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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의 종합병원 창원한마음병원이 개원 이후 해마다 소외 아동을 위해 열어온 봄소풍 행사가 30주년을 맞았다. 창원한마음병원과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창원호텔은 18일 창원 마산로봇랜드와 대구 이월드에서 지역 아동센터 소속 어린이들과 자원봉사자 등 2000여 명을 초대해 ‘제30회 마음으로 보는 세상’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지역의 보육시설 소속 아동과 새터민, 다문화가정 등 소외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봄 소풍 행사다. 하충식 이사장(64)이 창원고려병원을 인수해 한마음병원으로 이름을 바꾼 1995년부터 매년 빠짐없이 열리고 있다. 첫해 참가자 수십 명으로 시작된 행사는 이제 복지시설 아동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대규모 행사로 거듭났다. 30년 동안 이 행사에 초대된 어린이가 3만 명을 넘어설 정도다. 창원한마음병원은 앞으로도 행사 주최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 이사장은 “진정한 봉사의 힘은 꾸준함에 있다”며 “아이들을 위한 봄 소풍을 30년간 이어온 것에 감사함과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행사는 다음 달 16일까지 매주 주말과 공휴일에 열린다. 5000여 명이 참석할 행사에 병원과 호텔은 2억 원을 들인다. 창원한마음병원은 가을에는 ‘꿈나무 체육대회’를, 여름과 겨울방학 때는 영화관과 뷔페로 어린이들을 초대하는 ‘희망이 자라는 문화체험’ 행사도 해마다 열고 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태국 파타야 살인 사건’ 일당이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여 납치한 뒤 목 졸라 살해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살인 방조 혐의로 구속된 이모 씨(26)는 구속 이후 조사에서 살인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달 초 공범 2명과 함께 방콕의 한 유흥업소에서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만났고, 수면제를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차에 태워 파타야로 납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일당은 노 씨가 차 안에서 깨어나자 그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목을 졸라 노 씨가 심정지에 빠졌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부터 살인을 의도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 씨 등은 노 씨의 시신을 드럼통에 숨겨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 유기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씨 일당이 계획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태국 언론에 따르면 이 씨 일당은 이달 1∼3일 롬끌라오 지역과 3∼10일 시신을 유기한 저수지 인근에서 함께 숙박한 것으로 전해졌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사전 예약제로 열린 제31회 함안 낙화놀이 공개행사가 매진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경남 함안군은 14, 15일 함안면 괴산리 무진정(無盡亭)에서 열린 공개행사를 1만4000명이 관람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6만여 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교통 혼잡 등 혼란이 빚어지자 올해 행사는 하루 7000명으로 제한하는 사전예약제를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10일 2차 온라인 예약에서는 6000명분이 단 1분 만에 매진됐다. 군은 인력 800여 명을 투입해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K불꽃쇼’로 불리는 함안 낙화놀이는 마을 주민이 만든 참나무 숯가루를 한지로 돌돌 말아 만든 낙화봉에 불을 붙이는 민속놀이다. 경남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함안 낙화놀이는 조선 선조 시기부터 매년 부처님오신날에 열었다고 전해진다. 1960년부터 재연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함안군은 낙화놀이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방침이다. 조근제 함안군수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내년에는 더욱 좋은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공사 기간 차량 정체가 심해 시내버스를 타도 출근 시간이 배로 걸렸는데, 이제는 전용차로로만 버스가 다녀서 출퇴근 시간이 확 줄 것 같습니다.”(김모 씨·40·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시가 대중교통 중심 도시가 되려면 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S-BRT)가 필요한 건 맞지만 간선과 지선의 연결이 촘촘하지 못해 되레 자가용이 늘어나는 역효과를 불러오지 않을까 염려도 됩니다. 대중교통의 편리함을 끌어올려 S-BRT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 같습니다.”(이모 씨·36·성산구) 창원시가 원이대로 S-BRT 1단계 구간 임시운행에 들어간 15일 오전 8시경. 원이대로 도계사거리와 의창스포츠센터 인근에서 만난 창원시민들은 새 교통 시스템이 도입된 것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우려도 드러냈다. 기존 가로변 정류장 대신 건널목을 건너 중앙전용도로에 설치된 새 정류장으로 이동하며 낯설어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각 건널목과 정류장에는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시민들의 안전사고를 막는 모습이었다. 원이대로 S-BRT 구간은 의창구 도계광장∼창원광장∼성산구 가음정 사거리 9.3km 구간이다. 일반차로와 분리된 전용도로로 시내버스가 운행한다. 창원시는 경남도로부터 준공 전 사용 허가를 받아 이날 오전 5시 첫차부터 45개 노선(339대) 시내버스 임시 운행을 시작했다.● 우선신호체계 적용… “지하철 못잖은 정시성” 원이대로 S-BRT는 타 시도가 도입한 기존 BRT를 업그레이드한 게 특징이다. 버스전용차로를 단순히 선으로만 구분한 것과 달리 녹지대를 설치해 구조적으로 승용차가 버스전용차로에 진입할 수 없도록 차단한 것이다. 저상버스 탑승 높이에 맞는 수평 승하차 정류장도 설치됐다. 전용차로를 달리는 버스에는 우선신호체계도 적용된다. 정지하지 않고 달리기에 ‘지상의 지하철’이라고도 불린다. 양방향 차로에는 이를 위한 전용 신호등도 설치됐다. 전용 우회전 신호도 4곳(용지사거리·창원운동장사거리·명곡광장·목련삼거리)에 설치돼 일반차로 구간 차량은 신호에 맞게 대기해야 한다. 정류장도 도로 가장자리에서 전용차로와 맞붙은 양방향 도로 가운데로 옮겨졌다. 창원시 관계자는 “신호가 바뀌지 않았는데도 도착한 버스를 타기 위해 무단횡단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정 기간 도우미를 배치해 최대한 빨리 시스템이 안정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 불편 최소화 과제… 2단계 사업 확대할까 1년 남짓 이어진 구축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시민 불편과 불만을 최소화는 건 과제로 남았다. 교통약자들의 접근이 어려운 곳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등 개통 전부터 문제로 지적된 시설 개선 공사도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S-BRT의 안착과 성공을 위해선 시내버스 이용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창원시는 ‘K패스 카드’를 도입해 월 교통비의 20∼53%를 지원하는 한편 비접촉식 요금 결제 시스템 도입, 버스타기 운동(Bus-Day)도 추진하고 있다. 창원시는 2단계 사업(마산 3·15대로)은 신중히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1단계 구간 개통 효과를 따지는 건 물론이고 1단계 공사 기간 부정적 여론이 컸던 만큼 주민 여론도 충분히 살핀 후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조명래 창원시 제2부시장은 “많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개통 이후 효과성을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을 납치해 살해한 피의자 3명 중 캄보디아로 도망쳤던 이모 씨(27)가 14일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불법 도박에 가담한 전력을 확인하고, 범행 동기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청은 14일 0시경(현지 시간 13일 오후 10시경) 캄보디아 경찰과 한국 경찰 주재관이 프놈펜의 한 숙박업소에서 이 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13일 오후 9시경 ‘이 씨로 보이는 한국인이 프놈펜에서 목격됐다’는 첩보를 입수해 이를 토대로 이 씨의 체포를 끌어냈다. 이 씨는 이달 초 김모 씨(39) 등 2명과 함께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살해하고 시신을 드럼통에 넣어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씨가 캄보디아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추적해 왔다. 경찰은 현지 경찰과 이 씨의 국내 송환을 협의할 방침이다. 미얀마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공범 김 씨에 대해선 우리 경찰이 현지 사법 당국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 김 씨는 2020년부터 태국을 8차례 드나드는 등 현지 사정에 밝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한국에 머물던 2016∼2017년경 경남 창원시에서 차량을 털고 150만 원 상당의 현금을 훔친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폭력 전과도 있다. 또 다른 공범 이모 씨(26)는 12일 국내에서 체포돼 14일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경찰은 우선 이 씨에게 살인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그가 사흘째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살인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15일 오후에 결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태국 경찰 수사 상황 등을 공유하고 분석해 살인방조 혐의를 적용한 것”이라며 “수사 상황에 따라 적용 혐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와 김 씨 등 피의자들이 과거 불법 도박에 가담했던 전력을 확인하고, 이들이 이번에도 금전과 관련된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과거 불법 도박장 등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한 태국 언론은 피해자 노 씨 지인의 증언을 인용해 ‘노 씨가 갱단 활동지인 아속 지역에서 이발과 마사지 사업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태국 휴양지 파타야에서 한국인 남성 관광객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 피의자 3명 중 1명이 국내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지문 감식으로 피해자인 30대 남성의 신원을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손가락을 모두 절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태국 현지 경찰과 공조해 나머지 공범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20대 피의자 전북 정읍에서 붙잡혀 13일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20대 남성 이모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태국 파타야에 입국한 노 씨를 한국인 공범 2명과 함께 이달 초 살해한 뒤 드럼통에 넣고 시멘트를 채워 저수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9일 태국을 출국해 같은 날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국한 지 3일 만인 12일 오후 7시 46분경 전북 정읍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체포 당시 이 씨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직후부터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나머지 공범 2명 중 1명이 태국과 인접한 캄보디아로 도주한 사실을 파악했다. 나머지 1명은 출국 기록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미얀마로 밀입국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미얀마로 도주한 김모 씨는 2020년부터 태국을 8번 드나들어 현지 사정에 밝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 2명에 대해서는 여권을 무효화하는 한편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적색 수배를 내린 상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태국 경찰이 수사를 맡고 있지만 우리 국민이 관련된 사건인 만큼 현지에 주재관을 파견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해외로 도피하거나 국내에 들어온 피의자에 대한 검거는 우리 경찰이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손가락 모두 훼손돼” 경찰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신은 크게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태국 매체 타이PBS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12일 브리핑에서 “시신은 손가락 10개가 전부 절단된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이 신원 파악을 어렵게 하기 위해 이 같은 수법을 쓴 것이다. 경찰은 유전자(DNA) 검사를 진행하고 노 씨의 가족을 태국으로 보내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현지 매체는 “사망하기 전 절단됐다면 고문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된다”고 전했다. 경남경찰청은 피의자들이 노 씨를 먼저 살해한 뒤 노 씨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거액을 요구하며 협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7일 피의자로 추정되는 괴한은 노 씨의 어머니에게 협박 전화를 걸어 “아들이 마약을 버리는 바람에 손해를 봤으니 몸값 300만 밧(약 1억1200만 원)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폐쇄회로(CC)TV 등에 찍힌 납치범 일당의 행적에 비춰볼 때 이들은 노 씨를 이미 4일경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검거된 이 씨를 포함한 일당 3명 모두 절도 등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마약 관련 전과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와 다른 공범 1명은 각각 절도 등의 혐의로 소년보호사건 송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지 경찰은 노 씨의 가족과 친구 진술 등을 근거로 노 씨가 마약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아직까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경찰은 노 씨와 피의자들이 기존에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한국인 피의자 외에 태국인이 이들의 범행을 도운 정황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피의자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며 정확한 범행 동기 등도 조사하고 있다”며 “태국 경찰과 공조해 국내로 입국하지 않은 2명도 조만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경남도와 창원특례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사업인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 사업에 최종 선정돼 2026년까지 총사업비 163억 원을 확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공모사업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지방 디지털 경쟁력 강화방안’ 중 핵심 사업이다. 과기부는 올해 공모 신청한 9개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심사해 경남 창원시와 충북 청주시 등 2곳을 대상지로 최종 선정했다. 경남도는 1단계로 2026년까지 창원시 팔용동 산학융합지구 등에 혁신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창원에는 1200여 개의 디지털 공급기업이 있는데, 150곳 이상의 기업을 추가로 육성 및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매출액 50억 원 이상의 경남형 소프트웨어 강소기업 20곳을 육성하는 한편 수도권 등에서 경남으로 이전하는 디지털 공급기업과 창업기업에 ‘100원의 임대료 사무실’ 등 혜택을 제공한다. 혁신거점을 조성한 이후 공공사업 및 민간투자를 포함한 ‘경남 디지털 혁신밸리 대형사업’도 추진한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이번 공모사업 선정이 도내 수요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공급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이 사업이 초일류 제조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태국 휴양지 파타야에서 한국인 남성 관광객을 납치해 살해한 사건 용의자 3명 중 1명이 국내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지문 감식으로 피해자인 30대 남성의 신원을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손가락을 모두 절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태국 현지 경찰과 공조해 나머지 공범 2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20대 피의자 전북 정읍에서 붙잡혀13일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 노모 씨(34)를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20대 남성 이모 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태국 파타야에 입국한 노 씨를 한국인 공범 2명과 함께 이달 초 살해한 뒤 드럼통에 넣고 시멘트를 채워 저수지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9일 태국을 출국해 같은 날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입국한 지 3일 만인 12일 오후 7시 46분경 전북 정읍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체포 당시 이 씨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 직후부터 이어진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나머지 공범 2명 중 1명이 태국과 인접한 캄보디아로 도주한 사실을 파악했다. 나머지 1명은 출국 기록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미얀마로 밀입국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미얀마로 도주한 용의자 김모 씨는 2020년부터 태국을 8번 드나들어 현지 사정에 밝은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피의자 2명에 대해서는 여권을 무효화하는 한편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적색 수배를 내린 상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태국 경찰이 수사를 맡고 있지만 우리 국민이 관련된 사건인 만큼 현지에 주재관을 파견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면서 “해외로 도피하거나 국내에 들어온 피의자에 대한 검거는 우리 경찰이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손가락 모두 훼손돼”경찰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신은 크게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태국 매체 타이PBS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12일 브리핑에서 “시신은 손가락 10개가 전부 절단된 상태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이 신원 파악을 어렵게 하기 위해 이같은 수법을 쓴 것이다. 경찰은 유전자(DNA) 검사를 진행하고 노 씨의 가족을 태국으로 보내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현지 매체는 “사망하기 전 절단됐다면 고문이 있었던 것으로 간주된다”고 전했다.경남경찰청은 피의자들이 노 씨를 먼저 살해한 뒤 노 씨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거액을 요구하며 협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7일 용의자로 추정되는 괴한은 노 씨의 어머니에게 협박 전화를 걸어 “아들이 마약을 버리는 바람에 손해를 봤으니 몸값 300만 밧(약 1억1200만 원)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폐쇄회로(CC)TV 등에 찍힌 납치범 일당의 행적에 비춰볼 때 이들은 노 씨를 이미 4일경 살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경찰은 검거된 이 씨를 포함한 일당 3명 모두 절도 등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마약 관련 전과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와 다른 공범 1명은 10여 년전 절도 등의 혐의로 소년보호사건 송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지 경찰은 노 씨의 가족과 친구 진술 등을 근거로 노 씨가 마약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은 아직까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경찰은 노 씨와 용의자들이 기존에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경찰은 한국인 피의자 외에 태국인이 이들의 범행을 도운 정황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피의자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며 정확한 범행 동기 등도 조사하고 있다”며 “태국 경찰과 공조해 국내로 입국하지 않은 2명도 조만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경남도교육청은 박종훈 교육감(사진)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민선 8기 전국 시도지사와 교육감 공약실천계획서 평가’에서 4년 연속(2021∼2024년) 최고등급(SA)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경남도교육청은 매니페스토 공약 사업으로 5대 영역 40개 사업을 선정해 이행 계획을 수립하고 결과를 공개해 평가받았다. 평가 분야는 △공약 이행 완료 △지난해 목표 달성 △주민소통 △웹소통 △공약일치도이며 박 교육감은 공약 이행 완료 분야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또 공약 40개 중 지난해 상반기(1∼6월) 공약 이행률은 105%, 2026년 목표 대비 추진율은 53%로 각각 나타났다. 박 교육감은 “평가 결과에 대한 만족보다는 도민에게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경남교육이 되도록 지속해서 성찰하고 공약 이행 완료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경남도는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경상남도 산업단지 조성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8일 밝혔다. 법정계획인 10년 단위 산업입지 수급 계획과 별도로 기업이 원하는 경쟁력 있는 산업입지를 선제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경남도는 종합계획에서 산업 권역을 △동북권(창원 김해 밀양 양산 함안 창녕) △서남권(진주 사천 통영 고성 남해 하동) △서북권(의령 산청 함양 거창 합천) 등 3곳으로 구분했다. 권역별 특색에 맞는 산업 중심의 발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개발 가용지 후보 43곳도 발굴했다. 입지적정성은 물론이고 시군별 인구수, 제조업 출하액, 산업단지 분양률 등 실현 가능성 3개 항목을 평가에 반영했다. 이 가운데 △창원(방위원자력, 수소) △김해(첨단의료, 반도체) △밀양(나노) △진주·사천(우주항공) 등 5곳에 대해서는 미래첨단산업과 주력산업을 고려한 단계별 개발계획안까지 마련했다. 곽근석 경남도 도시주택국장은 “개발 가용지는 향후 국가산단 등 정부 공모사업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 절경을 간직한 경남 밀양 영남루의 국보 승격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밀양시는 8일 오후 4시 영남루 마당에서 국보 승격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평양 부벽루(浮碧樓), 진주 촉석루(矗石樓)와 함께 조선 시대 3대 명루로 꼽히는 영남루는 1933년 보물로 지정된 뒤 1955년 국보로 승격됐다. 1962년에 문화재보호법이 만들어졌고 정부가 이 법에 근거해 문화재를 재평가하면서 이듬해 보물로 내려앉은 뒤 지난해 12월 국보로 재승격됐다.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 양산 통도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 통영 세병관에 이어 경남의 네 번째 목조건축물 국보다. 기념식에서는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참석해 국보 지정서를 안병구 밀양시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밀양 출신 이민진 소리꾼의 밀양아리랑 공연과 밀양 무형유산 단체가 준비한 대동놀이 등 공연도 마련될 예정이다. 안 시장은 “영남루가 밀양의 자부심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축문화유산으로 손색없도록 보존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박완수 경남도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남대표단이 태국과 베트남을 방문해 국내 복귀 기업을 경남으로 유치하고 농수산식품 판로를 개척했다. 경남대표단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3박 5일간 태국 방콕시와 베트남 동나이성을 방문했다고 6일 밝혔다. 대표단은 방콕에서 경남 우수 농수산식품 수출상담회를 열어 35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태국 재계 1위 CP그룹의 자회사인 CPF와 수출입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식 식자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태국에서 경남 농수산식품의 경쟁력을 확인하고 판로를 개척했다는 게 경남도의 설명이다. 베트남 호찌민에서는 ㈜씨케이와 ㈜데일리킹 2개사와 국내 복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수도권에 본사를 둔 두 기업은 경남에 총 410억 원을 투자하고 65명을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경남도는 베트남 동나이성과는 ‘산업·계절인력 및 대학 간 교류’를 골자로 하는 친선강화협정을 체결하고 산업·농업 현장의 인력난 해소에 물꼬를 텄다. 박 지사는 “동남아 최대 시장인 태국, 베트남과의 네트워크 구축으로 관광산업 교류 등 도정핵심 과제 수행을 위한 추진력을 확보했다”며 “실질적 협력 강화와 동남아 시장 개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27일 개청하는 경남 첫 청(廳) 단위 중앙행정기관인 우주항공청에 근무할 직원들의 정주 여건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남도와 사천시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최대 3000만 원의 현금 지원은 물론이고 버스 노선 신설 등 대중교통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사천공항 활주로와 부지 등을 확장해 국제공항으로 전환하고 이용객 증가에 대응할 방침이다. ● 4인 가족 최대 3000만 원 지원 경남도는 가족 동반 이주를 장려하기 위해 우주항공청 직원 4인 가족 기준 최대 3000만 원의 정착금을 지원한다. 4인 기준 이주정착금 일시금 800만 원(1인당 200만 원)과 24개월간 매월 지원하는 자녀장학금 및 양육지원금까지 합한 액수다. 사천을 포함한 경남으로 이주한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경남지역 식당과 시장 등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10만 원 상당의 ‘웰컴 제로페이’도 이주정착금으로 별도 지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천시는 경남도와 별도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민임대주택 180채와 무상 임대아파트 50채를 각각 제공한다. 사천시는 주택자금 대출이자 비용도 최대 90%까지 지원한다. 27일 개청하는 우주항공청 정원은 293명으로 개청에 맞춰 120여 명이 우주항공청으로 이동해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관련 입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류명현 경남도 산업국장은 “장기적으로 경남도는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정책, 산업, 연구 기능과 교육, 문화, 체육, 관광이 어우러져 기업과 인재가 모이는 글로벌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며 “5월 30일 개원하는 22대 국회와 협력해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특별법’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동 편의 높이고 ‘사천국제공항’ 추진 경남도와 사천시는 임시청사를 경유하는 시내버스와 시외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강화한다. 개청일인 27일부터 사천시 사남면 임시청사와 사천시외버스터미널, 주거 밀집 지역을 하루 16회 운행하는 500번, 501번 노선이 새로 생긴다. 또 임시청사∼사천공항∼진주역∼진주시외버스터미널을 하루 8번 경유하는 시외버스 노선도 신설된다. 서울 대전 대구 등 주요 도시에서 삼천포까지 운행하는 시외버스도 임시청사를 하루 2∼4회 경유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과기부도 임시청사∼직원 숙소(평일), 임시청사∼세종·대전을 오가는 통근 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사천과 수도권 간 유동 인구 증가에 대비해 고속철도 증편을 계획하고, 국가철도망 계획에 사천과 서울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사천우주항공선’도 추진할 예정이다. 경남도와 사천시는 김포와 제주 노선을 운항 중인 사천공항의 확대도 추진한다. 우주항공 복합도시 조성과 연계해 여객·화물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남해안권의 우수한 관광 자원을 바탕으로 한 지역 거점 허브공항이 될 잠재력도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남도는 공항 부지를 현재 4만5299㎡에서 12만1299㎡로 확장하고, 활주로를 2.7km에서 3.5km로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연구용역을 내년 4월까지 진행한다. 김영삼 경남도 교통건설국장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2026년부터 2030년을 단위로 한 국토교통부 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사천공항을 국제공항으로 승격시키는 사업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경남 의령군에 사는 ‘10남매 가족’이 5일 서울에서 열리는 보건복지부 ‘제102회 어린이날 행사’에 초청됐다. 3일 의령군은 10남매 부모인 박성용(50), 이계정(48) 씨 부부가 1박 2일로 초청됐다고 밝혔다. 서울 토박이였던 박 씨는 2002년 이 씨와 결혼한 뒤 2007년 장인과 장모가 사는 의령에 터를 잡았다. 원래 자녀를 3명 정도 낳을 생각이었는데, 행복이 점점 커져 어느새 10남매가 됐다. 박 씨네 10남매의 사연이 알려진 뒤 포스코 등 기업은 물론이고 전국 장학재단과 개인 후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의령군도 넷째부터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박 씨 가족이 첫째 예서 씨(20)부터 한 살배기 막내 예빛 군까지 한꺼번에 가족 여행을 가는 건 드문 일이라고 한다. 의령군 관계자는 “박 씨가 정부 초청을 받고 ‘어딜 가든 붐비는 어린이날엔 더더욱 온 가족이 함께 움직이는 걸 엄두를 못 냈는데 모두 설레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의령=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경남도는 경남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거점 기관인 ‘경남글로벌게임센터’ 개소식을 경남대 한마관에서 열었다고 2일 밝혔다. 지역 글로벌게임센터는 수도권에 편중된 게임산업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권역별로 특성화된 게임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문을 열었다. 경남도는 국비 6억 원 등 총 12억 원을 투입했다. 입주 기업뿐만 아니라 도민 누구나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센터에는 △입주지원실(14개실) △게임스테이션(상용게임 체험존) △게임제작 교육실 △1인 기업 업무시설 등이 들어섰다. 센터는 올해 사업비 24억 원을 들여 글로벌 마케팅과 ‘게임 스타트업 클래스’ 등 12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경남대와 인제대에 게임학과가 함께 개설돼 대학과 센터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게임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개소식과 함께 입주 기업 대표 및 직원과의 간담회도 열렸다. 최만림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경남글로벌게임센터를 중심으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경남만의 지속 가능한 게임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게임, 웹툰 등 문화콘텐츠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 지원해 대한민국 명품 문화콘텐츠 도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갑상샘암 환자 박모 씨(63)는 “전날 문자로 초음파 진료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충남 논산시에서 3시간 걸려 왔다는 그는 “진료는 취소됐지만 예정된 채혈이라도 하려고 첫차를 타고 올라왔다”며 “언제 다음 진료를 받을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경상국립대 교수들은 예고한 대로 30일 소속 병원 11곳에서 수술과 진료를 중단하고 휴진에 들어갔다. 휴진 참여율은 병원마다 천차만별이었는데 분당서울대병원에선 교수 200명 가량이 휴진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의 경우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가 많지 않았다. 같은 병원이라도 과별로 참여율이 달랐다. 서울대병원 외과의 경우 아예 접수 모니터에 불이 꺼진 상태였다.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신장내과 앞에도 환자들이 보이지 않았다. 내과 진료실 앞에서 만난 간호사는 “외래 예약 상당수를 전날로 당기거나 미뤘다”고 말했다. 비뇨기과 외래진료를 위해 방문했다는 이광래 씨(63)는 “평소엔 환자가 어깨에 치일 정도로 많은데 오늘은 평소 대비 10%도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도 곳곳에서 휴진 여파가 드러났다. 이 병원 알레르기천식센터는 교수 3명이 모두 휴진했고, 산부인과 일부 교수도 휴진에 동참했다. 휴진 교수 중 일부는 ‘전공의와 학생 복귀를 위해 의대 증원을 원점 재논의해야 한다’는 문구를 들고 병원 입구에서 시위를 했다. 이 병원 암센터에서 만난 김정태 씨(76)는 “아내가 6개월마다 항암 치료와 검사를 하는데 어제 진료가 취소될까 싶어 종일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소속 교수 508명 중 40% 안팎이 휴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30일 잡혔던 외래 진료 약 7000건 중 30%가량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고려대 안암병원 관계자는 “진료 예약을 바꾸기 어려워 대다수 교수들이 휴진하지 않았다”고 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휴진 교수가 거의 없었고, 고려대 안산병원 역시 소속 교수 256명 중 3, 4명 정도만 휴진했다. 창원경상대병원도 휴진율이 2% 수준에 그쳤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주요 병원 100곳 상황을 모니터링했는데 전면 진료 중단 등 큰 혼란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환자단체들은 “교수들의 주 1회 정기 휴진 움직임이 갈수록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경남 창원상공회의소는 국토교통부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에 경남 진주와 수서를 오가는 경전선 운행 증편을 건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창원시의 철도 서비스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취지다. 창원상의는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왕복 운행 중인 경전선 4편의 차량을 8편으로 증편해 달라고 건의했다. 지난해 9월 개통한 경전선의 경우 진주역을 출발해 마산역, 창원역, 창원중앙역, 김해 진영역, 밀양역을 경유해 서울 수서로 환승 없이 갈 수 있다. 창원상의는 “창원시는 인구 밀집 지역이자 수도권과의 물리적 거리가 가장 먼 지역임에도 SRT 운행이 4회뿐이라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창원시와 비슷한 도시 규모인 인구 110만 명대의 울산시에 49회 운행하는 횟수와 비교해도 11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갑상샘암 환자 박모 씨(63)는 “전날 문자로 초음파 진료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충남 논산시에서 3시간 걸려 왔다는 그는 “진료는 취소됐지만 예정된 채혈이라도 하려고 첫차를 타고 올라왔다”며 “언제 다음 진료를 받을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경상국립대 교수들은 예고한대로 30일 소속 병원 11곳에서 수술과 진료를 중단하고 휴진에 들어갔다. 휴진 참여율은 병원마다 천차만별이었는데 분당서울대병원에선 교수 40% 가량이 휴진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고려대 안암·구로·안산병원의 경우 휴진에 참여하는 교수의 숫자가 많지 않았다. 같은 병원이라도 과별로 참여율이 달랐다. 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의 경우 아예 접수 모니터에 불이 꺼진 상태였다. 외과와 신장내과 앞에도 환자들이 보이지 않았다. 내과 진료실 앞에서 만난 간호사는 “외래 예약 상당수를 전날로 당기거나 미룬 상태”라고 말했다. 비뇨기과 외래진료를 위해 방문했다는 이광래 씨(63)는 “평소엔 환자가 어깨에 치일 정도로 많은데 오늘은 평소 대비 10%도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도 곳곳에서 휴진 여파가 드러났다. 이 병원 알레르기천식센터는 교수 3명이 모두 휴진했고, 산부인과 일부 교수도 휴진에 동참했다. 휴진 교수 중 일부는 ‘전공의와 학생 복귀를 위해 의대 증원을 원점 재논의해야 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병원 입구에서 시위를 했다. 이 병원 암센터에서 만난 김정태 씨(76)는 “아내가 6개월마다 항암 치료와 검사를 하는데 어제 진료가 취소될까 싶어 온종일 마음을 졸였다”고 했다.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비공식적으로 소속 교수 508명 중 40% 안팎이 휴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30일 잡혔던 외래 진료 약 7000건 중 30% 가량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반면 고려대 안암병원 관계자는 “진료 예약을 바꾸기 어려워 대다수 교수들이 휴진하지 않았다”고 했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휴진 교수가 없었고 고려대 안산병원 역시 소속 교수 256명 중 3, 4명 정도만 휴진했다. 창원경상대병원도 휴진율이 2% 수준에 그쳤다.복지부 관계자는 “주요 병원 100곳 상황을 모니터링했지만 전면 진료 중단 등 큰 혼란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환자단체들은 “교수들의 주 1회 정기 휴진 움직임이 갈수록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원자력발전소를 자율 유치한 대가로 지원받은 1279억 원이 마을 주민들 간의 주도권 다툼에 10년 넘게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이 진행되면 지급되는 방식이라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276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허공에 날린 셈이다. 기피시설 유치 후 지원금을 두고 곳곳에서 갈등이 커지면서,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울산 울주군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에 따르면 울주군 서생면 주민 약 8500명은 2014년 새울 3·4호기 등 원전 2기를 자율 유치했다. 침체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원전에 삶의 터전을 내주고 받은 지원금은 총 5730억 원. 이 중에서 법정 지원금을 제외하고 자율 유치 대가로 받는 법정 외 지원금은 약 1500억 원에 달한다. 원전 2기는 올해 10월부터 내년 말까지 차례로 완공될 예정이다. 지역 경제를 살릴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1500억 원을 둘러싸고 소송전까지 벌어지면서 이곳 주민들은 10년째 내홍의 늪에 빠져 있다. 2010년 9월 결성된 서생면주민협의회(주민협의회)는 이곳 일대 3개 마을 주민으로 구성돼 한수원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집행하는 권한이 부여된 단체다. 하지만 마을 3곳 사이에서 지원금 사용에 대한 주도권 싸움이 끊이지 않아 현재까지 221억 원만 집행됐다. 나머지 1279억 원은 여전히 한수원 측이 보유 중이다. 지난달엔 주민협의회 회장 선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돼 회장 공백 사태까지 벌어졌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 기장군은 주민들에게 전달된 원전 지원금 일부가 부정 사용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 중이다. 도수관 울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피시설인 원전 설립 부지로 선정된 마을 주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법률로 보장할 필요는 있지만 지원금을 어떻게 분배하고 사용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마을 살리자” 발전소 유치하곤, 지원금 배분 갈등에 갈라져 원전 30기 지원금 3.5조원 달해똘똘 뭉쳐 유치하고는 다툼 반복주민간 소송전에 횡령 사건까지“지원금 집행 공익재단 필요” 지적 “유치할 때는 한마음으로 주민들이 똘똘 뭉치지만, 결국 지원금 분배 과정에서 갈등이 터져 나오는 거죠.” 울산 울주군에 사는 한 주민은 지원금 1500억 원을 놓고 10년 이상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29일 이렇게 말했다. 울주군 서생면 주민들이 원자력발전소를 자율 유치하면서 받은 지원금 외에도 전국 곳곳에 지급된 원전 관련 지원금은 3조5304억 원에 달한다. 1989년 제정된 발전소 주변 지역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발전기로부터 5km 이내에 있는 지역이 속하는 읍면동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발전사업자로부터 법정 지원금과 법정 외 지원금을 받는다.● ‘낙후 마을’ 발전소 유치 경쟁 발전소 1기당 수천억 원씩 지급되는 지원금을 받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사활을 걸고 발전소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부산 기장군 6기, 전남 영광군 6기, 울산 울주군 4기, 경북 울진군 8기, 경북 경주시 6기 등 전국에 있는 원전 30기 운영을 위해 지급된 지원금뿐만 아니라 수력발전소 7기, 양수발전소 7기에 대한 지원금도 2569억 원이 주민들에게 지급됐다. 최근 경기 포천시, 충북 영동군, 강원 홍천군, 경북 영양군, 경남 합천군 등 5곳이 양수발전소 대상 지역으로 선정돼, 이 중에서 합천군은 825억 원 넘는 지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발전소 유치 과정에서는 지자체와 주민들이 합심해 유치전에 나서다가도, 정작 유치가 확정되면 갈등이 불거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경기 여주시 천연가스발전소와 경기 김포시 열병합발전소, 강원 양양군 양수발전소 등은 이권을 둘러싸고 주민 간 갈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심지어 주민 간 소송전까지 벌어진 울주군 서생면에선 정부가 추진하는 신규 원전을 또다시 자율 유치하겠다면서 주민 4042명 명의로 유치 서명서를 울주군에 최근 전달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경북 영덕군은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신규 원전 건설지역으로 선정돼 특별지원금 409억 원을 받았다가 정부가 이를 회수하겠다고 통보하면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쌈짓돈’처럼 쓰다 쇠고랑 발전소 지원금을 둘러싼 폐단은 각종 비위로 드러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된 사업비 40조 원 규모의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울산 지역 어민협회 300여 명은 해상풍력사업 대책위원회(대책위)를 5년 전 꾸려 사업 백지화를 요구했다. 그러자 민간 투자사 5곳에서 어민 피해 상생 기금으로 70억 원을 대책위에 건넸고, 대책위에서 이 기금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경찰 수사로까지 이어졌다. 대책위는 상생 기금이 투명하게 배분됐는지 울산 해경에 수사를 의뢰했다. 대책위 회장과 사무국장 등은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해경수사를 받고 지난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 기장군에서도 원전 지원금을 둘러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지급한 지원금을 사용한 사례 중 한 마을의 집행부가 대가를 받고 특정 업체에 지원금 관련 사업을 맡긴 혐의로 지난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울주군 원전 주변 어민들이 허위로 해녀로 등록한 뒤 한수원으로부터 수십억 원의 보상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무려 130명이 넘는 어민이 해경에 입건됐고, 주범 등 5명은 실형 등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전문가들은 발전소 주변 지역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수관 울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원금을 집행하는 공익 재단을 설립해 중장기 프로젝트에 지원금을 쓰게 하고 주민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하루아침에 엄마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엄마, 오늘은 실컷 엄마 생각하고 울고 또 보고 싶어 할래요.” 26일 경남 의령군 궁류면 의령 4·26 추모공원. 42년 전인 1982년 4월 26일 벌어졌던 ‘우순경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어머니를 잃었던 전도연 씨(62)가 42년 만에 열린 첫 위령제에서 ‘보고 싶은 우리 엄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읽자 1500여 명이 참석한 객석은 일순 눈물바다로 변했다. 전 씨는 당시 20세로 49세였던 어머니를 잃었다. 우순경 총기 난사 사건은 당시 의령경찰서 궁류지서 우범곤 순경이 총기와 실탄 등을 탈취해 1982년 4월 26일 궁류면 평촌, 토곡, 압곡, 운계 4개 마을 주민에게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주민 56명을 숨지게 한 비극적인 사건이다. 사건 발생 42년 만인 이날 처음으로 위령제가 의령군 주최로 열렸다. 첫 위령제를 지낸 곳인 의령 4·26 추모공원은 궁류면 궁류공설운동장 인근에 8891㎡ 규모로 지어졌다. 오태완 군수가 2021년 12월 당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국비 지원을 건의하면서 추모공원 조성이 급물살을 탔다. 군은 2022년 행정안전부로부터 국비 7억 원을 지원받고 도비 2억 원과 군비 21억 원을 합쳐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볕 잘 들고 사람 많이 모이는 널찍한 곳’에 추모공원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한 유족들의 뜻을 군이 받아들였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첫 위령제를 지낸 만큼 매년 위령제를 열고, 4·26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남편을 잃고 자신도 총상을 입은 배병순 씨(92)는 “심정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느냐”며 “많은 사람이 쉬고, 보고 갈 수 있는 곳에 공원이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을 의령군이 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