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인

황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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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10-28~2024-11-27
스포츠일반26%
야구21%
사회일반10%
정치일반10%
테니스10%
인사일반7%
메이저리그7%
각종 경기3%
농구3%
배구3%
  • ‘나란히 선발’ 삼세번… RYU-KK “함께 날자꾸나”

    ‘블루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과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올 시즌 세 번째 동반 출격해 15년 만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동시 선발승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의 찰리 몬토요 감독은 “28일 보스턴과의 안방경기에 류현진을 선발로 내보낼 것”이라고 25일 예고했다. 토론토는 이날 오전 7시 37분(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필드에서 안방경기를 치른다. 아직 구단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김광현도 이날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김광현보다 앞서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다코다 허드슨(26)이 전날 등판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는 28일 피츠버그와 더블헤더(각 7이닝)를 진행한다.○ 한국인 통산 MLB 250 선발승 기대 두 선수는 18일과 23일에도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18일 볼티모어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지만 시카고 컵스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 1실점한 김광현은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23일에는 김광현이 신시내티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MLB 데뷔 첫 승을 거뒀지만 이번에는 류현진이 5이닝 1실점(탬파베이전) 호투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MLB에서 한국인 투수가 나란히 선발승을 거둔 건 2005년 8월 25일이 마지막이다. 당시 뉴욕 메츠 선발로 나선 서재응(43·현 KIA 코치)이 7이닝 2실점으로 시즌 여섯 번째 승리를 기록했고 샌디에이고 선발 박찬호(47)도 휴스턴을 5이닝 2실점으로 막고 시즌 11번째 승리를 챙겼다. 두 선수는 이해 총 세 차례에 걸쳐 같은 날 승리 투수가 됐다. 23일 김광현의 MLB 데뷔 첫 승을 포함해 한국인 투수 9명이 역대 MLB 무대에서 기록한 선발승은 총 248승이다. 두 선수가 이날 나란히 승리를 거두면 한국인 통산 250번째 MLB 선발승을 돌파하게 된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류현진이 상대하게 될 보스턴은 25일 현재 9승 20패(승률 0.310)에 그치면서 사실상 ‘탱킹’(시즌 포기)에 들어간 상태다. 8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하며 ‘에이스 모드’를 발동한 류현진에게 까다로운 상대라고 하기 어렵다. 타선이 필요한 점수만 뽑아준다면 류현진이 승리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광현이 상대하게 될 피츠버그는 같은 날 기준 7승 17패(승률 0.292)로 보스턴보다 더 성적이 나쁘다. 다만 왼손 투수를 상대로 팀 타율 0.301(4위)을 기록 중이라 김광현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김광현 역시 메이저리그에서는 오른손(피안타율 0.182)보다 왼손 타자(0.333)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달 26일 개막전에서 MLB 첫 세이브를 따냈는데 당시 상대가 피츠버그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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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시즌 1위 우리카드 초청팀 상무에 진땀승

    “어휴, 이거 창피해서 얼굴 못 들고 다니는 거 아닌지 몰라요.” 2020 체전·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조별리그 경기가 열린 25일 충북 제천체육관. 우리카드 관계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코트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카드는 2019∼2020 V리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팀이지만 이날은 초청팀 자격으로 이 대회에 참가한 국군체육부대(상무)에 18-25로 1세트를 내준 상태였다. 2세트는 25-21로 우리카드가 따냈지만 3세트 때도 경기 중반까지 접전이 이어졌다. 첫 경기에서 이미 OK저축은행에 1-3으로 패한 우리카드였다. 이런 상황에서 상무에도 진다면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우리카드로서는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우리카드가 결국 3-1(18-25, 25-21, 25-19, 25-18) 역전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양 팀 최다인 22점(공격 성공률 63.3%)을 올린 우리카드 나경복(26·사진)은 “첫 경기 패배 여파로 오늘도 선수들이 경기 초반 주눅이 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오프 시즌 동안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수비 부담을 덜어 경기하기가 수월해졌다. 수비 부담이 줄어든 만큼 공격과 블로킹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한국전력이 OK저축은행에 3-0(27-25, 25-19, 25-21) 완승을 거뒀다. 한국전력 외국인 선수 러셀(27)이 양 팀 최다인 32점(공격성공률 70%)을 올렸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이 선수가 이렇게 잘할 수 있는지 나도 놀랄 정도였다”면서 “오늘이 생일이었는데 그래서 더욱 잘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제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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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치올’ 롯데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베이스볼 비키니]

    현재까지 ‘팔치올’은 대성공이다.프로야구 롯데는 8월 들어 치른 17경기에서 11승 1무 5패로 10개 구단 가운데 제일 높은 승률(0.688)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7월 31일 기준으로 8위였던 팀 순위도 6위까지 끌어올렸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KT와는 이제 2경기, 4위 LG와도 4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게다가 롯데가 25일부터 안방 6연전을 치르는 것도 고무적인 요소다. 롯데는 안방에서 24승 16패(승률 0.600·4위)를 기록한 반면 방문경기에서는 20승 1무 24패(승률 0.455·6위)에 그쳤다.그렇다면 롯데가 올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메이저리그 시즌 예상에 활용하는 ‘브래들리 테리 모델’로 남은 시즌을 10만 번 시뮬레이션 해봤다. 그 결과 롯데가 5위 이내로 시즌을 마칠 확률은 22.1%가 전부였다. 여전히 롯데는 5위(13.7%)는 물론 6위(29.2%)보다 7위(37.7%)를 차지할 확률이 높은 팀이었다. 그러니까 6위 롯데는 사실 5위 KT가 아니라 7위 KIA와 경쟁 중인 게 현실이다.반면 KT는 ‘겨울 야구’(?) 진출 예상 확률이 70%에 육박했다. 이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KT는 올해 창단 후 첫 번째 가을 야구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3, 4위 시뮬레이션 결과도 흥미있다. 현재 3위는 두산이지만 앞으로 3위를 차지할 확률이 더 높은 건 LG다. 1위나 2위를 차지할 확률 역시 LG 쪽이 더 높다. 이 시뮬레이션 작업 때는 팀 득점과 실점을 토대로 계산한 ‘피타고라스 승률’을 활용한다. LG는 현재 피타고라스 승률 0.585로 3위 두산(0.569)은 물론 2위 키움(0.572)보다 ‘기대 승률’이 높은 상태다.7~10위 팀은 현재 자리 그대로 시즌을 끝낼 확률이 높다. 사실 현재 한화는 최하위가 문제가 아닌 상황이다. 한화는 최근 3연승을 기록하면서 팀 승률(0.284)을 리그 타율(0.273)보다 높이 끌어올렸다. 뒤집어 말하면 그 전에는 팀 승률이 리그 타율보다 낮았다는 이야기다. 이전까지 팀 승률이 리그 타율보다 낮았던 팀은 1999년 쌍방울, 1982년 삼미뿐이었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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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성→NC, 장재영→키움

    올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때 모교에 창단 후 첫 우승을 선물한 김해고 ‘에이스’ 김유성이 24일 프로야구 NC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다. 고교 유망주 랭킹 1, 2위를 다투던 덕수고 장재영(투수)은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화와 롯데를 제외한 8개 구단은 24일 2021년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선수를 발표했다. 지난해 9위 한화와 최하위 롯데는 연고 지역과 관계 없이 1차 지명자를 고를 수 있기에 다른 팀보다 일주일 늦은 31일 발표한다. 다음은 2021년도 프로야구 1차 지명자 명단. △두산 안재석(서울고·유격수) △키움 장재영(덕수고) △SK 김건우(제물포고) △LG 강효종(충암고) △NC 김유성(김해고) △KT 신범준(장안고) △KIA 이의리(광주일고) △삼성 이승현(대구상원고·이상 투수)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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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라갈 일만 남았다” 롯데, 기운찬 ‘사직 6연전’

    무더위가 기승일 때는 집이 제일이다. 그런 점에서 프로야구 롯데는 행운이다. 성공적으로 8월을 보낸 뒤 마지막 주를 온전히 안방에서 보내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롯데 지휘봉을 잡은 허문회 감독은 “8월부터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팬들은 이 말을 줄여 ‘팔치올’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팔치올은 현실이 됐다. 7월 말 8위였던 롯데는 8월 17경기에서 11승 1무 5패로 월간 승률(0.688) 1위를 기록하면서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24일 수원 경기에서 5위 KT가 로하스의 시즌 31호 홈런을 앞세워 NC를 8-1로 물리치면서 롯데와 KT 사이는 1.5경기에서 2경기 차로 벌어졌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이날 잠실에서 시즌 첫 3연승을 기록한 한화에 3-6으로 패하며 4위가 된 LG와도 4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이렇게 한껏 분위기가 달아오른 롯데는 25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안방 6연전을 치른다. 롯데는 올해 안방에서 24승 16패(승률 0.600·4위)를 기록한 반면 방문경기에서는 20승 1무 24패(승률 0.455·6위)에 그쳤다. 게다가 이번 6연전을 통해 안방 승률을 더 끌어올릴 확률이 높다. 첫 2연전은 9위 SK, 마지막 2연전은 10위 한화와 맞붙기 때문이다. 롯데가 안방에서 잘나가는 이유로 마운드보다는 타선을 꼽을 수 있다. 롯데 타선은 안방에서 경기당 평균 5.3점으로 방문(4.8점)보다 0.5점 더 점수를 뽑았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안방 4.50, 방문 4.44로 큰 차이가 없다. 롯데 타자 가운데 홈에서 가장 강점을 나타낸 선수는 정훈이다. 그는 안방 27경기에 출전해 OPS(출루율+장타율) 0.944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리그 타점왕 샌즈(키움)의 OPS가 0.939였다. 정훈이 이번 시즌 안방에서는 ‘샌즈급’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롯데가 8월의 마지막을 안방에서 보낼 수 있는 건 평소 다른 팀보다 이동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평성 차원에서 혹서기에는 안방에서 6연전을 치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롯데는 실력으로 이 배려를 행운으로 만들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회는 이날 22, 23일 고척 경기에서 오심과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논란을 빚은 심판조(최수원 이기중 김준희 원현식 장준영) 일부 인원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심판위 관계자는 “기존 조 편성을 해체한다는 의미다. 시즌 중 심판조 편성을 바꾸는 것은 프로야구 역사에서 손에 꼽을 만큼 드문 일”이라며 “아직 몇 명을 교체할지에 대해서는 조율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심판조는 이번뿐 아니라 시즌 초부터 계속 논란을 일으켰다. 개막 2경기 만에 한화 이용규가 공개적으로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을 때도, 5월 24일 잠실 경기에서 LG 정근우의 태그업이 상대팀 포구보다 빨랐다고 판정해 득점을 취소했을 때도 경기 진행을 맡았다. 현재 이들을 중징계 해달라는 글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왔을 정도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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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용’ 임의탈퇴 제도, ‘고유민법’이 필요하다 [발리볼 비키니]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지난달 31일 세상을 떠난 고유민(향년 25세) 유가족과 프로배구 여자부 팀 현대건설이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유가족 법률 대리를 맡은 박지훈 변호사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건설은 고 선수에게 트레이드를 시켜주겠다며 계약해지 합의서를 쓰게 한 뒤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이어 “그것도 모자라 고 선수에겐 일언반구도 없이 임의탈퇴 선수로 묶어 어느 팀에서도 뛸 수 없게 손발을 묶어놨다”며 “계약을 해지하면 고 선수는 자유계약선수(FA)다. FA는 임의탈퇴 처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고 선수는 자신의 임의탈퇴 소식을 접한 뒤 가족, 지인, 동료들에게 구단에 속았다며 배신감과 절망감을 토로했다”며 “(이는) 사상 초유의 선수를 상대로 한 대기업 구단의 사기”라고 비판했다.도대체 임의탈퇴가 무엇이기에 선수에게 이렇게 배신감과 절망감을 안겨줬던 걸까.■ 임의탈퇴란 무엇일까임의탈퇴는 임의(任意)와 탈퇴(脫退)를 합친 말이다.그런데 이렇게 한자를 봐서는 이 낱말이 뜻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원래 이 말은 ‘Voluntary Retirement’를 번역한 표현이다. 그러니까 ‘자발적인 은퇴’가 바로 임의탈퇴다.일본에서 ‘Voluntary Retirement’를 ‘닌이인타이’(任意引退·임의은퇴)로 번역했고, 대한해협을 건너면서 은퇴(引退)가 탈퇴로 바뀌어 임의탈퇴가 됐다.사실 우리가 흔히 아는 임의탈퇴 개념은 반대다. 구단에서 선수를 강제적으로 은퇴시키는 행위가 임의탈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껏 선수를 타의로 ‘자진 은퇴’ 시키는 광경을 여러 차례 목격한 셈이다.임의탈퇴는 어쩌다 이렇게 정반대 뜻이 된 걸까? 혹시 영어 ‘Voluntary’와 일본어 ‘닌이’(任意) 사이에 뜻 차이가 있는 건 아닐까?그렇지 않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일본어 사전 ‘고지엔(鑛辭苑)’에 따르면 닌이(任意) 역시 ‘마음먹은 대로 맡기는 것’(思いのままにまかせること), ‘그 사람의 자유의사에 맡기는 것’(その人の自由意志にまかせること)이라는 뜻이다.그런데 임의탈퇴에 ‘강제’라는 뉘앙스가 따라다니는 건 제도적 특징 때문이다.만약 ‘이제 운동을 그만하겠습니다’하고 팀을 떠난 선수가 자기 마음대로 다른 팀에 입단할 수 있다고 해보자. 그러면 선수단 관리라는 게 무색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은퇴 선수에게 ‘저는 진짜 은퇴를 합니다. (구단 동의 없이는) 다른 팀에서 뛰지 않겠습니다’고 약속을 받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그 뒤 이를 역이용해 선수를 임의탈퇴 처리한 뒤 다른 팀에서 뛰지 못하도록 하는 강제하는 팀도 생기게 됐다. 이제는 오히려 이쪽이 대세다. 그런 이유로 임의탈퇴는 사실상 징계가 됐다.■ 임의탈퇴는 얼마나 무거운 징계일까그래도 ‘자발적인 은퇴’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각 리그는 보통 임의탈퇴 제도를 선수 은퇴와 관련해 다룬다. 예를 들어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은 어떤 선수가 임의탈퇴선수로 신분이 바뀌는 경우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1. 선수가 참가활동기간 또는 보류기간 중 선수계약의 해지를 소속구단에 신청하고 구단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선수계약이 해지 된 경우 2. 선수가 선수계약의 존속 또는 갱신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인정되어 구단이 선수계약을 해지한 경우3. 제59조 제2항 제1호에 의하여 보류기간이 종료한 경우단,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은 그렇지 않다. KOVO 규약은 임의탈퇴 선수와 은퇴 선수를 따로따로 구분한다.제52조 (임의탈퇴 선수)① 임의 탈퇴선수는 선수가 계약 및 제반 규정을 위반 또는 이행하지 않아 계약의 유지를 희망하지 않는다고 인정될 경우에 구단이 복귀조건부로 임의탈퇴선수로 지정할 것을 요청하여 총재가 이를 공시한 선수를 말한다.② 임의탈퇴 선수는 공시일로부터 선수로서의 모든 활동이 정지되며, 복귀할 때까지의 연봉은 지급하지 않는다.제53조 (은퇴 선수)은퇴 선수는 선수 본인이 선수생활을 종료하고자 하는 선수를 말하며, 계약이 만료되지 않은 선수가 선수생활을 종료하고자 계약해지를 원하는 경우 구단이 연맹에 은퇴동의서를 제출한 후 은퇴선수로 접수한다. 단, 은퇴선수로 접수 시 연맹은 자유신분선수로 전환하여 공시하며,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선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요컨대 임의탈퇴 제도를 징계용으로 못 박고 있는 셈이다.대신 프로야구와 비교하면 프로배구 쪽이 훨씬 빨리 복귀할 수 있다. KBO 규약 제66조에 따라 프로야구에서는 임의탈퇴 공시 이후 최소 1년이 지나야 복귀가 가능하지만 KOVO 선수등록규정 제15조②에 따라 프로배구에서는 1개월만 지나면 다시 코트로 돌아올 수 있다.현대건설 요청에 따라 KOVO에서 고유민을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한 건 5월 1일이었다. 따라서 6월 1일이 지나면 고유민은 현대건설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현대건설은 “6월 15일 고인과 미팅을 하며 향후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고인은 배구가 아닌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사가 확고해 배구에 대해 더 이상 미련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한다. 임의탈퇴를 해지할 의사가 있었다는 뜻이다.임의탈퇴 해지 후 한국전력으로 팀을 옮겼던 전 삼성화재 정준혁 사례에서 보듯 임의탈퇴 선수 지정이 반드시 ‘트레이드를 시켜주겠다’는 약속을 어기는 일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계약을 해지하면 임의탈퇴가 불가능할까고유민이 팀을 떠난 건 2월 29일이었다. 이때 고유민이 팀에 아무 감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터다.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 말씀을 전한다.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팀을 떠난 행위가 계약 위반이라는 사실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그리고 KOVO 규정에 따라 구단은 계약을 위반한 선수를 임의탈퇴 선수로 지정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따라서 현대건설에서 처음부터 고유민을 임의탈퇴 선수로 지정했다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필요가 없었다. 구단은 임의탈퇴 선수에게 연봉을 지급할 의무도 없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현대건설은 3월 30일 자로 고유민과 계약 해지 합의서를 썼다.이미 계약을 해지한 선수를 임의탈퇴 선수로 지정하는 건 문제일까. 일단 KOVO는 ‘그렇다’는 의견이다.그런데 KOVO 규정 어디에도 구단이 계약을 해지한 선수에 대해 어떤 조처(措處)를 ‘의무적으로’ 취해야 하는지 나와 있지 않다. 사실 KOVO 규정에는 ‘계약해지’라는 표현도 위에서 확인한 규약 제53조에 딱 한 번 등장할 뿐이다. 이 조항을 다시 한번 읽어보자.제53조 (은퇴 선수)은퇴 선수는 선수 본인이 은퇴 선수는 선수 본인이 선수생활을 종료하고자 하는 선수를 말하며, 계약이 만료되지 않은 선수가 선수생활을 종료하고자 계약해지를 원하는 경우 구단이 연맹에 은퇴동의서를 제출한 후 은퇴선수로 접수한다. 단, 은퇴선수로 접수 시 연맹은 자유신분선수로 전환하여 공시하며,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선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그러면 일단 고유민이 유가족 주장처럼 FA 신분이 되는 게 아니라 자유신분선수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FA와 자유신분선수 모두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선수계약을 체결할 수는 있지만, 개념 자체는 엄연히 다르다. 또 현대건설에서 KOVO에 ‘은퇴동의서’를 제출한 적이 없기 때문에 고유민이 이 조항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도 불분명한 구석이 있다고 할 수 있다.개방형 리그인 유럽 축구 등에서는 계약이 끝난 선수는 원소속 구단 동의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보스만 판결). 그러나 프로배구는 선수에 대한 구단 보류권(保留權·독점교섭권)을 인정하는 폐쇄형 리그다.결국 현대건설이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한 시점에, ‘비공개’ 계약 해지에도 불구하고, 고유민에 대한 보류권을 유지한 상태라는 유권해석이 가능하다면, 현대건설에서 고유민을 임의탈퇴 처리하는 게 아예 불가능하다고 하기는 어렵다.노파심에 강조하자면 현대건설 아무 잘못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법적 판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유가족도 이를 모르지 않기에 법률 대리인을 선임했을 거다.■ 선수계약서와 KOVO 규정이 다를 땐 어떻게 할까유가족은 이날 계약해지서와 함께 지난해 6월 체결한 선수계약서도 공개했다.이 계약서에는 고유민이 임의탈퇴 또는 은퇴 선수가 된 이후 다시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자 할 때는 현대건설로만 복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앞서 확인한 것처럼 KOVO 규정상 임의탈퇴 선수와 은퇴 선수는 범주가 다르다.그런데 계약서에 “은퇴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추후 ‘선수’가 선수생활을 계속 하고자 한다면 은퇴 당시 구단으로의 복귀만 가능”하다고 적시했으니 이는 KOVO 규정에 어긋나는 일이다.이럴 때 대처법은 이 계약서 제12조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결국 이 계약서 내용보다 KOVO 규정이 우선이다.따라서 현대건설에서 “배구가 아닌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사가 확고해 배구에 대해 더 이상 미련이 없음을 확인했다”면 KOVO에 임의탈퇴 선수 공시를 요청할 게 아니라 은퇴동의서를 제출하면서 은퇴선수로 접수해야 했다.그러나 여기서 다시 도돌이표다.한 번 더 강조하자면 KOVO 규정 어디에도 선수와 계약을 해지했을 때 구단에서 어떤 조처를 ‘의무적으로’ 취해야 하는지 정의한 내용은 없다.그런 점에서 이번 기회에 규정을 손질한다면 앞으로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는 걸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일본 V.league는 어떨까이에 대해서는 일본 쪽 제도를 살펴보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본 프로배구는 ‘V리그 기구규약’ 제61조를 통해 구단이 계약 해제(解除) 상황에 어떤 조처를 취해야 하는지 규정하고 있다.제61조 [이적](1)참가팀은 제53조에서 정하는 선수계약을 해제한 선수에 대해 ‘이적 절차에 관한 규정’에 따라 다음 구분을 명시한 후 신속히 V리그 기구에 신고해야 한다.(參加チ¤ムは、 第 53 條に定める選手契約を解除した選手について、「移籍手續きに關する規程」に則り、 次の區分を明示のうえで速やかにVリ¤グ機構に¤け出なければならない.)①이적희망선수(移籍希望選手)②임의탈퇴선수(任意引退選手)③퇴단선수(退¤選手)일본 V리그 기구 ‘이적 절차에 관한 규정’ 제2조(8)에 따르면 이적 희망 선수는 새 팀을 구하기만 하면 바로 공식전 출장이 가능하다. 이 경우는 원소속 구단에서 보류권을 포기한 것이기 때문에 계약 해제 후 다른 팀에서 뛴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게 없다.그렇다면 임의탈퇴선수 또는 퇴단선수가 다른 팀에서 뛰고 싶어 할 때는 어떻게 할까.이 규정 제5조에는 이럴 때는 ‘제삼자 기관(第三者機關)’을 통해 이적을 추진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리그와 관계가 없는 세 명 이상이 참가하는 중재 창구를 만들어 선수가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KOVO에도 이런 매뉴얼이 있다면 은퇴를 핑계로 팀을 떠났다가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복귀하는 선수 때문에 구단이 감당해야 하는 손해도 줄어들고, 구단 역시 은퇴식을 열어준 선수에게 징계(임의탈퇴)를 내려야 하는 아이러니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안타까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선수와 구단 모두 권리를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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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준-박철우 36점 합작… 한국전력 “충전 끝”

    모든 시선이 박철우에게 쏠린 경기. 그러나 진짜 주인공은 이승준이었다. 한국전력은 23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초청팀 국군체육부대(상무)를 3-1(25-22, 25-21, 20-25, 25-22)로 물리쳤다. 프로 3년 차인 한국전력 레프트 이승준은 이 경기서 양 팀 공동 1위인 21점(공격 성공률 57.1%)을 올리면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 자유계약선수(FA) 시장 때 삼성화재에서 한국전력으로 팀을 옮겨 첫 공식 경기를 치른 박철우가 15점(공격 성공률 44.4%)으로 뒤를 받쳤다. 이어 열린 B조 경기에서는 조재성(23점) 송명근(15점) 박원빈(12점) 등 세 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OK저축은행이 지난 시즌 V리그 정규리그 1위 우리카드를 역시 3-1(25-22, 25-23, 23-25, 25-22)로 꺾었다. 한편 전날 열린 A조 경기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를 3-1(25-23, 30-28, 23-25, 34-32)로 이겼다. 이번 시즌부터 삼성화재 지휘봉을 잡은 고희진 감독은 공식전 첫 패를 당했다. 이 경기에 앞서 열린 개막전에서는 대한항공이 KB손해보험에 3-0(25-22, 25-21, 25-22), 완승을 거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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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심-감독 퇴장 ‘이중고 KIA’ 집념의 승리

    KIA로서는 이틀 연속 심판 판정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둘째 날에는 판정에 흔들리지 않고 연패를 끊는 데 성공했다. KIA는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키움에 8-7 재역전승을 거두며 5연패에서 벗어났다. 문제의 장면이 나온 건 KIA가 6-5로 앞선 8회말 2사 주자 1, 3루 상황이었다. KIA 투수 김명찬이 던진 공이 포수 뒤로 빠진 사이 키움 3루 주자 김웅빈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김명찬은 재빨리 홈 커버에 들어와 태그를 했다. 최초 판정은 아웃. 그러자 키움에서는 ‘김명찬이 공을 받기 전에 홈플레이트를 발로 가렸다’며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 세이프 판정을 이끌어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제한 시간 규정을 어겼다는 점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에 따르면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시작 3분 이내에 결론을 내려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원래 판정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심판진은 전광판 타이머가 제로(0)를 가리키고 나서 한참이 지난 뒤에야 판정을 번복했다. 이에 KIA 윌리엄스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하다가 퇴장 처분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이날은 9회초 터진 김규성의 홈런 등에 힘입어 결국 승리를 따냈기에 억울함은 반감될 수 있었다. 전날에는 3-0으로 앞선 8회말 수비 때 중견수 김호령의 ‘슈퍼 캐치’가 2루타로 뒤바뀐 뒤 4실점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키움 이정후가 때린 타구를 김호령이 점프해 잡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2루심 최수원 심판은 공이 담장에 먼저 맞았다고 판정했다. KIA로서는 이미 두 차례 챌린지 기회를 모두 써서 챌린지를 요청할 수가 없었다. 최 심판은 경기 후 “확신하고 판정했지만 다시 확인한 결과 오판이었다”며 오심을 인정했다. KBO는 이번 주 중 KIA-키움 경기 진행을 맡은 심판진에 대한 조사 및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수원 경기에서는 안방 팀 KT가 NC를 10-1로 물리쳤다. 홈런 선두 KT 로하스는 6회말 3점포로 시즌 30홈런 고지에 선착했다. 롯데와 삼성이 맞붙은 대구에서는 롯데 이대호가 3회 만루홈런, 6회 1점 홈런을 치면서 팀의 11-0 완승을 이끌었다. 최하위 한화는 잠실에서 LG를 4-3으로 물리쳤고, 두산은 문학에서 SK를 8-1로 이겼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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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워지자 힘 내는 마운드… KT “가을야구 가자”

    할인매장 ‘다○소’에 들어갔다가 빈손으로 나오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데쿠소’를 만난 상대팀은 빈손으로 돌아가기 일쑤다. 프로야구 KT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선발 삼총사 데스파이네(33)-쿠에바스(29)-소형준(19) 얘기다. KT는 20일 대전 방문경기에서 한화를 3-0로 꺾고 4연승을 질주하며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자리를 지켰다. 아직 60경기를 더 치러야 최종 성적을 알 수 있지만 최근 성적을 놓고 보면 창단 첫 가을야구가 꿈만은 아니다. KT는 7월 1일 이후 이날까지 24승 1무 11패로 승률 0.686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가장 높은 승률로 2위 LG(0.564)를 크게 앞선다. ‘데쿠소’ 트리오는 이 기간 12승 3패, 평균자책점 3.02를 합작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리그 평균 선발 평균자책점(4.46)보다 1.5점 가까이 낮다. 시즌 초반 승운이 따르지 않던 데스파이네(11승 5패)는 이 기간 최다인 7승(1패)을 거두면서 KT와 계약한 뒤 “20승을 거두겠다”던 약속이 허풍이 아님을 증명했다. 데스파이네는 또 같은 기간 롯데 스트레일리(32)와 함께 가장 많은 탈삼진(56개)을 잡아냈다. 소형준은 이 기간 규정 이닝의 80% 이상을 던진 투수 가운데 제일 낮은 평균자책점(1.52)을 기록했다. 쿠에바스는 2승 2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3.50)은 데스파이네(3.39)에게 크게 뒤지지 않는다. ‘데쿠소’뿐만이 아니다. KT는 6월까지만 해도 팀 평균자책점이 5.54로 한화(5.83)에 이어 2번째로 점수를 많이 내주는 팀이었다. 하지만 7월 1일 이후 평균자책점이 4.01(1위)까지 내려갔다. 특히 KT 불펜진은 6월까지 평균자책점이 6.10(9위)으로 ‘팀 발목을 잡는다’는 평가까지 들었지만 7월 1일 이후에는 3.99(2위)로 상전벽해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7월 이후 KT 불펜진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베테랑 이보근(34)의 합류다. 지난 시즌까지 키움에서 뛰었던 이보근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이적했다.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로 1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7월 1일 잠실 LG전 이후 2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3의 특급 피칭을 이어가며 불펜의 구심점 노릇을 해내고 있다. 그렇다고 KT 마운드에 문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제4선발 배제성(24)은 20일 한화전에서 5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5선발 김민수(28)는 이 기간에도 9이닝당 평균 6점 이상을 내주며 좀처럼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들과의 맞대결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 투수들 컨디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서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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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이긴 경기 ‘3B 0S’서 풀스윙은 안돼?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힘껏 방망이를 휘두르는 게 예의에 어긋나는 일인 때가 있을까. 메이저리그 텍사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의 생각은 그랬다. 샌디에이고 2번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사진)는 18일 텍사스와의 방문경기에서 팀이 10-3으로 크게 앞선 8회초 2사 만루 3볼 0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바깥쪽 낮은 공을 힘껏 밀어쳤다. 타구는 쭉쭉 뻗어가더니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만루 홈런이 됐다. 그러자 우드워드 감독이 발끈했다. ‘점수 차가 클 때는 풀 스윙을 하지 않는다는 야구 불문율을 어겼다’고 판단한 그는 다음 타자였던 매니 마차도 타석 때 빈볼 사인을 냈다. 공이 마차도 등 뒤로 날아가는 바람에 몸에 맞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명백한 빈볼이었다. 우드워드 감독은 경기 후에도 “타티스 주니어가 명백하게 선을 넘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빈볼을 지시한 우드워드 감독에게 1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타티스도 “내가 잘못했다. 벤치에서 ‘치지 말라’는 사인을 냈는데 내가 보지 못하고 방망이를 휘둘렀다”고 말했다. 다만 이 사과가 아주 진심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19일 텍사스와의 경기 때도 6-0으로 앞선 4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단독 3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도루를 자제하는 것 역시 메이저리그 대표 불문율로 꼽힌다. 3루 도루는 더욱 그렇다. 재미있는 건 우드워드 감독 역시 현역 시절 큰 점수 차에서 만루 홈런을 친 적이 있다는 점이다. 그는 토론토 소속이던 2004년 8월 21일 볼티모어 방문경기 때 10-4로 6점이나 앞선 9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날렸다. 볼카운트는 1볼 2스트라이크였기 때문에 우드워드 감독에게도 변명의 여지는 있다. 한편 올해 KBO리그에서도 살라디노(전 삼성), 페르난데스, 최주환(이상 두산) 등이 3볼 0스트라이크에서 홈런을 친 적이 있다. 최주환은 6월 4일 수원 경기 때 KT에 13-5로 8점 앞선 8회초에 이런 홈런을 쳤지만 불문율 위반 논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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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수, 끝내준 10회말… 6연승 LG ‘3위 사수’

    LG가 10회말 터진 ‘캡틴’ 김현수의 끝내기 홈런으로 6연승을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프로야구 LG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KIA에 6-5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9회말 공격을 시작할 때만 해도 KIA에 3-5로 뒤진 상태였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 LG는 승률 0.001 차로 두산에 3위를 내주는 상황. 그러나 9회말 2점을 뽑아 연장에 돌입한 뒤 결국 승부를 뒤집었다. 선두 NC는 이날 창원 안방경기에서 2위 키움을 5-1로 물리치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위태로웠던 1위 자리도 지켜냈다. NC는 전날까지 키움에 0.5경기 차로 쫓기는 상태였다. 이제는 1.5경기 차이가 됐다. 역시 괜히 ‘나스타’가 아니었다. NC도 ‘캡틴’ 나성범(사진)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또 한번 ‘잠시 안녕’을 고해야 하는 안방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이날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나성범은 1회 첫 타석에서 적시타로 2루 주자 이명기를 불러들였다. 이어 1-1로 맞선 3회 2사 2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나성범은 키움 선발 한현희가 던진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3-1로 승부를 뒤집는 결승 홈런이었다. 나성범은 “2위 키움과의 경기를 의식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기회가 오면 어떻게든 타점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NC는 이후 5회말 이명기의 적시 2루타와 권희동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보태면서 승기를 굳혔다. NC 선발 루친스키는 이날 키움 타선을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2번째 승리를 따내며 다승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면서 NC는 그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이날 창원구장을 찾은 팬 2352명에게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는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 NC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19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구 안방경기에서 KT에 3-6으로 패한 삼성 역시 19일부터는 관중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인천 방문경기에서 SK에 3-9로 패한 한화도 이날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SK는 18일부터 자체적으로 무관중 경기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KIA(광주)를 제외한 모든 구단이 다시 무관중 상태로 돌아가게 됐다. 역시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른 사직에서는 4위 두산이 안방팀 롯데를 9-2로 물리쳤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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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만에 깨진 직관의 꿈[현장에서/황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5월 5일 뒤늦게 개막한 프로야구는 무관중으로 치르다 지난달 26일 처음 관중을 받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최대 수용 인원 10%까지는 관중을 받을 수 있다고 결정한 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온라인에서 예매를 시작하자 서울 잠실구장은 25분, 고척스카이돔은 40분 만에 모든 표가 동이 났다. 관중 입장 허용 후 아무 문제도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구도’(球都·야구 도시) 부산 팀 롯데는 안방구장인 사직구장에 처음 관중을 받는 과정에서 내야석 위주로만 티켓을 발매하는 바람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래도 프로야구장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으로 꼽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증상 기간 잠실구장에 다녀갔지만 확진자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의 사람들도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한 덕분에 밀접 접촉자 없이 사태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야구장을 찾은 팬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문을 연 야구장인데 나 하나 잘못 때문에 다시 문을 닫게 할 수 없다’는 의지가 느껴지기도 했다. ‘직관’의 즐거움을 오래도록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퍼졌다. 하지만 야구장 바깥세상은 달랐다. ‘K방역’은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꼽을 만하지만 아직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일 뿐이었다. 그런데도 이미 코로나19에 승리를 거둔 듯이 행동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 결과 17일까지 나흘 연속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면서 우리는 2차 유행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니, 이미 2차 유행은 현실이 됐는지 모른다. 결국 야구장에도 불똥이 튀었다. 정부가 거리 두기 2단계로 격상한 서울 경기지역 야구장(잠실, 고척)은 16일부터 관중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부산에도 17일부터 같은 조치가 내려지면서 사직구장의 관람석 문도 닫혔다. 인천이 연고인 SK도 서울 경기와 가까운 지역이라는 이유로 무관중 방침을 발표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현실 속에서 그나마 어렵게 맞이한 야구 관람의 즐거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물론 야구장만 안전하고 다른 곳은 불안하다는 뜻이 아니다. 누군가의 부주의하고 무책임한 행동 탓에 전혀 엉뚱한 사람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뜻이다. 아직은 우리 모두가 똑같은 마음으로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때다. 야구팬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을 수 없게 된 건 그저 억울한 피해의 한 사례일 뿐이다. 미국 연방대법관을 지낸 올리버 웬델 홈즈는 “당신이 주먹을 휘두를 자유는 상대방 코끝에서 끝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우리에게 부여된 자유 역시 사회적 거리 두기 영역 바깥에서 멈춰야 하는지 모른다. 남에게 소중한 것을 지켜줘야 본인에게 소중한 것도 지킬 수 있다. 그래야 소중한 일상을 하루라도 빨리 되찾을 수 있다.황규인 스포츠부 기자 kini@donga.com}

    •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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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사흘간 462명 폭발적 증가… 광주-충주로 ‘n차 감염’ 번져

    14∼16일 사흘간 국내에서 확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48명. 대구경북의 신천지예수교(신천지)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확진자가 나오던 3월 초 ‘1차 대유행’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중 수도권 환자는 462명이다. 수도권 집단 감염은 이미 타 지역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방역당국이 예상한 가을이 오기도 전에 ‘2차 대유행’이 사실상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지방, 동시다발 확산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3일(0시 기준) 56명이었지만 불과 사흘 만에 5배 규모인 279명으로 늘었다. 앞서 대구경북에서 1차 대유행이 벌어졌을 때도 신천지 환자가 나온 뒤 확진자가 늘긴 했지만 2월 18일 2명, 19일 34명, 20일 16명, 21일 74명으로 초반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른 것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이동량이 많은 수도권의 특성 때문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구경북 유행 때는 신천지만 관리하면 됐던 반면 수도권에는 교회를 비롯해 카페와 식당, 사무실 등 다양한 곳에서 동시에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며 “수도권 인구 밀집도 등을 감안할 때 대구경북 때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확산 속도뿐 아니라 번지는 범위도 훨씬 넓다. 주말 새 다른 지역에 ‘n차 감염’을 일으켰다. 광주 남구에서는 4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을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 충주시에서는 서울 대형교회에 다니는 30대 아들과 여행을 다녀온 50대 부부가 16일 확진됐다. 지방에서 확산되는 감염도 심상치 않다. 16일에만 부산 6명, 광주 8명, 충남 5명 등 수도권 외 지역에서 3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7월 26일∼8월 8일 2주간 전체 신규 확진자 평균이 33.5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비수도권 환자의 증가세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결국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R0) 값도 15일 기준 1.31로 올랐다. R0란 감염병 환자 1명이 전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를 뜻한다. 대구경북 유행 이후 한동안 국내 코로나19 R0 값은 1 미만이었다. 3∼16일 2주간 신규 환자 중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의 비율도 이달 초 6%대에서 12.3%로 훌쩍 뛰었다. ○ 7말8초 휴가, 느슨해진 경계심 확진자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7말8초’ 휴가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계심 약화가 꼽힌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내주고 휴가와 외식을 장려하는 등 경각심을 풀라고 사인을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경기 지역의 경우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2단계로 상향됐다. 당장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다시 ‘무관중’ 경기로 돌아갔다. 박물관 등 공공시설 이용객은 최대 수용 인원의 30% 이하로 제한된다.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모임과 행사는 열 수 있지만 강화된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헌팅포차 등 12종 고위험시설의 운영은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방역 강화를 조건으로 일종의 유예기간을 준 것이어서 거리 두기 상향의 실효성 논란도 제기된다. 확진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6일 기준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은 서울 35.3%, 인천 33.0%, 경기 67.7%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지정 생활치료센터 2곳 입소 인원은 15일 기준 31명(정원 440명)이다. 중증환자 치료 병상도 97개(총 339개)가 비어 있다. 하지만 최근 2, 3일 확진자 증가세를 감안할 때 서둘러 병상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지 image@donga.com·송혜미·황규인 기자}

    •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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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C 주말 3연패… 벼랑에 선 선두

    홀로 고공비행 중이던 NC가 최대 난기류를 맞았다. NC는 16일 프로야구 창원 경기에서 LG에 5-6으로 역전패하면서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5월 13일 이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NC가 특정 팀 상대 3연전에서 모두 패한 건 올 시즌 처음이다. NC는 이날 3회말이 끝날 때까지만 해도 4-0으로 앞서 있었지만 4회초에 이형종, 5회초에는 유강남에게 각각 3점 홈런을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반면 2위 키움은 이날 사직 방문경기에서 롯데를 6-3으로 꺾었다. 키움 9번 타자 박준태는 4회초 공격 때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안긴 뒤 1-3으로 끌려가던 4회초에 이번 시즌 마수걸이 홈런(2점)을 터뜨리며 팀에 동점을 선물했다. 키움은 6회초 무사 1루에서 나온 허정협의 적시 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고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렇게 승패가 엇갈리면서 두 팀 간 승차는 0.5경기로 줄었다.NC와 키움은 18, 19일 창원에서 두 차례 맞붙는다. 단, 키움(87경기) 이 NC(80경기)보다 7경기를 더 치른 상황이라 NC가 두 경기를 모두 패하지만 않으면 20일 이후에도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한편 이날 잠실에서는 두산이 KT에 1-4로 패하면서 5연승을 달린 LG에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났다. KT 신인 선발 투수 소형준은 이날 5이닝 동안 두산 타선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7승째(5패)를 기록했다. 광주에서는 오선우가 3회말 공격 때 데뷔 첫 만루홈런을 터뜨린 KIA가 SK를 8-5로 꺾었다. 주중 3연전을 싹쓸이한 5위 KIA는 두산을 1.5경기 차로 추격하게 됐다. 대전에서는 최하위 한화가 삼성에 3-2 진땀승을 거두고 최근 4연패에서 탈출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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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일담]류중일-윌리엄스 감독 사진 어떻게 찾았나

    이 사진 보신 분이 적지 않으실 겁니다.개인적으로는 우연히 찾은 사진 한 장이 류중일 LG 감독과 윌리엄스 KIA 감독에게 좋은 선물이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저는 원래 옛날 신문을 다시 꺼내 읽는 좀 특이한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그래서 프로야구 LG와 두산이 이번 시즌 첫 잠실 맞대결을 앞두고 있던 11일 오후에도 옛날 신문을 뒤지고 있었습니다.5일 광주 경기를 앞두고 두 감독이 선물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류 감독이 ‘혹시 잠실구장 와봤나? 내가 그 구장 1호 홈런 주인공’이라고 자랑했던 게 떠올랐기 때문입니다.물론 류 감독은 LG와 안방을 나눠 쓰는 두산과 잠실에서 경기를 해본 적이 있는지를 물었을 개연성이 높습니다.그런데 저는 온라인을 통해 저 장면을 지켜보면서 ‘윌리엄스 감독 선수로도 잠실구장 와 봤는데…’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윌리엄스 감독이 네바다대에 재학 중이던 1985년 한미 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 미국 대표로 참가한 적이 있다는 건 계약 당시부터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당시 연세대에 대학 중이던 조계현 KIA 단장도 이 대회에 참가했기 때문에 윌리엄스 감독 계약 당시부터 화제가 됐습니다.이 대회는 동대문구장과 잠실구장을 오가면서 경기를 치렀습니다.그런 이유로 옛날 신문을 뒤지면 윌리엄스 감독이 잠실구장을 다녀간 흔적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애석하게도 동아일보 데이터베이스(DB)에서 ‘윌리엄스’ ‘한미 대학 야구’ 같은 키워드로 검색을 해도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그러다 당시에는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는 ‘테드 윌리엄즈’라고 썼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그래서 검색어를 ‘윌리엄즈’로 바꿨더니 사진이 하나 나왔습니다.바로 그 사진이었습니다.애석하게도 이 대회 사진은 맞았지만 촬영 장소가 잠실구장이 아니라 동대문구장이었습니다.그런데 도루에 실패해 ‘아우트’ 된 윌리엄스 감독 뒤에 류 감독이 보이는 게 아닙니까.저는 다음날(12일) 프로야구 당번이라 ‘내일 쓸 게 생겼다’며 좋아했습니다.그리고 신기한 마음에 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을 띄웠는데, 평소에는 별 인기가 없던 옛날 신문 사진이, 갑자기 여기저기 퍼지기 시작했습니다.결국 사진 주인공 두 사람이 이 사진을 보는 모습이 다른 언론사 기사로 나오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대부분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사진만 보셨을 테니, 저 같은 ‘옛날 신문 마니아’에게,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더 알려드리겠습니다.이 사진에 나온 한미 대학야구선수권 4차전에서는 한양대 김종석이 완투승을 거뒀습니다.이 김종석이 바로 잠실구장 개장 기념 우수 고교 초청 대회 결승전 때 류 감독에게 홈런을 맞았던 부산고 투수입니다.그리고 넥센, SK, KT를 거쳐 이번 시즌부터 LG에 몸담게 된 왼손 투수 김대유가 바로 김종석의 아들입니다.역시 사람은 언제 어느 때 어떤 인연으로 다시 만날 지 모르는 법인가 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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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승 선착 2위 키움, 1위 확률 시뮬레이션 해보니…[베이스볼 비키니]

    길고 긴 장마가 재미있는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프로야구 2위 키움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안방 경기에서 한화에 6-3 역전승을 거뒀습니다.키움은 이날 승리로 50승 34패(승률 0.595)를 기록하면서 10개 구단 중 제일 먼저 50승 고지를 점령했습니다. 1989년 계단식 포스트시즌 제도를 채택한 뒤로 2위 팀이 50승 고지를 제일 먼저 점령한 건 올해 키움이 처음입니다. (양대리그를 래택한 1999, 2000년 제외.)현재 선두 NC는 키움보다 7경기 적은 77경기를 소화한 상태로 48승 2무 27패(승률 0.640)를 기록 중입니다.기상청에 따르면 6월 24일 이후 이날까지 51일째 장마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우천 순연 경기 숫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개막일(5월 5일)부터 6월 23일까지 49일 동안 우천 순연 경기는 7경기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장마 기간에는 29경기로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현재까지 가장 우천 순연 경기가 많은 팀이 롯데(11경기)이고 NC(10경기)가 그다음입니다. 거꾸로 돔 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키움은 원래 일정에서 3경기만 밀린 상태입니다.이런 이유로 키움이 50승 고지 정복이 제일 빨랐다고 해도 올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브래들리 테리 모델’을 활용해 남은 시즌을 10만 번 시뮬레이션 해보면 키움이 1위를 차지할 확률은 14%밖에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3위로 시즌을 마칠 확률(19.3%)이 1위 확률보다 높습니다.물론 키움이 제일 확률이 높은 확률을 기록한 건 현재 순위인 2위(50.4%)였습니다.1위 확률이 제일 높은 팀은 역시 현재 선두인 NC(81.8%)였습니다.이 결과에 따르면 5~7위는 앞으로도 현재처럼 마지막 ‘가을 야구’ 티켓을 놓고 혼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현재 8위 삼성은 중위권 경쟁에서 멀어지는 모양새고, 하위권 두 팀 역시 현재 순위를 벗어나기가 힘든 분위기입니다.그래도 숫자는 숫자일 뿐. 실제로 순위를 만드는 건 이 모델이 아니라 공과 사람입니다.참고로 이전 29년 동안에는 50승 고지를 선점한 팀이 21번(72.4%)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58.6%(29번 중 17번)였습니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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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위 NC도 못막은 ‘진격의 거인’

    사흘 연속 내린 비도 ‘진격의 거인’을 막지 못했다. 롯데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안방경기에서 선두 NC를 8-4로 물리치고 6연승(1무 포함)을 기록했다. 롯데는 8일 잠실에서 두산과 경기를 치른 뒤 9∼11일 사흘 연속으로 우천순연을 경험했다. 이날도 그라운드 사정 때문에 예정 시간보다 30분 늦은 7시가 다 돼서야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1회초에 2점을 먼저 내줄 때만 해도 롯데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은 듯 보였다. 게다가 NC에서 전날까지 다승 1위(11승 1패)에 평균자책점 4위(2.31)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루친스키를 선발로 내세웠기 때문에 2점 차라도 뒤집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롯데는 3회말 2사 1, 3루에서 손아섭의 2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5회말 2사 2, 3루에서 전준우가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6회말 김준태가 무사 만루에서 홈런을 치면서 루친스키를 강판시켰다. 이 홈런은 김준태의 데뷔 첫 만루홈런이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수원 안방경기에서 SK에 2-11로 패한 KT를 7위로 끌어내리고 6위로 올라섰다. 5위 KIA도 잠실에서 안방팀 LG에 0-8 완패를 당하면서 이제 5, 6위 사이는 0.5경기 차가 됐다. 13일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또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LG 선발 임찬규는 5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으면서 역대 33번째 무피안타 선발승을 기록했다. 대구에서는 안방팀 삼성이 두산에 8-15로 무릎을 꿇었다. 삼성 선발 최채흥은 이날 프로야구 역대 한 투수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인 17안타를 얻어맞으면서 2018년 데뷔 이후 최다인 11점을 내줬다. 이틀 연속 연장전을 벌인 고척에서는 이정후가 10회말 끝내기 홈런(1점)을 치면서 키움이 3-2 승리를 거두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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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수포 덮기 바쁜 야구장, 25일부터 더블헤더

    만약 11일까지 우천 순연 경기가 단 한 경기도 나오지 않았다면 이번 시즌 프로야구는 팀당 85경기씩 총 425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총 389경기를 치르는 데 그쳤다. 36경기가 열리지 못한 것은 중부지방 등에 역대 최장 기간(49일) 장마가 찾아오면서 우천 순연 경기가 쏟아진 탓이다. 개막일(5월 5일)부터 49일이 지난 6월 23일까지 우천 순연된 경기는 7경기에 불과했지만 이후 49일 동안에는 29경기가 순연됐다. 기상청에서는 중부지방 장마가 16일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우천 순연 경기가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올해 제6차 실행위원회(단장 회의)를 열고 당초 9월부터 시행 예정이던 더블헤더를 일주일 앞당겨 25일부터 편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개막이 늦춰지면서 KBO는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 편성을 통해 최대한 일정을 빨리 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혹서기인 7, 8월에는 더블헤더를 열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예비일(10월 20일∼11월 2일)에 30경기 이상을 편성하기는 힘든 상황을 고려해 8월에도 더블헤더를 진행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현장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컸다. 가장 많은 11경기가 우천 순연된 롯데가 대표적이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10일 두산과의 서울 잠실경기가 우천 순연된 뒤 “장마가 끝나면 혹서기가 찾아오게 된다. 무더위 속에 더블헤더를 치르면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그러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차라리 11월에 경기를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롯데는 남부지방에 자리한 부산을 연고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부지방 장마를 비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 머물 때는 주로 안방경기 일정이 잡혀 있었던 반면 장마전선이 북상한 뒤로는 수도권 방문경기 일정이 많아 우천 순연 직격탄을 맞았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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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율 0.242 박준태가 살아남는 법 ‘눈야구’

    타율이 0.242라면 좋은 타자라는 이야기를 듣기 힘들다. 그러나 출루율이 0.397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이정후의 지난해까지 출루율이 0.397이었다. 그런 점에서 올 시즌 타율 0.369(2위)인 이정후와 같은 팀에서 뛰는 키움 박준태(29·사진)는 특이한 타자라고 할 수 있다. 타율과 출루율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9일 현재 리그 평균 타율(0.274)과 출루율(0.347)의 차는 0.073이다. 박준태의 경우는 0.073의 2배가 넘는 0.155다.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 박준태보다 타율과 출루율 차이가 컸던 건 2001년 롯데 호세(0.168), 1999년 해태 샌더스(0.161), 1992년 쌍방울 김기태(0.159) 등 셋뿐이다. 이 세 명은 모두 ‘한 방’을 갖춘 타자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대팀에서 ‘장타를 얻어맞느니 볼넷을 내주겠다’는 생각으로 승부를 피하다 보니 볼넷이 늘어나고 그 결과 타율과 출루율 사이가 벌어진 측면이 있다. 박준태는 그것도 아니다. 이번 시즌 볼넷 39개(공동 9위)를 고른 박준태는 아직 홈런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장타율은 0.290으로 바닥 수준이다. 이전까지 출루율 0.397 이상을 기록한 타자 가운데 제일 장타율이 낮았던 건 1989년 롯데의 장효조(0.354)였다. 역대 통산 타율 1위인 장효조는 전성기 시절 ‘장효조가 치지 않은 공은 볼’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그만큼 선구안이 빼어났다는 뜻이다. 박준태도 그렇다. 이번 시즌 상대 투수가 박준태에게 던진 공 962개 가운데 42.5%(409개)가 볼이었다. 박준태보다 볼 비율이 높은 타자는 NC 박석민(42.9%)과 키움 서건창(42.7%)뿐이다. LG 홍창기(27)도 박준태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타율은 0.252이지만 출루율은 0.395나 된다. 타율과 출루율이 0.143 차이가 난다. 단, 홍창기는 장타율 0.405를 기록 중이기 때문에 박준태와는 또 경우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 바람이 불면서 타율보다 출루율에 무게가 실린 지 오래다. 박준태와 홍창기는 타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눈 야구’를 야구팬들에게 확실히 선보이고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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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박용택 ‘은퇴 투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프로야구 LG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방문경기에서 8, 9일 이틀 연속 키움에 패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가장 주목을 받은 LG 선수는 1군에 있는 누군가가 아니라 퓨처스리그(2군)에 머물고 있는 박용택(40)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가 예정된 박용택은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6월 23일을 마지막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태다. 논란이 시작된 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LG가 나머지 9개 구단에 박용택의 ‘은퇴 투어’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였다. 은퇴 투어는 은퇴를 앞둔 선수가 다른 팀 안방 구장을 마지막으로 방문할 때 기념식을 진행하면서 선물을 주고받는 행사를 뜻한다. KBO리그에서는 ‘라이언 킹’ 이승엽(44·전 삼성)이 2017년 처음으로 은퇴 투어를 진행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 LG 팬과 나머지 9개 구단 팬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LG 팬들은 “박용택은 역대 최다 안타(2478개) 기록 보유자인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다. 은퇴 투어를 진행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다른 구단 팬들은 “박용택은 이승엽처럼 ‘국민 타자’라고 보기 어렵다. LG 자체적으로 성대한 은퇴식을 열어주는 걸로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다. 팬들 의견이 갈리면서 LG구단도 난처한 처지가 됐다. LG구단 관계자는 “선수협에서 먼저 은퇴 투어 이야기가 나왔다. 선수협에서 하겠다면 우리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면서 “다만 우리 팀 혼자 진행할 수 있는 이벤트는 아니다. 상대 팀에서 협조를 해주겠다면 감사하겠지만 우리가 다른 구단에 의견을 타진하거나 협의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논란에 대해 처음 의견을 밝힌 다른 팀 관계자는 키움 손혁 감독이었다. 손 감독은 키움이 LG를 2-1로 물리친 9일 경기를 앞두고 “양준혁(51) 이종범(50) 선배도 훌륭한 기록을 남겼지만 그때는 은퇴 투어 같은 문화가 없던 시대였다”면서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헌신한 선수가 은퇴하면 마무리를 잘 예우해 주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는 아직 그런 문화가 부족한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존중의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날 대전 경기에서는 KT가 로하스(30)의 시즌 28호 홈런(1위)을 앞세워 안방 팀 한화를 6-3으로 물리쳤다. 광주에서는 KIA 선발 임기영(27)을 3회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 데 성공한 방문 팀 NC가 8-1 승리를 거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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