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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후보자를 선정하는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8월 전당대회 출마자는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 또 여야 4당 협의를 통해 민주당이 맡기로 한 8곳의 상임위원장을 배분하기 위한 당내 협의를 본격화했다. 이번 원 구성 협상에서 공을 들여 확보한 정무위원장 후보로는 노웅래 민병두 의원이 거론된다. 국방위원장은 안규백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호 의원은 행정안전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최재성 안민석 윤호중 의원 등이 출마할지, 아니면 상임위원장을 맡을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7곳의 상임위를 확보한 자유한국당은 야당이라 더더욱 당내 경쟁이 치열하다. 원 구성 협상에서 막판까지 최대 쟁점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는 판사 출신인 여상규 홍일표 의원이 노리고 있다. 국토교통위원장은 강석호 박순자 안상수 홍문표 의원의 이름이 나온다. 예산결산위원장은 김광림 김학용 홍문표 황영철 의원이 물망에 올랐다. 반면 10년 만에 한국당이 다시 맡게 된 환경노동위원장은 지원자가 없어 당 지도부가 고심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교육위원장과 정보위원장을 차지한 바른미래당은 3선의 이학재 이혜훈 이찬열 의원이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몫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으로는 재선의 황주홍 의원이 유력하다. 정의당이 맡을 비상설 위원회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3선의 심상정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몫인 국회의장은 일찌감치 6선인 문희상 의원으로 정해졌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몫인 국회 부의장 두 자리는 당내 신경전이 치열하다. 한국당에서는 이주영 의원(5선)과 정진석 의원(4선)이 12일 의원총회에서 맞붙는다. 바른미래당도 13일 당내 경선을 통해 바른정당 출신인 정병국 의원(5선)과 국민의당 출신 주승용 의원(4선) 가운데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한편 문희상 의원은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에 유인태 전 의원, 차관급인 의장 비서실장에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유근형 noel@donga.com·홍정수 기자}
‘웰빙 공무원’, ‘국회의원 따까리’(잔심부름 하는 사람을 일컫는 속어).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국회 공무원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처럼 부정적이었다. 국회 공무원의 존재를 잘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의 대명사인 판검사 배출 통로였던 사법시험이 폐지된 후 국회에 근무할 5급 공무원을 공개 채용하는 입법고시는 ‘고시 중의 고시’로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한 해 선발 인원이 10여 명에 불과한 ‘바늘구멍’인 까닭에 입법고시는 경쟁률이 200 대 1 이상으로 치솟곤 한다. 이처럼 극강의 난도를 자랑하지만 ‘민의의 전당’에서 일한다는 자부심과 다른 행정부처와 달리 서울에서 평생 근무할 수 있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어 입법고시로 입문하는 수험생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극강의 난도 ‘고시 중의 고시’ ‘입시’라고 줄여 부르는 입법고시는 국회 사무처에서 실시하는 입법부 일반직 5급 공무원 공채시험이다. 1976년 처음 실시된 입시는 올해로 34회째를 맞았다. 총 15명을 뽑는 올해 시험에 원서를 낸 사람은 무려 4131명. 3월 3일 치른 1차 시험에 실제로 응시한 사람도 3426명에 이른다. 국가공무원 5급 행정직 공채시험(행정고시) 경쟁률이 평균 40 대 1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경쟁률이다. 현존하는 각종 공무원 시험 중 경쟁률과 난도 모두 가장 높은 수준인 입시는 다른 고시에 비해 대중적으로는 덜 알려진 편이다. 하지만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일이 입법고시 출신 공무원들의 손을 거친다는 점에서 합격자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 행정고시와 입법고시를 모두 합격한 공무원 A 씨는 “과거에는 고시 2관왕들이 행정고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0년 전쯤부터는 합격자 대부분이 국회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의 첫 번째 관문은 공직적격성시험(PSAT)이다. 일반행정직과 재경직은 행정고시와 시험 방식이나 범위가 같다. 하지만 매우 적은 인원을 선발하는 시험 특성상, 이른바 ‘불의타(不意打·예상치 못한 고난도 문제)’가 많고 커트라인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입법고시 수험생들은 대부분 행정고시를 함께 준비하곤 한다. 올해처럼 입법고시가 행정고시보다 먼저 치러지는 해에는 행정고시 수험생들이 입법고시를 ‘모의고사’ 삼아 응시하는 경우도 있어 경쟁률이 더 높다. 대부분의 응시자는 이 1차 시험에서 탈락한다. 직렬별로 수십 명 수준인 1차 통과자들은 2차 논술형 필기시험을 치르고 이마저 통과하면 3차 최종면접에 가게 된다. 합격자는 국회 사무처나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에서 근무하게 된다. 국회나 정부에서 발의된 법안과 예결산안은 모두 이들의 손을 거친다. 국회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직’은 공석이 생길 경우에만 뽑는다. ○ ‘통법부’는 옛날 얘기… ‘제너럴리스트’ 꿈꿔 입법고시의 가장 큰 매력은 “서울 근무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옮겨갔고, 공공기관도 지방으로 이전하고 있지만 국회는 서울 여의도에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국회 세종시 분원 설치가 확정되면 일부 부서가 옮겨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하지만 아직은 다들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입법고시의 매력이다. 국회 사무처에서 공보 업무를 담당하는 김명준 사무관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놓고, 각계각층의 이해관계가 모이고 충돌하는 국회에서 여러 부서를 거치다 보면 다방면의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이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한다면, 입법고시 출신은 ‘제너럴리스트’의 길을 걷는 셈이다.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영혼이 있는’ 공무원으로 살 수 있다는 점도 입법고시의 매력이다. 입법고시 31회 출신인 B 씨는 “행정부는 정권이 바뀌면 업무 방향 자체가 흔들리지 않느냐. 우리 일은 어느 한쪽 눈치도 보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객관적인 보고서를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공무원의 업무가 대부분 ‘지원’과 ‘검토’로 끝난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행정부처 공무원은 직접 사업을 기획, 집행할 수 있지만 국회에서는 그런 적극적인 업무를 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일 욕심’이 많은 이들은 입법고시보다 행정고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입법고시 23회 출신 공무원 C 씨는 “남들이 가져온 걸 검토하는 일만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장 아쉬울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가 ‘통법부’(법을 그냥 통과시키는 곳)라는 비아냥거림을 듣던 과거와 달리 실질적 권력을 가진 기관으로 변모하면서 입법고시의 인기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A 씨는 “옛 선배들은 (국회가 문을 닫는 날이 많아) ‘한 달 놀고 한 달 일하는 낭만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건 다 지난 이야기”라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 건수가 늘고 언론의 감시 기능도 높아지면서 업무 강도가 함께 높아졌다는 것이다. 국회 위상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대형 로펌 가운데 입법고시 출신을 채용하려는 곳도 늘고 있다. 올해 입법고시의 마지막 관문인 3차 면접시험은 10∼11일 치러지며 최종 합격자는 13일 발표된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으로 나뉘어온 자유한국당의 당내 계파 지형이 6·13지방선거 완패 후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21일과 28일 열린 두 차례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지지 여부를 두고 다양한 목소리를 쏟아냈다. 동아일보가 3일 의총 발언 내용을 입수해 전수 분석해본 결과 의원들의 입장은 기존 친박 대 비박 구도로는 설명하기 힘든 양상이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쇄신론과 책임론이 뒤엉키면서 당내 세력 재편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의총에서는 김 대행이 발표한 당 쇄신안에 대한 찬반과 김 대행에 대한 퇴진 요구가 주로 다뤄졌다. 공개와 비공개를 반복했던 두 차례 의총에선 의원 45명이 총 60차례 발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탈당했다가 돌아온 ‘바른정당 복당파’인 김 대행의 퇴진 요구는 친박 의원들이 주도했다. 의총에서 김 대행에 대해 비우호적 입장을 취한 의원 25명 가운데 친박은 19명, 중립 또는 무계파는 6명이었다. 대표적인 김성태 퇴진론자 중 한 명인 김진태 의원은 “김 대행이 열심히 한 마음은 알겠지만 (지금은) 책임지고 물러날 때”라고 주장했다. 성일종 의원도 “(단식 기간 동안) 아무것도 안 드셨으니 호르몬 분비가 잘 안 될 수 있다”며 김 대행의 퇴진을 요구했다. 일부 중립 성향 의원도 퇴진 요구에 가세했다. 원래 비박계로 지금은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심재철 의원은 “이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러니 현수막을 걸어놓고 쇼한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비판했다. 김상훈 의원도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할 시기를 이미 놓쳤다”며 거들었다. 신상진 주광덕 의원 등은 중앙당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긴 김 대행의 ‘깜짝 쇄신안’ 발표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 대행을 옹호하는 쪽은 다양한 계파가 뒤섞여 있었다. 김학용 김재경 박순자 이은재 의원 등 복당파 11명은 김 대행을 지지했다. 친박 박덕흠 함진규 의원과 중도로 분류되는 안상수 의원, 홍준표 전 대표 체제에서 당직을 맡았던 김명연 홍문표 의원 등 9명도 “김 대행이 유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지원 사격’을 했다. 김학용 의원은 “김 대행을 찍지도 않았던 분들이 (김 대행에게) 물러나라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같은 복당파인 홍철호 의원은 “김 대행이 ‘드루킹’ 때문에 단식할 때는 박수를 쳐놓고, 정작 단식 끝난 후에 보약 한 첩 안 지어주지 않았느냐”며 김 대행을 두둔했다. 친박계 박덕흠 의원은 “난파선에서 김성태를 믿고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명연 의원도 “자중지란을 언론에 노출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2007년 대선 경선 때 형성됐던 ‘친이(친이명박)’ 대 친박 구도가 박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친박 대 비박 구도로 재편됐고, 이젠 김성태 대행에 대한 찬반 여부를 놓고 ‘친복(친복당파)’ 대 ‘비복(비복당파)’ 구도로 형성되고 있다”고 해석했다.장관석 jks@donga.com·홍정수 기자}
투자와 소비, 고용이 동시에 악화되며 경제에 비상등이 켜지자 정치권에서 ‘이러다 큰일 나겠다’며 뒤늦게나마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당마다 내놓는 해법이 중구난방인 데다 여야 간 협의도 지지부진해 ‘경제 살리기’ 입법이 언제쯤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2일 “자영업자를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혁신경제와 신산업을 육성하는 규제개혁입법 등 국회 논의를 기다리는 민생입법들이 쌓여 있다. 자유한국당은 오늘이라도 경제·민생 국회의 문으로 들어오라”고 촉구했다. 경제 관련 입법이 늦어지고 있는 책임을 야당에 돌린 것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 폭탄’ 가능성을 거론하며 “조속한 국회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압박했다. 반면 야권은 여당의 소통 노력 부재와 정부의 실정(失政) 때문에 입법이 늦어지고 있다는 자세다. 자유한국당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규제혁신5법 처리를 위해 우리 당을 설득하거나 진지한 논의를 제안한 적이 없다”고 했다. 여당이 먼저 손을 내밀지 않는데 야당이 굳이 먼저 나설 필요가 있느냐는 논리다. 야당이 먼저 제안한 비슷한 법안이 있는데도 여권이 자당 중심의 입법을 고집하는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설익은 노동정책으로 기업, 노동자에게 혼란만 가중시켰다. 7월에 임시국회를 열어 탄력근로제 기간 연장 등 시급한 노동관련 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경제 악화에 대한 우려에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원인과 해법을 두고는 시각차가 극명하다. 탄력근로제 기간 연장 문제에 대해서는 정당별로는 물론이고 여당과 정부 사이에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국회가 정상화돼도 경제 법안 논의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더 많다.장원재 peacechaos@donga.com·홍정수 기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 마련에 대한 공을 넘겨받은 여야가 대체복무 기간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입법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올해 안에 정부안을 내놓는 등 대체복무제 도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여당은 이미 발의된 대체복무제 관련 병역법 개정안을 기초로 최대한 빨리 대체복무제 입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원 구성 협상 전까지는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의를 못할 것”이라면서도 “국회가 정상화되면 관련 입법 논의를 곧바로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병역법 개정안은 모두 3건. 민주당 전해철, 박주민, 이철희 의원이 각각 발의한 병역법 개정안에는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적 확신을 이유로 집총을 거부하는 사람에 대해 일정한 심사를 거쳐 대체복무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체복무 심사기구를 국무총리 또는 국방부로 할지, 복무 기간을 현역의 1.5배 또는 2배로 할 것인지 등 세부내용은 약간 다르지만 단일안을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21개월인 육군 장병 복무 기간을 국방부가 18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걸 감안하면 대체복무 기간은 30∼36개월가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남북 분단 상황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체복무가 병역 회피의 수단이 되거나 병력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한 병역거부자만 대체복무 대상으로 인정하고 대체복무 형태도 군(軍)과 관련된 업무로 제한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대체복무 기간은 40개월로 할 계획이다. 김 의원 측은 “문재인 정부가 18개월까지 복무 기간을 줄인다고 가정할 때 대체복무 기간이 여당안보다 더 길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대체복무제도를 올해 안에 마련할 방침이라고 이날 밝혔다. 군 고위 관계자는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 마련에) 1년 반이라는 시간을 줬지만 (이 기간을) 다 쓰진 않겠다”면서 “외국 사례를 참고하고, 공청회 등을 열어 연내에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유지하면서 사회적으로 유익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군은 대체복무제가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역 복무보다 힘들고, 양심의 자유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면 상식적으로 현역 복무를 기피할 수 없을 정도의 대체복무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체복무 기간이 최소한 병역 기피를 차단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각계의 여론 수렴을 거쳐 적정한 기간을 결정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일각에선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 복무의 2배가량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군은 또 양심적 병역거부 여부를 판정하는 절차와 기구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부분이 종교와 관련돼 확인서나 자술서를 받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뜻하는 ‘입영 및 집총거부자’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유근형 noel@donga.com·홍정수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영남권 신공항이 다시 논쟁에 휩싸였다. 26일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자,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자가 현재 건설 준비 중인 김해신공항 대신 부산 가덕도 등 다른 공항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나서면서다. 2006년 시작된 영남권 신공항 건설 논의는 10년간의 공방과 연구조사 끝에 부산이 밀던 부산 가덕도나 대구가 원하던 경남 밀양이 아닌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국토교통부의 의뢰로 19억 원짜리 신공항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한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2016년 6월 보고서에서 “공항 운영, 접근성, 경제성, 사회·환경 등 가중치를 서로 달리한 4가지 경우를 모두 적용한 결과 김해공항 확장안이 밀양과 가덕도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김해공항에 3440m 길이 활주로와 국제선터미널 등을 신설하는 내용의 기본계획안을 세우고 있다. 8월에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지역설명회 등을 거쳐 2026년 완공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5조9000억 원이고, 현재까지 기본계획안 용역에 48억 원이 투입됐다. 사전 연구용역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67억 원이 들었다. 봉합된 줄 알았던 논쟁이 최근 다시 터지면서 국토부는 난처해하고 있다. 김현미 장관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공항 위치를 바꾸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오 시장(당선자)을 만나 소상히 설명할 것”이라고 했지만 부산 울산 경남 시도지사 당선자는 바로 다음 날 신공항 TF를 꾸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에도 기존 연구 결과들을 다시 훑어봤지만 가덕도 신공항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은 여전했다”고 했다. 2016년 ADPi의 용역 결과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은 사회·환경 요인에 가중치를 둔 시나리오3을 제외한 모든 시나리오에서 꼴찌다. 바다를 매립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고, 남쪽 끝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져서다. 활주로 1개를 짓는 데 김해공항은 4조1700억 원이 들지만 가덕도는 7조47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오 당선자는 가덕도 신공항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로 김해공항이 24시간 가동될 수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소음 때문에 야간 운항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소음 절감 방안을 마련 중이다. 런던의 히스로 공항도 야간 운항을 안 하지만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토를 지시하면서 시작된 영남권 신공항 논쟁은 선거 때마다 단골 이슈가 됐다. 2007년 대선에 출마한 이명박, 정동영 후보가 모두 영남권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1년 국내 전문가로 구성된 신공항입지평가위원회가 영남권 신공항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놓자 관련 계획 자체를 백지화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부활시켰다. 현재는 정부고시 이전이라 김해신공항 계획을 뒤집을 수는 있다. 하지만 만일 뒤집게 되면 사전타당성 검토, 예비타당성 검사, 기본계획 수립 등 지금까지의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한다. 현재 김해신공항 준비 단계까지 오려면 최소 3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새 공항 부지를 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지역 갈등과 정치적 논란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자유한국당은 “TK를 고립시키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국토부는 갈등 최소화라는 명분 아래 원칙적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겠지만 공항 건설 계획 변경에 대해 김현미 장관을 곧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강성휘 yolo@donga.com·홍정수 / 부산=조용휘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4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했다. 준비위원장에는 인천시장을 지낸 3선의 안상수 의원이, 준비위원에는 초·재선 모임 간사와 원외당협위원장, 외부 전문가 등 계파 성향이 옅은 6명이 선임됐다. 준비위는 당 쇄신을 주도할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 인선 등에 관여한다. 안 위원장은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누군가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비대위가 되도록 일할 것”이라고 했고,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선 “친박과 비박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어지도록 비대위에 주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준비위의 역할은 말 그대로 비대위를 차질 없이 준비해서 여러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다 훌륭하다고 동의하는 분을 추대하는 것뿐”이라며 “단순히 젊은 인물보다는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갖춘 비대위원장을 빠른 시일 안에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도 “준비위에서 당을 성공적으로 혁신하고 쇄신하는 대수술을 집도할 명의를 잘 구해 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기대를 표했다. 그러나 중진 6명은 김 권한대행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심재철 이주영 유기준 정우택 홍문종 의원은 이날 공동입장문을 내고 “(지방선거에) 실패한 공동선대위원장이 국민에 대해 느껴야 할 최소한의 염치”라며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마땅히 책임지고 물러났어야 할 사람이 썩은 자루를 손으로 막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즉각 준비위 해체를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전지전능한 구세주 비대위원장 영입은 또 하나의 허상이고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동조했다. 21일 의원총회 당시 강하게 반발했던 초·재선 의원 53명은 25일 모여 4시간에 걸친 격론을 벌인 끝에 김 대행이 현 당직을 유지하되 준비위의 권한 등을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따로 소집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재선의원모임 간사 박덕흠 의원은 “당내 계파 갈등은 많이 봉합돼 가는 과정이지만 아직 완전히 봉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초·재선 의원들은 (계파색이 짙은) 모임에서 부르더라도 안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영원한 2인자’, ‘풍운아’.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8시 15분경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김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르고 충남 부여의 가족묘에 안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 영결식은 27일 수요일 오전 8시 서울아산병원 영결식장, 발인은 오전 9시. JP에게 1961년은 잊을 수 없는 해였다. 당시 JP는 서울대 사범대를 거쳐 육군사관학교(8기)를 졸업한 35살의 육군 중령이었다. 그 해 처삼촌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쿠데타에 가담해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그의 인생은 크게 뒤바뀐다. 이후 JP는 한국 정치사에서 때로는 화려한 2인자로, 때로는 불운의 정치인으로 숱한 정치 역정을 겪었다. 3공화국 초대 중앙정보부장(현 국가정보원장)으로 ‘권력 2인자’에 오른 그는 1963년 국회에 처음 진출했다. 같은 해 집권 민주공화당의 의장까지 맡았으나 박 전 대통령과 혁명동기들의 견제가 만만찮았다. JP는 1964년 ‘6·3사태’의 희생양이 돼 당의장직을 사임하고 외유(外遊)길에 올랐다. 당시 섭섭한 심경을 “자의반 타의반”이라는 말로 애써 감췄다. JP는 1967년 7대 국회로 재입성에 성공했다. 4년 뒤에는 ‘1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라는 국무총리로 다시 2인자에 화려하게 컴백해 만 4년6개월 동안 직을 수행했다. 1979년 10·26 직후 공화당 총재를 맡았지만 신군부에 의해 ‘부패 정치인’으로 낙인 찍혀 낭인 생활을 해야 했다. 전두환 정부 시절 JP는 김대중(DJ) 전 대통령,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함께 정치활동 규제에 묶여 11, 12대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그가 정치활동을 재개한 것은 민주화 요구가 거셌던 1987년 13대 대선에 출마하면서다. 이어 1988년 13대 총선 때 신민주공화당으로 충청권을 석권하며 정치 전면에 복귀했다. 1990년 1월 당시 노태우 대통령, 민주당 총재이던 YS와 3당 합당에 참여해 1992년 대선에서 YS 당선에 기여했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초 YS 진영으로부터 “정치생명이 다했다”며 2선 후퇴 압력을 받았다. 다시 위기를 맞게 되자 같은 해 3월 민자당을 탈당해 자유민주연합 창당으로 정면승부를 건다. JP의 자민련은 그해 6월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휩쓸고, 96년 15대 총선에서도 충청권에서 24석을 포함해 총 50석을 얻으면서 위력을 발휘했다.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DJP 연합’으로 공동정권을 탄생시켜 김대중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올랐다. 하지만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자민련의 의석수는 17석으로 쪼그라들었다.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JP에 대해 DJ는 민주당 의원 4명을 자민련으로 꿔주는 유례없는 ‘의원 임대’ 파동까지 빚으며 공조 유지를 시도하기도 했다. DJ와의 결별은 2001년 ‘햇볕정책 전도사인’인 임동원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에 자민련이 찬성하면서다. JP가 DJ와의 연대 시 담보로 요구한 것은 내각제였다. 내각제 개헌이 무산된 뒤 DJP 연합이 흔들리던 와중에 JP가 해임건의안을 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주며 공동정권은 결국 파경에 이르렀다. 이후 2002년 16대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못한 채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 노무현 대선후보와 민주당에 충청권을 대거 잠식당했다. 2004년 17대 총선 때는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싶다”며 재기를 향한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나 총선 직전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이 공동추진한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뒤늦게 가담했다가 역풍을 맞아 4석으로 쪼그라든다.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한 자신조차 낙선하면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 총선 패배 직후인 2004년 4월 19일 그는 “패전의 장수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국민의 선택은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한다”며 총재직 사퇴 및 정계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5·16쿠데타로 한국 정치사에 등장한 그가 43년간의 정치인생을 접은 날은 아이러니하게도 4·19혁명 44주년 기념일이었다. 그는 자주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말을 빌려 “유권자는 사육사가 잠시 한 눈을 팔면 물어뜯는 맹수와 같다”고 말했다. 17대 총선은 ‘보수 원조’를 자임해온 JP가 변화된 유권자들의 성난 민심을 따라잡기에는 너무 늦었음을 일깨워준 충격적 사건이었다. 그는 당시 서울 마포당사에서 당직자들에게 “43년간 정계에 몸담아 왔고 이제 완전히 연소돼 재가 됐다”며 “노병은 죽진 않지만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JP는 YS, 박준규 전 국회의장과 공동으로 9선이라는 최다선 의원의 기록을 남겼다.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 명예고문이 된 JP는 “이명박 후보야말로 우리나라를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이끌고 개인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 적임자”라며 지원 유세를 했지만, 대선 이후엔 약속대로 다시 야인(野人)으로 돌아갔다. 그간 얻은 별명도 많다. ‘부패원조’는 5·16쿠데타 이후 공화당 창당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4대 의혹사건’을 시작으로 “신악(5·16세력)이 구악(이승만 정권)을 뺨친다”는 평가를 받으며 생겼고, ‘정치9단’은 노회한 정치리더인 3김(DJ·YS·JP) 모두에게 붙은 수식어였다. ‘낭만의 정객’은 수세에 몰릴 때 화려한 수사로 위기를 넘겨온 그를 잘 표현한다. JP는 한학자였던 아버지 덕분에 고사성어를 잘 활용했다. 공주중(5년제) 시절에는 밤새 책 한 권씩 읽고 다 못 마치면 학교수업도 가지 않는다는 ‘일야일권 독파주의’로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저서, 세계문학전집 등을 모두 읽었다. 3만 권의 책을 소장했다는 ‘독서광’ DJ보다 장서가 많다고 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좌우명대로 정치 인생의 갈림길마다 물 흐르듯 유연하게 고비를 넘겼던 JP. 그는 2017년 19대 대선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며 정치인생을 오래 유지했지만 ‘3김 시대’로 상징되는 한국 현대정치사의 다른 거목인 YS, DJ과 달리 1인자가 되지 못하고 ‘영원한 2인자’요, ‘킹 메이커’에 머물렀다. JP는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몇 마일이 남아있다’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구를 즐겨 인용했다. 의미를 물으면 “잠들기 전이란, 죽기 전이나 정계를 떠나기 전으로 해석하면 된다. 내가 제일 보기 싫은 것은 타나 남은 나무조각”이라고 말했다. JP는 명분보다 실리를 좇은 정치인으로 평가받지만 그가 꿈꾼 인생은 “완전 연소돼 재가 되는” 불같은 삶이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다. 양대 수사기관인 검찰과 경찰을 지휘하는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이 21일 ‘검경 수사권 조정’에 합의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감안하면 이번만큼은 결실을 맺을지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의안의 핵심인 사법 경찰관의 1차적 수사 종결권,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은 모두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와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법 개정 논의에 들어간다. 그러나 국회로 넘어가면 험로가 예상된다. 공전을 거듭했던 사개특위 활동 시한이 30일 종료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에 사개특위 활동 시한을 연장하자고 제의했지만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다. 여야는 임시 국회를 열어 놓고도 지방선거 여파로 20대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을 전혀 하지 못해 국회가 장기간 공전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여기에 검경 수사권 조정과 별도로 논의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 논의가 변수로 끼어들면 여야 협상은 더욱 꼬일 수밖에 없다. 일단은 6·13 재·보선으로 확고한 1당 지위를 굳힌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범여권 세력을 규합해 강한 입법 드라이브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쟁점법안 처리는 의원 3분의 2인 180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법안 통과를 위해선 야권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재·보선 참패와 보수 재편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제2, 3당은 일단 부정적이다. 사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찰의 과잉 수사를 어떻게 견제할지, 자치경찰제의 사무 범위나 시행 시기를 어떻게 정할지 등 구체적인 방법이 보이지 않는 선언에 불과하다”며 “사개특위 활동기한을 연장하거나 후반기 법사위에서 논의를 더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도 논평에서 “그동안 검찰이 인사권을 가진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해온 것을 방지할 개선책과 경찰 수사권의 민주적 통제 등 근본적인 내용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장관석 jks@donga.com·홍정수 기자}
자유한국당은 21일 지방선거 참패 뒤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한 두 번째 의원총회를 5시간 20분 동안 열었다. 선거 다음 날 의총보단 2시간 더 길었다. 그러나 새 비대위원장 후보나 혁신안을 놓고 깊이 있게 토론할 겨를이 없었다.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을 핵심으로 하는 ‘비복당파’들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책임론을 집중 제기하자 바른정당에서 돌아온 복당파 의원들은 김 대행을 방어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친박계 등 비복당파는 △김 대행이 19일 특정계파(복당파) 의원 모임에 참석했다는 점 △이 모임 참석자인 박성중 의원이 휴대전화에 ‘친박·비박 싸움 격화,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 등 ‘친박 제거’를 암시하는 회의록 형식의 메모를 한 점 △김 대행이 의원들과 논의 없이 갑자기 중앙당 해체라는 쇄신안을 발표한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의총을 시작하자마자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 회의 때 나온 여러 가능성과 우려들을 순서대로 메모한 것일 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비복당파들은 파상 공세를 시작했다. 친박계 핵심인 김진태 의원은 “국민들이 보기엔 홍준표나 김성태나 거기서 거기다. 선거에서 그렇게 졌는데 물러나는 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계파색이 엷은 신상진 의원도 “책임지고 반성하는 자세가 부족했던 게 당이 어렵게 된 중요한 문제다. 책임지는 자세부터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철 정용기 의원 등 6, 7명은 김 대행의 사퇴를 촉구했고 표결을 주장하는 말도 나왔다. 친박계 의원들은 김 대행과 김무성 의원 등 복당파들이 인적쇄신을 명분으로 ‘친박 학살’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성일종 의원은 “구당파(복당파) 모임에는 김무성 의원도 있다 보니 오해가 증폭된다. 탈당하면 계파 개념 없어지는 것 아니냐”면서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자 복당파들의 반격도 시작됐다. 김학용 강석호 이은재 박순자 의원 등 복당파 5, 6명은 잇달아 발언을 신청해 “김 대행의 공도 크다. 대표가 나갔는데 원내대표도 나가라는 게 말이 되냐”고 반박했다. 김 대행은 자신의 사퇴 요구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은 채 의총을 마무리한 뒤 “혼란과 혼돈으로 빠지지 않고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쇄신과 개혁을 하겠다. 더 이상 당내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는 어떤 것도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하고는 퇴장했다. 친박계인 이장우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행의 마무리 발언은 의원들의 얘기는 듣지도 않은 사람처럼 ‘어쨌든 나를 따르라’고 한 것”이라며 “앞으로 초·재선 의원 모임을 계속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최우열 dnsp@donga.com·홍정수기자}
현역 최다선(8선)이자 친박(친박근혜) 좌장인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사진)이 20일 전격 탈당했다. 6·13지방선거 참패 후 한국당을 탈당한 건 서 의원이 처음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며 탈당의 변을 밝혔다.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해 인터뷰했다. 이하는 주요 일문일답. ―탈당까지 하게 된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정당을 떠나는 건 나에게 정치를 그만두는 것이다. 아쉽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렇게라도 파장을 일으켜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당이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친이(친이명박)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친박 좌장이라는 수식어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지난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탈당 요구를 받았으나 남아 있다가 오늘 탈당한 이유는…. “오래전부터 생각했지만 (지방선거 참패 후) 당이 새로워지려면 당을 새로 꾸려갈 인재들에게 넘겨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결심했다. 동시에 당 개혁에 앞장서려는 사람들이 패거리 정치로 당을 장악하면 안 된다는 경종도 주고 싶었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등 한국당 복당파들은 바른정당으로 탈당한 데 대해선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이 누굴 때려잡자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유를 뭐라고 보나. “보수의 가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새로운 지식을 잘 파악해서 무리 없이 현실에 대입하는 게 보수다. 남북평화가 새로운 흐름인 지금은 아무리 속이 쓰려도 긍정할 건 긍정해야 한다. 그런데 자꾸 홍준표 전 대표는 ‘위장평화쇼’라고 우겨대니 국민들이 실망한 것이다. 지금까지 정당정치를 하면서 많은 지도자를 봤지만 홍 전 대표와 같은 ‘욕쟁이’는 없었다. 박순천 여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말 한마디 한마디 하는 데 얼마나 조심했는지 모른다.” ―보수정당이 되살아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서 의원이 정치를 배운 김영삼(YS) 전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나. “시대와 상관없이 정당에 가장 중요한 건 인물이다. 대표 같은 ‘간판’이 좋아야 당이 살아난다. 그 밥에 그 나물이면 절대 못 살아난다. YS라면 개혁적인 젊은 인물을 삼고초려라도 해서 모셔왔을 것이다. 그게 안 되면 비대위 구성 방법을 찾기 위해 밤새도록 의원들이 난상토론을 했어야 했다. 하염없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참패를 겪고도 또다시 자신의 입 역할을 할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앉히고 뒤에서 조종하는 일이 벌어지면 이 당에는 정말 희망이 없다.” ―초선들의 목소리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 초선 의원들도 이번에 정신들 좀 차려야 한다. 선배 의원들이 봤을 때 ‘아, 저 사람 괜찮네’ 하는 사람이 나와야 하는데 이건 뭐…. 이런 건 누가 인위적으로 해서 안 되는 것인데 우리 당에는 그런 게 별로 보이지 않아서 떠나는 마당에도 참 걱정이다. 나 같은 사람들이 비켜줄 테니 지금이라도 잘해 봤으면 한다.” ―한국당이 계속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할 건가. “이제 탈당했는데 자유롭게 트위터도 하고 할 말을 하고 싶다. 아주 엇나간다 싶으면 내가 그래도 (당에) 충정이 있었는데 ‘이건 잘못된 것 같다’는 얘기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서 의원의 탈당 결정에도 이날 당 안팎에선 “혁신은 사라지고 복당파 대 비복당파라는 ‘신계파 지도’만 생겼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김 대행과 김무성 전 대표 중심으로 한 ‘복당파’가 새 주류로서 당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우택 한선교 김진태 박덕흠 의원뿐 아니라 조경태 정진석 심재철 홍일표 홍철호 의원 등 무계파 성향이나 일부 복당파 의원들도 “김 대행의 방안은 바람직한 해법이 아니다”라고 반대 의사를 표했다.홍정수 hong@donga.com·최우열 기자}
자유한국당 1차 인적 쇄신 방안으로 ‘박근혜 정부 장관 출신’ 의원들이 선제적으로 2020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19일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보수정당의 위기를 몰고 온 결정적 계기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인 만큼 당시 내각 출신 의원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열린 초선 의원 모임에서도 ‘장관급 불출마론’이 제기돼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급 이상을 지낸 의원은 이주영 유기준 최경환 정종섭 윤상직 추경호 의원 등 6명이다. ○ 친박 장관들의 엇갈리는 목소리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윤상직 의원(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한국당 의원들은) 모두 박 전 대통령 탄핵이란 원죄가 있다”며 “원죄가 없는 신인들을 많이 발굴해서 보수를 살릴 수 있게 하려면 그릇을 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섭 의원(전 행정안전부 장관)도 “한국당 의원들 전부 불출마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머지 의원들은 “특정인을 지목해 몰아내는 식의 인적 쇄신은 옳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추경호 의원은 “인적 쇄신 문제를 산발적으로 얘기를 꺼냈다간 서로 손가락질하는 모습으로만 비치고 감정다툼이 되기 쉽다. 장관급 퇴진론 등을 포함해 인적 쇄신의 명분과 논리를 잘 구성해 진정성 있게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 정부 장관을 지낸 한 중진 의원은 “이렇게 의리 없는 집단들이 정치를 하면 누가 남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책임론을 거명한 사람조차도 박근혜 체제에서 공천을 받은 사람 아니냐. 자기 살려는 몸부림”이라고 일축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의원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로 수감 중이다. 그는 아직 동료 의원들이나 측근들에게 불출마 의사를 포함한 향후 정치 일정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침묵하던 초선’들도 목소리 내기 시작 이날 당내 초선 의원들의 대규모 모임에서도 자발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초선 의원 모임 간사인 김성원 의원은 “초선이라고 해서 무작정 주장만 하기보다는 같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당내 전체 초선 41명 중 32명은 3시간여의 토론 끝에 차후 구성될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 당 개혁을 위해 초·재선을 많이 포함하도록 지도부에 요구하기로 결론 내렸다. 당 혁신 작업 과정의 전반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18일 내놓은 중앙당 해체 등 쇄신안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당내 반발이 거세지자 김 대행은 “중앙당 해체라고 이야기했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중앙당을 새로 설립하는 것”이라며 “사무실이나 인력이나 중앙당 규모를 10분의 1 정도로 축소해서 원내정당으로 가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김 대행은 이날 오후 초선 의원들의 2차 회동에도 참석한 뒤, “제 모든 직을 걸고 사심 없이 (당을) 수습하고 (쇄신)기구를 만들겠다”며 조만간 의원총회를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초선 의원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이 휴대전화에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등등 박명재, 정종섭”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라고 적은 메모를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해묵은 친박-비박(비박근혜) 간 계파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홍정수 hong@donga.com·박훈상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유례없는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첫 비상조치로 중앙당 해체와 당명 변경이라는 카드를 내놨다. 하지만 일사불란한 당 혁신은커녕 내분 양상만 드러내고 있다. 이전과 다름없는 ‘도돌이표 쇄신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로 한국당은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제가 직접 중앙당 청산위원장을 맡아서 지금 이 순간부터 청산과 해체작업을 진두지휘하겠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당 사무총장과 대변인, 여의도연구원 등 당직자 전원의 사퇴서를 수리하고, 전국의 당 자산을 처분해 당 조직을 구조조정할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회견이 끝나자마자 김 대행에 대한 퇴진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재선 의원 30명 중 22명은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재선 의원 모임 간사인 박덕흠 의원은 이날 “변화와 혁신을 위해 (김성태) 1인이 독주하기보다 여러 의견과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며 1박 2일 일정의 난상토론을 요구했다. 전·현직 당협위원장 모임도 “선거 참패에 책임 있는 대상자가 수습방안을 내놓은 건 어불성설”이라며 김 대행의 퇴진을 요구했다. 한편 초선 의원 41명 중 5명 안팎은 김무성 윤상직 의원에 이어 곧 추가로 2020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정수 hong@donga.com·박훈상 기자}
자유한국당이 6·13지방선거 참패로 궤멸 위기에 빠졌지만 반성과 참회의 시간은커녕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적폐’ 중 하나인 네 탓 공방에 더 시끄러워졌다. 홍준표 전 대표의 사퇴로 대표권한대행을 맡은 김성태 원내대표는 1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첫 쇄신안을 내놨다. 주말 내내 외부와 연락을 끊고, 쇄신안을 마련한 그는 “중앙당 해체를 선언하고 지금 이 순간부터 곧바로 해체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당의 보신주의, 무사안일주의, 기득권 정당으로서의 모든 관행과 관습을 끊어내겠다”며 △중앙당 해체와 원내중심 정당으로의 전환 △당직자 전원 사표 수리 △외부 인사 중심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즉각 반발이 불거졌다. 재선 의원 22명은 김 대행의 일방적 발표에 대해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맞섰다. 이들은 김 대행의 기자회견이 열린 시각 의원회관에 모여 2시간가량 ‘성토대회’를 열었다. 김 대행의 쇄신안이 의원들과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발표된 점과 선거 패배 책임이 있는 ‘임시직 권한대행’이 칼자루를 들고 쇄신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점이 주된 주장이었다. 김진태 의원은 “(15일 의원총회에서) 김 대행의 사과 퍼포먼스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다. ‘보여주기’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것은 김 대행의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지방선거 공동선대위원장까지 지낸 김 대행이 선거 참패 책임론에서 비켜가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김 대행 퇴진 주장까지 터져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대행이 어설픈 정치 컨설팅 회사에서 번지수를 잘못 짚은 대안을 받아온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김 대행은 무리하게 쇄신책을 내놓을 게 아니라 자신의 향후 거취부터 선을 그은 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쇄신안의 내용면에서도 이번 수습책 자체가 자기희생과 책임을 상징하는 정계은퇴나 총선 불출마, 정당 해산에 한참 못 미친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중앙당 폐지 방안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두세 차례 쇄신방안으로 제시됐지만 전국 단위 선거에 대비해야 한다며 슬그머니 되돌려온 레퍼토리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5선의 심재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 당이 원내정당이 아니어서, 덩치가 커서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이번 수습책을 “절망적인 헛다리 짚기”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대행의 쇄신안 논란과는 별개로 일단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당 외부 인사에게 맡기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김 대행은 “우리의 환부를 도려내고 수술하고 혁신하기 위해선 당내 인사가 혁신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혁신비대위가 당의 오랜 구태와 관행 답습을 모두 끊어낼 수 있도록 출발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당내 세력의 사심(私心)이 반영되지 않을 것이고, 저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약속했다. 한편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새 인물이 당원협의회를 이끌어야 한다”며 당협위원장 자리까지 내놨다. 그러나 15일 비상 의원총회 때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윤상직 의원 이후로는 동참자가 아직 없다. 여기에 ‘보수당 인물평’이라는 제목으로 당 소속 의원 등 30인을 폄하하는 내용의 글이 당 관계자를 중심으로 퍼지는 등 한국당은 하루하루 혼돈의 블랙홀 속으로 빠져드는 상황이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홍정수 기자}
지방선거에서 궤멸 수준으로 패배한 자유한국당은 주말 사이 초·재선과 중진 등 의원들이 선수(選數)별로 모여 당의 활로를 논의했다. 하지만 “당을 해체하고 새로 시작하자” “의원들 전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자”는 등 패배 직후 나왔던 파격적인 주장은 오히려 슬그머니 들어가 버리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국민은 한국당을 탄핵했지만, 아직도 국회의원 배지의 기득권에 젖어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4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은 17일 오후 여의도에서 당의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모임을 가지기로 했지만, 기자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취소했다. 한 중진 의원은 “솔직히 만나봤자 내놓을 결과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공개가 돼 버리면) 만나기가 껄끄러웠다”고 전했다. 중진 회동의 무산은 예고된 해프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중진은 선거 패배 직후부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마음이 가 있는 만큼 혁신적 결정이나 자기희생 방안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4선의 정우택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혁신에 앞장서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당이 어려웠을 때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일념에서 구해내 온 한 사람이다. 선당후사 하겠다”고 답하며 당 대표 출마를 시사했다. 나경원 의원(4선)이나 심재철 의원(5선)도 일찌감치 당 대표 출마를 검토하고 있었다. 한 당직자는 “동상이몽을 하는 중진들이 만나봤자 21대 총선 공천권을 가질 당 대표 출마 의중을 서로 탐색하는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 별다른 성과를 낼 분위기 자체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초·재선들의 움직임도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15일 한국당 김순례, 김성태(비례대표), 성일종, 이은권, 정종섭 등 초선 의원 5명이 “중진 은퇴 촉구”를 한 데 대해 자기희생 없는 ‘역대급 철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전여옥 작가는 16일 페이스북에 “홍준표 대표 시절 입 한 번 뻥끗도 하지 않았던 이름만 초선인 사람들이 ‘갑자기 왜 저러지?’ 싶다… ‘진박 인증 사진’ 찍던 한국당 초선분들은 ‘중진 찜 쪄 먹는 노회한 초선’”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선거 패배의 큰 원인 중 하나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책임이 있는 한국당 의원들이 ‘나 몰라라 한 것’인데, 서로 손가락질하며 물러나라는 태도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18일부터 초·재선 의원 모임이 잇따라 잡혀 있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의원 그룹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분위기 탓에 논의의 수준은 비대위원장 모시기나 조기 전대 준비하기로 국한되고 있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김성태 원내대표는 18일 큰 틀에서의 당 쇄신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16일 페이스북에 “마지막으로 막말 한 번 하겠다”며 인적쇄신의 대상을 지목했다. 그는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 우선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을 청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의총에서 술주정 부리는 사람,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사이코패스, 탄핵 때 줏대 없이 오락가락하고도 얼굴, 경력 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생명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 하는 사람” 등을 청산 대상으로 꼽았다. 홍 대표가 실명을 적시하진 않았지만, 상당수 비판 대상이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중진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우열 dnsp@donga.com·홍정수 기자}
“자세히 보니 자유한국당 압승 지역이 아니네요?” 대구 동구에 사는 이정수 씨(32)는 “한국당이 이번에도 모두 이긴 줄로만 알았는데 선거구별 득표율을 보니 변화가 많다. 놀랍다”고 말했다.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 지역은 당선 여부만 놓고 보면 6·13지방선거에서도 보수의 마지막 보루다. 하지만 2014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대통령선거,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기초자치단체별 득표율을 비교 분석해 보면 이 씨의 말처럼 보수 정당의 텃밭인 TK가 밑바닥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닥부터 흔들리는 보수의 심장 한국당은 이번 선거에서 대구 8개 구청장 중 7곳을 차지했다. 양적인 면에서는 승리를 거둔 셈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득표의 ‘질’은 추락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대구의 대부분 구청장 선거에서 60% 이상을 득표하며 압승했다. 경쟁 후보가 없던 남구와 달성군에서는 무투표 당선자를 냈다. 두 곳을 제외한 6개구에서 새누리당 후보는 평균 42.8%포인트 차로 2위 후보를 따돌렸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지세가 꺾이면서 바닥 민심은 요동쳤다. 민주당은 후보를 낸 7곳에서 한국당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 7곳에서 한국당과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평균 13%포인트로 2014년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동구에서는 한국당과 민주당, 바른미래당의 3파전 끝에 한국당 배기철 당선자가 민주당 서재헌 후보에게 4.4%포인트 차로 신승을 거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달성군은 무소속 김문오 당선자가 차지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를 2000여 표 차로 겨우 눌렀던 김 당선자는 이번엔 1만7779표 차로 확실한 승리를 거뒀다. ○ 대구의 ‘강남’에도 민주당 바람 이런 변화는 특히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도 예외가 없었다. 집값 상승률이 높고 교육열이 뜨거운 수성구에는 고소득층이 많이 사는 편이어서 과거에는 대구에서도 한국당의 텃밭으로 통했다. 하지만 수성구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수성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남칠우 후보의 득표율은 44%로 8개 구의 민주당 후보 지지율 중 가장 높았다. 광역단체장 선거도 냉랭하긴 마찬가지였다. 한국당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는 수성구에서 53.4%를 얻었다. 대구지역 전체에서의 득표율(53.7%)보다 근소하게 낮은 득표율이다. 민주당은 대구시의원도 처음으로 배출했다. 비례대표 1명을 포함해 4명이다. 민주당 수성갑 지역위원장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쟁시켜 주셔서 감사하다”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수성구에 사는 펀드매니저 최모 씨(39)는 “선거운동 기간 민주당 후보가 앞섰다는 이야기가 많아 당선을 기대했다”며 “대구 변화의 바람이 수성구에서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 주위에 많았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 여당이 잡아챈 ‘박정희 고향’ 구미 경북지역에서도 바람이 거셌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서 민주당 장세용 당선자가 한국당 이양호 후보를 접전 끝에 40.8%의 득표율로 누른 것은 지역민들조차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고 보수 후보가 난립하며 표가 분산된 영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밑바닥 정서가 흔들린 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구미의 선거 결과가 전체 TK의 민심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다른 지역에서는 한국당이 TK를 지켰다고 하지만 잘 뜯어 보면 참패한 것과 다름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졌지만 이긴’ 성적표를 받아든 주민들은 보수 정당에 질책을 날렸다. 동구 불로전통시장 상인 김모 씨(51)는 “오만한 한국당의 공천 번복 사태로 인한 주민들의 실망이 선거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학생 김모 씨(22)는 “다음 선거 때는 보수의 색채가 좀 옅어지고 진보가 더 선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홍정수 hong@donga.com / 대구=장영훈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촛불이 틀렸다 카고, 남북 정상회담을 ‘쇼’라 카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지예.” 부산에 사는 김모 씨(52·상인)는 6·13지방선거에서 오랫동안 지지하던 보수정당 대신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밀었다고 당당하게 공개했다. 김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던 2016년 11월 부산 서면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떠올리며 “그때 시민 10만 명이 몰린 걸 보고 부산의 야성(野性)이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느꼈다”고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1995년 첫 지방선거 이후 보수세력이 독점한 부산의 정치지형이 1990년 김영삼(YS)의 3당 합당 이전으로 돌아선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부산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 대표적인 야도(野都)로 통할 정도로 보수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3당 합당 이후 ‘보수의 텃밭’으로 돌아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는 55.23%를 득표해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를 18%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이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총 16곳의 부산 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13곳(81.3%)을 휩쓸었다. 불과 4년 전 지방선거 때에는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기초단체장 16곳 중 15곳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한 곳도 차지하지 못했다. 비례대표 외에 42명을 뽑는 부산시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90% 이상인 38명을 확보했다. 앞서 4년 전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42곳 전체를 싹쓸이했다. 부산의 광역과 기초단체장 권력지형이 혁명적인 수준의 변화를 겪은 셈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부산의 바닥민심 변화가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5석을 확보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치러진 대선에서도 당시 문재인 후보가 부산에서 거둔 득표율(38.71%)이 한국당 홍준표 후보(31.98%)를 앞질렀다. 민주당 민홍철 경남도당 위원장은 “침체된 부산과 울산, 경남을 새롭게 변화시키겠다는 열망이 이번 선거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남도 지방권력 교체에 버금가는 변화가 일어났다. 경남도지사를 비롯해 총 18곳의 경남 기초단체장 가운데 7곳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4년 전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시 한 곳만 민주당 몫이었다. 지역에서는 지난해 경남도지사 임기 도중 사퇴한 한국당 홍준표 대표에 대한 심판론이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시각도 있다. 조유묵 마창진 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홍 대표의 막말과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 발언이 경남 선거에서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경남은 전체적으로 민주당 지지 기반이 넓어진 가운데 거제 통영 고성 남해 등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오랫동안 터를 닦은 지역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각종 지역 현안을 해결할 ‘힘 있는’ 여당 단체장에 대한 기대감도 선거에 반영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시민들이 지역 정치질서와 방식을 모두 바꾸라고 명령한 것이다. 경남에서 민주당 외길을 묵묵히 걸은 후보들에게 유권자들이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김상운 sukim@donga.com / 창원=강정훈 / 홍정수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궤멸적 패배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보수의 마지노선’인 서울 강남권과 대구경북(TK)에서도 크게 흔들렸다. 이런 식이라면 보수가 다음 전국 단위 선거인 2020년 총선에선 이 지역에서 아예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수가 제대로 변신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전례 없는 정치 빅뱅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한국 부촌의 상징인 서울 강남구에서 첫 구청장을 배출하며 서울 25개 기초단체장 중 24곳을 쓸어 담았다. 한국당은 웬만한 중소도시 못지않은 예산 규모의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구청장 중 서초구만 간신히 이겼다. 그나마 서초구청장 선거에서도 2014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한국당과 민주당의 득표율 격차가 17%포인트에서 11.3%포인트로 줄었다. 대구에선 8개 구청장 중 7곳을 한국당이 차지하며 겉으로는 체면을 세웠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국당은 다음 선거를 기약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각 선거구의 득표율 평균 수치를 보면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67%였고, 1명의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등 ‘비(非)한국당’은 24%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한국당 득표율은 48%로 4년 전보다 19%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민주당 후보 7명과 무소속 1명의 득표율 평균은 39%까지 올라갔다. 부산에선 16곳 구청장 중 민주당이 13곳을 쓸어 담았다. 한국당은 수영구와 서구 등 2곳을 이기는 데 그쳤다. 이렇게 총 226명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51곳에서 이겼고 한국당은 민주당의 3분의 1 수준인 53곳을 챙기는 데 그쳤다. 민주평화당은 5곳, 무소속 후보는 17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광역의원·기초의원도 민주당 당선자는 총 2290명으로 한국당(1146명)의 두 배에 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국정 전반을 다 잘했다고 평가하고 보내준 성원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자만하거나 안일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하겠다”고 말했다.최우열 dnsp@donga.com·홍정수 기자}
“서울 목동 살다가 이혼하면 부천 정도로 가고, 더 어려워지면 인천으로 간다”는 이른바 ‘이부망천(離富亡川)’ 발언 파문의 당사자인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사진)이 10일 밤 자진 탈당했다. 이 발언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이날 인천지역 국회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정 의원의 정계 은퇴를 촉구했다. 유 후보는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특단의 결심을 하겠다”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정 의원이 발언 다음 날인 8일 대변인직을 사퇴하고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유세 현장에서 공개 사과를 했지만 당 안팎의 탈당 및 의원직 사퇴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바른미래당 문병호 인천시장 후보도 “인천 시민의 마음에 대못을 박았다”며 의원직 사퇴와 구속 수사를 요구했다. 정 의원은 당 지도부의 자진 탈당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다가 이날 오후 8시 징계 수위를 논의하기 위한 윤리위 회의 직전에 중앙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정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후보의 강경한 입장 발표를 보고 미안한 마음이다. 물의를 빚은 것을 책임지기 위해 탈당했다”고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9일 부산을 찾아 시민들에게 세 번씩이나 엎드려서 큰절을 했다. 2일 수도권을 마지막으로 현장 지원을 중단한 뒤 일주일 만에 현장 유세를 재개하며 ‘사죄 유세’를 한 것이다. 중구 광복로 패션거리에서 진행된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등의 집중유세 때 연단에 오른 홍 대표는 평소의 강경한 이미지가 무색하게 “죄송”과 “반성”을 반복하며 몸을 최대한 낮췄다. 그는 “36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굴복을 모르고 살았는데, 선거 진행되는 거 보면서 국민한테 굴복을 해야겠다. 잘못한 것이 없어도 잘못했다고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또 홍 대표는 “YS(김영삼) 이래로 25년 동안 부산시민들은 저희 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셨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때부터 친이·친박으로 갈라져 붕당정치를 했다. 그러다 두 대통령이 감옥으로 갔다”며 첫 번째 ‘사죄의 절’을 올렸다. 이어 그는 ‘막말 논란’을 언급하며 “아무리 생각해도 막말한 게 없다. 경상도 어투가 원래 그렇다”면서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과드린다”며 두 번째 절을 했다. 마지막으로 “부산까지 무너지면 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호소한 뒤 세 번째로 절을 하고 유세를 끝냈다. 홍 대표의 ‘읍소 전략’은 부산, 울산, 경남 등 PK 지역 여론조사 결과가 여당 후보에게 뒤지면서 당의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홍 대표는 이날 “부산을 사수하면 영남 5개 단체를 전부 이긴다”고 강조했을 만큼 부산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31일에도 부산부터 찾았다. 홍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어제 가본 부산 민심은… 표면상 여론조사는 민주당, 바닥민심은 한국당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민생 파탄을 우려했다”고 적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