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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정과 공공 장소에서 많이 사용하는 인터넷 무선공유기에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더라도 인터넷주소(IP)만 알면 이 공유기를 사용하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손쉽게 해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아일보와 코스콤이 10, 11일 공동 주최하는 해킹방어대회 및 정보보안 국제회의 ‘Secuinside 2012’에 앞서 3일 실시한 시연(試演)에서 확인됐다.최근 와이파이 접속권역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금융거래를 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 서둘러 해킹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관련 피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시연에서 해커스쿨 소속 해커인 홍정우 씨(26)가 국내 유명 A업체의 3만 원대 공유기 제품을 구입한 뒤 노트북에 미리 만들어 놓은 공격코드에 이 공유기의 IP를 입력했다. 그러자 몇 초 만에 공유기의 ‘최고관리자 권한’이 홍 씨에게로 넘어왔다.이어 홍 씨는 공유기를 거치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일명 ‘스니핑(sniffing)’ 프로그램을 공유기에 설치했다. 기자의 스마트폰으로 이 공유기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자 스마트폰으로 입력한 검색어, 아이디, 비밀번호 등이 홍 씨의 노트북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홍 씨는 “시연을 위해 A업체의 특정 제품과 펌웨어를 대상으로 공격코드를 짰지만 A업체의 최신 펌웨어 역시 해킹에 취약한 문제점이 발견됐다”며 “국내외 다른 제조업체의 공유기 제품 역시 외부망을 통한 해킹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해킹은 아직까지 국내외에서 알려지지 않은 방식이다. 일반적으로는 비밀번호를 설정해 놓지 않은 공유기를 이용하거나 해커의 노트북을 불법 공유기로 만들어 해킹을 시도한다. 해커가 특정 공유기의 최대 100여 m 안에 있으면서 이 공유기에 접속하는 스마트폰 등의 정보를 빼낸다.하지만 이번에는 해커가 공유기의 IP를 확보하면 외부 인터넷망을 통해 시스템을 장악할 수 있다. 특히 IP만 얻으면 장소와 거리에 관계없이 여러 공유기를 동시에 해킹하는 것이 가능하다. 개인정보를 빼내거나 바꿔치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유기에 악성코드를 심은 뒤 접속하는 단말기를 좀비PC로 만들 수도 있다.비밀번호를 설정해둔 공유기마저 해킹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점이 확인되면서 기존의 보안방식이 무력해질 상황에 놓였다. 더구나 국내에서는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단말기를 통한 금융거래가 많아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정보보안업계에 따르면 개방형인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노리는 악성코드는 지난해 상반기 128개에서 하반기 2251개로 17배 이상으로 급증했다.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스마트폰은 인터넷 접속 경로가 다양하고 PC에 비해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어렵다”며 “하루가 다르게 해커들의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국내 보안 기술력과 보안 의식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올해 상반기 한국 주식시장은 해외 변수에 따라 크게 출렁였다. 연초 코스피 2,000을 손쉽게 돌파했던 증시가 5월 폭락세로 돌변하자 투자자들은 갈피를 잡기 어려웠다. 이럴 때 증권사 전문가들의 추천을 따랐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는 증권사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을 보면 알 수 있다. 모델포트폴리오는 증권사들이 매달 초 내놓는 ‘대표 투자전략’으로 추천 기업과 종목별 투자 비중을 담고 있다. ○ 증권사 절반, ‘헛다리’ 추천 9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주요 18개 증권사 가운데 9곳은 올 상반기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이 코스피 변동률인 1.55%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절반이 ‘헛다리’를 짚은 셈이다. 18개 증권사의 평균 모델포트폴리오 수익률도 1.04%로 나타나 같은 기간 코스피 변동률을 밑돌았다. 혼란한 증시에서 증권업계가 제대로 투자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증권사별 성적은 크게 엇갈렸다. HMC투자증권의 모델포트폴리오는 업계 1위인 4.52%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어 KB(4.16%) 동부(3.43%) 솔로몬(2.90%) 키움(2.43%) 등이 수익률 상위 5개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NH농협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증권 등은 마이너스 수익률에 그쳤다. 수익률 상위 증권사들은 대형주를 사고파는 시기를 잘 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1분기에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시장 주도주 비중을 높였다가 5월 전후로 다시 축소했다. 실제 HMC투자증권은 1분기 포트폴리오 전체를 대형주로만 구성했다가 5, 6월에는 중소형주 편입 비중을 늘리며 수익률 1위를 지켜냈다. 반면 수익률 하위권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상승세가 꺾인 2분기에 뒤늦게 이들 종목의 비중을 늘렸다. 이은경 제로인 연구원은 “2분기 들어 증시 변화에 맞춰 대형주를 줄이고 경기 방어주나 중소형주 비중을 늘린 증권사가 선전했다”고 풀이했다. ○ “하반기, 철강·금속 운수장비 유망” 증권사들은 철강·금속, 운수장비 업종을 하반기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6월 말 각 증권사가 새롭게 제시한 7월 모델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철강·금속 업종의 비중이 전월 대비 평균 0.85%포인트 늘어난 6.63%를 차지했다. 운수장비 업종도 전달보다 0.80%포인트 증가했고, 금융 업종과 전기가스업 등도 소폭 늘어났다. 전기전자 업종의 투자 비중은 전월 대비 1.40%포인트 감소하며 가장 많이 줄었고 건설(―0.58%포인트), 서비스 업종(0.48%포인트) 등도 비중 축소가 권유됐다. 종목별로는 기아자동차(0.60%포인트) SK이노베이션(0.54%포인트) 삼성SDI(0.53%포인트) 등의 비중이 전달보다 늘어 여름 증시의 추천 종목으로 선정됐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1.29%포인트), LG전자(―0.81%포인트), 호남석유(―0.70%포인트) 등의 투자 비중을 축소하도록 조언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대형 화학주들이 동반 상승했다. 5일 코스피시장에서 화학 대장주로 꼽히는 LG화학은 전날보다 1만1000원(3.64%) 오른 31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금호석유(4.31%), 호남석유(2.43%) 등도 크게 올랐다. 이날 화학업종에는 외국인투자가들과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동시에 유입됐다. 이는 이달 들어 국제유가가 10% 가까이 뛰어오르자 화학업종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됐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이 다소 주춤해지고 이란의 미사일 발사 강행에 따라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생기며 유가가 오르고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한국인의 기대여명(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살 수 있다고 기대되는 기간)이 더 늘어나 은퇴 후 노후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연구소는 5일 보고서 ‘생명표를 통한 장수 리스크 분석 및 대비 방안 고찰’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살 가능성이 커 부족한 노후자금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통계청에서 매년 산출하는 생명표는 향후 의학 발달 등에 따라 달라지는 예상 사망률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소 추정돼 있다. 예를 들어 0세 남아의 경우 기존 사망률을 적용하면 기대여명이 77.2세지만 미래 예상 사망률 적용 시 기대여명은 95.3세로 18년이 늘어난다. 따라서 현재의 생명표를 바탕으로 은퇴 후 기간과 노후자금을 예측한다면 풍족한 노후 준비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선규 퇴직연금연구소 책임연구원은 “100세 시대는 다가올 미래의 얘기가 아니라 이미 닥쳐 온 현실이다”며 “정책 차원에서 임금피크제나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퇴자들은 부족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무리하게 목표 수익률을 높이기보다는 세제 혜택이 주어지는 상품을 찾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초여름 때 이른 무더위가 이어진 뒤 이제 장마가 시작되면서 날씨 관련주(株)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곡물주가 반등했다가 이번 주 장마가 시작되자 장마 수혜주인 농약 등 방역업체들이 주가 상승 바통을 이어받는 형국이다. 박스권에 갇혀 ‘게걸음’ 장세를 이어가는 증시에서 짚신장수와 우산장수 두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으로 가뭄과 장마 관련주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 고온과 함께 여름 가뭄이 닥치자 6월 초부터 곡물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조비, 효성오앤비, 남해화학 같은 비료 제조업체들이 대표적이다. 가뭄이 길어질 경우 곡물 수확량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비료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이다. 이는 농산물 공급 부족이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우려와 맞닿아 있다. 3일(현지 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 12월 인도분은 부셸(약 27.2kg)당 6.745달러에 마감하며 최근 1개월 만에 30% 이상 급등했다. 곡물 공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에도 곡물 관련주들은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10∼40% 올랐다. 올해에는 일찍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빙과류 업종 주가도 예년보다는 이른 시점에 들썩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음료수 빙과류 종목의 실적 전망을 상승 조정하면서, 기대감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잦은 비와 태풍의 영향으로 여름 대목 실적이 저조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자 날씨 모멘텀은 장마 관련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장마철에는 농작물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과 비료 수요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농약 생산업체 KG케미칼, 병충해 방제기 생산업체인 파루 등 방역업체들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장마 관련주로는 홈쇼핑이 대표적이다. 사람들이 비를 피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홈쇼핑 업체인 CJ오쇼핑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3, 4일 각각 4.55%, 3.66% 올랐다. 스크린골프 업체인 골프존도 장마 수혜주로 꼽혔다.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7∼9월은 장마로 인해 필드보다 스크린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경기 불황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섣불리 날씨와 관련된 계절주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특히 장마나 무더위 등은 매년 나타나는 것으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주가가 금방 제자리로 돌아오기 쉽다는 설명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글로벌 리스크가 여전해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 도입으로 채권혼합형 펀드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식편입비중을 적극적으로 수정하는 펀드가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투자업계는 4일 IRP가 도입되면 일반 직장인뿐만 아니라 직장을 옮겼거나 은퇴한 근로자, 자영업자들도 가입할 수 있어 퇴직연금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IRP는 채권펀드 또는 주식편입비중이 40% 미만인 펀드에만 투자하도록 제한돼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채권 금리가 크게 떨어져 수익률이 연 3%에도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채권보다는 주식을 일정 수준 편입한 채권혼합형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주식편입비중이 최대 40%에 불과한 채권혼합형 펀드 간에도 장기 수익률이 큰 차이를 보여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실적 기준으로 채권혼합형 펀드 상위그룹(수익률 30∼60%)의 주식편입비중 변동성은 3.8%로 큰 반면 하위그룹(수익률 14∼22.5%)은 1.3%로 작아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반면 두 그룹 간 평균 주식편입비중 차이는 0.4%포인트에 그쳤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비중을 수시로 조절한 펀드들의 수익률이 높았다”며 “이 펀드들은 5년간 지속적으로 벤치마크 성과보다 나은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적극적인 자산배분과 높은 수익률을 동시에 거둔 채권혼합형 펀드로 ‘KB퇴직연금배당40’ ‘한국투자퇴직연금정통40’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 등을 추천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대형 유통업체에 다니는 강모 씨(30)는 보통 오전 8시 반까지 출근한다. 이후 오전 11시 팀 회의 전까지는 전날 진행된 업무를 종합하고 회의 때 낼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하지만 강 씨는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있다. 책상에 앉아만 있을 뿐 스마트폰으로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한 채 투자종목 주가를 체크하고 매매하느라 바쁘다. 강 씨는 “MTS에 접속한 때에는 투자종목의 주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느라 일이 손에 안 잡힌다”며 “주식만 쳐다보다가 무작정 회의에 들어가는 때도 많다”고 말했다.이제 MTS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시대다. 일반 휴대전화 시절에도 MTS가 있었지만 기능이 단순하고 어려워 이용자가 극히 적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자 2010년까지 전체 코스피 시장에서 3% 수준이었던 MTS 거래대금 비중이 올해에는 7%에 육박하며 급성장했다. 특히 컴퓨터에서 작동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하기 어렵거나 자주 이동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는 편리한 거래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하루 중 업무 효율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 주식투자에 매달리는 직원들 때문에 일부 기업이 골머리를 앓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집중근무시간’ 아닌 ‘집중투자시간’동아일보가 국내 최대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에 의뢰해 증권사 고객들의 MTS 이용 행태를 분석한 결과 하루 중 오전 9∼10시의 접속건수 비중이 12%로 가장 높았다. 업무시간이 아닌 점심시간(낮 12시∼오후 1시)의 접속 비중은 10%로 되레 낮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3시에 마감하기 때문에 이때에 맞춰 거래를 하려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문제는 접속자가 몰리는 오전 9∼10시, 오후 2∼3시는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정해 놓은 ‘집중근무시간’이라는 점이다. 집중근무시간은 2000년대 초반 직장의 업무 효율화를 위해 나온 방안의 하나로 생체 리듬상 직장인들의 업무 능률이 가장 높은 오전 9시대와 오후 2시대에 잡무를 줄여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최병권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집중근무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노동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의 하나로 제안한 제도”라며 “이 시간에는 회의나 업무보고를 피하고 흡연이나 통화 같은 사적인 일도 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라고 설명했다.그러나 MTS는 업무 효율이 가장 높은 시간에 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식 거래에 몰두하게 해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회사 업무에만 집중하라고 편성한 시간이 오히려 주식거래 같은 사적인 일에 몰두하는 시간으로 활용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MTS 차단 못하는 회사 고민 깊어져이번 MTS 이용실태 분석 결과 올해 1∼5월 고객 1인당 하루 평균 13회 접속해 주식거래나 투자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전 9시∼오후 6시 접속건수가 80% 가까이 몰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근무 중 적어도 1시간에 한 번 이상 주식투자 관련 일에 근무시간을 허비하는 셈이다. 1회 평균 접속시간이 7.75분으로 하루에 약 1시간 40분을 MTS에 쏟았다.업무 중에 10여 차례 주식거래를 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미 2000년대 초반 증권사 HTS가 확산되면서 직장에서 컴퓨터로 몰래 주식거래를 하는 현상이 늘어나자 일부 회사는 사내 망에서 증권사 인터넷주소(IP)에 아예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했다. 이후 싸이월드 등 커뮤니티 사이트가 유행했을 때도 같은 방법으로 업무시간 내 직원들의 ‘딴짓’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하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개인 업무’ 처리는 마땅한 대처 방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 기업체 임원은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등교 때 수거했다가 방과후 돌려주는 것처럼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뺏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직원들이 책상에 앉아 뭘 하는지 알기 힘들다”고 푸념했다.개인 정보기술(IT)기기가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이지만 또 다른 사회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교수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면서 자제력은 더 떨어지고 결국 IT기기에 얽매여 인간관계나 업무 효율에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며 “개인이나 조직 차원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자체적인 규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최근에 나오는 주가연계증권(ELS)은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입니다. 이러한 ELS의 특성에 맞게 투자하려면 개별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보다는 코스피200,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등 국내외 대표지수를 기초로 하는 ‘지수형’ ELS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표적인 원금비보장형 상품인 스텝다운형 ELS로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원금손실 구간이 최초 기준가격의 50%인 상품으로 설명해보죠. 현재 코스피가 1,900일 때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서려면 만기 3년 안에 코스피가 1,000 선 밑으로 주저앉아야 합니다. 사실상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하지 않으면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작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종목형 ELS는 지수형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제시되지만 그만큼 위험은 더 커집니다. 여러 종목 주가를 합쳐 산출하는 코스피200, S&P200 같은 지수는 변동성이 작지만 그 안에 포함된 개별 종목 주가는 크게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5월 급락장 때 일부 종목형 ELS 상품은 LG화학 등 기초자산의 주가 하락으로 이미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섰거나 곧 들어설 위험에 놓인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월별 ELS 발행액의 기초자산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 초 증시가 빠르게 오르면서 종목형 ELS의 비중이 두 자릿수로 크게 늘었다가 5월 증시가 주저앉은 이후 다시 8.6%로 급감했습니다. 이는 증시 추가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한 채 종목형 상품 투자를 늘렸다가 증시 급락을 확인한 뒤 다시 위험 회피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은주 한국투자증권 팀장은 “하반기에도 증시가 불안하고 본격적인 상승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높은 수익률의 종목형보다는 안전장치가 탄탄한 지수형 상품이 유리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LS가 일반 펀드와 달리 복잡한 구조를 가진 파생상품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수익률, 조건 등을 미리 정해놓고 투자하기 때문에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 자금운용 방식과 수익률 산출의 세부 내용을 전부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금융감독원도 ELS 판매 암행감찰(미스터리 쇼핑)에서 최대손실액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분쟁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주식과 펀드는 주가가 떨어지면 손절매나 ‘물 타기’(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기 위해 같은 주식을 추가로 매입)로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지만 ELS는 만기 전까지 마땅히 손 쓸 방법이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국내 주식시장은 5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뒤 6월에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힘겹게 1,800 선을 지켜냈다. 각종 악재들이 이미 증시에 반영돼 부담이 줄었지만 7월 역시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다음 달에는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국내외 이벤트가 많이 몰려 있다. 7월 1일에는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출범한다. ESM은 앞으로 유로존을 지탱하게 될 구제금융펀드로 당장 스페인 구제금융에 필요한 자금줄로 쓰인다. ESM이 정상적으로 출범한다면 스페인 등 재정위기 국가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독일을 비롯한 몇몇 유로존 국가의 ESM 비준 절차가 늦어져 다음 달 9일로 출범이 늦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과정에서 현재 5000억 유로(약 723조4000억 원) 수준인 재원규모 논란과 지원요건 등에 대한 잡음이 생기면 국내외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리스 스페인 등 구제금융 대상 국가들의 처리 윤곽도 7월에 드러난다. 7월 2일 그리스 새 연립정부는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와 구제금융 프로그램 재협상을 벌인다. 스페인의 위기 해결 실마리는 7월 9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결정된다. ESM 출범 이후 처음으로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만날 예정이기 때문에 이날 스페인 구제금융 조건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문제 해결에 얼마나 적극적인 의지와 해결책을 이어 가느냐에 따라 증시 상승 또는 추가 하락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미국과 중국에서 발표하는 지표는 글로벌 경기침체 대응에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7월 6일 미국의 6월 실업률과 비농업부문 고용인구가 발표된다. 지난달 고용지표가 저조했던 만큼 두 달 연속 좋지 않은 지표가 나오면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중국 역시 7월 13일에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발표한다. 김호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국 실질 GDP가 7% 미만으로 나온다면 추가로 지급준비율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중국의 부양정책 기대감이 생기면 국내외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7월 6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하반기 증시가 기업실적에 따른 안도랠리를 이어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된다. 삼성전자가 긍정적인 실적과 전망을 내놓는다면 올해 상반기를 이끌었던 전(電)·차(車) 업종 랠리를 다시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7월 19일로 예정된 미국 애플의 실적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다면 글로벌 소비심리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봉 현대증권 연구원은 “7월에도 위기, 대응, 안도, 위기가 반복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해외 변수 등에 따라 박스권에서 적절히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사명 변경을 추진 중인 대한생명 주가가 나흘째 하락했다. 27일 코스피시장에서 대한생명은 전날보다 80원(1.26%) 떨어진 6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생명은 2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사명을 ‘한화생명’으로 바꾸는 안건을 올리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한화생명으로 바뀌면 인지도가 낮아져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사명 변경으로 영업 환경에 변화가 있을 수 있으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증권사 인턴사원들이 영업 압박에 시달려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모으는 과정에서 위법행위를 하고 수십억 원의 투자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5월 말부터 이달 14일까지 교보 동부 토러스투자증권 등 3개 증권사의 인턴사원 운영에 대한 검사를 벌여 이러한 위법 사실을 적발하고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교보증권은 ‘영업실적과 연계한 정식직원 채용’이란 조건을 사전에 제시하면서 인턴을 뽑았고 실제 영업실적 상위 28명이 최종 합격자 31명에 모두 포함됐다. 특히 인턴 기간 중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린 인턴이 고객 1명에게 계좌의 돈을 마음대로 운용하는 일임매매를 하면서 손실보전 약속을 해준 사실을 뒤늦게 알고 채용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영업실적 압박에 내몰린 인턴들이 무리하게 가족과 지인의 돈을 끌어모으다 보니 거액의 투자 손실도 발생했다. 인턴 1인당 100개가 넘는 계좌를 유치하기도 했고 교보증권 인턴이 관리한 총 3529개 계좌에서 총 50억6000만 원의 손실이 났다. 금감원은 동부와 토러스투자증권 역시 이와 비슷한 사례가 벌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증권사들이 인턴들의 위법 행위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점 등에 대해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권혁세 금감원장은 27일 충남대에서 열린 ‘캠퍼스 금융토크’에서 “청년 인턴제도는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의 하나로 운영돼야 한다”며 “향후 전체 금융회사의 인턴사원 제도 운영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최상(最上)의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악재(惡材)는 털어냈다.”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하이마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25일 하이마트 주가가 7% 넘게 급락하는 등 시장의 반응이 싸늘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인수 결정이 당분간 주가 흐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26일 코스피시장에서 하이마트는 전날보다 300원(0.58%) 떨어진 5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7.4% 급락한 점에 비춰보면 진정된 모습이었다. 최근 하이마트의 주가하락은 인수합병(M&A) 결과에 따른 실망감 때문으로 풀이됐다. 당초 시장에서 기대했던 최상의 시나리오는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쳤던 롯데쇼핑이 인수하는 것이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이마트 대주주들은 비싼 가격에 파는 게 좋겠지만 투자자들은 롯데쇼핑같이 향후 시너지 효과가 큰 유통업체가 가져가기를 기대했는데 아쉽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이마트는 올 1분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 43.2% 급감하며 ‘어닝 쇼크’를 겪었다. 전반적인 소비경기 침체에다 대주주 횡령 등 내부문제가 겹친 탓이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5월 초 경영진이 새로 바뀌면서 경영 정상화에 나섰지만 영업 공백 여파가 적지 않았다. 또 지난해 큰 수익을 가져다 준 에어컨 판매가 부진하면서 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가전판매 업황도 좋지 않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 보니 가전제품 수요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전체 가전제품 소매점의 판매 증가율은 3, 4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가전판매 업계 진출을 노리는 점도 부담이다. 하이마트 인수에 실패한 롯데쇼핑은 자체 디지털플라자를 준비 중이고 이마트는 전자랜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여서 업계 내 치열한 경쟁까지 예고돼 있다. 하지만 대주주 횡령, 인수자 불확실성 등 주가를 짓눌렀던 악재들이 일단락된 점은 긍정적이다. 이미 주가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고 새로운 대주주의 역량에 따라 재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현재 하이마트 주가는 5만 원 선인 데 반해 MBK파트너스의 인수가격은 8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인수 프리미엄을 생각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인수가격이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MBK파트너스가 영업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며 유통업체와의 제휴 등 새로운 전략이 성공한다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들은 인수 결정 이후에도 여전히 하이마트 목표주가를 8만 원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 리스크가 해소돼 다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며 “하반기에 몰려 있는 신규점 개설 등을 계기로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코스피가 3거래일째 연속 하락하며 1,820 선까지 내려앉았다. 외국인투자가들이 대규모 ‘셀(Sell) 코리아’에 나서자 지난 주말에 이어 다소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25일 전거래일보다 22.01포인트(1.19%) 떨어진 1,825.3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4.63포인트(0.25%) 내린 1,842.76으로 장을 시작했지만 장 초반부터 외국인들이 매도 규모를 늘리면서 장중 한때 1,813.41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오후 들어 개인투자가들의 순매수가 이어져 결국 1,820 선을 회복한 채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5000억 원가량을 팔아치우며 올해 들어 가장 큰 매도액을 보였다. 종전 올해 하루 외국인 최대 매도액은 5월 16일의 4906억 원이었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약 5500억 원, 1300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힘에 부쳤다. 코스피 추가 하락은 지난 주말 열린 유럽 4개국 정상회의와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에서 눈에 띄는 대책이 나오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새로 출범한 그리스 정부와의 구제금융 재협상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가 몰린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23% 급락한 113만2000원까지 추락하며 전체 코스피 하락을 부추겼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주가연계증권(ELS)은 미리 조건(옵션)을 정해 놓고 이를 충족했을 때 일정한 수익률을 돌려주는 상품이므로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수익률과 원금 손실 여부 등이 제각각입니다. 우선 원금보장형과 비보장형으로 나눌 수 있고 원금보장형 중 대표적인 상품이 ‘녹아웃(Knock out)’형입니다.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나 종목이 오르는 만큼 수익률이 올라가다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가면 미리 정해 놓은 수익률만 주는 구조입니다. 수익제한가격(녹아웃)이 120%, 수익기여율이 80%인 상품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기초자산가격을 100이라고 할 때 평가일에 기초자산이 120 미만까지 올랐다면 최초 기준가 대비 상승분에 수익기여율을 감안한 만큼이 수익률이 됩니다. 기초자산이 오를수록 수익률도 높아지는 구조이죠. 하지만 기초자산가격이 120을 넘으면 계약 때 미리 정해놓은 수익률만 받게 됩니다. 반면 기초자산이 100 이하로 떨어져도 원금은 보장됩니다(그림 1). 원금비보장형 중에 대표적인 상품은 스텝다운(Step Down)형으로 기초자산가격이 보통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 평가일에 정해 놓은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확정된 수익률과 원금을 돌려줍니다(그림 2). 반면 원금손실구간 이하로 기초자산가격이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납니다. 기초자산이 코스피200지수와 홍콩항셍지수이고 원금손실구간이 최초 기준가의 50%인 상품에서 두 자산 중 하나가 만기 이전에 50% 미만까지 떨어졌다면 만기 때 성과가 더 나쁜 자산의 하락률만큼 원금을 잃게 됩니다. 최근 증권사들은 ELS를 찾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자 좀더 진화한 형태의 ELS를 내놓기도 합니다. 이 중 ‘라이프재킷(구명조끼)’ 상품은 조기상환이 지연될 때마다 원금손실구간을 2%씩 낮춰 위험을 줄여줍니다. 또 수익금을 매달 쪼개어 주는 월지급식 ELS도 고정적인 수익과 절세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ELS에 투자할 때는 최대 수익률보다는 증시 상황과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 구조를 갖췄는지부터 살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증권사들이 인기가 높은 금융투자상품 중 하나인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최대손실액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ELS 발행액은 13조 원으로 역대 최대금액을 기록했지만 ‘우선 팔고 보자’식의 불완전판매 행태가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은 13개 증권사의 310개 점포에서 고객을 가장한 암행감찰(미스터리쇼핑)을 한 결과, 올해 상반기 ELS 판매 관련 점수는 ‘보통’에 해당하는 평균 76.5점으로 지난해 하반기 암행감찰 점수(84.3점)보다 낮았다. 판매실적 등을 기준으로 추려낸 13개 증권사 중 90점 이상인 ‘우수’ 등급에 해당하는 곳은 1곳도 없었다. 80∼89점을 얻어 ‘양호’ 등급을 받은 증권사는 대신 대우 미래에셋 삼성 신한금융투자 우리 한국투자 등 7개 증권사로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보통 등급(70∼79점)이 4곳이며 하나대투증권과 HMC투자증권 등 2곳은 60점 미만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평가항목에 따라 점수 차가 큰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 조사의 평가항목은 투자정보 및 성향 파악, 상품설명 의무 등 총 18개 항목으로 진행됐다. 이 중 △기초자산(99.7) △만기상환(86.3), △자동조기상환(80.6) 등 ELS 기본 내용에 관한 평가점수는 높았다. 이에 반해 기초자산 평가방법 및 시기(53.9), 기초자산의 변동에 따른 투자수익 설명(60.2) 등의 항목은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 특히 ELS 투자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최대손실가능금액에 대한 설명은 57.6점에 그쳤다. 만기 시 원금을 까먹은 투자자들이 불만을 제기해 증권사와 고객 간의 분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증권사들이 ELS 수익률을 결정하는 구체적인 상품구조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않는 대신 기초지식 정도만 고지하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이 많다. 금감원은 저조한 평가를 받은 하나대투증권과 HMC투자증권에 개선방안을 제출하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ELS는 파생상품으로 구조가 복잡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투자자들도 ELS 상품구조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슈퍼리치(초고액자산가)’들은 지난 1년간 ‘고수익’에 대한 열망을 줄이고 ‘안정’과 ‘절세(節稅)’를 택했다. 21일 삼성증권이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 전담점포인 SNI지점 고객들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5월 말 기준으로 최근 1년 동안 슈퍼리치의 전체 금융자산 중 개별 주식투자 비중은 71.6%에서 67.5%로 줄었다. 주식을 제외한 금융상품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채권이 지난해 5월 말 12.3%에서 올 5월 말 21.4%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그 다음으로 방카쉬랑스 상품 비중이 같은 기간 8.6%에서 12.2%로 3.6%포인트 늘었다. 반면 펀드와 랩어카운트는 각각 4.0%포인트, 14.4%포인트 줄었다. 초고액자산가들은 지난해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이어지자 ‘중위험 중수익’ 투자 비중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 리스크가 큰 주식투자를 줄이는 대신 수익률은 낮지만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을 늘린 것. 또 ‘세(稅)테크’에 관심이 높아져 절세효과가 있는 저축성보험과 즉시연금 등 방카쉬랑스 비중이 높아졌다. 5월 말 현재 초고액자산가의 포트폴리오 비중은 채권이 21.4%로 가장 많았고 이어 환매조건부채권(RP) 등 현금성자산(20.7%), 랩어카운트(17.1%), 방카쉬랑스(12.2%), 펀드(11.4%), 주가연계증권(ELS) 등 장외파생상품(5.2%) 순이었다. 채권은 국내와 해외 비중이 7 대 3 정도이며, 최근 1년간 브라질 채권이 가장 많이 편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희 삼성증권 초고액자산가(UHNW)사업부 상무는 “절세 효과와 안정적인 수익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상품,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한국형 헤지펀드 등을 중심으로 부자들만의 차별화된 자산 재조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대표(사진)가 독일 국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로스 대표는 19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가 독일보다 부채비율이 낮고 채권 수익률도 높다”며 “데이터를 근거로 할 때 멕시코 채권 매입을 당연히 선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로스 대표는 18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도 “독일 국채의 거품을 경계한다”면서 “독일이 더 좋은 실적을 낼 만한 시나리오가 희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이 유로존 내 위기국인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의 채권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독일 국채가 더는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로스 대표는 “분트(독일 국채) 가격이 오르는 시나리오는 독일이 유로존에서 이탈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헤지펀드들도 독일 국채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안전자산으로서 독일 국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헤지펀드 콘퍼런스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독일 국채 금리가 1년 안에 배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최근 수익성 악화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증권가에 때 아닌 특허 논쟁이 잇따르면서 업계 전체가 사분오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허를 가진 증권사가 타사에 경고장을 보내 ‘소송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일부 증권사는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반발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올해 2월 특허 등록을 마친 자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주파수’ 서비스를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무단 사용했다며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경고장을 보냈다. SK증권 측은 ‘특정 종목의 변동사항이나 뉴스 등을 포착해 알려주는 서비스’는 자신들이 특허를 받았다며 동일한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반면 경고장을 받은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법적 검토를 했지만 문제가 없다”며 “MTS 홍보를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상품 특허 논쟁도 뜨겁다. 미래에셋증권은 4월 이표채(연간 이자를 일정 기간으로 나눠 지급하는 채권)에 투자하는 월지급식 상품에 대한 특허를 냈다. 매년 1월과 7월에 지급되는 브라질 채권의 이자를 각각 6등분해 매달 지급하는 방식이다. 미래에셋증권이 특허를 내면서 앞으로 20년간 타 증권사에서는 같은 상품을 취급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다른 증권사들은 금융투자협회에 관련 특허에 대한 중재를 요청했다. 이 증권사들은 신상품은 금투협에서 1∼6개월간 독점사용권을 인정해주는데도 특허까지 낸 것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처사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마케팅 차원에서 특허를 낸 것으로 권리를 행사한 적 없다”고 밝혔지만 다른 증권사들은 “앞으로 권리 행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맞서고 있다. 금투협은 회원사 간 분쟁이라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증권가에서 특허 분쟁이 잇따르는 데 대해 그동안 증권업계 내부적으로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상품은 일반 제조업체와 달리 전산 시스템이나 상품 구성 아이디어만 다르게 내놓는 때가 많아 특허를 얻기가 어려운 특성이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증권사들이 서로 타사의 상품을 베끼는 일이 많아 상품과 서비스 차별화가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 업황이 좋지 않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특허 관련 분쟁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출퇴근 시간 지하철 안에서, 심지어 화장실에 앉아서도 주식거래 삼매경에 빠져있는 투자자들이 많다. 바로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온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덕분이다. 2010년 전체 코스피시장에서 MTS거래 비중은 3%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7%에 육박하고 있으며 개인투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은 이미 MTS거래 비중이 10%를 훌쩍 넘었다. 증권사들도 MTS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증권사의 MTS 마케팅 열풍은 반가운 일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편리하게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MTS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최신 휴대폰 구입비용까지 아낄 수 있다. ○ 앱 꺼져 있어도 가격, 뉴스 푸시 증권사들은 MTS를 앞세워 신규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각종 신기술을 접목한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고 있다. 알림(푸시) 기능을 통해 투자 종목에 관한 정보를 빈틈없이 체크해주는가 하면 HTS에 익숙한 투자자들을 위해 HTS와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갖춰 편의성을 높였다. SK증권 MTS ‘주파수’는 실시간으로 설정 종목에 대해 가격과 뉴스 알람 등을 제공하는 ‘파수꾼’ 기능을 갖췄다. 파수꾼을 설정해놓으면 스마트폰 대기모드에서도 관심종목이 미리 정해놓은 목표가에 도달하거나 상하한가에 진입했을 때 바로 메시지를 보내 투자자에게 알려 준다. 지난해 11월 새롭게 오픈한 우리투자증권의 ‘머그 스마트’에는 시세포착 주문기능이 포함돼 있다. 미리 종목과 거래 가격을 정해놓으면 해당 종목의 주가 추이를 보고 있다가 앱이 알아서 주문을 내주는 기능이다. 머그 스마트 역시 스마트폰의 알림 기능을 활용해 관심종목의 등락, 주가연계증권(ELS) 만기 상환 등 총 20여개의 업무를 안내해주고 한번의 터치로 바로 해당 화면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했다. 터치스크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능도 있다. KTB투자증권의 MTS는 손가락으로 모바일 액정화면 위에 원하는 그래프를 그리면 이 패턴과 유사한 차트를 가진 종목을 분석해 알려준다. 이외에도 대우증권은 화면을 두 번 터치해 빠르게 주문을 낼 수 있는 ‘톡톡주문’과 주로 사용하는 위치를 설정해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 다른 사람이 MTS를 이용할 수 없게 하는 ‘위치기반 잠금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컨텐츠도 점점 더 다양해지는 중이다. 삼성증권은 이달 1일부터 자사 MTS 내 새로운 컨텐츠인 ‘mPOP Lif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TS에 접속하면 다른 앱을 켤 필요 없이 온라인 음악 감상은 물론 골프부킹, 북카페 등 다양한 생활문화 컨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 MTS 쓰면 최신 단말기가 공짜 투자자들이 더욱 솔깃한 만한 내용은 바로 쏟아지는 증권사들의 MTS 고객유치 이벤트다. 한국, 대신, 키움, 대우증권 등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최신 단말기 할부금을 지원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해당 증권사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S3, 뉴아이패드 등 원하는 단말기 구입을 신청하고 개통 후 월 100만 원 이상 MTS를 통해 거래하면 단말기 할부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동양증권은 거래 금액 제한 없이 매달 한 번 이상만 거래를 해도 단말기 할부금을 전액 지원해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대우증권은 6월 한 달 간 MTS ‘스마트 네오’를 이용해 처음으로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하면 신규고객 3만 원, 기존고객 1만 원의 YES24 상품권을 나눠주고 있다.한 증권사 MTS 개발 관계자는 “업체 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비슷한 기능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과 눈에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MTS를 찾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고 설명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7월부터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가 도입되면 현대차, 제일모직, 삼성SDI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현대증권은 ‘IRP시대 개막과 투자기회 찾기’라는 보고서를 통해 “IRP 도입은 중장기 투자자금의 성장을 이끌어 주식을 비롯한 자본시장에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에 따라 7월 26일 시행되는 IRP는 직장을 옮기거나 은퇴한 근로자가 퇴직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기존 개인퇴직계좌(IRA)를 보완한 것이다. IRP는 일반 직장인뿐만 아니라 직장을 옮겼거나 은퇴한 근로자, 자영업자들도 가입할 수 있다. 또한 기존 IRA는 퇴직 후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만 가입했지만 IRP는 반드시 가입해야 하고, 자금 여유가 있는 경우 추가로 돈을 납입할 수도 있어 퇴직연금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증권은 IRP 도입에 따른 수혜주로 현대차 삼성SDI 제일모직 대한항공 에스원 롯데칠성 SKC SK케미칼 한섬 세방전지 삼광유리 등 11종목을 투자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종목 선정 기준은 △국민연금이 5% 이상 보유 △업종 대표주 △성장성이 높은 기업 △유동성이 높은 기업 △수출주 등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처럼 장기투자를 하는 연기금 투자패턴을 조사해보면 투자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 연구위원은 “2010년 이후 연기금의 순매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위기에도 시장 지배력을 가진 업종 대표주를 선호한 반면 증권, 보험, 제약 등 내수주와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기피했다”고 설명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