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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의지’ 양의지(33·사진) 혼자 NC를 창단 첫 정규시즌 챔피언으로 이끌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양의지가 없었다면 우승도 없었다는 건 분명하다. NC가 2020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게 됐다. NC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2위 LG와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짓게 됐다. 무승부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건 프로야구 39년 역사상 NC가 처음이다. 2011년 창단 이후 NC의 첫 우승을 지켜보기 위해 팀을 따라 광주→대전→창원으로 이동한 김택진 구단주도 3전 4기 끝에 선수단으로부터 우승 헹가래를 받았다. ‘무명 선수’ 출신에서 ‘명장’ 반열에 오른 이동욱 NC 감독은 “‘캡틴’ 양의지에게 제일 고맙다”는 말로 우승 소감을 시작했다. 2013년 1군 진입 뒤 처음으로 2018년을 최하위로 마친 NC는 이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기는 한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역대 FA 몸값 2위에 해당하는 총액 125억 원에 양의지(전 두산)와 4년 계약을 맺었다. NC에서 그저 이 감독 ‘취임 선물’로 양의지와 계약을 한 건 아니다. 당시 NC에서 전력 분석을 담당하던 관계자는 “투수 리드에서 아무 패턴도 찾지 못한 게 양의지를 영입하기로 한 제일 큰 이유였다”면서 “포수들은 무의식적으로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볼 배합을 고집하는 일이 많다. 그 패턴을 파악하면 상대 투수 공략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양의지는 분석 프로그램을 아무리 돌려도 그런 패턴을 찾아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NC는 이날 현재 팀 평균자책점(4.60) 순위 5위지만 양의지가 마스크를 쓰면 4.11로 내려간다. 팀 평균자책점 1위 LG(4.37)보다 낮은 기록이다. 이번 시즌 200이닝 이상 공을 받은 포수 가운데 이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가 양의지다. 포수는 수비 부담이 제일 큰 포지션으로 통하지만 양의지는 방망이 솜씨도 빼어나다. 이번 시즌 타율 0.326(10위), 31홈런(7위), 117타점(공동 2위)을 기록 중인 양의지는 “주장을 맡고 첫 시즌 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해준 동료들이 더 고맙다”며 “정규시즌 우승이 끝이 아니다. 한국시리즈, 내년, 그 뒤까지 더 잘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5일 경기에서는 3위 KT가 롯데를 10-5로 꺾고 LG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KIA는 삼성을 10-1로 꺾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탬파베이 내야수 최지만(29)이 한국인 타자로는 처음으로 ‘가을의 고전(Fall Classic)’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안타와 득점에 성공하며 팀의 소중한 첫 승을 거들었다. 탬파베이는 22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 4승제) 2차전에서 LA 다저스를 6-4로 물리치고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탬파베이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최지만은 3타수 1안타를 치면서 두 차례 득점을 올렸다. 1회초 생애 첫 월드시리즈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최지만은 팀이 1-0으로 앞선 4회초 두 번째 타석 때 ‘머쓱하게’ 1루를 밟았다. 1사 1루 상황에서 2루수 앞으로 굴러가는 병살타성 타구를 쳤지만 다저스 2루수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이 공을 한 차례 더듬으면서 최지만은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다음 타자 마누엘 마르고트의 안타 때 2루까지 간 최지만은 후속 조이 웬들의 우중간 2루타 때 단숨에 홈까지 쇄도했다. 한국인 타자가 월드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득점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때린 첫 번째 안타 역시 득점으로 이어졌다. 5-2로 쫓긴 6회초에 선두 타자로 나온 최지만은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다저스 5번째 투수 조 켈리가 던진 시속 157km 싱커를 받아쳐 깨끗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최지만은 다음 타자 마르고트의 좌전 안타 때 3루까지 내달렸고, 웬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들어오면서 이날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최지만은 팀이 6-3으로 앞선 7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대타 오른손 타자 마이크 브로소에게 타석을 내주면서 이날 경기를 마감했다. 당시 다저스 마운드는 왼손 투수 앨릭스 우드가 지키고 있었다. 탬파베이는 4회 2사까지 2피안타 2실점 9삼진을 기록 중이던 선발 투수 블레이크 스넬을 조기 강판시키는 승부수 끝에 귀한 승리를 거뒀다. 스넬을 구원 등판한 닉 앤더슨이 1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디에고 카스티요가 세이브를 따냈다. 타석에서는 2번 타자 브랜든 로가 펄펄 날았다. 1회 1점 홈런에 이어 5회에는 2점 홈런을 추가하며 5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렸다. 1승 1패로 맞선 두 팀은 24일 오전 9시 8분부터 같은 장소에서 3차전을 치른다. 다저스에서 오른손 투수 워커 뷸러를 예고해 최지만은 이 경기에도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부터 사흘간 열리는 3∼5차전은 탬파베이의 안방경기로 진행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두산 유희관이 수비 실책과 불펜 난조로 ‘8년 연속 10승’의 8분 능선에서 주저앉았다. 올 시즌 9승(11패)을 기록 중인 유희관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프로야구 안방경기에 등판해 선발승의 요건인 5회까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유희관은 3-1로 앞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우익수 포구 실책이 나와 선두 타자 유한준을 내보낸 뒤 다음 타자 장성우에게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두산의 다음 투수 이승진이 유희관이 내보낸 주자 2명을 포함해 순식간에 4점을 내주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KT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6회에만 8점을 뽑은 3위 KT가 두산을 17-5로 물리치고 2위 LG를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유희관은 3실점(2자책)했지만 패전은 면했다. SK는 문학 안방경기에서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나온 이재원의 끝내기 안타로 롯데에 9-8 재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6회초에 이대호-이병규-안치홍-한동희가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로 4타자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 등 홈런을 6개나 쳤지만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대전에서는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한 KIA가 한화를 10-4로 꺾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LA 다저스 클레이턴 커쇼(32)가 ‘에이스 모드’를 발동하며 팀에 2020 월드시리즈(WS) 1차전 승리를 안겼다. 다저스는 21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7전 4선승제의 WS 1차전에서 탬파베이를 8-3으로 물리쳤다. 커쇼가 6이닝 동안 탬파베이 타선을 1실점으로 막는 사이 다저스 타선이 5회말에만 5점을 뽑아내는 등 8득점하면서 비교적 손쉽게 1차전을 가져갔다. 2018년 월드시리즈 1차전 때 보스턴 톱타자로 나와 커쇼를 괴롭혔던 무키 베츠가 이날은 다저스 동료로 4타수 2안타(1홈런) 2도루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커쇼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가을 야구’ 때만 되면 롤러코스터 투구를 하곤 하는 커쇼는 이날도 1회초에 선두 타자 얀디 디아스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3번 타자 랜디 아로사레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4번 타자 헌터 렌프로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5번 마누엘 마르고트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1회를 넘겼다. 위기는 딱 여기까지였다. 커쇼는 이후 팀이 2-0으로 앞서던 5회초 2아웃 상황에서 케빈 키어마이어에게 1점 홈런을 내주기 전까지 11타자를 전부 범타로 돌려세웠다. 피홈런 이후 마이크 주니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5회를 마친 커쇼는 6회 역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한 뒤 팀이 8-1로 앞선 상황에서 구원투수 딜런 플로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커쇼의 이날 최종 성적은 6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 5일 전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NLCS) 4차전 때 5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모습을 잊게 만드는 호투였다. 커쇼는 경기 후 “확실히 지난번 등판 때보다 모든 게 좋았다”면서 “1회에 슬라이더 제구가 흔들리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그 뒤로는 경기가 잘 풀렸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커쇼는 월드시리즈에서 통산 2승 2패,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하게 됐다. 커쇼는 또 이날 삼진 8개를 추가하면서 포스트시즌 통산 탈삼진 기록도 201개로 늘렸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삼진을 200개 이상 잡은 투수는 커쇼와 저스틴 벌랜더(휴스턴)뿐이다. 벌랜더는 포스트시즌 통산 205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한편 탬파베이 최지만은 다저스가 왼손 투수 커쇼를 선발로 내세우면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팀이 1-8로 끌려가던 7회초 1사 2, 3루 찬스에서 대타로 전광판에 이름을 올렸다. 월드시리즈 경기에 한국인 타자가 등장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다저스가 곧바로 오른손 투수 플로로 대신 왼손 투수 빅토르 곤살레스를 마운드에 올리면서 탬파베이 역시 오른손 타자 마이크 브로소로 대타를 바꿨다. 최지만은 타석에 들어서지는 못했지만 공식 기록상으로는 이날 경기에 출전한 게 된다. 2차전은 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아무래도 세터가 여전히 불안합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2020∼2021 V리그 안방 개막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2일 주전 세터 이승원과 삼성화재 주전 세터 김형진(사진)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이로부터 48일 만에 새 시즌 첫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최 감독의 걱정은 결과적으로 기우였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1시간 26분 만에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 우리카드에 3-0(25-21, 25-21, 25-19) 완승을 거뒀다. 김형진도 세트 성공률 56.3%를 기록하면서 팀에 녹아든 모습을 선보였다. 김형진은 경기 후 “사실 이틀 전부터 엄청 떨렸다. 1세트 10점 이후에야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면서 “다음 경기(24일) 때 삼성화재와 맞붙는다. 경기가 끝나고 (우리가 이겼다고) 놀리면서 체육관에서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다우디가 30점(공격 성공률 62.2%)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올렸고,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V리그 경기에 선발 출장한 이시우가 고비 때마다 8점을 뽑아내면서 뒤를 받쳤다. 이시우는 “‘현대캐피탈은 (군입대한) 전광인이 없어서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라면서 “다음 경기 때는 공격에도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다우디의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말했다. 역시 주전 세터를 하승우로 교체한 우리카드는 17일 공식 개막전에서 대한항공에 2-3으로 패한 데 이어 2연패로 새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지난번 경기보다는 하승우가 많이 올라왔다”면서 “이제 외국인 선수 알렉스가 도와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천안=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탬파베이의 월드시리즈(WS) 상대는 대역전극을 완성한 LA 다저스였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런 1위(118개) 팀 다저스는 대포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다저스는 19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열린 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NLCS) 최종 7차전에서 애틀랜타에 4-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WS 진출권을 따냈다. 4차전까지 1승 3패를 기록하며 벼랑에 내몰렸던 다저스는 5∼7차전을 내리 따내면서 2018년 이후 2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이날 다저스는 2-3으로 뒤진 6회말 대타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1점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7회말 2사에서 코디 벨린저의 1점 홈런으로 4-3을 만들면서 첫 번째 리드를 잡았다. 다저스는 7회초부터 마운드에 오른 5번째 투수 훌리오 우리아스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천금같은 승리를 챙겼다. NLCS 최우수선수(MVP)는 다저스 유격수 코리 시거에게 돌아갔다. 시거는 NLCS 7경기에서 타율 0.310, 5홈런, 11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모두 역대 NLCS 최다 기록이다. 시거는 “매일 시험을 보는 기분이었다. WS에서도 계속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1883년 창단한 다저스는 팀 역사상 21번째로 WS 진출에 성공하면서 같은 해 창단한 샌프란시스코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최다 WS 진출팀이 됐다. 다저스는 이 가운데 6번 정상에 올랐다. MLB 30개 팀 가운데 6위. 다만 32년 전인 1988년 정상 등극 이후로는 WS 우승이 없다. LA를 연고로 하는 미국프로농구(NBA) 팀 레이커스는 다저스가 정상에 올랐던 1987∼1988시즌 우승팀이었고, 최근 끝난 2019∼2020시즌에서도 챔피언에 등극했다. 다저스가 올해 우승하면 LA는 32년 만에 ‘멀티 챔피언 시티’가 된다. 다저스와 WS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된 탬파베이는 팀 역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1998년에 창단한 메이저리그 막내 구단 탬파베이는 2008년에 딱 한 차례 WS에 나섰지만 1승 4패로 필라델피아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탬파베이가 우승하면 최지만은 한국인 야수로는 처음으로 MLB 우승 반지를 차지하게 된다. 탬파베이를 연고로 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팀 라이트닝이 지난달 스탠리컵(우승컵) 정상에 올라 ‘멀티 챔피언 시티’를 노린다. 정규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하면 다저스가 공수 모두에서 탬파베이에 앞선다. 스포츠를 비롯한 각종 사회 현상을 통계를 활용해 설명하는 인터넷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닷컴’은 7 대 3 정도로 다저스가 유리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올해 월드시리즈는 모든 경기가 텍사스의 안방인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다. 월드시리즈가 한 구장에서만 열리는 건 같은 구장(스포츠맨스파크)을 안방으로 쓰던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현 볼티모어)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맞붙은 1944년 이후 처음이다. 1차전은 21일 시작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키움 이정후(22)가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2루타 기록을 새로 쓰면서 팀 승리의 징검다리를 놨다. 이정후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안방경기에서 0-1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 3루 쪽 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냈다. 이로써 이정후는 시즌 48번째 2루타를 때려내면서 2018년 호잉(한화)이 보유하고 있던 시즌 최다 2루타 기록을 새로 썼다. 이 2루타 때 1루 주자 김하성이 홈을 밟으면서 이정후는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한 시즌 100타점 기록도 남기게 됐다. 이전까지는 지난해 68타점이 데뷔 후 최다 타점 기록이었다. 키움은 1-4로 뒤진 채 시작한 7회말 박병호의 2타점 역전 2루타 등을 포함해 대거 6점을 뽑아내면서 두산을 7-4로 물리치고 5위에서 3위로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렸다. KT는 이날 문학 방문경기에서 안방 팀 SK에 1-7로 패하면서 5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LG는 KIA에 9-0 완승을 거두고 2위 자리를 지켰다. 대전에서는 8위 삼성이 최하위 한화에 6-2 승리를 거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최지만(29·탬파베이)이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처음으로 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이틀 연속 휴스턴에 무릎을 꿇으면서 월드시리즈 진출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최지만은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프전(ALCS·7전 4승제) 5차전에 1루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석 2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으로 출루율 100%를 기록했다. 홈런을 터뜨린 건 8회초였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최지만은 휴스턴 6번째 투수 조시 제임스가 던진 시속 97마일(약 156km)짜리 빠른 공을 잡아당겼고, 이 타구는 136m를 날아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나온 동점 홈런이었다. 최지만은 방망이를 더그아웃 쪽으로 던지는 배트 플립(속칭 ‘빠던’)까지 선보이면서 팀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9회초까지 추가 득점을 하는 데 실패한 탬파베이는 9회말 수비 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닉 앤더슨이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면서 3-4로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탬파베이는 이번 ALCS에서 3연승 뒤 2연패를 당했다. 한국인 타자로는 처음으로 리그 챔프전을 치르고 있는 최지만은 경기 후 “오늘 경기에서는 졌지만 아직 우리가 3승 2패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들 모두 내일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올해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전체에서 타율 0.259에 2홈런, 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ALCS 6차전은 17일 같은 곳에서 열리며 이 경기에서 탬파베이가 이기면 12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 한편 이날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프전(NLCS) 4차전에서는 애틀랜타가 LA 다저스에 10-2 승리를 거두면서 시리즈 전적을 3승 1패로 만들었다. 애틀랜타 역시 1승만 더 거두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 다저스는 이 경기에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선발로 내세웠다. 커쇼는 포스트시즌만 되면 ‘롤러코스터 투구’를 선보여 팬들의 애를 태우는 선수다. 이날도 커쇼는 5회까지 애틀랜타 타선을 1실점으로 막으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6회말 선두 타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에게 ‘원 히트 원 에러’로 2루 진루를 허용한 뒤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후 2루타 2개를 잇달아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커쇼는 결국 5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문1. 2013년 이후 8년 동안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7이닝 이상 던지면서 1점 이하로 상대 타선을 제일 많이 막은 투수는 누구일까요?답1. 정답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클레이턴 커쇼(32)입니다. 커쇼는 총 7경기에서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 7경기 성적은 7승 무패 평균자책점 0.71입니다. 9이닝당 탈삼진은 10.9개.문2. 그렇다면 같은 기간 MLB 포스트시즌에서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 3자책점 이하)를 가장 많이 기록한 투수는 누구일까요?답2. 이번에도 정답은 커쇼입니다. 커쇼는 총 앞선 7경기를 포함해 총 14경기에서 QS를 기록했습니다. 이 14경기에서 9이닝당 평균 탈삼진 10.4개를 기록하면서 9승 4패 평균자책점 1.63을 기록했습니다.다저스는 2013년 이후 올해까지 8년 동안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다저스는 이 기간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습니다. 커쇼는 이 8년 동안 선발 등판 25번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29번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잘 던졌습니다.이상하다고 생각하시는 독자가 많으실 겁니다. 커쇼는 ‘가을 야구’ 때 못 던지는 투수 대명사거든요. 당장 지난해만 해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최종 5차전 때 팀이 3-1로 앞선 7회초에 구원 등판해 딱 공 3개로 홈런 두 방을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습니다. 심지어 정규리그 때는 극강 모드인 커쇼가 가을에 무너지는 걸 표현하는 ‘커쇼잉’(Kershawing)이라는 표현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커쇼는 가을에 잘 던지기도 했던 투수입니다. 올해도 포스트시즌 두 경기에 나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입니다. 하지만 커쇼가 허리 통증으로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NLCS) 2차전 선발 등판을 거르자 곧바로 ‘가을 징크스’가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커쇼가 가을에 잘 못 던지는 걸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네, 커쇼는 가을에 못 던지기도 했습니다. 커쇼는 이 기간 총 7번 상대 팀에 5점 이상을 허용했는데 이 역시 이 기간 리그 최다 기록입니다. 이렇게 잘 던진 적도 많고 못 던진 적도 많다는 건 그냥 커쇼가 가을에 정말 많이 던졌다는 뜻입니다. 커쇼는 이 8년 동안 포스트시즌에서 총 157이닝을 소화했는데 이 역시 물론 이 기간 최다 기록입니다.이렇게 많이 던지다 보니까 우리는 커쇼가 잘 던지는 것도 많이 보고 못 던진 것도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기억 속에는 못한 것만 넣어뒀는지도 모릅니다. 스위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는 “대상이 관점에 선행하는 게 아니라, 관점이 대상을 창조한다”고 말했습니다. ‘저 투수는 가을에 약하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으면 계속 그렇게 보이는 겁니다.물론 반대 케이스도 있습니다. 프로야구 올드팬에게 ‘가을 야구에 유독 강했던 투수를 꼽아달라’고 주문하면 십중팔구는 김정수(58·당시 해태)라는 이름을 떠올리실 겁니다. 김정수는 포스트시즌에 유독 강해 ‘가을 까치’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김정수가 가을 야구에 강하다는 이미지를 처음 심어준 건 1986년 한국시리즈 1차전이었습니다. 당시 해태 선발은 선동열(57)이었는데 9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김정수에게 넘겼습니다. 김정수는 이후 2이닝을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고, 이해 한국시리즈에서 3승을 거두면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습니다. 이후에도 김정수는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 7개를 차지한 뒤 유니폼을 벗었습니다.그래서 올드팬 중에는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동열보다 김정수가 뛰어났다”고 평가하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정말 그랬을까요? 선동열의 한국시리즈 평균자책점은 1.74로 김정수(2.44)보다 0.7 낮았습니다. 또 김정수는 포스트시즌에서 볼넷(62개)을 가장 많이 내준 투수지만 선동열은 유일하게 삼진을 100개 이상(103개) 잡은 투수이기도 합니다. 요컨대 ‘김정수 vs 선동열’도 관점이 대상에 선행했던 겁니다. 커쇼는 16일 열리는 NLCS 4차전 선발로 나섭니다. 장담컨대 그가 잘 던지면 ‘이번에는 달랐다’는 기사가, 그가 못 던지면 ‘역시나 또’라는 기사가 나올 겁니다. 우리 머릿속에 커쇼는 가을에 못 던지는 투수여야 하니까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리는 미디어데이 행사는 각 팀 감독이 ‘엄살의 시학(詩學)’을 선보이는 자리다.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 팀은 다른 팀, 또는 이전 시즌에 비해 부족한 게 너무 많다’며 갈아 온 발톱을 감춘다. 그러나 14일 열린 2020∼2021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는 엄살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대목이 적지 않았다. 특히 7개 팀 중 4개 팀이 조직력의 핵심인 주전 세터를 새롭게 교체했기에 깊은 고민이 묻어났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인 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우리카드)은 “오프 시즌 내내 새 주전 세터 하승우(25)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 여전히 걱정 반 기대 반”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4월 삼성화재와 4 대 3 트레이드를 하면서 주전 세터 노재욱(28)을 내줬다. 백업 세터였던 하승우를 믿어서였지만 아직 경험 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최근 다섯 시즌 동안 정규리그 2회, 챔피언결정전에서 2회 우승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의 고민도 비슷했다. 현대캐피탈 역시 지난달 간판 세터 이승원(27)을 삼성화재로 보내는 대신 같은 포지션인 김형진(25)을 영입했다. 역시 세터 출신인 최 감독은 “팀 정비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 1라운드에서는 성적보다 우리가 추구하는 배구가 나오고 있는지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역시 2년 차 장신(195cm) 세터 김명관(23)에게 공격 조율을 맡긴다. 김명관은 V리그 전초전 격인 제천·MG새마을금고컵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그의 고공 세트(토스)가 장기 레이스에서도 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은 “4월에 부임한 이후 계속 변화를 외치고 있다”면서도 “변화된 성적까지 같이 보여드리면 좋겠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반면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35)가 건재한 대한항공은 모든 팀으로부터 ‘1강’으로 꼽혔다. 한선수는 ‘팀의 장점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두루두루 괜찮은 것 같다”고 답하는 여유를 보였다. ‘다크호스’로 가장 많이 꼽힌 팀은 KB손해보험이었다. KB손해보험 역시 한선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는 세터 황택의(24)가 버티고 있다. 팀을 두 차례 우승으로 이끈 세터 이민규(28)가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을 맞는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안정적으로 시즌을 꾸려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V리그 남자부는 17일 오후 7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카드-대한항공 경기를 시작으로 6개월 열전에 들어간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순위 경쟁이 14일에도 계속됐다. 이날 프로야구 경기에서는 2위 KT와 3위 LG가 패하고, 4위 두산과 5위 키움은 승리를 거뒀다. 그러면서 2위 KT와 5위 키움 사이 승차가 1경기로 줄어들었다. 키움은 이날 수원 방문경기에서 김하성의 데뷔 후 첫 30홈런, 100타점 기록을 앞세워 KT를 5-3으로 물리쳤다. 김하성은 팀이 4-2로 앞선 6회초에 선두 타자로 나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날리면서 시즌 30번째 홈런이자 102번째 타점을 기록했다. 같은 팀의 이정후 역시 1회초 첫 타석 때 2루타를 치면서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2루타 타이기록(47개)을 세웠다. 홈런 선두 KT 로하스는 1회말 역전 2점 홈런으로 시즌 45번째 홈런을 날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산은 잠실 안방경기에서 한화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2-1 진땀승을 거뒀다. 두산은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노시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 유격수 김재호가 연이어 실수를 저지르면서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 이영하가 오선진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승리를 가져갔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상대 전적에서도 7승 7패로 균형을 맞췄다. 반면 3위 LG는 이틀 연속 롯데에 발목을 잡혔다. LG는 이날 사직에서 롯데에 0-3으로 패하면서 두산에 0.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5위 키움도 LG와 0.5경기 차이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창원에서 NC에 3-8로 패한 KIA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서면서 가을 야구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이 사라진 두 팀이 맞붙은 대구 경기에서는 안방 팀 삼성이 SK에 2-1로 승리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최지만이 탬파베이에 요가학원을 차렸다.” “최지만은 전생에 체조선수였던 게 틀림없다.” 최지만(29·탬파베이)이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ALCS·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연달아 호수비를 선보이자 현지 누리꾼들이 보인 반응이다. 최지만이 보여준 ‘다리 찢기’ 비결은 필라테스였다. 최지만은 이날 3회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의 송구를, 5회와 8회에는 3루수 조이 웬들의 까다로운 송구를 두 다리를 길게 뻗어 잡아내며 아웃 판정을 이끌어냈다. 아다메스는 경기 후 “우리도 정확하게 공을 던지고 싶지만 실전에서는 그러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최지만이 그 덩치(184cm, 118kg)로 잘못 던진 공을 전부 잡아줄 때마다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유연성이 그저 얻어진 건 아니다. 최지만은 2017년 1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두 다리를 길게 찢는 필라테스 운동을 하고 있는 동영상을 올렸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잘 찢으려면 열심히 찢어야지. 악마 같은 선생님 만나서 내년엔 정말 쭉쭉 찢겠네”라고 썼다. 최지만은 이날 타석에서는 4타수 무안타(3삼진)에 그쳤지만 1회 상대 실책으로 1루를 밟은 뒤 다음 타자 마누엘 마르고트의 3점 홈런 때 득점을 기록했다. 탬파베이는 4-2로 이기고 2연승을 달렸다.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올 시즌 처음 유관중(1만700명) 경기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프전(NLCS) 1차전에서는 애틀랜타가 LA 다저스를 5-1로 물리쳤다. 앞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텍사스주 정부 승인을 거쳐 NLCS와 월드시리즈에 대해 경기장 전체 수용 규모의 30%까지 관중을 받기로 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최지만(29·탬파베이)을 올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ALCS)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았다. 그러나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최지만에게 ALCS 1차전 휴식을 주문했다. 최지만으로서는 억울할지 몰라도 이런 ‘선택과 집중이’ 없었다면 AL에서 선수단 몸값이 두 번째로 적은 탬파베이가 ALCS까지 진출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탬파베이는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ALCS(7전 4승제) 1차전에서 투수전 끝에 휴스턴에 2-1로 역전승했다. 휴스턴이 왼손 투수 프람베르 발데스를 선발 투수로 내세우면서 왼손 타자 최지만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고 끝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최지만은 왼손 투수 상대 통산 타율이 0.174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왼손 투수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탬파베이는 0-1로 뒤진 4회말 란디 아로사레나가 발데스를 상대로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린 데 이어 5회말 2사 3루에서 마이크 주니노의 중전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캐시 감독은 상대 투수에 따라 변화무쌍한 라인업을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은 선발 출전한 타자 9명 가운데 7명을 오른손 타자로 내보냈다. 거꾸로 지난달 12일 보스턴전에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 전원을 왼손 타자로 채우기도 했다. 2차전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탬파베이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ALCS)에 진출하자 이 팀의 한국인 4번 타자 최지만(29)은 쓰레기통을 밟고 또 밟았다. 최지만은 왜 하필 이런 세리머니를 선보인 걸까. 탬파베이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3승 2패로 ALCS 진출을 확정했다. 탬파베이가 ALCS에 나서게 된 건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면서 최지만은 한국인 타자로는 처음으로 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할 기회를 얻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최지만은 동료들이 ‘뉴욕, 뉴욕, 뉴욕’이라는 가사가 후렴구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에 맞춰 춤을 추며 승리를 만끽하고 있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생중계했다. 시가를 입에 문 채 경기장 곳곳을 돌아다니던 최지만은 더그아웃에 있던 파란색 재활용 쓰레기통을 발견하자 “쓰레기통(Trash Can)”이라고 동료들을 향해 외쳤다. 그리고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빠른 속도로 쓰레기통을 밟고 또 밟았다. 이는 ALCS에서 맞붙게 된 휴스턴을 ‘저격’하는 행동이었다. 휴스턴은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2017년 안방경기 때 비디오 판독용 카메라로 사인을 훔친 뒤 더그아웃에 있는 쓰레기통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타자에게 사인을 전달한 사실이 적발돼 올해 1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은 상태다. 두 팀은 12일부터 펫코파크에서 7전 4선승제로 ALCS를 치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되면서 스포츠팬들도 다시 경기장을 찾을 수 있게 됐다. 당장 12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친선 경기 2차전부터 ‘직관’(직접 관전) 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무관중으로 예정됐던 이 경기에 관중을 최대 3000명까지 받기로 했다. 티켓은 12일 오후 3시부터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며 QR코드 인증, 모바일 티켓 확인, 체온 측정, 소지품 검사 등 4단계를 거쳐 입장할 수 있다. 프로야구는 13일부터 관중을 받는다. 구장별 전체 수용 인원의 20%대 초중반 비율로 관중석을 운영할 예정이다. 예매는 12일부터 시작한다. 프로축구도 16일부터 경기장 최대 수용 인원 25% 수준으로 관중을 받을 계획이다. 10일 개막한 남자 프로농구도 유관중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KBL, 10개 구단, 티켓 예매 사이트 관계자가 12일 온라인 회의를 열어 언제부터 어느 정도 관중을 받게 될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7일 개막하는 프로배구는 일단 무관중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는 “무관중을 전제로 경기 시간을 앞당기는 등 개막을 준비했다. 당장 관중을 받아도 큰 이득이 없을 것”이라며 “유관중 전환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10개 팀 가운데 3위를 달리고 있는 키움의 손혁 감독(47·사진)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시즌 도중 지휘봉을 내려놨다. 키움 구단은 8일 “손 감독이 7일 경기(NC에 3-4 패)가 끝난 뒤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내부 논의를 거쳐 손 감독의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 감독은 지난해 11월 4일 키움과 2년간 총 6억 원(계약금 2억, 연봉 각 2억 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프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키움은 7일까지 이번 시즌 12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73승 1무 58패(승률 0.557)로 3위에 올라 있다. 많은 팬들이 손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에 고개를 갸웃거린 이유다. 손 감독은 구단을 통해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해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기로 했다”면서 “기대한 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죄송하다. 기대가 많았을 팬들께 죄송하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키움은 지난달 10일만 해도 선두 NC를 0.5경기 차로 추격하면서 정규시즌 우승까지 넘보던 팀이었다. 그러나 최근 10경기에서 3승 7패에 그치는 등 부진에 빠져 KT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김치현 키움 단장은 “정규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현장과 프런트의 소통을 강화하겠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야구를 통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키움은 손 감독을 대신해 김창현 퀄리티 컨트롤 코치(35)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대행은 대전고, 경희대에서 내야수로 뛰었으며 2013년 구단 전력분석원으로 입사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박용택(41·LG)이 프로야구 최다 출장 기록을 새로 썼다. 박용택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 0-0으로 맞선 7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서면서 2224경기 출장 기록을 남겼다. 박용택은 전날에도 대타로 출전해 정성훈(40·전 KIA·2223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한 상태였다. 박용택은 이 타석에서 삼성 3번째 투수 심창민이 던진 시속 145km 빠른 공을 받아쳐 중전 안타까지 때려냈다. 이틀 전 프로야구 최초로 통산 2500안타 고지를 밟았던 박용택의 통산 안타는 2501개가 됐고, 올 시즌 타율은 0.304(204타수 62안타)로 올랐다. 이 경기는 삼성과 LG의 이번 시즌 마지막 맞대결이기도 했다. 삼성 선수단은 경기 전 박용택에게 고별식을 마련해 줬다. 삼성 주장 박해민과 LG에서 10년 넘게 박용택과 함께 뛰었던 투수 우규민이 삼성 선수단 대표로 박용택에게 꽃다발을 건넨 뒤 두 팀 선수단 전원이 기념촬영을 했다. 삼성은 이날 결국 LG에 승리까지 안겨줬다. LG는 9회말 1사 만루에서 터진 신민재의 끝내기 안타로 1-0 승리를 거두고 70승(3무 56패) 고지를 밟았다. 4위 자리도 지켰다. 이날 문학에서 SK를 10-0으로 완파한 5위 두산과는 1경기 차를 유지했다. 가을야구가 멀어져 가는 7위 롯데는 9회말 1사 만루에서 1점도 뽑지 못하고 KT에 5-6으로 무릎을 꿇었다. 2-6으로 뒤진 채 9회말 공격을 시작한 롯데는 5타자 연속 안타가 터지며 1점차까지 추격했지만 1사 만루 상황에서 김준태가 3루수 뜬공, 오윤석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KT 선발 배제성은 롯데 타선을 7이닝 2실점으로 막고 데뷔 후 롯데 상대 13경기 연속 무패(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키움은 고척 안방경기에서 NC를 10-7로 꺾었다. 키움 김창현 감독대행은 프로 사령탑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최하위(10위) 한화는 광주에서 6위 KIA를 13-6으로 물리치고 2연승을 기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고교 투수 최대어로 손꼽히는 장재영(18·덕수고·사진)이 역대 신인 2위에 해당하는 계약금 9억 원을 받고 프로야구 키움에 입단하게 됐다. 키움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의 구단 사무실에서 2021년 신인 1차 지명자인 장재영과 입단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까지 3년 동안 키움을 이끌었던 아버지 장정석 전 감독과 함께 계약식에 참석한 장재영은 “키움은 원래부터 오고 싶은 팀이었다. 그래도 계약금 9억 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사실 고등학교 때 보여 드린 모습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도 좋은 금액을 제시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사상 입단 때 장재영보다 계약금을 많이 받은 신인 선수는 2006년 10억 원에 KIA 유니폼을 입은 한기주(33·은퇴)밖에 없다. 9억 원은 키움 구단 역사상 최고액 신인 계약금이기도 하다. 이전 기록은 2018년 신인 안우진(21)의 6억 원이었다. 키움은 “장재영이 프로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해 논의 끝에 구단 신인 계약금 최고액을 책정했다. 장재영이 팀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될 수 있도록 구단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김성우 사무국장은 6일 신인 드래프트 현장을 찾기에 앞서 서울 시내의 한 사찰부터 다녀왔다. ‘신인 선수 1순위 기원’이라고 쓴 초를 앞에 두고 기도를 올렸다는 김 국장은 “김선호(21·한양대·레프트)와 박경민(21·인하대·리베로)을 얻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전날 군 복무 중인 김재휘(27·센터)를 KB손해보험에 내주는 대신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오는 드래프트를 단행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3위 현대캐피탈이 1순위 지명권을 차지할 확률은 4%에서 34%(6위 KB손해보험의 30%+3위의 4%)로 뛰었다. 지난 시즌 최하위(7위) 한국전력이 1순위를 얻을 확률(35%)과 비슷한 숫자였다. 기도가 통한 걸까. 추첨 결과 KB손해보험이 1순위 지명권을 얻으면서 현대캐피탈은 활짝 웃었다. 현대캐피탈은 전체 1순위로 김선호를 지명한 뒤 4순위로 박경민을 선택하는 데 성공했다. 배구 선수 출신인 김 국장은 “최근 몇 년간 6, 7순위 지명권만 받다 보니 유망주 보강에 어려움이 있었다. 모처럼 원하는 선수를 전부 지명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이 1순위로 지명한 것은 구단 사상 처음이다. 당초 유력한 전체 1순위 후보로 꼽혔던 성균관대 레프트 임성진은 2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게 됐다. 3순위 지명권을 얻은 OK금융그룹(전 OK저축은행)은 한양대 센터 박창성을 선택했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는 총 39명이 참가했고, 26명(수련 선수 4명 포함)이 지명을 받았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최지만(29·탬파베이)이 또 한 번 ‘전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투수’ 게릿 콜(30·뉴욕 양키스)을 울렸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웃은 쪽은 콜이었다. 최지만은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1차전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양키스 선발로 나선 콜을 상대했다. 두 팀 경기가 내셔널리그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디비전시리즈 때부터 중립구장에서 일정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최지만은 올해까지 정규시즌 때는 콜을 상대로 타율 0.667(12타수 8안타·2루타 2개, 홈런 3개)을 기록하며 ‘천적’으로 군림했다. 1회말 첫 번째 대결은 3루수 뜬공으로 끝났다. 하지만 최지만은 두 번째 타석에서 ‘천적 모드’를 되찾았다. 1-2로 뒤진 4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지만은 볼 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콜이 던진 시속 96마일(약 155km)짜리 빠른 공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최지만의 홈런으로 탬파베이는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 홈런으로 최지만은 루커스 두다(애틀랜타),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 조이 갤로(텍사스)와 함께 콜을 상대로 가장 홈런(4개)을 많이 친 타자가 됐다. 최지만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홈런을 많이 친 투수도 콜이다. 콜은 경기 후 “공이 가운데에 몰렸다. 최지만은 실투가 나오면 뭔가를 해낸다”라고 말했다. 양키스가 4-3으로 재역전한 5회말 2사 1, 3루 상황에서 둘은 이날 세 번째 맞대결을 벌였다. 콜은 볼 두 개를 연달아 던진 뒤 고의사구를 선택했다. 콜이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고의사구를 내준 것도,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고의사구를 내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최지만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1루로 걸어 나갔다. 미국 스포츠넷 뉴욕은 이날 콜을 상대하는 최지만을 전설적인 홈런 타자 베이브 루스로 묘사하기도 했다. 162경기 기준 연봉 3600만 달러(약 418억 원)인 콜은 이날 연봉 85만 달러(약 9억8700만 원)인 최지만을 상대로는 고전했지만 6이닝을 3실점으로 막으면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콜은 팀이 4-3으로 앞선 7회말 불펜진에 마운드를 넘겼고 결국 양키스가 9-3으로 승리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양키스 거포 장칼로 스탠턴은 9회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5전 3승제인 ALDS의 2차전은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