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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시장에 혼란만 주고 효과를 내지 못하는 건 정부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제, 주택 공급, 금융은 물론 교육 정책까지 톱니바퀴 돌아가듯 아귀가 맞아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엇박자가 난 경우가 많았다. 비교적 시장을 잘 아는 관료 그룹과 표와 인기를 좇는 정치 세력 간 불협화음이 근본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2017년 8.2부동산대책 발표 때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가 아닌 현직 여당 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면에 나서 브리핑을 했다. 중요한 부동산 정책 발표는 통상 경제부총리가 맡아왔던 전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라 ‘부총리 패싱’ 논란이 벌어졌다. 당시 기재부 내부에선 “우리가 뭘 알겠느냐. 부동산 정책은 국토부에 물어봐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있었다. 부총리와 주무 장관의 엇갈린 메시지도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 2018년 초 김 장관이 재건축 연한을 현 30년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시사하자 김 전 부총리는 “(연한 강화는) 정해진 정책이 아니다”라며 시장 불안을 진화하려 했다.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9월에는 김 전 부총리가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누차 말했지만 이듬해 9.13대책의 핵심은 종합부동산세 인상이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청와대는 2018년 말 홍남기 부총리 취임 당시 “경제 원톱”이라며 힘을 실어줬지만 이후에도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에서 ‘부총리 패싱’은 반복됐다. 홍 부총리가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부처간 정책 엇박자도 나타났다. 국토부가 서울 집값을 압박하는 정책을 펼칠 때 현직 의원인 유은혜 교육부총리는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등을 폐지하겠다고 밝혀 학군 좋은 지역의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2018년 7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와 용산 개발 계획을 불쑥 내놔 서울 집값 급등을 초래했다가 이를 철회한 적 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경제에서 부정적인 지표들은 적어지고 긍정적인 지표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경제지표는 늘 긍정적인 지표와 부정적인 지표가 혼재한다”며 “지난번(1월 7일)에는 신년사이기 때문에 긍정적 지표를 많이 말했을 수 있지만 제가 말한 내용은 전부 사실”이라고 했다.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지난해에 2% 정도로 정부는 판단한다”며 “30-50클럽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2위”라고 강조했다. 30-5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한국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7개국을 뜻한다. 한국을 뺀 나머지 국가는 저성장이 고착화된 ‘원조 선진국’이다.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는 미국이 2.3%로 제일 높고 그 다음이 한국(2.0%)이다. 경제지표 비교에서 자주 이용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전체를 놓고 보면 한국의 성장률 추정치 순위는 18위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유리한 지표를 취사선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작년 12월을 기점으로 수출도 좋아지는 기미를 보이고 이달도 1∼10일 수출이 모처럼 5.3% 증가했다”며 “주가도 연초를 기분 좋게 출발했다”고 말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이달 1∼10일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하며 월간 수출이 모처럼 상승세로 출발했다. 수출은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은 1월 1∼10일 수출액이 5.3% 늘어난 133억1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품목별로 반도체 수출이 작년보다 11.5% 증가했고 석유제품 수출도 30.6% 늘었다. 지난해 1월 1∼10일 주력 품목인 반도체(―27.7%)를 중심으로 전체 수출이 7.5%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수출대상국 가운데 중국(―3.5%), 미국(―12.0%), 유럽연합(―5.9%) 등으로 수출한 금액은 일제히 감소했다. 반면 베트남(11.7%), 일본(6.0%), 중동(45.3%) 등으로의 수출은 늘었다. 1월 1∼10일 수입액도 153억7700만 달러로 작년보다 5.7% 증가했다.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액이 각각 40.7%, 73.0% 늘었다. 이 기간 무역수지는 20억7600만 달러 적자였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라 수출도 반등하고 있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관세청 관계자는 “열흘짜리 단기 통계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달 하순 설 연휴가 있어 월간 수출 개선 폭이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일본의 양대 불화수소 전문 제조업체인 모리타화학공업이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최근 한국에 수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불화수소(액체, 기체 모두 포함)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초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강화한 3개 반도체 소재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양대 업체 중 하나인 스텔라케미파가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한국에 수출한 데 이어 2개월 만에 추가로 수출이 이뤄지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모리타화학은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 한국으로 수출할 액체 고순도 불화수소를 8일 출하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 24일 일본 정부로부터 한국 수출 허가를 얻었다. 모리타화학은 한국 불화수소 시장의 약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모리타화학 측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정부의 심사가 완화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후 한국에서는 대체 공급원을 발굴하거나 주요 원료를 국산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이 지난해 7월 이후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의 수출을 허가한 것은 이번 건을 포함해 총 4건이다.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도 3건 허가를 받았다. 3대 규제 품목 중 포토레지스트(감광액)는 지금까지 6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2건의 수출 허가를 받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의 태도 변화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세종=주애진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의 사용후 핵연료 건식 보관시설(맥스터)의 추가 건설을 결정했다. 기존 보관시설이 내년 말 포화 상태가 되면 월성 2∼4호기 가동이 모두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날 결정으로 원전 운영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원안위는 10일 회의를 열고 맥스터 7기 증설을 위한 ‘월성 1∼4호기 운영변경 허가안’을 의결했다. 안건에 대해 3시간가량 논의가 이어졌지만 위원들 간에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표결에 들어갔고 위원 8명 중 김호철 진상현 위원을 제외한 6명이 증설에 찬성했다. 원전 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한 물질인 사용후 핵연료는 일단 습식 저장시설에 보관한 뒤 수년 뒤 열이 식으면 건식 저장시설로 옮겨 보관한다. 맥스터는 건식 저장시설의 한 종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 원자력발전소 내에 맥스터 7기를 건설해 201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후 2016년 4월 맥스터 7기를 추가로 건설하기 위해 원안위에 운영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2016년 경북 경주, 2017년 경북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추가 안전성 심사 등이 진행되면서 증설이 미뤄졌다. 원안위에서도 월성 맥스터 증설안이 지난해 11월 처음 상정됐지만 심사위원들이 관련 자료를 추가로 요청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부 용역 결과에 따르면 기존의 맥스터는 2021년 11월 포화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 건설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19개월 정도의 건설 기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올 상반기(1∼6월)에 착공을 해야 원전 가동에 차질이 없게 된다. 월성 1∼4호기 가운데 1호기는 지난해 말 영구정지가 결정됐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일본의 양대 불화수소 전문 제조업체인 모리타화학공업이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최근 한국에 수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불화수소(액체, 기체 모두 포함)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초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강화한 3개 반도체 소재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양대 업체 중 하나인 스텔라케미파가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한국에 수출한 데 이어 2개월 만에 추가로 수출이 이뤄지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모리타화학은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 한국으로 수출할 액체 고순도 불화수소를 8일 출하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 24일 일본 정부로부터 한국 수출 허가를 얻었다. 모리타화학은 한국의 불화수소 시장의 약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모리타화학공업 측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 정부의 심사가 완화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후 한국에서는 대체 공급원을 발굴하거나 주요 원료를 국산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에 포토레지스트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듀폰의 최근 발표를 전하며 “듀폰과 같은 움직임이 늘어나면 일본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이 지난해 7월 이후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의 수출을 허가한 것은 이번 건을 포함해 총 4건이다.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도 3건 허가를 받았다. 3대 규제 품목 중 가장 빨리 수출 허가가 났던 포토레지스트(감광액)는 지금까지 6건, 플루오린폴리이미드는 2건의 수출 허가를 받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의 태도 변화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정부가 공공기관 투자를 신속하게 집행하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 기간을 단축하고, 3월 말까지 연간 일자리 예산의 37%를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올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 활성화를 돕기 위해 공공기관의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6조5000억 원 늘어난 60조 원으로 책정했다. 또 통상 10개월 이상 걸렸던 예타 조사 기간을 7개월까지 줄여 투자를 신속하게 집행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521조 원 규모의 올해 예산과 관련해 “상반기(1∼6월) 조기 집행 목표를 역대 최고 수준인 62%로 설정했다”며 “예산 집행을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1분기(1∼3월) 내 일자리 사업 예산의 37%를 집행하고 철도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30%를 쏟아붓는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무리하게 재정 집행을 독려하다 돈이 엉뚱하게 새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타 조사 기간을 단축하면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타 신청 때 사전 준비가 미흡해 기간이 길어진 사례가 많았다”며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기간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조사가 부실해지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부처 간 칸막이 해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돼온 공직 혁신의 ‘단골 메뉴’다. 지난해 2월 행정안전부는 정부 혁신 6대 역점 추진 분야의 하나로 정부기관 간 칸막이를 허무는 협업 강화를 꼽았다. 협업 표준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인력을 상호 파견하는 협업 정원제를 운영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한 협업 시스템과 인적 교류 활성화를 추진했다. 이명박 정부에선 아예 청와대 비서관실 칸막이를 뜯어버리는 등 임기 내내 부처 간 협업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칸막이 해소가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는 것은 현재의 공무원 인사·평가제도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제 살 깎기 식 협업만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협업 과정에서 주무부처 소속이 아닌 다른 부처 공무원의 기여도를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무조정실 등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부처 이기주의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공무원은 평생 한 부처에 소속되는 한국과 달리 공직생활 동안 3, 4개 부처를 옮겨 다닌다. 부처를 옮겨 다니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있지만 싱가포르에선 자기 전공 업무를 여러 부처에서 맡아보는 식이다. 프랑스에선 한국으로 치면 실·국을 기본 단위로 놓고 필요에 따라 블록처럼 한 부처로 묶었다가 푸는 방식으로 정부 조직을 운영한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한국도 국정 과제만큼은 현재의 위원회 방식 대신 각 부처에 흩어진 기능을 모아 새로운 부처로 만들 수 있다면 효율적일 것”이라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공공기관 감사를 임명할 때 전문성 등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권마다 되풀이됐던 보은성 ‘낙하산 감사’ 논란이 줄어들지 주목된다. 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감사로 추천할 수 있는 후보자의 요건을 강화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돼 있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에 명시된 감사 후보자의 요건은 △공인회계사·변호사 자격을 갖고 3년 이상 해당 업무에 종사한 사람 △학교에서 감사 관련 분야에서 조교수 이상으로 3년 이상 재직한 사람 △상장법인 또는 연구기관에서 감사 업무를 3년 이상 담당한 사람 △국가·지자체에서 감사 관련 업무를 3년 이상 담당한 공무원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한 자격이 있는 사람 등 5가지다.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2021년 1월부터 시행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안이 시행되면 공공기관 감사의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지난해 수출이 전년보다 10.3%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정부는 올해는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수출액이 5424억13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2018년 사상 첫 6000억 달러 수출 시대를 연 지 1년 만에 다시 5000억 달러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연간 수출이 역성장한 것은 저유가로 석유화학 등이 부진했던 2016년(―5.9%)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 회복이 더뎠던 영향이 컸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107억 달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328억 달러 △유가 하락 영향으로 134억 달러의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미중 무역분쟁 1단계 합의와 반도체 경기 회복 요인 등으로 수출이 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대중(對中) 수출이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지난해 수출이 전년보다 10.3%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정부는 올해는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수출액이 5424억13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2018년 사상 첫 6000억 달러 수출 시대를 연 지 1년 만에 다시 5000억 달러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연간 수출이 역성장한 것은 저유가로 석유화학 등이 부진했던 2016년(―5.9%)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 회복이 더뎠던 영향이 컸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107억 달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328억 달러 △유가 하락 영향으로 134억 달러의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미중 무역분쟁 1단계 합의와 반도체 경기 회복 요인 등으로 수출이 3.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수출 감소율(―5.2%)이 7개월 만에 가장 낮았고 대중(對中) 수출도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1분기(1~3월)에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도록 수출 지원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월별 수출은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지난해 수출 부진의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올해 3% 늘더라도 의미 있는 실적 개선으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올 5월 도입된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의 하루 평균 매출이 당초 예상의 72%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에서 담배를 팔도록 하고 모든 공항과 항만에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키로 했다. 정부가 26일 내놓은 ‘입국장 면세점 평가결과와 내실화 추진계획’에 따르면 5월 말부터 6개월 동안 시범 운영한 입국장 면세점의 1일 평균 매출은 1억5700만 원으로 당초 예상액(2억1800만 원)보다 28% 적었다. 같은 기간 입국장 면세점 이용자 수는 총 25만2000명으로 전체 입국자의 1.5%에 그쳤다. 이 같은 이용률도 당초 정부의 예상(3.8%)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입국장 면세점을 이용하지 않은 사람 중 45.1%는 ‘구입할 상품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주류로 전체의 57.4%를 차지했다. 이어 패션 잡화(24.1%), 화장품·향수(17.9%) 등의 순으로 매출이 많았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관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입국장 면세점에서도 담배를 팔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출국장 면세점과 입국장 면세점을 합해 1인당 10갑만 면세로 살 수 있다. 당초 정부는 입국장이 혼잡해지고 담배를 싸게 사서 시내에서 차익을 남기고 팔려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입국장 담배 판매를 금지했다. 아울러 정부는 인천공항 외에 전국 주요 공항과 항만에도 입국장 면세점을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 입국장 면세점에서 향수 현장 테스트도 허용할 예정이다. 종전에는 마약 및 검역 탐지견의 후각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향수 테스트를 허용하지 않았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제주의 A초등학교는 이달 중순 24개 교실의 칠판을 바꾸는 공사를 마쳤다. 보통 교내 공사는 안전 문제로 방학 때 하는데 연말까지 예산을 최대한 쓰라는 정부의 방침 탓에 예정보다 한 달 반 정도 앞당긴 것이다. 교체 비용은 2000만 원이 넘었는데 다른 사업에서 쓰지 못해 남은 예산도 일부 포함됐다. 이 학교 관계자는 “각종 비용 정산 주기를 단축하고 자잘한 공사는 주말이나 방과 후를 이용해 미리 하고 있지만 돈 쓰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은 남는 예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가 연말 결산 때 예산 불용액과 이월액이 많은 곳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주기적으로 재정 집행률을 점검하고, 행정안전부는 공사 선금 지급 한도를 최대 70%에서 80%로 늘리고 공사 진척도에 따라 공사비를 미리 계산해 주는 기성금 지급을 활성화하고 있다. 예산 신속 집행 요령을 담은 공문까지 내려보낼 정도다. 25일 기재부에 따르면 9월 말 집행률 63.1%였던 지방재정 집행률은 11월 말 77.1%로 올랐다. 같은 기간 지방교육재정도 71.9%에서 83.3%로 뛰었다. 하지만 기재부가 정한 목표치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기재부는 연말까지 지방재정 90% 이상, 지방교육재정 91.5% 이상 집행을 목표로 잡고 있다. 정부가 물품 조기 구매 등을 독려하면서 입찰공고도 예년보다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시 공공계약정보 사이트인 ‘서울계약마당’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와 소속 기관들이 11월 이후 낸 입찰공고 1626건 가운데 169건이 ‘긴급’ 공고였다. 이 긴급 공고에는 강남구 북카페 도서 구매, 강서구 취약계층 가정용 공기청정기 구입 등 시급하다고 보기 힘든 사업도 다수 포함됐다. 한 구청 담당자는 “행안부에서 요건이 맞는 사업은 가능한 한 긴급으로 빨리 처리하라고 지침이 왔다”고 설명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달부터 한시적으로 물품 구매 수의계약 기준을 1000만 원 이하에서 2000만 원 이하로 완화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수의계약제를 더 투명하게 운영하려 엄격한 자체 기준을 적용했던 건데 빠른 예산 집행을 위해 다시 기준을 풀었다”고 했다. 예산을 빨리 쓰라고 독촉하는 데 세금을 쓰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행안부는 연말에 예산 집행률이 높은 지자체에 총 100억 원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올 상반기(1∼6월)와 11월 기준으로도 각각 30억 원, 50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지자체들은 시군구를 대상으로 자체 인센티브를 걸고 있다. 강원도는 연말에 우수 지자체에 총 22억 원의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일부 지자체 관계자들은 재정 집행 독려에 따른 스트레스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한 광역지자체 예산 담당자는 “10월 대통령의 재정 집행 독려 발언 이후 약 두 달간 기재부와 행안부 주재로 회의가 30∼40차례 열려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정작 집행률 제고 방안을 생각할 겨를도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광역지자체 담당자도 “공사 선금이나 기성금은 공사업체가 원하지 않으면 줄 수 없는데 제출 서류가 많아 꺼리는 업체가 대부분”이라며 “공사기간을 줄여 부실 공사를 할 수도 없고 개별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 행정에 답답하다”고 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예산 집행 독려가 경기에 도움을 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지금처럼 무리하게 자금을 집행하면 예산이 엉뚱하게 쓰일 가능성도 크다”며 “빨리 쓰기보다 재정을 제대로 쓰는 데 더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인천의 일부 자치구는 원래 월급날이 20일이지만 이달에는 이례적으로 나흘 앞당겨 16일 월급을 지급했다. 최근 인천시가 예산 집행 실적이 부진한 기초지방자치단체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하자 일부 구가 재정을 많이 쓴 것처럼 보이려고 예산 집행률 산정 시점인 16일에 월급을 미리 준 것이다. 경북도교육청은 20일 403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확정했다. 관내 학교 사물함과 책걸상 등을 바꾸는 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교육청 관계자는 “사용 연한이 다 된 기자재를 바꾸는 것”이라면서도 “예산 집행률을 높이기 위해 돈을 바로 쓸 수 있는 사업 위주로 추경을 편성했다”고 했다. 돈이 부족해서 추경을 짠 게 아니라 돈을 쓰려고 짠 것이다. 정부가 연말까지 재정 집행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라고 독촉하자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들이 ‘돈 쓰기 총력전’을 펴고 있다.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예산 이월, 불용 예산을 줄이고 지자체도 최대한 협조해 달라”고 한 뒤 중앙 부처들의 지방에 대한 ‘실적 압박’이 거세진 것이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각종 회의를 통해 수시로 실태를 점검하는 데다 여당까지 합세해 예산 집행을 압박하고 나섰다. 행안부는 2021년도 예산 배정 때 올해 예산 불용 및 이월액이 많은 지자체에 불이익을 주는 반면 예산을 많이 쓴 지자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시행규칙까지 개정했다. 지자체와 교육청들은 재정을 마중물 삼아 경기를 살리려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정해진 절차와 기준을 무시하고 무작정 돈을 쓸 수는 없다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서울의 한 자치구 예산 담당자는 “시에서 하라니까 어떻게든 예산이 남지 않도록 노력은 하는데 바람직한 재정 운용인지 의문”이라고 했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10% 줄었다. 3년 만에 수출이 역성장할 것이 확실시된다. 정부는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3%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미중 무역갈등 등 글로벌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수출이 획기적으로 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청은 이달 1∼20일 수출액이 304억3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었다고 23일 밝혔다. 이달 하루 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12월보다 5.1% 감소했다. 이달 1∼20일 조업일수가 16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일 더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수출 감소세가 13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달 20일까지 연간 수출액은 5271억3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쪼그라들었다. 올해 연간 수출은 2017년 연간 수출액(5736억94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수출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건 2016년(―5.9%) 이후 3년 만이다. 올해 수출이 부진한 건 주력상품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된 데다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대중(對中)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반도체 수출액은 올 들어 매달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은 16.7% 줄어 전달(―29.8%)보다 감소율은 줄었지만 두 자릿수 감소세는 여전했다. 이달 중국으로의 수출은 5.3% 늘었다. 이달 1∼20일 수입액은 301억7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5% 줄었다. 기계류와 석유제품, 승용차 수입은 증가한 반면 원유, 가스, 정보통신기기 등의 수입이 줄면서 전체 수입이 소폭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미국(7.9%), 호주(11.2%) 등에서 수입한 금액이 늘었다. 연초부터 이달 20일까지 연간 수입은 4896억35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6.1%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수출이 바닥을 치고 내년에는 3.0%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이 무역분쟁 1단계 합의를 한 영향으로 세계 교역이 회복세를 보이고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수출이 물량과 금액 기준으로 모두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도 내년 수출이 어느 정도 반등할 것으로 보지만 낙관하긴 이르다고 했다. 올해 수출이 워낙 부진했던 만큼 수치상 내년 수출이 개선되는 기저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의미 있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제 겨우 1단계 합의에 도달한 미중 무역분쟁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저효과 때문에 수치상으로는 나아지겠지만 경기 회복이나 글로벌 교역 환경 개선에 따른 수출 증가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1단계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협상이 다시 난항에 빠질 수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정부와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는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합의의 첫 단추를 끼웠으니 글로벌 통상환경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고 했다. 홍민석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도 “미중 무역갈등이 원만히 해결되면 그간 우리 경제에 여러 경로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이 해소되는 것”이라며 “내년 대외여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크게 기대되는 것은 수출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 1∼9월 교역 상위 10개국 가운데 한국의 수출 감소 폭(―9.8%)이 가장 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올 10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은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높아 미중 무역분쟁의 파장에 특히 취약하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 가운데 중국으로의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26.8%였다. 다만 이번 합의로 분쟁 해결의 물꼬는 텄어도 양국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 는 점에서 우려도 여전하다. 미국과 중국이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 1단계 합의가 이뤄지긴 했지만 언제든 양국 분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이번 합의가 정치적 성과가 급한 양국 정부의 ‘미니딜’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서 대규모 농산물 구매 약속을 받아낸 점을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에게 선전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필요한 관세 인하를 얻어냈다고 주장할 수 있어서다. 당장의 ‘미니딜’을 위해 민감한 이슈들을 다음으로 넘긴 것도 향후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번에는 양국이 첨예하게 맞선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의 난제를 다루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협상카드인 관세를 지나치게 양보해 앞으로의 협상에서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협상은 이제 시작 단계일 뿐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뉴욕=박용 특파원}
국내 대표 배달서비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독일계 글로벌 배달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된다. DH는 한국에서 요기요를 운영 중이다. 인수합병(M&A) 규모는 약 4조8000억 원 수준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M&A 사상 최대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새 합작 회사의 수장에 올라 DH와 우아한형제들이 관할하는 아시아 배달사업을 총괄한다. 우아한형제들과 DH는 13일 서울에서 이 같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DH가 우아한형제들의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인수하고, 양 사가 절반씩 지분을 갖는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를 싱가포르에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 달러(약 4조7500억 원)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지분을 DH로 전환해 본사 3인 글로벌 자문위원회(김 대표 이외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최고경영자, 에마누엘 토마신 최고기술책임자) 멤버가 된다. 그는 우아DH아시아의 회장직을 맡아 DH가 진출한 아시아 9개국과 우아한형제들이 활동하는 한국, 베트남 등 총 11개국의 사업을 총괄한다. 국내 배달의민족 경영은 김범준 부사장이 맡는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의 일원으로 더 크게 도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2010년 우아한형제들을 설립해 이듬해 국내 벤처캐피털(VC)인 ‘본엔젤스’로부터 유치한 3억 원의 초기 투자금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DH는 한국의 요기요를 포함해 전 세계 40개국에서 28개 배달앱 브랜드를 운영하는 푸드테크 기업이다. 국내 1, 2위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앞으로도 독립 운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2011년 DH가 한국 진출을 고민할 때 외스트버그 CEO가 김 대표와 만나 인수를 타진했지만 당시에는 성사되지 않았다”며 “DH 측은 이후에도 꾸준히 협력을 제안해왔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업계는 이번 빅딜로 투자 유치와 회수(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 숨통을 틔웠다고 본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이번 빅딜은 단순히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것을 넘어 국내 창업자가 본사와 지분을 나누고 글로벌 경영 경험까지 쌓을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남았다. 공정위는 우아한형제들과 DH가 기업결합 신고를 하면 공정거래법상 경쟁을 제한하는지 등을 심사할 계획이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합해서 약 90%로 추정된다.김재형 monami@donga.com·주애진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1단계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향후 협상이 다시 난항에 빠질 수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정부와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는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합의의 첫 단추를 끼웠으니 글로벌 통상환경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고 했다. 홍민석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도 “미중 무역갈등이 원만히 해결되면 그간 우리 경제에 여러 경로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이 해소되는 것”이라며 “내년 대외여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크게 기대되는 것은 수출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 1~9월 교역 상위 10개국 가운데 한국의 수출 감소폭(―9.8%)이 가장 커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올 10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하락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은 대중(對中) 수출 비중이 높아 미중 무역분쟁의 파장에 특히 취약하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 가운데 중국으로의 수출이 차지한 비중은 26.8%였다. 다만 이번 합의로 분쟁 해결의 물꼬는 텄어도 양국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 는 점에서 우려도 여전하다. 미국과 중국이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 1단계 합의가 이뤄지긴 했지만 언제든 양국 분쟁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이번 합의가 정치적 성과가 급한 양국 정부의 ‘미니딜’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대규모 농산물 구매 약속을 받아낸 점을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에게 선전하고, 시진핑 중국 주석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필요한 관세 인하를 얻어냈다고 주장할 수 있어서다. 당장의 ‘미니딜’을 위해 민감한 이슈들을 다음으로 넘긴 것도 향후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번에는 양국이 첨예하게 맞선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의 난제를 다루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협상카드인 관세를 지나치게 양보해 앞으로의 협상에서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협상은 이제 시작단계일 뿐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한국이 50년 내에 생산연령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사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통계청은 13일 ‘한국의 사회동향’ 자료에서 2067년 추계 인구가 지금보다 1200만 명 적은 3929만 명으로 이중 65세 이상 비율이 46.5%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50세 이상 중고령층이 부모나 배우자를 돌보는 ‘노노(老老)케어’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봤다. 한국 성인 남성의 흡연율(38.1%)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월 1회 이상 음주자는 남녀 모든 연령대에서 고위험 음주군에 속했다. 남성은 일주일에 소주 2병, 여성은 1.4병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한국인의 행복점수는 지난해 10점 만점에 6.8점으로 2년 전보다 0.3점 떨어졌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지난달 11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 센트럴’ 아파트의 당첨 최저 가점은 69점이었다. 84점 만점인 청약 가점에서 69점을 받으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시공사 관계자는 “인근에서 한동안 신규 분양 물량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청약 수요가 더 몰렸다”고 해석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서울의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청약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서울 아파트값도 24주 연속 상승했다. 가격을 통제해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려던 제도의 취지와 달리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를 키워 가격이 더 뛴 셈이다. ○ 시장과 갈등 빚는 정책 대부분 낮은 점수 받아 동아일보가 고려대 정부학연구소와 함께 올해 경제 정책을 평가한 결과 정부가 직접 가격에 개입하는 등 시장을 무시하다 역효과를 낸 정책들이 낮은 점수를 받았다. 분양가상한제는 전체 경제 정책 가운데 가장 낮게 평가됐다. 고려대 정부학연구소는 “지나치게 반시장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예상되는 부작용이 상당하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상한제 도입 이후 오름폭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11일(0.09%) 이후 이달 9일(0.17%)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4주 연속 확대됐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물량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로 서울 전세금까지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던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올해도 하위권이었다. 정책 의도가 좋다고 해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일자리가 감소하는 시장 개입의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소득 하위 20% 가구와 상위 20% 가구의 소득 격차가 4년 만에 감소했다. 하지만 가구당 월평균 사업소득이 4.9% 줄어 역대 최대 폭으로 줄었고 소득 하위 20%의 근로소득은 7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부작용도 만만찮았다. ○ 효과 가늠하기 힘든 탈원전·도시재생 정부가 에너지와 주거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시도한 탈원전과 도시재생 뉴딜사업도 아쉬운 점수를 받았다. 정부학연구소는 탈원전을 뼈대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현재의 원자력 중심 구조와 비교해 얼마나 효율적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문제로 비화돼 정권 교체 이후에 지속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고 했다. 재건축·재개발 정책 대신 지역공동체 중심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해나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프로젝트이지만 현실적으로는 현 정권에서만 진행될 가능성이 큰 데다 지나치게 소규모로 이뤄져 효과가 떨어지는 점 등을 한계로 꼽았다. 규제 개선을 통한 혁신사업 개발은 규제 샌드박스 승인 건수가 164건(11월 12일 기준) 이르는 등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고 봤다. 하지만 사후적으로 진행되는 규제 적정성 검증 과정에서 기존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벌어진 ‘타다’ 갈등처럼 정책 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면 오히려 혁신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기업들의 피로도를 높인다는 불만도 나온다. ○ 한일 무역갈등 대응책 호평 경제 정책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일본산 수산물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대응이었다. 국민 건강에 필수적인 검역주권을 제대로 방어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최근 국가 간 무역분쟁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후적 대책보다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정책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정부학연구소는 조언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촉발된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 정책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금융 공공기관의 연대보증을 폐지한 것과 급속도로 늘어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창업하려는 기업이나 중소기업 사업자들이 연대보증 폐지 덕분에 더 수월하게 창업할 수 있고, 실패한 뒤에 재기하기도 쉬워졌다는 것이다. 총괄 및 경제분야 평가: 최진욱, 심동철, 구교준, 이응균 고려대 교수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