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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예산국(CBO)이 남중국해 등지에서의 분쟁에 대비해 한국 등 동맹국에 지상기반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28일 미국의소리(VOA)가 보도했다. CBO는 2월 11일 발간한 ‘지상기반 장거리 미사일 배치에 관한 옵션’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발트해와 남중국해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미군의 지상기반 장거리 미사일을 어느 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분석했다. 보고서는 미군이 배치를 검토해야 할 미사일로 지상기반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재즘’의 개량형(JASSM-ER)과 지상기반 장거리 대함미사일(LRASM), 지상기반 스탠더드 미사일(SM)-6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역내 동맹국이 JASSM-ER의 배치를 허용해 준다면 미군은 중국 본토의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에 JASSM-ER가 배치된다면 중국 북부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일본 등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 동맹이 갖고 있는 중국의 보복 공격에 대한 신빙성 있는 공포는 미 동맹체제의 취약점”이라며 “이러한 취약점은 이 지역 동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집단방위조약이 아닌 미국과의 양자협정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셰일기업을 포함한 세계 천연자원 시추회사의 50%가 2년 내 파산할 수 있다.” 미국 셰일기업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시스의 스콧 셰필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세계 에너지업계의 부도 위험이 가시화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특히 셰일업계 동향이 심상치 않다. 기존 에너지원에 비해 비싼 채굴 비용, 경쟁 격화 등으로 고전하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 저유가 고착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증산 경쟁까지 만나 업계 전체가 공멸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상당수 미 셰일업체는 수익을 내기보다 금융회사의 투자로 연명해왔다. 이들이 도산하면 많은 돈을 투자한 금융사 또한 파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2007년 미 모기지업계의 줄파산이 다음 해 전대미문의 세계 금융위기로 이어졌듯 셰일업계의 현 상황이 대형 위기의 서막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유가+금융위기가 낳은 셰일 부흥 셰일가스는 한때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았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및 세계 에너지업계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미국의 행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은 2000년대 중반 국제 유가가 100달러에 육박하자 정책적으로 셰일업체 육성을 장려했다. 걸핏하면 석유를 무기화하는 중동 산유국에 휘둘리지 않고 ‘에너지 자립’을 이루겠다는 의도였다. 정보기술(IT)의 급격한 발전으로 채굴 원가가 하락한 것도 업계 발전에 일조했다.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셰일가스 채굴 원가는 약 45달러까지 하락했다. 금융위기에 따른 서비스업의 고용 감소로 고민하던 버락 오바마 당시 미 행정부는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 부흥에 총력을 기울였다. 바로 해외로 나간 미 기업의 본국 회귀를 촉구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이다. 정부가 법인세 인하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제시하는 가운데 셰일 활황으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자 미국 내 생산단가가 낮아졌다. 이것이 미 제조업 전반에 훈풍을 불러일으키고 셰일업계에 대한 추가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미국은 2018년 8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이 됐다. 셰일가스(원유 기준)는 하루 약 1500만 배럴에 달하는 미 원유 생산량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아프가니스탄 종전 협상 타결 등 중동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도 ‘중동 석유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싼 원가, 취약한 수송 인프라, 환경 규제 등 부담 하지만 셰일가스가 기존 에너지원을 완전히 밀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선 셰일은 보통 일반 원유 및 천연가스가 묻힌 곳보다 약 2∼4km 깊은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또 암석층의 미세한 틈에 넓게 퍼져 있다. 원유나 천연가스를 추출할 때보다 훨씬 깊고 더 넓게 파야 한다는 뜻이다. 생산 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다. 많이 떨어졌다지만 셰일 채굴의 손익분기점(평균 약 45달러) 역시 원유보다 훨씬 비싸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1배럴을 생산할 때 불과 10달러 정도의 비용만 쓴다. 유정(油井) 개발 후 약 2∼3년이 지나면 생산량이 급격히 하락한다는 점도 생산단가를 낮추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셰일업체가 기존 에너지기업보다 경기 변동과 저유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셰일가스는 원유에 비해 수송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다. 액체 상태인 원유는 탱크에 저장해서 트럭, 열차 등 일반 교통수단을 통해 운반할 수 있다. 천연가스는 기체의 특성상 생산지에서 저장 허브까지 파이프라인을 통해서만 수송이 가능하다. 현재 미 셰일가스의 생산 거점은 남부 텍사스와 뉴멕시코주에 걸쳐 있는 퍼미안 분지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핵심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운송을 어렵게 한다. 물과 화학약품을 섞어 강한 압력을 가한 뒤 지층을 깨부수는 추출 공법 또한 환경오염의 주범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지하수 오염, 지반 침하 우려 등이 상당해 규제 강화에 따른 채굴비 증가 여지가 크다. 이미 프랑스는 셰일가스 채취를 금지하고 있다. 상당수 미 지방정부도 채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셰일발 ‘뱅크런’ 우려 2014년 이후 국제 유가가 줄곧 하락하면서 최근 몇 년간 셰일업계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법률회사 헤인스앤드뷴에 따르면 파산한 북미 셰일 및 에너지기업 수는 2017년 24개, 2018년 28개, 지난해 42개로 증가했다. 지난해 파산 금액 역시 257억6769만 달러로 2017년(85억4352만 달러)과 2018년(131억5576만 달러)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이 와중에 등장한 코로나19 악재와 산유국 간 증산 경쟁은 치명타를 안겼다. 이달 들어 미 유명 셰일기업 트리포인트 오일앤드가스프로덕션이 한국의 법정관리에 해당하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출자한 EP에너지도 파산 신청을 하고 채권단과 회생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최근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의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Baa3)’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인 Ba1으로 내렸다. 특히 상당수 셰일업체의 부채 규모가 심상치 않아 추가 파산 가능성이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4년 사이에 만기가 돌아오는 북미 에너지회사의 부채는 총 860억 달러(약 105조8000억 원)에 이른다. 한때 ‘셰일혁명의 선구자’로 평가받던 미 대표 에너지회사 체서피크의 부채만 90억 달러다. 셰일기업이 파산하면 여기에 투자한 은행도 부도 위기에 몰리는 ‘셰일발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 CNBC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씨티,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 4대 은행은 자본금의 약 7∼15%를 에너지 관련 대출로 보유하고 있다. 역시 셰일기업이 많은 오클라호마의 지방은행 BOK파이낸셜과 뱅크7은 자본금보다 많은 에너지기업 관련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11개의 미 중소형 은행이 자본금의 최소 25%를 에너지 분야에 투자했다. 에드 허스 미 휴스턴대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셰일업계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코로나19가 그들이 붙잡고 있던 실낱같은 끈을 잘라냈다”고 진단했다. 미 석유연구소(API)에 따르면 에너지 부문은 미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의 각각 7.6%, 5.6%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셰일업체의 위기가 미 경제 전체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중소형 에너지업체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미 독립석유협회(IPAA)에 따르면 하루 평균 7만5000배럴 미만을 생산하는 중소형 업체는 약 9000개. 이들이 미 원유와 천연가스의 83%, 90%를 각각 생산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만 450만 개다. 신현돈 인하대 교수(에너지자원공학)는 “대형 기업은 유가 하락 시 화공 등 대체 분야를 찾아 버틸 수 있지만 중소형 업체는 위기대응 능력이 취약해 저유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셰일업체가 밀집한 텍사스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셰일업계의 메카’로 불리는 텍사스 서부 미들랜드에서는 인구 14만 명의 약 42%가 에너지 관련업에 종사한다. 셰일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시화하면 도시 전체가 휘청거릴 가능성이 있다.○ 새 금융위기 가능성도 거론 일각에서는 셰일기업의 도산 위험이 새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07년 4월 미 2위 모기지업체 뉴센추리파이낸셜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유례없는 활황을 보이는 시점에 대형 모기지업체가 파산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 등장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지속된 저금리 정책을 속히 중단하고 유동성 고삐를 조여야 한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 및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 금융전문가 등은 입을 모아 “금융시장 극히 일부에 국한된 현상이다. 미 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은 건강하다”고 외쳤다. 다음 해 9월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모건스탠리, AIG 등 대형 금융사가 줄줄이 무너지면서 초유의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이를 감안할 때 셰일발 위기가 뱅크런을 넘어 새 금융위기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기운 숭실대 교수(경제학)는 “셰일발 금융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 저유가 기조가 당분간 바뀔 것 같지 않고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경제의 피해도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2014∼2016년 유가 하락 시기 미 셰일기업들은 생산거점 이전, 기술 개발 등으로 위기를 견뎠다. 그전에는 북부 노스다코타와 몬태나주에 걸친 배큰필드, 텍사스 이글퍼드 등이 핵심 생산지였지만 생산성이 높은 유정을 활발히 개발한 덕에 퍼미안 분지가 새 거점으로 부상했다. 월가의 투자도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달리 양질의 광구가 바닥을 드러냈는데 생산단가는 여전히 높고 국제유가는 더 떨어져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선 앞둔 트럼프 행정부, 지원책 내놓을 듯 11월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보수 텃밭이자 29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미 2위 텍사스주를 살리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셰일업계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적절한 때에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증산 경쟁에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25일 사우디에 “1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국제 유가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사우디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해 감산을 압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셰일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에 전략비축유(SPR) 확대를 요구해왔다. 정부가 넘쳐나는 원유를 사들여 유가 하락을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미 에너지부는 당초 3000만배럴의 원유 구매를 시작으로 전략 비축유를 확대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미 의회가 이에 대한 예산을 배정하지 않아 계획을 철회했다. 23일 미 연준이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았던 회사채 지원 방안까지 발표하며 대대적인 돈 풀기에 나선 것 역시 셰일발 연쇄 부도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기업의 신규 채권 발행 및 유통을 지원하는 비상 금융기구를 설립해 회사채 시장을 안정시키기로 했다. WSJ 등에 따르면 미 투자위험 등급 채권(정크본드)의 약 15%가 셰일기업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전 세계의 에너지 수요 급감이다. 온기운 교수는 “설사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을 시작해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의 이동제한령, 교역 감소 등으로 에너지 수요 자체가 완전히 줄었다. 감산이 효과를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구가인 comedy9@donga.com·조유라 기자}
“셰일기업을 포함한 세계 천연자원 시추회사의 50%가 2년 내 파산할 수 있다” 미국 셰일기업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시스의 스캇 셰필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세계 에너지업계의 부도 위험이 가시화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특히 셰일업계 동향이 심상치 않다. 기존 에너지원에 비해 비싼 채굴비용, 경쟁 격화 등으로 고전하던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 저유가 고착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증산경쟁까지 만나 업계 전체가 공멸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상당수 미 셰일업체들은 수익을 내기보다 금융회사의 투자로 연명해왔다. 이에 따라 셰일업계가 도산하면 많은 돈을 투자한 주요 금융사 또한 덩달아 파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2007년 미 모기지업계의 줄파산이 다음해 전대미문의 세계 금융위기로 이어졌듯 셰일업계의 현 상황이 대형 위기의 서막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고유가+금융위기가 낳은 셰일 부흥 셰일가스는 한때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았다. 이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및 세계 에너지업계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미국의 행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은 2000년대 중반 국제 유가가 100달러에 육박하자 정책적으로 셰일업체 육성을 장려했다. 걸핏하면 석유를 무기화하는 중동 산유국에 휘둘리지 않고 ‘에너지 자립’을 이루겠다는 의도였다. 정보기술(IT)의 급격한 발전으로 채굴 원가가 하락한 것도 업계 발전에 일조했다.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셰일가스 채굴 원가는 약 45달러까지 하락했다. 특히 금융위기에 따른 서비스업의 고용 감소로 고민하던 버락 오바마 당시 미 행정부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 부흥에 총력을 펼쳤다. 바로 해외로 나간 미 기업의 본국 회귀를 촉구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이다. 정부가 법인세 인하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제시하는 가운데 셰일 활황으로 에너지가격이 하락하자 미국 내 생산단가가 낮아졌다. 이것이 미 제조업 전반에 훈풍을 불러일으키고 셰일업계에 대한 추가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미국은 2018년 8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이 됐다. 셰일가스와 셰일유는 지난해 기준 일일 약 1500만 배럴에 달하는 미 에너지 생산량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말 그대로 ‘셰일 혁명’이다.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아프가니스탄 종전 협상 타결 등 중동정책의 대대적인 변화도 ‘석유 때문에 중동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 비싼 원가·취약한 수송 인프라·환경 규제 등 부담 하지만 셰일가스가 기존 에너지원을 완전히 밀어내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선 셰일은 보통 일반 원유 및 천연가스가 묻힌 곳보다 약 2~4km 깊은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또 암석층의 미세한 틈에 넓게 퍼져 있다. 원유나 천연가스를 추출할 때보다 훨씬 깊고 더 넓게 파야 한다는 뜻이다. 생산 비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그간 많이 떨어졌다지만 셰일 채굴의 손익분기점(평균 약 45달러) 역시 원유보다 훨씬 비싸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1배럴을 생산할 때 불과 10달러 정도의 비용만 쓴다. 유정(油井) 개발 후 약 2~3년이 지나면 생산량이 급격히 하락한다는 점도 생산 단가를 낮추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셰일업체가 기존 에너지기업보다 경기 변동과 저유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셰일가스는 원유에 비해 수송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다. 액체 상태인 원유는 탱크에 저장해서 트럭, 열차 등 일반 교통수단을 통해 운반할 수 있다. 천연가스는 기체의 특성 상 생산지에서 저장 허브까지 파이프라인을 통해서만 수송이 가능하다. 현재 미 셰일가스의 생산 거점은 남부 텍사스와 뉴멕시코주에 걸쳐있는 퍼미안 분지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핵심 대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운송을 어렵게 한다. 물과 화학약품을 섞어 강한 압력을 가한 뒤 지층을 깨부수는 추출 공법 또한 환경오염의 주범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지하수 오염, 지반 침하우려 등이 상당해 규제 강화에 따른 채굴비 증가 여지가 크다. 이미 프랑스는 셰일가스 채취를 금지하고 있다. 상당수 미 지방정부도 채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 셰일발 ‘뱅크런’ 우려 2014년 이후 국제 유가가 줄곧 하락하면서 최근 몇 년간 셰일업계의 위험이 속속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법률회사 헤인즈앤드뷴에 따르면 파산한 북미 셰일 및 에너지기업 수는 2017년 24개, 2018년 28개, 지난해 42개로 증가했다. 지난해 파산 금액 역시 257억6769만 달러로 2017년(85억4352만 달러)과 2018년(131억5576만 달러)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이 와중에 등장한 코로나19 악재와 산유국간 증산 경쟁은 치명타를 안겼다. 이달 들어 미 유명 셰일기업 트리포인트 오일앤가스프로덕션이 한국의 법정관리에 해당하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출자한 EP에너지도 파산신청을 하고 채권단과 회생여부를 협의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최근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의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Baa3)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인 Ba1로 내렸다. 옥시덴탈의 시가총액 역시 올해 초 대비 80% 하락해 현재 100억 달러를 밑돌고 있다. 특히 상당수 셰일업체의 부채 규모가 심상치 않아 추가 파산 가능성이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4년 사이에 만기가 돌아오는 북미 에너지회사의 부채는 총 860억 달러(약 105조8000억 원)에 이른다. 한때 ‘셰일혁명의 선구자’로 평가받던 미 대표 에너지회사 체서피크의 부채만 90억 달러다. 셰일기업이 파산하면 이들에게 투자한 주요은행 또한 부도 위기에 몰리는 ‘셰일발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 JP모건체이스, 씨티은행 등 굴지의 미 대형은행도 자기자본금의 7~15%를 에너지업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드 허스 미 휴스턴대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셰일업계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들이 붙잡고 있던 실날 같은 끈을 잘라냈다”고 진단했다. 미 석유연구소(API)에 따르면 에너지 부문은 미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의 각각 7.6%, 5.6%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셰일업체의 위기가 미 경제 전체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중소형 에너지업체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미 독립석유협회(IPAA)에 따르면 1일 평균 7만5000 배럴 미만을 생산하는 중소형 기업은 약 9000개. 이들이 미 원유와 천연가스의 각각 83%, 90%를 생산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만 450만 개다. 신현돈 인하대 교수(에너지자원공학)는 “대형 기업은 유가 하락 시 화공 등 대체 분야를 찾아 버틸 수 있지만 중소형 업체는 위기대응 능력이 취약해 저유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셰일기업이 몰려있는 텍사스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셰일업계의 메카’로 불리는 텍사스 서부 미들랜드에서는 인구 14만 명의 약 42%가 에너지 관련업에 종사한다. 셰일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시화하면 도시 전체가 휘청거릴 가능성이 있다. ● 새 금융위기 가능성도 거론 일각에서는 셰일기업의 도산 위험이 새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07년 4월 미 2위 모기지업체 뉴센추리 파이낸셜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유례없는 활황을 보이는 시점에 대형 모기지업체가 파산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 등장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지속된 저금리 정책을 속히 중단하고 유동성 고삐를 조여야 한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당시 조지 W 부시 행정부 및 연준 고위 관계자, 금융전문가 등은 입을 모아 “금융시장 극히 일부에 국한된 현상이다. 미 경제와 금융시장 전반은 건강하다”고 외쳤다. 결국 다음해 9월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모건스탠리, AIG 등 대형 금융회사가 줄줄이 무너지면서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이를 감안할 때 셰일발 위기가 뱅크런 정도를 넘어 새로운 금융위기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기운 숭실대 교수(경제학)는 “셰일 발 금융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 저유가 기조가 당분간 바뀔 것 같지 않고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경제의 피해도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2014~2016년 유가하락 시기 미 셰일기업들은 생산거점 이전, 기술 개발 등으로 위기를 견뎠다. 그 전에는 북부 노스다코타와 몬태나주에 걸친 배큰필드, 텍사스 이글포드 등이 핵심 생산지였지만 생산성이 높은 유정을 활발히 개발한 덕에 퍼미안 분지가 새 거점으로 부상했다. 월가의 투자도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 달리 양질의 광구가 바닥을 드러냈는데 생산단가는 여전히 높고 국제유가는 더 떨어져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재선 앞둔 트럼프 행정부, 지원책 내놓을 듯 11월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보수 텃밭이자 29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미 2위 텍사스주를 살리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셰일업계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적절한 때에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증산 경쟁에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25일 사우디에 “17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진 국제 유가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사우디와 러시아에 제재를 가해 감산을 압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셰일업계 요구를 받아들여 전략비축유(SPR) 비축 물량도 확대하고 있다. 정부가 시중에 넘쳐나는 원유를 사들여 유가 하락을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19일 미 에너지부원유 3000만 배럴에 대한 구매 절차를 시작했다. 향후 추가 구매를 통해 이를 7700만 배럴로 늘리기로 했다. 23일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하지 않았던 회사채 지원 방안까지 발표하며 대대적인 돈 풀기에 나선 것 역시 셰일발 연쇄 부도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기업의 신규채권 발행 및 유통을 지원하는 비상 금융기구를 설립해 회사채 시장을 안정시키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투자위험 등급 채권(정크본드)의 약 15%가 셰일기업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전 세계의 에너지 수요 급감이다. 온기운 교수는 “설사 사우디와 러시아가 원유증산 경쟁을 중단하고 감산을 시작해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의 이동제한령, 교역 감소 등으로 에너지 수요가 자체가 완전히 줄었다. 감산이 효과를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018년 1월부터 미국 하버드대 총장으로 재직 중인 로런스 배카우 총장(69·사진)과 아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4일(현지 시간) 하버드매거진에 따르면 배카우 총장은 이날 대학 구성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22일부터 기침, 오한, 고열과 근육통 등 증상이 시작됐다. 오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신과 아내 모두 타인과 접촉하지 않았다며 감염 경로가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배카우 총장은 “이 바이러스는 누구라도 죽일 수 있다. 방심하지 말고 사회적 거리를 지키며, 정부와 공중보건 전문가의 지시를 따르라”고 권고했다. 이어 “전 세계는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해 여러분의 용기, 창의성, 지성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018년 1월부터 미국 하버드대 총장으로 재직 중인 로런스 바커우 총장(69)과 아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4일(현지 시간) 하버드매거진에 따르면 바카우 총장은 이날 대학 구성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22일부터 기침, 오한, 고열과 근육통 등 증상이 시작됐다. 오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신과 아내 모두 타인과 접촉하지 않았다며 감염 경로가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바커우 총장 부부는 앞으로 2주간 집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커우 총장은 “이 바이러스는 누구라도 죽일 수 있다. 방심하지 말고 사회적 거리를 지키며, 정부와 공중보건 전문가의 지시를 따르라”고 권고했다. 이어 “전 세계는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해 여러분의 용기, 창의성, 지성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대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달 초부터 모든 수업을 온라인 원격 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숙사에 머물던 학생들도 15일 전원 퇴소했다. 5월 28일로 예정된 369회 졸업식 역시 온라인 학위수여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마라톤을 향한 열정은 막지 못했다. 코로나19로 국가 전체에 이동제한령에 내려진 프랑스에서 한 청년이 발코니에서 마라톤을 완주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일 프랑스 일간 프랑스블뢰에 따르면 툴루즈에서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다 코로나19로 임시 휴직 중인 엘리샤 노코모비츠(32·사진)는 18일 너비 1m, 길이 7m짜리 발코니를 왕복하며 6시간 48분에 걸쳐 42.195km를 완주했다. 자가 격리 중인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발코니 마라톤(marathon de mon balcon)’을 마쳤다”고 완주 소식을 알렸다. 이미 36번이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노코모비츠는 1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마라톤과 다음 달 5일 파리 마라톤에 등록한 상태였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자 ‘발코니 완주’를 택한 것이다. 그는 AP통신에서 “신체적, 정신적 한계에 도전하고 ‘예외적인 일’을 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경의를 표하는 한편 격리 상황에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코모비츠는 “모든 사람들이 (달리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면 국가의 조치는 소용이 없어진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모나코 군주 알베르 2세 대공(62·사진)이 전 세계 국가원수 최초로 19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CNN 등이 전했다. 왕실은 이날 “건강은 걱정할 만한 상태가 아니다. 병원의 권고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3일 전 프랑스 외교관 출신 세르주 텔 모나코 총리 역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모나코는 바티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다. 인구는 약 3만8300명. 국방권과 외교권을 프랑스에 위임하고 총리도 프랑스가 추천하는 인사로 임명하는 등 나라 전체가 프랑스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2005년 즉위한 알베르 2세의 모친은 전설적 미국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모나코 군주 알베르 2세 대공(62·사진)이 전 세계 국가원수 최초로 19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CNN 등이 전했다. 왕실은 이날 “건강은 걱정할 만한 상태가 아니다. 병원의 권고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3일 전 프랑스 외교관 출신 세르주 텔 모나코 총리 역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모나코는 바티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다. 인구는 약 3만8300만 명. 국방권과 외교권을 프랑스에 위임하고 총리도 프랑스가 추천하는 인사로 임명하는 등 나라 전체가 프랑스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알베르 2세의 감염 역시 프랑스 곳곳에서 환자가 속출하는 현상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모나코 정부는 21일부터 국가의 핵심 수입원인 카지노를 포함해 국민의 삶에 필수적이지 않은 모든 대중 시설을 무기한 폐쇄한다고 밝혔다. 5월 예정이던 유명 자동차 경주 ‘모나코 그랑프리’도 취소됐다. 2005년 즉위한 알베르 2세의 모친은 전설적 미국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다. 약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의 재산을 지녔고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수영 선수 샤를린 위트스톡과 결혼해 이란성 쌍둥이 1남 1녀를 두고 있다.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말레이시아 총리(95) 역시 20일부터 2주 간의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그는 확진 판정을 받은 국회의원과 사진을 찍는 등 밀접하게 접촉했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2~2005년 총리로 재직하며 근대화 기틀을 닦았고 은퇴 후 복귀해 2018년 5월부터 이달 1일까지 또 총리를 지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모델 출신인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50·사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법을 알려주는 공익광고에 출연한다고 CNN 등이 18일(현지 시간) 전했다. 그는 미 전역에 방영되는 이 광고를 통해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 등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데버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책임자, 제롬 애덤스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등도 같이 등장한다. ABC, NBC, CBS 등 3대 방송사와 주요 매체들은 이 광고를 무료로 내보내기로 했다. 광고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제작되며 구체적인 방영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멜라니아 여사의 공익광고 출연은 국민 통합이 필요한 국가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 부인 또한 공적(公的)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여론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CNN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 것과 달리 멜라니아 여사는 관심이 적은 것처럼 보인다며 국가 위기 당시 발 벗고 나선 몇몇 대통령 부인과 다르다고 비판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여사는 대공황 당시 피해를 본 빈민촌 가정을 찾았고,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영국, 남태평양 등을 순방하며 참전 미군을 격려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역시 대통령 부인 시절이던 1995년 오클라호마에서 대형 폭탄테러가 발생하자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민을 위로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도 2001년 9·11테러,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 피해 지역을 찾았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모델 출신인 미국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5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법을 알려주는 공익 광고에 출연한다고 CNN 등이 18일(현지 시간) 전했다. 그는 미 전역에 방영되는 이 광고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 등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데버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책임자, 제롬 애덤스 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등도 같이 등장한다. ABC, NBC, CBS 등 3대 방송사와 주요 매체들은 이 광고를 무료로 내보내기로 했다. 광고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제작되며 구체적인 게재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멜라니아 여사의 공익광고 출연은 국민 통합이 필요한 국가위기 상황에서 영부인 또한 공적(公的)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여론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CNN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 것과 달리 멜라니아 여사는 관심이 적은 것처럼 보인다며 국가위기 당시 발 벗고 나선 몇몇 영부인과 다르다고 비판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여사는 대공황 당시 피해를 입은 빈민촌 가정을 찾았고,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영국, 남태평양 등을 순방하며 참전 미군을 격려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역시 영부인 시절이던 1995년 오클라호마에서 대형 폭탄테러가 발생하자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민을 위로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도 2001년 9·11테러,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 피해 지역을 찾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달 15일 “우리의 위대한 나라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맞서 열심히 싸우고 있다. 이 나라는 강하고 준비돼 있다. 우리는 극복할 것”이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후 첫 트윗이다. 이후 ‘집에서도 공부를 계속하길 응원한다’며 홈스쿨링 사이트를 공유하는 등 10여 건의 코로나19 관련 트윗을 더 올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이에 아들 배런(14)을 두고 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영국 해리 왕자(36)와 메건 마클 왕손빈(39)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적절한 조치’에 들어갔다고 가디언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감염을 우려해 예년보다 1주일 일찍 윈저성으로 거처를 옮겼다. 해리 왕자는 6일 모터레이싱 체험 센터인 ‘실버스톤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개설하면서 포뮬러1(F1) 챔피언인 루이스 해밀턴과 만났다. 가디언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이날 해밀턴과 함께 센터를 둘러보고 그를 안아주기도 했다. 문제는 해밀턴이 해리 왕자를 만나기 이틀 전 확진자 2명과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해밀턴은 4일 런던에서 열린 ‘위데이 UK’라는 자선 행사에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부인인 소피 트뤼도 여사, 배우 이드리스 엘바와 만났다. 트뤼도 여사는 12일, 엘바는 16일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리 왕자는 영연방 기념일인 9일 마지막 영국 왕실 공무를 수행한 뒤 17일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 국경 통제를 선언하기 직전에 캐나다로 돌아갔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영국 왕실 관계자는 해리 왕자와 메건이 캐나다 보건 당국의 ‘적절한 조치’를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자가 격리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고령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94)은 런던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몇 주 빠르다는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라 일정을 일주일 앞당겨 19일 윈저성으로 이동한다고 버킹엄궁은 밝혔다. 버킹엄궁은 “정부 및 왕실 주치의들과 논의 끝에 수개월 내 예정된 여왕 및 왕실 가족이 참여하는 대중 이벤트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5월 버킹엄궁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여왕 주재 파티 3건도 취소됐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결국 한국인의 미국 입국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18일 주한 미국대사관은 한국 등 국무부 여행경보 2, 3, 4단계가 발령된 전 세계 101개국에서 19일부터 미국 신규 비자 인터뷰 업무가 중단된다고 밝혔다. 미국 입국 장벽이 급격히 높아지게 된 것이다. 무비자 입국 제도를 통한 미국 입국은 여전히 가능하지만 한 해 우리 국민 8만여 명이 취업 유학 등의 목적으로 미국 비자를 발급 받는 만큼 혼란은 한동안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신규 비자 발급 결정 및 그 영향을 주한 미대사관의 설명과 홈페이지 공지 등을 바탕으로 Q&A로 정리했다. ―한국인의 미국 입국이 원천 차단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한미 간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따른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미국 입국이 여전히 가능하다. 최대 90일간 관광·상용 목적으로 무비자로 미국에 갈 수 있다. 기존에 발급받은 비자의 효력 역시 유지되며 이를 소지하고 있는 한국 국민의 미국 입국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미 비자 인터뷰를 진행했으나 아직 비자를 발급받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나. “19일 이전 비자 인터뷰를 진행한 신청자들에 대한 비자 심사는 그대로 진행된다. 심사에 따라 비자 발급 요건에 충족된다고 판단되는 신청자라면 19일 이후에라도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입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사람들은 누군가. “신규 비자 인터뷰가 19일부터 중단되기 때문에 이날 이후로 비자 인터뷰를 받을 계획을 세웠던 신청자들이 영향을 받는다. 이민·비이민 비자에 대한 신규 인터뷰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자주 발급 받는 F1 유학비자, H1 취업비자, J1 교환연수비자 등의 신규 발급이 당분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2019년 회계연도 기간에 한국에서 발급된 비자는 총 8만1491건인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8만 명 이상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9일 이후 미국에 꼭 가야 할 사람들이 신규 비자를 받을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인가. “특정 요건을 갖춘 경우 ‘긴급 비자 인터뷰 신청(expedited visa appointment)’이 가능하다. △ESTA 발급이 거절돼 비자 발급을 통해서만 미국에 갈 수 있는 경우 △미국에서 의학적 치료를 급박하게 받아야 하는 경우 △직계가족의 임종을 맞거나 장례식에 참석해야 하는 경우 △2주 안에 학기가 시작해 유학비자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하지만 증빙서류를 첨부해야 하고 미국대사관 영사과에서 판단하는 ‘긴급’의 기준이 높아 신청이 전부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장 2주 안에 학교에 가야 하는 학생들은 어떡하나 “긴급 비자 인터뷰 신청 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비자 발급 길이 원천적으로 막혀 버리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한국에서 한 해 발급하는 비이민 비자 중 28%가 F1 학생비자일 정도로 비중이 큰 만큼 미 대사관도 관련 사정을 유의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월 학기에 맞춰 미국에 가는 학생들은 7월부터 신청을 받아 대부분은 아직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1년 3월 이후 북한에 다녀온 사람들은 ESTA 발급이 안 되는데 어떻게 미국에 갈 수 있나. “이 경우 ‘긴급 비자 인터뷰’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미 발급받은 비자가 있다면 미국 입국에 문제가 없고 없더라도 긴급 인터뷰를 신청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은 한국에만 적용된 것인가.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등 국무부 여행경보 2∼4 단계가 발령된 모든 나라에 적용되는 조치다. 대면접촉을 줄여 현지 공관 직원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미국이 전격적으로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까지 유지되는 조치인가 “새로운 공지사항이 발표될 때까지다. 아직 정해진 기한은 없다.”한기재 record@donga.com·신나리·조유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각국 유명 문화유산과 관광지가 연이어 문을 닫고 있다. 17일 BBC에 따르면 인도 문화부는 이날부터 31일까지 대표 문화유적인 타지마할을 폐쇄하기로 했다. 프랄드 파텔 문화장관은 “매일 수십만 명이 타지마할을 방문해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추후 연장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이날까지 114명의 확진자와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뉴욕 ‘자유의 여신상’과 자유의 여신상이 위치한 엘리스섬도 16일부터 폐쇄된다. 언제 관람이 재개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워싱턴에 위치한 워싱턴 기념비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은 14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케네디센터는 이달 말까지 모든 공연과 행사를 취소했다.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도 29일까지 모든 공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은 자연스레 주요 관광지도 폐쇄됐다. 이탈리아는 다음 달 3일까지 전국 박물관과 유적지를 폐쇄하고, 5∼11월로 예정됐던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는 8월 29일∼11월 29일로 기간을 단축해 진행하기로 했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에펠탑, 베르사유 궁전,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박물관 등이 무기한으로 문을 닫았다. 문화 및 스포츠 시설을 포함한 모든 오락시설의 폐쇄를 명령한 스페인에서도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 등이 12일부터 관람객 방문이 금지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은 공연의 중심지인 웨스트엔드 등 영국 전역의 165개 극장이 16일 밤부터 무기한 폐쇄된다. 대영박물관과 내셔널갤러리, 테이트모던 등은 보건당국의 명확한 지시가 있을 때까지 운영을 계속할 방침이다. 영국은 문화유산과 박물관 운영 중단을 강제하지 않고 있다. 고대 서양 문명의 중심지인 그리스도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를 포함한 전국의 모든 박물관과 유적지를 이달 말까지 폐쇄한다고 13일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15일 프랑스 파리시장 선거 1차 투표에서 안 이달고 현 시장(61·여)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집권당 ‘전진하는 프랑스(LREM)’ 후보였던 뱅자맹 그리보가 사생활 동영상으로 사퇴하고 LREM 소속이던 세드리크 빌라니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집권당 분열의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16일 오전 12시(한국 시간 16일 오후 8시) 기준 이달고 시장은 29.3%로 22.7%를 얻은 라시다 다티 전 법무장관(55·여)을 앞섰다. 마크롱 정권이 그리보 대신 투입한 아녜스 뷔쟁 전 보건장관(57)은 17.6%, 녹색당 데이비드 벨리아르 후보는 10.8%, 빌라니 의원이 7.9%로 뒤를 이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22일 2차 결선투표를 치른다. LREM은 이날 3만5000개 지역 대표자를 뽑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2022년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을 돕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하지만 최대 격전지 파리를 놓칠 가능성이 높아져 마크롱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2일 초유의 여여(女女)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 이달고 시장과 다티 전 장관의 이력도 화제다. 제2야당 중도좌파 사회당 소속인 이달고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출생으로 두 살 때 프랑스로 이주했고 14세에 국적을 취득한 이민 1세대다. 2014년 최초로 여성 파리 시장이 됐다. 자전거 도로 확대, 자동차 차선·주차장 축소 등 친환경 정책을 내세웠다. 제1야당 중도우파 공화당 소속의 다티 전 장관은 모로코계 부친과 알제리계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대다. 화장품 외판원, 간호조무사 등을 거쳐 니콜라 사르코지 정권에서 장관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2009년 장관 재직 중 미혼인 채로 딸을 출산했다. 그는 ‘과도한 환경 정책은 성장을 저해한다’며 이달고 시장과 맞서고 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방치하면 미국 내에서 최대 2억 명이 감염되고 170만 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악의 경우 세계 인구의 60%가 감염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미 CDC 관리들과 대학 전문가들이 비공개로 논의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모델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분석에 따르면 제대로 확산 방지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 1억6000만∼2억1400만 명이 감염될 수 있고, 이 중 20만∼170만 명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보고서는 입원을 필요로 하는 환자는 240만∼2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지만 미국 전역의 병상은 92만5000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각 지역사회에서 산발적으로 전염이 이뤄질 경우 1년 넘게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NYT는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주, 도시, 기업체, 개인의 노력으로 완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확대하고, 확진자 동선 추적, 재택근무 등 사회활동 자제 등을 제안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 속도대로라면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는 사흘마다 2배가 돼 5월이면 1억 명이 감염될 것으로 예측했다. 확진자 급증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는 격리보다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시뮬레이션을 시도한 결과 격리를 시도했을 때는 확진자 수가 두 번이나 최고점을 찍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했을 때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다 소멸했다고 WP는 전했다. 유럽에서도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장미셸 블랑케르 프랑스 교육장관은 15일 프랑스 전체 인구의 절반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프랑수아 발룩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유전학 교수를 인용해 “이탈리아는 영국을 포함한 나머지 유럽보다 고작 2주 앞서 있을 뿐”이라며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보건당국도 영국의 코로나19 최고점은 5월 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경우 세계 인구의 60%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 회장을 맡고 있는 리처드 해칫 박사는 7일 NBC방송에서 “코로나19는 증상의 강도가 독감보다 몇 배나 높으면서도 에볼라는 가지지 못한 전파력까지 갖췄다. 세계 인구의 60∼70%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 연구팀도 4일 세계 인구의 20∼60%에 해당하는 14억∼42억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국에서 한국산 팽이버섯을 먹은 4명이 숨지고 36명 이상이 식중독에 걸려 치료를 받고 있다고 11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전했다. 9일 미시간 농무부에서 버섯 샘플을 검사한 결과 식중독을 유발하는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자 수입사는 해당 제품을 전량 리콜했다. 문제가 된 팽이버섯으로 인한 식중독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7개 주에서 발생했다고 LAT는 보도했다. 이들 중 30명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캘리포니아, 뉴저지, 하와이에서는 총 4명이 사망했다.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되면 열, 근육통, 두통, 피로 및 균형 상실 등을 포함한 증상이 나타난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FDA는 임산부와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 한국산 팽이버섯을 섭취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 중 6명이 임산부였으며 이 중 2명은 유산했다고 NBC는 전했다. 한국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해명자료를 내고 “우리나라는 팽이버섯을 세척한 후 가열 조리해 섭취하지만 미국은 샐러드 형태로 먹는 등 식문화가 달라 식중독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위기에서 한국 국민들이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가 잇따라 외신에서 나왔다. 미국의 한 의원은 “한국에 가서 검사를 받고 싶다”고까지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인 한국 사회의 저력은 비판과 시험에 개방된 특성에서 기인한다”며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정부의 책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시민들은 존엄성을 약속받고 진실을 신뢰할 수 있기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주목했다. WP는 “한국 시민들은 주요 모임을 취소했고 종교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대다수 확진자가 나온 대구는 정부가 도시를 봉쇄하지 않고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방문을 자제하면서 관리됐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한국에서는 이동 통제, 제재와 같은 조치가 없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며 “한국인에게는 이제 코로나19의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 새로운 표준이 됐다”고 전했다. 미국의소리(VOA)도 “한국인들은 다른 국가 시민들과 달리 공황상태에 빠지지 않았다. 그들이 버스정류장에서 어떻게 기침을 하는지 보라”고 전했다. 초기에 한국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 등을 통해 진단검사를 확대한 점도 다른 국가와 다른 점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한국이 초기에 코로나19 검사 수를 공격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처음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결국 조기 치료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미국 민주당의 캐럴린 멀로니 의원은 11일 하원 관리개혁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금까지 약 4900명을 검사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첫 번째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6만6000명 이상을 검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는 정말 한국에 가서 50개에 이르는 드라이브 스루에서 검사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BBC도 한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빠르게 검사를 늘리고 전국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인에게 흐르고 있는 ‘빨리 빨리 유전자’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WP는 진단검사 확대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무기’라며 이 덕분에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코로나19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유발된 공중 보건 위기에서 한국이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11일 워싱턴포스트(WP)가 분석했다. WP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보인 한국 사회의 저력은 비판과 시험에 개방된 특성에서 기인한다”며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정부의 책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시민들은 존엄성을 약속받고 진실을 신뢰할 수 있기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감소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참여를 높게 평가했다. WP는 “한국 시민들은 주요 모임을 취소했으며, 종교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대다수 확진자가 나온 대구는 정부가 도시 봉쇄를 내리지 않고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방문을 자제하면서 관리됐다” 전했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사회의 조치는 투명성과 개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포함해 진단 검사를 확대함으로써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무기’를 획득했다고 소개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출국자에 대해 3단계 검역을 실시하고 미국으로 향하는 승객에 대해서는 추가 검역조치를 도입했다는 점을 설명하며 국제사회에 한국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파티는 11년 만에 끝났다.” 미국 매체 CBS는 9일(현지 시간) 미국 주요 지수가 7% 넘게 폭락한 뒤 이렇게 전했다. 미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을 딛고 2009년 이후 장기 호황을 구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전쟁의 충격에 녹아내렸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과소평가했다는 반성과 함께 금융위기를 넘어선 위기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 정치 및 경제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복잡한 해법이 요구되고 있어 위기 극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발 경제 위기가 환자로 치면 다중골절 상태라고 진단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부동산 금융 문제에서 비롯했다. 반면 이번 위기는 세계 경제의 실물과 금융 모두에 충격을 주고 있다. 코로나가 휩쓴 중국과 한국의 실물경제가 마비상태로 치닫고, 이탈리아를 필두로 한 유럽 경제도 그 초입에 들어서 있다. 알리안츠그룹의 수석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실물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 체인이 망가졌다. 이는 금융부문의 갑작스러운 위기로 시작된 2008년과 다른 점”이라고 짚었다. 더욱이 세계 경제의 기초 체력이 미중 간 무역전쟁과 저성장의 장기화로 약해진 상태다. 특히 수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린 기업들의 부채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매체 NBC는 “지난해 3분기 말 금융사를 제외한 미국 기업의 빚은 10조1000억 달러로 2013년 7조1000억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줄면 기업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 등 경제대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빚을 늘려왔고, 미국은 최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양적 완화를 이어가며 시장의 버블을 키웠다”고 했다. 시장을 더 불안하게 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정부나 통화당국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소진 상태라는 것. 골드만삭스는 9일 뉴욕 증시 폐장 후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제로(0) 금리로 되돌아가고 유럽중앙은행(ECB) 등도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은 2008년 이후 이미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금리 상황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낮춰봤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낮추는 ‘빅컷(Big Cut)’을 단행했지만 엿새 만에 뉴욕증시 폭락 사태가 발생한 게 단적인 사례다. 실물부문을 떠받칠 재정 여력도 충분치 않다. 유럽은 재정위기를 겪은 지 10년이 채 안 됐고,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4조 위안(약 680조 원)을 풀었다가 지금까지 유동성 과잉으로 고생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 간 공조도 현재로선 비관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석유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킨게임을 벌이다 유가 30% 하락 사태를 야기했고,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총성 없는 경제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전염병 차단을 위해 앞다퉈 국경을 닫아걸고 있어 공조를 위한 공간적 기반마저 막히고 있다.이건혁 gun@donga.com·김자현·조유라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후 다시 대통령에 입후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헌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정대로 개헌이 이뤄지면 푸틴 대통령은 2036년까지 대통령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여당 통합러시아당의 발렌티나 테레시코바 하원(두마) 원내부대표는 두마의 개헌안 2차 심의 회의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의 대선 재출마를 위한 개헌안을 발의했다. 개헌안에 따르면 개정 헌법이 시행된 후 두 차례 이상 대통령 임기를 수행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대선 출마를 금지할 수 없다. 지금까지 수행한 대통령 임기는 중요하지 않게 되면서 푸틴 대통령은 6년 임기의 대통령을 두 차례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테레시코바 부대표는 현직 국가원수가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임기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가 경제적, 정치적으로 맞닥뜨린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서 신뢰할 수 있는 보험이 필요하다”며 “푸틴이 재선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면 우리 사회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푸틴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두마를 찾은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새 헌법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니라 단지 수정안을 도입하고 있을 뿐”이라며 자신의 ‘종신 집권’을 위한 개헌을 두둔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개헌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면 (대선 재출마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건을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 헌법재판소는 ‘고무 스탬프’(자동 거수기)와 다름없다”며 이번 개헌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어떤 시민도 대통령의 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한계가 없어야 한다. 이러한 개헌안에 대해 지지하는 시민은 다음 달 22일 예정된 국민투표에서 찬성을 던지라”고 말했다. 개헌안은 두마 3차 심의와 상원의 승인 절차를 거쳐 다음 달 22일 국민투표가 예정돼 있다. 러시아 현행 헌법은 대통령을 3차례 연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 처음 집권한 푸틴 대통령은 당시 임기 4년의 대통령직을 연임하고 2008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에게 대통령직을 넘긴 뒤 총리로 물러났다. 막후에서 실권을 휘두르던 푸틴은 2012년부터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고 재선에 성공해 4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임기가 2024년 끝나는 터라 3연임을 금지한 헌법 조항을 고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예상과 달리 푸틴은 1월 15일 국정연설에서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의회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안을 발표했다. 그러자 서방에서는 푸틴이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강력한 권한을 갖는 국회의장이나 총리 자리에 앉아 실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퇴임 후 고문장관 등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모델을 따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