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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후 최다인 7연패에서 탈출한 여자 프로배구 최하위 IBK기업은행이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바로 주전 세터 조송화(28·사진)의 이탈이다. 18일 배구계에 따르면 조송화는 12일 대전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경기 후 팀을 무단이탈했다. 구단의 설득으로 16일 광주 페퍼저축은행전에 합류했지만 출전하진 않았고 이후 다시 팀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 7연패로 창단 이후 최다 연패 늪에 빠졌던 IBK기업은행은 이날 3-1로 승리했다. 개막 후 팀이 부진을 거듭하면서 주전 세터로서 경기 운영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탈이 반복되면서 구단으로서도 그의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송화는 현역 은퇴를 고심 중이다. 앞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PO) 당시에도 컨디션 난조로 조송화가 2, 3차전에 결장하면서 팀과의 호흡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한편 김사니 코치도 페퍼저축은행전이 끝난 뒤 구단에 쉬겠다는 의사를 표하며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2012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조송화는 2018∼2019시즌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IBK기업은행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조송화는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2억7000만 원(옵션 포함)의 연봉을 받고 있다. 당분간 부주장인 리베로 신연경(27)이 주장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은 20일 1위 현대건설과 맞붙는다. 한편 남자부 최하위 우리카드는 1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선두 한국전력에 3-1(19-25, 26-24, 25-22, 25-18)로 역전 승리했다.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알렉스가 양 팀 최다인 33득점을 했다. 한국전력은 훈련 도중 발목 부상으로 결장한 센터 신영석의 빈자리가 아쉬웠다.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흥국생명에 3-0(25-17, 25-19, 25-21) 완승하며 4연승을 달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개막 전 두산의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점치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KS에 진출하며 ‘왕조’를 일궜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주력 선수들이 대거 자유계약선수(FA)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전력이 크게 약해졌기 때문이다. 두산은 9월 한때 8위까지 추락했다. 영원할 것 같던 ‘두산 왕조’도 그대로 저무는 듯했다. 그러나 곰들의 ‘가을 DNA’는 남달랐다. 9, 10월 0.617의 승률을 기록한 두산은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며 가을야구에 합류했다. 더욱 기적 같은 일은 포스트시즌(PS)에서 벌어졌다.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LG와의 준플레이오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모두 이긴 것이다. 더구나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 로켓과 미란다가 빠진 상황에서 만들어낸 쾌거였다. 두산은 그렇게 KBO리그 사상 첫 7년 연속 KS 대업을 이뤄냈다. PS만 되면 강해지는 외야수 정수빈, 투수 이영하 등의 활약이 특히 빛났다. 삼성과의 PO 1차전 승리로 사상 첫 PS 100승(현 101승) 팀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중심에는 ‘곰탈여(곰의 탈을 쓴 여우)’ 김태형 두산 감독(사진)이 있었다. 앞선 시리즈들에서 가을야구 초보 감독들을 연파하며 승부사 기질을 보여준 김 감독은 PS 통산 60경기(36승 24패) 고지를 넘었다. 김응용(92경기), 김경문(79경기), 김성근(74경기), 김인식(65경기) 감독 등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중 김태형 감독보다 PS 승률이 높은 건 10차례 KS 우승컵을 차지한 김응용 감독(55승 32패 5무·승률 0.632)뿐이다. 김 감독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여기까지 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내년은 다시 처음부터, 무(無)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KS 무대에서 정규시즌 1위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나선 KT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올가을을 뜨겁게 달군 팀은 역시 ‘미러클 두산’이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류현진(34)의 팀 동료인 로비 레이(30)가 2021시즌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아메리칸리그(AL) 수상자로 선정됐다. 18일(한국시간) MLB네트워크가 공개한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에 따르면 왼손투수 레이가 AL 수상자로, 밀워키의 오른손 투수 코빈 번스(27)가 내셔널리그(NL) 수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첫 사이영상 수상이다. 레이는 압도적인 표차로 사이영상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역대 토론토 투수로는 다섯 번째다. 전체 30명의 투표 중 1위표 29개, 2위표 1개를 받아 총 207점으로 뉴욕 양키스의 게릿 콜(123점) 등을 크게 제쳤다. 1위표에는 7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이 각각 매겨진다. 올 시즌 토론토와 1년 단기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던 레이는 올해 32경기에서 193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3승 7패 평균자책점(ERA) 2.84, 248탈삼진 등을 기록했다. 최다 이닝, ERA, 탈삼진 등에서 AL 1위에 오르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시즌 후 다시 FA 자격을 얻은 레이는 이번 스토브리그 투수 최대어로 꼽힌다. 토론토는 일단 레이를 잔류시킨다는 입장이지만 타 팀 이적 가능성도 있다. 레이는 “여전히 토론토와 매일 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FA 시장도 살펴보고 있다. 즐거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탈 가능성에 대비해 토론토는 17일 오른손 투수 호세 베리오스(27)와 7년 1억3100만 달러(약 1545억 원)에 연장계약을 했다. 한편 NL에서는 치열한 표 싸움 끝에 수상자가 가려졌다. 번스는 1위표 12개, 2위표 14개, 3위표 3개, 4위표 1개 등 총 151점으로 필라델피아의 잭 휠러(141점)를 불과 10점 차로 따돌리고 사이영상을 받았다. 휠러도 번스와 같은 1위표 12개를 획득했다. 역대 NL 사이영상 투표 사상 가장 적은 점수 차다. 번스는 올해 11승 5패에 평균자책점 2.43(1위)를 기록했다. 시즌 개막 후 볼넷 없이 58타자 탈삼진으로 이 부문 신기록도 세웠다. 8월에는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10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이 부문 타이기록을 썼다. 밀워키는 1998년 AL에서 NL로 옮긴 뒤 처음으로 사이영상 투수를 배출했다.밀워키는 1998년 AL에서 NL로 옮긴 뒤 처음으로 사이영상 투수를 배출했다. 빅리그 4년 차인 번스는 올해 60만8000달러(약 7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막아설 자 누구랴.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이 개막 후 9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현대건설은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3-0(25-16, 25-12, 25-19)으로 완승을 거뒀다. 세 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다. 이날 승리로 현대건설은 구단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자 여자부 개막 후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상 10연승)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2009∼2010시즌 GS칼텍스가 기록한 여자부 최다 연승(14연승) 기록에도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승점 26이 된 현대건설은 2위 KGC인삼공사(승점 18)와의 차이를 8로 벌렸다. 현대건설은 이날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2세트 한때 19-6까지 앞서기도 했다.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32·사진)이 블로킹, 서브 2개씩 포함 양 팀 최다 20득점을 했다. 공격성공률은 76.19%를 기록했다.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외국인 선수 야스민(25)도 17득점(성공률 46.87%)을 했다. 올해 처음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야스민은 팀의 취약점으로 꼽혀온 큰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경기 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제대로 나왔다. 매일 이렇게만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반면 도로공사는 외국인 선수 켈시(9점)를 포함해 아무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남자부 현대캐피탈도 KB손해보험에 3-0(25-22, 25-22, 26-24) 완승을 거두며 4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KB손해보험 상대 7연패에서 탈출했다.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히메네즈가 팀 최다 20득점을 했다. ‘현대 남매’가 나란히 웃은 하루였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 한국전력은 올 시즌 가장 높은 블로킹 벽을 자랑하고 있다. 16일 현재 세트 당 3.167개로 역시 ‘높이의 팀’으로 평가 받는 현대캐피탈(세트 당 2.375개) 등을 크게 따돌리고 블로킹 부문 선두에 올라 있다. 개인 블로킹 부문 1위 신영석(0.708개), 2위 다우디(0.667개), 3위 박찬웅(0.583개)이 모두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 중에서도 2년차 센터 박찬웅(24)이 코트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데뷔 시즌(2020~2021) 8경기 출전에 블로킹 6개 포함 10득점에 그쳤던 박찬웅은 올 시즌 선배들을 제치고 주전 센터 자리를 거머쥐었다. 시즌 첫 경기(삼성화재전)에서만 지난시즌보다 많은 8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밖에 속공 14위(성공률 42.86%) 등에도 올라 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비 시즌에 워낙 훈련을 열심히 한데다 근성도 강한 선수라서 일찌감치 주전으로 낙점했다. 센터로서 키(196㎝)가 큰 편은 아니지만 발이 빠르고 기본기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장 감독에게 가장 자주 듣는 조언은 “침착하라”는 말이다. 의욕이 넘치다보니 가끔 플레이가 급해지는 성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V리그를 대표하는 센터이자 롤 모델인 신영석(35)과의 동행은 박찬웅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박찬웅은 “영석이 형 플레이를 보면 예술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배울 점이 진짜 많다”며 열의를 태우고 있다. 자신의 매력 포인트인 인중 위의 점처럼 코트에서 눈에 띄는 차세대 센터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길었던 개막 후 7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기업은행은 1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1, 25-27, 19-25, 25-14, 15-9)로 역전 승리했다.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 사슬을 끊었다. 딱 일주일 전인 9일 페퍼저축은행과의 1라운드 대결에서 1-3으로 패하며 상대에게 창단 첫 승리를 내줬던 기업은행은 이날 총력전으로 설욕을 예고했다. 무릎 부상으로 직전 경기에 결장한 김희진(30·사진)도 1세트 중반 외국인 선수 라셈(24)과 교체 투입했다. 1∼3세트 외국인 선수를 대신해 라이트로 공격을 책임졌던 김희진은 4, 5세트에는 다시 자신의 주요 포지션인 센터로 돌아가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해냈다. 김희진은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17득점(공격성공률 45.45%)을 기록했다. 도쿄 올림픽 전부터 무릎 통증에 시달려왔던 김희진은 현재 시즌 뒤 수술을 고민 중이다. 맏언니 센터 김수지(34)도 이날 블로킹 6개, 서브 3개를 성공하며 총 15득점을 했다. 김주향(15득점), 표승주(13득점), 라셈(11득점) 등도 두 자릿수 득점을 했다. 김희진은 “난생처음 7연패를 해서 멘털이 흔들렸다. 더 이상 내려갈 곳은 없다”고 말했다. 안방 첫 승을 노렸던 페퍼저축은행은 엘리자벳이 양 팀 최다인 41득점(성공률 50%)으로 분투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남자부 OK금융그룹은 삼성화재에 3-2(22-25, 25-22, 25-20, 24-26, 15-12)로 이겼다. 2012∼2015년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OK금융그룹 외국인 선수 레오는 6년 만의 대전 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36득점(성공률 60%)으로 친정팀을 울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KT의 견고한 방패는 마운드만이 아니었다.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국시리즈(KS) 2차전에서 KT가 두산에 6-1로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수비의 힘’이었다. 1, 2차전을 쓸어 담은 KT는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통합우승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역대 KS에서 1, 2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약 88%(17차례 중 15회·양대 리그로 치러진 1999∼2000시즌 제외)다. 1회초 베테랑 2루수 박경수(37)의 슈퍼캐치가 승부의 흐름을 바꾸었다. 이날 KT 선발 소형준(20)은 두산 1, 2번 타자 허경민, 강승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강철 KT 감독이 이례적으로 1회초에 마운드를 방문할 정도로 위기였다. 그러나 3번 타자 페르난데스가 힘껏 당겨 친 안타성 땅볼을 박경수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더블플레이로 연결하면서 순식간에 흐름이 뒤바뀌었다. 1루 방향으로 몸을 날린 뒤 역동작 상황에서도 무릎을 꿇고 2루에 송구를 해 4-6-3으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완성했다. 2003년 프로 입단 후 처음 KS 무대를 밟은 박경수는 더블플레이가 연결된 걸 확인한 뒤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하더니 소형준에게 “편하게 던져”라고 격려했다. 선배의 호수비를 등에 업은 소형준은 김재환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박건우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면서 실점을 막았다. KT는 1회말 2번 타자 황재균이 두산 선발 최원준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1점 홈런(비거리 115m)을 치면서 소중한 선취점을 냈다. 이 점수는 결과적으로 결승타점이 됐다. KT의 호수비 퍼레이드는 계속됐다. 2회초 1사 1루에서는 1루수 강백호(22)가 김인태의 땅볼을 잡아 과감하게 2루로 던지며 더블플레이를 만들었다. 땅볼이 나오자마자 1루로 달려가 송구를 받아낸 소형준의 커버 플레이도 일품이었다. 3회초 1사 1루에서도 3루수 황재균이 강승호의 강습 타구를 잡아 다시 한 번 더블플레이로 연결했다. 7회초에는 1사 1루에서 강백호가 김인태의 땅볼을 잡아 1루를 찍은 뒤 2루로 던져 주자를 잡는 리버스 더블플레이를 성공시켰다. 이날 1, 2, 3회에 이어 7회까지 4개의 병살타를 친 두산은 KS 최다 연속 이닝 병살타 타이이자 한 경기 팀 최다 병살타 타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썼다. KT의 과감한 작전도 빛났다. 5회말 조용호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2-0으로 한 점 더 달아난 KT는 무사 1, 2루 기회에서 첫 타석 홈런을 친 황재균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1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최원준은 이후 볼넷과 몸에 맞는 공 등을 내줬고, 바뀐 투수 홍건희가 KT 포수 장성우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KT는 5회말에만 5점을 냈다. 이날 데일리 MVP로 선정된 박경수는 “모든 고참을 대표해서 받는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형준은 6이닝 3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개인 통산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수확했다. 3번 타자 강백호는 전날 1차전 3타수 3안타 1볼넷에 이어 이날도 2타수 2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시리즈 타율 10할에 100% 출루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관중 수는 1만2904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2015년 대구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KS 1차전부터 시작된 KS 연속 경기 매진 행진이 ‘31’에서 멈췄다. 3차전은 17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데 KT는 데스파이네, 두산은 미란다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선수들 사이에 좋은 긴장감 생겨 ▽이강철 KT 감독=오늘은 수비로 이겼다. 정규시즌이었다면 놓칠 수 있는 타구를 잘 잡아냈다. 박경수와 강백호가 집중력 있는 수비를 보여주면서 이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그 뒤에 황재균이 분위기를 가져오는 홈런을 친 게 주효했다. 어제와 오늘 투수도 좋았지만, 볼 배합을 잘하는 장성우의 리드가 미친 영향도 컸다. 선수들 사이에 좋은 긴장감이 생긴 것 같다. 정수빈 또 빠지게 되면 타순 고민 ▽김태형 두산 감독=2패를 하면서 불리한 상황이 됐다. 경기 초반 기회가 왔을 때 (병살로) 잡힌 게 아쉬웠다. 페르난데스가 꾸준히 잘 치고 있지만 정수빈이 (부상으로) 빠졌다. 안 맞는 선수들은 계속 안 맞으면서 어제도, 오늘도 초반 (득점) 기회가 점수로 연결이 안 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타자들이 쫓기는 감이 있다. 정수빈이 3차전에도 빠지게 되면 타순을 고민해봐야 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두산 김태형 감독은 14일 KT와의 KS 1차전을 두고 선발 라인업에 하나의 변화를 줬다. 포스트시즌(PS) 내내 7∼9번 하위 타순에 배치돼 있던 포수 박세혁(31)을 6번 타자로 올렸다. 올 PS 들어 타율 0.500으로 맹활약한 박세혁에게 더 많은 타격 기회를 주려 했다. 김 감독의 기대와 달리 이날 박세혁의 방망이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첫 타석인 2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유격수 앞 땅볼로 병살타를 기록한 뒤 3회초 1사 2, 3루 기회에서는 5번 타자 양석환에 이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 두산은 선취점을 뽑는 데 실패했다. 6회초 2사 2루에서도 뜬공으로 물러났다. 가장 아쉬운 건 마지막 타석이었다. 9회초 1사 후 박세혁이 친 내야 뜬공을 KT 3루수 황재균이 조명에 가려 놓쳤다. 하지만 박세혁은 뜬공 아웃이 됐으리란 생각에 1루로 뛰지 않고 더그아웃으로 물러나 결국 유격수 땅볼 처리가 됐다. 후속 타자 허경민, 강승호의 연속 안타가 나오면서 점수를 뽑았기에 두산으로선 더욱 아쉬운 대목이었다. 결과론이지만 박세혁이 전력질주를 해 살아 나갔다면 대량 득점이 나올 수도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세혁이는 당연히 잡힐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야구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런 장면은) 다시 나오지 말아야 한다”며 애써 쓰린 속을 달랬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베네수엘라 폭격기’ 쿠에바스(31·사진)가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에 창단 후 첫 번째 한국시리즈 승리를 선물했다. 정규시즌 1위 KT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채운 만원 관중(1만6200명) 앞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4위 두산을 4-2로 물리쳤다. KT는 1-1로 맞선 7회말 선두 타자 배정대(26)의 1점 홈런을 시작으로 3점을 뽑으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KT는 이날 승리로 2015년 3월 27일 첫 1군 경기를 치른 뒤 2424일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를 남겼다. ‘계단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진행한 뒤 치른 한국시리즈 30번 가운데 22번(73.3%)은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날 KT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선발 투수 쿠에바스였다. 지난달 31일 대구에서 열린 1위 결정전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던 쿠에바스는 이날도 7과 3분의 2이닝 동안 8탈삼진 7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사실 이 경기는 쿠에바스에게 유리할 게 없는 조합이었다. 쿠에바스는 2019년 KBO리그 데뷔 이후 통산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하고 있지만 두산을 만나면 5.34로 기록이 1점 이상 올랐다. 고척돔에서도 평균자책점이 5.23으로 약했다. 고척돔을 제외한 나머지 구장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3.79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이름으로’ 임하는 가을 야구 무대는 달랐다. 이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쿠에바스는 “아버지에게 꼭 한국시리즈에서 던지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어디선가 아버지가 보고 계시리라고 믿고 더욱 힘을 내 공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쿠에바스의 아버지는 올해 8월 아들을 보러 한국을 찾았다가 자가격리 도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세상을 떠났다. 이강철 KT 감독은 “쿠에바스가 8회만 잘 막으면 완투까지 (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교체 당시 다음 타자였던) 김재환(33)에게 약해 결국 마운드에서 내렸다”고 말했다. 김재환은 쿠에바스를 상대로 홈런 3개를 뽑아냈다. 7번 타자 중견수로 나선 배정대는 4타수 2안타(1홈런)로 활약한 뒤 “부모님이 보는 앞에서 홈런을 친 것은 처음이다. 홈런 친 뒤 부모님이 계신 관중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는데 조금은 효도가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KT 강백호는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이름값을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승 1패로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차전은 15일 오후 6시 30분 고척돔에서 열린다.쿠에바스 호투 덕에 고영표 아껴 ▽이강철 KT 감독=기분 좋다. 원정 응원 온 팬들과 함께 첫 승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쿠에바스 상대로 정타가 나와서 고민했는데 제일 믿을 수 있는 카드라고 생각해 최대한 참자고 생각했다. 소형준을 2차전 선발로 세운 건 상대 평균자책점도 좋고 큰 경기에 던질 수 있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오늘 쿠에바스가 잘 막아줘서 고영표를 안 쓸 수 있었다. 2차전에 내보낼 생각이다.김재환 뒤 공격 못 이어가 고민▽김태형 두산 감독=첫 경기 1패를 안고 가게 됐다. 그래도 선수들은 잘해 주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 1승 1패를 맞추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선발 곽빈도 충분히 잘 던졌다고 본다. 이영하도 밸런스는 전혀 문제없었다. 수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나온 것 같다. 김재환이 타격감이 괜찮은데 뒤에서 이어주질 못해 고민이 많이 된다. 타격 코치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우리, 다 걸고 한판 할까?” 202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1차전이 열린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오후 2시 경기 시작을 앞두고 전광판에 세계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명대사가 띄워졌다. 창단 첫 KS 우승에 도전하는 정규시즌 1위 KT와 사상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WC) 팀의 KS 우승을 노리는 4위 두산의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예고하는 듯한 문구였다. 잠시 후 그라운드에는 이 대사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연기 경력 58년 차 배우 오영수 씨(77·극 중 오일남)였다. 이날 시구자로 나선 그가 글러브를 낀 채 모습을 드러내자 1만6200명 만원 관중이 들어찬 야구장에는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KS 기념 검은색 점퍼에 모자를 쓴 그는 오징어게임의 대표 사운드트랙인 ‘웨이 백 덴(Way Back Then)’에 맞춰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천천히 와인드업 동작을 한 뒤 포수를 향해 힘껏 공을 던졌다. 공은 홈 베이스 가까이 날아가 KT 포수 장성우가 원 바운드로 잡아냈다. 시구를 마친 오 씨는 모자를 벗어 관중에게 인사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날 경기 시작 약 30분 전 경기장에 도착한 오 씨는 연습장에서 한두 차례 공을 던진 뒤 마운드에 올랐다. 시구를 마친 뒤에는 곧바로 경기장을 떠난 오 씨는 “평소에 야구 경기는 TV로 자주 보고 있다. 어떻게 시구를 하겠다고 생각했다기보다는 그냥 던졌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 열성 팬인 KT 외국인 에이스 쿠에바스(베네수엘라)는 이날 오 씨의 사인을 직접 받고 싶어 했으나 선발 출전으로 기회를 못 잡아 아쉬워했다. 장성우는 오 씨 시구를 받은 뒤 “공이 생각보다 빨라 놀랐다”고 말했다. 70대 고령임에도 공을 홈베이스까지 던질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체력 관리를 한 덕분이다. ‘평행봉 사나이’로 불리며 10대 때부터 60년 넘게 평행봉으로 체력을 단련해 왔다. 지금도 매일 오전 6시 20분이면 집에서 나와 20분을 걷고 평행봉을 50개 한다. 하루에 1만 보 걷기도 빠짐없이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올 한 해 국민들에게 힘을 준 사람들을 시구자로 섭외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국민들에게 즐거움과 자긍심을 준 오 씨를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씨를 1차전 시구자로 낙점한 KBO는 3주 가까이 섭외에 공을 들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작하는 2021 KBO리그 한국시리즈(KS)에는 특별한 손님이 초대됐습니다. 바로 KT 구단과 수원시가 함께 초청한 지역 연고 초,중,고교 및 유소년 클럽 야구 선수들입니다. 1차전에는 450여 명, 이후로는 매 경기 300여 명씩 4층 및 외야 관중석에서 KS 경기를 직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네. 이유는 물론 여러분이 예상하신 그대롭니다. 창단 후 첫 정규시즌 우승이자 창단 첫 KS에 진출한 수원 연고 KT를 응원하기 위해섭니다. KT 관계자는 “창단 첫 KS를 지역 유망주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마련한 작은 이벤트”라고 설명했습니다. 초대 손님들은 예상치 못한 가을야구 나들이에 들뜬 모습들입니다. 팀의 첫 KS를 안방(수원KT위즈파크)에서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다는 반응입니다. 14일 1차전에 초대받은 수원북중 야구부 주장 오서진 군(15)은 “지난해 플레이오프(PO) 직관을 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렇게 KT의 첫 한국시리즈를 직접 응원할 수 있게 돼 기쁘다. 그것도 야구부 친구들이랑 함께 가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육성 응원은 할 수 없지만 야구부 동기, 후배들과 단체 유니폼 응원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포지션의 심우준이 롤 모델이라는 그는 “강백호 선수의 홈런으로 KT가 시원하게 1차전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가을야구의 여러 이벤트 중 하나겠지만 프로야구 무대를 꿈꾸는 이들에겐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겁니다. 특히 KT가 최근 지역 연고 팀에서 좋은 유망주들을 수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눈여겨볼 만합니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유신고, 장안고 등은 최근 전국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재목들을 배출해내고 있습니다. 당장 지난시즌 신인왕 투수 소형준이 유신고 출신입니다. KT는 2022 신인드래프트에서도 1차 지명 투수 박영현을 비롯해 2차 1라운드 투수 이상우, 9라운드 외야수 김병준 등 유신고 선수 3명을 지명했습니다. 구단의 초대로 직관의 기회를 잡은 유망주 선수 중 제2의 소형준, 제3의 박영현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KT는 과거에도 연고 지역 야구부에 수천만 원 상당의 야구 용품 지원 등을 지역 야구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장기적으로 팀의 밝은 미래를 위한 씨앗이 된다는 걸 이미 구단 스스로가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KT가 2000년대 이후 신생 구단 중 최단기간에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낸 힘을 이해하게 합니다. “팬들에게 사랑 받는 선수”가 되길 꿈꾸는 오 군을 위해서라도. 한국시리즈에서 멋진 승부가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두산이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의 대업을 이루는 데 일등공신은 단연 투수 이영하(24)가 꼽힌다. 팀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닝을 가리지 않고 등판한 이영하는 올 포스트시즌(PS) 들어 5경기에 등판해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팀이 거둔 5승 중 3승을 책임졌다. 준플레이오프 평균자책점 1.59, 플레이오프 0.00으로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정규시즌의 부진(35경기 5승 6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29)을 보란 듯 씻어내는 호투다. 롤러코스터를 탔던 정규시즌과 달리 이영하는 가을야구 들어 최상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구위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투·타구 정보를 분석하는 스포티스틱스의 ‘트랙맨베이스볼’에 따르면 이영하의 PS 패스트볼, 스플리터 최고구속은 각각 시속 152.3km, 137.5km로 정규시즌 가장 좋았던 때(153.0km, 138.1km)와 비슷하다. 슬라이더의 경우 140.7km로 오히려 정규시즌(140.4km)보다 빠르다. 정규시즌 때와 달리 모든 구종의 제구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잘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플리터의 비중을 정규시즌 5%에서 PS 10%로 높인 것이 눈길을 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심리적 부담이 큰 PS 경기에서 폭투 가능성이 높은 스플리터를 자신 있게 던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커맨드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기마다 달라지는 볼 배합도 상대 타선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키움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당시 패스트볼 35%, 슬라이더 59%를 구사했던 이영하는 다음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패스트볼 72%, 슬라이더 16%로 180도 다른 경기 운영을 펼쳤다. 이영하를 조기 투입한 김태형 두산 감독의 용병술도 100%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이영하는 LG와의 준PO 3차전 2회, 삼성과의 PO 2차전 3회 각각 투입돼 모두 승리를 챙겼다. 허 위원은 “하위 타순에도 장타력 있는 타자가 있는 메이저리그(MLB)와 달리 우리 가을야구에선 의외의 한 방으로 경기가 뒤집힐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런 면에서 경기 후반을 위해 좋은 투수를 아껴 놓기보단 초반 위기에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두산의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 타선을 얼어붙게 만드는 ‘영하의 가을야구’는 어떤 엔딩을 맞이할까. 그 하이라이트가 될 KT와의 KS(7전 4선승제)가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막을 올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구의 가을은 곰을 위해 존재하는가. 두산이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3전 2선승제) 2차전에서 11-3으로 이기며 2승 무패로 KS에 올랐다. 2000년대 들어 나란히 왕조를 열었던 SK(현 SSG·2007∼2012년), 삼성(2010∼2015년)의 6년 연속 KS 진출 기록을 넘어섰다. 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시작해 최초로 KS에 올랐다. 두산의 가을 DNA는 삼성보다 명백히 한 수 위였다. 전날 1차전 승리로 최초 포스트시즌(PS) 통산 100승을 달성한 두산은 이날 1회부터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2번 타자 페르난데스가 좌전 안타를 치고 출루하자 박건우가 우전 안타, 김재환이 좌중간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았다. 첫 2이닝 동안 나온 6안타를 모두 밀어치는 안타로 만들어내며 5득점을 하는 등 철저히 상황에 맞는 팀 배팅을 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날 장단 15안타를 만들어낸 두산은 5, 8회를 빼고 모든 이닝에 점수를 뽑았다. 쿠바산 폭격기 페르난데스의 방망이가 빛났다. 1회말부터 팀의 첫 안타를 치며 포문을 연 페르난데스는 2회말 2타점 적시 2루타, 3회말 1타점 적시타를 치는 등 5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을 했다. 전날 마지막 타석부터 5연타석 안타로 PO 최다 연타석 안타 타이기록을 쓴 페르난데스는 기자단 투표 결과 78표 중 40표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역대 네 번째 외국인 PO MVP다. 6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삼성은 토종 선발 다승 공동 1위(14승) 백정현과 원태인을 이날 모두 출격시키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두산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선발 백정현은 1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4실점,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원태인은 1과 3분의 1이닝 2피안타 2볼넷 1몸맞는공으로 2실점 했다. 정규시즌 150이닝 이상씩을 책임진 두 투수가 이날 합쳐 3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두산은 1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정규시즌 1위 KT와 7전 4선승제 KS를 치른다. 시즌 평균자책점(2.33)과 탈삼진(225개) 1위 에이스 미란다의 KS 복귀는 두산에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창단 첫 KS 우승을 노리는 KT와 두산의 가을야구 맞대결은 지난해 PO에서 단 한 번 성사됐다. 당시 두산이 3승 1패로 웃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페퍼저축은행이 창단 첫 승리를 신고했다. 여자 프로배구 제7구단으로 이번 시즌 데뷔한 막내 페퍼저축은행은 9일 경기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1시간 56분 만에 3-1(25-21, 25-21, 22-25, 25-23)로 눌렀다. 시즌 개막 후 5연패에서 벗어나 6경기 만에 승리를 낚은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은 경기 후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페퍼저축은행 첫 승의 일등공신은 엘리자벳이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엘리자벳은 양팀 최다인 39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공격성공률도 시즌 평균(43.5%) 보다 10% 가까이 높은 52.2%를 기록했다. 4세트 23-21에서 오픈 공격으로 매치포인트를 만든 뒤 백어택으로 승부를 결정지은 엘리자벳은 “힘든 경기를 이겨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페퍼저축은행 ‘초대 사령탑’으로 15년 만에 코트에 복귀한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겁 없이 젊은 패기로 나섰던 것이 주효했다. 선수들이 간절히 원한 첫 승을 이뤄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페퍼저축은행의 첫 승 제물이 되며 1라운드를 6전 전패로 마감했다. 창단 첫 6연패에 빠진 IBK기업은행은 세트 스코어 1-2로 뒤진 4세트 13-8까지 달아나 5세트로 승부를 몰고 가는 듯했으나 18-15로 앞선 상황에서 간판스타 김희진(11득점)이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 나가며 역전을 허용했다. 김희진은 네트 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동료 김하경의 발을 밟으면서 무릎이 꺾였다. 남자부 OK금융그룹은 삼성화재를 3-1로 꺾었다. 삼성화재 출신인 OK금융그룹 레오는 친정팀을 상대로 27득점을 기록했다. 4승 2패(승점 11)를 한 OK금융그룹은 KB손해보험(승점 9)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3승 3패(승점 7).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개장 후 처음 맞이한 가을잔치 열기는 뜨거웠다. 9일 프로야구 삼성의 안방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1차전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중으로 가득 찼다. 삼성이 2016년 3월 19일 새 구장을 연 후 안방에서 첫 가을야구를 맞으면서 이날 구장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2만2079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매진 2만3000석에 근접한 규모다. 20년 넘게 삼성 팬인 대학생 배용규 씨(22)는 “경남 진주에서 차를 타고 2시간 걸려서 왔다. 홈구장에서 가을야구 하기를 오래 기다렸다”고 했고, 대구 달성군에 사는 직장인 곽진희 씨(28·여)는 “코로나 이후 야구장에 처음 왔다. 관중석 전체가 오픈돼서 걱정도 되지만, 다 같이 경기를 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3시간 40분 걸려 도착한 두산 팬 전주영 씨(22)는 “관중이 많아지니 응원할 맛이 나서 가을야구 모든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아쉬운 장면도 많았다. 이날 3루 출입구는 아수라장이었다.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입장 대기줄을 잠실구장보다 2배 많은 4개로 나눴지만, 경기 시작 30분 전인 오후 6시 야구장 정문 광장은 대기줄로 빼곡히 들어찼다. 바닥에 붙은 2m 거리 두기 표시 스티커는 무의미했다. 잠실구장과 달리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의 대기줄 구분도 없었다. 야구장 내 식당과 매점에도 몰려든 관중으로 혼잡했다. 한 치킨집에는 3m가량의 입장 안내선보다 긴 줄이 이어졌다. 족발집의 한 직원은 “관중석에서 취식이 가능해지면서 사장님도 신이 나신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시는 이날 승객 밀집도 완화를 위해 지하철 2호선에 임시열차 4대를 투입했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2호선 대공원역 인근에 있다.대구=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대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6년 만에 대구로 돌아온 가을 야구, 이번에도 웃은 건 곰이었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안방 팀 삼성(2위)에 6-4로 승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처음 3전 2선승제로 치러지는 PO에서 1차전을 가져가면서 두산은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쌓았다. 이 경기 전까지 대구(당시 시민야구장)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던 포스트시즌 경기(2015년 10월 27일 KS 2차전)의 승자도 두산이었다. 당시 삼성에 6-1로 승리하며 2차전을 가져간 두산은 이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3, 4, 5차전을 쓸어 담으며 그해 정상에 섰다. 두산은 1회말 삼성 구자욱, 외국인 타자 피렐라에게 각각 적시 2루타를 내주며 2실점했다. 자칫 분위기를 상대에게 내줄 수 있는 상황. 그러나 두산은 곧바로 이어진 2회초 2사 만루 기회에서 반격했다. 9번 타자 강승호가 삼성 선발 뷰캐넌을 상대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정수빈의 땅볼 때 삼성 3루수 이원석의 실책이 나오면서 역전 주자 박계범이 홈을 밟았다. 양 팀은 8회에 한 점씩을 얻으면서 8회말까지 두산은 4-3의 간발의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장면은 9회초 두산의 공격 때 펼쳐졌다. 삼성은 2사 후 올 시즌 세이브 1위 ‘돌부처’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가을 DNA’로 무장한 두산 타자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정규시즌에서 홈런을 한 개도 치지 못했던 박세혁이 오승환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쐐기 홈런을 친 게 시작이었다. 이후 김재호와 강승호, 정수빈이 연속 안타를 때리며 한 점을 더 달아났다. 2013년 이후 처음 한국 야구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삼성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구자욱의 솔로포로 한 점을 따라갔지만 경기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으로선 두 차례 1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삼성 타선을 잠재운 건 두산 두 번째 투수 홍건희(29)였다. 5회말 1사 만루에서 등판해 오재일에게 병살타를 빼앗아내며 불을 끈 홍건희는 3이닝 동안 공 52개를 던지며 3피안타 1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올 시즌 최다 이닝, 투구 수를 기록한 그는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역대 3전 2선승제로 치러진 18차례의 포스트시즌에서는 1차전 승리팀이 100% 시리즈를 가져갔다.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두산이 이기면 사상 첫 7년 연속 KS 진출의 대업을 이룬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선발 요원인 백정현과 원태인을 묶어서 낼 생각”이라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유리한 조건으로 남은 경기를 치르게 됐지만 마지막까지 방심은 없다”고 말했다.대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대구=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지난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준우승팀 흥국생명은 올 시즌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다. 김연경, 이재영 등 주전 대부분이 팀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9일로 V리그 1라운드가 마무리된 가운데 흥국생명은 2승 4패(승점 6)로 7팀 중 5위를 달리고 있다. 높은 순위는 아니지만 예상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 중심에 센터 이주아(21)가 있다. 2018~2019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된 4년차 이주아는 현재 센터의 주요 지표인 속공(성공률 59.26%), 블로킹(세트 당 1.000개)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멤버이자 9시즌 연속 연봉퀸인 양효진(32·현대건설)을 두 부문에서 2위로 따돌렸다. 양효진은 속공 성공률 57.89%, 블로킹은 세트 당 0.826개를 기록 중이다. 시즌 전부터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블로킹을 꼽았던 이주아는 자신의 경기 영상을 수없이 돌려보며 손 모양 등 미세한 부분들을 수정했다. 그 결과 지난달 24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한 경기 개인 최다인 6블로킹을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레프트 중심의 오픈 공격을 주로 구사했던 흥국생명은 올 시즌 속공, 이동공격 등의 비중을 높이며 보며 공격패턴을 다양화하고 있다. 신인시절부터 이동공격에 능해 ‘이동주아’로도 불렸던 그는 다른 무엇보다 이동공격 부문 1위에 오르고 싶다는 각오다. 현재 성공률 42.11%로 6위를 달리고 있다. 새 안방인 인천 삼산체육관은 한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로 운영됐다. 흥국생명은 1라운드 내내 홈팬 앞에 서지 못했다. 다행히 14일부터 안방 경기를 치른다. 안방 팬들의 환호를 등에 업은 이주아가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수록 흥국생명이 올 시즌 목표로 내건 ‘리빌딩’으로 가는 길도 단축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경험의 중요성이 이렇게 큰 걸까. 올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에 첫 도전장을 던진 사령탑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48)과 류지현 LG 감독(50)이 7년 연속 PS 진출을 이끈 김태형 두산 감독(54)의 벽을 넘지 못하고 가방을 쌌다. 6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한 삼성은 이 사슬을 끊겠다는 각오다. 부임 2년 차이자 PS 데뷔전을 치르는 허삼영 삼성 감독(49) 역시 “두산의 경험에 상응하는 준비를 해 왔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전력분석팀장 출신으로 팬들에게 ‘허파고’(허삼영+알파고)라고 불리는 허 감독이 가을야구 무대에서 ‘곰탈여’(곰의 탈을 쓴 여우) 김 감독을 만나 어떤 예측 불허의 묘수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두 감독은 모두 올 시즌 경기 도중 큰 변화를 주지 않은 스타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두 팀은 이번 시즌 경기당 투수 기용(삼성 5위, 두산 7위), 대타 기용(두산 7위, 삼성 9위), 희생 번트(삼성 6위, 두산 7위) 등에서 나란히 중하위권을 기록했다. 차이가 있다면 도루다. 삼성은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160회의 도루 시도를 해 가장 많은 116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반면 두산은 도루 시도(118회)와 성공(81개)에서 모두 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규시즌과 PS는 접근법이 다르다. 허 감독이 데이터 전문가라면 김 감독은 냉정한 승부사다. 7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김 감독은 필승조 이영하를 2회에 조기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김 감독은 8일 발표한 출장자 명단에 베테랑 투수 장원준을 새로 올리기도 했다. 올 시즌 0승 1패에 그쳤지만 선발 경험이 많은 장원준이 시리즈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눈길을 끈다. 반면 뷰캐넌, 원태인, 백정현 등 세 명의 10승 투수가 건재한 삼성은 마운드 운용에서 훨씬 유리해 보인다. 다만 투수 교체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9세 김주형(CJ대한통운)이 2021시즌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자신의 천하로 만들었다. 김주형은 7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CC(파72)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대회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2위를 했다. 이로써 올 시즌 제네시스 대상(5540점), 상금왕(약 7억5493만 원), 덕춘상(최저타수상·평균 69.1628타)을 모두 거머쥐며 10대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3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코리안투어 3관왕 탄생은 2009년 배상문(35) 이후 12년 만이다. 5점 차이로 대상의 향방이 갈렸다. 이번 대회 전까지 김주형은 제네시스 포인트 4940점으로 5235점의 박상현(38)에 이어 2위였다.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 콘페리 투어 Q스쿨 등에 도전하며 최근 2개월 동안 국내 무대를 비웠던 만큼 김주형 본인조차 대상 수상은 힘들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포인트 600점을 추가해 5540점이 됐다. 반면 박상현(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은 공동 8위로 포인트 300점을 챙기며 5535점에 머물러 추월을 허용했다. 김주형이 한 타를 더 잃어 공동 2위가 됐거나, 박상현이 한 타를 더 줄여 공동 7위가 됐더라면 박상현에게 대상이 돌아갈 수 있었다. 단 한 타 차이로 대상 주인이 바뀐 셈. 18번홀에서 약 4.5m 버디 퍼팅을 놓친 박상현은 아쉬움에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그린 위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경기를 마친 뒤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며 대상 수상 소식을 알게 됐다는 김주형은 “올해 목표는 상금왕과 대상이었는데 이루게 돼 기쁘다. 많은 경험과 큰 발전을 이루게 된 시즌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승은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로 마친 김비오(31)에게 돌아갔다. 2019년 이른바 ‘손가락 욕설’에 따른 출장정지 징계 뒤 지난해 8월 복귀해 처음으로 한 우승이다. 투어 통산 6승. 김비오는 이날만 버디 10개, 보기 1개로 9타를 줄이며 코스 레코드(63타)도 세웠다. 우승 상금 2억4000만 원을 받은 김비오는 우승 뒤 별다른 세리머니 없이 “제 실수였던 행동에 대한 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앞으로 더 성숙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엘리시안 제주CC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는 2015년 신인왕 출신인 박지영(25)이 우승했다. 박지영은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정상에 섰다. 2년 11개월 만에 통산 3승째를 올리며 우승 상금 1억2600만 원을 받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KGC인삼공사의 자유계약선수(FA) 이적생 이소영(27·사진)이 친정팀 GS칼텍스를 울렸다. 인삼공사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3-1(25-15, 29-31, 25-18, 25-20)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레프트 이소영이 이적 후 친정팀 GS칼텍스를 처음 상대하는 경기로 주목받았다. 앞서 8월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 두 팀의 맞대결 당시 부상 후 재활로 출전하지 않았던 이소영은 이날 1세트부터 7득점으로 활약했다. 이소영은 이날 외국인 선수 옐레나(27득점)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9득점(공격성공률 39.47%)을 기록했다. 서브, 블로킹으로도 각각 2득점 했고 특히 62.5%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역시 트레이드로 GS칼텍스에서 인삼공사로 이적한 레프트 박혜민(21)도 10득점(성공률 44.44%)으로 선전했다. 인삼공사는 특히 이날 서브 에이스 12개로 0개에 그친 GS칼텍스를 압도했다. 전날까지 세트 득실률에서 밀려 여자부 3위를 달리던 인삼공사는 이날 승리로 GS칼텍스를 제치고 2위로 도약했다. 5승 1패(승점 15)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2세트 막판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면서 이영택 인삼공사 감독이 3세트 퇴장 조치를 받을 정도로 경기가 과열되기도 했다. 앞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서는 한국전력이 대한항공에 3-1(28-26, 25-15, 17-25, 25-14)로 승리했다. 레프트 서재덕이 팀 최다인 19득점(성공률 48.14%)을 했다. 4승 2패(승점 12)가 된 한국전력은 세트 득실률(1.500)에서 현대캐피탈(1.400)에 앞서며 남자부 선두로 1라운드를 마쳤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