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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에 이틀 동안 최대 634.5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번 장마 들어 가장 많은 강수량인데 기상청은 19일 남부 지방에, 20일 수도권에 다시 시간당 30mm 안팎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기록적 폭우로 이미 지반이 약해진 지역에 다시 장맛비가 퍼부을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 피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수도권 곳곳에 시간당 강수량 50mm 이상의 폭우가 내렸다. 경기 평택시(88.5mm), 파주시(69.8mm), 연천군(58.5mm) 등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세찬 비가 내렸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폭우로, 50mm 이상이면 극한호우로 분류한다.이날 수도권에는 전날(17일)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가 쏟아진 데 이어 연이어 물벼락이 떨어졌다. 파주시의 경우 이틀간 강수량 634.5mm를 기록했는데 이는 파주 연평균 강수량(1295.8mm)의 절반에 해당한다. 인천과 서울에도 이틀 동안 각각 391.4mm와 251mm의 많은 비가 내렸다.이날 폭우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좁게 압축되며 발생했다. 장마전선상 중규모 저기압이 불규칙하게 발달했는데 여기에 남서쪽에서 불어온 하층제트기류까지 가세해 많은 양의 수증기를 더했다.연이은 폭우로 경기 오산시과 충남 당진시 등에서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발생하며 대규모 대피가 이어졌다. 1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11개 시도 56개 시군구에서 1157명이 일시 대피했다. 당진시에선 당진천 범람으로 근처 학교 학생 1900명이 일시 고립되기도 했다. 충남 서산시에선 산사태로 매몰됐던 80대 여성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폭우로 급격히 불어난 경기 안성시의 한 저수지에선 낚싯배가 뒤집혀 2명이 실종됐다.19일에는 장마전선이 남하하며 오전에 남부 지방에 시간당 30mm 안팎의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9일까지 호남권에 최대 12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20일에는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에 최대 8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주말이 지나고 22일 이후에는 남부와 제주 지역에 비 소식이 없다. 기상청은 다만 “변동성이 심한 상황”이라며 장마 종료 여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또 대만 남동쪽에 저기압성 소용돌이가 발달할 가능성이 있어 올해 첫 태풍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오산=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 이천시 마장면에는 18일 오전 9시까지 만 하루 동안 104.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반면 마장면에서 불과 40km 가량 떨어진 이천시 장호원읍에는 같은 기간 비가 6.5mm만 내렸다. 같은 이천시지만 동네별로 강수량이 15배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같은 날 시간당 최대 강수량도 각각 46mm, 4mm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올해 장마의 특징 중 하나는 같은 권역에서도 천차만별인 강수량이다. 같은 지역이지만 한 동네에서 물폭탄이 쏟아지는 동안 옆 동네에는 비가 거의 안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서울에서도 마찬가지다. 17일 오후 10시까지 서울 노원구에는 132mm의 비가 퍼부었다. 하지만 30km 가량 떨어진 금천구의 하루 강수량은 10mm에 그쳤다. 10일에도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 기상 관측 사상 최고치인 시간당 146mm의 폭우가 쏟아지는 동안 약 80km 떨어진 전북 부안군에는 시간당 3mm가량의 약한 비가 왔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극과 극’ 날씨의 원인이 서쪽에서 발생하는 저기압과 정체전선(장마전선) 상에서 발생하는 중규모 저기압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장마전선은 한반도 남쪽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생긴다. 그런데 올해는 서쪽에서 수시로 발생한 저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전선 사이를 통과하며 장마전선을 압축시키고 있다. 장마전선이 압축되며 비구름대가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띠 형태를 보이다보니 같은 권역이라도 띠에서 벗어난 곳은 강수량이 적은 반면, 띠 안에 포함된 곳에는 집중호우가 내리는 것이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학과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은 물론 중국과 몽고 내륙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수증기 공급원이 많아진 탓에 저기압 발생도 늘었다”고 설명했다.장마전선 상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중규모 저기압’도 변수다. 장마전선에선 서로 다른 성질의 공기가 서로 강하게 대치하는데 힘의 불균형이 발생하는 지점에서 소용돌이가 일어나며 중규모 저기압이 형성된다. 이 중규모 저기압은 남서풍을 일으켜 수증기를 추가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또 수시간 내 발생과 소멸을 반복하며 좁은 지역에 많은 비를 퍼붓는다. 17, 18일 서울과 수도권 등을 강타한 물폭탄도 중규모 저기압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기상청은 막바지에 접어든 장마가 끝날 때까지 이 같은 국지성 호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권역 내에서도 강수량이 천차만별이다보니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시도별 예보보다 현재 레이더 영상과 동네 예보를 참고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고 조언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정부는 17일 밤~18일 새벽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에서 통보 없이 물을 방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감을 표했다.환경부는 18일 오전 3시경 촬영된 위성영상을 확인한 결과 황강댐 하류 하천 폭이 넓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근거로 황강댐에서 방류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했다. 17일 오후 10시경 촬영된 영상에선 댐 방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방류량이 많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북한이 황강댐 물을 방류한 것은 9일에 이어 이번 장마 기간에만 두 번째인데, 두 번 모두 한국 측에 사전 통보는 없었다. 방류량은 많지 않았지만 폭우가 더해지며 경기 연천군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는 ‘비홍수기 인명 대피’ 기준인 2m를 넘었다. 환경부는 군부대, 지방자치단체 등과 상황을 공유하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황강댐의 저수량(3억5000만t)은 우리 측 대응 댐인 연천군 군남댐 저수량(7100만t)의 5배에 달한다. 두 댐 간 거리는 56.2km로 황강댐에서 1초에 500t씩 물을 내보내면 9시간 후 군남댐 필승교에 도달하게 된다.2009년 9월 황강댐 무단 방류로 임진강 하류에서 야영객 6명이 숨진 후 같은 해 10월 남북은 황강댐 방류 시 북한이 사전에 통보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10, 2013년 한 번 씩 사전 통보가 이뤄졌으나 이후에는 무단 방류가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남북 합의대로 방류 전에 통보해달라고 북한에 요구한 바 있다. 통일부는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공식 요청에도 북한이 황강댐을 무단 방류한 행태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17일 오전 수도권에 시간당 100mm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서울에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폭우로 분류되고, 50mm 이상이면 극한호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올 장마철에만 시간당 100mm 이상의 물폭탄이 벌써 8번째 내린 것이다. 이를 두고 ‘좁은 지역에 내리는 기록적 폭우’가 장마의 새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은 19일까지 수도권에 많게는 2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200년 만에 폭우 내린 비구름띠 재현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비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됐다. 이날 오전 경기 의정부시에 시간당 강수량 103.5mm, 파주시엔 101mm의 폭우가 내렸다. 15일 오후 5시∼17일 오후 3시 누적 강수량은 파주 358.5mm, 남양주 202mm 등이었다. 파주의 경우 연간 강수량(1295.8mm)의 4분의 1이 이틀 만에 내린 것이다. 서울에서도 성북구가 시간당 강수량이 84mm를 기록하며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호우 재난문자는 시간당 강수량이 50mm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mm 이상일 때 발송된다.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은 것은 지난달 19일 제주 지역에서 장마가 시작된 후 8번째다. 이 정도 비가 내리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안 보이게 된다. 역대 가장 장마가 길었던 2020년 시간당 강수량 100mm를 넘은 적이 5번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강도의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것이다. 이날 수도권에는 10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 기상 관측 사상 최고치인 시간당 146mm의 폭우를 내리게 한 것과 유사한 좁고 긴 비구름대가 재현됐다. 한반도 남쪽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 사이에서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압축된 결과다. 이 같은 비구름대는 10일 군산, 16일 전남 해남에 200년에 한 번 빈도로 발생하는 폭우를 내리게 했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 등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증기 유입이 늘어난 것도 기록적 폭우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띠 형태를 보이는 탓에 인접 지역임에도 강수량이 천차만별인 것도 이번 장마의 특징이다. 17일 오후까지 하루 누적 강수량은 서울 노원구가 124.5mm였지만 금천구는 6mm에 불과했다. ● 슈퍼컴퓨터도 예상 못한 물폭탄 전문가들은 강한 압력을 받은 풍선이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처럼 압축된 장마전선 역시 사소한 대기 변화에도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날씨 예측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기상청을 포함해 세계 주요 슈퍼컴퓨터의 수치 예보 모델은 10일 전북 등에 내린 폭우와 마찬가지로 17일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수시간 내 발생하고 소멸하는 저기압들은 현재 누구도 과학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기상청은 19일까지 중규모 저기압과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하층제트기류가 영향을 미치며 ‘야행성 폭우’가 반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18일 오전까지 수도권과 충청권에 시간당 최대 7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18일 늦은 오후부터 19일 오전까지는 강원 등에 역시 시간당 최대 70mm 이상의 폭우가 예보됐다. 19일까지 예상 누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권에 최대 200mm 이상, 강원 내륙·산지에 최대 180mm 이상, 호남권과 경상권에 최대 150mm 이상 등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17일 오전 수도권에 시간당 100mm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서울에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폭우로 분류되고, 50mm 이상이면 극한호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올 장마철에만 시간당 100mm 이상의 물폭탄이 벌써 8번째 관측된 것이다. 이를 두고 ‘좁은 지역에 내리는 기록적 폭우’가 장마의 새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은 19일까지 수도권에 많게는 2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200년 만에 폭우 내린 비구름띠 재현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비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집중됐다. 이날 오전 경기 의정부시에 시간당 강수량 103.5mm, 파주시엔 101mm의 폭우가 내렸다. 15일 오후 5시~17일 오후 3시 누적 강수량은 파주 358.5mm, 남양주 202mm 등이었다. 파주의 경우 연간 강수량(1295.8mm)의 4분의 1이 이틀 만에 내린 것이다.서울에서도 성북구에 시간당 강수량이 84mm를 기록하며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호우 재난문자는 시간당 강수량이 50mm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mm 이상일 때 발송된다.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은 것은 지난달 19일 제주 지역에서 장마가 시작된 후 8번째다. 이 정도 비가 내리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안 보이게 된다. 역대 가장 장마가 길었던 2020년 시간당 강수량 100mm를 넘은 적이 5번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것이다.이날 수도권에는 10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 기상 관측 사상 최고치인 시간당 146mm의 폭우를 내리게 한 것과 유사한 형태의 좁고 긴 비구름대가 재현됐다. 한반도 남쪽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 사이에서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압축된 영향이다. 이 같은 비구름대는 10일 군산, 16일 전남 해남에 200년에 한 번 빈도로 발생하는 폭우를 발생시켰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 등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증기 유입이 늘어난 것도 기록적 폭우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띠 형태를 보이는 탓에 인접 지역임에도 강수량이 천차만별인 것도 이번 장마의 특징이다. 17일 오후까지 하루 누적 강수량은 서울 노원구가 124.5mm였지만 금천구는 6mm에 불과했다. ●슈퍼컴퓨터도 예상 못한 물폭탄전문가들은 강한 압력을 받은 풍선이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처럼 압축된 장마전선 역시 사소한 대기 변화에도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날씨 예측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실제로 기상청을 포함해 세계 주요 슈퍼컴퓨터의 수치 예보 모델은 10일 전북 등에 내린 폭우와 마찬가지로 17일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수 시간 내 발생하고 소멸하는 저기압들은 현재 누구도 과학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기상청은 19일까지 중규모 저기압과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하층제트기류가 영향을 미치며 ‘야행성 폭우’가 반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18일 오전까지 수도권과 충청권에 시간당 최대 7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18일 늦은 오후부터 19일 오전까지는 강원 등에 역시 시간당 최대 70mm 이상의 폭우가 예보됐다. 19일까지 예상 누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권에 최대 200mm 이상, 강원 내륙·산지에 최대 180mm 이상, 호남권과 경상권에 최대 150mm 이상 등이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전남 등 남해안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데 이어 17, 18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이번 장마 기간 중 가장 많은 최대 25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올 장마철 ‘수도권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폭우, 낙뢰로 피해 속출 15일 밤∼16일 새벽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전남 진도군에는 시간당 103.5mm의 폭우가 쏟아졌고, 해남군에는 시간당 78.3mm가 내려 7월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폭우로 분류되고, 50mm 이상이면 극한호우에 해당한다. 기상청은 “해남의 경우 200년에 한 번 빈도로 발생하는 강한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장맛비로 주택 상가 등이 침수되고 도로 일부가 유실되는 등의 피해도 잇따랐다.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2시 54분경 광양시의 한 주택 담장이 무너져 집주인(75)이 타박상을 입었다. 전남도는 또 이날 폭우로 주택 124가구가 침수돼 주민 65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완도군 미림아파트에선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기면서 차량 10대가 침수되기도 했다. 폭우는 이례적으로 많은 낙뢰도 동반했다. 광주지방기상청은 15일 오후 9시 반부터 16일 오후 7시까지 광주·전남 지역에 낙뢰가 4515번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4916번 낙뢰가 내린 것과 비교하면 만 하루 동안 한 달에 육박하는 낙뢰가 집중된 것이다. 낙뢰의 영향으로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GS칼텍스 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해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 공장 관계자는 “낙뢰로 가동이 자동 중단된 이후 순차적으로 공장을 재가동하고 있다”며 “17일부터 공장을 완전히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안군 흑산면에선 관측장비가 낙뢰를 맞아 강수량 측정이 불가능해지기도 했다. 부산에서도 16일 오후 2시 40분경 호우주의보가 발효돼 도로에 포트홀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 지역에서도 이날 오후 5시 기준 총 22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17, 18일 중부지방 최대 250㎜ 물 폭탄 전남 및 남해안 일대에 폭우를 쏟아낸 정체전선(장마전선)은 점차 약화됐지만 서쪽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북동진을 거듭하며 다가오다가 17, 18일에 걸쳐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계기로 장마전선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하층제트기류까지 합류해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중부지방 곳곳에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17, 18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지나는 장마전선이 10일 새벽 전북에 관측 사상 가장 많은 시간당 146mm의 물벼락을 내렸던 비구름대와 비슷한 형태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길게 늘어진 형태인데 이 경우 짧은 시간 매우 좁은 지역에 기록적 호우를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17일 새벽∼18일 오전 경기 북부 등 수도권과 강원 내륙에 시간당 최대 30∼60mm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 북부에는 시간당 70mm가 넘는 비도 예보돼 있다. 1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80∼120mm(많은 곳 250mm 이상), 강원 50∼100mm(많은 곳 150mm 이상), 충청권 30∼100mm(많은 곳 150mm 이상) 등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만큼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대비 태세를 갖추고 “이상 징후 발견 시 주민 대피 등 안전조치를 신속히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밤부터 전남 등 남해안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데 이어 17, 18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이번 장마 기간 중 가장 많은 최대 250mm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 장마철 ‘수도권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폭우, 낙뢰로 피해 속출16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전남 진도군에는 시간당 103.5mm의 폭우가 쏟아졌고, 해남군에는 시간당 78.3mm가 내려 7월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시간당 30mm 이상이면 폭우로 분류되고, 50mm 이상이면 극한호우에 해당한다. 기상청은 “해남의 경우 200년에 한 번 빈도로 발생하는 강한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장맛비로 주택 상가 등이 침수되고 도로 일부가 유실되는 등의 피해도 잇따랐다.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4분경 광양시의 한 주택 담장이 무너져 집주인(75)이 타박상을 입었다. 전남도는 또 이날 폭우로 주택 124가구가 침수돼 주민 65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완도군 미림아파트에선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면서 차량 10대가 침수되기도 했다.폭우는 이례적으로 많은 낙뢰도 동반했다. 광주지방기상청은 15일 오후 9시 반부터 16일 오후 7시까지 광주·전남 지역에 4515번 낙뢰가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4916번 낙뢰가 내린 것과 비교하면 만 하루 동안 한 달에 육박하는 낙뢰가 집중된 것이다. 낙뢰의 영향으로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GS칼텍스 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해 일부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 공장 관계자는 “낙뢰로 가동이 자동 중단된 이후 순차적으로 공장을 재가동시키고 있다”며 “17일부터 공장을 완전 재가동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안군 흑산면에선 관측장비가 낙뢰를 맞아 강수량 측정이 불가능해지기도 했다.부산에서도 이날 오후 2시 40분경 호우주의보가 발효돼 도로에 포트홀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 지역에서도 오후 5시 기준 총 22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17, 18일 중부지방 최대 250mm 물폭탄 전남 및 남해안 일대에 폭우를 쏟아낸 정체전선(장마전선)은 점차 약화됐지만 서쪽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북동진을 거듭하며 다가오다 17, 18일에 걸쳐 한반도를 관통할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장마전선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하층제트기류까지 합류해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중부 지방 곳곳에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기상청은 17, 18일 수도권 등 중부 지방을 지나는 장마전선이 10일 새벽 전북에 관측 사상 가장 많은 시간당 146mm의 물벼락을 내렸던 비구름대와 비슷한 형태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길게 늘어진 형태인데 이 경우 짧은 시간 매우 좁은 지역에 기록적 호우를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기상청은 17일 새벽~18일 오전 경기 북부 등 수도권과 강원 내륙에 시간당 최대 30~60mm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 북부에는 시간당 70mm가 넘는 비도 예보돼 있다. 18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80~120mm(많은 곳 250mm 이상), 강원 50~100mm(많은 곳 150mm 이상), 충청권 30~100mm(많은 곳 120mm 이상) 등이다.한덕수 국무총리는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만큼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대비 태세를 갖추고 “이상 징후 발견 시 주민 대피 등 안전조치를 신속히하라”고 긴급 지시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여수=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8∼10일 집중호우 피해가 속출한 충북 영동군과 충남 논산시·서천군, 전북 완주군, 경북 영양군 입암면 등 5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15일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5개 지방자치단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며 “이번 주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하면서 추가적인 피해가 우려되므로 피해 지역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응급 복구, 피해조사 등을 실시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사전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할 것”을 관계부처에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과 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 등의 영향으로 16일부터 중부지방 곳곳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16, 17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지역은 30∼80mm(많은 곳 100mm 이상), 충청권 30∼80mm 등이다. 정부는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이달 말까지 합동 조사를 진행한 뒤 추가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할 계획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피해 복구비 일부를 국비로 충당할 수 있어 피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부담이 줄어든다. 또 세금 납부 유예, 상하수도 요금 감면 등 일반재난지역에 해당되는 18개 지원책 외에 건강보험료 감면, 전기 요금 감면 등 12개 지원이 추가로 이뤄진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지난해 국민환경의식 조사에서 여러 환경 문제 중 기후변화를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응답자 비율이 처음으로 가장 높게 나왔다. 규제와 처벌이 환경 문제를 해결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환경연구원이 공개한 ‘2023 국민환경의식 조사’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환경 문제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복수 응답 가능)에 응답자의 63.9%는 ‘기후변화’를 선택했다. 이어 쓰레기·폐기물 처리(58.4%), 대기오염·미세먼지(50.1%), 과대 포장에 따른 쓰레기 발생(27.3%), 생태계 훼손(25.6%)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 21∼28일 만 19∼69세 389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3088명이 응답했다. 환경연구원은 환경 전반에 대한 국민 인식, 환경 정책 수요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관련 조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기후변화는 2021년 처음 조사 항목에 포함됐고 당시 주요 환경 문제 중 폐기물 처리, 미세먼지, 과대 포장에 따른 쓰레기 발생 등에 이어 4번째로 중요한 환경 이슈로 꼽혔다. 2022년에는 선택 비율이 48.2%로 전년(39.8%)보다 10%포인트가량 늘어나며 두 번째로 중요한 환경 이슈로 꼽혔다. 환경연구원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응답이 가장 높게 나온 것은 (국민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결과들의 심각성을 크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또 “특히 2023년은 홍수와 가뭄의 반복, 폭염, 식재료 가격 폭등, 개화 시기의 변화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유난히 많이 발생했던 해여서 이와 관련된 응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은 것은 ‘환경 규제 강화’(18.1%)였다. 환경 규제 강화를 꼽은 응답률은 2021년엔 9.2%, 2022년 10%에 그쳤다. 처벌 강화 목소리도 높았다. 17.7%는 “환경 피해를 유발하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과 기업 등의 자발적 노력이 효과적”이란 응답은 2022년 18.6%에서 지난해 8.6%로 크게 줄었다. 한편 응답자의 69%는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 비율은 2018년 74.2%까지 오른 뒤 70%대를 유지하다 이번에 60%대로 내려앉았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고령일수록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 미혼자보다는 기혼자, 정치 성향이 보수적인 사람보다는 진보적인 사람이 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인공지능(AI)이 기후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가 데이터를 대량으로 학습하고 추론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온실가스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를 늘리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AI의 친환경 혜택이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결점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AI 때문에 급증하는 온실가스 배출 네이버가 최근 공개한 ‘2023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통합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7만8884tCO₂e(이산화탄소상당량톤)에서 2022년 8만6991tCO₂e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8만9505tCO₂e으로 1년 사이 다시 2.9% 증가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생성형 AI 서비스 ‘하이퍼클로바X’를 준비하는 과정 등에서 전력 소모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AI 훈련과 구동을 위해선 엄청난 양의 서버와 네트워크 회선 등이 밀집한 데이터센터를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운영해야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까지 데이터센터, AI 등에 사용되는 전력 소비량이 최대 1050TWh(테라와트시)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2년 국내 전력 사용량(568TWh)의 2배 가까운 양이다. 빅테크 기업이 AI 서비스를 확대할수록 전력 소모는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네이버의 온실가스 배출량 대부분도 데이터센터 등에서 발생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97%가 데이터센터와 사옥 전력 사용으로 발생했다”며 “향후 수년간 전력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대화형 AI 서비스를 PC 버전으로 선보이는 등 AI 서비스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아직 AI 서비스를 출시하지 않은 카카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했다. 카카오가 발간한 ESG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의 온실가스 배출량 합계는 11만4022tCO₂e으로 2022년(13만7908tCO₂e)에 비해 17.3% 줄었다. 그러나 올해는 카카오도 전력 소비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1월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하반기(7∼12월)부터 본격적인 AI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자체 데이터센터에 약 1만 대의 서버를 설치했다.카카오의 온실가스 배출량 합계가 네이버보다 높은 것은 집계 기준이 다른 탓이다. 카카오는 2021년부터 사업자가 직접 통제하지 않는 직원 출장, 구입 연료 수송, 서비스 사용 등에서 발생하는 배출량까지 포함해 온실가스 배출량 합계를 공개하고 있다.● IMF “탄소 배출세 등 고려해야” ‘넷제로’(탄소 순배출 제로) 구현을 외쳤던 해외 빅테크 기업들도 고민에 빠져 있다.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운영하는 구글은 2일(현지 시간) 연례 환경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1430만 tCO₂e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년(1260만 tCO₂e) 대비 13.5% 늘어난 수치다. 구글은 AI에 대한 집중 투자로 데이터센터에서 쓰는 전력량과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이 증가한 게 온실가스 배출 급증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구글 데이터센터에서 냉각 시스템 가동에 사용한 물의 양도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생성형 AI ‘코파일럿’을 운영 중인 MS도 사정은 비슷하다. MS는 데이터센터를 대거 지으면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3년 전(1190만 tCO₂e)보다 29.1% 늘어난 1536만 tCO₂e에 달한다고 올해 5월 밝혔다. 메타 역시 2019년 629만 tCO₂e 수준이었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2년에는 1401만 tCO₂e으로 늘었다. AI 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을 늘린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AI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발표하면서 “AI의 영향으로 반도체 및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에는 2023년의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부족한 전력량은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로 충당하겠다고 했다. AI 확산으로 기후위기가 가속화되지 않도록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17일 ‘생성형 AI의 장점 확대: 재정 정책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AI가 많은 전력을 쓰고 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과세 등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I 서버가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점을 감안할 때 탄소 배출량에 대한 과세는 외부 환경 비용을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이란 것이다. IMF는 “정부가 AI 관련 탄소 배출에 상응해 초과이익에 대한 세금, 녹색 부과금을 포함한 재정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주말 서울 등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 지방에는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제주와 남해안 등에는 최대 150mm 이상 비가 오는 등 장맛비가 다시 내릴 전망이다.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과 강원 등 중부 지방은 주말 내내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그동안 내린 비로 습도가 높아지며 최고 체감온도는 33도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곳곳에 강한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기상청은 “시간당 20mm 내외의 강한 소나기가 오는 곳도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중부 지방은 이르면 15일부터 다시 장마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한반도 남쪽으로 밀려나 있던 정체전선(장마전선)은 13일 오전 제주에 먼저 비를 뿌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보됐다. 오후에는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전남과 경남 해안 등에도 비가 내릴 전망이다.제주는 시간당 최대 50mm, 호남권은 시간당 최대 30mm 등 강한 비가 예상된다. 경상권에는 14일 새벽부터 시간당 최대 3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13, 14일 누적 강수량은 제주 최대 150mm 이상, 전남과 경남 남해안 최대 100mm 이상 등으로 예상된다.한편 7일부터 10일까지 이어졌던 폭우로 1만 ha가 넘는 넓이의 농작물이 물에 잠긴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농작물 침수 규모는 총 1만342ha로 집계됐다. 축구장 1만4000개 면적보다 크다.농작물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충남으로 7423ha가 침수됐으며, 경북(1652ha), 전북(1039ha) 순이었다. 피해가 가장 큰 작물은 벼(7581ha)였다. 가축은 닭 77만1600마리 등으로 총 77만4000마리가 폐사했다. 농식품부는 주말 호우 등 연이은 비 소식이 예보됨에 따라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 운영하기로 했다.엠티(MT)를 갔다가 폭우 속에 실종됐던 의대생이 끝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전북경찰청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12일 오전 11시 11분경 전북 익산시 창평교 인근에서 A 씨(22)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된 지 약 55시간 만에 실종 추정 지점에서 2.7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이다.전북 지역의 한 의과대에 다니는 A 씨는 9일 동아리 선후배 20여 명과 익산시 금마면의 한 펜션으로 엠티를 왔는데, 10일 오전 4시경 담배를 사러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익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전북 익산시에 모꼬지(MT)를 온 의대생이 10일 폭우 속에 실종된 것으로 확인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역대급 폭우로 인한 논밭, 축산물 피해가 늘고 있어 밥상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11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경 “새벽에 친구 A 씨(22)가 숙소 밖으로 나갔는데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북의 한 의대에 다니는 A 씨는 9일 학교 동아리 멤버 20여 명과 함께 익산시 금마면의 한 펜션으로 모꼬지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 당일 오전 4시경 A 씨는 펜션을 나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당시는 주변에 시간당 60∼80mm의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다. A 씨와 함께 온 다른 대학생 20여 명은 술을 마시고 잠이 든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신고 직후부터 배수로와 도로 등 주변을 수색했으나 11일 현재까지 A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펜션에서 나올 때는 이미 배수로에서 물이 넘쳐 도로가 침수됐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10일 충북 영동군 심천면의 농막 컨테이너에서 불어난 물에 쓸려가 실종된 70대 B 씨를 찾기 위한 수색도 이틀째 진행됐다. 행정안전부는 11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이달 폭우로 인한 사상자는 사망 5명, 실종 1명이라고 밝혔다. 9일 경북 경산시 농수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과 10일 충북 옥천군에서 차량 추락 사고로 숨진 70대 남성은 폭우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농작물 침수와 가축 폐사 등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0일 오후 6시 기준 농작물 침수 피해는 9522ha, 농경지 유실·매몰은 88.1ha에 달했다. 또 축사 침수 및 파손은 21ha, 폐사한 가축은 33만9000마리로 나타났다. 향후 장마와 폭염 등 기상 상황을 고려하면 먹거리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피해가 가장 큰 작물은 벼로, 논 7456.3ha가 수해를 입었다. 콩이 468.2ha, 고추가 309.1ha로 그 뒤를 이었다. 지역별 피해 규모는 충남 7008.6ha, 경북 1318ha, 전북 1008.2ha 순이었다. 가축 폐사 피해는 닭이 31만5600마리, 오리가 2200마리였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피해 현황을 신속하게 파악해 재해복구비 및 재해보험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12∼14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불볕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은 북쪽 건조한 공기에 밀려 한반도 남쪽으로 밀려난 상태다. 다만 일부 지역에는 국지성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 장마전선은 15일 전후 다시 북상해 다음 주 화요일인 16일부터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다시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익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전북 익산에 MT를 온 의대생이 10일 폭우 속에 실종된 것으로 확인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역대급 폭우로 인한 논, 밭, 축산물 피해가 늘고 있어 밥상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11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경 “새벽에 친구 A 씨(22)가 숙소 밖으로 나갔는데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북의 한 의대에 다니는 A 씨는 9일 학교 동아리 멤버 20여 명과 함께 익산시 금마면의 한 펜션으로 MT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 당일 오전 4시경 A 씨는 펜션을 나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당시는 주변에 시간당 60~80mm의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다. A 씨와 함께 온 다른 대학생 20여 명은 술을 마시다 잠이 든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경찰과 소방 당국은 신고 직후부터 배수로와 도로 등 주변을 수색했으나 11일 현재까지 A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펜션에서 나올 때는 이미 배수로에서 물이 넘쳐 도로가 침수됐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10일 충북 영동군 심천면의 농막 컨테이너에서 불어난 물에 쓸려가 실종된 70대 B 씨를 찾기 위한 수색도 이틀째 진행됐다. 행정안전부는 11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이달 폭우로 인한 사상자는 사망 5명, 실종 1명이라고 밝혔다. 9일 경북 경산 농수로에서 실종된 40대 여성과 10일 충북 옥천에서 차량 추락 사고로 숨진 70대 남성은 폭우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농작물 침수와 가축 폐사 등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0일 오후 6시 기준 농작물 침수 피해는 9522ha, 농경지 유실·매몰 88.1ha에 달했다. 또 축사 침수 및 파손은 21ha, 폐사한 가축은 33만9000마리로 나타났다. 향후 장마와 폭염 등 기상 상황을 고려하면 먹거리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피해가 가장 큰 작물은 벼로, 논 7456.3ha가 수해를 입었다. 콩 468.2ha, 고추 309.1ha로 그 뒤를 이었다. 지역별 피해 규모는 충남 7008.6ha, 경북 1318ha, 전북 1008.2ha 순이었다. 가축 폐사 피해는 닭이 31만5600마리, 오리가 2200마리였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피해 현황을 신속하게 파악해 재해복구비 및 재해보험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12~14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불볕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체전선(장마전선)은 북쪽 건조한 공기에 밀려 한반도 남쪽으로 밀려난 상태다. 다만 일부 지역에는 국지성 소나기가 내릴 수 있다. 장마전선은 15일 전후 다시 북상해 다음 주 화요일인 16일부터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다시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익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독립생계를 유지하는 어머니를 부양가족으로 올려 5년 동안 연말정산에서 인적공제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뒤늦게 감면받은 세금을 한꺼번에 납부했다.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9년 처음 어머니를 부양가족으로 등재해 기본공제 150만 원, 경로우대 100만 원 등 총 250만 원의 인적공제를 받았다. 이후에도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250만 원씩 인적공제를 받았다. 문제는 김 후보자의 어머니가 독립생계를 꾸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도 독립생계를 이유로 부모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소득세법은 만 60세 이상 부양가족의 연간 소득금액이 100만 원 이하일 때만 부양가족 기본공제를 허용한다. 김 후보자는 장관으로 지명된 다음 날인 5일 5년 치 종합소득세 585만여 원을 한꺼번에 냈다. 김 후보자 측은 “후보자 어머니가 공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걸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한반도 여름 장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상 변수들이 모두 합쳐져 나타난 결과다.” 기상청은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하며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기록적 폭우가 전북, 충남 지역 등을 강타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정체전선(장마전선)과 서쪽에서 발생한 저기압, 남쪽에서 불어와 고온다습한 하층제트기류까지 모두 결합하며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9일) 밤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에 유입됐다. 저기압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날 밤 한반도 북쪽에 건조한 공기가 강하게 자리 잡은 탓에 장마전선은 북상하지 못했고, 그 대신 저기압과 결합하며 커진 비구름대가 남부 지방으로 천천히 이동하며 많은 비를 뿌렸다. 여기에 ‘야행성 폭우’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는 하층제트기류까지 가세했다. 하층제트기류는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뜨겁고 습한 바람이다. 낮에는 지표면의 뜨거운 공기가 진입을 가로막아 힘을 못 쓰다 밤에 난류가 약화되면 상륙해 폭우를 쏟아낸다.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은 전북 군산시 어청도(146mm)와 익산시(125.5mm), 충남 서천군(111.5mm)과 부여군(106.0mm) 등이 모두 서해에 몰려 있는 것도 하층제트기류의 상륙 지점이기 때문이다. 장마전선과 하층제트기류가 한반도 장마 공식의 상수였다면 올해 유난히 많이 발생하는 저기압은 새 변수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서태평양 지역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증기가 공급될 수 있는 유입원이 늘었다”며 “저기압의 영향력이 갈수록 세지는 걸 보면 내년에는 더 강한 비가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청도에 내린 시간당 강수량 146mm는 관측 사상 최고치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시간당 50mm의 비가 내리면 앞이 잘 보이지 않고 100mm 이상이 내리면 약한 구조물이 파손될 수 있다”며 “어청도에 내린 비는 재앙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2021년 7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 시간당 200mm의 비가 쏟아졌는데 바로 옆 사람 손도 안 보일 정도였다”고 했다. 한편 인접 지역에서 ‘극과 극’ 날씨를 보이는 것 역시 이번 장마의 특징이다. 10일 어청도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는 동안 약 80km 떨어진 전북 부안군에는 시간당 3mm가량의 약한 비가 왔다.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띠 형태를 보이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9일 밤∼10일 새벽 전북 등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반면 서울 등 수도권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기상청은 호우 예비 특보까지 발령하고 “많은 곳은 120mm 이상 비가 올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서울에서 가장 비가 많이 내린 관악구의 누적 강수량은 12mm에 불과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래서 예보를 어떻게 믿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부터 10일 오전 7시까지 서울에 내린 비는 관악구 12mm, 강남구 11mm, 서초구 10.5mm, 금천구 8.5mm를 기록했다. 은평구 등 아예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은 구도 있었다. 경기 지역 역시 가장 비가 많이 온 안성시 서운면에 37mm가 내렸고 파주시 광탄면, 김포시 대곶면 등에는 전혀 비가 오지 않았다. 기상청은 전날 오전 예보를 통해 “9일 밤∼10일 새벽 서울 등 수도권에 많게는 120mm 이상의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수시 예보 브리핑을 통해 최대 150mm 이상으로 예상 강수량을 수정했다. 오후 6시에는 서울에 호우 특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호우 특보는 강수량이 3시간 기준 60mm 이상 또는 12시간 기준 110mm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한편 기상청은 9일 오후 전북에 대해서도 수도권과 동일하게 ‘최대 12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익산시의 경우 밤사이 최대 강수량이 300mm에 육박하며 피해가 속출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쏟아졌다. 경기 가평군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최모 씨(53·여)는 “폭우 예보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는 손님이 많은데 최근 예보가 빗나가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구름대가 예측보다 남하하는 바람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해명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전북과 충남, 경북 지역에 역대급 ‘야행성 폭우’가 내리면서 시간당 강수량이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폭우”였다.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도 이어졌다. 도심에 내렸다면 자칫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기상 이변이 일상화된 한반도 상황에 맞는 재난안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이날 오전 1시 전후 시간당 146mm의 폭우가 내렸다. 지난해 기상청에서 ‘극한호우’로 규정한 시간당 50mm의 3배에 달하는 강수량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간당 140mm 넘는 비가 내린 건 1998년 7월 31일 전남 순천(145mm) 사례가 유일하다”며 “관측자료가 확인되는 범위에서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라고 말했다. 군산시 내흥동에서도 오전 1시 42분부터 1시간 동안 131.7mm의 비가 내렸다. 어청도와 내흥동 모두 군산 연 강수량(1246mm)의 10% 넘는 비가 1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 전북 익산시 함라면, 충남 서천군과 부여군 등에서도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었다. 시간당 100mm 넘는 비가 내리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이들 지역에서 시간당 최고 강수량을 기록한 비는 모두 낮에 소강 상태를 보이다 밤에 쏟아진 ‘야행성 폭우’였다. 대피가 어려운 밤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도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충남 논산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엘리베이터가 침수돼 남성 1명이 사망하는 등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또 6개 시도에서 4526명이 대피했고 장항선과 호남선 등 철도 운행이 10일 오후까지 중단됐다. 비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11일에도 많게는 충북 40mm, 경북 6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최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했던 전북 지역에도 최대 60mm의 비가 예보됐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상 기후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각종 인프라 시설이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 등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벽 물폭탄에 저수지 둑 붕괴 “깨어보니 이웃집 사라져” [야행성 폭우의 습격]중부-남부 기습폭우 잇단 인명피해산사태로 매몰… 급물살에 휩쓸려오피스텔 승강기 침수돼 사망도… 철도 일부구간 한때 운행 중단10일 새벽 충북 영동군 심천면에서는 범곡저수지 둑이 무너져 물이 농경지와 마을로 밀려들었다. 이 일대에는 10여 가구가 살고 있었다. 오전 5시 27분경 이 마을 농막 컨테이너에 사람이 갇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구조대는 도로 일대가 물바다로 변해 2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는 컨테이너에 홀로 살던 71세 남성이 실종된 것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섰다. 실종자가 살던 컨테이너는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다 흙바닥에 처박힌 채였고, 실종자의 차량은 침수된 채 발견됐다. 한 주민은 “폭우 소리에 깨서 나와 보니 이웃집(컨테이너)이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 중부 남부 집중 폭우에 사망-실종 잇달아 중부와 남부를 집중적으로 때린 기록적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건물과 마을이 침수되면서 인명, 재산 피해가 늘고 있다. 이날 충남에서는 폭우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오전 2시 52분경 논산시 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승강기에서는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하에 물이 차오르는데 승강기 안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지만 남성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오전 3시 37분경 서천군 비인면에서는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주택을 덮쳐 70대 남성이 매몰돼 숨졌다. 이 지역은 오전 2시 1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1.5mm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주민 신모 씨는 “앞집 아주머니가 흙범벅이 돼서 남편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49분경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져 매몰된 60대 여성이 숨졌다. 충북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오전 5시 4분경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에서는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떨어졌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거센 물살 탓에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 남성은 오전 7시 38분경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 북구 조야동에서는 오전 8시 8분경 한 농로의 배수용 원형 통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밭에 나왔다가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빨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동구 내남동에서는 76세 남성이 광주천 징검다리를 건너던 중 벗겨진 신발을 주우려다 빠져 숨졌다. 이날 새벽 한 시간 동안 146mm의 폭우가 쏟아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의 김성래 이장(70)은 “하늘에서 물을 가져다 퍼붓는 것 같았다. 70년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을 15가구가 침수됐는데 물살이 너무 강해 대피할 엄두조차 못 냈다”며 “폭우가 내리는 와중에 산비탈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까지 더해져 거리가 마치 강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고립된 주민들 구조, 금강휴게소 물에 잠겨 불어난 물에 주민들이 고립되거나 시설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도 이어졌다. 대전 서구 용촌동에서는 주택 27채가 물에 잠겨 주민 36명이 한때 고립됐다. 대전소방본부는 오전 10시경 주민 전원을 보트에 태워 구조했다. 대전 중구 유등천을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유등교는 다리 중간이 내려앉아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충남 논산시 벌곡면의 한 마을도 침수돼 주민 30여 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는 오전 4시 11분경 장선천이 넘쳐 주민 18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소방 대원들에게 구조됐다. 충북 영동천과 소옥천, 금강(양강교) 등에는 홍수 경보가 발령됐고,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가 강물에 침수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동안 KTX 40개 열차와 일반열차 16개가 20분∼1시간 40분가량 지연됐다. 수서발 고속철도(SRT)는 이날 오후 4시까지 19개 열차가 1∼3시간가량 지연됐다. 산림청은 오전 3시 40분부로 대구,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경북, 전북 지역에 산사태 경보 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을 발령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서천=이정훈 기자 jh89@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옥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9일 밤~10일 새벽 전북 등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반면에 서울 등 수도권에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기상청은 호우 예비 특보까지 발령하고 “많은 곳은 120mm 이상 비가 올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비가 내린 관악구의 누적 강수량은 12mm에 불과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이래서 예보를 어떻게 믿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10일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부터 10일 오전 7시까지 서울에 내린 비는 관악구 12mm, 강남구 11mm, 서초구 10.5mm, 금천구 8.5mm를 기록했다. 은평구 등 아예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은 구도 있었다. 경기 지역 역시 가장 비가 많이 온 안성시 서운면에 37mm가 내렸고 파주시 광탄면, 김포시 대곶면 등에는 전혀 비가 오지 않았다.기상청은 전날 오전 예보를 통해 “9일 밤~10일 새벽 서울 등 수도권에 많게는 120mm 이상의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수시 예보 브리핑을 통해 최대 150mm 이상으로 예상 강수량을 수정했다. 오후 6시에는 서울에 호우 특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호우 특보는 강수량이 3시간 기준 60mm 이상 또는 12시간 기준 110mm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한편 기상청은 9일 오후 전북에 대해서도 수도권과 동일하게 ‘최대 12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익산시의 경우 밤사이 최대 강수량이 300mm에 육박하며 피해가 속출했다.시민들 사이에선 불만이 쏟아졌다. 경기 가평군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최모 씨(53‧여)는 “폭우 예보 때문에 예약을 취소하는 손님이 많은데 최근 예보가 빗나가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구름대가 예측보다 남하하는 바람에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해명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한반도 여름 장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상 변수들이 모두 합쳐져 나타난 결과다.”기상청은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하며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기록적 폭우가 전북, 충남 지역 등을 강타한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정체전선(장마전선)과 서쪽에서 발생한 저기압, 남쪽에서 불어와 고온다습한 하층제트기류까지 모두 결합되며 상승 작용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9일) 밤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에 유입됐다. 저기압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날 밤 한반도 북쪽에 건조한 공기가 강하게 자리 잡은 탓에 장마전선은 북상하지 못했고, 대신 저기압과 결합하며 커진 비구름대가 남부 지방으로 천천히 이동하며 많은 비를 뿌렸다.여기에 ‘야행성 폭우’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히는 하층제트기류까지 가세했다. 하층제트기류는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뜨겁고 습한 바람이다. 낮에는 지표면의 뜨거운 공기가 진입을 가로막아 힘을 못 쓰다 밤에 난류가 약화되면 상륙하며 폭우를 쏟아낸다.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은 전북 군산시 어청도(146mm)와 익산시(125.5mm), 충남 서천군(111.5mm)과 부여군(106.0mm) 등이 모두 서해에 몰려 있는 것도 하층제트기류의 상륙지점이기 때문이다.장마전선과 하층제트기류가 한반도 장마공식의 상수였다면 올해 유난히 많이 발생하는 저기압은 새 변수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서태평양 지역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증기가 공급될 수 있는 유입원이 많아졌다”며 “저기압의 영향력이 갈수록 세지는 걸 보면 내년에는 더 강한 비가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어청도에 내린 시간당 강수량 146mm는 관측 사상 최고치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시간당 50mm의 비가 내리면 앞이 잘 안 보이고 100mm 이상이 내리면 빗방울을 맞았을 때 몸에 통증이 느껴진다”며 “어청도에 내린 비는 재앙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2021년 7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 시간당 200mm의 비가 쏟아졌는데 바로 옆 사람 손도 안보일 정도였다”고 했다. 한편 인접 지역에서도 ‘극과 극’ 날씨를 보이는 것 역시 이번 장마의 특징이다. 10일 어청도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는 동안 약 80km 떨어진 전북 부안군에는 시간당 3mm 가량의 약한 비가 왔다.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얇고 동서로 긴 띠 형태를 보이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전북과 충남, 경북 지역에 역대급 ‘야행성 폭우’가 내리면서 시간당 강수량이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폭우”였다.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도 이어졌다. 도심에 내렸다면 자칫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기상이변이 일상화된 한반도 상황에 맞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는 이날 오전 1시 전후 시간당 146mm의 폭우가 내렸다. 지난해 기상청에서 ‘극한호우’로 규정한 시간당 50mm의 3배에 달하는 강수량으로 하늘에서 폭포가 쏟아지는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간당 140mm 넘는 비가 내린 건 1998년 7월 31일 전남 순천(145mm) 사례가 유일하다”며 “관측자료가 확인되는 범위 내에서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라고 말했다.군산시 내홍동에서도 오전 1시 42분~오전 2시 42분 1시간 동안 131.7mm의 비가 내렸다. 어청도와 내홍동 모두 군산 연 강수량(1246mm)의 10% 넘는 비가 1시간 만에 내린 것이다. 전북 익산시 함라면, 충남 서천군과 부여군 등에서도 시간당 강수량이 100mm를 넘었다. 시간당 100mm 넘는 비가 내리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이들 지역에서 시간당 최고 강수량을 기록한 비는 모두 낮에 소강 상태를 보이다 밤에 쏟아진 ‘야행성 폭우’였다.대피가 어려운 밤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도 이어졌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충남 논산시의 한 오피스텔에서 엘리베이터가 침수돼 남성 1명이 사망하는 등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또 6개 시도에서 3568명이 대피했고 장항선과 호남선 등 철도 운행이 10일 오후까지 중단됐다.비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11일에도 많게는 충북 40mm 경북 지역에 6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최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했던 전북 지역에도 최대 60mm의 비가 예보됐다. 조천호 경희사이버대 기후변화 특임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상기후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며 “각종 인프라 시설이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 등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0일 새벽 충북 영동군 심천면에서는 범곡저수지 둑이 무너져 물이 농경지와 마을로 밀려들었다. 이 일대는 10여 가구가 살고 있었다. 오전 5시 27분경 이 마을 농막 컨테이너에 사람이 갇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구조대는 도로 일대가 물바다로 변해 2시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는 컨테이너에 홀로 살던 71세 남성이 실종된 것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섰다. 실종자가 살던 컨테이너는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다 흙바닥에 처박힌 채였고, 실종자의 차량은 침수된 채 발견됐다. 한 주민은 “폭우 소리에 깨서 나와보니 이웃집(컨테이너)이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중부 남부 집중 폭우에 사망-실종 잇달아중부와 남부를 집중적으로 때린 기록적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건물과 마을이 침수되면서 인명, 재산 피해가 늘고 있다.이날 충남에서는 폭우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오전 2시 52분경 논산시 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승강기에서는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하에 물이 차오르는데 승강기 안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지만 남성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오전 3시 37분경 서천군 비인면에는 산사태로 쏟아진 토사가 주택을 덮쳐 70대 남성이 매몰돼 숨졌다. 이 지역은 오전 2시 1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1.5㎜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주민 신 모씨는 “앞집 아주머니가 흙범벅이 돼서 남편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49분경 금산이군 진산면 지방리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무너져 매몰된 60대 여성이 숨졌다.충북에서도 피해가 잇달았다. 오전 5시 4분경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에서는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떨어졌다. 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거센 물살 탓에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 남성은 오전 7시 38분경 숨진 채 발견됐다.대구 북구 조야동에서는 오전 8시 8분경 한 농로의 배수용 원형 통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밭에 나왔다가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농로로 빨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동구 내동면에서는 76세 남성이 광주천 징검다리를 건너던 중 벗겨진 신발을 주우려다 빠져 숨졌다.이날 새벽 한 시간 동안 146㎜ 폭우가 쏟아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의 김성래 이장(70)은 “하늘에서 물을 가져다 퍼붓는 것 같았다. 70년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을 15가구가 침수됐는데 물살이 너무 강해 대피할 엄두조차 못 냈다”며 “폭우가 내리는 와중에 산비탈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까지 더해져 거리가 마치 강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고립된 주민들 구조, 금강휴게소 물에 잠겨불어난 물에 주민들이 고립되거나 시설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도 이어졌다.대전 서구 용촌동에서는 주택 27채가 물에 잠겨 주민 36명이 한때 고립됐다. 대전소방본부는 오전 10시경 주민 전원을 보트에 태워 구조했다. 대전 중구 유등천을 가로지르는 왕복 8차선 유등교는 다리 중간이 내려앉아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충남 논산시 벌곡면 한 마을도 침수돼 주민 30여 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는 오전 4시 11분경 장선천이 넘쳐 주민 18명이 한때 고립됐다가 소방 대원들에게 구조됐다.충북 영동천과 소옥천, 금강(양강교) 등에는 홍수 경보가 발령됐고,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가 강물에 침수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무궁화호, ITX-새마을호의 장항성(천안~익산)과 경북선(김천~영주)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운행이 중단됐고, 충북선(조치원~봉양)도 오전 9시까지 운행을 중단했다. 산림청은 오전 3시 40분부로 대구,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경북, 전북 지역에 산사태 경보 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을 발령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서천=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