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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다. 새로운 팬심을 얻기 위한 시도다. PGA투어는 13일 넷플릭스와 메이저 대회의 다양한 순간과 치열한 경쟁 속에 사는 선수들의 삶을 그려내기 위한 골프 다큐멘터리 시리즈 제작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투어 선수들과 캐디, 가족 등의 일상을 담아내는 다큐멘터리다. 투어는 이례적으로 대회 때 촬영 팀의 로프 내부 진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별도의 주관 단체가 있는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 US오픈, 디 오픈, PGA챔피언십)도 촬영한다. PGA투어 미디어 부문 최고 책임자인 릭 앤더슨은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은 PGA투어와 4개 메이저 대회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관객층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다.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팬들은 선수들의 삶을 엿보고, 투어 안의 우승과 패배의 순간에 대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들도 줄줄이 출연한다. 현재까지 세계랭킹 2위 콜린 모리카와(25), 3위 더스틴 존슨(38), 5위 저스틴 토머스(29·이상 미국) 등 투어 대표 스타 22명이 촬영을 수락했다. 현재 아마추어 골프 세계랭킹 1위를 하고 있는 나카지마 게이타(22·일본)도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출전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소개할 계획이다. 제작은 포뮬러1(F1) 관련 다큐멘터리 ‘F1, 본능의 질주’를 만든 박스 투 박스 필름, 복스 미디어 스튜디오 등에서 맡는다. 공식 출시일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내년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맞붙은 남자부 2위 KB손해보험과 3위 우리카드의 각오는 남달랐다. 지난해 12월 센터 김재휘(29·현 우리카드)와 레프트 한성정(26·KB손해보험) 교체를 골자로 하는 트레이드 이후 처음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결과에 따라 트레이드의 희비 또한 엇갈릴 수 있었다. 웃은 건 안방팀 우리카드였다. 외국인 선수 알렉스(31·22득점)와 토종 에이스 나경복(28·20득점)이 42득점을 합작해 3-1(20-25, 25-16, 25-15, 25-23)로 승리하며 8연승을 이어갔다. 승점 3을 추가한 우리카드(승점 36)는 KB손해보험(승점 40)과의 차이를 4로 좁혔다. 양 팀의 시즌 전적은 2승 2패가 됐다. 나경복은 이날 성공률 82.35%의 순도 높은 공격으로 팀을 이끌었다. 승부처였던 마지막 4세트에만 성공률 100%로 7득점하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 뒤 나경복은 “(세터) 하승우와 타이밍이 잘 맞았다. 최근 경기에 성공률이 많이 떨어져 신경 써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이적생 김재휘도 블로킹 1개를 포함해 5득점(성공률 66.66%)으로 친정팀을 울리는 데 일조했다.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한성정도 케이타(21·34득점)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9득점(성공률 72.72%)으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진 못했다. 우리카드(15개)의 2배가 넘는 38개 무더기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한편 여자부 2위 한국도로공사는 5위 흥국생명에 3-1(22-25, 25-19, 25-18, 25-14)로 역전승했다. 도로공사 외국인 선수 켈시가 23득점(성공률 41.86%)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4년 전 고교 졸업을 앞뒀던 대표팀 막내는 어느새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볼살이 남아있던 얼굴에는 어느새 굵은 턱선이 자리 잡았다. “쇼트트랙 선수로서 매년 한 단계씩 성장해 왔다”고 말하는 표정에선 자신감이 넘쳤다. 에이스로서의 압박감에 짓눌리지도 않았다. 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대표 황대헌(23·강원도청)은 “아무에게나 ‘에이스’라는 단어가 붙지 않는다는 점에서 책임감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감사함도 크다. 압박감은 운동량과 노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지금은 더 잘해 내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답했다. ○ 월드컵 선전에도 여전히 “아쉽다”는 황대헌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19세의 나이로 5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황대헌은 이제 남자 팀의 간판스타다. 베이징 대회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평창 올림픽이 끝나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평창 대회 때 마냥 설렜다면 지금은 내가 준비해왔던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뿐이죠.” 페이스는 좋다.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4차 월드컵에서 금메달 3개(1000m 2개, 500m 1개) 등을 따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020∼2021시즌 국제대회 불참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작 그는 만족하지 못했다. “결과는 좋지만 경기 감각 등 디테일한 면에서는 아쉬워요. 남은 시간 채워야 할 부분들을 깨달았어요.” 모든 레이스의 기준은 ‘자기 자신’이 됐다. 그는 “(개인 종목인) 500m, 1000m, 1500m의 차이점을 사람들이 묻곤 하는데 내겐 크게 차이가 없다. 가리지 않는다”며 “경쟁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선수가 어느 라인에 서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준비한 것을 다 한다면 성적은 따라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도 애착을 갖고 있는 종목이 있다. 바로 계주다. 메달을 딸 경우 팀원들이 함께 시상대에 서는 만큼 팀 분위기 측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더구나 이번 대회에는 남자 5000m, 여자 3000m 계주 외에도 혼성 2000m 계주가 신설됐다. 남자 팀의 에이스인 그는 혼성 계주에서도 마지막 주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남자 계주에서 한 선수가 7, 8번씩 레이스를 한다면 혼성 계주는 한 명에게 2번밖에 기회가 안 온다. 그만큼 처음부터 속도도 빠르고 변수도 많다. 긴장감과 스릴이 넘치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응원을 당부했다. ○ 화끈한 경기 약속한 ‘저스트 황’ 대학(한국체대) 졸업을 앞둔 그는 이것저것 관심도 많다. 취미는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와 산책, 드라이브다. 별명은 ‘저스트(Just) 황’이다. 대표팀 맏형 곽윤기(33)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가 좋은 경기력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냥”이라는 답만 되풀이하다 이 같은 별명이 붙었다. “경기 중에는 본능적으로 순간순간 판단을 하기 때문에 끝난 뒤에 기억이 안 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응원을 받고 싶은 스타는 여자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 앞서 2020 도쿄 올림픽 당시에도 수영에서 깜짝 활약을 한 황선우가 제니의 응원을 받은 소식을 전하자 그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해 ‘배구여제’ 김연경과 같은 매니지먼트사(라이언앳)와 계약한 그는 “도쿄 때 여자 배구처럼 팬들에게 화끈한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심석희의 동료 비방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황대헌은 선전을 다짐했다. “주변의 걱정도 많지만 훈련은 순조롭게 잘 진행하고 있어요. 동료들과 (감독, 코치) 선생님들도 서로서로 더 많이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어수선한 팀 분위기, 주최국 중국의 안방 텃세 등에 따른 역대 최저 성적에 대한 우려를 보란 듯이 씻어낼 수 있을까. 쇼트트랙 대표팀은 28일 결전의 땅 베이징으로 출국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설원의 철녀’ 이채원(41)이 6번째 올림픽에 나선다. 국내 크로스컨트리 간판스타인 그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22년 베이징 대회 때까지 6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선다. 이는 빙상 이규혁, 스키 최서우 등과 함께 국내 선수의 올림픽 최다 출전 타이기록. 어느새 대표팀 감독(임의규·38)보다 세 살이 많게 된 철녀의 열정 어린 도전을 응원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실수는 딱 한 번뿐, 나머지 모든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까지 닮았다. 종목을 떠나 여자 프로 스포츠의 대표주자가 누구인지를 두고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듯하다. 프로배구 여자부 1위 현대건설(20승 1패)과 여자프로농구 1위 KB스타즈(19승 1패·이상 10일 현재) 이야기다. 양효진(현대건설), 박지수(KB스타즈)라는 걸출한 기둥을 보유한 두 팀은 시즌 1위를 넘어 역대 프로 스포츠 최고 승률을 향해 달리고 있다.》여자배구 20승1패 현대건설 전체 6라운드 중 4라운드가 진행 중인 10일 현재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승점 59)과 2위 한국도로공사(승점 45)의 승점 차는 14다. 같은 기간 남자부 1위(대한항공·승점 40)와 6위(삼성화재·승점 26)의 차이와 같다. 시즌 개막 후 내리 12연승을 달리며 구단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쓴 현대건설은 8일 한국도로공사와의 빅매치에서 승리하면서 21경기 만에 20승을 채웠다. 여자부 역대 최단 기간 20승 기록이다. 남은 15경기를 모두 승리할 경우 0.972로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 승률 기록을 새로 쓴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26·미국)의 선발이 신의 한 수가 됐다. 레프트 황민경(32), 고예림(28)으로 구성된 현대건설의 날개 라인업은 서브 리시브 등 리시브 안정성에서는 뛰어나지만 공격 면에서는 한 방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키 192cm의 야스민이 힘과 높이를 앞세워 후위(1위·성공률 49.47%), 오픈(4위·40.40%) 등 ‘큰 공격’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빈틈이 사라졌다. 야스민이 서브에서도 1위(세트당 0.520개)를 하면서 지난 시즌 0.732개로 최하위였던 팀 서브도 올 시즌 1위(1.487개)로 도약했다. 현대건설의 중심 센터 양효진(33)도 빼놓을 수 없다. 공격성공률이 55.40%나 된다. 최소 점유율 기준(20%)을 채우지 못해 공격종합 순위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1위 GS칼텍스 모마(46.38%)를 한참 상회하는 기록이다. 속공 1위(성공률 58.50%), 블로킹 2위(세트당 0.769개)다. 더구나 6위 IBK기업은행, 7위 페퍼저축은행 등 하위권 팀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어 독주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여자농구 19승1패 KB스타즈 2021∼2022시즌 여자 프로농구 KB스타즈의 전력은 ‘압도적’을 넘어 ‘역대급’이다. 시즌 개막 후 20경기를 치른 동안 딱 한 번 졌다. 2위 신한은행(13승 7패)과의 승차는 6경기다. 전체 6라운드 중 4라운드가 끝났는데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가 ‘4’다. 지금 기세대로라면 5라운드 내에 우승 확정도 가능하다. 해가 거듭할수록 상승곡선을 타고 있는 국보센터 박지수(24·196cm)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여자 프로농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제도를 한시적으로 폐지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무대에서도 뛰는 박지수를 일대일로 막을 만한 상대가 국내 무대에서 사라진 셈. 박지수는 평균득점(21.7점), 리바운드(14.3개) 1위를 독식하며 펄펄 날고 있다.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28·180cm)이 합류하면서 다른 팀이 KB스타즈에 제동을 걸기가 더 힘들어졌다. 평균득점 3위(17.4점)에 올라 있는 강이슬은 엄청난 활동력을 앞세워 박지수에게 쏠렸던 공수 과부하를 줄이며 상대팀을 애먹게 하고 있다. 2020년 전체 1순위로 KB스타즈 유니폼을 입은 포인트가드 허예은(20·165cm)도 ‘대단한 언니들’을 조율할 수 있을 만큼 기량이 성장했다. 여자 프로농구 최고 승률은 2016∼2017시즌 우리은행이 기록한 0.943(33승 2패)이다. 다른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최고이기도 하다. 최근 10연승에 성공한 KB스타즈가 남은 10경기에서 모두 이긴다면 승률 0.967로 여자 프로농구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 9일 우리은행전에서 나온 박지수의 부상도 3, 4일을 쉬면 회복될 정도로 경미해 역대급 기록 도전도 꿈이 아니게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배구 여제’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중국 상하이 광밍과의 계약이 끝난 김연경(34·사진)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3년 만에 상하이에 복귀한 김연경은 ‘버블’ 형태로 치러진 슈퍼리그에서 득점 2위(세트당 5.56점), 리시브 1위(성공률 75%) 등을 기록하면서 팀의 3위를 이끌었다. 약 3개월의 중국 생활을 마치고 10일 귀국한 김연경은 경기 용인시 자택에서 열흘간의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김연경 에이전트 IM컨설팅 관계자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최대한 여유를 갖고 가능성들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제 배구 소식을 전하는 ‘발리볼잇’은 9일 터키 페네르바흐체가 김연경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레프트 자원인 멜리하 이스마일로을루(29)를 대체할 자원으로 김연경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 앞서 2011∼2017년 페네르바흐체에서 뛰었던 김연경은 2011∼2012시즌 페네르바흐체를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적이 있다. 김연경은 지난해 9월 기자회견 때는 미국, 이탈리아 등 그동안 가본 적이 없는 새로운 리그 진출 꿈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럽은 현재 리그가 진행 중이고 지난해 창설된 미국 리그는 2월 시작된다. 상하이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김연경에게 미국행을 제안하기도 했던 조던 라슨(36·미국)은 최근 미국 리그 이적을 결정지었다. 국내 V리그의 경우 선수 등록 마감시한(3라운드 종료 전)이 지나 올 시즌에는 뛸 수 없다. 이후 돌아오더라도 규정상 1시즌 동안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에서도 트레이드를 통한 영입 등 공공연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호랑이의 기운을 받은 것인가. ‘호랑이띠’ 임성재(24·CJ대한통운·사진)가 새해 첫 대회부터 좋은 출발을 했다.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스타 임성재는 7일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카팔루아 플랜테이션코스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TOC) 1라운드에서 중간 합계 6언더파 67타로 공동 5위를 했다. 2022년 PGA투어 첫 대회인 이 대회는 지난해 투어 우승자들만이 참가할 수 있다. 임성재는 이날 5번홀(파5·515야드)에서 투 온 한 뒤 약 3m 이글 퍼트를 성공하는 등 이날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1개를 기록했다. 12∼14번홀 3홀 연속 버디를 따내기도 했다. 중간 합계 8언더파 65타를 기록한 선두 캐머런 스미스(호주·29)와 2타 차다. 임성재는 “전체적으로 좀 긴장했다. 새해 첫 경기였는데 버디, 이글을 만들어서 기분이 좋다. 지금 감이 좋으니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21년 만에 이 대회에 출전한 필 미컬슨(52·미국)은 버디 4개, 보기 2개로 중간 합계 2언더파 71타를 기록하며 공동 25위를 했다. 1994년, 1998년 이 대회 우승자인 미컬슨은 2001년 대회 이후로는 출전 자격을 얻더라도 다른 대회에서 시즌을 시작해 왔다. 김시우(27)는 2언더파 공동 25위, 이경훈(31)은 1언더파 공동 29위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후반기 최고의 빅매치다. 프로배구 여자부 1위 현대건설과 2위 한국도로공사가 8일 수원체육관에서 시즌 네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7연승 중인 현대건설과 12연승 중인 도로공사, 양 팀 다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정규리그 1위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현대건설이 2승 1패로 앞서 있다. 다만 최근 3라운드 맞대결에서는 도로공사가 웃었다. 현대건설의 개막 후 12연승을 중단시킨 경기이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이번 시즌 유일한 패전이다. 2라운드 중반부터 연승 행진 중인 도로공사가 이날 현대건설을 넘어서면 2009~2010시즌 GS칼텍스가 세웠던 신기록(14연승) 경신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시즌 맞대결 성적을 따져봤을 때 현대건설은 창, 도로공사는 방패다. 공격성공률, 서브 등에서는 현대건설(42.89%, 세트 당 1.27개)이 도로공사(33.33%, 0.45개)에 앞선다. 반면 블로킹, 리시브 효율 등에서는 도로공사(세트 당 2.27개, 36.24%)가 현대건설(2.00개, 31.82%)보다 우위다.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33)은 이번 시즌 도로공사를 만나 공격성공률 52.00%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반면 도로공사 주포 켈시(27)의 현대건설 상대 공격성공률은 34.23%로 다소 저조한 편이다. 설욕을 벼르는 현대건설로선 3라운드 패전을 반면교사 삼겠다는 각오다. 당시 현대건설은 상대(14개)의 2배가 넘는 33개 무더기 범실을 기록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26)의 장기인 후위공격도 이날만큼은 성공률 18.75%로 저조했다. 도로공사는 최근 경기 감각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세터 이윤정(25)의 활약이 절실하다. 경우에 따라 이고은(27)을 번갈아 기용할 전망이다. 현대건설(승점 56)이 이날 도로공사(승점 45)에게 승점 3을 내줄 경우, 시즌 초반부터 이어온 독주체제에도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 양효진은 “도로공사의 조직력이 좋은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해 강하게 밀어 붙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한국 여자배구는 세대교체 과제에 직면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센터 포지션은 붙박이로 활약한 김수지(35·IBK기업은행), 양효진(33·현대건설)이 동시에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전면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배구 팬들의 걱정을 덜게 할 우량주들이 있다. 프로 4년 차 흥국생명 이주아(22), KGC인삼공사 박은진(23)과 3년 차 현대건설 이다현(21), KGC인삼공사 정호영(21) 등 일명 ‘빅4’다. 이들은 올 시즌 개인기록 주요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기량을 맘껏 뽐내고 있다. 2018∼2019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 무대를 밟은 이주아는 5일 현재 블로킹 3위(세트당 0.722개), 속공 4위(50%), 이동공격 6위(33.33%) 등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즌 전 김연경(34), 이재영 이다영(이상 26세) 쌍둥이 자매 등 주전 대부분이 이탈한 가운데 흥국생명 대표 선수로 자리 잡았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더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일반 선수보다 잘하는 수준이 아니라 센터에서 독보적인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박은진은 이들 중 유일하게 도쿄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선수다. 기록 부문에서도 유일하게 선두 자리에 올라 있기도 하다. 이동공격 성공률 55.17%로 1위다. 이 밖에 블로킹(12위), 속공(14위)은 10위권이다. 큰 슬럼프 없이 꾸준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다현은 올 시즌 정지윤(21)이 센터에서 레프트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붙박이 센터 자리를 꿰찼다. 롤 모델인 양효진을 바로 옆에서 보면서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 속공 5위(49.59%), 이동공격 5위(41.67%), 블로킹 6위(0.689개) 등에 올라 있다. 학창시절 ‘제2의 김연경’으로 주목받았던 정호영은 이들 중 유일하게 프로 데뷔 후 날개공격수에서 센터로 포지션을 바꾼 케이스다. 센터 전업 뒤 맞이한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됐던 정호영은 올 시즌 속공 7위(44.19%)를 달리는 등 연착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0cm의 키에 서전트 점프도 이들 중 가장 높은 61cm로 압도적인 높이를 자랑한다. 이정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국제대회 엔트리에 나란히 4명을 포함해 실전 경험을 늘리면서 선의의 경쟁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효 블로킹 등 궂은일에도 재미를 붙인다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5·토론토·사진)의 새 시즌맞이가 시작됐다. 류현진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에이스펙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류현진은 6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야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21일까지 2주 넘게 진행되는 훈련에는 류현진 전담 파트너인 장세홍 트레이너를 비롯해 한화 장민재(32), 김기탁(24), SSG 이태양(32) 등이 함께한다. 이들의 훈련 비용은 류현진이 모두 부담한다. 류현진은 평소 구단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인 훈련을 해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부터 훈련 장소를 제주도로 옮겼다. 지난해 10월 귀국한 류현진은 휴식 뒤 회복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하며 몸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날씨가 따뜻한 제주도에서는 롱 토스 등 야외에서 할 수 있는 투구 훈련에 초점을 맞춘다. 제주 훈련을 마친 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노사 협상 상황을 지켜보며 출국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12월 단체교섭이 결렬되면서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선수들도 구단 훈련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한편 비시즌 동안 토론토가 케빈 가우스먼(31)을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하고 호세 베리오스(28)와 연장 계약을 맺으면서 현지 매체에서는 류현진을 3선발로 기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이스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류현진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한국 여자배구는 세대교체 과제에 직면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센터 포지션은 최근 붙박이 주전으로 뛰어온 김수지(35), 양효진(33)이 모두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전면 교체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배구 팬들의 걱정을 덜게 할 우량주들이 있다. 3년차 현대건설 이다현(21), KGC인삼공사 정호영(21)과 4년차 흥국생명 이주아(22), KGC인삼공사 박은진(23) 등 일명 ‘빅4’다. 프로 경력이 채 5년이 안 되는 이들은 올 시즌 개인 기록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내고 있다. 2018~2019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 무대를 밟은 흥국생명 이주아는 5일 현재 블로킹 3위(세트 당 0.722개), 속공 4위(성공률 50%), 이동공격 6위(33.33%) 등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즌 전 김연경, 쌍둥이 이재영, 이다영 자매 등 주전 대부분이 이탈한 가운데 팀의 대표 선수로 자리 잡았다. 시즌 초반에는 블로킹 선두로 나서기도 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더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일반 선수보다 잘하는 수준이 아니라 센터에서 독보적인 선수가 됐으면 한다”고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현대건설 이다현은 올 시즌 정지윤(21)이 센터에서 레프트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붙박이 센터 자리를 꿰찼다. 롤 모델인 양효진을 바로 옆에서 보면서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 속공 5위(49.59%), 이동공격 5위(41.67%), 블로킹 6위(0.689개) 등에 올라있다. 높이와 파워가 뛰어난 정통 센터로 꼽힌다. 인삼공사 박은진은 이들 중 유일하게 도쿄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선수다. 기록 부문에서도 유일하게 선두 자리에 올라있기도 하다. 이동공격 성공률 55.17%로 1위다. 이밖에 블로킹(12위), 속공(14위)은 10위권이다. 신인 시절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박은진은 큰 슬럼프 없이 꾸준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인삼공사 정호영은 유일하게 프로 데뷔 후 날개공격수에서 센터로 포지션을 바꾼 케이스다. 학창시절 ‘제2의 김연경’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센터 전업 뒤 맞이한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됐던 정호영은 올 시즌 속공 7위(44.19%)를 달리는 등 연착륙하고 있다는 평가다. 190㎝의 키에 서전트 점프(61㎝)도 이들 중 가장 뛰어나는 등 높이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팀 감독 출신인 이정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국제대회 엔트리에 나란히 4명을 포함해 실전 경험을 늘리면서 선의의 경쟁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효 블로킹 등 궂은일에도 재미를 붙인다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효진 또한 “후배들의 스타일이 각기 다르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금처럼 노력하면 좋은 센터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브레이크를 걸 자 누구랴.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이 연일 고공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5일 현재 2021∼2022 V리그 20경기를 치른 가운데 19승 1패로 승점 56을 기록 중이다. 전날 KGC인삼공사와의 안방경기에서도 풀세트 접전 끝에 3-2 역전승을 거두고 7연승을 기록했다. 18번째 시즌을 맞은 V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역대급 독주다. 현재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현대건설은 사상 최초로 승점 100 고지를 넘어설 거라는 계산이 나온다. 2011∼2012시즌 현재 승점 시스템이 도입된 후 역대 최고 승점은 남자부 삼성화재가 2011∼2012, 2014∼2015시즌 두 차례 세웠던 승점 84다. 지난 시즌까지 6구단 체제였던 여자부 최고 기록은 2012∼2013시즌 IBK기업은행이 세운 73이다. 올 시즌 강성형 감독 체제로 출범한 현대건설은 V리그 개막 전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개막 후에도 12연승을 이어가며 팀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센터 양효진(33)을 중심으로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한 데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26·라이트)이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온 큰 공격을 책임지면서 빈틈이 없어졌다는 평가다. 교체 자원인 정지윤(21·레프트), 황연주(36·라이트)의 활약도 쏠쏠하다. 현재 득점(1764점), 공격 종합(성공률 43.37%), 오픈(39.67%), 속공(54.62%), 후위공격(47.57%), 서브(세트당 1.500개) 등에서 팀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강 감독도 “선수들이 그동안 해온 조직력과 끈끈함이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여자부 광주 경기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안방팀 페퍼저축은행을 3-0(25-16, 25-17, 25-16)으로 물리치고 12연승을 이어갔다. 12연승은 현대건설이 기록한 이번 시즌 여자부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다. 남자부 대전 경기에서는 안방 팀 삼성화재가 KB손해보험에 3-2(19-25, 25-23, 25-27, 25-18, 16-14) 승리를 거두고 5연패에서 벗어났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브레이크를 걸 자 누구랴.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이 연일 고공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4일 현재 2021~2022 V리그 20경기를 치른 가운데 19승 1패로 승점 56을 기록 중이다. 2위 한국도로공사(15승 4패 승점 42)와 10점 넘게 차이가 난다. 4일 KGC인삼공사와의 안방 경기에서도 풀세트 접전 끝에 3-2 역전승하며 강한 승부근성을 드러냈다. 7연승 행진 중이다. 18번째 시즌을 맞은 V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역대급 독주다. 현재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사상 최초로 승점 100 고지를 넘어설 거라는 계산이 나온다. 2011~2012시즌 현재 승점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남자부 삼성화재가 2011~2012, 2014~2015시즌 두 차례 세웠던 신기록(승점 84)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지난시즌까지 6구단 체제로 치러졌던 여자부 신기록은 2012~2013시즌 IBK기업은행이 세운 승점 73이다. 승점 시스템 도입 이전 성적까지 현재 시스템으로 환산할 경우 역대 최고는 2005~2006시즌 현대캐피탈의 승점 91이다. 올 시즌 강성형 감독 체제를 출범한 현대건설은 정규시즌 전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부터 우승을 차지하며 좋은 출발을 했다. 개막 후 12연승을 이어가며 팀 연승 신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센터 양효진(33)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에 외국인 선수 야스민(26·라이트)이 그동안 팀의 약점으로 꼽혀온 큰 공격을 책임지면서 빈틈이 없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체 자원인 정지윤(21·레프트), 황연주(36·라이트)의 활약도 쏠쏠하다. 현재 득점(1764점), 공격종합(성공률 43.37%), 오픈(39.67%), 속공(54.62%), 후위공격(47.57%), 서브(세트 당 1.500개) 등에서 팀 기록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강 감독도 “선수들이 그동안 해온 조직력과 끈끈함이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8일 예정된 2위 도로공사와의 대결은 현대건설의 신기록 도전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도로공사는 3라운드 맞대결에서 현대건설을 꺾으며 당시 12연승을 중단시켰다. 올 시즌 현대건설의 유일한 패배다. 현재 11연승 중인 도로공사가 5일 페퍼저축은행 경기에서도 승리할 경우 현대건설이 못다 이룬 13연승에 성공할 수 있다. 양효진은 “도로공사 역시 조직력이 좋은 팀인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 강하게 밀어붙여 이번에는 반드시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여자부 성적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연일 고공행진 중인 현대건설과 달리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승점 5), 내홍 사태를 겪었던 IBK기업은행(승점 9)은 시즌 반환점을 넘도록 아직 두 자릿수 승정도 채우지 못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보름(29·강원도청)의 목에는 스케이트 모양의 펜던트 목걸이(사진)가 걸려 있었다. 두 달 전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직접 골랐다. 왜 스케이트 모양인지 이유를 묻자 천천히 그리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야 비로소 스케이트가 예뻐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예전에는 스케이트를 생각하면 그저 힘들기만 했거든요. 때론 너무 싫었던 적도 있었고…. 그런데 이제는 스케이트를 즐겁게 타는 것 같아요. 스케이트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된 거죠.”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쇼트트랙으로 스케이트를 시작했다. 18년 동안 그와 함께해온 스케이트는 때론 뜨거운 환희를, 때론 차가운 시련을 안겨주었다. 그럼에도 빙판 위의 고독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은 건 스케이트를 신은 모습이 가장 자기답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 그는 “서른이 되면 고민이 많아진다는데 나는 여전히 선수로서 ‘어떻게 하면 더 스케이트를 잘 탈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의 머릿속은 2월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을 3일 경기 남양주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평창에서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획득한 그는 베이징 대회에서도 매스스타트 메달에 도전한다.○ 자신의 의지 깨닫게 된 ‘평창의 눈물’김보름은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벅찬 마음과 동시에 아직도 가슴 철렁한 기분이 든다. 평창 대회 여자 팀 추월 종목에서 불거진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 때문이다. 당시 8강전에서 앞서 달리던 김보름, 박지우와 뒤에 있던 노선영의 간격이 크게 벌어지면서 팀 내 불화 문제가 제기됐다. 탈락 뒤 김보름이 인터뷰에서 웃음을 보이자 논란은 확산됐다. 국가대표 자격 박탈 등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후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눈물을 흘리며 관중에게 사죄의 큰절을 올렸다. 그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를 통해 “의도적 가속과 고의적 감속 의혹 모두 사실이 아니다”란 결과를 발표했지만 사태는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 현재 김보름 측에서 노선영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정신적 충격으로 여전히 정신건강의학과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힘들었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어 “나를 믿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큰 힘이 됐다. 선수로서 나 자신의 의지와 목표 의식을 깨달으며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오른팔에 새긴 ‘주저앉는 것은 다시 일어서기 위함이다’는 뜻의 라틴어 문신처럼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베이징의 웃음’ 꿈꾸는 보름올림픽을 대비해 막판 담금질 중인 그의 고민은 실전감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020∼2021시즌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져있다. 각자의 레인에서 달리는 다른 스피드스케이팅과 달리 10여 명의 선수가 함께 400m 트랙 16바퀴를 도는 매스스타트는 경쟁 선수들의 경기 운영에 큰 영향을 받는다. 세계 랭킹 8위인 그는 이번 시즌 세 차례 월드컵 경기에서 한 번도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1차 대회에서 가장 좋은 6위의 성적을 거뒀던 그는 “지난 시즌을 소화한 유럽, 북미 선수들이 확실히 감각이 좋았다. 내가 스퍼트를 내기 좋아하는 구간에서 다른 선수들의 견제도 심했다”고 말했다. 여러 선수가 함께 경기를 하는 매스스타트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다. 그는 2019∼2020시즌에도 월드컵에서 노메달로 부진하다 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라 곡선 주행과 막판 스퍼트가 강해 메달 획득 가능성은 언제나 유효하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 매스스타트는 평창 대회 팀 추월 8강전이 치러진 2월 19일에 열린다. 그는 “아무래도 나에게 평생 잊기 어려운 날인데 올해는 웃으면서 경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정월대보름에 태어나 ‘보름’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그가 베이징에서는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남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이 맞붙은 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는 팀을 떠나 두 쌍의 ‘단짝’이 있었다. 한 쌍은 초중고교 동창인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이었고 다른 한 쌍은 성균관대 2년 선후배 사이인 한국전력 서재덕(33), 현대캐피탈 전광인(31)이었다. 각 팀을 대표하는 레프트인 두 선수는 나란히 한국전력에서 프로로 데뷔해 국가대표팀에서도 함께 뛰었다. 전광인이 지난해 12월 군에서 제대하면서 3시즌 만에 선배 서재덕과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서재덕은 이번 시즌 전 먼저 제대했다. 현대캐피탈이 박빙의 승부 끝에 3-2(25-21, 22-25, 25-22, 22-25, 15-13)로 승리하며 전광인이 판정승을 거뒀다. 복귀 후 세 번째 경기를 치른 전광인은 이날 허수봉(24·24득점, 공격성공률 58.33%)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9득점(성공률 60%)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수비에서도 팀에서 가장 많은 55개의 리시브를 받으면서 49.09% 효율을 기록했다. 서재덕도 17득점(성공률 50%)으로 분전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단짝의 끈끈한 우정처럼 이날 승부도 끈질기게 이어졌다. 현대캐피탈이 1, 3세트, 한국전력이 2, 4세트를 차례대로 나눠 가지면서 최종 5세트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5세트에서도 2점 넘게 점수 차이가 벌어지지 않는 공방이 반복됐다. 13-13 동점에서 센터 차영석(28)의 속공으로 한 점 달아난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 다우디(27)의 공격을 레프트 허수봉이 블로킹해 내면서 듀스 없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대캐피탈(승점 27)은 OK금융그룹(승점 25)을 제치고 5위에 올랐다. 한편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은 이날 수원에서 KGC인삼공사에 3-2(25-23, 20-25, 26-28, 25-22, 15-13)로 진땀 승리를 거뒀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양 팀 최다인 29득점(성공률 41.26%)하며 팀의 7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인삼공사는 현대건설 주요 공격 옵션인 센터 양효진(33·190cm)을 막기 위해 역시 키 190cm의 장신 센터 정호영(21)을 붙이는 작전으로 기세를 잡았지만 4세트 후반부터 집중력이 떨어지며 다 잡았던 대어를 놓쳤다.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포르투갈의 프로축구 선수 파비우 코엔트랑(34·사진)은 최근 어부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현역으로 뛴 코엔트랑은 과거 스페인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어부의 삶을 선택한 그는 “축구는 언젠가 끝난다. 내 삶의 또 다른 방향을 잡아야만 했다”고 말했다. 정든 그라운드가 아닌 거친 바다가 당분간 낯설겠지만 이 또한 인생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의 6연승 행진을 이끈 숨은 원동력은 바로 ‘블로킹’이다. 연승하는 동안 세트당 3.263개의 블로킹으로 시즌 팀 기록(세트당 2.413개)을 크게 상회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삼성화재와의 경기(3-0·승)에서는 총 18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상대 세터의 패턴플레이를 어렵게 만드는 쪽으로 서브 공략을 하면서 블로킹에서도 효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로킹 벽의 중심에는 1982년생 마흔 살 센터 하현용(사진)이 있다. 하현용은 3일 현재 세트당 0.708개로 블로킹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자부 최초 센터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한국전력 신영석(36·세트당 0.633개)에게도 앞서 있다. 하현용 개인 성적만 놓고 봐도 놀라운 기록이다. 시즌 중반이긴 하지만 14년 전인 2007∼2008시즌 커리어 하이(세트당 0.648개) 기록을 뛰어넘는다. 최근에는 남자부 역대 세 번째로 통산 950블로킹(현재 956개) 고지를 넘기도 했다. 하현용은 현대캐피탈 여오현 플레잉코치(44)에 이어 남자부 두 번째 최고참이다. 숱한 실전 경험이 지금의 하현용을 만들었다. 센터로서 키(197cm)가 그리 크지도, 발이 빠르지도 않지만 상대 세터의 습관 등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포메이션상 외국인 선수 알렉스(31)와 나란히 배치되면서 블로킹에서도 서로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KB손해보험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국가대표 센터 김재휘(29)가 영입되면서 팀의 전반적인 블로킹 짜임새가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V리그 원년(2005시즌) 남자부 신인선수상 출신인 하현용은 17시즌 만인 지난 시즌 처음으로 베스트7에 선정돼 많은 배구 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당시 시상식에서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또 도전해서 반드시 쟁취하겠다”는 각오를 남겼다. 올 시즌 좋은 활약에도 여전히 “아직 부족한 것 같다. 경기를 치를수록 컨디션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한다. KB손해보험, 우리카드에서 뛴 하현용은 아직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험이 없다. 역시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우리카드와 하현용이 조금씩 높은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계획대로 봄 배구도 가능하지 않을까.”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을 앞두고 조심스레 희망을 드러냈다. 단 전제조건이 있었다. 선두 대한항공(승점 36)을 상대로도 원하는 경기력이 나와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날 전까지 우리카드는 올 시즌 대한항공에 3전 전패를 기록 중이었다. 그중 두 차례는 0-3 완패였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매치업이라고 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가 이어졌다. 신 감독의 희망을 현실로 만든 건 외국인 선수 알렉스(31·포르투갈·사진)였다. 알렉스는 이날 양 팀 최다인 23점(공격성공률 46.34%)을 올리면서 3-0(25-16, 25-21, 26-24) 완승을 견인했다. 6연승을 이어간 4위 우리카드(9승 11패)는 승점 30으로 3위 한국전력(11승 8패)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승수에서 뒤져 순위를 뒤집지는 못했다. 알렉스는 2세트에서만 서브, 블로킹 1개를 포함해 총 11점으로 화끈한 득점력을 뽐냈다. 접전이 이어졌던 3세트에서도 23-23에서 리드를 가져오는 블로킹에 성공하는 등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링컨(29·호주)의 공격만 두 차례 가로막았다. 우리카드의 팀 블로킹도 빛났다. 이날 블로킹 총 10개로 대한항공(2개)을 높이에서 압도했다. 알렉스(3개) 외에도 센터 하현용(40) 김재휘(29), 레프트 송희채(30) 등이 각각 블로킹 2개씩을 성공했다. 경기 뒤 신 감독은 “상대 세터 한선수(37)의 플레이를 분석했는데 잘됐다. 서브가 잘 들어가면서 블로커들의 위치 선정이 주효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KB손해보험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김재휘를 영입하면서 블로킹 높이, 속공 면에서도 약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여자부 GS칼텍스는 흥국생명을 3-1(25-23, 21-25, 25-21, 25-16)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외국인 선수 모마(29·카메룬)가 양 팀 최다인 40득점(공격성공률 61.66%)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GS칼텍스(승점 37)는 KGC인삼공사(승점 36)를 제치고 3위로 도약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1년 올해에도 우리는 스포츠 덕에 행복했다. 분초 단위로 희비가 엇갈리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우리는 선수와 함께 뛰고 또 달렸고, 따라 웃고 울기도 했다. 동아일보 스포츠부가 2021 스포츠 명승부를 정리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A조 예선 일본전(7월 31일)최종 5세트에서 12-14로 뒤져 패색이 짙던 상황. 박정아(28)가 연속 3점을 올리면서 한국은 역전승을 거뒀고 이날 승리로 한국은 8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이 대회 뒤 주장 김연경(33)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배구 여제’의 마지막 한일전이 됐다. ○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준결승 일본전(7월 26일)세트 스코어 4-4에서 맞이한 ‘슛오프’에서도 두 팀은 28-28 동점을 기록했다. 과녁 정중앙에 가까운 화살을 쏜 팀이 승리하는 상황. 한국 대표팀 막내 김제덕(17)이 쏜 화살이 중심에서 3.3cm 떨어진 반면 일본은 5.7cm 지점에 박히면서 2.4cm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한국-시리아(10월 7일)손흥민이 벼랑 끝에서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후반 39분 시리아의 오마르 크리빈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이 됐다. 손흥민이 해결사로 등장한 건 후반 43분이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김민재가 헤딩으로 떨어뜨린 공을 침착하게 왼발로 차 넣으면서 골망을 갈랐다. ○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 전남-대구FC(12월 11일)90분간 7골이 쏟아진 혈투 속에 웃은 건 전남이었다. 후반 37분 전남 정재희(27)가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면서 4-3으로 승부가 갈렸다. 2부 리그 팀 최초로 FA컵 우승을 차지한 전남은 역시 2부 팀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 2020 도쿄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 독일전(7월 28일)40-37, 3점을 뒤진 채 최종 9바우트에 들어선 독일은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오상욱은 ‘이제 때가 됐다’는 듯 점수를 뽑아내며 45-42로 55분에 걸친 혈투를 끝냈다. 한국은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도 45-26으로 승리하면서 ‘펜싱 어벤져스’를 완성했다.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10월 24일)2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열린 LPGA투어 대회. 3라운드까지 4타 차 2위였던 고진영은 이날만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따내며 임희정과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따낸 고진영은 이날 우승으로 한국 선수 200번째 LPGA투어 대회 우승 기록도 남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1년 올해에도 우리는 스포츠 덕에 행복했다. 분초 단위로 희비가 엇갈리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 속에서 우리는 선수와 함께 뛰고 또 달렸고, 따라 웃고 울기도 했다. 동아일보 스포츠부가 2021 스포츠 명승부와 ‘말말말’을 정리했다.▽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삼성생명-KB스타즈(3월 15일) 우승트로피를 다시 들기까지 15년이 걸렸다. 삼성생명의 우승으로 끝난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정규리그 4위 팀이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것은 물론 정규리그 승률 5할미만(14승 16패)팀이 정상에 선 것 또한 삼성생명이 처음이었다. 국보 센터 박지수에 대한 철저한 봉쇄작전이 통하면서 멀기만 했던 우승이 현실이 됐다.▽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준결승 일본전(7월 26일) 단 2.4㎝ 차이로 결승 진출이 갈렸다. 세트 스코어 4-4에서 맞이한 ‘슛오프’에서도 두 팀은 28-28 동점을 기록했다. 슛오프에서는 동점이 되면 과녁 정중앙에 가까운 화살을 쏜 팀이 승리한다. 한국을 구한 건 막내 김제덕(17)의 화살이었다. 김제덕이 쏜 10점 화살이 중심에서 3.3㎝떨어진 반면 일본의 10점은 5.7㎝지점에 박히면서 승부가 갈렸다. 한국은 결승에서 대만을 6-0으로 완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제덕은 혼성전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2020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200m 자유형 결선(7월 27일)7번 레인에 선 수영 대표 황선우(18)는 레이스 초반 ‘신 스틸러’였다. 50m, 100m 구간도 모자라 150m구간까지도 줄곧 선두를 지켰다. 박태환을 넘어 200m 첫 올림픽 금메달이 눈 앞으로 다가오는 듯 했다. 마지막 50m 구간에서 힘이 떨어지면서 아쉽게 7위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스프린터로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수영황제 케일럽 드레셀도 “18세 당시의 나보다 낫다”고 극찬을 보냈을 정도다. 이어 황선우는 자유형 100m에서는 아시아 선수로는 65년 만의 결선 진출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2020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 독일전(7월 28일) 40-37 3점의 리드를 안은 채 최종 9바우트에 들어선 오상욱(25)은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진짜 실력은 위기에서 나왔다. 냉정함을 잃지 않은 오상욱은 역전을 내주지 않았고 결국 45-42로 55분간의 혈투를 끝냈다. 기세를 탄 한국은 이어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이며 45-2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펜싱 어벤져스’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A조 예선 일본전(7월 31일) 한일전 이름에 걸맞게 승부는 최종 5세트까지 이어졌다. 12-14로 패색이 짙던 상황. 레프트 박정아(28)는 연속 공격 득점으로 듀스를 만든 데 이어 직접 경기를 끝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8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 이 대회 뒤 주장 김연경(33)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결과적으로 배구여제의 마지막 한일전이 됐다.▽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8월 1일) 2m 35. 최고의 무대 올림픽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우상혁(25)은 자신도 믿을 수 없다는 듯 포효했다. 왼쪽 가슴 위 태극기를 오른손으로 두드렸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m 39 도전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스스로 “괜찮아”를 외치며 도전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뒤 거수경례로도 화제를 모은 그는 “행복한 밤.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는 소감을 남겼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준 명승부였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한국-시리아(10월 7일) 캡틴 손흥민(29)이 벼랑 끝에서 극적인 승리를 일궈냈다. 후반 39분 시리아의 오마르 크리빈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이 됐다. 자칫 동점으로 끝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손흥민이 있었다. 후반 43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민재가 헤딩으로 떨어뜨린 공을 침착하게 왼발로 차넣어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필드골을 터뜨린 건 2019년 10월 스리랑카전 이후 2년 만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10월 24일)2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열린 LPGA투어 대회. 3라운드까지 4타 차 2위였던 고진영(26)은 이날만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따내며 임희정(21)과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따내며 정상에 선 고진영은 이날 우승으로 투어 내 한국 선수 200번째 우승을 완성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KT(11월 15일) 1회초 무사 1,2루. 두산 3번 타자 페르난데스가 당겨 친 안타성 땅볼을 KT 2루수 박경수(38)가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역동작 상황에서도 2루에 송구해 4-6-3 더블플레이를 연결했다. 진화에 성공한 KT는 이날 6-1로 승리했다. 기세를 탄 KT는 이후 시리즈 전적 4승 0패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KS) 정상에 오른다. 결과적으로 호수비 하나가 시리즈의 흐름을 바꾼 것. 3차전 수비 중 종아리 부상을 당한 박경수는 깁스를 한 채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영광을 안았다.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 전남-대구FC(12월 11일) 90분간 7골이 쏟아진 혈투 속에 웃은 건 전남이었다. 후반 37분 전남 정재희(27)가 극적인 왼발 결승골을 넣으면서 4-3으로 승부가 갈렸다. 1,2차전 합계 4-4를 기록했지만 원정다득점에서 앞서면서 전남이 트로피를 들었다. 2부 리그 팀 최초로 FA컵 우승을 차지한 전남은 역시 2부 팀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이날 나온 7골 역시 FA컵 결승전 역대 최다골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