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양현종(33·사진)이 현실 대신 도전을 선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국내 프로야구 잔류가 아닌 미국 무대 도전에 ‘다걸기(올인)’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양현종은 지난달 30일 KIA 관계자와 만나 “결과에 관계없이 MLB에 도전해 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재계약 협상을 종료했다. 양현종은 “나의 꿈을 위한 도전을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준 구단에 죄송하면서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KIA도 “해외 진출에 대한 선수의 꿈과 의지를 존중하며, 미국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현종은 MLB 진출을 위해 눈높이를 낮추기로 결정했다. 그간 협상 걸림돌로 작용했던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기하기로 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MLB 구단 측에서 가장 꺼려했던 것이 ‘마이너리그 거부권’이었다”며 “거부권을 내려놓고 합리적인 연봉을 제시한다면 관심 가질 구단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유행이 오히려 긍정적인 면도 있다. 지난해보다 올해 경기 수가 급증하는 상황에 대비해 MLB 구단들의 투수 수요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MLB는 시즌당 162경기를 치르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탓에 팀당 60경기로 일정을 줄이면서 투수들의 투구 이닝도 크게 줄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162경기 체제 복귀를 선언한 만큼 선수 부상을 피하기 위한 투수 확보가 시급해진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가 지난 시즌을 아예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양현종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박탈당하면서 구단이 유망주들을 선발할 객관적 지표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양현종은 2020시즌 KBO리그에서 31경기에 나와 172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1승 10패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현종 에이전시 관계자는 “연봉과 보직에 아무런 제약 없이 MLB 구단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며 “마이너리그 구단에서 경쟁을 이겨내면 MLB 로스터 진입이 비교적 수월한 팀과 현재 선발투수 자리가 비어 있는 팀 등과 접촉해 빠른 시일 내 입단 팀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양현종은 KIA에서만 14년을 뛰면서 통산 147승 95패(승률 0.607)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147승은 현역 선수 가운데 1위(역대 4위) 기록이다. 양현종은 2017시즌이 끝난 뒤에도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KIA에 남았다.강동웅 leper@donga.com·황규인 기자}
프로배구 ‘현대 남매’가 나란히 승리를 거뒀다. 여자부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두 흥국생명을 두 번 꺾은 팀이 됐다. 현대건설은 3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안방경기에서 흥국생명에 3-2(23-25, 25-22, 19-25, 25-23, 15-10) 역전승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29일 안방경기 때도 흥국생명에 3-2로 이긴 바 있다. 최하위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7승(15패) 가운데 2승을 흥국생명을 제물로 삼았다. 또 현대건설의 연패는 ‘5’에서 벗어났고 반면 흥국생명의 연승은 ‘5’에서 멈췄다. 두 팀은 이날 5세트 10-10까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지만 흥국생명 김연경이 현대건설이 1점 앞선 11-10 상황에서 공격 범실을 저지르며 점수가 2점 차이로 벌어졌다. 이후 현대건설 양효진이 오픈과 시간차를 섞어 연속 3점을 올리면서 그대로 승부를 끝냈다. 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루소(30득점)를 비롯해 양효진(19득점), 정지윤(14득점), 황민경(11득점) 등 네 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고른 활약을 펼쳤다. 서브 리시브 점유율 52%를 기록한 고예림도 8점을 보탰다. 반면 흥국생명에서는 이재영(31득점)과 김연경(23득점)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없었다. 남자부 천안 경기에서는 안방 팀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에 3-2(19-25, 21-25, 27-25, 25-15, 16-14) 역전승을 기록했다. 4라운드 맞대결에 이어 또 한번 세트 스코어 0-2를 뒤집는 데 성공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다우디(23득점)가 경기 초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문성민(14득점)이 고참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한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러분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 대부’로 통하는 빌 제임스(72)는 자신이 펴내던 격월간지 ‘야구 초록(Baseball Abstract)’ 1983년 10월호에 이렇게 썼다. 팬들이 힘을 모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기록을 정리한 ‘레트로시트(retrosheet)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이제 레트로시트 홈페이지에 가면 메이저리그 원년(1871년)부터 벌어진 모든 경기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제임스가 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건 대중이 기록지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MLB 공식 통계 산정 업체는 ‘다른 사람 누구도 MLB 기록지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듯 철통 보안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MLB에서 기록지 공개를 거부하는 건 부당하고 불법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제임스는 경기당 야구팬 10명 안팎이 기록을 정리한 다음 이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는 “우리가 정보를 모은다면 우리가 그 정보를 통제할 수 있게 된다”면서 “세이버메트릭스가 위대한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풀뿌리 네트워크를 조직하자”고 제안했다.○ 박스스코어 프로젝트 시작 레트로시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한국 야구팬은 재미있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100년도 더 된 19세기 MLB 기록에는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어도 20년 조금 넘은 20세기 프로야구 기록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결사’ 한대화가 정말 찬스에서 강했는지, 선동열의 ‘위기관리 능력’이 정말 당대 최고였는지 기록으로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에 ‘깊이 있는 야구 콘텐츠’를 나누고자 하는 팬들이 모인 ‘야구공작소’에서 ‘박스스코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박스스코어는 야구 기록을 상자 모양으로 정리한 자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원년(1982년)부터 해마다 모든 프로야구 경기 박스스코어를 정리한 뒤 ‘프로야구 연감’을 통해 공개한다. 박스스코어 프로젝트는 이름 그대로 모든 프로야구 경기 박스스코어를 통계 처리가 가능하도록 전산화하는 게 목표다. 야구공작소 멤버 오연우 씨(28)는 “현재는 ‘1984년 롯데 최동원의 해태 상대 성적은?’, ‘선동열이 선발 등판한 경기의 관중 수는?’ 같은 질문에 대답하려고 해도 모든 연감을 모아 놓고 최소 몇 시간을 붙잡고 있어야 답을 할 수 있다”며 “박스스코어 프로젝트가 끝나면 간단한 조작만으로 이런 기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력해야 할 경기가 1만1500경기 정도 된다”며 “올해 안에 끝내는 게 목표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사이에 KBO에서 돌연 전산 처리가 끝난 기록을 통째로 공개하지 않는 이상 몇 년이 걸리더라도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의사 선생님은 야구 환자 부산에서 태어나 롯데 팬인 오 씨는 공중보건의로 복무 중인 ‘의사 선생님’이다. 그는 의대에 진학하면서 프로야구 구단 팀 닥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 그러나 막상 의대에 온 뒤 팀 닥터가 되려면 필수로 알아야 하는 뼈나 근육 관련 분야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오 씨는 수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4월 국방의 의무를 마치면 다시 대학생이 된다. 공중보건의 신분으로 편입 시험을 치러 한 국립대 수리과학부에 합격했다. 오 씨는 “고교 시절 나는 숫자와 야구를 모두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자연스레 야구와 숫자가 접목된 세이버메트릭스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야구와 관련이 더 큰 건 통계학이지만 수학을 바닥까지 파보고 싶다. 앞으로 2년간 통찰력 있는 질문을 찾는 방법을 공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물론 또 다른 목표는 박스스코어 프로젝트 완성이다. 그리고 이 야구 환자는 우리 야구팬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 도움을 주고 싶으신 분은 이메일(dhdusz@naver.com)로 문의하면 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현대캐피탈이 리빌딩을 하면서 제일 신난 팀은 역시 KB손해보험이 아닐까. KB손해보험은 2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남자부 안방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3-1(25-23, 17-25, 25-20, 25-17)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더한 KB손해보험(승점 45)은 OK금융그룹(승점 42)을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이 경기는 두 팀이 이번 시즌 다섯 번째로 맞붙은 경기이자 프로배구 출범 이후 100번째 맞대결을 벌인 경기였다. KB손해보험은 이날 승리로 이번 시즌 맞대결에서 5전 전승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통산 전적은 20승 80패(승률 0.200)밖에 되지 않는다. 23일에 이어 나흘 만에 열린 ‘리턴 매치’에서도 이긴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은 “오늘 우리 선수들 컨디션이 좋지 못했는데 현대캐피탈 쪽이 더 좋지 않아서 운 좋게 승리한 것 같다”며 “지난 경기에서 4연패를 끊었는데 오늘 승리로 연승을 이어갈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자부 김천 경기에서는 켈시(21점), 박정아(17점), 배유나(11점) 삼각편대가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안방팀 한국도로공사가 현대건설에 3-0(26-24, 25-23, 25-18) 승을 기록했다. 의정부=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1959년부터 1974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명장 빌 샹클리 감독(1913∼1981)이 남긴 이 명언은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27·강원도청)에게도 해당한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을 비롯한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올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대회 전반기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윤성빈은 11개월 만에 출전한 15일 제6차 대회(스위스)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시 올림픽 챔피언”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그 다음 주 제7차 대회(독일)에서는 은메달을 따내 2주 연속 시상대에 올라 1년 가까운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 윤성빈은 시즌 첫 출전을 앞두고 “이번 시즌에는 성적을 내는 것보다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클래스’를 숨길 수는 없었다. 스켈레톤 같은 썰매 종목은 트랙 적응력이 성패를 가른다. 이 때문에 다양한 코스에서 경기를 벌이면서 ‘실전 감각’을 유지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윤성빈이 이번 시즌 초반 5개 대회를 건너뛰고도 이런 성적을 내는 데는 ‘특별한 비법’이 있었다. 바로 ‘스타트’다. 윤성빈은 이번 시즌 네 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스타트 1위를 기록했다. 스켈레톤에서 스타트 구간 기록을 0.1초 줄이면 최종 성적은 0.3∼0.4초 줄어든다. 스켈레톤이 100분의 1초를 다투는 종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하기 힘든 차이다. 윤성빈의 탁월한 스타트 기술은 본능적인 순발력, 강한 근력에 스파이크의 도움도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켈레톤 선수는 스타트 과정에서 미끄러운 얼음 위를 뛰어야 하기에 바닥에 스파이크가 달린 경기화를 신는다. 이 스파이크 강도와 경도, 핀 굵기와 재질 등이 경기력을 좌우한다. 뛰어난 기술을 갖추지 못한 제조사는 경기화를 제작하기 힘들다. 윤성빈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이번 시즌부터 휠라에서 공급하는 맞춤형 경기화와 경기복을 사용하고 있다. 윤성빈은 “새 경기화를 신고 처음으로 공식전에 출전했기 때문에 솔직히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후에는 ‘내가 왜 걱정을 했나’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휠라는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전까지는 한국 대표팀이 입을 경기복 제작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휠라는 빙속 최강국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경기복도 제작하고 있다. 윤윤수 휠라 회장은 “네덜란드 대표팀 후원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복과 용품을 우리 선수들에게 제공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29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리는 월드컵 최종 무대인 8차 대회에 나서는 윤성빈은 “시즌 마지막 월드컵에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달 11일에는 독일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할 계획. 어느새 내년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2회 연속 영광을 향한 윤성빈의 질주가 본격화하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SK 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을 약 1353억 원에 인수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 야구단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하고 26일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야구단 주식 1000억 원과 인천 강화군에 있는 야구 연습장 등 토지와 건물 352억8000만 원 등 역대 최고인 총 1352억8000만 원이다. 인수 후에도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하며 선수단과 프런트도 전원 고용 승계한다. 프로야구팀 매각 관련 종전 최고액은 1996년 현대가 태평양을 인수할 당시 지불했던 470억 원. SK는 2000년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을 인수해 재창단할 당시 따로 인수 비용을 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선수들의 몸값 명목으로 70억 원을 쌍방울 측에 지불했다. 별도로 KBO에 리그 가입비 46억 원을 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한국 프로야구의 성장 등을 고려할 때 인수가격은 적당한 수준 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 야구계 인사는 “2019년 포브스코리아가 서울 연고인 두산 베어스의 가치를 약 2000억 원으로 평가한 적이 있다. 여기에는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2군 연습장 등의 가격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구단명 앞에는 ‘이마트’나 ‘신세계’가 아닌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 브랜드인 ‘SSG(쓱)’을 붙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SK 와이번스 대신 ‘쓱 ○○○’이 되는 셈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서 신세계나 이마트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는 이미 높기 때문에 그룹 전체의 온라인 쇼핑 브랜드인 SSG 등을 구단명 앞에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야구단 관계자는 “와이번스라는 이름은 바뀌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누리꾼 사이에선 벌써부터 팀명을 비롯해 새 야구팀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몇몇 팬은 새 팀 명칭이 SSG가 되는 것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적극 소통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신세계 굿즈 사진을 올렸는데, 해당 상품에 신세계의 영문명인 SSG가 크게 새겨져 있었기 때문. 누리꾼들은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세계 와이번스’ ‘이마트 일렉트로스’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에 “‘와이번스’라는 이름은 남겨 달라”는 댓글을 단 팬들도 적지 않다. 온라인 야구 사이트에는 이마트의 ‘이마트송’을 개사한 응원가가 나왔고, 투수 교체 시 투수가 카트를 타고 마운드에 오르게 해야 한다는 농담도 오간다. 신세계그룹은 “구단명과 엠블럼, 캐릭터 등을 조만간 확정한 뒤 3월 중 정식으로 출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전까지는 원래 예정대로 다음 달 1일부터 3월 6일까지 제주도에서 스프링캠프를 통해 새 시즌을 준비한다. 신세계그룹이 정식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 회원사가 되려면 먼저 SK에서 회원자격 양도 신청을 한 뒤 이사회 심의와 총회 표결을 거쳐야 한다. 모든 과정을 순조롭게 진행하면 시즌 개막(4월 3일) 전까지 가입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통 3월 초에 개막하는 시범경기 참가 여부는 불투명하다. 당장 SK부터 2000년 3월 31일 정식 창단하는 바람에 그해 시범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이헌재 uni@donga.com·황규인·강동웅 기자}
미국프로농구(NBA)로 치면 마이클 조던(58)과 르브론 제임스(37)의 맞대결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로 치면 잭 니클라우스(81)와 더스틴 존슨(37)의 동반 플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역대 최고 쿼터백 톰 브레이디(44)와 현역 최고 쿼터백 패트릭 머홈스(26)가 이번 시즌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브레이디가 이끄는 탬파베이는 25일 미국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열린 2020 NFL 플레이오프(PO)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챔프전에서 그린베이를 31-26으로 꺾고 슈퍼볼행 티켓을 따냈다. 탬파베이가 슈퍼볼에 진출한 건 창단 후 첫 우승을 차지한 2003년 이후 18년 만이다. NFC 5번 시드로 PO에 진출한 탬파베이는 앞선 PO 세 경기를 모두 방문경기로 소화했다. 그러나 슈퍼볼 때는 안방구장인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른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챔프전을 진행하는 다른 리그와 달리 NFL은 구단주 회의를 통해 3∼5년 전에 슈퍼볼 개최 장소를 결정한다. 올해 슈퍼볼을 탬파베이에서 치르기로 한 건 2017년 5월에 결정됐다. 당시만 해도 탬파베이는 만년 하위권 팀이었다. 하지만 뉴잉글랜드를 아홉 번 슈퍼볼 정상으로 이끌고 그중 세 차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브레이디의 합류로 이번 시즌 슈퍼볼에 진출하면서 슈퍼볼 55년 역사상 처음으로 안방구장에서 슈퍼볼 경기를 치르는 팀이 됐다. 탬파베이와 2월 8일 열리는 슈퍼볼에서 맞붙는 팀은 머홈스가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캔자스시티다. 두 팀의 맞대결은 신구 쿼터백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브레이디가 어제의 별이라면 머홈스는 떠오르는 별이다. 프로 4년차인 머홈스는 2018시즌에 정규리그 MVP에 오른 데 이어 지난 시즌에는 슈퍼볼 우승을 거머쥐며 MVP와 슈퍼볼 우승을 모두 달성한 역대 최연소 선수가 됐다. 브레이디와 머홈스는 지금까지 총 네 차례 맞대결을 벌여 2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처음 두 경기는 브레이디가 이끄는 뉴잉글랜드, 최근 두 경기는 머홈스의 캔자스시티가 이겼다. 네 차례 모두 터치다운 1개(7점) 차이 이내로 승부가 갈린 접전이었다. 브레이디는 2019년 아메리칸풋볼콘퍼런스(AFC) 챔프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7-31로 승리한 뒤 이례적으로 상대팀 라커룸까지 찾아가 머홈스에게 “정말 인상적인 승부였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 스포츠 베팅 업체에서는 캔자스시티가 머니라인 ―165(165달러를 내야 100달러를 딸 수 있다는 의미)로 탬파베이(+145)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 업무로 15개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중에는 ‘성(性) 정체성 때문에 체육 활동에서 차별받는 학생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이든이 여학생 스포츠를 끝장내는 걸로 임기 첫날을 시작했다”고 평했다. 트랜스젠더 학생이 여자부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게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그럼 트랜스젠더 학생의 여자부 경기 출전 제한은 차별일까, 보호일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가 포지션 폴트 판정에 대한 조치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25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보냈다. 우리카드는 이 공문을 통해 한국전력과 맞붙은 전날 안방 경기 도중 심판진이 “다수의 포지션 폴트 오판정으로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이날 경기 1세트 13-13 상황에서 한국전력 이시몬이 서브 득점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에서는 상대가 포지션 폴트 상태였기 때문에 이 득점을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심판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TV 중계 리플레이 화면을 보면 한국전력 ②번 자리에 있어야 할 황동일과 ③번 자리에 있어야 할 신영석이 자리를 바꾸고 있던 상태였다.거꾸로 16-16 상황에서는 우리카드 알렉스가 서브 에이스에 성공하고도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심판진에서 한국전력의 포지션 폴트를 지적했다가 오심으로 인정하면서 노 카운트 선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로테이션 선수에 맞게 서브 리시브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최재효 부심이 판정을 잘못 내렸다.우리카드는 이에 앞서 8-8 상황과 8-9 상황에서 ⑥번 자리에 있어야 할 황동일과 ⑤번 자리에 있어야 할 오재성이 이미 포지션 폴트를 저지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우리카드는 이 공문에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승패가 상당히 중요한 상황에서 오심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계속적인 항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포지션 폴트 미적용 및 오심 이후 득점 무효화에 대하여 오판일 경우 해당 심판에 대한 조치 사항과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당 구단으로 회신 부탁드린다”고 썼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로테이션이라는 개념을 확립하면서 전천후 선수도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선수 위치에 관한 규칙이 존재함으로써 각 팀은 확실히 더욱 유연하고 흥미로운 전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 국제배구연맹(FIVB) 경기 규칙규칙을 제대로 적용한다면 분명히 그렇습니다. 이제는 9인제 배구처럼 ‘로테이션 개념’이 없는 배구가 더 이상해 보이는 게 사실이니까 말입니다.그런데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안방 팀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이 맞붙은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남자부 경기처럼 ‘선수 위치에 관한 규칙’을 잘못 적용하면 엉뚱하게 피해를 보는 팀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도대체 로테이션이라는 개념은 뭐고, 선수 위치에 관한 규칙은 또 무엇일까요? 초보 배구 팬들께 도움을 드리는 차원에서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FIVB 경기 규칙 본문에는 로테이션(rotation)이라는 낱말이 총 15번 등장합니다. 그중 제일 먼저 이 낱말이 나올 때는 ‘taking turns to serve’(서브를 넣는 순서)라는 표현이 따라옵니다. 이어 7.3.1, 7.3.2를 통해 이 개념이 무엇인지 보충 설명합니다.“각 팀 선발 라인업은 코트에서 선수들의 순환적인 순서를 나타내는 것이며 해당 세트 동안에는 이 순서를 유지해야 한다.” ─ FIVB 경기 규칙 7.3.1“매 세트 시작 전 각 팀 감독은 라인업 용지 또는 전자장치를 통해 선발 라인업을 제출해야 한다. (후략)” ─ FIVB 경기 규칙 7.3.2이어서 7.3.5에 위치(positions)에 관한 규칙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코트에 있는 선수들 위치가 라인업 용지에 쓴 위치와 다를 경우 아래처럼 처리한다.” ─ FIVB 경기 규칙 7.3.5그러니까 각 팀 감독은 라인업 용지에 선수들 위치를 적어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FIVB 경기 규칙 7.4.1은 선수 위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네트 근처 선수 세 명은 전위 선수로 4번(전위 왼쪽), 3번(전위 중앙), 2번(전위 오른쪽) 위치에 자리한다. 나머지 선수 세 명은 후위 선수로 5번(후위 왼쪽), 6번(후위 중앙), 1번(후위 오른쪽)에 위치하게 된다.” ─ FIVB 경기 규칙 7.4.1.1, 7.4.1.2이 정의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이 자리는 서브 순서를 나타냅니다. 그러니까 세트를 시작할 때 ①번 선수가 제일 먼저 서브를 넣고, 이어서 ②번 선수가 서브를 넣은 다음 … ⑥번 선수까지 서브를 넣고 나면 다시 ①번 선수가 서브를 넣는 겁니다. 그리고 서브를 넣는 선수(서버)가 바뀔 때마다 선수는 아래 그림처럼 자리를 한 칸씩 이동합니다.복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냥 서버가 ①번 위치에 오도록 시계 방향으로 한 칸씩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선수 위치에 관한 규칙’은 기본적으로 서브 때 이 위치를 지켜야 한다는 내용입니다.“서버가 공을 때리는 순간 서버를 제외한 양 팀 선수는 로테이션 순서에 따라 자기 팀 코트에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 ─ FIVB 경기 규칙 7.4만약 서브 순간 엉뚱한 위치에 있게 되면 ‘위치 반칙’ 그러니까 포지션 폴트(positional fault)를 저지르게 됩니다. 위치 반칙을 범하지 않으려면 아래 두 가지 기준을 충족하면 됩니다.먼저 후위 선수는 대응(corresponding) 전위 선수보다 센터라인 뒤쪽에 자리해야 합니다. 후위 왼쪽 선수는 전위 왼쪽 선수보다, 후위 중앙 선수는 전위 중앙 선수보다, 후위 오른쪽 선수는 전위 오른쪽 선수보다 뒤쪽에 서야 한다는 뜻입니다. 또 전·후위 모두 왼쪽 선수는 중앙 선수보다, 중앙 선수는 오른쪽 선수보다 왼쪽에 자리해야 합니다.이때 앞뒤, 좌우 기준를 평가하는 기준은 ‘발’입니다. 그냥 한 발 그것도 일부만 전후좌우에 자리 잡고 있으면 됩니다. 그러니까 후위 선수는 한쪽 발 일부라도 전위 선수보다 뒤에 있으면 되고, 마찬가지로 왼쪽 선수는 중앙 선수보다 한쪽 발 일부라도 왼쪽에 있으면 되는 겁니다.이렇게 규칙이 느슨하기 때문에 아래처럼 자리를 잡아도 포지션 폴트가 아닙니다.①번 선수는 ②번 선수보다, ⑥번 선수는 ③번 선수보다 ⑤번 선수는 ④번 선수보다 뒤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후위는 ①번 - ⑥번 - ⑤번, 전위는 ②번 - ③번 - ④번 순서를 지키고 있습니다.한국전력은 이날 1세트 16-16 상황에서 실제로 이렇게 자리를 잡았습니다.그리고 우리카드 알렉스가 서브를 넣는 순간 이렇게 공격 대형으로 전환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포지션 폴트를 선언한 건 오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심판도 이 상황에서 헷갈릴 소지가 있기는 했습니다. 다른 팀 같으면 이런 로테이션 순서일 때는 ②번 자리에 있는 러셀(레프트)이 서브 리시브 라인에 합류하고 ③번 안요한(센터)이 빠지는 형태가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전력은 러셀 대신 센터가 서브 리시브에 가담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형태와 다르게 섰습니다.이때 한국전력이 포지션 폴트를 범했다고 잘못 지적한 건 최재효 부심이었습니다. FIVB 경기 규칙 24.3.2.2는 서브를 받는 팀(리시빙팀) 포지션 폴트는 부심이 판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거꾸로 서브를 넣는 팀(서빙팀) 포지션 폴트 여부는 주심 소관 사항입니다(FIVB 경기 규칙 23.3.2.3) 그래서 같은 세트 13-13 상황에서는 권대진 주심이 포지션 폴트를 선언해야 했습니다. ②번 자리에 있어야 할 신영석과 ③번 자리에 있어야 했던 황동일이 자리를 바꾼 상태이기 때문입니다.원칙적으로 포지션 폴트는 서버가 공을 때리는 순간을 기준으로 판정해야 합니다. 한국 프로배구에서는 서버가 공을 띄우면 미리 움직이는 선수도 많습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이 역시 규칙 위반입니다.최근 사석에서 만난 김건태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본부장은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판정을 강화하고 싶다”고 사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역 심판 시절 ‘코트의 포청천’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 본부장은 “국제무대에서 중요한 순간 발목이 잡힐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냉정하게 말해 우리카드는 이날 전적으로 포지션 폴트 오심 때문에 패했다고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경기력을 선보인 게 사실. 그렇다고 해도 1세트 승패가 바뀌었다면 또 경기 분위기가 달라졌을지도 모르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래서 ‘운용의 묘’가 아쉽습니다.KOVO는 지난해 12월 12일 여자부 KGC인삼공사-현대건설 경기 3세트 도중 나온 네트터치 오심에 대해 “8월 10일 기술위원회에서 합의한 ‘리플레이를 선언하지 않는 스페셜 케이스’에 해당한다”면서 “경기 진행 중 네트 터치 등의 사유로 경기가 중단되어 비디오 판독을 통해 오심으로 판독이 된 경우, 해당 플레이가 누가 보더라도 플레이를 이어갈 상황이 아니고 아웃 오브 플레이가 되는 상태라면 리플레이를 진행하지 않고 득점 혹은 실점으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이 조항을 준용(準用)하면 이 상황도 조금 더 매끄럽게 넘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블루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의 새로운 시즌 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한 류현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제주도에 훈련캠프를 차린 뒤 2주 일정을 마치고 21일 서울로 돌아왔다. 프로야구 한화 시절 팀 후배였던 이태양(SK), 장민재와 함께 6일 제주 서귀포시에 도착한 류현진은 올해 전담 트레이닝을 맡게 된 장세홍 코치와 함께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장 코치는 “초반에는 눈이 많이 와서 2, 3일 정도 캐치볼만 했다. 이후에는 날이 풀려서 70m 롱토스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토론토 이적 첫해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한 류현진은 10월 2일 귀국한 뒤 11월 중순부터 2021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장 코치는 “류현진이 웨이트 트레이닝 등 기본적인 훈련을 충실하게 마쳤다. 1월부터는 투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23일부터 서울에서 몇 차례 더 투구 훈련을 진행한 뒤 2월 초에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2월 중순에 시작한다. 미국이 모든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를 의무화한다고 해도 현재 일정상 큰 영향은 없어 보인다. 최근 류현진에게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토론토는 오프 시즌 자유계약선수 야수 최대어로 꼽히는 외야수 조지 스프링어와 구원 투수 커비 예이츠, 타일러 챗우드 등과 계약해 류현진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보강이 없는 선발 투수 영입 얘기도 나오고 있다. 미국 CBS방송은 “토론토가 트레버 바워 영입전에 여전히 발을 담그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바워는 지난해 신시내티 선발 투수로 5승 4패,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CBS는 “토론토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선발진에는 여전히 구멍이 많다”며 “게다가 연봉 총액도 여유가 있다. 바워와 1년간 8000만 달러(약 883억 원)에 계약을 맺는다고 해도 사치세를 피할 수 있을 정도”라고 분석했다. 바워에게 조금 더 과감하게 오퍼를 해도 좋다는 뜻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GS칼텍스가 현대건설을 물리치고 5연승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주전 레프트 강소휘(24)의 부상 때문이다. GS칼텍스는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여자부 안방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3-1(25-23, 25-17, 26-28, 27-25)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승점 37을 기록한 2위 GS칼텍스는 선두 흥국생명(승점 46)을 승점 9 차이로 추격했다. 강소휘는 3세트 24-24 상황에서 블로킹 시도 이후 착지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렀다. 강소휘는 그대로 코트 위에 쓰러지면서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들것에 실려 코트를 떠났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일단 아이싱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GS칼텍스는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4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강소휘가 복귀하지 못한다면 GS칼텍스로서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남자부 안산 경기에서는 선두 대한항공이 2위 OK금융그룹에 3-0(25-21, 25-19, 26-24) 완승을 기록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대한항공에 합류한 요스바니(30·쿠바)는 2세트에 코트에 들어서 5점(공격 성공률 66.7%)을 올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대시(dash). 한국 고교 과정에 해당하는 ‘아치미어 아카데미’ 재학 시절 친구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이렇게 불렀다. 이 별명에는 두 가지 뜻이 있었다. 첫 번째는 모스 부호에서 쓰는 선(─) 기호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7년 펴낸 자서전 ‘아빠, 약속해줘요(Promise Me, Dad)’에서 “당시 나는 말을 너무 심하게 더듬어서 꼭 ‘··· ─ ─ ─’이라고 모스 부호로 말하는 것 같았다”고 썼다. 두 번째는 ‘질주한다’는 뜻이었다. 미식축구부에서 러닝백(직접 공을 들고 뛰는 포지션)으로 활약한 바이든 대통령은 3학년 때 터치다운 10개를 기록하면서 모교에 8전 전승 기록을 선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책에 “스포츠는 내게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말하기가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일이었다”면서 “내가 아무리 말을 심하게 더듬어도 ‘지금 나한테 패스해’라는 말을 못 알아듣는 동료는 아무도 없었다”고 썼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미식축구 명문 델라웨어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됐다. 그러나 전체 688명 중 506등에 그친 학업 성적 때문에 결국 선수 생활을 포기하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대에 진학한 뒤 첫 번째 연습에서 팀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건 그저 운동 능력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팀은 모든 선수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신사로 행동하기를 바라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스포츠는 바이든 대통령을 신사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희망이 무엇인지도 깨닫게 해줬다. 1972년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고 절망에 잠겨 있을 때도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팀 피츠버그에서 보낸 사인볼을 보면서 활짝 웃는 두 아들을 보고 ‘나도 이제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스포츠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운동 시절 바이든 대통령에게 진보의 상징이기도 했다.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남자 팀과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미국축구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법원에서 이 소송을 기각한 뒤에도 축구협회에 ‘당장 똑같은 임금을 줘라. 아니면 내가 대통령이 됐을 때 정부에서 지원금을 주지 않겠다’고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팀 워싱턴은 전통에 따라 올해 개막전 시구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부탁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OK 사인을 보낸 상태. 반면 스포츠 팬이라기보다 골프광에 가까웠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임기 중에 한 번도 시구를 하지 않았으며, 인종차별 논란으로 스포츠 스타들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대통령이 바뀌면서 미국 스포츠계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맞다. 여오현(43)도 돌아왔다.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선수는 지난해 3월 1일 KB손해보험전 이후 325일 만에 코트로 돌아온 문성민(35)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역시 “문성민이 돌아왔다”는 한마디로 총평을 대신했다.현대캐피탈은 이날 1세트를 먼저 내준 채 경기를 시작했고 2세트서도 6-13으로 끌려가자 최 감독은 코트라는 물 안에 문성민이라는 매기를 풀어 넣으면서 선수들에게 책임감 있게 물장구를 치라는 사인을 보냈다. (최 감독은 2016년 2월 25일 OK저축은행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코트는 물이고 너희는 물고기이니 마음껏 물장구를 치고 오라”고 말했다.)이 상황에서 코트를 밟은 건 ‘문캡’ 문성민 혼자가 아니었다. ‘영원한 리베로’ 여오현 플레잉 코치 역시 바로 다음 랠리 때 코트에 들어섰다. 여 코치는 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상대 서브 17개를 받는 동안 실패 없이 리시브 정확 7개를 기록했다(리시브 효율 47.1%). 이날 상대 서브를 10개 이상 받은 선수 중 이보다 리시브 성적이 높은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시즌 전체를 봐도 그렇다. 이번 시즌 여 코치는 상대 서브를 207개(리시브 점유율 11.7%) 받으면서 리시브 정확 109번, 리시브 실패 11번을 기록했다(리시브 효율 47.3%). 리시브 점유율이 10% 이상인 선수 가운데 리시브 효율이 제일 높은 선수가 바로 여 코치다.단, 리빌딩 차원에서 ‘루키 리베로’ 박경민(22)에게 ‘경험치’를 먹여주는 동안 출전 시간이 줄었기 때문에 서브 리시브 순위표에서는 여 코치 이름을 찾을 수가 없다. (서브 리시브 순위에 이름을 올리려면 점유율 15% 이상이어야 한다.) 여 코치가 상대 서브를 10개 이상 받은 건 지난해 12월 18일 대한항공전 이후 이날이 33일 만에 처음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코트 위에서 만난 여 코치는 “경기에 많이 못 나가다 보니 살찐 것 좀 보라”고 없는 뱃살을 억지로 잡는 시늉을 한 뒤 “벤치를 지키는 게 체력적으로 더 힘들다. (박)경민이가 워낙 잘해주고 있어서 많이 출전하지는 못하지만 언제든 경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박경민을 제2의 여오현이라고 평가해도 좋겠냐’는 물음에는 “나보다 낫다. 경민이 나이 때 나는 그만큼 못했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거다. 붙박이 국가대표 리베로가 될 수 있는 선수”라면서 “나이 차이 때문에 쉽지 않겠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와서 내 경험을 하나라도 더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이어 “다른 후배들도 오늘 부진했다고 기죽을 필요 없다. 더 당돌한 모습을 보여줘도 괜찮다. 그게 선배들이 원하는 모습”이라면서 “선배들도 항상 든든하게 뒤를 받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여오현은 리그 평균 리시브 효율(35.6%)보다 33% 높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개인 기록을 리그 평균으로 나눈 ‘리시브 효율 +’ 133은 프로 선수 생활 17년 동안 네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순간순간 ‘나이는 못 속인다’ 싶을 때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전성기 못잖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누구나 40대가 되면 경험하는 것처럼 여 코치 또한 ‘한 해, 한 해 다르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이미 느끼고 또 느꼈을 터. 어떤 의미에서 여 코치가 코트 위에서 외치는 ‘파이팅’ 소리는 자신의 40대를 향한 응원가인지도 모른다. 여 코치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한 사람으로서 그 응원가를 오래오래 들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여오현이 돌아왔다’로 시작하는 글도 오래오래 쓸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전국에 계신 모든 40대, 특히 자신이 40대가 됐다는 사실을 애써 부인하고 계실 1982년생 여러분도 모두 파이팅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015년 4월 2일 오전 10시 47분. 세라 토머스(48·사진)는 딘 블랜디노 당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심판 부문 부사장에게 전화가 온 시각을 정확히 기억한다. 블랜디노 부사장은 “NFL 첫 번째 여성 심판에게 제일 먼저 전화를 걸 수 있는 영광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토머스는 NFL 창설 95년 만에 처음으로 심판실 유리천장을 깼다. 다음 달 8일 토머스는 NFL 결승전인 슈퍼볼 역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슈퍼볼에 참가한 여성 심판 타이틀도 얻게 된다. NFL 사무국은 20일 올해 슈퍼볼 심판진 8명을 발표하면서 토머스를 선심 가운데 한 명인 다운 저지(Down Judge)로 지명했다. 미국 미시시피주 패스커굴러에서 태어난 토머스는 학창 시절 소프트볼과 농구 선수로 활약했다. 농구 장학생으로 입학한 모바일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토머스는 1995년 고향으로 돌아와 제약회사 홍보실에 일자리를 얻었다. 그리고 취미 삼아 중고교 미식축구대회에서 심판을 보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스포츠와 모든 인연을 끊기는 싫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10년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두 아들을 둔 어머니가 된 토머스는 2007년 게리 오스틴 미식축구심판협회 고문으로부터 “미시시피주 고교 미식축구 챔피언결정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잘 봤다”는 전화를 받는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NFL 심판을 지낸 오스틴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심판 채용 담당자였다. 토머스는 NCAA 미식축구 역사상 첫 번째 여성 심판이 됐고, 결국 슈퍼볼 무대까지 밟게 됐다. 임신 중에도 심판을 봤던 토머스는 “자기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래야 그다음 문도 여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경기대에 키 195cm짜리 세터가 있어요. 제 마음대로 뽑을 수만 있다면 당연히 그 세터인데 그럴 수 없어서 고민 중입니다.”프로배구 2019~2020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있던 어느 여름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한 삼겹살집에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과 우연히 합석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저는 배구 담당 기자가 아니었는데 공교롭게 같은 가게에 최 감독도 저녁 식사를 하러 왔던 겁니다.)그 키 195cm짜리 세터는 김명관(24)이었고 최 감독 예상대로 당시 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로 한국전력에서 지명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스포츠 팬이라면 ‘유망주는 유망주일 뿐’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압니다. 학창 시절 ‘천재’ 소리를 들었지만 막상 프로 무대 진출 후에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선수가 한둘이 아닙니다.데뷔 시즌 김명관 역시 리그 최고 신인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던 게 사실. 지난해 11월 13일 최 감독이 트레이드를 통해 기어이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힌 뒤에도 김명관이라는 이름 석 자 뒤에는 느낌표보다 물음표가 더 많이 따라다녔습니다. 실제로 김명관은 한국전력에서 뛴 1라운드 때 세트(토스) 효율 0.314로 남자부 7개 팀 주전 세터 가운데 가장 나쁜 기록을 남겼고 2라운드 때(0.311)도 마찬가지였습니다. 3라운드 때도 김명관(0.383)보다 세트 효율이 떨어지는 선수는 삼성화재 이승원(0.357) 하나뿐이었습니다. (세트 효율 = 해당 선수 세트 시 공격 효율)그랬던 김명관이 달라졌습니다. 4라운드 네 경기에서 김명관은 세트 효율 0.413으로 대한항공 한선수(0.415)급 활약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4라운드 들어 김명관보다 확실히 세트 효율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는 선수는 우리카드 하승우(0.472) 한 명뿐입니다.무엇보다 상대 블로커와 ‘가위바위보’를 하는 솜씨가 좋아졌습니다. 국제배구연맹(FIVB)에서는 세터 순위를 매길 때 상대 블로커 숫자를 따집니다.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1명일 때를 따로 ‘러닝 세트’라고 기록하고 이 러닝 세트가 많을수록 좋은 세터라고 평가하는 겁니다.한국배구연맹(KOVO)에서도 상대 블로커 숫자를 집계합니다. 이번 시즌 남자부에서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1명일 때 공격 효율은 0.401로 2명 또는 3명일 때(0.308)보다 0.100 가까이 높습니다. 따라서 상대 블로킹을 잘 ‘열어주는’ 세터가 좋은 세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개막전에서 러닝 세트 비율 13.3%를 기록한 김명관은 한국전력 시절 좀처럼 이 비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뒤로는 러닝 세트 비율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현대캐피탈 이적 이후만 따지면 김명관은 러닝 세트 비율 37.5%로 KB손해보험 황택의(40.9%)에 이어 주전 세터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러닝 세트 비율은 팀 서브 리시브 효율과 큰 관계가 없습니다. 당장 KB손해보험은 리시브 효율 31%로 리그 최하위지만 황택의가 이 비율 1위입니다.)김명관이 이렇게 상대 블로킹을 잘 열게 된 건 공격 옵션 선택과 관련이 있습니다. 한국전력 시절 김명관은 오픈과 백어택 등 ‘큰 공격’ 의존도가 높은 세터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 이적 이후에는 속공과 퀵오픈 같은 ‘빠른 공격’을 선택하는 비율이 늘었습니다.미국이나 한국 프로 스포츠 세계에 ‘리빌딩’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건 드래프트 제도 때문입니다. 상위권을 오래 지킨 팀은 드래프트 순번이 밀리다 보니 좋은 유망주를 뽑기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일어나지 않아 인위적으로 선수단 물갈이를 해야만 하는 것. 그런 점에서 최 감독 표현처럼 ‘리그 넘버1 센터’ 신영석(35)을 내주는 대신 받아온 2019~2020 신인 드래프트 1순위 김명관이야 말로 현대캐피탈 리빌딩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캐피탈이 리빌딩을 끝내는 그 시점에 우리는 김명관을 어떤 세터로 평가하고 있을까요?그에 앞서 김명관은 당장 20일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자기 실력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김명관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3연승을 경험하게 됩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신)영석이 형은 우리나라 넘버 1, 넌 드래프트 1순위야.”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지난해 12월 7일 작전 타임 도중 세터 김명관(24·사진)에게 ‘자신감을 가지라’며 이렇게 말했다. 스포츠에서 ‘리빌딩’은 ‘즉시 전력감’을 내주고 미래에 팀 기둥이 될 ‘핵심 유망주’를 모으는 작업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대표 붙박이 센터 신영석(36)을 한국전력으로 보내며 대신 영입한 2019∼2020 신인 드래프트 1순위 김명관은 현대캐피탈의 리빌딩을 상징하는 선수다. 명세터 출신인 최 감독은 김명관이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뒤로 세트(토스) 자세를 처음부터 바꿔가면서 공을 들여 지도했다. 김명관은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 감독님께서 ‘내 스타일이 아닌 김명관의 세트를 찾아주겠다’고 하시는데 어쩐지 찡했다. 그 뒤로 감독님을 믿고 따르다 보니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김명관은 조금씩 자신이 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는지 증명하고 있다. 김명관의 세트가 안정되면서 그전까지 4승 13패였던 팀 성적이 최근 다섯 경기에서는 4승 1패로 올랐다. 최근 다섯 경기만 보면 김명관의 세트를 받아 공격한 현대캐피탈 선수들의 공격효율은 0.413으로 18일 기준 남자부 공격효율 1위 KB손해보험 김정호(0.428)와 큰 차이가 없다. 또 다섯 경기 동안 총 384번 공을 띄워 그중 41.7%인 160번이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였다. 이 부분 리그 1위인 KB손해보험 황택의(41.6%) 부럽지 않은 활약이다. 국내 최장신(195cm) 세터인 만큼 유효 블로킹(상대 공격을 바운드해 우리 팀 디그로 연결하는 플레이)도 현재까지 33개를 기록했다. 팀에서 이보다 유효 블로킹이 많은 건 ‘전문 블로커’ 최민호(68개)와 차영석(34개·이상 센터)뿐이다. 한편 19일 의정부 경기에서는 OK금융그룹이 KB손해보험을 3-0(25-23, 25-23, 25-19)으로 꺾었다. 승점 42(16승 7패)로 KB손해보험(승점 40·13승 10패)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팀 최다인 4연패 늪에 빠졌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KT 주권(26·사진)이 9년 만에 연봉 조정 신청을 내면서 1 대 19 확률에 도전했다. ‘연봉 조정’은 선수와 구단이 다음 시즌 연봉을 합의하지 못할 때 한국야구위원회(KBO) 조정위원회에서 선수 희망액과 구단 제시액 가운데 한쪽을 선택하는 제도를 뜻한다. 지금까지 이런 사례는 20번 있었는데 조정위원회가 선수의 손을 들어준 건 2002년 LG 류지현 딱 한 번뿐이었다. 주권이 두 번째 기록을 남길 수 있을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또 5세트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기장이 대한항공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1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안방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3-2(25-16, 21-25, 25-21, 19-25, 15-13)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승점 2를 더한 남자부 선두 대한항공(승점 44)은 2위 KB손해보험(승점 40)과의 격차를 승점 4로 벌렸다. 최근 7경기 가운데 6경기에서 5세트 접전을 치른 대한항공은 이날 시즌 11번째 5세트 경기를 하면서 리그에서 풀 세트 경기를 가장 많이 치른 팀이 됐다. 대한항공은 원래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36)의 팀이다. 그러나 이날은 KB손해보험 블로커 라인에 세트(토스) 패턴이 읽히는 일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동갑내기 백업 세터 유광우(사진)가 코트에 들어가 분위기를 바꿔주면서 팀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이날 팀 내 최다인 25점을 올린 대한항공 레프트 정지석(26)은 후위 7점, 블로킹 3점, 서브 3점으로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성공했다. 한편 여자부 대전 경기에서는 GS칼텍스가 안방 팀 KGC인삼공사에 3-1(23-25, 25-22, 25-13, 25-15) 역전승을 거두고 4연승을 기록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드디어 우리의 올림픽 챔피언이 등장합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27·강원도청·사진)이 15일 스위스 생모리츠 트랙 스타트 라인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지 TV 중계 아나운서는 이렇게 소리쳤다. 그리고 곧바로 감탄이 이어졌다. 거의 1년 만에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윤성빈이 이날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4초78 만에 스타트를 끊었기 때문이다. 윤성빈을 비롯한 한국 썰매 대표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2020∼2021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월드컵 1∼5차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 탓에 윤성빈은 트랙마다 천차만별인 얼음 상태에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관계자도 대회 시작 전 “이번 대회에서는 입상보다 실전 감각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이언맨’으로 불리는 윤성빈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1차 레이스를 5위(1분8초61)로 마친 윤성빈은 2차 레이스 때는 스타트 기록을 4초74로 더 줄이면서 3위(1분8초71)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1, 2차 시기 합계 기록(2분17초32) 역시 3위였다. 윤성빈은 지난해 2월 15일 지난 시즌 8차 월드컵 이후 11개월 만에 포디움(시상대)에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서 올림픽 2연패를 노리고 있는 윤성빈은 “늦게나마 대회에 참가하게 됐는데 시작하는 대회를 괜찮게 마무리해서 나쁘지 않다”면서 “이번 시즌은 좋은 성적을 내기보다 경기력을 계속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윤성빈을 비롯한 대표팀은 독일 쾨니히스제로 이동해 7차 월드컵에 대비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6차 대회에서는 알렉산더 가스너(31·독일·2분16초85)가 생애 첫 월드컵 1위에 등극했고, ‘전통의 강자’ 마르틴스 두쿠르스(37·라트비아·2분16초86)가 0.01초 차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지수(27·강원도청)가 2분18초77로 13위에 이름을 올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