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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오세훈 시장이 재검토를 지시했다. 서울시는 사업 반대 여론이 거셌던 만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광화문광장추진단은 이날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오 시장에게 현안 업무보고를 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시민 의견 수렴을 포함한 다양한 검토 방안을 별도로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의견을 듣는 과정 등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는 있지만 사업 백지화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창 속도를 내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제동이 걸린 건 오 시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광장을 중앙에서 한쪽 방향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줄곧 반대 목소리를 내 왔다. 선거 유세 기간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시장 권한대행이 시작해선 안 됐을 사업”이라고 지적하면서 “정당하지 않고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잘못된 것이라도 일단 시작됐으면 존중한다. 행정에 대한 존중의 마음으로 갈등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시민 의견을 듣기로 한 만큼 사업 백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은 높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걷기 편한 새로운 광화문광장’을 만들겠다며 추진했다. 서울시장이 공석이던 지난해 11월 예산 800억 원을 들여 공사에 들어갔다.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시민단체 등이 예산 낭비, 교통체증 심화 등을 이유로 반발했지만 시는 예정대로 공사를 강행했다. 오 시장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서울시의회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인호 시의회 의장은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됐고 지금 중단하는 것은 혈세 낭비 아니겠냐. 시민들의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강승현 byhuman@donga.com·이청아 기자}
“주택 공급을 어떻게 하면 신속하게 할 수 있는지 실행 계획을 빨리 보고해 주세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주택건축본부로부터 현안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해당 부서에 주택 공급 방안 마련을 다시 주문했다. 오 시장이 그동안 추진해오던 서울시의 주택 정책 변화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업무 보고는 주택건축본부, 도시재생실 등 부동산 관련 부서가 참석한 가운데 2시간가량 진행됐다. 원래 주택건축본부의 업무보고는 13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순서를 바꿔 부동산 관련 문제를 가장 먼저 보고받았다. 산적한 서울시의 현안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과제를 부동산으로 판단했다.○ 재건축·재개발 통한 ‘스피드 주택공급’ 오 시장은 당선 직후부터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포함한 부동산 정책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날도 김성보 주택건축본부장에게 “스피드 주택 공급을 위해 법규와 절차를 포함해 빠르게 추진 가능한 세밀한 실행 계획을 정례적으로 보고해달라”고 지시했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재건축·재개발 사업 추진 등 부동산과 관련한 여러 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서울시가 중앙 정부와 논의 없이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현재로서는 정비구역 지정이나 인허가 등은 서울시의 권한만으로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안전진단 절차를 마친 민간 노후 단지의 재건축사업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마포 성산시영 △목동신시가지12단지 등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단지의 개발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경우 3년 이상 지구단위계획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지구 내 초등학교 위치, 새로 생기는 공원 면적과 위치 등을 놓고 서울시 계획에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나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시가 주민 의사를 충분히 반영한다면 사업이 진전을 보일 여지가 생긴 셈이다. 한 재건축 단지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겠지만 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조합 설립 같은 관련 절차가 빨라져 조합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 위주의 임대주택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던 주택 공급은 오 시장이 여러 차례 공언한 대로 민간 위주로 기조가 전환된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 공공이 주도했던 것이 민간 주도로 차별화되는 것”이라며 “정부와 대립 각을 세울 필요는 없고 정부 정책을 소화하면서 서울의 새로운 주택 공급 방향을 찾아가겠다”고 설명했다.○ 도시재생 축소, 정부 갈등 불가피 박원순 전 시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도시재생사업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 추가 지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약대로 관련 조직도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도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박원순식 벽화 그리기 도시재생사업부터 손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시재생사업이 축소되면 현재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된 강북 일부 지역이 다른 방식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종로구 창신동 등 일부 도시재생지역 주민들은 공공재개발 사업에 지원했지만 예산 중복 지원 문제로 선도사업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중앙정부와의 갈등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 시장은 10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한 뒤 “공시가격 동결을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정책 변화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추진 과정에서 걸림돌이 많다. 35층 층고 제한 해제는 시의회의 의견을 청취해아 한다. 용적률을 완화하려면 의회 의결을 거쳐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안전진단 기준 관련 사안은 국토부가 운영하는 법령과 고시 등에 규정돼 있다. 공시지가 조사 및 산정 역시 정부에 권한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국무회의 등에 참석해 건의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전면 재조사보다는 공시가격이 대폭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처럼 공공 주도 개발을 추진하면서 민간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강승현 byhuman@donga.com·이새샘·이청아 기자}
서울시가 운전면허증을 스스로 반납한 어르신에게 선불 교통카드를 지원한다고 12일 밝혔다. 13일부터 서울시에 주민등록된 만 70세 이상 어르신이 주민센터에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10만 원이 충전된 무기명 선불 교통카드를 받는다. 면허를 반납하면 원동기면허를 포함해 모든 운전면허가 취소된다. 반납 후 철회는 불가능하며, 재취득하고자 할 경우 1년이 지나야 한다. 교통카드를 지원하는 교통수단이면 전국 어디서나 사용 가능한 카드이며, 편의점과 T머니 가맹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단, 지하철의 경우 6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무임승차제도를 별도로 운영 중이므로 어르신 무료 교통카드를 이용해야 요금이 차감되지 않는다. 시는 해마다 65세 이상 어르신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늘어나자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2019년부터 해당 사업을 시행해 왔다. 사업 시행 이후 반납자는 전년도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신청 자격은 면허 반납일 기준 서울시에 주민등록이 돼있는 70세 이상(1951년 12월 31일 이전 출생) 어르신이다. ‘서울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지원 조례’ 시행일인 2019년 3월 28일 이후 시에 면허를 자진 반납했지만 혜택을 받지 않았던 어르신도 신청 가능하다.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직접 주소지 동 주민센터를 찾아가 운전면허 자진 반납 인센티브 지원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이미 반납해 면허가 실효된 경우에는 가까운 경찰서에서 발행한 ‘운전면허취소결정통지서’와 신분증을 가져와 교통카드를 신청하면 된다. 분실한 경우에는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이나 정부24 홈페이지에서 발급하는 ‘운전경력증명서’와 신분증(주민등록증, 여권)으로 면허증을 대체할 수 있다. 올해는 시 자체 예산(7500명)과 경찰청 국비(3210명)를 포함해 1만710명까지 교통카드를 지원한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어르신들의 면허 반납이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에 대해 오세훈 시장이 재검토를 지시했다. 서울시는 사업 반대 여론이 거셌던만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광화문광장추진단은 이날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오 시장에게 현안 업무보고를 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시민 의견 수렴을 포함한 다양한 검토 방안을 별도로 보고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의견을 듣는 과정 등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는 있지만 사업 백지화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창 속도를 내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제동이 걸린 건 오 시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광장을 중앙에서 한 쪽 방향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줄곧 반대 목소리를 내 왔다. 선거 유세 기간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시장 권한대행이 시작해선 안됐을 사업”이라고 지적하면서 “정당하지 않고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잘못된 것이라도 일단 시작됐으면 존중한다. 행정에 대한 존중의 마음으로 가지고 갈등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시민 의견을 듣기로 한 만큼 사업 백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업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은 높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걷기 편한 새로운 광화문광장’을 만들겠다며 추진했다. 서울시장이 공석이던 지난해 11월 예산 800억 원을 들여 공사에 들어갔다. 사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시민단체 등이 예산낭비, 교통체증 심화 등을 이유로 반발했지만 시는 예정대로 공사를 강행했다. 오 시장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서울시의회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인호 시의회 의장은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됐고 지금 중단하는 것은 혈세낭비 아니겠냐. 시민들의 혼란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제대로 산정됐는지 서울시 차원에서 재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취임 이틀 만에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또 서울시가 기존에 절차를 미뤄 왔던 재건축 아파트 단지 먼저 추진 절차를 밟겠다고 밝혀 ‘오세훈표 부동산정책’에 시동을 걸었다. 9일 오 시장 측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 차원에서 (올해) 공시가를 조사해 시장 상황과 불일치하는 사례를 찾아내겠다”며 “이를 통해 (내년) 공시가 동결을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가 19% 넘게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의 24%에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는 등 보유세 부담 급증으로 납세자들의 반발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공시가 조사와 산정은 국토부 고유 권한으로 서울시장이 공시가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오 시장은 잘못 산정된 사례를 밝혀내 공시가 산정의 문제점을 드러냄으로써 내년 공시가 인상을 막아내겠다는 취지다. 그는 후보 시절 내년 공시가 인상률 동결과 재산세 감면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서울시 차원의 공시가 조사가 이뤄지면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시세의 평균 70% 수준인 공시가를 2030년까지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어서 앞으로 집값이 안 올라도 공시가는 계속 오르게 된다. 제주도와 서울 서초구가 이달 5일 “공시가가 엉터리로 산정됐다”고 지적하며 촉발된 국토부와 지자체 간 갈등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민간 재건축 등 규제 완화 계획과 관련해 “이미 서울시에서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주택 및 도시계획 업무보고가 이달 13, 15일 예정돼 있어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을 담은 ‘오세훈표 부동산정책’에 본격 시동을 거는 셈이다. 가장 먼저 추진할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 오 시장 측은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 등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가 기존에 고의로 사업을 지연시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행정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건축 등 정비사업 시 용적률 완화는 조례 개정 사항으로 시의회 동의가 필수이지만 시의회 의원은 여당 소속이 압도적으로 많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 완화 등은 법을 개정해야 해 오 시장의 단독 추진은 불가능하다. 김호경 kimhk@donga.com·전주영·이청아 기자}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취임 둘째 날인 9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조사에 나서기로 한 건 극에 달한 공시가 불만 여론을 등에 업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시가 인상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송파구 잠실5단지 등에선 서울시가 수년째 미뤘던 재건축 관련 행정절차가 곧 진행된다. 하지만 안전진단 완화 등 상당수 규제가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가 틀어쥐고 있거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서울시의회 동의를 얻어야 해 곳곳에서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려에 대해 오 시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토부 등 중앙정부와 상호 협조하고 노력해야 할 부분이 많다. 협조 방안을 잘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공시가 인상 제동 포석 오 시장이 정부와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공시가에 대한 오류를 검증하겠다고 나선 건 올해 공시가에 대한 불만 여론이 워낙 높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는 평균 19% 올랐다. 서울시가 공시가 오류를 찾아내더라도 국토부가 이를 반영해 공시가를 수정할 가능성은 낮다. 공시가 산정은 국토부의 고유 권한이다. 앞서 이달 5일 서울 서초구와 제주도가 자체 검증 결과 공시가 산정 오류가 발견됐다며 전면 재조사를 촉구하자 국토부는 “적정하게 산정됐다”고 일축했다. 서초구, 제주도에 이어 서울시까지 공시가 산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토부와 지자체 간 공시가 공방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공시가는 이달 29일 확정된다. 그럼에도 서울시가 공시가 조사를 벌이기로 한 건 내년 공시가 동결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맞지 않은 사례를 근거로 제시해 공시가 동결을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 용적률-안전진단 완화 두고 충돌할 듯 오 시장은 민간주도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으로 가장 먼저 재건축 관련 고시나 심의 등 행정절차를 서두를 계획이다. 오 시장 측은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을 설명하며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들 단지는 그동안 서울시가 고의로 사업을 지연시킨 만큼, 당장 오 시장 ‘의지’만으로 즉각적인 규제 완화 효과를 내고 주변 집값을 들쑤신다는 비판도 비켜 갈 수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규제를 신속하게 완화하면서 주변 집값을 자극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잠실주공5단지는 서울시의 요구에 따라 국제설계공모를 거쳐 2018년 3월 설계안을 마련했지만 서울시가 이 설계안을 심의하기 위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소위원회를 열지 않아 3년 넘게 사업이 제자리걸음이었다. 압구정동과 여의도동 재건축 단지도 서울시가 지구단위계획을 수년째 미루는 바람에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관련 행정절차가 진행되면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곳곳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35층 규제는 시장 권한으로 풀 수 있지만 오 시장 측근은 “시의회가 협조하지 않을 분위기라 당장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의원 110명 중 10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재건축 수익성과 직결되는 용적률 규제를 풀려면 시의회 의결을 거쳐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서울시와 정부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를 완화하려면 국토부 소관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도 국토부의 협조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안전진단 시작은 서울시장 권한으로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최종 관문’으로 여겨지는 2차 정밀안전진단의 적정성 검토는 국토부 등 중앙정부 산하기관이 담당한다. 재산세 감면과 재산세 과세특례대상 확대도 행정안전부가 담당하는 지방세법 개정이 필수다. 김호경 kimhk@donga.com·전주영·이청아 기자}
그동안 ‘편파방송’으로 논란을 빚은 TBS교통방송의 개혁과 진행자 김어준 씨의 교체를 요구하는 글이 서울시청 내부 익명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 게시판은 본청 및 사업소 직원들만 이용이 가능하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6일 ’TBS 좀 말려줘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TBS에 들어가는 예산은 눈먼 돈이냐, 왜 헛소리하는 사람들을 데려다 놓고 비싼 방송료를 지불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시민들에게 시정소식을 선사할 진행자로 바꿔야 한다”고 적었다. 같은 날 ‘TBS는 앞으로 시사프로 일절 편성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다른 글도 올라왔다. 이 게시글은 “교통방송의 취지에 맞게 교통방송에 전념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며 “그게 싫으면 김어준 씨는 유시민 씨처럼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 개인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또 “선거 기간에 생태탕 증언만 계속 내보내는 등 너무 노골적으로 민주당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제도권 안에서 (예산) 지원을 받으면서 한쪽 편을 드는 것은 반칙이다. 특정 정당 선전 방송에 시민의 세금이 낭비돼선 안 된다”고 일침했다. 게시글에는 오후 7시 현재 70여 개의 댓글이 달려 논쟁이 이어졌다. ‘서울시 출연기관이면 출연 목적에 맞게 운영하는 게 맞다’며 동의하는 글도 있고 ‘정치 편향적인 사람들을 정리하라는 (작성자의) 얘기도 편향적인 것’이라고 반박하는 내용도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도 8일 한 청원인이 쓴 ‘김어준 편파 정치방송인 교통방송에서 퇴출해주세요’라는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교통방송은 말 그대로 서울시의 교통 흐름을 실시간 파악해서 혼란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김어준은 대놓고 특정 정당만 지지하며 그 반대 정당이나 정당인은 대놓고 깎아내리며 선거나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업무 복귀 지원을 약속했다. 오 시장은 8일 0시경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선거의 원인이 전임 시장의 성희롱이었다. 피해자는 우리 모두의 아들, 딸일 수 있다”며 “피해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이번 보궐선거가 열린 이유 등으로 미뤄 볼 때 피해자 복귀 지원을 사실상 오 시장의 ‘1호 지시’로 받아들이고 있다. 피해자는 현재 휴직 중이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피해자가 ‘오 시장의 당선 소감 발표 장면을 보고 그동안의 힘든 시간들이 떠올라 가족들과 함께 울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오 시장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하고 업무 복귀 방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피해자의 복귀를 지원하겠다는 메시지가 시장으로서의 ‘1호 결재’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는 해석이 나온다.박창규 kyu@donga.com·이청아 기자}
“오늘부터 서울시는 다시 뛰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자신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때 착공했던 서울시청사로 출근하면서 직원들과 인사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6층 집무실로 이동해 서울시 사무인수인계서에 서명한 오 시장은 다음 주부터 광화문광장 추진단을 포함한 서울시 본청, 투자 및 출연기관 등의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약 8년 8개월 동안 추진한 정책들을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吳 “다시 뛰겠다” vs 시의회 “변화보다 안정” 오 시장은 출근 이후 서울시의회를 가장 먼저 찾았다. 시의원 110명 중 약 91.8%인 101명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은 시의회의 동의 없이는 제대로 공약을 이행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시의원은 7명뿐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시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 시장은 “제가 속한 정당이 워낙 소수정당이기 때문에 시의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으면 어렵다”고 했다. 김인호 의장은 “원칙 있는 시정에는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오 시장 방문 30분 전에 서울시 전 직원에게 “급작스러운 변화보다 안정적 시정 운영을 향한 노력을 할 것”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김기덕 부의장이 오 시장에게 “박 전 시장이 이뤄놓은 사업을 가급적 지켜 달라. 공무원들도 불이익 받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자 오 시장은 “그럼요”라며 몸을 낮췄다. 시의회 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권토중래하여 돌아온 만큼 과거의 실패에서 반면교사(反面敎師) 할 때 서울시가 진정한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보여 왔던 불통과 아집은 넣어두고 시의회와의 소통과 협력에 기반한 동반자적 자세를 가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오 시장의 과거 5년 시정을 실패로 규정한 것이다. 이날 오후 서울시 간부들과 가진 상견례 자리에서 오 시장은 “전임 시장께서 오셔서 (그동안 추진했던) 일을 뒤집고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때 굉장히 가슴이 아팠다”면서 “그 일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쉽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취소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이 자신의 정책을 뒤집은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것이다. 오 시장은 출근 전 국립서울현충원에 들렀는데, 방명록에 ‘다시 뛰는 서울시, 바로 서는 대한민국’이라고 적었다.○ 吳 “TBS 지원 중단할 수도” vs 김어준 “吳, 방송 개입 많았다” 서울시 출연기관인 TBS도 오 시장에게 업무보고를 해야 한다. 선거유세 때 오 시장은 “TBS 설립 목적은 교통생활정보 제공이다. 김어준 씨가 계속 진행해도 좋다. 다만 교통정보를 제공하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TBS 운영을 두고 오 시장이 어떤 식으로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이 방송 편성에 직접 개입할 경우 방송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TBS는 지난해 2월 방송 독립성을 이유로 별도 독립재단인 서울시미디어재단 TBS로 출범했다. 여전히 서울시의 출연기관이지만 동시에 법상 ‘방송국’의 지위도 갖는다. 시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시장의 예산편성권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TBS는 독립법인이 됐지만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서울시에서 지원받고 있다. 오 시장은 선거운동 당시 “TBS 재정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면서 “오 당선인이 시장 시절에 TBS를 서울시 홍보방송으로 인식해 방송 개입이 많았다. 그래서 TBS도 재단으로 독립했다”고 주장했다.이청아 clearlee@donga.com·강승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업무 복귀 지원을 약속했다. 오 시장은 8일 0시 경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선거의 원인이 전임 시장의 성희롱이었다. 피해자는 우리 모두의 아들, 딸일 수 있다”며 “피해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이번 보궐선거가 열린 이유 등으로 미뤄볼 때 피해자 복귀 지원을 사실상 오 시장의 ‘1호 지시’로 받아들이고 있다. 피해자는 현재 휴직 중이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피해자가 ‘오 시장의 당선 소감 발표 장면을 보고 그동안의 힘든 시간들이 떠올라 가족들과 함께 울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오 시장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하고 업무 복귀 방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피해자의 복귀를 지원하겠다는 메시지가 시장으로서의 ‘1호 결재’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시장은 2011년 출근 첫 날 첫 업무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도입한다는 서류를 결재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당시 보궐선거가 오 전 시장의 ‘전면 무상급식 반대’로 초래됐음을 강조한 것”이라며 “오 시장은 1호 결재 사안을 만드는 대신 피해자의 복귀 지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
“오늘부터 서울시는 다시 뛰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자신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때 착공했던 서울시청사로 출근하면서 직원들과 인사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6층 집무실로 이동해 서울시 사무인수인계서에 서명한 오 시장은 다음 주부터 광화문광장 추진단을 포함한 서울시 본청, 투자 및 출연기관 등의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약 8년 8개월 동안 추진한 정책들을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 吳 “박원순 타산지석” vs 시의회 “‘吳 실패’ 반면교사”오 시장은 출근 이후 서울시의회를 가장 먼저 찾았다. 시의원 110명 중 약 91.8%인 101명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은 시의회의 동의 없이는 제대로 공약을 이행하기는 어렵다. 국민의힘 시의원은 7명뿐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시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 시장은 “제가 속한 정당이 워낙 소수정당이기 때문에 시의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으면 어렵다”고 했다. 김인호 의장은 “원칙 있는 시정에는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김기덕 부의장은 “박 전 시장이 이뤄놓은 사업을 가급적 지켜 달라. 공무원들도 불이익 받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자 오 시장은 “그럼요”라며 몸을 낮췄다. 시의회 민주당은 오 시장의 취임을 축하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민주당은 “권토중래하여 돌아온 만큼 과거의 실패에서 반면교사(反面敎師) 할 때 서울시가 진정한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보여왔던 불통과 아집은 넣어두고 시의회와의 소통과 협력에 기반한 동반자적 자세를 가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오 시장의 과거 5년 시정을 실패로 규정한 것이다. 이날 오후 서울시 간부들과 가진 상견례 자리에서 오 시장은 “전임 시장께서 오셔서 (그동안 추진했던) 일을 뒤집고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때 굉장히 가슴이 아팠다”면서 “그 일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쉽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취소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이 자신의 정책을 뒤집은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것이다. 오 시장은 출근 전 현충원에 들렀는데, 방명록에 ‘다시 뛰는 서울시, 바로서는 대한민국’이라고 적었다. ● 吳 ”TBS 지원 중단 검토“ vs 김어준 ”吳, 방송개입 많았다“ 서울시 출연기관인 TBS도 오 시장에게 업무보고를 해야 한다. 선거유세 때 오 시장은 “TBS 설립 목적은 교통생활정보 제공이다. 김어준 씨가 계속 진행해도 좋다. 다만 교통 정보를 제공하라”며 부정정인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TBS 운영을 두고 오 시장이 어떤 식으로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이 방송편성에 직접 개입할 경우 방송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TBS는 지난해 2월 방송 독립성을 이유로 별도 독립재단인 서울시미디어재단 TBS로 출범했다. 여전히 서울시의 출연기관이지만 동시에 법상 ‘방송국’의 지위도 갖는다. 다만 시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시장의 예산편성권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TBS는 독립법인이 됐지만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서울시에서 지원받고 있다. 오 시장은 선거운동 당시 “TBS 재정지원중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면서 “오 당선인이 시장 시절에 TBS를 서울시 홍보방송으로 인식해 방송 개입이 많았다. 그래서 TBS도 재단으로 독립했다”고 주장했다. 이청아기자 clearlee@donga.com강승현 기자byhuman@donga.com}
7일 당선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 이후 9개월 동안 비어 있던 서울시청사의 6층 집무실에서 시장 업무를 이르면 8일 시작한다. 오 후보는 2006년 7월부터 2011년 8월까지 5년 2개월 동안 서울시를 이끈 경험이 있다. △한강 르네상스 △수도권 대중교통 환승제 △디자인서울 프로젝트 △장기전세주택 등이 오 후보의 서울시장 시절 도입된 정책이다. 하지만 2011년 무상급식 논쟁으로 오 후보가 자진사퇴하면서 ‘반(反)토목 시장’이라고 불린 박 전 시장이 취임했다. 박 전 시장은 ‘오세훈식 정책’을 버리고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방향을 틀었다. 약 10년 만에 서울시장직에 복귀하는 오 후보는 거꾸로 박 전 시장이 추진해 왔던 정책을 대폭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박원순 지우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서울시 229개 정책 공약의 계승 여부에 대한 질문에 오 후보는 171개(75%)를 폐기 또는 수정하겠다고 답했다. 대규모 조직 개편도 예상된다. 오 후보는 공약집에서 “도시계획국과 주택국을 통합해 시장 직속의 ‘도시주택본부’를 만들어 서울시 주택정책을 맡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뷰를 통해 “‘박원순식 벽화 그리기’ 도시재생사업부터 손보겠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때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편에 섰다는 비판을 받았던 젠더특보 등도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창 공사 중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중단되거나 일부 수정될 수 있다.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는 ‘걷기 편한 새로운 광화문광장’을 만들겠다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을 추진했고, 서울시장이 공석이던 지난해 11월 예산 800억 원을 들여 공사에 착수했다. 오 후보는 선거운동 유세 과정에서 “교통 과부하와 미적 불균형, 공사비용 낭비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TBS교통방송의 개편도 관심이다. 방송법상 서울시가 TBS의 방송 편성 및 제작에 개입할 권한은 없다. 하지만 예산 편성 권한을 가지고 있어 TBS의 운영 방침을 바꾸며 옥죌 가능성은 있다. TBS 이사장과 대표, 감사 등도 시장이 임명한다. 정부 정책을 놓고도 오 후보는 여권과 대척점에 설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장은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광역단체장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방역대책 등을 놓고 정부 여당과 다른 목소리를 강하게 낼 수 있다. 다만 오 후보가 1년 2개월이란 짧은 임기 동안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의 협력 등이 필수적이다. 현재 서울시의회 소속 의원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서울시 산하 기초단체 25개 중 24곳 구청장이 여당 소속이다. 당장 시의회가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오 후보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이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강승현 byhuman@donga.com·이청아 기자}
서울시민 4명 중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하는 ‘보복 소비’를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최저치를 찍은 뒤 상승하고 있던 시민 체감경기는 올 1분기 들어 다시 떨어졌다. 서울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년 1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보복 소비’ 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조사표본은 서울시민 1200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24.3%가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작년 4분기’에 첫 보복소비를 했다고 응답한 인원이 30.2%로 가장 많았으며 품목은 △건강식품, 식음료 등의 음식 △전자기기 △명품패션·잡화 순이었다. 보복소비 이유로 36.4%가 ‘우울해진 마음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이라고 답했다. ‘외출 자제로 미뤄둔 쇼핑 수요’(18.6%), ‘여행 등에 대한 대체소비’(18.2%)가 뒤를 이었다. ‘행복 증진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 비율은 41.6%로 부정적(25.4%)이라고 답한 사람들보다 많았다. 보복소비를 하지 않은 응답자 중에 ‘보복소비 의향이 있다’는 비율은 10.1%였으며 원하는 소비 분야는 △여행(28.3%) △전자기기(17.4%) △음식 순이었다. 소비자 체감경기를 대표하는 소비자태도지수는 작년 1분기 최저점(82.8)을 찍은 뒤 3분기 연속 상승하다가 올해 1분기(89.0) 다시 하락했다. 지수가 100을 넘어야 사람들이 경제나 소비지출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다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 이후 9개월 동안 비어있던 서울시청사의 6층 집무실에서 시장 업무를 시작한다. 오 후보는 2006년 7월부터 2011년 8월까지 5년 1개월 동안 서울시를 이끈 경험이 있다. △한강르네상스 △수도권 대중교통 환승제 △디자인서울프로젝트 △장기전세주택 등이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도입된 정책이다. 하지만 2011년 무상급식 논쟁으로 오 후보가 자진사퇴하면서 ‘반(反)토목시장’이라고 불린 박 전 시장이 취임했다. 박 전 시장은 ‘오세훈식 정책’을 버리고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방향을 틀었다. 약 10년 만에 서울시장직에 복귀하는 오 후보는 거꾸로 박 전 시장이 추진해왔던 정책을 대폭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박원순 지우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서울시 229개 정책 공약의 계승 여부에 대한 질문에 오 후보는 171개(75%)를 폐기 또는 수정하겠다고 답했다. 대규모 조직 개편도 예상된다. 오 후보는 공약집에서 “도시계획국과 주택국을 통합해 시장 직속의 ‘도시주택본부’를 만들어 서울시 주택정책을 맡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뷰를 통해 “‘박원순식 벽화 그리기’ 도시재생사업부터 손보겠다”도 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때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편에 섰다는 비판을 받았던 젠더특보 등도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창 공사 중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중단되거나 일부 수정될 수 있다.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서울시는 ‘걷기 편한 새로운 광화문광장’을 만들겠다며 광화문재구조화 사업을 추진했고, 서울시장이 공석이던 지난해 11월 예산 800억 원을 들여 공사에 착수했다. 오 후보는 선거운동 유세 과정에서 “교통 과부화와 미적 불균형, 공사비용 낭비에 책임을 져야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TBS교통방송의 개편도 관심이다. 방송법상 서울시가 TBS의 방송편성 및 제작에 개입할 권한은 없다. 하지만 예산편성 권한을 가지고 있어 TBS의 운영방침을 바꾸며 옥죌 가능성은 있다. TBS 이사장과 대표, 감사 등도 시장이 임명한다. 정부 정책을 놓고도 오 후보는 여권과 대척점에 설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장은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광역단체장이기 때문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방역대책 등을 높고 정부 여당과 다른 목소리를 강하게 낼 수 있다. 다만 오 후보가 1년 2개월이란 짧은 임기동안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의 협력 등이 필수적이다. 현재 서울시의회 소속 의원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서울시 산하 기초단체 25개 중 24곳 구청장이 모두 여당 소속이다. 당장 시의회가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오 후보가 취임 후 추진하는 각종 정책이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강승현 기자byhuma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청담동 넘어갈 차 3대 올 수 있나?” “손님 열한 분 모실 차 있어?” 5일 오후 9시 40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흥업소 거리. 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정도로 좁은 골목은 관광객이 몰린 명동 거리만큼 왁자지껄했다. 여러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나온 남성 고객들과 그들을 접대한 종업원으로 짐작되는 여성들이 가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영업 종료 시간인 오후 10시를 앞두고 밖으로 나왔지만 그들은 귀가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고객과 종업원들이 등장할 때마다 무전기를 들고 뒤따라 나온 남성들도 분주했다. 급히 차량을 수배하자 고급 외제차들이 골목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업소에서 나온 남녀를 2∼4명씩 함께 태우자 차는 천천히 어딘가로 갔다. 이들이 향한 곳은 주로 청담동이나 역삼동 쪽에서 비밀리에 운영하는 룸살롱이라고 한다. 고객들을 태워 보낸 한 룸살롱 직원은 “최근에 여기서 늦게까지 영업하다가 단속에 걸렸다”며 “10시 이후에는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장소로 2차를 가도록 손님들에게 권한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방역에 위험 신호가 켜지고 있지만 일부 유흥주점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불법 영업을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해당 유흥주점의 관계자들은 “업소 특성상 오후 10시에 문을 닫으면 장사를 할 수 없다. 최대한 단속에 걸리지 않는 방법을 찾아 손님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강남구의 한 룸살롱에서 5일 제공한 ‘조판표(근무표)’를 보면 구멍 뚫린 방역 상황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2일 해당 업소의 영업 상황이 담긴 이 표에는 밀폐된 방 14개에 고객은 최소 34명이 방문했고, 종업원은 30명이 배석했다. 대부분 한 방에 고객이 3명 이상 들어가 술을 마신 걸로 나온다. 해당 업소 직원이 “손님 수에 맞춰서 똑같은 수의 여성 종업원이 들어간다”고 말한 것을 감안하면, 모두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당국이 적극적으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불법 영업이 적발된 뒤에도 여전히 영업을 이어가는 유흥주점도 있었다. 역삼동의 A업소는 지난달 24일 밤 12시를 넘어 다음 날 새벽까지 문을 열었다가 강남구에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적발돼 7일까지 운영 중단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6일 오후 해당 유흥주점을 가봤더니 문을 닫기는커녕 오후 6시경부터 고객들이 몰려 북적거렸다. 밤늦게까지 운영하는 것도 여전했다. 단속을 피해 영업을 숨기려는 분위기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 업소가 버젓이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의 ‘꼼수 등록’ 때문이다. 유흥주점들은 한 빌딩에서 같은 사업자라도 층마다 등록을 달리해 한 층이 단속돼도 다른 층에서 영업을 할 수 있다. 강남구 관계자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제지할 방도를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울시가 5일 서울경찰청, 질병관리청 등과 함께 강남구 유흥주점 및 단란주점 123곳에서 집중 야간 점검을 벌인 결과, 12개 업소가 방역수칙을 위반해 적발됐다. 단속된 유흥주점 6곳은 오후 10시 이후 영업을 하거나 이용 인원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적발된 사업장은 행정처분과 함께 ‘적색 업소’로 분류해 관련 기관들과 리스트를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특별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부 유흥주점의 불법 영업으로 인해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는 업소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보고 집중단속에 나섰다. 서울과 부산은 시경찰청과 지자체가 합동단속반 510명을 투입해 방역수칙 위반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오승준 ohmygod@donga.com·이청아·조응형 기자}
인천의 한 치킨집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어린이집으로 번지면서 원생과 교사 등이 대거 확진됐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연수구 치킨집과 관련해 이날 2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19명이 감염됐다. 관련 확진자는 모두 40명이다. 이 중 19명이 연수구 어린이집 관련 감염자다. 원생 8명, 교사 9명, 교사 가족 2명이다. 보조교사 A 씨가 지난달 집단 감염이 발생한 치킨 음식점을 방문한 뒤 4일 확진됐다. 이후 전수 검사 과정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원장(51·여)은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고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연수구 280여 개 어린이집 교사를 전수 검사할 예정이다. 전국 순회 집회를 가진 자매교회 관련 확진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자체 등에 따르면 4일 하루 동안 자매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63명이 새로 나왔다. 현재까지 확진자만 134명에 이른다. 지역별로 △서울 30명 △대전 28명 △전북 21명 △경기·경북 각 20명 △대구 11명 △충남 2명 △전남·광주 각 1명이다. 이 교회는 전국 13곳에 지교회를 두고 종교 활동 외에도 치유센터라는 명목으로 모임, 활동을 해왔다. 70여 명이 모여 숙식도 함께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서울시는 이날 역학조사를 벌였다. 일부 교인들이 강원 횡성과 전북 전주 모임에 참석해 음식을 함께 먹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확진자들이 교회 안에서 예배를 하는 동안 거리 두기는 지켰지만 찬송가를 부르는 과정에서 비말이 퍼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회 방역수칙에는 성가대 운영은 금지돼 있지만 찬송가를 부르는 것은 허용된다.인천=황금천 kchwang@donga.com / 전주=박영민 / 이청아 기자}
서울 강동구에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평생교육 배움터가 들어선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강동구 고덕동에 서울자유시민대학 동남권 캠퍼스가 5일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고덕센트럴푸르지오 건물(104동) 2∼4층에 연면적 7211m² 크기로 조성됐다. 동남권 캠퍼스는 강동·송파·강남·서초·성동·광진구 등 6개 지역을 아우른다.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강의실을 임차해 사용해온 다른 학습장과는 달리 시가 기부채납 받은 신축 건물을 활용해 캠퍼스에 특화된 공간을 설계했다.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들의 필요에 맞게 내부공간을 꾸몄으며 학습강의실 15개, 회의실 10개, 개방형 학습공간 5개, 휴게·편의공간 17곳 등 72개의 공간이 있고 층별 테마가 다르다. 2층 ‘소통하며 공감이 생기는 공간’은 강의실 외에도 자율학습과 모임활동을 위한 곳이다. 음악회·토론회를 위한 ‘시민홀’, 북토크 등 참여형 프로그램을 위한 ‘마니아클래스’, 소모임 공간 ‘시민연구회실’ 등이 있다. 특화과정인 그린미래(생활환경)학의 강의와 실습을 위한 ‘그린미래존’도 있다. 3층 ‘행복한 배움이 이루어지는 공간’에는 강좌별 맞춤 강의실이 있다. 연극이나 활동형 강좌에 적합한 마룻바닥형 강의실이 그중 하나다. 작가와의 만남이나 독서모임 등을 위한 ‘시민지혜오름’도 있다. 4층 ‘협업과 공유가 있는 공간’은 캠퍼스의 특화과정인 미래학을 위한 공간이다. 디지털 기술교육이 중심이며, 영상촬영·편집을 위한 ‘크리에이터 부스’ 등이 있다. 동남권캠퍼스에는 상반기 매주 평일과 토요일에 인문·문화예술학 등 7개 학과의 30개 과정이 진행된다. 20, 30대 청년세대의 관심이 높은 미래학 분야 강좌(브이로그, 크리에이터, IT지식 등)를 특화과정으로 운영한다. 그린미래(기후환경을 주제로 한 녹색생활습관) 또한 특화과정이다. 강의는 5월 24일∼6월 26일 진행된다. 다음 달 11일부터 서울시평생학습포털에서 온라인 수강 신청을 하면 된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전국을 돌며 종교 행사를 해 온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 명이 나왔다. 부활절 등 교회 종교 행사를 대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방역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4일 중앙대책방역본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여러 지역에 퍼져 있는 자매 교회들과 함께 전국 순회 집회를 가진 교회에서 78명의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이 교회는 전국 11곳에 같은 이름의 교회를 두고 있는데 방역당국은 모두 지역만 다른 자매 교회로 보고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교인들은 지난달 23∼30일 대전, 전북 전주, 강원 횡성 등에서 교회를 돌며 집회와 모임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는 8개 지역에서 나왔다. △대전 28명 △전북 20명 △경기 13명 △서울 11명 △경북 3명 △광주 충남 전남 각각 1명이다. 이들은 종교적 힘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치유은사’라는 이름의 종교의식을 해왔다. 방역당국은 이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있었고 종교적 주문을 외치는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아 감염병이 퍼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교인들을 상대로 일일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가족과 지인들에게도 전파되면서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역별로는 대전에 있는 교회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이 교회 신도가 45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교인의 절반 이상이 감염된 셈이다. 전북 군산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교인 5명이 2일 확진됐는데 전북 전주, 강원 횡성 등에서 교회 모임과 개원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와 군산에서도 같은 교회 교인 등 20명이 감염됐다. 지난달 25, 26일 전주에서 열린 치유 집회 참석자와 접촉자들이다. 확진자 한 명은 군산의 요양병원 직원으로 알려져 병원 환자 등 180여 명에 대해 진단검사도 진행했다. 현재 환자들은 감염병 전담병원에 나눠 배치됐다. 서울에 있는 자매 교회 교인과 가족 등 11명도 양성판정을 받았다.이청아 clearlee@donga.com / 전주=박영민 / 대전=지명훈 기자}
원래 살고 있던 사람들이 떠난 뒤 오랜 기간 관리가 안 돼 내버려졌던 ‘빈집’은 서울의 흉물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최근 빈집을 깔끔하게 임대주택으로 새로 짓거나 주민들이 쉴 수 있는 작은 공원, 부족한 주차장으로 단장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서울에 1년 이상 방치된 빈집은 2972채(2019년 12월 기준). 대부분 단독주택(2219채)이고, 다세대주택도 377채나 된다. 자치구별로는 용산구가 352채로 가장 많았고 종로구(322채), 서대문구(194채) 순이었다.○ 방치된 빈집, 임대주택으로 ‘변신’ 서울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함께 전국에서 처음으로 ‘빈집활용 민관결합형 자율주택정비사업’을 한다고 4일 밝혔다. 그동안 서울시와 SH공사가 오랜 기간 방치된 빈집을 매입해 임대주택 등으로 공급하는 ‘빈집 활용 도시재생 프로젝트’와 집주인이 스스로 낡은 주택을 개량하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을 하나로 접목하는 방식이다. 매입한 빈집과 인근에 민간이 가지고 있는 낡고 오래된 주택을 합쳐 새로운 임대주택을 조성하는 것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토지주는 SH공사와 함께 ‘주민합의체’를 구성하고 설계부터 시공까지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의 ‘조합’과 같은 역할이다. 집이 다 지어지면 △원래 자신의 지분 소유 △SH공사에 일괄 매도 △SH공사에 일괄 매도 후 매각대금을 연금처럼 수령하는 방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SH공사는 사업을 통해 확보되는 새 건물은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첫 번째 사업지는 서울 은평구 구산동이다. SH공사가 소유한 빈집 2개 필지와 이곳에 맞닿은 민간 소유 1개 필지다. 규모는 355m² 정도로 6월 공사를 시작해 연말까지는 끝낼 예정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지하 1층∼지상 5층의 21가구가 입주하는 신축 건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SH공사는 빈집 활용도를 높이면서 임대주택 건설비용과 공급기간을 앞당길 수 있고, 민간 토지주는 분양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차장·동네정원·텃밭으로도 활용주차장이나 공원처럼 원래 용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금천구 시흥동의 한 빈집은 ‘동네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원래 이 집은 오랜 기간 방치돼 흉물 취급을 받았고 심지어 주민들이 이 집을 피해 다녔을 정도였다. 지금은 빈집에 화분, 벤치 등이 놓이면서 주민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동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성북구 하월곡동의 한 빈집이 철거된 자리에는 ‘마을주차장’이 들어섰고,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빈집에는 ‘마을텃밭’이 조성됐다. 빈집을 생활편의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은 지난해 처음 시작됐다. 서울시는 올해 새로 55곳, 내년까지 모두 120곳을 재생시킬 계획이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낡은 주택을 재활용해 도시경관 개선은 물론이고 임대주택 확보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낙후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청아 clearlee@donga.com·강승현 기자}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이우민 군(7)의 이름표가 붙은 왕벚나무가 생겼다. 지금은 우민 군의 허리에도 못 미치는 작은 나무지만 앞으로 최대 15m까지 자라 봄이면 벚꽃을 망울망울 매달 것이다. 이 군과 함께 직접 나무를 심은 이 군의 부모는 아이와 벚나무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을 지켜볼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렜다.○ 나무 심기·비대면 이벤트 등 다양한 식목일 행사 76번째 식목일(5일)을 앞두고 서울시와 자치구가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이 군이 참여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의 ‘나무 심으러 한강 가요’ 캠페인은 신청자가 뚝섬, 여의도, 이촌, 잠실 한강공원 등 지정 구역에 직접 묘목을 가져와 심는 행사다. 시는 적합한 수종과 구매 및 식재 방법을 안내하고 현장에서 식재 도구를 지원한다. 캠페인은 2014년부터 진행됐는데 2만591명이 참여해 나무 15만7000여 그루를 심었다. 11월 16일까지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다. 금천구도 지난달 27일 ‘나무 심기 행사’를 가졌다. 주민들과 다문화가족 등 100명이 삼성산2터널 상부공원에 모여 이팝나무, 산철쭉 등 615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자연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생활 속 녹색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안전하게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비대면 식목일 행사 ‘식목일기 챌린지’도 진행한다. 집 주변에 직접 나무를 심은 뒤 1∼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시태그(#식목일기챌린지)와 함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가드닝 키트를 증정한다. 보라매공원, 길동생태공원, 남산공원, 북서울꿈의숲, 월드컵공원 등 5개 공원을 자율적으로 탐방하며 시가 준비한 미션을 수행하는 ‘스스로 공원탐방’ 행사도 있다.○ 푸르른 4월, 나무 관련 사업도 한창 자치구별로 다양한 나무 관리 사업도 시작했다. 강북구는 주민이 동네의 가로수, 화단 등을 ‘입양’해 1년간 직접 가꾸는 ‘나무 돌보미’를 상시 모집 및 운영 중이다. 입양된 나무에는 주민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판이 걸리며, 꽃과 나무 심기, 비료 만들기, 잡초 제거 등의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학생들은 통학로에 있는 나무를 가꿀 수 있다. 참가자는 자원봉사활동 실적을 인정받으며 구 공원녹지과에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마포구는 거꾸로 개인이 소유한 큰키나무의 정비를 돕는 ‘도로변 수목관리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 개인이 관리하는 과정에서 수목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소유자는 작업 비용의 절반만 납부하면 된다. 11월까지 상시 접수하며 신청서를 작성해 공원녹지과에 우편 또는 방문 제출하면 된다. 문의는 공원녹지과로 하면 된다. 이 밖에 서울시는 4월 중에 ‘시민조경 아카데미’ 교육생을 모집할 계획이다. 수강생은 조경·정원 관련 기초 교양강좌를 듣게 된다. 공공서비스 예약 시스템으로 선착순 200명을 모집하며, 자세한 문의는 시 조경과에 하면 된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