혀 찰리가 잘 보이지 않았던 원작과 달리 김무열은 찰리의 비중을 더 살려냈다. 단, 일부 고음 파트에서 시쳇말로 ‘삑사리(음이탈)’를 연발하는 그의 가창력은 다소 아쉽다. 내년 2월 22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 5만∼14만 원. 02-749-9037○ 관객의 감성을 훔치는 잔잔한 뮤지컬 ‘원스’ ‘원스’는 아날로그 카메라로 찍어낸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서정적인 느낌을 풍긴다. 여느 뮤지컬과 달리 화려한 무대 세트 전환이나 군무, 오케스트라 연주 팀도 없다. 오롯이 배우 12명이 극을 이끈다. 배우들은 어쿠스틱풍의 노래를 부르며 연기를 하고, 각자 바이올린과 기타, 피아노 등 악기를 맡아 2시간가량 연주한다. 킹키부츠보다 한 해 앞선 2012년 미국 토니상에서 최우수 뮤지컬상, 연출상 등 8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작품은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노래에 대한 꿈과 열정을 잃어버린 가이(guy)와 체코 출신의 이민자 걸(girl)이 만나 서로를 위로하며 꿈을 키워가는 내용을 담았다. 가이 역엔 윤도현과 이창희, 걸 역엔 전미도와 박지연이 캐스팅돼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원스의 또 다른 포인트는 마치 외국인이 한국말을 하는 어눌한 말투로 대사를 치는 걸의 특이한 말투다. 특히 전미도가 이를 맛깔스럽게 잘 살린다. 배우이기 이전에 진짜 뮤지션의 삶을 살고 있는 윤도현 또한 가이 역을 자연스럽게 살려냈다. 내년 3월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6만∼12만 원. 02-577-1987○ 웰메이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2004년 초연 이후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10년의 세월 동안 잘 다듬어졌다는 느낌이 물씬 느껴질 정도로 버릴 장면이 거의 없다. 초연 멤버인 조승우 류정한 소냐가 이번 공연에도 합류해 저력을 과시한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지킬 박사와 하이드 역을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배우의 연기력이 작품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그런 면에서는 여전히 최고의 지킬이자 하이드는 ‘조지킬’(조승우+지킬)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조승우는 이번 공연에서 하이드에 좀 더 무게를 뒀다. 마치 맹수가 으르렁거리듯 거친 숨소리와 발성과 과하지 않으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다만, 뮤지컬에서 노래 자체를 중시하는 관객이라면 류정한 버전을 선호할 수 있다. 이번 공연에 처음 합류한 박은태는 두 선배 지킬에 비해 다소 약하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유혹하는 루시 역에는 초연 멤버 소냐가 깊고 넓은 특유의 성량을 뽐낸다. 루시의 섹시한 이미지 쪽에 방점을 둔다면 리사 또한 매력적이다. 내년 4월 5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4만 원. 1588-5212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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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호두까기 인형’의 계절… 올해의 승자는?

    바야흐로 발레 ‘호두까기 인형’ 시즌이 돌아왔다. 국내 발레계 양대 산맥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동시에 경쟁하듯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은 20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볼쇼이발레단을 33년간 이끈 발레계의 살아있는 신화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안무작이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 신예 발레리나 박예은, 한나래가 주역으로 데뷔한다. 스타 발레리나인 김지영과 이은원도 무대에 오른다. 5만∼9만 원. 02-580-1300 유니버설발레단도 1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한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안무 버전으로 1986년 국내 초연 뒤 연속 매진을 기록 중인 작품이다. 황혜민과 엄재용, 강미선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등 스타 부부 무용수를 비롯해 신예들이 주역으로 나선다. 1만∼10만 원. 070-7124-1737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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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부른 클래식 팝의 신비로움 느껴보세요”

    “이번 새 앨범 이름을 ‘신비로운’이란 뜻의 영어단어 ‘미스티크(Mystique)’로 정해봤어요. 기존에 많은 사랑을 받은 팝 음악이 제 목소리를 통해 어떻게 재해석됐는지 그 신비로움을 느껴보시라는 의미에서요.” 소프라노 신영옥(54·사진)이 2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15일 e메일로 만난 그는 “앨범에 담긴 모든 곡을 직접 선곡해 애착이 많이 간다”며 “제가 좋아하고 즐겨듣던 편안한 곡들 위주로 골랐다”고 했다. 앨범 수록곡을 살펴보면 ‘에버그린’ ‘베사메무초’ ‘러브테마’ ‘문 리버’ ‘플라이 투 더 문’ 등 히트한 영화 속 클래식 팝 음악이 주를 이룬다. 마지막 수록곡인 동요 ‘섬집아기’는 유독 신영옥이 애착을 갖고 녹음한 곡이다. “제가 성악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어머니 덕분이에요. 섬집아기는 어머니를 그리게 하는 곡이죠. 전 어릴 때부터 뉴욕으로 건너갔기에 늘 어머니와 떨어져 지냈어요. 이 곡을 녹음할 때도 많이 울컥했던 기억이 나네요.” 신영옥은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연다. 그는 “두 공연에서 앙코르 곡으로 섬집아기를 무반주로 부를 예정인데 또 울컥할까 봐 부를까말까 지금까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주로 활동해온 그는 내년이면 데뷔 25주년을 맞는다. 세계무대에서 소프라노로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그는 “목소리에 맞는 오페라 작품만을 고집해 왔던 것이 비결”이라고 했다. “평소 건강관리도 철저히 하는 편이에요. 자극적인 음식은 되도록 피하고 공연 일정이 가까워지면 말수도 줄이죠. 제겐 몸이 ‘악기’잖아요. 철저히 몸 관리를 하지 않으면 최고의 컨디션으로 무대에 오를 수 없죠.”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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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연극협회, 서울연극제 2015년 대관심사 탈락… 공연예술센터 고소

    국내 최대 규모 연극제인 서울연극제가 내년에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을 사용하는 대관 심의에서 탈락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울연극협회가 12일 한국공연예술센터(이하 한팩)와 책임자인 센터장, 공연운영부장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서울연극협회는 이날 서울 대학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팩이 대관 심의 탈락 이유로 신청 서류의 미비와 특정 공연 시 불허한 모금 행위 주도 및 방치한 단체의 신뢰성 문제를 거론했지만 작품이 선정되지 않아 미정인 상태에서 신청서를 작성했으므로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한팩은 35년 전통의 서울연극제와 3500명의 서울 연극인, 서울연극협회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고 주장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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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명훈 “朴대표 횡포 두고볼 수 없어 6주전 사의”

    서울시립교향악단 박현정 대표(52)의 막말, 성희롱 파문에 이어 정명훈 시향 예술감독(61)을 둘러싼 시향 사조직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10일 오전 정 감독이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처음 밝혔다. 정 감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박 대표의 막말은) 인권에 대한 문제다. 인권 침해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감독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서울시에 밝히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1년 전부터 직원들로부터 박 대표에게 한 번 불려 들어가면 몇 시간씩 사람이 아닌 것처럼 모욕당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6주 전 서울시에 ‘이런 것을 보고는 못 견디겠다. 그래서 나는 그만두겠다’고 했다”며 “조용하게 해결되길 바랐는데 해결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시향은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정 감독과의 재계약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정 감독은 5일 박 대표가 시향이 정 감독 중심의 사조직화가 됐다며 비판한 것에 대해 “말도 안 되는 (박 대표) 인터뷰 갖고 이상한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알려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의 해임권을 갖고 있는 시향 이사회는 11일 대표 해임안 상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시향 단원들은 사무직 직원들의 박 대표 퇴진 요구에 동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정 감독의 발언에 대해 박 대표는 “(1년 전부터 알았다면서) 정 감독은 왜 그때는 아무 말씀을 안 하셨냐”며 “사전에 그런 이야기를 전하며 떠나달라고 했다면, 얼마든지 대표직을 떠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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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말 논란’ 박현정 시향대표 “서울시 간부 2명 8일 찾아와 사표 종용”

    막말,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서울시립교향악단 박현정 대표(52·사진)가 서울시 간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9일 본보와 가진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8일 이창학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과 양현미 문화체육정책관이 사무실로 찾아와 내게 사표를 내라고 종용했다”며 “사퇴 기한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나를 위해 그만두는 편이 낫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표는 “서울시 간부가 찾아와 사퇴를 압박한 이면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의중이 반영돼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 대한 해임 권한을 가진 서울시향 이사회는 박 대표와 당연직 이사인 서울시 간부 2명을 포함해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대해 이창학 본부장은 “본부장이 아닌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저라면 자진 사퇴하겠다’고 말했을 뿐이며 이를 외압으로 받아들였다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신헌철 시향 이사장은 “박 대표와 시향 직원들의 입장을 파악해 11일 이사들과 박 대표 해임안 상정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명훈 예술감독이 10일 공연 리허설을 이유로 이날 시향에 대한 서울시의회 업무보고에 출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입장을 전하겠다는 뜻을 밝혀와 업무보고는 취소됐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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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병기 ‘가야금 산조 앨범’ 결정판 나와

    가야금 현의 떨림이 청아한 소리와 함께 귓가로 전해진다. 연주자의 들숨과 날숨도 간간이 들려온다. 가야금 악기 본연의 울림과 주변 공간의 여음이 가야금 선율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씨(78)가 ‘정남희 제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 앨범을 발매했다. 황 명인은 8일 “내 생애 마지막 가야금 산조 앨범이 아닐까 싶다”며 “마지막 앨범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최고의 선율을 만들어 내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앨범의 콘셉트는 한옥의 사랑채 공간을 활용한 옛 풍류방의 음악이다. 그는 “옛 방식 그대로 가공되지 않은 원음 그대로를 음반에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앨범에선 내가 연주하며 내쉬는 숨소리와 악기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잡음까지도 모두 들을 수 있다. 이를 인위적으로 없애지 않고 연주의 일부로 수용해 살려뒀다”고 했다. 이를 위해 수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마이크를 대여해 녹음작업을 마쳤다. 이 앨범은 총 2장의 CD로 구성돼 있다. 1번 CD에 담긴 산조의 연주시간은 무려 70분에 달한다. 대개 가야금 산조의 연주시간은 40∼50분이다. “목수가 가구를 짜듯 지난 63년간 가야금 연주자로 살며 스승인 김윤덕의 스승 정남희의 산조 가락을 손질하고 내 방식으로 보충했다. 산조 연주의 결정판을 1번 CD에 담았다고 자부한다.” 2번 CD에는 짧게 축약한 세 개의 산조 연주가 실려 있다. 이번 앨범의 특징 중 하나는 여느 가야금 산조와 달리 ‘추임새’가 없다는 점이다. 그는 “산조를 듣는 사람들이 음악 자체에 몰두해 관조적으로 감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추임새를 뺐다”고 말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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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김정은]박현정 사태가 드러낸 서울시향의 민낯

    2005년 3월 서울시향 단원들이 소속된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 지부는 서울시의 ‘단원 전원 오디션 방침’에 반발하며 성명서를 냈다. 오디션 방침은 서울시와 정명훈 예술감독이 서울시향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양자 합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향의 노조원 단원들은 “시향 단원을 정리 해고한 뒤 기존의 서울시향을 해체하고 그 이름만 도용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고, 정기연주회 참여 거부안을 통과시키며 강하게 반발했다. 새로 영입돼 개혁을 추진한 정 감독과 시향 단원 간의 갈등은 결론적으로 정 감독의 승리였다. 정 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현재까지 매년 오디션을 열어 단원의 5%를 해촉하고 있다. 단원 오디션은 시향의 경쟁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달 2일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언론에 박현정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호소문을 배포했다. 박 대표가 직원들에게 일삼은 막말과 성추행 의혹 등이 주 내용이었다. 사흘 뒤 박 대표도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에 나섰다. 자신의 막말 이면에는 비효율적이고, 정 감독 중심의 사조직화된 조직 문화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박 대표의 폭언 논란 등이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박 대표의 막말 등은 예술단체 대표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박 대표는 스스로 밝힌 것처럼 감사를 통해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한다. 박 대표의 리더십은 이미 힘을 잃었고 언론을 통해 대표와 직원들이 벌이는 폭로전은 시향의 이미지를 바닥까지 추락시켰다. 하지만 박 대표가 제기한 시향의 비상식적 조직 문화에 대해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서울시와 감사원은 자체 감사를 통해 박 대표가 제기한 시향의 문제들이 과연 사실인지 샅샅이 밝혀야 한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향의 비효율적 조직 운영의 문제는 더 큰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가 제기한 체계적인 공연 통계 부족이나 직원들의 자질 문제를 빼더라도 사무국 직원의 행정 실수로 단원 평가 결과가 뒤바뀌어 재계약할 단원이 해촉되고, 계약 해지될 단원이 재계약된 사례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 내년이면 시향은 재단법인 출범 10년을 맞는다. 시향은 ‘정명훈 감독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음악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며 성장해 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규정 위반 및 행정 제반 실수 등은 눈가림돼 왔던 게 아닌지 걱정된다. 시민들은 박 대표의 비상식적인 막말에도 분개하지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의 비효율적인 운영에도 혀를 차고 있다.김정은·문화부 kimje@donga.com}

    • 201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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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연일 ‘정명훈 때리기’

    서울시립교향악단 사무국 직원 17명으로부터 막말, 성희롱 등을 이유로 퇴진 요구를 받아온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52·사진)가 5일 직원들의 주장에 대해 “정명훈 예술감독 중심으로 사조직화한 시향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려는 과정에서 일어난 갈등”이라며 “이번 사건의 배후에 정명훈 예술감독이 있다고 느낀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정 예술감독과 서울시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할애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당시 공연기획팀장과 예술감독 비서가 찾아와 ‘감독님 사모님이 집수리를 하는데 그동안 감독님이 계실 호텔비를 대줄 수 있냐’고 물어 규정에도 없고, 여기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조직이기에 안 된다고 거절했다”고 했다. 그는 또 정 예술감독이 빈 오페라 지휘 등 개인 일정 때문에 서울시향 연주 일정 변경을 요구하고, 영리 목적을 위해 대표 사전 승인 없이 피아노 리사이틀을 발표하는 등의 행태를 일삼았다며 “앞으로 계약서를 쓸 때는 재정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주장도 강하게 펼쳤다. 그는 “10월 28일 정효성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직원들의 탄원서에 대해 얘기하면서 정 예술감독이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박 대표와 일을 못하겠으니 나와 재계약을 원하면 12월 초까지 정리해 달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정 예술감독은 새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데 상황을 잘 아는 제가 대표직에 있을 경우 제한된 내용으로 할 수 있으니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박 시장이 거기에 부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예술감독의 비서는 “호텔비를 서울시향이 내야 한다고 말한 적 없다. 박 대표가 먼저 정 감독 사모님이 경비에 대해 바라지 못하게 하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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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향 대표의 막말-성희롱 논란… 박현정-정명훈 싸움으로 번지나

    폭언과 성희롱, 인사전횡 등을 이유로 서울시립교향악단 사무국 직원들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아온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52)가 4일 정명훈 예술감독의 개입을 주장하며 사퇴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서울시의회 예산결산위에 참석한 박 대표는 취재진에게 “(직원들의 폭로는) 대표에 대한 직원의 불만 차원이 아니다”라며 “직원들이 배포한 자료는 이미 10월 중순 정 감독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전달한 내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향 직원 17명은 2일 발표한 호소문에서 박 대표와 정 감독의 불화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4일 “9월 25일 정 감독이 박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박 대표가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도 4일 본보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9월 말 정 감독의 행동에 대해 여러 가지 회의가 밀려왔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서울시향 관련 서울시 입장’이란 제목의 자료를 내고 “정 감독이 10월 14일 박 시장을 만나 박 대표에 대한 탄원서를 전달했으며 박 시장은 이에 대한 조사와 법률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10월 28일 정효성 행정1부시장이 박 대표를 만나 탄원 내용에 대해 설명했고, 박 대표는 다음 날 박 시장에게 직접 사임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달 1일 박 대표가 박 시장과의 조찬 자리에서 사퇴 입장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장은 시향 대표 임명권은 있지만 해임 권한은 없다. 서울시는 “현재 (정례적인)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 만큼 최대한 협조해 나갈 것이며 조사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금 이 상황에서 그만둘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1일 박 시장에게 ‘회기만 마치겠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전했고, 박 시장이 ‘왜 억지 부리시느냐’고 답했다”며 “박 시장과 조찬 모임 다음 날 직원들이 언론에 호소문을 배포했다. 이렇게 당하고 지금 그만두면 모두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주장했다. 본보는 정 감독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서울시향 측에 문의했지만, 시향 관계자가 “정 감독은 해외에 체류 중이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왔다. 박 대표는 5일 오전 10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논란에 대한 입장 등을 밝힐 예정이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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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향, 2015년 출범 10년 앞두고 시끌시끌

    내년 재단법인 출범 10년을 앞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분란을 겪고 있다. 2일 서울시향은 사무국 직원 27명 중 17명이 익명으로 낸 호소문으로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박현정 대표(52)의 성희롱을 비롯한 인권 유린, 인사 전횡 등을 주장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호소문 작성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한 직원은 이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호소문 내용을 접하고 직원들이 당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17명이 익명으로 호소문을 냈다고 해서 누가 냈는지 궁금해하면서도 눈치를 보며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17명의 직원은 호소문에서 박 대표가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월급에서 까겠다. 장기라도 팔아야지” “미니스커트 입고 네 다리로라도 나가서 음반 팔면 좋겠다” “술집마담 하면 잘할 것 같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서울시에 박 대표의 파면과 인사 전횡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박 대표는 삼성생명 경영기획그룹장, 마케팅전략그룹장(전무), 여성리더십연구원 대표 등을 지낸 뒤 지난해 2월 서울시향 첫 여성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3일 오전 10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박 대표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고, 2일 오전 11시 30분경 직원을 통해 “내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얘기를 하겠다”는 입장만 알려왔다. 정명훈 예술감독의 재계약 여부도 서울시향의 미래에 불안한 요소다. 정 감독은 2006년 취임 이후 서울시향이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시향은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정 감독과의 재계약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향 측은 지난달 티켓 판매를 시작한 2015년 서울시향 공연 스케줄에서 정 감독이 총 9개 공연에서 지휘를 맡는 걸로 돼 있어 재계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달 서울시의회 서울시향 행정감사에서는 이달 예정인 정 감독의 피아노 자선 독주회 활동에 대해 박 대표가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발언해 규정 위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서울시향 운영 규정 8조에 따르면 예술감독 등 단원 및 직원들은 국내에서 비영리활동을 함에 있어 사전에 대표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와 관련해 시의회는 10일 정 감독의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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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나는 오페레타, 예습하고 보면 되레 김빠져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레타 ‘박쥐’가 11일부터 나흘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2012년 초연된 박쥐는 어렵지 않은 오페레타로 대중의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독일어 대사 사이사이에 익숙한 유행어가 녹아 있고 삼겹살과 소주 등 한국인 정서에 맞는 장치들이 적절히 배치돼 있다. 2년 전 입소문 덕분인지 기업 등 눈치 빠른 관객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단체 관람 예약 ‘찜’ 경쟁이 상당하다는 게 국립오페라단 측 설명이다. 지난달 26일 예술의전당 연습동에서 2012년에 이어 ‘박쥐’의 연출자로 나서는 스티븐 롤리스씨(58)를 만났다. 그는 때론 진지하게, 때론 익살스럽게 반응하며 ‘오페레타 박쥐를 100배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오페레타, 어렵지 않아요”…“사전 공부 금지” 그는 오페레타 ‘박쥐’를 보러 올 관객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오페라를 보러 갈 때 대부분 줄거리를 숙지하고 극장을 찾잖아요. 오페레타 박쥐 공연을 보실 분들은 줄거리에 대한 공부를 절대 하지 말고 오세요.” 의외의 답이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오페레타 장르의 특성 때문”이라며 웃었다. “오페레타는 아리아와 대사, 춤이 한데 섞인 일종의 작은 오페라예요. 오페라와 연극, 뮤지컬의 경계를 오묘하게 넘나드는 매력적인 장르죠. 쉽게 말해 어렵지 않다는 말이에요. 굳이 머리 싸매고 줄거리를 파악해 오지 않아도 100% 즐길 수 있는 게 바로 오페레타죠. 박쥐도 사전 공부 없이 봐야 전개되는 유머와 반전 코드 등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냥 장면에 집중하며 극이 주는 재미에 빠져보세요.”○ “3막에 등장하는 배우 성지루를 주목하라” 그는 솔직했다. 박쥐 작품의 취약점으로 3막을 꼽았다. “원작 자체가 3막 스토리 라인이 약해요. 그걸 보완하기 위해 술주정뱅이 간수 프로슈 역에 오페라 가수가 아닌 희극 배우를 내세우죠. 2012년 초연 당시에는 개그맨 김병만이 프로슈로 열연했고, 이번 공연에선 감초 배우 성지루가 출연합니다.” 그는 프로슈 역을 ‘3막의 구원투수’라고 칭했다. “3막 스토리가 약하다고 했죠? 근데 의외로 박쥐에서 웃음의 정점은 3막 초반에 찍어요. 프로슈가 쏟아내는 각종 몸개그와 차진 대사에 관객들이 웃음을 빵빵 터뜨리죠.” 그는 2년 전 김병만에게 그랬듯 성지루에게 “당신 마음대로 재미있는 대사를 만들어 오라”고 주문했다. 주변 스태프는 “성지루가 절대 지루하지 않은 대사를 만들어 오겠다고 약속했다”며 박장대소했다. 롤리스는 “성지루는 김병만과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면서 “이번에도 배우의 슬랩스틱을 자연스럽게 극에 녹여 재미를 뽑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왈츠의 황제가 작곡한 화려한 아리아에 빠져보세요” 박쥐는 왈츠의 황제라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만든 작품이다. 아리아 대부분이 경쾌하고 흥이 넘친다. 여느 오페라와 달리 대사와 노래가 섞여 있다보니 성악가들 또한 발성법을 자유자재로 바꿔야 한다. 롤리스 씨는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아리아가 많아 눈은 물론이고 귀도 즐거운 작품이 될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2007년 시니어 두 번째 쇼트 프로그램 곡으로 사용한 게 바로 오페레타 박쥐의 서곡”이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한국 관객들을 위해 초연 때와 같이 특별히 준비한 장면이 있다”며 “2막 카바레에서 샴페인으로 축배를 드는 장면 막바지에 종업원역 가수들이 일제히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출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11∼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관람료 1만∼15만 원, 02-586-5284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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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보 예르비 “한국 관객과 나 사이엔 좋은 감정의 기류 흐르는 듯”

    에스토니아 출신 ‘지휘 명가(名家)’ 예르비 가문의 장남이자 세계적인 지휘자로 활약 중인 파보 예르비(52)가 다섯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그의 아버지 네메 예르비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지휘 거장이고, 동생 크리스티안 예르비도 지난해 서울시향 공연에 지휘자로 나섰다. 2010, 2012년 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 2011년 파리 오케스트라, 2013년 도이치 카머필과 내한한 파보 예르비는 2일과 4일 도이치 카머필과 다시 한 번 한국 무대에 선다. e메일로 먼저 만난 그는 “한국에서 지휘할 때 매번 관객과 나 사이에 좋은 기류가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5년 연속으로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공연에서 베를리오즈, 브루크너, 말러, 드보르자크, 베토벤 등을 선보인 그는 이번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 교향곡을 들려준다. 베토벤, 슈만, 브람스 교향곡으로 이어지는 전곡 연주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2일 공연에선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4일 공연에선 브람스 교향곡 1번과 브람스 이중협주곡(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첼리스트 타냐 테츨라프)을 들려줄 예정이다. 예르비는 “백건우, 테츨라프 남매와는 오랜 시간 알고 지내온 예술적 친구 같은 사이”라며 “서로의 음악적 세계를 수년간 교류하고 있고, 협연도 여러 차례 해왔다. 이번 공연에서 한 호흡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협연자뿐 아니라 도이치 카머필에 대해서도 상당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도이치 카머필은 세계적인 톱 실내 관현악단이죠. 이 악단의 특이한 점은 단원들이 음악적 의사결정은 물론이고 재정 운영 등에 직접 참여한다는 겁니다. 단원들이 스스로 주인의식과 애정을 갖게 되면서 예술적인 성취도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됐죠.” 예르비는 내년 시즌부터 일본 NHK교향악단 수석 지휘자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NHK교향악단은 실력과 리더십을 갖춘 그를 영입하기 위해 수석지휘자라는 직함까지 신설하며 공을 들였다. 5만∼24만 원. 02-599-5743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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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조선 한시 속의 가족생활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입니까?” 저자는 조선시대의 한시를 빌려 가족의 삶, 가족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리고 저자가 내린 답은 제법 그럴싸하다. “세상에 다시없는 내편, 그것이 가족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한시를 들여다보면 ‘가족’은 서로의 삶을 때로는 힘들게 하고 때로는 따스하게 응시하는 공동체 그 자체다. 저자는 젊은 세대가 제법 어려워 할 법한 한시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 해석하고, 작품의 배경까지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가족의 생활을 다룬 조선시대 민화도 포함돼 있어 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만5000원.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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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펑크, 사과하고 환불해주면 끝?… 관객들의 잃어버린 저녁은 무엇으로 보상받나

    “어머니랑 세계 3대 테너라는 호세 카레라스 공연을 보려고 장당 33만 원을 지불하고 R석 티켓 2장을 예매했습니다. 부랴부랴 세종문화회관으로 달려갔는데 공연 시작 30분이 지나서야 갑자기 죄송하다며 공연을 취소한다고 안내방송을 하네요. 슬픕니다, 하아….”(관객 D 씨가 네이버 음악 카페에 남긴 글) 공연 시장이 커지면서 공연 관람과 관련해 발생하는 관객들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2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공연 관람과 관련해 접수된 피해는 총 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건)보다 약 2.5배 증가했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공연이 아예 취소되거나 예약한 좌석을 배정받지 못한 경우, 갑작스러운 출연자 교체 등의 계약 불이행 사례가 48%(26건)에 달했다. 소비자 개인 사정으로 예매한 공연을 취소하는 과정에서 환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피해도 37%(20건)로 나타났다. 카레라스 공연 취소는 관객의 피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세종문화회관을 찾은 관객 2178명은 객석에서 안내방송만 믿고 기다리다 공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 팝커뮤니케이션 등 공연 주최 측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라 유료 티켓 관객에 한해 티켓가의 110%를 보상해야 한다. 세종문화회관 티켓 발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유료 관객은 전체 관객 2178명 중 약 37%인 805명이었다. 가격이 44만 원인 VIP석을 예로 들면 티켓 원가에 10%를 보태 48만4000원을 환불해야 한다. 하지만 환불과 별개로 관객들은 예고 없는 공연 취소와 지각 공연 등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실제 카레라스 공연 취소 뒤 예매사이트인 인터파크 홈페이지에는 “시간 날리고 돈 날렸다” “전날부터 (카레라스가) 감기로 계속 상태 안 좋았다는데 미리 취소 공지도 안 하고 기다리게 한 게 말이 되느냐”는 내용의 글이 이어졌다. 서울 강남역 인근 자택에서부터 어머니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박우영 씨(22)도 “기획사가 환불한다고 하지만 단지 돈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많은 관객이 허비한 시간과 소중하게 준비했지만 잃어버린 저녁은 누가 어떻게 보상할 건가”라고 말했다. 공연계에서는 카레라스 공연 취소를 ‘예견된 인재(人災)’로 여기고 있다. 해외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기획하는 클래식 기획사 담당자는 “일흔을 내다보는 성악가의 리사이틀 공연을 이틀간 연달아 잡았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스케줄이었다는 게 업계 평가”라며 “카레라스가 기획사 측에 공연 2시간 전 컨디션을 이유로 공연 취소 의사를 밝혔지만 기획사가 무리하게 대응해 관객 피해가 더 커졌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클래식 공연은 사고 발생 시 체계적인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공연 관계자는 “클래식 공연 기간이 주로 1, 2일이다 보니 장기 공연을 하는 뮤지컬과 달리 아티스트나 무대, 화재 보험 등을 드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기획사는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무리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이런 사건이 또 일어나지 않을 거란 법은 없다”고 꼬집었다. 관객의 권리를 무시한 공연 취소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 7월에는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공연 직전 취소됐고, 5월 팝가수 폴 매카트니는 첫 내한공연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공연 일정을 취소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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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너 카레라스 23일 내한공연 취소

    세계 3대 테너의 한 사람으로 불려온 호세 카레라스(68·사진)의 23일 내한 공연이 예정 시간보다 30분이나 지연된 끝에 취소돼 물의를 빚고 있다. 이날 관객들은 공연장인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호세 카레라스가 오고 있으니 계속 기다려 달라”는 안내 방송만 여러 차례 들으며 객석에서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이후 공연 기획사인 팝커뮤니케이션 관계자가 무대에 올라 “아티스트가 바이러스성 후두염에 걸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공연할 수 없다”며 공연 취소 사실을 알렸다. 이에 관객들은 여기저기서 불만을 터뜨리며 강하게 항의했고, 환불 절차를 공지하기로 했던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는 다운됐다. 어머니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박모 씨(22)는 “어머니가 카레라스 팬이라서 모시고 갔다”며 “카레라스가 곧 올 것처럼 여러 차례 안내방송을 하다 공연이 취소돼 마치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관객들은 이 공연을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대극장 1층 1030석은 절반 정도 채워진 상태였고, 2층과 3층에도 일부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자리를 메운 상태였다. 한편 기획사는 티켓 환불에 대해 “티켓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를 통해 신용카드로 결제한 고객은 자동 환불 처리되고, 계좌 이체 관객은 별도 연락 및 확인 과정을 거쳐 100% 환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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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너 카레라스 - 도밍고, 주말 흥행대결 승자는?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려온 호세 카레라스(68)와 플라시도 도밍고(73)가 이번 주말 서울에서 흥행 대결을 벌인다. 4년 만에 방한하는 카레라스는 22, 23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5년 만에 내한 공연을 갖는 도밍고는 23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한다. 동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는 카레라스는 자신의 음악인생 40여 년을 조명하는 레퍼토리로 무대를 꾸민다. 사랑을 주제로 한 ‘무정한 마음’ ‘그라나다’ ‘아란후에스 협주곡’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을 부른다. 조수미 신영옥 홍혜경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네 번째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오페라 디바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캐슬린 김(김지현)도 출연한다. 공연 수익금 일부는 중증 장애인 재활재단인 에덴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기부될 예정이다. 5만5000∼44만 원. 02-2038-8727 144개의 배역과 3687회 공연이라는 기록(2013년 기준)을 세운 도밍고는 2010년부터 바리톤으로 영역을 바꿔 활동하고 있다. 지휘자로도 500회 이상 무대에 오른 그는 미국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와 로스앤젤레스 오페라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도밍고의 무대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천사같이 순수한 아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꿈속에 살고 싶어’,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투나이트’, ‘맨 오브 라만차’의 ‘이룰 수 없는 꿈’으로 꾸며진다. 로스앤젤레스 오페라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에 선정된 소프라노 박소영이 도밍고와 듀엣으로 무대에 서고, 유진 콘이 지휘하는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에 나선다. 9만9000∼25만3000원, 1661-7738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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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한중일 스님들 합창

    “도라전망대에서 개성공단이 한눈에 들어오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만큼이나 남북한 주민들이 하루빨리 수십 년간 쌓아온 마음의 담을 헐고 서로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세계 평화에 큰 획을 그을 겁니다.”(일본 정토종 미야바야시 스님) 한국 중국 일본의 불교 지도자 460여 명이 19일 비무장지대(DMZ)가 보이는 경기 파주시 도라전망대에서 평화를 기원하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 기원’이라는 주제로 공동법회를 열었다. 3개국 불교 지도자들이 도라산에서 공동법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는 18일부터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제17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 행사의 하나로 마련됐다. 이날 법회에서는 한중일 순서로 예불의식이 치러졌다. 먼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 등 한국 대표단 170여 명에 이어 중국불교협회 수석부회장 쉐청 스님 등 중국 대표단 110여 명의 예불이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일중한국제불교협회 이사장 다케카쿠초 스님을 비롯한 일본 스님 180여 명이 예불을 올렸다. 참가자들은 예불 뒤 북녘을 바라보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다. 한국 대표단 단장인 자승 스님은 법회에서 △반(反)불교적 폭력인 분쟁과 전쟁 반대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을 위한 다양한 협력사업 전개 △불국토를 이루기 위한 한중일 불교도의 연대와 협력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법회에 앞서 3개국 대표 단장을 포함한 불교 지도자 8명은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타종 행사를 진행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평화로운 한반도, 조화로운 세계’라고 적힌 현수막과 한반도기를 들고 임진각에서 통일대교까지 1km가량의 민통선 철책을 따라 평화 행진을 했다. 파주=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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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엔 귀가 뿌듯” 세계 3대 테너 중 2명, 서울서 흥행대결

    한때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와 함께 3대 테너로 불려온 호세 카레라스(68)와 플라시도 도밍고(73)가 이번 주말 서울에서 흥행 대결을 벌인다. 4년 만에 방한하는 카레라스는 22, 23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년 만에 내한 공연을 갖는 도밍고는 23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한다. 동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내한공연을 갖는 카레라스는 자신의 음악 인생 40여년을 조명하는 레퍼토리로 무대를 꾸민다. 그는 사랑을 주제로 한 '무정한 마음' '그라나다' '아랑페즈 협주곡'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을 부른다. 조수미 신영옥 홍혜경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4번째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디바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캐슬린 킴(김지현)도 출연한다. 공연 수익금 일부는 중증 장애인 재활재단인 에덴 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기부될 예정이다. 5만 5000원~44만 원, 02-2038-8727 지난해 기준으로 144개 배역과 3687회 공연의 기록을 세운 도밍고는 2010년 바리톤으로 영역을 바꿨다. 지휘자로도 500회 이상 무대에 오른 그는 미국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와 로스앤젤레스 오페라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도밍고의 무대는 '안드레아 셰니에' '라 트라비아타' '맥베스' 등 오페라 아리아와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남태평양'의 주요 넘버로 꾸며진다. LA 오페라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에 선정된 소프라노 박소영이 도밍고와 듀엣으로 무대에 서고, 유진 콘이 지휘하는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에 나선다. 9만 9000원~25만 3000원, 1661-7738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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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인의 장인과 함께, 4년만에 돌아온 마당놀이 ‘심청’

    1981년 시작돼 30년간 2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마당놀이’가 4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다음 달 10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33일간 1500석 규모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가 그 주인공. 기존 야외 천막극장에서 이뤄지던 마당놀이를 서양식 극장으로 옮겨와 ‘극장식 마당놀이’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18일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33년 전 국내 첫 마당놀이 ‘허생전’의 주요 제작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손진책 극단미추 대표(67), 안무가 국수호 씨(66), 작곡가 박범훈 씨(66),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64) 등이다. 연출을 맡은 손 대표는 “마당놀이를 젊은 세대가 이끌어 가야 한다는 생각에 2010년 마당놀이 30주년 공연을 끝으로 마당놀이 연출을 그만뒀다”며 “4년 만에 맘을 고쳐먹게 된 건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극단의 젊은 단원들과 함께 마당놀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심청이 온다’에는 국립무용단 등을 포함해 배우 29명, 무용수 20명, 연주자 28명 등 총 77명이 출연한다. 또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음악을 배경으로 처용무, 살풀이, 씻김굿 등 화려한 우리 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음악 감독을 맡은 박범훈 작곡가는 “손 대표가 현대적인 감각의 음악도 필요하다며 악기 편성을 신나게 하라고 주문해 마당놀이 최초로 베이스와 전자기타 연주도 포함시켰다”며 “28곡을 새롭게 편곡하느라 요즘 고생이 많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은 무대 사방을 관객이 둘러싸도록 해오름극장 무대를 개조할 예정이다. 안호상 국립극장장(55)은 “가려져 있는 무대 양쪽과 뒤쪽에 가설 객석을 추가하고 과거 천막극장의 느낌을 살려 높이 11m 대형 천을 사방에 감쌀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천은 용궁 장면 등 주요 장면에서 스크린으로도 활용된다. 3만∼7만 원, 02-2280-4114∼6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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