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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현존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중 최고층인 238단 낸드플래시(사진)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최고층 낸드는 미국 마이크론의 232단 제품이었다. SK하이닉스는 2일(현지 시간) 미국 샌타클래라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낸드플래시 콘퍼런스 ‘플래시메모리 서밋 2022’에서 238단 512Gb(기가비트) TLC 4D 낸드플래시 신제품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해당 샘플 제품을 고객사에 이미 납품했고 내년 상반기(1∼6월) 중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품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12월 176단 낸드를 개발한 지 1년 7개월 만에 내놓은 성과다. 최고층 제품이기도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로 구현됐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최정달 SK하이닉스 낸드개발담당(부사장)은 “당사는 4차원(4D) 낸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238단을 통해 원가, 성능, 품질 측면에서 글로벌 톱클래스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기술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非)휘발성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는 기본 저장 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기술력이 중요한 제품이다. 적층 단수가 높을수록 제품의 데이터 저장 용량도 커지는 동시에 같은 면적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만들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개발한 낸드 96단부터 기존 3D 설계를 넘어선 4D 제품을 선보여 왔다. 이 과정에서 ‘페리 언더 셀’(셀 아래에 회로를 배치하는 기술) 등 최첨단 자체 기술을 적용해 생산 효율을 높였다. 이번 238단 신제품은 이전 세대인 176단 대비 생산성이 34% 높아졌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이전 세대 대비 50% 빨라졌다. 반면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은 오히려 21% 줄었다. SK하이닉스는 PC 저장장치인 cSSD(client SSD)에 들어가는 238단 제품을 우선적으로 출하하고 이후 스마트폰용과 서버용 고용량 SSD 등으로 제품 활용 범위를 넓혀 갈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현재 512Gb보다 용량이 두 배인 1Tb(테라비트)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5.3%로 1위, 키옥시아(18.9%)가 2위, SK하이닉스(18.0%)가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웨스턴디지털(12.5%), 마이크론(10.9%) 순이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하이닉스가 현존 최고층인 238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2일(현지 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낸드플래시 컨퍼런스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22’에서 238단 512기가비트(Gb) TLC 4D 낸드플래시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SK하이닉스는 해당 샘플 제품을 고객사에 납품했고 내년 상반기(1~6월) 중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SK하이닉스가 2020년 12월 176단 낸드를 개발한 지 1년 7개월 만에 내놓은 결과다. 특히 이번 238단 낸드는 최고층이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제품으로 구현됐다. 기존 최고층 낸드는 마이크론의 232단 제품이었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최정달 SK하이닉스 부사장(낸드개발담당)은 “당사는 4차원(4D) 낸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238단을 통해 원가, 성능, 품질 측면에서 글로벌 톱클래스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기술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는 기본 저장 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기술력이 중요한 제품이다. 적층 단수가 높을수록 같은 면적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칩을 만들 수 있고 제품의 데이터 저장용량도 커지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개발한 낸드 96단부터 기존 3D를 넘어선 4D 제품을 선보여 왔다. 이 과정에서 페리 언더 셀(셀 아래에 회로를 배치하는 기술) 등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생산효율을 높였다. 4D는 3D 대비 단위당 셀 면적이 줄어들면서도 효율은 높아지는 장점을 가진다. 이번 238단은 단수가 높아지면서도 세계 최소 사이즈로 만들어져 이전 세대인 176단 대비 생산성이 34% 높아졌다고 SK하이닉스는 밝혔다. 이와 함께 238단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이전 세대 대비 50% 빨라졌다.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은 21% 줄어 전력 소모를 절감했다. SK하이닉스는 PC 저장장치인 cSSD(client SSD)에 들어가는 238단 제품을 먼저 공급하고 이후 스마트폰용과 서버용 고용량 SSD 등으로 제품 활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현재의 512Gb보다 용량을 2배 높인 1테라비트(Tb)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월)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5.3%로 1위, 키옥시아(18.9%)가 2위, SK하이닉스(18.0%)가 3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웨스턴디지털(12.5%), 마이크론(10.9%) 순이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민의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가 2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법안의 내용을 공개했다. 대기업의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6%에서 20%까지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에서도 산업 지원을 위한 법안 초석이 마련된 셈이다. 다만 주요 경쟁국 지원책 대비 미비한 부분이 남아 있고 법안 통과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6→20%로 확대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법안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두 가지로 구성됐다.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정부 인센티브 규모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는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시설투자’ 시 세액공제 비율을 대기업 기준 6%에서 20%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견기업은 8→25%, 중소기업은 16→30%로 각각 공제비율을 높였다. 직전 3년간 연평균 투자 금액을 초과하는 만큼 투자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5%를 추가 공제한다. 인센티브 제공 기간도 당초 2024년에서 2030년까지로 확대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조치법 개정안은 국무총리 소속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 첨단산업단지 조성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관련 인·허가 시한을 기존 30일에서 15일 이내로 단축했다. 산업단지에 쓰이는 수도·전기 등 각종 기반시설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범위도 공기업·공공기관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토지 보상, 용수 시설 문제 등으로 3년간 진통을 겪어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사례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총량 규제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령으로 관련 학과 정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학과 증원을 사실상 허용한 것이다. 정부의 인력양성 사업에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를 추가하고, 대학 내 계약학과 운영비도 기업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반도체특위 위원장인 무소속 양향자 의원은 “기본적으로 첨단산업 기술은 진입 장벽을 높여서 빠르게 소득 구조를 만들고 이를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미국은 정부가 직접 투자…법 통과 속도 내 격차 좁혀야반도체 업계는 법안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제 겨우 첫발을 뗀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우선 경쟁국과의 지원 격차가 분명하다.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미국 ‘반도체 칩과 과학(CHIPs) 법안’에는 정부가 관련 인프라 구축에 520억 달러를 직접 투자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중장기적 인재 양성에는 2000억 달러를 투입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와 동일하게 간주하고 정부가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기업 투자 지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국 대비 법안 마련이 늦은 만큼 향후 하위법령 정비, 국회 통과 등의 과정에서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만 하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도입을 공언했던 반도체지원법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는 데까지 18개월이 걸렸다. 양 위원장은 4일 법안을 대표 발의하고, 국민의힘은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 이를 최우선 과제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석수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적어 법안 심사 과정에서 야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협의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며 “오는 정기국회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법안과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야당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도 여야 의원 전원에게 법안 주요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내며 법안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가 2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법안의 내용을 공개했다. 대기업의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6%에서 20%까지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에서도 산업 지원을 위한 법안 초석이 마련된 셈이다. 다만 주요 경쟁국 지원책 대비 미비한 부분이 남아있고 법안 통과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6→20%로 확대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법안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두 가지로 구성됐다. 반도체업계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은 정부 인센티브 규모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는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시설투자’ 시 세액공제 비율을 대기업 기준 6%에서 20%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견기업은 8→25%, 중소기업은 16%→30%로 각각 공제비율을 높였다. 직전 3년 간 연 평균 투자 금액을 초과하는 만큼 투자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5%를 추가 공제한다. 인센티브 제공 기간도 당초 2024년에서 2030년까지로 확대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조치법 개정안은 국무총리 소속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 첨단산업단지 조성 권한을 부여하는 한편 관련 인·허가 시한을 기존 30일에서 15일 이내로 단축했다. 산업단지에 쓰이는 수도·전기 등 각종 기반시설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범위도 공기업·공공기관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토지보상, 용수 시설 문제 등으로 3년 간 진통을 겪어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사례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총량 규제에도 불구 대통령령으로 관련 학과 정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학과 증원을 사실상 허용한 것이다. 정부의 인력양성사업에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를 추가하고, 대학 내 계약학과 운영비도 기업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반도체특위 위원장인 무소속 양향자 의원은 “기본적으로 첨단산업 기술은 진입 장벽을 높여서 빠르게 소득 구조를 만들고 이를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미국은 정부가 직접 투자…법 통과 속도 내 격차 좁혀야반도체 업계는 법안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제 겨우 첫발을 뗀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우선 경쟁국과의 지원 격차가 분명하다.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미국 ‘반도체 칩과 과학(CHIPs) 법안’에는 정부가 관련 인프라 구축에 520억 달러를 직접 투자한다는 내용도 다겨 있다. 중장기적 인재양성에는 2000억 달러는 투입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미국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안보와 동일하게 간주하고 정부가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기업 투자 지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국 대비 법안 마련이 늦은 만큼 향후 하위법령 정비, 국회통과 등의 과정에서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만 하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도입을 공언했던 반도체지원법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는 데까지 18개월이 걸렸다. 양 위원장은 4일 법안을 대표 발의하고, 국민의힘은 다음달 정기국회에서 이를 최우선 과제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석수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적어 법안 심사 과정에서 야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당정협의에서 “대한민국 반도체산업발전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며 “오는 정기국회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법안과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야당도 적극 협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도 여야 의원 전원에게 법안 주요 내용을 담은 친전(親展)을 보내며 법안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세계 최대 TV 시장인 유럽에서 올해 처음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 점유율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며 소비 침체 우려가 커졌지만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유럽에서 프리미엄 TV(1500달러 이상 제품) 시장의 OLED TV 판매 점유율은 55.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OLED TV 점유율은 2019년 32.1%, 2020년 42.3%, 2021년 47.7% 등 매년 증가해왔다. 올해부터는 처음으로 LCD 점유율을 뛰어넘고, 내년에는 66.8%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세계에서 TV가 가장 많이 팔리는 지역이다. 지난해 글로벌 TV 판매량 2억1350만 대 가운데 23%가 유럽, 22%가 북미에서 판매됐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기준 유럽의 OLED TV 판매 비중은 LG전자가 65.8%로 가장 높았고 소니(17%), 필립스(11%) 등이 뒤를 이었다. 유럽 시장의 OLED TV 판매 확대에 힘입어 글로벌 프리미엄 TV시장 기준으로 OLED TV 점유율도 올해 44%로 전년(37.4%) 대비 6.6%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추세는 LG디스플레이에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TV용 OLED 패널의 90%가량을 공급한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소비 감소 우려 등에도 불구하고 OLED TV 점유율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여전히 견고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특히 유럽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프리미엄 제품 선호도가 높다. 지난해 전 세계 OLED TV의 44%인 약 290만 대는 유럽에서 판매됐다. 올해는 전년 대비 17%포인트 늘어나 약 340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11월 카타르 월드컵이 예정된 만큼 축구 열기가 높은 유럽의 TV 판매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전통적으로 TV 수요가 높은 국가들이 모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상황이다. 더불어 아마존의 프라임데이와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앞두고 올해 상반기(1∼6월) TV 판매가 부진했던 유통업체와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 수요를 대비하기 위한 배터리 업계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까지 폴란드 배터리 공장 내 미국 포드 납품용 생산라인 규모를 기존의 2배로 증설한다고 22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하반기(7∼12월)부터 인기 전기차 모델인 ‘머스탱 마하-E’와 전기 상용차 ‘이-트랜짓’에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특히 머스탱 마하-E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5만5000대 이상 팔렸다. 향후 판매 전망도 긍정적인 편이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트위터를 통해 “2023년까지 머스탱 마하-E의 생산능력을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폴란드 공장은 70GWh(기가와트시) 규모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공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포드 외에 독일 폭스바겐 등에도 납품하고 있다. 이번 증설은 고객사인 포드의 생산량 증대 계획에 발맞춰 이뤄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최근 투자 재검토에 들어간 1조7000억 원 규모의 미국 애리조나주 배터리공장은 잠재 수요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 성격”이라며 “합작 형태나 확실한 고객사가 물량을 보증할 경우 경기 침체 등의 리스크로부터 일정 부분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SK온도 포드, 양극재 생산 기업 에코프로비엠과 함께 북미에서 양극재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공동으로 투자한다고 이날 밝혔다. 3사는 연내 공동 투자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하반기 공장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양극재는 SK온과 포드가 최근 공식 설립한 합작 배터리 공장 ‘블루오벌SK’에 공급될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향후 20년간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에 총 1921억 달러(약 252조 원)를 투자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미국 주정부에 제출했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에 9곳, 오스틴에 2곳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을 주정부 감사관실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두 지역의 신(新)공장 건설에 책정된 투자금액만 각각 1676억 달러, 245억 달러에 이른다. 텍사스주 감사관실은 전날 이 투자 계획서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테일러에 170억 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신청서에 담긴 투자 계획이 모두 현실화하면 삼성전자는 미국에만 14개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갖게 된다. 삼성전자는 2034년경을 시작으로 10년간 순차적으로 11개의 신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 1만 개가 추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미 반도체 동맹’이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앞서 5월 말 텍사스주에 ‘챕터 313 인센티브’를 신청했다. 텍사스주의 재산세 감면 정책인 챕터 313은 텍사스주에 설비 투자를 한 기업에 최대 10년간 재산 증가분에 대한 세금을 면제하고 자금도 지원한다. 이 제도는 올해 말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장기 투자 계획서 제출은 제도가 사라지기 전 인센티브 혜택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투자를 발표한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과 관련해서도 챕터 313 인센티브를 적용받은 바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삼성의 투자는 텍사스주의 미국 반도체 산업 리더 지위를 공고하게 할 것이다. 투자를 늘린 삼성에 감사하다”는 환영 성명을 냈다. 삼성전자 외에도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네덜란드 NXP 등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역시 투자 계획서를 냈다고 주 감사관실은 밝혔다. WSJ는 이번 투자 계획서 공개가 19일 상원 표결을 1차 통과한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WSJ는 “최근 수십 년간 세계의 반도체 생산은 아시아 지역으로 몰려갔었다”고 덧붙였다. 미 반도체 지원법은 반도체 산업 자국 유치에 총 520억 달러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반도체 기업에 대한 25% 세금 공제와 인프라 지원 등도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주요 공급망을 자국 내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다만 “미확정 장기 투자 계획”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반도체 시황이나 글로벌 경기 움직임에 따라 중장기 계획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인센티브 사전 확보 차원에서 신청한 것으로 투자 계획서가 실제 이행을 담보하지 않는다”며 “향후 투자는 고객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진행한다”는 원칙을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향후 20년 간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에 총 1921억 달러(약 252조 원)를 투자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미국 텍사스주 정부에 제출했다. 2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을 텍사스주 감사관실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 감사관실은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투자 계획서를 공개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11월 테일러에 170억 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신청서에서 삼성전자는 이에 더해 추가로 테일러 신(新)공장 9곳에 1676억 달러, 오스틴 신공장 2곳에 245억 달러를 각각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총 1921억 달러를 투자해 현지에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2034년경 완공돼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나머지는 이후 10년에 걸쳐 생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앞서 5월 말 텍사스주에 ‘챕터 313 인센티브’를 신청했다. 텍사스주의 재산세 감면 정책인 챕터 313은 텍사스주 내에 설비 투자를 한 기업에 최대 10년간 재산 증가분에 대한 세금을 면제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도다. 올해 말 제도 만료 예정이라 이번 신청에서 중장기 투자 구상을 밝힌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챕터 313 인센티브를 받은 바 있다. 삼성전자 외에 미국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 등도 해당 제도를 신청했다고 텍사스주 감사관실은 밝혔다. 그레그 애봇 텍사스 주지사는 20일 성명에서 “삼성의 투자는 텍사스주를 미국의 반도체 산업 리더 지위를 공고하게 할 것”이라며 “투자를 늘린 데 대해 삼성에 감사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번 잠재 투자계획서 공개는 19일 미국 상원 표결을 1차 통과한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고 WSJ는 보도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십 년 간 세계의 반도체 생산은 아시아 지역으로 몰려갔었다”고 WSJ는 덧붙였다. 다만 이번 투자계획서는 삼성의 실제 투자 이행을 담보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인센티브 사전 확보 차원에서 신청한 것으로, 미확정 장기 투자 계획”이라며 “향후 투자는 고객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정부가 21일 내놓은 ‘2022년 세제개편안’ 중 법인세 개편의 핵심은 과도한 세금 부담은 줄이고 투자와 일자리는 늘려 ‘경제 선순환’의 고리를 되살린다는 것이다. 수조 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활력을 높여 안정적인 세원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1.2%) 수준으로 낮추고 복잡한 과세 구간을 2, 3단계로 줄여 조세 경쟁력도 강화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기업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꽃”이라며 “기업이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부담을 줄였다”고 말했다. ○ 법인세 구간 2, 3개로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문재인 정부 이전인 22%로 낮추고 과표 구간은 기존 4개에서 2, 3개로 줄이기로 했다. OECD 38개 회원국 중 35개국이 1, 2개의 법인세 구간을 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 3000억 원 미만인 중소·중견기업에는 3개 구간을 적용한다. △과세표준 5억 원 이하 10% △200억 원 이하 20% △200억 원 초과 22%의 세율을 적용한다. 대기업의 법인세 구간은 △과세표준 200억 원 이하 20% △200억 원 초과 22%의 2단계로 단순화한다. 예를 들어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익률 5%)이고 과세표준이 5억 원인 중소기업은 2억 원까지 세율 10%, 나머지 3억 원에 20%를 적용해 8000만 원의 법인세를 냈다. 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5억 원 모두 세율 10%를 적용해 법인세는 3000만 원(37.5%) 줄어든 5000만 원이 된다. 과세표준이 4000억 원인 일반 기업은 20%, 22% 두 단계 세율만 적용해 법인세가 905억8000만 원에서 876억 원으로 29억8000만 원(3.3%) 줄어든다. 기업이 해외 수익을 국내로 들여오더라도 현지에서 법인세를 부담하면 국내에서 추가로 세금을 내지 않는 ‘원천지주의’도 도입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외 자회사에 쌓여 있는 돈이 지난해 말 기준 100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며 “개편 후 국내에 들어올 배당금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전 정부에서 대기업에서 세금을 걷어 취약계층 지원에 쓰면서 기업 일자리가 위축됐다”며 “법인세 감면으로 투자 유인이 생기면 질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고 해외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면세점 특허 10년으로이월된 결손금(적자)에 적용하는 공제한도는 일반 기업 기준으로 현행 60%에서 80%로 상향 조정한다. 2017년 문 정부 세법개정안에서 낮춘 한도를 되돌리는 셈이다.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매긴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는 투자 유도 효과가 작고 규제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말로 종료한다. ‘5년짜리 계약직’을 양산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대기업 면세점 특허 기간은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다. 면세점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5년 만에 특허를 반납하면 기업이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등을 합해 법인의 세금 부담이 6조50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대기업 부담은 4조1000억 원, 중소·중견기업 부담은 2조4000억 원 줄어든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부자 감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인세 개편보다 당면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법인세 인하가 투자를 촉진한다는 주장이 실제로 검증된 것은 아니다”라며 “물가 대응과 공급망 문제 등 현안이 많은데 법인세 개편이 우선순위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주요 경제단체들은 입장문을 내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추세에 맞게 법인세제, 상속세제, 세제 인센티브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중견·중소기업계도 “기업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는 조치”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SDI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이어 말레이시아에도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대규모 해외 투자다.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원형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SDI는 21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에서 총 1조7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인 배터리 2공장 기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기공식에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과 주 정부 및 의회 관계자, 말레이시아 법인 파트너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 공장은 2024년 첫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최종 완공 예정이다. 최 사장은 “오늘 기공식은 2030년 글로벌 톱티어라는 우리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2공장의 성공적인 건설과 조기 안정화를 통해 말레이시아 법인을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신규 공장에서 자체 브랜드 제품인 ‘프라이맥스 21700’(지름 21mm·높이 70mm) 원형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전동공구를 비롯해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기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요처에 납품할 예정이다. 전기차 고객으로는 리비안, 볼보, 루시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원형 배터리 시장 규모는 기존 전동공구, 마이크로 모빌리티에서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수요처가 확대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올해 101억7000만 개에서 연평균 8%씩 성장해 2027년 151억1000만 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991년 설립된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은 삼성SDI 최초의 해외법인으로 초기에는 브라운관 제조 거점 역할을 했다. 1공장은 2012년부터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SDI는 5월 미국 스텔란티스와 함께 25억 달러(약 3조3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미국 첫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29일 공시 예정인 삼성SDI 2분기(4∼6월)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역대 최대인 4조6700억 원과 4000억 원 수준으로 전망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GS칼텍스는 2022년을 근원적 혁신을 의미하는 ‘딥 트랜스포메이션’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전 사업 영역에서 이를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과 조직, 프로세스를 변화시키는 한편 축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및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업무 생산성 및 문서 관리 효율을 극대화하면서도 높은 보안 유지가 가능한 ‘마이크로소프트 365’를 최근 전사 도입해 디지털 플랫폼 환경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도입을 통해 사내 커뮤니케이션, 회의, 문서 처리 과정에서 창의적 업무 환경을 조성해 워크플로를 개선하고 각 업무 영역 간 연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GS칼텍스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실제 공장과 똑같이 구현한 가상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가상 공장에서는 운전 조건 이상이나 설비 이상 등 실제로 실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위험을 예측하고 최적의 운영 방안을 검토해 공장 운영 효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공장 내 질식 위험성이 높은 ‘질소분위기 촉매 교체 작업’을 국내 최초로 로봇 작업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국내 로봇 전문 업체와 협업을 통해 가상 작업공간을 만들고 모의 테스트를 거친 후 실제 현장의 설비에 로봇을 투입하는 질소분위기 촉매 교체 작업에 성공했다. 2030년 운영을 목표로 공장 내 통합관제센터도 구축하고 있다. GS칼텍스 여수공장에는 30만 개 이상의 설비들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하면 여수공장의 각 설비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생산, 기획, 정비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므로 문제 발생 시 공정 전체를 아우르는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S그룹은 ‘디지털 전환’을 그룹의 미래 준비 전략으로 선정하고 전통 제조업 분야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스마트에너지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LS전선은 지난해 온라인 B2B(기업 간 거래) 케이블 판매 시스템인 ‘원픽’을 도입했다. 원픽은 케이블 유통점이 온라인으로 케이블의 실시간 재고 파악과 견적 요청, 구매, 출하 확인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반나절씩 걸리던 재고 확인을 1분 만에 할 수 있게 됐고 출하 상황도 바로 알 수 있게 됐다. LS일렉트릭은 청주 1사업장 G동에 부품 공급부터 조립, 시험, 포장 등 전 라인에 걸쳐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스마트공장 전환 이후 하루 생산량은 기존 7500대 수준에서 2만 대로 확대됐으며 에너지 사용량은 60% 이상 절감됐다. 이에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공장은 지난해 말 세계경제포럼으로부터 대한민국 기업 두 번째로 ‘세계등대공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LS니꼬동제련도 온산제련소에 생산 전 과정을 통신으로 연결해 공정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LS엠트론은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자율작업 트랙터인 ‘LS 스마트렉’과 작업 이력 원격관리 서비스 ‘아이트랙터’를 출시해 대한민국 농업 첨단화를 이끌고 있다. 에너지기업 E1은 여수·인천·대산 기지 내에 작업자가 모바일 기기로도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환경 포털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작업별 안전조치 사항 및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등의 정보도 편리하게 조회할 수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그룹은 고객 경험 혁신과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인공지능(AI)을 그룹 미래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선점하고 기술 경쟁력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초거대 AI ‘EXAONE(엑사원)’은 2020년 설립된 LG AI연구원의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LG AI연구원은 지난해 5월부터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인공 신경망 파라미터를 13억 개, 130억 개, 390억 개, 1750억 개 등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하며 초거대 AI 연구에 매진해 왔다. LG는 엑사원을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하는 실험에 앞장서고 있다. 엑사원으로 구현한 AI 아티스트 ‘틸다’를 2월 미국 뉴욕 패션위크에서 처음 선보였다. 틸다는 AI 휴먼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 박윤희 씨와 협업했다. 창의성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AI와 인간이 협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LG는 2018년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필두로 AI 분야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등 LG의 주요 회사 6곳이 출자한 5억 달러 규모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 대상 기업으로는 미국 모바일 맞춤광고 서비스 기업인 몰로코와 이스라엘 의학 영상 분석 기업 제브라 메디컬 비전이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하이닉스가 내년 초 충북 청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착공하려던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도 투자 계획을 조정하는 등 하반기(7∼12월) 반도체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검토했으나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공격적인 설비 증설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여 m² 부지에 약 4조3000억 원을 투자해 내년 초 신규 메모리 반도체 공장(M17) 건설에 나설 계획이었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5년이다. 3, 4년 뒤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였다. 반도체 시장 다운사이클(침체기)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14일 “원자재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원래 투자 계획했던 것과는 잘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긴축 경영 선언도 반도체 기업들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테슬라, 구글 등이 감원 또는 채용 규모를 줄이기로 한 데 이어 애플도 내년부터 비용과 채용을 모두 감축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삼성-인텔도 美공장 착공 연기… “반도체, 3년만에 침체기 조짐” SK, 청주 반도체 공장 증설 보류글로벌 소비감소에 시장 급격 위축…D램 시장 규모 2분기 연속 하락업계, 작년 세웠던 계획 잇단 변경…파운드리 1위 TSMC도 투자 수정업계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 가능성”…美반도체 지원법안 통과 여부 주목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되면서 반도체 업계가 투자 계획을 잇달아 변경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9년 이후 첫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 조짐이 본격 시작됐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보류되고 있는 반도체 기업 투자 계획들은 대부분 지난해 반도체 시장 업황이 좋았을 때 수립된 것들이다. 이를 집행해야 할 올해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각국의 통화 긴축이 이어지면서 예상보다 급격하게 반도체 시장을 위축시켰다.○ 삼성·인텔 美 착공 연기, TSMC·마이크론 투자 조정19일 업계에 따르면 충북 청주 공장 증설을 보류한 SK하이닉스 외에 삼성전자와 인텔의 미국 반도체 공장 착공식도 잠정 연기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22조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으며 인텔은 올해 1월 오하이오주 반도체 공장에 향후 10년간 1000억 달러(약 131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각각 올해 6월과 7월 착공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모두 무기한 연기됐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하는 와중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 법안’마저도 의회에서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에 투자할 경우 세금 감면 등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안이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는 착공식 세부 일정 조율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확실한 지원법’ 없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오하이오 프로젝트를 지연시킬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인텔의 1분기(1∼3월) 매출은 178억27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0.8%나 줄어들었다. 일부 기업들은 하반기(7∼12월) 투자 목표치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14일 2분기(4∼6월) 실적 발표 당시 재고 상황을 고려해 올해 시설 투자 계획을 기존 400억∼440억 달러의 하한선(400억 달러) 수준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D램 매출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분기 실적 발표에서 “향후 몇 분기에 걸쳐 공급 과잉을 피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19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내년도 D램 장비 지출액은 올해 대비 7.7%, 낸드 장비는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운사이클 이제 시작… IT 기업도 긴축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소비 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1∼6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선 반도체 주요 수요처인 스마트폰과 PC 시장이 올해 들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빠른 속도로 닫고 있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10∼12월) 3억7140만 대에서 올 1분기 3억2640만 대로 꺾였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2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3% 줄어든 7130만 대에 그치며 전 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 3분기(7∼9월) 262억39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2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램 가격이 평시 대비 4분의 1까지 떨어졌던 2019년 ‘슈퍼 다운사이클’에 비해 골은 깊지 않은 수준”이라면서도 “각 사의 재고 수준을 감안할 때 업계는 당분간 전방산업 수요를 주시하며 중장기 침체 대응 태세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경기도 자연보전권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A사는 수요가 늘어나 공장을 증설하려다 또다시 정부 규제에 막혔다. 자연보전권역에서 공장을 운영할 경우 물환경보전법 등의 시행령에 따라 폐수배출시설 규제를 받는다. 공장 신증설 규모 1000m²를 넘기지 못한다. 이 회사에서 배출되는 폐수는 공장을 오가는 차량의 타이어 세척에서 발생한다. 폐수를 없애려 지하에 물탱크를 묻은 뒤 물을 끌어올려 타이어를 세척하고 더러워진 물을 전량 탱크로 회수한다. 폐수를 재활용하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물탱크의 폐수를 권역 밖으로 옮겨 처리한다. 권역 내 폐수 유출이 없는데 폐수배출시설 규제를 받는 셈이다. A사는 2018년 공장을 하나 늘릴 때도 규제 때문에 980m² 규모로 공장을 지었다. 이번에도 같은 규모로 공장을 지어야 할 상황이다. A사 관계자는 “폐수배출시설 규제로 공장을 필요한 크기만큼 짓지 못하고 작게 여러 개 지어야 한다”며 “컨설팅 비용과 건설 비용 등이 계속 중복 투입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처럼 기업 투자 및 산업 경쟁력 강화에 어려움을 주는 ‘시행령 규제’ 등을 이달 출범하는 경제규제혁신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에서 집중 논의한다. 고환율, 고금리, 공급망 위기 등 대외 경제 여건이 급속히 악화하는 만큼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도 정부가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시행령 규제가 우선 목표가 됐다는 분석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시행령 규제개선과제 103건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정부가 경제단체에 규제혁신 TF에서 다룰 규제 과제 선정을 의뢰했고 전경련이 기업들의 민원을 바탕으로 우선 다뤘으면 하는 시행령 규제 목록을 제출한 것이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 규제 해소 100대 과제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기업형별규정 개선안 37건을 각각 기재부에 제출했다. 정부는 이달 중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민간 전문가가 공동 팀장을 맡는 규제혁신 TF 1차 회의를 열 예정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해결이 쉬운 시행령 규제부터 첫발을 떼면 규제 개혁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폐수 배출 않는데 공장 증축 ‘불가’… 플랜트 공사 외국인 고용 ‘불가’ 기업 체감 ‘모래주머니’ 어떤게 있나 직원 적은 회사도 정보보호 임원 필수… 싱가포르서 항공부품 정비 재수입땐美-EU와 달리 한국만 관세 매겨… “불합리한 규제로 기업 경쟁력 위축”국회 공전탓 법 개정은 기약 없어… “정부 시행령 개선으로 급한 불부터” 건설기업 B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인력난이 극심해지면서 노후화된 발전소·석유화학단지 생산설비(플랜트) 개·보수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할 사람이 없어서다. 충남 서산 등 대규모 플랜트 현장이 있는 지역에서 젊은 인력 유출이 심각한 수준이다. 문제는 플랜트 시설과 관련해서는 주요 협력사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현행 국내법은 건설공사에 대해 외국인력 고용을 허용한다. 하지만 석유화학공장이나 환경시설, 발전소 설비 공사 등에 해당하는 ‘산업환경설비’ 면허 사업자는 예외다. 2004년 고용허가제 시행 당시 플랜트 공사에 외국인 근로자 고용실적이 없었던 데다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보안, 내국인 근로자 일자리 보호 등의 이유로 금지한 것이다. 18년이 지나면서 현장 상황도 달라졌다. B사 관계자는 “지방 건설현장 일손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 소방공사까지 외국인을 고용하는데 유독 플랜트 공사만 제외돼 있다”며 “철골, 도장, 용접 등 단순·기피 업무만이라도 규제를 풀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18일 정부에 제출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하위법령 규제개혁 과제’ 보고서에는 폐수 유출이 없는데도 폐수배출시설 규제를 받는 A사의 사례같이 각 기업들이 경영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모래주머니 규제’가 대거 포함됐다. 주요 그룹 지주회사인 C사의 경우 전체 직원이 40여 명에 불과한데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임원급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별도로 고용해야만 한다.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에 해당하는 회사가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단순한 이유에서다. 이 회사 홈페이지는 계열사 소식을 전달하는 목적이어서 개인정보를 다룰 일이 없다. 회사 측은 “지주회사나 특수목적법인 등 정보보호 필요성이 낮은 기업은 CISO를 부장급으로 완화하거나 겸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미비한 제도로 해외 수주 경쟁력에 타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항공업계는 싱가포르에 정비용 부품을 수출했다가 수리 후 재수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다른 나라와 달리 관세 면세 조항이 없어 항공정비 산업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이 싱가포르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은 자국법이 우선 적용되는데 국내법에는 면세 규정이 없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무관세 혜택을 받는 경쟁국 항공사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 경영난이 가중되자 정부가 한시적으로 올해만 이를 면제해주고 있지만 결국엔 궁극적인 해결책이 마련됐으면 한다는 게 업계의 바람이다. 산업계에서 제안한 이번 규제개혁 과제가 정부 시행령 개선에 집중된 이유는 최근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현장의 어려움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21대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이 50일 가까이 공전하면서 각종 규제개혁안의 입법 논의도 기약 없이 미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험로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주도해 개정 공표할 수 있는 시행령부터 풀어나가자는 취지다. 유정주 전경련 기업정책팀장은 “대내외 경제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민간 주도 경제의 활력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현장 경영 환경 제고가 시급하다”면서 “정부 의지만 있으면 속도를 낼 수 있는 시행령 이하 행정 입법을 통해 우선적으로 규제 개선의 마중물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제출한 ‘기업이 바라는 규제혁신과제 100선’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상의의 100대 과제에는 신산업 및 신기술 관련 규제 개선안이 26건으로 가장 많다. 여기에도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변경만으로도 풀 수 있는 규제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은 농촌 경제의 활력 제고를 위해 거리에서 캠페인에 나섰다. 전경련은 18일 허 회장이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등 각계 인사들과 함께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걷고 싶은 거리’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농촌 여행과 우리 농산물을 알리는 캠페인을 펼쳤다고 밝혔다. 이날 허 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우리 농촌이 일손 부족과 관광객 감소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며 “오늘 행사가 MZ세대들의 발걸음이 농촌으로 향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번 캠페인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많이 사용하는 MZ세대를 대상으로 농촌의 매력을 알리는 체험형 포토존을 기획했다. 허 회장은 회원사에 보낸 서한문을 통해 농촌 여름휴가를 장려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법원이 경남 거제에 있는 대우조선해양 선박건조 작업장을 점거하고 농성 중인 금속노조 조합원에게 퇴거 명령을 내렸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민사2부(재판장 한경근)는 대우조선해양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유최안 부지회장(40)을 상대로 낸 집회 및 시위금지 가처분 신청 일부를 인용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퇴거하지 않을 경우 사측에 1일 300만 원씩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유 부지회장은 지난달 22일부터 ‘임금 30% 인상’ 등을 요구하며 원유 운반 선박을 건조 중인 조선소 1독(dock·선박건조대)을 점거했으며, 1m³ 크기의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용접으로 출입구를 막고 농성 중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유 부지회장의 점거 행위가 정당한 쟁의 행위가 아니며, 점거 행위로 사측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유 부지회장의 농성으로 11월 인도를 앞둔 배의 진수 작업이 중단돼 대우조선해양의 피해 규모는 6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권력 투입 여부는 이르면 23일부터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유 부지회장 등에 대해 22일까지 4차 출석요구서를 보낸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이번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검찰에 재신청할 예정이다. 또 원유 운반 선박 난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조합원 6명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도 함께 검토 중이다. 하청지회는 대우조선해양이 2주간 여름휴가에 들어가는 23일 이전에 협상 타결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23일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4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파업을 응원하는 ‘희망버스’를 꾸려 대우조선해양으로 향할 예정이다. 하청지회 이김춘택 사무국장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법원의 명령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노사가 15일부터 협상을 시작했고, 여름휴가 전 협상을 타결하는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하청지회 조합원들의 불법 점거와 극단적인 불법행위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회복 노력을 무위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정부의 공권력 집행을 요청했다.거제=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호소를 위해 지난주 피지로 파견됐던 민관합동 대표단이 일부 성과를 안고 15∼17일 차례로 귀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현지 교섭 내용을 바탕으로 11월 주요 그룹 대표들로 구성된 기업인 현지 투자사절단을 피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민관합동 대표단은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가 열린 피지에서 11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정부 대표들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했다. 동시에 해당 국가들과 경제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단에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권용우 외교부 BIE 협력대사, 박학규 삼성전자 사장,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 등이 포함됐다. 대표단은 10일 피아메 나오미 마타아파 사모아 총리,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교장관 등을, 11일에는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피지 총리와 아스테리오 아피 나우루 대통령 특사(외교차관) 등을 상대로 유치전을 펼쳤다. 12일에는 제러마니아 마넬레 솔로몬제도 외교장관, 존 실크 마셜제도 상업·천연자원장관, 마크 아티 바누아투 외교장관, 누르 바노 알리 피지 상의 회장 등과 만났다. 13일에는 수랑겔 휩스 2세 팔라우 대통령, 시아오시 소발레니 통가 총리 등을 만나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조 의장은 이번 피지 파견 중 SK그룹의 4대 사업군인 △그린섹터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인공지능(AI) △반도체·반도체 소재 기술력을 소개하는 한편 태평양 도서 국가들과 경제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의장은 SK가 최근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신설한 ‘WE(World Expo) TF’의 수장을 맡고 있다. 이번 피지에서의 유치전은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지지 의사를 밝혀온 일부 국가들이 부산에 표를 던질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는 이에 11월 중 피지로 투자사절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태평양 도서국가 정부 관계자들과 재차 회동하면서 민관합동 대표단 측이 제안한 투자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대표단이 공식·비공식적으로 각국 정상들과 논의한 투자 계획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11월경 주요 그룹 투자사절단을 파견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엑스포 유치 지원을 더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규제혁파, 인센티브 제공, 입지 개선 등 투자 활성화 3종 세트를 강화해 ‘투자 주도형 성장전략’을 추진하겠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은 15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리고 있는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에서 성장잠재력과 역동성 하락을 우려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현재 상황에 대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의 규제 환경으로 투자 매력도가 저하됐고 노사관계 협력도 141개국 중 130위권”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성장지향형 산업 전략을 통한 산업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장관은 기업 투자 확대가 “새 정부 산업정책의 최우선 과제”라며 “투자는 빠른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신기술 습득, 생산성 향상 등 1석 4조의 효과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규제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정부 모두 규제 혁파에 ‘올인(다걸기)’하겠다. 좋은 결과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8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핵심 산업 육성 비전도 밝혔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초격차 확보와 주력산업 고도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일자리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며 “7월 중 반도체 산업전략을 발표하고 순차적으로 주요 업종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동조합 파업 사태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이 장관은 “노사 당사자가 당장 협상을 해야 하고 정부와 관련 기관이 분위기를 맞춰서 협조해야 할 것”이라며 “도와줄 방법이 뭔지 분위기 형성 방법이 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난해 세웠던 투자 계획들은 어느 정도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13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개막한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SK그룹의 투자 계획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의 고환율과 고금리, 원자재가 급등 등으로 주요 기업들이 하반기(7∼12월) 경영 전략 재검토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SK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 회장은 “원자재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원래 투자 계획했던 것과는 잘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어쩔 수 없이 (일부 계획에 대한) 조정 결정이,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급브레이크’ 걸리는 기업 투자5월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10대 그룹은 총 1060조 원에 달하는 국내외 투자계획과 그에 따른 고용 목표치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잇달아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지난달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데 이어 한국은행도 최근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기업들의 금융부담도 급격히 커진 것이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과 원자재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한국기업들은 삼중고, 사중고까지 겪고 있다. 투자비용이 치솟자 국내 1위 전기차 배터리업체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 1조7000억 원을 들여 짓기로 한 배터리 공장의 착공 시기나 시설 규모 등을 재검토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5대 그룹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예상했던 환율이나 금리 수준을 넘어가니 가만히 앉은 상태로 당초 투자규모보다 10%를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경제상황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의 물가 및 임금 상승 여파도 변수가 되고 있다. 최 회장도 “물가가 올라가니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지는 게 장기적으로 가장 어려운 과제”라면서 “기업,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에는 어려움이 배가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14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회의도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전통적으로 내수 사업 비중이 큰 롯데로서는 복합위기에 따른 소비 위축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어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 들어 금리인상, 스태그플레이션 등으로 경제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단기 실적에 안주한다면 더 큰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 “투자 빙하기 풀어낼 지원책 필요”본보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의뢰해 국내 100대 기업(지난해 연간 매출액 기준, 공기업·금융사 제외)의 투자규모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투자액은 22조4540억 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인 2020년 1분기 19조1660억 원보다 3조2880억 원(17.2%) 늘어났다. 그러나 가장 덩치가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면 투자액은 2020년 1분기 10조4660억 원에서 올 1분기 10조1650억 원으로 3010억 원(2.9%) 감소했다. ‘반도체 착시효과’를 빼면 이미 1분기부터 대기업들의 투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는 투자액이 다소 늘었지만 당시엔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경기가 얼어붙었던 때라 비교 대상으로 삼기는 어렵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하더라도 100대 기업의 투자액은 전년 대비 증가율이 2020년 1분기 21.5%, 지난해 1분기 9.7%, 올 1분기 6.8%로 갈수록 둔화하고 있다. 재계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 개선, 법인세 인하 등 투자 여건 개선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전경련 이상호 경제정책팀장은 “기업들은 투자여건 개선 여부가 확실하지 않아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라며 “기업 활력을 높일 일련의 정책들이 마련돼야 투자 여력도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서귀포=곽도영 기자 now@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