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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최근 생활임금위원회를 열어 내년 생활임금을 시간당 1만1423원으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생활임금 1만1075원과 비교해 3.1% 인상된 금액으로 월 급여(209시간 기준)로 환산하면 238만7407원이다. 제주지역 생활임금은 정부가 올해 9620원에서 내년도 9860원으로 2.5% 인상한 최저임금보다 1563원이 높다. 비율로는 15.9%가 많은 수준이다. 생활임금제 적용 대상은 ‘제주도 생활임금 보장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공공부문, 출자·출연기관과 민간위탁, 공공근로와 국비 지원 근로자 등이다. 민간 부문에서도 공공발주 공사·용역 및 하도급 근로자가 포함된다. 생활임금 산정은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 경제성장률 전망치, 가계지출 수준 및 최저임금 인상률 등 6개 산정 모델을 기초로 지방재정 여건과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이달 중으로 제주도가 생활임금을 고시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접시 깨지는 소리, 도시를 뒤덮은 비명에 놀라 차에서 잡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강타한 지진 진앙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70km 떨어진 마라케시에 사는 한국 교민들은 10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8일 지진 당시 느낀 충격과 여진의 불안감으로 며칠째 편히 잠을 이루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10년 넘게 모로코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이승곤 씨는 “8일 밤에 땅이 마구 흔들리면서 느낀 불안감 때문에 가족들과 차에서 자고 있다”며 “구도심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인근 마을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말 그대로 초토화된 상태라 걱정이 컸다”고 밝혔다. 9년 넘게 모로코에 살고 있는 김동인 씨는 “8일 밤 갑자기 집에 있는 접시들이 깨지고, 집이 무너질 듯 흔들리더니 이웃들의 비명이 동네에 가득했다”며 “놀란 마음에 아이들부터 먼저 깨우고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떠올렸다. 진동이 1∼2분간 계속되는 동안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건물 안에서 진동이 잦아들길 기다린 이들도 많았다고 했다. 김 씨는 “지진 발생 후 현지 경찰이 낡은 아파트에 사는 현지인, 교민들을 찾아가 건물 밖으로 대피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차에서 잠을 청하기 어려운 교민들은 집 안팎을 오가며 쪽잠을 자고, 혹시 모를 여진에 대비해 돌아가며 ‘불침번’도 서고 있다. 주모로코 한국대사관이 파악한 모로코 내 한인은 대략 360명이다. 피해가 큰 마라케시 인근에는 비정부기구 종사자나 선교사, 사업가 등 1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대사관 측은 “한국인 관광객이 많았던 여름 휴가철이 지나 지진이 발생해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했다. 모로코 마라케시 및 므군에서 열리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총회에는 충북, 광주, 경북, 제주 등에서 모두 77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에 참석한 제주도 관계자는 “지진이 발생하자 숙소를 빠져나와 이불 등을 뒤집어쓰고 하룻밤 노숙을 했다”면서 “조기 귀국을 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항공권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전했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건축문화 발전을 위한 제주지역 건축인의 축제 ‘제주건축문화제’의 세부행사를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올해는 ‘도시요소(都市要素), 건축과 공간’을 주제로 건축과 공간에 대한 공모전과 연구발표회 등으로 마련했다. 9일 제주시 신산공원 일대에서 전국 어린이를 대상으로 어린이 사생대회를 개최하고 건축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준공 건축물을 발굴하는 ‘제주도 건축문화대상’ 공모전을 13일까지 모집한다. 건축사진 공모전은 20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22일 제주시 제주문학관에서 개최하는 건축연구발표회는 ‘제주건축 현상을 보다’를 주제로 4명의 건축사가 참여하며 대학생들과 건축사가 함께 제주 건축의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건축워크숍’은 다음 달 7일 제주대에서 연다. 제주건축문화제 개막식은 다음 달 25일 제주시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진행한다. 이날 제주도 건축문화대상, 제주건축문화인상, 어린이 사생대회, 건축사진 공모전 시상식을 갖는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45년 동안 개발이 진행 중인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대한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중문관광단지 일괄매각 우선협상에 대해 제주도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의 인수 협상은 이번이 세 번째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문관광단지는 1991년 한-소 정상회담에 이어 미국, 일본 등의 정상이 방문했던 역사적인 회의 장소일 뿐 아니라 제주 관광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중문관광단지 인수협상을 위해 이달 중 기획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협상단을 꾸리고 한국관광공사 측과 실무협의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중문관광단지 매각 추진은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한국관광공사의 자산 효율화 계획을 승인하면서 이뤄졌다. 기재부는 지역 여론 등을 고려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제주도를 선정할 것을 주문했으며, 제주도가 매입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협상의 물꼬가 트였다. 한국관광공사가 제주도에 매입을 요청한 부동산은 분양을 제외한 미개발 용지와 소유 부동산 전체다. 건물은 1만5353㎡, 토지는 156만7334㎡이다. 토지 가운데 60.9%인 95만4767㎡가 중문골프장(18홀)이다. 근로자 고용승계를 전제조건으로 협상 기간은 2026년 말까지다. 중문관광단지 매각 협상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매매 가격이다. 중문골프장 용지만 1500억 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제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전체 매각 대금이 3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문관광단지 매각 협상은 2009년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추진됐으나 제주도의 재원 부족으로 결렬됐다. 2014년에 다시 협상이 이뤄졌으나 역시 매매 가격에서 합의를 보지 못해 무산됐다. 당시 한국관광공사 측은 중문골프장 1050억 원, 잔여 토지 460억 원 등의 평가액을 제시했지만 제주도는 공시지가의 60∼70%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문관광단지는 1971년 박정희 정권이 관광 육성을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당시 교통부는 서귀포시 중문동 일대를 관광지로 정하고 이듬해 제주도종합개발계획을 수립했다. 1974년 정부 연석회의에서 중문관광단지 개발 사업을 한국관광공사에 맡기면서 1978년부터 공사가 본격화됐다. 중문관광단지는 서귀포시 중문·대포·색달동 일원 356만 ㎡ 규모로 사업은 1단계(중부지구) 지역과 2단계(동부지구) 지역으로 나눠 추진됐다. 중부지구는 98% 이상 개발돼 사실상 사업이 마무리됐다. 중문골프장을 비롯해 최고급 호텔이 포진했고 여미지식물원, 테디베어뮤지엄 등 다양한 위락·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동부지구 가운데 50만 ㎡가량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서귀포시 중문동의 한 주민은 “관광단지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헐값에 땅을 빼앗기고 주민들이 쫓겨나는 아픔이 묻어 있다”며 “한국관광공사가 토지를 분양하면서 이미 투자금 상당액을 회수한 것으로 아는데 이번 협상이 제대로 이뤄져 중문관광단지가 주민과 상생하는 대표 관광지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10억 원을 투자해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를 ‘은퇴자 공동체마을’로 조성한다고 27일 밝혔다.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추진하는 은퇴자 공동체마을 조성사업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쉬운 은퇴자를 대상으로 주민등록상 거주지 외 지역에서 공동체 생활을 통해 상호 교류하도록 기반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신흥2리 동백방문자센터를 중심으로 장기 체류하는 은퇴자를 비롯한 도시 주말농부, 농촌체험 관심단체 등을 대상으로 농부 마켓, 농촌 일손 돕기, 슬기로운 은퇴생활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사업은 행정안전부의 ‘고향올래(GO鄕 ALL來)’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됨에 따라 추진된다. 올해 처음 시행하는 고향올래는 지방소멸 위기, 인구 이동성 증가 등 급변하는 인구정책 환경을 반영해 인구 감소 지역에 체류형 생활인구를 유입시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서귀포시 치매안심센터와 함께 올해 치유농업 프로그램 ‘초록쉼터’를 운영한 결과 우울증이 감소하고 인지기능이 높아지는 성과를 거뒀다고 24일 밝혔다. 초록쉼터 프로그램은 서귀포농업기술센터 내 치유농업센터에서 경증 치매 어르신 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치매 어르신들의 심신 건강 회복과 인지기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우영팟(텃밭을 뜻하는 제주 방언) 만들기 △꽃 심기 △채소 수확하기 등을 8회에 걸쳐 실시했다. 이들 프로그램 진행을 전후로 △인지선별검사(CIST) △주관적 기억감퇴 평가(SMCQ) △노인우울 척도검사(GDS-SF)를 실시한 결과 객관적 인지기능이 4.6% 증가했으며 주관적 기억 감퇴 정도는 18.6% 줄었고 우울감은 38.4% 감소하는 등의 효과를 확인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치매 어르신 A 씨는 “식물을 보며 치매를 극복할 의지가 생기고 삶의 활력이 생겼다”며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경증 치매 증상에 대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효과성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급해 치매 어르신뿐 아니라 여러 계층이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하루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지자체들은 주민들의 불안을 감안해 방사능 검사 과정을 생중계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일본과 가까운 지자체인 경남도는 23일부터 15명으로 구성된 비상상황실을 설치해 오염수 방류 후 현장 대응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주 20건에서 40건으로 확대하고 수산물 원산지 단속도 매일 실시할 방침이다. 경남도는 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사능 검사 과정을 다음 주부터 올해 말까지 월 2회 생중계하기로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도민뿐 아니라 경남에서 잡힌 수산물을 소비하는 국민들의 불안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도 수산물 소비 급감에 대비해 방사능 검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시는 하반기(7∼12월) 바닷물을 자동 채취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는 해수 무인 감시망을 2곳에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이동형 방사능 신속 분석 장비 2대도 추가 도입한다. 국내 연근해 수산물의 30%가 유통되는 부산공동어시장에선 경매 시작 전 방사능 검사를 마치는 ‘심야 신속 검사 제도’를 22일부터 도입했다. 제주도는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하루 앞두고 대응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격상했다. 도는 방사능 검사 해역을 현재 14곳에서 더 확대하고 안전성이 확보된 수산물만 유통이 이뤄지게 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수산물 안전성 조사를 기존 62개 품종 800건에서 전 품종 1200건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입 수산물 유통이력제 품목도 17개에서 21개로 늘리기로 했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관광공사는 올해 상반기 제주를 찾은 외국인의 한식 소비 비율이 8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제주를 찾은 미국·일본·대만·중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 8개국 외국인 관광객 18만5166명의 신한카드 매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조사 결과 이들이 사용한 식음료 소비 금액은 207억3400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식사 관련 소비가 155억3000만 원(74.9%)이었고, 주류 및 음료 소비는 52억1000만 원(25.1%)으로 나타났다. 국내 음식점업 세부 분류표상 한식·중식·일식·서양식·분식·제과점·피자·치킨전문점 등 10개 업종에서 사용한 소비액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들이 소비한 전체 금액은 92억2500만 원이었다. 이 중에서 한식이 74억3600만 원(80.6%)으로 가장 많았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24일 시작한다고 발표하자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그린피스는 22일 성명을 내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일본 정부의 무책임과 한국 정부의 방조가 낳은 합작품”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역시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류 강행 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주지역 1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핵 오염수 해양 투기로 바다 생태계가 황폐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염수 방류 논란으로 매출이 줄어든 수산업계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45년째 수산물을 판매 중인 상인 김모 씨는 이날 오후 방사능 검사를 위해 가리비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매주 2, 3번 검사를 하다가 최근에는 매일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방사능이) 검출된 적 없는데 아무리 설명해도 손님의 발걸음이 돌아오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오후 노량진수산시장은 오가는 손님이 열댓 명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그나마 수산물을 둘러보던 손님도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40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모 씨는 “이런 추세라면 다음 달 추석 장사도 망치게 생겼다”고 했다. 일본과 가까운 부산 자갈치시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30년째 자갈치시장에서 광어와 우럭 등을 판매해온 조모 씨(66)는 “오염수 논란으로 3개월 전부터 매출이 급감했는데, 막상 방류가 시작되면 타격이 더 커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24일 시작한다고 발표하자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했다.그린피스는 22일 성명을 내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일본 정부의 무책임과 한국 정부의 방조가 낳은 합작품”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역시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류 강행 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제주지역 1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핵 오염수 해양 투기로 바다 생태계가 황폐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오염수 방류 논란으로 매출이 줄어든 수산업계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45년째 수산물을 판매 중인 상인 김모 씨는 이날 오후 방사능 검사를 위해 가리비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매주 2, 3번 검사를 하다 최근에는 매일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방사능이) 검출된 적 없는데 아무리 설명해도 손님 발걸음이 돌아오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이날 오후 노량진수산시장은 오가는 손님이 열댓 명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그나마 수산물을 둘러보던 손님도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40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모 씨는 “이런 추세라면 다음 달 추석 장사도 망치게 생겼다”고 했다.일본과 가까운 부산 자갈치시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30년째 자갈치시장에서 광어와 우럭 등을 판매해온 조모 씨(66)는 “오염수 논란으로 3개월 전부터 매출이 급감했는데 막상 방류가 시작되면 타격이 더 커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고지대에 서식하는 박쥐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생태원과 공동으로 다음 달부터 2027년 말까지 ‘한라산의 박쥐 장기 생태 모니터링 연구’를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라산 북사면 해발 고도 660∼750m에 분포하는 구린굴과 평굴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자동 온습도 측정기 및 초음파 수집기를 설치해 박쥐의 서식 환경 및 생태 특성 등의 현황을 기록한다. 초음파 수집기는 박쥐가 발산하는 초음파의 특징을 활용해 동굴 내 출현하는 박쥐의 종과 서식지 이용 실태 및 휴식지, 출산 장소, 동면 장소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야행성인 박쥐는 먹이활동을 통해 곤충 조절, 화분 매개, 씨앗 분산 등 생태계 순환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라산 생태계에서 박쥐의 기능과 역할, 생태 특성 등에 대해 지금까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고정군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이번 연구에서 한라산 박쥐의 생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한라산 박쥐만의 독특한 부분을 규명한다”며 “앞으로 전문기관과의 교류, 협력을 통해 한라산의 주요 자연자원에 대한 새로운 연구기법을 개발하고 적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제주도의회와 함께 전국 해녀들의 역량을 모으기 위한 네트워크인 ‘한반도 해녀포럼’(가칭) 창설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해녀는 원초적 어로 방식과 독특한 공동체 문화를 인정받아 2017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32호로 지정됐다. 특히 2015년 ‘제주해녀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 1호로 지정됐으며 2016년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하지만 해녀에 대한 지원과 보전 정책은 지방자치단체별 조례 등에 따라 제각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역적 한계를 해소하고 정부 차원의 해녀보전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국의 해녀 역량을 한데 결집한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전국 순회 토론회를 열어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나선다. 첫 토론회는 18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연다. 부산은 제주 출향 해녀의 기착지이자 전국으로 퍼져 나간 출발지라는 상징성을 지녔다. 순회를 확대해 경북 울릉군, 서해, 남해권 등에서 토론회를 할 예정이다. 권역별 순회를 마친 뒤에는 정책 발굴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고 전국 해녀들이 참가하는 ‘한반도 해녀포럼’을 발족할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9월 제주해녀축제 사전 행사로 전국 해녀를 초청해 시책 발굴과 독도 출향 해녀 관련 학술대회를 열고 10월에는 해녀 네트워크 확대와 법제화 방안 토론회를 마련할 예정이다”며 “해녀문화를 보존·전승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에는 현재 3226명의 해녀가 현업에 종사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1만여 명의 해녀가 물질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잼버리 대회를 마치고 제주를 방문한 독일 쌍둥이 자매가 오토바이를 타다가 도로 옆 턱을 들이받아 부상을 입었다.제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17일 낮 12시36분경 서귀포시 대정읍 한 도로에서 독일 국적 잼버리 대원 A 양(18)양 몰던 오토바이가 도로 옆 경계석을 들이받고 쓰러졌다. 이 사고로 A 양과 오토바이 뒤에 타고 있던 쌍둥이 자매 B 양이 얼굴 부위 등 중경상을 입고 119구급대에 의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이 자매는 잼버리 대회가 끝난 뒤 다른 독일 대원 7명과 함께 제주를 방문했으며, 대여한 오토바이 5대에 나눠 탑승해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운전 부주의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올해 1∼5월 태어난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아동 144명 중 7명이 사망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이달 7일 예방접종 시스템에 등록된 임시 신생아 번호가 주민등록번호로 전환되지 않은 아동(2023년 1월∼5월생) 144명을 찾아내 이들의 소재를 조사했다. 앞서 2015∼2022년 출생 미신고 아동 2123명에 대한 전수조사에서는 249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 태어난 아동까지 포함하면 8년간 256명의 출생 미신고 아동이 숨진 것이다. 144명 중 120명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아동의 소재를 확인했다. 지자체가 아동의 소재를 확인하지 못한 24명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가운데 지자체가 사망진단서를 통해 아동 6명이 사망한 것을 확인했고, 경찰 수사를 통해 아동 1명의 사망이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은 아직 15명의 소재를 수사중이다. 한편, 제주경찰청은 자신의 아들 B 군(2020년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A 씨(26·여)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15일 구속했다. 경찰은 B 군이 태어난 지 3∼4개월 만에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데 이어 A 씨가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B 군의 죽음은 의무적으로 받는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B 군이 누락된 사실을 발견한 서귀포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났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내년부터 추진될 ‘15분 도시 제주 기본구상’의 시범지구 4곳을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15분 도시 시범지구는 제주시 지역은 △애월읍 △삼도1동∼일도1동 생활권이고, 서귀포시 지역은 △표선면 △천지동∼송산동 생활권 등 4곳이다. 제주도는 내년 2월까지 시범지구 기본계획과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2026년까지 추가로 시범지구 사업을 추진한다. 도시, 농촌을 각각 생활권역으로 해서 15분 도시를 설정했으며 인구로는 도시 1만5000∼5만 명, 농촌 1만∼2만5000명을 기준선으로 했다. 내년부터 시범지구에 부족한 필수시설을 조성하고 접근성을 강화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들 권역 15분 도시의 필수 기능을 △생활서비스 △교육서비스 △돌봄복지서비스 △건강의료서비스 △여가문화서비스 등 5개로 설정했다. 15분 도시는 걷기나 자전거 등을 이용해 15분 이내에 도달하는 권역에서 통학, 쇼핑, 운동, 산책, 치료, 관공서 업무를 가능하게 하는 사업이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멸종위기에 처한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는 법적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생태법인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생태법인은 사람 외에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자연환경이나 동식물에 법적 권리를 주는 제도다. 기업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것처럼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자연물에 법인격을 부여한다. 법인격을 갖추면 기업이 국가·개인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듯 동식물도 후견인 또는 대리인을 통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적 주체가 된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위원장으로 학계, 법조계, 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워킹그룹은 생태법인 제도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생태법인 창설 방안과 특정 자연물 법인격 부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생태법인 창설 방안은 핵심 종이나 핵심 생태계의 지정을 통해 생태법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특정 자연물 법인격 부여 방안은 제주남방큰돌고래에 특정해 법인격을 주자는 의견이다. 강민철 특별자치제도추진단장은 “생태법인 제도화를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안 등을 마련해 도민 공론화를 이끌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며 “남방큰돌고래의 생태법인 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제주의 최대 자산이자 경쟁력인 생태자연환경을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4월 유엔 총회가 기념하는 ‘2023 국제 어머니 지구의 날’ 행사에서 제주의 생태법인 제도화 추진 사례를 소개하고, 6월 열린 제18회 제주포럼을 통해 생태법인을 논의하기도 했다. 제주지역 연안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최상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120여 마리가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은 제주는 비행기와 배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 40분경부터 운항이 전면 금지된 제주공항은 10일 오전 9시경 일부 운항이 재개됐다. 하지만 다른 지역 태풍 상황 때문에 오전에 비행기가 18편밖에 뜨지 못했다. 이날 운항이 예정됐던 514편 가운데 사전 결항이 결정된 비행기를 포함해 절반 가까운 235편이 결항됐다. 제주국제공항에는 태풍으로 발이 묶였던 피서객 등 1만8000여 명이 항공권을 확보하느라 혼잡한 모습이었다. 공항 카운터에는 대기표를 구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부 관광객이 “하늘이 맑은데 왜 운항을 안 하느냐”고 항의하자 항공사 직원이 “다른 지역 상황 때문”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이어졌다. 전날(9일)부터 이틀 동안 제주를 기점으로 한 8개 항로 10척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서귀포시 대정읍 산이수동에서 마라도를 오가는 여객선과 모슬포에서 가파도 마라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 등이 중지돼 해당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라산국립공원 백록담 정상 탐방 등 7개 탐방로의 출입 통제도 이어졌다. 제주에선 이번 태풍으로 9∼10일 한라산 윗세오름(해발 1700m)이 234.5mm의 강우량을 기록하는 등 산간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 저지대의 경우 서귀포시 성산읍 137.5mm, 제주시 우도면 56.5mm 등 동부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또 9일 오전부터 10일 오전 7시까지 총 26건의 태풍 관련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주로 가로수가 쓰러졌다거나 간판 또는 전신주가 흔들렸다는 등 강풍으로 인한 신고가 많았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제주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제주관광 수입을 잠정 추계한 결과 7조6055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2021년 6조5315억 원에 비해 16.4% 증가한 것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조3660억 원보다도 많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내국인에 의한 관광 수입이 6조7608억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4.8%가 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제주관광 수입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시기에 제주가 청정지대라는 인식하에 내국인 개별·가족 단위 관광객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지난해 4월 이후 일상 회복 시기로 진입하면서 수학여행, 패키지, 기업연수 등 단체 여행이 늘어난 영향도 받았다. 지난해 주요 업종별 제주관광 수입(비율)은 △소매업 2조5280억 원(33.2%) △숙박업 1조3175억 원(17.3%) △음식점업 1조8636억 원(24.5%) △운수업 5160억 원(6.8%) △예술·스포츠·여가업 6925억 원(9.1%) △기타 6789억 원(9.0%)으로 나타났다. 변덕승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통계청 기초통계자료, 신용카드 통계자료 등 기초자료에 근거한 생산접근법을 적용해 제주관광 수입을 추계하고 있다”며 “최근 내국인 관광객 감소로 관광경기가 주춤하고 있는데 관광활성화 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에 상륙한다. 기상청이 예측한 경로대로면 남해안에서 경남 통영, 충북 청주, 서울을 거쳐 북한 평양으로 빠져나가며 비바람을 뿌릴 전망이다. 이같이 한반도 내륙을 남에서 북으로 종단하는 태풍은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다. 카눈은 10일 오전 3시경 경남과 전남 중간의 남해안에 진입해 오전 9시경 통영 서쪽 30㎞ 부근에 강도 ‘강’(태풍 중심부 풍속 초속 33m 이상 44m 미만)을 유지한 채 상륙한다. 이후 북쪽으로 올라와 오후 3시에는 청주 남동쪽 60㎞, 오후 9시에는 서울 동남쪽 40㎞에 도착할 전망이다. 카눈이 상륙하기 하루 전인 9일부터 전국은 이미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다. 이날 제주, 경남·전남 해안에는 태풍특보가 발효되고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카눈은 기존 태풍의 이동 속도의 절반 수준으로 느리게 이동한다. 이 때문에 10일까지 강원 영동에는 최대 600㎜, 영남에는 최대 400㎜의 ‘물 폭탄’이 쏟아지겠다. 지붕이 날아가고 차가 뒤집힐 수 있는 위력인 초속 25∼40m(시속 90∼144㎞)의 강풍도 불겠다. 지난달 장마철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지역들은 이번 태풍으로 재차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며 비상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우리 정부의 재난 대응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인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중대본 “행정기관-기업, 오늘 출퇴근 시간 조정 권고”기업들, 재택근무 등 공지나서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우리나라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정부가 행정기관 및 민간기업에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카눈이 10일 출퇴근 시간대에 남해안에 상륙한 후 전국 내륙을 관통하는 상황이 예상됨에 따라 각 기관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행정기관, 공공기관 등에 대해 “재난 대응과 관련 있는 업무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태풍의 상륙 시간 및 이동 경로를 고려해 출퇴근 시간을 적극 조정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유관 민간기업과 단체에도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민간 기업들도 출근 시간 조정에 나섰다. 야외 작업이 많고 울산 등 남부 지방에 사업장이 있는 조선 기업들은 ‘오후 출근’을 공지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 출근자들을 대상으로 출근 시간을 오후 중으로 바꿨다. 삼성중공업도 출근 시간을 오전 8시에서 오후 1시로 미뤘다. LG전자는 10일 0시부터 낮 12시까지 경남 창원의 LG스마트파크 생산라인 출입을 통제한다. 재택 근무를 권고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10, 11일 동안 재택 근무를 적극 권고한다’는 공지를 했다. 카카오는 10일 경기 성남시 판교와 제주 오피스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다. GS리테일은 임신 중인 직원들에게 재택 근무를 권고했으며, 본사 근무자들에게는 1시간 지연 출근을 안내했다. 롯데마트는 직원 자율 판단에 따라 재택 근무를 하도록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10일 오전 9시 통영 북서쪽 약 40km, 오후 3시 청주 남동쪽 약 60km, 오후 9시 서울 동남쪽 약 40km…. 제6호 태풍 카눈은 10일 경남으로 상륙한 뒤 천천히 수도권을 향해 북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리산, 덕유산, 소백산맥을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사선으로 가로지르듯 넘은 태풍은 이전에는 본 적 없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한반도 전체가 태풍 위험 영역에 들어 강풍(최대 초속 40m, 시속 144km)과 폭우(100∼600mm)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카눈은 강풍 반경(반지름) 340km, 지름 680km로 한반도 동서 최대 폭(540km)을 덮는다. 특히 카눈이 뿌릴 ‘물폭탄’으로 곳곳에서 산사태, 침수 피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 ● 제주 항공기 운항 중단 산사태 경보 ‘심각’카눈 상륙을 하루 앞둔 9일 제주와 부산 등 남부 지방의 하늘길 바닷길은 모두 막혔다. 이날 오후 6시경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항과 전남 목포, 완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 10척의 운항도 중단됐다. 제주 서귀포시 중문색달해수욕장을 비롯한 10개 해수욕장은 출입이 통제됐다. 과거 수해,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은 다시 공포에 떨었다.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 주민 최병두 씨(64)는 “제발 태풍이 곱게 지나가면 좋겠다. 불안해서 집에 못 있을 것 같아 다른 곳으로 대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로 해안가에 해일이 들이닥치며 18명이 숨진 창원시는 9일부터 당시 피해 지역 일대에 2m, 폭 200m 규모의 차수벽을 가동했다. 2016년 태풍 차바 때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와 침수됐던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상가는 가게 입구에 차수벽과 모래주머니를 설치했다.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 씨(40)는 “2020년 태풍 마이삭 때 베란다 창문 2장이 깨져 집에 비바람이 들이쳤다. 또 그런 일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실은 9일부터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갖추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산림청은 전국의 산사태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남부 시속 96km 강풍 강원 영동-남부 물폭탄카눈이 본격적으로 상륙하면 강원 영동 지역은 10일까지 최대 600mm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남과 전남은 각각 최대 400mm, 300mm의 비가 예상된다. 영동 지역은 시간당 최대 100mm, 그외 지역에는 40∼60mm의 매우 거센 비가 내리겠다. 보통 시간당 30mm가 ‘폭우’의 기준인데 2, 3배의 강도인 것이다. 강풍 피해도 우려된다. 경남과 전남 해안은 순간 풍속이 최대 초속 40m(시속 144km)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달리는 차를 뒤집고 열차를 탈선시킬 수준이다. 강원 영동과 호남, 영남 내륙 등 남부에는 초속 25∼35m(시속 90∼125km), 서울 등 수도권에도 초속 15∼25m(시속 55∼90km)의 강풍이 예상된다. 초속 25m 안팎의 바람에선 주택 지붕이 날아갈 수 있고 차를 일반적인 속도로 운전하기 어렵다. 태풍의 첫 상륙 지점인 경남 통영과 전남 여수에서는 9일 오후 5시에 이미 ‘지붕이 날아갈 수준’인 초속 26m(시속 96km)의 강풍이 시작됐다. 기상청은 카눈이 뜨거운 남해안을 지나오면서 세력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남해안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 2도 높은 29도다. 태풍의 원동력인 열에너지를 공급하기 좋다. 다만 상륙 후에는 지형과의 마찰 등으로 태풍의 강도가 ‘강’에서 ‘중’으로, 수도권을 지나면 ‘약’ 수준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강도 ‘중’도 지붕이 날아가고 나무를 넘어뜨릴 수 있는 수준”이라며 대비를 당부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예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