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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후 3개월여 만에 이뤄진 첫 특별사면 대상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정부는 사면 대상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인을 배제하되 조상수 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위원장 등 노사 관계자 8명을 포함해 경제위기 극복 및 사회통합에 방점을 뒀다. 정부는 12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오전 10시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안을 의결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무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여파와 경기침체 등으로 국민 대다수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 온 점을 고려했다”며 “민생경제 저변에 역동성과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사면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사면·감형·복권 대상은 △일반 형사범 1638명 △중소기업인·소상공인 32명 △특별배려 수형자 11명 △주요 경제인 4명 △주요 노사관계자 특별사면·복권 8명 등 1693명이다. 한 장관은 “적극적인 기술투자와 고용창출로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주도하는 주요 경제인들에 대한 엄선된 사면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의 경우 지난달 형기는 만료됐지만 앞으로 5년 동안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고 있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복권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 광복절 기념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다만 법무부는 “이 부회장의 경우 실형을 선고받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서 사면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계열사 부당 합병과 회계 부정 의혹을 둘러싼 재판을 받고 있어 ‘사법 리스크’는 그대로 남아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사면됐다.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업무상 배임으로 2019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사면·복권된다. 부패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 전 대통령, 김 전 지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전병헌 전 의원 등 정치인들은 이번 사면 대상에서는 전면 배제됐다. 남재준 이병기 전 국정원장 등도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높은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정부는 노사 통합을 통한 사회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조상수 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위원장,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등 주요 노사 범죄 사범 8명을 사면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 장관은 “집단적 갈등 상황을 극복하고 노사 통합을 통해 사회발전의 잠재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건설업, 자가용화물차·여객운송업, 공인중개업, 어업면허·허가,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 대상자 총 59만3509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를 함께 시행했고 모범수 649명도 가석방했다. 한 장관은 “각종 행정제재 감면을 통해 내수고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산업을 정상화하고 여객 운송업 종사자 등의 복귀를 도모해 민간경제에 활력을 부여하고자 했다”면서 “다만, 행정제재 감면대상에서 불법하도급이나 건설 관련 담합, 음주·무면허 운전자, 사망사고 야기자 등 중대위반 행위자들은 제외했다”고 밝혔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을 한 달 앞두고 각각 ‘공직자범죄’와 ‘선거범죄’로 분류됐던 직권남용과 매수·기부행위 등을 ‘부패범죄’로 재규정해 검찰이 직접 수사하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검사의 수사개시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을 12일부터 29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골자는 다음 달 10일 시행되는 검수완박법에 규정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폭넓게 해석한 것이다. 가령 기존 규정에서 공직자범죄로 분류됐던 직권남용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법과 유엔 부패방지협약 등에 부패범죄로 분류된 점을 근거로 부패범죄로 재분류했다. 법무부는 또 검찰청법에 ‘부패·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규정한 것을 근거로 무고와 위증 등 사법질서 저해 범죄는 ‘중요 범죄’에 해당돼 직접수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입법 취지를 고려해 최소한의 필요 범위 내에서 개정했다”며 “국가 중요 범죄 대응력을 강화하고, 사건 관계인의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은 “법 기술자들의 ‘시행령 쿠데타’”라며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법무부가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우회 통로로 대통령령을 활용하려고 하면 국회가 좌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시행령 고쳐 檢수사 범위 확대… 뇌물수사 ‘4급 이상’ 제한도 없애 법무부, 대통령령 개정안 마련방위산업법 위반, 경제범죄 간주… 위증-증거인멸은 ‘중요 범죄’ 분류마약유통- 조폭도 직접수사 가능, 내달 10일 이후 개시 수사에 적용韓법무 “개정 검찰청법 무력화 아냐”… 野 “입법취지 무시, 법기술자 꼼수” “검찰 수사권을 과도하게 제한해 국가 대응력이 약화되면 우리 사회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1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시행령으로 (법을) 무력화한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위를 축소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을 앞두고 국가범죄 대응력을 약화시키고 현장 수사 실무에도 맞지 않는 시행령을 정비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다. 검찰청법 개정에 따라 다음 달 10일부터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는 6대 범죄에서 부패·경제범죄로 축소되지만 이날 시행령 개정에 따라 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 등 일부에 대해선 직접 수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개정된 시행령은 국무회의 등을 거친 뒤 검찰청법 시행일 이후 수사를 개시하는 경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대통령령 재량권으로 직접수사 범위 확대개정 검찰청법은 검찰 직접수사 범위를 ‘부패·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 문구의 ‘등’이란 표현을 두고 입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문구가 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무부는 다르게 해석했다. 부패·경제범죄 외에 정부가 구체적 범위를 정한 ‘중요 범죄’가 수사 개시 범위에 포함된다는 점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얼마든지 직접수사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근거가 됐다. 시행령 개정에 따른 대표적 변화는 직권남용, 직무유기, 허위 공문서 작성 등 공직자범죄뿐 아니라 매수 및 이해 유도, 기부행위 등 선거범죄 일부를 부패범죄로 재분류한 부분이다. 방위산업기술보호법 위반도 경제범죄로 재분류해 검찰이 직접수사할 수 있게 했다. 마약류 유통 관련 범죄와 서민을 갈취하는 폭력 조직, 기업형 조폭, 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범죄도 경제범죄로 정의해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위증, 증거인멸, 무고 등 사법질서 저해 범죄와 각 법이 검사에게 고발·수사의뢰하도록 한 범죄에 대해선 ‘중요 범죄’로 분류해 검찰 직접수사 범위에 넣었다. 검경 간 사건 ‘핑퐁’ 우려가 나온 ‘직접 관련성’ 개념도 손봤다. 범인·범죄사실 또는 증거가 공통되는 관련 사건은 검사가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송치 사건에서 관련된 다른 범죄가 검찰 수사 단계에서 발견될 경우 검찰이 이 사건만 따로 분리해 경찰에 넘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다만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별건 수사 제한 조항에 따라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직급·액수별로 수사 대상 범위를 쪼개 놓은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을 폐지했다. 현행 시행규칙상 뇌물죄는 4급 이상 공무원, 부정청탁 금품수수와 알선수재 등은 5000만 원 이상, 전략물자 불법 수출입의 경우 가액이 50억 원 이상 등의 경우만 검찰 수사가 가능하게 돼 있지만, 앞으로는 예전처럼 직급과 액수에 관계없이 수사할 수 있게 된다. 시행령 개정에 대해 검찰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1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제도가 시행된 결과 발생하는 범죄대응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일 뿐 수사권 조정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 민주당 “법 기술자들의 꼼수”이날 법무부 발표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법무부가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또다시 대통령령으로 주요 수사 범위를 원위치시킨다면 국회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입법 취지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법문을 해석한 ‘법 기술자’들의 꼼수”라며 “윤석열 정부가 ‘시행령 쿠데타’를 당장 멈추지 않는다면 국회는 헌법정신 수호를 위해 입법으로 불법행위를 중단케 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비판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다음 달 10일부터 수사검사와 기소검사를 분리하게 하는 개정 검찰청법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검찰이 수사팀 내부에 ‘레드팀’ 성격의 기소검사를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내부에서 ‘선의의 비판자’ 역할을 하는 레드팀이 사건 기록을 초기부터 들여다본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은 개정 법 시행 전 기소검사를 수사팀 내부에 두는 지침을 대검 내규나 법무부령을 통해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 검찰청법은 ‘검사는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소를 위한 증거 조작 등 무리한 수사와 자백, 진술 강요 등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취지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에 참여하지 않은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경우 ‘기소의 적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며 입법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를 냈다. 기록이 방대하고 사안이 복잡한 경우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점,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피의자가 구속돼 있는 경우 처리 기한이 짧아 판단이 어려운 점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대검은 ‘레드팀’ 성격의 기소검사를 수사팀 내부에 두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기소검사는 압수수색 등 수사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수사 초기부터 기록을 검토한 뒤 기소 여부를 판단해 수사검사를 견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검은 일본 검찰이 시행 중인 ‘총괄심사검찰관’ 제도를 참고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제도는 수사와 기소를 한 사람이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2011년 도입됐다. 다만 총괄심사검찰관은 수사팀이 아닌 공판부에 소속돼 의견을 낼 뿐 기소를 결정하지 않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소검사를 수사팀 내부가 아닌 외부에 두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가령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의 경우 반부패수사3부 검사가 기소를 하게 하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소규모 지청은 부서 단위 구분이 어려운 만큼 검찰청별 상황에 맞게 운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을 한 달 앞두고 각각 ‘공직자범죄’와 ‘선거범죄’로 분류됐던 직권남용과 매수행위 등을 ‘부패범죄’로 재규정해 검찰이 직접수사하게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검사의 수사개시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을 12일부터 2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골자는 다음달 10일 시행되는 검수완박법에 규정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폭넓게 해석한 것이다. 가령 기존 규정에서 공직자범죄로 분류됐던 직권남용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법과 UN부패방지협약 등에 부패범죄로 분류된 점을 근거로 부패범죄로 재분류했다. 법무부는 또 검찰청법에 ‘부패·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범죄’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규정한 것을 근거로 무고와 위증 등 사법질서저해 범죄는 ‘중요범죄’에 해당돼 직접수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입법 취지를 고려해 최소한의 필요 범위 내에서 개정했다”며 “국가 중요범죄 대응력을 강화하고, 사건관계인의 인권침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은 “검수완박법 무력화”라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법무부가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우회 통로로 대통령령을 활용하려고 하면 국회가 좌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부모 빚을 물려받게 된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뒤 상속재산을 넘는 빚을 물려받지 않도록 하는 민법 일부 개정안이 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른바 ‘미성년자 빚 대물림 방지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이르면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은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후 물려받은 빚이 상속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내, 성년이 되기 전에 안 경우에는 성년이 된 날부터 6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게 했다. 한정승인은 상속재산의 범위 안에서만 부모 빚을 갚는 것이다. 현행 민법상 미성년자는 부모 사망 뒤 3개월 내에 법정대리인을 통해 빚과 재산을 모두 승계하는 ‘단순승인’과 ‘한정승인’ ‘상속포기’ 등 3가지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의사 표현이 없을 경우 단순승인으로 간주돼 부모 빚을 떠안는 경우가 생겼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5월 ‘빚더미 물려받은 아이들’ 시리즈를 통해 이 같은 법의 허점을 지적했다. 당초 법무부는 개정안 시행 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도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소급 규정을 부칙에 넣었지만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법 시행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만 적용되도록 바뀌었다. 다만 법 시행 전 상속이 개시됐더라도 법 시행 시점에 ‘상속 개시를 안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경우’라면 한정승인을 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 등에 의해 관련 내용을 다룬 민법 개정안 4건이 발의됐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도 입법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9월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민의 이익만을 기준으로 좋은 정책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부모 빚을 물려받게 된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뒤 상속재산을 넘는 빚을 물려받지 않도록 하는 민법 일부 개정안이 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른바 ‘미성년자 빚 대물림 방지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이르면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은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후 물려받은 빚이 상속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안 날부터 6개월 내, 성년이 되기 전 안 경우에는 성년이 된 날부터 6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게 했다. 한정승인은 상속 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부모 빚을 갚는 것이다. 현행 민법상 미성년자는 부모 사망 뒤 3개월 내에 법정대리인을 통해 빚과 재산을 모두 승계하는 ‘단순승인’과 ‘한정승인’, ‘상속포기’ 등 3가지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의사 표현이 없을 경우 단순승인으로 간주돼 부모 빚을 떠안는 경우가 생겼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5월 ‘빚더미 물려받은 아이들’ 시리즈를 통해 이 같은 법의 허점을 지적했다. 당초 법무부는 개정안 시행 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도 한정승인을 할 수 있도록 소급 규정을 부칙에 넣었지만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법 시행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만 적용되도록 바뀌었다. 다만 법 시행 전 상속이 개시됐더라도 법 시행 시점에 ‘상속 개시를 안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경우’라면 한정승인을 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 등에 의해 관련 내용을 다룬 민법 개정안 4건이 발의됐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도 입법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9월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국민의 이익만을 기준으로 좋은 정책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쌍방울그룹에 대한 수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검찰 수사관과 해당 자료를 건네받은 검찰 수사관 출신 쌍방울 임원이 5일 구속됐다. 김경록 수원지법 영장 전담 판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 소속 A 수사관과 검찰 수사관 출신 쌍방울 임원 B 씨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A 수사관은 수사 기밀인 계좌 압수수색 영장 정보를 B 씨에게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 등을 받는다. B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형사사법 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등이다. 형사사법업무에 종사하거나 종사했던 사람이 직무상 알게 된 형사사법정보를 누설하거나 타인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등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쌍방울그룹에 대한 수사기밀 유출 의혹을 감찰 중인 수원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손진욱)는 4일 이들을 긴급체포하고 A 수사관의 수원지검 청사 내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최근 쌍방울그룹 본사 등에 대해 추가로 진행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A 수사관을 통해 수사기밀이 유출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관 출신인 B 씨는 A 수사관과 검찰청 재직 시부터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기밀 유출 수사는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검찰은 지난달 7일 이 의원의 변호인단이던 이태형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M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다 수원지검 형사6부에서 생성된 기밀 자료를 발견했다. 검찰은 B 씨를 통해 법무법인 M 소속 C 변호사에게 기밀이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한명숙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알려진 황창화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사진)이 2017년 11월 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후보에 올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청와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여권 실세와 가까운 황 사장에게 더 좋은 자리를 챙겨주기 위해 사퇴 종용과 부당 지원 등 직권남용을 반복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황 사장이 규모가 더 큰 공공기관의 수장이 될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 청와대 관계자들이 개입한 정황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당시 지역난방공사의 연 매출은 2조4873억 원으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2215억 원)의 10배 이상이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1심 판결문에 따르면 환경부 운영지원과 인사팀장 A 씨는 2017년 11월 28일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실 행정관 B 씨에게 ‘산하 공공기관 임원 추천 계획’ 문건을 이메일로 전송했다. 이 문건에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후보로 황 사장이 추가됐다고 나온다. 하지만 두 달 뒤인 2018년 1월 30일 A 씨가 B 씨에게 이메일로 전송한 ‘산하기관 임원 교체 진행 상황’ 문건에서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후보에서 황 사장의 이름이 사라졌다. 이후 A 씨는 서주원 전 환경교육센터 소장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후보로 추천하는 문건을 작성해 B 씨에게 전달했고 서 전 소장은 2018년 6월 사장으로 임명됐다. 그 대신 황 사장은 9개월 뒤인 2018년 10월 지역난방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2018년 5월 29일 해외 자원개발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하며 기관장들에게 사퇴를 압박했다. 당시 지역난방공사 사장이었던 김경원 전 사장은 5월 30일 임기를 1년 1개월 남기고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황 사장을 지역난방공사 사장에 임명하기 위해 하급자에게 면접 예상 질의서 등을 미리 전달하는 등 부당 지원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7일 통일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압수수색하는 등 산업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에서도 ‘윗선’ 관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및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사진)이 최근 귀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관련자 조사 등을 거쳐 이르면 이달 말경 서 전 원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6월 12일 미국 싱크탱크 초청으로 출국했던 서 전 원장은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현재 자택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전 원장은 여권 등에서 ‘도피성 출국’이라는 의혹을 제기하자 6월 말 “사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 필요한 협조를 해나갈 것”이라며 귀국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서 전 원장은 2019년 11월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탈북 어민 2명에 대한 합동조사를 조기 종료시킨 혐의(국정원법상 직권남용) 등으로 지난달 6일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됐다. 서 전 원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내던 2020년 9월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사망 당시 46세)가 자진 월북했다고 발표하는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어민 북송 사건으로 고발당한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귀국한 데 이어 서 전 원장도 귀국하면서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일정에 따라 필요한 조사를 진행하며 서 전 원장 등을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檢, ‘강제 북송’ 윗선 수사 가속도… 서훈, 변호인 선임 수사 대비 ‘도피성 출국’ 의혹 서훈-김연철 귀국徐, 탈북어민 조사 강제종료 등 혐의… 檢 “강제북송 행위, 법적 근거 없다”檢, 국정원등 자료확보-참고인 조사… 정의용-김연철 개입 여부 수사 병행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수사는… ‘월북’ 발표에 靑지시 가능성 촉각 “여러 번 부르기 힘든 분들 아니냐.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 통일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와 연루된 인물이 많아 기록도 방대하다.”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귀국한 서훈 전 국정원장 등 핵심 인물 조사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대면 조사를 서두르기보다 법리 검토와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차근차근 준비한 뒤 핵심 인물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도피성 출국’ 의혹을 받던 서 전 원장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 ‘키맨’들이 최근 잇달아 귀국하면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윗선’을 향한 수사에 조금씩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서훈, 변호인 선임 등 수사 대비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 전 원장은 지난달 30일 입국 후 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본격적으로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 전 원장은 2019년 11월 우리 정부가 탈북 어민을 상대로 진행하던 합동조사를 강제로 조기 종료시킨 혐의(국정원법상 직권남용) 등으로 지난달 6일 국정원으로부터 고발됐다. 통상 국정원과 군·경찰의 합동조사는 탈북자들을 상대로 귀순 의사를 확인하고 위장 탈북 가능성 등을 조사하는 데 보름 이상 소요되는데, 당시 어민들은 5일 만에 북송됐다. 또 서 전 원장은 국정원이 합동조사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통일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강제 수사 필요’ ‘귀순’ 등의 표현을 빼고 ‘대공 혐의점 없음’ 내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보고서 수정을 지시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이준범)는 어민 북송 과정에서 서 전 원장 등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부하 직원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시켰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강제 북송 행위에 법적 근거가 없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내용으로 법리 검토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까지 객관적 자료 등 증거 확보와 참고인 조사에 주력해 왔다. 서 전 원장 등을 고발한 국정원에 대해선 지난달 13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통일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로부터도 자료를 제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국정원과 대북 감청부대원, 해군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도 참고인 신분으로 부르며 핵심 인사 조사에 앞서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외교안보 사령탑이었던 정 전 실장이 강제 북송의 최종 결정권자였는지, 김 전 장관이 강제 북송이 법적 문제가 있다는 내부 보고를 받고도 묵살했는지 등을 밝혀내는 것도 검찰의 과제다. ○ 檢, ‘월북’ 발표에 청와대 지시 가능성 주목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도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서 전 원장이 ‘자진 월북’ 판단의 최종 책임자인지 등을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서 전 원장은 6월 27일 “당시 원칙에 어긋남 없이 최선을 다해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당시 북한에 유화적이었던 청와대 지시로 해양경찰청 등이 이대준 씨(사망 당시 46세)의 자진 월북에 비중을 둔 발표를 강행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당시 국정원 비서실장을 통해 국정원이 생산한 첩보 보고서의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그는 “누구에게도 삭제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문재인 정부 당시 ‘탈(脫)검찰화’ 기조에 따라 검사가 배치되지 않았던 법무부 일선 부서에 검사들이 속속 배치되고 있다. 법무부는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한 것”이라며 기조 전환 방침을 분명히 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기존에 파견 검사가 없었던 일선 부서에 최소 7명의 검사를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인권정책과와 여성아동인권과에 각각 검사 1명씩 2명을 배치했고 국가소송과와 상사법무과, 행정소송과에도 각각 검사 1명씩을 배속했다. 법무심의관실에도 2명의 검사가 배치됐다. 6개 부서 모두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에는 파견 검사가 한 명도 근무하지 않았던 곳이다.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5월 법무부의 ‘아동인권보호 특별추진단’이 해산하며 소속검사 1명이 여성아동인권과에 재배치됐고, 나머지 부서는 6월 28일 단행된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에서 법무부 근무가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인사정책 정상화의 일환이란 입장이다. 지난 정부에서의 탈검찰화로 인한 업무 전문성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늘린 비공식 파견 검사의 몫을 다시 정규 부서의 몫으로 되돌리고 있다는 것. 법무부 소속 검사는 2017년 67명에서 지난해 33명으로 감소했는데, 정규 인력 감소에 따른 공백을 공식 발령을 받지 않은 파견 검사와 각종 태스크포스(TF)로 대신해왔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정부는 정규 부서에서 정식 계통에 따라 업무 처리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선 부서에 검사 7명이 증원된 대신 법무부 정책보좌관실 소속 검사 4명과 디지털성범죄대응TF, 아동인권정책추진단에 있던 검사 4명 중 3명은 검찰로 복귀했다. 법조계에선 법무부의 탈검찰화 폐기 방침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는 6월 25일 국회에 제출한 지난해 국정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전 정부의 탈검찰화 기조에 따라 전문성 부족과 잦은 이직에 따른 업무 연속성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유능한 인재가 모여 함께 협력하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법무부 내 검사 인원 적정 규모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정부업무평가에서 4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은 점도 전문성 저하의 근거로 제시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문재인 정부 당시 ‘탈(脫)검찰화’ 기조에 따라 검사가 배치되지 않았던 법무부 일선 부서에 검사들이 속속 배치되고 있다. 법무부는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한 것”이라며 기조 전환 방침을 분명히 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기존에 파견 검사가 없었던 일선 부서에 최소 7명의 검사를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인권정책과와 여성아동인권과에 각각 검사 1명씩 2명을 배치했고 국가소송과와 상사법무과, 행정소송과에도 각각 검사 1명씩을 배속했다. 법무심의관실에도 2명의 검사가 배치됐다. 6개 부서 모두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에는 파견 검사가 한 명도 근무하지 않았던 곳이다.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5월 법무부의 ‘아동인권보호 특별추진단’이 해산하며 소속검사 1명이 여성아동인권과에 재배치됐고, 나머지 부서는 지난달 28일 단행된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에서 법무부 근무가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인사정책 정상화의 일환이란 입장이다. 지난 정부에서 탈검찰화로 인한 업무 전문성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늘린 비공식 파견 검사의 몫을 다시 정규 부서의 몫으로 되돌리고 있다는 것. 법무부 소속 검사는 2017년 67명에서 지난해 33명으로 감소했는데, 정규 인력 감소에 따른 공백을 공식 발령을 받지 않은 파견 검사와 각종 태스크포스(TF)로 대신해왔다는 것이 법부부의 설명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정부는 정규 부서에서 정식 계통에 따라 업무 처리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선 부서에 검사 7명이 증원된 대신 법무부 정책보좌관실 소속 검사 4명과 디지털성범죄대응TF, 아동인권정책추진단에 있던 검사 4명 중 3명은 검찰로 복귀했다. 법조계에선 법무부의 탈검찰화 폐기 방침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25일 국회에 제출한 지난해 국정검사 결과 보고서에서 “전 정부의 탈검찰화 기조에 따라 전문성 부족과 잦은 이직에 따른 업무 연속성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유능한 인재가 모여 함께 협력하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법무부 내 검사 인원 적정 규모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정부업무평가에서 4년 연속 최하위등급을 받은 점도 전문성 저하의 근거로 제시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한국의 과학수사 기법 등 수사역량을 고려했을 때 (국내에서도) 충분히 유죄 선고를 받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탈북 어민을) 처벌하고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8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어민 2명이 (동료 선원을 죽였다고) 자백을 했고 범행 현장으로 볼 수 있는 선박도 확보돼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일반적으로 (국내) 살인사건의 경우 피해자 진술이 있을 수 없고 목격자도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 사건도 충분히 수사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귀순 목적과 귀순 의사는 구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다면 국내법에 따라 강제 송환하면 안 된다는 취지다.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된 정 전 실장 등은 “어민들이 엽기적 살인마였고 귀순 진정성이 없었다”고 했지만 검찰은 일단 귀순 의사를 밝혔다면 진정성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또 “출입국관리법으로 대한민국 국민을 강제 퇴거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 등을 참고하고 있다”며 “국민의 기본권을 법률상 근거 없이 침해했다면 위법”이라고도 했다. 검찰은 직권남용 혐의로 피고발인들을 기소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 등이 법적 근거 없이 ‘북송’을 지시했다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사건 공보 규정이 개정되면서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약 2년 7개월 만에 언론 대상 비공개 정례 브리핑(티타임)을 열었다. 이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송의 근거가 없다는 것은 ‘2 더하기 2가 4’가 맞느냐 하는 문제”라며 “(북송의 근거는) 그때도 없고 지금도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어민들을 북한으로 추방한 것이 부당했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추방의 법적 근거가 있냐’고 묻자 “북한 주민도 한국 국민이라는 것이 헌법과 판례의 입장”이라며 “같은 사안이 발생한다면 한국 법정에 세워 응당한 사법적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다”고도 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통일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27일 압수수색했다. 산업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에서도 산하기관에 대한 사직 강요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지난 정부 청와대 관계자 등 ‘윗선’ 관여 여부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이날 오전 9시 반부터 통일부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 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등 4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기관장 인사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앞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2019년 3월 손광주 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과 임기철 전 KISTEP 원장 등에 대한 사직 강요가 있었다며 유영민 전 과기정통부 장관(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등 1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지난달 13일 직권남용 혐의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조계에선 백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으로 ‘윗선’ 수사에 제동이 걸리자 검찰이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여러 부처를 들여다보면서 당시 청와대와의 연결고리를 파악해 수사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별개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박혁수)도 2017∼2018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 10여 명이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 인사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들로부터 사표를 받거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통일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27일 압수수색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뿐 아니라 다른 부처에서도 산하기관에 대한 사직 강요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지난 정부 청와대 관계자 등 ‘윗선’ 관여 여부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이날 9시 반부터 통일부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 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등 4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기관장 인사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앞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2019년 3월 손광주 전 남북하나재단 이사장과 임기철 전 KISTEP 원장 등에 대한 사직 강요가 있었다며 유영민 전 과기정통부 장관(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등 11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은 지난달 13일 직권남용 혐의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조계에선 백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으로 ‘윗선’ 수사에 제동이 걸리자 검찰이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여러 부처를 들여다보면서 당시 청와대와의 연결고리를 파악해 수사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별개로 서울중앙지검 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박혁수)도 2017~2018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 10여명이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 인사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들로부터 사표를 받거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거제=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우선적 수사권 폐지 및 검찰의 직접수사 강화를 통해 범죄 대응 공백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의 우선적 수사권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하지만 공수처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 실현 여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韓 “부패범죄 대응이 우선 과제”한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업무보고를 마친 뒤 브리핑을 갖고 “공수처가 설립된 지 1년이 지났지만 공수처의 사건 이첩 결정에 따른 수사 지연, 부실 수사 등 책임 있는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국가 전체의 부패범죄 대응이 약화되고 있다”며 “대통령 공약이었던 공수처의 우선적 수사권 문제를 개선하도록 법무부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법 제24조 1항은 공수처가 검경 등 다른 수사기관과 같은 사건에 대해 수사할 경우 의무적으로 사건을 이첩받을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 조항을 ‘독소조항’으로 꼽았다. 다만 이는 공수처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야당의 협조 없이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한 장관도 “(우선적 수사권 폐지는) 국회 입법 사항”이라며 “법무부는 행정부를 대표해 그런 식의 문제 인식을 가지고 국회 입법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그런 방향으로 노력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또 직접수사 강화를 위해 강력부와 외사부 등 직접수사 부서를 복원하고 금융증권, 보이스피싱, 조세범죄 등 다양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합동수사단을 운영하겠다고 보고했다. 범죄정보 수집능력 회복을 위해 올 하반기(7∼12월) 중 대검찰청 정보관리담당관실의 인력과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윤 대통령 “경제 살리는 정책에 최우선”윤 대통령은 이날 한 장관에게 “법무행정의 최우선을 경제를 살리는 정책에 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산업 현장의 인력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비자 정책 유연화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법제 정비,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벌규정 개선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경제 분야에서 형벌규정이 과다하게 포함된 경우가 많다”며 “경제활동 주체들에 위축 효과를 주기 때문에 개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경제 형벌규정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경제 관련 법률의 형벌 조항을 조사해 손질이 필요한 규정들을 추리게 될 것”이라며 “입법을 통해 형량을 낮추거나 과징금 등 행정 제재로 완화하는 방안이 가능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검경 간 효율적 협력 체계를 신속하게 완성하고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흉악 범죄, 여성·아동 대상 범죄를 예방하는 데 철저하게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여성·아동뿐만 아니라 장애인·외국인 등을 위한 ‘사회적 약자 범죄 전담 수사부’를 검찰에 내년 중 설치할 예정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한 장관은 “업무보고는 법무부가 정책을 어떻게 펴나갈지에 대해 개괄적 보고를 드리고, 그에 대한 대통령의 코멘트를 들은 것”이라며 “사면에 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사진)이 폭행의 고의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1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는 정 연구위원에게 형법상 독직폭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였던 정 연구위원은 2020년 7월 29일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었던 한 장관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장관의 몸을 누르는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한 장관은 당시 ‘신라젠 취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휴대전화 전자정보를 삭제할 수 있다고 판단해 손을 뻗었고 몸을 밀착하게 됐다”면서 “피고인이 의도치 않게 중심을 잃고 쓰러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장 집행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과 돌발 상황에서 피해자가 겪어야 했던 아픔을 깊이 반성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개인 관련 형사사건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이 몸을 누르는 행위를 중단할 수 있었는데도 지속한 것은 폭행의 고의가 명백하다”며 상고하겠다고 밝혔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해 사기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일 테라폼랩스의 공동창업자인 신현성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전날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와 관계사 등 15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면서 신 씨 자택과 그가 운영하는 금융결제 서비스 회사 차이코퍼레이션, 테라 프로젝트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 등도 포함시켰다. 신 씨는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 의장으로, 2018년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공동 설립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날 업비트, 코인원, 빗썸, 코빗, 고팍스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7곳의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권 대표와 회사 직원들의 테라 및 루나 거래 내역 등을 확보했다. 2019년 테라에서 나온 거액의 돈이 조세회피처를 거쳐 여러 회사로 흘러간 내역이 나왔는데, 검찰은 신 씨의 회사도 그 중 하나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초기에 테라폼랩스에 투자했던 두나무앤파트너스 본사, 테라폼랩스의 차명 회사로 알려진 커널랩스 등 8곳도 20일 압수수색했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2018년 테라폼랩스에 20억여 원을 투자해 루나 2000만 개를 받은 뒤 비트코인으로 교환해 수백억 원의 차익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의 자회사다. 검찰은 권 대표의 소재를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권 대표 등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테라를 예치할 경우 연이율 19.4%의 이자를 주겠다”며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대준 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의 ‘전문가 의견 자문결과’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해양경찰청 관계자 A 씨를 불러 조사했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전날(19일) A 씨를 불러 이 씨 심리상태에 대한 전문가 의견 취합 과정과 자문결과 보고서 작성 경위 등을 조사했다. A 씨는 2020년 10월 22일 해경의 3차 중간 수사결과 발표 전후 전문가에게 자문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해경은 “이 씨가 도박 빚으로 인한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발표 전후 전문가 의견 취합과 보고서 작성에는 해경청 수사정보국과 인천해양경찰서 등이 관여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의 ‘월북 판단’을 뒷받침하기 위해 해경 관계자들이 이 씨의 심리상태와 관련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씨 유족은 김홍희 당시 해양경찰청장과 윤성현 당시 해경청 수사정보국장(현 남해해양경찰청장)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는데 이 사건은 최근 인천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됐다. 검찰은 해경이 전문가 7명과 통화해 작성한 ‘인터넷 도박 중독에 따른 월북 가능성 자문결과’ 보고서의 작성 날짜를 위조했다는 의혹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등은 해경을 방문해 해당 보고서 열람을 요청했고 당시 해경은 ‘10월 21일’로 작성일자를 기재한 문서를 보여준 뒤 회수했다. 하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해경을 조사할 때는 ‘작성일자 불상’이었던 문서를 ‘10월 21일’로 기재해 보여준 것은 수사를 피할 목적으로 기록을 변조한 정황”이라며 “최근 감사원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규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씨 유족은 2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정한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대통령기록관이 지난달 22일 이 씨 유족의 정보공개 청구에 불응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취지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18일 대북 감청정보(SI·특수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첩보부대원들을 불러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이날 국방부 소속 첩보부대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 피살과 관련해 군의 SI 수집 정보와 처리 과정 등을 조사했다. 이들은 국방부에서 SI를 다루는 ‘777사령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777사령부는 SI를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를 통해 국방부와 합참 등에 공급하는 국방정보본부 예하 조직이다. 검찰은 또 이들을 대상으로 이 씨가 사망한 직후인 23일 국방부가 밈스 내 기밀을 삭제한 과정과 원본 보존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14일 밈스 관리 운영을 담당하는 국방정보본부 소속 A 대령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전반적인 SI 처리 과정 등을 분석하는 동시에 이 씨 피살 이후 밈스 내 삭제 정보 내용 등을 파악 중이다. 검찰은 당시 밈스에서 삭제된 기밀 정보가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통해 조만간 원본 등 자료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등은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살인,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문 전 대통령이 전 정권 수사와 관련해 고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탈북 어민들이) 죽을 것이 뻔한 만큼 살인에 대해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봐 (문 전 대통령을) 살인죄로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탈북 어민 2명이 ‘대한민국에 살고 싶다’는 귀순 의사를 자필로 적은 ‘보호신청서’와 ‘신원진술서’ 등을 확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자료 분석과 참고인 조사 등을 마치는 대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핵심 피의자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이준범)는 정 전 실장의 “북한 어민들이 나포된 후 동해항까지 오는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전혀 밝히지 않았다” 등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국가정보원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보호신청서 및 신원진술서 내용,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 전 실장 주장과 배치되는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밝힌 입장과 달리 어민 북송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면 직권남용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날 오전부터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관련 정부기관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최근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정 전 실장 등 핵심 피의자 소환 조사 일정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 등도 필요한 경우 통상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최근 검찰로부터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낙상 사고로 입원했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오늘(17일) 오전 서울 서대문 안산 자락길을 걷고 내려오다 맨홀 뚜껑에서 미끄러졌는데 복숭아뼈 두 곳이 깨졌다. 입원했는데 1개월 반의 치료가 필요하다니 여러 가지로 재수가 없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원장의 입원이) 지금으로선 수사에 영향을 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