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김정은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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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정은 기자입니다.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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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202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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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복을 빕니다]국내 첫 무용 전문 월간지 ‘춤’ 창간 조동화 선생

    한국 무용평론계의 대부이자 국내 첫 무용 전문 월간지 ‘춤’을 창간한 조동화 선생이 24일 서울 종로구 충신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인은 1922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후 동아방송 제작부장과 편성부장을 지냈다. 1960년대부터 월간 ‘신동아’에 16년간 무용평론을 기고한 1세대 무용평론가로 1964년 신인 무용수들의 산실이 된 동아무용콩쿠르 창설에 큰 역할을 했다. 1976년 창간한 ‘춤’은 한국 무용에 대한 평론이 거의 없던 시절 무용 비평의 토대를 만들었다. 배정혜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무용계에 조동화 선생 같은 큰 인물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한국 무용가 대부분이 고인의 날카롭고도 정확한 평론을 통해 발전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은 “고인은 기록으로 순간의 예술인 춤을 영원의 예술로 바꾼 분”이라며 애도했다. 최청자 세종대 석좌교수는 “고인은 현대무용과 한국무용, 발레 할 것 없이 무용계의 아버지였다”며 “개인적 능력을 간파한 적절한 비평과 조언은 무용수들에게 금과옥조가 됐다”고 말했다. ‘춤’은 1976년 3월 창간호부터 이달 통권 458호를 낼 때까지 38년간 열악한 재정과 어려움 속에서도 단 한 호도 거르지 않았다. ‘춤’은 해외 논문과 춤 관련 정보를 번역 게재해 해외 무용계 동향을 소개하는 거의 유일한 창구 역할을 했다. 1986년부터 1997년까지 ‘춤’ 편집장을 지낸 김경애 댄스포럼 발행인은 “누적된 적자로 발간이 어려워질 때마다 소장하고 있던 이중섭, 박수근의 그림을 하나씩 팔면서 잡지를 펴내셨다”며 “발행을 멈추면 안 된다는 의지가 워낙 강해 주변에선 한 달만 쉬자는 말도 꺼낼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현재는 며느리 조은경 씨가 편집장을 맡고 있다. 24일 빈소에는 이병옥 전통예술평론가회 회장, 박명숙 경희대 무용학부 학부장, 남정호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 안애순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등 무용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06년 고인은 평생 수집한 춤 자료 16만 점을 기증해 춤 자료관 연낙재 개관에 기여하기도 했다. 한국 무용평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출판문화대상(1985년), 중앙문화대상(1988년), 옥화문화훈장(1990년), 월남장(2004년)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 부인 전상애 씨와 아들 유현(세명대 교수), 딸 유미·유진 씨와 사위 박태식(대한성공회 신부)·팀 매디건(샌프란시스코 도서관 관장), 며느리 조은경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 발인은 26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 일산 기독교 공원묘지다. 02-743-7784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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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보고… 안 듣고… 안 놀고… 세월호 아픔에 영화관객 30% 감소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사람들은 문화생활을 즐기는 대신 TV로 사고 속보를 챙겨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TV 시청률은 오르고 문화 소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16일부터 22일까지 1주일간 하루 평균 시청률은 36%로 사고 전 1주일(9∼15일 평균 33.2%)보다 2.8%포인트 올랐다. 특히 평일 시청률은 뉴스 시청률이 크게 오르면서 전주보다 3∼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극장가는 한산하다. 23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18∼20일) 관객 수는 약 102만3000명으로 한 주 전인 11∼13일(143만8000명)에 비해 30% 가까이 줄었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의 일일 평균 방문자 수도 사고 이후 7∼10% 감소했다. 전시장을 찾는 발길도 뜸해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사고 전 주말인 10∼13일 서울관과 과천관 관람객 수가 각각 9358명과 1만7026명이었으나 사고 후에는 8530명과 1만1468명으로 줄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도 19, 20일 관람객 수가 6577명으로 1주일 전(7266명)에 비해 약 700명 줄었다. 공연계의 경우 단체 관람을 취소하는 학교나 기업들이 잇따르고 애도의 뜻에서 예정된 공연을 취소하거나 공연 시작 전 조곡을 연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진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는 조곡 연주로 공연을 시작했다. 호른 수석 연주자 미샤 그로일 씨는 서툰 한국어로 “이 곡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곡입니다. 연주가 끝나면 박수를 치지 마시고 묵념을 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안내했고, 오케스트라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연주했다. 객석은 눈물바다가 됐다. 24일부터 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를 공연하는 국립오페라단은 공연 시작 전 애도의 글을 무대 영상에 띄우고 ‘솔베이지의 노래’를 연주하기로 했다. 2014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안산밸리록페스티벌, 서울 강동스프링댄스페스티벌도 취소됐다. 국립국악원은 ‘해설이 있는 국악콘서트’와 ‘빛나는 불협화음’ 공연을 취소하고 다음 달 3일 예정된 ‘별별연희’ 공연은 8월로 잠정 연기했다.구가인 comedy9@donga.com·김정은 기자}

    •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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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해진’ 직원들 다수가 신자라는 구원파, 유병언-장인이 설립

    세월호 운항선사인 청해진해운 직원 중 상당수가 ‘구원파’라 불리는 기독교복음침례회 신자로 알려졌다. 이준석 선장의 부인이 구원파 신도이고, 이 선장도 청해진해운에 들어온 뒤 믿음이 깊어졌다는 전직 직원의 주장도 나왔다. 개신교계에 따르면 구원파는 1960년대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장인인 권신찬 목사(1996년 사망)가 함께 만들었다. 정통 교단에서는 회개를 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구원파는 ‘죄를 깨달아 한 번 구원 받으면 그 다음부터는 육신의 죄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1985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1992년 대한예수교장로회는 이 같은 교리 때문에 구원파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구원파는 개신교단에서 침례교로 불리는 기독교한국침례회와는 관계가 없다.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2004년 개신교 내 이단과 관련한 자료를 발표하면서 기독교복음침례회 신자를 약 10만 명으로 추산한 바 있다. 한편 23일 기독교복음침례회 홈페이지에는 ‘4월 20∼25일 예정돼 있던 서울 집회와 4월 27일 예정돼 있던 침례식이 연기되었습니다’라는 글이 게시돼 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에 대한 정정 및 반론 보도 ]동아일보는 4월 24일 사회면에 ‘청해진 직원들 다수가 신자라는 구원파, 유병언-장인이 설립’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기사 내용 중 이준석 선장과 부인은 신자가 아니고 청해진 직원의 10% 정도만이 기독교복음침례회 신자이며, 유병언 전 회장은 구원파 설립에 관여하지 않았음이 확인돼 바로잡습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 공식 교리집에는 ‘구원받은 후 육신의 죄는 죄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은 없다고 밝혀와 이를 확인하였습니다.}

    •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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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오신날]休·食… 그곳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

    사찰을 중심으로 한 불교 전통문화 체험인 템플스테이를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몸의 피로를 푸는 것만이 아니라 심리적 휴식에 대한 갈망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템플스테이는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고자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사업으로 시작돼 올해로 12년째 운영 중이다. 그 사이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은 2002년 33곳에서 지난해 말 기준 110곳으로 늘었고, 누적 참가자 수도 124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타 종교인의 참가 비율이 매년 30∼40%에 이를 정도로 확산되면서 사찰별로 단순한 불교체험 차원이 아닌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템플스테이는 크게 휴식형과 체험형, 수행형 3가지로 분류된다. 휴식형은 연중 가능하며 예불·공양시간만 따르면 편히 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체험형은 템플스테이와 함께 사찰 음식체험, 지역문화 체험, 야외 단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수행형은 참선과 명상 위주의 프로그램이다.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형,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문 학당형, 인터넷중독 청소년 치료형, 외국인 스님에게 배우는 영어 프로그램형도 있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에 있는 수도사 템플스테이는 불교문화의 한 맥을 이어온 전통 사찰음식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눈길을 끈다. 매월 둘째, 넷째 주 주말에 진행되는 사찰음식 프로그램은 봄에는 봄나물, 여름 각종 냉국 만들기, 가을 두부 만들기, 겨울 메주콩 삶기 등이 진행된다. 지역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는 템플스테이도 있다. 충남 예산 수덕사의 경우 사찰 주변에 화가 나혜석의 이야기가 담긴 ‘수덕여관’과 국보 84호인 ‘서산마애삼존불상’이 있어 둘러볼 수 있다. 전남 강진 백련사의 남도기행 템플스테이는 소설가 임철우의 장편소설 ‘그 섬에 가고 싶다’의 배경이 된 약산과 생일도를 답사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예비 엄마, 아빠라면 태교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주목해보자. 경기 화성시의 용주사는 매주 토요일마다 ‘부부가 함께하는 태교 명상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태아에게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는 ‘숲 태교’와 유사하다. 참선과 선무도 수행을 원한다면 무술 하는 스님들로 유명한 경주 골굴사를 추천한다. 장기입산 수행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유일하게 사찰에서 공식적으로 선무도를 수련할 수 있다. 골굴사에선 물구나무서기로 수련장 앞 계단을 내려오는 스님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가장 규모가 큰 템플스테이 사찰 중 하나인 전북 김제 금산사는 참선, 스님과의 대화, 108 염주 만들기 등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한편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은 5월 연휴를 맞아 1일부터 11일까지 가족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원 플러스 원’ 이벤트를 진행한다. 낙산사 백담사 등 13개 사찰에서 진행하며 부모만 참가비를 내면 자녀들은 무료로 템플스테이에 참여할 수 있다. 무료 혜택은 유아부터 고등학생 자녀까지 가능하다. 이벤트에 참여한 가족에게는 6월 중 가족 인원 수에 맞춰 무료 체험권을 발송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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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오신날]입안 가득 자연의 향, 정갈한 맛에 푹 빠졌네

    흔히 ‘절밥’으로 불리는 사찰음식이 인기다. 육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의 풍미를 최대한 살린 채식 위주의 식단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 유기농, 무공해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사찰음식 열풍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조계종은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의 ‘발우공양’을 포함한 5개의 사찰음식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발우공양은 예약 없이는 자리를 잡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다.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은 “발우공양을 찾는 손님 3명 중 1명은 외국인”이라며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적으로 높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사찰음식의 인기는 직접 배우고 싶다는 열의로 이어져 전국 각지에서 사찰음식 강좌가 성행하고 있다. 현재 사찰 등 불교계에서 운영 중인 사찰음식강좌는 30여 개에 이르고, 유행에 민감한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도 사찰음식 만들기 강좌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조계종은 서울 진관사, 경북 의성 고운사, 경남 산청 금수암 등 전국 7개의 사찰을 사찰음식 특화사찰로 지정했다. 사찰음식의 특징은 자극적인 맛을 내는 오신채(五辛菜·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를 사용하지 않고, 버섯 다시마 들깨 날콩가루를 이용한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천연조미료는 사찰음식 특유의 정갈한 맛을 내는 비결로 꼽힌다. 불교문화사업단은 올봄 제철 채소를 이용한 추천 사찰음식으로 ‘냉이밥’과 ‘삼색두릅전병’을 꼽았다. 봄에 먹는 인삼이라고도 불리는 냉이는 무기질과 비타민A가 풍부해 춘곤증을 몰아내는 데 효과적이다. 불교문화사업단 관계자는 “산사에서 채취한 냉이와 표고버섯, 다진 당근을 더해 양념장에 비벼먹는 냉이밥은 봄에만 먹을 수 있는 제철 사찰음식”이라면서 “밀전병과 함께 살짝 데친 두릅을 곁들인 삼색두릅전병을 함께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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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생명들의 무사귀환-극락왕생 燈 밝히자”

    대한불교조계종과 대한불교천태종이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5월 6일)을 앞두고 23일 봉축 법어를 발표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사진)은 “한 사람이 거짓된 말을 전하면 수많은 사람이 이를 사실처럼 전하게 된다”며 “한마디의 말을 듣고 전하는 데도 깊이 생각해 세상을 밝혀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나의 한 몸과 같은 어린 생명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우리 곁을 떠나갔다”며 “다같이 극락왕생 발원과 무사귀환의 등을 밝혀 행복과 평화를 기원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은 봉축법어에서 “채워짐은 비어있음에서 비롯되니 진리에 목마른 사람들이여, 내 것이 아닌 것을 버릴 때 본래 있던 기쁨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며 “모든 어르신은 내 부모요, 모든 어린이는 나의 자녀이니 지혜의 등불로 사바의 어둠을 밝히고 자비로운 불심으로 아름다운 연꽃을 피워내소서”라고 밝혔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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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好통/김정은]주입식 안무 버리니 ‘회오리’ 흥행대박

    국립무용단의 ‘회오리’(사진)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았다. 창단 52년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 안무가와 협업한 무대였기 때문이다. 회오리 안무를 맡은 핀란드 출신 안무가 테로 사리넨도 이를 잘 아는 듯 공연 전부터 긴장감을 드러냈다. 사리넨은 첫 공연을 닷새 앞둔 11일, 언론에 공개하는 프레스콜 무대를 당초 80분 전막 대신 부담감을 이유로 40분만 공개했다. 하지만 막상 공연이 무대에 오르자 사리넨의 긴장은 ‘엄살’이었구나 싶었다. 무용수들의 춤은 무대에서 강풍을 만들어내듯 힘이 넘쳤다. 때로는 손끝, 발끝 몸짓의 떨림이 객석에 전달됐다. 기존 국립무용단의 무대와 비교했을 때 단원들의 춤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었고 무대는 한층 세련됐다. 자연스럽게 회오리는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21일 국립극장에 따르면 국립무용단의 기존 공연 객석점유율이 70% 안팎이었던 데 비해 회오리는 객석 1200석이 매회 90% 이상 들어찼다. 국립극장 측은 “과거에는 주로 무용 전공 학생들이 단체 관람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회오리는 유료 일반 관객의 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국립무용단의 변신 이유가 궁금했다. 회오리 공연의 주역을 맡았던 수석무용수 김미애의 답변은 명쾌했다. “이전 공연에선 안무가가 무용수들에게 완벽한 동작의 소화를 주로 주문했다면 이번엔 달랐어요. 사리넨은 무용수들에게 ‘완벽하게 동작을 소화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왜 이 동작을 하는지, 이 동작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라’고 주문했죠.” ‘작은’ 주문 하나가 무용수들을 무대에서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주체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사리넨은 ‘주입식’ 안무 대신에 무용수들이 최대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마법을 건 셈이다. 회오리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외국 안무가와의 협업에 있는 게 아니다. 물고기를 직접 잡아 주지 않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준 그 방식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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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도 희생자 넋 기리는 ‘8인 8색 살풀이춤’

    전통 춤의 명인들이 진도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고 실종자의 구조를 기원하는 춤사위를 벌인다. 동국예술기획이 22, 23일 오후 7시 반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올리는 ‘한국의 명인명무전’이다. 23일 공연에서는 최선의 호남살풀이춤, 정명숙의 이매방류살풀이춤, 엄옥자의 원향살풀이춤, 김란의 청학살풀이춤, 이명자의 강선영류살풀이춤, 김진옥의 교방살풀이춤, 이길주의 금아살풀이춤, 최윤희의 도살풀이춤이 이어진다. 동국예술기획은 “처음부터 진도 희생자들을 위한 공연으로 기획한 것은 아니지만 공연 프로그램에 살풀이춤이 일부 들어가 있었다”면서 “23일 공연은 진도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고 실종자들의 구조를 기원하는 차원에서 8인 8색 살풀이춤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공연 수익금의 일부는 세월호 생존자와 피해자 가족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22일 공연에서는 전국 대학교수 명무전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춤사위가 벌어진다. 3만∼10만 원. 02-580-3300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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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흐에게 한국공연 허락받았어요”

    “작품을 만들 때 내 더러운 손으로 위대한 음악가인 바흐의 곡을 건드리는 것이 몹시 두려웠다.” 몸으로 음악을 연주한다는 찬사를 받아온 스페인 출신의 천재 안무가 나초 두아토(55)의 말이다.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 유니버설발레단(UBC)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간담회 중에 바흐에 대한 존경심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바흐 음악을 무용으로 표현한 대표작 ‘멀티플리시티’의 공연 시작과 끝 무대에 올라 직접 춤을 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오프닝에선 ‘바흐, 내가 당신의 음악을 사용해도 되겠습니까’라는 의미로, 마지막 장면에선 ‘바흐 당신의 위대한 음악을 사용하도록 허락해 줘서 감사합니다’라는 뜻이죠.” 아쉽게도 그는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 이 작품은 2002년 그가 이끈 스페인 국립무용단이 내한해 국내 초연됐다. 올해는 UBC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으로 국내 무용수들이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바흐 역의 남자 주연 무용수는 바로크 시대 정장에 회색 가발까지 갖추고 나선다. 바흐의 지휘에 따라 무용수들은 악기, 음표로 변신해 무대 위에서 바흐의 음악세계 및 삶을 그려낸다. 그는 이 작품으로 ‘현대 발레의 천재 안무가’란 수식어와 함께 2000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안무상을 받았다. 그는 간담회에 앞서 공개된 리허설에서 무용수들을 열정적으로 지도했다. 바흐 역의 발레리노가 발레리나의 몸을 첼로로 삼아 활을 켜며 연주하는 장면이었다. 나초는 “현대 발레에선 고전발레와 달리 손과 발, 팔보다 몸을 먼저 사용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자신이 안무한 작품에 대해 까다롭기로 유명한 그는 “UBC에서 창단 30주년 기념작으로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요청이 왔을 때 바로 답을 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스페인 국립무용단, 독일과 노르웨이의 국립발레단, 러시아 미하일롭스키 발레단에서만 공연할 만큼 바흐의 음악에 대한 표현력이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UBC의 기량을 보고, 무용수들의 몸 움직임과 집중력이 좋다고 판단해 이번에 UBC 공연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25∼27일 3만∼10만 원. 070-7124-1737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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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택훈 신부, 최경일 단장 “예수님 역은 큰 영광” “신부님이 하시니 더 감동적”

    “신부가 예수 역을 맡아 부담스러웠냐고요? 전혀요. 오히려 영광 그 자체죠.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예수 역을 맡고 싶기도 합니다. 하하.” 20일 부활절을 앞두고 16일 서울 돈암동성당(김준철 주임신부)에서 만난 김택훈 보좌신부의 말이다. 35세의 젊은 신부는 최근 가톨릭전례전문 합창단인 ‘아퀴나스 합창단’의 ‘요한수난곡’에서 예수 역을 노래했다. 그는 이 합창단의 예수 전문 단원으로 꼽힌다. 사제로 서품되기 전 부제 시절인 2012년에도 예수로 무대에 섰다. 그와 함께 있던 최경일 합창단장(55)이 기자의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최 단장은 “일반 평신도가 아닌 신부님을 통해 요한수난곡을 접할 수 있어 더 감동적이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했다. 요한수난곡은 부활절의 대표적인 오라토리오로 바흐가 작곡한 음악에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의 수난을 그린 요한복음 18, 19장을 가사로 입힌 것이다. 올해 창단 47주년을 맞은 이 합창단은 60여 명으로 구성돼 있고,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식에서 성가대로 참여한다. 이들은 앞으로도 매년 부활절을 앞두고 요한수난곡 공연을 신도들 앞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김 신부는 “요한수난곡 무대 자체가 예수님의 마음으로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라며 “예수님께서 십자가로 걸어가셨던 그 길을 묵상한단 생각으로 무대에 선다”고 했다. 최 단장은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다. 이학박사인 그는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뇌의약연구단의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당시 제44차 세계성체대회에서 화답송을 독창하기도 했다. “노래가 좋아 신자는 아니었지만 서강대 합창단에서 활동했어요. 나중에는 세례까지 받고 이제 합창단장까지 맡고 있습니다. 신부님께서 계속 예수 역으로 아퀴나스 합창단과 함께 해주신다면 저야 감사할 따름이죠.” 이들은 성직자와 평신도로 나뉘지만 부활절의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 부활의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예수께서 겪으신 수난을 깊이 깨닫고 오늘날 내게 적용시켜 되돌아보며 묵상할 때 우리에게 진정한 부활이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김 신부) 요한수난곡으로 시작된 인터뷰의 주제는 부활절로 옮겨갔다가 자연스럽게 교황 방한으로 흘렀다. 김 신부는 “그리스도의 대리자이자 가톨릭의 영적 지도자인 교황의 방문은 종교의 벽을 넘어 모든 이에게 은혜로운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단장은 “일반 평신도가 교황님을 만날 기회는 거의 없다”며 “내 생애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뵐 수 있다는 것은 평신도로서 큰 영광”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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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수미 “기타-바이올린 편곡으로 천진난만하게 노래”

    “바흐는 저를 가장 힘들게 한 작곡가이자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예요. 국제무대 데뷔 27년 만에야 용기를 내게 됐죠.” 소프라노 조수미(52)가 솔로앨범 ‘온리 바흐(Only Bach)’를 내놨다. 그가 처음 녹음한 바흐 아리아 레퍼토리로 ‘오직 바흐’라는 앨범 제목처럼 ‘예수는 인간 소망의 기쁨’ ‘아베 마리아’ 등 인기 바흐 곡들로만 채웠다. 앨범 발매에 맞춰 내한한 조수미는 17일 “내가 바흐 음악에 대해 워낙 알레르기가 있다”며 “바흐는 간결한 선율 속에서도 음악적 품위와 테크닉이 너무나 유려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도 있고 종교 음악인 칸타타를 할 때는 세속적인 삶을 사는 아티스트로서 뭔가 지고 들어가는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또 그는 “2006년에 발매한 앨범 ‘저니 투 바로크’ 중에 바흐의 칸타타 3곡이 포함됐는데 그 당시 녹음하다 몇 번씩 뛰쳐나가곤 했다”며 ‘바흐의 악몽’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만큼은 자신을 가둬 온 틀을 깼다. “여느 바흐 아리아와 다른 차별성을 지닌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고민 끝에 ‘가장 널리 알려진 바흐의 곡에 새로운 편곡을 입히자’는 전략을 세웠다. 조수미는 “소규모 오케스트라 반주가 아닌 기타와 바이올린을 위한 편곡으로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스페인 기타리스트 마르코 소시아스가 기타를 연주했고,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 힘을 보탰다. 노래는 최대한 “천진난만하게 불렀다”고 했다. 조수미는 26일까지 전국 투어 공연을 갖는다. 다음 달 7일에는 유학했던 이탈리아 로마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연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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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수정 추기경, 20일 가회동성당서 부활절 미사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사진)이 예수부활대축일인 20일 이례적으로 명동성당이 아닌 가회동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한다.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15일 “8월 시복될 ‘하느님의 종 124위’를 기억하고 이들의 순교 영성을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20일 오후 2시 한국 교회의 첫 미사가 열린 곳에서 교구장 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예수부활대축일에는 교구장이 교구장좌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것이 관례여서 그동안 서울대교구장은 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해 왔다. 서울 가회동성당은 한국 교회 역사상 첫 미사가 봉헌된 미사 터를 관할한다. 한국 교회의 첫 미사는 1795년 4월 5일 ‘북촌심처’라고 불렸던 현재의 북촌한옥마을에서 중국인 주문모(周文謨) 신부가 봉헌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문모 신부는 한국 최초의 외국인 신부로, 1801년 신유박해 때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한편 부활절을 앞둔 목·금·토요일 사흘을 일컫는 성삼일에는 전국 1668개 본당을 비롯한 수도원에서 일제히 성삼일 예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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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네상스-바로크 시대 古음악의 향연

    올봄 클래식 무대에 고(古)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등 옛 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연주하는 고음악의 매력은 작곡가가 구현하고자 했던 음악을 당시 사용된 옛날 악기 특유의 소박한 음색이나 떨림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11년 전 한국에서 첫 내한 공연을 펼쳐 국내 팬들에게 고음악 열풍을 일으킨 조르디 사발(73)과 앙상블 에스페리옹21은 29일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사발은 ‘동양과 서양’을 주제로 중세 유럽의 현악기 비엘과 아랍의 전통 현악기 레밥, 레벡을 직접 연주한다. 에스페리옹21의 아랍 전통악기 연주자 3명도 함께 무대를 꾸민다. 황장원 클래식음악 칼럼니스트는 “고음악계에서는 사발이 최고의 대가 중 한 명이란 점에서 다른 고음악 공연과는 차별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만∼9만 원. 02-2005-0114 30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필리프 자루스키와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은 국내 고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가장 기대되는 무대로 손꼽힌다. 특히 이번 공연은 천사의 미성과 악마의 기교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카운터테너 자루스키의 첫 내한 공연이다. 그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고음악 앙상블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연주 위에 전설적인 카스트라토인 파리넬리와 카레스티니가 노래했던 옛 노래들, 헨델과 니콜라 포르포라의 곡을 선보인다. 4만∼11만 원. 이탈리아의 대표적 바로크 현악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는 리더 파비오 비온디(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와 5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이들은 영국 맨체스터 음악장서관에 보관 중이던 비발디의 필사본을 토대로 1992년 비발디의 ‘사계’를 새롭게 연주해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이들의 주특기인 비발디의 곡들이 이어진다. 비발디 오페라 ‘그리셀다’ 중 서곡, 오페라 ‘에르콜레’ 서곡, ‘사계’로 무대를 달군다. 이 공연은 네 번째 내한 공연이다. 사계는 그동안 지방 공연에서만 연주됐고, 서울 무대에선 10년 만에 선보인다. 4만∼13만 원. 02-580-1300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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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사회 위기 ‘마음의 병’서 비롯… 욕심 한뼘씩 내려놓자”

    “한국이 ‘어변성룡’(魚變成龍·물고기가 바뀌어 용이 됨)하는 운이라는 역대 원불교 종사들의 말씀과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은 같은 맥락입니다.” 14일 오후 전북 익산시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만난 경산 장응철 종법사(74·사진)는 “과거 대산 종사와 정산 종사도 성현의 안목으로 통일을 예언했다”며 “통일에 대해 일관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원불교 입장에서 통일대박론은 국민의 부정적인 통일의식을 긍정적으로 바꿔놓았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원불교 최고어른인 경산 종법사 인터뷰는 교조 소태산 박중빈(1891∼1943)이 깨달음을 얻어 창교한 날을 경축하는 대각개교절(28일)을 맞아 진행됐다. 경산 종법사는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의 본질로 ‘마음의 병’을 꼽았다. 그는 “중생 가운데 욕심병이나 애착병을 앓아 삶이 괴로운 마음병 환자들이 많다”며 “원불교 교법에선 욕심을 한 뼘씩 내리는 훈련을 강조한다. 마음 사용법을 익혀 마음병 환자에서 마음병 의사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산 종법사는 남북한과 한일 문제의 해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새 그림을 그리려면 이전 것을 지워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의 ‘회사후소(繪事後素)’를 인용해 “과거를 묻지 말자”고 제안했다. 경산 종법사는 2015년 개교 100년을 앞두고 “경전의 가르침이라도 오탈자를 고치고 시대에 맞게 적용하겠다”며 원불교의 변화를 시사했다. 그는 흰 저고리와 까만 치마, 쪽 찐 머리를 한 여성 교무의 엄격한 복장규정에 대해 “해외에서 활동하는 분들의 어려움이 적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캐나다에서 활동하시는 여성 교무님 한 분에게 최근 양장에 커트머리 복장을 허락했다”고 말했다.익산=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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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수진 단장의 파격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이 국립발레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공연 무대에서 무용수의 승격을 공개 발표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강 단장은 11일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이 끝나고 갑자기 무대 위로 걸어 들어와 “이제 스물네 살인 (이)재우 씨(사진)가 어제는 악마 역의 로트바르트, 오늘은 지그프리트라는 서로 다른 캐릭터의 두 역할을 너무나 잘해줬다”며 “이 자리에서 (솔리스트에서) 수석 무용수로 승격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혀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은 이재우는 무대 위에서 감격에 겨워 울먹였다. 국립발레단 측은 “일반적으로 솔리스트는 다음 단계인 ‘그랑솔리스트’를 거쳐 수석 무용수에 이르게 되는 만큼 이는 파격적인 결정”이라고 했다. 이재우는 동아무용콩쿠르 은상(2009, 2010년)과 금상(2011년)을 수상한 바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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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가톨릭 신자 544만2996명… 전국민의 10.4%

    국내 가톨릭 신자는 지난해 말 기준 544만2996명으로 전체 인구의 10.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10일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3’에 따르면 전체 신자 가운데 여성은 58.7%, 남성은 41.3%였다. 연령대별로는 50∼54세가 10.1%로 가장 많았다. 교구별 지역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서울 14.5%, 제주 11.9%, 청주 11.2%, 인천·수원 각 10.7%, 대구 10.5% 순이었다. 성직자는 추기경 1명(올해 서임된 염수정 추기경 제외)을 포함해 주교 36명, 한국인 신부 4695명, 외국인 신부 170명 등 4901명으로 집계됐다. 사제를 지망하는 전국의 신학생은 1463명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수도회는 165개로 1만1737명이 수도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당은 전년보다 4곳 늘어난 1668곳, 주임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공소는 3곳 줄어든 791곳이었다.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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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숙선 명창 “기악-성악-연희 모두 어우러진 민속악 축제 선보일 것”

    “경기·서도민요 창자(唱者)들, 민요가 너무 늘어져. 무대를 내려올 때에는 치마 끝자락을 한손으로 살짝 집어 올리며 살포시 걷는 건 어떨까?” 9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안숙선 명창(65)은 무대 위가 아닌 객석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으로서 첫 공식 무대인 ‘합(合)’ 공연을 하루 앞두고 그는 관객의 시선으로 무대 조명부터 연주자들의 동작까지 꼼꼼히 살폈다. 때로 무대 위로 올라가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안 명창은 “지난해 예술감독에 취임하고 나서 5개월간 공들여 온 작품이라 애착이 크다”며 웃었다. 경서도 민요 공연 ‘서도 자진뱃노래, 경기 자진뱃노래’ 연습이 끝나자 안 명창은 두 줄로 앉아 있던 연주자들의 배열을 한 줄로 정리시켰다. 미묘한 차이였지만, 다소 산만한 무대가 한층 정리된 모습이었다. 유은선 연출가도 고개를 끄떡였다. ‘합(合)’ 공연은 기악, 성악, 연희 등 민속악 모든 분야를 서울·남원·진도·부산의 국립국악원 단원들이 한데 모여 꾸미는 대형 무대. 연주자만 100명이 넘는다. 산조 합주를 비롯해 가야금 병창, 경서도 민요, 구음시나위, 판소리, 남도 민요, 판굿을 선보인다. 안 명창은 “그동안 상반기 성악, 하반기 기악 연주가 국악원 레퍼토리였다”며 “하지만 국악은 본래 기악, 성악, 연희 모두가 어우러진 것인 만큼 민속악의 축제로 대중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악원 초유의 대형 무대를 만들기 위해 안 명창은 남원, 진도, 부산을 찾아가 지역 단원들도 직접 섭외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인 안 명창은 1979년부터 국립창극단에서 춘향, 심청 등 주역을 도맡았던 국악계 최고 스타. “50년 넘게 무대에 서는 동안 늘 나 자신만을 생각했다”는 그는 “그런데 예술감독이 되고 나니 ‘어떻게 하면 단원들을 돋보이게 할 수 있을까’를 끝없이 고민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시나위 연주자들을 위해 직접 구음을 하고, 단원들과 함께 가야금 병창 무대도 꾸민다. 주인공이 아닌, 단원들을 받쳐주는 역할이다. 리허설이 끝난 뒤 그는 30년 전 자신의 일기장을 펼쳐 보였다. 1994년 9월 7일 일기엔 영국 런던 사우스뱅커센터에서 열린 안 명창의 판소리 공연에 대한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의 리뷰 기사가 적혀 있었다. ‘…언어 탓에 한국식 오페라인 판소리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고 장단도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안숙선의 가슴이 터질 듯한 강렬한 소리, 미세한 음조의 변화에 당혹스러울 정도로 흥을 느꼈다. 그녀의 탁월한 노래 실력은 언어 장벽, 문화 차이라는 난관을 극복시켰다.’ 안 명창은 “20년 전 판소리를 알지 못한 영국인을 감동시켰듯, 우리의 소리와 음악이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 그것이 예술감독으로서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10, 11일 오후 7시 반 국립국악원 예악당. 1만∼3만 원. 1544-1555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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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비 스님 “불교수행은 마음단속 잘해 휘둘리지 않는 것”

    “팔만대장경 가운데 으뜸이자, 한국 불교의 뿌리인 화엄경 강설 80권을 완간하는 것은 내 평생 최고의 불사(佛事)입니다.” 8일 부산 범어사에서 만난 조계종 대강백(大講伯·당대 최고 학승을 칭하는 용어) 무비 스님(71)은 “많은 사람이 화엄경을 통해 ‘사람이 곧 부처다’라는 인불(人佛)사상을 깨달아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볼 수 있었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무비 스님은 최근 대승불교를 대표하는 화엄경 강설(80권본) 1차분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강설’ 5권을 출간했다. 스님은 “올해부터 팔순이 되는 2022년까지 8년간 매년 10권씩 화엄경 강설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한국 불교 사상 최초의 화엄경 강설본이다. 지금까지는 탄허 스님과 월운 스님, 무비 스님이 낸 부분 번역본인 ‘임법계품’ ‘보현행원품’만 나와 있었다. 화엄경 강설은 중국 불교에서도 당나라 이후 3∼4차례만 시도됐고, 근대 이후에는 전 세계에서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었다. 무비 스님은 “부처님 설법 가운데 말씀의 양이 가장 방대하고 난해해 이를 강설할 만한 사람이 많지 않았다”라면서 “화엄경 공부를 하면서 깨닫게 된 점이 너무 많았고, 이를 혼자만 즐기는 것보다 강의와 책자를 만들어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집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님은 “육신이 정상인 사람이더라도 인간의 본성을 모른다면 그야말로 장애를 겪으며 사는 것”이라면서 “화엄경을 제대로 공부한다면 인불사상을 통해 빈부격차,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존중하고 섬기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화엄경에서 가장 아끼는 구절로 ‘봉행불교상섭심(奉行佛敎常攝心)’을 꼽았다. 불교를 받들어 행한다는 것은 항상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데 있다는 의미이다. 스님은 “마음을 바로잡을 능력이 없으면 남을 비판하고 충돌만 일으키게 된다. 불교를 공부한다는 것은 마음 단속을 잘해 다른 것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엄경의 가르침으로 세상의 물결을 조금이라도 맑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2010년 3월부터 부산 범어사에서 매월 첫째 주 월요일마다 경전연구모임인 문수경전연구회가 주관하는 화엄산림대법회의 법사를 맡아 화엄경 강의를 이끌어오고 있다. 강의마다 전국 각지에서 스님 200여 명이 범어사로 집결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7일 열린 강의에서는 조계종은 물론이거니와 천태종 소속 스님들도 다수 참여했다. 무비 스님은 1943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1958년 범어사에서 출가했고 1977년 당시 대강백으로 꼽힌 탄허 스님에게서 화엄경의 법을 전수받아 그 강맥(講脈)을 잇고 있다. 통도사 강주, 범어사 강주,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대한불교 조계종 교육원장, 동국역경원장을 지냈다. 현재는 동화사 한문불전승가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부산=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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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슈만의 사랑이야기 들려 드려요”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로 손꼽히는 영국 출신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50)가 슈만의 연가곡을 들고 국내 팬들을 만난다. 그가 한국 무대에서 슈만을 노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스트리지 리사이틀은 19일 오후 7시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린다. 보스트리지는 2004년과 2008년 내한 공연에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와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2011년에는 바로크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와 함께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 바로크 오페라를 들려줘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는 독일의 서정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와 슈만의 음악이 어우러진 연가곡 ‘시인의 사랑’과 ‘리더크라이스’ 작품24 등으로 레퍼토리를 채웠다. 사랑의 기쁨과 아픔을 여실히 드러낸 ‘시인의 사랑’은 슈만이 남긴 250여 편의 가곡 중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란 점에서 기대감을 더한다. ‘리더크라이스’는 슈만이 피아노곡에서 가곡 창작으로 전환한 초기작으로 낭만성이 자유롭게 표현돼 있다는 평을 받는다. 투명하면서도 때론 역동적으로 몰아치는 목소리가 매력인 그는 이 시대 최고의 리트(독일 가곡) 성악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독일 가곡의 전설로 꼽혔던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1925∼2012)는 생전에 “리트의 음영, 텍스트 행간의 의미까지 온전히 이해한 채 노래하는 사람은 이언 보스트리지밖에 없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그동안 슈베르트 전문 성악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해 온 그가 이번 공연에서 슈만의 곡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슈만 가곡은 무엇보다 목소리와 피아노가 긴밀하게 결합돼 있어 때로는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체가 둘 중 무엇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그런 면에서는 슈만이 슈베르트보다 더 깊이가 있다”고 밝히며 공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보스트리지에게 슈만은 특별한 작곡가다. 16세 때 청중 앞에서 처음 부른 가곡이 ‘시인의 사랑’이었고 EMI에서 나온 첫 음반도 ‘시인의 사랑’과 ‘리더크라이스’였다. 옥스퍼드대 역사학 박사 출신인 보스트리지는 취미로 노래를 배우다가 1993년 정식으로 음악계에 데뷔할 당시에도 옥스퍼드대 연구원 신분이었다. ‘학구적 성악가’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그는 내년에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문화, 역사적으로 분석한 책을 출간할 계획이다. 그는 “노래 때문에 포기했던 학문의 길을 조금 보상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에는 그와 20년 넘게 함께한 피아니스트 줄리어스 드레이크가 반주자로 나선다. 2만∼8만 원. 1577-7766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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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내러티브로 전하는 ‘사진 인생 30년’

    ‘사라져 가는 일상의 순간순간을 기록하며 그 매 순간의 공명(共鳴)을 담아내는 것이 사진가의 일이다.’ 국내 정상급 사진작가로 손꼽히는 저자가 자신의 30년 사진 인생을 담은 에세이다. 구본창의 사진에는 삶이 녹아 있다. 임종을 앞두고 고통스러워하는 아버지의 육신을 카메라에 담아 ‘생명의 안간힘’을 기록하거나 어머니의 죽음을 앞두고 유난히 자주 마주쳤던 숫자 ‘4’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일분간의 독백’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그의 사진은 “대상이 사람이건 아니건 대체로 아스라함이나 애잔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신수진 사진심리학자).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저자는 ‘구본창의 사진 속에는 왜 삶의 애잔함이 묻어 있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그 토대는 꼬여 버린 그의 유년 시절에서 출발한다. 3남 3녀 중 다섯째였던 그는 서울의 명문 중학교를 1등으로 입학한 여섯 살 터울의 큰형으로 인한 소외감과 열등감으로 내성적으로 변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며 작고 조용한 존재들에게 말을 걸고, 귀를 기울이는 행위에 심취했다. 미대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부모의 강경한 반대에 연세대 경영학과에 진학한다. 번듯한 회사에 취직도 하지만 6개월 만에 백기를 들고 돌연 독일 유학행을 선택한다. 그리고 독일 함부르크 땅에서 운명의 도구, 카메라를 만난다. 구본창은 카메라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있는 듯 없는 듯 사소한 일상의 모습에 수많은 이야기를 담은 자신만의 노하우, 사물의 ‘영혼’을 필름 속에 담는 비결을 내러티브 형식으로 담담하게 전한다. 그는 자신이 찍은 사진에서도 사물과 사진작가의 교감이 필름 속에 스며드는 공명을 꿈꾼다. 이 책에는 인간의 불안정한 모습을 표현한 ‘태초에’를 비롯한 그의 대표작이 다수 실렸다. 특히 소극적인 모습을 탈피하고자 1980년대부터 스스로를 피사체로 삼은 ‘셀프카메라’를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느낌은 다소 애잔하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 201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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