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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인공지능(AI) 협력에 5년 동안 2조4000억 원을 투자하고, 매출 4조60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AI’ 개발을 위해 MS와 맺은 협약의 구체적 로드맵을 밝힌 것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10일 서울 중구 노보텔앰배서더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S는 AI 규제가 깐깐한 유럽에서도 글로벌 기업들과 솔루션을 만드는 등 다양한 거래와 협업 경험을 가지고 있어 파트너로 결정했다”며 MS와 손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KT는 MS와 5년간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어 특화 AI 모델과 서비스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X(AI전환) 전문기업 설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2조 원이 넘는 투자액 중 절반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인프라에, 나머지는 연구개발(R&D)과 한국형 AI 모델 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 2분기(4∼6월)에 MS가 최대주주로 있는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인 GPT-4o에 기반한 한국형 AI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교육,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 학습을 진행 중이다. 추후에는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을 KT 서비스에 도입할 예정이다. 조원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는 “한국형 AI는 제조업 등 한국이 앞서 있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기업들의 전문성과 융합해 더 고도화된 AI를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규제, 보안 등 시장 환경을 고려한 공공·금융 부문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도 공동 개발한다. 내년 1분기(1∼3월)에 상용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등 양 분야에서 모두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KT는 이번 협력을 통해 엔비디아의 최신 GPU를 확보하게 되는 점도 강조했다. 정우진 KT 컨설팅그룹장 전무는 “엔비디아가 MS에 H200을 처음 공급하기로 합의된 만큼 한국에도 KT가 제일 먼저 공급받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안개 켜주세요.” 지난달 24일 경기 연천군에 있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SOC(사회간접자본)실증연구센터. 운전석에 앉은 센터 관계자가 이렇게 외치자 왕복 4차로 길이 200m, 높이 16m 실험용 터널에 희뿌연 연기가 들어차기 시작했다. 약 40m 거리에는 빨간색 속도 표지판이 2개 놓였지만 2분이 지나자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때 센터 관계자가 차 버튼 하나를 누르자 차량 내 모니터에 선명하게 해당 표지판이 떠올랐다. 표지판 내 적외선 장치가 설치돼 이를 센서로 감지한 것이다. 이석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안개, 비 등 악천후에서는 자율 주행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보조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곳에서는 다양한 기상 환경을 조성해 데이터를 쌓고 안전 운행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고도 차량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말한다. 빛 또는 전파를 발사한 후 반사되는 신호를 받고 이를 반복 학습해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빗방울 또는 눈송이가 끼어들거나 장비에 흙탕물이 튀면 도로 환경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 폭우, 폭설 등 악천후 환경에서 자율주행차를 미리 가동해 다양한 주행 데이터를 쌓아야 하는 이유다.● 축구장 65배 규모서 안전 해법 찾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연천에 축구장 65배 규모인 69만 ㎡에 달하는 거대한 도로 주행 연구소를 세워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과거 전차, 박격포 등 대전차 화기 사격훈련이 이뤄지던 곳이 미래 모빌리티 연구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공간이 넓어 도로 합류부, 보행자 횡단 구간, 회전 교차로, 비신호 교차로 등 다양한 주행 환경도 갖췄다. 이곳에서는 강우 실험도 이뤄졌다. 이날 센터 관계자가 태블릿PC 버튼을 클릭하자 터널 내 8m 높이에서 시간당 45mm에 해당하는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는 호우 경보 수준이라 차량 와이퍼를 고속으로 가동해야 겨우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빗줄기를 뚫고 주행하자 차량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중앙선 인식 시스템이 잠시 꺼지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런 식으로 최대 시간당 100mm까지 강도를 달리하며 차선 인식 시스템 성능을 점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설 장비를 갖춰 민간 자동차 업체에서도 성능 검사를 위해 찾아온다. 한 완성차 업체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다른 공장으로 옮기는 자율주행 트레일러를 도입하기 전에 이곳을 찾았다. 공장 일대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주행 데이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눈이 내리면 앞서 달린 차로 도로 위에 눈이 두껍게 뭉쳐지기도 하지만 제설 작업으로 살짝 녹기도 해 주행 환경이 달라진다. 강설 실험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강화에도 필수적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완성차에는 앞서가는 차량과의 간격을 조절하고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등 지원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하지만 눈이 올 때에는 차량이 멈추는 데 필요한 거리가 맑은 날 대비 3, 4배 길어져 해당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도로 상태를 인지해 브레이크를 밟는 시기와 강도를 다르게 할 수 있도록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로 시설물 안전성 강화 실험도 활발 실증센터에서는 조명, 표지판 등 기본적인 도로 시설물에 대한 성능 실험도 이뤄진다. 안개 농도에 따라 밝기를 조절하는 후미등이 대표적이다. 현행 후미등 밝기 기준은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일률적이다. 안개가 끼는 날이면 해가 뜨는 새벽 시간에 추돌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안개 농도와 외부 밝기 등을 고려해 밝기가 달라지는 후미등을 고안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 후미등 대비 시야 거리가 44% 늘어난다. 우천 및 안개 상황에서 빛 번짐이 덜한 도로 조명도 연구하고 있다. 차량 가드레일 높이 수준에 설치해 운전자 시야가 흩어지지 않도록 해 주행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다. 빛을 밝게 하더라도 운전자가 불쾌감을 덜 느끼도록 적정 밝기를 찾고 있다. 차선 구분을 명확하게 해주는 능동형 노면 표시(DRM) 실험도 진행된다. DRM은 페인트로 칠해진 도로 차선을 따라 매립해 설치하는 조명이다. 비가 올 때 시야가 분산돼 운전자가 느끼는 피로도가 100이라면 DRM을 추가 설치할 경우 피로도는 평균 47.7로 낮아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실증센터를 도로 인프라 기술 검증 구축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중소·중견 기업이 자재나 공법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주는 기관이 없다. 이 때문에 지방청, 지자체 등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기술로 보고 도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디지털 기술, 탄소중립형 자재 공법 등이 늘고 있는 만큼 검·인증 기준을 만들어 도로 인프라 완성도를 높이려는 취지다. 정준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도로교통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도로 현장에 다양한 민간 연구 결과물이 도입될 수 있도록 객관적 검증 절차를 갖출 계획”이라고 했다.기후변화로 발생 잦은 도로 파임 위험도 사전 대비내년 2단계 연구시설 준공 앞둬 진동-레이저로 도로상태 점검 “인프라 기술개발의 요람 될 것”현재 경기 연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SOC(사회간접자본)실증연구센터는 대규모 변화를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8만5486㎡ 규모 2단계 시설 준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도로포장 시공 장비 △실내·외 지반구조물 성능 평가 △스마트건설 등 다양한 시험시설이 들어선다. 행정망 등 구축이 필요해 실제 운행은 이르면 내년 말부터 이뤄질 예정이다.새로 준공된 센터에서는 폭염 등 기후변화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도로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사고가 도로 포장에 쓰는 콘크리트가 솟아 오르는 ‘블로업’ 현상이다. 콘크리트는 외부 온도가 오르면 팽창한다. 이때 포장 이음부 사이에서 콘크리트가 솟아 오르거나 파쇄되는 것. 이 현상 때문에 1년간 전국 4개 고속도로에서 차량 22대가 파손되고 5명이 다쳤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블로업 테스트베드 센서를 도입해 도로 포장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할 계획이다.악천후에 대응할 수 있는 도로 연구도 진행한다. 폭 3.5m, 길이 10m 도로 4개 구간을 서로 다른 기술로 조성해 배수 성능, 미끄럼 저항성 등을 평가한다. 설치가 용이한 공법을 찾아 긴급 복구에 드는 시간을 줄인다.집중호우와 무더위 등으로 발생하는 도로 파임(포트홀) 대책도 짠다. 진동, 레이저, 영상 인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로 상황을 점검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전국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포트홀은 총 2만2753건이다. 이 중 32%가량이 강수량이 많은 7∼8월에 집중됐다. 피해배상 건수와 배상액은 2019년 707건(6억4600만 원)에서 지난해 2580건(44억3800만 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SOC실증연구센터는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인프라 개선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지어진 지 30년 이상 된 도로는 전체 9만5693개 중 4만4469개(46.5%)지만 2030년에는 5만4261개(56.7%)로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 정준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노후 인프라 보강 공사를 빠르게 수행하기 위해 공사 진행 과정을 미리 가상공간에 구현해 덤프트럭 등 장비 동선을 효율적으로 짜는 실험도 이뤄질 예정”이라며 “인프라 기술 개발의 요람이 될 것”이라고 했다.공동 기획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소설희(경제부) 이축복(산업2부) 이청아(국제부)이채완(사회부) 한종호(산업1부) 기자}
올해 노벨 물리학상에 이변이 일어났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를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머신러닝(기계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적인 발견과 발명의 공로”라며 “수상자들은 컴퓨터로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새로운 방법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간 노벨 물리학상은 기초 물리학을 연구한 과학자에게 주로 주어졌지만, 올해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기반을 마련한 두 과학자가 수상했다. 특히 AI 4대 석학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 힌턴 교수는 물리학 전공이 아니라 컴퓨터과학자이자 신경과학자다. 수상자 발표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연결에서 힌턴 교수는 첫마디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놀라워했다.● 컴퓨터가 뇌를 모방하다 두 과학자는 AI의 봄을 가져온 과학자로 불린다.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이 등장하기 전인 1970, 80년대는 그야말로 AI의 혹한기였다. 학계의 주목을 받던 AI가 예상보다 학습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하드웨어의 성능도 한계에 다다르며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홉필드 교수가 제안한 ‘홉필드 네트워크’는 AI의 봄을 알리는 씨앗이 됐다. 홉필드 교수는 원자와 물질의 특성을 연구하던 고체 물리학자였지만 뒤늦게 생물학까지 관심의 범위를 넓혔다. 뇌가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연구하던 홉필드 교수는 뇌의 신경망 구조를 수학적 그래프로 표현한 ‘홉필드 네트워크’를 1982년 발표했다. 우리의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 세포로 이뤄져 있고, 뉴런 간의 연결이 강하냐 약하냐에 따라 기억의 강도가 결정된다. 홉필드 교수는 뉴런을 노드에 대입해 노드와 노드 사이의 관계를 설정했고, 이 과정에서 원자 내부의 스핀 시스템을 차용했다. 힌턴 교수는 홉필드 네트워크를 학습이 가능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승화시킨 업적을 인정받았다. 힌턴 교수는 홉필드 네트워크를 활용한 ‘볼츠만 머신’을 개발했다. 볼츠만 머신은 홉필드 네트워크를 ‘학습’하도록 만든 알고리즘이다. 쉽게 말해 홉필드 네트워크가 기억을 하는 패턴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면, 볼츠만 머신은 이 패턴을 학습해 최적화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조정효 서울대 교수는 “볼츠만 머신이 없었다면 홉필드 네트워크가 지금의 AI 알고리즘으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힌턴 교수의 볼츠만 머신은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심층신경학습망(DNN·Deep Neural Network)으로 발전하는 기틀이 됐다. DNN은 여러 층으로 나눠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정보를 처리할 때 노드 간의 신호 교환을 통해 이뤄지는데, 무작위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1층에서 중요한 정보를 걸러서 2층으로 올려주면 한 번 더 정보를 걸러 3층으로 올려보내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힌턴 교수의 볼츠만 머신은 기존에 3층에 불과했던 DNN의 층수를 10층까지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이는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를 탄생시켰고, 지금의 챗GPT를 만들었다● 노벨상 받고도 “AI 통제 불능 우려”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힌턴 교수는 오픈AI, 구글, 메타 소속 주요 과학자들의 스승으로, 힌턴 교수 본인도 2012년 제자들과 구글브레인에 입사해 구글의 AI 개발을 도왔다. 그의 제자인 천재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오픈AI의 창업자다. 수츠케버는 오픈AI가 영리적으로 변했다며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축출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힌턴 교수 역시 지난해 구글을 나와 AI가 통제 불능으로 진보하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 8일 수상자 발표 후 이뤄진 전화 기자간담회에서 “AI는 산업혁명에 비견할 수 있다. 인간의 체력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지적 능력을 뛰어넘게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또한 여러 가지 나쁜 결과, 특히 (AI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홉필드 교수와 힌턴 교수는 상금 1100크로나(약 14억3400만 원)를 나눠 갖게 된다. 노벨위원회는 전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이날 물리학상,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올해 노벨 물리학상에 이변이 일어났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존 홉필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를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인공 신경망을 이용한 머신러닝(기계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적인 발견과 발명의 공로”라며 “수상자들은 컴퓨터로 우리 사회 많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새로운 방법을 보여줬다”고 밝혔다.그간 노벨 물리학상은 기초 물리학을 연구한 과학자에게 주로 주어졌지만, 올해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기반을 마련한 두 과학자가 상을 수상했다. 특히 AI 4대 석학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 힌튼 교수는 물리학 전공이 아닌 컴퓨터과학자이자 신경과학자다. 수상자 발표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연결에서 힌튼 교수는 첫 마디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겠다”며 놀라워 했다. ● 컴퓨터가 뇌를 모방하다 두 과학자는 AI의 봄을 가져운 과학자로 불린다.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머신 러닝(기계 학습)이 등장하기 전인 1970~1980년대는 그야말로 AI의 혹한기였다. 학계의 주목을 받던 AI가 예상보다 학습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하드웨어의 성능도 한계에 다다르며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홉필드 교수가 제안한 ‘홉필드 네트워크’는 AI의 봄을 알리는 씨앗이 됐다. 홉필드 교수는 원자와 물질의 특성을 연구하던 고체 물리학자였지만 뒤늦게 생물학까지 관심의 범위를 넓혔다. 뇌가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연구하던 홉필드 교수는 뇌의 신경망 구조를 수학적 그래프로 표현한 ‘홉필드 네트워크’를 1982년 발표했다. 우리의 뇌는 뉴런이라는 신경 세포로 이뤄져있고, 뉴런 간의 연결이 강하냐 약하냐에 따라 기억의 강도가 결정된다. 홉필드 교수는 뉴런을 노드에 대입해 노드와 노드 사이의 관계를 설정했고, 이 과정에서 원자 내부의 스핀 시스템을 차용했다. 힌튼 교수는 홉필드 네트워크를 학습이 가능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승화시킨 업적을 인정받았다. 힌튼 교수는 홉필드 네트워크를 활용한 ‘볼츠만 머신’을 개발했다. 볼츠만 머신은 홉필드 네트워크를 ‘학습’하도록 만든 알고리즘이다. 쉽게 말해 홉필드 네트워크가 기억을 하는 패턴을 보여주는 모델이라면, 볼츠만 머신은 이 패턴을 학습해 최적화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조정효 서울대 교수는 “볼츠만 머신이 없었다면 홉필드 네트워크가 지금의 AI 알고리즘으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힌튼 교수의 볼츠만 머신은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심층신경학습망(DNN·Deep Neural Network)으로 발전하는 기틀이 됐다. DNN은 여러 층으로 나눠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정보를 처리할 때 노드 간의 신호 교환을 통해 이뤄지는데, 무작위하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1층에서 중요한 정보를 걸러서 2층으로 올려주면 한 번 더 정보를 걸러 3층으로 올려보내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힌튼 교수의 볼츠만 머신은 기존에 3층에 불과했던 DNN의 층수를 10층까지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이는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를 탄생시켰고, 지금의 챗GPT를 만들었다● 노벨상 받고도 “AI 위협 우려”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힌튼 교수는 오픈AI, 구글, 메타 소속 주요 과학자들의 스승으로, 힌튼 교수 본인도 2012년 제자들과 구글브레인에 입사해 구글의 AI 개발을 도왔다. 그의 제자인 천재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오픈AI의 창업자다. 수츠케버는 오픈AI가 영리적으로 변했다며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축출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힌튼 교수 역시 지난해 구글을 나와 AI가 통제 불능으로 진보하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며 여러차례 경고해 왔다. 8일 수상자 발표 후 이뤄진 전화 기자 간담회에서 AI는 “산업혁명에 비견할 수 있다. 인간의 체력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지적 능력을 뛰어넘게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또한 여러 가지 나쁜 결과, 특히 (AI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홉필드 교수와 힌튼 교수는 상금 1100 크로나(약 14억3400만 원)을 나눠 갖게 된다. 노벨 위원회는 전날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이날 물리학상,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휴대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어가며 공중전화 이용이 줄고 있는 가운데 운영사인 KT의 손실이 매년 1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계륵’으로 전락한 공중전화 유지비용을 취약계층 지원 예산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T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중전화 1대당 월평균 이용 건수는 30.8건, 월평균 통화량은 25.7분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1명이 1분 미만으로 이용하는 셈이다.이용률 감소가 적자로 이어지자, KT는 공중전화 설치 대수를 줄이고 있다. 2018년 5만9162대에서 2023년 2만4982대까지 절반가량을 없앴다. 그러나 운영에 꾸준히 비용이 들어가는 탓에 적자 규모는 100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공중전화 관련 KT의 영업손실은 2018년 184억 원, 2019년 168억 원, 2020년 140억 원, 2021년 137억 원이었다. 2021년의 경우 영업수익은 163억 원인 반면 영업비용은 300억 원으로 137억 원의 손실이 났다.한 의원은 “초등학교, 공항, 관공서 등 공익성 높은 시설은 제외하더라도 이용 건수가 적은 공중전화는 철거하고, KT는 관련 예산을 디지털바우처 확대 등 취약계층 지원 예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이 구글·애플 ‘인앱결제’(앱 내부 결제) 강제 문제와 관련해 “내부 조사가 완성된 단계로 방통위만 정상화된다면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방통위 대상 국정감사에서 “구글·애플의 횡포에 미국이나 유럽에선 이에 상응하는 제재 조치를 최근에 취했다”는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의 지적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과방위 국감은 글로벌 빅테크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한국 정보기술(IT)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방통위가 앞서 소비자들에게 자사 인앱결제를 강제했다는 이유로 구글 475억 원, 애플 205억 원 등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지만 제재를 1년째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8월부터는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직무정지로 방통위 심의의결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김 직무대행은 “구글·애플은 유럽에서는 외부 결제를 전부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과징금 규모도 우리나라는 3%가 상한인데 유럽은 10% 이상 부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법 제도 정비가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과징금 상향 검토를 시사했다. 또 정부 광고가 구글 등에 집중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이 최근 공개한 한국언론진흥재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정부는 구글과 유튜브에 광고비 674억 원을 지급했다. 그전까지 정부 광고 수익 1위였던 KBS를 넘어선 금액이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가 1만4900원인 단일요금제만 운영해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지적에 대해 “(가족요금제, 학생요금제 등의 출시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포털 네이버가 뉴스 유통 지배력을 바탕으로 뉴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AI 학습에 사용되는) 언론사 뉴스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지식재산권 보상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수향 네이버 뉴스서비스 총괄 전무는 “언론계와 함께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네이버와 카카오가 불법 금융정보 게시물 때문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 요구를 받은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네이버와 카카오가 방심위로부터 사금융 및 무인가 금융투자업 관련 게시물에 대한 시정 요구를 받은 건수가 총 1232건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건수(679건)의 1.8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중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지 않은 무인가 금융투자업 관련 게시물은 398건으로 전년(108건) 대비 3.7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미등록 대부업, 불법 대출 알선, 신용카드 현금화, 휴대전화 소액결제 등 불법 사금융 관련 게시물도 834건으로 지난해 571건보다 46.1% 늘어났다. 업체별로는 네이버가 1194건, 카카오가 38건으로 집계됐다. 네이버가 카카오보다 포털 게시물이 많아서 적발 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금융당국의 모니터링 강화로 올해 불법 금융정보 적발이 늘어난 점도 있지만 플랫폼 스스로 관리를 엄격하게 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불법 사금융 문제는 금융 취약계층엔 시급한 민생 문제로 플랫폼의 자율 규제에 맡기는 대신 플랫폼에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불법 금융정보 게시물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고 방심위 심의 결과를 반영해 즉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금전적 피해 등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고 기능 및 채널을 다변화하고 관련 정책을 강화해 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적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자영업자와 정치권 등으로부터 중개 수수료를 낮추라는 압박을 받는 배달업계에서 ‘차등 수수료’ 적용 방안이 나왔다. 배달앱을 이용하는 업체의 매출액에 따라 서로 다른 수수료율을 적용해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을 지금보다 낮춰주는 방안이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시장 1위 사업자인 배달의민족(배민)은 최근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 차등 수수료를 중심으로 하는 수수료 인하 방안을 담은 상생안을 제시했다. 앱을 이용하는 입점업체를 매출액별로 분류한 다음 매출이 낮은 하위 사업자에 대해 현행 9.8%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앱 내 배달 매출액 기준 상위 40% 이상인 업체에 대해서는 기존과 같은 9.8%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되 40∼60%에는 6%, 60∼80%에는 5% 등 순차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배민은 이 같은 방식으로 영세 소상공인의 경우 공공 배달앱 수준인 최저 2%대까지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민 관계자는 “입점업체들의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향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배달 수수료 부담이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는 올 7월 배달앱 운영사와 입점업체 등이 참여하는 상생협의체를 출범시킨 바 있다. 협의체에서는 그동안 △수수료 부담 완화 △수수료 투명성 제고 △불공정 관행 개선 등을 주제로 회의를 열고 그에 따른 상생안을 배달앱 운영사에 요구해 왔다. 하지만 5차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정작 핵심 주제인 수수료에 대해서는 유의미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8일 6차 회의를 앞두고 배민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으면서 수수료 인하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배민 외에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과 입점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회의를 통해서 차등 수수료 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달업계에서는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 다른 배달앱도 배민과 유사한 수준의 상생안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차등 수수료 적용 역시 9.8%의 수수료 상한은 여전한 데다 매출액이 낮은 일부 업체만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라는 점 때문에 입점업체 측의 수용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중개 수수료가 일부 낮아지더라도 실제 배달비와 광고비 등의 부담은 여전해서 실질적인 자영업자 부담 완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상생안 도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생산적인 결론은 못 낸 상황”이라며 “상생 방안이 사회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입법을 통한 제도 개선 등 추가적인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당사자들이 합리적인 안을 내는 것이 최선이지만 상생협의체에서 이달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면 정부가 직접 나서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네이버와 카카오가 불법 금융정보 게시물 때문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 요구를 받은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네이버와 카카오가 방심위로부터 사금융 및 무인가 금융투자업 관련 게시물에 대한 시정 요구를 받은 건수가 총 1232건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건수(679건)의 1.8배에 해당하는 수치다.이 중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지 않은 무인가 금융투자업 관련 게시물은 398건으로 전년(108건) 대비 3.7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미등록 대부업, 불법 대출 알선, 신용카드 현금화, 휴대전화 소액결제 등 불법 사금융 관련 게시물도 834건으로 지난해 571건보다 46.1% 늘어났다. 업체별로는 네이버가 1197건, 카카오가 38건으로 집계됐다. 네이버가 카카오보다 포털 게시물이 많아서 적발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금융당국의 모니터링 강화로 올해 불법 금융정보 적발이 늘어난 점도 있지만 플랫폼 스스로 관리를 엄격하게 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불법 사금융 문제는 금융 취약계층엔 시급한 민생문제로 플랫폼의 자율 규제에 맡기는 대신 플랫폼에 책임을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불법 금융정보 게시물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고 방심위 심의 결과를 반영해 즉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금전적 피해 등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신고 기능 및 채널을 다변화하고 관련 정책을 강화해 왔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술적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지금까지는 통신 기술을 주도하는 국가가 경제 패권을 장악해 왔습니다. 그러나 6G의 경우 누가 제일 빨리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만한 인프라를 구축하는지가 중요합니다.”줄리안 고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아태지역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먼 대표는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막한 ‘M360 APAC’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이날 고먼 대표는 “6G의 핵심은 저궤도에 통신위성망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5G 선도 국가들이 항만과 공항 못지 않게 5G 인프라를 중요하게 여겨왔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세대 기반의 접근 방식은 과거의 산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통신망의 발전이 과거처럼 단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4G, 5G, 6G가 개별 영역에서 용도에 맞게 공존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6G의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2030년 말이나 2031년 초로 내다봤다. 국내 5G 데이터 트래픽 총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본격적으로 4G의 힘을 느낀 것은 우버, 에어비앤비, 넷플릭스 등이 등장한 10년 전이었다”며 “앞으로는 메타의 글라스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들이 스마트폰을 대체하면서 5G의 혁신은 상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2030년에는 5G 이용률이 95~10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5G 이용 확대와 맞물려 3세대 이동통신 조기 종료는 자연적인 흐름이라 봤다. 이미 미국에서는 3G 서비스를 종료했고,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4월 3G 서비스를 중단했다. 정부도 최근 발표한 스펙트럼 플랜을 통해 2026년 할당 종료되는 3G에 대해 ‘이동통신사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조기 종료도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3G 회선의 상당수를 알뜰폰 업체(MVNO)들이 임대하고 있어 통신사 입장에서도 종료에 대한 부담이 존재해 왔다. 고먼 대표는 이에 대해 “알뜰폰 사용자나 사물인터넷(IoT) 기기 사용자 상당수가 이미 4G와 5G로 이동을 마쳤다”며 “사용하지 않는 네트워크 운영을 계속하는 것은 에너지 부담을 증가시키고 망의 복잡성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5G의 경우 3G보다 효율성이 20배나 높다”며 “AI를 사용해 운영을 최적화하고 운영비용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G 조기 종료가 이동통신사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고먼 대표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AI 거품론을 두고 우려보다는 가능성을 더 높게 내다봤다. 특히 이동통신사업의 AI 활용이 경제에 가져다 줄 선순환을 강조했다.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가 돼 AI 생태계를 만들고 국가 경제에 공헌하겠다고 했던 것처럼 큰 기업들은 이미 AI를 통해 경제 파트너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구동하는 과정에서 이동통신사들의 역할이 크고 많은 사업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GPU 팜이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대한 이동통신사들의 투자도 이런 트렌드 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이스피싱 등 디지털 범죄를 비롯해 딥페이크와 같이 AI를 활용한 범죄에 대해서는 GSMA가 주도하고 있는 ‘오픈 게이트웨이’ 프로젝트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한국의 이동통신사들도 개방형 API를 활용해 불법 행위자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동통신 산업이 다른 모든 산업의 등대가 돼 책임감 있는 AI 사용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한국 게임사 크래프톤이 일본 게임사 포켓페어가 제작한 게임 ‘팰월드’의 모바일 지식재산권(IP)을 확보했다. 크래프톤은 곧 팰월드의 모바일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PC와 콘솔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이 게임을 모바일로도 즐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2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이번 계약을 통해 팰월드 IP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원작의 재미 요소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재해석해 구현할 예정이다.팰월드는 1월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디오 게임 플랫폼 엑스박스에 출시된 몬스터 채집·육성 게임이다. 동시 접속자 역대 3위(약 210만 명)를 기록하기도 했다.한편 팰월드는 특허권 관련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닌텐도와 포켓몬컴퍼니는 최근 포켓페어를 상대로 도쿄 지방법원에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팰월드 게임 시스템이 닌텐도 인기 게임 ‘포켓몬스터’의 시스템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최하는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행사가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M360은 GSMA가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글로벌 행사로 세계 각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모바일 산업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화두는 ‘인공지능(AI)’이었다. 맛스 그란뤼드 GSMA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서 “생성형 AI가 전 세계적으로 화두에 오르며 모든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며 “한국은 AI 발전의 선도 국가로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70억 달러가량을 투자해 인프라를 만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축사에서 “AI는 국경을 초월하는 기술 특성상 국가별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차원의 새로운 AI 규범과 거버넌스 정립을 위해 국제사회의 논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연사로 나서 “통신사들이 전통적인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자 위치에서 벗어나 AI와 ICT를 융합한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회사로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맞춤형 모바일 서비스,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이 운영하는 무인 공장 같은 AI 기반 서비스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초광대역·초저지연을 지원하는 통신망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통신사들은 6G 같은 차세대 통신망으로 진화를 계속해서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은 “통신사의 AI 활용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인프라, 프로세스, 조직 분야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제주항공이 기단 현대화와 노선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선제적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부터 직접 구매 방식을 통한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시작하며 기단 현대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직접 구매 방식의 기단 운용은 기존 운용리스 방식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구매기 도입 초기 비용을 고려해도 12% 수준의 원가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이와 더불어 인도네시아 노선에 새롭게 진출하며 노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5월 인천∼바탐 노선에 주 3회 운항할 수 있는 권리를 국토교통부로부터 획득했다. 6월 초에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그룹과 공동운항 협정을 맺어 인천∼발리 노선 운항할 수 있게 됐다. 일본 노선 다변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마쓰야마, 시즈오카 등 일본 소도시 노선의 재운항 및 신규 취항을 통해 일본인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여행) 고객 유치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항공 사업에서의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화물·호텔·지상조업 사업·정보기술(IT) 등 보유 자원 간 시너지 강화에도 몰두하고 있다. 앞서 2022년 6월에 화물 전용기 1호기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에 화물 전용기 2호기를 도입하며 안정적인 화물운송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2018년 9월에 오픈한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는 합리적인 가격, 이지드랍 서비스, 런치뷔페 운영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뛰어난 접근성을 기반으로 한 호텔사업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 설립 6주년을 맞이한 제주항공의 지상조업 자회사 제이에이에스는 국내 8개 공항에서 여객 발권 및 수속, 수하물 이동 및 탑재 등 지상조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타 항공사들의 지상조업 업무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한편 항공기 급유 서비스 영역에도 새롭게 진출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9월 자회사로 편입한 에이케이아이에스를 통해 IT 경쟁우위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HS효성이 새로운 기업 아이덴티티(CI)와 비전을 공개했다. 과학, 기술과 집단지성의 힘으로 인류를 풍요롭게 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다. 새로운 CI는 ‘세상을 이끄는 별’과 ‘가치 나무’를 상징하는 사각별 형태와 색으로 디자인됐다. 이는 그룹 창업자들의 철학과 새롭게 출범한 HS효성 1기 경영진의 비전을 결합한 디자인이다. HS효성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한다는 의미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새로운 CI 공개를 맞아 “HS효성은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님들이 강조하셨던 ‘산업으로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산업입국(産業立國)의 철학과 60여 년을 이어온 효성의 역사를 계승해 나아갈 것”이라며 “동시에 인류를 위한 다양한 가치 창출과 정도경영을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도전의 지평을 열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새로운 CI에는 강인한 생명력과 인내, 지속적인 가치 창출을 통한 성장과 상생을 상징하는 ‘가치 나무’의 의미도 담았다. 끊임없이 가치를 창출하고 바르고 건강한 거목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서체 또한 ‘HS체’라고 명명한 새로운 서체 스타일을 적용했다. HS효성을 상징하는 색상으로는 ‘HS 블루’와 ‘HS 그린’ ‘HS 오렌지’를 선보였다. ‘HS 블루’는 최고·혁신·지성을, ‘HS 그린’은 책임·신뢰·존중·협력을, ‘HS 오렌지’는 긍지·열정·행복을 상징한다. HS효성은 비전으로 ‘우리는 과학, 기술 및 집단지성의 힘을 활용해 인류를 풍요롭게 하는 가치를 창출합니다’를 제시했다. 이는 조 부회장의 평소 경영 철학인 ‘가치 경영’과 맞닿아 있다.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최적화하는 경영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비전의 의미를 담은 ‘가치, 또 같이’를 슬로건으로 공식화했다. 조 부회장은 앞서 6월 효성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가치를 최우선의 DNA로 삼아 가치 경영을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하며 ‘가치, 또 같이’를 HS효성의 첫 번째 슬로건으로 선보인 바 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에쓰오일은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신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친환경, 저탄소 신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탄소중립을 목표로 초대형 친환경 에너지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역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 원을 투자하는 사업이다.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에 건설 중으로 2026년 6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이와 더불어 미래 사업 분야의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서울시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총사업비 1444억 원을 투입해 TS&D(기술개발) 센터를 지난해 완공했다. TS&D 센터는 고품질, 고부가가치의 석유화학 및 윤활 제품 개발과 저탄소 신에너지 분야 기술개발의 중추적 임무를 수행한다. 연구 인력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차세대 친환경 항공유인 지속가능항공유(SAF)도 생산하고 공급하고 있다. 국제노선의 경우 인천공항과 도쿄 하네다 공항을 정기 운항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주 1회 공급을 시작했다.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상용운항 정기노선 여객기에 국내 생산 SAF를 공급하는 것은 최초다. 지난달 30일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국산 SAF 상용운항 첫 취항식을 개최했다. 에쓰오일은 앞서 1월 국내 최초로 폐식용유, 팜 잔사유 등 바이오 원료를 정제설비에서 시범 처리했다. 4월부터는 지속가능항공유 국제 인증을 획득하며 본격적인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에쓰오일은 2050년 탄소배출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달성을 목표로 수소 산업 전반에서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석유화학 신기술, 저탄소 미래 에너지 생산 관련 연구개발(R&D), 벤처 투자 등 대체 에너지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 4건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블루 수소와 블루 암모니아를 국내에 들여와 저장, 공급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적극 협력한다. 이와 함께 탄소중립 연료인 이퓨얼 연구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관련 기술개발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배달비 부담을 놓고 외식업계와 배달 플랫폼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외식업계는 배달 플랫폼 가운데서도 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인상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외식업체들의 배달비 부담은 점차 커지는 추세여서 향후 전선이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 다른 업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아한형제들의 불공정 행위를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다고 밝혔다. 입점 가맹점주들에게 ‘배민배달’(무료 배달) 이용을 유도해 놓은 뒤 배민배달 이용 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갑자기 올렸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프랜차이즈협회는 “배달의민족은 2022년 1월 배달앱 이용료를 주문 1건당 1000원 정액제에서 주문 금액의 6.8%로 1차 변경했다”며 “이어 지난달 배민배달의 이용료를 주문 금액의 6.8%에서 9.8%로 3%포인트 올렸다”고 했다. 협회는 점유율 1위 기업인 우아한형제들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현식 프랜차이즈협회 회장은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수수료처럼 배달앱 이용료를 독과점 사업자가 정하는 가격을 자영업자들이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가격으로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달원을 외식업체가 알아서 섭외하는 가게배달보다 100% 자회사인 우아한형제들의 ‘배민1’에 소비자 혜택을 몰아준 것에 대해서도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라고 지적했다. 우아한형제들의 9.8% 수수료율은 다른 플랫폼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경쟁사와 무료 배달 출혈 경쟁으로 월 수백억 원의 비용이 고객 혜택으로 들어갔다”며 “배민배달 중개이용료를 경쟁사와 같은 수준으로 인상하되 업주 부담 배달비를 인하했다”고 반박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또 가게배달 수수료율은 6.8%로 동결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가게배달은 배달의민족 전체 주문의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협회의 주장에 “제시된 법적 쟁점은 위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협회가 ‘공정위 신고’ 카드를 들고나온 것은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슈를 제기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7월 출범한 배달 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서 중개수수료 등에 대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자 플랫폼 측을 압박하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상생협의체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등 4개 배달 플랫폼과 4개 입점업체 대표 단체, 공익위원 4명, 정부부처 특별위원 4명 등 16인으로 구성됐다. 향후 외식업체들과 배달 플랫폼 간 힘겨루기는 더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배달 플랫폼 중 배달의민족만 공정위에 신고한 이유로 “배달앱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사업자이고, 가격 남용 행위를 비롯한 다양한 불공정 행위를 광범위하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이츠나 요기요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도 협회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계속 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덧붙여 행정조치 요구를 위한 추가 행보를 시사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이 안경처럼 쓰는 증강현실(AR) 기기를 공개했다. 애플, 구글과의 AR 경쟁에서 선두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25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커넥트 2024’를 열고 차세대 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Orion)’ 시제품을 선보였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접 무대에 올라 “오라이언이 스마트폰 다음의 컴퓨팅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꺼운 검은색 뿔테 안경을 닮은 오라이언을 착용하면 문자메시지는 물론이고 화상 통화, 유튜브 동영상까지 볼 수 있다. 안경에 장착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프로젝터가 렌즈에 3차원(3D) 홀로그램 이미지를 투사시켜 AR을 구현한다. 오라이언은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 안경 중 가장 큰 70도의 시야각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라이언은 안경과 근전도 손목 밴드, 무선 컴퓨팅 퍽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안경에 내장된 카메라가 눈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근전도 밴드는 신경 신호를 해석해 이용자의 손동작을 파악한다. 이를 통해 눈과 손을 마우스처럼 활용할 수 있고 손가락을 모아 클릭하는 것이 가능하다. 퍽은 배터리를 개선하고 발열을 줄이기 위해 분리된 무선 컴퓨터로 두 개의 반도체가 탑재돼 스마트 안경의 연산을 처리한다. 오라이언은 메타 인공지능(AI)을 탑재해 AI 비서와도 호환된다. 메타가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영상에서 이용자가 스무디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요청하자 AI 비서가 테이블 위의 재료를 식별하고 조리법과 소요 시간을 보여줬다. 그간 웨어러블 AR 기기가 상용화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무게였다. 착용이 불편하다 보니 장시간 이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오라이언의 무게는 100g 정도로 알려졌다.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의 6분의 1 수준이다. 일반적인 뿔테 안경 무게가 40g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상용화 단계까지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선 가격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오라이언의 렌즈는 유리나 플라스틱이 아닌 고가의 탄화규소로 만들어져 제작 단가가 높기 때문이다. 소비자용 제품 출시 시기와 가격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AR 안경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소셜미디어 ‘스냅챗’을 서비스하는 스냅은 5세대 AR 안경인 ‘스펙터클스’를 공개했다. 애플 역시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구글 글라스’ 출시 후 실패를 경험했던 구글도 AR 헤드셋 제조업체인 ‘매직 리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재진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엔씨소프트가 8월 출시한 ‘길드워2’ 신규 확장팩 ‘잔티르 와일즈’가 외신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용자들의 입맛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는 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길드워2는 엔씨소프트의 북미 개발 스튜디오 아레나넷이 제작한 PC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2012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5개의 확장팩을 출시했다. 2023년부터는 연 1회 확장팩을 출시하고, 분기별로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잔티르 와일즈는 이용자들의 요청으로 개발한 콘텐츠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하우징 시스템 ‘홈스테드’가 대표적이다. 총 300여 개의 아이템을 활용해 개인별로 제공되는 구조물과 공간을 꾸미거나 농작, 자원 채집 등을 즐길 수 있는 자유도 높은 콘텐츠다. 이 외에도 신규 맵과 무기 등이 추가됐다. 미국의 MMORPG 전문 미디어 ‘MMORPG.com’의 한 기자는 리뷰에서 “개인적으로 원래 MMO의 하우징 시스템에 관심이 없는 편인데도 잔티르 와일즈의 홈스테드에는 깊이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길드워2가 출시 후 12년 동안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이용자와 개발자 간 소통이 활발하다는 점이 꼽힌다. 길드워2는 개발 로드맵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콘텐츠의 추가 방향성을 정하고 있다. 그 결과 이용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길드워2는 23일까지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할 계획이다. 조시 데이비스 길드워2 게임 디렉터는 “잔티르 와일즈는 연간 확장팩 출시와 정기 대규모 업데이트를 선보이겠다는 약속의 결과물”이라며 “게임에 접속할 때마다 새롭게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와 기능을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요새 어떵 살미꽈?(요새 어떻게 지내세요의 제주도 방언)”24일 기자가 유료 모델인 챗GPT 플러스에 물었다. 챗GPT는 곧바로 “제가 말로는 제주도에 갈 수 없지만 이곳에서 열심히 여러분의 질문에 답하고, 이야기 나누며 지내고 있죠”라며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되물었다.이는 오픈AI가 이날 공개한 ‘고급 음성모드’다.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 등 50개 언어의 사용을 개선해 5월 선보였던 이용자와 실시간 음성 대화가 가능한 AI 모델 ‘GPT-4o’를 고도화 한 모델이다. 재키 섀넌 챗GPT 멀티모달 총괄은 “새 버전은 더 자연스럽고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다”며 “대화 도중에도 언제든지 끼어들 수 있고 사용자의 감정을 감지하고 반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5개의 음성 버전도 새로 추가됐다. 또 애교를 부리거나 정중한 톤으로 말하는 등 다양한 사람의 언어 톤도 구현해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써보니 한층 더 자연스러운 한국어 대화도 가능해졌다. GPT-4o는 출시 당시에도 한국어 이용이 가능했다. 그러나 처음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이 말하는 것처럼 어색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한국인 전문 성우와 회사 내 한국인 직원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챗GPT의 한국어 능력을 향상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새로 업그레이드된 챗GPT는 욕설은 하지 않되 국내 사투리를 이전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도 특징이다. 비교적 알아듣기 어려운 제주도 지역 사투리도 곧 잘 알아들었다.한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AI를 학습시키는 딥러닝을 통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초지능(superintelligence)’이 수천 일 안에 등장할 것”이라며 “나는 우리가 거기에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AI 프런티어랩’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글로벌 AI 프런티어랩은 한미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우수 연구진이 힘을 합쳐 연구과제 기획에 나선다. 개소식에는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린다 밀스 미 뉴욕대 총장 등 국내외 인사들이 참석했다. 유 장관은 이날 개소식에서 “대한민국과 미국의 AI 협력·혁신에 있어 새 전환점을 맞이하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한미 파트너십의 차원을 확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향후 △원천 AI △신뢰 AI △의료·헬스케어 AI 분야에서 협력하고 글로벌 AI R&D를 통해 세계적인 AI 연구 성과를 창출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공동 연구소장은 글로벌 4대 AI 석학인 얀 르쿤 뉴욕대 교수와 AI 자연어 분야 최고 연구자로 꼽히는 조경현 뉴욕대 교수가 맡기로 했다. 정부는 AI 프런티어랩을 세계적인 AI 국제공동연구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AI 프런티어랩에 2028년까지 5년간 450억 원을 투입한다. 뉴욕대는 이에 맞춰 총 3150만 달러(약 421억 원)의 현물자원·인력·인프라 등을 투자한다.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국내 연구진들은 해외 파견 형식으로 현지에서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