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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간 독도 갈등이 심각했던 2006년 한국 정부가 실시했던 독도 해류조사가 사전에 일본과 조율된 상태에서 이뤄진 것임을 짐작하게 하는 정황이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을 통해 드러났다.2006년 7월 5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쓴 전문에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현 유엔 사무총장)은 당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에게 ‘일본과의 긴장 고조를 원치 않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일본 측에)신속한 조사를 제안했다’고 말했다”고 나와 있다. 그러면서 전문은 “통상 해양조사를 위해 조사선은 매우 천천히 항해하거나 정박해야 하는데 이번에 한국 선박은 분쟁 수역(disputed waters·독도 주변 수역을 의미)을 시속 10노트(시속 약 18.52km)로 통과했다”고 적었다. 당시 일본이 독도 주변 측량계획을 발표하자 한국은 무력충돌도 불사한다는 강경 기조로 맞섰다. 양국이 협의한 끝에 일본의 측량은 유보됐으나, 한국이 해류조사를 강행해 일본이 반발하는 등 외교적 마찰을 빚었다. 그러나 미 외교전문에 따르면 당시 한국의 해류조사는 사전에 일본 측에 형식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암시한 상태에서 진행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버시바우 대사는 외교전문에 기재한 논평(comment)에서 “이번 갈등은 (그 직후 일어난) 북한의 미사일 연쇄 발사 때문에 빠르게 묵은 뉴스가 돼버렸다”면서 “사안을 신속하게 마무리한 데는 한국 정부가 분쟁 수역에 조사선이 머무르는 시간을 크게 줄이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버시바우 대사는 “우리 계산에 따르면 그 선박(한국 정부 조사선)이 문제 해역(troubled area)에 불과 2시간 머물렀는데, 이는 일본 순시선과 충돌하기에 충분치 않은 시간”이라고 적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인터넷에 아무 글이나 올리면 누구나 이렇게 돼. 조심하는 게 좋아. 언제든 찾을 수 있으니.’멕시코에서 마약 갱단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들의 범행을 공개하고 비난한 시민들을 살해한 뒤 시신을 길에 전시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갱들은 시신 옆에 섬뜩한 경고를 담은 종이 팻말까지 남겼다.미국 CNN방송은 “멕시코 동북부 국경도시 누에보라레도에 있는 한 보행자 다리에서 시신 2구가 줄에 매달린 채 발견됐다”고 16일 보도했다. 20대 초반의 남녀로 추정되는 희생자들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시신은 고문당한 흔적이 역력했으며 신체 일부가 없고 장기와 뼈가 드러난 상태였다. 범인은 사건 현장에 손으로 휘갈겨 쓴 경고문을 남겼다. 글 아래에는 악명 높은 마약카르텔 ‘제타스(Zetas)’의 표식인 ‘Z’도 적혀 있었다. 다리나 도로에 시체를 유기하는 것은 멕시코 갱단들이 자주 쓰는 수법이다.이번 사건은 사실상 ‘예고 살인’이어서 더 충격적이다. 사건이 일어나기 며칠 전부터 멕시코 SNS에선 누에보라레도에서 갱단의 보복이 있을 거란 소문이 돌았다. 마약 관련 사건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SNS 이용자나 블로거들을 못마땅하게 여긴 갱단들이 보복 움직임에 나섰다는 것이다. 멕시코에서 최근 5년간 마약 관련 범죄로 숨진 이는 3만4000명을 넘는다. 정부요인이나 언론사주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다 보니 언론은 갱단에 대한 보도를 꺼렸고, 경찰도 갱단 검거에 나서지 않았다. 결국 보다 못한 시민들이 SNS를 이용해 범죄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인터넷 광장 ‘알 로호 비보’와 블로그 ‘델 나르코’ 사이트에 직접 사건 현장을 찍어 올리는 등 갱단의 악행을 고발했다. 자신들의 범행이 잇달아 공개된 것에 불만을 품은 갱들이 눈엣가시 같은 SNS 이용자들을 직접 찾아 나서 살해했지만 경찰은 여전히 범인 검거에 소극적이다. 지역 경찰은 “36시간이 지났는데도 찾아오는 유족이 없어 아직 신원 확인을 못했다”라며 “SNS 관련 살인사건은 처음이라 상급기관이 조사에 나설 계획”이란 짤막한 성명만 내놓았다. 갱단과의 대결에 전의를 불태우는 건 오히려 시민들이다. 페이스북 등에 “겁내지 말자. 안타까운 희생이었지만 이건 갱들도 두려워한단 뜻”이란 내용의 글들이 매 시간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SNS에서 개인정보를 감추는 방법을 설명하는 글도 계속 퍼지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너무 무섭지만 우리마저 입을 닫으면 역사는 바뀌지 않는다”고 썼다. 올 들어 중동의 재스민 혁명 시위 현장을 비롯해 지구촌 곳곳 격변의 현장에서 SNS를 통해 진실을 알리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잔혹한 보복범죄가 발생함에 따라 SNS를 통한 고발자들의 신원 보호 등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아프가니스탄에서 (앞으로) 미국의 가장 큰 위협은 탈레반이 아니라 ‘하카니 네트워크다.”(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 이슬람무장단체 하카니네트워크가 알카에다 등 기존 세력을 능가하는 테러집단으로 떠올랐다고 서구 언론이 경고하고 나섰다. 미 국무부가 ‘아프간 마피아’라 부르는 하카니네트워크는 13일 카불 소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와 미국대사관에 테러 공격을 자행한 주범으로 지목된 조직. 이 공격으로 테러범 6명을 포함해 최소 27명이 숨졌다. 1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하카니는 이탈리아 마피아와 판박이다. 영화 ‘대부’의 코를레오네 가문처럼 하카니란 성을 가진 씨족들이 뭉친 조직이다. 이 때문에 ‘패밀리 테러리스트’라고도 불린다. 1980년대 부족마을 수준이었지만 잘랄루딘 하카니 족장을 중심으로 9명의 형제 자식이 뭉쳐 인근 부족을 통합하며 힘을 키운 점도 마피아와 닮았다. 영국 BBC방송은 “피로 이어진 결속력과 신속한 명령체계가 장점”이라며 “최근 체첸공화국과 터키에서 용병까지 수입해 산하에 1만2000여 명을 거느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카니는 특히 자살폭탄테러와 첩보활동에 능하다. 미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하카니는 직접적인 전투보단 공포를 유발하는 폭탄테러를 선호한다. 2007년 카불 인터콘티넨털호텔이나 2008년 인도대사관 폭발도 하카니의 소행이다. 탈레반에서 이들의 자살폭탄 노하우를 배워갈 정도다. 종교적 색채가 달라 으르렁거렸던 테러조직 ‘파키스탄탈레반운동(TTP)’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파키스탄 군정보부(ISI)와도 끈이 닿을 정도로 노련한 면모도 지녔다. 실제 미국 정보당국이 파키스탄 군부에 하카니의 색출을 요청했지만 파키스탄은 번번이 이를 묵살해 왔다. 주로 아프간 내에서 활동하던 하카니는 2008년 이후 잘랄루딘의 아들인 살라후딘과 시라주딘이 실세가 되며 활동 무대를 국외로 넓히고 있다. 글로브앤드메일은 “2세들은 아버지보다 훨씬 강성”이라며 “현재 인도와 파키스탄 테러의 배후라는 정황만 감지되나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에 대한 직접 공격도 공공연히 선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카니는 본래 옛 소련에 대항하기 위한 무장조직이었다. 파키스탄의 와지리스탄 북부에 기반을 잡고 있던 잘랄루딘은 이곳에서 1980년대 아프간을 점령했던 소련군에 잦은 군사공격을 감행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아프간전쟁 당시 소련에 대항하고자 이런 하카니 가문을 적극 지원했다. 이 때문에 하카니의 존재는 미국엔 악몽과도 같다. 오사마 빈라덴처럼 미국이 스스로 키운 ‘암 세포’이기 때문이다. 당시 레이건 정부는 잘랄루딘을 백악관에 초청해 “선(善)의 화신”이라 칭송하기도 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2001년 ‘9·11테러’ 당시 테러범과 승무원, 전투기 조종사 등이 주고받은 대화를 담은 음성파일과 녹취록이 7일 공개됐다. 공개된 음성파일에 따르면 당시 여승무원이 미 보스턴 관제센터에 “누군가 조종석으로 진입한 것 같다. 납치당한 것 같다”고 알리고 5분이 지난 후 테러 주모자 무함마드 아타는 직접 무전기를 잡고 관제센터에 “비행기를 접수해 공항으로 돌아간다. 탑승객도 비행기도 모두 다칠 수 있다”고 위협했다.긴급 출격한 미 공군이나 관제탑은 한동안 실제상황이라고 믿기 어려워한 것으로 보인다. 긴급 출동한 공군 조종사는 “훈련 도중에 이렇게 실제상황을 맞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워낙 방대하고 훼손이 심해 정리조차 힘들 것으로 보였던 이 자료들을 복원한 인물은 퇴역한 미 육군 대령 마일즈 카라 씨다. 카라 씨는 뉴저지 주에 있는 럿거스 로스쿨의 존 파머 학장과 협력해 2004년부터 이 작업에 매달려왔다. 이번에 공개한 음성파일과 녹취록은 럿거스 로스쿨에서 발행하는 학술잡지 ‘럿거스 로 리뷰’에 실렸다.다음은 주요 교신 내용.=오전 8시19분.(보스턴에서 LA로 가는 아메리칸 항공 11편 승무원 베티 옹) "조종석에 연락이 안된다. 비즈니스석에서 누군가 칼에 찔렸다. 최루탄 같은게 터졌다.납치된 것 같다". (아메리칸 항공 직원) "지금 어느 항공편에 있나?"(베티 옹) "12편이다(승무원이 착각한 듯)"(항공 직원) "지금 어느 자리에 있는건가?","듣고 있나?"(베티 옹) "우린 지금 막 보스턴을 출발했다. 하늘에 떠 있다"."LA로 가려는 길인데 조종석에서 전화를 안받는다".(항공 직원) "당신 승무원인가?"."이름이 뭔가?"=오전 8시24분.(보스턴공항 관제탑) "아메리칸 항공 11편 나와라".(테러범 모하메드 아타) "우리가 비행기 몇대를 납치했다. 조용히 있으면 괜찮다. 우린 공항으로 되돌아갈 것이다".(관제탑) "지금 누가 응답하고 있나?"(테러범) "모두 움직이지 마라, 움직이면 너희들도 다치고 비행기도 안전하지 못하다. 찍소리 말고 있어라". =오전 8시37분.(보스톤공항 관제탑) "문제가 생겼다. 납치된 비행기가 뉴욕으로 가고 있다. F-16 같은 전투기를 동원해 조치를 해야한다".(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 "실제상황인가. 훈련인가?"(관제탑) "훈련이나 테스트가 아니다".=오전 8시42분.(방위사령부 제임스 팍스 소령) "훈련이 이렇게 실제상황 같아 보이기는 처음이다".=오전 8시46분. 아메리칸 11 항공편이 세계무역센터(WTC) 북측 타워에 충돌했다.=오전 9시2분.(미확인 목소리) "지금 밖에 보이나 4천피트 상공에서 뭔가.."(뉴욕 관제사) "보인다. 매우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오전 9시3분. 유나이티드-175편이 WTC 남측 타워에 충돌했다.(미확인 목소리1) "지금 또다른 비행기가 건물에 충돌했다".(미확인 목소리2) "와우". "지금 또다른 비행기가 충돌했다".(미확인 목소리3) "지금 건물이 산산히 무너져 내렸다". "오 마이 갓"."온통 연기에 둘러쌓였다.그래 당신들 지금 무척 정신없겠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백척간두에 선 무아마르 카다피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결말이 날까. 현재 그에게 남은 선택지는 반군에 투항할 것이냐 아니면 사살될 것이냐로 좁혀졌다. 카다피는 8일 시리아의 아라이TV에 보낸 육성메시지를 통해 “리비아를 뒤덮은 쥐와 개떼, 용병들과 끝까지 싸우겠다”며 “적들이 (내가) 니제르로 도주했다고 하는 건 심리전과 거짓말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으로 나약하고 비겁한 적의 말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고 주장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최후의 순간 그는 반군에게 사살되거나 자살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카다피 정권의 2인자였던 압델 팟타흐 유네스 알아비디 전 내무장관은 내전 발발 후 영국으로 망명한 뒤 가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47년간 그를 옆에서 지켜봤다”며 “극도로 자존심이 세기 때문에 히틀러처럼 자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군 측은 카다피의 생포 쪽에 무게를 두고 작전을 펼치고 있다. 무스타파 압둘 잘릴 과도국가위원회(NTC) 위원장은 수차례 “카다피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넘기겠다”고 공언했다. NTC로선 그들의 정통성을 인정해준 국제사회에 카다피의 처리를 맡기는 것이 향후 리비아 통치에서도 정당성을 확보하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다피를 사살해야 한다는 주장도 반군 내에서 적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ICC에 사형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친카다피 세력이 리비아 내에 잔존하고 있는 한 비록 리비아 국내가 아닐지라도 카다피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정부에 엄청난 불안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한국계로 추정되는 미국 대학생이 리비아 반(反)카다피군에 가담해 전투현장을 따라다니고 있다.아랍에미리트 영자지 ‘더 내셔널’은 8월 31일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크리스 전 씨(21)가 반군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적을 가진 전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친구가 많고 한국어를 할 줄 안다고 써놓은 점으로 미뤄 한국계가 확실해 보인다.내셔널에 따르면 전 씨는 2주 전쯤 혼자 미국에서 리비아까지 찾아왔다고 한다. 800달러로 비행기 편도 티켓을 끊어 이집트 카이로에 와서 기차를 타고 알렉산드리아로 갔다. 버스를 몇 번 갈아타며 리비아 벵가지 근처에 도착한 뒤 트리폴리로 향하다 반카다피군의 트럭을 얻어 탔고 반군에 합류했다.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1일 수르트 인근 사막의 알나파리야에서 만난 전 씨는 ‘로스앤젤레스 44’라고 적힌 농구복 상의에 운동화를 신은 채였다. 탄창을 짊어지고 반군의 상징인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지 않았다면 영락없는 미국 동네 청년이었다. 전 씨는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일은 정말 드문 진정한 혁명”이라며 “방학을 이용해 내가 직접 현장을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은 여기 온 걸 모른다”며 “AK-47 소총을 받긴 했지만 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실제 (전투) 상황이 벌어진다면 반군들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수르트는 무아마르 카다피의 고향으로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카다피 추종세력과 반군 간에 최후의 일전이 예고되고 있는 위험지역이다.손짓 발짓과 이탈리아어 몇 마디로 의사소통을 하는 전 씨는 반군들과는 잘 지내는 듯 보였다. 반군들은 “그는 우릴 도와주는 고마운 친구”라고 말했다. ‘아흐메드 마그라비 사이디 바르가’란 아랍 이름도 선사했다. 전 씨는 “반군들이 숙식을 모두 제공해 이때까지 1달러도 안 썼다”며 “아쉽지만 개학 전에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전 씨의 ‘무한도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USA투데이는 “그는 누구보다 근사한 방학을 보내고 있다”며 “어디를 가든 그건 자신의 선택”이라고 평했다. 전 씨의 친구들 역시 로스앤젤레스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도 그는 홀로 아마존을 탐험한 적이 있다”며 “모험으로 인생을 즐기는 친구”라고 옹호했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은 ‘insane(미친)’ ‘stupid(어리석은)’ 등의 표현을 써가며 전 씨의 행동을 나무랐다. 인터넷매체 ‘와이어드닷컴’은 “자유를 쟁취하려 피 흘리는 숭고한 땅에 치기어린 학생이 소풍가듯 가선 안 된다”며 꾸짖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반카다피군이 행방을 뒤쫓고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알제리 접경지대에서 국경을 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1일 알제리 일간지 엘와탄을 인용해 보도했다. 엘와탄은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해 “카다피가 가다메스에 머물며 알제리 측에 입국을 허가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다메스는 알제리와 튀니지 국경과 가까운 서쪽 사막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다. 카다피가 당장 알제리로 넘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엘와탄은 “카다피는 부테플리카 대통령과의 직접 협상을 바라지만 부담을 느낀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전화 연결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8월 29일 각료회의에서 “카다피가 입국하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신병을 인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카다피가 트리폴리 남쪽 와르팔라족 핵심 본거지인 바니 왈리드에 여전히 머물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 역시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바니 왈리드에 있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카다피와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두 아들은 이날 언론을 통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계자 1순위로 꼽혔던 차남 사이프 이슬람은 친카다피 성향 알라이TV에 보낸 육성 녹음을 통해 “우리는 트리폴리 외곽에 머물고 있으며 반군과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무장군인 2만 명이 (카다피의 고향인) 수르트에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3남 사디는 리비아 뉴스전문채널 알아라비아TV와의 인터뷰에서 “NTC와 접촉할 권한을 공식적으로 부여받았다”며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압둘 하킴 벨하지 반군 사령관이 사디와 통화했으며 항복할 경우 적절한 처우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건러너 프로젝트(Gunrunner Project)’가 ‘건워커(Gunwalker) 스캔들’이 됐다.”CBS뉴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8월 30일 미 주류·담배 및 무기관리국(ATF)이 지난 2년 동안 공들였던 무기 카르텔 검거작전이 성과는커녕 피해만 남긴 채 끝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총기 밀반입자 검거작전인 ‘건러너 프로젝트’가 ‘건워커 스캔들’이 되어버렸다며 조롱했다. 건워커는 총기가 거리에 무방비로 돌아다닌다는 뜻으로 만든 조어다.미 법무부는 이날 “케네스 멜슨 ATF 국장을 법무부 산하 과학수사대 자문에 임명한다”고 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멜슨 국장뿐 아니라 ‘건러너 프로젝트’ 작전에 관여한 이들 대부분이 경질 혹은 해임됐다. 작전이 대실패로 종결된 셈.‘건러너 프로젝트’는 총기를 일부러 범죄 집단에 흘린 뒤 이를 추적해 일망타진한다는 것이었다. ATF는 2009년부터 주로 애리조나 주에서 멕시코 갱단으로 넘어가는 밀수 루트 쪽으로 총기 2000여 정을 풀었다. 하지만 도중에 약 1400정의 행방을 놓쳐버리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문제는 그 뒤에 더 커졌다. 잃어버린 총기들이 미국과 멕시코 범죄 현장에서 속속 발견됐다. 특히 올해 초 미 국경수비대 소속 경찰 2명을 숨지게 한 총기가 문제의 잃어버린 총기들인 것으로 밝혀져 “ATF가 갱단에 무기를 지원한 셈”이란 비난을 들었다.작전은 ATF 내부에서도 이견이 많았다. ATF 본연의 임무는 비밀작전 수행이 아니라 총기가 거리에 풀리는 걸 막는 ‘예방’에 있다는 지적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적절히 통제할 확신이 없다면 애초부터 시도해서는 안 되는 작전”이라며 “마약단속국(DEA)이 자주 쓰는 수법을 무리하게 적용한 결과”라고 평했다.이번 실패가 ATF는 물론 수사당국 모두를 옭아매는 족쇄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런 비밀작전을 애용했던 DEA나 중앙정보국(CIA)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비밀작전은 항상 실패할 위험이 뒤따른다”며 “그래도 이번 작전은 너무 허술하고 희생도 컸다”고 말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리비아 사태의 중심추가 반카다피군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자 국제사회의 ‘포스트 카다피’ 체제에 대비한 움직임들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4일 긴급회의를 열어 리비아 동결 자산 15억 달러(약 1조6300억 원)를 우선 해제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미국 대표 측은 “2월 26일 동결된 카다피 일가의 자산 65억 달러 가운데 일부를 해제해 반카다피군 대표인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가 인도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제안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반대로 결정이 유보되고 있다. 남아공은 “인도적 지원에 반대하진 않으나 25일부터 열리는 아프리카연합 정상회의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짐바브웨 말리 차드 등 친카다피 국가와의 의견 통일이 쉽지 않은 상황.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등은 남아공이 계속 반대할 경우 이틀 시한을 두고 표결에 부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카타르 도하에서도 같은 날 동결자산 해제 논의가 있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터키 등으로 구성된 ‘리비아 콘택트 그룹’ 대표들은 “긴급 의료서비스와 밀린 임금 지불을 위해 동결자산 50억 달러를 해제해 달라”는 NTC의 요청을 검토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NTC 측 아레프 알리 나예드 주아랍에미리트 대사는 “대표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이달 말까지 해결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1일엔 ‘리비아의 친구들’이란 국제회의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4일 NTC 2인자인 마흐무드 지브릴 임정총리를 만나 “30여 개국이 국제회의에 참석해 리비아 재건과 지원을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 러시아 브라질도 초대하겠다”고 말했다. 지브릴 임정총리는 “1969년 카다피가 쿠데타에 성공했던 날인 9월 1일에 이 같은 회의를 개최한다는 건 리비아 국민에게 특별한 의미”라고 말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리비아 반(反)카다피군이 23일 오후 총공세를 펼친 끝에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사진)가 은신한 최후의 근거지로 알려진 밥알아지지아 요새를 함락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반카다피군은 이날 오전부터 요새로 진격해 정부군과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 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요새를 폭격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도 했다. AFP통신은 “반군이 요새의 서문을 점령한 뒤 수백 명이 밀려들어가 카다피의 관저마저 차지했다”고 전했다. 앞서 반군은 22일 트리폴리 국제공항에 이어 국영 알자마히리아TV를 장악해 카다피의 입을 막아버렸다.무스타파 압둘 잘릴 과도국가위원회(NTC) 의장은 이날 “카다피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NTC는 반군 거점도시인 리비아 서쪽 벵가지에 있는 본부를 트리폴리로 옮겨 새 정부 구성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반군이 체포했다고 밝혔던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이슬람은 이날 저녁 정부군의 호위를 받으며 하얀색 리무진을 타고 외신기자들이 머무는 트리폴리 시내 릭소스 호텔에 나타나 건재를 과시했다.한편 리비아 반카다피군의 트리폴리 완전 장악이 가시화되자 미국 영국 프랑스 이집트 등 35개국이 NTC를 합법기구로 인정했다. 그동안 NTC를 인정하지 않았던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도 우호적으로 변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리비아 교전 관련 자세한 상황은 donga.com을 참조해 주십시오}
카다피는 어디에 있을까. 그는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에 입성한 21일 국영TV 및 라디오 연설을 통해 “결코 트리폴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관저가 있는 군사요새 밥 알아자지아에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국가위원회(NTC) 무스타파 압둘 잘릴 위원장은 22일(현지 시간)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뉴스전문 채널 알아라비아와의 인터뷰에서 “영웅적인 반군이 트리폴리 거의 대부분을 장악했다”면서 “카다피가 리비아를 떠났는지 아니면 남아있는지를 말하기는 어렵다. 밥 알아자지아에선 여전히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카다피가 그곳이나 주변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NTC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카다피가 이미 트리폴리를 벗어나 피신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마흐무드 샴맘 NTC 대변인은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알제리 국경지대로 이동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신 국가를 찾기도 쉽지 않다. 카다피와 평소 친분이 있어 유력한 망명지로 꼽혔던 튀니지가 20일 NTC를 리비아 공식기구로 인정하는 바람에 어렵게 됐다. 남은 국가는 사실상 알제리밖에 없는데 알제리조차 최근 리비아를 ‘개방된 무기창고’라 부르며 공공연히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어 카다피가 튀니지와 알제리가 아닌 제3국으로 망명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아프리카연합이 앙골라나 짐바브웨를 망명지로 추천했다”고 전했다. 이슬람국가 지도자의 망명에 관대한 편인 사우디아라비아도 거론된다. 33년 장기 집권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도 현재 사우디에 체류하고 있다. 카다피가 트리폴리는 벗어났지만 리비아를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BBC뉴스는 “리비아를 떠날 경우 모든 것을 잃게 되기 때문에 고향이자 군사적 요충지인 수르트로 갔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가 최후에 몰릴 경우 생포 대신 죽음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트위터 등에선 “이미 자결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카다피와 함께 권력을 움직였던 자녀(7남 1녀)들의 행방도 관심이다. 카다피재단 이사장을 지내며 주요 대외업무를 담당한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과 리비아축구협회장인 3남 사디, 전면에 잘 나서지 않았지만 리비아 올림픽위원장이던 장남 무함마드는 리비아 반군에 투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리비아 최고 부대로 꼽혔던 ‘카미스 여단’을 이끌던 막내 카미스(7남)는 카미스 여단이 항복을 선언한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카미스는 3월 리비아 반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는 설도 나돌았다. 국가안보보좌관인 4남 무타심과 정보기관에서 활동한 5남 한니발, 병원을 운영한 딸 아이샤는 아버지 카다피와 함께 관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남인 사이프 알아랍은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공습 당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리비아 반카다피군이 트리폴리 서쪽 도시들을 차례로 접수하자 수천 명의 시민이 집에서 나와 환호성을 질렀다. 일부는 반군의 차를 감싼 삼색 깃발에 키스를 했다. 트리폴리 중심가 녹색광장은 인파와 차량으로 가득 차 환호와 경적이 멈출 줄 몰랐다. 아직 전투가 끝나진 않았지만 반군은 이미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개선 부대의 행렬과 같았다.21일 AFP AP 로이터 등 외신들이 일제히 전하는 반군의 대공세는 아침 수도방위를 담당하는 주요 부대인 32여단 공격부터 시작됐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막내(7남) 카미스(29)가 이끌어 일명 ‘카미스 여단’인 부대는 리비아 최정예 부대로 알려졌지만 별 다른 저항 없이 반군에 항복했다. 반군은 여단의 무기창고를 장악하고 승리의 깃발을 정문에 올렸다. 이어 반정부 시위로 이곳에 잡혀 있던 교도소 수감자 300여 명을 석방했다. 반군과 감격의 재회를 한 이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그 뒤 트리폴리 입성까지 반군의 진격은 탄탄대로였다. 정부군은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무기를 버리고 도망가거나 투항했다. 한 반군 병사는 “20일 밤 수도까지 가는데 20분가량 총격전을 벌인 것을 제외하면 아무 일도 없었다”고 증언했다.이날 밤 녹색광장은 반군을 환영하는 시민들로 다음날 새벽 늦게까지 들뜬 모습을 보였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오늘부터 이곳은 녹색광장이 아닌 ‘순교자의 광장’이라 부르자”며 환호했다. 이들은 카다피의 머리 스타일을 비꼬며 “게임은 끝났다, 이 곱슬머리야”라고 소리쳤다. 반군의 거점 도시인 동부 벵가지에서도 이날 밤 수만 명이 몰려나와 경적을 울리고 축포를 쐈다. 과도국가위원회(NTC)는 트리폴리에 있는 시민들에게 “신은 위대하다. 리비아 국민들에게 카다피의 몰락을 축하드린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반군이 통신시설을 잇달아 장악하면서 이날 트리폴리 시내에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인터넷 서비스도 재개됐다. 벵가지 시민들은 21일을 “카다피 정권이 사실상 무너진 첫날”이란 뜻의 ‘Day-1’이라 불렀다.하지만 22일 아침에도 트리폴리 시내에는 반군과 정부군 간의 총성이 들리는 등 교전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반군 측은 “트리폴리의 95%를 장악했지만 카다피 세력이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반군 측 대변인은 정부군 탱크가 이날 카다피의 관저가 있는 군사요새 밥 알아지지아 근처에 나타나 발포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결사항전을 외치던 카다피군 측은 전세가 불리해지자 협상을 제의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리비아 정부의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21일에만 양측 전투로 1300명이 숨지고 5000명이 다쳤다”며 “한쪽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둘 경우 대학살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이 심각한 국면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의 최대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철회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유혈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20일 이스라엘 남부 도시 베르셰바와 오파킴 등에선 로켓 90여 발이 떨어져 최소 1명이 숨졌으며 어린이 4명을 포함한 20여 명이 다쳤다. 폭격 직후 가자지구 무장조직인 ‘인민저항위원회(PRC)’는 “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18일 무장괴한이 이스라엘 버스를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19일 이스라엘 공군이 가자지구를 공습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인명 피해는 모두 사망 최소 24명, 부상 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AFP통신은 “보복이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20일 이집트 카이로에선 18일 이스라엘과 무장괴한의 총격 도중 이집트 군인 5명이 목숨을 잃은 것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소송과 관련해 독일 법원에 태블릿PC ‘갤럭시탭 10.1’의 조작 사진을 제출한 데 이어 네덜란드 법원에 증거로 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의 사진도 수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일간지 이그재미너는 20일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웹베렐트’를 인용해 “애플이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에 갤럭시S가 자사의 아이폰3G와 유사하단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출한 사진이 실물과 다르다”고 보도했다. 갤럭시S의 실제 사이즈는 122.4×64.2mm로 아이폰3G(115.5×62.1mm)보다 약간 크다. 그러나 애플이 제출한 소장 속 갤럭시S의 사진은 실물보다 6% 정도 작다. 이그재미너에 따르면 애플은 77쪽에 이르는 소장에서 “갤럭시S가 아이폰3G와 크기만 다를 뿐 어떤 독창적인 차이점도 발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란히 배치한 두 휴대전화의 사진은 육안으론 크기를 구분할 수가 없다. 이그재미너는 “증거 사진 자체가 소장 내용을 속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네덜란드 IT 및 지식재산권 전문변호사인 마크 크룰 씨는 “애플이 법원에 제출한 삼성전자 제품의 사진이 2번이나 ‘부정확한’ 사진이었다는 것에 놀랐다”며 “이는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법원 안팎에서 애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웹베렐트는 이에 대해 애플 측에 해명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확전을 거듭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분쟁은 현재 9개 나라의 12개 법원에서 모두 19건이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고 독일 지식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 씨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밝혔다. 뮐러 씨에 따르면 ‘애플 vs 삼성전자’ 소송은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1건을 포함해 4건이, 유럽에선 독일(3건)과 네덜란드(2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이상 1건) 등에서 8건이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 한국(2건)과 일본(4건), 호주(1건) 등이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미국에서 최근 ‘뇌 먹는 아메바(brain-eating amoeba)’가 나타나 청소년 3명이 연이어 목숨을 잃었다고 미 언론이 17일 일제히 보도했다. CNN방송은 “지난달 루이지애나 주에 이어 5일 버지니아 주 헨리코 카운티에 사는 9세 소년, 13일 플로리다 주의 16세 소녀가 아메바에 당해 숨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호수나 강에서 수영하다가 아메바가 주로 코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Naegleria fowleri)’란 학명을 가진 이 아메바는 강이나 호수에서 주로 서식하는 생물체다. 흔하진 않지만 인공 풀장에서도 발견된다. 주로 코를 통해 뇌까지 침입해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일으킨다. 두통과 고열, 메스꺼움을 동반하며 발병 2주 이내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공식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알아사드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알아사드 대통령이 민주적으로 나라를 통치하지 않으면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유지해왔다”며 “시리아 국민을 위해서라도 물러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리아 정부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시리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새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대(對)시리아 추가 제재 방안에는 미국의 직간접 수출 금지를 비롯해 미 기업의 시리아 투자 금지 및 시리아 석유산업 거래 금지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제재 발표는 알아사드 정권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도 이날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진흙탕에도 연꽃은 피어난다.’ 영국의 폭동 사태가 큰 상처를 남겼지만 그 와중에도 아름다운 인간애를 보여준 영웅 10명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16일 선정했다. 아들의 죽음에도 눈물로 화합을 호소한 타리크 자한 씨를 포함해 영웅들은 대부분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타임은 “힘겨운 상황에서 그들이 보여준 용기와 관용은 오롯이 빛났다”고 평했다. 폭동으로 피해를 당한 상점을 도우려는 웹사이트(delootlondon.co.uk)도 개설됐다. ‘약탈당한 가게에서 쇼핑해 우리의 지역사회를 재건하자’란 문구가 걸려 있는 사이트엔 런던 지도에 상점의 위치를 표시해뒀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한 인권변호사를 강제연행해 촉발된 리비아 민주화 시위 및 내전 사태가 15일로 6개월째가 됐다. 초기 반정부 시위를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잔혹하게 진압해 리비아 국민과 국제사회의 공분을 불러왔고 시위대가 무력대응에 나서면서 내전으로 비화됐다. 밀고 밀리는 공방 끝에 반카다피군이 전멸 위기에 놓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개입해 국제전쟁 양상이 됐다. 현재 정부군은 수도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반군은 제2의 도시 벵가지를 거점으로 맞서고 있다.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반군이 최근 과도국가위원회를 설립해 ‘리비아 양분론’까지 대두됐고, 반군 내부에서도 종교 간 부족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금까지 희생자가 최대 3만 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잉락 친나왓 씨(44)가 5일 태국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됐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여동생으로 지난달 3일 치러진 총선에서 야당인 프아타이당을 이끌고 승리를 거둔 그는 이날 여야 의원 496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기국회에서 총리 후보로 단독 출마해 과반수인 296명으로부터 찬성표를 얻었다. 잉락 총리의 취임으로 전 세계 여성 지도자는 12명으로 늘어났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날 세계 여성 지도자 12인을 “마초 분위기가 강한 정치판에서 ‘유리천장’을 깨뜨린 영광의 인물들”이라고 표현했다.대륙별로는 유럽과 중남미가 각각 4명으로 가장 많다. 12명 중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와 엘런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젊은 시절 고통과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하시나 총리는 1975년 쿠데타 당시 부모와 형제, 아들까지 잃고 해외에서 떠돌다 1996년 선거에서 승리했다. 존슨설리프 대통령 역시 1980년대 군사정권에 사형 선고까지 받았으나 케냐로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