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아

서영아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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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100세 시대를 생각합니다.

sya@donga.com

취재분야

2024-10-26~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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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M처럼”… 제조업체 히타치의 변신

    세계적으로 기업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제조회사였던 히타치(日立)제작소는 예외다. 한때 존폐 위기에 내몰렸던 이 회사는 최근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2만 명의 영업 인력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히타치는 13만 명으로 늘어나는 영업 인력으로 사업 중심축을 기기 설비 판매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해석 등 첨단기술을 구사하는 컨설팅 서비스로 재편하기로 했다.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업종을 바꾸고 기업의 체질도 개선하는 것이다. 히타치의 경영 전략은 ‘제조업의 서비스화’로 요약된다. 단순히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판매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과거 일본 제조회사들의 서비스는 판매 기기나 설비 보수 점검에 그쳤지만 히타치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고객의 경영 과제를 해결하는 영업 컨설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예컨대 교통이나 에너지, 금융, 제조업 등 글로벌 고객 회사에 대해 경영 과제를 제시하고 전략 입안과 신규 사업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생산 설비 가동률을 높이거나 빌딩의 에너지 절약을 위한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히타치는 2008년만 해도 일본 제조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7800억 엔(약 8조45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주력 사업이던 반도체가 삼성전자에 밀릴 것으로 예상되자 덩치를 키워 대항하기 위해 2003년 NEC, 미쓰비시와 통합해 엘피다를 설립했지만 실패였다. 당시 히타치를 일으켜 세운 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과감한 구조조정이다. 경쟁력 없는 사업을 팔아 치우고 뼈를 깎는 사업 재편에 나서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그 뒤로는 상품을 판 뒤 기기 설비 보수 점검이나 관리를 통해 꾸준히 수익을 얻는 서비스를 중시해 왔다. 핵심 사업을 바꾸는 경영 전략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도입된 것이다. 선두 주자인 미국 IBM은 1990년대에 컴퓨터 등을 활용한 각종 시스템 판매로 주력 사업을 재편한 뒤 실적이 뚜렷이 개선됐다. 제너럴 일렉트릭(GE)도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항공기 엔진이나 의료기기의 효율을 높이는 서비스를 한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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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외신기자 120여명 초청해놓고… 대회장 취재는커녕 출입도 차단

    북한이 노동당 제7차 당 대회를 취재하라며 기자들을 대거 초청했지만 정작 당 대회 취재는 불허하고 비공개로 진행해 빈축을 샀다. 기자들은 개회 시간조차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대회장에서 수백 m 떨어진 곳에서 주변 분위기를 소개할 뿐이었다. 북한은 대회 전날까지도 당 대회 개최 시간과 장소 등 기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교도통신과 NHK,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북한이 120여 명의 외국 취재진을 대회장인 4·25문화회관 길 건너 200m 떨어진 곳까지 안내해 대회장 외관을 촬영하게 했지만 내부 입장은 허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보도진은 농락당했다”며 “(북한은) 오후 당 대회와 직접 관계가 없는 전선 공장을 취재하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이 개최 기간을 포함해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들은 길 건너 보이는 행사장 앞의 움직임을 통해 내부 상황을 추측해 보도했다. 스티븐 에번스 BBC 기자는 “행사장 앞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개인 경호원들이 있다. 그가 대회장 안에 있다”고 전했다. NHK는 오전 10시 이전에 4·25문화회관 앞 주차장에 대회 참석자들을 태우고 온 것으로 보이는 수십 대의 대형 버스와 승용차가 정차돼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취재 경험이 여러 차례 있는 CNN 정도만 북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대회가 오전 9시에 시작됐으며 약 3000명의 당원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김 제1비서의 총괄 보고를 통해 핵과 미사일 개발의 성과를 ‘실적’으로 전면에 제시한 모양”이라고 전했다. 거액을 들여 이번 초청 취재에 응한 서방 기자들은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영국 BBC 기자는 “참석자 수천 명이 (김정은의) ‘비공식 대관식’으로 여겨지는 잘 짜인 지지 행사’를 위해 모여 있다”고 비꼬았다. NHK는 “1980년 당 대회에는 118개국 대표단이 초대됐으나 이번에는 외국 고관들의 참석 예정 사실이 전해지지 않았다”며 ‘나 홀로 행사’ 분위기를 전했다. CBS방송 기자는 체류한 호텔의 낡은 전화기를 보여주며 “호텔이 1980년대에 지어졌다.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에번스 기자는 “취재진 4명에 1명씩 감시원이 배치됐다. 화장실까지 따라 온다”며 “촬영한 영상 일부를 삭제하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도쿄지국장인 애나 파이필드 기자는 이날 오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트위터 생중계 플랫폼인 ‘페리스코프’를 통해 당 대회장 주변에서 두 차례에 걸쳐 27분 23초간 생방송을 진행했다. 파이필드 기자는 “여기 보이는 것은 북한 당국이 바깥에 보여 주고 싶은 모습이고 북한의 진실한 모습은 전혀 다르다. 이것이 현재 내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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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 찾은 일본 기자들 “12년 전과 다른 세상 같아” 왜?

    북한이 제7차 노동당 대회(6일) 취재를 위해 100명 이상의 외국 취재진을 받아들인 가운데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북한의 현지 분위기를 전하는 평양발 기사를 보도했다. NHK는 평양에 도착한 일본 취재단이 4일 북한에서 처음 건설된 무기 공장의 유적이 있는 평양 평촌혁명사적지로 안내됐다고 전했다. 북한 여성 가이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해 12월 이곳을 시찰하면서 “우리나라는 수소폭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리게 하는 핵보유국이 될 수 있었다”고 발언한 것을 소개하고 북한 핵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NHK는 또 평양에서 시민들이 대거 동원돼 36년 만의 노동당 대회 축하행사 준비가 한창이었다고 전했다. 거리에는 당 대회 개최를 축하하는 간판이나 국기가 여기저기 걸려 있고, 중심부 광장에는 축하행사 연습에 참가한 것으로 보이는 한복 입은 여성들이 모여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은 NHK에 “광장에서 시민참가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우리는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참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 맞춰 많은 해외 취재진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 NHK는 핵·미사일 개발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과시함과 동시에 김정은을 정점으로 하는 체제가 명실 공히 확립됐다며 널리 알리고 싶은 생각이 있는 걸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 판은 12년 만에 평양을 다시 찾은 미네기시 히로시(峯岸博) 기자의 르포 기사를 내보냈다. 2004년 5월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 번째 북일 정상회담을 취재한 뒤 처음 평양을 찾았다는 그는 “현지에서 본 것은 확 바뀐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베이징(北京)에서 탑승한 북한 국영항공 ‘고려항공’의 좌석은 가죽이 씌워져 있었고 앞좌석과의 간격도 넓어 쾌적했다고 전했다. 14년 전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에 갈 때 작은 기체가 흔들릴 때마다 추락 공포에 시달렸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기내식으로 내놓은 햄버거 맛도 전보다 훨씬 좋았고 기내 안내원들의 표정이 부드러워진 것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기내 상부에 비치된 TV화면에서는 모란봉악단의 연주가 흘러나왔다. 그는 또 평양 순안공항이 일본의 지방공항 같은 분위기였다면서 어둡고 침울했던 12년 전과 비교할 때 청사 안이 밝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입국 때 받은 엄격한 짐 검사는 전과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이 기자는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에 녹지가 늘어나 놀랐다며 “전 인민에게 나무심기가 장려되고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에는 고층빌딩이 즐비했으며 차량도 한결 늘어났고 특히 택시가 눈에 띄었다”고 묘사하며 “기억에 남아있는 과거 평양과는 마치 다른 세계 같았다”고 감상을 적었다. 숙소는 평양 중심부에 가까운 43층짜리 양각도 국제호텔이었다. 그는“북한의 수도 평양은 적어도 외견만을 보면 ‘발전’을 느끼게 했다”며 르포 기사를 마무리했다.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 201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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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왕이 ‘4개항 요구’에 日우익 부글부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사진)이 지난달 30일 베이징(北京)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을 만난 자리에서 제시한 4개 항의 요구 사항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일본 내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외교상 결례를 했다는 것이다. 2일 양국 언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두 나라 관계가 끊임없이 삐걱대고 종종 골짜기로 떨어졌는데 그 원인은 일본 측이 잘 알 것으로 생각한다”며 4가지의 ‘희망과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첫 항목은 “역사를 직시·반성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키라”는 것이다. 이는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 정권을 지지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에 대한 방향 전환 촉구로 풀이됐다. 둘째는 “중국 위협론 및 중국 경제 쇠퇴론을 퍼뜨리지 말라”다. 남중국해 등 중국의 해양 진출을 비판해온 아베 총리를 견제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경제 면에서 중국을 대등하게 취급하고 협력을 추진하라”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무엇을 겨냥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마지막 항목인 “지역과 국제사회의 문제에서 중국에 대한 대항 의식을 버리라”는 중국이 주도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일본이 불참한 것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다. 기시다 외상이 지난달 30일 양국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유의미한 방문으로 양국 간의 톱니바퀴를 돌리는 단서가 됐다”고 자평한 것과는 상당한 온도 차가 느껴진다. 니혼게이자이는 “왕이 부장은 4시간 20분간의 회담에서 유창한 일본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며 “기시다 외상에게 ‘당신이 진심과 성의를 갖고 중국에 온 것이라면 환영한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중국 내에서도 ‘너무 나간 것으로 예의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논객인 사쿠라이 요시코 씨는 2일 산케이신문 1면 칼럼에서 왕 부장이 일방적으로 불손한 주장을 늘어놓는데도 기시다 외상은 “양국 외교장관의 왕래가 끊어진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화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비난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도 1일 사설에서 일중 관계 정체의 주된 요인은 일본이 아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라고 비판했다.도쿄=서영아 sya@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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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특한 문화체험 제공… 유커 다시 오게 만드는 日

    이른 새벽부터 외국인 관광객이 붐비는 ‘일본의 부엌’ 쓰키지(築地) 어시장.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일본의 식문화를 맛보고 구경하고 쇼핑한다. 유명 스시집은 물론이고 조개구이와 계란말이를 파는 가게 앞에는 항상 중국인 관광객들이 긴 줄을 늘어선다. 이처럼 관광객이 늘자 3년 전 시장 측은 휴게소와 관광안내소를 설치했다. 지난달 30일 이곳에서 ‘참치 해체 쇼’를 구경하던 중국인 가족은 “노동절을 이용해 왔다. 일본이란 나라는 볼수록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긴자(銀座)의 저가유통업체 돈키호테. 카트 가득 다양한 물건을 채운 관광객들은 계산대에서 요금을 치른 뒤 10m 거리에 설치된 면세환급 카운터로 직행해 8%의 소비세를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인 인잉 씨(34)는 옷과 화장품, 장난감 등을 카트 한가득 담았다. “일본에는 값싸고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들이 다양해요. 한국에도 여러 번 가봤지만 화장품을 빼면 쇼핑할 게 많지 않았어요.” 돈키호테에서 나와 20m 정도 걸어가면 화장품, 약품을 취급하는 ‘마쓰모토 기요시’가 나온다. 입구부터 ‘면세’란 빨간 글씨를 써 붙였고 절반 이상의 점원은 중국인이었다. 이곳은 아예 계산대에서 면세를 해준다. 5400엔 이상 구매하면 8%, 1만800엔 이상 구매하면 11%, 3만2400엔 이상 구매하면 13%를 깎아준다. 관광객들은 더 많은 할인을 받기 위해 일행이 몰아서 계산하고 포장만 나눠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2015년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고인 499만 명. 소비액도 1조4000억 엔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0%였다. ‘엔저 효과’가 있지만 비자요건 완화 등 규제완화와 서비스 개선 효과도 적지 않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직접 나서 외국인 여행객 확대를 위한 각종 시책을 쏟아내고 있다. 4월부터는 중국의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百度)가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관심이 무차별적인 쇼핑에서 온천, 기모노, 다도 등 일본에서만 가능한 체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유의할 만하다. 2015년 4월 개점한 렌털 기모노점 ‘아사쿠사(朝草) 애화복’에는 중국 춘제(春節·중국 설) 기간에 예약이 밀려 남는 옷이 없을 정도다. 식칼, 면도칼로 유명한 ‘가이지루시(具印)’는 지난해 2월부터 외국인을 위한 일본요리 체험교실을 열고 있다. 가이세 히로미(貝瀨弘美) 씨는 최근 중국인 친구 3명의 일본 여행을 안내했다. 이들은 도쿄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주일간 묵으며 일본 문화체험에 흠뻑 빠졌다. 하코네의 온천을 찾고, 옛 골목길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도쿄의 야나카(谷中)에서 다도를 체험했다. 그는 “1인당 1000엔 정도 내고 제대로 된 차실에서 차 만들기를 배웠는데, 친구들 반응이 너무 좋았다. 일본 문화를 더 알고 싶다며 반드시 다시 오겠다고들 했다”고 전했다. 일본 관광청 ‘방일외국인소비동향조사’에 따르면 2015년 4분기(10∼12월) 중국인 방일객 중 40%가 일본을 두 번 이상 방문했다. 또 2015년 중국인 관광객의 1인당 여행지출 중 오락서비스비는 6308엔으로 전년의 2.2배로 증가했다. 여행자의 관심이 ‘물건’에서 ‘체험’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들을 일회성이 아닌 단골손님으로 만들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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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경봉호, 北잠수함과 ‘동반항해’ 왜?

    북한이 23일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동해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을 때 여객선 만경봉호가 잠수함과 연동하는 형태로 같은 해역을 항행한 것이 위성사진 등으로 확인됐다고 일본 NHK가 29일 보도했다. 이달 상순에도 동해에서 잠수함 근처를 항행하는 만경봉호의 모습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한일 정보당국은 북한이 군사적 움직임을 간파당하지 않기 위해 군 함선이 아니라 만경봉호를 이용해 SLBM 발사와 관련한 데이터 수집이나 촬영 등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분석 중이다. 문제의 배의 정확한 명칭은 ‘만경봉 92호’로 1971년 취항해 재일동포 북송사업에 쓰인 만경봉호와는 다른 배다. 만경봉호는 노후한 데다 역할을 잃어 나진항에 녹슨 채 정박해 있다는 사실이 2014년 11월 방북 인사에 의해 확인됐다. 김일성의 지시로 1992년 건조된 만경봉 92호는 일본을 오가며 재일동포 방북과 물자 수송 등에 활용됐으나 2006년 일본이 대북제재 차원에서 입항을 금지하면서 발이 묶였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조숭호 기자}

    •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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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법9조 반드시 지켜야… 日, 핵무장땐 국제고립 불보듯”

    일본 제1야당인 민진당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63·사진) 대표는 28일 “평화헌법은 지난 70년 가까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노리는 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오카다 대표는 이날 도쿄 민진당 당사에서 주일 한국특파원 간담회에서 “헌법 9조를 개정하면 일본 헌법 그 자체의 근본이 바뀐다”며 이같이 말했다. 헌법 9조는 전쟁 포기와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평화헌법의 핵심 조문이다. 그는 민진당의 안보관은 전수방위(專守防衛·적의 공격을 받았을 때에 한해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원칙)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선 “미국 일본 등이 북한에 제재를 가했지만 북한은 건물도 세우고, 생활도 그럭저럭 하고 있다. 중국이 어느 정도까지 진짜로 제재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오카다 대표는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선두 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주장 이후 이슈화된 ‘핵무장론’과 ‘안보 무임승차론’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초래해 국가를 꾸려나갈 수 없게 된다”고 핵무장론을 일축했다. 이어 “한국도 있지만 세계에서 이 정도로 미국에 기지를 제공하는 나라는 일본뿐”이라며 “이는 일본을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달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원폭 피폭지 히로시마(廣島) 방문이 일본의 가해 사실을 흐리고 피해자 측면을 부각시켜 전쟁 책임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렇게 볼 사람은 없다”고 일축했다. 오카다 대표는 “당시 피해자들은 일반 시민들로 가해자가 아니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으로) 일본이 70년 전에 저지른 일이 바뀌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신뢰’를 꼽고 한일 간 군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양국 정부의 노력으로 합의한 것은 실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카다 대표는 9선 의원으로 외상과 부총리를 역임했다. 지난달 민주당과 유신당이 통합한 제1야당 민진당을 출범시키고 대표로 취임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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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호주 잠수함 사업’에 입김… 日의 무기수출 좌절 시켜

    무려 44조 원짜리인 12척 호주 차세대 잠수함 사업을 수주해 군사대국화에 속도를 내려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꿈이 중국의 강력한 태클로 물거품이 됐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첫 대규모 무기 수출을 성사시켜 중국을 견제하면서 미국과 일본 호주 삼각안보 동맹을 강화하려던 아베의 야망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일본 프랑스 독일 3파전으로 치러진 호주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의 최종 승자는 프랑스 국영기업 DCNS로 결정됐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26일 잠수함 12척이 건조될 남부 애들레이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랑스의 제안이 장거리 작전 능력을 포함해 호주가 필요로 하는 능력들을 잘 제시했다는 국방부 관리들의 권고에 따라 결정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날 호주 정부의 사업자 선정 발표 이후 중국의 반대로 일본이 탈락했다는 ‘중국 외압설’이 불거지면서 돈독했던 일본과 호주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 컨소시엄이 가장 유력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등 지일파 인사를 총동원해 일본의 수주를 측면 지원했으나 중국의 벽을 넘지 못했다. 12척 잠수함 계약 규모는 건조에만 500억 호주달러(약 43조7500억 원)가 들어가고 향후 50년 이상 유지보수 비용도 1000억 호주달러(약 87조5000억 원)에 이른다. 프랑스 DCNS는 프랑스 핵잠수함용으로 개발된 스텔스 기능이 적용된 4500t급 바라쿠다 잠수함을 건조해 호주에 납품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호주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은 디자인에서 승무원 활동 공간이 좁고 무기 수출 경험이 부족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문제가 됐다”면서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영향은 호주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이 공개적으로 일본의 입찰 시도를 반대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올 2월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을 만나 “2차 대전을 기억하고 아시아 국가의 정서를 감안할 것”을 주문하면서 “일본의 무기 수출 야심은 평화헌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의 전투 시스템이 장착되는 호주 잠수함을 일본이 건조하게 되면 미-일-호주 삼국 간 상호작전 능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중국의 우려는 쉽게 이해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은 대환영 분위기이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27일자 사설에서 “중국은 호주가 ‘일본을 버리고 프랑스를 선택한’ 성의를 당연히 높이 평가해 줘야 한다”고 적었다. 신문은 “일본 잠수함이 저소음과 해저탐측 기술 등에서 세계 일류인데도 일본이 수주하지 못한 것은 호주가 국방 영역에서 지나치게 일본과 긴밀해져 중국을 격노하게 만드는 것을 피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잠수함 사업자 발표는 턴불 총리가 14, 15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나왔다. 지난해 9월 토니 애벗 전 총리가 물러나기 전까지만 해도 ‘주머니에 다 넣은 물건’으로 여겼던 호주 잠수함 사업에서 탈락하자 일본 정부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매우,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고,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도 “호주 측에 설명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무기 수출 3원칙’을 폐기한 아베 정권은 첫 무기 수출 시도인 호주 잠수함 사업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수주에 성공하면 앞으로 무기 수출이나 국제공동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첫걸음부터 좌절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27일 “호주 정부 내에서는 ‘일본을 선택하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턴불 총리의 며느리가 중국인이라는 점을 들어 중국과의 친밀도를 설명하는 말도 떠돌았다. 턴불 총리의 아들 앨릭스는 2012년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의 외동딸인 이본 왕과 결혼했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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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자민당 “외국인노동자 폭넓게 수용을”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이 외국인 ‘단순 노동자’도 받아들이는 쪽으로 외국인 정책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민당 ‘노동력 확보에 관한 특명운영위원회’는 25일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 원칙상 인정하지 않아온 건설노동자 등 외국인 단순 노동자 수용을 ‘필요에 따라 인정’하도록 정책 전환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은 대학교수나 경영자, 고도 기술자 등 국가에 이익이 되는 고도 인재는 적극 영입해왔지만 단순 노동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특명위 제안은 단순 노동자 개념을 없애고 ‘이민(移民)’ 이외의 외국인 수용을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일본이 외국인노동자 정책을 바꾸기로 한 것은 저출산·고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생산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35년에 현재보다 약 17% 줄어들게 돼 사회 각 분야에서 일손 부족이 사회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2020년대에는 간병 분야에서 25만 명, 건설 분야에서 77만∼99만 명의 노동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 감소 압력에 직면한 선진국들이 외국인 유치 경쟁을 시작했다는 점도 일본 정부를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아베노믹스’ 2단계로 △명목 국내총생산 600조 엔(약 6180조 원) △합계출산율 1.8 실현 △간병이직 제로라는 세 가지 비전을 내걸었다. 50년 후에도 인구 1억 명을 유지한다는 목표다. 공식적으로는 이민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에서는 외국인이 특정 자격으로 취업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영주권을 신청하거나 귀화할 수 있다. 특히 고도 인재의 경우 영주권 신청 자격을 주는 기한도 앞당겨지고 있다. 19일 열린 산업경쟁력회의(의장 아베 신조)는 ‘고도 인재의 영주권 부여 신속화’안을 내놓았다. 현재 5년 이상 체재 조건을 3년으로 줄여 영주권 취득이 쉽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고도 인재만으로는 인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현실이 단순 노동자에 대한 문호확대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폐쇄적인 일본 사회에서 외국인노동자의 대거 유입에 따른 치안 악화나 일본인과의 마찰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외국 인재를 영입하면 그만큼 국내 임금 인상폭이 줄어든다는 우려도 있다. 신문은 자민당 특명위 제안이 우여곡절을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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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특회 혐한시위는 인종차별 행위”

    일본 고등법원이 대표적 혐한단체인 ‘재일(在日)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재특회)’의 행동이 ‘인종차별 행위’라며 25일 고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다카마쓰(高松)고등법원 재판부는 도쿠시마(德島) 현 교직원 조합에 난입해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한 재특회 관계자 등 10명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인종차별적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된다”며 손해배상액을 1심 재판부가 선고한 230만 엔(약 2376만 원)에서 436만 엔(약 4505만 원)으로 늘렸다. 재특회는 2007년 1월 설립된 극우 시민단체로 회원 수가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일 동포가 가진 특별 영주 자격 등의 권리를 없애고 다른 외국인들처럼 대우해야 한다며 혐한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특회 회원들은 2010년 4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계열 학교인 ‘시코쿠(四國) 조선 초·중학교’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현(縣)교직원 노동조합 사무실에 난입해 확성기를 대고 전 노조 서기장인 여성(64)에게 ‘조선의 개’, ‘매국노’ 등과 같은 욕설을 퍼붓고, 어깨를 미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대해 전 노조 서기장 등은 재특회와 관계자 10명을 상대로 모두 2000만 엔(약 2억647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지난해 3월 1심 재판부인 도쿠시마 지방재판소는 재특회 측에 배상을 명령했지만 공격 대상이 일본인인 교직원 노동조합과 조합의 전 서기장이었다는 점을 들어 인종차별 행위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쌍방의 항소로 진행된 2심에서 재판부는 “공격 대상은 일본인이지만 재일 한국인 배척을 목적으로 하는 인종차별에 입각한 공격이었다”는 원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교토(京都) 지방법원은 2013년에도 재특회에 대해 가두시위 금지와 손해배상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재특회 회원들이 2009년 12월 교토 조선 제1초급학교에서 “김치 냄새 난다”, “북조선 스파이 양성기관” 등의 재일조선인 혐오 발언을 하고 이 장면을 유튜브에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법무성이 정부기관 최초로 재특회에 혐오시위(헤이트스피치) 중단 권고를 하기도 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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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앞두고 ‘비정규직 임금인상’ 꺼내든 아베

    아베노믹스 실패로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7월 참의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라는 선심성 정책 카드를 꺼냈다. 재계는 “기업에 일방적으로 비용을 부담시킬 것”이라며 정치 논리가 경제를 지배하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보수 정권과 재계 사이에 균열이 커질 조짐이다. 아베 내각이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의 70∼80%까지 올린다는 방침을 다음 달 발표할 ‘일본 1억 총활약계획’에 반영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정·재계에 논란이 거세다. 초안에 따르면 기업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원 간 불합리한 격차를 방지하는 지침을 작성해야 하고 통근수당과 출장비 등에서 차별을 둬선 안 된다. 일본 비정규직이 받는 임금은 정규직의 57%로 한국(54%)보다는 조금 많지만 프랑스(89%) 독일(79%) 등 선진국에 비하면 적다. 일본 보수정치의 상징인 아베 총리가 친(親)노동 정책을 들고나온 것은 취임 이래 높은 지지율의 원천이던 ‘아베노믹스’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돈을 풀어 소비를 활성화하겠다며 마이너스 금리까지 동원한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에도 일본 증시는 좀체 회복되지 않고 엔화 환율은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선거가 임박하자 ‘동일 노동, 동일 임금’ 등 노동개혁을 통한 복지 확대 카드로 승부를 낼 참이다. 노동자 표심을 잡기 위해선 기업의 양보가 불가피하다는 계산이다. 아베 총리는 2월에도 “아베노믹스의 성과로 나온 기업 수익을 노동자에게 배분하기 위해 지난해 임금인상률보다 더 높도록 이익을 배분하도록 하겠다”며 “근로자의 40%나 되는 비정규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베노믹스로 돈을 번 기업들이 이제 돈 보따리를 풀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베 정권 행보가 선거용 공약(空約)일 뿐 진정성은 없는 듯하다는 관측도 만만찮다. 마이니치신문은 관가(官街)에서조차 ‘아베 총리가 올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노믹스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무리하게 법제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정권 연장을 위한 비용을 떠안게 된 기업들은 ‘시장 원리’를 강조하며 씁쓰레한 표정이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신原定征) 일본 경단련 회장은 “일본의 경우 같은 직무라 해도 일하는 방식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 장래에 대한 기대나 전근 가능성 등의 차이도 있다. 단순한 사고로 문제를 풀려고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 일본상공회의소 회장도 “정사원(정규직) 임금을 내리는 것은 어렵고, 비정규 사원 임금만 올라갈 공산이 크다”고 불만을 드러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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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기업들 침체의 늪… ‘감원 칼바람’에 떠는 지구촌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대기업이 줄줄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정보기술(IT) 금융 에너지 등 업종을 불문하고 지구촌의 감원 칼바람이 거세다. 저유가와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 불씨가 좀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기업들은 당장 하기 쉬운 ‘감원 카드’를 잇따라 꺼내 들었다. 가장 쉬운 구조조정이 인력 감축이라는 점에서 노동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확산되고 있다. 고정비용부터 줄여 일단 위기를 넘기고 신성장 산업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세계 최대 비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미국 인텔은 지난해 11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최근 전체 인력의 11%인 1만2000명을 추가로 줄여 연 7억5000만 달러(약 8550억 원)의 인건비를 절감한다. 이번 감원은 2005∼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최대다.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성장산업에 투자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중요한 것은 살아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반도체 회사 퀄컴도 지난해 말 1300여 명을 감원하는 등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중국 미디어텍 등이 저가를 무기로 약진하면서 위기감이 커진 것이다. 4년 이상 매출 하락세를 보인 IBM도 대형 컴퓨터 분야에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IT 시장의 판도가 하드웨어 중심에서 스마트기기, 소프트웨어로 이동하면서 컴퓨터 제조 회사들도 몸집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컨설팅 기업 가트너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전 세계 개인용컴퓨터(PC) 출하량은 6분기 연속 하락해 지난해와 비교할 때 9.6% 줄어든 6480만 대에 그쳤다. 출하량 6500만 대 이하는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도시바는 지난해 회계 부정 사건이 터진 뒤 가전사업과 의료기기 부문을 매각하기로 했다. 도시바 인력은 의료기기 부문 매각에 따라 내년 3월 말까지 3만4000명이 줄어든다. 또 매년 400∼600명 채용하던 신입 사원을 내년에는 뽑지 않기로 했다. 실적 부진으로 대만 기업 폭스콘에 주력 사업을 매각한 샤프는 4만9000여 명의 그룹 인원 가운데 일본 내 인력 3500명을 포함해 10%를 감축했다. 금융권의 구조조정 한파도 거세다. 영국 HSBC홀딩스는 올해 임금 동결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신규 채용도 없다고 선언했다. 영국 바클레이스는 지난해 가을부터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일부 은행은 직원들을 폴란드나 인도 등 비용이 적게 드는 국가로 재배치하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말 직원 1만5000명을 해고하고 해외 10개국 지점을 폐쇄키로 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2000명을 감원하고 글로벌시장 사업 부문의 규모를 30% 축소한다. 또 부동산 등 자산도 정리할 방침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목표로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유럽·아시아 부문을 인수했던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도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최대 1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에 근무하는 노무라증권 직원 6명 가운데 1명을 자르는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미 지난해 말 채권사업부 직원의 25%인 1200명을 잘랐다. 최근 18개 주요 석유 생산국의 산유량 동결 합의 무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또다시 ‘저유가의 공포’에 휩싸이자 에너지회사들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해 52억 달러(약 6조 원)의 손실을 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내년까지 직원 7000명을 감원하고 BP 로열더치셸 엑손모빌 셰브런 등 4대 메이저 석유 기업은 올해만 직원 1만 명을 줄이는 비상 플랜을 세웠다. 북해의 석유와 가스 산업에서만 2년 안에 7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적인 에너지 및 철도차량 제작 업체인 프랑스 알스톰사는 대규모 적자로 파산 위기에 처했다가 지난해 전력 에너지 사업 부문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 106억 달러에 매각했다. GE는 알스톰 에너지 사업 부문 근로자 3만5000명 중 6500명을 감원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글로벌 기업들의 인력 감축이 언제 그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데 있다. 실적이 호전돼야 대규모 다운사이징을 멈출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실적이 개선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CNN머니는 “인텔이 PC 산업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인텔이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성장동력에서 성과를 내야 감원 바람이 잠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EU에서는 부실 채권을 회수하는 데 평균 2, 3년이 걸려 지점 폐쇄와 인적 구조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뉴욕=부형권 / 도쿄=서영아 특파원/ 파리=전승훈 특파원}

    • 20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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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옆에 선 ‘제복’… 존재감 커진 자위대

    일본 자위대의 사실상 군인인 일명 ‘제복조’의 존재감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자위대의 제복조는 최근 발생한 구마모토(熊本) 연쇄 지진 피해 현장에서 활약상이 돋보였다. 제복조가 물자 수송을 돕고 토사 붕괴 현장에서 위험한 수색작업을 도맡는 모습은 “믿을 것은 자위대뿐”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모미이 가쓰토(인井勝人) NHK 회장은 “자위대가 투입돼 물자 공급이 원활해졌다는 점을 강조하라”고 지시해 구설에 올랐다고 23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군복 차림의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통합막료장(한국의 합참의장 격)과 아베 총리가 함께 있는 모습이 자주 공개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끝난 직후 아베 총리는 통합막료장과 함께 있는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제복조와의 긴밀함을 강조하기 위해 NSC의 비공개 원칙까지 깬 것이다. 23일 지진 현장 시찰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아베 총리 바로 뒤에도 통합막료장이 서 있었다. 일본 총리가 통합막료장과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육해공 자위대 운용을 통합한 통합막료감부가 발족한 2006년 이후 100여 회에 이른다. 이 중 76번이 2012년 말 아베 총리가 재등장한 이후 3년 4개월간 만난 횟수다. 자위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부가 폭주한 데 대한 반성의 뜻에서 제복조보다는 ‘양복조’라 불리는 민간 정책전문가들이 주도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지난해 방위성 설치법을 개정해 지휘 체계상 양복조 아래에 있던 제복조를 양복조와 대등하게 해 놨다. 방위상과 제복조 사이에 양복조를 거치지 않고도 보고나 지시가 직접 이뤄지게 됨으로써 제복조의 발언권은 비약적으로 커졌다. 자위대 부대 운용에서도 제복조 권한이 대폭 확대됐다. 방위성은 최근 양복조들이 맡아 왔던 운용계획 작성 업무 일부를 제복조가 주도하는 통합막료감부로 옮겼다. 지난해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을 위한 지침에 따라 설치된 조직인 ‘동맹조정메커니즘’에서는 자위대와 미군이 평소부터 유사시까지 운영을 맡는다. 정치인이나 양복조들은 유사시 현장에서 제복조가 결정한 것을 추인만 하게 될 수도 있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지난달 15일 기자회견에서 정치인이 방위상을 맡아 문민통제는 지켜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양복조는 정책적으로, 제복조는 군사적으로 나를 보좌한다”고 말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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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피소 식량지원 어려워… “아기 먹일 모유도 안나올 지경”

    일본 규슈 구마모토(熊本) 일대에 14일부터 연쇄 지진이 일어난 지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피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18일 오후 8시 42분 규슈 북동부 오이타(大分) 현에선 규모 5.8의 강진이 또 발생하는 등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시 기능은 완전히 마비된 상태다. 이날 오후 11시까지 사망자는 43명, 생사 확인이 되지 않은 사람은 8명이다. 부상자 1055명 가운데 중상자는 204명이다.○ “체력도 기력도 한계, 언제 돌아갈지” 최대 피해지인 마시키(益城) 정에서는 주민 3만 명 중 1만6000명이 10곳의 피난소에 나뉘어 수용돼 있다. 집이 무너졌거나 추가 붕괴가 우려되는 경우 혹은 교통 두절로 피난 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경우 등 사연은 제각각이다. 피난소는 발 디딜 틈도 없다. 피난민들은 “체력도 기력도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물자 부족도 심각해 피난소 10곳 가운데 절반은 17일부터 식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주먹밥 하나 받는 데 1시간이 걸렸다. 기저귀, 우유도 없다. 4개월 된 아이에게 먹일 모유가 나오지 않는다”는 34세 여성의 호소를 전했다. 한 피난소에서는 17일 이재민들이 운동장에 철제 의자를 모아 ‘화장지, 물, 빵 SOS’라는 구호 요청 메시지를 만들어 구조헬기에 도움을 청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소(阿蘇) 시 피난소에 있던 77세 여성이 숨지는 등 2차 피해도 우려된다. 17일에는 노로 바이러스 감염자도 발생했다.○ 피해 확산으로 도시 기능 마비 구마모토 일대에선 27만 가구가 단수됐다. 3만5000가구가 정전됐고 10만여 가구의 가스 공급이 중단됐다. 현 내 유치원 및 초중학교의 60%가량인 450개 학교는 18일에 수업을 못 했다. 5층 청사가 사방으로 휘어진 우토(宇土) 시와 야쓰시로(八代) 시, 마시키 정 등 관공서도 기능을 못 하고 있다. 자위대와 경찰은 이날도 16일 새벽 지진 이후 아직까지 안부가 확인되지 않은 9명에 대한 수색에 총력을 기울였다. 사고 발생 후 72시간이 지나면 생존 확률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단층 최대 3.5m 움직였다 도쿄신문은 이번 지진에 대해 △2개의 단층이 연동해 발생했고 △흔들림 횟수가 관측 이후 최다를 기록했으며 △단층이 활화산인 아소 산의 칼데라까지 도달하고 있어 화산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요시다 아키오(吉田明夫) 시즈오카(靜岡)대 객원교수는 “14일의 규모 6.5 지진과 16일 7.3의 지진은 메커니즘이 다르다”며 “‘전진(前震)’과 ‘본진(本震)’ 관계가 아니라 독립된 활동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16일 이후 구마모토와 오이타 현에서는 진도 1 이상 지진만 531회(18일 정오 현재)나 됐다. 아사히신문은 16일 강진으로 해당 단층이 길이 27km에 걸쳐 최대 3.5m 옆으로 움직였다는 일본 국토지리원의 설명을 전했다. ○ 그래도 이웃은 따뜻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 것을 비롯해 태국, 영국 등이 애도를 전해 왔다. 미국은 지진 피해 대응 활동에 미군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만은 피해자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이 저지른 난징(南京)대학살 피해자를 추모하는 중국 난징대학살 기념관은 15일 저녁 구마모토 현의 중일우호협회를 통해 지진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전했다고 중국 관차저왕(觀察者網)이 18일 보도했다. 구마모토 현은 난징대학살의 주범으로 꼽히는 일본군 제6사단이 있었던 지역이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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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서영아]위기에 돋보이는 일본인의 시민의식

    일본 규슈 구마모토(熊本)에서 첫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9시 26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도쿄 시내 프랑스 식당에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정조회장 등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41분에는 현장에 모인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했다. 부리나케 총리관저로 돌아온 때는 53분. 54분에 위기관리센터에 들어갔고 11시 20분에는 비상재해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다음 날 오전 7시 기자들 앞에 다시 나타나 16일 지진 현장을 시찰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밤새 규모 7.3의 ‘본진(本震)’이 강타한 16일에는 새벽 3시 반부터 초췌한 얼굴로 TV에 등장했다. 현지 시찰은 ‘피해 수습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해’ 취소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간 나오토(菅直人) 당시 총리는 원전사고 대응에 경황이 없는 후쿠시마(福島)를 시찰해 두고두고 욕을 먹었다. 이걸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규슈 일대를 흔드는 지진 재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처가 민첩하고도 긴장감이 넘친다. 특히 총리가 밤낮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힘내 달라”는 메시지를 직접 던진다. 자위대의 활동도 돋보인다. 피난민들 앞에 큰 솥을 들고 나타나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주고 궂은일을 도맡는다. 고립된 조난자들을 신중하게 헬기로 구하는 모습도 믿음직스럽다. “자위대의 모습을 보면 위안이 된다”는 시민이 적지 않다. 일본 정부는 주일미군에 지원을 요청해 최신예 수송기 ‘오스프리’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그간 ‘강한 일본’은 아베 총리의 캐치프레이즈였다. 하지만 기자는 이번 재해를 통해 또 다른 의미의 ‘강한 일본’을 본 듯했다. 재난에 강한 일본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이야말로 세계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자연재해인데 누굴 원망하겠느냐”며 묵묵히 피난 지시를 따른다. 물도 안 나오는 마을회관에 모여 새우잠을 자고 2시간이나 줄을 서서 자위대가 나눠주는 주먹밥 고작 한 덩이를 받아들면서도 “이런 상황에서 따뜻한 밥이라니, 너무 고맙다”며 고개를 숙인다. 이들은 언제 또 지진이 찾아와 모든 걸 폐허로 만들지 모른다 해도 다시 일어서 더 튼튼한 건물을 지으려 할 것이다. 폭삭 무너져 내린 집 앞에서 “건질 게 하나도 없네. 지진이 잦아들면 다시 시작해야지”라며 입술을 깨무는 초로(初老)의 구마모토 주민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진 전까지 아베 총리의 ‘강한 일본’호(號)는 모든 게 순조로워 보였다. 이번 재해가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까. 예단하긴 어렵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당시 민주당 정권은 크게 힘을 잃었지만 이는 후쿠시마 원전 등 정부의 대응이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이 이번 지진 대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최선을 다하는 데는 그런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지진 이후 일본의 정치 일정은 달라질 것이다. 구마모토 지진은 아베 총리가 누차 내세웠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소비세율 재인상을 연기할 사유(리먼브러더스 사태 같은 경제위기, 동일본 대지진 수준의 재해)에 딱 들어맞는다. 소비세율 재인상을 연기하려면 중의원을 해산해 국민의 의견을 묻는다는 게 지금까지 논의됐던 흐름이기도 하다. 아베 총리의 머릿속에서는 이런 모든 과정을 가능하다면 헌법 개정으로 이어가고자 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오매불망(寤寐不忘) 원하는 ‘강한 일본’을 국민들은 이미 실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서영아 도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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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평양 연안 따라 번지는 지진

    환태평양조산대가 심상치 않다. 14일 일본 구마모토(熊本)와 남태평양의 바누아투공화국에서 각각 규모 6.5와 6.4의 강진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15일 필리핀 민다나오(규모 5.9), 16일 구마모토(규모 7.3), 17일 에콰도르 에스메랄다스(규모 7.8) 등으로 연일 강진이 이어지고 있다.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에서도 17일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일본 동남아 뉴질랜드와 북미 남미의 해안 지역 등을 잇는 고리 모양의 환태평양조산대는 지진이 자주 발생해 ‘불의 고리’로 불린다.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이곳에서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잦아진 지진이 더 강력한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같은 초대형 지진이 일어날 것을 걱정한다. 14일 구마모토에서 시작된 지진은 16일 구마모토 현 동북부 아소(阿蘇) 지역과 규슈 동부의 오이타(大分) 현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진이 확산하는 방향으로는 오사카(大阪) 부에서 시코쿠(四國)까지 걸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지진 전문가들은 일련의 지진으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극받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16일 아침에는 한 달간 활동을 중지했던 세계 최대 활화산 아소 산이 분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지진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불의 고리’에 자리한 남미 에콰도르는 1979년 이후 가장 큰 규모 7.8의 강진이 16일 태평양 해안 지점을 강타하면서 나라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진원지에서 가까운 인구 4만 명의 도시인 페데르날레스의 가브리엘 알시바르 시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시 전체가 무너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에도 혼란을 틈타 곳곳에서 약탈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진원지 인근 에스메랄다스 지역의 정유 시설은 지진 이후 가동을 멈췄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 이세형 기자}

    • 201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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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의 고리’ 심상찮다…日구마모토-에콰도르서 연일 강진

    환태평양조산대가 심상치 않다. 14일 일본 구마모토(熊本)와 남태평양의 바투아투공화국에서 각각 규모 6.5와 6.4의 강진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15일 필리핀 민다나오(규모 5.9), 16일 구마모토(규모 7.3), 17일 에콰도르 에스마랄다스(규모 7.8) 등으로 연일 강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동남아 뉴질랜드와 북미 남미의 해안지역 등을 잇는 고리 모양의 환태평양조산대는 지진이 자주 발생해 ‘불의 고리’로 불린다.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이곳에서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잦아진 지진이 더 강력한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 같은 초대형 지진이 일어날 것을 걱정한다. 14일 구마모토에서 시작된 지진은 16일 구마모토 현 북동부 아소(阿蘇) 지역과 규슈 동부의 오이타(大分)현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진이 확산하는 방향으로는 오사카(大阪)부에서 시코쿠(四國)까지 걸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일련의 지진으로 중앙구조선 단층대가 자극받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16일 아침에는 한 달간 활동을 중지했던 세계 최대 활화산 아소산이 분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 기상청은 지진과의 직접 관계는 없다고 밝혔다. 강진으로 현지에 공장을 둔 도요타, 혼다, 파나소닉 등 기업들도 잇따라 조업을 중단했다. 미국 등 각국은 애도와 함께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불의 고리’에 자리한 남미 에콰도르는 16일 발생한 1979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인 7.8의 지진으로 나라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진원지에서 가까운 인구 4만 명의 도시인 페드라날레스의 가브리엘 알시바르 시장은 AP통신 인터뷰에서 “도시 전체가 무너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혼란을 틈타 약탈 행위가 발생하고 있지만 시 당국이 손을 못 쓰고 있다. 진원지 인근 에스메랄다스 지역의 정유 시설은 지진 이후 가동을 멈췄다. 추가 지진이 발생해 정유 시설이 파손될 경우 에콰도르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201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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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구마모토현 규모 6.4 강진

    일본 규슈(九州) 지역에 14일 밤 강한 지진이 반복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9시 26분경 일본 구마모토(熊本) 현에서 규모 6.4로 추정되는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지는 북위 32.7도, 동경 130.8도이며 진원의 깊이는 약 10km로 추정됐다. 이 지진으로 구마모토 현 마시키(益城) 정에서 진도 7, 구마모토 시에서 진도 6에 약간 못 미치는 흔들림이 관측됐다. 또 주변 여러 지점에서 3∼5 수준의 진동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NHK는 이날 오후 10시 30분까지 구마모토 지역에서만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지진이 11회 발생했다고 전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공영방송인 NHK를 비롯해 민영방송들도 지진 발생 직후부터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특보 체제로 전환해 지진 발생 소식과 피해 상황을 보도했다. 이날 가장 큰 흔들림이 관측된 마시키 정에서는 집이 무너져 7명이 갇혀 있으며 이 밖에 가옥 붕괴 신고가 약 10건 들어왔다고 NHK가 전했다. 구마모토 현 일부 지역에서는 마을 전체가 정전된 곳이 있다는 소식도 들어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진으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오후 10시 10분경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응급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집이 여러 채 붕괴되고 파손됐다는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발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급히 총리관저로 복귀해 오후 10시 전 위기관리센터에 들어갔다. 이날 부산과 경북지역에서도 지진이 감지됐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오후 9시 30분경 “20여 초간 건물이 흔들리고 창틀이 떨렸다. 지진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전화 수십 통이 걸려왔다”고 전했다. 경북도소방본부도 지진에 따른 흔들림을 느꼈다는 포항과 경주 주민들의 신고가 있었다고 밝혔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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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방4도” vs “고립탈출”… 아베-푸틴 동상이몽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5월 초 러시아 소치를 방문해 미국 등 서방과 불편한 관계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5일 도쿄(東京)에서 만나 정상회담 세부 일정에 정식 합의한다. 일본은 아베 총리의 방러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푸틴 대통령의 연내 방일도 물밑에서 타진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은 2012년 12월 총리 취임 이후 10번째가 된다. 아베 총리의 방러도 3회 연속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사이 한 번도 일본을 찾지 않았다. 외교 의전상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본 정부는 “두 정상이 얼굴을 마주하는 게 중요하다”며 형식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일방적으로 합병한 이후 일본이 미국 주도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 양국 관계는 큰 위기를 맞았다. 그해 5월 푸틴 대통령은 “일본이 동참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일본은 쿠릴 열도 협상도 중단하겠다는 것이냐”고 공개적으로 일본을 압박했다.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 장소를 수도인 모스크바가 아니라 변방인 소치로 정한 것은 러-일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배려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2월에도 아베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 방문 계획에 대해 자제를 요청했다. 아쉬운 쪽은 일본이다.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러시아가 실효지배 중인 북방4도(러시아명 쿠릴4도·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캄차카 반도를 잇는 열도 중 4개 섬)를 돌려받기 위한 집념으로 대러 외교를 직접 챙겼다. 제2차 세계대전 종식 이후 아직 양국 사이에 체결되지 않은 평화협정도 영토 분쟁 문제와 직결돼 있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18년까지 러시아와의 영토 문제를 진전시키겠다고 국민들에게 여러 차례 약속했다.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12일 일본 교도통신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2001년 당시 러-일 정상이 확인한 ‘이르쿠츠크 성명’(북방4도 귀속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조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을 부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방4도 문제는 이미 끝난 얘기’라는 태도로 일관해온 기존 자세에서 크게 유연해진 것으로 일본 쪽에서 회담을 앞두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러시아 끌어안기’는 대중(對中) 견제도 염두에 둔 전략이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날로 군사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면 강한 해군력을 갖고 있는 러시아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러시아는 일본의 도움을 받아 미국 주도의 국제 고립에서 벗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때마침 5월 일본 미에(三重) 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다. 소치 정상회담에서 얘기가 잘된다면 올해 G7 의장국인 일본의 아베 총리가 러시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문구가 포함된 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는 G7 회의 참석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선 러시아가 G7 정상회의를 제재 완화의 계기로 삼기 위해 소치 회담에서 영토 문제 등에서 일정 부분 양보할 가능성을 기대하는 눈치다. 러시아는 또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나리시킨 하원의장이 6월 도쿄를 찾을 때 원폭 피폭지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핵 피폭국인 일본은 핵보유국 지도자들의 히로시마 방문을 환영하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11일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 데 이어 5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오바마 대통령도 이곳을 찾을 방침이어서 맞대응 차원에서 하원의장의 히로시마 방문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 관련 논의가 미국 주도로 이뤄지는 것을 견제하겠다는 포석이다. 나리시킨 하원의장은 히로시마 방문 때 1945년 원폭 투하 직후 주일본 소련대사관이 현지에서 촬영한 사진을 일본 측에 기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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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 이어 음악… 감성의 영역 넘보는 AI

    중국 알리바바의 인공지능(AI)이 ‘나는 가수다(나가수)’의 우승자를 맞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체스나 바둑처럼 정해진 규칙이 아니라 인간의 음악과 감성을 이해해야 하는 영역에서도 AI가 성과를 거둔 것이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8일 방영된 중국 후난TV의 인기 프로그램 ‘나가수’에서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알리윈의 인공지능 ‘Ai’가 결선 진출자들과 우승자를 정확히 예측했다. 나가수는 한국에서 흥행했던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을 중국이 현지화해 2013년부터 방영하고 있는 인기 프로다. 정상급 가수들이 노래 경연을 펼치면 관객이 투표를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Ai는 노래의 인기도, 가수의 성량과 음정의 정확도, 가사 내용, 관객 반응 등을 종합 평가해 참가자들의 공연을 평가했다. Ai는 결선 진출자 7명을 정확히 가려냈다. 이 가운데 영화 ‘와호장룡’의 수록곡인 ‘어 러브 비포 타임(A Love Before Time)’을 부른 중국계 미국인 가수 코코 리가 우승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지능을 개발한 알리윈의 민왕민 박사는 “(구글의) 알파고는 엄격한 규칙을 따르지만, 음악과 미술에는 그런 원칙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Ai가 인간의 감정과 음악을 이해하도록 훈련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장기의 고수가 컴퓨터 소프트웨어와의 대결에서 지는 일이 벌어졌다. NHK에 따르면 9, 10일 이와테(巖手) 현에서 열린 장기대국 ‘덴오센(電王戰)’에서 일본의 내로라하는 장기고수 야마사키 다카유키(山崎隆之·35) 8단이 컴퓨터 소프트웨어 포난자(PONANZA)와의 첫 대국에서 패배했다. 인간 프로기사와 컴퓨터의 장기 대국은 지난해까지 단체전으로 치러졌다가 올해는 개인전으로 진행됐다. 2013년과 2014년엔 포난자가 이겼고, 지난해엔 인간이 승리했다. 포난자는 첫날부터 공격적인 태도로 야마사키 8단을 압박했고, 이틀째에도 판세가 유지되면서 야마사키는 85수 만에 손을 들었다. 일본 정부는 AI와 관련한 법 정비와 제도 마련에 나섰다. 1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 총무성 문부과학성은 이달 중 AI 기술의 연구개발을 담당할 연대조직을 출범시킨다. 관련 예산은 3개 부처를 합해 연간 100억 엔(약 1058억 원)이다. 총무성은 AI의 국내 경제 효과가 2045년경이면 121조 엔(약 128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정부는 29, 30일 다카마쓰(高松) 시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보통신장관 회의에서 AI 개발 원칙을 담은 국제규칙 제정을 제안하기로 했다. 이 규칙에는 △AI가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하고 △통제 불능이 됐을 때 긴급 정지해 잘못된 사고 회로를 수정할 수 있도록 하며 △악의가 있는 사람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국제인권 클리닉 연구팀도 11일 공동보고서를 내고 ‘살인 로봇’의 등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경고했다.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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