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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신인 투수 소형준(19)은 정규시즌 때 두산 최주환(32)과 11차례 맞붙어 안타를 하나도 얻어맞지 않았다. 그런 최주환을 상대로 ‘패하면 탈락’인 경기에서 KT 이강철 감독이 소형준을 마운드에 올린 게 무리수였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소형준이 최주환에게 홈런을 내주면서 이 선택은 ‘악수’가 되고 말았다. 정규시즌 3위 두산이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5전 3승제) 4차전에서 2위 KT를 2-0으로 꺾고 3승 1패로 한국시리즈(7전 4승제)행 티켓을 따냈다. 2015년 이후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김태형 감독은 역대 최초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사령탑이 됐다. 두산은 정규시즌 우승팀 NC를 상대로 2년 연속 및 통산 7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한다. 1차전은 17일 오후 6시 30분 역시 고척돔에서 막을 올린다. 승부를 가른 건 공 하나였다. KT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소형준이 4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최주환에게 던진 시속 143km짜리 속구가 가운데로 몰렸다. 최주환은 이를 놓치지 않고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앞선 3경기에서 모두 선취점을 따낸 팀이 승리했다는 걸 감안하면 두산으로서는 기분 좋은 홈런이었다. 선취점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는 두산 쪽이 더 강했다. 이날 두산 선발 유희관은 1회초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세 타자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무사 1, 2루에서 로하스가 안타를 쳤을 때 2루 주자 조용호를 홈에서 잡아낸 덕분에 실점은 하지 않았다. 이어진 1사 2, 3루 상황에서 유한준 타석 때 유희관이 연거푸 볼 2개를 던지자 두산 김태형 감독은 타석 중간에 투수를 김민규로 바꿨다. 김민규는 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김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그리고 5회까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KT 타선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호투를 이어갔다. 결국 이 경기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린 김민규는 경기 최우수선수(MVP) 타이틀까지 따냈다. 김 감독은 7회부터 외국인 에이스 플렉센을 마운드에 올리며 ‘오늘 끝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차전에서 삼진 11개를 잡아낸 플렉센은 이날도 3이닝 동안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따내면서 플레이오프 MVP로 뽑혔다. 한편 두산과의 대결을 앞둔 NC 이동욱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우리 NC만의 야구를 하겠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고 (연고지) 창원으로 돌아오겠다”고 출사표를 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실컷 더 때리게 놔두라고 했다. 그 선수가 지쳐야 기회가 올 거라고 믿었다.”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이 내놓은 ‘말리 특급’ 케이타(19·KB손해보험) 파훼법은 이랬습니다.석 감독은 그러면서 “(본인이 삼성화재에서 뛰던 현역 시절) 가빈(34·캐나다)도 (신치용) 감독님께 ‘나 기계 아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고 덧붙엿습니다.석 감독은 삼성화재가 ‘몰방(沒放) 배구’를 집대성할 때 수비 쪽 한 축을 책임졌던 인물. 그러니 반대 쪽에서 몰방 공격을 책임져야 하는 외국인 공격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지도 모릅니다.사실 케이타는 가빈보다 더 심합니다. 케이타는 1라운드 때 KB손해보험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58.8%를 책임졌습니다. 삼성화재에서 가빈에게 제일 많이 의존했던 2011~2012 시즌에도 이 캐나다 선수 공격 점유율은 55.1%가 전부였습니다.그리고 석 감독 이야기처럼 케이타는 한 경기 안에서 공격 횟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지칩니다.그 결과 51번째 공격 시도부터는 상대 블로킹에 ‘바운드 되는’ 공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참고로 말씀드리면 0.100에서 0.170이 되는 건 0.070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70%가 늘어나는 겁니다.다른 팀에서 케이타를 두려워하는 제일 큰 이유가 높이(키 206cm, 제자리 점프 78cm) 때문인데 공을 때리면 때릴수록 이 장점이 사라지는 겁니다. 물론 이건 다른 선수도 마찬가지이지만 KB손해보험은 케이타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팀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가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두 팀은 13일 오후 7시 다시 한번 맞대결에 나섭니다.이번에도 석 감독 파훼법이 통할까요? 아니면 KB손해보험에서 다른 전략을 마련했을까요?이 경기에서도 51번째 공격부터 그 결과가 드러나기 시작할 겁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구단 공식 발표 하루 전인 12일 전 세계 배구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매체 ‘월드 오브 발리’에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한국전력 트레이드 소식을 전한 것처럼 만든 이미지가 인터넷에 등장했다. 배구 팬들 사이에도 이미 이 트레이드 이야기가 널리 퍼졌다는 방증이다.현대캐피탈은 김지한(21·레프트·군 복무 중), 신영석(34·센터), 황동일(34·세터)을 한국전력으로 보내는 대신 김명관(23·세터), 이승준(20·레프트), 내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하기로 한 상태에서 이날 경기를 치렀다.단, 현대캐피탈은 이날, 한국전력은 다음날(12일) 경기 일정이 있는 만큼 발표는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런 이유로 현대캐피탈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는 선수단에 이 사실을 함구했다.그러나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 법. 이전 경기에서 받은 징계 때문에 구단 버스에서 TV 중계로 이날 경기를 지켜 보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선수들 손발이 하나도 안 맞는 걸 보니 이미 다 알고 있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번 트레이드 핵심 선수라고 할 수 있는 신영석은 이날 경기가 끝나고 구단 버스에 오르면서 구단 프런트 직원과 한 명, 한 명 손을 잡고 진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이 경기서 팀이 0-3으로 패했지만 현대캐피탈 프런트 입은 여전히 무겁기만 했다. 트레이드 내용을 하나도 모르는 척 “그래서 누가 오고 가는 거예요?”하고 물었을 때도 “지켜보시죠”라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암흑기’ 시절 현대캐피탈은 “배구 빼고는 다 잘하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프런트 역량 하나만큼은 따라올 팀이 없었다는 뜻이다. 팀 체질 개선에 번번히 실패하는 한국전력을 놓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돈을 쓰느니 현대캐피탈 김성우 사무국장을 2년 정도 빌려 쓰는 쪽이 훨씬 효과가 클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다른 팀 관계자가 있을 정도다. 실제로 만년 하위팀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 프런트 출신 변우덕 사무국장이 팀 살림을 맡은 뒤 현재 위치로 올라섰다.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초반 다시 ‘배구 빼고는 다 잘하는 팀’으로 내려 앉을지 모를 위기를 맞이했다. 최 감독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한 배경에 대해 “팀 재창단에 맞먹는 강도 높은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이유다. 과연 현대캐피탈은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배구도 잘하는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아, 여러분이 지금 읽으신 기사는 ‘스토리 발리볼’이 아니라 ‘발리볼 비키니’ 맞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블루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이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야구기자협회에서 12일 공개한 투표 결과를 보면 류현진은 총점 51점으로 셰인 비버(25·클리블랜드·210점), 마에다 겐타(32·미네소타·92점)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버와 마에다 모두 오른손 투수니까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에서 최고의 왼손 투수라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 뛰던 지난해에도 오른손 투수 제이컵 디그롬(32·뉴욕 메츠·207점)에 이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88점)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내셔널리그에서 제일 뛰어난 왼손 투수였던 것이다. 그런데 류현진이 원래 오른손잡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이야기. 류현진은 다저스에 처음 입단한 2013년 “밥을 먹는 건 물론 탁구를 칠 때도 오른손을 쓴다”고 공개했다. 공을 던질 때만 왼손을 쓰는 건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 왼손으로 던지지 않으면 아버지가 하도 혼을 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혼이 났다고 해서 던지는 손을 바꿀 수 있는 건 ‘천재’나 가능한 일이다. 사실 KBO리그 한화 시절만 해도 류현진은 노력형보다 천재형에 가까웠다. 방문경기 때 김태균(185cm·110kg)과 같은 방을 쓰던 2008, 2009년에는 2006년 입단 당시 98kg이던 몸무게가 120kg 가까이로 늘어나 팬들로부터 “제발 야식 좀 그만 먹으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랬으니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맞이한 2013년 스프링캠프 때 팀 단체 러닝 훈련에서 혼자만 낙오했던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다른 선수들이 코치 말을 잘 안 듣는 것 같다. 35초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는데 26초에 들어가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렇게 낙천적인 성격이 아니었다면 류현진이 2015년 어깨, 2016년 팔꿈치 수술을 연달아 받고도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복귀하기는 어려웠을 거다. 특히 류현진이 2015년에 받은 어깨 관절와순 수술은 메이저리그 복귀 성공률이 7%밖에 되지 않는 어려운 수술이었다. 훈련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다. 류현진은 개막 때까지 스프링캠프지였던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격리 생활을 해야 했다. 류현진의 개인 전담 트레이닝 코치로 활동한 김병곤 박사는 “더니든에서 류현진이 훈련을 걸렀던 건 토네이도가 밤새 불었던 날 딱 하루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류현진은 나이가 드는 동안 즐기면서 노력하는 천재로 진화했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다섯. 야구 선수로서는 환갑에 가까운 나이다. 류현진이 이번 겨울에는 어떤 변화로 세월을 이겨내는 방법을 찾아낼지 궁금하다.황규인 스포츠부 기자 kini@donga.com}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이 프로배구 남자부 역사상 가장 서브 득점이 적은 팀이기 때문이다.현대캐피탈은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2라운드 첫 방문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0-3(22-25, 18-25, 18-25) 완패를 당하면서 3연패에 빠졌다.현대캐피탈은 이날 서브 득점에서 대한항공에 4-7로 밀렸다. 그나마 서브 득점 4개 가운데 3개를 마지막 3세트 들어 나왔다.이날만 서브에서 약점을 보인 게 아니다. 1라운드 6경기를 치르는 동안 현대캐피탈이 남긴 세트당 서브 득점 0.308개로 남자부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나쁜 기록. 그것도 뒤에서 두 번째인 우리카드(세트당 0.783개)와 비교해도 절반도 되지 않는 숫자다. 역대 기록을 살펴 봐도 마찬가지다. 프로배구 역사상 이보다 세트당 서브 득점이 적었던 건 2005 시즌 대한항공(0.263개)뿐이었다.그런데 2005년에는 남자부 평균 세트당 서브 득점이 0.493개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한항공은 리그 평균과 비교했을 때 53.3%(=0.263/0.493)에 해당하는 기록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이번 시즌 1라운드 때까지 세트당 평균 서브 득점은 0.629개였다. 같은 방식으로 '세트당 서브 득점+'를 계산하면 현대캐피탈의 세트당 서브 득점은 리그 평균 48.9%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역사상 이 부문에서 가장 나쁜 기록을 남긴 팀이 바로 현대캐피탈이다.현대캐피탈은 1라운드를 팀 리시브 효율(0.463) 1위, 공격 효율(0.370) 3위로 마쳤다. 그러나 서브 득점이라는 '덤'을 얻지 못하면서 3경기 연속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OK금융그룹이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일정을 6전 전승으로 마감했다. OK금융그룹은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역시 5연승을 기록 중이던 KB손해보험에 3-1(23-25, 25-23, 25-20, 25-18)로 역전승을 거뒀다. KB손해보험은 케이타가 46점을 올렸지만 국내 선수들이 부진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라운드 전승을 기록한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 마지막 3경기를 포함해 팀 역대 최다인 9연승 기록도 남기게 됐다. 한편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한국도로공사를 3-1(22-25, 25-18, 25-20, 25-21)로 이겼다.안산=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9회초 대주자로 나선 두산 이유찬(22)은 투수의 초구에 거침없이 2루를 향해 뛰었다. KT 배터리도 상대의 도루 작전을 간파하고 피치아웃을 시도했다. 하지만 투수 김재윤의 공은 포수 장성우의 왼쪽으로 빠져나갔고, 공을 가까스로 잡아낸 장성우는 2루 송구를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2루에 입성한 이유찬은 오재원의 희생번트 때 3루를 밟았다. 대타 김인태는 바뀐 투수 조현우를 상대로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전진 수비를 펼친 KT 내야를 갈랐다. 3루 주자 이유찬은 가볍게 홈을 밟았다. 팽팽했던 균형을 깨는 결승 득점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가을야구 단골손님 두산의 저력이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했다.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정규시즌 3위 두산이 KT(2위)와의 202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9일 중립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3-2로 한 점 차 승리를 따냈다. 역대 32번의 플레이오프(양대 리그로 치러진 1999, 2000시즌 제외)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81.25%인 26번이다. 팽팽했던 승부는 경기 막판에야 결정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0-0 동점이던 8회초 선발 자원인 쿠에바스를 팀의 세 번째 투수로 투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몸에 맞는 공, 내야 안타 등을 내주며 2사 1, 3루 위기를 초래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이 김재환,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두산이 2-0으로 앞서 나갔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도 만만치 않았다. 8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4번 타자 유한준이 두산 마무리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두산은 9회초 보란 듯 다시 달아났다. 선두 타자 김재호가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대주자 이유찬이 도루와 희생번트로 3루를 밟은 뒤 대타 김인태의 적시타 때 홈인했다. 8회말에 등판한 이영하는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구원승을 수확했다. 경기 중반까지는 선발 투수들의 시간이었다. 4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던 두산 플렉센(26)은 이날도 7과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2실점으로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고 시속 152km의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 등을 섞어 던졌다. 준PO 1차전에서도 11탈삼진을 따낸 플렉센은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탈삼진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이날 기록한 11탈삼진은 1989년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해태 선동열이 기록한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탈삼진과 타이 기록이다. 플렉센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경기 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차전을 이겨서 유리한 조건으로 2차전을 하게 됐다. 플렉센도 본인의 공을 마음껏 최대한 잘 활용해서 던졌다. 지금 컨디션이 최고다”라고 말했다. 역대 고졸신인 투수로는 14번째(경기로는 21번째)로 데뷔 첫해 포스트시즌에 선발로 나선 KT 소형준(19)도 6과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이 감독은 패배의 아쉬움 속에서도 “소형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칭찬할 게 없다. 역대급 투수가 나온 것 같다”며 찬사를 보냈다. 양 팀은 10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두산은 최원준, KT는 데스파이네를 선발로 예고했다. 1차전은 8200명 매진을 기록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단체전에서는 형보다 아우였다. 그 대신 형은 개인전 정상에 오르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디펜딩 챔피언’ 한경대에 다시 한번 우승기를 안긴 곽정환(4학년)-곽정우(2학년) 형제 이야기다. 한경대는 7일 경북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열린 제98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정구)대회 남자대학부 단체전 결승전에서 대전대에 매치 스코어 2-1 역전승을 거두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형 곽정환은 이날 첫 번째 복식에 임채진과 조를 이뤄 출전했지만 대전대 이지훈-신재민 조에 1-4로 패했다. 그러나 단식에서 한경대 박기현이 대전대 최정림을 4-1로 꺾으면서 두 학교는 매치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고, 마지막 복식에서 이현세와 조를 이룬 곽정우가 대전대 김태영-양일현 조를 4-2로 물리치면서 결국 한경대가 승리했다. 단체전 첫 경기에서 패한 곽정환은 8일 열린 개인전 단식 결승전에서 군산대 이은용과 맞붙어 4-0 완승을 거두고 정상에 올랐다. 형제는 개인전 복식 결승에도 올랐지만 대전대 최정인-이지훈 조에 2-4로 졌다. 한편 남고부 단체전에서는 광주 동신고가 경북 문경공고를 2-0으로 물리치고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이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올해 대회 각 부문별 우승자 및 우승팀◇일반 ▽남자 △단체전 순창군청 △복식 김범준-전지헌(문경시청) △단식 윤형욱(달성군청) ▽여자 △단체전 문경시청 △복식 고은지-이수진(옥천군청) △단식 문혜경(NH농협은행) ▽혼합복식 류태우(순천시청)-김유림(경남체육회)◇대학 ▽남자 △단체전 한경대 △복식 최정인-이지훈(대전대) △단식 곽정환(한경대)◇고등 ▽남자 △단체전 광주 동신고 △복식 임진영-김연제(충북 음성고) △단식 조성준(광주 동신고) ▽여자 △단체전 순천여고 △복식 박빛나-김운진(순천여고) △단식 신희선(순천여고)◇중등 ▽남자 △단체전 문경중 △복식 김주호-곽겸(경북 봉화중) △단식 임현우(문경중) ▽여자 △단체전 문경서중 △복식 김채희-황경미(성신여중) △단식 문혜연(문경서중)◇초등 ▽남자 △단체전 충남 신례원초 △복식 여승기-정현서(충남 신례원초) ▽여자 △단체전 경북 점촌중앙초 △복식 김민지-권유리(경복 점촌중앙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국내 프로야구 역대 최고 2루수로 꼽히는 정근우(38·LG·사진)가 유니폼을 벗는다. LG는 “정근우가 16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다”고 8일 발표했다. 부산고, 고려대를 나온 정근우는 2005년 2차 신인드래프트 때 SK 지명을 받고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다시 LG로 팀을 옮겼다. 통산 174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1877안타, 121홈런, 371도루를 남겼다.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세 차례(2006, 2009, 2013년) 받았으며 통산 최다 끝내기 안타(16개)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국가대표 선수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 등에도 기여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두산 플렉센(26)의 커브가 LG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두산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3전 2승제) 1차전에서 LG에 4-0 완승을 기록하면서 플레이오프(PO) 진출 9분 능선을 넘었다. 3전 2승제로 열린 15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예외 없이 PO에 진출했다. 5전 3승제로 열린 경우를 포함해도 1차전 승리팀의 PO 진출 확률은 85.7%(28번 중 24번)나 된다. LG 류중일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우리가 못 친 것도 있지만 플렉센이 워낙 잘 던졌다”고 말했다. 플렉센은 이날 6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삼진을 11개나 잡아내면서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승리 투수가 됐다. 플렉센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플렉센이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은 비결은 커브였다. 이날 던진 공 106개 가운데 커브는 14개(13.2%)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최고 시속 155km를 기록한 플렉센의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던 LG 타자들은 최저 시속 117km로 날아오는 플렉센의 커브에 허둥대기 바빴다. LG 타자들은 플렉센이 던진 커브 14개 가운데 8개에 방망이를 헛돌렸고, 헛스윙 가운데 5개는 삼진으로 연결됐다. 플렉센의 커브는 정규시즌 때도 상대 타자를 타율 0.179로 묶는 ‘승부구’였다. 플렉센은 “정규시즌 중에 김원형 투수코치와 여러 커브 그립을 잡아보면서 연구를 계속했다. 커브 각도가 좋아져서 잘 활용할 수 있게 돼 오늘 주요 구종으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반면 LG 선발로 나선 신인 투수 이민호는 3과 3분의 1이닝 동안 3실점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이민호는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 긴장한 듯 1회말 수비 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두산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초구에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다음 타자 페르난데스에게 두 번째로 던진 시속 142km 슬라이더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공 3개 만에 2점을 내줬다. 페르난데스는 첫 타석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하는 홈런을 날리면서 “지난해 한국시리즈 때 부진(타율 0.077)했기 때문에 올해는 더욱 의욕적으로 준비했다. 보여드릴 일만 남았다”고 경기 시작 전 호언장담했던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두산 ‘캡틴’ 오재원은 4회말과 6회말에 각각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오재원의 활약이 더 특별한 건 두 차례 모두 ‘작전’을 완성하는 안타를 때려냈기 때문이다. 4회말에는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로, 6회말에는 희생번트가 나온 뒤 주자를 불러들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포스트시즌 때는 투수들이 수비 실수에 예민한 편이라 2루 수비가 좋은 오재원을 (정규시즌 때 두산에서 2루수로 제일 많이 나온 최주환보다) 먼저 내보냈는데 타격에서도 잘해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지역 기온은 5도까지 내려갔지만 만원 관중(1만1600명)이 들어와 ‘늦가을 야구’를 만끽했다. 2차전은 5일 같은 곳에서 열린다. 두산은 정규시즌 20승을 올린 알칸타라를 선발로 내세우며 LG는 윌슨이 등판한다.황규인 kini@donga.com·김배중 기자}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 사이트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는 메이저리그 역대 포스트시즌 기록을 분석한 뒤 ‘가을 야구 성공 비밀 소스’로 △투수진 탈삼진 능력 △훌륭한 마무리 투수 △뛰어난 수비력 등 세 가지를 손꼽았다. 4일부터 ‘잠실 라이벌’ 두산과 LG가 맞붙는 2020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선승제)를 이 세 가지 관점에서 짚어봤다.○ 삼진 잘 잡는 두산, 더 잘 잡는 플렉센 두산 투수진은 올해 상대 타자를 총 5672명 상대해 그중 18.4%인 1046명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이번 시즌 삼진 비율이 가장 높다. LG도 탈삼진율이 18.0%(4위)로 두산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다만 1차전 선발 투수만 놓고 보면 두산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 두산 플렉센은 탈삼진율 28.0%로 규정 이닝 70%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탈삼진율을 자랑한다. 반면 LG 선발 이민호는 전체 상대 타자 가운데 15.4%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는 데 그쳤다. ○ 마무리 투수는 둘 다 불안 두 팀 모두 마무리 투수가 제일 고민이다. 두산 이영하는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꾼 9월 이후 평균자책점 1.08로 ‘짠물 투구’를 선보였지만 6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3패나 당했다. 한 경기 패배가 곧 시리즈 전체 결과와 연결될 수 있는 단기전에서는 분명 불안 요소다. LG 고우석은 더하다. 고우석은 9월 이후 22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심지어 이 기록이 시즌 전체 기록(4.10)보다 좋다. 게다가 고우석은 지난해 키움과의 준PO에서도 평균자책점 10.80으로 크게 흔들린 상황. 2일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1과 3분의 2이닝 동안 사사구를 3개나 내줬다.○ 못 잡는 LG, 더 못 잡는 두산 준PO가 열리는 잠실구장은 넓고 넓은 외야를 자랑한다. 게다가 내야 그라운드는 기온이 내려가면 딱딱해지기로 유명하다. 수비 ‘야전 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는 두산 김재호, LG 오지환(이상 유격수)의 활약이 중요한 이유다. 두산은 원래 ‘끈끈한 수비’가 강점인 팀이었지만 올해는 예외다. 두산은 상대 타자가 때린 페어 타구 가운데 몇 %를 아웃으로 처리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범타처리율(DER)에서 66.7%로 KIA(65.7%)에 이어 9위에 그쳤다. LG 역시 7위(67.9%)에 이름을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근소한 차이지만 LG가 우위다.○ 그래서 누가 이길까 해외 도박사들이 프로야구 승부 예측에 쓰는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으로 두 팀의 맞대결을 10만 번 시뮬레이션해 보면 두산이 2승 무패로 이길 확률은 26%, 2승 1패로 이길 확률은 25.2%가 나온다. 이에 따르면 두산이 시리즈를 가져갈 확률은 51.2%고 LG가 이길 확률이 48.8%다. 이 정도면 5 대 5 확률이다. 여전히 공은 둥글고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한편 준PO 1차전 시구자로는 몇 해 전까지 두산 에이스로 활약했던 더스틴 니퍼트(39·은퇴)가 나선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포스트시즌이 너무 빨리 끝난 것만 빼면 모든 게 괜찮았다.” ‘블루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은 3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새 팀에서 보낸 첫 시즌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류현진은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진행한 올해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는 1과 3분의 2이닝 동안 7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팀도 포스트시즌 첫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2일 미국에서 돌아왔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자가 격리를 거친 뒤 아내 배지현 씨 및 5월 18일 태어난 딸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가정적인 남자로 바뀌고 있다”는 류현진은 야구와 육아 중 뭐가 어렵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육아가 힘들다. 모든 부모님들은 대단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KBO리그 한화 시절 절친했던 선배 김태균(38)의 은퇴에 대해서는 “태균이 형과는 겨우 다섯 살 차이다. 형이 벌써 은퇴한 게 믿기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류현진은 이날 ‘스포츠 인권 홍보대사’ 활동을 시작하면서 귀국 후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3일 류현진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류현진은 당시 “후배들은 나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즐겁게 운동했으면 좋겠다. 선수가 스스로 즐기면서 운동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류현진은 같은 날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에서 공개한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최종 후보 3인에 마에다 겐타(미네소타), 셰인 비버(클리블랜드)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경쟁자가 너무 뛰어나서 수상은 예상하지 않는다. 톱3에 든 것만으로 영광”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인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또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시즌을 잘 치러 자랑스러웠다. 양현종(KIA)과 김하성(키움)도 자신감을 가지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오늘 지면 라커룸 짐을 빼야 되잖아요. 전 깔끔한 걸 좋아해서 다른 선수들이 제 라커를 쓰는 게 싫어요.” 키움 중심 타자 이정후(22)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가을 야구’에 턱걸이한 키움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패배로 5위로 밀리면서 정규시즌 4위 LG에 내리 2경기를 이겨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더구나 올해 포스트시즌은 플레이오프부터 모든 경기가 추위를 피하기 위해 키움의 안방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중립 경기로 열린다. 키움은 탈락하는 순간 곧바로 다른 팀을 위해 라커룸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정후의 바람과 달리 키움 선수들은 곧바로 라커룸을 빼게 됐다. 연장 13회까지 가는 역대 와일드카드 최장인 4시간 57분의 접전 끝에 LG에 3-4로 패했기 때문이다. 반면 LG는 어렵사리 1차전에서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결정하며 선수단 운용에 다소 여유를 갖게 됐다. LG는 4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잠실 라이벌’ 두산(정규시즌 3위)과 3전 2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LG는 1회말 채은성이 키움 선발 브리검을 상대로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채은성은 브리검의 한가운데 직구(시속 148km)를 놓치지 않고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홈런(비거리 129m)을 때렸다. 하지만 4회말 1사 2루에서 이정후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7회에는 호투하던 켈리가 박병호에게 솔로홈런을 얻어맞아 역전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LG는 7회말 공격에서 1사 후 오지환과 김민성이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브리검을 강판시켰다. 유강남은 바뀐 투수 안우진의 초구를 몸에 맞으면서 1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대타 박용택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2사 만루에서 홍창기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두 팀은 불펜을 총동원하며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키움은 마무리 투수 조상우를 8회부터 등판시켰고, LG도 ‘소방수’ 고우석을 9회에 마운드에 올렸다. LG는 연장 13회초 박동원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다시 2-3으로 뒤졌다. 하지만 연장 13회말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2사 2, 3루에서 대타 이천웅의 내야 안타로 동점을 만든 LG는 홍창기의 고의사구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연장 12회 대주자로 출전한 신민재가 생애 첫 포스트시즌 타석에서 키움의 9번째 투수 김태훈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쳐내며 길었던 승부를 마무리했다. 신민재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헌재 uni@donga.com·황규인 기자}
가을 비 때문에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원래 예정보다 하루 늦게 막을 올리게 됐다. 그러자 ‘어차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중립 경기를 치르기로 했는데 왜 시작부터가 아니라 플레이오프 때부터 고척돔으로 옮기는지 모르겠다. 괜히 하루를 날렸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이 사실 ‘돈 잔치’라는 걸 감안하면 포스트시즌 중간에 장소를 옮기는 게 날씨와 수익 사이를 고민하다 나온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포스트시즌 입장 수입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미리 정한 비율로 나눠 갖게 된다. 당연히 나눌 ‘파이’가 크면 클수록 좋다. 문제는 고척돔 관중석 규모(1만6371석)가 나머지 포스트시즌 지출팀 안방 구장인 서울 잠실구장(2만5553석)이나 KT위즈파크(2만2800석), 창원NC파크(2만2011석)보다 적다는 점이다. 전체 관중 40%를 받을 수 있다면 고척돔은 8200명밖에 받을 수 없다. 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가 열리게 되는 잠실은 이보다 40% 이상 많은 1만1600명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일본 프로야구 역시 올해 일본시리즈 개최 장소에 영향을 받았다. 센트럴리그 우승팀 요미우리가 원래 안방 도쿄돔이 아니라 오사카에 있는 교세라돔에서 안방 경기 일정을 소화하게 된 것. 원래 10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시작하는 게 관례인 일본시리즈 개막이 이달 21일로 미뤄지면서 22일부터 도쿄돔에서 열리기로 돼 있는 사회인 야구 대회와 일정이 겹쳤다. 그래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구장 ‘세입자’ 신세인 요미우리가 도쿄돔을 비워주기로 결정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축구 FC서울 수비수 김남춘(31)씨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 건물의 지상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정황은 없어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씨는 광운대를 졸업한 뒤 2013년 프로에 데뷔했으며 군 복무 시기를 빼곤 서울에서만 뛰었다. 올해는 팀의 26경기 가운데 22경기에 출전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말리 폭격기’ 케이타(19·KB손해보험·사진)가 또다시 융단폭격을 선보이면서 시즌 전 ‘1강’으로 꼽힌 대한항공의 날개마저 꺾었다. 케이타는 30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안방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37점(공격 성공률 58.6%)을 올리면서 팀이 대한항공을 3-1(19-25, 25-22 25-21, 25-19)로 꺾는 데 앞장섰다. 개막 이후 3전 전승을 기록한 KB손해보험은 승점 9를 확보하면서 OK저축은행(3승·승점 8)을 밀어내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KB손해보험이 개막 후 3연승을 기록한 건 6연승을 내달린 2009∼2010시즌 이후 11시즌 만이다. KB손해보험은 이날도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54.7%를 케이타에게 의존하는 ‘몰방(沒放) 배구’ 스타일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키 206cm, 제자리 점프 78cm인 케이타의 고공 스파이크 앞에서는 지난 경기까지 블로킹 1위(세트당 3.50개)를 기록한 대한항공도 손쓸 방도가 없었다. 한편 화성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 라자레바(23)가 34점을 올린 안방 팀 IBK기업은행이 현대건설에 3-1(13-25, 29-27, 26-24, 25-18)로 이겼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복잡한 ‘수학 시간’은 끝났다. 드디어 ‘가을 야구’ 대진표가 완성됐다. 0.5경기 차로 촘촘하게 붙어 있던 프로야구 2∼5위 4개 팀 가운데 30일 가장 먼저 최종 순위를 확정한 건 키움이었다. 전날까지 4위였던 키움은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2시간 31분 만에 0-2로 패하면서 5위를 확정했다. 키움은 80승 1무 63패로 두산(79승 4무 61패)보다 이긴 경기는 더 많았지만 승률(0.559)에서 두산(0.564)에 밀리는 바람에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치르게 됐다. 외국인 선발 알칸타라가 8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20승(2패)을 기록한 두산은 이 경기 승리로 최소 4위를 확정한 상태에서 LG와 SK의 문학 경기 결과를 지켜봤다. 만약 LG가 SK에 지면 두 팀은 79승 4무 61패(승률 0.564)로 동률을 이루게 되는 상황. 그러면 상대 전적에서 9승 1무 6패로 앞선 두산이 3위, LG는 4위가 된다. 이날 첫 타석에서 시즌 199번째 안타를 치고도 남은 세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해 200안타 고지를 밟지 못한 두산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도 초조하게 문학 경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문학 경기가 결과가 나온 건 잠실 경기가 끝나고 40분이 흐른 뒤였다. LG 3번 타자 채은성이 때린 공을 SK 우익수 최지훈이 잡아내면서 결국 SK의 3-2 승리로 끝이 났다. 그러면서 두산이 3위가 얻을 수 있는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차지했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전날까지 단독 선두였던 SK와 동률을 이룬 뒤 상대 전적에서 앞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땄다. LG는 1-3으로 끌려가던 9회초 2사 1, 2루에서 2번 타자 오지환의 적시타로 2-3까지 추격한 뒤 상대 투수 서진용의 폭투를 틈타 2사 2, 3루 찬스를 이어갔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이렇게 두산과 LG가 순위를 먼저 확정하면서 KT는 한화와의 대전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자동으로 2위를 확정했다. 한화에 3-4로 지긴 했지만 KT는 2015년 1군 무대 진입 후 처음 경험하는 포스트시즌을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대신 KT는 수원 안방에서 팬들과 가을 축제의 기쁨을 나누는 건 내년 이후로 미뤄야 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정이 미뤄지면서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는 모두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만 열리기 때문이다. 또 예년에 5전 3승제였던 준플레이오프도 3전 2승제로 축소해 진행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10대 외국인 선수 케이타(19·말리·사진)가 KB손해보험에 개막 2연승을 안겼다. KB손해보험은 2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0∼2021 V리그 남자부 안방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32점(공격성공률 58.5%)을 기록한 케이타의 활약을 앞세워 한국전력을 3-1(25-22, 16-25, 25-18, 25-13)로 물리쳤다. KB손해보험(승점 6)은 세트 득실률에서 대한항공(승점 6·2승 1패)에 앞서며 단독 선두가 됐다. ‘케이타’는 서아프리카 나라 말리에서 쓰는 풀라어(語)로 ‘기본’이라는 뜻. KB손해보험 케이타는 배구에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높이(키 206cm, 제자리 점프 78cm)가 장점이다. 경기 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이 “국내 선수 블로킹으로는 막기 어려운 선수”라고 했다는 말에 케이타는 “과찬이다. 아직 한국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다”며 웃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020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은 ‘린의지’ 양의지(33·NC)와 ‘노학수’ 로하스(30·KT)의 맞대결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두 선수 모두 워낙 대단한 활약을 선보였기 때문에 누가 MVP를 받아도 어색하지 않다. 양의지는 수비 부담이 가장 큰 포수로 뛰면서도 27일 현재 타율 0.326(9위), 31홈런(7위), 118타점(2위)을 기록하고 있다. 특정 포수가 공을 받았을 때 각 투수가 남긴 평균자책점을 종합한 ‘포수 평균자책점’도 4.11로 1위고, 도루 저지율 역시 43.4%로 1위다. 외국인 선수에게 상대적으로 ‘야박한’ 투표인단 특성까지 감안하면 소속 팀 NC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양의지가 일단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따지면 로하스가 양의지에게 앞선다. 이날 광주 경기에서 홈런 하나를 추가한 로하스는 타율 0.353, 47홈런, 134타점으로 세 부문 모두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로하스가 이대로 시즌을 끝내면 2010년 롯데 이대호 이후 10년 만에 ‘타격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하게 된다. 이날 광주 경기에서 1회초에 KT 포문을 연 건 로하스였지만 승부를 결정지은 한 방은 김민혁이 날렸다. 김민혁은 KT가 KIA에 5-6으로 끌려가던 9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 7-6으로 경기를 뒤집는 홈런을 날렸다. 로하스가 무사 1루 찬스에서 삼진으로 물러나자 KT 이강철 감독이 꺼내든 대타 카드가 바로 김민혁이었다. KT가 결국 1점 차 리드를 잘 지켜 승리를 챙겼다. 잠실 경기에서는 두산이 한화에 3-0 승리를 기록했다. 두산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는 이날 안타 2개를 추가하면서 시즌 197안타를 기록하게 됐다. 페르난데스가 남은 2경기에서 안타를 3개 이상 때리면 2014년 넥센(현 키움) 서건창(201안타)에 이어 프로야구 역사상 2번째로 200안타 고지를 정복하게 된다. 창원에서는 105타점을 기록 중이던 NC 외국인 타자 알테어가 삼성에 1-7로 끌려가던 7회말 시즌 30호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30홈런-100타점’ 클럽에 가입했다. 이로써 이번 시즌 NC에서는 나성범(32홈런, 108타점), 양의지에 이어 알테어까지 ‘30홈런-100타점’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한 팀에서 30홈런-100타점 타자를 3명 배출한 건 이번 시즌 NC가 처음이다. 사직 경기는 9회말 선두 타자로 나온 전준우의 끝내기 홈런으로 롯데가 SK에 1-0 승리를 거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세 차례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탬파베이가 상대 실책을 틈타 끝내기 승리를 챙겼다. 탬파베이는 25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안방경기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LA 다저스를 8-7로 물리치고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 동률로 만들었다. 이날 탬파베이의 시작과 끝은 모두 랜디 아로사레나(25)가 책임졌다. 아로사레나는 0-2로 끌려가던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1점 홈런을 날렸다. 이 홈런으로 아로사레나는 메이저리그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9개) 기록도 새로 썼다. 진짜 드라마는 9회말 2아웃에 나왔다. 아로사레나는 팀이 6-7로 끌려가던 2사 1루 상황에 다저스 마무리 투수 켄리 얀선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다. 그리고 다음 타자 브렛 필립스가 중전 안타 때 선행주자의 뒤를 이어 홈 베이스를 노렸다. 다저스 중견수 크리스 테일러가 바운드된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하고 땅바닥에 떨어뜨리면서 승부를 걸어볼 만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아로사레나도 3루를 돌다가 넘어져 땅바닥에서 한 바퀴 굴렀다는 점이었다. 아로사레나는 3루와 홈 사이에 멈춰 런다운 상황에 대비했다. 다저스는 급할 게 없었지만 포수 윌 스미스가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 허공에 대고 태그를 하다가 공을 옆으로 빠뜨렸다. 그 사이 아로사레나가 다이빙해 홈 플레이트를 두드리면서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총 4시간 10분이 걸린 이날 경기는 필립스의 안타 때부터 아로사레나의 득점까지 10초 동안 사실상 승부가 판가름 났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경기 후 “(9회말 상황에 대해) 동점이 될 거라는 생각은 했다. 그러나 그 뒤로 순식간에 너무도 많은 일이 벌어져 아직도 어리둥절하다”고 말했다. 탬파베이 1루수 최지만은 6회말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와 해당 타석과 8회말 선두타자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낸 뒤 대주자에게 자리를 내줬다. 그 대주자가 바로 끝내기 승리에 징검다리 구실을 한 필립스였다. 다저스 얀선은 7-6으로 앞선 9회 등판해 2피안타, 1볼넷, 2실점(1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5차전은 26일 오전 9시 8분 같은 곳에서 열린다. 탬파베이는 타일러 글래스노, 다저스는 클레이턴 커쇼를 각각 선발로 내세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