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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對)러시아 수출 통제를 위해 내놓은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적용 면제국에 한국을 포함하기로 했다. 반도체, 컴퓨터 등 미국의 FDPR 적용을 받는 제품은 앞으로 한국 기업이 러시아에 수출할 때 미국 정부가 아닌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으면 된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상무부와 백악관 당국자들을 만난 뒤 “FDPR 면제 대상 국가에 한국을 포함하는 것으로 (미국 쪽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르면 4일 관보에 게시한다. 미국의 FDPR에 따라 한국 제품이라도 미국산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했다면 러시아에 수출할 때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번 면제 조치로 통제 주체가 미국에서 한국 정부로 바뀌게 됐다. 여 본부장은 “(면제 대상국에 포함이 안 될 경우) 미국이 모든 국가에 대해 (통제를) 하다 보니 여러모로 불확실하고 기업 입장에선 행정 비용과 시간도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혼선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항공 및 해운 물류가 막혀 사실상 수출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세계 1, 2위 선사인 MSC와 머스크를 비롯해 일본 ONE, 프랑스 CMA CGM 등 세계 주요 선사들은 러시아 입항을 포함한 모든 대러 해운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러시아 노선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2주 동안 러시아 모스크바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연료 보급이 불가능해서다. 이달 18일까지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화물기도 인천에서 바로 유럽 목적지로 향한다. 한국무역협회가 3일까지 집계한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애로 접수 현황’에 따르면 총 302건의 접수 사항 중 대금 결제(56.2%) 애로에 이어 물류(31.1%)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갤럭시 S22’ 시리즈에서 고사양 게임 등을 실행할 때 강제로 기기 성능을 제한하던 기능을 사용자 선택에 맡길 수 있도록 수정하기로 했다. 최근 제기된 사용자 불만에 따른 후속 조치다. 4일 삼성전자는 자사 고객지원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인 삼성멤버스 공지를 통해 “갤럭시 S22 시리즈의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기능과 관련해 사용자들이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강제 작동하게 돼 있던 GOS 기능을 기존처럼 다시 켜고 끌 수 있도록 바꾼다는 의미다. 앞서 갤럭시 S22 시리즈에 대해 일부 모바일 게임 이용자를 중심으로 그래픽이 많은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때 속도가 느려지거나 화면이 매끄럽지 않은 현상이 나타나는 등 성능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신작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에서 고사양 게임 등 특정 애플리케이션(앱) 실행 시 강제로 기기 성능을 제한하던 기능을 사용자 선택에 맡길 수 있도록 수정한다. 최근 제기된 사용자 불만에 따른 후속 조치다. 4일 삼성전자는 자사 고객지원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인 삼성멤버스 공지를 통해 “갤럭시S22 시리즈의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기능과 관련해 사용자들이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간 강제 작동하게 돼 있던 GOS 기능을 기존처럼 다시 켜고 끌 수 있도록 바꾼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우선 게임 런처 앱 내의 ‘게임 부스터 실험실’ 메뉴에서 ‘성능 우선’ 옵션을 제공하는 업데이트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갤럭시S22 시리즈는 기존 삼성 스마트폰 제품들과 달리 GOS 기능을 소비자들이 차단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일부 모바일 게임 이용자를 중심으로 불만이 제기돼 왔다(본보 3일자 지면 참조). GOS는 고사양 게임 앱을 실행할 때 전력 소모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면서 생길 수 있는 스마트폰 발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기기 성능을 제한하는 안전장치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 간 출시된 스마트폰 제품에도 GOS를 탑재해 왔지만 일부 고성능 게임 이용자들은 유료 애플리케이션 등 우회로를 통해 GOS를 비활성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S22 시리즈에서는 GOS 탑재가 의무화되는 한편 우회 차단 방식에도 제한을 뒀다. 이에 따라 해당 기능이 기존 갤럭시S22 출시 당시 홍보해온 고사양 게임 및 앱 구동 자체를 불편하게 하면서 삼성멤버스와 소비자 커뮤니티 사이에서 “100만 원이 넘는 저사양 스마트폰” “누가 포르쉐를 사면서 100㎞/h 속도제한을 받겠나” 등 비판을 받았다. 일부 소비자들은 온라인 카페를 개설해 집단소송 움직임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GOS 방침 변동과 무관하게 기기 사용 중 이상 과열로 인한 기능 차단 등 안전장치는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갤럭시S22로 모바일 게임을 구동할 때 속도가 느려지거나 화면 그래픽이 매끄럽지 않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의견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라며 “향후에도 소비자 의견에 귀 기울여 제품 안전성 확보는 물론 고객 만족과 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대표적 서민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의 국내 가격이 오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미국의 러시아 제재로 촉발된 에너지값 상승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에너지 가격의 ‘슈퍼 스파이크’(대폭등)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한국 등 세계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 양대 LPG 수입업체인 E1과 SK가스는 3월 국내 LPG 공급가격을 일괄적으로 kg당 60원씩 인상한다고 1일 밝혔다. E1의 가정·상업용 프로판 가격은 kg당 1387.8원, 산업용은 1394.4원으로 오른다. 택시 등에 쓰이는 부탄은 kg당 1710.38원(L당 998.86원)이 된다. SK가스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을 kg당 1389.36원으로, 산업용 프로판은 kg당 1489.36원으로 조정한다. 국제유가는 7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뜀박질하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3.1%(3.06달러) 오른 배럴당 100.99달러에 거래됐다.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 105.07달러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러시아 원유 수출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동맹국과 함께 6000만 배럴에 이르는 비축유 방출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하루 원유 수출량이 약 500만 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12일 치 분량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과 동맹국들이 각각 비축유 3000만 배럴씩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은 최종 결정이 내려진 상태는 아니며 미국이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과 이를 며칠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국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직결돼 수출이 늘더라도 경상수지 적자가 악화될 수 있다.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가 함께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대표 서민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의 국내 가격이 오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따른 미국의 러시아 제재로 촉발된 에너지값 상승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에너지 가격의 ‘슈퍼 스파이크(대폭등)’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양대 LPG 수입업체인 E1과 SK가스는 3월 국내 LPG 공급가격을 일괄적으로 ㎏당 60원씩 인상한다고 1일 밝혔다. E1의 가정·상업용 프로판 가격은 ㎏당 1387.8원, 산업용은 1394.4원으로 오른다. 택시 등에 쓰이는 부탄은 ㎏당 1710.38원(L당 998.86원)이 된다. 최근 국제유가는 7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뜀박질하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물 가격은 전일 대비 3.1%(3.06달러) 오른 배럴당 100.99달러로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였다. 장중 105.07달러까지 치솟았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국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직결돼 수출이 늘더라도 경상수지 적자가 악화될 수 있다. 소비자·생산자 물가가 함께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이 개정된 상법 시행령에 따라 사업보고서를 사전 확정해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상법 시행령 개정 이후 올해는 주총 전 사업보고서를 사전 제공해야 하는 첫 번째 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7일 발표한 ‘매출 500대 기업 주주총회 애로사항 조사(154개 사 응답)’ 결과에서 응답 기업들은 ‘주총 전 사업보고서 확정 및 각종 사전 공시(49.4%)’와 ‘의사정족수 확보 및 의결권수 확인(31.2%)’ 등을 주총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올해 주총에서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는 많은 기업들이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23.1%)을 꼽았다. ‘정관변경 승인’(19.9%), ‘(사외)이사 선임·해임’(18.6%), ‘감사·감사위원 분리선출’(12.7%) 등이 뒤를 이었다. 주총을 앞두고 ‘누구의 주주 제안(경영권 분쟁 직접당사자 제외)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국민연금’(24.7%), ‘기관투자자’(24%), ‘해외기관투자자’(15.6%), ‘소액주주연대’(15.6%)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국민연금의 자료 요구나 질의 등이 예년보다 ‘더 많아졌다’고 답변한 비율은 24%로 ‘줄었다’(3.9%)의 6배 이상이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국제 금융 거래망에서 퇴출시키는 초강력 제재안을 꺼내 들면서 러시아와 거래하는 한국 기업들의 수출입대금 결제와 현지 교민들의 송금이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러시아 은행들의 퇴출 범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국내 기업들의 러시아 무역 거래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체 결제’를 지원할 방침이다. 27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러시아 현지와 원자재 및 부품 등을 거래하는 국내 중소업체들은 이미 수출입대금 결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콩 무역업체를 통해 러시아산 펄프를 수입하는 A사는 국내 은행 4곳에서 수입 업무에 필요한 신용장 개설을 거부당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국내 은행들이 러시아와 관련된 수출입 서류 인수 등의 업무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B사는 외환 거래가 막혀 현지에서 결제대금을 받지 못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26일까지 협회 긴급대책반에 접수된 기업들의 애로사항 35건 가운데 대금 결제와 관련된 내용이 15건이었다.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하는 제재가 본격화되면 국내 기업들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대(對)러시아 무역 규모는 273억 달러(약 32조6000억 원)에 이른다. 국내 조선사들이 러시아에서 선박 등을 수주한 규모도 약 12조 원으로, 수주대금 정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 현지 유학생이나 주재원들의 국제 송금에도 제약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을 통해 러시아 유학생, 주재원에게 송금된 자금은 624만7438달러(약 75억 원)다. 한 은행 관계자는 “SWIFT가 아닌 다른 결제망을 통해 송금할 방법은 있지만 하루 송금액이 제한돼 불편함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러시아 은행의 SWIFT 퇴출 범위에 따라 국내 기업과 국민에 미칠 파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서방 국가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27일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러시아의 금융 거래가 차단되면 국내 기업들이 대체 계좌를 통해 무역대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관계 외교당국과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현재 이란도 서방 국가의 금융 제재로 거의 모든 금융사가 SWIFT 결제망에서 퇴출돼 달러화 결제가 막혀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만든 원화 대체 계좌를 활용해 무역대금을 결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란과 달리 러시아는 일부 은행만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며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현지 은행을 통해 무역대금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는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등 러시아 수출통제 참여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달 초 미국과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이 24일(현지 시간) 발표한 러시아 수출통제 조치에 FDPR가 포함돼 기업들은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도 미국산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했다면 러시아 수출 때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또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네온, 크립톤 등 반도체 제조 핵심 품목의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제3국을 통한 수입과 대체재 확보 등에 나서기로 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반도체는 한 공정만 돌리지 못해도 전 공정이 멈춥니다. 네온, 크립톤 공급 차질에 대한 현장의 우려는 생각보다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승인 직후인 23일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현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네온, 크립톤 등 특수가스는 사용량은 소량이지만 반도체 핵심 공정에 필수적인 소재다. 네온은 반도체 패턴 형성을 위한 레이저 발진에 쓰이고, 크립톤은 회로도를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깎는 식각 공정에 쓰인다. 전 세계 네온 사용량의 70%, 크립톤의 40%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다. 네온의 경우 주 생산국이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중국, 프랑스 5개국에 불과하다. 이 중 2곳에서 리스크가 불거진 것이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어떻게든 재고 확보를 최대한 해두고 대체 수입 경로를 뚫어야 한다”며 “정부가 특수가스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지원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가능성 고조에 국내 산업계에 전방위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배터리 업계는 양극재 소재인 니켈과 알루미늄, 동박 소재인 구리 가격이 고공 행진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 있다. 러시아는 이 배터리 주요 소재들의 10%가량을 공급하는 나라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광물 가격 변동 폭은 배터리 최종 제품 납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이미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에너지·화학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주요 화학 원자재인 나프타 공급망에도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기준 국내 원유 수입량에서는 5.8%만 차지했지만 나프타 수입량은 25%로 1위다. 나프타는 특수 가스와는 달리 생산국이 많아 수입처 다변화가 상대적으로 쉽긴 하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도 같은 상황에 몰려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러시아 수입 의존도가 높은 무연탄과 우라늄, 유연탄 등 다른 에너지원도 수급 불안정 우려가 큰 건 마찬가지다. 대(對)러시아 자동차 시장 위축과 철광석 가격 상승도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사태 당시의 상황이 재연될까 봐 걱정하는 분위기다. 당시 서구권의 러시아에 대한 각종 제재로 2015년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이 2014년 24억 달러(약 2조8000억 원)에서 9억 달러(약 1조 원) 규모로 62%나 줄어든 경험이 있어서다. 국내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 변동성 확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t당 120.19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이달 18일 138.05달러로 약 15% 올랐다. 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세계 5, 6위권 철광석 생산국인 만큼 원자재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유가 및 핵심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확대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광물종합지수는 1월 평균 2971.46으로 전월 대비 10.5% 올랐다. 유연탄, 우라늄, 동, 니켈, 아연, 철광석 등 6개 전략 광종 모두 상승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만약 진정된다 하더라도 광물 공급처들이 한번 올린 가격을 쉽게 내리지 않기 때문에 올해는 계속해서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해 국민연금의 대기업 상장사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반대율이 1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의 보수 한도와 합병 분할 등에 대한 반대율이 특히 높았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725개 기업의 주주총회(1432회)에 대한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대상 기업은 2020년(645개)보다 감소(613개)했지만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 안건에 대한 반대율은 9.1%에서 10.1%로 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안건별 반대율은 ‘임원 보수한도·규정’ 안건이 259건 중 21.6%로 가장 높았다. ‘합병·분할·양수도’(16.7%), ‘주식매수선택권’(11.8%), ‘임원 선임’(9.2%) 등이 뒤를 이었다. 국민연금의 반대율이 가장 높은 대기업집단은 미래에셋으로 전체 안건 중 37.5%에 대해 반대한 것으로 드러났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가 12년 만에 태양광 셀 및 모듈 사업을 종료한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따라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사업 중단이 이어진 상황에서 LG전자도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LG전자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6월 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소비자 사후서비스(AS) 등에 필요한 물량을 감안해 2분기(4∼6월)까지는 생산을 이어갈 예정이다.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N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제품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 기업들이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소재, 셀, 모듈 모든 분야에서 출혈경쟁이 시작됐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2020년 SKC와 OCI, 한화솔루션 등이 태양광 소재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해 말에는 태양광 셀·모듈 중견기업 신성이엔지가 공장을 매각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의 태양광 패널 생산 실적은 2017년 1544MW(메가와트)에서 지난해 1∼3분기(1∼9월) 640MW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LG전자는 “수년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LG전자 태양광 사업 매출액은 2019년 1조1000억 원대에서 2020년 8800억 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모듈의 중국산 점유율은 2019년 21.6%에서 지난해 상반기(1∼6월) 36.7%로 늘었다. 셀 부문에서도 중국산이 61%를 차지했다. 이번에 LG전자마저 시장에서 손을 떼면서 국내 태양광 산업은 한층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태양광 패널 사업부서에서 일하던 600여 명 등 에너지사업부 임직원 900여 명에 대해 그룹 내 인력 재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했던 BS사업본부는 향후 △IT(모니터, 노트북 등)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하는 한편 전사 차원의 신사업 육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 전사 차원의 사업 구조 개선과 신사업으로의 역량 전환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26년간 이어온 모바일 사업을 종료했다. 그 대신 세계 3위 자동차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며 자동차 전장사업을 강화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가 온라인 코딩 교육 플랫폼 기업 등 신규 창업 기업 20곳을 추가 지원하기로 하고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의 4기 발대식을 가졌다.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로봇, 디지털 헬스, 친환경 등 미래 혁신 시장을 개척한 20개 스타트업이 출범했다. 삼성전자는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C랩 아웃사이드 4기 발대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발대식에 참여한 20개 스타트업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공모전에서 사상 최대인 37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C랩 4기에는 비전공자를 위한 온라인 코딩 교육 플랫폼(팀스파르타), 메타버스용 3차원(3D) 디자인 소스 공유 플랫폼(카펜스트리트), Z세대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한 문서 작성 플랫폼(뤼튼테크놀로지스) 등 다양한 분야의 창업 아이템이 포함됐다. 특히 디지털 정신건강 솔루션 기업 ‘포티파이’ 등 5개 스타트업은 여성 창업가 기업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선발된 20개 스타트업에는 각각 △사업지원금 1억 원 △심층 고객 조사 △데이터 기반 마케팅 △재무 역량 및 투자유치(IR) 컨설팅 등 성장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이 지원된다. 이 중 13개 스타트업 소속 170여 명은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입주해 사무 공간과 식사 등 각종 인프라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날 발대식에는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올해 처음으로 ‘CES 2022’에 참가한 ‘펫나우’ 임준호 대표와 ‘디지소닉’ 김지헌 대표 등 선배들이 참여해 해외 진출 노하우를 공유하고 후배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격려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삼성전자라는 든든한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CES에 참가해 미디어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세계 각국의 보험사, 정부 관계자, 투자사들과 미팅을 갖는 등 꿈꾸었던 글로벌 진출 계획들을 하나씩 실행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2012년 12월 도입했다. 2018년에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외부 기관과 함께하는 C랩 아웃사이드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총 426개의 사내벤처와 스타트업을 육성했으며 이르면 연내에 누적 500개 육성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가 12년 만에 태양광 셀 및 모듈 사업을 종료한다. 전사 차원의 사업구조 개선과 자원 배분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다. LG전자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6월 30일자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비자 사후서비스(A/S) 등에 필요한 물량을 감안해 2분기(4~6월)까지 생산을 이어간다. 앞서 2010년 태양광 패널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N타입, 양면형 등 고효율 프리미엄 모듈 위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산 위주의 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되며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다. 게다가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는 등 시장과 사업 환경이 악화돼 왔다. 최근 수년 간 LG전자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대에 머물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2019년 1조1000억 원 대였던 매출은 2020년 8000억 원 대로 하락했다. 태양광 패널 사업 관련 국내 600여 명을 포함한 에너지사업부 직원 900여 명에 대해서는 그룹 내 재배치를 진행한다. 직원들의 역량과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타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LG전자는 밝혔다.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직원들에게는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새 근무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태양광 패널 사업이 속한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는 △IT(모니터, 노트북 등)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동시에 전사 차원의 신사업 육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사내벤처와 CIC(사내회사) 등 혁신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역량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에도 나선다. LG전자는 전사적인 사업구조 개선과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왔다. 지난해에는 26년간 이어온 모바일 사업도 종료했다. 이어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생활가전, TV 등 기존 주력사업에서는 하드웨어 중심 사업 체계를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고조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물론이고 산업계 전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법인 및 지사에서 주재원들이 모두 철수 완료했으며 정부 당국도 수출입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현지에 법인이나 지사를 둔 한국 기업들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코퍼레이션, 포스코인터내셔널, 한국타이어, GS건설 등 제조사와 종합상사를 포함해 10여 곳이다. 이들은 앞서 13일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금지령을 내린 직후 현지 주재원과 가족들을 모두 귀국 조치하거나 폴란드 등 인근 국가에 재배치했다. 현지에 법인이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현지 주재원 수는 10여 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현지에 진출해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 오리온 등 국내 기업들도 원자재 공급 차질과 내수 감소 등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10위 교역 대상 국가인 러시아와 네온(반도체 소재) 등 일부 희귀품목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가능성에 따라 반도체업계와 국내 수출입 기업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주요 업종 우크라이나 사태 및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서유럽과 이어지는 길목인 만큼 여러 공급망 차질이 있을 수 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고조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물론 산업계 전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법인 및 지사에서 주재원들이 모두 철수 완료했으며 정부 당국도 수출입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현지에 법인이나 지사를 둔 한국 기업들은 삼성전자,LG전자, 현대코퍼레이션, 포스코인터내셔널, 한국타이어, GS건설 등 제조사와 종합상사를 포함해 10여 곳이다. 이들은 앞서 13일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경보 4단계인 여행금지령을 내린 직후 현지 주재원과 가족들을 모두 귀국 조치하거나 폴란드 등 인근 국가에 재배치했다. 현지에 법인이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현지 주재원 숫자는 10여 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판매 법인과 키예프 R&D센터 주재원 전원 철수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현지에 진출해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 오리온 등 국내 기업들도 원자재 공급 차질과 내수 감소 등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10위 교역 대상 국가인 러시아와 네온(반도체 소재) 등 일부 희귀품목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가능성에 따라 반도체업계와 국내 수출입 기업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주요 업종 우크라이나 사태 및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여 본부장은 “현재까지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서유럽과 이어지는 길목인 만큼 공급망에서 여러 차질이 있을 수 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일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SK텔레콤 회장에 취임한 21일 인공지능(AI) 태스크포스(TF) ‘아폴로’ 구성원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200여 명에 이르는 아폴로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익명 전제의 설문조사가 진행되면서다. 질문은 주로 향후 AI 사업의 방향성과 TF 운용전략 등에 대해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SK텔레콤 회장 취임 후 첫 행보로 아폴로 재정비를 택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고 최 회장의 미등기 회장 보임을 확정했다. 최 회장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SK텔레콤은 그동안 업(業)의 확장을 통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다양한 도전을 해왔다”며 “하지만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기회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또 “이에 저는 그룹 최고 경영진으로서 이 도전에 여러분과 함께하고자 한다”고 다짐을 밝혔다. 최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에 오르기로 결정한 배경 중 하나가 지난해 5월 출범한 아폴로의 부진한 성과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 조직은 SK텔레콤뿐만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AI 전문가들과 외부 인재들이 영입되면서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나타낸 최 회장은 정작 1년이 가깝도록 뚜렷한 성과가 없어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메시지에서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일은, 함께 도전하는 사람들 간의 신뢰와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집단 지성을 모아 SK텔레콤 성장 스토리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날 최 회장의 겸직 보임 자료를 내며 “SK그룹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전반에서의 딥 체인지 가속화를 위해 조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04년 소버린 사태 이후 SK텔레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이래 공식적으로는 18년 만에 SK텔레콤 경영 전면에 나선 셈이다. SK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의 전략 수립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지만 공식적인 보직이 없는 상황에서 계열사에 대한 경영 간섭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미등기 형식이지만 직접 취임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4년 대법원 판결로 실형이 확정되면서 당시 맡고 있던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핵심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모두 물러났다. 그 직후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에는 미등기 회장직으로 이름을 올렸다. 2016년엔 SK㈜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전환과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인수 등 굵직굵직한 의사결정들을 이끌어 왔다. 이번에 SK텔레콤의 미등기 회장직에 오르면서 최 회장은 반도체, 에너지, 통신 부문의 핵심 계열사 세 곳 경영에 모두 참여하게 됐다. ‘이사회 중심 경영’이라는 거버넌스 실험을 지속하고 있는 SK에서 최 회장의 계열사 경영 참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등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성장 산업은 최 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그룹 비전에 따라 신사업 투자 속도가 훨씬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을 겸직한다는 사실을 임직원들에게 스스로 알렸다. 최 회장은 21일 SK텔레콤 사내게시판에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조력자로서의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 직을 맡는다. 미등기 회장으로 보임되는 만큼 최 회장이 직접 이사회에 참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경영진과 이사회가 근본적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맡게 된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SK텔레콤 회장직 겸직 보임을 최종 결정하기까지 경영진들과의 논의를 통해 숙고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사외이사 등 이사회 멤버들과도 사전에 만나 의견을 구한 결과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SK텔레콤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성장 등 신사업 진출 및 전방위적인 혁신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단기 경영 성과를 넘어 중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에 대한 강한 추진력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SK텔레콤의 기업 가치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이사회에 참여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반면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에서는 미등기 회장으로서 양 사 경영진과 이사회의 조력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하는 등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고,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친환경 사업으로 변화하는 데 일조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SK텔레콤에서도 미등기 회장으로서 유사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 보임 이후에도 SK텔레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전문경영인인 유영상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재의 경영진이 담당하고, 주요한 의사결정도 김용학 이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가 맡을 예정이라고 SK는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10년 전 최 회장 주도로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반도체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이후 SK 계열사들은 배터리, 바이오, 수소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번에 최 회장이 SK텔레콤의 업(業)에서의 혁신을 지원하게 되면 SK텔레콤뿐만 아니라 SK그룹 전반의 혁신도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회장에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수를 따로 받지 않는 미등기 임원 신분이다. 지난해 SK텔레콤 산하에 출범시킨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AI) 신산업 태스크포스(TF) ‘아폴로’ 등을 직접 진두지휘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 AI사업 실무 단계부터 직접 챙겨20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그룹 핵심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SK텔레콤 회장을 겸직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SK㈜ 대표이사 회장과 SK텔레콤 회장을 겸직하게 된다. 겸직 발령은 이르면 이번 주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SK텔레콤 회장이 되면 그룹 총수가 특정 계열사 경영을 직접 챙기는 형태가 된다. SK텔레콤 등기이사가 되려면 이사회 의결 및 보수 책정이 필요하다. 또 지주회사인 SK㈜ 대표이사 신분을 유지하면서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어서 미등기·비상근 형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의 SK텔레콤 경영 참여 결정은 수년째 강조해온 AI 사업이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던 그룹 AI 사업을 계열사 내 실무 단계부터 직접 챙기며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다. 최 회장은 2019년 8월 SK이천포럼에서 “AI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면 SK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20년 6월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확대경영회의에서도 “AI 등 신사업을 우리의 성장동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적극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AI에 미래 맡긴 SK그룹 SK그룹은 최근 꾸준히 AI 사업에 진출해 왔다. 그룹 내 첫 별도 법인으로는 2020년 9월 SK하이닉스가 투자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범시킨 AI 전문 연구개발(R&D) 기업 가우스랩스가 있다. 올해 1월에는 SK스퀘어, SK텔레콤, SK하이닉스로 구성된 ‘SK ICT 연합’의 공동 투자로 미국에 AI 반도체 법인 사피온을 설립했다. 핵심 조직은 지난해 5월 최 회장 주도로 출범시킨 SK텔레콤의 AI 전략 TF 아폴로다. 아폴로는 향후 SK그룹 AI 전략을 총괄하는 자회사로까지 육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1년이 가깝도록 대외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 회장이 아폴로를 직접 이끌게 되면 그간 분산돼 있던 그룹 AI 역량이 더 강력하게 결집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은 아폴로를 통해 그룹 내 AI 담당 인력들이 머리를 맞대는 차원이었다면 앞으로 구체적인 실행과제가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에 대한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외 AI 패권 경쟁에서 SK가 확실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 회장의 직접 경영 참여로 이제 그룹 차원에서 확실한 AI 투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SK그룹에서는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올 초 또 다른 신사업 축인 전기자동차 배터리 계열사 SK온 대표이사에 올랐다. 최 회장의 계열사 직접 경영과 최 수석부회장의 8년 만의 경영 일선 복귀로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 범위도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재계 총수들, 경쟁적으로 AI 투자AI에 사활을 걸고 있는 건 비단 SK만이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AI 글로벌 석학들을 두루 만나 교류하는 한편 2020년 세계적인 석학인 승현준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를 직접 영입하기도 했다. 글로벌 인재 유치에 총수가 직접 나설 만큼 그룹 전체의 투자 의지가 강하다는 반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를 그룹의 주요 목표로 강조했다. LG그룹도 2020년 구광모 ㈜LG 대표의 의지를 반영해 AI 전담조직인 LG인공지능연구원을 출범시킨 뒤 전 계열사의 AI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미국 인텔, 대만 TSMC, 중국 창신메모리 등 각국 반도체 기업들의 속도전이 다시 불붙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 파운드리 공장 발표 이후 후속 투자를 검토 중인 삼성전자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 시간) 반도체 전략발표 행사인 ‘인텔 인베스터 데이 2022’에서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날 인텔은 사내에 ‘자동차 전담 그룹’을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를 위한 파운드리 첨단 공정을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인텔은 “(현재의) 파편화된 공급망과 기존 공정 기술로는 증가하는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겔싱어 CEO는 이날 첨단 미세공정인 1.8nm(나노미터) 공정이 적용된 시제품을 들어 보이며 “우린 예정보다 좀 앞서 있다. 하지만 아직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당초 2025년으로 잡았던 1.8nm 공정 양산 목표를 2024년 하반기(7∼12월)로 앞당겨 공개했다. 올해 TSMC와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 인텔은 7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겔싱어 CEO는 반도체 칩 용량이 18개월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언급하며 이를 뛰어넘는 “슈퍼 무어의 법칙 시대를 열겠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인수를 하려다 무산된 영국 반도체 기업 ARM을 인수하기 위한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인텔은 앞서 15일 이스라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타워 세미컨덕터’를 54억 달러(약 6조5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설계와 생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선 것이다. 파운드리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 반도체 공장 건설에 당초 계획보다 1800억 엔(약 1조8700억 원) 늘어난 9800억 엔(약 10조18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120억 달러(약 14조3500억 원)를 투자한 데 이은 대규모 신규 투자다. 중국 기업도 추격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달 중국 당국은 자국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반도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에 대한 투자를 권장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이날 중국 기업정보 회사 치차차(企査査)에 따르면 알리바바를 필두로 한 컨소시엄은 이에 부응하듯 최근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의 모회사에 83억9000만 위안(약 1조5900억 원)을 신규 출자했다. 창신메모리는 중국 내 유일한 D램 생산 업체이자 SMIC, 칭화유니와 더불어 중국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대형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대해 한종희 부회장이 지난달 초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테슬라,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계와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차량 반도체 M&A에 나설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류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전략팀장은 “미중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 패권을 다투면서 각국의 굵직한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서 다툼이 점점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우린 예정보다 좀 앞서 있다. 하지만 아직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한 인텔의 행보가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 시간) 자사 반도체 전략발표 행사인 ‘인텔 인베스터 데이 2022’에서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인텔은 사내에 ‘자동차 전담 그룹’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차세대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기술을 위한 파운드리 첨단 공정을 준비하는 한편 자체 디자인 서비스와 반도체 지적재산(IP)을 고급 반도체 패키징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차량용 반도체 총 시장 규모는 10년 후 현재의 두 배인 1150억 달러(약 137조6000억 원)로 예상된다”며 “(현재의) 파편화된 공급망과 기존 공정 기술은 증가하는 수요를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 겔싱어 CEO는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로부터 인수가 무산됐던 영국 반도체 기업 ARM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참여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앞서 인텔은 15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타워 세미컨덕터’를 54억 달러(약 6조5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설계와 생산 공정을 가리지 않고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인텔은 본업인 중앙처리장치(CPU) 사업이 어려움을 겪던 와중인 지난해 3월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을 선언했다. 이번에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로 분야를 특정해 밝히면서 전략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아직 초기 시장이자 성장성이 높은 차량용 파운드리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인텔의 이 같은 행보로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 반도체 공장 확대에 당초 계획보다 1800억 엔(약 1조8700억 원) 늘어난 9800억 엔(약 10조18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까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약 20조 원을 투자해 제2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도 테슬라,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업계와 긴밀히 협력하는 한편 차량용 반도체 관련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후발주자인 인텔로서는 미국 정부와 완성차업계의 뒷받침이 예상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새로운 카드가 될 수 있다”며 “차 한 대당 2, 3만 개의 칩이 들어가는 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이 시장에서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점점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SK그룹은 17일 관계사 사외이사들이 전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및 투자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세미나에는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의장, 김용학 SK텔레콤 의장 등 SK 12개 관계사의 사외이사 30명과 블랙록 아시아지역 총괄투자스튜디어십팀 원신보 본부장이 참여했다. 회의는 2시간가량 화상으로 이뤄졌다. SK의 주요 관계사 사외이사들이 외부 투자자와 세미나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블랙록은 ESG 부문을 가장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사로 꼽힌다. 참여자들은 SK 관계사들의 지배구조 혁신을 포함한 ESG 경영에 대해 외부 투자자들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등을 놓고 토론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