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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의 ‘슛도사’ 스테픈 커리(29·골든스테이트·사진)가 필드 위에서 ‘샷도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는 29일 “커리가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헤이워드에서 열리는 엘리 메이 클래식에 스폰서 초청 선수로 참가한다”고 밝혔다. 2016∼2017시즌 NBA에서 경기당 3점 슛 성공 개수 1위(4.1개)를 기록하는 등 정확한 슛이 장기인 커리는 골프 실력도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12월호 표지모델로 커리를 선정했던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고교 시절 3년 동안 골프 선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커리의 베스트 스코어는 67타다. 커리는 지난달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은퇴 후 골프 선수가 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커리는 “웹닷컴 투어 대회에 출전하게 돼 영광이다. 창피한 경기가 되지 않도록 페어웨이를 잘 지키면서 재밌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웹닷컴 투어에 따르면 그동안 야구 등 다른 종목 선수 23명이 2부 투어 정규대회에 출전했지만 컷을 통과한 선수는 없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전북이 ‘라이언 킹’ 이동국(38)의 활약을 앞세워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전북은 2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방문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전북의 승리를 이끈 선수는 모처럼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동국이었다. 전날까지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 10경기에 출전했는데 이 중 8경기는 교체 투입됐다. 마지막 선발 출전은 5월 6일 대구전이었다. 전성기에 비해 체력이 떨어진 탓에 매 경기 선발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동국이지만 노련미를 바탕으로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전반 5분 이동국은 상대 진영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발로 트래핑한 뒤 동료에게 패스하는 것처럼 속임 동작을 했다. 이 때문에 포항 수비수들은 이동국을 향해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못했고, 슈팅 공간을 확보한 이동국은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동국은 전반 23분에는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히 성공시켰다. 시즌 2, 3호 골을 터뜨린 이동국은 자신이 보유한 K리그 통산 개인 최다 골 기록을 195골로 늘렸다. 전북은 후반 11분 포항 손준호에게 골을 내줬지만 후반 37분 에두가 승리를 확정 짓는 쐐기 골을 터뜨렸다. 10승(5무 2패) 고지에 올라선 전북(승점 35)은 선두를 질주했다. 한편 수원은 1골 2도움을 기록한 염기훈의 활약에 힘입어 대구를 3-0으로 꺾었다. 염기훈은 수원에서만 70도움을 기록해 단일클럽 개인 최다 도움 1위에 올랐다. FC서울과 전남, 강원과 광주는 2-2로 비겼다. 제주와 인천은 1-1로, 울산과 상주는 0-0으로 비겼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그는 자신이 왜 남들보다 앞서 뛰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1947년 4월 19일 낯선 미국의 유서 깊은 도시 보스턴 땅을 밟은 서윤복의 심장은 뛰었다. “이제 남은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었다. 이겨서 한국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큰 내 사명일 것 같았다. 물론 내 이름이 드러나 나쁠 것도 없었다. 나라 없는 설움도 크지만 나라가 있어도 알려져 있지 않으면 없는 것이나 진배없다.” 후일 한 잡지에서 회고했듯이 ‘이겨서 한국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을 사명으로 삼았던 1947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서윤복 전 대한육상연맹 고문이 27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지기도 전인 당시 시민들과 미군정청 직원들의 모금을 통해 어렵게 여비를 마련해 출전했다. 군용기와 여객기를 갈아타며 5일 만에 어렵게 현지에 도착했다. 엄격한 스승이었던 고 손기정(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 당시 그의 감독이었다. 손기정의 신발을 빌려 신고 출전한 그는 레이스 도중 개가 달려들어 넘어졌으면서도 2시간 25분 39초의 당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보스턴 마라톤은 1897년 시작한 세계 최고(最古)의 대회다. 그는 이 대회 최초의 동양인 우승자였다. 태극기를 달고 마라톤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고인이 처음이다. “한국의 완전 독립을 염원하는 동포들에게 이 승리를 선물로 바친다”는 것이 그의 우승 소감이었다. 동남아와 일본 등을 거치는 화물선을 얻어 타고 출항 18일 만에 인천항에 도착한 그는 큰 환영을 받았다.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모금을 통해 환영회를 열었고 민족지도자 김구 선생은 ‘족패천하(足覇天下·발로 천하를 제패하다)’라는 휘호를 써줬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늘어선 인파 속에 ‘뚜껑 없는 차’를 타고 환영을 받았다. 그는 보스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 농부들을 만났을 때였다고 했다. 오랫동안 남의집살이를 하며 나라 없는 백성이라고 무시받았던 그들이 그를 만나러 왔다고 했다. 그때 잡았던 그 농민들 손의 감촉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이렇듯 뜨거운 민족애는 그를 한평생 달리게 한 원동력이었다. 고인은 1923년 서울에서 출생해 숭문고와 고려대 상대를 졸업했다. 고려대 재학 중 교내 대회에서 우승했던 고인은 학업에 전념할 생각으로 육상부의 입단 제의를 고사했지만 선배들의 권유로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1936년 손기정이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했을 때 전국 방방곡곡에 마라톤 바람이 불었던 것도 고인이 마라토너의 꿈을 꾸게 한 계기였다. 그는 생전 “손기정 씨처럼 되고 싶었다”고 했다. 일본인들이 입던 헌옷을 입고 동대문에서 구한 헌 스파이크 운동화 밑창의 징을 빼고 리어카 바퀴의 고무를 잘라 덧댄 신발을 신고 뛰었다. 그는 1948년 런던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환경은 열악했다. 고인이 보스턴 마라톤 우승을 차지했을 때 그의 쾌거를 기려 ‘마라톤 제패송’을 제작해 배포했던 동아일보는 서윤복 등 런던 올림픽 마라톤 참가자들을 위해 전국적인 모금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마라톤 제패송 가사를 공모할 때는 전국에서 170편이 응모했다. 서윤복의 런던 올림픽 출전을 위해 동아일보 직원들도 모금운동에 동참했다. 고인은 대한육상연맹 이사, 전무, 부회장 등을 거치며 40여 년간 한국 육상을 위해 봉사했다. 1961년부터 17년 동안 서울시립운동장장, 1978년부터 4년 동안 대한체육회 이사로 전국체전위원장직을 수행했다. 국민훈장 동백장, 체육훈장 거상장, 문화포장 등을 받았다. 대한체육회는 2013년 그를 스포츠 영웅으로 선정했다. 이날 빈소에는 1950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함기용 전 대한육상연맹 부회장(87),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2), 양재성 대한육상연맹 고문(80) 등 많은 육상·체육 관계자들이 찾았다. 함 전 부회장은 “손기정 선배가 베를린에서 우승했을 때는 우리 민족이 일제하에서 같이 울었어. 서윤복 선배가 보스턴에서 우승했을 때는 해방된 민족으로서 울고 웃었지. 위대한 스포츠의 별이었지”라고 말했다. 그는 “서 선배는 그만큼 국가를 믿었고 투철한 국가관이 있었어. 그래서 우승한 거야”라고 말했다. 양 고문은 “고인은 생전에 마라톤 재건을 위해 신경을 엄청 쓰셨어. 한국 마라톤은 항상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 본인도 제패를 했었고. 그런데 마라톤이 흐름이 바뀌는 것을 보며 걱정을 하셨어. 그래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국내에 출전시키라고 했었지”라고 말했다. 한국 마라톤이 다시 한 번 영광을 누리기를 소망했던 마라톤의 거목은 94년에 걸친 인생 레이스를 마쳤다. 유족으로는 부인 용영자 씨와 1남 2녀가 있다. 장례는 대한체육회장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9일 오전 9시. 02-3010-2292이승건 why@donga.com·정윤철 기자}
“클럽과 대표팀에서의 성적과 경험, 전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소통 능력이다. 대표팀 감독은 많은 대화를 통해 선수들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맡을 김호곤 신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66)이 새 감독의 조건으로 ‘소통 능력’을 강조했다. 협회는 26일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의 후임으로 김호곤 협회 부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으로 8강 진출을 이끌었다. 2012년에는 프로축구 K리그 울산 감독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차지했다. 협회의 선임 발표 뒤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김 위원장은 “대표팀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기술위원장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난관을 잘 돌파할 수 있는 감독을 뽑겠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위인 한국(승점 13)과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의 승점 차는 1에 불과하다. 한국은 본선 직행 티켓(각 조 1, 2위) 확보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용수 전 위원장은 사퇴하면서 월드컵 최종예선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 등 차기 대표팀 감독의 조건을 거론했다. 이로 인해 몇몇 국내 지도자가 하마평에 올랐었다. 김 위원장은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62)과 신태용 전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47) 등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된 지도자들에 대해 “모두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하지만 문은 열려 있다. 백지 상태에서 선임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베테랑 지도자가 지휘봉을 잡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꼭 경험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감독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백지 상태에서 감독 후보 선정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김 위원장이지만 현실적인 제한이 있다. 최종예선의 다음 고비인 9차전 이란전(8월 31일)까지 준비 기간이 길지 않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외국인 감독은 찾기 힘들다. 선수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국내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에 신임 기술위원들을 선정한 뒤 이르면 다음 주 새 감독 선임을 논의할 기술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후반 44분. 수원에 2-3으로 밀려 패색이 짙던 강원의 임찬울이 상대 문전으로 강한 크로스를 올렸다. 수원의 조원희가 크로스를 걷어내기 위해 몸을 던졌다. 그러나 볼은 조원희의 머리를 맞고 굴절돼 수원의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자책골이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고개를 숙였고, 행운의 동점골을 얻은 최윤겸 강원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수원과 강원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맞대결에서 3-3으로 비겼다. 수원은 조나탄이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려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수원은 전반 26분 강원 이근호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곽광선(전반 29분)과 유주안(전반 44분)이 골을 터뜨려 전반을 3-1로 앞섰다. 강원은 후반 32분 이근호의 두 번째 골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수원은 경기 막판까지 육탄 방어를 펼치며 강원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조원희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승리를 놓쳤다. 서 감독은 “우리가 생각한 대로 경기가 잘 흘러갔는데 마지막에 비겨서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에 최 감독은 “비겼지만 이겼다는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강원은 4위, 수원은 6위를 기록했다. 6·25전쟁 67주년인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상주의 경기에서는 2015년 8월 북한의 지뢰 도발로 부상한 김정원 하재헌 중사가 시축을 했다. 상주(8위)는 서울(7위)을 2-1로 꺾었다. 전북(1위)은 대구(10위)와 2-2로 비겼다. 전날 열린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경기에서는 김종부 감독이 이끄는 경남이 성남과 1-1로 비겨 18경기 연속 무패행진(12승 6무)을 이어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분산 개최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단일팀 구성과 올림픽 개막식 동시 입장 제안에 앞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추진과 올림픽 기간 동안의 북한 마식령 스키장 활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움이 많다. 여자 아이스하키의 경우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하지만 북한은 출전권이 없다. 출전권이 없는 북한 선수들을 포함시켜 단일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승인과 출전국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한 단일팀 구성으로 인해 2014년 세라 머리 감독(29·캐나다) 부임 이후 올림픽 본선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려온 일부 한국 선수의 출전이 좌절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대표팀의 한 선수는 “지금까지 평창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준비를 해왔는데 북한 선수의 합류로 인해 짐을 싼다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23명의 엔트리를 확대하는 방안도 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IIHF가 출전국들 간의 형평성 문제로 인해 승인에 난색을 표할 수 있다. 단일팀 구성이 팀 전력을 약화시킨다는 문제도 있다. 한때 세계 13위까지 올랐던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는 현재 25위까지 추락한 상태다. 4월 강릉에서 열린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4부 리그) 맞대결에도 한국(세계 22위)이 북한을 3-0으로 꺾었다. 단일팀을 만들 경우 코칭스태프 구성과 훈련 장소 선정 문제 등으로 인해 팀 조직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 무산될 경우 남북이 개막식에 동시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종목이 있어야 한다. 올림픽 출전을 기대할 만한 북한 선수는 2017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의 렴대옥-김주식 조(세계 29위) 정도다. 3월 핀란드에서 열린 피겨세계선수권대회에서 15위에 그쳐 평창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한 이들은 9월 독일에서 열리는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출전권 획득에 재도전한다. 한국도 페어 종목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한국과 북한이 네벨호른 트로피 대회에서 나란히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뒤 단일팀 구성이 결정되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출전권 1장의 반납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란이 일고 있다. 관계자들은 “올림픽 경기를 치르려면 사전에 국제스키연맹(FIS)의 시설 공인을 받아야 하며 테스트 이벤트를 통한 실전 점검도 필수다. 마식령 스키장은 이런 절차가 전혀 없었고 올림픽 개막까지 시간도 촉박해 현실적으로 (분산 개최 장소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이 “분산 개최는 늦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식령 스키장을 훈련장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에는 실제 분산개최 효과보다는 남북이 협력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그러나 마식령 스키장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체제 선전을 위해 이용하던 대표적인 장소다. 분산 개최로 마식령 스키장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홍보하는 기회를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김종석 기자}
포르투갈이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의 활약에 힘입어 2017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첫 승을 거뒀다. 최근 스페인 검찰로부터 탈세 혐의로 기소되고, 이적설에 휩싸이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호날두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변함없는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그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2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전반 8분 만에 헤딩슛으로 상대 골 망을 흔들었다. 1-0으로 승리한 포르투갈(승점 4·1승 1무)은 멕시코(승점 4·1위)에 다득점에서 밀려 조 2위를 기록했다. 결승골 득점과 함께 경기 내내 화려한 돌파를 선보인 호날두는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호날두는 “우리 팀은 젊고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우리가 우연히 유럽 챔피언이 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1년 앞두고 개최된 컨페더레이션스컵은 개최국 러시아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 독일, 6개 대륙별선수권 챔피언이 참가해 ‘미니 월드컵’으로 불린다. 포르투갈은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8개국은 2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조 상위 2팀이 4강에 진출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사격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자신의 주 종목(50m 권총)이 폐지된 진종오(38·kt)가 혼성 종목에서 메달 사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리고 있는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 참가한 진종오는 21일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새롭게 도입된 사격 종목인 10m 공기권총 혼성에 출전하고 싶다. 그동안 남자 10m 공기권총에 계속 출전해왔기 때문에 혼성에서도 내가 하던 대로만 하면 자연스럽게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쿄 올림픽 종목을 발표했는데 사격은 남자 종목인 50m 권총과 50m 소총복사, 더블 트랩이 폐지되고 10m 공기권총과 10m 공기소총, 트랩이 혼성으로 신설됐다. 이는 국제사격연맹(ISSF)이 IOC가 장려한 올림픽 여성 참가 비율 50% 달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변경 종목을 선정한 것을 IOC가 최종 승인한 것이다. 그동안 진종오는 올림픽 50m 권총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땄다. 진종오는 10m 공기권총 경험이 풍부하고 성적도 좋았기 때문에 남자 개인전과 혼성 종목의 국가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혼성 종목 국가대표 선발은 국내대회 10m 공기권총 개인전 성적 등을 토대로 남녀 상위 3명씩을 선발한 뒤 최적의 조합을 찾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21일 열린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는 241.2점을 기록해 한승우(kt·242.5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앞으로는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의 연습 비율을 7 대 3 정도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50m 권총 연습을 멈추지 않는 것은 이 종목이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선 여전히 정식 종목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종오가 혼성 종목에 나설 경우 파트너가 누가 될지도 관심거리다. 진종오는 ‘여자 사격선수 김장미(우리은행)가 파트너로 함께 총을 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말에 “파트너로 언급해줘 고맙다. 아직 혼성 종목을 연습해 보지 않아 어떤 파트너가 좋은지 가이드라인을 정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혼성이어도 내 몫만 철저히 해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해 밝게 웃으며 포부를 밝힌 진종오지만 50m 권총 종목 폐지에 대한 심경을 밝힐 땐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그는 “월드컵 대회에서 외국 선수들과 함께 폐지 움직임에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색 완장을 차기도 했었다”며 “우리가 괘씸했는지…. (IOC가) 폐지 시기를 앞당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수는 힘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아시아 선수들이 50m 종목에 강세를 보인 것이 폐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 2024년 올림픽 때는 50m 권총 종목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올림픽 종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레알)가 이적설에 휩싸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 붙잡기에 나섰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회장(사진)은 20일 “호날두의 이적설은 언론을 통해 들었다. 최근 호날두를 만나지 못해 이적설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호날두는 우리 팀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탈세 혐의 등) 자신을 둘러싼 상황 때문에 화가 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호날두는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러시아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참가하고 있다. 레알은 컨페더레이션스컵이 끝나는 대로 호날두를 만나 잔류를 설득할 예정이다. 페레스 회장은 “호날두는 여전히 레알과 계약이 돼 있는 선수다. 그는 우리 팀에 매우 중요한 선수이며 영향력도 크다”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레알의 지네딘 지단 감독과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는 직접 호날두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팀에 남아 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부터 레알에서 뛰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해 온 호날두는 최근 스페인 검찰로부터 2011년부터 2014년까지 1470만 유로(약 186억 원)를 탈세한 혐의로 기소됐다. 16일 포르투갈 언론은 “호날두는 자신이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것에 화가 났다. 그는 자신이 스페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호날두는 스페인을 떠나겠다는 뜻을 구단과 팀 동료들에게 알렸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호날두가 레알이 자신의 법정 싸움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는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날두가 레알을 떠날 경우 차기 행선지에 대한 다양한 예측도 나오고 있다.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호날두가 친정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이나 자금력이 풍부한 중국 슈퍼리그 팀들도 호날두의 영입을 꿈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페레스 회장은 “아직 호날두를 영입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팀은 없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대명 킬러웨일즈가 국내 아이스하키 팀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사령탑 출신 감독을 영입했다. 대명은 19일 “NHL 팀을 지휘한 경험이 있는 케빈 콘스탄틴 감독(59·미국·사진)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라고 밝혔다. 콘스탄틴 감독은 1985년 미국 주니어 리그에서 지도자로 데뷔했고, 1991년에는 20세 이하 미국 남자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1993년에 새너제이 샤크스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처음으로 NHL 무대를 밟은 콘스탄틴 감독은 피츠버그 펭귄스(1997∼2000년), 뉴저지 데블스(2001∼2002년) 등을 지휘했다. 대명에 따르면 콘스탄틴 감독의 NHL 통산 승수는 159승이며, 플레이오프 진출 6회를 기록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5년 전 아마추어 신분으로 참가한 US오픈에서는 컷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프로 데뷔 초창기에는 미국을 떠나 낯선 유럽과 아프리카를 돌며 ‘향수병’과 싸웠다. 마침내 고국에서 열린 US오픈에서 정상에 선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첫 메이저 정상에 오른 ‘필드의 유목민’ 브룩스 켑카(27·미국)는 “역대 대회 우승자들과 나란히 설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놀랍다. 드디어 진정한 영예를 얻었다”며 활짝 웃었다. AP통신은 “힘든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스타덤에 올랐다”고 표현했다. 켑카는 19일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힐스골프장(파72)에서 끝난 메이저 대회 제117회 US오픈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자신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거둔 그는 역대 최고 상금인 216만 달러(약 24억5000만 원)를 손에 넣었다. 또한 그는 2011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세운 최다 언더파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대회 전 세계 랭킹 22위였던 켑카는 이번 우승으로 10위까지 올랐다. 미국 플로리다 출신인 켑카는 유럽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켑카는 PGA투어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유럽 무대에서 실력을 쌓고 세계 랭킹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2012년부터 유럽 2부 투어에서 활약한 그는 카자흐스탄, 케냐, 인도에서 열린 마이너 대회에도 참가하며 실력을 키웠다. 일본 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한 대회에서 켑카는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에이전트에게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외로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2014년 유럽 1부 투어 터키항공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탄 그는 초청 선수로 PGA투어에 출전해 상위권에 들기 시작했고 2015년 피닉스오픈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랜 인내 끝에 우승을 차지한 켑카가 18번홀을 떠나는 모습은 바비큐파티를 위해 잔뜩 장을 봐서 나오는 사람처럼 흥분돼 보였다”고 묘사했다. PGA투어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5위(307.6야드)인 ‘장타자’ 켑카는 이번 대회에서 장타력과 함께 퍼팅의 안정감이 살아나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켑카는 브라이언 하먼(미국)과 공동 선두였던 최종 4라운드 13번홀(파3)에서 2.4m짜리 파 퍼팅을 성공시키며 타수를 지킨 뒤 14∼16번홀 연속 줄버디로 승기를 잡았다. 켑카는 세계 랭킹 1위로 평소 헬스클럽에서 함께 운동할 만큼 가까운 사이인 지난해 US오픈 우승자 더스틴 존슨(미국)의 조언이 승부처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어젯밤 존슨이 전화를 걸어와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말했다. 오늘 14번홀부터 그 조언을 떠올리며 경기를 펼쳤다”고 고마워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사령탑의 무덤’으로 불리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각국 감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가운데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13일)에서 0-2로 패해 경질설에 시달렸던 삼벨 바바얀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재신임을 받았다. 이란에 패한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은 한국(2위·승점 13)을 제치지 못해 3위에 머물렀다. 우즈베키스탄 팬들은 “본선 직행(각조 1, 2위)을 위해선 사령탑부터 바꿔야 한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6일 우즈베키스탄 축구협회는 “바바얀 감독은 최종예선이 끝날 때까지 팀을 이끌 것이다”라며 경질 논란을 잠재웠다. 조 2위 싸움 중인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9월 5일 최종예선 최종전(10차전)에서 맞붙는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A조 1위 이란의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은 일찌감치 본선 준비에 돌입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케이로스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평가전 계획 등이 담긴 ‘월드컵 준비 계획안’을 공개했다. 그는 이란축구협회와 함께 ‘8000만 국민, 하나의 국가, 하나의 심장 박동’이라는 월드컵 슬로건도 선정했다. 한국은 이란과 8월 31일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다. 최종예선과 평가전에서의 답답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아온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감독은 교통사고로 구설에 올랐다. B조 일본(승점 17)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이상 승점 16)에 승점 1이 앞선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일본 언론은 “할릴호지치 감독이 15일 도쿄에서 차량 접촉 사고를 냈다.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접촉 사고를 낸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일본축구협회는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없지만 감독에게 주의를 주겠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다음 경기(이란전·8월 31일)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선수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고, 치열하게 최종예선을 치러본 경험이 있는 국내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야 한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58)이 15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63)의 경질을 결정하고 자신도 사퇴하면서 남긴 말이다. 이 위원장은 “차기 감독 선정과 관련해 기술위에서 나온 몇 가지 건의 사항을 새 사령탑 선정을 담당할 차기 기술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차기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관리 능력이다. 심리적으로 가라앉아 있는 선수들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경기력 향상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는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62)이 꼽힌다. 허 전 감독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한 경험이 있고 본선에서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뤄냈다. 그는 정해성 현 대표팀 수석코치,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 등과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험도 있다. 하지만 2012년 프로축구 인천 감독을 마지막으로 현장을 떠나 오랜 공백기가 있다는 게 약점이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현역 감독 때의 판단력을 되살리기에 5년의 공백은 너무 크다”고 말했다. 허 전 감독은 “현재로선 (감독 직)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위기이지만 한국 축구의 저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신태용 전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47)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신 전 감독은 대표팀 코치로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해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강)과 20세 이하 월드컵(16강)에서의 아쉬운 성적이 걸림돌이지만 ‘소방수’로 투입돼 부드러운 리더십을 앞세워 단기간에 선수들을 단합시키는 지도력을 보여줬다. 최용수 전 중국프로축구 장쑤 쑤닝 감독(44)과 김호곤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66)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최 전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장악해 FC 서울을 K리그 챔피언에 등극시켰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의 성적은 부진했다. 김 전 감독은 ‘포용의 리더십’으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8강,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울산)을 이뤘다. 김 전 감독은 울산 감독 시절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막은 뒤 역습에 나서 강력한 한 방을 휘두르는 ‘철퇴 축구’로 이름을 날렸다. 선수들의 심리를 잘 파악한다는 평을 듣는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전 감독은 허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오래 떨어져 있던 것이 단점이다. 이 밖에 현 대표팀 선수들을 가장 가깝게 지켜본 정해성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방법도 거론된다. 이 경우 선수들을 파악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코칭스태프가 아닌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협회는 늦어도 7월 중으로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역대 최장수 대표팀 사령탑(2년 9개월)을 기록하던 슈틸리케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중도 하차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슈틸리케 감독과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호 합의’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카타르전에서 부상을 당한 손흥민(25·토트넘·사진)이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손흥민의 부상이 예상과 달리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소속팀은 물론이고 대표팀 전력에도 큰 여파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손흥민은 16일 서울 경희대병원에서 오른쪽 팔 수술을 받는다. 정확한 부상 명칭은 ‘근위요골 골절’로 알려졌다. 근위요골은 전완(팔꿈치부터 손목까지의 부분)에 있는 뼈의 팔꿈치 쪽 부분을 뜻한다. 손흥민은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2-3 한국 패)에서 전반 30분경 공중 볼을 다투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오른팔을 다쳤다. 대표팀 관계자는 “손흥민이 부상 후에도 계속 뛰고 싶어 했지만 오른팔로 땅을 짚어본 후 고통을 느껴 결국 교체됐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손흥민의 수술 후 회복 기간은 4주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의료계 관계자들의 시각과는 차이가 있다. 손흥민의 상태를 알고 있는 의료계 관계자는 “손흥민의 (부상 부위) 상태가 좋지 않다. 재활을 포함한 회복 기간은 8∼12주로 예상한다. 이 부위를 다치면 재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송준섭 서울제이에스병원장(전 축구대표팀 주치의)도 “해당 부위가 골절돼 수술을 하게 되면 4주 안에 완쾌되기는 힘들다. 회복 기간을 8∼12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팔목 부상이 많은 농구 선수들의 경우에는 어떨까. 프로농구단의 한 트레이너는 “뼈의 크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수술 후 완벽히 뼈가 붙는 데만 최소 6주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부상 회복 기간이 12주까지 이어진다면 8월 31일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앞둔 대표팀엔 큰 악재다. 본선 직행이 가능한 A조 2위(승점 13)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 이란(1위)에 질 경우 본선 직행 티켓 확보가 힘들어질 수 있다. 15일 현재 한국과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의 승점 차는 1이다.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한 시즌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 기록(21골)을 세우는 등 뛰어난 득점력을 지닌 손흥민이 빠질 경우 대표팀 전력의 큰 손실이 예상된다. 송 원장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선수 보호 차원에서 손흥민의 대표팀 차출에 난색을 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부상 기간이 길어질 경우 손흥민의 소속팀 프리 시즌 훈련 참가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토트넘은 다음 달 3일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협회가 예상한 대로 손흥민이 4주 만에 회복하더라도 팀 훈련에 초반부터 정상 컨디션으로 참가하기는 어렵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세이셔널’ 손흥민(25)이 카타르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손흥민의 부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대표팀의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한국인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21골)을 작성한 그는 카타르전에서 한국의 공격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다. 그는 카타르와의 A매치에서 2골을 넣는 등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14일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부상으로 전반 34분 만에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손흥민은 한국이 0-1로 지고 있던 전반 30분경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다가 넘어졌다. 땅을 짚는 과정에서 오른팔을 다쳤고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손흥민은 이근호(강원)와 교체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의) 오른쪽 팔뚝 뼈가 골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른팔에 깁스를 한 상태로 귀국한 손흥민은 정밀 검사를 받기 위해 곧장 병원으로 이동했다. 은승표 코리아정형외과 원장은 “어떻게 부러졌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3, 4주면 완쾌할 것으로 보인다. 수술을 하더라도 8월 말 경기하는 데는 큰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카타르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아크람 아피프(21)의 골 세리머니가 국내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아피프는 골을 넣은 뒤에 왼쪽 팔을 상의 안에 넣고 구부려 깁스를 한 것 같은 자세를 취했고, 오른팔로 경례를 했다. 아피프가 골 세리머니에서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누리꾼들은 “손흥민의 부상을 조롱하는 듯한 세리머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63)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재신임은 ‘도하 참사’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될 것으로 보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거듭 졸전을 펼친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이란과의 4차전에서 0-1로 패한 뒤부터 줄곧 경질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협회 기술위원회는 4월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유임을 결정했다.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8차전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을 한 번만 더 믿어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졸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A조 2위 한국(승점 13)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과의 승점 차를 벌릴 기회를 놓치면서 각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 확보가 불투명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패배로 여러 불명예를 떠안았다. 3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중국과의 최종예선 6차전에서 7년 만에 사상 두 번째 패배를 당해 ‘창사 참사’를 겪었던 그는 이번에는 카타르에 33년 만에 패배를 기록한 한국 감독이 됐다. 경기 전까지 카타르는 A조 최하위(6위)였다. 또한 대표팀은 평가전과 최종예선을 포함해 방문경기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의 부진을 이어갔고, 카타르와 함께 A조 최다 실점(10실점) 팀이 됐다. 팬들은 “카타르전은 저혈압이 치료될 정도로 화가 나는 경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A조 하위 팀들에 희망을 안기는 ‘행복 전도사’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협회는 15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용수 협회 기술위원장은 14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경질을 시사했다. 이 원장은 또 “내일 기술위원회에서 대표팀에 변화를 주고 나서 사의를 표명할 생각”이라며 슈틸리케 감독과 동반 퇴진할 뜻임을 밝혔다. 2차 예선 때만 해도 슈틸리케 감독은 무실점 전승을 기록하며 팬들로부터 ‘갓틸리케’(God+슈틸리케)로 불렸다. 하지만 상대의 수준이 올라간 최종예선부터는 단순한 전술과 선수 기용 실패를 반복하며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패배의 원인을 선수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감독직 유지의 마지막 기회였던 카타르전을 앞두고는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선수들에게 생소한 스리백 전술을 실험하는 등 대표팀 조기 소집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에서는 포백 전술을 사용했다. 이날 굳은 표정으로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야 할 것 같다. 사퇴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2014년 9월 선임된 슈틸리케 감독의 계약 기간은 4년이다. 협회 기술위가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더라도 해외 유명 감독을 영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종예선 9차전 이란전(8월 31일)까지 남은 기간이 두 달여에 불과하고 본선 직행 실패에 따른 위험 부담을 감수할 감독을 찾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날 경우 현 대표팀 선수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62), 정해성 현 대표팀 수석코치(59), 신태용 전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47) 등 국내 지도자 중 한 명이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허 전 감독은 기성용 등을 이끌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의 사상 첫 방문 16강을 달성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정 수석코치 등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어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의 카타르전 패배는 전술 실패와 선수들의 부진이 겹친 참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8위 카타르는 14일 한국(43위)과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는 등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내세운 포백 수비 라인은 상대 역습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 25분 한국은 중앙 수비수 곽태휘(FC서울)의 실수로 역습을 허용한 뒤 측면 수비수 최철순(전북)이 반칙을 저질렀고, 카타르에 프리킥 골을 내줬다. 후반전에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골로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또다시 수비가 흔들리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30분에는 곽태휘가 문전으로 침투하는 하산 알 하이도스를 놓쳐 결승골을 내줬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민첩한 선수들을 앞세운 카타르의 공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발이 느린 곽태휘를 중앙 수비수로 투입한 것은 실수였다”면서 “수비진의 판단 착오와 위치 선정 실패 등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8일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던 공격진은 이날도 효율적인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에서는 횡패스, 백패스보다 전진패스를 많이 시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팀트웰브에 따르면 이날 대표팀의 전체 패스 중 횡패스와 백패스는 각각 115회와 82회였던 반면 전진패스는 78회에 불과했다. 전방으로 볼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데다 선수들의 킥도 부정확했다. 특히 코너킥 상황에서의 부정확한 킥으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 위원은 “세트피스 킥은 기성용이 가장 위협적인데 어느 순간부터 기성용이 헤딩을 노리고 다른 선수들이 킥을 차면서 정확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허술한 수비와 무딘 공격을 보인 한국을 상대로 카타르는 악명 높은 ‘침대축구’(시간을 끌기 위해 일부러 쓰러지는 것)를 구사하지 않고도 승리를 챙겼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등 많은 기적을 일궈낸 도하에서 뼈아픈 기억을 안게 된 대표팀은 8월 31일 안방에서 ‘난적’ 이란을 상대한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안방에서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은 “카타르전은 정신적으로 부담이 컸다”면서 “축구에서 감독이 결과에 가장 먼저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감독님의 거취와 상관없이 선수들은 남은 2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함께 A조에 속한 이란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란은 13일(한국 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8차전 안방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최종예선 2경기를 남긴 상태에서 승점 20(6승 2무)으로 조 1위를 지킨 이란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했다. 이란과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의 승점 차는 8이다. 최종예선 각 조 1, 2위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3위 두 팀은 맞대결 플레이오프를 벌이고 여기서 이긴 팀이 북중미 4위 팀과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리하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2위 한국은 14일 오전 카타르 방문경기에 이어 이란 및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국은 최종예선 9차전(8월 31일)에서 이란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대결한다. 이란과의 A매치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3패로 열세인 한국은 2011년 아시안컵 8강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이후 4연패를 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에서는 경기 내내 단 1개의 슈팅을 날리는 졸전 끝에 0-1로 졌다. ‘난적’ 이란과의 경기를 앞둔 한국에는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1골을 넣은 이란의 에이스 사르다르 아즈문(22·사진)이 경고 누적으로 9차전에 출전할 수 없다는 점이 호재다. 골 결정력을 갖춘 공격수 아즈문은 한국과의 최종예선 4차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분수령이 될 카타르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유럽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낸 ‘황손 콤비’(황희찬과 손흥민)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한국은 14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방문경기를 치른다. A조 2위 한국은 카타르전 이후 ‘난적’ 이란, 2위 싸움 중인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맞붙는다. 이 때문에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하위(6위) 카타르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6월 평균 최고 기온이 섭씨 41도에 달하는 도하의 ‘찜통더위’ 속에서 대표팀이 카타르를 꺾기 위해서는 체력이 소모되기 전에 선제골을 넣고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카타르의 밀집수비를 뚫을 수 있는 한국의 무기는 전방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의 돌파와 2선 측면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의 슈팅력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카타르는 상대의 오프사이드를 유발하는 수비 라인 컨트롤이 약하다. 전방 공격수가 폭 넓은 움직임으로 수비진을 흔든 뒤에 2선 공격수가 수비 뒤 공간을 침투해 슈팅을 노리는 방식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6∼2017시즌 손흥민(21골)과 황희찬(16골)은 각자의 소속팀에서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물 오른 득점력을 뽐냈다. 둘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함께 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연계 플레이 등 서로 간의 호흡에도 큰 문제가 없다. 올림픽 당시 룸메이트였던 둘은 서로의 장점을 살려줄 수 있는 공격 방식에 대한 얘기를 자주 나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수비수 2, 3명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손흥민이 슈팅을 시도하기는 어렵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해리 케인 등 동료들의 ‘수비 분산 효과’ 속에 득점력을 폭발시킨 것처럼 대표팀에서는 황희찬 등이 적극적인 쇄도를 통해 손흥민이 슈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1일 “이라크와의 평가전(8일)에서 팀 유효 슈팅이 없었던 것은 공격수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비장한 각오로 카타르에 왔다. 팀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카타르 킬러’로 2년 4개월 만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은 이근호(강원)도 손흥민 황희찬과 ‘삼각편대’로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이근호는 2007년 이후 카타르와 네 번의 맞대결(3승 1무)에서 10골을 합작한 한국 7명의 선수 중 최다인 3골을 넣었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상대 진영으로 저돌적으로 돌파하는 이근호도 황희찬과 함께 손흥민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 줄 선수로 꼽히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근호와 손흥민 기성용(스완지시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 곽태휘(FC서울) 등 카타르를 상대로 골 맛을 본 경험이 있는 선수 6명을 승선시켜 카타르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근호는 “중요한 시기에 대표팀에 돌아온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카타르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바르사 듀오’ 백승호, 이승우(이상 FC바르셀로나)를 빼고 이겨 보려 했던 잉글랜드는 세계 최고 팀이었다. 잉글랜드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에서 베네수엘라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이 대회 첫 우승이자 FIFA 주관 대회 사상 51년 만의 우승이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성인 월드컵 때 우승한 적이 있고,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는 1993년의 3위가 종전 최고 성적이다. 잉글랜드는 대회 개막 전까지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 예선을 3위로 통과한 잉글랜드는 당초 8강 정도의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3위를 한 1993년 이후 이 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그동안 잉글랜드 내에서도 이 연령대 대표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조별리그 A조에서 무패(2승 1무), 1위로 16강에 오른 뒤 결승전까지 승승장구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수 대부분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의 프로 팀 소속인 잉글랜드는 위력적인 역습에다 경기를 치를수록 짜임새를 갖춰가는 조직력이 힘을 발휘하면서 자신들에 대한 평가를 바꿔 놓았다. 준결승전까지 보이지 않던 BBC 취재진이 영국 현지에서 급히 날아와 결승전을 취재하기도 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결승전 직전 선수단에 전보를 보내 “온 나라가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잉글랜드 출신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후배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트위터를 통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20세 이하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정말 대단한 업적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팀 동료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선수인 해리 케인(토트넘)은 트위터를 통해 “세계 챔피언이라는 놀라운 업적을 이뤄낸 20세 이하 선수들에게 축하를 건넨다”고 말했다.이런 관심과 격려에 힘을 얻은 ‘리틀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는 이날 전반 35분에 터진 도미닉 칼버트르윈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와 불안한 경제 사정 등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됐던 베네수엘라 대표팀은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09년에 이어 이 대회에 2번째 출전한 베네수엘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오르는 이변을 보여줬다. 남미 예선을 3위로 통과했지만 조별리그를 3연승으로 통과하는 돌풍을 일으켰던 베네수엘라는 아직 성인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한 나라다. 라파엘 두다멜 베네수엘라 감독은 “우리 국민들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우승컵을 들고 귀국하고 싶었지만 못 했다. 내일부터는 다시 희망차게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후반 27분에 얻은 페널티킥을 넣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이번 대회 4골을 넣은 잉글랜드의 도미닉 솔랑케가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골든볼 수상자로 뽑혔다. 대회 득점왕은 5골을 넣은 이탈리아의 리카르도 오르솔리니가 차지했다. 앞서 열린 3위 결정전에서는 이탈리아가 우루과이를 꺾었다. 전후반 90분 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가 4-1로 이겼다. 수원=이종석 wing@donga.com·정윤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