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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물류 로봇 시장에 진출하며 자사 로봇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한다. LG전자는 최근 CJ대한통운과 차세대 물류로봇 공동개발에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차세대 물류 로봇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이달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국내 최다 물류 거점을 보유한 CJ대한통운과 협업해 △다양한 물류 거점별 최적화된 로봇 운영 프로세스 구축 △주문받은 상품을 찾아 분류하는 자율주행로봇 기반의 오더피킹(Order picking) 시스템 공동개발 및 고도화 협력 △CJ대한통운 물류센터 내 로봇 솔루션 적용 확대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또 이르면 다음 달 CJ대한통운의 대형 물류거점인 메가허브 곤지암에 자율주행기반의 차세대 물류 로봇인 LG 클로이 캐리봇과 물류센터 내 시설 연동 솔루션, 다수의 로봇 제어를 위한 관제 시스템 등 물류 로봇 솔루션 공급을 시작한다. 이후 CJ대한통운의 다른 물류 거점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는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로봇에 초점을 맞춰 호텔, 병원, F&B(식음료) 부문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며 로봇 사업을 지속 확대해 왔다. 2003년 국내 기업 최초로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이후 자율주행, 센서, 인공지능(AI), 카메라 등 로봇의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호텔, 병원, 식당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로봇 솔루션을 선보이며 데이터와 노하우를 축적했다. 2018년 말에는 여러 조직으로 흩어져 있던 로봇 관련 부서를 ‘로봇사업센터’로 통합하고 2020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의 로봇사업담당으로 이관해 글로벌 B2B(기업 간) 영업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 로봇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로봇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협력 역시 꾸준히 이어 왔다. 앞서 2017년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SG로보틱스를 시작으로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크릴,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즈, 미국의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지분을 투자했으며 2018년에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를 인수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산업계의 ‘에너지 믹스(Mix)’ 변화에 따른 미래 사업 방향성을 제시하고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이달 11일(현지 시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글로벌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차별적 기술 기반의 무탄소·저탄소 에너지, 순환경제 중심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을 추진하겠다”며 “전기가 에너지의 핵심이 되는 전동화, 폐기물·소재의 재활용 등에 초점을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포럼은 SK그룹이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개최하는 행사로 2012년 시작해 주요 관계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무탄소·저탄소 에너지, 자원순환, 차세대 배터리 등 자사 사업 분야와 관련한 포럼을 11, 12일 별도로 열고 현지 산학 전문가들과 토론을 통해 인사이트를 공유하며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포럼에는 김 부회장을 비롯해 지동섭 SK온 사장 등 SK이노베이션 계열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배터리), SKIET(배터리 분리막), SK어스온(자원개발·탄소 포집) 등 미래 유망 사업을 육성해 사업 전문 자회사로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향후 친환경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자체 보유 기술에 더해 각 분야 글로벌 선도 및 유망 기업 지분투자 또는 기술·사업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달 SK㈜와 함께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인 미국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 협력을 맺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원전 업계의 혁신 기업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다양한 영역의 통찰력과 인적 네트워킹을 확대하는 목적으로 이번 포럼을 개최했다”며 “SK이노베이션의 ‘카본 투 그린’ 전략의 강력한 실행을 위해 글로벌 포럼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효성그룹은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리사이클 섬유 ‘리젠(regen)’,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 효성중공업의 수소사업, 효성화학의 반도체 소재 등을 필두로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스판덱스 섬유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효성티앤씨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폴리에스터 섬유인 리젠으로 친환경 섬유 시장을 이끌고 있다. 리젠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로 소비자들의 친환경 제품 수요를 반영한 제품이다. 효성티앤씨는 서울시, 제주도, 여수광양항만공사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각 지역과 바다에 버려진 페트병을 분리 수거해 재활용 섬유로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원 선순환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신소재인 탄소섬유에 투자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2028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t의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인 ‘꿈의 첨단소재’로 불리며 최근 수소차 연료탱크의 핵심 소재로 수요가 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기술로 탄소섬유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효성중공업은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 대비해 수소충전시스템과 액화수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오랜 기간 쌓아 온 회전기와 압축기 등 중공업 분야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2000년 압축천연가스(CNG) 충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했고 여기서 얻은 기술과 운용 역량을 기반으로 2008년부터 수소충전소 보급을 시작했다. 액화수소 시장에서는 산업용 가스 전문이자 세계적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2023년까지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효성화학 용연공장 내 부지에 연산 1만3000t 규모(승용차 10만 대 물량)의 액화수소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효성화학은 반도체용 세척가스인 삼불화질소(NF3)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충북 옥산공장의 NF3 증설을 결정했다. 효성화학이 자체 개발한 액정표시장치(LCD)용 TAC 필름 또한 정보기술(IT) 산업의 호황으로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그룹은 고객 경험 혁신과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인공지능(AI)을 그룹 미래 핵심 산업 중 하나로 낙점하고 기술 경쟁력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래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2020년 설립한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AI 전문 인재를 육성하고 산학 협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LG테크놀로지벤처를 통해 AI 스타트업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초거대 AI ‘EXAONE(엑사원)’은 LG AI연구원의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초거대 AI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사고·학습·판단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LG AI연구원은 지난해 5월부터 인간의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인공 신경망 파라미터를 13억 개, 130억 개, 390억 개, 1750억 개 등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하며 초거대 AI 연구에 매진해 왔다. LG는 엑사원을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하는 실험에 앞장서고 있다. 엑사원으로 구현한 AI 아티스트 ‘틸다’를 2월 미국 뉴욕 패션위크에서 처음 선보였다. 틸다는 AI 휴먼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 박윤희 씨와 협업했다. 창의성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AI와 인간이 협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LG는 2018년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필두로 AI 분야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등 LG의 주요 회사 6곳이 출자한 5억 달러 규모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투자 대상으로는 몰로코와 제브라 메디컬 비전이 있다. 몰로코는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모바일 광고 스타트업으로 AI 기술을 기반으로 전 세계 약 75억 명의 모바일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스라엘 기업인 제브라 메디컬 비전은 의료 영상을 AI 기술로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주는 헬스 분야 스타트업으로 전 세계 1100개 이상의 병원 및 의료 기관과 제휴를 맺고 영상 분석을 지원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국민의힘이 시중 은행의 ‘이자 장사’를 겨냥해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의 높은 예대금리(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데 이어 집권 여당도 금리 인하 압박에 본격적으로 가세하고 나선 것. ○ 금감원에 이어 여당도 금리 인하 압박국민의힘은 28일 당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 회의를 열고 은행들이 분기별로 공시하는 예대금리 차를 매달 공시하도록 금융당국에 요청하기로 했다. 특위 위원장인 류성걸 의원은 “예대금리 운영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현재 각 은행이 분기별로 공시하고 있는 예대금리 차를 월별 또는 기한을 단축해 통합 공시할 수 있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감원 등 금융 당국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여당이 예대금리 차 공시 방식 변경을 요청하고 나선 건 금리 인상으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데 대해 은행들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정이 나란히 금리 인하 압박에 나서자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내리고, 예금 금리는 올리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28일 기준 연 4.70∼6.464% 수준이다. 16일 연 7%를 넘어섰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24일 6%대로 다시 내려앉은 뒤 더 떨어졌다.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한목소리로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 장사를 비판하자 대출 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진 것. 은행들은 2013년 이후 사라졌던 연 3%대 금리의 정기예금도 속속 내놓고 있다. 현재 금융위는 은행권과 협의해 예대금리차 공시 방안을 마련해 막판 조율 중이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이르면 4분기(10∼12월)부터 대출자 개인신용평점을 기준으로 매달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여당이 이날 예대금리차 공시 개선을 또 압박하면서 시행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예대금리 차 공시 시행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경쟁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금리를 기계적으로 내리다 보면 고금리가 적용되는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 정유업계 불러 유가 인하도 요구할 듯여당은 치솟은 기름값을 낮추는 데도 팔을 걷어붙였다. 당정이 기름값을 잡기 위해 유류세 인하 폭을 현행 37%에서 50%까지 낮추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곧 정유업계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여권 관계자는 “정유업체들도 유가 인하 움직임에 동참해달라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국회에서는 정유업체들이 국제 유가 폭등으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횡재세’ 도입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횡재세’ 도입과 관련해 정유업계에서는 “해외에서 시행되고 있는 횡재세의 경우 도입 조건 등이 국내 논의와는 많은 부분 차이가 있다”며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재 횡재세를 시행 중인 영국은 대상 기업이 정유사가 아닌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같은 석유회사”라며 “국내 정유사들과는 이익규모와 사업구조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의 40%가 재고 가격 상승으로 인한 단순한 장부상의 이익”이라며 “2020년과 같은 적자 위기 때는 지원이 없었는데 유가 급등 시 횡재세를 부과하는 건 적정한가”라고 반문했다.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이노텍은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의 ‘차량 실내용 레이더 모듈’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차량 실내용 레이더 모듈은 전파를 이용해 차량 내 탑승객의 유무, 움직임 등을 감지하는 부품으로 주로 유아 방치 예방, 차량 도난 방지 등에 활용된다. 기판 위에 레이더칩과 안테나, 통신칩 등 다양한 부품을 결합해 만들며 주로 차량 2열 천장이나 룸미러 쪽에 장착한다. LG이노텍은 차내 물체를 정확히 구별해 내는 정도인 해상도를 기존 대비 40%가량 높여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 또 모듈의 신호 처리 시간을 기존 대비 30%가량 단축해 더욱 빠른 감지가 가능해졌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바이오사이언스는 27일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포스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대 대응 협력을 위한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포럼’을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향해: 넥스트 팬데믹,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렸다. 한덕수 국무총리,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트레버 먼델 빌&멀린다게이츠재단 글로벌헬스 부문 대표, 리처드 해칫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 각국의 기관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새로운 팬데믹 예방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최 부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어려운 여건에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의미 있는 성과들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 그리고 글로벌 파트너의 지원 덕분”이라며 “앞으로 넥스트 팬데믹을 포함한 글로벌 퍼블릭 헬스 프로젝트에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2018년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무역 제재 후 급격히 냉각됐던 한일 경제 교류에 최근 훈풍이 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 직후 한일 관계 회복 의지를 밝힌 바 있어 경제계를 시작으로 한일 교류가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중단된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가 올 하반기(7∼12월) 5년 만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4일 일본 도쿄에서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과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을 각각 만나 한일 경제협력 재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한일 경제인 교류 행사인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를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올해 11월 부산에서 회장단 회의를 여는 방안을 일본 쪽에 제안한 상태”라며 “이번에 개최되면 2017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해 프랑스 파리로 떠났던 최 회장은 일본을 들러 26일 귀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일본의 대표적 경제단체인 경단련과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 달 초 한국에서 한일 재계회의를 열기로 하고 일정과 장소를 조율 중이다. 1982년부터 양국 주요 그룹 기업인들이 참석해온 한일 재계회의는 2019년 일본에서 열린 뒤 3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한일 경제인회의가 화상으로 열리기도 했다. 한일경제협회장인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 260여 명의 경제인이 참석해 양국 경제 현안과 ‘포스트 코로나’ 대응 협력을 논의했다. 대표적인 한일 비즈니스 노선으로 불리는 ‘김포∼하네다’ 항공 노선도 29일 다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3월 중단된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뒤 재개 필요성을 강조한 노선이어서 양국 간 해빙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고 있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재계는 최근의 한일 민간 교류 확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양국은 여전히 밀접하게 얽혀 있다. 공급망 리스크의 상호 보완이나 인력-일자리 미스매치 협력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대한상의가 4월 국내 기업 327곳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도 기업 10곳 중 7곳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구광모 ㈜LG 대표(44)가 LG그룹 총수에 오른 지 29일로 만 4년을 맞는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G그룹의 지난해 자산과 매출액은 각각 167조5000억 원, 147조620억 원이다. 구 대표가 취임하기 직전 해인 2017년 각각 123조1000억 원, 127조3960억 원에 비해 자산은 44조4000억 원(36.1%), 매출액은 19조6660억 원(15.4%) 늘어났다. 그룹이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스마트폰 사업, 태양광 사업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은 정리하면서 구 대표에게는 ‘실용적 리더’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한편으로는 기존 주력 부문 외에 ‘구광모표 사업’을 늦지 않게 안착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광모 브랜드’ 후보는 AI·바이오·친환경LG그룹은 지난달 말부터 한 달 일정으로 계열사별 전략보고회를 열고 있다. 각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투자 계획을 포함한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다. 구 대표가 구상 중인 향후 LG의 10년 이상을 책임질 사업을 엿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친환경 소재 등이다. LG는 향후 5년간 AI에 3조6000억 원을 바이오 분야와 친환경 소재를 포함한 클린테크 분야에 각각 1조5000억 원, 1조8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EXAONE(엑사원)’ 및 AI 관련 연구개발(R&D)에 나선다. 단순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초거대 AI를 활용한 계열사 난제 해결을 돕고 이종 산업분야 협업을 늘릴 계획이다. 세계 10대 AI 석학으로 꼽히는 이홍락 미국 미시간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를 영입하는 등 인재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바이오 영역에서는 현재 LG화학이 개발 중인 세포치료제 등 혁신신약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바이오 소재,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등 클린테크 분야에서는 환경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대표 취임 후 4년간 LG의 행보는 ‘안정 속 성장’이었다”면서 “새로운 영역에서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져 결실을 맺는 사례가 나와야 구광모 리더십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총수의 현장 리더십구 대표는 취임 후 매달 LG 계열사 현장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방문은 불필요한 의전을 줄이기 위해 최소한의 인원과 비공개로 이뤄진다. 구 대표는 계열사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제가 어떤 도움을 드리면 되는지 가감 없이 말씀해 주십시오”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사업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계열사 임원들에게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재계 다른 총수처럼 ‘회장’이란 직위 대신 ‘대표’라는 직책으로 불리길 바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5월 서울 금천구 LG전자 애프터서비스(AS) 담당 매니저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여러분이 힘들고 불편하면 고객도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하며 매니저들이 사용하는 실제 가방과 장비를 직접 들어보기도 했다. 구 대표는 매니저들이 긴장하지 않도록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며 AS 모범 사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2018년 8월 취임 직후 열린 사장단협의회에서 “앞으로 지주사는 선제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및 인재 확보에 좀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고 공언했다. 본인은 지주사 대표로서 전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상하고 사업의 방향성만 제시하는 ‘큰 그림’에 전념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세부적인 사업 전략은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전적으로 위임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구 대표 취임 후부터 LG는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를 실용적으로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LG는 다음 달 4대 그룹 중 처음으로 그룹 차원의 ESG리포트를 발간할 계획이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가 전기자동차 충전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조명, 파워트레인에 이어 자동차 사업 포트폴리오를 또다시 확대하게 됐다. LG전자는 GS에너지, GS네오텍과 공동으로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LG전자가 지분 60%를 확보해 애플망고는 LG전자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GS에너지와 GS네오텍이 각각 34%, 6%의 지분을 취득한다. 총 인수 가격은 1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설립된 애플망고는 완속 충전기부터 급속 충전기까지 가정·상업용 공간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전기차 충전기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충전기 디자인과 설치 편의성을 향상시킨 슬림형 급속 충전기 관련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전기차 충전기 개발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는 2018년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 부문에서 전기차 충전 솔루션의 선행 개발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GS칼텍스가 서울 서초구에 오픈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허브에 전기차 충전 통합관리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다. 이후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 충전 관련 사업화를 준비해 왔다. LG전자는 기존 역량과 애플망고 기술을 활용해 연내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라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가정, 쇼핑몰, 호텔,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고객 및 기관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따라 전기차 충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내년 550억 달러(약 71조 원)에서 2030년 3250억 달러(약 421조 원)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백기문 LG전자 전무는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자회사인 오스트리아 ZKW의 차량용 조명,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자동차 관련 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이번 전기차 충전 사업 진출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도 높은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가 국내 유망 전기자동차 충전기 전문기업 지분을 인수하고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인포테인먼트(VS사업본부), 차량용 램프(ZKW),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에 이은 전기차 사업 포트폴리오를 또 한 차례 확대하는 셈이다. LG전자는 최근 GS에너지, GS네오텍과 공동으로 전기차 충전기 전문 업체 애플망고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LG전자가 지분 60%를 확보해 애플망고는 LG전자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GS에너지와 GS네오텍이 각각 34%와 6%의 지분을 취득한다. 총 인수가격은 약 1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망고는 2019년 설립한 전기차 충전기 전문 기업이다. 완속 충전기부터 급속 충전기까지 가정 및 상업용 공간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전기차 충전기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충전기 디자인과 설치 편의성을 크게 높여주는 슬림형 급속 충전기 설계에 필요한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전기차 충전기 개발 역량을 내재화할 계획이다. 연내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가정, 쇼핑몰, 호텔,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로써 LG전자는 기존 전장 사업들에 더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까지 진출하며 미래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향후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그룹 내 배터리 사업과도 높은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LG전자는 밝혔다. 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따라 전기차 충전 시장은 빠른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내년 550억 달러(한화 약 71조 원)에서 오는 2030년 3250억 달러(한화 약 421조 원)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앞서 LG전자는 2018년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 부문에서 전기차 충전 솔루션의 선행 개발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GS칼텍스가 서울 서초구에 오픈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플러스허브에 전기차 충전 통합 관리 솔루션을 공급한 바 있으며 이후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에서 본격적으로 사업화 준비와 함께 관련 역량을 축적해 왔다. 백기문 LG전자 전무는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B2B 사업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정부가 현재 ‘주(週)’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근로시간을 ‘월(月)’ 단위로 확대하는 등 주 52시간제 운영 방식을 유연하게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음 달 출범하는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통해 근로시간 유연화와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개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근로시간 제도를 유연하게 만들고,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산업화 시대에 형성된 노동 규범과 관행으로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게 고용노동 시스템을 현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근로시간의 경우 1주일에 12시간까지 허용되는 연장근로시간을 노사 합의를 통해 ‘월 단위’ 등으로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1주일에 기본 근로시간 40시간과 노사 합의를 전제로 연장근로 최대 12시간을 허용한다. 법 개정을 통해 1주일에서 1개월 등으로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 주는 40시간만 일하고 그 다음주에는 연장근로 24시간을 포함해 64시간을 일하는 방식이 가능해진다. 정부의 노동개혁 방안에 대해 경영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노동계는 “편파적 개악”이라며 반발했다. 정부가 추진할 정책이 대부분 법을 개정하거나 노사 자율로 도입해야 하는 것들이라 난항이 예상된다. 연장근무 주→월단위 관리 검토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등 추진, 임금체계는 연공서 성과 중심으로경총 “일자리 창출에 도움” 환영… 민노총 “주52시간제 무력화” 비판 정부가 최우선 노동개혁 과제로 주 52시간제 개편을 꺼내 든 것은 경직적인 근로시간제 가 노동생산성과 성장잠재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 52시간제의 기본 틀’을 유지한다고 강조했지만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주(週)’에서 ‘월(月)’로 바꾸면 사실상 주 52시간제 운영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노동계는 “주 52시간제를 무력화했다”며 반발하고 나서 향후 추진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 전면 시행 1년 만에 ‘주 52시간제’ 수술 2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선의 핵심은 주 단위로 묶여 있는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1개월로 늘리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한 주는 40시간만 일하고 그 다음 주는 연장근로를 포함해 64시간을 몰아서 일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4월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이 최대 3개월로 확대되는 등 유연근로제가 보완됐지만 요건이 까다로워 이용률은 10% 안팎으로 저조하다. 결국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해 7월 전면 시행된 주 52시간제의 기본 틀을 손보기로 한 것이다. 다만 연장근로를 몰아서 하면 근로자의 건강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11시간 이상 휴식 등 보호 조치도 같이 마련하기로 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주요국에선 주 단위로 초과근로를 관리하는 방식을 찾아보기 어렵고 노사 합의에 따른 선택권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됐던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선택적 근로시간제 확대, 스타트업·전문직 종사자에 대한 예외 규정 등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다. 2024년까지 한국형 직무별 임금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도록 돕는 방안도 마련한다. 이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손쉬운 해고’ 방식의 고용 유연화는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용부는 다음 달 전문가 중심의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꾸리고 4개월간 구체적인 노동개혁 입법 및 정책 과제를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다. ○ 노동계 반발과 야당 반대 넘어야 이날 발표된 정부의 노동개혁 방향에 대해 경영계는 환영했다. 산업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적용됐던 근로시간 제도를 개선하면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제 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정책을 구체화할 때 “유연근무제 도입 요건 개선과 취업규칙 변경 절차 완화 등 실질적인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노동계는 크게 반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연장근로 단위 확대는) 아무런 제한 없이 초장시간 노동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직무성과급제 확대는 결국 중장년층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주 52시간제를 무력화하고 노동시간을 무한대로 늘릴 수 있도록 했다”며 “편법적인 노동시간 연장”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노동개혁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근로시간제 개선 방안은 대부분 관련법을 고쳐야 하는데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입법에 협조해 줄지가 관건이다. 민간 자율의 영역인 임금체계 개편 역시 과거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공공부문부터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민간의 노사 합의가 쉽도록 절차를 바꿔주는 등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주애진 기자 jaj@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는 업계 최소인 0.56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크기의 픽셀(화소) 2억 개를 탑재한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ISOCELL) HP3’를 23일 공개했다. 양산은 연내 진행될 예정이다. 1.4분의 1인치 규격인 삼성전자 아이소셀 HP3는 픽셀 크기를 기존 제품 대비 12% 줄여 모바일기기에 탑재할 카메라 모듈 크기를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게 했다. 아이소셀 HP3에는 2억 개 화소 전체를 활용하는 자동 초점 기술 ‘슈퍼 QPD’가 적용됐다. 초당 30 프레임 8K 초고해상도, 120 프레임 4K 고해상도 영상을 지원해 영화 촬영 수준의 ‘시네마 카메라’ 성능을 구현하며 14비트(bit) 지원으로 이전 제품 대비 색 표현력이 64배 향상됐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2023년 최저임금은 올해(9160원)보다 인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한국경영자총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결정에 고려되는 주요 지표들을 종합할 때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할 유인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결정 기준 중 하나인 기업의 지불 능력 측면에서 경총은 업종별 구분 적용이 불가능해진 만큼 내년 최저임금은 현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종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전체 임금 근로자 중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은 15.3%로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최저임금 근로자가 밀집된 도소매·숙박음식업과 5인 미만 소규모 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을 수용하기 어려운 현실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저임금의 주요 지불 주체인 소상공인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은 연간 1900만 원에 불과했다고 경총은 강조했다. 생계비 측면에서도 지난해 최저임금 월 환산액 약 182만 원(209시간 기준)은 최저임금 정책 대상인 저임금 비혼 단신 근로자의 생계비를 이미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비혼 단신 근로자 실태생계비 중위값 약 197만 원의 90%를 상회하는 만큼 생계비 측면에서 최저임금 인상 요인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노동생산성과 소득 분배 측면에서도 그간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경총은 덧붙였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GS는 GS그룹의 친환경 경영 방침과 성과를 담은 첫 번째 지속가능 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지속가능 경영보고서에서는 GS의 친환경 경영 슬로건인 ‘Grow Sustainably, GS’를 중심으로 3대 친환경 실행 방향인 ‘감축(Reduce)’, ‘개선(Improve)’, ‘혁신(Innovate)’ 등을 소개하고 지난 한 해 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담았다. GS 주요 계열사들의 친환경 사업 현황과 투자 성과도 담겼다. 대표적인 사례는 △GS칼텍스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투자와 친환경 윤활유 출시, 국내 최초 탄소중립 원유 도입 △GS에너지의 블루암모니아 연간 20만 t 규모 확보, 소형모듈형원자로(SMR) 공동 사업 참여 △GS리테일의 패스트푸드 음식물 쓰레기 자원 순환 등이다. ㈜GS와 북미 거점 투자사 GS퓨처스를 주축으로 이뤄진 친환경 벤처 투자 현황들도 제시됐다. 음식 폐기물 처리 솔루션 업체인 리코, 고효율 전기자동차 충전 기술업체인 리질리언트파워, 폐배터리 솔루션 업체인 릴렉트리파이 등의 사례가 제시됐다. 허태수 GS 회장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임직원 모두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친환경과 디지털 신기술을 통해 GS는 물론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1∼6월) 세계 최초 양산을 목표로 삼았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3나노 공정의 양산 시기가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를 기술력으로 따돌리면서 본격적인 추격전을 펼치려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1일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GAA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은 당초 목표였던 올해 상반기 양산은 거의 무산된 상황이다. 내부에서는 3분기(7∼9월)에도 양산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4월 28일 1분기(1∼3월) 실적 발표 당시 “올 2분기(4∼6월) GAA 3나노 공정 세계 최초 양산을 통해 경쟁사(TSMC) 대비 기술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선단공정 비중을 확대하고 수율(웨이퍼 한 장당 양품의 비율)도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고도 설명했다. 두 달 만에 계획이 바뀐 것이다. 통상 ‘선단공정’이라고 일컫는 10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개발은 최첨단 기술력이 요구된다. 초미세 공정인 만큼 성능뿐만 아니라 양산 가능한 수준까지 얼마나 빨리 수율을 끌어올리는지가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포물선 궤적으로 반도체 수율과 성능을 개선해 나가는 것을 ‘램프업’이라고 일컫는다. 삼성전자가 내부 개발 중이던 3나노 공정의 수율은 최근까지도 단계별로 세워뒀던 기존 목표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 가능한 수준과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미세 선단공정인 만큼 기술적 장벽이 예상보다 크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수율이 60% 정도는 돼야 고객사와 양산을 협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양산 시점은 현재 개발 속도라면 3분기에도 이 수율 기준에 도달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0%에 다소 미달하더라도 고객의 사정이 급한 경우 양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칩당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최근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1분기 파운드리 업체 실적에서 삼성전자는 ‘톱10’ 중 유일하게 전 분기보다 매출액이 줄었다. TSMC의 올 1분기 매출액이 작년 4분기(10∼12월)보다 11.3% 늘어나는 동안 삼성은 3.9%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상황을 역전시키고 10%대 중반에 머물고 있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3나노 양산이 핵심 미션이다. 이 공정은 특히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기 평택공장 방문 시 방명록 대신 3나노 웨이퍼에 사인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TSMC도 연내 3나노 양산을 공언해 왔다. TSMC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샌타클래라의 ‘2022 북미 기술 심포지엄’에서 “올해 하반기(7∼12월) 기존 핀펫 공정에서 진보된 핀플렉스 기술을 적용해 3나노 제품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TSMC 모두 5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에서부터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4나노 공정의 경우 양사 모두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갔지만 수율 차질은 여전하다. 삼성전자 신제품 ‘엑시노스’ 칩은 4나노 공정에서 양산에 들어갔으나 수율을 맞추지 못해 결국 ‘갤럭시S22’ 스마트폰에 탑재되지 못했다. 최근 공개된 애플의 새 반도체 ‘M2’도 TSMC의 최첨단 4나노 공정이 아닌 기존 제품과 마찬가지로 5나노 공정에서 생산돼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이 20일 전자계열사 경영진 25명이 모인 가운데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최근 경제상황 점검 및 경영 활로 모색에 나섰다. 삼성 사장단이 공식적으로 사장단 회의를 연 건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현재의 글로벌 경영 환경을 그만큼 긴박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8일 유럽 출장을 다녀오며 “시장에 여러 혼돈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사장단 회의는 삼성전자의 두 대표이사인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사장)이 주재했다. 경기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오전 7시 30분부터 8시간 넘게 자유토론 형식으로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충격,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급감 등 최근 글로벌 경제를 흔들고 있는 주요 리스크 점검이 이뤄졌다. 스마트폰,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등 전자 관련 회사들은 대부분 경기에 민감해 최근의 물가 상승이나 소비 침체 우려 등으로부터 특히 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계열사별로 디테일한 수치를 분석하기보다는 맞닥뜨린 환경과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삼성 사장단 회의를 통해 추가적인 투자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도 유럽 출장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돌아와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사장단 회의에서도 기술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자본 투입이나 인재 확보의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 우수 인재 확보에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삼성은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뒤 공식적으로 사장단 회의를 중단했다. 하지만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부문별 사장단이 모이는 회의를 진행해 왔다. 2019년 6월 미중 무역분쟁과 8월 일본 수출 규제 당시 이 부회장이 직접 주재한 사장단 회의가 열렸다.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하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룹사 전체 역량을 모아왔던 셈이다. 이날 사장단 회의 참석자들은 위기 상황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늦추지 말고 오히려 가속화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적 의사결정이 늦어지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기존과 다른 공급망 확보와 관리, 미래 경쟁력 확보 등에 대한 의견들도 오갔다. 유연한 조직 문화로의 변화도 사장단 회의 내 주요 이슈였다. 기술력 확보를 위해선 우수 인재 영입이 필수적인 만큼 인재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삼성이 나이와 관계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내용을 뼈대로 지난해 처음 선보인 ‘미래지향 인사제도’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장단 회의가 사업장이 아닌 인력개발원에서 열렸다는 것도 향후 그룹 전체의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있다.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다른 기업들도 총수가 직접 주관하는 전략회의를 이미 열었거나 다음 달 진행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경영 환경이기 때문에 중장기 전략들도 수시로 점검해서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이대로 가면 러시아에 언제든 공장을 뺏길 수 있는 상황에 놓이는 건데…. 러시아와 미국 양쪽에 끼여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러시아의 해외법인 압류 법안 추진을 두고 이렇게 토로했다. 러시아의 공장 재가동 압박이 다시 거세지고 있는데 서방 국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서 빠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내 기업들의 ‘러시아 리스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최근 일부 국내 기업들에 현지 생산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일부 동남아 국가 선사의 러시아 입항이 일부 가능해지면서부터다. 앞서 3월 MSC와 머스크 등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러시아 입항을 중단했다. 러시아 정부도 이에 맞서 ‘비우호국’으로 지정한 48개국 선사의 자국 입항을 제한해 왔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러시아 현지 사업은 거의 중단됐다. 현대자동차는 3월 부품 수급난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내수용 물품 수요를 맞추는 정도의 최소 가동률만 유지하고 있다. 핵심 부품이나 자재를 러시아로 실어 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러시아가 최근 일부 입항 제한을 풀면서 공장 재가동을 위한 부품 및 자재 선적을 요구해 오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서방의 제재 분위기를 고려할 때 러시아행 배에 당장 선적하겠다는 결정은 불가능하다”면서 “러시아 항로가 막혀 있으면 핑계라도 대는데 이제 변명할 것도 없어졌다”고 했다. 문제는 러시아 측의 법적 움직임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은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해외 출자 비율이 25%를 넘는 기업이 러시아 현지 사업을 중단하는 경우 러시아 정부가 자산을 국유화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1차로 통과시켰다. 현지 일자리와 공급망을 보호한다는 명목이다. 로이터는 “하원의 1차 심의가 법안의 필요성을 승인한 것이라면 2차 심의는 구체적인 조율이 이뤄지는 단계”라고 전했다. 2, 3차 심의 및 상원 비준을 거치려면 시간은 좀 더 걸릴 수 있다. 현대차는 2010년 6800억 원을 투자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자동차 공장을 세웠다. 연간 23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공장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가치는 1조9000억 원이 넘는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6년 러시아에 진출한 LG전자는 5200억 원을 들여 모스크바주 루자에 TV와 생활가전 공장을 준공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투자금액 3200억 원을 들여 칼루가주 보르시노에 TV 공장을 설립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TV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삼성과 LG가 1, 2위를 다투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들의 설비 중 일부가 압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민간기업이 스스로 결정하기 힘든 외교적 문제가 연계돼 있어 더 답답하다”며 “자산 압류 걱정도 있지만 공들여 키워온 러시아 시장 자체를 놓칠 경우 타격이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르노그룹의 경우 러시아의 압류 법안 추진에 따라 지난달 현지 자회사들을 러시아 국영기업에 2루블(약 46원)에 매각해 화제가 됐다. 단 6년 이내에 같은 가격으로 지분 매입을 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은 떠나는 서방 기업들을 국유화하겠다고 위협했지만 르노의 사례로 볼 때 결국 서방 기업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고 분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삼성이 20일 전자계열사 경영진 25명이 모인 가운데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최근 경제상황 점검 및 경영활로 모색에 나섰다. 삼성 사장단이 공식적으로 사장단 회의를 연 건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현재의 글로벌 경영 환경을 그만큼 긴박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8일 유럽 출장을 다녀오며 “시장에 여러 혼돈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사장단 회의는 삼성전자의 두 대표이사인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반도체(DS)부문장(사장)이 주재했다. 경기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오전 7시 30분부터 8시간 넘게 자유토론 형식으로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충격,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급감 등 최근 글로벌 경제를 흔들고 있는 주요 리스크 점검이 이뤄졌다. 스마트폰,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등 전자 관련 회사들은 대부분 경기에 민감해 최근의 물가 상승이나 소비 침체 우려 등으로부터 특히 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각 계열사별로 디테일한 수치를 분석하기보다는 맞닥뜨린 환경과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삼성 사장단 회의를 통해 추가적인 투자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도 유럽 출장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돌아와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사장단 회의에서도 기술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자본 투입이나 인재 확보의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 우수인재 확보에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삼성은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뒤 공식적으로 사장단 회의를 중단했다. 하지만 위기 상황이 닥칠 때마다 부문별 사장단이 모이는 회의를 진행해 왔다. 2019년 6월 미·중 무역분쟁과 8월 일본 수출 규제 당시 이 부회장이 직접 주재한 사장단 회의가 열렸다. 각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하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그룹사 전체 역량을 모아왔던 셈이다. 이날 사장단 회의 참석자들은 위기 상황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늦추지 말고 오히려 가속화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적 의사결정이 늦어지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기존과 다른 공급망 확보와 관리, 미래 경쟁력 확보 등에 대한 의견들도 오갔다. 유연한 조직 문화로의 변화도 사장단 회의 내 주요 이슈였다. 기술력 확보를 위해선 우수 인재 영입이 필수적인 만큼 인재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삼성이 나이와 관계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내용을 뼈대로 지난해 처음 선보인 ‘미래지향 인사제도’가 한층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장단 회의가 사업장이 아닌 인력개발원에서 열렸다는 것도 향후 그룹 전체의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는 분석이 있다.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등 다른 기업들도 총수가 직접 주관하는 전략회의를 이미 열었거나 다음달 진행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경영 환경이기 때문에 중장기 전략들도 수시로 점검해서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재계가 합심해 지원에 나섰다. 주요 기업들이 전담 조직을 꾸려 국가별 교섭에 나서는 한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 등 기업인들도 해외 유치 활동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17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19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파리를 찾아 유치 활동을 본격화한다.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 취임 후 첫 공식 외교 무대다. 최 회장은 21, 22일 양일간 열리는 제170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우리나라의 2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첫 대면 경쟁 PT로, 지난해 12월 열린 1차 PT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열렸다. 최 회장은 총회를 전후해 BIE 사무총장과 각국 대사를 만나 교섭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대한상의는 “최 회장은 민간위원장에 더해 다음 달 출범하는 정부위원회에서도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에 참여하는 국내 주요 기업들도 전담 조직을 꾸리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민간위원회에는 현재 삼성전자,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등 11개사와 전국 72개 상공회의소, 해외한인기업협회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BIE 총회에는 최 회장과 함께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등이 함께 참석한다. 삼성과 SK는 주요 사업별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부분 지역의 교섭에 나선다. LG는 미국과 중국, 일본, 독일, 폴란드를 중점적으로 맡을 예정이다. 민간위원회 사무국을 맡은 대한상의는 “기업별로 중점 교섭국을 선별한 뒤 세부 전략을 마련해 대응할 것”이라며 “정부와 민간이 원팀으로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펼쳐나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꼽히는 엑스포의 경제효과는 6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2030 엑스포 유치 경쟁은 부산,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로마(이탈리아)의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오데사(우크라이나)도 신청했다. 유치국 결과는 내년 11월 BIE 회원국 170개 국가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BIE는 이번 2차 PT에 더해 앞으로 총 3번의 경쟁 PT를 추가로 연다. 회원국들은 경쟁 PT와 내년 초 예정된 현장실사 결과 등을 고려해 투표하게 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