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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가파른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금융 부담 급증으로 인한 위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당장 현금 유동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입장문을 내고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931조 원이고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이 437조 원에 달한다”면서 “금리가 계속 인상된다면 건실한 중소기업도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많은 중소기업은 신용등급이 높지 않아 자금조달 시 주식이나 채권 발행보다 은행 대출 의존도가 크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금리인상에 더 민감한 배경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기업들의 금융 부담이 급증해 투자활동이 위축될 수 있고 민간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한계상황에 처해 있는 많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논평했다. 이날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 참가한 기업인들도 금리 인상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영남지역 기업인 A 씨는 “지방의 중소·중견기업은 부채율이 200%, 300%가 흔하다”라며 “금리가 오르면 안 그래도 힘든 기업들더러 죽으란 소리”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얘기였다. 서울 소재 기업 대표 B 씨는 “지금 영세기업들이나 소상공인들이 한계선에 다다른 분위기”라며 “금리를 한꺼번에 너무 올릴 수밖에 없다면 기업부채 관련 보완책이라도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럼에서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업들의 정책 협조를 우회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추 부총리는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의 원가 부담 완화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니 기업도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악순환의 고리를 어디에선가 끊어야 한다. 일정 시간 지나면 우리도 선순환 구조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서귀포=곽도영 기자 now@donga.com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시가총액 기준 세계 100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중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2곳만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차세대 주자를 포함한 200대 기업으로 범위를 넓혀도 한국 기업은 5개에 불과해 중국의 5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업분석 데이터베이스인 ‘S&P 캐피털 IQ’를 통해 세계 ICT 기업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6월 말 시가총액 순위로 뽑은 100대 기업에 삼성전자는 9위, SK하이닉스는 56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기업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56개로 100대 기업 중 절반이 넘었다. 중국은 텐센트, 바이두 등 9개, 일본은 키엔스, 소프트뱅크 등 8개였다. 인도(4개), 네덜란드(4개), 대만(3개)도 한국보다 100대 기업 수가 많았다. 200대 기업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중국과 일본 기업 수가 각각 27개, 17개로 늘어난다. 반면 한국 기업은 삼성SDI(114위), 네이버(120위), 카카오(133위)가 추가돼 5개에 그쳤다. ‘반도체’ 업종으로 분류된 기업들의 시가총액 100대 순위에서는 SK하이닉스(11위)와 SK스퀘어(63위) 등 2개사만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기술 하드웨어’ 업종으로 분류돼 집계에서 제외됐다. 반도체 업종 기준 중국은 41개, 미국 31개, 대만 15개 순으로 100대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시가총액 100대 기업이 가장 많이 분포한 상위 5대 업종은 △반도체 △앱 소프트웨어(SAP, 줌, 어도비) △데이터 프로세싱·아웃소싱 서비스(페이팔, 카카오페이) △시스템 소프트웨어(MS, 오라클) △IT 컨설팅(액센추어, 타타컨설팅) 순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기술 하드웨어·스토리지’(삼성전자, 애플, 델) 업종이 순위권(4위→9위)에서 사라지고 대신 ‘시스템 소프트웨어’(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업종이 그 자리(9위→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PC, 스마트폰 등 대표적인 전자기기들의 수요가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실적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1∼3월) D램 매출이 나란히 감소한 데 이어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아예 신규 설비 투자를 축소하기로 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D램 매출 동반 하락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D램 매출은 지난해 4분기(10∼12월) 대비 900만 달러(약 118억 원) 줄어든 103억4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7∼9월)에 115억3000만 달러를 기록한 뒤 두 분기 연속 하락한 것이다. D램 시장 전체 규모는 더 큰 폭으로 감소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41.9%에서 42.7%로 오히려 소폭 늘었다. 글로벌 2위인 SK하이닉스의 매출 하락 폭은 훨씬 컸다. 이 회사의 1분기 D램 매출은 직전 분기 74억3000만 달러보다 8억7100만 달러 줄어든 65억5900만 달러였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4분기 30.1%에서 올해 1분기 27.1%로 줄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2021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4분기(6∼8월) 매출 전망치를 시장 추정치(약 91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72억 달러로 발표했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향후 몇 분기에 걸쳐 공급 과잉을 피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초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스마트폰 판매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PC 시장 수요 침체 직격탄D램 주요 수요처 중 하나인 스마트폰 시장은 올 들어 뚜렷한 위축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던 2020∼2021년 전자기기 교체 수요가 대거 소화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위기,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지난해 4분기 3억7140만 대에서 올 1분기 3억2640만 대로 4500만 대(12.1%)나 줄었다. 작년 1분기의 3억5490만 대와 비교해도 2850만 대(8.0%) 감소한 수치다. PC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11일(현지 시간) 시장조사업체 IDC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글로벌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줄어든 7130만 대에 그쳤다. 전 분기에 이은 두 분기 연속 감소세다. 지테시 우브라니 IDC 모바일디바이스 연구원은 “불경기에 대한 공포가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전 업종에서 수요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최소 올 하반기까지 글로벌 수요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D램 시장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미 올 하반기 신규 공장 및 설비 투자 계획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하반기 경영 전략 수정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D램 가격(DDR4 PC용 범용 기준)은 지난해 7월 4.1달러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 지난달 말 3.35달러까지 내려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요 둔화로 D램 가격 하락 전망은 불가피하지만 과거 다운사이클(침체기)에 비해 재고 수준은 나쁘진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시장 움직임에 따라 가격 협상 전략 등 하반기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경제단체들이 내놓는 올 하반기(7∼12월) 경제 전망이 전년 대비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OECD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가 올해 하반기 세계 경제 상황 및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국가의 절반 이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0.5∼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조사는 6월 OECD 31개 회원국 경제단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한국에선 전경련이 조사 대상이 됐다. OECD 각국의 경제단체들 중 올해 하반기 전반적인 경영환경에 대해 ‘좋음’으로 전망하는 곳은 10%에 불과했다. 지난해 60%가 하반기 전망을 ‘좋음’으로 전망했던 것에 비해 크게 하락한 수치다. 반면 경영환경을 ‘보통’으로 전망한 비율은 지난해 12%에서 올해 59%로, 경영환경을 부정적(‘나쁨’ ‘매우 나쁨’)으로 보는 비율은 28%에서 31%로 각각 증가했다.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문으로는 에너지 가격 및 공급(74%), 글로벌 공급망 문제(17%) 등이 꼽혔다. 기업 투자 전망도 악화됐다. 하반기 자국의 기업 투자가 증가할 것(‘강한 증가’ ‘다소 증가’)이라고 전망하는 비율은 지난해 95%에서 올해 72%로 23%포인트 하락했다. 투자가 감소할 것(‘강한 감소’ ‘다소 감소’)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2%에서 23%로 21%포인트 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자국 GDP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응답국의 53%는 자국 GDP가 0.5∼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GDP가 1%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비율도 18%로 집계됐다. 응답국의 20%는 아직 정확한 영향을 예측하기엔 이르다고 응답했다.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국의 68%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2%포인트 이상의 추가 물가 인상률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0.5∼2%포인트 사이의 물가 상승 영향을 예상한 응답률은 19%였으며 물가 하락을 전망한 국가는 없었다고 전경련은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KT&G장학재단은 위기 청소년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7일 서울 성동구 ‘KT&G 상상플래닛’에서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와 ‘뉴스타트 장학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가정의 보호와 지원을 받지 못해 생존형 가출을 선택한 위기 청소년들이다. 지난해 청소년복지 지원법이 개정되면서 집에서 나온 청소년을 일컫는 법률용어가 ‘가출 청소년’에서 ‘가정 밖 청소년’으로 변경됐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는 전국 청소년 보호시설로부터 장학금 수혜자를 추천받는다. KT&G장학재단은 추천 인원의 적합성 등을 심사해 장학생 100명을 선발한 뒤 다음 달 총 2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KT&G장학재단은 KT&G가 ‘함께하는 기업’이라는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2008년 설립한 공익법인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5대 그룹 총수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위원회’에 모두 위촉되면서 민관 합동 ‘부산엑스포 유치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경영진들은 12∼14일(현지 시간)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정상회의가 열리는 피지 수바로 건너가 현지 유치 활동을 벌인다. 유치 대표단은 피지와 뉴질랜드 등 남태평양 주요 도서국가 정부 대표들을 잇달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적극 요청할 예정이다. 삼성에서는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과 조상호 삼성전자 동남아총괄 부사장이 파견됐다. SK에서는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김유석 SK 부산엑스포 TF 현장지원담당(부사장)이 직접 뛸 예정이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성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통상본부장, 권용우 외교부 국제박람회기구(BIE) 협력대사 등이 동행한다. 9일 피지에 도착한 박 사장 등 삼성 경영진은 10일 피아메 나오미 마타아파 사모아 총리와 사이먼 코페 투발루 외교장관을 만나 민간 외교 첫 일정을 시작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가마다 1표씩을 행사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정부 관계자를 만나 투자 니즈를 파악하고 협력 관계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파견된 기업인들은 정부 및 유치위원회 인사들과 함께 PIF 기간에 피지를 찾는 BIE 회원국 11곳의 대통령, 총리 등 정부 대표들을 만날 계획이다. 해당 국가들은 화산 폭발 등 자연재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겪고 있다. 주로 해양수산업, 관광, 정보기술(IT) 통신 인프라 등에 수요가 있는 만큼 기업별로 현지 구호와 인프라 설비 지원 등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외에도 이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모두 위원으로 참여를 공식화했다. 주요 그룹별 담당 국가가 지정됐으며 기업 내 전담조직도 꾸려진 상태다. 최 회장은 8일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1차 회의에서 ”수백 번 두드리면 엑스포 유치라는 대박이 터질 것으로 믿는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난해 수주한 선박들 설계를 끝내고 이제 건조에 들어가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런데 블록(선박 건조에 기초가 되는 철 구조물)을 제작해 넘겨줘야 하는 협력사들이 많이 힘든 상황이라 불안합니다.” 국내 조선 대기업 A사 관계자는 6일 이같이 토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1∼6월)까지 국내 조선3사는 대형 수주릴레이를 이어오고 있다. 이 물량들은 하반기(7∼12월)부터 순차적으로 건조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철강 등 원자재가가 크게 오르고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부산과 경남 창원 등에 몰려 있는 중소 협력사들은 일감을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려 있다. 협력사 생산 차질은 조선사의 납기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A사 관계자는 “납기 스케줄이 촘촘히 짜여 있는데 블록 납품 단계부터 문제가 생기면 결국은 고객사와의 계약을 지키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환율·금리·유가의 ‘4고(高) 현상’으로 수출 생태계의 허리를 책임지는 협력사들이 휘청거리면서 협력사 공급망에 의존하는 대기업들까지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자·자동차·조선 등 대표적인 수출기업들은 전국 수백∼수천 곳의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수시로 공급망 점검을 하고 있다. 해외 공급망 문제와 물류 대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공급망마저 무너질 경우 대기업들도 버텨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협력사 생태계 유지는 대기업 생존에도 절대적인 요소”라며 “자동차업계 1차 협력사 중 30%가 적자를 내면서 완성차 업체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1∼3월) 자동차 부품업체 상장사 83곳 중 23곳(27.7%)이 적자를 냈다. 산업계 도미노 현상을 막으려면 생태계를 떠받치는 1, 2, 3차 협력사들의 생존을 보장할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무역금융이나 세제지원 같은 사후 대책에 주력해 왔다. 재계와 전문가들은 중소·중견기업들의 인력난을 해결할 외국인 근로자 쿼터제 완화와 민간-정부 합동 원자재 수입 다변화처럼 현장 이슈에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소 협력사 생태계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으면 결국 대기업 제품의 품질과 생존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지역 기반 중소 협력사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인력난 등 현장 애로사항을 풀어주는 게 급하다”고 말했다.조선업, 협력사 납품 지연에 건조 타격… “수주량 감당 못할수도” 매출 2000억원 중소 철강업체도 “니켈값-운송비 치솟아 도산 지경에”1분기 車협력사 60% “영업이익 감소”… 中企 생태계 무너지면 대기업도 위기“외국인 근로자 고용비율 제한 풀고, 정부도 공급망 넓히기 위해 함께 뛰어야” “지금 같은 위기가 이어지면 연말부터 우리 같은 중소 업체부터 도산할 겁니다. 1, 2, 3차 협력사가 무너지면 파이널 유저인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연쇄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거예요. 협력사들에 분업화된 일을 혼자서 다 할 수는 없으니까요.” 매출액 2000억 원 규모의 중소 철강 제조업체 E사는 해외에서 니켈을 수입해 제품을 만든 뒤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거나 해외로 수출한다. 니켈 가격이 급등한 데다 환율마저 고공행진을 하면서 생산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치솟았다. 여기에 수출물량을 실을 선박 운송가격이 250%, 국내 운송비마저 30%가량 늘어나자 버티기 힘든 수준으로 내몰리고 있다. E사 대표는 “당장 오늘 내일 먹고살기 어려운데 1년 뒤 정산하는 세제 혜택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생태계 무너지면 글로벌 기업도 타격한국 산업의 뿌리인 중소 협력사부터 시작돼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경제 위기의 ‘도미노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고임금의 ‘4고(高)’ 리스크를 견디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2, 3차 협력업체들부터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 협력사와 대기업은 ‘공생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흔들리면 협력사들의 일감이 부족해지는 것처럼, 협력 생태계가 무너지면 대기업도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자동차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든 게 대표적이다. 재계에서는 마지막 버팀목이 돼야 할 국내 공급망이 무너질 경우 산업계 전체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에도 불구하고 웃지 못하는 배경이다. 조선업계의 경우 201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불황으로 인력 생태계가 해체된 데다, 협력업체들 역시 과거의 경쟁력을 상당부분 잃은 상태다. 원자재가 상승과 환율 불안 등은 이런 위기상황을 더 키우고 있는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은 제품을 만들어 파는 산업이 아니라 건설업처럼 먼저 수주한 뒤 납기를 지키는 산업”이라며 “협력업체 부실은 결국 계약 불이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수주량 자체를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한 대당 3만여 개의 부품이 필요해 완성차 업체들은 전국 9000여 개의 부품 협력업체를 두고 협업을 한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기준 상장된 자동차 부품 1차 협력사 83개사 중 49개사(60.0%)의 영업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적자 업체는 23개사(27.7%)에 달했다. 일부 대기업들이 협력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돕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는 것도 생태계를 견고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류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정책팀장은 “지금은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기업 생태계 간 경쟁 시대”라며 “정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력과 보완이 이뤄지도록 제도 마련에 힘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원자재 확보에 해외로 발 벗고 나서야”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대책을 내놓는 세제·금융 지원과 더불어 인력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입을 모은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국내 인력들이 고령화하기도 했고 젊은 사람들은 일이 힘든 공장보다 근무 여건이 자유로운 직업을 선호한다”면서 “내국인 인력 자체가 부족하니 외국인이라도 채용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도에 따르면 외국인 고용 인원은 일정 비율로 제한돼 있다. 예를 들어 내국인 근로자가 301명 이상인 경우엔 외국인 근로자는 40명까지만 원칙적으로 고용할 수 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외국인 인력도 충원이 어렵고 주 52시간제까지 있다 보니 중소업체는 인력이 부족하다. 외국인 쿼터 한도를 폐지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원자재값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해외로 뛰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최근 정부의 원자재 공급망 대책 회의에 참여한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어느 나라에서 새롭게 원자재 수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지 파악은 하고 있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라며 “직접 기업들과 합동으로 해외로 나가 상대 정부를 만나고 보증을 서 줘야 기업들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50개 제조 중소기업의 상반기(1∼6월) 애로사항(중복 응답)을 파악한 결과 원자재 가격 상승(90.4%), 내수 부진(32.8%), 인력 수급난(22.8%) 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필요한 정책으로는 △세금 및 각종 부담금 인하(52.4%) △원자재 수급 안정화(48.4%) △정책자금 보증확대 및 금융지원(43.6%) △외국인 근로자 확대 등 인력난 해소(35.2%) 등이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면담을 갖고 규제 핫라인을 구축해 향후 기업들의 탄소중립 이행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함께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최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여러 가지 공급망 변화로 기업들이 상당히 어려움을 맞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에는 현재로서는 환경 규제 논의가 버거운 것도 사실”이라며 “환경 문제 해결과 더불어 환경 산업도 같이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규제뿐만 아니라 인센티브의 형태로도 아이디어를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5월 대한상의는 △사용 후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시 폐기물 규제 제외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제조 규격 현실화 △CCUS(탄소 포집, 활용,저장) 기술로 포집된 이산화탄소 재활용 시 폐기물 규제 제외 및 허용 범위 확대 등을 환경부에 건의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6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6.0% 급등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앞으로 제가 직접 민생 현안을 챙기겠다”며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13일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로 1년 전보다 6.0% 상승했다. 쌀, 라면 등 자주 사는 품목으로 구성돼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도 같은 기간 7.4% 올랐다. 두 지수 모두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7월부터 전기·가스 요금 인상, 휴가철 등 물가 상승 요인이 대기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6%를 넘는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향후 7∼8%대 물가 상승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I(인플레이션)의 공포’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은 5월 물가 상승률이 41년 만에 가장 높은 8.6%까지 치솟았다. 일본은 5월 물가 상승률이 2.1%로 다른 나라에 비해 낮지만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들썩여 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유럽에서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3일(현지 시간) 독일 ARD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물가 급등을 주시하고 있다며 “(겨울에) 난방비가 갑자기 수백 유로가 오르면 국민들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식값, 30년만에 최대 8% 껑충… 전기-가스료 올라 압박 더 커져 6월 물가 외환위기 후 첫 6% 상승, 라면 등 생활물가는 7.4% 올라전기-가스료 이달부터 인상폭 확대, 하반기 물가상승률 8% 전망도1분기 국민고통지수 10.6 사상 최고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로 올라선 데는 기름값과 곡물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물가 상승세를 이끄는 대외 여건이 지속되는 데다 이달부터 전기·가스 요금까지 오르면서 올해 하반기(7∼12월) 중 물가상승률이 8%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개월 동안 3%대에 머물던 물가상승률은 4개월 만에 약 두 배로 뛰었다. 고물가에 서민들의 어려움이 커지자 정부는 매주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열기로 했다.○ 30년 만에 최대로 오른 외식 물가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의 물가 기여도는 각각 3.24%포인트, 1.78%포인트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6.0% 중 5.02%포인트를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인상이 차지할 정도로 오름세를 주도했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치솟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곡물가격이 재료비를 비롯한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물가를 밀어 올렸다. 특히 라면, 돼지고기 등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서민들의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7.4% 올랐다. 개인서비스에 포함되는 외식 가격도 1년 전보다 8% 오르며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문제는 이달부터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일부터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5원,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11원 올랐다. 5월에 이어 6월에도 9.6% 오른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당장 7월부터 상승 폭이 더 커지는 것이다. ○ 국민고통지수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실업률을 더한 국민고통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국민고통지수는 10.6으로 확장실업률 통계가 발표되기 시작한 2015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분석 기간 평균치(7.7)의 1.38배다. 확장실업률은 부분 실업자(주 36시간 미만 근로자로 추가 취업을 원하는 자)를 포함해 산출한다. 국민고통지수는 2020년까지 10 아래에 머물렀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해 1분기 10.5로 높아졌다. 이후 지난해 3분기(7∼9월) 9.1까지 떨어졌다가 4분기(10∼12월)부터 원자재값 급등 여파로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국민고통지수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높아지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0.13%포인트 낮아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공급망 재편, 코로나 팬데믹이 겹치면서 전 세계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장 심각한 물가 충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공기관이) 불요불급한 자산을 매각하고, 과감한 지출구조 조정과 경영 효율화로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마련된 재원을 더 어렵고 더 힘든 분에게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1위 상용차 업체인 이스즈자동차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부터 4년간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며 규모는 총 1조 원 이상일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즈는 일본 내 최대 상용차 업체다. 지난해 일본 내 시장점유율은 33%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부터 생산하는 이스즈의 대표 준중형트럭 ‘엘프’의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 엘프는 일본, 북미 시장 등에서 20년 넘게 캡오버형 트럭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기 차종이다. 이스즈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해 전기트럭을 연 1만 대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스즈와 트럭 전동화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할 예정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이 ‘2030 부산국제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에 직접 나섰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을 만나 현지 사업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부산 엑스포 개최를 위한 지지를 요청했다.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과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사장)도 하루 앞서 카르멘 모레노 토스카노 멕시코 외교차관, 브루노 피게로아 피스체르 주한 멕시코대사 등을 삼성전자 수원 본사에 초청했다. 이들은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을 함께 관람하고 환담을 나눴다. 삼성 측은 이 자리에서도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삼성은 관계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치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장단은 멕시코에 이어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콜롬비아 등 중남미 정부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날 계획이다. 이들은 5일 부산에서 개막해 이틀간 열리는 ‘2022 한국-중남미 미래협력포럼’을 계기로 방한했다. 삼성은 각국에서의 사업 협력과 함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주요 의제로 다룰 방침이다. 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의 집행위원인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은 ‘퍼시픽 아일랜드 포럼(PIF) 정상회의’가 열리는 피지를 이달 방문할 예정이다. 회의 참가국들을 상대로 내년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부산을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한-멕시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 임원 10여 명이 참석해 에브라르드 장관을 포함한 멕시코 인사들과 글로벌 공급망 및 그린 비즈니스 협력, 투자 확대 등을 논의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일 양국의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한일 재계회의가 3년 만에 재개됐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 존중’ 등 8개 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면서 민간에서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제29회 한일 재계회의’를 개최했다. 1982년부터 열려온 한일 재계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과 2021년에는 열리지 못했다. 이번에는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을 포함해 일본 측에서 5명의 재계 대표가 방한했고, 한국 측에선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20명이 참석했다. 양국 기업인들은 양국 관계를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함께 이끌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한일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합의한 선언이다. 경제 협력 촉진과 대북 정책 공조, 한일 대중문화 교류 등 11개 항이 포함됐다. 허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조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지금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선언의 취지에 따라 한일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경제 현안이 한꺼번에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쿠라 회장도 “한일 관계가 어려울수록 1998년 한일 파트너십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미래를 지향하면서 함께 전진하는 것이 소중하다”며 “일본 경제계에서도 한일 정상과 각료 간의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상호 수출규제 폐지, 인적교류 확대를 위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 부활,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발전을 위한 한일 공동협력,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성 등 다양한 협력 방안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중단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를 부활해 인적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2018년 1050만 명이었던 양국의 상호 방문객 수는 지난해 3만4000명으로 급감했다. 전경련과 경단련은 이러한 내용을 담아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 존중, 제3국 시장 협력, 무비자 입국 부활 제안 등의 8개 항으로 구성한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또 내년 제30회 한일 재계회의는 일본 도쿄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한일 양국의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한일 재계회의가 3년 만에 재개됐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 존중’ 등 8개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면서 민간에서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를 주도해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제29회 한일 재계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1982년부터 열려온 한일 재계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과 2021년에는 열리지 못했다. 이번에는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을 포함 일본 측에서 5명의 재계 대표가 방한했고, 한국 측에선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20명이 참석했다. 양국 기업인들은 양국 관계를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로 함께 이끌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1998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한일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합의한 선언이다. 경제 협력 촉진과 대북 정책 공조, 한일 대중문화 교류 등 11개 항이 포함됐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조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지금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선언의 취지에 따라 한일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경제 현안이 한꺼번에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도 “한일 관계가 어려울수록 98년 한일파트너십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미래를 지향하면서 함께 전진하는 것이 소중하다”며 “일본 경제계에서도 한일 정상과 각료 간의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상호 수출규제 폐지, 인적교류 확대를 위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 부활,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필요성,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발전을 위한 한일 공동협력,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성 등 다양한 협력 방안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중단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를 부활해 인적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양측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2018년 1050만 명이었던 양국의 상호 방문객 수는 지난해 3만4000명으로 급감했다. 전경련과 경단련은 이러한 내용을 담아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 존중, 제3국 시장 협력, 무비자 입국 부활 제안 등의 8개 항으로 구성한 공동선언문도 채택했다. 또 내년 제30회 한일 재계회의는 일본 도쿄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윤호 삼성SDI 사장(사진)은 회사 창립 52주년을 맞아 “대외 네트워크와 기술협력을 강화해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말했다. 최 사장은 또 전기 자동차용 대용량 원형 및 전고체 배터리 등을 언급하며 “조기 양산을 통해 차세대 제품 시장을 선점해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이뤄 나가자”고 독려했다. 3일 삼성SDI에 따르면 1일 기흥사업장에서 최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기념식이 열렸다. 최 사장은 이 자리에서 “‘초격차 기술경쟁력’, ‘최고의 품질’,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등 세 가지 경영방침이 더욱 중요해졌다. 보다 속도감 있게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언급하며 리튬이온 배터리 성능 극대화 기술,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용 신규 소재 개발 기술 등을 들었다. 품질에 대해서도 “품질 리스크는 회사의 성과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사업을 존폐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의 초격차 기술 강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유럽 출장에서 헝가리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뒤 귀국해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말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재계의 해석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1kg에 2000원 하던 플라스틱이 4500원으로 올랐습니다. 그런데 모든 나라에서 소비를 하지 않으면서 물건은 팔리지 않아요. 이렇게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처음입니다.” 인천에서 한국콜마와 아모레 등 국내 화장품 대기업 납품 플라스틱 용기를 만드는 A업체는 원료 가격 폭등과 국경 봉쇄, 소비 침체가 겹치며 생존을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A사 관계자는 “거래처들 수출이 안 되니 목요일이면 일이 끊긴다. 작은 기업은 버티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들어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4고(高)’로 수출 대기업이 타격을 입는 가운데 제조업 생태계를 이루는 중소 협력업체들이 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3일 폐업 중소기업들이 기계·설비를 처분하는 ‘자산거래중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등록 물건은 31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6건)보다 42건(15.2%) 늘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 중 휴·폐업 기업은 올해 1∼5월 218개로 전년 동기(160개)보다 58개(36.3%) 늘었다. 대기업 납품 업체들이 밀집한 인천과 경기 안산에서 휴·폐업이 많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하반기에도 수출업체들이 처한 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수출 중소·중견 기업 무역금융을 당초 계획보다 40조 원 이상 확대하겠다”고 말했다.원료비 치솟고 수출은 급감… 中企 “누가 먼저 쓰러질지” 한숨만 아연-니켈값 1년새 20%이상 급등, 작은 회사들 환율 대책도 거의 없어“손해봐도 납품위해 기계 돌려야”코로나 전보다 물류비 250% 올라도 기업 6%만 “공급망 위기 대책 마련” 경북에서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협력업체 B사는 지난해 창사 이후 첫 적자를 냈다. 문을 연 이후 줄곧 흑자를 내 온 건실한 기업도 계속되는 원료비와 유류비 상승, 수출 악화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B사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건 폭등한 원료비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공급난에 자동차 생산·수출 물량이 줄어들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마저 오르며 영업 실적이 빠르게 악화됐다. B사가 이용하는 아연과 니켈의 가격은 전년보다 20% 이상 오른 상태다. 경유 가격이 뛰며 물류비용 부담마저 커졌다. B사 관계자는 “우리처럼 작은 회사들은 지금처럼 악재가 겹치면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경영을 악화시키는 변수가 하나씩 사라지기만을 바랄 뿐인데 그게 언제일지 정확히 예측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 손해 보더라도 기계 돌리는 중소업체들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 산업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협력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 소비 위축 등 예측하기 어려운 ‘퍼펙트 스톰’ 앞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고비용 구조가 계속되면 회사를 계속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져 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원자재 인상분을 어느 정도 보전해 주고 있지만 전기료, 유류비, 인건비 등이 함께 치솟고 글로벌 소비 침체로 수출 물량이 줄자 감당이 안 된다는 것이다. 수출 대기업에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이 무너지면 국내 수출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지는 ‘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 자동차 부품업체 C사는 국내 완성차 업체 납품과 해외 수출을 동시에 하는 기업이다. 국내에선 원자재(철강) 인상분을 원청업체가 90%까지 보전해준다. 하지만 그 외 기름값과 전기료, 제품 포장비닐 등 부대 비용 인상분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 미국에 물건을 실어 보내는 해상 물류 비용이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250% 올랐는데 이마저 배를 확보하지 못해 납품에 차질이 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영업이익률은 반 토막 났고 조만간 적자로 돌아설 것 같다”며 “다 비슷한 상황이어서 협력업체들끼리 모이면 누가 먼저 쓰러질 것인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는 자조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병남 한국전자산업협동조합 전무는 “환율 같은 경우 대기업들은 대응할 유동성이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여력이 거의 없어서 리스크에 취약하다”며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납품단가가 고정되는 계약을 맺은 업체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기계를 돌려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 하반기 전망도 암울문제는 지금 같은 대내외 경제 여건이 하반기(7∼12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1300원 선에 육박하고 있고 코로나 보복 소비 종료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침체도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출 전망도 좋지 않다. 수출이 악화되면 국내 대기업 영업 실적이 나빠지고 협력업체들의 일감도 줄어든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2대 수출 주력 업종 150개 사 대상 ‘2022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와 철강, 석유·화학 업종의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공급망 여건도 불투명하다. 전경련 조사 결과 상반기 대비 하반기 공급망 여건에 대해 응답 기업 중 90.7%는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응답은 6.0%에 그쳤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리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원자재 공급망 확보, 수출 물류 애로 해소 등 수출 실적 개선을 위한 환경 조성에 정부가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中企 “연봉 제시했더니 ‘그 정도는 배달 알바도 번다’고 하더라” 물가-환율外 인력난도 고민“원료비에 인건비도 함께 올라영업이익은 갈수록 떨어져영어가능 인력 구인에 18개월 걸려” “원자재 가격 오른 건 어디 하소연할 데라도 있지만 인건비 부담은 업체들이 그냥 안고 가야 합니다.” 국내 중소 협력업체들은 고물가와 고환율 외에 경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인력난’을 꼽았다. 단순히 최저임금이 올라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다는 차원이 아니라 ‘인력 미스매치’와 ‘인건비 인플레이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인력 수급과 비용 부담을 동시에 짊어지게 된 것이다. 국내 생활가전 대기업에 물건을 납품하는 D사는 “마진을 도저히 늘릴 수 없는 구조”라고 하소연했다. D사는 대기업 원청업체로부터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보전받고 있지만 인건비 상승분은 꼼짝없이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D사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이 대기업과의 계약을 유지하려면 납품단가를 맞춰야 하는데 원료비에 인건비가 함께 오르면서 영업이익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임금을 지급하더라도 인력을 구할 수 있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회사에서 책정한 연봉을 구직자에게 제시했더니 ‘그 정도면 배달 오토바이를 타도 번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수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영어가 가능한 인력을 구하는 데 1년 6개월이 걸렸다는 업체도 있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채용공고를 올리면 30, 40명씩 구직자가 찾아왔는데 최근 임금 인플레이션이 겹치며 요즘은 아예 지원 자체를 안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5인 이상 사업장의 인력 미 충원율은 13.6%로 9년 새 최고치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기업은 130만3000명을 채용하려 했지만 채용한 인원은 112만8000명에 그쳤다. 금속·재료 설치·정비 생산직(37.9%), 섬유·의복 생산직(37.0%) 등 뿌리산업에서 미충원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 관계자는 “임금 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거나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 미충원이 늘었다”고 밝혔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올해 상반기(1∼6월) 무역수지 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반기(7∼12월)엔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증가율이 채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기업 전망도 나왔다. 경제 전문가들은 무역수지 적자가 만성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늘어난 3503억 달러, 수입은 26.2% 증가한 3606억 달러였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지만, 폭등한 에너지 수입액이 발목을 잡아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이번 무역 적자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56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66년 만에 최대다. 6월 한 달 동안 무역수지는 24억7000만 달러 적자를 내며 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는 2008년 6∼9월 이후 14년 만이다. 하반기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수출 주력 업종 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41.2%) △해상 및 항공 물류비 상승 등 공급망 애로(21.9%) 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무역수지 적자로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1일 코스피는 장중 한때 2,291.49까지 밀리다 2,305.42로 마감했다. 2,300 선이 붕괴된 건 1년 8개월 만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한국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져 있어 회복탄력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산업구조 개혁이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코로나 웨이브는 아직 수차례 더 남아 있습니다.” 세계 최대 백신 개발 지원 국제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리처드 해칫 회장은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끝난 건 아니라고 경고했다. 해칫 회장은 그러면서 “한국은 자체 백신으로 세계 백신 수요에 대응하는 ‘바이오 파워하우스(powerhouse·강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냈다. 해칫 회장은 한국 정부 및 기업과 ‘넥스트 팬데믹’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방한했다. 본보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이뤄졌다. CEPI는 2017년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출범한 다국적 비영리 국제기구다. 각국 정부의 투자를 기반으로 글로벌 전염병에 대비하기 위한 백신 개발을 지원한다. 지난달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산 1호 코로나 백신’으로 허가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멀티주’ 개발에도 약 2500억 원을 지원했다. 해칫 회장은 “인플루엔자와 달리 코로나19는 습도와 온도 등 계절적 요인의 영향이 뚜렷하지 않다”며 “언제일지 단정할 수 없지만 분명 수차례의 추가적인 웨이브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도 독감 백신처럼 정기 접종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칫 회장은 ‘백신 빈부격차’에 대한 지적도 내놨다.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에 백신 공급이 집중됐다는 것이다. 반면 아프리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9%에 불과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해칫 회장은 “한국은 바이오산업에서 엄청난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며 “향후 이어질 코로나 웨이브에서 한국 바이오업계의 국제적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카이코비원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오랜 역사에서 검증된 합성항원 방식인 만큼 그간 백신 접종을 꺼려 왔던 이들도 접종에 대한 부담이 작을 것”이라며 “섭씨 2∼8도에서 운반이 가능하다는 것도 접근성 측면에서 큰 강점”이라고 언급했다. CEPI는 ‘넥스트 팬데믹’을 위해 각국 정부와 함께 ‘백신 100일 미션’을 준비하고 있다. 민간 협력 백신 개발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할 시 100일 내에 1차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해칫 회장은 “초기 백신 개발 시간을 단축한다면 그만큼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각국이 유사 질병군의 백신 개발 원천 요소들을 라이브러리로 만들어 공유한다면 새로운 질병이 나타났을 때 즉각 백신 개발에 착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GS그룹 내 신사업 경연대회의 ‘결선 투자발표회’(사진)가 열렸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투자 심사역 역할을 맡았다. 30일 GS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GS의 미래 성장 슬로건인 ‘Grow Sustainably’(지속가능한 성장)를 주제로 열렸다. 신청자는 전 계열사에서 609명이 몰렸다. 본선은 지난달 15, 16일에 치러졌다. 13개 계열사 직원들이 회사 구분 없이 4∼5명씩 팀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총 68개 팀, 330명이 경쟁했다. 결선에는 본선을 통과한 10개 팀이 올랐다. 최종 우승 팀은 발전소 온배수를 활용한 친환경 농업 신사업이었다. 우승 팀 직원 모두에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육 연수 기회가 제공된다. 이 밖에도 △소음 데이터 머신러닝 분석을 통한 설비 안전 감지 △GS더프레시와 GS25 점포를 연계해 배송 포장재 낭비를 줄이는 ‘우리들의 냉장고’ △건설 현장의 폐기 안전모 리사이클링 등의 아이디어가 공개됐다. 허 회장은 “신사업 창출의 요지는 고객과 사업의 핵심적인 문제를 잘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면서 “해커톤을 통해 얻은 ‘문제 정의 능력’을 현업에서 확산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사장단에는 “사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에 현장의 작은 아이디어들이 쉽게 제안되고 현실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딸 원주 씨가 미국 ‘콜로라도 칼리지’에 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로라도 칼리지는 미국의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 중 하나로 1874년에 설립됐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취업이나 특정 기술 습득을 위한 교육보다는 인문학, 순수과학 등의 학부 과정을 중점적으로 운영하는 대학이다. 콜로라도 칼리지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US뉴스&월드리포트’의 전국 대학 랭킹에서 지난해 ‘가장 혁신적인 학교’와 ‘학부 교육’ 분야에서 각각 3위, 7위에 올랐다. 200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헤크먼,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내무장관을 지낸 켄 살라사르 등을 배출했다. 이 씨와 같은 신입생은 구체적인 전공이 없다. 세미나 위주 강의를 통해 인문학 기초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방법론 등을 배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이 씨의 진로가 아버지와 닮아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할아버지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로부터 인문학 전공을 권유받고 서울대 동양사학과에 진학했다. 이후 일본 게이오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1조7000억 원을 들여 2분기(4∼6월) 중 착공하기로 했던 배터리 공장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 최근의 환율 불안, 물가 급등 등으로 투자비 재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9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당초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은 연간생산 11GWh(기가와트시) 규모로 2분기에 착공할 예정이었다. 2024년 하반기(7∼12월)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계획이 일시 보류됐다. 3월 투자 계획 발표 당시 1조7000억 원 규모의 투자비용을 예상했지만 물가와 환율 부담이 심화된 현재 해당 금액이 2조 원대 중반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만 공장 건설 자체를 다시 결정하겠다는 게 아니라 투자 시점이나 규모 등 세부 사항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최종 결정까지는 2, 3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대외 환경 악화와 더불어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 등 실적 부진 요인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39만1500원으로 전일(41만500원) 대비 4.63% 하락했다. 모회사 LG화학 주가도 전일보다 7.02% 내려앉았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