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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첫 한국시리즈(KS)를 꿈꾸는 이도, 그 꿈의 무대를 7년 연속 밟은 이도 목표는 결국 ‘우승’ 하나였다. 26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자유계약선수(FA) 외야수 손아섭(34), 박건우(32)의 입단식에서 두 선수는 정상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드러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비대면으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박건우는 “구단으로부터 인정받아 오게 된 만큼 책임감이 있다. 팀 우승만 생각하고 왔다”고 강조했다. 손아섭도 “(박)건우 이상으로 간절하다. 꼭 KS에서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2007년 롯데에서 프로 데뷔한 손아섭은 아직까지 한 번도 KS 경험이 없다. 반면 박건우는 2009년 두산 지명 후 2015~2021년 7년 연속 KS 무대에 오르며 챔피언 반지만 3번 꼈다. 2020시즌 창단 첫 우승 후 지난 시즌 7위로 떨어진 NC는 실제로 두 선수를 날개 삼아 비상을 꿈꾼다. 박건우에게 6년 100억 원(계약금 40억 원, 연봉 54억 원, 인센티브 6억 원), 손아섭에게 4년 64억 원(계약금 26억 원, 연봉 30억 원, 인센티브 8억 원) 등 총 164억 원을 투자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33)의 KIA 이적으로 생긴 빈틈을 두 선수로 채우겠다는 각오다. 팀 컬러도 바뀔 전망이다. 지난시즌 나성범(홈런 33개), 알테어(32개) 등에 힘입어 팀 홈런 2위(170개)를 했던 NC는 두 선수의 합류로 정교함을 무기로 중장거리 타격을 하는 팀이 될 전망이다. 박건우도 “중장거리 소총부대로 가는 것도 좋다. 발야구를 하는 짜임새 있는 팀이 되고 싶다”고 했다. 기존 1번 타자 자원인 내야수 박민우(28)에 지난시즌 타율 5위(0.325) 박건우, 최다 안타 4위(173개) 손아섭 등이 합류하면서 NC는 리그 최강의 리드오프 진을 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단 동기로 함께하게 된 기대도 드러냈다. 박건우는 “아섭이 형은 (좋은 야구실력으로) 나를 한 번 더 겸손하게 만들어주는 형이다. 어떻게 슬럼프를 헤쳐 나가야하는 지 등 많이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손아섭 역시 “둘 다 팀을 처음 옮긴 만큼 서로 의지하고 잘 뭉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선수는 NC에서 함께하게 돼 기쁜 동료로 나란히 서로를 지목하기도 했다. 손아섭과 박건우는 다음달 2일 창원에서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공룡군단의 일원으로 첫 걸음을 내딛는다. NC는 상승에 대한 염원, 새 얼굴에 대한 기대 등을 담아 스프링캠프의 캐치프레이즈를 ‘라이즈 업(Rise up)’으로 정했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통산 4승의 임희정(22·한국토지신탁·사진)이 설 명절을 앞두고 팬들과 함께 선행에 나섰다. 임희정은 그의 팬클럽 ‘예사’(임희정의 별명인 예쁜 사막여우의 줄임말)와 21일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2022만 원을 기부했다고 25일 소속사 갤럭시아SM이 밝혔다. 지난 시즌 임희정이 버디, 이글 등을 기록할 때마다 팬들이 모금한 1022만 원에 임희정이 1000만 원을 보탰다. 기부액 중 1000만 원은 강원도에 사는 환아에게 지원하기로 했다. 강원 태백시가 고향인 임희정은 루키 시즌인 2019년 강원 정선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2019’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임희정은 “올해 말에도 팬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세터를 시작했다. 프로는 고사하고 실업팀에라도 가기 위해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프로 지명을 걱정했던 그 ‘늦깎이’는 어느새 V리그 역대급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팀의 당당한 주전 세터로 성장했다.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호랑이띠’ 세터인 여자부 현대건설의 김다인(24)이다. 이달 초 경기 용인시 팀 체육관에서 만난 김다인은 팀의 선두질주 비결에 대해 “각자가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같다. 공격부터 수비라인까지 모두가 든든하게 서로를 받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현재 11연승 중인 현대건설은 23승 1패 승점 68로 2위 한국도로공사(19승 5패 승점 54)와 10점 이상 차이가 난다. 2011∼2012시즌 현재 승점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남자부 삼성화재가 두 차례 기록했던 역대 최고 승점 84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팀의 핵심 공격수인 센터 양효진(33)은 ‘치트 키’(게임을 유리하게 하려고 만든 프로그램), 라이트 야스민(26)은 ‘대포’라고 각각 설명했다. “효진 언니는 약속한 (토스) 높이만 맞춰주면 어떤 공이든 다 해결해준다. 야스민은 파워 넘치는 공격력으로 어떤 방패가 막더라도 뚫는다”는 게 김다인의 설명이다. 여기에 세트 1위(세트당 10.944개)인 김다인의 경기 운영까지 더해져 현대건설은 V리그 역대 최초로 단일 시즌 2차례 1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쓰기도 했다. 이 밖에 김다인은 엔드라인 끝이나 선수들 사이를 노리는 까다로운 코스의 서브로 이 부문 3위(세트당 0.258개)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터로서 디그 가담도 적극적이다. 남모를 마음고생도 있었다. 데뷔 당시 팀의 주전세터였던 이다영(26·그리스 PAOK)에게 가려져 첫 3시즌 동안 6경기 12세트 출전에 그쳤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 기회를 얻었지만 팀은 최하위(6위)에 그쳤다. 김다인은 “팀의 부진이 모두 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준비한 것도 잘 안됐다”고 설명했다.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은 ‘내려놓기’다. 김다인은 “토스를 너무 정확하게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다 보니까 경기도 안 풀리고 자존감마저 낮아지더라. 이번 시즌에는 완벽히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놨다”고 말했다. 그 결과 장점인 빠른 발과 과감한 경기 운영 등이 살아났다. 소통을 강조하는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 역시 “걱정은 내려놓고 표정은 밝게”라는 말이다. 김다인의 목표는 끝까지 방심하지 않기다. 현대건설 또한 팀원 이다현(21), 정지윤(21)의 댄스 세리머니가 이슈가 됐던 23일 올스타전을 시청하지 않고 예정된 훈련을 소화했다. 김다인은 “아직 확정된 결과는 아무것도 없다. 끝까지 긴장 안 늦추고 최대한 많이 이겨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고등학교 2학년이 돼서야 세터를 시작했다. 프로는 고사하고 실업팀에라도 가기 위해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프로 지명을 걱정했던 그 ‘늦깎이’ 세터는 어느새 V리그 역대급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팀의 주전 세터로 성장했다.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호랑이 띠’ 세터 여자부 현대건설의 김다인(24)이다. 이달 초 경기 용인시 팀 체육관에서 만난 김다인은 팀의 선두질주 비결에 대해 “각자가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같다. 공격부터 수비 라인까지 모두가 든든하게 서로를 받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현재 현대건설은 23승 1패 승점 68로 2위 한국도로공사(19승 5패 승점 54)와 10 이상 차이가 난다. 2011~2012시즌 현재 승점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남자부 삼성화재가 두 차례 기록했던 역대 최고 승점(84)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김다인은 팀의 핵심 공격수인 센터 양효진(33)은 ‘치트 키(게임을 유리하게 하려고 만든 프로그램)’, 라이트 야스민(26)은 ‘대포’라고 각각 설명했다. “효진 언니는 약속한 (토스) 높이만 맞춰주면 어떤 공이든 다 해결해준다. 야스민은 파워 넘치는 공격력으로 어떤 방패가 막더라도 뚫는다”는 게 김다인의 설명이다. 여기에 세트 1위(세트 당 10.944개)인 김다인의 경기 운영까지 더해져 현대건설은 V리그 역대 최초로 단일 시즌 2차례 1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쓰기도 했다. 현재도 11연승 중이다. 남 모를 마음고생도 있었다. 데뷔 당시 팀의 주전세터였던 이다영(26·그리스 PAOK)에 가려져 첫 3시즌 동안 6경기 12세트 출전에 그쳤다. 지난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 기회를 얻었지만 팀은 최하위(6위)에 그쳤다. 김다인은 “팀의 부진이 모두 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준비한 것도 잘 안됐다”고 설명했다.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은 ‘내려놓기’다. 김다인은 “토스를 너무 정확하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다보니까 경기도 안 풀리고 자존감마저 낮아지더라. 올 시즌에는 완벽히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놨다”고 말했다. 그 결과 장점인 빠른 발과 과감한 경기 운영 등이 살아났다. 소통을 강조하는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 역시 “걱정은 내려놓고 표정은 밝게”하라는 말이다. 최근에는 작전타임 도중 김다인이 강 감독에게 반말로 질문을 한 장면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다인은 “나중에 감독님께 듣고서야 반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전혀 의도한 게 아니었다”고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5, 6라운드를 앞둔 김다인의 목표는 끝까지 방심하지 않기다. 현대건설 또한 팀원 이다현, 정지윤(이상 21)의 댄스 세리머니가 이슈가 됐던 23일 올스타전을 시청하지 않고 예정된 훈련을 소화했다. 물론 김다인은 올스타전전에 주어진 1박 2일 외박 기간 동안 경기 용인시에 있는 집에 돌아가 어머니가 차려주는 소고기, 장어 등을 먹었다. “아직 확정된 결과는 아무것도 없다. 끝까지 긴장 안 늦추고 최대한 많이 이겨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김다인의 말에서 역대급 고공질주를 이어가는 현대건설의 저력이 느껴졌다. 현대건설은 28일 흥국생명 경기를 시작으로 5라운드를 시작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당신에 대해 신경 쓰는 건 오직 당신입니다.” 프로골퍼 박인비(34)의 멘털 관리 팁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에 출전한 그는 “당신이 좋지 않은 플레이를 할 때 모두가 당신을 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당신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또 “내가 하는 일이 옳고 모든 것이 괜찮다는 믿음을 가져라”고 했다. 세계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흔들리지 않는 샷의 배경인 것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는 1980년대 중반에 태어난 문성민(36·현대캐피탈), 김요한(37·은퇴) 이후 긴 스타 부재에 시달렸다. 걸출한 실력에 빼어난 외모까지 갖춘 그들을 대신할 새 얼굴을 찾기 어려웠다.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V리그 올스타전은 새로운 스타를 예고한 자리였다. 전문위원 추천으로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를 밟게 된 수원 연고 한국전력 2년차 레프트 임성진(23·사진)이 바로 그 주인공. 이날 팬들이 붙여준 별명 ‘수원왕자’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임성진은 일명 ‘미국 춤’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성균관대 시절부터 배구 실력과 외모로 주목받았던 임성진은 데뷔 첫해인 2020∼2021시즌에는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는 2라운드부터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으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임성진은 득점(110점), 공격종합(성공률 42.06%), 서브(세트당 0.129개) 등 대부분의 기록에서 지난 시즌 성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득점 29위, 리시브 20위(효율 26.55%)로 아직 정상급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 195cm에 공격, 수비에서 고루 재능을 갖고 있는 임성진은 제천산업고 동창 대한항공 라이트 임동혁(23) 등과 함께 차세대 대표팀 자원으로도 꼽힌다. 프로 데뷔 전 27만 명이었던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어느새 38만 명으로 늘었다. 다만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 나온다. 벌써부터 “다음 올스타전에는 더 많은 것을 준비해서 오겠다”고 벼르는 임성진의 각오에 그의 성장을 바라는 팬들의 기대도 부풀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출전을 앞둔 선수들은 한 치의 후회도 남지 않는 승부를 꿈꾼다.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힘차게, 다 함께’라는 올림픽 슬로건에 걸맞은 최선의 경기를 펼치기 위해선 저마다 지켜야 할 루틴(반복하는 동작)도 많다. 베이징 국가대표들의 각양각색 루틴들을 살펴봤다.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 루지 대표 조정명(29)은 슬라이딩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미국 EDM DJ 그리핀의 ‘If I left the world’를 듣는다. 평소 자주 듣던 음악을 그대로 들으며 막판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케이스다. 스노보드 대표 최보군(31) 역시 경기 당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트레칭을 하며 클래식을 듣는다. 종목은 같더라도 루틴은 정반대인 경우도 있다. 스켈레톤 대표 정승기(23)는 경기 전 찬물로 샤워를 하며 집중력을 깨운다. 경기 직전에는 “재밌겠다. 설렌다”를 반복해 말한다. 한편 같은 스켈레톤의 장기건(35)은 경기장에 나가기 1시간 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다. 옷, 양말을 입을 때는 무조건 왼쪽이 먼저다. 경기장 안에서 하는 루틴도 많다. 컬링 대표 김경애(28)는 샷을 하기 전 손가락으로 아이스를 만졌다가 바지에 닦고 스톤핸들을 잡는 습관이 있다.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했던 동작이 고스란히 습관으로 굳었다. 봅슬레이 김형근(23)은 경기 시작 전 입술을 두 번 깨문다. 헬멧은 앞 선수가 출발 준비할 때 쓴다. 쇼트트랙 대표팀 맏형 곽윤기(33)는 경기 시작 전 하품을 하며 긴장감을 낮춘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라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김동욱(29)은 스케이트를 왼발부터 신고, 링크장에 들어가서 골반을 두세 번 돌리는 루틴이 있다. 여자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24)은 긍정적인 혼잣말을 하며 집중력을 올린다. 이 밖에 경기 때마다 같은 티셔츠나 속옷 등을 입는 경우도 많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일방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것이 저는 너무 억울하고 원통합니다.” 부상 여파로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여자 쇼트트랙 김지유(23·사진)가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심경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3차 월드컵 도중 오른쪽 발목 골절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던 김지유는 재활을 거쳐 이달 10일 선수촌에 복귀했다. 하지만 20일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는 김지유의 몸 상태가 실전을 소화할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해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했다. 김지유는 지난해 5월 열린 2021∼2022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부 3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1차 대회 1000m 은메달을 따는 등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만 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김지유는 “평가 날까지도 어떤 기준도 듣지 못했다. 훈련을 통해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었고 위원회의 평가 이후 남은 기간 훈련 가능한 시기를 고려했을 때 기량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원회의 일방적인 통보 끝에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고 했다. 명단 제외 과정에서 명확한 기준과 절차가 부족했다는 주장이다. “올림픽은 그저 나라를 위해 메달을 따러 나가는 곳인가요?”라며 격한 감정을 쏟아내기도 했다. 연맹은 “대표팀 지도자 의견서와 지정 병원 두 곳, 선수촌 병원 의료진 소견서를 검토했고 훈련 영상과 일지를 참조해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동료 선수 비방으로 2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심석희(25)에 이어 김지유까지 대표팀에서 제외돼 선발전 6위인 서휘민(20)과 7위인 박지윤(23)이 승선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3년을 참아왔던 흥을 한 번에 터뜨렸다.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은 팬과 선수들을 위한 축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2018∼2019시즌 이후 처음 열린 올스타전에는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각양각색 세리머니가 쏟아졌다. 예매 시작 1분 만에 전석(2679석)이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던 이번 올스타전에는 초청 인원을 포함해 총 2850명이 입장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관중석의 50%만 개방됐다. 축제의 중심에는 3년 차 센터 현대건설 이다현(21)이 있었다. 전문위원 추천으로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이다현은 경기 내내 댄스 세리머니로 코트를 빛냈다. 이날 팬들이 붙여준 별명 ‘다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이다현은 득점 상황에서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 소속팀 선배 정지윤(21)과 함께 박진영의 ‘When we disco’ 노래에 맞춰 미리 준비한 댄스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었다. 이다현은 이날 기자단 투표 결과 전체 31표 중 21표를 받아 여자부 세리머니상을 수상했다. 초등학교 때 배구에 앞서 발레를 배우기도 했던 이다현은 “세리머니상을 조금 노리긴 했다. 올스타전 참가자 중 나이가 가장 어린 만큼 언니들이 많이 하라고 해서 했다”며 웃었다. 동료들도 각종 퍼포먼스로 화답했다. 경기 내내 흥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남자부 KB손해보험의 케이타(21)는 서브 콘테스트 당시 선심 대신 깃발을 들며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케이타는 총 8표로 남자부 세리머니상을 탔다. 1세트는 여자부, 2세트는 혼성, 3세트는 남자부로 치러진 올스타전에서는 V스타가 K스타에 41-40 한 점 차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세트제가 아닌 총점제로 치러졌다. 올스타전 전통 행사인 서브 퀸&킹 콘테스트도 열렸다. 처음으로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콘테스트에서는 여자부 KGC인삼공사 이소영(28)이 시속 91km를, 남자부 OK금융그룹 조재성(27)이 시속 121km를 각각 결승전에서 기록하며 정상에 섰다. 여자부 역대 최초로 세 차례 서브 퀸이 된 이소영은 경기에서도 양 팀 최다인 6점을 올리며 31표 중 16표를 획득해 여자부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남자부 MVP는 31표 중 8표를 얻은 한국전력 임성진(23)에게 돌아갔다. 생애 첫 올스타전을 맛본 임성진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또 나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올스타전에 앞서 중국 슈퍼리그를 마치고 이달 귀국한 ‘배구여제’ 김연경(34)이 코트 위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이날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딴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여자배구 대표팀(동메달) 선배들을 코트 위에서 만나 꽃다발과 등번호 1976이 새겨진 기념 유니폼을 선물했다.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KBO리그 두산이 이복근 스카우트 팀장(60·사진)을 퓨처스(2군) 감독으로 19일 선임했다. 코치 경험 없이 스카우트 등 프런트 역할만 30년 넘게 맡아온 이에게 현장 지도자를 맡긴 건 이례적 행보다. 충암고, 경희대 출신의 이 신임 감독은 1986∼1991년 두산 전신인 OB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통산 타율 0.210, 6홈런, 45타점 등을 기록했다. 1991년 유니폼을 벗은 뒤 바로 운영팀에서 일했고 2005년부터는 스카우트 팀에 몸담았다. 일명 화수분 야구로 불리는 두산의 육성 시스템의 시작인 신인 선발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30년간 프런트로 몸담아 오면서 구단의 과거와 현재, 나아갈 방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신임 감독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퓨처스 감독은 감독이라기보다 코디네이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화수분 야구의 핵심인 선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좋은 방향을 제시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검은 호랑이의 해인 임인년(壬寅年). KBO리그에서 눈에 도드라지는 광폭 행보를 보이는 건 단연 ‘KIA 타이거즈’다. 지난 시즌 10개 팀 중 9위에 그쳤던 KIA는 새 시즌을 앞두고 발톱을 갈았다. 대표, 단장, 감독을 새로 선임했고 외국인 선수 3명도 모두 바꿨다. 무엇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대어인 외야수 나성범(33·6년 150억 원)을 영입하고, 메이저리그(MLB)에서 돌아온 에이스 투수 양현종(34·4년 103억 원)과 재계약하며 총 253억 원을 지출했다. 19일 호랑이 군단의 안방구장 광주 KIA챔피언스필드는 새로운 ‘범’맞이 준비로 분주했다. 2016년 롯데 이대호(당시 4년)와 같은 역대 최대 규모에 도장을 찍은 나성범의 입단식이 열렸다. 장정석 단장이 건넨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은 “타이거즈의 ‘V12’를 같이 이루고 싶다. 나를 믿고 뽑아준 구단에 보답하고 싶다. 6년 동안 꾸준한 선수가 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광주대성초, 진흥중, 진흥고 출신으로 고향 팀 유니폼을 입게 된 감회도 남달랐다. 나성범은 “해태 시절부터 부모님을 따라서 (이전 안방구장인) 무등야구장으로 경기를 보러 다녔었다. 아직 새 유니폼이 어색하지만 빨리 적응하겠다”고 말했다. 일화도 전했다. 나성범은 “학창 시절 볼보이나 배트보이를 하러 자주 왔었는데, 그때 KIA에 있던 이용규 형(37·현 키움)에게 배팅장갑을 선물로 받기도 했다”며 웃었다. 지난해 경남 창원시에 생애 첫 집을 장만했던 나성범은 14일 가족을 남겨둔 채 홀로 광주로 이사했다. 새 안방구장에 대한 좋은 기억도 많다. 나성범은 NC 시절이던 2014년 4월 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개장 첫 홈런을 쳤다. 지난해 9월 12일에는 외야 우중간 홈런존으로 홈런 타구를 보내 K5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기도 했다. 나성범은 “그때 받은 자동차는 지금 어머니가 타고 다니신다”며 웃고는 “KIA 투수들 상대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특히 약했던 (임)기영이나 (양)현종이 형 볼을 안 치게 돼 좋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지난 시즌 KIA를 상대로 시즌 타율(0.281)보다 저조한 0.246을 기록했다. 나성범은 붙박이 우익수로 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국 KIA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봐야 알겠지만 우선은 3번 타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왼손 타자인 최형우(39)와 3, 4번 타자로 나란히 배치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으리란 생각이다. 김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지겹도록 왼손 투수를 상대해온 만큼 타순을 붙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가능성을 보여줬던 황대인(26) 등 젊은 오른손 거포들이 좀 더 성장한다면 팀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나성범은 NC에서 달던 47번을 그대로 단다. 새 시즌 47번을 신청했던 후배 포수 이정훈(28)이 흔쾌히 번호를 양보했다는 설명이다. 나성범은 스프링캠프 때 감사의 의미로 답례품을 고민하고 있다. 호랑이 가족을 만나게 된 범의 용맹한 도전이 이제 시작된다.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쇼트트랙 여자 대표 심석희(25·서울시청·사진)의 베이징행이 끝내 무산됐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임태혁 수석부장판사)는 18일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의 징계에 대한 심석희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연맹 공정위는 문자메시지로 동료 선수를 비방한 심석희에 대해 2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심석희는 지난해 5월 열린 2021∼2022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부 종합우승을 차지해 상위 5명에게 주는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러나 10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당시 조항민 전 국가대표 코치와 대표팀 동료, 코치 등을 비방하는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공정위의 징계를 받은 심석희는 공정위 재심 청구 대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러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심석희는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항고를 하더라도 이미 2개월의 징계 기한이 끝나고, 올림픽에도 출전할 수 없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대표팀 막내로 출전해 3000m 계주 금메달 등 메달만 3개를 목에 건 심석희는 한국 쇼트트랙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2018년 평창 대회 때도 대표팀 주장을 맡아 3000m 계주 우승을 합작했다. 그러나 평창 대회 직전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고 이후 재판 과정에서 상습 성폭행 피해까지 드러나 아픔을 겪었다. 베이징에서 재기하려 했지만 끝내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은 무산됐다. 심석희는 이날 소속사를 통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피해 받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심석희가 출전 명단에서 빠지면서 올림픽 개인전은 선발전 4위이자 계주 멤버인 이유빈(21)이 출전한다. 연맹은 20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어 베이징 대회 출전 선수를 최종 확정한다. 오른쪽 발목 골절 뒤 최근 대표팀에 복귀한 선발전 3위 김지유(23)의 승선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세상에 100만 명이 있다면 100만 개의 인생이 있다.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의 가드 리키 루비오(32·스페인·사진)의 선택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왼쪽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인 그는 “두 살 아들이 학교 갈 나이가 되면 스페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들이 한창 친구를 사귀어야 할 때 이리저리 옮겨 다녀 혼란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생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 그런 시기가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배구여제 김연경(34)이 지난해 세계 최고의 여자배구 선수로 선정됐다. 발리볼월드닷컴은 16일 지난해 최고 여자배구 선수 12명을 선정하면서 1위로 김연경을 꼽았다. 지난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2020 도쿄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종합해 10일부터 최고의 선수들을 발표해 온 이 매체는 1위 공개를 앞두고 ‘1988’ 글자를 힌트로 남겨 1988년생인 김연경의 선정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김연경에게 2021년은 이정표 같은 한 해였다. 2005년 시작한 국가대표 생활을 17년 만에 은퇴했다. 한국 대표팀의 3회 연속 올림픽 진출과 역대 두 번째 4강 진출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브 채널 구독자와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모두 100만 명을 넘긴 해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올림픽 최초 4경기 이상 30득점 등 김연경이 지난해 세운 기록을 비롯해 V리그 준우승(흥국생명), 중국슈퍼리그 3위(상하이 광밍) 등 소속팀 성적도 자세히 설명했다. 올림픽 개회식 한국 선수단 공동 기수를 맡은 것도 조명했다. 발리볼월드닷컴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배구계에서 10억분의 1 스타인 김연경은 기술과 리더십, 카리스마로 지구를 사로잡았다”고 평하기도 했다. 올림픽 당시 8강 상대였던 터키팀의 조반니 귀데티 감독의 표현을 빌려 “김연경은 러시아의 육체와 미국의 힘, 일본의 기술과 브라질의 빠름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2위 선수로는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팀 리베로 저스틴 웡오란테스(27)가 선정됐다. 김연경은 17일 소속사 라이언앳을 통해 “폭풍 같은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베스트 플레이어 1위로 선정돼 정말 영광이고 사계절 내내 뜨겁게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최근 폴란드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스테파노 라바리니 전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도 인스타그램에 김연경의 사진과 “유일무이한(one and only)”이란 글을 올리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10일 귀국해 경기 용인시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인 김연경은 현재 다음 시즌 소속 팀 선정을 고민하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살아있는 전설의 길을 걷고 있다. ‘디그여왕’ 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38)이 V리그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1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경기(2-3 패)에서 디그(상대 득점을 막아내는 수비) 23개를 추가하며 V리그 남녀부 통틀어 최초로 1만 디그 성공(1만16개) 고지를 넘었다. 랠리의 길이 등 경기 스타일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남자부 최다 기록 보유자인 여오현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5121개)와의 격차가 크다. 김해란은 곧 V리그 수비의 역사다. 2015년에는 최초로 1만 수비(리시브 정확+디그 성공)를 달성했다. 역대 한 경기 최다 디그 기록(54개)도 김해란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최소 점유율(15%)을 채우지 못해 순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세트당 5.794개의 디그 성공으로 이 부문 1위인 KGC인삼공사 노란(5.529개)보다 앞선다. 온몸을 날려 공을 받아내야 하는 디그는 김해란에게 존재의 이유 그 자체다. “리시브가 숙제라면 디그는 즐거움”이라고 할 정도다. 2019∼2020시즌 뒤 출산을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가 한 시즌 만에 복귀한 김해란은 이번 시즌 팀리빌딩을 하고 있는 흥국생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무릎 부상으로 최근 한 달 넘게 재활해온 김해란은 이날 복귀전에서 대기록을 세웠다. 김해란은 “대기록인 만큼 개인적으로 기쁘고 또 영광스럽다”면서도 “복귀전인 데다 기록까지 나오는 날인 만큼 반드시 이기고 싶었는데 팀이 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지난해 12월 첫돌을 맞은 아들 조하율 군(2)이 김해란의 어머니, 남편과 함께 생애 처음 직관을 오기도 했다. 많은 리베로 후배들의 롤모델인 김해란은 “기록이 중요하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그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기록은 이렇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팬 투표로 23일 열리는 올스타전에 참가하게 돼 현대건설 황연주(36)가 갖고 있던 역대 올스타 최다 선정 선수(14회) 기록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를 제패했던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30)가 최경주(52)와 나란히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시아 최다승 기록의 주인이 됐다. 마쓰야마는 17일 미국 하와이 주 호놀롤루 와이알레이CC(파 70)에서 열린 PGA투어 소니오픈 4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를 따내며 최종합계 23언더파 257타를 기록했다.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따내며 러셀 헨리(33·미국)와 극적인 연장 승부에 돌입한 마쓰야마는 같은 18번 홀에서 치른 1차 연장에서 이글에 성공하며 보기에 그친 헨리를 꺾고 정상에 섰다. 우승 상금 135만 달러(약 16억 원)도 챙겼다. 지난해 10월 조조 챔피언십에 이어 3달 만이자 통산 8번째 우승이다. 일본 기업 소니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1983년 아오키 이사오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PGA투어에서 우승한 대회다. 일본 선수로서 두 번째 이 대회 우승을 한 마쓰야마는 “아오키의 길을 따르게 돼 매우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내 선수 중에는 이경훈(31)이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로 가장 높은 공동 48위를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배구여제 김연경(34)이 지난해 세계 최고의 여자배구 선수로 선정됐다. 발리볼월드닷컴은 16일 지난해 최고 여자배구 선수 12명을 선정하면서 1위로 김연경을 꼽았다. 지난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2020 도쿄 올림픽 활약을 종합해 10일부터 최고의 선수들을 발표해 온 이 매체는 1위 공개를 앞두고 ‘1988’ 글자를 힌트로 남겨 1988년생인 김연경의 선정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김연경에게 2021년은 이정표 같은 한 해였다. 2005년 시작한 국가대표 생활을 17년 만에 은퇴했다. 한국 대표팀의 3회 연속 올림픽 진출과 역대 두 번째 4강 진출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브 채널 구독자와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모두 100만 명을 넘긴 해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올림픽 최초 4경기 이상 30득점 등 김연경이 지난해 세운 기록을 비롯해 V리그 준우승(흥국생명), 중국슈퍼리그 3위(상하이 광밍) 등 소속팀 성적도 자세히 설명했다. 올림픽 개회식 한국 선수단 공동 기수를 맡은 것도 조명했다. 발리볼월드닷컴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배구계의 10억 분의 1 스타인 김연경은 기술과 리더십, 카리스마로 지구를 사로잡았다”고 평하기도 했다. 올림픽 당시 8강 상대였던 터키팀의 조반니 귀데티 감독의 표현을 빌려 “김연경은 러시아의 육체와 미국의 힘, 일본의 기술과 브라질의 빠름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2위 선수로는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팀 리베로 저스틴 웡-오란테스(27)가 선정됐다. 김연경은 인스타그램에 발리볼월드닷컴의 게시물을 올리며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다. 최근 폴란드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스테파노 라바리니 전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도 인스타그램에 김연경의 사진과 “유일무이한(one and only)”이란 글을 올리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10일 귀국해 경기 용인시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인 김연경은 현재 다음 시즌 소속팀을 고민 중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살아있는 전설의 길을 걷고 있다. ‘디그여왕’ 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38)이 V리그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15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2-3 패)에서 디그 23개를 추가하며 V리그 남여부 통틀어 최초로 1만 디그 성공(1만16개) 고지를 넘었다. 랠리의 길이 등 경기 스타일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남자부 최다 기록 보유자인 여오현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5121개)와 격차가 크다. 김해란은 곧 V리그 수비의 역사다. 2015년에는 최초로 1만 수비(리시브 정확+디그 성고)를 달성했다. 역대 1경기 최다 디그 기록(54개)도 김해란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최소 점유율(15%)을 채우지 못해 순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세트 당 5.794개 디그 성공으로 이 부문 1위 KGC인삼공사 노란(5.529개)보다 앞서 있다. 온 몸을 날려 공을 받아내야 하는 디그는 김해란에게 존재의 이유 그 자체다. “리시브가 숙제라면 디그는 즐거움”이라고 이야기라고 할 정도다. 2019~2020시즌 뒤 출산을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 한 시즌 만에 복귀한 김해란은 이번 시즌 리빌딩을 추진 중인 흥국생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무릎 부상으로 최근 한 달 넘는 재활에 들어갔던 김해란은 이날 복귀전에서 대기록을 세웠다. 김해란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대기록인 만큼 개인적으로 기쁘고 또 영광스럽다”면서도 “부상 복귀전인데다 기록이 나오는 날인만큼 반드시 이기고 싶었는데 팀이 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지난해 12월 첫 돌을 맞은 아들 조하율 군(2)이 김해란의 어머니, 남편과 함께 생애 첫 직관을 오기도 했다. 많은 리베로 후배들의 롤 모델이기도 한 김해란은 “기록이 중요하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그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 하다보면 기록은 이렇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팬 투표를 통해 23일 예정된 올스타전 참가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건설 황연주(36)가 갖고 있던 역대 올스타 최다 선정 선수(14회) 기록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로 호주 정부와 법적 공방을 벌인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가 결국 호주오픈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호주 연방대법원은 이날 심리를 열어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호주 정부가 입국 비자를 취소한 결정에 대한 조코비치 측의 항소를 3인 만장일치로 기각했다. 5일 호주 입국 당시 백신 미접종 이유로 비자 취소를 당했던 조코비치는 10일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대회 출전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러나 14일 호주 정부가 이민부 장관 직권으로 입국 비자를 다시 취소하면서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이후 조코비치가 지난해 12월 확진 이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인터뷰를 하고 각종 행사에 참석한 사실 등이 드러나기도 했다. 15일부터 이민국 관할 숙소에 재구금돼 있던 조코비치는 대회 개막일인 17일 추방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호주 현행법상 비자 취소로 추방되면 향후 3년간 호주 입국이 금지된다. 대법원의 결정에는 항소할 수 없다. 조코비치는 판결 이후 성명을 통해 “법원의 결정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면서도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내가 이 나라를 떠날 때까지 관련된 관계당국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사실 수 주 동안 나에게 쏠린 관심에 편하지 않았다. 이제 내가 사랑하는 게임과 대회에 관심이 향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대회에는 조코비치 대신 세계 150위인 이탈리아의 살바토레 카루소(30)가 출전권을 얻게 됐다. 한편 조코비치의 역대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신기록(21회) 도전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조코비치는 역대 스무 번의 메이저 우승 중 호주오픈에서 가장 많은 9번 우승을 차지하며 ‘호주오픈의 사나이’로 불렸다. 최근 3년(2019∼2021년) 동안에도 정상에 섰다. 조코비치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3년 입국 금지 이후 호주오픈에 다시 설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2022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21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개막전 ‘힐턴 그랜드 베케이션스 챔피언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로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총 34개의 대회에서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자웅을 겨룬다. 단연 주목을 받는 건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24·미국)와 2위 고진영(27)의 라이벌 구도다. 지난 시즌 투어 4승에,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코르다와 투어 5승, 올해의 선수상을 거머쥔 고진영의 양강 구도가 이번 시즌에도 고스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매체들도 주목하고 있다. 캐나다 매체 TSN은 최근 새해 골프계의 주요 궁금증 등을 정리하며 최고의 라이벌로 두 선수를 지목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대표 앙숙인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와 브룩스 켑카(32·미국)는 잊어라”라고 설명했을 정도다. 미국 골프위크 역시 올 시즌 LPGA투어에서 기대되는 다섯 가지 중 첫 번째로 두 선수의 경쟁을 꼽았다. “(둘의 대결 구도는) 투어를 전 세계적으로 들어올릴 수 있는 힘”이라고 진단했다. 세계랭킹만 보더라도 둘의 양강 구도는 압도적이다. 1위 코르다(9.67점)와 2위 고진영(9.59점)은 불과 0.08점 차이인 반면에 3위 리디아 고(5.86점)와는 4점 가까이 차이가 난다. 2019년 7월 이후 두 선수가 아닌 다른 선수가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적은 없다. 이에 미국 골프채널은 시즌 5개 메이저 대회 복수의 우승 후보들을 나열하면서 코르다를 2개 대회, 고진영을 3개 대회 우승 후보로 거론하기도 했다. 코르다가 ‘드라이버’라면 고진영은 ‘아이언’이다. 코르다는 지난 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275.12야드(약 252m)로 투어 전체 7위를 했다. 투어 데뷔 후 매 시즌 비거리가 늘고 있다. 반면 고진영은 지난해 그린적중률 2위(78.77%)를 차지하는 등 아이언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다. 앞서 2018, 2019시즌에는 2년 연속 이 부문 1위를 하기도 했다. 물론 코르다의 그린적중률(77.24%) 역시 5위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고진영도 “경쟁 구도지만 매너가 좋고 잘 치는 친구이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보냈다. 두 선수의 출발은 엇갈린다. 코르다는 개막전에 참가하는 반면에 12일 미국으로 출국한 고진영은 당분간 동계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에도 개막전에 나서 3위를 했던 코르다는 그 다음 대회였던 게인브리지 LPGA에서 바로 시즌 첫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고진영은 1, 2월 대회들은 건너뛰고 3월부터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골프팬들을 즐겁게 할 두 선수의 대결이 곧 다가온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