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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64) 분향소. 분향소가 차려진 지 이틀째인 이날 아침부터 박 전 시장을 추모하려는 시민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첫날 일부 단체의 기습 집회로 소란했던 것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오후 2시경에는 지하철 1호선 시청역 4번 출구부터 분향소까지 1km가량 추모객들이 대기했다. 전날 오전 11시부터 이날 오후 10시까지 2만여 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낮 기온이 28도를 웃돌고 저녁부터는 비가 왔지만 시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차례를 기다렸다. 혼자 온 시민부터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오거나 친구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는 등 추모객들의 모습도 다양했다. 보수 유튜버들은 시민들의 분향 모습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분향 전 발열체크와 손 소독을 마친 시민들은 30명씩 분향소에 들어가 조문을 했다. 분향소 오른편 출구에는 박 전 시장과 인연이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10여 명이 분향소를 찾은 시민과 슬픔을 나눴다. 시민들의 눈시울은 붉어졌고, 얼굴에는 먹먹함이 가득했다. 방명록에는 ‘당신께서 꿈꾸던 서울시 보고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 전 시장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며 ‘젠더특보’를 신설하는 등 여성 인권 향상에 기여했지만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다. 시민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성추행 의혹은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마포구에서 온 이모 씨(48)는 “시장으로서, 인권변호사로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애를 많이 썼는데 허무하게 떠나 애통하고 속상하다”며 “여러 논란은 우선 장례를 잘 마친 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남구에 사는 이모 씨(45·여)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시장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성추행 의혹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어 우선 추모하러 왔다”고 답했다. 한편 서울시 홈페이지에 개설된 온라인 분향소에도 이날 오후 10시 기준 100만3600여 명이 애도를 표했다. 서울광장 분향소는 13일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김하경 whatsup@donga.com·이청아 기자}
차량 접촉사고 등을 기사화하겠다며 손석희 JTBC 사장(64)에게 채용과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50)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8일 공갈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김 씨는 선고 직후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풍문으로 알게 된 주차장 사건과 경미한 폭행 사건을 빌미로 수개월간 협박해 취업 또는 현금을 받고자 한 점은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이 크고, 피고인에게 공갈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재판을 받는 중에도 유튜브에서 주차장 사건 등을 언급하며 피해자를 괴롭히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손 사장의 차량 접촉사고 등을 빌미로 채용과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김 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의 뜻을 밝혔다. 앞서 손 사장은 지난해 1월 김 씨를 폭행한 혐의로 올 4월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 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벌금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손석희 JTBC 사장(64)에게 교통사고를 기사화하겠다며 금품과 채용 등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50)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8일 공감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풍문으로 알게 된 주차장 사건과 경미한 폭행 사건을 빌미로 수개월간 협박해 취업 또는 현금을 받고자 한 점은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이 크고, 피고인에게 공갈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재판을 받는 중에도 유튜브에서 주차장 사건 등을 언급하며 피해자를 괴롭히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손 사장이 일으킨 차량 접촉사고 등을 빌미로 채용 등을 요구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김 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의 뜻을 밝혔다. 4월 서울서부지법은 지난해 1월 김 씨를 폭행한 혐의로 손 사장에 대한 300만 원의 벌금형을 확정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그동안 왜 안 왔어? 이젠 나 안 보러오는 거야?” “아니야, 엄마. 밖에 전염병이 돌아서 허락을 못 받았어. 늦게 와서 미안해.” 2일 오후 서울 강동구에 있는 A요양병원. 4개월 만에 만난 모녀는 애틋하다 못해 애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요양병원 면회가 금지돼 딸은 오랫동안 90대 노모를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모녀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밀렸던 회포를 풀었다. 딸을 면회를 마치고 나오며 “어머니가 혹시 버려졌다고 생각하실까봐 마음을 졸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월 24일 이후 코로나19로 면회가 제한됐던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에서 1일부터 ‘비접촉 면회’가 허용됐다. 정부는 해당시설의 면회를 허용하면서 △사전예약제 △투명차단막 또는 야외 공간 이용한 별도 면회실 마련 △신체접촉 제한 등 세부지침을 제시했다. 손을 맞잡고 부둥켜안을 순 없어도 약 4개월 만에 ‘칸막이 상봉’이라도 가능해진 셈이다. 면화가 재개되긴 했지만 일부 어르신들은 지침을 몰라 답답해하기도 했다. A요양병원 면회실에서 가족을 만난 조모 씨(84)는 유리벽 바깥에만 머무는 가족들에게 연신 “문을 열고 들어오라. 왜 가까이 오질 않느냐”며 속상해했다. 결국 참다못한 아들이 “얼굴이라도 보여 드리겠다”며 마스크를 벗으려 하자 병원 직원들이 부리나케 말리는 상황도 벌어졌다. 1일 오전 울산에 있는 B요양병원은 야외 정자에 비닐막을 설치하고 면회를 진행했다. 이동 침대에 누운 상태로 면회 장소로 온 한 80대 노모는 딸을 만지고 싶어 힘겹게 손을 내밀었지만 비닐 막에 가로막혔다. 병원 관계자는 “평소 체력이 약해 눈도 잘 못 뜨시다가 가족이 왔다고 좋아했는데, 딸의 손 한 번 못 잡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바로 옆에선 지난주 생신을 맞은 80대 할머니의 생일잔치가 열리기도 했다. 손자를 포함해 가족 20여 명이 병원을 찾았지만, 면회 인원은 최대 5명밖에 허용되지 않았다. 결국 가족들은 면회시간 15분을 쪼개 돌아가며 들어와 축하를 건넸다. 요양병원 측은 “한 환자 당 면회 인원은 물론 병원 전체의 1일 면회 인원도 제한돼 있다”며 “문의 전화가 수십 통씩 오는데 모두 예약을 해드리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욱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르신들이 가족과 장기간 만나지 못하면 우울감과 불안증, 외로움이 심해질 수 있다”며 “감염의 위험성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최대한 면회가 가능하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어렵게 면회를 온 가족들에게 15분은 너무나 짧았다. 요양환자 심모 씨(87)를 보러온 딸은 면회가 끝났다는 말에 힘겹게 한 마디를 건넸다. “아버지, 앞으로는 자주 올 수 있대요.” 유리벽 건너 심 씨가 알아듣기 힘들어하자, 딸은 급하게 병원에서 준비한 작은 칠판에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적었다. 아버지는 딸이 떠난 뒤에도 한참 동안 그 칠판을 물끄러미 바라봤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구직급여(실업급여의 일종) 신청하면서 2주 동안 5kg이나 빠졌어요.” 17일 만난 대학생 20대 A 씨. 그는 실업급여를 신청하기까지 걸린 한 달이 “악몽이었다”고 했다. 취업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실업급여를 받는 것도 속상한데, 그마저 녹록지가 않았다. A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 확산된 3월 말 ‘알바’를 하던 음식점에서 권고 사직됐다. 처음엔 곧 다른 일자리를 구할 줄 알았다. 하지만 공백이 길어져 결국 실업급여를 알아보게 됐다. 실업급여 신청은 더 만만치 않았다. 다니던 레스토랑이 퇴사신청서의 사직 일자를 실제보다 한 달 이르게 작성해 수급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 그는 “평생 읽어본 적도 없던 고용노동법까지 찾아보며 전 직장에 여러 번 수정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고용센터 상담사도 다른 부서로 전화하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느낌이었다”고 얘기했다. A 씨는 고용노동부에 여러 소명자료를 제출하고서야 실업급여를 탈 수 있었다. 처음 상담을 받은 지 27일 만이었다. 그는 “일자리도 없는데 이마저 받지 못할까 봐 매일 1, 2시간밖에 자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역시 한 카페에서 알바를 하다 최근 ‘짤린’ 20대 청년 B 씨. 그는 이전에 다니던 가게가 폐업하며 실업급여의 길이 막혀버렸다. 사업주가 연락이 두절됐기 때문이었다. B 씨는 “사장님에게 이직 확인서를 받아야 하는데 전화도 받질 않았다. 3개월 만에 겨우 연락이 닿아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대학생 최모 씨(22)는 단기직원으로 다녔던 직장에서 괴롭힘당한 경험을 들려줬다. 사업장이 직원을 해고하면 정부 지원금이 끊긴다는 이유로 먼저 퇴사하게 만들려고 최 씨를 ‘왕따’시켰다. 결국 4월에 권고 사직됐지만 사장이 끝까지 “최 씨가 스스로 관뒀다”고 우겨 실업급여 수급 자격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 지난한 싸움 끝에 이제야 지원 자격을 되찾은 최 씨. 하지만 그의 마음엔 이미 큰 생채기가 남아버렸다. 최 씨는 “사장의 폭언에도 당장 생계가 어려워 버텨야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회사를 관두던 날, 홀로 화장실에 앉아 펑펑 울었다고 했다. 어쩌면 이들은 남보다 조금 어려웠던 경우일 수 있다. 모든 회사나 담당 기관이 불친절하다고 매도하긴 힘들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세상이 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거대한 벽이란 건 부정할 수 없다. 취업문은 열릴 줄 모르는데, 알바마저 끊긴 상황. 마지막 희망 같은 실업급여를 받는 것마저 좌절감을 느껴야 한다면 그건 너무 버거운 짐이다. 센터에서 만난 청년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실업급여를 받는 상황에 처했다는 괴로움도 컸죠. 하지만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겪은 상처가 훨씬 더 크고 깊었어요.” 모두가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이청아 사회부 기자 clearlee@donga.com}
“정규직은커녕 인턴 자기소개서도 한 번 못 썼는데…. 제대로 취업하기도 전에 실직자를 위한 구직급여 신청서부터 썼네요.” 취업준비생인 김효진 씨(23)는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려다 한참을 주춤거렸다. 어렵사리 김 씨가 꺼내든 건 ‘취업희망카드’. 구직급여가 지급되는 날짜를 펼쳐 보이며 “일당 3만 원 정도로 계산해 월 90만 원 정도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이 중 약 40만 원을 월세로 내야 한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김 씨는 스무 살부터 줄곧 아르바이트를 해왔다. 최근 1년 넘게 일했던 서울의 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3월에 권고사직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인원 감축이었다. 김 씨는 나름대로 다양한 업종에서 일한 경력직이었지만 편의점과 주유소, 음식점 등 그 어느 곳에서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었다. 그는 “당장 생계가 막막했는데 다행이긴 했다”면서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정규직 일자리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김 씨처럼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구하지 못하는 20대 실직 청년이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 취업포털 ‘워크넷’에 등록된 기업의 신규 구인 인원은 지난달 14만4000명으로 지난해 5월(18만6000명)보다 22.6% 급감했다. 국내 10대 그룹 중 4곳이 상반기 공채를 취소하거나 미뤘다. 그동안 20대 청년의 구직급여 신청자는 가파르게 늘었다. 29세 이하 구직급여 신청자는 지난달 2만500명으로 지난해 5월(1만4900명)보다 37.6% 증가했다. 모든 연령 중에 가장 증가폭이 컸다. 구직급여는 실업급여의 한 종류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뜻하지 않게 실직했을 때 최장 8개월간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고용 위축이 본격화된 2월 말부터 구직급여를 받은 청년 중엔 머지않아 수급이 종료되는 이들도 있다. 두 달 뒤면 구직급여가 끊기는 박모 씨(27)는 “원래도 구하기 어려웠던 여름철 단기 일자리가 코로나19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 취준생들 “구직급여마저 끊기면…” 수급기간 한시 연장 목소리 ▼대다수 알바는 고용보험 가입 안돼… 구직급여 신청 자격도 없어 고충18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직급여 신청 창구 8개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용자의 절반 이상은 20, 30대 청년이었다. 청년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이직 확인서가 필요하냐” “권고사직 날짜가 잘못 적혀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질문을 했다. 구직급여 수급 자격을 인정받는 과정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음식점에서 일하다가 올 4월에 해고당한 대학생 최모 씨(22)는 구직급여 수급까지 2개월간 온갖 고생을 했다. 해당 업주가 현재 받고 있는 일자리 안정자금이 끊길까 봐 “최 씨가 자발적으로 관뒀다”고 거짓 진술을 했기 때문이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기 위해 사업주에게 지급되는 정부지원금이다. 직원들을 해고하면 지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최 씨는 2개월 동안 근로복지공단에 사실 확인 청구를 하고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넣는 등 고충을 겪었다. 최 씨는 “구직급여를 못 받았으면 전세 대출금을 못 갚아 취업도 못한 채 금융채무불이행자(이른바 신용불량자)가 될 뻔했다. 너무 걱정돼 혼자 울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코로나19로 구직급여 지급액이 낮게 책정되기도 했다. 통상 구직급여 지급액은 퇴직 직전 3개월 동안의 1일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3월 중순 퇴사한 한 취준생은 코로나19 이전엔 일일 9시간 이상 근무했다. 하지만 감염병 확산 뒤 일이 급감해 일일 근무시간도 줄어들었다. 그는 “일일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바람에 구직급여가 크게 줄어들어 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어렵사리 구직급여를 받은 청년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청년 취업자는 3명 중 1명꼴로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수급 자격이 없다. 지난달 29세 이하 취업자는 388만 명이었던 데 비해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237만6000명이었다. 전문가들은 한시적으로라도 구직급여 수급 기간을 연장하고 고용보험 미가입자도 구제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997년 외환위기 땐 구조조정된 40, 50대의 피해가 가장 컸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여 20, 30대가 직격탄을 맞았다”며 “구직급여 지원액을 늘리고 청년 구직자의 교육훈련을 확대하는 등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청아 clearlee@donga.com·김태언 기자}
14일 오후 4시경 서울 중랑구의 한 피트니스클럽. 사이클 페달을 힘껏 밟던 한 남성이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었다. 그러고는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이 남성의 얼굴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바로 옆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한 여성이 사이클에 올라타 있었다. 두 사람 간의 거리는 1m도 되지 않았다. 이 클럽을 다녀갔던 26세 남성이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랑구는 이 남성과 같은 시간대에 운동을 한 240여 명을 찾아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다. 클럽 측은 출입구에 ‘마스크 착용’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뒀지만 클럽 이용자들이 운동 도중에 마스크를 벗는 모습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피트니스클럽과 크로스핏 학원 등 실내 운동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들이 잠복기 동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피트니스센터와 크로스핏 학원, 요가 학원 등을 다녀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시설 이용자들은 운동 중 호흡이 가빠지면 마스크를 벗는 일이 잦다. 다른 이용자들의 비말이나 땀이 묻은 운동기구를 곧바로 만지기도 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수도권의 피트니스클럽 3곳 이용자들을 상대로 전수 조사를 하기로 했다. 중랑구의 크로스핏 학원을 다녀갔다가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26)와 B 씨(26)는 이달 9일 오전 9시 40분부터 11시까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학원 안에서 운동을 했다. 100m²(약 30평) 남짓한 공간에서 수강생 30명이 함께 운동을 했다. 조를 나눠 체조를 하거나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식이었다. 방역당국은 학원 폐쇄회로(CC)TV를 통해 수강생 대부분이 운동을 하는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학원 수강생들은 운동기구를 돌려 썼다. 한 사람이 약 5분간 바벨을 이용하고 나면 뒤이어 다른 이용자가 바벨을 드는 식이었다. 구 관계자는 “여러 사람이 운동기구를 돌려 쓰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했다. 이 학원 이용자 중 A, B 씨를 포함한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던 82명은 진단 검사를 거쳐 음성 판정을 받았다. 1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은 이달 7일과 9일 영등포구 지하철 2호선 당산역 근처에 있는 피트니스클럽에서 2시간 가까이 운동을 했다. 그런데 이 여성은 러닝머신(트레드밀) 위를 뛰던 중 마스크를 벗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이 여성으로부터 1m 이내에서 운동을 했던 6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했다. 구 관계자는 “(이 여성의) 밀접 접촉자들에 대해 14일 진단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피트니스센터 회원 250명에 대해서도 전수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달 8일과 12일 이 여성과 함께 영등포구의 한 에어로빅 학원에서 요가 강습을 받았던 6명은 진단 검사를 거쳐 14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13일 확진 판정을 받은 28세 남성도 이달 9∼11일 경기 남양주에 있는 피트니스클럽에서 매일 운동을 했다. 당국은 이 클럽의 CCTV를 분석해 이 남성의 밀접 접촉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도예 yea@donga.com·이청아 기자}
14일 오후 4시경, 서울 중랑구의 한 피트니스클럽. 사이클 페달을 힘껏 밟던 한 남성이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었다. 그리고는 연신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이 남성의 얼굴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바로 옆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한 여성이 사이클에 올라타 있었다. 두 사람 간의 거리는 1m도 되지 않았다. 이 클럽을 다녀갔던 26세 남성이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랑구는 이 남성과 같은 시간대에 운동을 한 240여 명을 찾아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다. 클럽 측은 출입구에 ‘마스크 착용’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뒀지만 클럽 이용자들이 운동 도중 마스크를 벗는 모습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피트니스클럽과 크로스핏 학원 등 실내 운동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들이 잠복기 동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피트니스 센터와 크로스핏 학원, 요가 학원 등을 다녀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시설 이용자들은 운동 중 호흡이 가빠지면 마스크를 벗는 일이 잦다. 다른 이용자들의 비말이나 땀이 묻은 운동기구를 곧바로 만지기도 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수도권의 피트니스클럽 3곳 이용자들을 상대로 전수 조사를 하기로 했다. 중랑구의 크로스핏 학원을 다녀갔다가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26)와 B 씨(26)는 이달 9일 오전 9시 40분부터 11시까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학원 안에서 운동을 했다. 100제곱미터(30평) 남짓한 공간에서 수강생 30명이 함께 운동을 했다. 조를 나눠 체조를 하거나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식이었다. 이 학원은 지하 2층에 있어 환기를 할 창문도 없었다. 방역당국은 학원 폐쇄회로(CC)TV를 통해 수강생 대부분이 운동을 하는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 학원 수강생들은 운동기구를 돌려썼다. 한 사람이 약 5분간 바벨을 이용하고 나면 뒤이어 다른 이용자가 바벨을 드는 식이었다. 구 관계자는 “여러 사람이 운동기구를 돌려쓰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했다. 이 학원 이용자 중 A, B 씨를 포함한 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던 82명은 진단검사를 거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이들에게 “2주 동안 자가 격리하라”고 안내했다. 1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은 이달 7일과 9일 영등포구 지하철 2호선 당산역 근처에 있는 피트니스클럽에서 2시간 가까이 운동을 했다. 그런데 이 여성은 러닝머신 위를 뛰던 중 마스크를 벗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이 여성으로부터 1m 이내에서 운동을 했던 6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했다. 구 관계자는 “(이 여성의) 밀접 접촉자들에 대해 14일 진단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피트니스센터 회원 250명에 대해서도 전수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달 8일과 12일 이 여성과 함께 영등포구의 한 에어로빅 학원에서 요가 강습을 받았던 6명은 진단검사를 거쳐 14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13일 확진 판정을 받은 28세 남성도 이달 9~11일 경기 남양주에 있는 피트니스클럽에서 매일 운동을 했다. 당국은 이 클럽의 CCTV를 분석해 이 남성의 밀접 접촉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경찰이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의 부정결제 사건과 관련해 게임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등으로 유명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11일 오전부터 서울 강남구에 있는 게임업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한국지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블리자드 측에 팩스로 영장을 보내 블리자드에서 결제된 내역과 결제한 회원 정보, 접속 인터넷주소(IP) 기록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현재 토스 관련 사건은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이첩됐으며, 자료도 확보되는 대로 넘길 예정이다. 경찰은 4일 “토스를 통해 계좌에서 몰래 돈이 빠져나갔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자의 계좌에선 3일 오후 11시 13분부터 6분 동안 4차례에 걸쳐 총 193만6000원이 결제됐다. 토스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총 8명이다. 블리자드를 포함한 게임업체 등 온라인 가맹점 3곳에서 총 938만 원이 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대한주택관리사협회(협회장 황장전)가 지난달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 근무하던 경비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아파트 근로자의 피해가 잇따르자 “국민적 관심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대국민 호소문을 8일 내놓았다. 협회는 “아파트 근로자들의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고 갑질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 부처와 국회, 주택관리사와 국민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며 제도 개선 방안을 건의했다. 이들은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갑질 방지 법률’ 마련 △관리비의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는 ‘공동주택관리 공영제’ 또는 ‘공동주택관리청’ 도입 △입주민의 안전이 담보되는 ‘아파트 근로자 인력 배치 기준’ 마련 등을 제시했다. 협회는 또 아파트 근로자 피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아파트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갑질 대응 매뉴얼을 작성해 관리 현장에 배포하겠다”며 “갑질 피해 예방 포스터를 제작 및 배포하고 국회 정책토론회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 협회장은 “아파트 근로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을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전국에 있는 주택관리사 6만여 명이 회원으로 있는 단체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인 서울 마포구의 ‘평화의 우리집’ A 소장(60·여)이 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7일 부고 성명을 내고 “지난달 21일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 씨를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정의연, “쉼터 압수수색 후 힘들어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6일 오후 10시 30분경 A 씨가 경기 파주시에 있는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정의연 동료였던 B 씨가 “A 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기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잠긴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화장실에서 숨진 A 씨를 발견했다. 아파트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A 씨가 이날 오전 11시경 홀로 귀가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고 한다. A 씨는 이 아파트에서 홀로 거주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 등 타살 혐의점이 없어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A 씨 자택에선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유족과 협의해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할 계획이다. 휴대전화는 비밀번호로 잠긴 상태였으며,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PC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A 씨는 2004년 5월경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정대협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할머니 쉼터를 마련하면서 쉼터에서 숙식하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돌볼 사회복지사로 A 씨를 채용했다고 한다. 2012년 쉼터가 마포로 옮긴 이후 A 씨는 쉼터에 거주하며 길원옥, 고 이순덕 김복동 할머니 등을 돌봤다. A 씨 소식을 접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는 참담한 심정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의 측근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A 씨가 이 할머니에게 늘 웃으며 반기고 살갑게 잘했다. 할머니도 심정이 참담하다”고 전했다. 정의연 측은 A 씨의 극단적 선택 동기로 검찰 수사를 지목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7일 오후 마포 쉼터에서 발표한 부고 성명에서 “(고인이) 검찰의 급작스러운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B 씨도 경찰에서 “A 씨가 마포 쉼터 압수수색으로 최근 힘들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정의연의 기부금 유용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A 씨가 검찰 수사로 힘들어했다는 주장에 대해 검찰은 하루 동안 세 차례나 입장문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검찰도 그 경위를 확인 중이다”라는 첫 입장문을 냈다. 10분 뒤엔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정의연 이 이사장이 부고 성명을 발표하자 재차 입장문을 냈다. 검찰은 “마포 쉼터를 압수수색하던 날 고인이 마포 쉼터에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압수수색 당시 집행 관련 협의 등은 변호인과만 이루어졌고, 협의에 따라 지하실에서 실제 압수수색을 할 당시 고인은 그곳에 없었던 것으로 수사팀은 알고 있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정의연과 정대협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다음 날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했다. 정의연은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당시 “일본군 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파주=박종민 blick@donga.com / 이청아·이소연 기자}
“마스크 안 벗고 잘 쓰고 있었지? 손은 자주 씻었어?” 3일 낮 12시 40분경 인천 미추홀구 용현남초등학교 앞은 조만간 하교를 시작할 학생들을 마중 나온 학부모들이 가득했다. 이윽고 학교에선 1m 이상 거리를 둔 채 학생들이 한두 명씩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학부모들은 안심한 듯 반갑게 손을 흔들면서도 아이들이 다가오자 걱정스레 여러 질문을 쏟아냈다. 학부모 A 씨는 “등교 첫날인데 애한테 소감 같은 걸 물어볼 생각도 못했다. 학교가 방역수칙을 잘 지켰는지, 아이가 그걸 잘 따랐는지 계속 물어봤다”고 했다. 이날 전국에서 초교 3, 4학년과 중학교 2학년, 고교 1학년 등 학생 178만 명이 첫 등교를 시작했다. 1일 고3 등교와 2일 유치원생 및 초등 1, 2학년, 중3, 고2 등교에 이어 3번째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자 519개 학교는 등교를 연기했다. 경북 2곳과 부산 1곳을 제외하면 경기 259곳과 인천 245곳 등 모두 수도권에 있는 학교다. 자녀를 등교시킨 학부모들은 오전 내내 불안에 떨었다고 한다. 용현남초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개척교회가 이 근방이라 더 불안감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4학년 자녀를 오늘 처음 등교시켰다는 정모 씨(40)는 “마음 같아선 집에 있게 하고 싶었지만 첫 등교인데 안 보낼 수도 없고…. 아침에 신신당부를 했는데 걱정이 돼서 학교까지 데리러 왔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창천중학교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학생이라 따로 교문에 교사를 배치하진 않았지만, 학생들 모두 마스크를 쓰고 하교했다. 다만 현장에서 인솔하는 교사가 없다 보니 학생끼리 어깨동무를 하는 등 밀접 접촉한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고모 군(14)은 “학교 내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하면 선생님이 계속 주의를 주셨다”며 “친구들끼리도 조심하긴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학교보단 하교 이후가 우려스러웠다. 학부모 등이 교문에서부터 자녀를 챙기는 초등학교와 달리 중고교생들은 하교 뒤 인근 PC방 등으로 몰려가는 모습이 여럿 보였다. 함께 미니버스 등을 이용해 학원으로 향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PC방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교복이나 학교 체육복 차림의 학생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대화를 나누며 게임에 빠져 있었다. 한 직원은 “솔직히 나이가 어려도 업소를 이용하는 ‘손님’이다보니 뭐라 제재하기가 조심스럽다”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 학원법을 개정해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학원을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원법에 방역수칙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며 “방역수칙 위반 시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이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영업을 정지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월 이후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학원은 모두 42곳이다. 학원발 확진자는 78명으로 학생 46명, 강사·직원 24명, 원장 8명 등이다.인천=이청아 clearlee@donga.com / 김태언·최예나 기자}
“현장예배를 실시할 경우 참여자 간 거리 유지가 가능하도록 참석자의 규모를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책임지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종교모임에 대해 각별히 당부했다. 5월 들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교회에서만 모두 7건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31일과 1일 인천과 경기 지역 개척교회와 관련해 3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오자 방역당국은 현장 예배 등의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마스크 없이 음식 나눠 먹고 함께 예배 이날 오후 8시 기준 인천 미추홀구 개척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모두 29명. 지역별로는 인천에서 미추홀구 10명, 부평구 9명, 연수구 2명, 중·서·남동구가 각 1명이다. 여기에 서울 양천구 1명, 강서구와 경기 부천에서도 각각 2명이 나왔다. 목사가 18명, 나머지 11명은 목사의 가족과 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번 집단감염은 미추홀구 등불장로교회에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부평구 주사랑교회 A 목사(57) 등 16명은 지난달 28일 오후 6∼9시 함께 예배를 가졌다. 인근 교회 목사들도 여럿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확진된 A 목사는 당일부터 발열과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28일 예배 때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인천시 관계자는 “다만 참석자 가운데 무증상 감염자도 있을 수 있어 전파 경로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참석자들은 28일 예배를 시작하기 전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다. 자유롭게 음식을 떠먹는 뷔페식이었으며, 티타임도 가졌다고 한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참석자들이 자연스레 마스크를 벗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28일 예배 전후 A 목사 등 선교회 소속 회원들은 부평구와 미추홀구 등 교회 13곳을 번갈아 방문했다고 한다. 방역당국은 “해당 교회들이 규모가 크지 않은 개척교회인 만큼 밀폐된 공간에서 식사와 예배를 함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1일 둘러본 등불장로교회는 낡은 3층 건물의 지하에 자리하고 있었다. 출입구가 잠겨 내부 확인은 어려웠지만 창문이 없는 밀폐된 공간에 내부도 협소해 보였다. 같은 건물 위층에는 PC방과 식당, 노래방 등이 있어 교회 관계자들과 접촉이 벌어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감염이 추정되는 모임이 있었던 등불장로교회에선 다음 날인 29일에도 저녁 예배가 열렸다. 또 다른 교회에선 30일 34명이 참석한 찬양집회도 진행됐다.○ 방역당국 “대면 모임 자제해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1일 “종교시설 모임을 통한 코로나19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며 비대면 모임을 권고했다. 정 본부장은 “종교시설에서 60대 이상 고령층의 집단 감염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게끔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되는 수도권 지역은 감염 위험이 낮아질 때까지 비대면 모임으로 진행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중대본 등에 따르면 5월부터 현재까지 교회 관련 확진자 수만 7개 교회와 관련해 88명에 이른다. 경기 군포와 안양에서도 목사를 포함한 교인들이 제주로 단체여행을 떠났다가 집단 감염됐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소규모 그룹 모임이 무서운 이유는 거기서 시작돼 각자 속한 집단으로 2차, 3차 전파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예배 등 모임을 갖지 못하도록 완전히 차단하기보단 합법적인 모임을 허용해주되 거리 두기 등 수칙을 정해주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조언했다.인천=박종민 blick@donga.com / 이청아·전주영 기자}
“현장예배를 실시할 경우 참여자간 거리 유지가 가능하도록 참석자의 규모를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지키고, 특히 비말(침방울)이 발생할 수 있는 노래 부르기는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공동식사는 제공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종교모임에 대해 각별히 당부했다. 지난달 31일과 1일 인천 경기 지역의 13개 소규모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해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마스크 없이 음식 나눠 먹고 함께 예배 이날 오후 8시 기준 인천 미추홀구 개척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는 모두 27명. 지역별로는 인천에서 미추홀구 10명, 부평구 9명, 연수구·중구·서구·남동구가 각 1명씩이다. 서울 강서구와 경기 부천에서도 각각 2명이 나왔다. 목사가 16명, 나머지 11명은 목사의 가족과 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정확한 감염 경로가 알려지지 않은 만큼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번 집단감염은 미추홀구 등불장로교회에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부평구 주사랑교회 목사 A 씨(57) 등 16명은 28일 오후 6~9시 함께 예배를 가졌다. 인근 교회 목사들도 여럿 섞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확진된 A 목사는 당일부터 발열과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때문에 방역당국은 28일 예배 때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높게 본다. 인천시 관계자는 “다만 참석자 가운데 무증상 감염자도 있을 수 있어 전파 경로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참석자들은 28일 예배를 시작하기 전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다. 자유롭게 음식을 떠먹는 뷔페식이었으며, 티타임도 가졌다고 한다. 미추홀구 관계자는“이 과정에서 참석자들이 자연스레 마스크를 벗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28일 예배 전후 A 목사 등 선교회 소속 회원들은 부평구와 미추홀구 등 교회 13곳을 번갈아 방문했다고 한다. 모두 함께 예배를 보는 모임이었다. 이러한 예배에 모두 30명이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25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해당 교회들이 규모가 크지 않은 개척교회인 만큼 밀폐된 공간에서 식사와 예배를 함께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추가 모임 통한 확산 가능성 높아 확진자들은 대부분 인근 교회 목사들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직업적 특성상 교인과 접촉하는 대외활동이 많은 만큼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감염이 추정되는 모임이 있었던 등불장로교회에서는 다음날인 29일에도 저녁 예배가 열렸다. 또 다른 교회에서도 30일 34명이 참석한 찬양집회가 진행됐다. 비슷한 형태로 모였다면 추가 감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1일 종교시설 모임을 통한 코로나19 전파가 계속 되고 있다며 비대면 모임을 할 것을 권고했다. 5월 들어 현재까지 교회 관련 확진자 수만 7개 교회와 관련돼 84명에 이른다. 경기 군포와 안양에서도 목사를 포함한 교인들이 제주로 단체 여행을 떠났다가 집단 감염됐다. 전문가들은 종교모임에서 밀접접촉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만큼 방역수칙도 제대로 지키도록 방역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소규모 그룹 모임이 무서운 이유는 거기서 시작돼 각자 속한 집단으로 2차, 3차 전파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예배 등 모임을 갖지 못하도록 완전히 차단하기보단 합법적인 모임을 허용해주되 거리 두기 등 수칙을 정해주는 것이 합리적이다”라 조언했다. 인천=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제주로 단체 여행을 다녀온 교회 목사 가족과 서울의 대학생 선교단체 등에서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깜깜이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안양시는 “일심비전교회 목사 A 씨(62) 등 6명이 지난달 25∼27일 제주도에 다녀온 뒤 코로나19로 확진됐다”고 31일 밝혔다. A 씨의 손녀(8) 등 가족 3명은 A 씨와 접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손녀는 지난달 28일 안양시 양지초등학교에 등교한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이 학생 및 교직원 150여 명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섰다. A 씨 일행이 어떻게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서도 경로가 불분명한 감염이 발생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본부는 선교 활동차 방문한 대학생(28)이 감염된 뒤 경기 성남시 가천대 학생 2명을 포함해 8명으로 확진자가 늘어났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학원 강사 가족과 부산 금정구 내성고 3학년 학생 등도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다. 정부는 클럽, 헌팅포차와 노래연습장 등 8종을 ‘고위험시설’로 분류하고 1일 서울과 인천, 대전에 있는 해당 시설 19곳에 전자출입명부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방문객이 드나들 때 QR코드를 찍어 출입 기록을 남기는 방식이다. 10일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한다. 2일 오후 6시부터는 고위험시설에 운영 자제를 권고하고, 문을 열더라도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최대 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강승현 byhuman@donga.com·이청아·이미지 기자}
서울 종로구 부암동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건물 방문 회원을 포함한 8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중에는 교회 목사도 있어 종교시설을 매개로 하는 연쇄 감염이 우려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에 사는 A 씨(28)가 CCC 관련 감염자 중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인후통 등의 증상을 느껴 다음 날 오후 강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지난달 28일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CCC 회원인 A 씨는 지난달 24일 부암동 CCC 건물을 방문했고 지인들과 함께 인근 음식점과 카페에 들렀다. 이때 A 씨와 동행했던 B 씨(29)는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B 씨는 가천대를 중심으로 CCC 선교 활동을 벌여왔다. B 씨와 같은 집에 살던 가천대 학생 2명도 이날 확진자로 판명됐다. A 씨의 지인인 종로구 거주 26세 여성과 CCC 회원인 은평구 거주 20대 남성(은평구 35번)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지난달 29일 확인됐다. A 씨가 다니는 서울 강남구의 한 교회 목사 C 씨(36)도 지난달 28일 오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A 씨는 강남구의 한 상가건물 1개 층을 정기적으로 빌려 예배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이 파악한 C 씨의 밀접접촉자는 약 10명이다. 이 가운데 강서구에 사는 30대 여성이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CCC와 관련된 이번 감염의 확산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종교시설을 매개로 한 집단 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의 경우 한집에 사는 가족 4명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B 씨와 같은 집에 사는 나머지 대학생 2명과 방문자 4명도 음성으로 확인됐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A 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마트를 방문하고 택시에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평구 35번 확진자는 PC방과 교회, 헬스장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창규 kyu@donga.com·이청아 기자}
제주로 단체여행을 다녀온 교회 목사 가족과 서울의 대학생 선교단체 등에서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깜깜이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경기 안양시는 “일심비전교회 목사 A 씨(61) 등 6명이 지난달 25~27일 제주도에 다녀온 뒤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31일 밝혔다. A 씨의 손녀(8) 등 가족 3명은 A 씨와 접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손녀는 28일 경기 안양시에 있는 양지초에 등교한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이 학생 및 교직원 150여 명을 전수 조사에 나섰다. A 씨 일행이 어떻게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서도 경로가 불분명한 감염이 잇따랐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본부는 선교활동 차 방문한 대학생(28)이 감염된 뒤 모두 8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났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학원 강사 가족과 부산 금정구 내성고 3학년 학생 등도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확진자 중엔 감염 의심 기간에 단체 활동을 한 경우도 있다”며 “단체 여행이나 집단 선교 등은 아직 자제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강원 춘천에서 쉬는 날을 이용해 동료들과 농가주택에 묵었던 소방관 2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농가에서 많이 쓰는 화목(火木)보일러에서 흘러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 춘천경찰서 등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경 춘천시 북산면에 있는 한 주택의 별채에서 홍천소방서 소속 김모 소방장(44)과 권모 소방위(41)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함께 있던 소방서 동료들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숨진 소방관 2명은 27일 같은 소방서에 근무하는 구조대원 2명과 행정직원 1명, 119안전센터 대원 3명 등과 이 집을 방문했다. 이 가정주택은 함께 간 동료의 부모가 사는 곳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택은 본채와 별채, 창고 등 3개 건물로 이뤄져 있다. 소방서 동료 8명은 27일 밤 12시까지 54m²(약 16평) 남짓한 본채에서 함께 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2명은 이후 약 15m 떨어진 별채에 가서 휴식을 취하다가 잠이 들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별채에서 가동해왔던 화목보일러가 사고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벽에 붙어있는 테라스에 있는 화목보일러에서 땔감을 때면 열기가 구들장으로 흘러들어가 방을 데우는 구조다. 경찰이 28일 1차 현장감식을 벌인 결과 연통 등이 절단되거나 이물질에 막힌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보일러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방바닥 등에 생긴 균열 등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골 농가에서 많이 쓰는 화목보일러는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따로 없어 겨울철 화재에도 취약하다. 소방청이 제공한 ‘최근 6년간 화목보일러 화재 현황’에 따르면 2014∼19년 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 건수는 2292건이다. 발화 요인으로는 ‘부주의’가 64.9%(1489건)로 가장 많고, ‘기계적 요인’이 25%(591건)로 뒤를 이었다. 지역난방 관계자는 “화목보일러는 가스를 이용하지 않아 가스 공급업체의 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다. 자주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화목보일러는 당국의 관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설치할 때 안전시설을 갖추려는 노력이 다소 부족한 경향이 있다”며 “설치자격 기준을 강화하고 해마다 바닥이나 연통에 균열이 발생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조대 특채로 2009년 임용된 김 소방장은 지난해 11월 19∼21일 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 당시 수중 수색활동 임무를 수행한 ‘베테랑’ 구조대원이었다. 스킨스쿠버 마스터 자격증을 갖췄으며 2015년 화재 안전 유공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2005년 임용된 권 소방위도 2011, 2015년 두 차례 유공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동료들은 “근면성실하고 타의 모범이 됐던 소방관들”이라며 안타까워했다.춘천=이소연 always99@donga.com·이청아 / 고도예 기자}
“(직원끼리)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거리에서 일했습니다. 마스크를 안 쓰는 직원들도 적지 않았어요. 특히 출퇴근 셔틀버스나 센터 내 엘리베이터가 항상 북적거려 직원들도 많이 불안해했습니다.” 23일부터 확진자가 발생했던 경기 부천의 쿠팡물류센터는 결국 대형 집단감염으로 번졌다. 25일까지는 3명이었으나 26일 13명이 발생하더니 27일 오후 8시 기준 63명으로 불어났다. 일부 직원들은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해, 물류센터도 언제든 집단감염이 벌어질 수 있는 또 다른 ‘방역 사각지대’라는 게 드러났다. ● 관련자 4000여 명…부천 삼성화재사옥도 폐쇄 쿠팡부천물류센터는 서울 및 경기 서부지역의 신선식품 배송을 담당해왔다. 관련 확진자 역시 인천과 경기 부천, 서울에 집중돼있다. 특히 인천에서만 30명에 이르렀다. 27일 서울에선 직원들의 가족인 강서구에 사는 세 살배기 여아와 구로구 13세 딸도 확진돼 인근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 물류센터 관계자 4015명에 대해 모두 검체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3670여 명과 외주업체 직원 약 120명, 최근 센터를 방문한 220여 명을 포함한 숫자다. 지금까지 65% 정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센터가 있는 부천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를 선언하기도 했다. △어린이집 등원 자제 △체육시설 운영 전면 중단 △요양병원 집단검사 등 사회적 거리두기 당시 진행하던 방역 체제를 다시 시행하기로 했다.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전 물류센터직원이 삼성화재 부천사옥에 다녀간 사실도 확인됐다. 14층 규모인 해당 사옥은 이날 폐쇄 조치했다. 이 확진자는 센터를 관둔 뒤 보험설계사가 되기 위해 부천사옥에서 관련 교육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 “휴게실 탈의실에서 방역수칙 안 지켜” 최근까지 물류센터에서 단기근무를 했던 근로자들은 “센터 안팎에서 거리두기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14일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던 이모 씨(21)는 “다른 직원에게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일했다. 1m 거리 두기가 유지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씨는 “마스크 착용도 안내는 했지만 끼지 않는 직원이 상당수였다. 미착용을 지적하는 건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휴게실과 탈의실, 흡연실 등에선 더욱 방역에 취약했다고 한다. 최근까지 근무했던 A 씨는 “근무시간엔 대체로 마스크도 쓰고 장갑도 꼈다. 하지만 직원들이 쉬면서 마스크를 벗고 삼삼오오 밀착해서 커피를 마시거나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구내식당도 간격을 지키지 않은 채 밥을 먹었다고 한다. 또 다른 단기직원 B 씨도 “가림막이나 거리두기 없이 다닥다닥 붙어 식사했다”고 했다. 인파가 몰리는 출·퇴근 때도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출근해 일을 배정받을 때 수백 명이 모여서 기다렸다”면서 “대기인원이 워낙 많아 거리두기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45인승 통근버스도 대부분 만석이었다. 또 다른 직원은 “버스에서 마스크 쓰는 사람은 절반 정도”라고 했다. 현재까지 확진된 직원 상당수는 물류센터 2층에서 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포장 업무가 진행된 곳이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는지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노태우 정부 마지막 내각을 이끌었던 현승종 전 국무총리(사진)가 2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101세. 평안남도 개천군 출신인 고인은 한국의 대표적 교육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43년 경성제대 법문학부 졸업 후 고려대 법대 교수(1946~1974년)를 시작으로 성균관대와 한림대 총장을 지냈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과 건국대 이사장도 맡았다. 한림대 총장이던 1992년 10월 국무총리에 취임했다. 당시 73세로 최고령 총리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2월 치러질 14대 대통령선거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평생 교육자였던 고인을 국무총리에 임명했다. 이후 고인의 제청을 받아 노 전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을 포함한 개각을 단행했다. 이렇게 꾸려진 현승종 내각은 한국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거국중립내각으로 평가 받는다. 퇴임 후 교육계로 돌아온 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 이사장(2001~2014년)을 비롯해 대한민국 건국 6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국민원로회의 공동의장 등을 지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