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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당 대표 선거 등 당내 경선과 관련한 정당법 위반 범죄의 공소시효를 6개월로 줄이는 법안이 발의돼 정치권에서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부칙으로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범죄 행위에도 소급 적용하도록 하면서 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덮으려고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 법(정당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 여기에 대해서 그냥 모두 시효 완성으로 면소 판결이 내려지게 된다”고 밝혔다. 법조계 출신 여당 의원들은 “돈봉투 수수 혐의 관련 민주당 의원들이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어 위인설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다른 선거법들과의 공소시효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입법인데 여당이 억지 공세를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韓 “野, 돈봉투 사건 없던 것으로 만들어”한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소시효를 6개월로 제한하는 특례를 둬야 된다는 내용의 정당법 개정안을 민주당이 9월 6일 국민들 모르게 발의했다”며 “과거의 범죄 행위에도 이걸 모두 적용하자 이런 부칙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는 “결국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을 모두 없던 것으로 하자는 내용의 법안”이라며 “이런 일이 백주대낮에 국민들 모르게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대단히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한 대표가 겨냥한 법안은 올해 9월 민주당 김교흥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정당법 개정안이다. 한 대표는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을 직접 검토한 후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개정안은 63조를 신설해 정당법 위반죄 공소시효를 6개월로 하는 내용이다. 부칙에는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범죄 행위에도 개정안을 적용하도록 돼 있다. 김 의원이 발의한 정당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민주당 의원 20여 명이 면소 판결을 받게 된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재판이 진행 중인 민주당 허종식 의원, 이성만·임종성 전 의원, 송영길 전 대표 등이다. 한 검사 출신 국민의힘 의원은 “정당법 개정안대로 통과되면 이미 기소된 인사들도 면소 판결을 받게 된다”며 “아주 못된 법”이라고 했다.당 전당대회에서 금품 등이 오갈 경우 정당법 50조 당 대표 경선 등의 매수 및 이해 유도죄가 적용된다. 이 경우 공소시효는 통상 5년이다. 여권 관계자는 “단기 공소시효가 도입되면 수사에 어려움이 초래될 수 있다”며 “형벌 법규는 소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이를 깬 법안”이라고 비판했다.개정안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14명과 친윤(친윤석열)계인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까지 총 15명이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 3선 중진인 김 의원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진원지인 인천이 지역구이다. 박 의원은 통화에서 “개정안에 소급 적용이 들어간 줄 몰랐다”며 “공동 발의를 요청한 김 의원에게 항의하고 내 이름은 빼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野 “당 대표 선거 다루는 정당법만 공소시효 없어”반면 민주당은 “개정안이 통과돼도 이미 기소된 ‘돈봉투 수수’ 혐의 건들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공소시효 제도가 범죄 발생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검사의 공소권을 말소시키는 것이 때문에 이미 공소가 제기된 것은 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기소되지 않았지만 돈 봉투 수수 혐의 관련 수사를 받는 민주당 의원들이 법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민주당은 “소급 적용하는 개정안 부칙은 얼마든지 빼도 된다”는 입장이다.김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모두 6개월의 공소시효를 두고 있고 심지어 농협 조합장들을 뽑는 위탁선거법(6개월), 국민투표법(3개월)에서도 공소시효를 두고 있는데, 당 대표 선거를 다루는 정당법만 공소시효가 없다”고 말했다.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일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정부의 소득세법 개정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과세가 두 차례 연기된 데 이어 2025년 시행 계획도 2027년으로 미뤄진 것.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앞서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가상자산 과세를 2025년부터 시행하되 공제액을 5000만 원으로 상향하자”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청년층이 다수인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세금을 다 뜯어간다. 다뜯어민주당”이라며 강하게 반발하자 지도부가 과세 유예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정책위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몹시 당혹스럽다”며 “자본소득 과세가 상황 논리에 따라 이렇게 쉽사리 폐기되고 유예돼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내에선 “감세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정부·여당은 환영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청년을 위해 좋은 일”이라며 “국민을 이겨 먹는 정치 없다”라고 했다.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에 투자자 환호…“투기 더 조장” 우려도민주 “추가적인 제도 정비 필요”… 청년층 반발에 내년 과세서 선회진성준 “유예 이해안돼” 당내 비판“과세 인프라 정비 시간벌어” 평가속… “여론 눈치, 조세 신뢰 훼손” 비판도더불어민주당이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정부 방안에 동의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4년간 줄다리기를 이어오던 가상자산 과세는 2027년으로 2년 더 미뤄졌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환호하는 분위기이지만, 일각에선 반복된 유예로 인해 조세 신뢰가 하락하고 국내 증시로부터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모든 소득에 세금이 부과되는데 왜 유독 자본소득만은 신성불가침이어야 하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청년층 반발에 과세 유예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방침을 밝히면서 이유에 대해 “(과세를 하려면) 추가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가상자산 과세는 ‘가상자산을 양도 또는 대여 시 발생하는 소득이 연 25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지방세 포함 22%를 과세’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득세법상 해당 조항은 2022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2차례 유예됐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가상자산 과세를 2027년으로 또다시 유예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민주당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로 최종 결정한 것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조세 강경파’로 분류되는 진 정책위의장이 공식적으로 “가상자산 과세를 2025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되 공제액을 5000만 원으로 상향하자”고 주장해 왔지만, 당 내부적으론 “야당이 굳이 ‘증세’를 얘기해 역풍을 맞을 이유가 있냐”는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자산 과세 시스템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을뿐더러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는 소득을 파악할 수 없어 과세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진 정책위의장은 “날이 갈수록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가 심화돼 부익부 빈익빈이 고착되고 심지어 대물림까지 되고 있는 현실을 정녕 몰라서 이러는 것이냐”라며 “1%에 해당하는 최상위 부자들에게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라고 당 지도부 결정을 비판했다.● “투기 더욱 조장” 우려도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과세 유예 소식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직장인 박모 씨(33)는 “최근 국내 증시가 침체 중이라 청년층의 자산 형성이 쉽지 않은데, 과세가 유예되면서 기회가 더 생길 것 같다”고 했다.정부 주장대로 가상자산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선 과세 인프라 정비가 우선이라는 견해도 있다. 해외 거래소를 통한 매매가 많아 차익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유예를 통해 시간을 벌고 해외 거래 자료 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7월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며 “해외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에 대해선 과세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2027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간 암호화 자산 거래 정보를 자동으로 교환하는 체계가 시행된다.반면 과세 유예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에 위반될뿐더러 반복되는 유예 결정은 세무 당국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또 계속된 과세 유예가 2030 투자자 등 여론의 눈치를 본 결과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현재 세금이 부과되는 해외 주식 투자와 과세 형평이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최근 가상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과세 유예 결정이 투기를 더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1월 ‘트럼프 랠리’를 타고 비트코인 가격은 40% 가까이 상승했다.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가상자산 과세 기준을 마련해 세금을 걷고 있다. 미국은 가상자산 양도에 따른 차익을 부동산, 주식 등을 팔아 발생하는 소득과 동일하다고 보고 ‘자본이득세’로 과세하고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10월 보고서에서 “한국은 과세 인프라 구축 미비를 이유로 가상자산 소득을 전부 과세하지 않는데, 국제 현황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총선 경선 여론 조작 및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그동안 “신 의원 수사는 검찰의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해온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지만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했지만, 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 의석이 192석인 만큼 정작 여당 내에서도 최소 10명이 반대표나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신 의원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295명 중 찬성 93명, 반대 197명, 기권 5명으로 부결됐다. 가결 요건은 재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다. 신 의원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지 않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전북 군산-김제-부안갑이 지역구인 신 의원은 올해 총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지지자들에게 여론조사에 거짓 응답하도록 지시하는 등 여론을 조작한 혐의와 2020년 태양광 사업 민원 해결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간부로부터 1억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석우 법무부 차관은 표결에 앞서 “뇌물공여자 등 사건 관계인들이 신 의원에 대한 금품 제공 사실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며 체포동의안 가결을 요청했다. 이에 맞서 신 의원은 신상 발언에 나서 “검찰의 유일한 물증은 공기업 전 대표의 진술뿐인데 말이 바뀌어 신빙성이 낮다”며 “여론 조작 혐의도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한 것을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자유투표에 맡겼지만 총 170명 중 169명이 참석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후 서면브리핑에서 “오늘 표결에서 최소 10표 이상의 여당 이탈표가 나왔다”며 “내부 단속이 한계에 다다랐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반대 단일대오에 확신이 없다는 불안의 발로”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총선 경선 여론조작 및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그동안 “신 의원 수사는 검찰의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해온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부결표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지만,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했지만 정작 여당 내에서도 최소 10명이 부결표나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신 의원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295명 중 찬성 93명, 반대 197명, 기권 5명으로 부결됐다. 가결 요건은 재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다. 신 의원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지 않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신 의원은 올해 총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지지자들에게 여론조사에 거짓 응답하도록 지시하는 등 여론을 조작한 혐의와 2020년 태양광 사업 민원 해결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간부로부터 1억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석우 법무부 차관은 표결에 앞서 “뇌물공여자 등 사건 관계인들이 신 의원에 대한 금품 제공 사실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며 체포동의안 가결을 요청했다. 이에 맞서 신 의원은 신상 발언에 나서 “검찰의 유일한 물증은 공기업 전 대표의 진술뿐인데 말이 바뀌어 신빙성이 낮다”며 “여론조작 혐의도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한 것을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반박했다.민주당은 자유투표에 맡겼지만 총 170명 중 169명이 참석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후 서면브리핑에서 “오늘 표결에서 최소 10표 이상의 여당표 이탈표가 나왔다”며 “내부 단속이 한계에 다다랐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반대 단일대오에 확신이 없다는 불안의 발로”라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음 달 11일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와 엄희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에 대한 탄핵청문회를 여는 내용의 조사계획서를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들을 상대로 ‘보복 탄핵’을 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대장동 사건 1심 재판 종료 때까지 청문회를 미뤄야 한다”고 반발했지만 재적의원 16명 중 찬성 11명, 반대 5명으로 가결 처리됐다. 강 차장검사와 엄 지청장은 각각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3부장 검사를 맡으면서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한 바 있다. 민주당은 강 차장검사와 엄 지청장에 대한 탄핵 사유로 각각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수사 과정에서 기자들을 압수수색하고 수사 사실을 흘린 혐의(피의사실 공표 등)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모해할 목적으로 재소자들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 등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이날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상설특검 시 여당의 후보 추천권을 배제하는 ‘상설특검 규칙 개정안’도 강행 처리했다. 자리에 있던 여당 의원 4명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야당 의원 11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개정안은 대통령 또는 그 가족이 연루된 수사의 경우 7명으로 이뤄지는 상설특검 후보추천위 구성에서 여당 추천 몫 2명을 제외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설특검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다루겠다는 계획이다. 예산안 자동 부의 폐지를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과 불출석 증인에 대한 동행 명령권 발부를 청문회 등으로 확대하는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도 야당 주도로 처리됐다. 민주당은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기준 가격을 밑돌 경우 정부가 차액 일부를 보전하도록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등 여당이 반대하는 ‘농업 4법’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상설특검 규칙 개정안과 농업 4법을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쌀 가격을 떨어뜨리는 법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본회의 통과 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송 장관이 “농업 4법은 ‘농망 4법”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해임건의안 및 고발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다음 달 11일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와 엄희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에 대한 탄핵청문회를 여는 내용의 조사계획서를 야당 단독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들을 상대로 ‘보복 탄핵’을 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대장동 사건 1심 재판 종료 때까지 청문회를 미뤄야 한다”고 반발했지만, 재적의원 16명 중 찬성 11명, 반대 5명으로 가결 처리됐다.강 차장검사와 엄 지청장은 각각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3부장 검사를 맡으면서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한 바 있다. 민주당은 강 차장검사와 엄 지청장에 대한 탄핵 사유로 각각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수사 과정에서 기자들을 압수수색하고 수사 사실을 흘린 혐의(피의사실 공표 등)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모해할 목적으로 재소자들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 등을 제시했다.민주당은 이날 대통령과 그 가족에 대한 상설특검 시 여당의 후보 추천권을 배제하는 ‘상설특검 규칙 개정안’도 강행 처리했다. 자리에 있던 여당 의원 4명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야당 의원 11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개정안은 대통령 또는 그 가족이 연루된 수사의 경우 7명으로 이뤄지는 상설특검 후보추천위 구성에서 여당 추천 몫 2명을 제외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설특검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다루겠다는 계획이다. 예산안 자동 부의 폐지를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과 불출석 증인에 대한 동행 명령권 발부를 청문회 등으로 확대하는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도 야당 주도로 처리됐다.민주당은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기준 가격을 밑돌 경우 정부가 차액 일부를 보전하도록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비롯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등 여당이 반대하는 ‘농업 4법’도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상설특검 규칙 개정안과 농업 4법을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쌀 가격을 떨어뜨리는 법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본회의 통과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송 장관이 “농업 4법은 ‘농망 4법”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해임건의안 및 고발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한숨을 돌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당 민생연석회의를 출범하며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을 안 하면 우량주를 불량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이 대표는 자신이 공동 의장을 맡은 민생연석회의 출범식에 참석해 “다른 나라는 주식시장이 다시 회복하는데 어찌 우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하강 국면이냐. 현 경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연내 처리 의사를 밝힌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정부가 태도를 돌변해 반대한다”며 “물적분할, 합병 등을 해 가며 앞으로도 알맹이를 빼먹으라는 그 말이냐. 이러니 주식시장에 누가 투자하겠냐”고 지적했다. 상법 개정안과 민생을 연결해 처리 필요성을 부각한 것이다.이 대표는 당분간 민생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27일엔 고교 무상교육 현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28일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한 조언을 듣는 등 당분간 민생 행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전 처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법제처장을 지낸 보수 성향 원로 법조인으로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 개헌을 주장한 바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차장이 보수 성향 인사이지만,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 논란 등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며 “만남에서도 관련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다음 주에는 자신이 앞서 제안한 재계와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직접 참석해 의견을 주고받는 ‘상법 개정안 끝장 토론’에도 참석할 예정이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지 열흘 만인 25일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일단 한숨을 돌렸다. 사법 리스크 한 고비를 넘긴 이 대표는 ‘먹사니즘’ 행보를 통해 국면을 전환하는 한편 당의 외연을 넓히고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기국회 내 통과를 약속했던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재계 반발이 여전히 거센 상황에서 이 대표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배임죄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절충점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유연한 리더’로서의 모습을 강조한다는 취지다. 이 밖에 가상자산 과세 및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등 경제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우클릭’ 행보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이재명 일극 체제’는 당분간 공고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1일 5선의 안규백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당 대표 특보단을 꾸린 이 대표는 연말 당직 개편을 추진해 당내 구심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직선거법 1심에서 받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고 향후 10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되는 만큼 여전히 남은 사법 리스크에 완전히 긴장을 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숨 돌린 李, 민생 행보 박차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보다 위증교사 재판이 더 어려울 것으로 봤는데 무죄가 나오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일부 털어냈다”며 “이제는 민생과 안보, 외교 등 대권 주자로서의 면모가 부각되는 분야의 정책들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움직임과 함께 이 대표의 리더십을 부각하는 흐름도 함께 갈 것”이라며 “리더십 공백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 있어야 정권 퇴진 움직임도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6일 자신이 공동 의장을 맡은 민생연석회의의 발대식을 열고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한 분과별 의제를 점검하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간다. 27일엔 ‘고교 무상 교육을 위한 현장 간담회’와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는 ‘미래거버넌스위원회’ 출범식에도 방문하며 당분간 연일 민생 관련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기업의 반발에 타협하고 절충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집중투표제나 배임죄 등 기업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재판 전날 밤에도 “한국 경제와 국장 살리기를 위한, 상법 개정 끝장토론을 제안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개미투자자는 (상법 개정에) 대찬성이지만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영자 측은 적극 반대한다. 토론을 통해 합리적 결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20일엔 당내 금기로 꼽혀 왔던 주 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 의원은 “민생이 워낙 어렵다 보니 성장에 필요한 사안들은 적극적으로 살피고 실행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 당 내부적으론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일극 체제가 더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단일대오를 굳건히 하기 위해 연말이나 연초 당직 개편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 발맞추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직이 개편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거법 유죄’ 사법 리스크 여전 다만 이달 15일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최종심 확정 시 10년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이 위증교사 1심 무죄 선고에 대해서도 이날 즉각 항소 계획을 밝힌 만큼 1심 판단을 대법원까지 유지하기 위한 법리적 다툼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사법정의실현·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이날 “이제 두 번째 (이 대표 관련) 재판의 1심이 끝났을 뿐이다.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 않은 사건도 있고 며칠 전에야 추가 기소된 사건도 있으며 계속해서 수사 중인 사건들도 있다”며 이 대표 사법 리스크 관련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1심에서 유죄를 받은 지 열흘 만인 25일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일단 한숨을 돌렸다. 사법리스크 한 고비를 넘긴 이 대표는 ‘먹사니즘’ 행보를 통해 국면을 전환하는 한편 당의 외연을 넓히고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기국회 내 통과를 약속했던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 재계 반발이 여전히 거센 상황에서 이 대표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배임죄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절충점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유연한 리더’로서의 모습을 강조한다는 취지다. 이밖에 가상자산 과세 및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등 경제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우클릭’ 행보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이재명 일극체제’는 당분간 공고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1일 5선의 안규백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당 대표 특보단을 꾸린 이 대표는 연말 당직 개편을 추진해 당내 구심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다만 공직선거법 1심에서 받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고 향후 10년 간 피선거권도 박탈되는 만큼 여전히 남은 사법리스크에 완전히 긴장을 풀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숨 돌린 李, 민생 행보 박차이 대표 측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보다 위증교사 재판이 더 어려울 것으로 봤는데 무죄가 나오면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일부 털어냈다”며 “이제는 민생과 안보, 외교 등 대권 주자로서의 면모가 부각되는 분야의 정책들에 더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움직임과 함께 이 대표의 리더십을 부각하는 흐름도 함께 갈 것”이라며 “리더십 공백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 있어야 정권 퇴진 움직임도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이 대표는 26일 자신이 공동 의장을 맡은 민생연석회의의 발대식을 열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분과별 의제를 점검하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간다. 27일엔 ‘고교 무상 교육을 위한 현장 간담회’과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하는 ‘미래거버넌스위원회’ 출범식에도 방문하며 당분간 연일 민생 관련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이 대표는 상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기업의 반발에 타협하고 절충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집중투표제나 배임죄 등 기업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재판 전날 밤에도 “한국경제와 국장 살리기를 위한, 상법개정 끝장토론을 제안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개미투자자는 (상법 개정에) 대찬성이지만 한국경제인연합회등 경영자 측은 적극 반대한다. 토론을 통해 합리적 결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이 대표는 지난 20일엔 당내 금기로 꼽혀 왔던 주 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 의원은 “민생이 워낙 어렵다 보니 성장에 필요한 사안들은 적극적으로 살피고 실행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당 내부적으론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일극 체제가 더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단일대오를 굳건히 하기 위해 연말이나 연초 당직 개편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 발맞추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직이 개편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거법 유죄’ 사법리스크 여전다만 지난 15일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최종심 확정 시 10년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이 위증교사 1심 무죄 선고에 대해서도 이날 즉각 항소 계획을 밝힌 만큼 1심 판단을 대법원까지 유지하기 위한 법리적 다툼도 이어질 전망이다.민주당 사법정의실현·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이날 “이제 두 번째 (이 대표 관련) 재판의 1심이 끝났을 뿐이다.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 않은 사건도 있고 며칠 전에야 추가 기소된 사건도 있으며 계속해서 수사 중인 사건들도 있다”며 이 대표 사법리스크 관련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놓았던 가상자산 과세를 놓고 당내 논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민주당은 공약대로 공제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조정하되 내년부터 과세를 시작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당내 반발이 나오는 데다 이재명 대표까지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재계 및 투자자들과 공개 토론회를 열기로 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즌 2 논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2일 “가상자산 투자소득세는 시행이 당의 기본 입장”이라며 “금투세는 시행 시 주식시장이 폭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지만, 가상자산의 경우 실물 경제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가상자산은 과세해도 대상이 일부 국내 거래소로 제한될 수밖에 없어 심각한 역차별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당론으로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에 재계가 반대하자 “상법 개정과 관련된 (재계와 투자자) 양측의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재계 입장을 반영한 ‘절충안’ 도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가상자산에 대한 공정·공평한 과세가 현재로선 어렵다. 민주당이 당장 과세하자고 고집부릴 명분이 없다”며 2년 유예를 주장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놓았던 가상자산 과세를 놓고 당내 논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민주당은 공약대로 공제 한도를 5000만 원으로 조정하되 내년부터 과세를 시작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당내 반발이 나오는 데다 이재명 대표까지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재계 및 투자자들과 공개 토론회를 열기로 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즌 2 논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2일 “가상자산 투자소득세는 시행이 당의 기본 입장”이라며 “금투세는 시행 시 주식시장이 폭락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지만, 가상자산의 경우 실물 경제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가상자산은 과세해도 대상이 일부 국내 거래소로 제한될 수밖에 없어 심각한 역차별 우려가 있다”고 했다.이 대표는 당론으로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에 재계가 반대하자 “상법 개정과 관련된 (재계와 투자자) 양 측의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재계 입장을 반영한 ‘절충안’ 도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가상자산에 대한 공정·공평한 과세가 현재로선 어렵다. 민주당이 당장 과세하자고 고집부릴 명분이 없다”며 2년 유예를 주장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21일 “가상자산은 청년의 자산 형성 사다리”라며 “과세 2년 유예를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부터 예정대로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고 그 대신 공제 한도를 기존 2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올리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가운데 과세 시기를 조정하자는 의견도 당 지도부 내에서 나온다. 청년 이슈를 둘러싸고 여야가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오랜만에 올라가 손실을 회복할 수 있겠다 기대하는 분들이 많다”며 “민주당이 그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주변에 “청년에게서 왜 자산 형성 기회를 빼앗나. 국민의힘이 정교한 보수정당이니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날 “꼭 필요한 현실의 문제들을 특위에서 논의하고 실천하겠다”며 당 민생경제특별위원회 발족도 공식화했다. 이어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간담회에도 참석해 “돈을 누수 없이 잘 쓰기 위해서 반드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금융투자소득세처럼 가상자산 공제 한도도 5000만 원까지 올려 시행하겠다는 게 당의 지난 대선 공약이었고 현재 당의 입장”이라며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도 여당과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당 지도부 회의에선 “가상자산 투자자 대부분이 청년층인데 이들에게 세금을 더 매기는 게 맞느냐”는 우려가 나왔다고 한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내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우원식 국회의장이 22일 “국민의힘이 계속 반대하더라도 정기국회 내엔 채 해병 순직 사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며 양당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을 요청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관련 의견서 제출 기한인 21일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전달하자 우 의장이 국조 특별위원회를 야당 단독으로 개문발차할 가능성을 띄우며 여당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취임 때부터 ‘채 해병 특검’에 찬성한다고 한 만큼 국정조사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며 여당 참여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21일 오전 “채 해병 순직사건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 국정조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국회의장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관련 입법청문회나 현안질의, 국정감사 질의 등 할 건 다 하지 않았나”라며 “국정조사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채 해병 국정조사의 대상과 조사특별위원회 예상 인원, 기한 등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관련 1심 선고를 앞두고 채 해병 국정조사를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대여 압박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우 의장은 양당의 의견서를 검토한 결과 22일 여당의 국정조사 참여를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여야 동의로 꾸려져야 조사에 실효성이 있는 만큼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우 의장의 기본 입장”이라며 “그러나 여당을 무한정 기다릴 순 없다. 다음 달 10일까지인 정기국회에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달 말 국회 본회의에서 채 해병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해 달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우 의장 측은 “시점이 이르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16개 그룹 사장단이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법 개정 논의를 중단하고 경제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 달라는 취지의 이례적인 ‘긴급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황에서 입법 규제를 멈춰 달라며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주요 그룹이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으로 인한 내수 침체가 이어지던 2015년 7월 이후 9년 만이다.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 모인 사장단은 특히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애로를 겪게 할 것”이라며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2·3대 주주 또는 소액 주주가 있고, 이들은 이해관계가 굉장히 상충한다. ‘(모든) 주주’를 충실 의무 대상으로 넣을 경우 많은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16개 그룹 사장단은 “우리 경제 성장동력이 약화되면서 2% 성장률 달성도 버거워졌다”며 “많은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자 국내보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고, 기업부채는 장기 불황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내수는 가계부채 등의 문제로 구조적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고, 그나마 버텨 주던 수출마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환경 악화로 앞으로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며 “보호무역주의 분위기 속에서 각국이 첨단 산업 지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지원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주요 그룹 사장단이 모여 이례적 성명을 발표한 것은 트럼프발 불확실성 속에 상법 개정안까지 국회를 통과하면 감당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올 10월까지 처리된 법인 파산 선고(인용) 건수가 지난해 연간 처리 건수를 훌쩍 넘는 등 내수 부진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박승희 삼성전자 대외협력(CR) 담당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김동욱 현대차 전략기획실 부사장,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등이 각 그룹을 대표해 참석했고,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도 함께했다.트럼프 폭풍속 재계 “상법 개정땐 끝없는 소송전” 위기감 호소[커지는 경제 경보음]16개 그룹 사장단 이례적 긴급성명“소액주주 보호는 자본시장법 충분”… 보호무역 강화 기류에 우려 더 커져野 “합리적 경영판단은 면책 추진”… 재계 “기준 불명확해 실효성 없어”21일 국내 16개 그룹 사장단이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발표한 데는 그만큼 국내외 경제 여건이 심상찮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내수 침체 장기화와 트럼프발(發) 신냉전 리스크, 중국발 공급과잉 등 안팎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주도하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기업들은 끝없는 소송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돼 있다.● 야당 상법 개정안 당론 추진에 강한 반발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지정한 상법 개정안 등 각종 규제에 대한 반발과 우려는 사장단 긴급 성명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 증시의 ‘나 홀로’ 하락세 속에서 각 기업이 밸류업(가치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를 상법 개정으로 접근할 경우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다. 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총주주’로 확대하면 소송 리스크가 크고 오히려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성명에 참여한 한 대기업 사장은 “소액주주 보호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도 충분히 가능한데 상법에서 지나치게 포괄적인 규정을 도입하게 되면 해외 행동주의 펀드 등의 공격에 노출되고 중장기 의사 결정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사장도 “미국을 제외하고 글로벌 경기가 모두 악화되고 있고, 이것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며 “주가를 올리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기업 경쟁력을 올리는 것인데 상법 개정안은 오히려 기업 경쟁력을 낮추게 된다”고 강조했다.국민의힘도 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법적으로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일률적으로 포함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재계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경영판단의 원칙’을 개정안에 명시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경영판단의 원칙이란 이사가 합리적 근거에 따라 재량 범위 내에서 내린 경영 판단에 대해선 회사 손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법적 기준을 의미한다. 재계의 “상법 개정 시 경영 판단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재계는 “충실의무 대상에 ‘총주주’가 들어가는 한 사안마다 경영판단의 원칙이 인정될지를 두고 소송전이 벌어지거나 배임 처벌 위험에 놓일 것”이라며 “실효성이 없다”고 우려했다.● 트럼프발 신냉전 먹구름…“1년 내 금융 리스크”이번 공동 성명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도 반영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연이은 고관세 정책 천명에 이어 ‘관세 예찬론자’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임명되면서 본격적인 관세 전쟁, 제조업 리쇼어링(본국 회귀)에 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날 성명에 참여한 또 다른 사장은 “미중 패권전에서 반도체가 수단이 되다 보니 생산 시설을 자국으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긴급 공동 성명에 참여한 그룹사는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HD현대, GS, CJ, 두산, 효성, 코오롱, 삼양, 영원무역, 풍산, 삼양라운드스퀘어 등 16곳이다.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정책 변화를 한국 금융시스템의 최대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4년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20.5%)가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26.9%)에 이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미 대선 이후 정책 변화로 인한 국내 금융 리스크는 응답자의 70.5%가 1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한편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6단체도 성명을 내고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번째로 높다”며 “(현행 상속세율로는)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 21일 “가상자산은 청년의 자산 형성 사다리”라며 “과세 2년 유예를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부터 예정대로 가상자산 과세를 시행하고 대신 공제 한도를 기존 2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올리는 안을 유력 검토하는 가운데 과세 시기를 조정하자는 의견도 당 지도부 내에서 나온다. 청년 이슈를 둘러싸고 여야가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오랜만에 올라가 손실을 회복할 수 있겠다 기대하는 분들이 많다”며 “민주당이 그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주변에 “청년에게서 왜 자산 형성 기회를 빼앗나. 국민의힘이 정교한 보수정당이니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한 대표는 이날 “꼭 필요한 현실의 문제들을 특위에서 논의하고 실천하겠다”며 당 민생경제특별위원회 발족도 공식화했다. 이어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간담회에도 참석해 “돈을 누수 없이 잘 쓰기 위해서 반드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반면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금융투자소득세처럼 가상자산 공제 한도도 5000만 원까지 올려 시행하겠다는 게 당의 지난 대선 공약이었고 현재 당의 입장”이라며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도 여당과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당 지도부 회의에선 “가상자산 투자자 대부분이 청년층인데 이들에게 세금을 더 매기는 게 맞느냐”는 우려가 나왔다고 한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내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여야가 한 달 이상 공석인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을 이달 22일까지 추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후보군 하마평도 본격화하고 있다. 여당 측 추천 후보군으로는 이종석 전 헌법재판소장과 이완규 법제처장이, 야당 몫으로는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 김성주 광주고법 판사가 거론된다. 국민의힘이 “여당이 1명,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기류를 보이면서 민주당 안대로 헌법재판관이 선출될 시 헌재 구성은 현 ‘중도·보수 4명, 진보 2명’에서 ‘중도·보수 5명, 진보 4명’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여당 몫 헌법재판관 추천 1명으로 지난달 17일 퇴임한 이 전 소장을 연임시키는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법제처장도 하마평에 올랐다. 검사 출신인 이 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민주당은 정 원장과 김 판사를 선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장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비자금 횡령 사건 1심을 맡아 징역 15년을 선고한 바 있다. 김 판사는 주로 광주 지역에서 판사 생활을 했으며 2022년엔 전남도선관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이 국회 몫 2명을 추천하게 되면 현재 중도·보수 성향 4명(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진보 성향 2명(문형배 이미선)인 헌법재판관 구성은 향후 중도·보수 성향 5명, 진보 성향 4명 구도로 바뀌게 된다. 헌법재판소법상 위헌 및 탄핵 등이 결정되려면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헌법재판관 추천 몫을 두고 평행선을 이어가던 여야는 “국회의 직무 유기로 인한 헌재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자 추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여당 내에서 “집권당으로서 헌재가 와해된 상황을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민주당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은 “양당이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양당이 합의한 인물을 추천하는 게 관례”라고 주장해 왔다. 여당 내에선 야당에 2명 추천권을 내주는 대신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나 예산 등 다른 원내 협상 사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국민의힘이 민주당과의 물밑 협상에서 “여당이 추천하는 1명에 대해 야당이 무조건 동의한다면 2명 추천권을 내주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의힘의 ‘여당 추천 1명은 무조건 동의해 달라’는 조건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후보 추천 명단이 들어오면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여야가 한 달 이상 공석인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을 이달 22일까지 추천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후보군 하마평도 본격화하고 있다. 여당 측 추천 후보군으로는 이종석 전 헌법재판소장과 이완규 법제처장이, 야당 몫으로는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 김성주 광주고법 판사가 거론된다. 국민의힘이 “여당이 1명,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기류를 보이면서 민주당 안대로 헌법재판관이 선출될 시 헌재 구성은 현 ‘중도·보수 4명, 진보 2명’에서 ‘중도·보수 5명, 진보 4명’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여당 몫 헌법재판관 추천 1명으로 지난달 17일 퇴임한 이 전 헌재소장을 연임시키는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법제처장도 하마평에 올랐다. 검사 출신인 이 법제처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민주당은 정 서울서부지법원장과 김 광주고법 판사를 선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장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비자금 횡령 사건 1심을 맡아 징역 15년을 선고한 바 있다. 김 판사는 주로 광주 지역에서 판사 생활을 했으며 2022년엔 전라남도선관위원장을 맡았다.민주당이 국회 몫 2명을 추천하게 되면 현재 중도·보수 성향 4명(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진보 성향 2명(문형배 이미선)인 헌법재판관 구성은 향후 중도·보수 성향 5명, 진보 성향 4명 구도로 바뀌게 된다. 헌법재판소법상 위헌 및 탄핵 등이 결정되려면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헌법재판관 추천 몫을 두고 평행선을 이어가던 여야는 “국회의 직무 유기로 인한 헌재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자 추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여당 내에서 “집권당으로서 헌재가 와해된 상황을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민주당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은 “양당이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양당이 합의한 인물을 추천하는 게 관례”라고 주장해왔다. 여당 내에선 야당에 2명 추천권을 내주는 대신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나 예산 등 다른 원내 협상 사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국민의힘이 민주당과의 물밑 협상에서 “여당이 추천하는 1명에 대해 야당이 무조건 동의한다면 2명 추천권을 내주겠다”고 조건을 내걸었다는 얘기도 나온다.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국민의힘의 ‘여당 추천 1명은 무조건 동의해달라’는 조건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후보 추천 명단이 들어오면 판단하겠다”고 말을 아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김용민 의원이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34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피선거권이 박탈당하지 않았고 결국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직자의 자격도 사법 관료가 아닌 국민이 직접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 대표를 트럼프 당선인에게 빗댄 것이다. 정치권에선 “최종심까지 유죄가 나와도 불복하겠다는 선전포고냐”란 지적도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미국 대선은 정적 제거를 위한 정치권력이나 사법 관료들이 누가 대통령이 될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직접 결정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 선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싫든 좋든 이 대표는 제1야당 대표이고 대권 주자”라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누구를 뽑을 것인지는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판결 직후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해 거친 비난을 쏟아냈던 친명(친이재명)계도 톤 조절을 하며 당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앞서 비명계를 향해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던 최민희 의원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명계가) 권력 투쟁을 하거나 정치검찰과 손잡고 민주당을 장악하려 하면 공멸할 뿐 아니라 해당 당사자들이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을 것이란 취지였다”며 “제 발언이 너무 셌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똘똘 뭉쳐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취지였다”고도 했다. 앞서 같은 당 박수현 의원 등이 “(국민에게) 불편함을 드렸다면 이 문제는 좀 사과드린다는 말씀이나 설명을 (최 의원이) 직접 하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지적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김용민 의원이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34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피선거권이 박탈당하지 않았고 결국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직자의 자격도 사법 관료가 아닌 국민이 직접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 대표를 트럼프 당선인에게 빗댄 것이다. 정치권에선 “최종심까지 유죄가 나와도 불복하겠다는 선전포고냐”는 지적도 나왔다.김 의원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미국 대선은 정적 제거를 위한 정치권력이나 사법 관료들이 누가 대통령이 될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직접 결정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 선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싫든 좋든 이 대표는 제1야당 대표이고 대권 주자”라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누구를 뽑을 것인지는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판결 직후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해 거친 비난을 쏟아냈던 친명(친이재명)계도 톤 조절을 하며 당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앞서 비명계를 향해 “움직이면 죽는다.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던 최민희 의원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명계가) 권력 투쟁을 하거나 정치검찰과 손잡고 민주당을 장악하려 하면 공멸할 뿐 아니라 해당 당사자들이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을 것이란 취지였다”며 “제 발언이 너무 셌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똘똘 뭉쳐 민주주의를 지키자는 취지였다”고도 했다. 앞서 같은 당 박수현 의원 등이 “(국민에게) 불편함을 드렸다면 이 문제는 좀 사과드린다는 말씀이나 설명을 (최 의원이) 직접 하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지적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 이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살인”(박찬대 원내대표) “사람을 죽이겠다고 생각해야 가능한 판결”(김민석 최고위원) 등 재판부를 향한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검사 악마화에 이은 판사 악마화”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도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재판 등 자칫 남은 재판과 여론전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박 원내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최악의 판결”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조작 기소를 받아쓴 허술한 법리를 누가 감정이 아닌 합리라고 하겠나”라며 “오죽하면 서울 법대 나온 판사가 맞냐고들 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재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대신 ‘김건희 특검법’을 거론하며 검찰과 대통령실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검찰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특별검사를 임명해서 훼손되는 법 질서를 지켜내는 게 당연하다”며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된다. 그러나 이 나라는 대통령 혼자의 것이 아니다”고 했다.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이 대부분 이 대표 판결에 대한 반발로 채워진 가운데 당내에서도 자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도 “일부 당원들이 판사 비난 등 좀 과한 말들(을 하는데) 좀 부적절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달 25일 열리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앞두고 “명백한 무죄”라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위증교사 선고를 앞두고 더 극단적으로 몰려다니면서 판사 겁박이라는 사법 방해를 하는 것은 중형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했다.野최고위 “서울법대 나온 판사 맞나” 판결 성토… 당내 “역풍 우려”‘李 변호의 장’ 된 지도부 회의“정치 판결” “피고인에 편견”공개발언 64%가 재판부 비판당차원 변호사 선임 두곤 논란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법원의 1심 선고는 검찰의 조작 수사를 그대로 인정한, 유죄 결론을 내리고 짜맞춘 ‘사법 살인’ ‘정치 판결’이다.”(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 “오죽하면 (이 대표에게 선고를 내린 한성진 부장판사가) 서울 법대를 나온 게 맞냐고들 하겠나.”(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 1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사흘 전 선고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유죄 판결에 대한 성토와 변호의 장을 방불케 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 대표 선거법 위반 1심 법원 법리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프레젠테이션(PPT)을 띄워 10분간 법원의 유죄 판단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준호 최고위원도 관련 뉴스 영상을 틀고 “(법원이 허위 발언이라고 본) 이 대표의 백현동 관련 발언은 ‘팩트’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고위원들의 공개 발언 1만282자 중 63.7%에 해당하는 6552자 분량이 이 대표 재판에 대한 비판이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여론 반전에도 나섰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이 나라 주권자의 뜻에 따라 김건희 특검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북 전단을 방치하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 사유를 점검하겠다”고 했다. ● “민주 최고위, 李 변호의 장 방불” 이날 최고위 밖에서도 이 대표 재판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박균택 의원은 “피고인에 대한 안 좋은 감정, 편견을 갖지 않는 한 (1심 재판부가) 그렇게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고, 박성준 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재판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25일 위증교사 1심에서도 최악의 경우가 나올 경우 플랜 B를 준비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럴 필요 없다”며 “당 대표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해 재판에 제대로 대응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 내에서 “재판부에 대한 공격이 지나쳐 사법 불복으로 비치면 이 대표의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등 향후 재판에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이 대표가 재판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이 대표 2심을 앞두고 당 차원에서 변호사 선임 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법률 위반 여부를 문의해야 한다는 내부 지적도 나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시 당의 대선 후보 신분이었고, 유죄 확정 시 당에 미치는 영향도 있어서 지원을 검토했지만, 법률상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알아봐야 한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민주당이 법률 검토를 요청하면 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李, 재판 언급 없이 “김건희 특검법 실현” 민주당은 재판 반발과 함께 정권 규탄 수위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엉터리 판결 이후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도 처벌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유력한 야당 후보를 제거하면 자신들도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면 어리석고 순진한 발상”이라며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송순호 최고위원은 “하야는 (윤 대통령) 본인과 부인,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상의 결단”이라며 “하야가 안 된다면 탄핵과 임기 단축 개헌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1심 선고를 앞두고 23일 4차 주말 장외 집회를 열고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할 예정이다. 19일부터 27일까지는 현역 의원들의 1인 시위 등 다양한 형태의 비상행동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동안 국회 안에서 하던 규탄 집회를 용산 대통령실 앞 등에서 벌이는 것. 다만 당내에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현실화로 김건희 특검법 등 당 주력 법안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수현 의원은 “(특검법) 재표결에서 가결 가능성을 예상했는데, 이 대표 판결 이후 각 진영이 강하게 결집하면서 다른 변수가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