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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식 확장 논란으로 비판받던 카카오가 계열사를 2년 전 수준으로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카카오에 따르면 10일 기준 카카오그룹 계열사는 137개다. 이는 2022년 2월 138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카카오의 계열사 규모는 2018년 65개 수준이었지만 전방위 사업 확장이 본격화되면서 계열사가 빠르게 늘었다. 시장 지배력 남용, 문어발식 사업 확장 등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김범수 창업자는 2021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이후 계열사가 147개까지 늘어났으나 카카오는 이후 계열사를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 이사회는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카카오스페이스를 올 5월 흡수 합병하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그룹의 시너지를 확대하고 경영 효율화를 위해 회사 간 통합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KT에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다음 달부터 3만 원대 5세대(5G) 요금제를 신설한다. 그만큼 휴대전화 이용자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3만 원대 구간을 신설하는 내용의 5G 요금제 개편안을 준비 중이다. 이달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새 요금제 이용약관을 신고할 계획이다. 이후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의 검토 절차를 거쳐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게 된다. 자문위 검토에 최대 15일이 걸리지만 신속하게 심의가 이뤄지면 이달 말 새 요금제가 출시될 가능성도 있다. LG유플러스도 3만 원대의 5G 요금제 출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3만 원대부터 5만 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까지 16종으로 세분한 온라인 선불요금제 ‘너겟’을 내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일반요금제에서도 최저 구간을 낮추는 것이다. 앞서 KT는 지난달 월 요금 3만7000원에 데이터 4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신설해 이동통신 3사 중 처음으로 3만 원대 요금제를 내놨다. 통신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3사와 협의해 올해 1분기(1∼3월) 내에 3만 원대 5G 요금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KT에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다음 달부터 3만 원대 5세대(5G) 요금제를 신설한다. 그만큼 휴대전화 이용자의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3만 원대 구간을 신설하는 내용의 5G 요금제 개편안을 준비 중이다. 이달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새 요금제 이용약관을 신고할 계획이다. 이후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의 검토절차를 거쳐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게 된다. 자문위 검토에 최대 15일이 걸리지만 신속하게 심의가 이뤄지면 이달 말 새 요금제 출시 가능성도 있다. LG유플러스도 3만 원대의 5G 요금제 출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3만 원대부터 5만 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까지 16종으로 세분화한 온라인 선불요금제 ‘너겟’을 내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일반요금제에서도 최저 구간을 낮추는 것이다. 앞서 KT는 지난달 월 요금 3만7000원에 데이터 4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신설해 이동통신 3사 중 처음으로 3만 원대 요금제를 내놨다. 통신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3사와 협의해 올해 1분기(1~3월) 내에 3만원 대 5G 요금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가 선거에 악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6일(현지 시간) 메타(페이스북 모회사)가 자사 뉴스 블로그를 통해 밝힌 새로운 정책에 따르면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에서 AI 생성 이미지에 ‘라벨(Label)’을 붙일 예정이다. 이용자들이 AI로 생성된 이미지를 식별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메타는 “앞으로 몇 달 안에 각 앱에서 지원하는 모든 언어로 라벨을 적용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여러 가지 중요한 선거가 열리는 내년까지 이러한 접근 방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그동안 자체 AI 도구인 ‘메타 AI’로 만든 이미지에 ‘이매진드 위드 AI(Imagined with AI)’라는 라벨을 붙여왔다. 새로운 정책이 시행되면 이 같은 라벨을 외부 AI 도구로 만든 콘텐츠에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그동안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식별하기 위한 공통 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업계의 다른 회사들과도 협력해 왔다. 다만 메타는 아직 AI가 생성한 모든 콘텐츠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AI 이미지 생성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워터마크(AI가 만들었다는 인식표)나 표식을 지울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하기 때문에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자사의 AI 도구가 제공하는 최신 선거 관련 정보에 출처를 표시할 것이라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챗GPT가 제공하는 뉴스 및 정보의 출처를 알려주는 한편 어떤 이미지가 생성형 AI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구도 만든다. 구글도 지난해 말 자사 AI 챗봇 바드 및 바드를 결합한 검색 엔진인 ‘검색 생성 경험(SGE)’이 응답할 수 있는 선거 관련 질문의 종류를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또 선거 광고가 AI를 사용한 경우 광고주가 해당 사실을 눈에 띄게 표시하도록 했다. 국내에서는 올 4월 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운동에 AI 기술로 만든 음향과 이미지, 영상 등을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AI 전문가와 모니터링 전담 요원 등으로 구성된 감별반 운영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단속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에 워터마크가 있으면 탐지할 수 있는데, 워터마크나 표식이 없으면 현재 기술로는 탐지가 어려운 상태”라며 “사람이 AI를 활용해 만든 이미지나 영상, 글을 넘어 AI가 자발적으로 이미지나 글을 생성할 경우 민주주의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넷플릭스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구독률로는 1위를 차지했지만 만족도는 유튜브와 티빙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시장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10월 14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 33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구독률 1위 업체는 넷플릭스(47%)로 조사됐다. 2위는 쿠팡플레이로 26%였고 이어 △티빙(20%) △유튜브 프리미엄(19%) 등 순이었다. 반면 만족률은 유튜브 프리미엄이 69%로 가장 높았고 티빙(65%)이 2위였다. 넷플릭스(61%)는 3위로 전체 평균(60%) 수준에 그쳤다. 특히 넷플릭스는 ‘요금·구성·할인’ 항목에서 만족률이 43%로 평균(45%) 이하였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11월 가입자와 주소지가 다른 사람과 계정을 공유할 때 매달 5000원을 추가로 지불하도록 한 것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명실상부한 국내 사용자 1위 앱 카카오톡이 지난해 12월 1위 자리를 유튜브에 내줬다. 4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업데이트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월 이용자 수(MAU) 1위 모바일 앱은 유튜브(4564만5347명)로 나타났다. MAU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서비스를 쓴 이용자 수를 뜻한다. 2위는 카카오톡(4554만367명)으로 유튜브보다 약 10만5000명 적었다. 카카오는 2020년 5월 안드로이드(구글)와 iOS(애플)를 통합한 모바일인덱스 통계가 집계된 후 줄곧 국내 앱 MAU 1위 자리를 유지해 오다가 처음으로 2위로 밀려났다. 애초 지난해 12월 MAU는 카카오톡이 유튜브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지만 모바일인덱스의 iOS 데이터 추정치 생성 방법이 업데이트되면서 수치 및 순위가 바뀌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당분간 유튜브가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가 1위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유튜브가 1위였다. 1월 격차는 22만3989명으로 지난해 12월보다 더 커졌다. 유튜브의 역전은 이미 예견돼 왔다. 지난해 1월 카카오톡과 유튜브의 MAU 격차는 128만6144명이었지만 그 폭이 갈수록 줄었다. 특히 10대 이하와 20대에서는 이미 2022년 초부터 유튜브가 1위를 차지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가 선호하는 쇼츠(짧은 호흡의 영상)가 시간이 흐를수록 전 세대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톡은 점차 입지가 애매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 20대는 메신저로 카카오톡보다 인스타그램의 메시지 기능(DM)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국내 명실상부 사용자 1위 앱 카카오톡이 지난해 12월 1위 자리를 유튜브에 내줬다.4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의 업데이트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월 이용자 수(MAU) 1위 모바일 앱은 유튜브(4564만5347명)로 나타났다. MAU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서비스를 쓴 이용자 수를 뜻한다. 2위는 카카오톡(4554만367명)으로 유튜브보다 약 10만5000명 적었다. 카카오는 2020년 5월 안드로이드(구글)와 iOS(애플)를 통합한 모바일인덱스 통계가 집계된 이후 줄곧 국내 앱 MAU 1위 자리를 유지해오다 처음으로 2위로 밀려났다. 애초 지난해 12월 MAU는 카카오톡이 유튜브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지만 모바일인덱스의 iOS 데이터 추정치 생성 방법이 업데이트되면서 수치 및 순위가 바뀌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당분간 유튜브가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튜브가 1위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유튜브가 1위였다. 1월 격차는 22만3989명으로 지난해 12월보다 더 커졌다. 유튜브의 역전은 이미 예견돼 왔다. 지난해 1월 카카오톡과 유튜브의 MAU 격차는 128만6144명이었지만 그 폭이 갈수록 줄었다. 특히 10대 이하와 20대에서는 이미 2022년 초부터 유튜브가 1위를 차지했다. IT업계 관계자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세대)가 선호하는 쇼츠(짧은 호흡의 영상)가 시간이 흐를수록 전 세대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톡은 점차 입지가 애매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 20대는 메신저로 카카오톡보다 인스타그램의 메시지 기능(DM)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저기 서 계신 여성분, 잘 해드릴 테니까 일단 오셔서 설명 듣고 가세요.” 31일 오후 서울 구로구 테크노마트. 기자가 ‘제일 싼 집’ ‘성지’ ‘비교 대환영’ 등의 홍보 문구를 붙인 판매점들 사이에서 머뭇거리자 한 판매점 직원이 기자를 향해 외쳤다. 삼성전자 ‘갤럭시 S24’(256GB) 가격을 묻자 A통신사의 9만5000원 요금제와 부가서비스 2개를 6개월 동안 유지하는 조건에서 ‘48만 원’을 안내받았다. 출고가(115만5000원) 대비 67만5000원 싸다. 해당 직원은 “우리 가게는 사실 ‘성지점’(특히 싸게 파는 점포)이라 인터넷 카페에 가입한 손님들이 오는 집”이라며 “이 가격에 샀다고 주변에 말하거나 지인들에게 가게를 소개하고 다니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첫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탑재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 공식 출시 첫날, 기자가 네 곳의 판매점에서 상담을 받은 결과 48만∼65만5000원 선에서 갤럭시 S24(256GB)를 구입할 수 있었다. 갤럭시 S24(256GB)를 살 때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하에서 합법적으로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구매 지원금은 이날 기준 7만9350∼27만6000원이다. 통신사의 공시지원금과 판매점의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최대 15%)을 합한 금액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무차별적인 보조금 경쟁을 금지한 단통법이 무색하게 판매점들은 훨씬 많은 불법 보조금을 살포하고 있었다. 첫 번째로 방문한 판매점 외에 나머지 3곳은 10만 원 안팎의 요금제와 2, 3개 부가 서비스를 3∼6개월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50만 원 이상 가격을 깎아줬다. 아무런 정보 없이 합법적인 보조금만 받고 스마트폰을 사는 사람이 ‘호갱(호구+고객)’이 되는 셈이다. 휴대전화 판매점들은 단통법의 불합리함을 토로하고 있다. 성지 때문에 법을 지키는 판매점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었고,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더 지급해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성지들은 온라인으로 영업하는 곳들이 많아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도 단속을 피해 가기 쉽다”며 “오프라인 판매점들은 단속 위험을 무릅쓰고 박리다매로 불법 판매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성지 영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통신사가 일종의 포상 개념으로 판매 실적이 좋은 대리점에 ‘장려금’을 지급하고, 대리점이 판매량이 많은 성지점에 뿌려주는 관행이 불법 행위를 조장한다는 주장이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장려금을 전달받은 성지점은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뒤로는 마진을 어느 정도 보전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단통법 폐지 이전이라도 단말기 가격이 실질적으로 인하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라”고 한 만큼 통신사들의 공시지원금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를 불러 통신비 부담 완화 문제를 논의하면서 공시지원금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고시에 따르면 이통 3사는 공시지원금을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변경할 수 있다. 다음 변경 가능일은 2일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후생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시지원금이 오르는 경우 먼저 구입한 소비자들은 더 비싼 값에 휴대전화를 산 꼴이 된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 공정 경쟁 촉진법’(플랫폼 경촉법)에 대해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점력 강화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스타트업 업계에선 성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30일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반칙 행위 시점’과 ‘시정조치 시점’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발생한다. 시장 획정 및 시장지배력 판단을 미리 검토해 플랫폼 반칙 행위 처리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며 플랫폼 경촉법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로 앱마켓 시장에서의 독점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쟁사인 ‘원스토어’에 게임사들이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한 구글에 대한 제재는 공정위 조사 개시 이후 5년 만에 이뤄졌다. 구글은 421억 원의 과징금을 물었지만 업계 안팎에선 적은 비용으로 경쟁사를 제거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가 검토 중인 플랫폼 경촉법이 도입되면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반칙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임시중지명령을 내릴 수 있다. 금지되는 반칙 행위는 자사 상품·서비스를 경쟁 사업자보다 우대하는 ‘자사우대’나 ‘끼워팔기’ 등 4가지다. 공정위는 플랫폼 경촉법이 중소 플랫폼과 스타트업의 사업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 경촉법이 금지하고 있는 4가지 행위는 기본적으로 거대 플랫폼이 경쟁 관계에 있는 중소 플랫폼과 스타트업을 시장에서 몰아내지 못하도록 막는 행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의 인식은 달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국내 스타트업 대표 및 창업자 106명을 대상으로 22∼26일 설문 조사한 결과 52.8%가 “플랫폼 경촉법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고 29일 밝혔다.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14.1%에 그쳤고, 보통이라는 답은 33.1%였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경촉법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묻자 응답자의 절반(50.9%)은 ‘이익이 나지 않는 스타트업이 거래 규모가 크거나 이용자 수가 많다는 이유로 규제받게 된다면 J커브를 그리던 성장동력이 감소할 것’을 꼽았다. 이 외에도 ‘규제 적용 대상 기준이 광범위해 항상 규제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39.6%)고 우려하거나 ‘플랫폼 기업을 통해 엑시트(exit·자금 회수)하거나 투자받기 어려워질 것’(32.1%)이라고 예측했다.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성장을 하면 오히려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스타트업은 혁신 성장을 주저하고, 투자자 역시 플랫폼 스타트업의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하면서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우티(UT)의 프리미엄 서비스 ‘블랙’이 택시업계의 반발로 시범 운영 단계에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글로벌 차량 공유 기업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합작해 만든 법인인 우티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고급 세단과 전문 수행 기사를 활용한 블랙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30일 우티에 따르면 블랙 서비스는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이나 의전이 필요한 기업 고객 등 특수 시장을 겨냥해 출시됐다. 해당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로부터 플랫폼 연계를 허가받았고, 여객 자동차 플랫폼운송사업 허가를 받은 기업인 레인포컴퍼니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우티 관계자는 “(블랙의) 이용자 절반가량이 외국인으로 추정됐고, 결제 수단의 상당 비중을 법인카드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택시업계에서는 택시 면허가 없는데도 사실상 택시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고,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었다며 사실상 ‘타다의 부활’이라고 반발했다. 최근에는 택시 단체들이 국토교통부와 우티에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우티는 “취지와 방향에 대해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우려가 있는 점을 확인하게 됐다”며 시범 운영 서비스의 조기 중단을 밝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카카오는 올해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인공지능(AI), 콘텐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영역에서 혁신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들면서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AI 분야에서는 카카오브레인이 초대규모 언어 모델과 이미지 생성 모델, 멀티모달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글로벌 수준의 AI 언어 모델을 선보이는 한편 한국어 특화 모델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초대규모 AI 모델과 경량화 AI 모델의 장점을 결합한 효과도 추구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의 영상 분석 및 신약 연구 모델 개발로 혁신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1∼3월)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공식 오픈한다. AI 연구와 사업 전개, 서비스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첨단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다. 4000개의 렉(서버 보관 설비)과 최대 12만 대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스토리 비즈니스 내실을 더욱 견고히 다지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을 이끌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미디어 부문에서는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한층 고도화해 본사와 제작 자회사 간, 혹은 제작 자회사들 간의 공동 제작을 통한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식재산권(IP) 확장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뮤직 부문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활동에 대한 전방위 지원을 통해 글로벌 팬덤을 한층 견고하게 구축하고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카카오헬스케어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AI 및 모바일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우선 다음 달에 연속혈당측정기와 스마트폰을 활용한 혈당 관리 서비스인 ‘파스타’를 출시한다. 또 의료기관 내 방대한 임상연구 데이터를 표준화해 축적하고 AI와 통계 기능을 탑재한 임상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국내 다수의 상급종합병원에 구축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또 △기후변화 대응 △소상공인 상생 △서비스 접근성을 키워드로 ESG 경영의 틀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저탄소 생활을 촉진할 수 있는 이용자 참여형 신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넷제로 이행을 위한 재생에너지 구매 확대를 추진한다.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GS칼텍스는 바이오 연료,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저탄소 사업을 확대하고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탄소 저감 순환 경제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는 대한항공과 함께 정부의 바이오항공유 실증 연구 추진 계획에 따라 바이오항공유 실증 시범 운항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항공유는 동물성 유지, 폐식용유 등을 원료로 활용해 생산된다. 탄소 배출을 기존 항공유보다 최대 80%까지 감축할 수 있다. 더불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바이오선박유 실증에도 참여해 HMM에 바이오선박유를 공급한다. 바이오선박유는 신규 인프라 투자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해운 분야에서 탄소 감축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GS칼텍스의 바이오원료 생산도 주목할 만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바이오원료 정제사업 합작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2600억 원을 투자해 바이오원료 정제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정제 시설은 2025년 2분기(4∼6월) 상업 가동을 목표로 올해 착공돼 연간 50만 t의 바이오원료 및 식용유지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 화장품, 농업, 산업 원료로 사용되는 다양한 바이오케미칼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CR) 및 물리적 재활용(MR) 방식의 리사이클링 사업을 통해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연간 5만 t 규모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이를 100만 t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2010년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복합수지 사업을 시작했는데 현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진 친환경 복합 수지 생산량은 전체 복합 수지 생산량의 10%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수소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국내외 파트너들과 협업해 수소 분야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8개 기업과 블루수소 생산 및 여수산단 탄소 감축을 위해 CCUS 청정수소 클러스터 사업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CCUS 사업의 모든 밸류체인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손잡고 국내 액화수소 상용화 사업을 통해 수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인수 기지 내 유휴 부지에 올해 완공을 목표로 연산 1만 t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삼성전자 등 스마트기기 제조회사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만 사용토록 강제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에 부과한 2200억 원대 과징금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6-3부(재판장 홍성욱)는 24일 구글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등 취소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공정위는 2021년 구글LLC(구글 본사), 구글아시아퍼시픽, 구글코리아 등 회사 3곳이 경쟁사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고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249억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구글이 2011년부터 스마트기기 제조사들에 자사가 개발한 안드로이드 OS만 쓰게 해 경쟁 OS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모바일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고 판단했다. 구글은 2022년 1월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고 “애플과의 경쟁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구글의 행위로 기기 제조사의 스마트기기 출시가 제한되고 구글 경쟁사와의 거래가 제한되는 등 불이익이 강제됐으며, 경쟁사의 시장 진입이 봉쇄됐다”며 “구글의 행위는 불이익 제공 행위와 배타조건부 거래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판결이 확정되면) 소비자에게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와 기기 제공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구글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호환성 프로그램이 국내 기기 제조사 및 앱 개발자들의 글로벌 확장 및 성공에 기여하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왔음에도 법원이 청구를 기각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법원 판결을 검토한 뒤 대응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공정위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은 고법과 대법원의 2심제로 운영한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CES 2024’를 비롯해 올해 산업계 최대 화두로 인공지능(AI)이 떠오르는 가운데 AI의 일상화에 따른 보안 우려와 경각심도 확대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AI 확산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사용자 보호를 잇달아 강조하고 나섰다. 8일(현지 시간)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CES 개막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AI는 보안 없이는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며 “삼성은 기술의 발전이 가져오는 막중한 사회적 책임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10년 전 모바일 보안을 위해 블록체인 솔루션 ‘녹스’를 출시했다. 이를 기반으로 더욱 정교한 보안 서비스를 연내 TV와 냉장고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 부회장은 “삼성 녹스는 디바이스, 서비스, 플랫폼, 개발 환경으로 구성된 디지털 세계에서 보안의 동반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LG 월드 프리미어’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업계에서 통용되는 기준 그 이상으로 AI를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며 “AI 기술을 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각 사용자가 AI를 적절하게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데이터 보안시스템인 ‘LG 쉴드’를 고객 데이터의 수집·저장·활용 등 전 과정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라스베이거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LG전자가 올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10조 원을 투입한다.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 기회도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10일(현지 시간)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 “M&A 대상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기업 간 거래(B2B)나 신규 사업 영역 쪽에 집중돼야 할 것”이라며 “올해 1, 2개 정도는 시장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M&A는 ‘7·7·7’(연평균 성장률 7%·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해서 관심을 갖고 직접 개입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올해 미래 경쟁력 강화에 투입하는 금액은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4조5000억 원은 연구개발(R&D) △3조5000억 원은 시설 투자 △2조 원은 자본 투자 및 M&A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 분야는 △전장, 냉난방공조(HVAC), 빌트인, 사이니지 등 B2B 사업이나 △웹OS 플랫폼 △전기차 충전, 로봇 등이다. 조 사장은 2030년 매출 100조 원 달성 목표와 관련해 ‘3B 전략’을 언급했다. 내부 역량을 키우고(Build) 외부의 역량을 빌려오거나(Borrow) 사오는(Buy) 것이다. 조 사장은 3B를 통해 “2030년 전에 (100조 원을)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10일(현지 시간)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북관)에 위치한 위로보틱스의 부스. 한국 스타트업인 이 회사는 보행 보조 및 하체 근력 강화 웨어러블 로봇 ‘윔’을 선보였다. 올해 두 가지 부문에서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한 제품이기도 하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직육면체 박스가 달린 벨트를 허리춤에 차고, 박스와 연결돼 있는 두 막대 끝에 달린 벨트를 각 다리에 채웠다. 배터리와 모터가 있는 박스는 살짝 묵직하다고 느껴졌지만 다리에 이질감이나 불편함이 감지되진 않았다. 기자는 ‘보조 모드’와 ‘운동 모드’ 등 두 가지 모드를 체험해봤다. 각각 세 가지 강도로 구성됐는데, 강도를 높일수록 보조 모드는 발걸음이 더 가볍고 날래 오르막길도 쉽게 뛰어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운동 모드는 평소보다 발걸음이 더 무겁고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위로보틱스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이 사용자의 보행 속도와 보폭, 균형도 등을 추정하는 한편 보행 능력을 점수화하고, 보행 점수를 매겨 점수에 따라 어떤 모드로 사용해야 할지 추천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헬스케어는 올해 CES에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은 영역 중 하나다. 특히 일반인이 손쉽게 집 안팎에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 많았다. 프랑스 기업 위딩스는 ‘빔오(BeamO)’라는 기기로 올해 혁신상을 받았다. 빔오는 청진기와 산소농도계, 심전도측정기, 온도계 등 4가지 의료 도구가 결합된 일종의 생체 스캐너다. 가볍고 한손 안에 들어오는 크기여서 평상시 가지고 다니기 편하다. 앞서 이 기업은 지난해 손바닥만 한 크기의 원형 기기를 변기에 설치하면 소변을 자동으로 검사해 앱으로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플랫폼을 공개하기도 했다. 위딩스 관계자는 “빔오를 통해 측정된 지표는 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해 건강 상태를 추적 관리할 수 있다”며 “심장과 폐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녹음할 수도 있어 원격 진료를 받을 때 유용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 비부는 소변 검사로 각종 지표를 확인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키트를 선보였다. 특정 스틱에 소변을 묻히면 칼슘 마그네슘 단백질 등 9가지 성분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를 앱으로 확인하고, 이에 맞는 음식도 추천받을 수 있다. 남성 건강관리와 관련된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한국 스타트업 ‘인트인’은 가정용 정자분석기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남성의 난임 진단에는 정자 테스트가 이뤄지는데, 이를 주저하는 남성들을 위해 집에서도 정자 활동을 스스로 분석해 볼 수 있는 진단기기를 출시한 것이다. 앱을 통해 AI에 분석을 맡기면 AI가 정자 움직임 패턴을 분석해준다. 현장에서 만난 의료 테크기업 관계자는 “AI가 발전하고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개인의 질병 진단 및 건강 관리와 관련된 기술이 고도화되고 제품도 세분되고 있다”고 말했다.라스베이거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반대편에서도 보이나요?” “집 유리창으로도 가능한가요?”…. ‘CES 2024’ 개막일인 9일(현지 시간)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투명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에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쏟아냈다. 이날 최 회장은 SK 7개 계열사 공동 전시관인 ‘SK 원더랜드’를 방문한 뒤 삼성전자, LG전자 부스를 찾았다. LG전자 부스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인 ‘알파블’에 직접 탑승해 보며 “LG가 차를 만드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그는 행사장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챗GPT가 나온 지 한 1년 됐는데, 그전까지도 인공지능(AI)이 세상을 어떻게 할 것이라는 생각을 안 했지만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돌파구)가 일어나다 보니 너도나도 웨이브를 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AI 산업에 대해 “이제 시작하는 시대이며, 어느 정도 임팩트와 속도로 갈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AI가 CES의 핵심 주제가 된 것에 대해 “인간이 편리를 추구하다 보니 이제는 제품 각각으로는 컨트롤하기도 어렵고 하나하나 대응하기도 힘들어지는 세상이 온 것”이라며 “복잡도가 높아지니 융합이 필요하고, 융합하려면 AI 기술 등을 써서 여러 상태와 여러 종류의 사람을 다 커버할 수 있는 서포트가 필요한 만큼 그런 의미에서 보면 융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의 총수들도 CES 전시관을 둘러보며 최신 산업 트렌드 점검에 나섰다. 정 회장은 이날 두산, 퀄컴 등의 전시관을 찾은 데 이어 HD현대 부스를 방문해 정 부회장을 만났다. 현대차 부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비공개 면담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본 정 회장은 AI 로봇 ‘볼리’에 대해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구글, 인텔, 아마존,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 전시관을 두루 관람했다. GS그룹 관계자는 “허 회장은 현장에서 AI, 로봇과 같은 미래 첨단기술이 에너지, 유통, 건설 산업 분야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살펴봤다”고 밝혔다. 한편 가수 지드래곤도 CES 첫날 행사장을 방문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SK 부스에서 AI로 타로카드 점을 봐주는 ‘AI 포춘텔러’를 체험했고, HD현대 부스에서는 정 부회장과 함께 전시물을 둘러보고 트윈사이트에 있는 가상현실(VR) 트윈 체험기구도 탔다.라스베이거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당신의 얼굴 나이는 76점. 34세입니다.” 9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팔라조호텔 스위트룸. 대만 뷰티 인공지능(AI) 전문기업 퍼펙트의 직원이 기자의 얼굴에 아이패드를 가져다 댔다. 몇 초간 얼굴을 인식했다. 주름과 수분, 홍조, 모공, 다크서클 등 피부 상태별 점수가 표시됐다. AI가 피부 상태를 분석해 이를 점수로 바꿔 피부 나이까지 보여 줬다. 감 애덤 퍼펙트 매니저는 “70점 이상이면 좋은 편이다. 그런데 수분이 매우 부족하고, 모공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면 아래에 추천 화장품 목록이 떴다. AI가 퍼펙트와 협력하고 있는 600여 개 파트너사의 제품을 분석해 고객에게 맞는 제품 및 솔루션을 찾아준 것이다. AI는 얼굴 형태를 분석해 버즈컷(짧은 머리), 볼컷(그릇을 엎어 놓은 듯한 모양), 롱 웨이비 등의 머리 모양도 추천해 줬다. 다양한 색조 화장품을 가상 화면을 통해 발라 보면서 어울리는 제품을 고를 수도 있었다. 메이크업 방법까지 알려줘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가지 않고도 다양한 제품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AI를 활용한 ‘뷰티테크(Beauty Tech)’는 올해 CES에서 주목받은 테마 중 하나다. 이스라엘 기업 님블은 AI가 사용자별로 각기 다른 손톱의 모양을 파악해 매니큐어를 발라주는 기술을 선보여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 부스에서 체험해 봤다. 직육면체 형태의 기기에 오른손을 넣었다. 덮개가 내려와 손가락을 살짝 눌러 고정시켰다. 님블 직원은 “기계 안에 있는 브러시가 붉은색 매니큐어를 바른 뒤 투명 매니큐어를 덧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분이 지난 뒤 손을 빼니 대체로 매끈하게 발라졌지만, 손톱 주변 살 부분에도 칠해져 있었다. 님블 관계자는 “사용 초기에는 AI가 이용자의 손가락을 학습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두세 번만 더 사용하면 실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최고경영자(CEO)는 화장품 기업 최초로 CES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주제는 AI를 접목한 뷰티테크였다. 그는 “우리는 10년 전부터 디지털 혁명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AI 기술을 개발해 왔다”며 “최근 들어 생성형 AI와 같은 파괴적인 기술이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을 흔들고 있다. 2018년부터 37개국에 걸쳐 쌓아 온 10PB(페타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생성형 AI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이날 로레알은 ‘뷰티판 챗GPT’인 생성형 AI 앱 ‘뷰티 지니어스’도 공개했다. 사용자와의 대화와 사진 분석을 통해 피부를 진단하고 제품을 추천하는 앱이다. 이에로니무스 CEO는 앱으로 피부 관리법 및 맟춤형 제품을 제안받는 상황을 시연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아모레퍼시픽이 AI를 접목한 입술 진단 및 관리, 메이크업 제품 ‘립큐어빔’을 공개했다. 센서가 사용자의 입술 수분 상태를 진단하면 솔 형태의 화장품 도포 장치에서 개인에게 최적화된 가시광선이 나와 입술 케어를 돕는다. 립큐어빔은 CES 2024 혁신상을 받았다. 화장품 및 미용 업계는 뷰티테크의 성장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AI가 사용자별 특성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다 구매와 체험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고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도 돼 기업의 마케팅 비용도 줄여 주기 때문이다. 특히 생성형 AI로 인해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의 정확도와 서비스 품질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비싼 가격을 지불하지 않아도 피부 케어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인텔리전스는 2030년 AI 뷰티 시장 규모가 133억 달러(약 17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라스베이거스=변종국 기자 bjk@donga.com라스베이거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 중국 기업들이 대거 복귀한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기술 패권 경쟁에 뒤처지지 않고 중국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서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올해 CES엔 중국 기업 1115곳이 참여했다. 지난해(493곳)의 두 배, 올해 전체 참가 기업(4314곳)의 4분의 1이 넘는다. 가전업체인 하이센스와 TCL, 동영상 플랫폼 ‘틱톡’ 개발사인 바이트댄스,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앞세운 샤오펑 등이 대거 출격했다. 다만 미국으로부터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화웨이와 샤오미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은 역대 최다인 760개 기업이 CES에 참여한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번째 규모다. 일본은 올해 70여 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소니와 파나소닉, 혼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스타트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한국과 한국을 뛰어넘으려는 중국, 기술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일본 등 아시아 3개국의 기술 경쟁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中의 반격… 삼성 옆에 가전 부스 차리고, 플라잉카 전시도 日스타트업들 ‘맥주 테크 데이’소니, ‘車안 디지털 놀이터’ 공개 “삼성전자 바로 옆에 부스를 차렸네요.” 8일(현지 시간) ‘CES 202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 부스 옆에 자리 잡은 중국 전자기업 TCL 부스를 보며 이같이 말했다. TV의 강자 삼성전자 옆에 자리를 잡은 TCL의 도전적 기세가 느껴진다는 의미였다. TCL은 ‘퀀텀닷 미니(QD-Mini) 발광다이오드(LED) TV’라고 쓰인 대형 스크린을 정면에 설치했다. 10m 거리에서도 밝은 빛이 느껴질 정도였다. 중국의 전기차업체 샤오펑의 자회사인 샤오펑에어로HT는 ‘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 콘셉트카를 전시했다. 샤오펑 관계자는 “2030년쯤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가전제품 회사 하이센스 부스에는 ‘울트라발광다이오드(ULED) X’라고 적힌 팻말 아래 대형 TV 4대가 전시돼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ULED X 신형 TV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CES에 참석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까지 중국 업체들은 ‘테크 독립’을 외치면서 자국 전시회에 집중했다”며 “하지만 내수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글로벌 활로를 찾기 위해 CES를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중국 기업에서 시장 판도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은 아직 부족하지만 기세가 엄청나다”며 “한국 기업들이 선진국을 넘어섰던 것처럼 중국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긴장감을 내비쳤다. 일본은 소니와 파나소닉이 대형 부스를 차렸다. 소니는 데모 차량을 전시하고 “인간의 눈을 넘어선 센싱 기술”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프레스데이에선 원격 드라이빙 기술과 차량 안에서 각종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 놀이터 기술 등을 공개했다. 제시카 호크 마이크로소프트(MS) 부사장이 등장해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호크 부사장은 “소니는 고객이 원하는 자동차 경험을 플랫폼으로 가져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스타트업들은 10일 ‘일본 테크 데이’를 연다. 맥주를 마시면서 기술을 알리고 네트워킹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라스베이거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알려줘.” 무대에 시연자로 나선 한 남성이 노란색 공처럼 생긴 인공지능(AI) 집사 로봇 ‘볼리’에 말을 걸자 볼리는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 리스트를 보여줬다. “레시피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하니 볼리는 냉장고 속 재료를 기반으로 조리법을 제시해줬다. 남성에게 “결혼 기념일을 잊지 마”라며 중요한 일정을 알려줬고, “꽃집을 알려달라”고 하니 꽃집으로 전화를 걸어줬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한국 기업들이 내세우는 AI 기술의 핵심은 ‘집 안으로 들어온 AI’로 요약된다. AI 로봇 등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집사 역할을 하고,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CES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 시간) 삼성전자는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AI 집사 로봇 볼리를 공개했다. 볼리는 지속적으로 사용자의 일상 패턴을 학습해 진화한다. 볼리를 통해 대신 전화를 걸거나 가전을 연동해 제어할 수 있고, 현관 밖의 방문객을 확인할 수도 있다. 세계 최초로 원거리 및 근접 투사가 모두 가능한 듀얼렌즈 기술 기반의 프로젝터를 탑재해 오늘의 주요 일정 등 원하는 내용을 벽, 천장, 바닥 어디든 띄워놓고 볼 수 있다. 시야 밖의 아이나 반려동물을 모니터링해 이상 상황이 생기면 주인에게 알려주고 필요한 조치를 돕는다. LG전자는 개막 전 사전 부스 투어에서 LG전자가 구현하고자 하는 미래 스마트홈 모습을 제시했다. 이목을 끈 것은 AI 집사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였다. 얼굴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눈웃음을 짓거나 하트 표시를 하는 등 다양한 표정을 지었다. 바퀴가 달린 두 다리와 머리 부분에 달린 손잡이를 이용해 춤도 췄다. 주인의 컨디션을 계속해서 살피는 모습도 포착됐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집 안의 가전제품들과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돼 가전을 스스로 제어했다. 주인의 취향을 미리 파악하고 “하키 게임이 5시에 있다”고 알려주면 이와 연결된 TV가 해당 장르에 맞게 화면 모드를 바꿨다. 시연 영상에선 반려 고양이가 집 안에서 화분을 쓰러뜨리자 스마트홈 AI 에이전트가 고양이가 움직인 경로를 따라 청소 구역을 설정했다. 이후 로봇청소기가 자동으로 청소를 했다. 두산그룹 부스에서는 AI가 적용된 분리수거 로봇이 주목을 받았다. 두산로보틱스가 만든 로봇팔 ‘오스카 더 소터’로, 자신의 앞에 높인 컵을 한 번 쥐어본 뒤 컵 재질의 강도를 감지해 물체의 소재를 파악해냈다. 컵의 재질이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확인한 오스카 더 소터는 곧바로 이를 들어 올린 뒤 거꾸로 뒤집어 액체를 쏟아버렸다. 그다음 ‘플라스틱’이라 쓰여 있는 분리함에 컵을 떨어뜨렸다. 같은 방식으로 음료 캔이나 페트병도 액체를 버린 뒤 분리수거를 알맞게 마쳤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카메라가 달려 있으면 제품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기계의 악력으로 물체의 특성을 파악해 이를 분리하는 기술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알파블’을 선보였다. 차량 탑승자가 영화를 선택하자 차량 내부 앞쪽에 설치된 45형 올레드 스크린 2개가 좌우로 탑승자를 감싸며 펼쳐지는 모습을 선보였다. 앞좌석은 뒷좌석에 탄 동승자와 마주 볼 수 있도록 회전도 가능했다. 편안한 잠자리와 화장실, 공조시설, 냉장고 및 TV, 소형 와인셀러 등 LG전자의 다양한 가전 기술을 집약시킨 캠핑카의 콘셉트 제품도 볼 수 있었다.라스베이거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