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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플레이 하나가 승부를 가른다.’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두산과 LG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은 이 명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경기였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은 정규리그 4위 두산이 3위 LG에 5-1로 승리했다. 3회초 두산의 선취점부터 그랬다. 선두 타자 박계범(25)이 안타를 치고 나간 상황에서 두산은 후속 타자 박세혁(31)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박세혁의 번트 타구가 뜨면서 1루 주자 박계범의 스타트가 늦었지만 LG 포수 유강남(29)은 2루 대신 1루로 공을 던졌다. 이어 정수빈(31)이 중전 적시타를 치면서 박계범은 홈을 밟았다. 유강남이 번트 수비 때 2루로 공을 던졌더라면 실점하지 않을 수 있었던 대목이다. 두산의 쐐기점이 나온 8회초에도 LG의 송구 하나가 아쉬웠다. 1-2로 뒤진 1사 3루 상황에서 LG 내야진은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전진수비를 펼쳤지만 대타 김인태(27)의 땅볼을 잡은 2루수 정주현(31)이 포수 머리를 넘기는 악송구를 하면서 상대에 점수를 헌납했다. 이 틈을 타 김인태는 3루까지 진루했고, 대주자 안권수가 후속 타자 박세혁의 안타 때 홈을 밟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외국인 원투펀치 미란다와 로켓이 모두 부상으로 로스터에서 제외된 가운데 제 몫을 해낸 두산 선발 최원준(27)의 호투도 빛났다. 5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틀어막았다. 4와 3분의 2이닝 2실점을 한 LG 수아레즈(29)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이날 패스트볼 최고 구속 시속 141km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섞어 던진 최원준은 1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타석에서는 정수빈이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을, 박세혁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한편 잠실 라이벌전에 걸맞게 5회초 양 팀 사령탑의 뜨거운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상황은 무사 1루 두산 정수빈이 기습 번트를 치고 1루로 달리면서 포수 유강남의 송구가 정수빈의 몸에 맞고 빠지면서 시작됐다. 순식간에 무사 1, 3루가 됐지만 LG의 비디오 판독 요청 결과 정수빈은 3피트 라인 위반으로 아웃이 선언됐다. 3루 주자도 1루로 되돌아와야 했다. 이에 김태형 두산 감독이 상황 설명을 요구하며 그라운드에 나왔다가 들어갔고 류지현 LG 감독이 비디오 판독에 대한 항의는 자동 퇴장 대상이 아니냐며 강하게 어필했다. 류 감독의 항의는 5분 가까이 이어졌다. 결국 이영재 주심이 마이크를 들고 상황 설명에 나서야 했다. 한편 이날 승리로 두산은 100%의 확률을 쥐었다. 역대 3전 2선승제로 치러진 17차례의 준PO에서 1차전 승리 팀은 모두 PO에 진출했다. 2차전은 5일 같은 장소에서 두산의 안방경기로 치러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2021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의 주인공은 애틀랜타였다. 애틀랜타가 3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WS 6차전에서 휴스턴에 7-0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정상에 섰다. 그레그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 등 투수 트로이카가 맹활약했던 1995년 이후 26년 만에 챔피언 반지를 꼈다. 보스턴 브레이브스 시절이었던 1914년, 밀워키 브레이브스였던 1957년까지 포함하면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공교롭게도 프로 23시즌 중 21년 동안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은 전설의 홈런왕 행크 에런(통산 755홈런)이 1월 세상을 떠난 지 열 달 만에 그의 후배들이 챔피언에 등극했다. 정규시즌 팀 홈런 3위(239개)인 애틀랜타는 이번 WS에서도 휴스턴(2개)을 압도하는 총 11개의 홈런을 적재적소에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새 얼굴로 이룬 혹독한 도전 애틀랜타의 도전기는 그 어느 팀보다 험난했다. 주전 외야수 마르셀 오수나(31)가 5월 가정폭력 혐의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2019, 2020년 연속 실버슬러거를 수상한 팀의 대표 스타 로널드 아쿠나 주니어(24)마저 7월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44승 45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에 그쳤다. 당시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는 애틀랜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8%, WS 우승 확률을 0.4%로 점쳤다. 그러나 앨릭스 앤소풀러스 애틀랜타 단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앞서 족 피더슨(29)을 시카고 컵스에서 트레이드해 온 데 이어 트레이드 마감 시한(7월 31일)에는 애덤 듀발(33·전 마이애미), 에디 로사리오(30·전 미네소타), 호르헤 솔레르(29·전 캔자스시티·사진)까지 외야 자원만 4명을 영입하며 도전을 이어갔다. 새 얼굴들의 활약으로 애틀랜타는 후반기 44승 28패를 하며 동부지구 선두로 포스트시즌에 안착했다.○ 결승 홈런만 3방 솔레르 시리즈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로사리오에 이어 WS에서도 팀을 이끈 건 ‘이적생’ 솔레르였다. 이날 팀의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솔레르는 3회초 2사 1, 2루 기회에서 446피트(약 136m)의 초대형 좌측 장외홈런을 쏘아 올리며 결승 타점을 기록했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NLCS 당시 5, 6차전 2차례 대타 출전에 그쳤던 솔레르는 WS 들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1차전에서도 WS 사상 첫 1회초 선두타자 홈런, 4차전에는 대타로 나와 역전 백투백 홈런을 치는 등 결승 홈런만 3개를 쳤다. 이번 시리즈 타율 0.300, 3홈런 6타점으로 쿠바 출신으로는 1997년 플로리다 투수 리반 에르난데스 이후 역대 두 번째로 WS MVP가 됐다. 1957년 에런 등에 이어 단일 월드시리즈에서 3홈런을 친 네 번째 애틀랜타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솔레르는 “MVP 수상은 나와 가족에게 많은 의미가 있다. 정말 특별하다”는 소감과 함께 “처음 이곳에 트레이드됐을 때는 힘들었지만 클럽하우스 모두가 나를 환영해줬다. 이내 가족과 같은 사이가 됐다”며 동료들에 대한 감사함도 표현했다. 이날 애틀랜타의 안방구장인 트루이스트파크에는 1만4000여 명의 홈 팬이 모여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공교롭게도 우승 주역인 앤소풀러스 단장은 지난 주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자택에서 경기를 봐야 했다. 무증상인 만큼 6일 예정된 우승 퍼레이드에는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가 3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3-0(25-21, 25-21, 25-20)으로 이겨 상대전적 10연승을 이어갔다. 지난해 1월 25일 경기(2019∼2020시즌 4라운드)부터 연승 중이다. 외국인 선수 모마가 양 팀 최다인 31득점을 기록한 GS칼텍스는 승점 12(4승 1패)로 2위를 유지했다. 남자부 KB손해보험은 대한항공을 3-1(25-22, 22-25, 25-17, 25-21)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31점을 퍼부은 KB손해보험 케이타는 서브에이스 3개, 블로킹 4개, 후위 공격 10개를 성공하며 시즌 첫 트리플 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공격 3득점 이상)을 달성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21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의 주인공은 애틀랜타였다. 애틀랜타는 3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WS 6차전에서 휴스턴에 7-0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정상에 섰다.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 등 투수 트로이카가 맹활약했던 1996년 이후 25년 만에 WS 챔피언 반지를 꼈다. 1914년(당시 보스턴 브레이브스), 1957년(당시 밀워키 브레이브스)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애틀랜타 출신으로 1957년 우승 주역이기도 한 ‘전설의 홈런왕’ 행크 에런(통산 755홈런)이 올해 1월 세상을 떠났는데 애틀랜타는 공교롭게 그해 챔피언이 됐다. 애틀랜타의 WS 도전기는 그 어느 팀보다 험난했다. 주전 외야수 마르셀 오수나(31)가 5월 가정폭력 혐의로 이탈한 데 이어 팀의 대표 스타인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24)마저 7월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44승 45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에 그쳤다. 당시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는 애틀랜타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8%, WS 우승 확률은 0.4%로 점쳤다. 그러나 알렉스 앤소풀러스 애틀랜타 단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7월 들어 작 피더슨(29)을 시카고 컵스에서 트레이드 해 왔고, 트레이드 마감시한 당일(7월 31일)에 애덤 듀발(33·전 마이애미)과 에디 로사리오(30·전 미네소타), 호르헤 솔레르(29·전 캔자스시티) 등 외야 자원을 대거 영입했다. 이적생들이 펄펄 난 애틀랜타는 보란 듯 후반기 44승 28패를 기록하며 동부지구 선두로 포스트시즌에 안착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최우수선수(MVP) 로사리오에 이어 WS에서 팀을 이끈 선수 역시 ‘이적생’ 솔레르였다. 이날 팀의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솔레르는 3회초 무사 1,2루 기회에서 446피트(약 136m)짜리 초대형 좌측 장외홈런을 쏘아 올리며 결승 타점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NLCS 당시 2타석에 그쳤던 솔레르는 WS들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1차전에서 WS 사상 첫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을 때렸고, 4차전에는 대타로 나와 역전 백투백 홈런을 작렬했다. WS에서 기록한 결승홈런만 3개다. 솔레르는 쿠바 출신으로는 1997년 리반 에르난데스(당시 플로리다) 이후 역대 두 번째로 WS MVP가 됐다. 이날 애틀랜타의 안방구장 트루이스트 파크에는 1만4000여 명의 팬이 모여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단장의 야구’로 우승에 일조한 앤소풀러스 단장은 지난 주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택에서 경기를 봐야했다. 무증상인 만큼 6일 예정된 우승 퍼레이드에는 참석할 전망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00.’ 여자 골프 세계 최고의 무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 숫자다. 고 구옥희 프로가 1988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대회에서 첫 우승을 신고한 뒤 지난달 국내 유일의 LPGA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고진영(26)이 우승하기까지 33년간 총 48명의 선수가 200승을 합작했다. 이는 개최국인 미국(1527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48명 중 1승을 거둔 선수가 19명이나 될 정도로 특정 몇 명의 선수가 아닌 여러 선수들의 땀방울이 모여 만들어진 결과다.세계 랭킹에서 한국 선수는 2일 현재 톱50에 15명이 있어 미국(11명)에 앞선다. 톱10에도 1위 고진영, 3위 박인비(33), 4위 김세영(28), 9위 김효주(26) 등 가장 많은 4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1980년대만 하더라도 불모지에 가까웠던 한국 여자 골프가 이처럼 전 세계를 호령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황금 길 연 개척자 박세리 한국 여자 골프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한 건 단연 박세리(44)다. 데뷔 시즌인 1998년 메이저대회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을 포함해 4승을 따내며 국민 영웅이 됐다. 이런 활약에 제2의 박세리를 꿈꾸는 이른바 ‘세리 키즈’들이 쏟아졌다. 2016년 한국체육학회지(제55권 제1호)에 실린 ‘한국 여자 프로골프 선수의 LPGA투어 성공 요인’(임진택 외 2인)에서는 “박세리가 1990년대 후반 당시 외환위기로 신음하고 있던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골프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았다. 더불어 골프가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안겨줄 하나의 전문적인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의식이 생겨나면서 어린 선수들과 부모들이 ‘꿈의 무대’ LPGA투어 진출을 목표로 삼게 됐다”고 밝혔다. 스펜서 로빈슨 아시아골프산업협회(AGIF)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 역시 “박세리가 젊은 한국 골퍼들을 위한 황금 길을 열었다”고 평했다. ○ 압도적인 훈련량과 체계적인 조기 교육 한국 여자 골프의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압도적인 훈련량이다. 한국 선수들은 골프를 통해 성공하겠다는 목적이 강한 만큼 어려서부터 고강도 훈련을 견뎌내고 있다. 2019년 LPGA투어 신인왕 이정은(25)은 중고교 시절 하루에 퍼트 연습만 12시간 이상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다승 선두(6승)인 박민지(23) 역시 중1 때 9홀짜리 파3 골프장을 하루에 7바퀴씩 돈 연습광으로 유명하다. 한국 여자 골프 선수 관련 블로그인 ‘서울 시스터스’를 운영하는 에릭 플레밍 씨는 한국 선수들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누군가 카네기홀 무대에 어떻게 서느냐는 질문을 할 때와 답이 같다. 연습, 연습 또 연습(Practice, practice, practice)”이라고 설명했을 정도다. LPGA투어 대회 때 한국 선수들은 새벽에 연습장 불을 켜고 들어가 심야에 불을 끄고 나온다는 말이 있었다.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되는 국가대표로 선발되기 위해선 학창 시절 대한골프협회(KGA)가 주관하는 전국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하는 만큼 많은 훈련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선수들도 이젠 한국 선수만큼 훈련을 한다. 공동묘지에서 담력을 키웠다거나 아파트 계단을 오르며 체력을 길렀다는 선배들의 사연은 이젠 전설이 돼버렸다. 요즘 한국 선수들은 중고교 시절부터 체계적인 관리를 받으며 스윙뿐 아니라 멘털, 체력 등 전문 코치에게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LPGA투어 진출에 대비해 영어 교육까지 받으며 ‘빅 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한국 특유의 이른바 ‘골프 대디’ 문화도 경쟁력에 한몫했다. 자녀의 뒷바라지를 위해 낯선 타지 생활을 감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식 장만과 차 운전, 때로는 매니저까지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부모 덕에 미국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다. 투어 통산 12승을 따낸 김세영 역시 성공의 열쇠로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를 꼽았을 정도다.○ 탄탄한 국내 육성 시스템도 한몫 한국 선수들은 중고교 시절부터 국가대표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대한골프협회는 대회 성적에 따른 포인트로만 선수를 선발한 뒤 전폭적인 지원으로 실력을 키우게 한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처럼 공정성이 중요하게 작동한다. 신지애 최나연 박인비 등 용띠 스타들은 “중고교 시절 뛰어난 동기들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기량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은다. 고진영과 김효주도 중고교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였다. 국내 KLPGA투어의 성장도 선수 경쟁력에 튼튼한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다. 20년 전인 2001년 16개 대회 총상금 27억 원으로 진행됐던 정규 투어는 올해 29개 대회 약 271억 원 규모(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0만 달러 포함)로 확대됐다. 더구나 정규 투어와 시메트라 투어(2부)로 이원화돼 있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드림투어(2부)에 점프투어(3부)까지 운영되면서 화수분처럼 해마다 스타들이 샘솟는 토양이 되고 있다. 세계 랭킹 20위인 제시카 코르다(미국)는 한국 선수들의 경쟁력에 대해 “우리 투어에 오기 전부터 그들은 이미 프로다. 우리가 ‘루키’라고 부르는 그들은 이미 10번의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라고 평했다. 2015∼2019년 5년 연속 한국 선수가 LPGA투어 신인상을 연이어 수상한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여자 골프가 뛰어난 국제 경쟁력을 지닌 데다 인기가 높다 보니 기업마다 우수 선수 영입에 집중하고 있다. 어린 유망주들도 후원 계약에 따른 재정적인 안정을 통해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다. 올해 KLPGA투어 선수들을 후원하는 메인스폰서는 총 38곳이다. 최근에는 구매력 높은 팬들을 겨냥한 중소기업들의 후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 여자 골프의 장밋빛 미래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연희 전 골프 대표팀 감독(61)은 “과거 제한된 유망주 풀에서 선수들을 키워냈다면 골프 대중화 현상과 함께 골프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더 다양해지고, 더욱 어려지고 있다. 과거 10년 주기로 재능 있는 선수들이 등장했다면 요새는 3, 4년으로 그 주기가 더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과거에 비해 도전 의지가 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재열 SBS 해설위원은 “국내 투어가 활성화되면서 LPGA투어에 도전하기보다는 국내 무대에 안주하려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박세리 박인비같이 최고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가 계속 나와야 한국 골프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windup@donga.com}
‘꽃사슴’ 황연주(35)가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의 개막 후 5연승을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3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3-0(25-16, 27-25, 25-19)으로 승리했다. 5연승을 달린 현대건설은 2위 인삼공사(3승 1패)에 시즌 첫 패를 안기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프로 18년 차를 맞는 황연주는 이날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한 외국인 선수 야스민(25)을 대신해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1세트에만 6득점하며 좋은 경기 감각을 뽐낸 황연주는 이날 센터 양효진(32·18득점)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5득점을 했다. 블로킹, 서브 1개씩을 성공했고 후위공격으로도 3득점했다. 경기 뒤 황연주는 “솔직히 자주 (경기에) 투입되지 못하다 보니 코트가 어색하기도 했다”면서도 “주변에서 동료들이 응원을 많이 해줘서 첫 공격부터 리듬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2020년 2월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5연승을 한 현대건설은 11월 5일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1라운드 전승에 도전한다. 남자부 한국전력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서재덕(후위공격 3개, 블로킹 3개, 서브 3개)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에 3-0(25-15, 25-11, 25-15) 완승을 따냈다. 이날 승리로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을 제치고 남자부 선두가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메이저리그(MLB) 애틀란타가 26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단 한 걸음만을 남겨놨다. 애틀란타는 31일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란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애틀란타는 앞서 1914년, 1957년, 1995년 세 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에 섰다. 7회말 백투백 홈런이 승부를 뒤집었다. 6회말 4번 타자 오스틴 라일리(24)의 적시타로 1-2 한 점 차로 추격한 애틀란타는 7회말 8번타자 댄스비 스완슨(27)이 휴스턴의 다섯 번째 투수 크리스티안 하비에르(24)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치며 동점을 이루었다. 올 포스트시즌 첫 홈런을 극적인 상황에서 만들어낸 것. 기세가 오른 애틀란타는 이어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호르헤 솔러(29)가 다시 하비에르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라인드라이브성 홈런(1점)을 쏘아 올리며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올 포스트시즌 들어 4경기 9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던 하비에르는 연속 홈런으로 무릎을 꿇었다. 휴스턴의 호세 알투베(31)는 4회초 카일 라이트(26)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치며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홈런 역대 2위(23개)에 이름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 팀의 마지막 대결이 될지도 모르는 월드시리즈 5차전은 1일 오전 9시 15분(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초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아내 멜라니아 여사와 경기장 귀빈실을 찾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와 랜디 러빈 뉴욕 양키스 사장의 초대에 감사하다”고 밝혔지만 MLB 사무국은 초대한 것이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관전을 요청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턱밑까지 쫓아왔다. KBO리그 2위 삼성이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선두 KT와의 맞대결에서 4-2로 이기며 양 팀의 게임차를 ‘0’으로 만들었다. KT(0.566)에 비해 승률 1리가 모자란 삼성(0.565)은 23일 맞대결에서 선두 등극에 도전한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KT와의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8승 1무 6패로 차이를 벌렸다. 1, 2위 맞대결의 중요성을 보여주듯 이날 양 팀은 토종 에이스이자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인 고영표(30·KT)와 원태인(21·삼성·사진)을 선발로 내세웠다. 0-0 팽팽한 균형이 무너진 건 4회말이었다. 무사 1, 2루 기회에서 4번 타자 강민호(36)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삼성은 이어진 무사만루 기회에서 6번 타자 김상수(31)가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면서 경기장을 찾은 5866명의 팬을 환호하게 했다. KT는 7회초 박경수(37)의 좌중간 1점 홈런(시즌 9호) 등 2점을 뽑았지만 경기를 뒤집진 못했다. 삼성 원태인은 7과 3분의 1이닝 동안 공 93개를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시즌 14승째(7패)를 거뒀다. 14일 등판 뒤 일주일 넘게 휴식을 취하며 이날 경기를 준비했던 원태인은 “이날 경기가 한 시즌에 있어서도 중요한 경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영표 형과 맞대결이라 점수가 많이 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타선에서 4점을 내주면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6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KT의 4연패를 막지 못했다. 세이브 선두 삼성 오승환(39)도 8회초에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시즌 44세이브를 수확했다. 8위 롯데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10위 한화와의 경기에서 9회말 손아섭(33)의 끝내기홈런(3호)으로 1-0 승리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선두타자로 나선 손아섭은 한화 주현상(29)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한 화 0-1 롯 데K T 2-4 삼 성K I A 5-3 N C두 산 6-12 SSG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만능 유틸리티 플레이어 크리스 테일러(31·사진)가 홈런 3방으로 벼랑 끝에 몰린 LA 다저스를 살렸다. 다저스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스십시리즈(NLCS) 5차전에서 11-2로 이겼다. 다저스의 7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테일러가 3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6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시리즈 전적을 2승 3패로 만들었다. 이날 다저스는 오프너로 선발 등판한 조 켈리(33)가 1회초 애틀랜타 프레디 프리먼(32)에게 선제 2점 홈런을 허용하며 기선을 내줬다. 그러나 2회말 A J 폴록의 1점 홈런에 이어 테일러가 상대 선발 맥스 프리드(27)에게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결과적으로 이날 결승홈런이 됐다. 테일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회말 중전 적시타로 4-2로 점수를 벌린 테일러는 5회말 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 7회말 좌중간을 가르는 1점 홈런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12번째로 1경기 3홈런 진기록을 세웠다. 2014년 시애틀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해 2016년부터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테일러는 팀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는 아니다. 그러나 살림꾼 같은 선수다. 올 정규시즌에도 테일러는 2루수, 3루수, 유격수,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등 6자리를 번갈아 가며 소화했다. 이날도 전날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저스틴 터너(37)를 대신해 3루수 자리로 들어갔다. 올해 가을야구에서는 특히 방망이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앞서 단판 승부로 펼쳐졌던 세인트루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9회말 끝내기 2점 홈런을 쳤다. 올 포스트시즌 일리미네이션 게임(1패가 곧 탈락인 게임) 상황에서만 벌써 4개째 홈런이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만큼 테일러의 가치도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KBO리그를 대표하는 ‘야구천재’ 키움 이정후(23)와 KT 강백호(22)의 2파전 양상이었던 타격왕 경쟁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베테랑 타자가 있다. 1986년생 롯데의 캡틴 전준우(35)다. 21일 현재 전준우는 타율 선두 이정후(0.351)와 강백호(0.3471)에 이어 0.3467로 부문 3위를 달리고 있다. 강백호와는 차이가 채 1리도 나지 않는다.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뀌는 경쟁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전준우는 8월 말 기준 타율 0.309로 타격왕 경쟁에서는 한 걸음 물러나 있었다. 그러나 가을 들어 방망이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9월 들어서만 0.417도 모자라 10월에는 현재 0.426으로 더욱 페이스가 뜨겁다. 15일 LG와의 경기에서는 4타수 4안타 맹타를 휘두르기도 했다. 현재 타율(0.347)은 2018년 세운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0.342)을 넘는 수준이다. 물론 타격왕 타이틀 도전도 생애 처음이다. 현재 최다 안타 부문에서는 181개로 2위 강백호(168개)를 따돌리고 여유 있는 선두를 달리고 있어 타격 2관왕도 노려볼 수 있다. 이정후와 띠동갑, 강백호와는 띠동갑이 넘는 전준우는 “둘 다 천재형 타자”라고 후배들을 치켜세우면서도 “이런 선수들과 대등하게 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21일 현재 5위 SSG와 3.5경기 차인 8위 롯데가 실낱같은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선 전준우의 활약이 절실하다. 남은 정규시즌 전준우의 방망이 끝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통산 200번째 우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막을 올린 대회 1라운드에서 안나린(25)이 선두, 전인지(27), 박주영(31)이 공동 2위에 오르며 청신호를 켰다. 공동 4위까지 포함하면 상위 6자리 중 5명을 한국 선수가 싹쓸이했다. 1988년 고(故) 구옥희 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협회장의 스탠더드 레지스터 우승을 시작으로 이달 고진영의 파운더스컵 우승까지 한국 선수들은 투어에서 총 199승을 따냈다. 특히 국내에서 열린 투어 18개 대회(하나은행 챔피언십 및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중 12차례 우승을 국내 선수가 차지했을 정도로 안방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국내 선수의 우승 비율이 66%나 된다. 상위권 3인 역시 저마다 각별한 사연을 갖고 있다. 이날 버디 9개, 보기 1개로 중간합계 8언더파 64타를 기록한 안나린은 올 시즌 뒤 LPGA Q스쿨 신청을 해둔 상태. 안나린은 “한국인 통산 200승과 함께 미국에 직행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 열심히 해보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우승에 대한 갈증으로만 치면 공동 2위 2명도 만만치 않다. 이날 버디만 7개를 기록한 전인지는 2018년 10월 역시 국내(인천)에서 열렸던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이후 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전인지는 “아무래도 한국 대회에 출전하면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 압박을 느끼기도 한다.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버디 8개, 보기 1개를 기록한 박주영은 KLPGA투어 246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아직까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5년 LPGA투어에 도전하기도 했던 박주영은 “마음가짐은 항상 똑같다. ‘우승했다’ 생각하고 골프 치고 있다”며 생애 첫 우승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고진영의 투어 최초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신기록 도전은 무산됐다. 고진영은 이날 버디 3개, 보기 2개로 중간합계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며 공동 42위를 했다.부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해로 2회째를 맞는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버블(Bubble·하나의 거대한 물방울처럼 외부와의 왕래를 차단해 대회를 치른다는 의미)’ 형태로 열린다. 한미 양국 투어에서 활동 중인 84명의 골퍼가 모이는 만큼 방역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대회는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으며 지난주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LPGA투어 대회도 취소된 바 있다. 무관중 개최는 물론이고 선수들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대회장과 호텔만 오간다. 경기장 이동도 주최 측이 제공한 차량만 이용한다. 호텔에서도 전용 층에 전용 엘리베이터를 활용해야 하며 다른 참가자의 숙소를 방문할 수 없다. 대회 지원 인력을 만날 때도 가급적 5m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 별도의 대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매일 문진표도 제출한다. 20일 대회장인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도 미디어센터가 아닌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됐다. 선수들은 ‘버블’ 환경에 낯설어하면서도 방역 철저라는 취지에는 공감했다. 디펜딩 챔피언 장하나(29)는 “눈앞의 편의점도 가지 못하니 굉장히 불편하다”면서도 “선수들이 처음에는 답답해했지만 사흘째 되니까 조금씩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회 준우승자인 재미교포 대니엘 강(29)도 “많은 사람이 코로나로 직장도 잃고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여기 와서 골프를 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아버지의 고향 부산에서 자신의 생일을 맞은 대니엘 강은 “부산만 오면 좋다. 해운대와 떡볶이 먹은 것이 생각난다. 음식점, 시장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며 “인생에 있어 부산 대회 우승만큼은 꼭 해보고 싶다”고 특별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84명 중 49명이 한국 선수인 이번 대회에서 LPGA투어 한국인 통산 200승의 주인공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최근 4개 대회에서 2승을 따내며 개인 통산 10승을 거둔 고진영(26)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1위 탈환과 투어 최초 1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 신기록 등 세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21일 1라운드에서 60대 스코어를 치면 안니카 소렌스탐을 넘어서는 새 이정표를 세운다. 고진영은 “한국인 통산 200승의 주인공이 된다면 더없이 영광이고 감사할 것이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진영은 골프 여제 박인비(33),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다승 선두(6승)인 박민지(23)와 첫 라운드를 같은 조로 치른다. 한편 KLPGA투어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올해 예정된 대만 여자오픈, 싱가포르 여자오픈 등 해외 3개 대회를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20일 발표했다.부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V리그가 ‘색(色)’다른 손님맞이에 나선다. 바로 코트 색 교체 작업을 통해서다. 인천 계양체육관을 안방으로 쓰는 남자부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은 16일 우리카드와 공식 개막전을 통해 달라진 코트를 공개했다. 코트 바깥(자유 지역)을 보라색, 코트 안쪽을 회색으로 새로 칠했다. 기존에 여자부 흥국생명과 함께 안방으로 썼던 계양체육관을 올 시즌부터 단독으로 활용하면서 팬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흥국생명은 인천 삼산체육관으로 안방을 옮겼다. 테마 색으로 보라색을 선정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하면 팬들이 흔히 떠올리는 파란색 계열 대신 보라색을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시도와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남자부 최초로 외국인 사령탑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56·이탈리아)을 선임했던 대한항공은 올 시즌에도 V리그 역대 최연소인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34·핀란드)을 선임하는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은 계양체육관에 점보스존, 스카이라운지, 키즈존 등 이벤트 좌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남자부 OK금융그룹도 21일 안방 개막전을 통해 달라진 코트를 공개한다. 안방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의 경우 코트 바깥과 전위 구역에 검은색을, 코트 후위 구역에는 주황색을 칠했다. 두 색상 모두 OK금융그룹의 상징색이다. 팀의 정체성과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코트 색상을 밝은(light) 색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은 경기장 환경 개선을 통해 팬 서비스를 강화하는 목적으로 경기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검은색 코트를 승인했다. 한편 19일 여자부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은 V리그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안방 개막전에서 첫 세트를 따내며 분전했지만 끝내 1-3(25-16, 20-25, 21-25, 17-25)으로 패했다. 외국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은 엘리자벳(22)은 이날 1세트에만 6득점을 하는 등 양 팀 최다인 22득점(공격성공률 36.36%)을 올렸다. 남자부 한국전력은 삼성화재를 3-0(25-20, 25-16, 25-18)으로 꺾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7월 11일 이후 정확히 100일 만에 수도권 야구장에 관중 입장이 허용된 19일. 관중 입장 시작 시간인 오후 5시에 맞춰 서울 잠실구장 3루 출입구에 온 야구팬 정재삼 씨(28)는 “6월 말에 고척구장에 간 뒤 직관을 못해 답답했는데 볼거리가 생겨서 좋다. 일부러 휴가를 쓰고 왔다”며 활짝 웃었다. 정부가 15일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 조정에 따라 거리 두기 4단계를 적용 중인 수도권에서도 백신 접종 완료자는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백신패스’가 도입됐다. 실외 경기는 수용 규모의 30%, 실내 경기는 20%까지 관중을 들일 수 있게 됐다. 프로야구는 잠실구장 경기가 있는 이날 관중을 들이기 시작했고 프로축구는 24일 성남(성남-울산), 수원(수원FC-광주) 경기부터 관중석에 관중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일부터 수도권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유관중 경기를 치르기로 한 프로배구는 구단 여건에 따라 관중을 받기로 했다. 경북 김천체육관을 안방으로 쓰는 한국도로공사는 두 번째 홈게임이 열리는 29일부터, 인천 삼산체육관으로 연고지를 옮긴 흥국생명은 다음 달 14일부터 관중을 맞는다.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을 안방으로 쓰는 프로농구 SK도 24일부터 유관중 홈경기를 치른다. 입장 절차는 과거보다 까다로워졌다. 잠실구장 출입구 1층에서 입장권 검사, 체온 체크를 하고 붙이는 체온계 스티커를 받고 2층으로 올라가면 전화 체크인,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가 경과했는지를 경기요원들이 확인했다. 백신접종증명서를 종이로 들고 온 경우 신분증도 들여다봤다. 백신접종 대상이 아닌 미성년자들의 야구장 출입이 불가능해 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 관중은 볼 수 없었다. 어린 자녀를 남편에게 맡기고 야구장에 왔다는 한 여성 팬은 “가족의 배려로 올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다. 입장 절차가 복잡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잠실구장 수용 규모의 30% 수준(7405명)인 데다 입장 시간이 약 2시간으로 여유로워 출입구가 우려처럼 붐비지는 않았다. 이날 1624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오랜만의 유관중 경기에 현장도 반색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우리 팀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 두고 있는 상황(19일 경기 포함 12경기)이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 상황인데 경기장에서 팬들께서 함성으로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이 연고지인 KT 강백호는 “1루수로 자주 출장하다 보니 팬들의 함성과 응원 소리가 더 깊게 와 닿는다. 앞으로는 평소보다 더 힘이 나고 집중력도 높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산 정수빈도 “팬들이 있을 때가 분명 재미있고 힘이 된다. 플레이도 기분이 업 된 상태로 좀 더 집중하며 멋진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졌지만 가능성을 발견한 경기였다. 프로배구 여자부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이 V리그 공식 데뷔전인 1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안방 개막전에서 1-3(25-16, 20-25, 21-25, 17-25)으로 졌다. 4월 창단 승인된 지 6개월 만에 정규리그에 참가한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여자부 ‘절대1약’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날 1세트를 따내며 경기장을 찾은 633명의 팬을 놀라게 했다. 외국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은 엘리자벳(22)은 이날 1세트에t서 6득점을 하는 등 양 팀 최다인 22득점(공격성공률 36.36%)을 올렸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리시브효율에서도 34.57%로 상대팀(27.78%)에 앞섰다. 경기 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전체적으로 2% 부족했다”면서도 “선수들이 근성을 보여줬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인삼공사는 2세트 들어 레프트 이소영(27)이 살아나며 경기 분위기를 뒤집었다. 올 시즌 보수 총액 6억5000만 원(연봉 4억5000만 원, 옵션 2억 원)에 인삼공사로 이적한 FA 이소영은 팀 최다인 21득점(성공률 40%)을 했다. 한편 남자부 한국전력은 삼성화재에 3-0(25-20, 25-16, 25-18) 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한국전력 외국인 선수 다우디(26)가 팀 최다 16득점(성공률 46.15%)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학교폭력(학폭)’ 논란으로 프로배구 V리그 코트를 밟지 못하게 된 쌍둥이 여자배구 선수 이재영, 이다영 자매(25)가 그리스 여자프로배구 PAOK 테살로니키 구단에 합류하기 위해 그리스로 출국했다. 16일 오후 9시 45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자매는 수십 명의 취재진 앞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출국장으로 향했다. 언니 이재영은 짧게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이에 이날 자매와 동행한 어머니 김경희 씨(55)는 “고개 숙이지 말고 걸어. 끝까지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출신인 김 씨는 자매가 출국장을 빠져나간 뒤 취재진 앞에서 “누군가 우리 애들한테나 나에게 진실을 한 번 물어봤어야 했는데 그런 분이 없었다. 무슨 말씀을 드리겠나”라고 말한 뒤 공항을 떠났다. 자매는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해 17일 그리스에 도착했다. 그리스 PAOK는 이날 구단 인스타그램에 ‘그들이 이곳에 왔다(They are here)’는 글과 함께 자매의 입국 사진, 꽃다발을 들고 있는 사진 등을 게시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올 2월 학폭 가해 논란으로 원소속팀인 흥국생명에서 뛰지 못하게 된 쌍둥이 자매는 그동안 PAOK 입단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에게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적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달 국제배구연맹(FIVB)이 직권으로 ITC를 발급했고 이후 비자 발급 등 이적 절차를 밟아나갔다. 최근 이다영의 남편인 조모 씨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정 내 상습적 폭언과 폭행에 시달린 끝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비밀 결혼 사실이 드러남과 동시에 가정폭력 관련 진실 공방이 불거졌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데뷔전부터 화려했다.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의 외국인 선수 야스민(25·192cm)이 시즌 첫 경기에서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 서브, 블로킹 3득점 이상)을 달성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1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안방경기에서 블로킹 4개, 서브 3개, 후위공격 12개 등 양 팀 최다인 43득점(공격성공률 54.54%)으로 원맨쇼를 한 야스민의 활약에 힘입어 3-1(23-25, 25-15, 25-16, 25-17)로 이겼다. 페퍼저축은행의 엘리자벳(22)에 이어 외국인 드래프트 2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야스민은 뛰어난 힘과 안정된 기본기로 주목받았다. 14일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흥국생명의 캣 벨(28)과 함께 각 팀 외국인 선수로부터 주요 경계 대상으로 꼽혔다. 1세트에만 범실 4개로 어려움을 겪었던 야스민은 2세트 들어 공격성공률 72.73%를 기록하며 조금씩 코트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앞서 후위공격, 블로킹에서 모두 기준을 채운 야스민은 4세트 13-10에서 이날 자신의 세 번째 서브 득점에 성공하며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을 완성했다. 4세트 들어서도 78.57%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야스민은 경기 뒤 “오늘 내 경기력은 10점 만점에 8점이다. 지속적으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 현대건설은 강성형 신임 감독 부임 후 8월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이날 50%에 육박한 야스민의 높은 공격점유율(49.62%)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인다. 남자부 경기에서는 현대캐피탈이 OK금융그룹에 3-1(23-25, 25-21, 25-23, 25-21)로 역전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 히메네즈가 대퇴근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허수봉(25득점), 문성민(18득점)의 활약으로 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를 수확했다. 6년 만에 V리그에 복귀한 OK금융그룹 레오는 양 팀 최다인 35득점을 했지만 패배를 막진 못했다. 지난 시즌 1, 2위 팀이 맞붙은 16일 개막전에서는 남녀부 모두 디펜딩 챔피언이 웃었다. 남자부 대한항공은 우리카드에 3-1(25-18, 27-25, 19-25, 25-22)로 이겼고, 여자부 GS칼텍스는 흥국생명을 3-0(25-21, 27-25, 25-22)으로 꺾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4명이 나눠 한 홀을 마치는 데 얼마나 걸릴까?’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골퍼들이 있다. 유러피안투어는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투어에서 뛰는 호주 교포 이민우(23), 숀 크로커(25·미국), 니콜라이 회이고르(20·덴마크), 윌코 니나버(21·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명이 최단 시간 홀아웃 세계신기록 도전에 나선 영상을 공개했다. 이들은 13일 스페인 소토그란데 레알클럽 발데라마 4번홀(501야드·약 458m)에서 기록 경신에 도전했다. 종전 기록인 27초88은 2018년 톰 브레이디 등 4명이 세웠다. 비거리에 강점이 있는 니나버가 티샷을 하고, 페어웨이에서 기다리던 크로커가 세컨드 샷을 그린 위에 올리면 남은 이민우, 회이고르가 퍼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기록 달성은 쉽지 않았다. 티샷이 빠져나가거나, 세컨드 샷이 벙커에 빠지는 등 기록 단축 실패가 반복됐다. 현지 시간 오후 3시 47분에 시작한 기록 도전은 2시간이 넘은 오후 5시 55분에서야 끝났다. 티샷, 세컨드 샷에 이어 퍼팅을 맡은 이민우가 약 1m 거리에서 홀인에 성공하면서 24초75 만에 홀을 마무리 지은 것. 세계신기록을 달성한 이들은 그린 위에서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자축했다. 이민우는 같은 골프 선수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이민지의 동생이다. ‘스피드업’이라는 화두가 골프계에서도 제기되면서 경기 시간 단축과 관련한 다양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19년 6월 토머스 디트리(28·벨기에)는 스페인의 한 골프장에서 1분29초62로 개인 최단 시간 홀아웃 세계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한 라운드 18홀 기준 최단 시간 신기록은 팀 기준으로 2021년 로틀리파크 골프클럽이 세운 12분40초68이다. 개인 기준으로는 1987년 제임스 카빌이 세운 27분9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학교폭력(학폭)’ 논란으로 프로배구 V리그 코트를 밟지 못하게 된 쌍둥이 여자배구 선수 이재영, 이다영 자매(25)가 그리스 여자프로배구 PAOK 테살로니키 구단에 합류하기 위해 그리스로 출국했다. 16일 오후 9시 45분경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자매는 수십 명의 취재진 앞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출국장으로 향했다. 언니 이재영은 짧게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이에 이날 자매와 동행한 어머니 김경희 씨(55)는 “고개 숙이지 말고 걸어. 끝까지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출신인 김 씨는 자매가 출국장을 빠져나간 뒤 취재진 앞에서 “누군가 우리 애들한테나 나에게 진실을 한 번 물어봤어야 했는데 그런 분이 없었다. 무슨 말씀을 드리겠나”라고 말한 뒤 공항을 떠났다. 자매는 터키 이스탄불을 경유해 17일 그리스에 도착했다. 그리스 PAOK는 이날 구단 인스타그램에 ‘그들이 이 곳에 왔다(They are here)’는 글과 함께 자매의 입국 사진, 꽃다발을 들고 있는 사진 등을 게시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올 2월 학폭 가해 논란으로 원 소속팀인 흥국생명에서 뛰지 못하게 된 쌍둥이 자매는 그동안 PAOK 입단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에게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적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달 국제배구연맹(FIVB)이 직권으로 ITC를 발급했고 이후 비자 발급 등 이적 절차를 밟아나갔다. 최근 이다영의 남편인 조모 씨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정 내 상습적 폭언과 폭행에 시달린 끝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비밀 결혼 사실이 드러남과 동시에 가정폭력 관련 진실 공방이 불거졌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이기자, 도로공사.” 2021∼2022시즌을 앞둔 각오를 7자로 압축해 달라는 요청에 디펜딩 챔피언인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이같이 말했다. 정규리그 개막(16일)을 이틀 앞두고 14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압축한 표현이기도 했다. 지난 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한국도로공사가 새 시즌 우승 후보 1순위로 지목됐다. 이날 7개 구단 감독 중 흥국생명, IBK기업은행, KGC인삼공사, 페퍼저축은행 등 4개 팀 사령탑이 도로공사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점쳤다. 도로공사가 높은 평가를 받은 건 다른 어느 팀보다 전력이 안정됐기 때문이다.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켈시)와 재계약에 성공하는 등 간판선수들의 변화가 없었다. 이소영(27), 러츠(27)가 이탈한 GS칼텍스나 김연경(33)을 비롯해 주요 선수 5명이 빠진 흥국생명과 대조를 이룬다. 지난 시즌 초반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켈시 또한 3라운드 이후 팀과 호흡이 좋아지면서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켈시가 상대하기 까다로워했던 러츠, 디우프(전 인삼공사)가 타 리그로 이적한 것도 호재다. 이 밖에도 도로공사는 레프트 이예림(23), 신인 세터 이윤정(24)을 실업팀(수원시청)에서 영입하며 선수층 강화를 꾀했다. 지난 시즌 상대 전적 0승 6패로 절대 열세였던 GS칼텍스와의 맞대결은 도로공사가 풀어야 할 숙제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과 초중고 동창 사이로 미디어데이 때마다 입담 대결을 펼치는 차상현 감독은 이날 ‘이기자, 도로공사’를 외치더니 우승 후보로는 인삼공사를 꼽기도 했다.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의 참가로 정규시즌 경기가 30경기에서 36경기로 늘어나면서 각 팀의 체력 관리가 순위 경쟁을 좌우할 만큼 중요해졌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백업 선수들이 주전들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남원 기업은행 감독도 “경기 간격이 짧아진 만큼 피로 해소도 중요하다”고 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4강 대표팀 멤버 간의 설전도 이어졌다. 도로공사 레프트 박정아(28)가 “희진아, 소영아 보여줄게”로 포문을 열자, 인삼공사 이소영은 “언니들 살살해”로, 기업은행의 센터 김희진(30)은 “내가 (경기를) 좀 많이 잡아도 되니?”로 각각 받아쳤다. 여자부 개막전은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