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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7∼12월) 아파트 시장은 결국 금리 인하 시기와 공급 물량 수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부족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관망세에서 벗어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은 미분양과 공급 초과 문제가 여전해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얘기다. 동아일보가 1일 부동산 전문가 7명에게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을 의뢰한 결과 “수도권은 공급 부족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8% 오르면서 1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도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7명 중 5명 “수도권 집값 상승 전망” 전문가 7명 중 5명은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할 것으로, 2명은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락을 예측한 전문가는 없었다. 이종아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장은 “서울은 상승세로 전환했고 하반기 상승 폭이 1∼2%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시장이 변곡점을 이미 지났고 하반기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이 5% 정도 오를 것”이라며 다소 큰 폭의 상승세를 전망했다. 주요 요인은 금리 인하와 공급 부족이 꼽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금리 인하 시점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먼저 움직이는 수요로 인해 상승 거래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공사비 인상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돼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요 대비 공급이 가장 부족한 서울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대세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기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금리 인하를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집값이 소득 수준 대비 높기 때문에 주택 경기의 사이클을 바꿀 정도로 영향을 주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서울-지방 격차 심화 설문에 참여한 7명 중 5명이 지방 집값은 하락할 것으로 봤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를 키워드로 꼽았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방은 공급이 부족하다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택사업 자체가 어렵고, 하반기 들어 가격 하락 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 미분양 물량이 5만7368채로 좀처럼 해소될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미분양 해소 전까지 지방 시장은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아파트 전월세는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상승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김효선 수석위원은 “입주 물량이 줄고 전세사기로 빌라 임대차 시장이 무너져 있어 아파트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주택 공급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종아 센터장은 “시장에서 믿을 수 있는 장기 공급 계획을 내놓고 공급하겠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창무 교수는 “전셋값 급등을 초래하는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의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민간에서 전월세 물량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빠른 시일 내에 ‘내 집 마련’을 고려해 보라는 조언도 나왔다.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저리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내 집 마련도 나쁘지 않다”며 “시세 대비 저렴한 청약에 도전하거나 경매 등을 활용해 갈아타기 하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28일부터 김포골드라인의 열차가 추가 투입되고 광역버스 등 대체교통수단이 확충되면서 김포 지역 주민들의 교통 혼잡도가 완화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최대혼잡도 224%에 달했던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가 200%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이는 올 1월 민생토론회에서 발표된 ‘김포골드라인 단기 혼잡완화 방안’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포골드라인에는 이날 추가되는 1편성을 포함해 올 9월까지 총 5편성이 투입되고, 배차간격이 기존 3분에서 2분30초까지 줄어든다. 또 9월까지 출근시간(오전 7시~9시) 운행횟수가 기존 42회에서 51회까지 늘어나면서 하루에 2000명 이상을 추가 수송할 수 있게 된다. 특히 9월에 4편성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앞당겨 8월에 2편성을 증차하면서 통근과 통학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김포골드라인의 수송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개 광역버스 준공영제 노선을 추가로 개통한다. 우선 29일부터 김포 현대프라임빌~당산역을 운행하는 6601번 광역버스 노선을 운행을 시작하고, 상암DMC를 목적지로하는 노선도 하반기 운행에 나선다. 3월에도 민생토론회 후속조치로 8600A(발산역행)와 G6003A(가양역행) 노선이 개통한 바 있다. 특히 2층 전기버스를 4대 투입해 하루 28회 운행에 나서고, 탑승 추이에 따라 하루 52회까지 운행을 늘릴 계획이다. 7월부터는 지하철 2호선과 9호선이 지나는 영등포구 당산역에 회차형 환승센터가 마련된다. 이에 광역버스와 지하철간 환승이 편리해질 예정이다. 특히 경기와 인천에서 오는 광역버스는 혼잡한 시내 구간을 지나지 않고 올림픽대로에서 바로 당산역으로 진입할 수 있어 김포~당산역 기준 평균 10분 이상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올림픽대로의 버스전용차로 도입을 위해 상습 정체 구간인 개화IC 부근 1.4km구간도 편도 2차로에서 3차로로 확장할 계획이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다음 달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물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44개 단지에서 2만1070채로 집계됐다. 이 중 지방 입주 예정 물량이 1만8321채(87%)였다.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은 2749채로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다음 달 경기(2266채)와 서울(483채)의 입주 예정 물량은 이달의 절반이 안 된다. 인천은 입주 예정 단지가 없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통상 7월은 휴가와 장마로 이사 비수기에 속하지만 입주 물량이 2013년 7월 이후 가장 적다”며 “7월 임대차2법의 4년 계약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해 당분간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단지로는 경기 평택시 고덕동 ‘호반써밋고덕신도시3차’(703채), 안성시 공도읍 ‘안성공도센트럴카운티에듀파크’(433채), 이천시 마장면 ‘휴먼빌까사포레’(338채) 등이 있다. 또 서울에서는 성북구 안암동3가 ‘해링턴플레이스안암’(199채),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동일센타시아’(162채) 등 역세권 중소 규모 단지 3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의 구성역(경기 용인시)이 29일부터 운행에 나서면서 수서~동탄 구간이 완전 개통한다. 다만 A 노선의 핵심 정차역인 삼성역이 개통하기 전까지는 이용 승객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은 구성역에서 29일 오전 첫차(수서역 방면 5시37분, 동탄역 방면 5시59분)부터 개통을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구성역에서 GTX 이용시 동탄역과 수서역까지 각각 7분과 14분 소요된다. 자동차 이용시 각각 25분과 40분씩 소요된다. GTX 구성역은 수인분당선 구성역과 지하 통로로 환승되며,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이 적용된다. 구성역 인근 연계교통이 미비하다는 지적에 따라 연계교통도 강화됐다. 우선 마북‧죽전‧동백 방면 등 7개 버스 노선은 배차간격을 최대 절반까지 단축한다. 또 기존에 4번 출구와 200m 떨어진 23번 국지도에 정차하는 7개 버스 노선을 4번 출구 앞에 정차하게 조정한다. 이밖에도 보정역 인근이 종점인 6개 버스 노선을 구성역까지 연장 운행하고, A노선 운행시간에 맞춰 6개 버스노선을 오전 1시5분~1시10분까지 연장 운행한다. 구성역 공영주차장도 기존 169면에서 339면까지 늘려 차량 이용객 접근성도 높힐 계획이다. 다만 구성역 운행이 시작돼도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과 삼성역이 개통하기까지 이용객 수는 당초 예측 수요에 한참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A노선의 민간운영사(SG레일)에 따르면 개통 후(3월 30일~6월25일) 일평균 이용객 수는 785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2월 교통연구원이 예측한 수서~동탄 구간 평일 수요 2만1522명 대비 36% 수준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예측대로라면 구성역 이용객 수가 6000명 수준이다”며 “개통 초기 이용객들의 적응 기간을 고려하면 실 이용객 수는 3000명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핵심 정차역인 서울 삼성역의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2공구 공사가 또다시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2공구가 유찰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2028년으로 예정된 GTX-A의 완전 개통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정부가 민간 운영사에 보전해야 할 손실 보전금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건축 및 시스템 2공구’가 전날까지 입찰참가자격 접수를 했지만 건설사가 한 곳도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공구는 2022년부터 시공사를 찾았지만 공사 난이도나 규모 등에 비해 사업비가 적다는 평가가 나오며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구간 중 유일하게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한 상태다. 시공사 선정이 더 늦어지면 2028년으로 예정된 삼성역 개통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 ‘GTX A 실시협약’에 따르면 정부는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이 개통하는 올해 말부터 삼성역이 개통될 때까지 민간 운영사인 SG레일에 연간 600억 원씩 손실을 보전해줘야 한다. 다만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추후 열릴 재입찰에 현대건설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참여 의사가 있지만 서류 준비가 늦어져 이달 중 다음 공고를 내면 입찰하기로 협의했다”며 “조달청과도 이달 중 곧바로 다음 공고를 내기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40대 들어 어렵게 얻은 두 살 아이가 있는데 집 앞 30m 거리에 변전소가 들어온다니 당연히 아이들 건강이 걱정됩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운행을 위한 초고압 변전소가 들어서는 서울 청량리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박모 씨(47)는 24일 “변전소가 설치되면 전자파로 어린 아이들의 건강을 해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 씨는 “나는 광화문으로 출퇴근해서 GTX를 이용할 일도 없는데 왜 피해를 봐야 하느냐”며 “지난해 입주한 첫 내 집이지만, 변전소가 들어온다면 이사를 갈 계획”이라고 했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와 경기 부천시 아파트 단지 인근에 GTX 운행을 위한 초고압 변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반발이 계속되면 GTX-B, C 노선 운행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코레일은 청량리역 인근에 소유한 테니스장 부지 지하에 GTX-B, C 노선 변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3층 규모 건물을 지어 지하에 변전소를 설치하고, 지상은 GTX-C 노선 운영사 사무실로 사용한다. 변전소 땅 맞은편 50m 내에는 1500여 채 규모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특히 아파트 단지 중 변전소 땅과 가장 가까운 곳에 어린이집이 있다. 이 단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황인규 씨는 “변전소는 물론이고 고압 송전선로 등이 안전한지 우려된다”며 “입주가 시작된 지난해 8월에야 주민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주민 의견 청취 절차가 미비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윤모 원장은 “변전소의 전자파로 인해 학부모들이 야외활동을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이처럼 반발하자 지자체에서도 국토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동대문구는 지난달 대안 후보지를 제시하며 기존 변전소 계획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전자파뿐 아니라 화재 위험 등이 있는데 위치 선정 과정에서 구청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비용이 더 들더라도 더 나은 장소를 제안해 국토부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천시의 경우 GTX-B 노선 변전소가 상동호수공원 주차장 지하에 설치될 예정이다.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인 데다 아파트가 인접해 있다. 이 때문에 부천시도 변전소 위치를 옮겨달라고 국토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런 반발이 GTX 사업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국토부는 20일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지하에 있는 변전소에서 전자파 수준을 측정하는 모습을 언론에 공개했다. 국토부가 전문가들과 변전소 1m 거리에서 측정한 전자파 수준은 2.8μT(마이크로테슬라)였고, 5m 거리에선 0.2μT였다. 가정용 전자레인지의 전자파는 37.4μT, 사용 중 헤어드라이어는 16μT 수준이다. 김윤명 단국대 전자전기공학부 명예교수는 “변전소 인근 주민들이 노출될 전자파는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전자제품 수준보다 약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 주민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변전소 사업이 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6월 넷째 주에는 전국 8개 단지 총 4691채(일반분양 2737채)가 분양을 시작한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동작보라매역프리센트’, 경기 오산시 양산동 ‘롯데캐슬위너스포레’, 전남 순천시 풍덕동 ‘순천그랜드파크자이’ 등에서 청약을 진행한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이모 씨(26·경기 안산시)는 지난해 8월 임차보증금 4억8300만 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 씨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다 안전한 전세계약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애플리케이션(앱) ‘안심전세앱’에 공개된 최연소 ‘악성 임대인’이다. 손모 씨(32·강원 원주시)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707억 원에 이른다. 안심전세앱에 등재된 이들 중 떼어먹은 보증금 규모가 가장 크다. 김모 씨(30·경기 남양주시)가 돌려주지 않은 임차보증금 규모도 79억7540만 원이나 된다. 임차인들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악성 임대인 명단에 오른 이들의 약 30%가 20,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만 놓고 보면 청년층 비중이 높은 전세사기 피해자 중 상당수가 같은 청년층에 의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명단 공개 대상자 중에는 의도적인 전세사기범도 있겠지만 무리한 갭투자에 나섰다 실패한 사례도 다수 포함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안심전세앱에 공개된 악성 임대인 명단에 따르면 127명 중 50대가 33명(25.9%)으로 가장 많았다. 30대가 30명(23.6%)으로 두 번째였다. 20대가 6명(4.7%)으로 20, 30대는 전체의 28.3%를 차지했다. 악성 임대인들의 평균 연령은 49세, 미반환 보증금은 평균 18억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거주지는 수도권이 100명(78.7%)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청년층 비중이 높은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기 갭투자에 나선 청년층이 꽤 많다”며 “아파트와 달리 빌라나 다세대주택은 전셋값이 떨어지거나 새 계약자를 찾지 못하자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내주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부모들이 절세 차원에서 일찍 부동산을 증여하는 경우가 최근 많아지고 있다”면서 “20, 30대 중 악성 임대인들이 많이 포함된 배경일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전세사기 방지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상습적으로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임대인들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임대인의 이름, 나이, 주소, 임차보증금 반환 채무, 채무 불이행 기간 등을 알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만 공개 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작년 9월 말 이후 발생한 전세사기만 대상으로 한다. HUG는 또 최근 3년간 2번 이상 피해자들에게 먼저 보증금을 돌려주고 구상권을 청구했거나, 총채무액이 2억 원 이상이어야 명단을 공개한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착공식을 연 지 5개월이 지나도록 실제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지자 자금 조달이 미뤄지며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치솟는 공사비에 재건축 사업 현장 곳곳에서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빚어지는 데 이어 대형 국책 인프라 사업까지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GTX C노선 사업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실시계획이 승인된 뒤로도 착공에 돌입하기 위한 마지막 행정 절차인 착공계 제출을 이날까지 하지 않고 있다. 착공계는 계획 승인 90일 내로 제출해야 한다. C노선은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이 “출퇴근 30분 시대를 열겠다”며 직접 착공식에 참석했던 사업이다. 착공 지연은 공사비 급등 때문이다. C노선은 2021년 6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사업비를 책정했는데 원자재값과 인건비 등 공사비가 올 3월 기준 17.2% 상승했다. 이에 자금을 대야 하는 금융사들이 현재 계획대로라면 손해가 예상된다며 대주단 참여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GTX A, B노선도 마찬가지다. A노선의 핵심 정차역인 서울 삼성역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사업 구간 중 2공구는 공사비가 낮다는 이유로 5차례나 시공사를 정하는 데 실패했다. B노선 역시 2022년 두 차례 유찰된 뒤 공사비를 올린 뒤에야 수의계약으로 사업자를 구했다. GTX 외에도 위례신사선, 동부간선도로, 서부선 경전철과 킨텍스 3전시장 구축 사업 등 민자 개발로 추진되는 대형 인프라 사업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위례신사선-동부간선도 지하화 등 공사비 갈등에 착공 하세월[뛰는 공사비, 인프라사업도 스톱]건설사 사업 포기 사례 속출… 주요 인프라 사업 줄줄이 지연尹 착공식 참석한 GTX C 진척 없어업계 “저가 수주 관행 고쳐야” 지적… 일각 “표심잡기용 활용 반복 안돼”이달 12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지하철 1호선 광운대역 앞은 한산했다. 역 앞 야외 무대에는 ‘GTX C구간 공사로 이달 30일까지 철거 예정’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하지만 광운대역 인근에는 철거 공사에 투입된 인부도, 건설 장비도 보이지 않았다. 광운대역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지하로 지나는 서울 강북권 핵심 정차 역이다. 총선 직후인 4월 19일 지역구 의원, 당선인들이 총출동해 별도의 착공식도 열었다. 광운대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 씨(69)는 “착공식 때만 해도 바로 다음 날 삽을 뜰 줄 알았는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라며 “오가는 사람이 많아지겠거니 했는데, 마냥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C노선 기점인 경기 의정부시에 문의하자 “언제 착공하는지 민원 전화는 끊이지 않는데, 국토교통부나 시공사 모두 제대로 답을 주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공사 시작도 못 하는 GTX C 20일 국토부와 현대건설에 따르면 GTX C노선 사업이 지연되는 표면적인 이유는 주민 토지보상 지연이다. 하지만 공사 구간이 광범위한 철도사업 특성상 토지보상이 100% 완료된 뒤에야 착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C노선 대주단 참여를 고려 중인 한 금융사 관계자는 “2021년 수주 당시 공사비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참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결국 발목을 잡힌 진짜 이유는 공사비라는 의미다. GTX C노선의 공사 기간은 60개월로 예정돼 있다. 정부가 약속한 개통일은 2028년이다. 공사 기간과 개통일을 고려하면 식이 열렸던 올해 1월 실제 착공에 들어갔어야 공기를 맞출 수 있다. 현재까지 5개월 이상 지연된 것은 물론이고 착공계를 연내 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은 “착공계를 내지 못한 게 맞고, 언제 제출할지는 미정”이라고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28년 개통 목표가 변경된 것은 아니다”라며 “공사비 문제가 착공계를 내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는 맞지만 현재 현대건설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공사비 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인프라 사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GTX A노선은 핵심 환승역인 삼성역의 복합환승센터 공사가 지연돼 완전 개통은 2028년에야 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2공구 사업자 선정이 계속 미뤄져 이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서울시는 기존 사업비 2928억 원을 3170억 원으로 242억 원 증액해 지난해 12월 입찰공고를 냈다. 또다시 유찰되자 이달 5일 430억 원을 증액해 다시 공고를 냈다. 건설업계에서는 “공사 난도가 높아 또다시 유찰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2008년 위례신도시 교통대책으로 처음 발표됐던 위례신사선 민자사업도 공사비 문제로 최근 GS건설이 사업을 포기했다. GS건설은 1100억 원 규모 증액을 서울시에 요청했지만,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진행 중인 서부선(새절역∼서울대입구역 구간)도 공사비 이견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2021년 5월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발주처인 서울시와 공사비 증액에 합의하지 못해 실시협약을 맺지 못하고 있는 것. 2020년 대우건설이 수주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착공을 목표로 했던 2023년이 이미 지났다. 언제 착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저가 수주 관행 고치고 공사비 증액 기준 마련해야” 대형 인프라 사업이 많은 민자사업에서 지연이 많은 것은 공사비 증액 기준을 소비자물가지수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공공공사는 건설공사비지수를 기준으로 한다. 2020년 1월 소비자물가지수와 건설공사비지수는 각각 100.09와 118.30으로 18.21포인트 차이 났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각각 113.94, 154.85로 그 격차가 40.91포인트로 벌어졌다. 실제 공사비가 오른 만큼 민자사업 공사비 증액이 어려운 것이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 10월 건설공사의 전반적인 물가수준인 ‘건설투자 GDP 디플레이터’도 고려해 공사비를 증액하도록 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실질 GDP로 나눈 값을 공사비에 반영해 일정 부분 현실화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착공 이후 단계에만 적용된다. 게다가 금융사들은 착공 이전에 책정된 사업비로 수익성을 따지는데, 여기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자사업은 공사 이후 수십 년간 운영까지 하기 때문에 사업비 증액 기준을 건설공사비지수로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정확한 사업성 분석 없이 무조건 저가 수주에 나서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문제가 된 사업장은 공사비 급등 직전인 2022년 이전에 수주한 민자사업이 상당수다. 일례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C노선 사업자로 선정된 데는 경쟁사였던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등보다 정부 지원 비중을 낮게 적은 게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저가 응찰한 건설사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대선과 총선 등에 인프라 사업을 표심잡기용으로 활용하다 보니 현실과 거리가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결국 사업 지연이 반복된다는 시각도 있다. GTX C노선의 경우 공사비 재협상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총선을 세 달 앞둔 올 1월 착공식부터 열었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까지 행사에 직접 참석한 데는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철도 민자사업을 총선을 앞두고 너무 서두른 측면이 있다”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국민 수요가 많아지는데, 사업 타당성을 따져보고 사업을 진행해야 오히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올 하반기(7∼12월) 민간 아파트 약 12만 채가 분양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도권 분양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약 20% 줄면서 전체 분양 물량도 줄어들었다. 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분양 물량은 총 11만9751채(민영아파트 기준)로 집계됐다. 7월 1만7806채, 8월 1만4131채, 9월 2만6681채, 10월 3만605채, 11월 2만426채, 12월 1만102채 등 분양 성수기인 가을(9∼11월)에 몰려 있다. 하반기 수도권 공급량은 총 6만7430채로 전국 물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다만 전년 동기간(8만1194채) 대비 17% 감소했다. 하반기 서울에서는 전년 동기(1만8458채)보다 24% 줄어든 총 1만3999채가 공급된다. 경기 역시 같은 기간 5만3127채에서 3만6998채로 30% 줄었다. 다만 인천에서는 같은 기간 공급량이 9609채에서 1만6433채까지 7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서는 총 5만2321채가 공급되는데, 이는 지난해 하반기(5만6730채)와 비슷한 수준이다. 주요 단지로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 15차 아파트 재건축·641채)와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도곡삼호아파트 재건축·308채) 등이 다음 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또 9월 서울 노원구 광운대 역세권 개발(3173채), 10월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미성아파트 재건축·1865채), 11월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방배’(방배5구역 재건축·3065채) 등이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내년까지 매입임대주택 12만 채가 공급된다. 기존 목표였던 8만 채에서 4만 채가 추가된 것으로, 수도권에 공급 물량의 70% 이상이 집중된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년까지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12만 채까지 확대하는 ‘하반기 매입임대주택 신속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유형별로는 신축 매입임대주택 7만5000채, 신축 든든전세주택 2만5000채, 기축 매입임대주택 2만 채 등이다. 매입임대는 무주택 저소득층·신혼부부·청년층에게 시세의 30∼50% 수준에 최대 20년까지 임대한다. 대상이 새로 지은 주택이냐, 기존 주택이냐에 따라 신축 매입임대와 기축 매입임대로 나뉜다. 든든전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신축 오피스텔을 사서 시세 대비 90% 수준으로 최대 8년간 전세로 공급한다. 지역별로는 서울 3만5000채를 포함해 수도권에 총 8만7500채가 공급된다. 전체 공급량의 72.9%다. 지방에는 3만2500채가 할당된다. 민간사업자의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취득세 감면율 확대 등 인센티브도 부여하기로 했다. 우선 건설사의 토지·주택 취득 시 취득세 감면율을 기존 10%에서 15%까지 높인다. 또 토지 양도세 추가세율(10%) 배제 일몰 기한이 2027년 12월까지 연장된다. 건설원가 상승을 고려해 정부지원 매입단가(매입가 대비 66%) 현실화 등도 추진한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초광역 메가시티 구축과 거점 중심의 복합 개발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국토종합계획이 만들어진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현상이 가속화되고, 광역급행철도(GTX) 개발 본격화로 변화한 여건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는 17일 대전역에서 합동 세미나를 개최해 제5차 국토종합계획(2020∼2040년) 수정 전략을 논의했다. 토론회에는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이순자 국토연구원 본부장 등이 발제를 맡았다. 국토종합계획은 향후 20년 동안의 장기적인 국토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최상위 공간계획이다. 조 센터장은 이날 “인구 구조 변화 대비 관련 제도와 정책의 변화 속도가 느리다”라고 지적하며 “생활인구 개념을 반영해 종합계획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 교수는 “최근 첨단산업이 수도권 입지를 선호해 수도권 집중이 가속화하고 있는데, 청년들이 선호할 만한 지방 거점을 구축하고 이에 대한 교통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발표한 ‘국토종합계획 수립전략’에서 △초광역 메가시티 육성 △성장거점 육성을 통한 균형발전 △교통망 구축을 통한 지방 분산 유도 △국토종합계획 실행력 강화 등 크게 4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초광역권 계획을 수립해 종합계획에 반영하고, 국토 공간거점을 지도화해 부처별 특구 사업의 입지 선정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 2025년까지 새롭게 수립되는 철도·도로망계획을 종합계획에도 반영하고, GTX 등에 따른 공간 압축 효과를 분석하는 한편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등 새로운 교통수단에 따른 대응 전략도 담는다. 이날 세미나와 함께 박상우 국토부 장관 등은 대전 도심융합특구 현장을 방문했다. 옛 충남도청사 KTX 대전역 인근 124만 ㎡의 땅을 복합 개발하고 과학기술 교류 확산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향후 충청권 메가시티의 핵심 지역으로 개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장관은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콤팩트한 거점에 기능을 모으고 이를 촘촘히 연계해야 한다”며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국토종합계획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1983년 이후 41년 만에 공공주택 대상 청약통장 월 납입 인정액이 7월부터 1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따라 공공의 주택 공급 재원이 되는 주택도시기금이 확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사이 신생아 특례대출 등 사용처가 많아지자 주택도시기금 여유 자금은 2021년 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청약통장 납입 한도 확대, 대토보상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 공급 규제 개선 대책을 내놨다. 주택 공급을 늦추는 ‘손톱 밑 가시’ 규제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청약통장, 하나로 합치고 납입 한도는 늘리고 현재 청약통장 가입자는 매월 2만∼50만 원을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다만 공공주택 청약 때 인정받는 납입 한도는 월 10만 원까지다. 이 납입 한도가 25만 원으로 한꺼번에 늘어나게 된 것이다. 공공주택은 청약통장 총저축액을 고려해 당첨자를 정하기 때문에 납입 한도를 채워 오랫동안 넣은 가입자가 유리하다. 따라서 앞으로는 매월 25만 원씩을 넣어야 공공주택 청약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공공주택 당첨 선은 총저축액 기준 1200만∼1500만 원이다. 납입 한도가 늘면서 이 당첨 선도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매월 25만 원을 납입하기 힘든 가입자들은 청약 시장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소득공제를 최대한 받기 위해서라도 매월 25만 원을 넣는 것이 유리하다. 올해부터 연 소득 7000만 원 미만 무주택 가구주는 청약통장 연간 납입액 300만 원 한도에서 40%를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는다. 2015년부터 신규 가입을 받지 않고 있는 청약 예·부금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이전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청약부금(4월 기준 14만6768계좌)은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 청약예금(90만3579계좌)은 모든 민영주택, 청약저축(34만955계좌)은 공공주택 청약이 가능했다. 앞으로 이 세 통장 가입자가 해지 후 모든 주택 청약이 가능한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에 재가입하면 기존 납입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다. 단, 청약부금과 예금은 애초 목적인 민영주택만 가능하다.● “줄어든 주택기금 확충 기대” 이번 조치로 공공의 주택 공급 재원이 되는 주택도시기금 재원도 확충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도시기금 여유 자금은 올 3월 말 기준 13조9000억 원으로 2021년 말 49조 원에서 급감한 상태다. 기금은 청약저축 납입액, 건축 인허가 및 부동산 이전등기 때 실행하는 국민주택채권 판매액 등으로 조성된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기금으로 들어오는 돈은 급감했는데, 기금의 사용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공공주택 공급은 물론이고 신생아 특례대출이나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서민을 위한 주택 구입 및 전세 자금 지원 등에도 기금이 사용된다. 국토부는 “납입 한도를 늘리고 시중은행이 보유한 청약 예·부금을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돌리면 주택도시기금 재원을 불리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올 1∼5월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동에서의 수주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해외건설 수주액 상승을 견인했다. 11일 해외건설협회에서 발표한 ‘5월 해외건설 수주통계’에 따르면 올 1∼5월 해외건설 수주액은 136억4000만 달러(약 18조7973억 원)로 전년 동기 86억7000만 달러(약 11조9481억 원) 대비 57.2% 증가했다. 1∼5월을 기준으로 하면 2020년(148억2000만 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해당 기간 중동발 수주액이 99억8000만 달러(약 13조7554억 원)로 전체 수주액의 73.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15억 달러) 대비 6배가 넘고, 지난해 전체 중동 수주액(114억3000만 달러)의 87.3%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전체 수주액의 59.8%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이어 미국(11.1%), 카타르(9%), 필리핀(3.7%) 순이었다. 삼성E&A는 4월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60억8000만 달러(약 8조3812억 원) 규모의 가스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며 중동발 수주액 증가를 견인했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역대 공사 중 가장 큰 규모로, 1∼5월 전체 수주액의 44.6%에 달한다. 지난달 신규 수주액은 총 4억3000만 달러(약 5928억 원)로 집계됐다. 한국서부발전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따낸 아즈반 태양광 발전 사업 규모가 총 1억8733만 달러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1기 신도시를 재건축할 때 이주단지를 조성하는 대신 주민들의 희망을 반영한 별도의 이주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재건축에 돌입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6월 말부터 1기 신도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주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이주 희망 지역, 희망 주택 유형 및 크기, 공공임대주택 입주 의향 등을 물어 주민들이 원하는 이주계획을 만들기 위해서다. 국토부는 8월 중 공개되는 기본계획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주대책을 담을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내년부터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별로 1곳 이상 이주단지를 조성해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신도시 주민들이 임대주택형 이주단지 조성에 반대하고 나서자 이 같은 방침을 철회한 것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처음에는 특정한 단지를 하나 지어서 옮기는 이주 단지라는 개념으로 접근했는데, 사람들이 다양한 수요를 가지고 있다”며 “이주 대책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와 함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임대차 2법(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장관은 “종부세는 부동산 수익이 많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징벌적 과세 형태로 도입돼 세금의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초환법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재건축을 막기 위해서 만든 제도”라며 “지금 정부의 기조는 재건축을 할 만한 때가 됐고, 가능하면 지원까지도 해주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임대차 2법에 대해서는 “(계약갱신요구권을 통해) 2년 단위로 계약하는 것보다 사실상 4년 단위로 계약하면서 시장의 변동 폭이 커지는 영향도 있다”며 “정부의 기본적인 스탠스는 폐지”라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최근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증여거래 비중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매매거래는 늘어난 반면 증여세 부담이 커져 증여거래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4월 서울의 아파트 증여거래는 326건으로 전체 거래(6275건)의 4.8%로 집계됐다. 전월(1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비중으로, 2017년 9월(2.9%) 이후 6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범위를 넓혀도 4월 증여 비중은 3.88%로 전월(6.0%)보다 감소했다. 4월부터 아파트값 상승세가 본격화되면서 증여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 올랐다. 3월 넷째 주 이후 11주 연속 상승세다. 일반 매매거래가 활성화된 것도 증여 비중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360건으로 집계됐다. 2월 2570건, 3월 4217건 등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아파트는 증여할 때 실거래가를 감안해 세금이 산정된다”며 “아파트값이 오르면 세금 부담이 커져 증여가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정부가 공사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표준공사계약서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운 조건을 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가 처음 도입됐다. 폭등한 공사비로 인한 조합과 시공사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다. 설계를 변경하거나 원자재 가격이 올라 공사비를 인상해야 할 때 그 기준을 계약서를 통해 명확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표준공사계약서는 시공사가 최종 시공 계약 전 공사비 세부 산출내역서를 조합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공사비 총액만 제시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설계를 변경하며 추가되는 품목의 단가는 기존에 투입됐던 단가를 바탕으로 산정하도록 했다. 향후 인상되는 공사비 증액도 예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내용이 모호하거나 한쪽에 불리해 발생한 공사비 분쟁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현재 재건축 절차대로는 시공사가 최종 계약 전 공사비 세부 내역서를 제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시공사 선정이 정비사업 초기에 이뤄지다 보니 이때 나온 설계도면은 각종 행정절차 등을 거치며 변경될 수밖에 없다. 도면이 변경되면 투입 품목의 종류와 수량, 공사 면적 등이 달라져 그에 따라 공사비도 변동된다. 건설사 관계자는 “선정 단계에서 시공사는 수주를 위해 최대한 입찰가를 낮춘다”며 “이후 설계안을 확정하기 때문에 계약 시점에 확정된 세부 내역서를 제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표준공사계약서가 설계 변경 때 각 품목의 단가는 그대로 두고, 품목의 수량만 변경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단가 자체가 상승하는 것이 공사비 증액의 가장 큰 이유인데, 이를 기존 단가로 고정해두면 현장과 괴리가 생기게 된다. 이윤홍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건설사들이 공사비 변동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의무도 아닌 권고 사항인 표준계약서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서울 25개 구에서 아파트 값이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 25개 구가 모두 상승한 것은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33주 만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이나 신생아특례대출의 영향을 받지 않는 9억 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도 절반을 넘어섰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0.06%)보다 0.0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3월 넷째 주(0.01%) 이후 11주 연속 상승세다. 성동구(0.19%)의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이어 송파·서초·종로구(0.14%), 용산구(0.13%) 등 순이었다. 서울 전셋값도 전주(0.1%) 대비 0.1% 오르며 55주 연속 올랐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9억 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도 절반을 넘어섰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5일까지 신고된 2분기(4∼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7450건 중 3885건(52.1%)이 9억 원 초과 거래였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대출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10∼12월) 9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이 56.3%까지 늘어난 바 있다. 금액대별로는 9억 원 초과∼15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이 33.3%로 가장 많았고, 6억 원 초과∼9억 원 이하(27.4%), 6억 원 이하(21.1%), 15억 원 초과(18.8%) 순이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서울 아파트 가격은 강보합 상태를 유지하다가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향후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물가 상승 폭을 반영하는 정도로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는 전세가격과 분양가격 상승, 신축 물량 감소 등이 매매가 상승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서울 25개 구 아파트값이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 25개 구가 모두 상승한 것은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33주 만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이나 신생아특례대출의 영향을 받지 않는 9억 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도 절반을 넘어섰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가격동향에 따르면 6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0.06%)보다 0.09%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3월 넷째 주(0.01%) 이후 11주 연속 상승세다. 성동구(0.19%)의 상승폭이 가장 높았고, 이어 송파·서초·종로(0.14%), 용산(0.13%) 등 순이었다. 전세값 오름세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전세값은 전주(0.1%) 대비 0.1% 오르며 55주 연속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최근 저가매물이 소진되면서 지역별 선호단지 중소형 규모 위주로 매매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전세시장에서는 매물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역세권․대단지․소형 규모 위주로 대기수요가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도 절반을 넘어섰다. 6일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5일까지 신고된 2분기(4~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7450건 중 3885건(52.1%)가 9억원 초과 거래였다. 앞서 특례보금자리론과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 대출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9~12월)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56.3%까지 늘어난 바 있다. 금액대별로는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33.3%로 가장 많았고, 6억원 초과~9억원 이하(27.4%), 6억원 이하(21.1%) 그리고 15억원 초과(18.8%) 등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서울 아파트 가격은 강보합 상태를 유지하다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향후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물가 상승폭을 반영하는 정도로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수준으로 전망된다”며 “내년부터는 전세가격과 분양가격 상승, 신축 물량 감소 등이 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내년 입주를 목표로 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는 통상 준공 2년 전에 하는 일반분양을 아직 못 하고 있다. 공사비 증액과 분양가 산정을 놓고 시공사와 조합이 1년가량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준공이 6개월 이상 미뤄지면서 금융 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조합에선 내장재를 수입품으로 변경해 달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 착공 전 3.3㎡당 510만 원이었던 공사비는 800만 원대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도심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상당수가 건설사와 조합 간에 갈등을 빚거나 표류하고 있다. 1기 신도시를 비롯해 전국 약 260만 채, 서울 약 50만 채 재건축이 속도를 내려면 주먹구구식 정비사업 체계부터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일 동아일보와 부동산R114가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 중 계획 확정 단계인 사업시행인가 단계 69곳을 확인한 결과 27곳(39.1%)이 2년 이상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문제가 사업 지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 곳은 19곳이다. 이들의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건설사의 ‘깜깜이’ 공사비 인상 요구나 전문성이 없는 조합의 무리한 ‘고급화’ 요구가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원자재값 및 인건비 상승 외에 내부적으로 낀 거품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이용각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공인된 기관이 사업 추진 단계별로 수시 점검을 하는 등 공사비 변동을 투명하게 추적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건설사-조합 갈등에 재건축 지연-분양가 껑충… 일반수요자 한숨 [삐걱대는 재건축 사업] 서울 재건축 확정 40% 공사 지연 건설사, 구체적 내용없이 증액 요구… 수용 불가 조합과 갈등, 계약해지도일부 조합 “수입 내장재로 고급화”… 상승 공사비, 일반 분양가에 전가도“주먹구구 재건축 관행 재정비해야” 서울 등 도심 정비사업이 대거 지연되는 표면적인 이유는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인상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이다. 하지만 사업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주먹구구식 재건축·재개발 사업 관행이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진 현재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날 기준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전국에 260만8000채로 전체 아파트의 21%를 차지한다. 서울과 경기에 각각 49만9000채, 52만 채가 있다. 도심에 사실상 남은 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도심 주택 공급은 이 주택들을 어떻게 정비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하지만 건설사는 ‘묻지 마 수주’를 한 뒤 구체적인 내역 없이 관행적으로 공사비를 올려 달라고 요구하는 일이 잦다. 조합은 이를 검증할 전문성은 갖추지 못한 채 최고급 내장재와 화려한 커뮤니티 시설을 요구하며 가격 거품만 키우고 있다. 이로 인한 분양가 상승과 공급 감소로 인한 피해는 일반 수요자들이 감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급등은 돌이키기 힘든 흐름인 만큼 재건축·재개발 사업 관행을 뜯어고쳐 거품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4000억 원 증액 요구에 내역서는 단 3장 지난해 12월 경기 성남시 은행주공아파트 조합은 시공사의 공사비 4000억 원 증액 요구와 함께 A4용지 3장을 받았다. 공사비를 8370억 원에서 1조2496만 원으로 기존 대비 49.3% 인상해 달라는 요구였다. 그런데 정작 조합이 받은 자료에는 구체적인 인상 내역이 없었다. ‘1층 층고 높이 변경: 3200mm→4800mm(골조. 화강석 마감 증가)’로만 표시돼 있고 해당 항목에 대해 얼마나 인상되는지 액수는 없는 식이었다. 조합은 여러 차례 상세 내역을 요구했는데도 시공사가 받아들이지 않자 계약을 해지했다. 조합 관계자는 “설계 변경을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공사비가 4000억 원 넘게 올랐다”며 “구체적인 인상 내역도 명시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시공사는 “구체적인 공사비 산출 내역은 착공 전후에 확정되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 인상 부분을 최대한 자세히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양측은 현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정비 사업장은 착공에 들어가기까지 두 차례 공사비가 인상됐다. 첫 계약 당시인 2017년 3.3㎡당 498만 원이었던 공사비를 2022년 7월 609만 원으로, 지난해 4월에는 636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시공사가 요구한 것. 부대시설 등이 추가된 총 공사비는 7396억 원에서 1조1574억 원으로 56.5% 증액됐다. 4000억 원 넘는 공사비 증액에 부담을 느낀 조합 측은 공사비 인상이 적정한지 외부 전문업체에 검증을 맡겼다. 점검 결과 시공사가 요구한 4178억 원 중 190억 원(4.5%)은 시공사가 부담할 몫으로 결론이 났다. 공사장 인근 먼지와 소음 등 민원 해결 비용을 조합 몫으로 설정해 둔 데다 계약 당시 ‘수입 원목마루’로 명시된 자재가 알고 보니 중국산이었던 것이다. 조합은 이 점검을 토대로 수입 마루로 바꾸고, 시공사가 원하던 수의계약 대신 경쟁입찰로 비용을 절감하게 했다. 조합 관계자는 “일부 비용을 줄인 것도 다행이지만 공사비 인상의 근거가 명확해져 나머지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기 수월했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합들 사이에선 일단 공사 계약을 하고 나면 건설사와 ‘갑을 관계’가 바뀐다는 불만을 내놓기도 한다. 이주, 철거 등이 일단 시작되면 공사가 지연될수록 금융비용 때문에 조합이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 유원제일1차의 시공사인 DL이앤씨는 2020년 3.3㎡당 486만 원이었던 공사비를 올해 715만 원까지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조합은 이를 받아들일지 검토하고 있다. 조합 측은 “공사가 지연되면 조합원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이다 보니 협상에서 조합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수입 내장재 요구하며 “공사비는 일반분양가 높여 해결” 조합 역시 지나친 고급 설계 요구로 재건축 시장의 거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 북아현2재정비촉진구역은 2022년 하반기(7∼12월)부터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마감재 선정을 놓고 갈등을 벌여 사업이 1년 이상 지연됐다. 조합에서 마감재 항목으로 이탈리아산 아트월(대형타일)과 원목마루, 독일산 주방가구와 수전 등 고급 마감재를 요구한 것. 시공단은 조합 제안대로면 분양가를 845만 원으로 높여야 한다고 했지만 조합이 이를 거부해 계약 해지 직전까지 갔다. 결국 지난해 12월 마루, 주방가구는 국산으로 변경하고, 공사비는 748만 원으로 결정됐다. 높아진 공사비로 인한 조합원 부담을 일반분양가에 전가하는 사례도 나온다. 광주의 한 재개발 사업장은 일반분양가를 놓고 갈등이 벌어져 착공, 분양을 못 하고 있다. 조합이 시공단에 최상급 브랜드를 요구해 내외장재, 마감재가 고급화됐고, 그 결과 공사비는 2019년 3.3㎡당 445만 원에서 지난해 말 3.3㎡당 706만 원으로 올랐다. 조합은 늘어난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기 위해 3.3㎡당 일반분양가를 2450만 원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광주의 3.3㎡당 평균 분양가 1888만 원보다 30%가량 높은 가격이다. 시공단은 해당 분양가로는 미분양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일반분양가를 2186만 원으로 낮추고, 조합원 분양가를 890만 원에서 1190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주먹구구 재건축 관행 재정비해야” 전문가들은 국내 정비사업의 ‘후진성’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수천억 원이 오가는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당사자인 조합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건설사 역시 수익성을 위해 ‘깜깜이’로 공사를 진행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 건설업계 관계자는 “모든 단지가 수입 내장재를 쓰고 스카이브리지를 만들려고 한다”며 “앞으로 공사비는 계속 오를 텐데 지금 같은 관행으로는 갈등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비사업 전문 관리업체 서울씨엠씨의 이정훈 본부장은 “한국부동산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공사비를 검증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이들의 검증 결과도 신뢰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