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 메이저리그 구단뿐 아니라 마이너리그 팀도 마찬가지다. 생존까지 걱정해야 하는 구단도 적지 않다. 이에 미네소타 산하 더블A 팀 펜서콜라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를 통해 안방 구장 ‘블루 와후스 스타디움’(사진)을 빌려주기로 했다. 에어비앤비 목록에 프로야구 구장이 올라온 건 미국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안에 자리 잡은 이곳이 처음이다. 24일 에어비앤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정보를 보면 2012년 문을 연 이 야구장에서 하룻밤을 보내려면 1500달러(약 186만 원)를 내야 한다. 최대 10명까지 묵을 수 있으며 숙박객은 클럽하우스, 배팅케이지, 그라운드 등 구장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구단 직원이 구장에 머물면서 보안 및 각종 서비스를 책임진다. 추가 요금을 내면 식음료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펜서콜라 구단은 “여러분이 리틀 야구 팀 지도자라면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생일 파티를 야구장에서 여는 것도 가능하고, 직원용 워크숍 장소로도 좋다. 야구장에서 (결혼 전) 총각 파티를 하는 것도 많은 야구팬이 꿈꾸던 일이라고 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큰 인기를 끈 한 유행가 제목에 빗대자면 ‘흔들리는 판정 속에서 라모스(26·멕시코)의 파워가 느껴진 거야’다. LG가 외국인 타자 라모스의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을 앞세워 KT를 9-7로 물리쳤다. 24일 잠실구장. LG의 4번 타자 라모스는 팀이 KT에 5-7로 끌려가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KT 3번째 투수 김민수(28)가 던진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비거리 110m)을 때려냈다. 이 홈런으로 라모스는 홈런 레이스 단독 1위(7개)로 올라서게 됐다. LG는 4-4로 맞선 3회말에도 승부를 뒤집을 뻔했다. 1아웃 상황에서 3루에 있던 정근우가 유강남의 우익수 뜬공 때 홈으로 파고들어 세이프 판정을 받아낸 것. 하지만 이 판정 이후 KT 측에서 어필을 하자 3루심 이기중 심판이 아웃을 선언하며 이닝을 끝냈다. KT 우익수 로하스가 공을 잡기 전에 정근우가 베이스에서 발을 뗐다는 거였다. 문제는 TV 중계 카메라로 볼 때도 아웃 판정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이 경기 중계를 맡은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화면상으로는 (태그업이) 빠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같은 방송사 정우영 아나운서 역시 “3루심의 판단 기준이 궁금하다”고 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비디오 판정을 신청했지만 심판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정근우는 6회말에도 억울한 일을 당할 뻔했다. 역시 4-4로 맞선 상황에서 2사 이후 2루를 훔치는 데 성공했지만 2루심 김준희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판정이 바뀌었다. 다만 이때는 타석에 있던 오지환(30)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후 LG는 7회초에 3실점 하면서 경기를 내줄 뻔했지만 라모스가 9회말 끝내기 홈런을 치면서 심판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됐다. 이날 판정 논란을 부른 이기중, 김준희 심판은 7일 “스트라이크 판정이 아쉬웠다”는 한화 이용규의 이의 제기에 KBO가 강등 조치를 내려 8일부터 18일까지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가 19일 1군에 복귀한 심판조 소속이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두산에 13-0 완승을 기록했다. 삼성이 대구에서 두산을 물리친 건 2018년 6월 22일 이후 702일 만이다. 이 기간 삼성은 대구에서 두산에 12연패를 당했다. 롯데는 사직에서 키움을 2-0으로 꺾고 주말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했다. SK는 12회말 터진 노수광의 끝내기 안타로 KIA를 4-3으로 물리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NC는 창원에서 한화를 10-5로 이겼다.‘둘리’ 캐릭터, NC 공식 마스코트로한편 프로야구 NC가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사진)를 응원단 ‘랠리 다이노스’ 일원으로 영입했다. NC는 24일 안방경기를 앞두고 둘리의 랠리 다이노스 임명식을 진행했다. 둘리는 NC의 공룡 마스코트 ‘단디’ ‘쎄리’와 함께 팀의 공식 마스코트로 응원에 참여하게 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에서 마이클 조던(57)의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왕조를 다룬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를 방영하면서 조던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투수 가운데 조던과 비슷한 임팩트를 가진 선수로는 선동열(57·전 야구 대표팀 감독)을 꼽을 수 있다. 일단 우승 횟수가 여섯 번으로 똑같다. 그리고 ‘넘버 1’ 조던이 ‘넘버 2’ 스코티 피펜(55)과 그랬던 것처럼 2인자와 도움을 주고받았다는 점도 비슷하다. 최동원(1958∼2011)은 개인적인 실력 면에서는 선동열과 역대 최고 투수 자리를 다툴 만하지만 당시 롯데 마운드에는 피펜 같은 ‘특급 도우미’가 없었다. 198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최동원 혼자 1∼7차전 가운데 5경기에 출전해 혼자 4승(1패)을 기록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두 선수와 함께 1980, 90년대 한국 투수 트로이카로 꼽혔던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62·전 롯데 감독)은 결정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기록이 없다. 김시진은 한국시리즈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6개)을 맞으면서 가장 많은 점수(26점)를 내주고 승리 없이 가장 많이 패한(7패) 투수다. 2000년대 이후 최고 투수로 꼽히는 류현진(33·토론토) 역시 KBO리그 한화 시절에는 ‘소년 가장’에 가까웠다. 우승 기록도 없다. NBA 선수와 비교하자면 류현진은 ‘무관의 제왕’으로 불리는 찰스 바클리(57)에 가깝다. 그렇다면 ‘선동열의 해태 왕조’에서 피펜은 누구였을까. 사실 피펜은 조던이 ‘2인자’로 키우려고 물심양면으로 도운 선수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선동열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거둔 146승 가운데 정확하게 절반인 73승은 선발승, 나머지 73승은 구원승으로 따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선동열은 통산 132세이브 기록까지 보유하고 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체계적으로 투수 보직을 나누지도 않았고, 마무리 투수에게 1이닝만 맡기지도 않았다. KBO리그 통산 세이브 1위 오승환(삼성)은 전체 277세이브 가운데 67.1%인 186세이브를 1이닝 이하를 던져 따냈다. 반면 선동열은 통산 세이브 가운데 59.1%인 89세이브를 2이닝 이상 던져 얻어냈다. 당대 최고 투수였던 선동열이 경기 중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건 상대팀에 공포 그 자체였다. 실제로 1988년 한국시리즈 6차전 때 김응용 당시 해태 감독은 손가락 부상으로 공을 던질 수 없었던 선동열에게 불펜에서 몸을 풀라고 지시했다. 상대팀 빙그레(현 한화)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였다. 선동열이 승리를 가장 많이 지켜준 동료는 ‘싸움닭’ 조계현(56)이었다. 선동열의 통산 132세이브 가운데 23세이브는 조계현의 승리를 지켜내면서 얻은 기록이었다. 선동열과 함께 뛰는 동안 조계현이 84승을 기록했으니 전체 승리 가운데 27.4%가 선동열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선동열이 조계현의 뒤를 지켜준 효과는 통산 승수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선동열이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한 1995년 이후에도 조계현은 6년 더 프로 무대에서 활약했다. 이 기간에는 선동열과 함께 거둔 승수의 딱 절반인 42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사실 데뷔 초 불펜으로 뛰던 조계현이 선발 기회를 얻은 것부터 선동열 덕이었다. 1993년부터 선동열이 건초염으로 마운드를 오래 지킬 수 없게 되면서 물러난 선발 자리를 조계현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조계현은 이해 곧바로 17승(6패)으로 다승왕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선동열도 마음 놓고 마무리 투수로 변신하면서 일본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조던과 피펜이 서로에게 도움이 됐던 것처럼 선동열과 조계현도 그랬던 것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시즌 초반 기세등등했던 롯데가 4연패에 빠졌다. 롯데는 21일 광주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서 안방 팀 KIA에 1-6으로 무릎을 꿇었다. 롯데는 이날 1회초 2사 3루에서 이대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따내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2회말 수비 때 무사 1, 2루에서 선발 투수 박세웅이 폭투를 하면서 무사 2, 3루가 됐고 그 뒤로 4점이나 내주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롯데에도 추격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4회 안치홍, 6회 민병헌 그리고 7회 다시 안치홍이 병살타를 치면서 기회를 득점으로 바꾸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병살타 3개를 치면 이기지 못한다’는 야구계 속설이 증명된 것이다. 수원에서는 한화가 KT에 9-4로 승리했다. 김진우, 오승환에 이어 프로야구 역대 3번째로 데뷔 후 3연승을 노리던 KT 소형준은 프로 첫 패전을 기록했다. 소형준은 2회초 수비 때 2사 만루 위기를 1점으로 막을 수 있었지만, 본인이 베이스 커버 과정에서 1루 대신 맨땅을 밟으면서 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2회초에만 7점을 내주며 승부가 급격히 기울었다. 잠실에서는 NC가 3-4로 끌려가던 9회초에만 9점을 뽑아 두산에 12-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대구에서는 LG가 삼성을 2-0으로 물리쳤고, 고척에서는 연장 10회까지 가는 난타전 끝에 키움이 SK를 9-8로 이겼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선수들이 경기 중에 더그아웃에서 어떻게든 팀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하더라. 그런 모습에 오히려 마음이 너무 아팠다.” 프로야구 SK 지휘봉을 잡고 있는 염경엽 감독은 20일 키움과 서울 고척스카이돔 방문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SK는 이날 경기 전까지 10연패에 빠져 최하위에 머물렀다. 10연패는 2000년 팀 창단 이후 두 번째로 긴 연패 기록이었다. SK로서는 다행스럽게도 2000년에 세운 팀 최다 11연패와 타이기록을 쓰는 일은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키움에 5-3으로 재역전승을 거두면서 시즌 2번째 승리(2승 11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SK가 이긴 건 한화를 5-2로 물리쳤던 6일 문학 안방경기 이후 14일 만이다. 이날 SK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데는 2-3으로 뒤진 6회초에 나온 키움 유격수 김하성의 실책 영향이 컸다. SK 선두타자 로맥이 평범한 땅볼 타구를 쳤지만 김하성이 원바운드로 1루에 송구하면서 박병호가 이 공을 놓쳤다. 그러자 키움 마운드를 지키던 오주원이 2타자 연속 안타를 내주며 3-3 동점을 허용했고, SK는 여세를 몰아 4-3 역전에 성공한 뒤 7회에도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내며 승기를 굳혔다. 이날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한 남태혁은 “SK의 자리를 찾을 테니 응원을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7연승을 기록 중이던 선두 NC는 시즌 2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NC는 이날 잠실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안방 팀 두산에 1-2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두산은 1-1 동점이던 연장 11회말 1사 2루에서 박세혁이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2루 주자 정수빈을 불러들이며 승부를 끝냈다. NC는 LG에 8-10으로 졌던 10일 안방 경기 이후 열흘 만에 고개를 숙이며 11승 2패를 기록했다. 공동 2위 두산, LG와는 3경기 차. 광주에서는 KIA가 롯데에 6-0 완승을 거뒀다. KIA 내야진은 이날 4회초 수비 때 올해 첫 번째 삼중살(트리플 플레이)을 기록했다. 무사 1, 2루에서 롯데 4번 타자 이대호가 친 땅볼을 KIA 3루수 나주환이 잡아 먼저 3루를 밟은 뒤 2루로 던졌고, 이어 2루수 김선빈이 1루로 뛰던 타자 주자 이대호를 잡아내며 삼중살을 완성했다. 수원에서는 안방 팀 KT가 한화에 8-1 승리를 거뒀고, 대구에서도 안방 팀 삼성이 LG를 3-1로 물리쳤다. LG 외국인 타자 라모스는 6회 1점 홈런을 치면서 홈런 단독 선두(6개)로 치고 나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어떤 분야에서 남들이 감히 넘보기 힘든 업적을 남긴 인물을 ‘○○계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부른다면 스코티 피펜(55)은 ‘2인자계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할 수 있다. 피펜은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에서 마이클 조던(57)과 찰떡 호흡을 맞춰 1990년대 통산 6회(3연패 2번) 우승을 이끌었다. 스포츠를 비롯한 각종 사회 이슈를 통계적으로 풀어내는 파이브서티에이트닷컴은 최근 피펜을 ‘GOAT 2인자’로 선정했다. GOAT는 ‘The 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의 줄임말이다. 최근 ESPN을 통해 조던의 시카고 왕조 시대를 다룬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가 방영되자 조던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였던 피펜의 가치를 재조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프로야구 역대 타자 가운데서는 누구를 피펜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피펜에게는 ‘전국 2등인데 반에서도 2등’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김성래 한화 코치(59)가 가장 피펜에 가깝다. 김 코치는 삼성 시절이던 1987, 1988, 1993년 등 세 차례에 걸쳐 리그 OPS(출루율+장타율) 2위이자 팀 내 OPS 2위 기록을 남겼다. OPS에서 ‘전국 2등 & 반 2등’ 기록을 제일 많이 남긴 선수가 김 코치다. 1987, 1988년에는 이만수(62)에게, 1993년에는 양준혁(51)에게 밀렸다. 단 김 코치는 1993년 홈런왕(28개)을 차지하면서 팀 후배 양준혁을 물리치고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얻었다. 양준혁은 그해 신인상을 탔다. 세월이 흘러 양준혁 해설위원이 ‘피펜’ 노릇을 맡을 때도 있었다. 해태(현 KIA)와 LG에서 뛰다가 삼성으로 돌아와 두 번째로 맞이한 2003시즌 때였다. 당시 이승엽(44)은 현재까지 아무도 깨지 못한 한 시즌 56홈런을 날렸다. 양 위원 역시 이해 개인 통산 최다인 33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격일 뿐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네 시즌 모두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 코치나 양 위원을 피펜으로 꼽는 데 한계가 있는 이유다. 삼성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2002년에는 양준혁보다 마해영(50)이 피펜에 가까웠다. 이런 사정까지 고려하면 2000년 현대 박재홍(47)을 한국 프로야구의 피펜으로 꼽을 만하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그해 32홈런(6위), 30도루(3위)를 기록하면서 개인 통산 세 번째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타점은 115개로 전체 1위였다. 현대는 그해 91승 40패로 시즌을 마치면서 역대 팀 최고 승률 기록(0.695)을 남겼다. 박 위원이 MVP를 받아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시즌 MVP는 박 위원이 아니라 팀 동료 박경완(48)이었다. 박경완 현 SK 수석코치는 이해 주전 포수로 팀을 이끌면서 타석에서도 40홈런을 때려 홈런왕에 올랐다. 개인 기록으로만 따지면 2014년 넥센(현 키움) 박병호(34)도 프로야구의 피펜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박병호는 이해 52홈런을 치면서 당시 기준으로 역대 8위에 해당하는 OPS 1.119를 기록했다. 그러나 리그는 물론 팀에서도 2위였다. 강정호(33)가 현재도 역대 3위에 해당하는 OPS 1.198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해 정규시즌(MVP)은 박병호도 강정호도 아닌 같은 팀의 서건창(31)이었다. 서건창은 당시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200안타(타율 0.370) 고지를 점령하면서 우투좌타 선수로는 처음으로 정규시즌 MVP가 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드디어 학교 문이 열렸다. 고교 야구도 참고 참았던 기지개를 켜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학교 문을 걸어 잠그고 있던 교육부는 20일 고교 3학년 학생을 시작으로 등교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등교 수업을 앞두고 11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배포한 학교 체육 활동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각 학교 운동부 역시 단계적 등교 일정에 맞춰 학년별로 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 학생 선수가 상급 학교로 진학하거나 프로 팀에 입단하려면 대회 출전 및 수상 실적이 필요하다. 이에 각 종목 단체도 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6월 11일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시작으로 2020년 시즌을 개막한다”고 19일 발표했다. 협회 관계자는 “각 학교가 고교 2학년 등교일(27일)을 기준으로 2주간 단체 훈련을 진행한 뒤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일정을 확정했다”면서 “고교 1학년 학생은 6월 17일부터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황금사자기는 6월 22일까지 열린다. 올해도 황금사자기에 ‘주말리그 왕중왕전’이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3월 21일부터 예정됐던 주말리그가 6월 20일에야 시작한다. 주말리그 성적을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금사자기 주최 측 관계자는 “아직 출전 학교 선정 방식을 확정하지 못했다. 추첨을 통해 출전 학교를 결정한 뒤 추첨에서 떨어지는 학교는 청룡기(7월 23일∼8월 3일) 자동 출전권을 주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대입 수시모집 일정(9월 23∼29일)을 감안해 9월 21일 신인 선수 2차 지명 회의(드래프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1차 지명은 고교 야구 일정 진행 상황에 따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 정도면 ‘미다스의 손’으로 불릴 만하다. 지난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1위 우리카드는 15일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 지명권을 얻어 레프트 알렉스를 뽑았다. 그 순간 변우덕 우리카드 사무국장(45·사진)은 환호성을 올리며 기뻐했다. 자신의 손으로 뽑은 구슬이 그를 웃게 만들었다. 현대캐피탈 프런트 출신인 변 국장은 2013년 우리카드로 옮겼다. 프로배구는 신인과 외국인 선수 가릴 것 없이 드래프트 때마다 추첨을 통해 지명 순서를 정한다. 남자부는 색깔이 다른 공을 총 140개 준비한 뒤 직전 시즌 7위는 35개(25%), 6위는 30개(21.4%), 5위는 25개(17.9%)… 1위는 5개(3.6%) 등으로 추첨 확률을 달리한다. 구슬 수는 미리 정해 놓았지만 구슬 색깔은 각 팀 관계자가 나와 제비뽑기로 결정한다. 이런 이유로 순위가 낮은데 지명 순번까지 뒤로 밀리는 팀이 있는가 하면 성적도 좋고 지명 순서까지 빠른 행운의 팀도 있다. 우리카드는 2017년 7월 변 국장이 제비뽑기에 나선 이래 5차례 드래프트를 진행하는 동안 한 번도 자기 차례 뒤로는 밀리지 않았다. 반면에 전체 1순위 구슬은 2번이나 뽑았다. 그 덕에 2017년 신인 드래프트 때 한성정(24), 이듬해 외국인 드래프트 때는 아가메즈(35·콜롬비아)를 영입하며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변 국장은 “이번에도 사실상 1순위다. 우리보다 먼저 지명권을 얻은 KB손해보험, 삼성화재는 라이트를 노릴 걸로 예상했다. 레프트를 뽑으려는 팀 가운데는 우리가 맨 처음이라는 생각에 함성이 절로 나왔다”며 웃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NC-SK 초반 극과 극 성적표 왜? 시즌 초반부터 극과 극이다. NC는 18일 현재 10승 1패(승률 0.909)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에 SK는 1승 10패(승률 0.091)에 그치면서 가장 밑바닥을 헤매고 있다. NC는 공동 2위 두산 롯데 LG와 3경기 차, SK는 9위 삼성과 2.5경기 차. 지난 시즌 각각 5위, 3위였던 두 팀이 이렇게 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투타 주요 기록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 구창모 굳건… 짜디짠 선발진 ▼ 11경기 만에 10승 고지 NC구창모, 2경기 14이닝 무실점 2승 챙겨…불펜도 막강해 팀 평균자책점 1위팀타율 5위지만 홈런 1위-타점 3위…나성범 수비도 맡으면 더 무서워져잘나가는 집안엔 다 이유가 있다. 프로야구 NC가 시즌 초반부터 고공질주하고 있다. 11경기에서 10승 1패로 선두다. 역대 통산 두 번째로 적은 경기 만에 10승 고지에 올랐다. 역대 1위는 2003년 개막 10경기에서 10연승을 거둔 삼성이다. 현재 NC는 공수 양면에서 빠지는 구석이 없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마운드다. NC의 팀 평균자책점은 3.26으로 10개 구단 중 1위다. 루친스키(32), 라이트(30), 구창모(23), 이재학(30), 김영규(20)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진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이날까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선발투수가 모든 경기에서 5이닝 이상씩을 소화했다. 선발투수들이 이닝을 책임져 주면서 불펜진도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불펜진은 팀 세이브 공동 1위(5개), 홀드 1위(12개)를 이어가고 있다. 5년 차 왼손 투수 구창모의 활약이 빛난다. 2경기 14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2승을 수확했다. 평균자책점 0.00으로 이 부문 1위다. 데뷔 이래 선발과 구원 자리를 오갔던 구창모는 지난해 초반부터 선발로 역할이 고정되면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0승)를 달성했다. 이동욱 NC 감독과 주전 포수인 양의지(33)는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공격도 만만치 않다. 팀 타율은 5위(0.281)지만 홈런은 1위(18개), 타점은 3위(67점)다. 찬스마다 방망이가 터져주고 있다는 의미다. 타율 3위(0.432)인 박민우(27), 홈런 공동 3위 나성범(4개·31) 등이 타선을 이끌고 있다. 9년 차 강진성(27)도 타선에 신선한 자극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까지 시즌 50경기 출전을 넘어본 적이 없는 강진성은 시즌 초반 대타로 나온 2경기에서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 활약을 앞세워 최근 선발 자리를 꿰찼다. 아직 타율 0.206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타자 알테어(29)가 국내 무대 적응을 마치면 타선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NC가 더 무서운 건 여전히 기대요소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던 나성범은 17일 경기 9회말 우익수로 투입됐다. 나성범이 수비수로 나선 것은 380일 만이다. 나성범이 수비까지 맡게 되면 NC는 전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즌 전 주장 양의지가 말했던 ‘창단 후 첫 우승’도 꿈같은 얘기만은 아니다.▼ 최정 비틀… 타선 백약이 무효 ▼전년 PO진출 팀 첫 1승 10패 SK최정, 시즌 6안타 극심한 부진에 팀 ‘출루율+장타율’도 바닥 수준선발진 버텨도 불펜 ERA 최하위…염 감독 “그래도 선수들 믿는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러시아 작가 레프 톨스토이(1828∼1910)가 쓴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이렇게 시작한다. 프로야구 SK가 올 시즌 초반에 헤매고 있는 것도 예전과 비교하면 ‘나름 다른 차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통계 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18일 현재 1승 10패를 기록 중인 SK는 프로야구 39년 역사상 개막 후 첫 11경기에서 1승 이하를 기록한 아홉 번째 팀이다. 이 아홉 팀 가운데 전년도에 플레이오프(PO) 이상 진출했던 팀은 올해 SK가 유일하다. 지난해 SK는 그저 PO에 진출한 팀이 아니라 시즌 내내 선두를 달렸던 팀이다. 두산과 함께 승률(0.615) 공동 1위였으나 상대 전적에서 뒤져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쳤다. SK보다 먼저 시즌 첫 11경기를 1승 이하로 시작했던 여덟 팀 가운데 ‘가을 야구’ 초대권을 받은 팀은 한 팀도 없다. 제일 큰 문제는 역시 타격이다. 특히 중심 타자 최정(32)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 0.290을 기록한 최정이지만 올 시즌 기록은 0.167(36타수 6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원래 오른손 타자인 최정은 2007년 언더핸드 투수를 상대로 타율 0.155로 고전하자 이듬해 잠시 스위치 타자로 변신해 효과를 본 적이 있다. 올해는 전체 성적이 당시 언더핸드 상대 기록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떨어져 ‘지푸라기’라도 다시 잡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렇다고 동료들이 뒷받침하는 것도 아니다. SK의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648로 최하위 삼성(0.647)과 별 차이가 없는 9위다. 투수 쪽에서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떠난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22(6위)로 그래도 꾸역꾸역 버티는 중이다. 문제는 구원진이다. 이날까지 SK 구원진 평균자책점은 8.03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SK 구원진에서 지난해와 비교할 때 가장 차이가 큰 선수로는 서진용(28)을 꼽을 수 있다. 서진용은 지난해 68이닝을 평균자책점 2.38로 막아냈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평균자책점 12.60을 기록하며 상대 타선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아직 절망을 논하기에는 이르다. 이제 겨우 시즌 전체 일정 가운데 7.7%를 소화했을 뿐이다. 염경엽 감독은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일단 ‘행운의 여신’은 최근 감독을 바꾼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5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열었다. KOVO는 원래 이 행사를 체코 프라하에서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을 실시한 뒤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오프라인’ 트라이아웃을 진행하지 못했다. 그 대신 각 구단은 선수들이 보낸 동영상과 각종 자료를 통해 ‘비대면’으로 선수를 평가한 후 이날 드래프트에 임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는 전(前) 시즌 순위를 기반으로 지명 순서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지난 시즌 최하위(7위) 한국전력이 1순위 지명권을 뽑을 확률(25%)이 제일 높았지만 실제 1순위를 차지한 건 6위 KB손해보험이었다. 다음 시즌부터 KB손해보험을 이끌게 된 이상열 감독은 아프리카 말리 출신 오른쪽 공격수 누모리 케이타(19·206cm)를 지명했다. 10대 외국인 선수가 V리그 무대를 밟는 건 남녀부를 통틀어 케이타가 처음이다. 이 감독은 “솔직히 말하면 모험을 걸었다. 우리 팀 사정상 몰방(沒放)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어리고 키 큰 선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5위로 2순위 지명권을 얻은 삼성화재의 선택은 바토시 크시시에크(30·폴란드·라이트)였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팀 선수들과 함께 비디오를 보면서 어떤 선수가 우리 팀에 잘 맞을지 논의했다. 그 결과 특히 세터 세 명이 모두 크시시에크를 최고로 꼽았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뿐 아니라 우리카드(지난 시즌 1위)와 대한항공(2위)에도 밀린 5순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전력이 지명한 선수는 미국 출신 카일 러셀(26·라이트)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이미 라이트 박철우(35)를 영입했다는 걸 고려하면 뜻밖일 수도 있는 선택이다. 이에 대해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KOVO에서는 러셀을 라이트로 구분했지만 레프트 경험도 많은 선수”라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KB손해보험에서 뛴 적이 있는 레프트 공격수 알렉스(28·포르투갈)를 지명했고 대한항공은 비예나(27·스페인), 현대캐피탈은 다우디(25·우간다)와 재계약했다. 6순위 OK저축은행은 미하우 필리프(25·폴란드·라이트)를 선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은 사실보다는 구호에 가깝다. 굳이 통계를 인용하지 않아도 안다.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역전에 성공하는 건 아주 보기 드문 일이다. 그러면 “야구는 7회부터”라는 말은 어떨까. 적어도 올해 현재 프로야구에서는 사실에 가깝다. 7회 이후 점수가 쏟아지면서 승부가 뒤집히는 일이 자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4일까지 42경기에서 나온 득점은 총 436점. 이 가운데 39.7%(173점)가 7회 이후에 나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통계 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해가 프로야구 39년 역사상 7회 이후 득점 비율이 가장 높은 시즌이다. 이전까지는 1992년에 나온 33.3%가 최고였다. 지난해에는 전체 점수(6548점) 가운데 31.2%(2042점)만 7회 이후에 나왔다. 7회 이후에 점수가 많이 나왔다는 건 타격 기록도 7회 이후가 더 좋았다는 뜻이다. 14일 현재 6회 이전의 리그 평균 타율은 0.250이지만 7회 이후가 되면 0.291로 오른다. 또 전체 홈런 89개 가운데 40개(44.9%)가 7회 이후에 나왔다. 타자들이 경기 후반에 이렇게 점수를 몰아 내면 구원투수진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다. 현재 리그 선발진(4.30)과 구원진(5.41) 평균자책점 차이는 1점이 넘는다. 프로야구가 10개 구단 체제를 갖춘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누적 평균자책점은 선발진과 구원진이 4.89로 똑같았다. 앞으로 더블헤더가 열리게 되면 7회 이후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하루에 두 경기를 치르다 보면 마운드 운용에 있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게 마련. 그러면 ‘버리는 경기’에서는 중량감이 떨어지는 투수가 마운드를 오래 지킬 확률도 올라가게 된다. 아직 전체 일정 가운데 5.8%밖에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결과가 달라질 개연성도 물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정확한 개막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원투수진이 제일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고 풀이하는 이들도 있다. 김정준 SBS 해설위원은 “상위팀 불펜 투수 중에는 3년 차 이하인 선수가 적지 않다. 경험이 적다 보니 이럴 때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감을 잡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신인 투수 소형준(19)이 프로 데뷔 후 2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했다. 소형준은 15일 수원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1이닝을 5실점(2자책점)으로 막았다. KT가 14-6으로 이겼고 소형준이 승리투수가 됐다. 신인이 데뷔 이후 2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한 건 소형준이 네 번째. 고졸 선수만 따지면 세 번째다. 소형준을 앞세운 KT는 4연패를 끊으며 안방 첫 승을 신고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올해부터 프로야구 롯데의 안방 부산 사직구장 전광판(사진)에는 타자 이름 옆에 타율 대신 OPS가 나온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통계학)를 구단 운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전광판에서부터 표현한 것이다. OPS는 ‘On Base Percentage Plus(+) Slugging Percentage’를 줄여 쓴 말이다. 이 영어를 수학 공식(?)으로 고쳐 쓰면 ‘출루율+장타율’이 된다. 실제로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하면 그 타자의 OPS가 얼마인지 알 수 있다. 이렇게 계산법은 간단하지만 타자 실력을 평가하는 능력은 계산법이 복잡한 여느 세이버메트릭스 지표 못지않다. OPS를 두고 ‘세이버메트릭스의 최고 발견’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야구에서 득점을 올리는 과정을 찬찬히 따져 보면 OPS가 ‘잘 통하는’ 기록이 된 이유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보다 자주 베이스에 살아 나갈수록(출루율), 보다 홈 베이스에 가까이 다가갈수록(장타율) 득점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타율은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 등으로 출루한 결과를 반영하지 못하는 데다 단타와 홈런을 똑같이 안타 1개로 취급한다. 그렇기에 타율보다는 OPS가 타자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더 믿을 만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타율을 기준으로 타자를 평가할 때는 보통 타율 0.300 이상인 타자를 좋은 타자라고 말한다. 그러면 OPS는 어느 정도를 기록해야 좋은 타자라고 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원년(1982년)부터 지난해까지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1568명 가운데 36.5%(573명)가 3할 타자였다. 같은 기준(상위 36.5%)으로 보면 OPS 0.836이 타율 0.300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보통은 OPS가 0.850 이상일 때 좋은 타자라고 평가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투고타저(投高打低) 바람은 1년 만에 끝이 난 걸까. 12일까지 열린 2020 프로야구 32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총 76개, 경기당 2.4개꼴이다. 공인구 반발 계수를 줄인 지난해 경기당 평균 홈런은 1.4개밖에 되지 않았다. 이날까지 전체 타석(2494타석) 가운데 2.93%가 홈런으로 끝났다. 2018년(3.09%)과 1999년(3.07%)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시즌 초반이라 표본이 많지 않다고 해도 지난해와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해에는 이 비율이 1.82%에 머물렀다. 확실히 올해는 공이 멀리 날아가고 있다. 두산 베테랑 투수 이현승(37)은 “선수들 사이에서 ‘저 타구가 저렇게 멀리까지 날아가는 게 맞나’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단 ‘공이 바뀌었다’는 의심을 해볼 수 있다. 지난해 전체적으로 타격 기록이 저조했던 건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공인구 반발 계수를 일부러 낮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KBO는 7일 이미 “공인구 수시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샘플이 합격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힌 상태다. 반발 계수의 합격 기준은 0.4034∼0.4234이다. 크기와 무게도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그 대신 타자들이 반발 계수가 낮은 공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의견이 있다. 지난해 6홈런으로 데뷔 후 최저 기록을 쓴 한화 김태균(38)은 “지난해에는 잘 맞은 타구가 담장 앞에서 자꾸 잡히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는 타자들이 많았다. 그러면서 타격 폼이 무너진 선수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경험이 쌓이면서 다들 자기 폼을 찾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음가짐뿐 아니라 타격 메커니즘을 바꾼 선수도 많다. 지난해 홈런왕(33개) 박병호(34·키움)는 “타자들이 타격 포인트를 앞쪽으로 끌고 오는 연습을 많이 했다. 올해는 시즌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런 타격 폼에 더욱 익숙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3월 23일)보다 43일 늦은 5월 5일이 되어서야 개막을 맞았다. 그러면서 타자뿐 아니라 투수도 준비 기간이 늘었다. 그런데도 타자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뭘까. ‘높은 기온’도 영향을 끼쳤을 개연성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초순 평균 기온은 18.7도로 지난해 3월 하순(7도)보다 12도 가까이 높았다. 그동안의 통계에 따르면 야구에서는 기온이 올라가면 장타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2009∼2018년 10년간 프로야구 경기 기온별 장타율을 살펴보면 9도 이하일 때는 0.371이었지만 10∼19도가 되면 0.410으로 올랐다. 30도 이상이 되면 장타율은 0.434까지 오른다. 기상청은 올여름이 평년보다 더울 것이라고 예보했다. 정말 기온이 영향을 끼쳤다면 시즌 내내 ‘홈런 쇼’가 펼쳐진대도 놀랄 일이 아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올 시즌 첫 번째 ‘롯데 시네마’는 일단 5연승으로 막을 내렸다. 롯데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안방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두산에 11-6으로 무릎을 꿇었다. 1999년 이후 21년 만에 개막 후 6연승에 도전하던 롯데는 이날 장원삼(37)에게 선발 마운드를 맡겼다. 장원삼이 선발 등판한 건 LG에 몸담고 있던 지난해 5월 14일 사직 경기 이후 364일 만이었다. 장원삼은 1회부터 선취점을 허용했고 2회에는 1루수 이대호(38)가 두 차례 아쉬운 수비를 선보인 끝에 4점을 내줬다. 이후 양 팀이 합쳐 12점을 주고받았지만 승부는 사실 2회에 끝이 났다. 롯데가 두산에 뒤지고 있는 사이 키움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삼성에 3-2로 승리를 거두면서 6승 1패로 단독 선두가 됐다. 롯데(5승 1패)는 2227일 만에 차지했던 단독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연장 10회말 박석민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KT를 7-6으로 꺾은 NC와 공동 2위가 됐다. 그렇다고 모처럼 개막부터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던 롯데 팬들이 이 한 경기로 크게 실망하지는 않은 듯했다. 입심 좋은 롯데 팬들은 “올해는 143승 1패를 할 모양”이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부산 팬들은 지난해 꼴찌(10위)였던 롯데가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제일 큰 이유로 성민규 단장(38) 선임을 꼽았다. 그리고 성 단장이 제일 잘한 일은 코칭스태프 쇄신이라고 평가했다. 부산에서 나고 자라 ‘모태 롯데 팬’을 자처하는 손창호 씨(38)는 “예전에는 TV 중계 카메라가 더그아웃을 비추면 어딘지 모르게 선수들이 주눅 들어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더그아웃 분위기가 훨씬 좋아진 것 같다. 코칭스태프가 싹 다 바뀐 효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 롯데에는 팀 성적과 관계없이 같은 자리에 오래 머무는 지도자가 적지 않았다. ‘롯무원’(롯데+공무원)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팀 살림을 책임지게 된 성 단장은 코칭스태프에 ‘메스’를 댔다. 지난해 개막전 당시 롯데 1군 코칭스태프 가운데 현재 팀에 남아있는 건 스카우트팀으로 자리를 옮긴 최기문 코치 한 명뿐이다. 물론 여전히 올 시즌 롯데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한 팬도 있었다. 사직구장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운전사 이주형 씨(57)는 “롯데는 원래 봄에만 잘해서 ‘봄데’라는 별명도 있지 않나. 이제 6경기 했다. 아직은 이게 진짜 실력이라고 보면 안 된다”면서도 “예전에는 운전을 하면서 라디오로 중계를 듣다가 점수를 내주면 그냥 껐다. 그런데 올해는 이상하게 5분 뒤에 다시 켜게 되더라. 몇 년 야구장 끊었는데 올해는 야구장에 갈 것 같다”며 웃었다. 이런 바람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롯데 팬들은 사직구장을 찾을 수 없는 상태다. 야구장에 가고 싶은 마음은 ‘롯린이’(롯데+어린이) 팬들이 더 컸다. 이날 사직구장 앞에서는 롯데 모자를 쓰거나 유니폼을 입은 어린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롯데 외야수 손아섭(32)의 이름을 마킹한 유니폼을 입고 부모님과 함께 이날 구장 앞을 찾은 조형우 군(5)은 “얼른 경기장에 들어가서 ‘손아섭 안타! 안타! 안타! 안타!’ 하고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세균맨’이 못 들어가게 막고 있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사직구장에서 직선거리로 500m 정도 떨어진 W아파트에 사는 김민우 씨(47)는 “롯데가 홈런을 치거나 점수를 올리면 아파트가 들썩들썩해서 잠자던 아이가 깰 정도”라면서 “이런 기운을 선수들에게 전해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팬들 응원을 받지 못해 아쉽기는 구단도 마찬가지였다. 부산 팬들 사이에 ‘히어로’가 된 성 단장은 “텅 빈 사직구장을 볼 때마다 ‘이 경기장이 꽉 찼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시국이 끝나고 팬 여러분을 모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얘, 만만치 않겠는데?” 나중에 ‘아삼육’(둘도 없이 친한 사이)이 돼도 첫인상은 좋지 않을 때가 있다. 이민규(28)와 송명근(27)도 그랬다. 중학교 때까지 다른 학교에서 배구를 했던 둘은 같은 고교(송림고) 진학을 앞두고 있었다. 송명근이 입학 전 이민규의 연락처를 구해 ‘잘 지내보자’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민규는 그 메시지가 오히려 부담스러웠다고 떠올렸다. 이민규는 “실제로 만나 보니 오히려 소심하고 착한 친구였다”며 웃었다. 고교 시절 합숙소를 떠나 사흘간 함께 ‘가출’하기도 했던 둘은 대학(경기대)과 프로 팀(OK저축은행)에 이르기까지 14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면서 ‘영혼의 콤비’가 됐다. 송명근은 “고교 시절 나는 별 볼 일 없는 선수였고, 민규는 내가 우러러봐야 하는 선수였다. 민규 덕에 오늘날 내가 있을 수 있다”고 했고, 이민규 역시 “2017∼2018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됐을 때 다른 팀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받았다. 하지만 명근이와 떨어질 수 없어 OK저축은행에 남았다”고 했다. 사실 OK저축은행이 프로배구 남자부 제7구단으로 창단할 수 있었던 것부터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OK저축은행은 창단 과정에서 이 두 선수와 송희채(28·현 우리카드)까지 ‘경기대 삼총사’를 우선 지명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한국배구연맹(KOVO)이 받아들였다. 둘은 실력으로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 프로 2년 차였던 2014∼2015시즌에는 7연패(連(패,백))를 달리던 삼성화재를 무너뜨리고 챔피언이 됐다. 다음 시즌에는 ‘스피드 배구’로 주가를 올리고 있던 현대캐피탈을 꺾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4시즌 동안 7-7-5-4위에 그치며 ‘봄 배구’와 멀어졌다. 이민규는 “팬들이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시몬(33·쿠바) 덕분이었다고 말하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2019∼2020시즌 결과가 더 아쉽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1라운드를 1위로 마치고 송명근이 라운드 MVP까지 차지했지만 이민규가 무릎 통증에 시달리면서 성적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민규는 “다음 시즌이 끝나면 입대를 해야 한다. 꼭 좋은 성적으로 팬들 응원에 보답하고 홀가분하게 군에 가고 싶다”고 했고, 송명근 역시 “곧 태어나는 아이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다음 시즌은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게 ‘뉴 노멀’이 될 수 있을까. KIA는 9일 대구 방문경기 때 내야수 황윤호(27·사진)를 마운드에 올렸다. 8회초에만 9점을 내주면서 안방 팀 삼성에 2-14로 뒤져 있던 8회말이었다. 2사 만루에서 팀의 7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황윤호는 공 4개를 던져 삼성의 1번 타자 박해민(30)을 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프로 첫 등판을 마쳤다. 윌리엄스 KIA 감독은 “중간 투수들을 너무 많이 썼고 다음 경기에도 대비해야 했다”고 황윤호를 마운드에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시즌 KIA 불펜 투수들이 이날까지 상대한 타자는 모두 200명으로 10개 팀 가운데 가장 많았고, 이들의 평균자책점은 7.33으로 가장 나빴다. 황윤호를 상대한 삼성의 허삼영 감독은 “(야수 등판이 상대팀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행동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야구의 기본과 존중을 망각한 플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도 문제될 게 없다는 뜻을 밝혔다. 팬들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야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상황을 맞이한다는 건 시즌 준비가 덜 되었다는 뜻이라고 비판하는 팬들도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야수 등판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2010년만 해도 야수가 마운드에 오른 건 9번밖에 되지 않았지만 2017년 36회, 2018년 64회, 지난해 85회로 야수 등판이 늘어나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26·LA 에인절스), 마이클 로렌젠(28·신시내티) 같은 투타 겸업 선수가 마운드에 오른 기록은 뺀 숫자다. 반면 한국에서는 지난해 KT의 마지막 안방경기(9월 29일) 때 강백호(21)가 ‘팬 서비스 차원에서’ 등판하기 전까지 10년 넘게 정규리그 경기에서 야수가 등판한 사례가 없었다. 강백호는 전날 이강철 KT 감독이 ‘(고교 때까지 투수로도 뛰었던) 강백호를 마운드에 올리겠다’고 공언한 상태였다. 불펜 투수 보호 차원에서 야수가 투수로 나온 것만 따지면 2009년 6월 25일 광주 경기에서 12회말 최정(33·SK)이 마운드에 오른 이후 이날 황윤호가 첫 사례였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2000년 6월 3일 히가라시 아키히토(52·당시 오릭스)를 마지막으로 야수 등판 사례가 없다. 히라가시는 당시 한 경기에 모든 포지션으로 출전하는 기록에 도전하면서 마운드에도 올랐고 결국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롯데가 손아섭(32)의 역전 3점 홈런을 앞세워 5년 만에 개막 3연승을 기록했다. 롯데는 7일 프로야구 수원 경기에서 안방 팀 KT를 7-3으로 물리쳤다. 롯데 3번 타자 손아섭은 팀이 1-3으로 끌려가던 7회초 1사 1, 2루에서 KT 두 번째 투수 김민수(28)가 던진 포크볼(시속 131km)이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오자 그대로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첫 번째 홈런이었고 비거리는 120m였다. 손아섭의 역전 홈런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롯데는 8회초에도 한동희(21)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하면서 승기를 굳혔다. 앞서 열린 2경기에서도 KT에 패배를 안겼던 롯데는 이날 승리로 2015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 3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롯데는 당시에도 KT를 상대로 개막 2연전을 싹쓸이 한 뒤 LG를 상대로 연승을 이어갔다. 롯데가 같은 팀(현대)을 상대로 개막 시리즈 3경기를 싹쓸이한 건 2007년이 마지막이다. ‘롯데 킬러’로 유명한 KT 선발 투수 배제성은 이날도 롯데 타선을 6과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으로 막았지만 후속 투수가 역전을 허용하면서 롯데 상대 전승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다. 배제성은 지난해 롯데전에 4차례 선발 등판해 모두 승리를 기록하고 있던 중이었다. NC도 대구에서 안방팀 삼성을 8-2로 물리치고 개막 후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NC 선발 구창모(23)는 7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NC 노진혁(31)은 4회 1점 홈런을 치면서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반면 KIA를 상대로 3연승에 도전하던 키움은 8회말에만 5점을 내주면서 5-8로 패했다. 이날 경기는 키움 외국인 투수 브리검(32)이 자기 등판 경기가 아닌데도 구심의 볼 판정에 항의하다 경고를 받을 정도로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잠실 라이벌전에서는 두산이 LG를 9-3으로 물리쳤다. LG는 실책만 3개를 기록하면서 시리즈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LG를 제외한 9개 구단이 범한 실책을 전부 합친 게 3개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 스포츠 시계를 모두 멈춰 세웠다. 이런 와중에 한국 프로야구는 5일 막을 올렸고, 프로축구는 8일 2020시즌을 시작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끝내 ‘무관중’이라는 꼬리표를 떼지는 못했다. 하지만 세계가 주목한 ‘K방역’의 결실이라는 찬사 속에 한국의 스포츠 현장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무관중 경기에 대한 궁금증을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 예전에도 무관중 경기가 열린 적이 있나. A. 프로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쇼 비즈니스’다. 관중이 없으면 리그가 존재할 이유도 없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1999년 10월 7일 전주에서 열린 현대-쌍방울 경기에 관중이 54명밖에 오지 않은 것을 포함해 100명 이하 관중 경기가 네 차례 있었다. 그렇지만 관중이 전혀 없던 건 이번 개막전 5경기가 처음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5년 4월 29일(현지 시간) 안방 팀 볼티모어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무관중 상태로 경기를 치른 적이 있었다. 15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현재까지 무관중 경기는 이 경기 딱 한 번뿐이다. 당시 볼티모어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가 경찰에 구금됐다가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해 폭동이 일어났다. 축구에서는 무관중 경기가 아주 낯선 풍경은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징벌적으로’ 무관중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을 따로 규정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10월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한국-북한 경기도 북한 당국에서 관중을 입장시키지 않아 무관중으로 진행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징계 등에 따라 무관중 경기가 열린 적은 있으나 질병 및 감염병으로 인한 무관중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어에는 이 둘을 구분하는 표현이 따로 없지만 영어로 징벌적인 무관중 경기는 ‘behind closed door’, 감염병 유행 등으로 관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은 ‘crowdless’로 구분한다. Q. 무관중으로 손해는 얼마나 보나. A.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해 총 575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기업이나 지자체 지원금, 관중 입장 수입, 팀별 상품 판매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모두 합친 금액이다. 연맹은 K리그1 구단은 평균 38억7000만 원씩 총 464억 원, K리그2 구단은 평균 5억4000만 원씩 총 54억 원의 피해를 예상했다. 나머지 57억 원은 후원사 광고와 중계권 수익 등에서 연맹이 입는 손해액이다. KBO는 따로 예상 손실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수익을 통해 추정은 가능하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지난해 관중 입장 수입으로 경기당 평균 1억1921만 원을 벌었다. 무관중으로 매 경기를 치를 때마다 이 정도 수입이 줄어든다고 보면 된다. 광고 수입에도 영향을 준다. 모기업이 따로 없어 자체적으로 광고 영업을 진행하는 키움은 지난해 광고로 224억7413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방경기 수(72경기)를 기준으로 하면 경기당 3억1214만 원꼴이다. 키움 관계자는 “TV 중계가 있기 때문에 광고비가 전액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Q.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면 TV 시청률은 오르나. A. 일단 프로야구 개막전 결과를 보면 그렇다. KBO에 따르면 이번 시즌 개막전 5경기 평균 시청률은 1.47%로 지난해 개막전(1.39%)이나 어린이날(0.68%) 기록을 모두 앞질렀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프로야구 경기를 지켜본 누적 시청자 수(149만3483명)도 지난해 개막일(34만3291명), 어린이날(16만4434명)을 훌쩍 넘었다. 프로축구도 시청률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로 인해 당분간 시청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응원과 그들이 내뿜는 열기가 스포츠 중계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방송을 시청하는 재미가 반감될 수는 있다”고 우려했다. 단, 프로축구연맹에서 ‘당분간’이라고 언급한 것처럼 높은 시청률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현재 시청률은 높지만 코로나19로 경쟁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에서 ‘개업 효과’를 누렸을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한국보다 먼저 시즌을 개막한 대만 프로야구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김윤석 전 한국 야구대표팀 대만 코디네이터는 “개막 초기 대만 언론은 프로야구 시청자 수,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해외 시청자 수 등을 보도하기에 바빴지만 최근에는 관련 보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시청자 수가 떨어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8일부터 경기당 선수단, 중계진, 관중을 합해 최대 1000명까지만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다.Q. 해외 중계 반응은…. A. 코로나19 ‘덕분에’ 한국 프로야구·축구도 해외 중계 기회를 얻었다. 야구는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과 계약한 뒤 개막전부터 미국 전역에 매일 한 경기씩 생중계되고 있다. 축구도 중국, 크로아티아 등 10개국 이상의 방송사와 현지 중계권 에이전시에 중계권을 팔았다. ESPN 중계에 객원 해설위원으로 참여한 대니얼 김 씨는 “현지 반응은 기대했던 것 이상”이라면서 “시즌 내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시작만큼은 ESPN도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기회를 K스포츠 세계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은 스포츠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아주 작은 비율의 ‘덕후’(마니아)만 흡수해도 대성공이다. 그래도 50만∼100만 명은 된다”면서 “내가 지금 구단 직원이라면 어떻게 우리 팀을 미국 시장에 알릴지 밤잠 안 자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SPN 생중계를 통해 한국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야구 종주국에 노출되면서 빅리그 진출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프로축구 역시 해외 중계가 구단들의 어려운 주머니 사정을 한 방에 해결하는 ‘잭팟’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리그의 세계 노출을 통해 선수의 해외 이적이 성사될 경우 구단들은 거액의 이적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K리그1 전북은 외국인 선수 로페즈를 상하이 상강(중국)으로 이적시키면서 약 550만 유로(약 73억 원)의 이적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규인 kini@donga.com··정윤철 기자}
한국 프로야구가 39년 역사상 가장 특별한 개막전을 치른다. 보통은 어린이날(5월 5일)이 1년 중 가장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 날이고 두 번째가 개막일이다. 그런데 올해는 어린이날 개막전을 치르지만 관중 숫자는 제로(0)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모든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안방 개막전을 치르는 5개 구단은 개막 하루 전인 4일 청소·방역 작업을 진행하면서 관중 모습과 구단 엠블럼 등을 담은 현수막 등을 관중석에 설치했다. TV 카메라에 비치는 텅 빈 관중석이 썰렁하게 보일까 염려해서다. 경기장에 관중이 없다고 파울 타구가 관중석을 피해 가는 건 아니다. 그러면 이 파울볼은 누가 가져갈까. 정답은 당연히 ‘팬’이다. 적어도 2020 프로야구 공식 개막전인 한화-SK전이 열리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그렇다. 구단에서 관중석에 떨어진 파울볼을 수거한 뒤 선수 사인을 받아 팬들에게 전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파울볼을 받아 갈 팬들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 ‘와이번스 쇼’를 통해 선정한다. SK는 예년과 똑같이 치어리더 등 응원단을 경기장으로 투입해 팬들과 함께 온라인 응원전을 벌일 계획이다. 온라인을 통해 퀴즈풀이, 수훈 선수 맞히기 같은 각종 이벤트를 진행한 뒤 당첨자를 골라 파울볼을 선물하기로 했다. 2020 프로야구 개막전은 5개 구장(잠실 문학 대구 수원 광주)에서 열리지만 경기장을 찾아 공을 던지는 시구자는 두 명뿐이다. SK는 세뱃돈을 모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마스크 100개 등을 기부한 노준표 군을 경기장에 초청한다. 삼성은 코로나19 극복에 앞장선 이성구 대구시의사협회 회장에게 시구를 맡기기로 했다. LG는 ‘엘린이(LG+어린이)’ 회원 3명이 참가하는 ‘동영상 시구’를 마련했다. KIA는 시구 행사를 열지 않는 대신 ‘갸린이(KIA+어린이)’ 팬들이 각자 집에서 부른 애국가를 한 소절씩 편집해 국민의례 때 사용한다. KT는 “야구장을 찾고 싶은 어린이들의 희망을 담아 스페셜 시구를 마련했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당일 현장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아직까진 언제부터 관중 입장이 가능할지는 점치기 힘들다. 지난달 7일 개막한 대만 프로야구가 이제 관중을 200명 정도 입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걸 보면 한국도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각 팀 선수단은 코로나19 완전 종식 때까지 계속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한다.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그라운드에서 침을 뱉어서는 안 된다. 씹는담배도 금지다. 또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을 제외한 경기장 내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취재진도 제한된 인원만 경기장에 출입할 수 있다. 한편 대만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열리는 프로야구 리그인 KBO리그 개막전에 대한 해외 언론의 관심도 뜨겁다.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에 따르면 AP통신, 블룸버그통신(이상 미국), AFP통신(프랑스), 로이터통신(영국), NHK, 니혼TV, 후지TV(이상 일본), 중국중앙(CC)TV(중국), 알자지라(카타르), CNA(싱가포르) 등 17개 해외 언론사가 취재 신청을 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사진)이 미국에 남아 메이저리그 개막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지역 매체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가 1일(한국시간) 보도했다. 김광현이 귀국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자가 격리 기간 때문이다. 김광현이 한국에 돌아오면 2주간 자가 격리를 한 뒤 밖으로 나와 연습할 수 있게 된다. 그 뒤 미국에 가면 다시 2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 매체는 “김광현이 가족과 만나 향수병을 달래는 것과 거의 한 달 동안 운동을 할 수 없게 되는 것 사이를 저울질하다 결국 연습을 계속하는 방향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대신 세인트루이스에 살고 있는 베테랑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39)와 1주일에 5차례 정도 만나 캐치볼을 하며 컨디션을 관리할 계획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