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훈

전승훈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67

추천

도시라는 정글에서 새로운 세상을 발견합니다. 도시를 산책하고 탐사하는 즐거움을 함께합니다.

raphy@donga.com

취재분야

2024-10-28~2024-11-27
여행61%
경제일반17%
문화 일반13%
역사3%
산업3%
사회일반3%
  • ‘족쇄 풀린’ 시아파 맹주, 수니파 리더와 격돌 가능성

    이란 핵협상 타결은 단순히 미국 이란의 관계 개선이나 이란의 핵무장 저지를 넘어 중동 질서의 일대 재편을 몰고 올 ‘사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5년째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과 전쟁으로 번진 예멘 사태 해결이다. 두 곳 모두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종교 유혈 전쟁으로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반(反)이란 세력의 대결 구도이기 때문에 이란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가 싹트고 있다. 미국이 이번에 핵협상을 타결한 데에는 이란의 핵무장을 막기 위한 목적과 함께 미국 혼자 돌파구를 찾을 수 없는 시리아와 예멘 사태에 이란의 중재 역할을 기대하는 계산도 녹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중동의 맹주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이번 타결을 계기로 이란이 세계무대에서 급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중동 내 힘의 불균형을 가져와 시아파 이란과 여타 수니파 아랍 국가들 간의 종파 분쟁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당장 시리아 내전과 예멘 사태가 관건이다. 그동안 이란은 시아파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공공연하게 지원해왔고 쿠데타로 정치적 실권을 쥔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의 배후로도 지목됐다. 쿠데타로 쫓겨난 예멘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후티를 ‘이란의 꼭두각시’로 지목했을 정도였다. 이에 사우디는 시아파의 예멘 장악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대대적인 공습으로 맞서고 있다. 이란은 핵협상 타결 직전 “예멘 사태 해결을 위해 사우디와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오랜 동맹이었던 사우디 및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보국장 출신인 투르키 파이살 왕자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은 이란에 핵개발을 허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사우디도 동등한 권리(핵개발)를 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도 “사우디가 향후 수니파 동맹국인 파키스탄과 함께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것이며 이집트를 앞세운 ‘아랍 연합군’ 창설로 이란의 영향력을 억제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과 사우디는 향후 세계 석유시장의 패권을 놓고도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협상을 줄기차게 반대해온 이스라엘이 극단적인 경우 이란 핵시설을 폭격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1981년엔 이라크, 2007년엔 시리아의 원자로를 공습해 파괴한 전력도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도 심상치 않다. 미국 정부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포함해 중동 및 이스라엘 정책 구상을 전면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이란의 성장에 위협을 느낄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이전에 전혀 생각지 못했던 동맹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전부터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등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수니파 국가들과 교류해왔다. 약 2개월 전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이 이란 관련 정보를 나누기 위해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아메리칸대의 가말 압델 가와드 솔탄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동맹들은 이전보다 미국을 훨씬 덜 신뢰한다”며 “각국 정부들이 독자 행동을 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4-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평양 카페창업 강의에 수백명 몰려

    북한 평양에서 공산당 간부와 상인 수백 명이 외국 기업의 경영 방식을 배우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조용한 자본주의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이 1일 보도했다. 슈테른은 1일 북한 정권에 자본주의를 가르치고 있는 커피 바리스타 닐스 바이젠제 씨(35·사진)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외부와 격리돼 ‘석기시대 공산주의’를 실현 중인 북한에서 나무껍질과 곤충을 먹는 주민 실상과는 동떨어진 자본주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으며 한 독일 청년이 이 위험한 실험을 돕고 있다는 내용이다. 바이젠제 씨는 북한의 관리자 교육기관인 ‘조선교류(조선익스체인지)’에서 800여 명의 북한 공산당 간부, 중소상인 등을 대상으로 자본주의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조선교류’는 북한의 최우수 교육생들이 최첨단 자본주의 국가인 싱가포르를 직접 체험하는 여행을 주선하기도 했다. 북한의 국영기업체 직원들이 참여한 이 여행에서는 싱가포르의 번화한 상점에서 쇼핑도 해보고, 현지 기업인들과 면담도 했다. 상하이(上海)에서 커피 사업을 해 온 바이젠제 씨는 “처음에는 회사 설립과 관리 방법에 대해서만 강연을 하려고 했는데, 정작 북한 사람들은 강연에서 ‘장사에 성공하려면 레스토랑 벽을 무슨 색으로 칠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북한 시내에 밝은 색을 벽면에 칠한 카페들이 많아졌다”며 “김정은이 커피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영향도 크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평양 시내에는 최근 북한산(産) ‘평화자동차’ 광고가 등장하고 ‘삼지연 태블릿PC’를 파는 상점, 네일숍과 고급 레스토랑에 이어 스마트폰 매장도 생겨났다. 인터넷이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상점에서 케이블을 연결해 스마트폰 프로그램을 내려받는 ‘앱스토어’까지 생겼다. 바이젠제 씨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장마당’ 자본주의에 대한 열망을 더이상 막을 수 없게 되자 2년 전부터 기업인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락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고객 카드를 만들고, 24시간 영업을 하는 상점도 생겨났다”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4-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평양시내 스마트폰 매장-앱스토어까지…조용한 자본주의 실험”

    북한 평양에서 공산당 간부와 상인 수백 명이 외국 기업의 경영 방식을 배우는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조용한 자본주의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이 1일 보도했다. 슈테른은 1일 북한 정권에 자본주의를 가르치고 있는 커피 바리스타 닐스 바이젠제 씨(35)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외부와 격리돼 ‘석기시대 공산주의’를 실현 중인 북한에서 나무껍질과 곤충을 잡아먹는 주민 실상과는 동떨어진 자본주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으며 한 독일 청년이 이 위험한 실험을 돕고 있다는 내용이다. 바이젠제 씨는 북한의 관리자 교육기관인 ‘조선교류’(조선 익스체인지)에서 800여 명의 북한 공산당 간부, 중소상인 등을 대상으로 자본주의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조선교류’는 북한의 최우수 교육생들이 최첨단 자본주의 국가인 싱가포르를 직접 체험하는 여행도 주선하기도 했다. 북한의 국영기업체 상인들이 참여한 이 여행에서는 싱가포르의 번화한 상점에서 쇼핑도 해보고, 현지 기업인들과의 면담도 이뤄졌다. 상하이(上海)에서 커피 사업을 해 온 바이젠제 씨는 “처음에는 회사 설립과 관리 방법에 대해서만 강연을 하려고 했는데, 정작 북한 사람들은 강연에서 ‘장사에 성공하려면 레스토랑 벽을 무슨 색으로 칠해야하느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북한 시내에 밝은 색을 벽면에 칠한 카페들이 많아졌다”며 “김정은이 커피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영향도 크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평양 시내에는 최근 북한산(産) ‘평화자동차’ 광고가 등장하고 ‘삼지연 태블릿PC’를 파는 상점, 네일숍과 고급레스토랑에 이어 스마트폰 매장도 생겨났다. 인터넷이 차단되어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상점에서 케이블을 연결해 스마트폰 프로그램을 다운받는 ‘앱스토어’까지 생겼다. 바에젠제 씨는 2009년 북한의 화폐개혁 당시 북한 중소 무역상인들을 상대로 한 환율에 대한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이후 그는 북한에 자주 들어가 레스토랑이나 카페, 식료품점, 전자제품 가게를 창업하고 싶은 중상위 계층을 상대로 고객 만족, 브랜드 마케팅, 직원관리에 대해 강의해왔다. 영어 통역으로 진행되는 이 강의에는 다른 외국인 기업가들도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다. 슈테른은 “이런 현상은 경제 자유화의 신호탄이며, 그 배후에는 북한의 1세대 기업가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젠제 씨는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장마당’ 자본주의에 대한 열망을 더 이상 막을 수 없게 되자 2년 전부터 기업인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락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고객 카드를 만들고, 24시간 영업을 하는 상점도 생겨났다”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4-02
    • 좋아요
    • 코멘트
  • 터키 검찰청서 검사 인질극

    터키 이스탄불 검찰청에 지난달 31일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현직 검사를 납치하는 사상 초유의 인질극이 발생했다. 이 사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인질로 붙잡혔던 검사 1명과 범인 2명이 사망했다. 극좌 성향의 테러단체인 ‘혁명민족해방전선’(DHKP-C) 소속으로 알려진 무장 괴한은 지난달 31일 낮 12시 반경 이스탄불 차을라얀 법조단지 내 검찰청 6층의 메흐메트 셀림 키라즈 검사 집무실에 난입했다. 키라즈 검사는 2013년의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베르킨 엘반(당시 15세) 사건의 담당 검사였다. 괴한들은 “엘반 군에게 최루탄을 쏜 경찰관들이 TV 생방송으로 혐의를 인정하고, 항의시위를 벌이다 구속된 사람들을 석방하라”며 “3시간 이내에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검사를 죽이고 청사 안에 설치한 폭발물을 터뜨리겠다”고 협박했다. 인질범들과 6시간 동안 협상을 벌이던 경찰은 청사에서 폭발음과 총성이 나자 특공대를 투입해 진압 작전을 벌였다. 이 현장에서 인질범 2명이 사살됐고, 키라즈 검사도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2시간여 만에 숨졌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4-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징용의 恨 서린 日 11곳, 세계유산 될판

    일본 나가사키(長崎) 현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와 다카시마(高島) 탄광, 나가사키 조선소 등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의 한이 서린 일본 내 지역과 시설물 11곳이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프랑스 파리의 외교 소식통은 “약 2주 전에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전문가 사전 심사에서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시대 산업혁명 유산’ 28곳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조건에 기술적으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며 “전문가 심사의 최종 결론은 난 상태이며 5월 중 공식 출판될 자료집 인쇄 작업에 이미 돌입했다”고 밝혔다. 최종 결론은 6월 28일∼7월 8일 세계유산위원회 총회(독일 본)에서 21개 위원국의 합의 또는 투표로 결정되지만 그동안 ICOMOS 심의를 통과한 대상은 대부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관행에 비춰 볼 때 이번에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일본이 신청한 대상은 후쿠오카 현, 나가사키 현 등 총 8개 현에 걸친 28개 시설 및 유적으로 막부 시대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1868∼1912년)에 걸쳐 급속한 중공업 발전을 이끈 현장이나 시설물이다. 하지만 이 중 40%에 달하는 11곳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자들의 피와 한이 서린 고난의 현장이다.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했던 기쇼 라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소장은 당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등재 신청서를 살펴봤는데 일본 측 주장대로 메이지 유신 관련 시설들이었고 강제 징용 관련 내용은 없었다”고 말해 일본이 이번 신청을 하면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올려 또 다른 과거사 왜곡을 시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폴란드 내 아우슈비츠 수용소 터가 참혹했던 역사를 전면에 내세워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과 대비된다. 이번에 등재될 가능성이 높은 11곳 중 나가사키 현 하시마의 경우 일제강점기에 최대 800명에 달하는 조선인이 탄광에 강제 징용되어 굶주림과 가혹한 노동, 학대에 시달려 ‘지옥섬’이라고 불리던 곳이며 나가사키 조선소(미쓰비시중공업)에도 최대 4700명이 동원돼 태평양전쟁 시기 전투함과 어뢰 등을 생산하는 전초기지로 활용된 곳이다. 이번 문화유산 등재 추진 과정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강력한 의지가 작용해 일본 정부가 2013년 9월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워 유네스코 본부 관계자들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해 유네스코 한국대표부는 그동안 거의 손을 놓고 있다가 최근 분위기가 일본 쪽으로 급선회하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현재 유네스코 한국대표부는 대사와 공사 등 문화외교 전쟁을 책임질 ‘투톱’이 공석인 상태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 외교실세 유네스코 급파… 韓은 大使 없이 임시대표뿐

    과거사를 둘러싼 한일 간의 외교 전쟁이 유엔의 교육과학문화 분야를 총괄하는 유네스코(UNESCO)로까지 번지고 있다.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의 한(恨)과 피가 서린 일본 내 산업시설들이 가해자인 일본의 어두운 역사가 빠지고 자신들의 근대화 역사만을 담은 채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경우 과거사 왜곡을 둘러싼 외교 전쟁에서 한국이 또 한 번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파리 유네스코 한국대표부는 발칵 뒤집힌 상태다. 2013년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시대 산업혁명 유산’ 28곳에 대해 ‘유네스코가 한국 입장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생각해 거의 손을 놓고 있다가 2주 전 유네스코의 전문가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심사 결과 등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자 허를 찔렸다는 반응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전문가 그룹의 사전 심사를 통해 △등재(inscribe) △보류(refer) △반려(defer) △등재 불가(Not inscribe) 등 4단계로 권고를 내린다.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총회에서는 별 이견이 없는 한 원안대로 통과시킬 확률이 80∼90%에 이른다. 한국은 앞으로 총회(6월 28일)가 열리기까지 석 달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투표권을 가진 21개 회원국 대표들을 상대로 치밀한 외교적 설득 작업을 벌여야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지도부는 공백 상태다. 전임인 이상진 대사가 이달 중순 임기 6개월을 남겨두고 대사직을 사직한 뒤 귀국한 상태이며 공사도 2월 말에 귀임했다. ‘문화·외교 전쟁’을 펼쳐야 할 수장들이 현장에 없는 것이다. 한국 외교부는 23일 부랴부랴 최종문 외교부 장관특별보좌관을 ‘유네스코 협력대표’로 파견했다. 파리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관계자는 “ICOMOS는 다음 달 15일까지 공식적인 발표 전에는 심의 결과를 대외비로 하고 있다”며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문화외교 협력을 맡아줄 임시 대표가 부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준비는 치밀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최근 실세 외교관인 사토 구니(佐藤地) 씨를 유네스코 일본대표부 특명전권대사에 임명했다. 그는 내달 초 부임할 예정이다. 2013년 6월 여성으로서는 일본 외무성 사상 처음 국장급(외무 보도관)에 발탁된 사토 대사는 아베 정권의 핵심 정책을 대내외에 알리는 중책을 맡아 왔다. 유럽연합(EU) 일본 정부대표부 공사, 제네바 국제기관 일본대표부 공사를 거치는 등 국제기관을 상대해 본 경험도 풍부하다. 일본은 지난 수십 년간 유네스코에서 막강한 문화 외교력을 행사한 나라이기도 하다. 1999년 동양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마쓰우라 고이치로(松浦晃一郞) 사무총장을 수장으로 배출했다. 마쓰우라 사무총장은 10년간 장기 집권하면서 탄탄한 네트워크를 쌓았다. 일본은 유네스코의 막강한 돈줄까지 쥐고 있다. 유네스코 예산 분담금이 10.834%로 2위(2014년)이다. 22%로 1위인 미국이 지난 4년간 분담금을 안 내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1위 국가이다. 이런 요인들을 고려해 볼 때 향후 총회에서 한국 편을 들어줄 나라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일본 정부는 이번에 올린 지역의 기독교 유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할 것을 검토하다 산업시설로 변경했는데 여기에는 아베 정부의 의중이 크게 반영되었다는 관측이 많다. 유네스코는 어떤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한 나라에 머물지 않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녀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이 벌어졌던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197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도 전쟁이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인류의 보편적 정서가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한 역사학자는 “일본이 등재를 추진하는 유산들은 본래 메이지시대 제철, 조선, 철강, 석탄 관련 시설이 나중에 청일전쟁 러일전쟁 등을 거치며 군수산업으로 전용되면서 강제징용 등 제국주의 팽창의 죄악이 저질러진 곳”이라며 “강제 징용만을 내세워 등재 자체를 반대하기보다 아우슈비츠처럼 일본이 어두운 역사를 함께 인정하도록 설득해 나가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차례 “화장실 다녀오라”… “망할, 문 좀 열어” 마지막 외침

    24일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악지대에 고의로 여객기를 추락시킨 독일 항공사 저먼윙스의 안드레아스 루비츠 부기장(28)이 사고 전에 여러 차례 기장에게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권고했다고 독일 일간 ‘빌트’지가 29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추락사고가 부기장의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적 범행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독일 수사 당국은 이날 여객기 이륙부터 추락까지 1시간 30분 분량의 블랙박스 음성녹음을 모두 해독했다. 이에 따르면 루비츠는 오전 10시 여객기가 이륙한 뒤 20분경부터 파트리크 존더하이머 기장에게 “바르셀로나에서 화장실에 못 갔으니 다녀오라”고 권고했다. 7분 뒤 또다시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말하자 기장은 조종을 루비츠에게 맡기고 자리를 떴다. 다시 3분 뒤, 화장실에서 돌아오던 기장은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필사적으로 문을 열려 했다. 이때는 여객기 추락 8분 전이었다. 블랙박스에는 이때부터 승객들의 비명소리가 잡혔다. 승객들은 추락할 때까지 8분 동안 죽음의 공포에 빠졌던 것이다. 추락 5분 전 기장이 도끼로 조종실 문을 부수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추락 3분여 전 여객기에선 지면 충돌을 경고하는 자동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때 기장은 “망할, 문 열어” 하고 소리쳤다. 하지만 루비츠는 아무 말도 없이 숨만 쉬었다. 블랙박스에는 여객기 오른쪽 날개가 산허리에 충돌하는 소리와 승객들의 비명소리도 고스란히 잡혀 있었다. 블랙박스가 마지막으로 기록한 생존자들의 목소리였다. 한편 독일 수사 당국은 28일 루비츠가 심각한 정신질환과 시력 문제를 겪고 있었지만 이를 회사에 숨겨 왔던 사실을 새롭게 밝혔다. 독일 뒤셀도르프에 있는 그의 아파트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항우울제를 포함한 다양한 정신질환 치료 약물들이 발견됐다. 또 그가 조종사에게 중요한 시력도 30%가 저하됐으며 안과 전문의에게 상담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루비츠가 시력 문제와 우울증 증상을 회사 측에 숨긴 것은 7월 갱신 예정인 비행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장이 되려는 꿈을 꿔왔던 루비츠는 시력 저하로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울증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극단적 행위를 부채질한 사생활도 새로 드러났다. 루비츠는 뒤셀도르프의 한 중학교 교사인 여자 친구와 7년 동안 교제를 했다. 하지만 성격 문제로 둘은 헤어졌고 루비츠는 최근 또 다른 여성과 만났다. 이런 가운데 헤어진 여자 친구가 임신을 한 사실이 알려졌고 이것이 루비츠에게 스트레스가 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범행을 저지르기 닷새 전 루비츠는 아우디 승용차를 새로 구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루비츠는 자살 충동을 자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루비츠의 여자 친구는 27일 “그가 언젠가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무엇인가를 하겠다. 그러면 모두가 내 이름을 알고 나를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루비츠가 자주 악몽에 시달렸으며 “떨어진다!”는 비명을 지르며 한밤중에 깨어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여객기 추락 지점이 루비츠가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자주 글라이딩을 즐겼던 장소였던 것도 새롭게 밝혀졌다. 여객기 추락 지점에서 약 50km 떨어져 있는 프랑스 시스테롱 글라이딩 클럽은 “루비츠가 9∼15세 시절에 가족과 함께 정기적으로 이곳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높은 산봉우리와 깊은 계곡 등 굴곡 있는 코스로 글라이더 애호가들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루비츠가 글라이더를 배운 몬타바워 비행학교 측은 루비츠가 “알프스를 열정적으로 좋아했으며 가끔 과하게 사로잡혀 있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범국민 추모 행사를 다음 달 17일 쾰른대성당에서 열 계획이다. 이 행사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범정부 차원의 추모식으로 거행될 것으로 알려졌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특파원 칼럼/전승훈]자살이 아니라 테러다

    최근 그리스 출장을 갔을 때다. 아테네 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니 승객들이 안도의 박수를 쳤다. 돌아오는 길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 파리 드골공항에 내릴 때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여기저기서 성호를 긋는 승객들도 보였다. 이러한 기내 풍경은 1980, 90년대 개발도상국 공항에 착륙할 때 흔한 장면이었는데, 요즘은 유럽 중심부에서도 펼쳐진다. 비행기 사고가 잇따르면서 승객의 불안감이 극도에 달한 듯하다. 특히 24일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27)가 비행기를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악지대에 고의로 추락시켜 150명이 사망한 사건은 끔찍한 ‘호러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이번 사고로 세계 최고의 항공안전을 자랑해 왔던 독일인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부조종사의 고의 추락’이 사고 원인이라는 프랑스 검찰의 발표에 대해 일부 독일 언론들은 처음엔 ‘에어버스의 기계적 결함을 막기 위한 희생양’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저먼윙스의 모기업인 루프트한자 측도 “사고 당시 루비츠는 비행에 100% 적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루비츠는 오랫동안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고, 회사에 질병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사고 당일에도 병가를 위해 발급된 의료 진단서를 찢은 채 비행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루프트한자는 항공기의 기계적 안전점검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시스템을 자랑해 왔지만, 정작 조종사 내면의 정신건강 관리에는 실패한 셈이다. 사건 직후 독일 정부는 “테러 조직과는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서도 없고 종교적 정치적 조직과의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조종석의 문을 걸어 잠그고 비행기를 알프스 산기슭에 시속 730km로 정면충돌하게 만들어 149명의 목숨을 앗아간 행위가 테러가 아니면 무엇일까. 그의 행위는 ‘자살 비행’이 아니라 ‘대량학살’이며, 여객기 ‘하이재킹(공중납치)’으로 불러야 한다. 프랑스 누리꾼들은 “루비츠가 만일 무슬림이었다면 당장 테러리스트로 규정했을 것”이라고 비아냥대고 있다. 그의 행동을 우울증 탓으로만 돌려서도 안 된다. 우울증은 전 세계 성인의 20%가 경험하는 질병일 뿐이며 폭력행위나 대량살인을 저지르게 하는 병이 아니다. 루비츠는 오히려 ‘사이코패스’에 가깝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타인을 살해하는 데 아무런 죄의식도 없고, 오싹할 정도로 치밀하게 범죄를 준비한 냉혈한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문 밖에서 조종사가 미친 듯이 문을 두드리고, 승객들의 비명이 터져 나오고, 알프스의 거대한 모습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숨소리가 한 번도 거칠어지지 않았다는 녹음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컴퓨터로 제어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비행기 사고에서 기체결함에 의한 사고는 5%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점점 더 커지는 문제는 사람의 정신이다. 대한항공의 ‘땅콩회항’사건에서도 조현아 전 부사장이 분노 조절을 하지 못해 자의적으로 승객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행동을 했다. 9·11테러 이후 모든 승객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는데, 이제는 모든 조종사가 비행기 공중납치 테러범이 될 수 있다는 의심을 해야 할 상황이다. 루비츠는 평소 역사에 자기의 이름을 남기길 원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의 행동은 전 세계 항공산업은 물론이고 현대사회가 존재할 수 있는 신뢰의 기반을 뿌리째 뒤흔들었다는 점에서 테러가 분명하다. 우리는 매시간 타인에게 내 목숨의 일부분을 맡기며 산다. 의사, 변호사, 택시운전사, 선장, 경찰, 군인, 정치인까지…. 나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거꾸로 나를 공격해올 때의 공포보다 더 큰 공포는 없다.전승훈 파리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부조종사, 조종실 문 잠근채 하강버튼 눌러… 고의 추락”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 떨어진 저먼윙스 여객기는 부조종사(사진)가 의도적으로 추락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프랑스 검찰이 26일(현지 시간) 밝혔다. 브리스 로뱅 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조종실 음성녹음장치(CVR)를 확인한 결과 부조종사가 의도적으로 여객기를 파괴하려 한 것 같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BFM TV가 보도했다. 로뱅 검사는 “부조종사가 의도적으로 조종실 문을 열지 않았으며 여객기가 하강하도록 버튼을 눌렀다”고 밝혔다. 독일 슈피겔 온라인은 마지막 추락하기 수분 동안 부조종사가 조종을 맡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부조종사의 고의 추락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로뱅 검사는 “마지막 순간까지 부조종사의 호흡은 정상이었으며 조종실에서는 침묵이 흘렀다”며 “추락할 때 프랑스 관제탑이 ‘메이데이’라는 조난신호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름이 ‘안드레아스 루비츠’로 알려진 부조종사(28)는 독일 국적으로, 테러리스트로 분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25일 사고 현장에서 회수된 조종석 음성녹음장치 분석에 참여한 조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조종사가 조종석을 나간 후 문이 잠겨 다시 들어가지 못했다”며 “이 조종사는 처음에는 문을 가볍게 노크했지만 대답이 없자 문을 부수려는 듯 강하게 두드리며 소리를 질렀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는 9·11테러 이후 민항기 조종실에 조종사 1명만 남아있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사고기 조종실에서 의료 관련 긴급 상황이 발생하거나 모종의 범죄 시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피터 괼츠 CNN 항공분석가는 “조종사 한 명이 밖에 있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로뱅 검사는 “부조종사의 테러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테러 공격이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조종사의 자살 행위였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살을 하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혼자서 한다”며 “이 행위는 자살이 아니다”고 대답했다. 사고기에 탔던 승객 144명은 추락 직전까지 사고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로뱅 검사는 “거의 마지막 순간에 승객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며 “하지만 모두 곧바로 죽음을 맞았다”고 말했다. 한편 수색대는 전날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 2개 중 CVR는 회수했으나 엔진가동 상태 고도 등 비행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긴 비행기록장치(FDR)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FDR는 사고기 주요 부분의 위치와 상태를 기록하고 있어 사고 원인 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가운데 수색구조대는 26일 사고 현장에서 첫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했다. 현지 산악구조대원들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산산이 부서진 여객기 파편과 시신들이 온 산과 계곡에 흩어져 카펫처럼 깔려 있었다”며 “이런 끔찍한 현장은 처음”이라고 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추락 獨여객기 ‘자살 비행’ 가능성…佛당국 발표 보니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 떨어진 저먼윙스 여객기는 부조종사가 의도적으로 추락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프랑스 검찰 등 조사 당국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당국은 이날 사고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거된 조종간 음성녹음장치를 확인한 결과 이같이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독일 슈피겔 온라인은 마지막 추락하기 수 분 동안 부조종사가 조종을 맡았고 이에 앞서 조종사는 조종간을 벗어난 뒤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부조종사의 자살 비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25일 사고 현장에서 회수된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 분석에 참여한 조사 관계자 말을 인용해 “조종사 2명 중 1명이 조종석을 나간 후 문이 잠겨 다시 들어가지 못했다”며 “이 조종사는 처음에는 문을 가볍게 노크했지만 대답이 없자 문을 부수려는 듯 강하게 두드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사고 조사에 참여 중인 프랑스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마지막 순간 조종실에는 다른 조종사 한 명만이 남아있었으며, 그가 조종실 문을 열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9·11 테러 이후 민항기 조종실에 조종사 1명만 남아있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조사 당국이 사고기 조종사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CNN은 사고기 조종실에서 의료 관련 긴급 상황이 발생하거나 자살비행 임무 같은 모종의 범죄 시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피터 괼츠 CNN 항공분석가는 “조종사 한 명이 밖에 있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이 같이 진단했다. 조사에 참여한 프랑스 고위 관료는 “추락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조종사들의 교신이 없었으므로 고의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항공 전문가들은 조종실 화재 등에 따른 기압문제로 조종사들이 의식을 잃는 돌발사태 발생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기내 기압장치가 고장 난 가운데 산소마스크가 작동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종사가 추락 이전에 의식이 없거나 사망한 상태였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또 다른 항공 전문가는 “조종사들이 죽음을 택했거나 강요받았을 수도 있다”며 “테러 가능성을 일찍 배제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수색대는 전날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 2개 중 CVR은 회수했으나 엔진가동 상태 고도 등 비행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긴 비행기록장치(FDR)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FDR은 사고기 주요 부분의 위치와 상태를 기록하고 있어 사고 원인 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로서는 블랙박스 2개의 분석 결과가 모두 나와야 정확한 사실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수색구조대는 26일 사고 현장에서 첫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했다. 현지 산악구조대원들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산산이 부서진 여객기 파편과 신체 조각들이 온 산과 계곡에 흩어져 카펫처럼 깔려있었다”며 “이런 끔찍한 현장은 처음”이라고 했다. 사고 비행기가 지상에 내리꽂히듯 추락했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파리=전승훈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26
    • 좋아요
    • 코멘트
  • 獨 여객기 추락때 조종사 1명 조종실 못 들어간 채…왜?

    지난 24일 독일 저가항공 저먼윙스 여객기가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악지대에 추락하기 전 조종사 2명 중 1명이 조종실을 벗어나는 등 조종실에 이상 징후가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정상적으로 순항하던 사고기가 왜 8분 사이에 산악지대에 충돌할 정도로 급강하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 이번엔 조종사 행동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고가 점점 미스터리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NYT는 사고 현장에서 회수된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 분석에 참여한 조사 관계자 말을 인용해 “조종사 2명 중 1명이 조종석을 나간 후 문이 잠겨 다시 들어가지 못했다”며 “이 조종사는 처음에는 문을 가볍게 노크했지만 대답이 없자 문을 부수려는 듯 강하게 두드렸다”고 했다. 문제의 조종사가 왜 조종실을 떠났는지, 조종실 안에 있던 다른 조종사는 왜 문을 열어주지 않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FP 통신도 다른 조사 관계자말을 인용해 “조종실 문이 잠겨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해 CNN 보도를 뒷받침했다. 프랑스 항공 당국은 “아직 무슨 일이 있었는지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정밀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N은 추락 직전 조종실이 잠겨있었다는 상황과 관련해 “충격적인 폭로”라면서 의료상의 긴급 상황 발생에서부터 자살 시도와 같은 범죄행위에 이르기까지 가능성은 다양하다고 했다. 처음엔 기체 결함이나 시스템 고장설이 우세했지만 음성분석 내용이 보도된 이후에는 △조종사 과실 △조종석 내 저산소증으로 인한 의식불명 △자살 시도 등이 사고 원인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수색대는 전날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 2개 중 CVR은 회수했으나 엔진가동 상태 고도 등 비행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긴 비행기록장치(FDR)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FDR은 사고기 주요 부분의 위치와 상태를 기록하고 있어 사고 원인 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로서는 블랙박스 2개의 분석 결과가 모두 나와야 정확한 사실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수색구조대는 26일 사고 현장에서 첫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했다. 현지 산악구조대원들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산산이 부서진 여객기 파편과 신체 조각들이 온 산과 계곡에 흩어져 카펫처럼 깔려있었다”며 “이런 끔찍한 현장은 처음”이라고 했다. 사고 비행기가 지상에 내리꽂히듯 추락했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26
    • 좋아요
    • 코멘트
  • 순항하다가 급강하… ‘마지막 8분’ 미스터리

    24일 프랑스 동남부 알프스 산맥에서 발생한 독일 저가항공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 사고는 ‘안전 신화(神話)’를 자랑하는 독일 항공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 일부가 회수되긴 했지만 무엇 때문에 정상 고도를 유지하던 사고기가 갑작스럽게 급강하해 산산조각이 났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승객과 승무원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고는 독일 항공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독일의 경우 대표 항공사인 루프트한자항공 보잉 747기가 1974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55명이 사망한 것이 지금까지 최악의 사고였다. 저먼윙스가 인명 사고를 낸 것도 2009년 독일 루프트한자그룹에 인수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고기에 자국민이 다수 탑승한 것으로 확인된 독일과 스페인은 슬픔에 잠겼다. 사고기가 도착할 예정이던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과 출발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은 추락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독일 축구국가대표팀은 25일 치른 호주와의 친선전에서 경기 시작 전 희생자들을 위해 1분간 묵념을 하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등 3개국 정상들도 25일 해발 2000m 산악지대에 위치한 사고 현장을 찾는 등 신속하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유럽 수뇌부가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기민하게 사고 대처에 나서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고 현장은 도로가 연결되지 않아 구조요원들도 헬기로 근접한 뒤 밧줄을 타고 지상에 내리거나, 산악 등반을 통해 접근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프랑스 수색구조대는 25일 수색을 재개했다. AP통신은 사고기가 빠른 속력으로 지상과 충돌한 듯 잔해가 축구장 2개 넓이의 면적에 흩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도 “사고기 잔해가 넓은 지역에 걸쳐 있는 것은 여객기가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추락 현장에서 회수한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를 파리로 가져가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테러 관련 여부에 대해선 미국, 프랑스, 독일 당국 모두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기는 24일 오전 10시 45분 순항고도인 3만8000피트(약 1만1582m)에 도달한 뒤 1분 만에 급강하했다. 여객기는 이후 8분간 무려 6000피트(약 1829m)까지 급강하한 뒤 추락했다. 추락 지점 인근에 있는 프라루 관광안내소의 책임자는 “귀청이 터질 듯한 소리가 났다. 눈사태인 줄 알았는데, 조금 다른 소리였다”고 말했다. 비행기 사고는 통상적으로 80%가 이착륙 과정에서 발생하며 순항 중 사고는 16%에 불과해 이번 사고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메이데이”라는 조난신호도 못하고 추락한 ‘마지막 8분’은 미스터리다. 우선 급속한 감압(減壓)에 따른 강하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체 부식 등에 따른 급작스러운 감압으로 조종사가 숨쉴 공기를 확보하기 위해 1만 피트 아래로 강하했을 수 있다는 것. 여객기의 시스템 고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객기 센서가 얼어붙으면서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 여객기가 급강하했다는 것이다. 사고기는 기령이 24년 된 노후 기종이지만 전날 독일에서 마지막 점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기 조종사는 10년의 비행 경력이 있으며 사고 기종 비행기를 6000시간 이상 몰았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해발 2000m 알프스 산악지대 떨어져 수색-구조 난항… 탑승자 전원 숨진듯

    독일 ‘저먼윙스’의 에어버스 A320 여객기가 24일 오전 11시경 프랑스 동남 알프스 산악지대에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50명이 전원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프랑스 정부가 발표했다. 프랑스 민간항공관리국(DGAC)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이날 오전 9시 55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중 프랑스 남부 바르셀로네트 인근 알프스 산기슭에 추락했다. 이 비행기는 이륙 후 50분 만인 오전 10시 47분경 2072m 상공에서 조난신호를 보냈으며 오전 11시경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이후 오전 11시 15분경 사고 지점에서 프랑스 경찰 헬기에 의해 대형 연기 기둥이 목격됐다. 사고기는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계열의 저비용 항공사 ‘저먼윙스’ 소속 4U9525편 여객기로 144명의 승객과 6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사고기의 탑승객 중 다수는 독일인과 스페인이며, 터키인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스페인 국적의 탑승객 45명이 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며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국적 탑승객은 없다고 확인했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정확한 상황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한국인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행기가 추락한 바르셀로네트 인근 산기슭은 프랑스 남부 지중해변의 유명 휴양지인 니스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지점이다. 프랑스 정부는 구급대 300여 명과 군인 220여 명을 사고 현장으로 급파했지만 해발 2000m가량 되는 알프스 산맥의 만년설로 뒤덮인 험준한 지형 탓에 헬기 외에는 접근이 어려운 지역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내무부는 사고 지역으로 급파한 수색 헬리콥터 2대가 사방 2km 지역에서 흩어진 추락기의 잔해를 찾았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사고 상황을 볼 때 탑승자 중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긴급 통화를 하고 마침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과 엘리제궁에서 만나 사고 수습 대책을 논의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사고 수습을 지휘하기 위해 현장으로 향했으며 독일 정부도 알렉산더 도브린트 교통장관과 전문가들을 사고 현장으로 급파했다. 비행기 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기체 이상이 거론되고 있다. 마르세유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에 따르면 조종사는 “기체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며 긴급 착륙을 요청했다. 한 목격자는 프랑스 ‘유럽1’ 방송과 인터뷰에서 “비행기가 평소보다 낮게 비행했다”고 말해 기체 이상을 일으킨 사고기가 주변 공항을 찾기 위해 고도를 급격하게 낮추다가 미처 산기슭을 발견하지 못해 충돌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고 지역의 일부 산의 높이는 해발 3000m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항공기의 운항 현황을 보여주는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사고기의 고도는 오전 10시 반경 약 1만1000m였다가 10분 후 최종 교신 당시 1500m까지 급락했다. 이번 사고는 2000년 7월 콩코드 여객기 추락사고 이후 15년 만에 프랑스 상공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라고 르피가로는 보도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속보]독일 에어버스 여객기, 프랑스 추락…“전원 숨진 듯”

    독일 저먼윙스 에어버스A320 여객기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서 추락해 150명에 달하는 승객과 승무원이 전원 숨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TV채널인 유럽1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에어버스 A320 여객기가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이 여객기는 루프트한자 계열 저가 항공사 저먼윙스 소속이다. 승객 144명, 조종사 2명, 승무원 4명 등 총 150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142~150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고의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발스 총리는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부 장관을 사고 현장에 보내는 등 사고 수습에 나섰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24
    • 좋아요
    • 코멘트
  • “범죄조직에 맞서달라” 위험 무릅쓴 교황의 개혁 행보

    국제 범죄조직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의 암살 위협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위험을 무릅쓴 개혁 행보를 고수하고 있다. 이번에는 마피아의 본거지로 악명 높은 이탈리아 나폴리를 방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나폴리의 플레비시토 광장에서 80만 명의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주재하며 “마약 거래와 범죄로 젊은이와 가난한 사람, 약자들을 착취하고 부패시키는 범죄조직에 굳건하게 맞서 달라”고 말했다. 교황은 “부정부패의 악취가 이 아름다운 도시 나폴리의 얼굴을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범죄는 당장 오늘의 먹을거리는 될 수 있지만, 내일은 또다시 굶주리게 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용서하는 신의 은총으로 정직한 생활로 돌아오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앞서 나폴리 마피아 조직인 ‘카모라’가 장악한 나폴리 북부 외곽의 스캄피아에서 현지 주민들과 만나 마피아의 유혹에 저항하고 정직한 직업을 통해 스스로의 존엄성을 찾으라고 당부했다. 카모라는 시칠리아의 ‘코사 노스트라’, 칼라브리아의 ‘은드란게타’와 함께 이탈리아의 3대 마피아 조직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교황은 마피아와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세력의 암살위협에도 불구하고 방탄 차량을 타지 않고 사람들과 직접 접촉하는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21명의 목숨을 앗아간 튀니지의 박물관 테러가 IS의 소행으로 밝혀지자 나폴리 당국은 이번 교황의 나폴리 방문 이동경로에 경찰 3000명을 배치해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교황은 즉위 직후 곧바로 마피아 돈세탁 창구로 의심받던 바티칸의 금융 조직에 대해 손을 대며 마피아 측과 정면 대결해왔다. 교황은 지난해 6월 마피아 본거지인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주 카사노알리오니오를 방문해 “마피아는 악의 숭배자이며 공동선을 모욕하고 있다. 모든 마피아 단원은 신과 교감하고 있지 않으며 그들은 파문됐다”고 마피아에 대한 전쟁을 선언했다. 교황은 또한 올해 1월 필리핀 방문 때에도 이슬람테러단체의 위험에도 “생명은 하느님 손에 달려 있다”며 의연하게 대처했다. 이 같은 교황의 행보에 대해 “교회 개혁을 향한 정면 돌파로, 세계 지도자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준다”는 평이 나온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22
    • 좋아요
    • 코멘트
  • [책의 향기/글로벌 북 카페]젊은이들이여, ‘생존’이 아닌 ‘진짜 삶’을 찾아라

    21세기 유럽에서 가장 트렌디한 종교는 불교다. 유럽에서 불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종교는 가톨릭, 개신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다양하다. 그들은 불교를, 신(神)을 믿는 다른 종교처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대신 불교를 철학이나 명상법으로 받아들인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의 ‘자기 자신이 되라(Devenir Soi)’는 젊은이들에게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무한한 힘을 찾아내는 방법을 조언하는 자기계발서다. 지난해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이 책은 경제위기를 헤쳐 나갈 지혜를 불교의 가르침에서 찾아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탈리는 사회당 출신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는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위해서도 정책제안서 ‘아탈리 보고서’를 제출했고, 좌파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비공식 정책자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유럽부흥개발은행(BERD) 총재, 빈민구제 금융기구인 플라넷파이낸스 회장뿐만 아니라 소설가, 시인, 오케스트라 지휘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치는 ‘르네상스적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경제난과 실업(失業)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인생코치를 하는 세계적인 ‘구루’(정신적 스승)의 옷을 입고 나타난다.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국가가 무엇을 해줄 것인지 묻지 말고,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지 물어보라”는 명언을 남겼다면, 아탈리는 젊은이들에게 “자기 스스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라”고 강조한다. 아탈리는 젊은이들에게 ‘국가에 대한 의존증’을 가장 큰 악행으로 지적한다. 그 대신 자신의 운명을 자신의 손에 쥘 것을 요구한다. 아탈리는 지난 수년간 정부 규제의 폐지를 주장해왔고, 스스로만을 의지하라고 요구해왔다. 자칫 이러한 생각은 개인주의나 이기주의로 치부하거나, ‘정글의 법칙’을 옹호하는 극단적 자유주의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그에게 ‘국가의 종말’은 오히려 해방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경제지표가 성장과 고용을 결정하는 것을 본다. 그들은 무기력하다고 느낀다. 그들은 스스로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들은 최소한의 세금으로 최고의 안전보장(국방, 경찰, 건강, 고용)을 요구한다. 그들은 이기주의적인 공공서비스의 소비자이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을 체념하고, 자신의 노예상태의 속박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생존(Survie)’이 아닌 ‘진짜 삶(Sur-vie)’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아를 찾는 방법으로 우선 “플러그를 뽑아라”라고 강조한다. 스스로 의존하고 있는 외부환경과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고독 속 침묵이 필수다. 그는 5가지 단계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최고 목표인 개화(開花)와 성숙, 자아(自我)와의 만남은 심리적인 명상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자크 아탈리는 정치가, 예술가, 사업가가 현실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어떻게 ‘자기 자신’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간디부터 피카소, 아베 피에르 주교, 스티브 잡스, 에드워드 스노든까지…. 그는 이 중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을 최고로 꼽았다. “그는 자기를 둘러싼 시스템을 찢어냈고, 역사를 바꿈으로써 ‘자기 자신’이 됐다.” 아탈리는 ‘파리마치’와의 인터뷰에서 6년 전 처음 인도를 여행한 후 불교의 스승을 만났다고 회고했다. 그는 “우리의 게으른 엘리트들은 불교를 다만 평화와 용서의 종교라고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며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삶의 규칙을 찾기 위해 불교를 탐구한다”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프란치스코 교황 “암살위협 걱정않지만 육체적 고통은 두려워”

    “암살 위협은 개의치 않습니다. 그러나 몸이 다칠 때의 육체적 고통은 두렵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등의 암살 위협에 대해 의연한 모습과 함께 인간적인 두려움도 드러냈다. 교황은 10일(현지 시간) 자신의 출신국인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산후안 보스코 교구에서 발행하는 잡지 ‘라 카르코바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암살 기도설이 알려진 뒤 생명에 위협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생명은 하느님 손에 있는 것”이라며 “나를 보호해달라고 신께 기도한다”고 답했다. 교황은 이어 “다만 하느님의 뜻대로 내가 죽거나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한다면 단 한 가지 소원만을 들어달라고 기도한다. 그들이 내게 상처를 입히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왜냐하면 내게 육체적 고통이 찾아왔을 때 나는 겁쟁이가 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바티칸의 가톨릭뉴스통신(CNA)은 관련 기사에 ‘교황은 왕 겁쟁이(Big Coward)’라는 유머러스한 제목을 붙였다. 도메니코 자니 바티칸 교황청 경호대장은 이달 초 발간된 이탈리아 경찰 월간지 ‘폴리차 모데르나’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에 대한 IS의 암살 위협이 실제로 전달됐다”고 밝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플러그를 뽑아라” 생존이 아닌 ‘진짜 삶’을 찾기 위해…

    21세기 유럽에서 가장 트렌디한 종교는 불교다. 유럽에서 불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종교는 가톨릭, 개신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 다양하다. 그들은 불교를, 신(神)을 믿는 다른 종교처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불교를 철학이나 명상법으로 받아들인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의 ‘자기 자신이 되라(Devenir Soi)’는 젊은이들에게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무한한 힘을 찾아내는 방법을 조언하는 자기계발서다. 지난해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이 책은 경제위기를 헤쳐 나갈 지혜를 불교의 가르침에서 찾아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탈리는 사회당 출신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는 우파인 니콜라 사르코 전 대통령을 위해서도 정책제안서 ‘아탈리 보고서’를 제출했고, 좌파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비공식 정책자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유럽부흥개발은행(BERD)의 총재, 빈민구제 금융기구인 플라넷파이낸스 회장 뿐 아니라 소설가, 시인, 오케스트라 지휘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치는 ‘르네상스적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경제난과 실업(失業)에 지친 젊은이들에게 인생코치를 하는 세계적인 ‘구루’(정신적 스승)의 옷을 입고 나타난다. 미국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국가가 무엇을 해줄 것인지 묻지 말고,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지 물어보라”는 명언을 남겼다면, 아탈리는 젊은이들에게 “자기 스스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라”고 강조한다. 아탈리는 젊은이들에게 ‘국가에 대한 의존증’을 가장 큰 악행으로 지적한다. 대신 자신의 운명을 자신의 손에 쥘 것을 요구한다. 아탈리는 지난 수년간 정부 규제의 폐지를 주장해왔고, 스스로만을 의지하라고 요구해왔다. 자칫 이러한 생각은 개인주의나 이기주의로 치부하거나, ‘정글의 법칙’을 옹호하는 극단적 자유주의로 비쳐질 수 있다. 그러나 그에게 ‘국가의 종말’은 오히려 해방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경제지표가 성장과 고용을 결정하는 것을 본다. 그들은 무기력하다고 느낀다. 그들은 스스로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들은 최소한의 세금으로 최고의 안전보장(국방, 경찰, 건강, 고용)을 요구한다. 그들은 이기주의적인 공공서비스의 소비자이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을 체념하고, 자신의 노예상태의 속박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생존(Survie)’이 아닌 ‘진짜 삶(Sur-vie)’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아를 찾는 방법으로 우선 “플러그를 뽑아라”라고 강조한다. 스스로 의존하고 있는 외부환경과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고독 속의 침묵이 필수다. 그는 5가지 단계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최고 목표인 개화(開花)와 성숙, 자아(自我)와의 만남은 심리적인 명상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자크 아탈리는 정치가, 예술가, 사업가가 현실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어떻게 ‘자기 자신’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간디에서부터 피카소, 아베 피에르 주교, 스티브 잡스, 에드워드 스노든까지…. 그는 이 중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을 최고로 꼽았다. “그는 자기를 둘러싼 시스템을 찢어냈고, 역사를 바꿈으로써 ‘자기 자신’이 됐다.” 아탈리는 ‘파리마치’와의 인터뷰에서 6년 전에 처음 인도를 여행한 후 불교의 스승을 만났다고 회고했다. 그는 “우리의 게으른 엘리트들은 불교를 다만 평화와 용서의 종교라고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며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삶의 규칙을 찾기 위해 불교를 탐구한다”고 말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11
    • 좋아요
    • 코멘트
  •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성적 뒤지는 이유는? 64개국 조사해보니…

    전세계 64개국 학생들의 학습시간을 조사결과 남학생이 온라인 게임과 인터넷 서핑에 여학생보다 17%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1시간 더 많은 주당 5시간30분 씩 공부를 하기 때문에 성적차가 점점 커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7일 발간 예정인 ‘열등한 성(性)’이라는 제목의 최신호 기사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성적이 뒤지는 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영국과 미국도 마찬가지며 각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한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보도했다. 수학을 빼면 여학생들이 전반적으로 낫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결과 15살 기준 남학생들은 수학만 앞서 여학생보다 약 3개월 진도가 빠르고, 과학 부문은 서로 비슷하지만 읽기 부문에서는 여학생이 상당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64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 결과는 여학생이 전체적으로 남학생보다 성적이 약 1년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하위권 학생들의 차이는 더욱 컸다. 남학생은 읽기, 수학, 과학 등 3가지 과목에서 여학생보다 과락할 가능성이 50% 더 높았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 같은 현상이 남녀 간 학습시간과 학습태도 차이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우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책읽기를 많이 하는 습관을 꼬집었다. “재미삼아 책을 읽는다”고 답한 여학생 비율은 4분의 3에 이르지만, 남학생은 이에 절반도 채 안됐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읽기 능력은 모든 학습능력의 기본”이라며 “남학생이 읽기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른 모든 과목에서 뒤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동료 학생들의 수업태도도 차이가 있었다. “학교 수업은 시간낭비다”라고 답한 남학생의 비율은 여학생 비율보다 배 이상 많았다. 남학생 교실은 여학생 교실보다 떠드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이 때문에 과거와는 달리, 대학생 비율 중 여학생이 남학생 보다 많은 나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OECD 회원국에서 여대생 비율은 1985년 46%에서 지금 56%로, 2025년에는 58%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영국, 스칸디나비아 몇몇 국가에서는 이미 여대생의 비율이 남학생 비율을 추월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남녀 학생간 학습능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남학생들에게 숙제를 더 시키고, 비디오 게임 시간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또한 남학생들에게 비소설류를 읽히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성(性)에 따른 학습격차의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많은 국가에서 최상위 학교의 남학생들은 여학생들보다 읽기를 더 잘했고, 중국 상하이의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수학성적이 월등했다. 현 상황에서 대졸 여성의 임금은 대졸 남성의 75%에 불과하다. 법조나 의료 부문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비슷한 숫자로 동등하게 출발하지만 10~15년 후 여성은 출산과 양육 탓에 뒷전으로 밀려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코노미스트지는 머지않은 미래에 여성이 전문직 사회에서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 대기업 경영자나 변호사, 의사, 금융인, 정치인 등 남성 점유 직종은 사회적 성취를 갈망하는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에게 돌아간다는 의미다. 다만 이렇게 사회와 고용 구조가 여성 쪽으로 바뀐다면 앞으로 여성이 아니라 교육을 받지 못해 특별한 기술이 없는 남성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파리=전승훈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06
    • 좋아요
    • 코멘트
  • “푸틴의 공포정치, 더는 견딜수 없다” 러 시민 5만명 거리로

    러시아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를 살해한 범인이 신분을 감췄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등록증까지 세탁한 청부살해업자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일 러시아 언론은 사건 현장의 폐쇄회로(CC)TV를 피해 정교하게 넴초프 전 부총리를 살해한 범인이 키 170∼175cm로 짧은 머리에 갈색 스웨터 차림의 남성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 경찰은 범인의 신분을 밝혀내는 데 실패했다. 범인이 탔던 차도 2011년 이미 등록이 말소된 차량이었다. 범인이 이용한 차량은 러시아제 소형 승용차 ‘라다’로 원주인은 러시아 남부 캅카스 지역의 북오세티야 공화국 출신이다. 일부 러시아 관영 언론은 범인이 생산지 추적이 가능한 탄피를 현장에 남긴 점 등을 들어 ‘전문 킬러’가 아닐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서방 언론들은 범인이 당국의 추적을 따돌릴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하고 사격술에도 능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범인은 넴초프의 소재를 정확하게 알아내고 권총 6발 중 4발을 가슴과 머리에 명중시켰다. 야권은 사건 배후가 크렘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넴초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권위주의와 부패,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등을 비판한 푸틴 대통령의 정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친푸틴 세력들은 “야권 일부가 반정부 시위를 확산시키기 위해 넴초프 전 부총리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이 같은 배후설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넴초프 전 부총리의 사인이 밝혀질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3일로 예정된 그의 장례식이 이번 사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1일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위를 계기로 대대적인 반푸틴 시위를 벌이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에 앞서 장례식을 이틀 앞둔 1일 러시아 각지에서는 수만 명의 시민이 넴초프 전 부총리를 추모하기 위한 거리 행진에 동참했다. 이들은 2012년 푸틴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강화되고 있는 숨 막히는 ‘공포정치’를 더는 견딜 수 없다고 외쳤다. 2011년 반정부 시위 때 나왔던 ‘푸틴 없는 러시아’ 구호도 재등장했다. 시민들은 “넴초프에게 쏟아진 총탄은 우리 모두를 향한 것”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넴초프가 사망한 크렘린 궁 옆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모스트 다리로 몰려갔다. 러시아 언론들은 추모 행진 시작 지점에 설치된 금속탐지기에 약 5만6000명의 시민이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2011년 10만 명이 모인 러시아 총선 부정선거 규탄 시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추모 행진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가 심각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점차 반정부 시위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날 추모 집회는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니즈니노브고로드, 노보시비르스크 등에서도 일제히 열렸다. 뉴욕타임스는 “군중은 이번 행진이 야권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 야권이 아직 민주화 운동을 이끌 만한 세력으로 성장하지 못해 반정부 투쟁을 계속 이어가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5-03-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