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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엽 전 경기 성남시장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30일 이 전 시장에 대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시장에 대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4가지 혐의가 적용됐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큰 조카 이모 씨(61) 부부가 관급공사 발주 및 공무원 인사 때 건설업체와 공무원들로부터 돈을 받은 과정에서 별도로 수억 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달 2일 분당구 자택 압수수색 당시 확보한 1200만 원 상당의 양주 ‘로열살루트 50년산’도 뇌물로 인정된 것으로 알려졌다.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서울시는 12월 31일 밤 12시에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참가할 시민을 추천받는다. 지역발전이나 화합, 국위선양 등의 공로가 있는 시민이어야 한다. 추천자격에는 제한이 없다.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로 다음 달 12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내달부터 남대문시장은 ‘차 없는 거리’ 서울 중구 남창동 남대문시장이 다음 달부터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 평일과 토요일에는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하루 종일 차량 진입이 금지된다. 영업을 위한 배송차량 등은 별도 진입 가능 시간에만 통행할 수 있다.■ 경기공업대 모바일정보융합과 신설 경기공업대(총장 한영수)는 2011학년도부터 모바일정보융합과를 신설해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모바일정보융합과는 스마트폰 등 각종 모바일기기에 적용될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인력을 양성한다.}
26일 오후 6시경 경기 동두천시의 한 식당. 주인 김모 씨(50)가 TV를 지켜보며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때마침 TV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특수부대 출신인 데다 접경지역에 사는 특수성 탓에 김 씨는 이번 도발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얼큰하게 술이 취한 김 씨는 급기야 ‘북한으로 가서 김정일을 죽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는 식당에 있던 흉기를 들고 나와 다짜고짜 길가에 서 있던 택배차량(1t 트럭)에 올라탔다. 이어 운전사를 위협해 내리게 한 뒤 차량을 빼앗아 무작정 북쪽으로 운전했다. 김 씨는 5∼6km 떨어진 동두천시 광암동에서 접촉사고를 낸 뒤 택배차량을 버리고 달아났다. 이어 택시를 타고 “민간인출입통제구역(민통선)으로 데려가 달라”고 요구했다. 택시운전사는 30여 분을 달려 경기 연천군 군남면 옥계리에 김 씨를 내려놓았다. 김 씨는 1시간 넘게 민통선을 찾아 헤매다 결국 추위를 못 이기고 근처 농가에 몰래 들어가 잠을 잤다. 다음 날 오전 집 주인에게 발각된 김 씨는 직접 근처 파출소로 가서 자수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북한의 도발에 화가 나 술김에 그랬던 것 같다”며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하다”고 후회했다. 연천경찰서는 특수강도 혐의로 김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연천=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해병대 연평부대 서정우 하사(21)와 문광욱 일병(19)의 합동영결식이 27일 오전 10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엄수됐다.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두 해병의 영결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김황식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 여야 정당대표 등 정치인, 각 군 장성과 미8군사령관, 해병대 현역 및 예비역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영결식은 해병대 최고 예우인 해병대장(葬)으로 진행됐다.○ “백 배, 천 배로 보복”장의위원장인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은 ‘북괴군’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응징을 다짐했다. 유 사령관은 “해병대 자랑이었던 그대들에게 북괴군은 어찌 그리도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질렀단 말인가. 사령관을 포함한 우리 해병대는 절대로 두 번 다시 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평도를 공격한 북괴군에게 해병대가 지킨 성역을 기습 공격한 결과가 어떤 것인지, 사랑하는 해병대원을 죽고 다치게 한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반드시 저들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백 배, 천 배로 갚아주겠다”고 강조했다. 유 사령관은 “오늘의 분노와 적개심을 해병대 현역과 예비역 모두가 뼈에 새겨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덧붙였다.군 고위 인사가 공식 석상에서 강력한 보복 의지를 나타낸 것은 천안함 폭침 사건 때 이후 처음이다. 당시 천안함 46용사 영결식에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국민에게 큰 고통을 준 세력들이 그 누구든지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끝까지 찾아내어 더 큰 대가를 반드시,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에 유 사령관은 ‘북괴군’을 구체적으로 지목해 천안함 때보다 보복 대상을 분명히 했다.추도사는 부대 선임으로 두 해병과 동고동락해 온 한민수 병장(21)이 맡았다. 한 병장은 서 하사의 동네 친구이기도 하다. 한 병장은 “2년여 동안 힘든 훈련도 참아내고 견뎌냈던 날들, 훈련 중 라면 챙겨 먹었던 날들, 소주 한 병 챙겨가며 할 이야기가 많은데 넌 대답이 없구나”라며 울먹였다. 한 병장 역시 “하늘에서 서북도서의 수호신이 되어 더 이상 해병대를 건드렸다가는 뼈도 못 추릴 공포의 맛을 볼 것이라는 것을, 하늘에서 벼락이 되고 천둥이 되어 분노의 마음을 한껏 뿜어내라”며 보복 의지를 다졌다.영결식이 끝난 뒤 두 해병의 유해는 성남시영생관리사업소에서 화장된 뒤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사병 제3묘역에 나란히 묻혔다. 이 과정에서 서 하사 부모는 아들의 유해에 흙을 덮지 못하고 눈물만 삼켰다. 문 일병 부모도 “아들아, 아들아” 하며 목 놓아 울었다. 두 해병의 유해가 묻힌 곳은 천안함 46용사가 잠들어 있는 사병 제3묘역 308묘판으로부터 100m가량 떨어져 있다. ○ “영원히 잊지 않겠다”영결식에 참석한 두 해병의 가족과 동료들은 옛 추억을 되새기며 비통해했다. 특히 추도사를 했던 한 병장의 슬픔은 더욱 컸다. 두 사람의 마지막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이었던 18일. 한 병장은 먼저 휴가를 나왔고 뒤이어 서 하사의 휴가가 예정돼 있었다. 두 사람은 전화로 휴가 때 만남을 약속했다. 이것이 ‘절친’의 마지막이었다. 한 병장은 “정우가 ‘23일 휴가가 확정됐다’며 먼저 나와 있던 나에게 전화해 집 앞에서 만나자고 했다”며 “부디 하늘에 가서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문 일병의 유골함은 사촌형 문모 씨(28)가 들었다. 화로 속에서 사촌동생의 마지막을 지켜보던 문 씨는 “광욱이는 어렸을 때부터 옆집에서 살면서 업어 키우다시피 한 동생”이라면서 “남자다워지고 싶다며 간 해병대에서 이런 일이 생기다니 참담하고 믿기질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 80대 노병도 20대 장병도 해병대歌 ‘눈물의 합창’ ▼“울분과 분노 참을 수 없어” 백발의 노병(老兵)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코트 깃을 한껏 세워 멋을 낸 청년 장병의 눈가에서도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입을 모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대한의 바다의 용사/충무공 순국정신 가슴에 안고/국토 통일에 힘차게 진군하는 단군의 자손….” 27일 오전 서정우 하사(21)와 문광욱 일병(19)의 합동영결식장에 군가(軍歌) ‘나가자 해병대’가 울려 퍼졌다.선창은 해병 440기 출신인 해병대양평군전우회장 김복중 씨(48)였다. “고인들이 즐겨 불렀던 ‘나가자 해병대’를 부르겠습니다. 하나 둘 셋 넷….” 김 씨의 말이 떨어지자 ‘귀신 잡는’ 해병대 예비역 및 현역 500여 명이 눈물의 군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김 씨는 “터져 나오는 울분과 분노를 참을 수 없어 노래를 불렀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고만 살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군가는 두 차례나 울려 퍼졌다. 그때마다 운구 행렬도 함께 멈췄다.이를 지켜보던 노병의 눈가에 눈물이 글썽였다. 영결식장 2층에 있던 현역 해병들도 빨간색 이름표 위로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렸다. 후배 2명의 부축을 받으며 영결식장을 찾은 김현순 씨(81·경기 안양시)는 “해병대 노래를 부르는데 눈물이 울컥 났다. 정말 답답하고 억울하다. 정부가 반드시 보복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6대 해병대사령관을 지낸 공정식 전 국회의원(85)은 “나라를 위해서 일하다 북한 괴뢰들에 의해 돌아가신 영현들께 황송하고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안타까워했다.올 8월 해병대를 전역한 가수 이정 씨(29)도 눈이 충혈돼 있었다. 24일 조문을 하고 영결식에 나온 이 씨는 “먼저 간 후임을 위해 선임과 예비역이 힘을 모아 대처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늘은 비록 눈물을 흘리지만 ‘해병대정신’으로 반드시 응징하겠다는 선후배 해병의 다짐을 뒤로하고 유해는 영결식장을 떠났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동영상=‘서해5도의 수호신’…연평 해병 영결식}
인천시와 경기도가 북한의 포격 도발로 피해를 본 연평도 주민에게 구호금을 지급한다. 인천시는 28일 연평도 주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주거비와 연료비 등을 가구당 150만 원씩 지급하기로 하고 4억 원을 옹진군에 추가 배정하기로 했다. 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홀몸노인과 장애인, 조손 가정 등에 생활안정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자동차세 제2기분 납부가 6개월간 미뤄지고, 1회에 한해 납부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주택이나 선박의 취득세도 최장 9개월까지 납부기한을 늦출 수 있다. 경기도도 연평도 지역에 5억 원 규모의 긴급 구호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도에 따르면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연평도 지역의 피해 복구와 주민생활 안정을 위해 구호금 지원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도는 이른 시일 안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구호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모두 118채의 주택이 완전히 파괴되거나 부분적으로 부서져 50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오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고 서정우 하사(21)와 문광욱 일병(19)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국군수도병원을 찾았다. 국방부 장관 물망에 올랐던 이희원 대통령안보특보 등과 함께 도착한 이 대통령은 조문록에 ‘귀한 희생이 대한민국의 강한 안보의 초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영정 앞에 헌화한 뒤 화랑무공훈장을 직접 추서했다. 이 대통령은 유가족들의 손을 하나하나 잡으며 슬픔을 위로하던 중 서 하사의 아버지가 “잘 좀 마무리되게 잘 좀 해결해 주세요”라며 오열하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병동으로 이동해 중상자들의 상태를 둘러보고 치료에 만전을 기하도록 당부한 뒤 입원실 3곳에 들러 병사들을 격려했다. 방한 중인 알바로 에찬디아 콜롬비아 해군사령관(중장)도 분향소를 찾아 “콜롬비아 군과 국민을 대표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준규 검찰총장, 김재호 한국신문협회 회장(동아일보 사장), 김인규 KBS 사장,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8400여 명의 조문객이 분향소를 다녀갔다. 특히 이날 오후에는 수도병원에 입원 중인 김진권 상병(20) 등 부상자 6명의 부모 10여 명이 분향소를 방문했다. 조문록에 아들의 이름을 차례로 적은 부모들은 헌화를 마치고 유족들과 마주했다. 이들은 유족의 손을 잡고 “같은 현장에 있었는데…우리 아들들만 살아남아 미안합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입원 중인 장병들은 끝내 조문을 하지 못했다. 가족 측과 해병대에 따르면 대부분의 부상자는 수술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문이 어려운 상태다. 경상자도 골절상 등으로 팔과 다리에 깁스를 해서 이동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열리는 영결식 참석 여부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우의 마지막 가는 길조차 함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대부분의 부상자는 미안함과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허벅지에 파편이 박혀 수술을 받은 구교석 일병(21)의 어머니는 이날 “아들이 오늘은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았다”며 “아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부상자가 동료들의 전사 소식에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아들이 ‘조문을 못 하면 영결식에라도 꼭 가고 싶다’고 하는데 현재 몸 상태로는 도무지 어려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평부대 간부와 장병도 현재 부대를 복구하고 추가 도발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영결식에 참석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장으로 열리는 두 장병의 영결식은 27일 오전 10시 개식사, 고인에 대한 경례와 묵념, 약력보고,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와 분향, 조총, 영현운구 순으로 진행된다. 장의위원장인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이 조사를, 서 하사의 동기인 하민수 병장이 추도사를 낭독한다. 시신은 성남시 중원구 갈현동 영생관리사업소에서 화장한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한편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사망한 김치백 씨(60)와 배복철 씨(59) 유족들은 이날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인들을 의사자로 예우해 줄 것과 인천광역시장(仁川廣域市葬)으로 장례를 치러줄 것을 정부와 인천시에 요구한다”며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장례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성남=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이대엽 전 경기 성남시장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6일 성남시 신청사를 공사한 현대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 등 10명가량을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로 보내 국내영업본부의 사업서류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성남시 신청사 공사 과정에서 현대건설과 이 전 시장 측 사이에 위법사실이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또 이 전 시장 친인척이 대표로 있는 조경업체가 신청사 하도급 공사를 맡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있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북한의 포격으로 사망한 건설인부 고 김치백(60), 배복철 씨(59)의 시신은 인천해경 경비함정 편으로 25일 오후 4시 10분경 인천해경 전용부두에 도착해 인천 남동구 길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시신을 맞은 유가족들은 “어떡해”를 연발하며 오열했다. 김 씨의 큰누나 김복순 씨(65)는 동생의 영정을 한없이 쓰다듬으며 울다가 바닥에 주저앉아 “죽으면 동전 한 닢 못 가져가는 걸 아픈 몸 이끌고 돈 번다고 고생하더니 이렇게 안타깝게 죽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울부짖었다. 김 씨는 10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데다 지난해 10월에는 갑상샘암 수술까지 받아 몸이 불편한 상태였지만 이사 비용을 마련한다며 연평도에서 건설현장 반장으로 일했다. 김 씨의 아내 강성애 씨(58)는 “고생만 하다 이렇게 허망하게 갈 수 있느냐”며 오열했다. 배 씨의 빈소에는 두 딸과 가족 일부만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쓸쓸함을 더했다. 둘째딸 지수 씨(20)는 “평소 아빠와 연락을 자주 하지 못해 아빠가 일하러 연평도에 가 계신 줄도 몰랐다”며 “뒤늦게 아빠가 보고 싶은데, 모든 게 미안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오후 7시 반경에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빈소를 찾아 “인천시가 최대한 협조하고 도울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인천시가 유가족들과 협의 한 번 없이 장례 절차와 장소를 결정했다. 억울한 민간인 희생자를 홀대하는 것이냐”고 항의하며 조문을 받지 않는 등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차려진 고 서정우 하사(21)와 문광욱 일병(19)의 합동분향소에는 오후 11시 현재 정관계 주요 인사와 군 장병, 일반 시민 등 5000여 명이 조문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유족의 뜻을 잘 새겨 다시는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그쪽(북한)에서 100발 쐈으면 우리는 200발 쐈어야 한다”며 “김정일은 인간이 아니고, 그 같은 집단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건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을 위한 강연을 하기 위해 방한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도 빈소를 찾아 “일본은 한국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협력의 자세를 취할 것”이라며 “일본 의회도 대북 조치를 논의하고 있고, 북한의 도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취한 행동은 개인적으로 옳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현인택 통일부, 이귀남 법무부, 맹형규 행정안전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함께 조문했다. 박희태 국회의장, 이재오 특임장관, 김태영 국방부 장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각각 빈소를 찾았다. 인천=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성남=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쉬이익, 쾅, 쾅.” 고막이 터질 듯한 굉음이 귓전을 때렸다. 지진이 난 듯 땅이 흔들렸다. 목에서는 붉은 피가 솟구쳐 나왔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옆에서 누군가가 “정신 차려”라고 외쳤다. 그러나 시야는 점점 흐려졌고 결국 의식을 잃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는 들것에 실려 어디론가 옮겨지고 있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중상을 입은 해병대 연평부대 김지용 상병(21)은 이렇게 생사의 기로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악몽의 순간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김 상병 등 부상자들은 참혹한 전장(戰場)에 있었던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김 상병은 피격 직전 고 서정우 하사(21) 등 휴가자들을 배웅하기 위해 연평도 나루터에 다녀오던 중이었다. 김 상병이 탄 차량이 부대로 돌아오던 중 갑자기 “꽝” 하는 소리와 함께 곳곳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아올랐다. 그는 놀라 쓰러져 있던 마을 주민 4, 5명과 함께 부대로 복귀했다. 이때 2차 포격이 부대 곳곳을 강타했고 김 상병은 목과 팔 다리 등에 파편을 맞았다.김 상병이 데려다 준 서 하사는 공격이 시작되자 부대 복귀 명령을 받고 동료 두 명과 함께 소속부대로 걸어 돌아오던 중 화를 입었다. 이어지는 포탄 세례에 세 명의 병사는 혼신을 다해 눈 앞 방공포를 향해 뛰었다. 하지만 사방으로 튀는 파편으로 방공포를 300m 앞에 둔 채 길에 쓰러졌다. 후임들은 간신히 방공포로 피신했지만 서 하사는 오른쪽 다리와 왼쪽 발목을 잃고 과다출혈 및 쇼크 등으로 즉사했다. 고 문광욱 일병(19)은 훈련을 받던 중 막사 밖으로 나와 잠시 휴식을 취하다 예기치 못한 공격을 받았다. 김태은 해병대 사령본부 정훈공보실장은 “문 일병이 엎드린 상태에서 포탄 파편이 가슴을 관통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김진권 일병(20)은 당시 내무반 밖에 있다가 화를 당했다. 김 일병 아버지는 “호국훈련에 참가하고 오는 길에 피해를 본 것 같다”며 “내무반 안에 있던 동료들은 다행히 무사했다”고 전했다. 김 일병은 파편이 복부를 관통하는 중상을 입고 이날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규동 일병(19)은 부대에서 훈련 중 다리가 아파 잠깐 휴식을 취하다가 갑자기 날아온 포탄 파편에 얼굴을 다쳤다. 얼굴 15cm가량이 찢어지는 중상을 입은 한 일병은 파편을 제거하고 봉합하는 응급수술을 받고 현재 병실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있다. 파편이 조금만 비켜갔다면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이었다. 어머니 이필선 씨(50)는 “아들이 한 발짝 더 옮겼으면 얼굴 전체가 모두 날아갈 수 있었다”며 “봉합한 얼굴 부위는 성형수술로 좋아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전우야, 살아서 미안하다” 최주호 병장(21)은 고 서 하사와 함께 휴가를 나가던 길이었다. 즐거운 휴가 길이 생사를 가른 운명의 길이 됐다. 최 병장은 수술 뒤 의식을 되찾자마자 동기 서 하사의 안부부터 물었다. 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아 지칠 대로 지친 몸이지만 전우의 전사 소식을 듣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최덕주 씨(47)는 “아들과 서 하사는 매우 친한 동기였고 이날도 함께 휴가를 나오다 변을 당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정말 할 말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김지용 상병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24일 약 4시간에 걸쳐 파편 제거 등을 위한 응급수술을 받은 뒤 일반 병실로 옮겨졌지만 충격 탓에 제대로 잠을 못자고 있다. 심지어 면회 온 부모에게 “엄마, 방금 또 포탄 세 방 쏘지 않았어?”라며 환청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어머니 문정자 씨(47)는 “눈만 감으면 귀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며 안타까워했다.다른 부상자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부상자들을 면회한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은 “경상자들의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팔이나 다리에 파편이 박히거나 골절상을 입어 깁스를 한 경우가 많았다”며 “당시 충격이 너무 커 상세한 정황을 아직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상자와 가족들은 방금 수술을 마친 몸인데도 “전사한 동료에 대한 애통함과 함께 이번 일로 해병대 지원이 줄어들지나 않을까 걱정했다”고 공 의원은 전했다.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북한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21)와 문광욱 일병(19)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10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열린다. 두 전사자 유족과 해병대사령부는 24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장례 절차를 협의한 뒤 이같이 합의했다. 장례는 해병대장(5일장)으로 치러진다. 유해는 성남시 중원구 갈현동 영생관리사업소에서 화장한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 당초 유족들은 병사들의 정확한 전사 경위 규명 등을 요구하며 장례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군은 이날 오후 늦게 두 전사자의 당일 이동 경로와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유족들에게 설명했다. 서 하사의 작은아버지 서평일 씨(49)는 “군 관계자들이 성실히 답변해줬고 유품도 최대한 찾아주기로 약속했다”며 “아이들이 죽은 지 벌써 이틀이 지났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문상을 받아 두 전사자를 좋은 곳으로 보내기로 유가족이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군은 원하는 유족들을 대상으로 연평도 방문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확한 방문 시기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군은 전사자들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하기로 결정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두 전사자가 임무 수행을 하다 전사한 점을 확인해 훈장 추서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합동분향소에는 각계 인사와 전사자들의 친인척, 지인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오전 8시 반 국회 국방위원장인 원유철 한나라당 의원을 시작으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등 정치권 및 군 관계자들이 잇따라 조문했다. 오후에는 천안함 폭침 사건 유가족 15명이 조문했다. 천안함 유가족들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단호히 규탄하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해병대 출신 가수 김흥국 씨와 이정 씨도 장례식장을 찾았다.성남=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하거나 부상한 해병부대원들이 이송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국군수도병원은 긴장감과 애통함이 교차했다. 이날 모든 면회를 중단시킨 수도병원 측은 정문 한쪽 출입구와 장례식장으로 연결되는 통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전면 차단했다. 1차로 중상자 6명을 태운 군 헬기 2대의 불빛이 이날 오후 8시 반경 병원 상공에 나타났다. 헬기가 수도병원 내 착륙장에 내리자 사이렌을 켠 응급차 3, 4대가 차례로 장병들을 실어 날랐다. 이어 오후 10시 40분경에는 전사자 2명의 시신과 나머지 부상자 9명이 도착했다. 부상이 경미한 1명은 현지에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군 의료진의 확인을 거친 뒤 곧바로 장례식장에 안치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앞서 오후 7시 반경에는 가슴에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단 해병대원 30여 명을 태운 해병대사령부 소속 버스가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장례 지원을 위해 온 것으로 알려진 장병들은 하나같이 비통한 표정이었다. 김성환 하사의 여동생 부부 등 부상자 가족 20여 명도 속속 도착했다. 오후 10시경에는 전사한 문광욱 이병의 유족으로 추정되는 가족 4명이 병원에 도착했다. 가족은 모두 굳은 표정이었다. 동생으로 보이는 10대 여성은 어깨를 들썩이며 울먹였다.이날 오후 6시경에는 연평도에서 아들이 군 복무 중이라는 박성규 씨(53·성남시 분당구 이매동)가 가족과 함께 수도병원을 찾았다. 박 씨의 아들은 포격이 집중된 것으로 알려진 자주포 부대에 근무하는 해병대 박종현 상병(22)이다. 박 씨는 “뉴스를 보고 하도 답답해서 직접 찾아왔다”며 “부대에 수십 번 전화를 걸었는데 연결이 안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박 상병은 이날 국방부가 발표한 공식 사상자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성남=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동영상=공포에질린 연평 주민들 밤늦은 피난길}
어엿한 생활인을 꿈꾸는 장애인들의 이색 취업이 늘고 있다. 특히 과거처럼 단순 제조업이 아니라 사람을 직접 상대하는 서비스업 진출이 많다. 업종도 다양하다. 커피전문점, 제과점, 세탁소 등 기술과 서비스정신을 함께 필요로 하는 업종들이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직업재활은 물론 자립 기반까지 닦아주면서 성공적인 직업인을 배출하고 있다.○ 동정심은 사양, 서비스로 승부 올 6월 경기 평택시청 1층 로비에 문을 연 ‘위드커피(with coffee)’는 시범운영을 거쳐 9월 정식 개업했다. 6명의 지적, 발달장애인이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로 채용돼 일을 하고 있다. 현재 4명이 오전, 오후 교대로 일하고 2명은 훈련생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정식 영업을 시작한 지 3개월이 채 안 됐지만 하루 200여 잔의 커피를 판매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한달 평균 매출액은 약 650만 원. 초기 시설비는 평택시의 지원을 받았지만 직원들의 급여와 재료 구입비 등은 모두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일부 수익은 훈련비용으로 전액 재투자되고 있다. 위드커피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주현숙 씨(45·여)는 “처음에 호기심이나 동정심을 갖고 찾아왔던 손님들이 이제는 ‘커피 맛 때문에 다시 왔다’고 할 정도”라며 “장애인들의 표정도 한층 밝아졌고 자신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에 있는 ‘해누리 케이크하우스’도 유명하다. 광명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2008년 직업재활훈련의 하나로 시작한 제과·제빵 사업의 이름이다. 광명시의 한 골프연습장에 케이크 전문점을 시작으로 차량을 이용한 이동형 카페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주유소에도 케이크 판매점을 열어 시범 영업 중이다. 그동안 해누리 케이크하우스를 거쳐간 장애인 종업원들은 60여 명. 이 가운데 30여 명은 성공적인 훈련과정을 마치고 일반 사업장 취업에 성공했다. 돈벌이보다는 취업에 무게를 둔 사업이지만 지난달 말에는 판매수익금을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에 성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광명시장애인종합복지관 김경희 직업재활팀장(54)은 “장애인 직업재활은 지원을 많이 할수록 분명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자립 위한 지원 계속돼야 다음 달 중순에는 지적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세탁소가 경기 오산시에 등장한다. ‘원더풀 휴(休) 세탁소’라는 이름이 붙었다.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자립형 지역공동체 사업의 하나다.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인 ‘늘푸름’이 정부와 경기도 지원금 8000여만 원을 받아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지적장애인 6명이 오전과 오후 교대로 일하며 세탁물 수거 및 배달, 의류 수선을 맡게 된다. 오산시와 늘푸름은 직무지도원 2명을 채용해 이들을 지속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세탁소 운영 수익금은 지적장애인들에 대한 임금과 장애인 직업훈련 등으로 활용된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을 위한 이벤트가 수도권 곳곳에서 다양하게 열린다.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는 이달 말까지 수험표와 인터넷 홈페이지(www.everland.com)에서 출력한 우대쿠폰을 지참한 수험생에게 에버랜드 및 캐리비안베이 입장료를 절반 수준인 1만5000원에 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과천시 서울랜드에서는 올해 말까지 수험생 본인과 함께 온 1명까지 자유이용권을 1만3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또 50m 높이에서 낙하하는 ‘스카이엑스’ 등 일부 이용시설의 요금을 50% 할인받을 수 있다. 온천시설인 경기 광주시 스파그린랜드는 30일까지 수험생을 포함한 2명에게 스파 이용료를 절반으로 할인해 준다. 또 이천시 테르메덴도 같은 기간에 수험표를 지참한 학생과 동반 3명에게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수험생을 포함한 2명에게는 정상가 9만 원인 세러피 패키지 서비스를 5만 원에 판매한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풍성한 이벤트가 선보인다. 서울열린극장 창동은 12월 말 시작하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입장권을 50% 할인 판매한다. 세종문화회관도 다음 달 초 열리는 창작오페라 ‘연서’의 수험생 할인서비스를 선보인다.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은 연말까지 열리는 5개 전시회를 모두 무료로 보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대상은 한중일 팝아트를 대표하는 작가 42명의 150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메이드 인 팝 랜드’ 등 기획전시 3개와 ‘조용한 행성의 바깥’ 등 상설전시 2개다. 안산시 문화예술의전당은 올 하반기 진행되는 ‘피아니스트 지용 리사이틀’, ‘열공 Rock’ 등 자체 기획프로그램을 25∼50% 할인해 준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서울시에 내년 ‘가용(可用) 재원’이 한 푼도 없는 자치구가 나왔다. 서울 은평구는 내년 예산 중 자체 투자 사업비가 전혀 없다. 경기 불황으로 세입이 줄어드는 반면 복지비 등의 경직성 경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임남수 은평구 예산팀장은 19일 “업무추진비 행사경비 등을 대폭 삭감했지만 내년 세입으로는 경직성 비용을 대기도 부족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름만 ‘자치’구 은평구는 2011년 세입을 약 3155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기초생활급여를 비롯한 각종 복지사업비 등에 1498억 원을 써야 한다. 인건비 1050억 원도 줄일 수 없다. 구청·구의회·동주민센터 운영비, 공공·민간위탁사업비, 교육기관 보조금, 도로·하수관·공원 등 도시기반시설 관리비용 등 줄이기 힘든 지출을 합치면 모두 3200억 원으로 내년 세입보다 45억 원이 많다. 이 때문에 은평구는 내년 자체 투자사업 예산 151억 원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김우영 구청장이 공약한 ‘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에 필요한 26억6000만 원이 없다. 민선 4기 시절 시작된 다목적체육관 자연환경박물관 환경종합센터 건립비도 없다. 노원 중랑 강북구 등 재정자립도가 낮은 다른 서울시 자치구도 사정이 조금 나을 뿐 예산 부족은 마찬가지다. 다음 달 초 예산 편성이 완료되면 가용 재원이 ‘0’원인 자치구는 더 나올 수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도 예산을 긴축하는 와중에 자치구에 세입감소분 1517억 원을 보전해줘 지원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광역자치단체도 사정이 비슷하다. 경기도는 내년 가용 재원이 약 6400억 원으로 올해 8700억 원에 비해 26%가량 줄어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2조 원대 예산 규모와 70% 안팎의 재정자립도로 ‘부자 도시’인 경기 성남시 역시 내년에 쓸 수 있는 돈이 크게 줄어 1900억 원에 불과하다. 이재명 시장의 주요 공약인 옛 1공단 터 공원화 사업 등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매칭’ 복지사업비 증가가 원인 지자체 예산 부족의 원인으로는 세입 감소와 함께 국가가 비용 일부를 부담하고 지자체가 나머지를 부담하는 ‘매칭’ 복지사업의 증가가 꼽힌다. 은평구는 세출 가운데 국·시비 보조를 받고 구비를 더해 지출하는 사업이 130여 개에 이른다. 사업비도 올해 1216억 원에서 내년 1498억 원으로 23.2% 늘었는데 이는 예산의 46%에 이른다. 구비 부담 비율의 상승도 재정 악화의 원인이다. 은평구의 국비 보조금은 올 532억 원에서 내년 616억 원으로 15.8% 늘어난 반면 구에서 부담하는 돈은 262억 원에서 내년 324억 원으로 23.3% 증가했다. 내년에 시작되는 중증장애인기초장애연금은 국비 21억 원, 시비 14억 원이 투입되지만 구비도 6억 원이 새로 들어간다. 노인장기요양보험비용도 내년부터 40%(7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손희준 청주대 행정도시지적학부 교수는 “기초단체가 복지 재정을 떠안다 보니 지방의 특성에 맞는 사업을 벌이지 못하고 국가사무를 대신 집행하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 쥐어짜기 돌입 지자체들은 긴축재정을 통해 경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서울 도봉구는 ‘도봉산 축제’의 예산 5000만 원을 줄였다. 용산구는 프린터 필터와 복사용지, 업무차량 경비 등 사무관리비를 10∼15% 줄이고 있다. 경기도는 19일 본청과 산하기관 팀장급 이상 간부 400여 명을 한자리에 모아 자구책을 촉구하는 한편 국비매칭사업의 국고보조율 인상 등을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 전액 자체 예산으로 무상급식을 실시하던 성남시는 내년에 50%의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경기도교육청과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경기 과천시의 ‘배달강좌제’가 인기다. 배달강좌제는 10명 이상의 시민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만 정하면 예술, 문화, 스포츠 등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맞춤형 평생학습사업이다. 과천시가 지난해 말 5개월의 시범운영기간을 거친 뒤 올해 초 정식으로 시작했다. 18일 과천시에 따르면 올 2월 시작한 배달강좌제에 90개 팀이 참가해 총 229회 강좌가 열렸다. 강좌에 참여한 수강생은 연인원 2500명을 넘어섰다. 과천시가 강사료와 대관료 등 1회 최대 20만 원을 지원한다. 올 한 해 스킨스쿠버를 비롯해 성교육, 축구, 연극, 전통놀이, 목공예, 천연비누 만들기, 메이크업 등 백화점 문화센터나 스포츠센터에서 가능한 강좌부터 대학에서 들을 수 있는 건축설계까지 다양한 강좌가 열렸다. 특히 가족들이 집에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가족대상 강좌가 49%에 달했다. 과천시는 내년에 배달강좌제 참여 규모를 늘리고 개설 분야도 확대할 방침이다. 과천시 관계자는 “입소문이 나면서 하반기(7∼12월) 신청 규모가 상반기(1∼6월)의 2배를 넘어 조기에 마감했다”며 “내년에는 예산을 확대해 사업 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교통안전공단은 몽골 도시건설계획교통부와 대기환경 개선 및 자동차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협약식은 17일 한-몽골 수교 20주년을 맞아 몽골을 방문한 정상호 공단 이사장과 턱스 프롭도로지 몽골 교통부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해 10월 초순경 서울∼춘천 고속도로 휴게소에 건장한 체구의 20대 남성 10여 명이 나타났다. 한쪽 팔에는 ‘주차단속원’이라는 완장을 차고 있었다. 이들은 휴게소 한쪽에서 물건을 팔던 노점상을 순식간에 포위하고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노점상 A 씨는 이들의 기세에 눌려 사실상 장사를 포기했다. 이들은 A 씨의 노점자리를 빼앗기 위해 나선 일명 ‘고속파’ 일당이었다. 2001년 경기 수원지역을 기반으로 결성된 고속파는 수도권뿐 아니라 서천∼당진 고속도로 등 전국 고속도로를 돌며 노점상 10명에게서 보호비 명목으로 33차례에 걸쳐 2억1000만 원을 뜯어냈다. 고속파 두목 김모 씨(52)는 1999년 한국도로공사(도공) 자회사인 고속도로시설공단에서 일했다. 김 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노점용품 납품회사를 차린 뒤 한편으로는 고속파를 결성해 노점상을 괴롭혀왔다. 김 씨 일당은 피해자들이 불법 영업을 하고 있어 신고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매달 수백만 원을 상납받았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18일 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김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이모 씨(43) 등 2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김 씨와 도공 직원의 유착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의정부=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지난해 말 호화청사 논란을 불러온 경기 성남시 신청사가 18일로 개청 1년을 맞았다. 3000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 성남시청사는 성남시 재정 악화를 불러왔고 에너지 낭비 기관이라는 비난까지 받았다. 성남시는 호화청사 오명을 벗기 위해 올 7월 9층에 있던 시장실을 2층으로 옮기고 원래 자리는 북카페로 바꿔 시민에게 개방했다. 또 회의실과 직원 전용 헬스장을 일반에 개방하고 어린이집에서는 야간에 일반 가정 자녀를 보육하기로 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청 내 시설 개방으로 1일 평균 600명의 시민이 이용하고 있다”며 “청사 로비나 광장, 식당 등을 전시회나 결혼식장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화청사 논란의 후유증은 여전하다. 경기도와 고양시, 안산시 등 새로운 청사 건립 계획을 갖고 있던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른바 ‘신청사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낡고 비좁은 청사를 바꿔야 하지만 호화청사 논란 이후 인구 규모에 따라 청사를 짓도록 면적이 제한되는 등 사실상 신청사 건립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는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행정타운을 지어 이전하려던 계획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호화청사 논란 이후 김문수 지사가 청사 이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신도시 입주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처음 신도시 계획은 주거와 행정, 컨벤션 기능이 결합된 자족도시였다”며 “도청은 원안대로 신도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주자들은 17일 오후 도청 앞에서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열어 도를 압박했다. 이날 집회에서 입주자들은 ‘사기분양’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도와 김 지사를 비난했다. 고양시와 안산시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고양시는 1982년 지은 현 청사가 낡고 비좁아 2020년까지 원당뉴타운에 복합행정타운을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호화청사 논란에 재정난까지 겹치면서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고양시는 일단 청사 이전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지만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안산시 역시 올해 초 단원구 고잔동 현 청사 터에 새로운 청사를 짓는 계획을 검토했지만 현재 모든 논의가 중단됐다. 행정안전부 기준에 현 청사 면적이 적합한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안산시 관계자는 “지은 지 30년 가까이 되다 보니 매년 1억 원 이상의 보수비용이 든다”며 “여러 부서가 외부에서 사무실을 임차해서 쓰고 있지만 현 기준으로는 신청사 건립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육군 모 부대 사병이 전방 초소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돼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군에 따르면 15일 오후 11시 40분경 강원 철원군 모 부대 전방 초소 화장실에서 이모 일병(21)이 가슴 부위에 총탄 3발을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부대 관계자는 “밤에 갑자기 총소리가 나 달려가 보니 이 일병이 총에 맞고 쓰러져 있어 응급조치를 했으나 숨졌다”고 말했다. 당시 이 일병은 전방 경계근무를 나가기 위해 신고를 마친 상태로 실탄과 수류탄 등을 휴대하고 있었다. 군은 17일 유족 동의를 얻어 부검을 실시한 데 이어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연천=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농협 조합장들의 불법 후원금 기부 의혹을 수사 중인 의정부지검은 농협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경기 의정부, 양주, 동두천시 일대 농협 12곳을 압수수색한 직후인 15일 오후 지부장 2명을 불러 압수물 확인 등 기본적인 사실 조사를 벌인 데 이어 16일 이들을 다시 불러 후원금 조성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또 검찰은 문제가 된 농협 직원들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억대 후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구체적인 조성 과정과 전달처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농협 후원금은 직원 1인당 10만 원씩 급여에서 원천징수하는 방법으로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후원금 조성 과정에서 조합장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는지도 확인 중이다. 특히 이 돈이 한나라당 김성수 의원 등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소속 의원들에게 전달됐는지와 중앙회 차원에서 조직적인 계획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후원금 조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농협 전현직 지부장 및 조합장 10여 명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액수는 알 수 없지만 거액의 후원금을 조성한 정황이 있다”며 “필요에 따라 추가 압수수색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