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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요 국가가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고령층 접종을 허용하거나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국내에서도 65세 이상의 접종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 예방접종위원회 토마스 메르텐스 위원장은 공영방송 ZDF에 출연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에게도 접종이 가능하며 곧 새 권고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보건부는 지난달 26일 18세 이상 전 연령층에 사용을 승인했다. 한국도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8일 “각국 임상자료를 면밀히 보고 있다. 3월 중순 영국 자료가 오면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개최해 고령층 접종 여부를 다시 심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월 말 미국 임상시험 자료가 나오기 전에라도 고령층 접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화이자 접종이 국내에서 시작된 가운데 첫 이틀간 총 2만322명이 백신을 맞았다. 두통 발열 메스꺼움 등 경미한 이상반응이 112건 보고됐다. 하지만 가장 우려되는 ‘아나필락시스’(전신 중증 알레르기 반응) 사례는 없었다.유근형 noel@donga.com·이지운 기자}
한국이 26일 오전 9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25일 블룸버그 집계 기준에 따르면 한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0번째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접종을 하루 앞둔 이날 경기 이천시 물류센터에선 전국 요양병원 등으로 백신 운송이 시작됐다.○ ‘0.5도 이탈’ 제주행 백신 회수 “백신 수송용기의 온도가 적정온도(영상 2∼8도)를 벗어났다.” 24일 오후 6시 22분 경기 이천시 물류센터를 출발해 목포항으로 향하던 백신 운송트럭에 이 같은 내용의 긴급 공지가 전달됐다. 제주도에서 사용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상 신호가 감지된 것. 백신 배송을 추적하던 경기 성남시 통합관제센터는 24일 오후 6시 46분 긴급 정차를 명령했다. 백신 냉장온도가 영상 1.5도로 기준보다 0.5도 내려갔다. 배송하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50명분은 전량 회수하고, 이천 물류센터에 보관된 예비물량을 예비차량에 실어 수송을 끝냈다.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보관 온도가 0.5도 벗어났지만 동결되지 않아 해당 백신 사용에 문제가 없다”며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25일 하루에만 8만1500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이 전국 257개 보건소와 292개 요양병원으로 옮겨졌다.○ 전국 500여 곳에서 접종 실시 접종 첫날인 26일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 및 종사자 5266명을 대상으로 접종이 진행된다. 이들은 각 지역 보건소를 방문하거나 지역 보건소 직원이 백신을 들고 시설을 방문해 주사를 맞는다. 이 때문에 접종 대상자 수가 명확하게 나온다. 25일 백신을 수령한 전국 292개 요양병원은 자체 접종계획에 따라 5일 이내에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다. 백신 한 바이알(vial·약병)에 10명 접종분씩 들어 있어 26일 접종에 나설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후엔 단계적으로 접종 인원이 늘어난다. 다음 달 8일에는 상급종합병원 등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35만4000여 명이 접종한다. 같은 달 22일부터는 119구급대와 역학조사, 검역요원 등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들이 접종을 받게 된다. 2분기(4∼6월)에는 당초 최우선순위로 백신을 맞을 예정이었지만 안전성 논란으로 뒤로 밀린 요양병원 및 시설의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시기까지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안전성 자료를 확보하겠다는 게 목표다. 다만 이르면 3월 말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 50만 명분을 고령층에게 먼저 접종할 가능성도 있다. 65세 이상 노인은 요양병원 등에 있지 않더라도 2분기 중 모두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3분기(7∼9월)가 되면 성인 대부분이 백신 접종 대상이 된다 군인, 경찰, 소방 및 사회기반시설 종사자를 필두로 만성질환자, 일반 성인들이 이 시기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전 국민이 1차 접종을 마친 이후에는 미접종자 등이 백신을 맞는다. 3분기 이후 백신을 맞는 사람은 332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시기 불확실, 변이 효과 ‘숙제’ 정부는 11월까지 전 국민의 70%에게 백신을 맞춰 집단 면역을 형성할 계획이다.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진행 과정에서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큰 불안요소는 수급이다. 접종계획을 지키려면 모든 백신이 제때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에 대한 효능 논란도 해결되지 않았다. 고령층 백신 접종을 일단 2분기로 미뤄놨지만, 만약 효능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판명될 경우 접종 계획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새로 나타난 변이 바이러스 역시 백신 접종 이후에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25일 국내에서는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14명이 추가 발견됐다. 이날까지 총 142명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변이 바이러스는 백신의 효능이 불분명하다. 화이자 역시 자사 백신이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이지운 기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26일 오전 9시부터 접종된다. 3월까지 최우선 접종 대상자인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및 입소자 가운데 65세 미만 희망자 28만9271명이 백신을 맞는다. 백신 접종을 앞두고 백신을 검증한 과정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백신을 들여와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국민의 팔에 주사를 놓지 못한다. 통상 백신 하나를 심사하는 데 1년 이상 걸리지만 이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8만7000명분은 6개월 만에 검증을 끝냈다. 그 비결이 뭘까. 검증을 진행한 식약처 백신검정과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백신 검증은 제약사가 제출한 자료를 서류 검토하기만 하는 게 아니에요. 제약사가 한 실험을 식약처 실험실에서 똑같이 수행합니다.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해 검증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겁니다.”(김종원 식약처 백신검정과장) 코로나19 백신은 백신 자체가 ‘신종’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을 활용했는데, 이런 백신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증 실험도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운 방식으로 구성했다. 특히 벡터 바이러스의 단백질 함량을 분석하는 실험은 장비 자체가 없었다. 검증을 위해 꼭 필요해 수소문 끝에 식약처 내의 유전자 치료 연구부서에서 장비를 빌려 실험하기도 했다. 김 과장은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나. 식약처 전 부서가 합심해 첫 백신 출하라는 ‘아이’를 세상에 내보냈다”고 말했다. 연구원들 역시 처음 하는 실험에 부담감이 컸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을 찾아가 실험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12년 경력의 양미숙 연구사는 “실험 과정에서 한 번의 실수만 생겨도 백신 출고가 늦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작은 실수도 하지 않도록 실제 시험에 들어가기 전에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통상 6개월 걸리는 품목허가 심사를 40일 안에, 2, 3개월이 걸리는 국가 출하 승인을 20일 안에 마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코로나19 백신 검증에만 매달린다 해도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실험실에 배양해 둔 세포들은 휴일이라고 쉬지 않거든요. 배양 상태를 계속 지켜보다 최적의 상태일 때 실험하지 않으면, 검체 자체를 못 쓰게 됩니다.”(이내리 연구관) 코로나19 백신 검증 준비를 시작한 지난해 8월 이후 백신검정과에는 주말과 명절이 사라졌다. 식약처가 있는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서 서울로 가는 고속철도(KTX) 막차 시간 전에 누구도 퇴근하지 못했다. 김 과장은 아예 식약처 인근에서 자취를 시작했다. 백신검정과 직원들은 24일 사무실에 모여 첫 백신 출고 장면을 지켜봤다. 이들은 “오늘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연구관은 “백신이 트럭에 담겨 옮겨지는 것을 보니 더욱 어깨가 무겁다”며 “앞으로 더 많은 백신을 빈틈없이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식약처는 현재 미국 화이자 백신의 품목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다. 2분기(4∼6월)에는 노바백스, 모더나, 얀센 백신 도입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새로 물량이 출하될 때마다 계속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식약처에 백신 검증 인력 26명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이지운 easy@donga.com·이미지 기자}
《이스라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22일 주요국 중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국민 절반이 최소 1회 이상 접종을 받은 것이다. 한국은 26일 접종이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상황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백신 공급난을 해결한 과감성을 배우되, 섣부른 봉쇄 완화 등 ‘방역 해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스라엘 “국민 임상정보 제약사 제공” 파격제안으로 백신 확보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오전 9시 시작된다. 일상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이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접종이 진행될수록 갖가지 변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상황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22일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 접종률은 50.5%다. 주요 국가 중 처음으로 국민(약 879만 명)의 절반 이상이 1차 또는 2차까지 접종했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봉쇄조치를 조금씩 해제하고 있다. 그러나 확진자가 여전히 하루 3000명 넘게 발생하면서 긴장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백신 추가 확보 위한 ‘비상대책’ 마련해야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화이자와 400만 명분 백신 구매계약을 성사시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스라엘은 백신 확보를 위해 나라 전체를 ‘거대한 임상시험장’으로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 백신 접종 후 자국민의 성별과 나이, 기저질환 등의 핵심 임상정보를 글로벌 제약사에 실시간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제약사가 거부하기 힘든 파격적인 제안을 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을 확보한 것. 한국은 지금까지 79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 정부는 이 정도 물량이면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언제든 돌발적인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항체 지속 기간이 예상보다 짧으면 당장 추가 물량이 필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 단계에서 이스라엘식 전략은 적합지 않은 만큼 한국의 장점을 강조한 파격적인 추가 물량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대표적으로 생산시설 부족 문제를 겪는 미국 화이자, 모더나 등에 한국이 ‘백신 생산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 지속 기간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만큼 추가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며 “‘mRNA’ 백신 생산 노하우를 체득하기 위해서라도 이들 기업의 위탁 생산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접종이 ‘방심의 신호탄’ 되는 것 경계해야 이스라엘의 최근 1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약 3700명 수준. 감소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여전히 백신 접종 직전(일평균 약 2400명)을 크게 넘어선다. 백신을 접종해도 확진자가 늘어나는 건 방역수칙 준수가 느슨해진 탓이 크다. 백신을 맞아도 1, 2주 후에 항체가 형성된다. 효과가 높은 편이지만 100%는 아니다. 접종이 곧 방역 해제로 인식되면 오히려 유행을 키울 수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이스라엘에서 활동량이 많은 젊은층 확진 비율이 급등하고 있다”며 “접종 시작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느슨해져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면교사”라고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2일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해야 재생산지수가 2인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 한해 쇼핑몰, 수영장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발급하기로 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백신을 맞지 않고 버티는 사람을 접종 장소로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이지운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오전 9시 시작된다.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를 통해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 접종도 27일 실시된다. 일상을 되찾기 위한 첫 걸음이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접종 규모가 확대될수록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상황을 참고하라고 주문했다. 22일 기준 이스라엘에는 접종을 받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수를 넘어섰다. 하지만 접종 시작 후에도 여전히 확진자가 3000명 넘게 발생하는 등 사후 관리 분야도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백신 추가 확보 가능성에 대비해야” 22일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민 중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50.5%에 이른다. 주요 국가 중에선 영국(25.9%)보다 2배 규모다. 이스라엘 국민 세 명 중 한 명(33.3%)는 2차 접종도 마쳤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19일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화이자와 400만 명분 백신 구매계약을 성사시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스라엘은 백신 확보를 위해 나라 전체를 ‘거대한 임상시험장’으로 만드는 전략을 택했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후 자국민의 성별과 나이, 기저질환 등의 핵심 임상정보를 글로벌 제약사에 실시간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제약사가 거부하기 힘든 파격 제안을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백신을 확보한 것.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백신의 3상 임상이 상당 부분 진행돼 이런 방식이 제약사에게 매력적이지 않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생산시설 부족 문제를 겪는 미국 화이자, 모더나 등에게 한국이 ‘백신 생산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백신 확보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 지속기간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만큼 추가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며 “‘mRNA’ 백신 생산 노하우를 체득하기 위해서라도 이들 기업의 위탁 생산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접종이 ‘방심의 신호탄’ 되는 것 경계해야 이스라엘의 최근 1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약 3700명 수준. 감소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여전히 백신 접종 직전(일평균 약 2400명)을 크게 넘어선다. 백신을 접종해도 확진자가 늘어나는 건 방역수칙 준수가 느슨해진 탓이 크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대책위원장은 “백신 접종 시작 후 종교행사 때 방역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이스라엘의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최근 이스라엘에서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 확진 비율이 급등하고 있다”며 “접종 시작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느슨해져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면교사”라고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2일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해야 재생산지수가 2인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 70%가 백신을 맞기 전까지는 집단면역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 한해 쇼핑몰, 수영장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발급하기로 했다. 기 교수는 “백신을 맞지 않고 버티는 사람을 접종 장소로 끌어내기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미국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26일 국내에 처음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국제 백신 공유 프로그램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가 공급하는 약 5만8500명분(11만7000도스)이다. 19일 방역당국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화이자 벨기에 공장에서 생산된 백신이 25일 오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국제공항을 출발하는 대한항공 화물 정기편에 실려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다. 약 2900명분의 백신이 들어 있는 상자 20개 분량이다. 대부분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에게 접종된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중앙예방접종센터 등에서 진행된다. 예정대로 26일 들어오면 27일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첫 접종이 실시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2번째가 된다. 한편 화이자는 이날 “영하 25도 이하에서 2주간 백신 보관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자료를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영하 60도∼영하 80도의 초저온 상태에서 최대 6개월 보관이 가능했다. 발표 내용이 검증되면 요양병원·시설에 있는 고령자에 대한 방문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변종국 bjk@donga.com·이지운·신아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정부와 지자체가 1분기(1∼3월)까지 90만 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중 상당수가 ‘노인복지’ 수준 일자리로 나타났다. 직접 일자리는 정부가 재원을 투입해 공공이나 민간에 한시적으로 내놓는 일자리다. 일자리 창출의 근본 해법이 되기 어렵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고용지표 개선 효과 때문에 비슷한 일자리 대책이 반복되고 있다. 19일 고용노동부가 공시한 1분기 중앙부처의 직접 일자리 83만 개를 분석한 결과 59만 개(71.1%)가 보건복지부의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일자리로 채워졌다. 이는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가 이웃 노인이나 장애인, 한부모 가정 아동 등을 돕는 일거리다. 매달 30시간 이상 일하지만 식비와 교통비를 합친 활동비는 월 27만 원 이하로 정해졌다. ‘용돈 벌기’ 일자리로 일자리 목표를 채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보다 수당이 더 낮은 정부 공급 일자리도 있다. 고용부의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지원’ 사업은 50∼69세 퇴직자 1만1700명을 선발한다. 금융권 퇴직자가 소상공인 금융 상담을 하는 등 경력자의 사회공헌을 지원하지만 시간당 수당이 2000원에 그친다. 교통비(3000원)와 식비(6000원)를 포함해도 하루 8시간 근무에 2만5000원(시급 3125원)을 받게 된다. 그런데도 이 사업 참여자는 앞으로 일자리 통계에서 ‘취업자’로 분류된다. 정부가 직접 만드는 청년 일자리 역시 휴지처럼 쓰고 버리는 이른바 ‘티슈인턴’이 대부분이라는 게 청년들의 지적이다. 행정안전부는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으로 1분기 9400명의 민간기업 채용을 지원한다. 정부 계획은 청년들이 일단 업무 경험을 쌓도록 하는 ‘취업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지만 현장의 체감은 크게 다르다. 지난해 이 사업에 참여한 취업준비생 이모 씨(27)는 “인턴인데도 야근을 밥 먹듯 했다”며 “정직원도 각종 수당을 제대로 못 받는다는 걸 알고 중간에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 씨 외에도 지난해 이 사업에 참여한 청년 3만6000명 중 7100명(19.7%)이 정해진 기간을 채우지 않고 중도 포기했다. 정부 예산을 실효성 없는 일자리 창출에 사용한다는 비판에도 ‘정부발(發)’ 임시 일자리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부처의 한 관계자는 “노인 일자리를 넣지 않으면 일자리 목표를 채우는 게 쉽지 않다”며 “매년 나오는 일자리 대책에 단발성 일자리가 꼭 포함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17일 직접 일자리 추가 발굴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관련 사업의 예산 규모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는 “올해 내놓는 직접 일자리 104만 개 외에 직접 일자리를 추가로 늘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했다. 정부 일자리가 실효성 없는 단기 일자리라는 지적에 대해 임서정 대통령일자리수석비서관은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취약계층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가 일자리를 단기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일자리 정책이 단기적인 직접 일자리 창출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며 “경직된 노동시장과 저조한 투자 문제를 해결할 중장기적 해법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송혜미 1am@donga.com·이지운 기자}
정부가 전국 정신병원의 입원환자 기준을 병실 1곳당 10명에서 8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일부 정신병원의 ‘과밀 병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병실 부족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다음 달 5일부터 전국의 정신병원은 최대 8인실까지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고, 최근 법안 개정안을 수정해 다음 주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 등 전국 정신병원의 과밀 병실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전파된 것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병상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환자들이 병원 밖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나온다. 경기지역 A병원장은 “좁은 건물을 임차해 병원을 운영 중이라 추가 병상 확보가 어렵다”며 “병실 인원을 줄이면 당장 환자 일부를 내보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김영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정책연구원은 “병실 밀집도를 낮춰야 한다는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정신질환자의 병원 밖 적응을 돕는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상 수부터 줄이면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병실 인원을 줄이는 것이 감염 관리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정신병원에서는 통상 환자들이 다양한 단체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그만큼 의료진도 많이 필요한데 강제적으로 병실 1곳당 환자 수를 줄이면 의료진 수도 함께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정재훈 한국정신보건연구회 정책이사는 “병실 내 밀집도를 낮추면서 의료진까지 함께 줄어들면 병실 내 방역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2년 후인 2023년 정신병원의 1실 인원 제한을 최대 6명으로 지금보다 더 강화할 방침이다. 복지부 측은 정신병원 병실 인원 제한과 관련해 “의료계와 공동으로 의료수가 인상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미국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50만 명분이 3월 말 국내에 들어온다. 당초 3분기(7∼9월)에 도입될 예정이던 1000만 명분 중 일부다. 이렇게 되면 늦어도 4월 국내에서도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다. 화이자 백신 300만 명분의 추가 도입도 확정됐다. 이 물량은 2분기(4∼6월)에 들어온다. 미국 노바백스 백신 2000만 명분의 계약도 마무리됐다. 이로써 정부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7900만 명분으로 늘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6일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의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화이자 백신 조기 도입과 국내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한 노바백스 백신 도입은 안정적 수급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561만 명분 구체적 공급시기 확정 앞서 정부는 15일 ‘2, 3월 접종 계획’을 발표하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접종을 2분기로 늦췄다. 이 때문에 접종 수요가 몰리며 ‘백신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부 백신의 추가 도입이 이뤄진 것이다. 일단 24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75만 명분), 다음 달 초까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를 통한 화이자 백신(5만8500명분)이 도입된다. 6월까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최소 130만 명분이 추가로 공급된다. 이렇게 되면 상반기(1∼6월) 중 구체적인 공급시기가 확정된 백신 물량은 약 561만 명분이다. 하지만 이들 백신이 예정대로 들어와도 접종 차질이 완전히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당초 정부가 내놓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에 따르면 6월까지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 사람은 1013만 명에 이른다. 시기가 확정된 백신 물량만 보면 접종자 대비 55.4%에 그친다. 노바백스를 비롯해 모더나와 얀센 백신이 2분기 중 차질 없이 들어와야 접종 계획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백신 준비 상황은 외국과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1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미 전 세계 78개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콜롬비아 등 5개 나라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은 17일 의료진부터, 나머지 3개 국가는 20∼22일 첫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한국은 26일 요양병원 요양시설 내 65세 미만 인원을 대상으로 첫 접종에 나선다.○ 고령층에 노바백스 접종 가능성 요양병원과 시설 내 65세 이상 고령자 37만 명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유보됐다. 이들에 대한 접종은 3월 말 나올 고령층 임상시험 결과에 달려 있다.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만약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면 3월 이후에 들어올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등 다른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는 특성상 요양병원 고령 입소자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이 때문에 5월 공급될 노바백스 백신을 고령층에 접종할 가능성이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노바백스 백신은 냉장고 온도인 2∼8도에서 보관할 수 있고 고령자 임상시험 결과도 충분한 편”이라고 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지난달 영국에서 18∼84세 성인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평균 89.3%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김소영 ksy@donga.com·이지운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10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허가했다. 대상은 18세 이상 성인이다. 65세 이상 고령층도 포함됐다. 단, 고령층에는 ‘신중한 접종’을 권고했다. 전 연령대에서 안전성과 일정한 효과를 확인했지만 고령층의 임상시험 사례가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미국 노바백스 백신 2000만 명분 도입은 설 연휴 직후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다음 주 월요일(15일) 노바백스 백신 계약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바백스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술 이전을 통해 생산한다. 이르면 5월 도입된다. “아스트라 고령층 접종, 의사가 신중히 판단해 결정”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국내 사용을 위한 품목 허가를 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물량 150만 도스(75만 명분)가 24일부터 출하되면 26일 접종이 시작된다. 문제는 고령층 접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10일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어 모든 성인(18세 이상)의 사용 허가를 결정하며 “65세 이상 접종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사가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유익성을 충분히 판단해 결정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일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은 “(고령자 접종은) 이익 대비 위험도를 임상 현장에서 판명함으로써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최종 허가까지 고령층 접종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는 고령층 효과를 100% 확신할 자료가 아직 부족한 탓이다. 영국과 브라질에서 성인 889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2%의 예방률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백신 유효성 기준은 50%다. 대상자 중 65세 이상은 660명(7.4%)이었다. 고령층에게도 백신 효과가 있지만 통계적으로 볼 때 확실한 결론을 내기에 부족한 숫자다.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고령층 접종 제한을 권고한 이유다. 국내에서 고령층 접종 판단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은 설 연휴 후 열릴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정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은 충분하다는 게 식약처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전문가의 의견이다. 임상시험 결과 65세 이상에게서 중대한 이상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 사례 발생률이 일반 성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식약처는 임신부와 수유 중인 여성에게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사용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서 고령자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다. 접종이 가장 시급한 고령층이 가장 먼저, 대량 확보된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고령층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때보다 접종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성이 더 크다”며 “고령층 접종을 제한한 국가들은 다른 백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중증으로 악화되거나 사망하는 걸 막는 효과가 있는 건 확실하다”고 했다. 하지만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정부의 책임 회피이자 직무유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회장은 “명확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의사 개인의 판단에 고령자 접종 여부를 맡기게 되면 국민의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접종 후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의사 개인이 지게 된 상황”이라고 했다. 또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의협 차원에서 고령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지 말도록 의사들에게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지운 easy@donga.com·이미지 기자}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국내 사용을 위한 품목 허가를 받았다. 통상적인 허가절차를 모두 거친 건 코로나19 백신 중 처음이다. 앞서 미국 화이자 백신은 3일 코백스 퍼실리티(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가 공급할 11만7000도스의 ‘특례수입’이 승인됐다. 이는 긴급사용을 위한 별도의 조치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 경북 안동시 공장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50만 도스(75만 명분)이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출고된다. 백신 접종은 26일 시작된다. 문제는 고령층 접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10일 최종점검위원회를 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8세 이상 사용 허가를 결정하며 “65세 이상 접종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대해 김강립 식약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사가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유익성을 충분히 판단해 결정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이 고령자 대상 접종을 제한한 것이 아니라는 걸 거듭 강조했다. 내용만 보면 최종 허가까지도 고령층 접종에 대해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는 고령층 효과를 100% 확신할 자료가 아직 부족한 탓이다. 영국과 브라질에서 성인 889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2%의 예방율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백신 유효성 기준은 50%다. 다만 임상 대상자 중 65세 이상은 660명(7.4%)에 불과했다. 고령층에도 분명히 백신 효과가 있지만 통계적으로 볼 때 결론짓기 이르다는 뜻이다.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고령층 접종 제한을 권고한 것도 같은 이유다. 고령층 접종 판단을 위한 구체적인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은 설 연휴 후 열린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정할 것으로 보인다. 브리핑에 참석한 오일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은 “(고령자 대상 접종은) 이익 대비 위험도를 임상 현장에서 판명함으로써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성은 충분하다는 게 식약처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전문가의 의견이다. 임상시험 결과 65세 이상에서 중대한 이상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사례 발생률이 일반 성인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식약처는 임신부와 수유 중인 여성에게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사용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서 고령자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다. 접종이 가장 시급한 집단인 고령층이 가장 먼저, 대량 확보된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대책위원장은 “고령층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때보다 접종하지 않을 때의 위험성이 더 크다”며 “(독일, 프랑스 등) 고령층 접종을 제한하는 국가들은 확보한 다른 백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환자 상태가 중증으로 악화되거나 사망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9일 오전 11시. 경남 양산시에서 미용실을 하는 정순이 씨(54·여)에게 영상통화가 걸려 왔다. 서울에 혼자 사는 막내아들이었다. 아들은 지난해 설부터 고향에 내려오지 못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만난 아들은 하얀 방호복을 입고 있었다. 아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다. 어떤 일을 하는지 들었지만 눈으로 본 건 처음이었다. 엄마는 말없이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얼마나 답답하고 숨이 막힐까….” 화면 속 아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아들 최구현 간호사(27)는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101병동에서 일한다. 그는 이번 설 연휴에도 계속 근무한다. 이날 환자를 돌보기 전 최 간호사는 짬을 내 엄마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올해 설에도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너무 보고 싶다고 꼭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얼굴을 보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모자는 그렇게 서로의 얼굴만 바라봤다. 지금까지 서울의료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는 2514명. 지금도 64명이 입원 중이다. 대부분 최 간호사의 어머니 혹은 할머니뻘이다. 그는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환자들의 아들, 손자가 되겠다”며 “올 추석에는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고향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두번의 명절을 코로나환자와 함께… 내년엔 고향 갈 수 있기를”코로나 최전선 서울의료원의 설서울의료원은 지난해 1월 30일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받았다. 지난해 설 연휴가 끝난 다음 날 ‘5번 확진자’가 이곳으로 이송됐다. 그로부터 1년, 2514명의 환자가 이 병원을 거쳤다. 명절이 두 번 더 지나는 동안 병원 의료진, 직원들은 여전히 현장을 지키고 있다. 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만난 최구현 간호사(27)는 지난해 설과 추석에 고향인 경남 양산시를 갈 수 없었다. 올해 설에도 환자를 돌볼 계획이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 번의 명절을 모두 병원에서 맞게 됐다. “제가 돌보던 할머니 한 분이 갑자기 위중해졌어요. 그런데 가족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임종을 지킬 수 없었어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마지막 영상통화를 해 드리는 것뿐. 영상 너머에서 온 가족이 ‘엄마’를 외치며 우는데 저도 같이 울 수밖에 없었어요.” 최 간호사는 설 명절을 앞두고 ‘가족 간 전파’를 걱정했다. 그동안 간호한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가족 사이에 코로나19가 전파됐다. 심지어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3대가 한 병실에 입원한 사례도 있었다. 최 간호사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이번 설에는 꼭 방역 수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명절을 반납한 건 의료진만이 아니다. 이 병원은 설 명절 동안 하루 330명이 출근한다. 영양팀 조리사 김은화 씨(56·여)도 그중 한 명이다. 조리실에서 만난 김 씨는 코로나19 병동 환자 도시락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빨간 배추김치, 노릇노릇한 피망전과 조기구이, 초록색 나물무침을 차곡차곡 담았다. 김 씨는 도시락에 반찬 하나를 담을 때도 색 조합을 고려한다고 했다. 김 씨는 “병실에 갇힌 코로나19 환자는 하루 세 끼 식사 시간만 기다리는 분이 적지 않다”며 “도시락을 열었을 때 모양이 예쁘면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격리병상 환자 식사는 도시락 형태로 제공된다. 환자 상태와 기저질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도시락을 내야 한다. 그 종류가 10가지에 이른다. 김 씨는 도시락 하나하나에 환자 이름을 적어 병동으로 올려 보낸다. 그는 “설날 아침식사로는 떡국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이 병원 임상병리사 안영임 씨(36·여)의 지난 한 해도 누구 못지않게 치열했다. 그는 선별진료소와 병동에서 오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체를 분석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다뤄야 해 전신 방호복을 입는 일도 잦다. 안 씨는 “지금 우리 모두는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숨 막히는 방호복보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19가 더욱 답답하다는 설명이다. 안 씨 역시 지난해 강원도에 있는 부모님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내년 초 아버지 칠순 잔치 때까지 상황이 나아지는 게 안 씨의 소망이다.송관영 서울의료원장은 “이번 명절에도 전쟁터 같은 병원을 지키며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과 직원들을 볼 때마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송 원장은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될 때까지는 가족, 친지와의 모임도 최대한 자제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부는 이번 설 역시 ‘비대면 명절’로 지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이번 설에는 멀리서 마음으로 부모님과 함께하는 것이 효도”라며 “부모님과 영상으로 만나는 명절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 연휴 기간 이동통신사들은 화상통화에 사용되는 데이터를 누구에게나 무료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는 설 연휴 이후에 적용될 사회적 거리 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방역수칙 변화 내용을 13일 발표할 예정이다.이지운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7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72명이다. 감소세가 정체 중인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유입은 늘고 있다. 6일 12명의 감염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총 51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해외에서 들어온 코로나19 확진자가 7일 46명으로 지난해 7월 26일 이후 195일 만에 가장 많았다. 설 연휴(11∼14일)를 앞두고 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변이 바이러스 6일 만에 24명 늘어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해외 유입 코로나19 확진자 56명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12명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10명이 영국 변이, 2명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였다. 현재까지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51명 가운데 영국 변이는 37명, 남아공과 브라질 변이가 각각 9명과 5명이다. 지난해 12월 28일 3명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처음 확인된 이후 1월 한 달간 22명이 추가됐다. 그런데 2월 들어 단 6일간 24명이 새로 발생한 것이다. 새로 확인된 12명은 모두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검역단계나 자가 격리 중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내국인 7명, 외국인 5명이다. 이들이 출발한 국가를 보면 영국 변이는 아랍에미리트(UAE) 3명, 나이지리아 등 7개국에서 각각 1명이다. 남아공 변이가 확진된 외국인 2명은 탄자니아에서 한국으로 왔다. 특히 변이 감염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가까운 자리에 앉았던 승객 2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약 1.5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퍼지기 시작하면 해당 국가에서 신규 감염의 다수를 점하는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7일 브리핑에서 “해외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점점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세종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4차 유행과 연계되면 감염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3, 4월에 다시 대유행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적어도 3가지 변이 바이러스가 모두 발견된 국가는 1, 2개월 정도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이 바이러스에 백신 효과 ‘불확실’ 이달 중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하지만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까지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임상시험 결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들의 경증과 중등증 발현을 막지 못했다. 다만 연구진은 “영국 변이에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뿐 아니라 지금까지 개발된 다른 코로나19 백신은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 백신은 남아공 변이에 대한 중화항체 생성이 기존 바이러스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노바백스와 얀센 백신도 예방 효과가 각각 60%, 57%로 기존 바이러스 예방 효과(90% 안팎)에 비해 낮았다. 남아공 게놈조사네트워크 책임자인 툴리우 지올리베이라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변이에 대한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은 전 세계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이지운 easy@donga.com·김소민 기자 / 파리=김윤종 특파원}
8일부터 비수도권의 카페와 식당은 오후 10시까지 매장 내 영업이 가능하다. 헬스장, 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과 학원, 노래연습장도 이때까지 운영할 수 있다. 하지만 영업시간 연장 대상에서 제외된 수도권의 자영업자들은 개점 시위를 벌이고 영업 강행까지 예고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영업시간 연장 조치는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 약 58만 개 시설에 적용된다. 기본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는 일단 설 연휴 마지막 날(14일)까지 유지된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도 마찬가지다. 이동량이 늘어날 설 연휴를 앞두고 거리 두기를 완화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방역수칙 위반 시 과태료 처분과 별개로 2주간 집합금지 조치를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시행된다. 7일 0시 기준 해외유입 확진자는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46명이 확인된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감염도 늘어나고 있다. 6일 12명이 추가돼 51명으로 늘었다. 유근형 noel@donga.com·이지운 기자}
8일부터 비수도권의 카페와 식당은 오후 10시까지 매장 내 영업이 가능하다. 헬스장, 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과 노래연습장도 이 때까지 운영할 수 있다. 영업시간 연장 대상에서 제외된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개점 시위를 벌이고 영업 강행까지 예고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영업시간 연장 조치는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 약 58만 개 시설에 적용된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는 설 연휴(11~14일)까지 유지된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도 마찬가지다. 이동량이 늘어날 설 연휴를 앞두고 거리 두기를 완화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방역조치 1회 위반 시 과태료 처분과 별도로 2주간 집합금지 조치를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시행된다. 확진자 감소세가 정체 중인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 유입은 늘어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6일에만 변이 바이러스 환자 12명이 확인됐다.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은 51명으로 늘었다. 이달 중 시작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4차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국내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감염이 처음 확인됐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입국한 외국인 A 씨의 밀접 접촉자 4명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관련 확진자는 최소 38명인데 분석 결과에 따라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중 국내에서 시작될 백신 접종을 앞두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내 전파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기존의 변이 바이러스 환자들은 모두 외국 방문력이 있거나 외국 방문자와 함께 사는 가족인 경우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감염’ 환자 중 4명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방대본은 이 집단감염 사례의 확진자 모두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사례의 첫 확진자는 지난해 12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입국한 외국인 A 씨다. 지난달 7일 A 씨가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가족과 친척, 업무상 지인까지 총 38명이 확진됐다. 그런데 이 중 A 씨의 친척 4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방역당국은 이 집단감염과 관련한 나머지 확진자에 대해서도 전장유전체 분석을 벌이고 있다. 이 검사 결과에 따라 변이 바이러스 지역감염 사례는 더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3일 백브리핑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역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관련 확진자는 모두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입국한 확진자의 가족 1명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39건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기존의 변이 바이러스가 또 다른 형태로 ‘재변이’한 사례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해당 변이가 백신에 대한 내성이 더 강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와 유사한 형태로 다시 변이한 것을 확인했다고 3일(현지 시간) 밝혔다. 당초 N501Y 형태였던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의 유전 특성(E484K)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재변이 사례는 브리스틀에서 11건이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의 변이 자체는 예상 가능한 일이었지만 남아공발 변이(E484K)는 전염성이 더 높고 백신에 대한 내성도 높다”고 우려했다.이지운 easy@donga.com·김예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내 전파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기존의 변이 바이러스 환자들은 모두 외국 방문력이 있거나 외국 방문자와 함께 사는 가족인 경우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집단감염’ 환자 중 4명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방대본은 이 집단감염 사례의 확진자 모두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사례의 첫 확진자는 지난해 12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입국한 외국인 A 씨다. 지난달 7일 A 씨가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가족과 친척, 업무상 지인까지 총 38명이 확진됐다. 그런데 이 중 A 씨의 친척 4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방역당국은 이 집단감염 관련 나머지 확진자에 대해서도 전장유전체 분석을 벌이고 있다. 이 검사 결과에 따라 변이 바이러스 지역감염 사례는 더 추가될 전망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3일 백브리핑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역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경남·전남 외국인 친척) 관련 확진자는 모두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입국한 확진자의 가족 1명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39건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는 기존의 변이 바이러스가 또 다른 형태로 ‘재변이’한 사례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해당 변이가 백신에 대한 내성이 더 강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와 유사한 형태로 다시 변이한 것을 확인했다고 3일(현지 시간) 밝혔다. 당초 N501Y 형태였던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의 유전 특성(E484K)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재변이 사례는 브리스톨에서 11건이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의 변이 자체는 예상 가능한 일이었지만 남아공발 변이(E484K)는 전염성이 더 높고 백신에 대한 내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1일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감염자의 재감염 확률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고령층(65세 이상) 접종 제한 여부를 검토 중이다.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과 논란이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예정대로 2월 중 허가가 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독일처럼 65세 미만에게만 접종을 권고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고, 실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 산하 예방접종위원회는 28일(현지 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4세 이하에게만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만약 국내에서도 고령층 사용 제한 권고가 내려지면 접종 계획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유근형 noel@donga.com·이지운 기자}
상급 종합병원인 한양대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 등 2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입원병동에서 의사와 간호사 1명씩을 포함해 환자와 보호자 등 최소 2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병원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15층 병동을 폐쇄하고 의료진과 환자 등에 대한 전수검사에 돌입했다. 방역당국은 입원환자의 가족이 최초 감염자인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17일 첫 확진자가 나온 서울 지역 노숙인시설 관련 감염도 36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해당 시설 이용자와 직원을 상대로 전수검사를 벌이는 한편 노숙인과 쪽방 주민에 대한 정기적 선제검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요양원에선 26명이 집단 감염됐고, 부산 감천항 집단감염 확진자도 27명으로 늘었다. 대전시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IM선교회의 선교사와 IEM국제학교 대표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비대면 예배만 허용된 기간에 대면 예배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IM선교회 산하 교육시설 관련 누적 확진자는 355명이다. 29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69명으로 집계됐다. 1주간 평균 일일 확진자는 전주 300명대에서 421명으로 늘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의 연장 여부를 31일 발표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현재 확진자 증가 추이가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감소세가 증가세로 전환된 것인지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지운 easy@donga.com·강승현 / 대전=이기진 기자}
정부는 64세 이하 성인 만성질환자에 대한 우선접종을 3분기(7∼9월)에 시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성질환의 범위가 결정되지 않아 어떤 환자가 해당될지 아직 알 수 없다. 28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만성질환자 수는 약 1880만 명이다. 방역당국은 이 중 우선접종 대상에 포함시킬 만성질환자를 분류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추산하는 고위험과 중등도 위험 만성질환자 수는 1168만 명 수준이다. 백신 우선접종에 포함시킬지 논란이 있는 질환도 있다. 대표적인 게 항암치료 중인 환자나 말기 질환자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항암치료 중인 사람은 면역력이 약해 백신을 맞는 게 오히려 위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 백신 브리핑에 참석한 백경란 성균관대 감염내과 교수는 “죽은 바이러스를 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특성상 암 환자가 맞더라도 감염 우려는 없지만 항암치료 초기에는 면역 효능이 떨어질 수 있어 접종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장애인을 우선접종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등에선 “장애인의 코로나19 치명률이 비장애인의 6.5배에 이른다”며 장애인을 우선접종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다만 시설에서 생활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장애인은 우선접종 대상에 포함된다. 택배기사 등 대면 접촉이 많은 업종 종사자들을 ‘사회 필수인력’으로 간주해 우선접종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목소리도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교정시설 재소자는 2분기(4∼6월)에 우선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재외국민과 국내 체류 외국인도 무료 백신 접종 대상자이며 동시에 우선접종 대상이 될 수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불법체류 외국인까지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 예방접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