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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이 12일 막을 내렸다. 대회 개막 전부터 시작된 23일간의 현지 취재를 마감하며 TV 중계 카메라 뒤에 감춰져 있던 태극 전사들의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 14번의 인터뷰에도 ‘미소 가득’ 한국 탁구 선수 중 유일하게 3개 종목(단식, 복식, 단체전)에 모두 출전한 신유빈은 총 14경기를 치렀다. 인터뷰도 최소 14번을 해야 했던 것. 신유빈은 이겼을 때나 졌을 때나 한결같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일정을 모두 마친 뒤에는 “이제 마지막으로 보는 것이냐”며 취재진에 단체 셀카를 제안하기도 했다. “내 마음속 최우수선수(MVP)는 신유빈”이라고 꼽은 기자도 많았다는 후문.● 냉혹한 킬러? 순수한 시골 소녀!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 은메달리스트 김예지(32)는 ‘냉혹한 킬러’ 이미지 덕에 미국 NBC방송이 선정한 ‘파리 올림픽 10대 스타’에 뽑혔다. 하지만 사격계에서는 여전히 순박한 시골 소녀로 통한다. 사격계 관계자는 “(충북) 단양 출신인 김예지는 영혼이 순수한 아이였다. 좌판에서 나물 파는 할머니가 있으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며 “심성이 워낙 착해 잘될 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세계적인 스타가 될 줄은 몰랐다”고.● 액땜 후 금메달 딴 신스틸러 도경동 펜싱 대표 도경동은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잃어버렸다. 여권을 되찾고 개인 첫 올림픽에 나선 도경동은 단체전 결승에서 구본길 대신 들어가 5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신스틸러’가 됐다. 한국 남자 사브르의 올림픽 단체전 3연패를 도운 도경동은 “광고 모델이 필요하면 연락을 달라”며 너스레. ● 허미미를 구한 데구치 유도 여자 57kg급 은메달을 딴 허미미(22)는 시상대 위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단체 셀카를 찍어야 하는데 올림픽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제공한 스마트폰 작동 방법을 몰랐던 것. 결국 결승 상대 크리스타 데구치(29·캐나다)의 도움을 받아 촬영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허미미는 “다른 회사 스마트폰만 써서 작동법을 전혀 몰랐다. 짧은 순간 진땀이 났다”고.● 은퇴 선언 후 찾아온 깜짝 동메달 유도 남자 60kg급의 김원진(32)은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인 파리 대회에서 개인전 노메달에 그친 후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출전 의사 없이 혼성단체전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만 올렸다. 그런데 후배들이 깜짝 동메달을 따내며 그도 덩달아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마침내 즐긴 에펠탑 역도 여자 81kg 초과급 은메달을 딴 박혜정(21)은 2년 전 콜롬비아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했다가 환승 비행기를 놓쳐 파리에서 1박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늦어 파리의 상징 에펠탑을 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2위를 하며 에펠탑 철 조각이 박힌 메달까지 받은 그는 귀국 비행기를 타기 전 에펠탑을 마음껏 즐겼다. 현지에 응원을 온 아버지, 언니와 달팽이 요리까지 먹은 건 덤이었다. ● ‘도쿄 스타’ 김연경, 파리 무대도 출연 3년 전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배구 여제’ 김연경(36)도 파리를 찾았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김연경은 국제배구연맹(FIVB) 홍보대사로 초청받았다. 김연경은 비치발리볼 준결승 경기 시작을 알리는 킥오프 이벤트에도 참여했다. ● 14시간 날아와 7초 만에 끝 스포츠 클라이밍 스피드에 출전한 신은철(25)은 7초 만에 대회 일정을 마무리했다. 상대보다 먼저 정상을 찍어야 하는 이 종목 8강 단판 승부에서 패했기 때문. 서울에서 파리까지 날아온 14시간의 비행시간이 아까울 만도 하지만 신은철은 “이 종목이 원래 그렇다. 빠르면 5초에 승부가 끝나기도 한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8강, 4강, 결승까지 진출해 오래 버텨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리=이헌재 기자 uni@donga.com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파리=임보미 기자 bom@donga.com파리=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삐약이’ 신유빈(20·탁구)은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 144명 중 가장 ‘긴’ 올림픽을 치렀다. 한국 탁구 선수 중 유일하게 혼합복식, 단식, 단체전에 모두 출전한 신유빈은 개회식 이튿날인 지난달 27일(현지 시간)부터 폐회식 하루 전인 10일까지 보름간 총 14경기에 나섰다. 신유빈은 10일 자신의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였던 여자 단체전 3, 4위 결정전에 전지희(32), 이은혜(29)와 함께 나서 독일을 3-0으로 완파하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지난달 30일 임종훈(27)과 합작한 혼합복식 동메달에 이어 신유빈이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로 따낸 메달이었다. 한국 탁구 선수가 같은 올림픽에서 ‘멀티 메달리스트’가 된 건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당시 김택수 미래에셋 감독(54)과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55) 이후 32년 만이다. 당시 두 선수는 남녀 단식과 복식에서 각각 동메달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 이전에도 이런 기록을 남긴 선수는 1988년 서울 대회 때 남자 단식 금, 남자 복식 동메달을 딴 유남규 한국거래소 감독(56)뿐이었다. 5세 때 ‘탁구 신동’으로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신유빈은 2021년 도쿄 대회를 통해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여자 단식은 32강, 단체전은 8강에서 탈락했다. 그러면서 ‘체육관 밖에서 더 유명한 선수’라는 비판도 들어야 했다. 팔목 피로 골절로 수술대에 오른 뒤에는 ‘서둘러 피었다 서둘러 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들렸다. 이제 신유빈을 의심하는 탁구인은 없다.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이기도 한 김택수 감독은 “도쿄 때는 유빈이가 실력보다 귀여운 이미지만 부각돼 걱정했는데 이번에 실력으로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자격으로 한국 대표팀에 단체전 동메달을 걸어준 유승민 협회장(42)도 “신유빈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비교해도 멘털, 체력, 기술이 다 고르게 성장했다”고 평했다. 유 회장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다. 신유빈은 “정말 후회 없이 이번 대회를 치렀기에 마음이 편안하다. 후련함과 (동시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체력적 부담이 없던 건 아니지만) 나 혼자가 아니라 언니들이 옆에 있으니까 지칠 수 없었다. 눈앞에 메달이 보여 더 이겨내려 했다. 집중력을 다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인터뷰를 모두 마친 뒤 취재진에게 “이제 우리 마지막으로 보는 것이냐”며 아쉬움을 표한 뒤 ‘단체 셀카’를 찍자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 청소년 대표 출신인 전지희는 귀화 13년 만이자 개인 세 번째 도전 끝에 올림픽 메달을 차지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전지희는 “올림픽이라는 무대에서 후회 없이 싸워서 행복했다”고 했다. 다음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지희가 “없다”고 잘라 답하자 신유빈은 “언니, 잘 생각해 보고 다시 말하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번 대회 단체전 내내 첫 단식 주자로 나선 이은혜도 16세 때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선수다. 현정화 감독과 함께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한 양영자 전 한국 청소년대표팀 감독(60)이 중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면서 이은혜의 재능을 눈여겨보다 한국행을 권했다. 2013년 이후 한국 무대에서 활동 중인 이은혜는 2차 선발전을 거쳐 올해 6월 말이 되어서야 이번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그리고 개인 첫 올림픽 무대에서 바로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탁구가 올림픽 메달을 차지한 건 2008년 베이징 대회 단체전 동메달 이후 16년 만이다. 이 기간에는 올림픽 여자 단식 메달도 없었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역도 요정’ 박혜정(21)이 하늘로 떠난 어머니와 함께 올림픽 은메달을 들어 올렸다. 박혜정은 11일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81kg 초과급) 경기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으로 합계 299kg을 기록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존 기록(296kg)을 3kg 늘린 한국 기록이었다. 다만 이 종목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리원원(24·중국·합계 309kg)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리원원은 용상 마지막 3차 시기 때 바벨 대신 코치를 들어 올리며 올림픽 2연패를 자축했다. 리원원은 이 종목 세계 기록(335kg)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올해 4월 모친상을 당한 박혜정은 “그동안 엄마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런데 올림픽에 오니 워밍업하면서부터 생각이 났다. 오늘도 경기 뛰면서 엄마가 가장 많이 생각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고는 “아빠랑 언니에게 많이 기대면서 여기까지 왔다. 둘이 지금 경기장에 와 있는데 얼른 가서 메달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에 가면 엄마에게도 보여드리겠다”며 “내일 비행기 타기 전에는 아빠, 언니와 달팽이 요리를 먹으러 가고 싶다”라면서 웃었다. 여자 역도 최중량급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41)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금메달을 목에 건 종목이다. 장 차관은 첫 올림픽 무대였던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중국 선수 탕궁훙(45)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4년 후 메달 색을 금빛으로 바꿨다. 박혜정도 자신의 첫 올림픽인 이번 대회에서 일단 메달을 딴 다음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때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로 훈련을 이어 왔다. 박혜정은 “리원원 선수가 폼이 많이 떨어졌더라. LA에서는 붙어볼 만하지 않나 싶다. 이제 조금만 더 성장하면 내가 더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혜정은 이날 은메달을 따면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여자 53kg급 동메달리스트 윤진희(38) 이후 8년 만에 한국에서 나온 올림픽 역도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 기간에 올림픽 메달을 차지한 한국 남자 선수도 없다. 박혜정은 “‘역도 요정’이라는 별명은 이제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 있게 매 대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근대5종 여자부 개인전 결선에서는 성승민(21)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승민은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 경기 시상대에 올랐다. 머리를 금빛으로 물들이고 이번 대회를 치른 성승민은 “4년 뒤에는 메달을 금색으로 염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파리=임보미 기자 bom@donga.com베르사유=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역도 요정’ 박혜정(21)이 하늘로 먼저 떠난 어머니와 함께 올림픽 은메달을 들어 올렸다. 박혜정은 11일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81kg 초과급) 경기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으로 합계 299kg을 기록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존 기록(296kg)을 3kg 늘린 한국 신기록이었다.다만 이 종목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리원원(24·중국·합계 309kg)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리원원은 용상 마지막 3차 시기 때 바벨 대신 코치를 들어 올리며 올림픽 2연패를 자축했다. 리원원은 이 종목 세계 기록(335kg)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올해 4월 모친상을 당한 박혜정은 “그동안 엄마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런데 올림픽에 오니 워밍업하면서부터 생각이 났다. 오늘도 경기 뛰면서 엄마가 가장 많이 생각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고는 “아빠랑 언니에게 많이 기대면서 여기까지 왔다. 둘이 지금 경기장에 와 있는데 얼른 가서 메달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에 가면 엄마에게도 보여드리겠다”며 “내일 비행기 타기 전에는 아빠, 언니와 달팽이 요리를 먹으러 가고 싶다”라면서 웃었다.여자 역도 최중량급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41)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금메달을 목에 건 종목이다. 장 차관은 첫 올림픽 무대였던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중국 선수 탕궁훙(45)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건 뒤 4년 후 메달 색을 금빛으로 바꿨다. 박혜정도 자신의 첫 올림픽인 이번 대회에서 일단 메달을 딴 다음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때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로 훈련을 이어 왔다. 박혜정은 “리원원 선수가 폼이 많이 떨어졌더라. LA에서는 붙어볼 만하지 않나 싶다. 이제 조금만 더 성장하면 내가 더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박혜정은 이날 은메달을 따면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여자 53kg급 동메달리스트 윤진희(38) 이후 8년 만에 나온 한국 출신 올림픽 역도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 기간에 올림픽 메달을 차지한 한국 남자 선수도 없다. 박혜정은 “‘역도 요정’이라는 별명은 이제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책임감 있게 매 대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근대5종 여자부 개인전 결선에서는 성승민(21)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승민은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 경기 시상대에 올랐다. 머리를 금빛으로 물들이고 이번 대회를 치른 성승민은 “4년 뒤 메달을 금색으로 염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파리=임보미 기자 bom@donga.com베르사이유=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세계랭킹 1위 성승민(21)이 한국 근대5종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따냈다.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여자부 경기가 도입된 이후 아시아 선수로도 첫 메달이다.성승민은 11일 프랑스 베르사유 베르사유궁전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 결선에서 총점 1441점으로 동메달을 따돌냈다. 세계 신기록(1461점)을 세운 우승자 헝가리 미셸 굴리아스(24)와 20초 차이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한국 근대5종은 2021년 도쿄 대회 남자부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전웅태(29)에 이어 2회 연속 메달리스트를 배출해냈다. 성승민은 도쿄 때 김세희(29)가 세웠던 한국 여자 최고 순위(11위) 기록도 갈아치웠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첫 여자 메달리스트가 된 성승민은 대회 뒤 “무엇이든 처음은 중요하다. 첫 메달리스트가 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금발로 염색을 한 채 이번 대회에 나선 성승민은 자신의 동메달을 보며 “4년 뒤엔 메달을 금색으로 염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성승민은 이날 선두 프랑스 엘로디 끌루벨(35)보다 31초 늦은 3위로 마지막 레이저 런(육상+사격)을 출발했다. 2번째 사격에서는 8.4초 만에 5발을 모두 적중시키며 한때 2위로 치고 나서기도 했지만 결국 3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날 앞서 자신이 취약한 승마에서 300점 만점을 받은 게 메달레이스의 원동력이 됐다. 성승민은 수영에서도 전체 2위를 했다. 수영 선수로 대구체육중에 입학한 성승민은 선생님의 권유로 1학년 때 바로 근대5종으로 종목을 바꿨다. 중학교 2,3학년 때 연이어 전국소년체육대회 정상을 차지한 성승민은 대구체육고 1학년인 2019년에는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3관왕에 오르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개인전 입상은 놓쳤지만 선배들과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했다. 부족한 승마, 펜싱에서 실력을 보완하면서 올 6월에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근대5종연맹(UIPM)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근대5종은 △펜싱(에페) △수영(자유형 200m) △승마(장애물 경주) △육상(3㎞ 크로스컨트리) △사격(10m 레이저건)을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현재 육상과 사격을 ‘레이저런’으로 묶어 진행한다. 근대5종은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고안해낸 종목이다. 이번 올림픽이 열린 파리는 쿠베르탱 남작이 고향이기도 하다. 한국 여자 최초로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은 김선우(28)는 이날 1410점으로 8위를 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13위, 2021년 도쿄 대회 17위를 넘어 개인 최고 기록을 썼다.베르사유=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근대5종 선수 처음으로 메달(동)을 땄던 전웅태(29)는 대회 뒤 알람 시간을 새로 설정했다. 5시 42분이던 알람 시간을 32분으로 앞당겼다. 그것도 모자로 5시 30분에 알람을 하나 더 걸었다. 올림픽 메달이라는 성과에 취할 법도 했지만 오히려 그는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위해 자기 자신을 더 몰아붙였다. 간절함이 너무 커서였을까. 전웅태가 세 번째 올림픽을 눈물로 마무리했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남자부 결선에서 총점 1526점으로 6위를 했다. 마지막 레이저런(사격+육상)에서 한때 2위까지 치고 나가기도 했지만 사격에서 난조를 겪으면서 끝내 다른 선수들의 추격을 허용했다. 마지막 육상 600m 구간에서만 3위에서 6위로 내려앉았다. 첫 번째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레이저런 신기록을, 두 번째 도쿄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따냈던 그는 세 번째 올림픽에선 눈물과 함께 돌아섰다. 대회 뒤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에 나타난 전웅태는 울음을 감추지 못했다. 전웅태는 “많이 아쉽다. 잘 안되는 날에도 참고 이겨내야 하는 게 미스가 아쉽다”고 말했다. 첫 사격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전웅태는 첫 사격에서만 약 26초를 소요하면서 2위 자리를 내줬고 끝내 그 격차를 메우지 못했다. 전웅태는 “첫 사격을 하고 (2위로 나선) 사토 타이슈(일본)에게 빨리 붙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수가 나와서 나도 모르게 급해졌던 것 같다. 이런 게 바로 근대5종 같다. 끝맺음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실수”고 말했다. 울먹이는 자신을 옆에서 바라보는 서창완(27)을 향해 “동생 앞에서 우는 형이 된 것 같아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근대5종 첫 메달리스트’라는 압박감은 옆에서 보기에도 컸다. 이날 전웅태와 함께 결선에 나선 서창완은 “웅태 형이 티를 안내려고 했지만 큰 압박감을 느꼈을 것 같다. 나도 아쉽지만 웅태 형이 더욱 아쉬울 것 같다. 웅태 형이 왜 우는 지 알 것 같다. 형에게 너무 자랑스럽고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창완은 자신의 첫 올림픽을 7위로 마무리했다. 베르사유=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근대5종 간판 전웅태(29)가 파리 올림픽에서 6등으로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전웅태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의 베르사유궁전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근대5종 남자부 결선에서 총점 1526점으로 6위를 했다. 우승자 이집트의 아흐메디 엘젠디(24·1555점)보다 29초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3년 전인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동)을 걸었던 전웅태는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돌아서야했다. 전웅태는 이틀 전 펜싱 랭킹라운드에서 22승 13패 235점으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결선 첫 번째 종목인 승마에선 말이 한 차례 장애물 넘기를 거부하고, 시간 초과로 감점을 받으면서 300점 만점에 287점을 획득했다. 펜싱 보너스 라운드에서는 3승으로 6점을 챙겼다. 이어 수영에서도 1분59초41 기록으로 312점을 챙겼다. 총점 840점의 전웅태는 선두 이집트의 엘젠디보다 17점 낮은 점수로 17초 늦게 마지막 레이저런(사격+육상)을 출발했다. 엘젠디는 2021년 도쿄 대회 당시 은메달리스트다. 한편 도쿄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영국의 조지프 충(29)은 펜싱에서 불과 195점을 받으며 하위권으로 처져 전웅태의 입상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사격이 전웅태의 발목을 잡았다. 3위로 레이저 런에 나선 전웅태는 출발과 함께 2위로 치고 나섰지만 첫 번째 사격에서 약 26초를 소요하면서 일본 사토 타이슈에 밀려 3위가 됐다. 사격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좀처럼 치고 나서지 못했다. 체력이 빠진 전웅태는 마지막 육상 구간에서 자리를 내주며 6위까지 미끄러졌다. 함께 출전한 서창완(27)은 1520점으로 7위를 했다.근대5종은 △펜싱(에페) △수영(자유형 200m) △승마(장애물 경주) △육상(3㎞ 크로스컨트리) △사격(10m 레이저건)을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현재 육상과 사격을 ‘레이저런’으로 묶어 진행한다. 근대5종은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고안해낸 종목이다. 이번 올림픽이 열리는 파리는 쿠베르탱 남작이 고향이기도 하다. 11일 같은 장소에선 여자부 결선이 열린다. 김선우, 성승민이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메달에 도전한다.베르사유=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여자 탁구가 16년 만에 올림픽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단체전 세계랭킹 3위 한국은 10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파리아레나4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독일(5위)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 매치스코어 3-0(3-2, 3-0, 3-0)으로 승리했다. 한국이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낸 건 2008년 베이징 대회(동메달) 이후 16년 만이다.승부처는 첫 경기인 복식이었다. 신유빈(20)-전지희(32) 조는 독일의 완 위안(27)-샨 샤오나(41)조를 만나 먼저 2게임을 따내고도 다시 2게임을 내줬다. 5게임에서도 4-7까지 코너에 몰렸다. 그러나 한국은 4연속 득점으로 리드를 되찾았고 결국 11-8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2경기인 첫 단식 주자로 나선 이은혜(29)도 독일 아네트 카우푸만(18)을 상대로 기세를 이어갔다. 공방 끝에 1,2게임을 따낸 이은혜는 3게임에선 11-2까지 격차를 벌렸다. 단식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전지희도 샤오나에게 우위를 이어가며 승부를 3경기 만에 마쳤다. 한국은 2021년 도쿄 올림픽 8강 당시 독일을 상대로 2-3 패배를 되갚았다.한국 탁구 간판 ‘삐약이’ 신유빈은 한국 선수로는 역대 네 번째로 단일 대회 멀티 메달리스트가 됐다. 신유빈은 앞서 임종훈(27)과 혼합복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유빈의 1988년 서울 대회 유남규(금1, 동1),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김택수(동2), 현정화(동2)의 뒤를 잇게 됐다. 맏언니 전지희도 자신의 세 번째 도전 만에 값진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은혜 역시 첫 올림픽에 메달을 건 ‘복덩이’가 됐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기회는 딱 한 번뿐이었다. 용상 마지막 3차 시기. 196kg의 바벨을 가슴까지 들어 올린 박주효(27)는 움켜쥔 두 손을 하늘로 들어 올렸다. 올림픽 메달을 향한 마음에 그는 자신의 용상 기록(195kg)보다 1kg 더 무거운 바벨에 도전했다. 두 팔을 부들부들 떨며 버텼지만 바벨이 결국 등 뒤로 떨어졌다. 허공을 향해 두 차례 주먹을 내지른 박주효는 그대로 바닥에 엎드려 흐느꼈다. 관중의 박수갈채가 쏟아졌지만 그는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척추에 철심을 박고 출전한 박주효의 첫 올림픽은 이렇게 마침표를 찍었다. 박주효는 9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파리아레나6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역도 남자 73kg급 경기에서 합계 334kg(인상 147kg, 용상 187kg)을 기록하며 12명 중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중학교 때까지 야구를 했던 박주효는 역도로 종목을 바꾼 뒤 이내 두각을 드러냈다. 고교 3학년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7년 국제역도연맹(IWF)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시상대에 오를 수 있는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한국 역도는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21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군 복무 중 척추를 다친 것. 온몸으로 무게를 버텨야 하는 역도 선수에겐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이 부상으로 척추에 철심 4개를 박는 수술을 받은 박주효는 하반신 마비를 겪기도 했다. 그리고 결국 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허리가 조금만 아파도 바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으러 갈 정도로 마음에도 두려움이 남았다. 그래도 박주효는 포기하지 않았다. 의료진도 재활에 3년은 걸릴 거라고 했지만 박주효는 1년 만에 재활을 마치고 다시 바벨 앞에 섰다. 지난해 세계선수권(9위)과 항저우 아시안게임(6위)을 통해 부활을 알린 박주효는 올해 4월 IWF 월드컵에서 자신의 합계 최고 기록(345kg)을 새로 쓰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정도로 가창력이 뛰어난 박주효는 음악과 함께 스스로와의 싸움을 이겨냈다고 했다. 경기 뒤 박주효는 “(올림픽에 나오지 못한 한국 선수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너무 못했다”고 자책하며 “워밍업장에서 몸을 풀 때는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그런데 인상에서 안 좋을 때 하는 버릇이 또 나와버렸다”며 아쉬워했다. 용상을 앞두고는 갑작스럽게 두통이 찾아오기도 했다. 마사지로 통증을 달래봤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박주효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아팠다. 이 중요한 순간에 왜 머리가 아픈지 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이번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 ‘한국 역도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던 박주효는 “지금까지 파리 대회만 보고 살았다. 지금은 잠시 바벨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곧 “며칠만 쉬어도 바벨을 잡고 싶어진다. 아마도 며칠만 쉴 것 같다”며 다음 도전을 기약했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프 여제’ 박인비(사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IOC는 8일 프랑스 파리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선수위원 선거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박인비는 전체 출마자 29명 중 득표수 18위에 머물러 4명을 뽑는 당선자에 들지 못했다. IOC 선수위원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투표로 뽑았다. 미국의 앨리슨 펠릭스(육상), 독일의 킴 부이(체조), 호주의 제시카 폭스(카누), 뉴질랜드의 마커스 대니얼(테니스)이 각각 1∼4위로 당선됐다. 이들의 임기는 파리 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8년간이다. 박인비의 낙선으로 한국은 IOC 위원이 3명에서 2명으로 줄게 됐다. 한국은 현재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 3명의 IOC 위원이 있는데 이 중 선수위원인 유 회장의 IOC 위원 임기(8년)는 이번 파리 올림픽 기간까지다. 박인비는 지난해 8월 김소영(배드민턴) 김연경(배구) 이대훈(태권도) 진종오(사격) 등을 제치고 IOC 선수위원 선거에 나설 한국 대표로 뽑혔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경기를 8일 앞두고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레슬링을 시작한 후 늘 가슴에 품었던 올림피안의 꿈은 이렇게 예기치 못하게 찾아왔다. 그러나 감격에 겨워 있을 시간조차 충분하지 않았다. 출국 준비를 서두른 그는 경기 시작 4일 전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 여자 레슬링 선수로는 유일하게 파리 올림픽 무대를 밟는 이한빛(30)의 이야기다. 이한빛은 9일 파리 올림픽 레슬링 여자 자유형 62kg급 경기에 출전한다. 한국 여자 레슬링 선수의 올림픽 출전은 2012년 런던 대회 김형주(48kg급), 엄지은(55kg급) 이후 12년 만이다. 이한빛은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여자 레슬링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후 올림픽을 밟는 역대 네 번째 한국 선수다. 이한빛은 극적으로 올림픽 무대에 합류했다. 이한빛은 4월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아시아 쿼터 대회 준결승에서 패하면서 상위 두 명에게 주는 올림픽 티켓을 받지 못했다. 아쉬움이 커서였을까. 아시아 쿼터 대회 이후 이한빛은 몸이 일부 마비되는 증상을 겪었다. 결국 5월 세계 쿼터 대회에는 출전도 못 하면서 올림픽 출전의 꿈은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문현경이 출전권을 반납하면서 이한빛은 차순위자 자격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축구 선수였던 두 남동생과 함께 어려서부터 여러 운동을 즐겨 왔던 이한빛은 중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여자 레슬링부가 있는 서울 리라아트고로 진학했다. 늦었다면 늦은 나이인 고등학교 1학년 때 레슬링을 처음 시작했지만 그해 바로 전국대회 시상대에 오를 만큼 타고난 재능과 승부욕이 있었다. 아웃사이드 태클에 능하고 상대방에게 점수를 잘 내주지 않는 점이 이한빛의 강점으로 꼽힌다. 선수들 사이에선 유연하고 상대를 꼼짝달싹 못 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낙지’ ‘문어’로 불린다.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아 고교 졸업 후 실업팀 입단을 선택한 이한빛은 2018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8, 2021년에는 아시아선수권대회(65kg급)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다. 유배희 여자 레슬링 대표팀 감독과 5일 파리에 도착한 이한빛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한빛은 올림픽 티켓을 놓친 뒤로 진천선수촌이 아닌 소속팀에서 훈련해 왔다. 파리에 와선 선수촌에 마련된 시설에서 훈련을 하고 7일에는 올림픽 경기장도 처음 둘러봤다. 어려서 어머니를 여읜 이한빛은 자신의 첫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엄마, 하늘에서 보고 많이 기도해 달라”며 각오를 다졌다. 유 감독도 “하늘이 주신 기회인 만큼 감사하게 생각하고 한 경기 한 경기씩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실적으로 이한빛이 메달을 따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위기에 빠진 한국 레슬링을 위해서도 쉽게 물러서진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에 역대 첫 올림픽 금메달(1976년 몬트리올 대회 양정모)을 안겼던 레슬링은 2021년 도쿄 대회 때 45년 만에 ‘노 메달’에 그치는 등 과거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번 파리 대회에서도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kg급 이승찬(29), 97kg급 김승준(30)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대회를 마무리했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여자 탁구가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신유빈(20) 전지희(32) 이은혜(29)로 구성된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이 8일 오후 10시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파리 올림픽 단체전 준결승을 치른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탁구 단체전에서 한국은 한 번도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다. 준결승에 오른 것도 2012년 런던 대회(4위) 이후 12년 만이다. 한국 여자 탁구의 단체전 세계랭킹은 3위다. ‘삐약이’ 신유빈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만 세 번째 결승 도전에 나선다. 신유빈은 앞서 혼합복식과 여자 단식에서 준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중국 선수에게 막혀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다. 임종훈(27)과 팀을 이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신유빈은 이번 대회 한국 탁구 선수 중 유일하게 세 종목에 출전했다. 신유빈은 6일 단체전 8강전에서 스웨덴에 승리를 거둔 뒤 “(단체전은) 정말 마지막 종목이다. 후회 없이 멋진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유빈이 여자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면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김택수(남자 단·복식 각각 동메달) 현정화(여자 단·복식 각각 동메달) 이후 32년 만에 멀티 메달리스트가 된다. 팀워크는 물이 오르고 있다. 맏언니 전지희는 8강전 승리 후 “유빈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국제대회 출전으로) 랭킹 포인트를 많이 얻어 3번 시드를 받았고 이렇게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전지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은혜는 복식 한 경기, 단식 네 경기인 단체전에서 단식 첫 주자로 나서고 있다. 중국 출신인 전지희와 이은혜는 귀화 선수다. 신유빈도 “언니들 덕에 4강이라는 무대에 올라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했다. 대표팀은 8강전이 끝난 뒤 삼겹살 회식으로 4강 진출을 자축했다. 준결승의 관건은 첫 경기인 복식이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이번 대회 16강, 8강에서 복식을 모두 따내며 승리로 가는 길을 열었다. 띠동갑인 두 선수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복식에서 우승하며 한국 탁구에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전지희는 “(메달이 결정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임종훈, 장우진(29), 조대성(22)이 나선 남자 탁구 대표팀은 7일 중국과의 단체전 8강에서 0-3으로 져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박인비(36·사진)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당선 여부가 당초 계획보다 하루 늦은 8일 발표된다. IOC는 이날 오후 9시 프랑스 파리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선수위원 선거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이번 선거에 나선 29명 가운데 당선된 4명은 8년 임기의 선수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는 2021년 도쿄 대회까지 2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골프 선수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메이저대회 4개 석권과 올림픽 금메달)을 달성했다. 둘째를 임신한 채로 유세 활동을 한 박인비는 선거기간 열정, 탁월함, 존중이라는 3가지 단어로 자신을 소개해 왔다. 선수위원은 IOC 위원으로도 자동 선임된다. 박인비가 당선되면 한국인으로는 13번째이자 한국 여성 최초의 IOC 위원이 된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42)은 파리 대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모든 사람이 같은 테스트를 거치지 않는다면 스포츠는 공정하지 않다.” 역사상 가장 많은 올림픽 금메달(23개)을 목에 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9·미국·사진)가 최근 불거진 수영계 도핑 논란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요구했다. 펠프스는 6일 프랑스 파리 오메가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핑 양성 반응이 나오면 다시는 경기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 (올림픽을 위해) 4년 동안 큰 노력을 하는데, 누군가의 비겁함으로 승리를 뺏긴다면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와 국제수영연맹은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선수 23명이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이고도 오염된 음식 때문이라는 중국의 해명을 받아들여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중 9명은 이번 파리 대회에서 메달을 땄다. 남자 혼계영 400m에 출전해 미국의 11연패를 저지한 중국팀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펠프스는 “(8관왕에 올랐던)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는 더 많은 테스트를 받았다. 혈액, 소변 검사를 일주일에 한 번씩 했다. 23개의 금메달을 온전히 나의 힘으로 따냈다”고 말했다. 2016년 리우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펠프스는 도쿄에 이어 이번 파리 대회에서도 방송 해설위원으로 올림픽을 함께하고 있다. 개회식 세리머니에도 참여했다. 펠프스는 이날 선수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승부욕은 다른 데서 발휘하면 된다. 난 요즘 골프장에서 경쟁한다. 수영은 더 이상 내게 그런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골프광’으로 알려진 펠프스는 올림픽 남자 골프 경기장을 찾아 한국 김주형(22)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펠프스는 지난해 한 골프대회를 앞두고 김주형과 연습라운드를 했다. 펠프스는 이번 대회 금메달 4개를 따내며 새로운 ‘수영 황제’로 떠오른 레옹 마르샹(22·프랑스)에 대해서는 “그가 제2의 누군가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아닐 거다. 그가 내 기록을 깨는 것에 전혀 분하지 않다. 마르샹이 다음에 무엇을 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전현직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9)과 넬리 코르다(26·미국)가 파리 올림픽 여자 골프 초반 라운드에서 정면 대결을 펼친다. 세계 4위 고진영은 7일과 8일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 골프 나시오날(파72)에서 열리는 대회 1, 2라운드에서 세계 1위 코르다, 5위 인뤄닝(22·중국)과 동반 플레이한다. 3년 전 자신의 첫 올림픽이었던 도쿄 대회에서 공동 9위를 했던 고진영은 파리에선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고진영은 5일 기자회견에서 “도쿄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중이라 관중이 없어 별로 올림픽 기분이 들지 않았다. 파리는 정말 올림픽 느낌이 난다. 이곳에 올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15승을 기록하고 있다. 도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코르다는 2연패를 노린다. 코르다는 올해에만 LPGA투어에서 메이저 1승(셰브론 챔피언십)을 포함해 6승을 따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코르다는 “나라를 대표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 올림픽 무대에 오르는 건 꿈이 이뤄진 것”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코르다는 투어 통산 14승, 인뤄닝은 3승을 기록 중이다. 세계 3위 양희영(35)은 2위 릴리아 부(27·미국), 7위 셀린 부티에(31·프랑스)와 1, 2라운드를 함께 플레이한다. 개최국 프랑스 안방 팬의 일방적인 응원이 부티에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12위 김효주는 17위 브룩 헨더슨(27·캐나다), 20위 린시위(28·중국)와 함께 나선다. 골프장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질겨 정확한 티샷 공략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NBC는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파워랭킹을 발표하며 김효주를 11위, 고진영을 12위에 올려놨다. 코르다를 1위, 부를 2위로 평가했다. 미국 스포츠 베팅업체 ‘팬듀얼 스포츠북’은 고진영의 우승 가능성을 네 번째로 높게 봤다. 배당률은 +1100(100을 걸었을 때 1100을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전체 1위 코르다의 배당률은 +470이다. 이번 대회에는 총 33개국 선수가 출전하는데 한국과 미국만 각 3명씩이 출전한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6년 만에 올림픽 단체전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 대표팀이 파리 대회 준결승에 진출했다. 단체전 세계랭킹 3위 한국은 6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파리아레나4에서 열린 15위 스웨덴과의 여자 단체전 8강에서 매치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단체전 메달을 노리는 여자 대표팀은 8일 준결승을 치른다. 대진 상 세계랭킹 1위 중국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7일 대만(7위)과 8강에서 맞붙는다. 1경기인 복식은 띠동갑 ‘희빈 콤비’ 전지희(32)와 신유빈(20)이 가볍게 따냈다. 여자 복식 랭킹 2위인 두 선수는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한국 탁구에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긴 바 있다. 2경기 단식에 나선 이은혜(29)도 스웨덴 린다 베르스트룀을 제압했다. 한국 선수 중 단식 세계랭킹이 제일 낮은 이은혜(44위)는 경기 초반 상대 에이스 베르스트룀(32위)의 수비 탁구에 고전했지만 이내 페이스를 찾으며 상대를 압도했다. 3,4게임 듀스 접전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3경기 단식에 다시 출전한 전지희(15위)도 스웨덴 크리스티나 칼버그(59위)에게 1세트를 내주줬지만 결국 역전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듀스 접전 끝에 2게임을 따내면서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도쿄 대회 8강에서 멈춘 한국은 파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이날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남자 단체전 16강에선 한국(단체전 랭킹 6위)이 크로아티아(랭킹 11위)를 3-0으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남자 대표팀은 7일 랭킹 1위 중국과 4강행을 다툰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전·현직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9)과 넬리 코르다(26·미국)가 파리 올림픽 여자골프 초반 라운드에서 정면 대결을 펼친다.세계 4위 고진영은 7일과 8일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 골프 나시오날(파72)에서 열리는 대회 1, 2라운드에서 세계 1위 코르다, 5위 인뤄닝(22·중국)과 동반 플레이 한다.3년 전 자신의 첫 올림픽이었던 도쿄 대회에서 공동 9위를 했던 고진영은 파리에선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고진영은 5일 기자회견에서 “도쿄 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라 관중도 없어 별로 올림픽 기분이 들지 않았다. 파리는 정말 올림픽 느낌이 난다. 이곳에 올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15승을 기록하고 있다. 도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코르다는 2연패를 노린다. 코르다는 올해에만 LPGA투어에서 메이저 1승(셰브론 챔피언십) 포함 6승을 따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코르다는 “나라를 대표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 올림픽 무대에 오르는 건 꿈이 이뤄진 것”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코르다는 투어 통산 14승, 인뤄닝은 3승을 기록 중이다. 세계 3위 양희영(35)은 2위 릴리아 부(27·미국), 7위 셀린 부티에(31·프랑스)와 1,2라운드 함께 플레이한다. 개최국 프랑스 안방 팬의 일방적인 응원이 부티에를 향할 전망이다. 세계 12위 김효주는 17위 브룩 헨더슨(27·캐나다), 20위 린시위(28·중국)와 함께 나선다.골프장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질겨 정확한 티샷 공략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NBC는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파워랭킹을 발표하며 김효주를 11위, 고진영을 12위에 올려놨다. 미국 코르다가 1위, 부가 2위로 평가했다. 미국 스포츠 베팅업체 ‘팬듀얼 스포츠북’은 고진영의 우승 가능성을 네 번째로 높게 봤다. 배당률은 +1100(100을 걸었을 때 1100을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전체 1위 코르다의 배당률은 +470다. 이번 대회에는 총 33개국 선수가 출전하는데 한국과 미국만 각 3명씩을 출전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총(사격), 칼(펜싱), 활(양궁)의 활약을 우리가 이어 간다.’ 파리 올림픽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한국 선수단의 메달 레이스는 대회 후반부에도 이어진다. 한국은 5일까지 금메달 11개로 목표 성적(금메달 5개)을 초과 달성했다. 내친김에 최다 금메달 기록(13개)을 세웠던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국기’ 태권도는 7일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이번 대회 태권도 경기장은 펜싱 경기가 열렸던 그랑팔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은 1, 동메달 2개) 때 처음으로 ‘노 골드’에 그쳤던 한국 태권도는 파리에서 금빛 발차기를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다. 파리는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한 199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태권도 첫날 남자 58kg급에 출전하는 박태준(20)이 금메달 후보로 손꼽힌다. 여자 골프와 역도도 같은 날 대회 일정을 시작한다. 세계랭킹 3위 고진영(29), 4위 양희영(35), 12위 김효주(29)가 출격하는 한국 여자 골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박인비(36)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한다.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 골프 나시오날에서 4일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한 여자 골프 대표팀 선수들은 “3명이 메달 1개씩 목에 걸고 돌아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2021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26·미국)가 주요 경계 대상이다. 역도는 대회 마지막 날인 11일 여자 최중량급(87kg 초과급)에 출격하는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21)에게 기대를 건다. 박혜정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 체급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시 도쿄 대회 우승자이면서 이 체급 세계기록(합계 335kg) 보유자인 중국의 리원원(24)을 넘어서는 것이 숙제다. 박혜정의 개인 합계 최고 기록은 296kg이다. 3년 전 도쿄에서 올림픽 첫 메달을 수확했던 근대5종은 8일부터 레이스를 시작한다. ‘간판’ 전웅태(29)는 도쿄 대회 동메달을 넘어 이번엔 시상대 최정상에 서겠다는 목표다. 6월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여자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성승민(21)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5일 일정에 돌입한 스포츠 클라이밍도 한국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이창현 전 대표팀 감독의 아들 이도현(22)과 서종국 대표팀 감독의 딸 서채현(21)이 남녀 메달 기대주로 평가받는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골든스코어(연장전) 포함 9분 38초의 혈투 끝에 경기를 내줬던 안바울(30)은 5분 만에 다시 매트 위에 섰다. 그리고 앞선 경기에서 자신에게 절반승을 거둔 독일의 이고어 반트케(34)를 다시 마주했다. 가쁜 숨이 다 가라앉지 않았지만 물러설 순 없었다. 이 승부에 자신과 동료들의 올림픽 메달이 걸려 있었다. 안바울(66kg)은 자신보다 7kg 무거운 반트케(73kg)의 거친 공격에도 끝까지 업어치고, 매달리며 버텼다. 5분 25초의 승부 끝에 상대의 세 번째 지도로 반칙승을 얻어낸 안바울은 두 손을 들고 포효했다. 한국 유도 사상 첫 올림픽 혼성단체전 메달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한국 유도 대표팀은 4일 프랑스 파리 아레나 샹 드 마르스에서 열린 혼성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에 4-3으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2021년 도쿄 대회부터 올림픽에 정식 도입된 혼성단체전은 남자 세 체급(73kg급, 90kg급, 90kg 초과급), 여자 세 체급(57kg급, 70kg급, 70kg 초과급)에서 총 6명이 상대 선수와 대결해 4승을 먼저 따내면 승리하는 경기다. 도쿄 대회 때 한국은 1회전(16강) 탈락했다.안바울은 원래 66kg급 선수지만 73kg급 한국 선수가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면서 혼성단체전 때는 73kg급 경기에 출전해야 했다. 이날 내내 자신보다 7kg 더 나가는 상대와 맞붙은 안바울은 5경기 중 첫 경기를 제외하고 4경기 연속으로 연장 혈투를 벌였다. 안바울은 패자부활전에서 무로존 율도셰프(29·우즈베키스탄)와 정규시간(4분)의 3배가 넘는 12분 37초의 승부 끝에 반칙승을 따내기도 했다.안바울은 동메달 결정전 때는 5번째 경기를 치른 뒤 7번째 경기에 다시 나서기도 했다. 혼성단체전은 6경기에서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추첨으로 체급을 정해 추가 골든스코어 경기를 치른다. 하필 73kg급 경기가 뽑혔다. 안바울은 “재경기를 나갈 땐 그저 이겨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나 혼자가 아니라 다 같이 노력해서 한국 유도의 첫 혼성단체전 메달을 따서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은), 2021년 도쿄 대회(동) 개인전에서 연속 메달을 땄던 안바울은 이 메달로 한국 유도 첫 3회 연속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번 대회 개인전 노메달(16강 탈락)의 아쉬움도 풀었다. 안바울과 나란히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은 남자 60kg급의 김원진(32)은 개인전 패자부활전에서 패한 뒤 현역 은퇴를 선언했지만 후배들 덕에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재일교포 3세 김지수(24)도 이날 부상 투혼을 펼쳤다. 지난달 31일 여자 63kg급 패자부활전 경기에서 상대의 조르기 공격에 끝까지 버티다 두 눈에 실핏줄이 터졌던 김지수는 이날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자신보다 무거운 70kg급 선수들을 상대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이후 손목 수술만 3번 받은 김지수는 손목에 철심도 박은 채 이번 대회에 나섰다. 2017년에는 일본 대표팀에도 뽑혔던 김지수의 경기를 보려고 일본 효고현에서 프랑스 파리로 날아온 아버지 김덕제 씨(74)와 남동생 김상훈 씨(21)는 티켓을 구하지 못해 인근 코리아하우스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응원했다. 한국 유도는 은 2개, 동메달 3개로 이번 파리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이어진 ‘노 골드’ 불명예는 끊지 못했지만 2000년 시드니 대회(은 2개, 동메달 3개)에 이어 24년 만에 올림픽 메달 5개를 수확했다.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단체전이 남아 있으니 지치지 않고 다시 밝게 경기하겠다.” ‘삐약이’ 신유빈(20)은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을 4위로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신유빈은 3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파리아레나4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하야타 히나(24·일본)에게 2-4(11-9, 11-13, 10-12, 7-11, 12-10, 7-11)로 역전패했다. 임종훈(27)과 이 대회 혼합복식 동메달을 합작했던 신유빈은 5일부터 전지희(32), 이은혜(29)와 단체전에 출전해 메달 사냥을 이어간다. 탁구 단체전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한국 여자 탁구는 16년 동안 이 종목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이번에 메달을 따면 신유빈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 남녀 단·복식에서 각각 동메달을 차지한 김택수(54), 현정화(55)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32년 만에 올림픽 탁구 ‘멀티 메달리스트’가 된다. 16강 토너먼트를 통해 메달 주인공을 가리는 탁구 단체전은 5경기 중 3경기를 먼저 따내는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첫 경기만 복식이고 나머지 네 경기는 단식이다. 선수 3명이 최대 5경기를 치르다 보니 복식에 나서면 단식은 1경기만 뛸 수 있다. 어떤 선수를 어떤 자리에 배치해야 하는지 ‘수 싸움’이 벌어지는 게 당연한 일. 한국은 별 고민이 없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한 ‘희빈 콤비’ 전지희-신유빈 조(세계랭킹 2위)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1회전 상대인 브라질은 올림픽 단체전 2회전 진출 경험도 없는 팀이라 여유를 부릴 수도 있는 상황. 그래도 오광헌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 감독은 “복식에서 이기는 것과 지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며 희빈 콤비를 복식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신유빈은 “경기에서 진 다음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러나 기회가 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진표상 한국은 준결승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는 중국을 만나게 된다. 한국이 3, 4위 결정전으로 밀리면 일본 또는 독일과 동메달을 다툴 확률이 높다.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