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종

김윤종 부장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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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먼 나라’ 같지만 한국의 미래상이 담겨있는 ‘이웃나라’입니다. 저와 함께 뉴스의 ‘배낭여행’을 함께 떠나실까요?

zozo@donga.com

취재분야

2024-10-28~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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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년전 시라크처럼… 이스라엘 경호원에 고함친 마크롱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3)이 22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교회에서 자신의 이동을 막는 이스라엘 경호원과 충돌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찾았다. 그는 22일 예루살렘 구시가지를 지나던 중 프랑스령 성(聖) 안나 교회를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스라엘 경호원이 자신을 뒤따르고 프랑스 경호원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영어로 “당신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라”고 수차례 외쳤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영토인 서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지인 동예루살렘으로 나눠져 있다. 구시가지 비아돌로로사 인근의 일부 땅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훨씬 전인 1850년대부터 프랑스령이었다. 국제법상 이스라엘 경호원은 프랑스 영토에 세워진 교회에 발을 들일 수 없다. 프랑스 측은 “이 교회는 프랑스에 속한다. 보호하는 것도 프랑스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리 정해진 약속에 따라 경호팀이 교회에 동행했을 뿐인데 마크롱 대통령이 자국령에 대한 정치적 과시를 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9월 숨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1995∼2007년 집권)도 1996년 예루살렘 방문 당시 자유로운 이동을 막는 이스라엘 경호원에게 “왜 도발하나. 내가 프랑스에 돌아가길 원하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모습이 ‘시라크의 재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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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크롱, 예루살렘 방문 중 경호 문제로 이스라엘 경호원과 충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3·사진)이 22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교회에서 자신의 이동을 막는 이스라엘 경호원과 충돌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3일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해방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찾았다. 그는 이날 예루살렘 구시가지를 지나던 중 프랑스령 성(聖) 안나 교회를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스라엘 경호원이 자신을 뒤따르고 프랑스 경호원이 이를 제지하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영어로 “당신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라”고 수차례 외쳤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영토인 서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지인 동예루살렘으로 나눠져 있다. 구시가지 비아돌로사 인근의 일부 땅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훨씬 전인 1850년대부터 프랑스령이었다. 국제법상 이스라엘 경호원은 프랑스 부지에 세워진 교회에 발을 들일 수 없다. 프랑스 측은 “이 교회는 프랑스에 속한다. 보호하는 것도 프랑스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미리 정해진 약속에 따라 경호팀이 교회에 동행했을 뿐인데 마크롱 대통령이 자국령에 대한 정치적 과시를 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9월 숨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1995~2007년 집권)도 1996년 예루살렘 방문 당시 자유로운 이동을 막는 이스라엘 경호원에게 “왜 도발하나. 내가 프랑스에 돌아가길 원하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모습이 ‘시라크의 재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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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역사 교과서에 “9·11테러, CIA의 자작극”

    프랑스에서 최근 출간된 한 역사 교과서에 ‘9·11테러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자작극’이라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교과서를 낸 출판사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과성명까지 발표했다. 22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BBC에 따르면 역사·지리 교사인 장피에르 로케 씨는 대학 진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역사교과서 ‘플래시카드 안의 20세기 역사’를 집필해 지난해 11월 출간했다. 이 책은 20세기 프랑스와 유럽, 세계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204쪽에서 9·11테러를 설명하면서 ‘미국이 중동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CIA에 의해 조직된 세계적인 행사다. 이 사건은 자국 영토 위에서 미국 권력의 상징을 명중시켰다’라고 썼다. 표면적으로는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가 2001년 9월 11일 항공기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 등에 자살테러를 벌였지만 그 배경에는 CIA가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논란이 된 부분은 최근 한 중학교 교사의 딸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드러났다. 프랑스 교육계는 “학생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음모론을 교사가 역사 교과서에 넣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을 낸 출판사 일립시스도 “우리의 출판 철학이나 편집 방향이 반영되지 않은 채 출판된 점에 사과한다. 사실적 근거도 없는 문구가 교과서에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즉각 발표해 진화에 나섰다. 또 아직 서점으로 발송되지 않은 교과서에는 해당 내용을 수정한다는 페이지를 붙이기로 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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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즈니 영화 속 공주 때문? 마클 英 왕손빈을 위한 항변[광화문에서/김윤종]

    8일 영국 해리 왕손(36)과 메건 마클 왕손빈(39) 부부가 영국 왕실에서의 독립을 선언한 후 세계 언론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상징적 의미만 남은 영국 왕족의 배부른 투정이 뭐 그리 중요할까’라고 생각했던 필자 역시 관련 소식을 찾는 게 주요 일과가 됐다. 보도의 홍수 속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마클 왕손빈에 대한 부정적이고 적대적인 보도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특히 19일 해리 왕손이 “이번 결정은 왕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아내를 위해서였다”고 밝히자 마클 왕손빈에 대한 부정적 기사는 극에 달했다. 한마디로 ‘멀쩡하게 잘 살던 왕자가 아내를 잘못 만나 변했다’는 투다. 부부의 속사정이야 어떻든 유럽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월트 디즈니 탓’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디즈니 만화 속 순종적 공주’에 익숙해져 마클 왕손빈처럼 ‘자기주장이 강한 현실의 공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영국 왕실을 망친 주범은 디즈니 공주라고 보도했다. 1937년 디즈니의 세계 첫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등장한 후 대중이 인식하는 공주 이미지는 다음과 같았다. 긴 머리와 하얀 피부 등 여성성을 한껏 강조한 외모, 주변 사람에게 헌신하는 태도, 착한 공주를 괴롭히는 계모와 마녀 및 악독한 여왕 등 천편일률적인 빌런(악당) 캐릭터, 백마 탄 왕자의 등장과 둘의 행복한 결혼…. ‘유리구두’의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미녀’ 오로라 공주도 비슷하다. 여성학자들은 디즈니 만화가 워낙 오랫동안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다 보니 대중은 순종적 공주형 여성상에 긍정적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분석한다. 같은 맥락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사는 마녀형 여성상에는 무의식적으로 혐오를 느낀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100% 백인이 아닌 흑백 혼혈, 이혼 경력, 부유한 부모와 든든한 배경을 갖추지 못한 마클 왕손빈은 ‘공주’보다 ‘마녀’에 가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마클 왕손빈의 처지가 된다면 답답하고 고루한 왕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도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언론과 대중에게 시시각각 사냥감처럼 포착되는 삶이 뭐 그리 좋을까. 아무리 부와 화려한 생활을 누린다고 해도 말이다. 디즈니가 반성한 것인지, 페미니즘과 미투 운동 열풍이 부는 시대에 맞춘 상술인지는 모르겠으나 ‘만화 속 공주’도 바뀌고 있다. ‘겨울왕국’의 여주인공 엘사에겐 얼음에서 구해주는 백마 탄 왕자가 없다. 엘사는 스스로 왕국을 구하고 여왕에 오른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의 메리다 공주도 왕자들보다 뛰어난 활 솜씨를 자랑하고 ‘정략결혼 불가’를 선언한다. 요즘 6, 7세 여자 어린이들은 ‘인어공주’의 에리얼을 보면서 “고작 왕자 하나 때문에 아름다운 목소리를 포기하고 물거품이 되느냐”며 혀를 찬다고 한다. 시대가 바뀌고 여성관이 바뀌고 있다. 현실 속 공주도 달라져야 할 때가 아닐까. 해리 왕손 부부의 왕실 탈출기를 보면서 ‘내가 과도한 고정관념 속에서 여전히 허우적대는 사람은 아닌지’를 한 번쯤 돌아봤으면 한다. 김윤종 파리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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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한 EU외교관이 中스파이 활동… 유럽 “로비스트 조심하라”

    중국 첩자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게르하르트 사바틸 전 한국 주재 유럽연합(EU) 대표부 대사(66·사진) 논란으로 외교관의 은퇴 후 활동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EU가 현재 유명무실한 직원들의 보안 및 은퇴 후 활동에 관한 규정을 대폭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특히 정부 관계자가 퇴직 후 관련 업계의 로비스트로 일하고, 그러다 다시 정부에 몸담는 관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회 내 독일 녹색당 소속인 스벤 기골트 의원은 “전직 EU 관계자가 로비스트로 일하는 것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며 법안 발의에 나설 뜻을 밝혔다. 중국에 대한 EU 전체의 경계심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 최근 벨기에 장관 및 무역 담당 주요 관계자의 통신장비가 최대 135건의 해킹 공격을 당했다. 이 배후에 중국 해커와 첩자가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EU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에는 유명 식당을 중심으로 로비스트를 가장한 중국 첩자가 상당한 규모로 활동한다는 설이 파다하다. 이에 EU도 직원들에게 “의심스러운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라”는 내부 지시를 내리고, 소셜미디어 활동에 대한 지침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 싱크탱크 시놉시스는 최근 중국 공산당의 소위 ‘유럽 팽창 작전’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이 막대한 차이나머니를 바탕으로 유럽의회와 주요국 정부에 침투해 중국을 지지하는 우호 그룹을 속속 양성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이 중국 공산당의 선전선동 전략을 EU에 효과적으로 퍼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헝가리계 독일인인 사바틸 전 대사는 1984∼2017년 한국,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의 EU 대사, EU 대외관계청(EEAS)의 동아시아·태평양국장 등을 지냈다. 퇴임 후 로비업체 EUTOP에 취업했다. EU의 핵심 경제 정보를 중국에 넘긴 혐의로 독일과 벨기에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혐의가 확정되면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사건이 3월 말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독일과 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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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 깨고 첫 심경 해리 “아내 위해, 다른 선택지 없었다”

    “너무도 슬프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영국 왕실에서의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손(36)이 19일 런던의 한 자선행사에서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고 BBC 등은 전했다. 그는 이날 행사 연설 도중 자신에 거취에 대해 “우리의 희망은 국가의 재정적 지원을 받지 않으면서 여왕과 영국, 그리고 군에 계속 봉사하는 것이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성명을 통해 해리 왕손 부부가 왕실 존칭 ‘전하(HRH·His or Her Royal Highness)’를 사용하지 않으며 이들에 대한 재정 지원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아쉬움을 토로한 셈이다. 그는 “결코 가볍게 내려진 것이 아니라, 수개월 간 고민한 후 신중히 내린 결정”며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아내를 위해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정말로 없었다”고 말했다. 파파라치의 사생활 침해는 물론, 아내 메건 마클 왕손빈(39)에게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 형 윌리엄 왕세손 부부과의 불화 등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해리 왕손은 “우리가 결혼했을 때 영국에 기여하게 돼 기뻤다. (영국 왕실을 나가게 된 것에 대해) 큰 슬픔을 느낀다”며 “영국은 내 집이며, 내가 사랑하는 곳이란 점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에 대해서도 그는 “나의 할머니이자 나의 최고사령관에 대해 항상 최고의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가족을 위해 내가 알고 있던 모든 것으로부터 물러나 보다 평화로운 삶 속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회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여전히 해리 왕손 부부가 왕실을 떠나는 것을 두고 찬반 여론으로 떠들썩하다. 특히 해리 왕손의 장인이자 메건 왕손빈의 아버지 토머스 마클은 한 방송에 나와 “해리 부부가 영국 왕실을 싸구려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해 논란이 됐다. 그는 19일 방송 인터뷰에서 “모든 소녀가 공주가 되고 싶어하고 내 딸은 그걸 이뤘다. 그런데 왕족 지위을 던져버리고 있다. 아마 돈을 위해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왕실을 파괴하고 싸구려로 만들고 있다. 왕관을 쓰고서 왕실을 월마트로 만들고 있는데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영국 왕실에 대해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위대한 제도 중 하나”라고 칭송했다. 그러나 토머스 마클도 정상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 현지의 평가다. 미국인인 그는 2018년 5월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파파라치에게 돈을 받고 메건 왕손빈의 결혼 준비 사진을 찍어 비난을 받았다. 그는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으며, 이후 딸과 연락이 끊은 채 영국 왕실을 비난해왔다.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보리스 존슨 총리까지 나서 해리 왕손 부부의 결정을 지지했다. 존슨 총리는 리비아 내전 중재를 위한 베를린 회담에 참석 중 언론인터뷰에서 “해리 왕손 부부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영국 전체가 그들이 미래를 위해 최선을 기원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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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전 물건너간 리비아 내전… 동부 군벌 LNA, 원유수출 봉쇄

    18일 리비아 동부 유전지대를 장악한 군벌 리비아국민군(LNA) 측이 리비아통합정부(GNA)의 원유 수출항을 봉쇄해 리비아 내전이 격화되고 있다.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미국, 러시아, 터키, 독일, 프랑스 등 11개국이 개최하는 ‘리비아 사태 중재 국제회의’를 하루 앞두고 일어나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베를린 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사실상 파장 분위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LNA와 GNA는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휴전 협상을 펼쳤지만 견해 차이로 이미 실패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LNA를 지지하는 무장단체는 최근 터키가 GNA를 돕기 위해 2000명을 파병한 것에 항의해 브레가, 라스라누프, 하리가, 주에이티나, 시드라 항구 등을 봉쇄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리비아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13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급감했고 손실 금액도 하루 5500만 달러(약 640억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후 GNA는 부패와 무능, 과도한 이슬람 원리주의 표방 등으로 국민 지지를 얻지 못했고 수도 트리폴리 인근에서만 명맥을 유지해왔다. 세속주의를 주창하는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77)이 이끄는 LNA는 ‘돈줄’인 유전지대를 장악하며 빠르게 세를 불렸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2017년 7월 이슬람국가(IS)가 장악했던 2대 도시 벵가지를 탈환하며 동부 지역을 안정시켰다. 민심을 얻은 그는 여세를 몰아 트리폴리까지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왔다. 리비아를 둘러싼 주요국의 이해관계가 제각각인 것도 혼란을 부추긴다. 미국은 겉으로는 유엔이 인정한 GNA를 지지하면서도 ‘석유’를 이유로 하프타르와도 깊은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프타르는 카다피 독재 시절인 1990년대 미국으로 망명해 시민권을 얻었고 카다피 사후 귀국해 세력을 확장했다. 오스만제국 시절 리비아 북부를 지배했던 터키, 20세기 초 리비아를 식민통치했던 이탈리아, 이슬람 원리주의 성향 정치단체인 무슬림형제단과 우호적인 관계인 카타르는 GNA를 지지한다. 반면 러시아, 프랑스 등은 석유와 첨단 무기 판매 등을 이유로 LNA를 두둔한다. 세속주의 왕정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리비아와 인접한 이집트는 GNA의 이슬람 원리주의에 부담을 느껴 LNA 편에 서 있다. 유럽 각국은 리비아 내전으로 난민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2015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유럽으로 건너오는 난민은 연간 100만 명에 달한다. 여기에 리비아마저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지중해를 넘어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이 더 늘어나고 있다. BBC 등은 “리비아 내전이 멈추지 않으면 폭증하는 난민으로 전 유럽이 더 심각한 갈등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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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해리 부부, 모든 작위-직책 내놓는다

    8일 영국 왕실에서의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손(36)과 메건 마클 왕손빈(39)이 올해 봄부터 호칭과 직책을 내려놓는다고 BBC 등이 18일 전했다.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8일 성명을 통해 해리 왕손 부부가 왕실 존칭 ‘전하(HRH·His or Her Royal Highness)’를 사용하지 않으며 이들에 대한 재정 지원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해리 왕손은 2018년 5월 결혼 당시 여왕으로부터 서식스 공작 및 덤버턴 백작, 카일킬 남작 직위를 받았다. 마클 왕손빈도 서식스 공작부인으로 불렸다. 영국 왕족들은 결혼과 함께 1개의 주(主) 작위와 여러 개의 보조 작위를 하사받는다. 작위명은 지역 이름을 딴다. 그의 주 작위인 서식스는 잉글랜드 남부 지역이다. 왕실 업무 수행의 대가로 받던 재정 지원 역시 중단된다. 이 부부는 결혼 후 자택으로 썼던 윈저성 내 프로그모어 코티지 리모델링 비용 240만 파운드(약 36억 원)도 반납하기로 했다. 다만 ‘왕자(prince)’ 호칭은 계속 쓸 수 있다. 여왕의 허락을 받으면 개인의 후원금을 받는 일도 가능하며 왕실과의 연계도 일정 부분 유지된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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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든 국가위원장이든 ‘종신집권’ 노리는 푸틴

    2000년 5월 처음 집권한 후 20년째 장기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8)이 헌법 개정을 통한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15일 국정연설에서 대통령이 총리 및 각료 지명권을 의회로 넘기고, 의회가 지명하는 총리 및 각료 후보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 권한을 없앤 개헌안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에 따르면 현재 거론되는 푸틴의 집권 연장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국회의장에 올라 의회를 중심으로 국정을 장악하는 방법이다. 개헌안대로 의회의 권력이 대폭 강화되면 자신에게 충성하는 의원을 대거 입성시켜 대통령을 능가하는 국회의장이 될 수 있다. 둘째, 2008년 심복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대통령에 앉히고 자신은 실세 총리로 군림했듯 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4년 후 다시 총리에 오르는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허수아비 대통령을 앉힌 후 자신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위원회 수장이 되어 사실상 대통령직을 이어가는 방안이 거론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3연임 제한 규정을 강화하겠다”며 이를 연임으로 줄일 뜻을 시사했다. 대통령 자격 요건 중 러시아 거주 연한도 기존 ‘10년 이상’에서 ‘25년 이상’으로 늘릴 뜻을 밝혔다. 해외 도피 중인 석유 재벌 출신의 정적(政敵) 미하일 호도르콥스키의 대선 출마를 차단하고 자신 외에는 장기 집권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힌 메드베데프 총리의 후임자로 미하일 미슈스틴 연방국세청장을 임명했다. 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종신 집권의 벤치마킹 모델로 사망 직전까지 공식 직함 없이 중국 최고지도자 자리를 유지한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퇴임 후에도 막후 실세로 지낸 리콴유(李光耀·1923∼2015) 전 싱가포르 총리, 29년간 집권하다 지난해 퇴임했지만 여전히 집권당 대표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카자흐스탄 대통령(80) 등을 참고하고 있다. 리 전 총리와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장기 집권에 대한 비판을 피해 공식 직함에서만 물러난 채 계속 권력을 유지했다. 역시 총리와 대통령을 오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68)도 있다. 2003년부터 3선 총리로 재직한 그는 2017년 4월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를 대통령제로 전환한 후 대통령에 올랐다. 푸틴의 의도대로 개헌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알렉세이 나발니 전 러시아진보당 대표,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총리 등 야권 지도자는 “푸틴의 종신 집권을 반드시 막겠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개헌은 하원에 해당하는 450석의 국가 두마, 170석인 상원 모두의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유가 하락에 따른 경기 침체,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한때 70% 내외였던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푸틴과 그의 정책을 칭찬하는 사람은 줄고 분노와 실망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고 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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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前-現 교황 ‘사제독신제 갈등설’ 진화한 베네딕토

    기혼자에 대한 사제 서품을 불허하는 ‘사제 독신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93)의 공동 저서가 진위 논란에 휘말렸다. 공동 저자인 서아프리카 기니 출신의 로버트 세라 추기경(75)은 “베네딕토 16세의 허락을 받고 그의 이름을 넣었다”고 주장했지만 베네딕토 16세 측은 부인했다. 당초 15일 발간 예정이었던 책의 공개도 미뤄졌다. 이탈리아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의 비서인 게오르크 겐스바인 대주교는 14일 “세라 추기경에게 책에서 베네딕토 16세의 이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제 독신제에 대한 각종 견해와 기고문을 그에게 전달한 적은 있지만 공저자 부분은 승인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의 발행 전 최종본 내용조차 확인하지 못했다”며 베네딕토 16세의 이름, 책 안에 담긴 그의 사인 등도 삭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서: 사제, 독신주의, 가톨릭의 위기’란 이름의 이 책은 가톨릭의 전통을 수호하고 사제 독신주의도 고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세라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의 의사를 존중해 나의 단독 저서로 바꾸겠다. 대신 책 내용은 수정하지 않고 그가 집필에 기여했다고 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책이 언제 발간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보수 성향인 세라 추기경은 가톨릭 규율을 정하고 보호하는 교황청 경신성사부 장관직을 맡고 있다. 2014년 11월 프란치스코 교황(84)에 의해 추기경에 임명됐다. 이번 사태로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갈등설도 불거졌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가 부족한 아마존 지역 등에서 독신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전 교황이 이 책을 통해 현 교황의 노선에 반기를 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일각에서는 교황청 내 보수파들이 진보 성향의 프란치스코 교황을 공격하기 위해 베네딕토 16세를 이용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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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곤 “르노 385억 내놔라” 佛법원에 퇴직금 소송

    비리 혐의로 일본에서 재판을 기다리다가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 회장(65)이 르노를 상대로 퇴직수당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르 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은 13일 최근 곤 전 회장이 25만 유로(약 3억2200만 원)의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며 르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곤 전 회장 측 변호인은 파리 기업법원에 퇴직연금 보조금과 미지급 성과급을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다. 곤 전 회장이 르노로부터 받으려는 돈은 총 3000만 유로(약 385억5000만 원)다. 퇴직금 등에 그가 2014∼2018년 근무 당시 옵션 형태로 받아야 했던 미지급 성과급, 퇴직 후 경쟁사로 이직하지 않는 조건으로 받기로 한 보상금을 더한 액수다. 르노는 각종 부패 혐의로 구속 수감됐던 곤 전 회장이 성과급, 보상금 등을 받을 권리 자체를 상실했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르 피가로 등 현지 언론은 “곤 전 회장의 법정 싸움으로 비리 논란이 프랑스로 번지고 있다. 공방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곤 전 회장은 자신의 보수를 축소 신고한 혐의로 2018년 11월 일본 검찰에 체포돼 구속 기소됐다. 이후 닛산, 미쓰비시, 르노 회장직에서 잇따라 해임되거나 자진해 사임한 그는 보석 상태에서 지난해 12월 몰래 레바논으로 도주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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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여왕 “새로운 삶 희망 존중”… 해리부부 독립 지지

    13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손자 해리 왕손(36)과 메건 마클 왕손빈(39)의 왕실 독립 선언을 수용했다. 해리 왕손 부부가 8일 “왕실에서 재정적으로 독립하고 영국과 북미를 오가며 살겠다”고 전격 선언한 지 닷새 만이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여왕은 이날 긴급 가족회의를 한 뒤 성명에서 “새로운 삶을 창조하려는 둘의 바람을 전적으로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리 왕손과 그의 형 윌리엄 왕세손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두 형제는 물론 캐서린 세손빈과 마클 왕손빈의 불화가 독립 선언의 주원인이라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이들은 “명확하게 부인했는데도 가짜뉴스가 실렸다”고 주장했다. 해리 왕손 부부가 현재의 ‘서식스 공작 및 공작부인’ 작위를 유지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둘은 독립 후 ‘서식스 로열’ 브랜드를 붙인 각종 물품을 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왕실을 배경으로 삼아 돈을 벌겠다는 뜻이어서 완전한 독립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의회가 제공하는 왕실교부금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부부 지출액의 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부친 찰스 왕세자의 돈으로 충당해 왔다는 보도도 있다. 영국 왕실의 남성들은 전통적으로 결혼과 함께 왕으로부터 작위를 하사받는다. 작위의 이름은 지명에서 딴다. 당분간 캐나다에서 거주하겠다고 밝힌 왕손 부부의 경호비를 누가 낼지도 관심사다. 이날 영국 일간지 이브닝스탠더드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왕손 부부의 경호비 중 절반인 50만 파운드(약 7억5000만 원)를 재정에서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고조되자 빌 모노 캐나다 재무장관은 “논의된 것이 없다”고 부인했다. 유럽에는 이들보다 먼저 독립을 선언한 왕족이 적지 않다.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의 동생인 콘스탄틴 왕자(51)는 젊은 시절부터 정책연구소, 컨설팅 회사 등에서 근무했다. 그는 왕실 공식 행사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고 있다. 노르웨이 국왕 하랄 5세의 장녀 마르타 루이스 공주(49)는 2002년 ‘공주 전하(Her Royal Highness)’란 호칭을 포함해 왕족의 모든 특권을 포기했다. 평민 신분인 유명 작가와 결혼하기 위해서였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의 누나 크리스티나 공주(55)도 젊은 시절 독립을 선언하고 잠시 직장에 다녔다. 하지만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였던 남편과 공동 운영하던 스포츠 단체의 횡령 및 탈세 혐의가 드러나 왕실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브 16세(74)는 스스로 ‘왕실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슬하의 2남 1녀가 낳은 손주 7명 중 왕위 계승자 빅토리아 왕세녀(43)의 1남 1녀에게만 왕손 직함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5명의 손주는 왕족에게 제공되는 돈을 받을 수 없고 왕실 업무도 수행하지 않는다. “군주제가 21세기 현대 민주주의에 어울리지 않으며 납세자 부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선제적 행보라는 평가가 나왔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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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반정부 시위 격화… “경찰, 시위대에 실탄까지 쐈다”

    이란 정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를 인정한 뒤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경찰이 실탄까지 발사했다는 보도가 나와 인명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2일 수도 테헤란 중심부인 아자디광장, 테헤란대, 샤히드 베헤슈티공대 등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케르만샤, 시라즈, 타브리즈, 이스파한 등 다른 도시에서도 시위가 일어났다. 반정부 단체 국민저항위원회(NCRI)는 이날 최소 17개 주(州)에서 시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이란 정부가 여객기 추락 초기에 격추 사실을 은폐한 것에 분노하며 이례적으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퇴진을 요구했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일부는 실탄까지 발사하며 강경하게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은 테헤란 주요 지하철역에 최루가스가 발사됐고 이 때문에 일부 시위대가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13일에도 이란의 대학들에서 시위가 이어졌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시위가 더욱 확산되면 이란 정부가 무차별 진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란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경제난 등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15일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진압 과정에서 2주일 만에 1500명이 숨졌다. 이런 가운데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57kg급에서 동메달을 딴 이란 최초의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 키미아 알리자데(22)는 아예 망명을 선언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위선적이고 거짓말쟁이이며 정의롭지 않고 겉치레뿐인 이란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다. 이란을 떠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해 그를 ‘올해의 세계 여성 100인’에 선정한 영국 BBC는 알리자데가 현재 네덜란드에 머물며 훈련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반정부 시위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알리자데의 망명 선언이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방 국가들은 이란을 향해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협상은) 전적으로 그들에게 달렸지만 핵무기는 안 된다. 시위대를 죽이지 말라”며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국가도 공동성명을 통해 “이란이 핵합의에 어긋나는 모든 조처를 되돌리고 합의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 중동의 안정을 위해 이란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군 병력이 주둔 중인 이라크 바그다드 북부의 알발라드 공군기지에서 이날 또다시 로켓포 공격이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제 카투사 로켓포 8발이 떨어졌고, 장교 2명을 포함한 이라크군 4명이 다쳤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8일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한 뒤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추가 보복이 없을 것’이라는 비밀 메시지를 미국 측에 전달했고, 그 결과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지 않았다고 전했다.카이로=이세형 turtle@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 20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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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없이 전쟁할 능력 갖춰야”… 미국과 거리두기 나선 영국, 왜?

    “미국 없이 미래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이 12일자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직 국방장관이 최고의 우방이자 가장 강력한 군사동맹국인 미국을 배제한 ‘자주국방론’을 거론한 것 자체가 양국 간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란 분석이 나온다. 월리스 장관은 인터뷰에서 “핵심 동맹국인 미국의 도움 없이 영국이 독자적으로 전쟁을 감당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춰야 한다”며 “영국이 미국에 덜 의존하게 되는 상황에 대비해 국방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국 군사력 강화의 이유로 ‘세계의 경찰’ 역할을 했던 미국이 주요 국제문제에서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미국이 시리아에서 철수를 결정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중동에서 (미국 대신)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며 “미국이 세계 리더 역할에서 물러날 것이란 전망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국이 항상 미국과 함께 싸울 것이란 가정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공군, 정보 감시정찰 자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우리는 자산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군사적 의존도를 줄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같은 월리스 장관의 발언은 보리스 존슨 총리 내각이 영국의 안보와 국방, 나아가 외교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12월 조기총선 공약으로 “안보구상 전반을 냉전 종식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미국이 3일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사살하면서 최고 우방 관계던 영국과 미국 간의 갈등이 두드러지고 있다. 존슨 총리는 5일 이란이 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하자 ‘핵협정 유지’고 촉구했다. 핵협정 폐기를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180도 반대되는 행보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도 솔레이마니 사살로 중동 내 긴장이 커지가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 만 좋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중동 지역 전운이 고조되면서 IS 잔당 격퇴를 위해 이라크에 주둔하던 다국적군이 철수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미국의 이란 문화유적 공격 계획에도 거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이란이 보복할 경우 이란의 문화유적 등 52곳을 공격하겠다고 공언하자 영국 총리실은 “문화유적을 목표로 삼겠다고 위협한 것을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군사 외교 뿐 만이 아니다. 영국은 미국의 반대에도 차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건설에 중국 화웨이 기술을 채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미국은 화웨이 선정 시 양국 간 정보 공유를 끊겠다고 압박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브렉시트가 1월 31일 시행된 후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미국에게 지나치게 종속될 것이란 우려의 여론이 형성된 것도 ‘미국과 거리두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현지언론은 분석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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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7개월만에…브렉시트 시행안, 英 하원 최종 통과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브렉시트를 시행하는 법안이 영국 하원의 관문을 최종 통과했다. 2016년 6월 국민투표 이후 3년 7개월 간 찬반 갈등으로 영국 사회를 혼란케 했던 브렉시트의 시행이 법적으로 확정됐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9일(현지시간) EU 탈퇴협정법안 제3독회 표결에서 찬성 330표, 반대 231표로 99표차 가결했다. 지난달 12일 열린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 보수당은 과반(326석)을 넘는 365석을 확보해 이날 가결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이 법안은 영국과 EU 간 합의한 탈퇴협정(국제조약)을 이행하기 위해 영국 내부에서 필요한 각종 시행법을 뜻한다. 그간 EU에 속했던 영국은 각종 EU법률을 따랐다. 그러나 브렉시트 시 EU법은 무효가 되기 때문에 이를 영국 법으로 대체하려는 것이다. 하원을 최종 통과한 탈퇴협정법은 상원을 거쳐 여왕재가를 얻은 후 정식 법률로 시행된다. 인라 통과로 영국은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에 EU와 결별하게 된다. 다만 영국이 완전히 EU를 떠나는 과정에 넘어야 할 산은 많다. 31일 브렉시트가 발효돼도 영국과 EU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전환기’를 두고 자유무역협정(FTA), 이민 문제, 안보 등 미래 관계에 관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영국과 EU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8일 영국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에서 존슨 영국 총리와 만난 EU 행정부 수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관세, FTA 등 여러 사안을 연말까지 협상하기는 어려운 만큼 우선순위를 매겨야 하며, 전환기 연장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존슨 총리는 “어떤 일이 있어도 미래관계 협상을 연내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EU와 영국은 미래관계 협상이 시한 내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 전환기간을 1번, 최대 2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그러나 이를 영국이 거부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연말까지 미래관계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와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영국이 EU와 완전히 결별하는 한편, EU탈퇴로 인한 각종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래관계 협상 합의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고 BBC 등은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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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 왕손 부부, 英왕실서 ‘독립 선언’

    영국 해리 왕손(36·사진)과 메건 마클 왕손빈(39)이 왕실로부터의 독립을 전격 선언했다. BBC 등에 따르면 해리 왕손 부부는 8일 성명을 통해 “왕실 가족의 일원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재정적으로 독립하겠다”며 “영국과 북미에서 균형 있게 시간을 보내겠다. 지리적 균형은 우리에게 아들 아치를 키울 수 있도록 해주고, 새 자선단체 출범 등에 집중할 공간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했다. 2018년 미 여배우 마클 왕손빈과 결혼한 해리 왕손은 이후 형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의 불화설에 시달렸다. 마클 왕손빈과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 캐서린 세손빈의 사이가 좋지 않고 이로 인해 형제 사이도 멀어졌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모친 고 다이애나비가 1997년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다가 차 사고로 숨지는 등 늘 언론의 조명을 받는 처지, 왕실 일원의 공적 임무에 따른 중압감 등도 독립 욕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언론은 갑작스러운 독립선언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왕손빈 이름 ‘메건’을 결합한 ‘메그시트(Megxit)’로 부른다. 이혼녀와의 결혼을 위해 왕위를 내던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백부 에드워드 8세와 비교하기도 한다. 더선은 “여왕은 화가 났고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은 극도의 분노를 표했다”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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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이란 갈등 유일한 승자는 IS”

    미국과 이란의 갈등 고조가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부활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 “이라크에 파견된 다국적군의 공백을 틈타 IS가 다시 세력을 규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으로 중동 지역 전운이 고조되면서 8일 스페인과 덴마크는 이라크에 주둔 중인 자국군 일부 병력을 인접국으로 철수시켰다. 7일 독일 영국 크로아티아 캐나다가 자국군을 이라크 밖으로 이동시키면서 중동 내 전력 재배치가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는 유럽연합(EU) 19개 국가에서 파견한 약 3000명의 병력이 주둔 중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유럽 10개국 군인 200여 명도 이라크에서 활동 중이다. IS의 부활 저지를 최우선 임무로 삼는 이들 병력이 재배치되는 사이 IS가 다시 세를 불릴 수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특히 이란이 미사일로 공격한 아인알아사드, 아르빌 미군기지는 IS 관련 작전 베이스캠프 격이다. 이런 두 곳이 공격을 받은 만큼 미군은 IS 잔당 소탕 작전은 멈춘 채 이란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나토를 비롯한 다국적군 역시 ‘자국군 보호’를 이유로 IS 관련 작전을 모두 중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나토 고위 관계자는 “결국 미국의 행동은 IS 억제를 위태롭게 할 뿐”이라고 밝혔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은 “미국-이란 갈등의 유일한 승자는 IS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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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캐나다 이라크 주둔軍 철수… 日은 중동 파병 강행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중동 지역 불안이 확대되면서 독일 캐나다 크로아티아 등이 이라크에 주둔 중인 자국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자위대를 중동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7일(현지 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등에 있던 독일군 120명 중 35명을 쿠웨이트와 요르단으로 이동시켰다. 자국군의 안전을 위한 조치다. 캐나다 정부도 이라크에 주둔 중인 500명의 자국군 중 일부를 쿠웨이트로 철수시키기로 했다. 크로아티아는 일부 병력을 본국으로 불러들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정세 악화를 이유로 4일부터 이라크 내 병력의 훈련을 중단시킨 점도 다국적군 철수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강력한 우방인 영국은 7일 일부 병력을 이라크 북쪽 국경선 밖으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8일 오전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하자 영국은 페르시아만에 군함 3척, 전투 헬리콥터 등을 배치해 48시간 이내로 병력을 증강할 태세를 갖췄다. 프랑스는 160여 명의 이라크 파병군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도 900여 명의 이라크 파병 병력을 철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4개 부처 장관이 모여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미사일 공격 등 중동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아베 총리는 11일부터 4박 5일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연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도쿄신문 등이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해상자위대 약 260명, 호위함 1척(다카나미함), P-3C 초계기 2대를 중동 아덴만, 아라비아해 북부, 오만해 등에 파견하기로 한 방침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창화(昌華) 주이란 중국대사는 8일 아바스 케샤바르즈 이란 농업부 장관을 만나 “국제 지역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이란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려는 중국의 결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주이란 중국대사관이 밝혔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미사일 공격 직후 특별방송을 실시간으로 내보냈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도 ‘(이란 혁명수비대의) 반격!’이라며 발 빠르게 보도했다. 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도쿄=김범석 특파원}

    • 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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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갈리마르, 140년만에 처음 서점서 책 회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존중이 강한 프랑스에서 이례적으로 특정 작가의 책을 서점 매대에서 모두 회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명의 주인공은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작가 가브리엘 마츠네프(83·사진)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프랑스 출판사 갈리마르는 7일(현지 시간) 1990년 이후 자사에서 출판된 ‘아스날의 연인’ 등 마츠네프의 저서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점에 있는 재고를 모두 회수하기로 했다. 프랑스 유력 출판사인 갈리마르가 자사가 출판한 작가의 책을 일방적으로 회수하는 것은 140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마츠네프는 2013년 프랑스 문학상인 ‘르노도상’ 에세이 부문을 수상했을 정도로 문단의 인정을 받아온 작가다. 국내에도 ‘거짓말하는 애인’ ‘결별을 위하여’ 등이 번역 출간돼 호응을 얻었다. 다만 그는 1970년대에 발표한 ‘16세 이하’ 등의 여러 저서에서 청소년과의 성관계를 미화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작가의 문학성이 뛰어나고 명성이 높아 유야무야 지나갔다. 그러나 최근 마츠네프가 30여 년 전 15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의혹이 드러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프랑스 작가이자 출판인인 바네사 스프링고라(47)는 지난해 12월 출간한 에세이를 통해 14세이던 자신이 당시 50세이던 마츠네프에게 속아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프랑스 검찰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범죄 사실을 규명하고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하기로 했다. 혐의가 유력해지면서 출판사가 즉각 마츠네프 저서의 회수를 결정한 것이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주간지 르푸앵도 마츠네프의 연재를 중단했다. 프랑스 문화부는 2002년부터 마츠네프에게 지급해온 보조금 지원을 끊었다. 그가 정부에서 받은 문화예술 공로훈장 2개의 서훈도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16세 이하’의 전자책 판매가 급증하자 이 책의 판매를 중단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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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이란제재 시큰둥… “美, 고립무원 빠졌다”

    미국과 이란의 극한 대치에 따른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사회의 미국 비판 움직임이 거세다.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미국의 핵심 동맹인 서유럽과 중동 일부 국가도 비판에 가세하면서 ‘미국이 고립무원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은 유럽연합(EU) 수뇌부가 8일 특별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고 전했다. EU는 조만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 초청해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핵합의를 되살리려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주제프 부렐 EU 외교안보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지역 안정과 세계 안보를 위해 모두가 핵합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을 동시에 겨냥한 발언이다. 미국은 2018년 5월 이 합의를 탈퇴했다. 이란은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에 반발해 “핵합의를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맹방인 영국 정부도 “이란 문화유적들은 국제법에 의거해 보호돼야 한다”며 이란 문화유적 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에 반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의 친미 성향 수니파 국가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란과 관련된 사안마다 ‘시아파 맹주’ 이란을 격렬히 비난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이란의 보복 공격이 미국의 동맹인 자신들에게도 이뤄질 수 있음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줄곧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12월 31일 이라크 시아파 시위대의 바그다드 미국대사관 습격을 규탄하는 성명 발표를 추진했지만 두 나라의 반대로 무산됐다. 장쥔(張軍)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미국의 일방적 조치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미국은 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의 연설을 추진했던 자리프 외교장관의 미국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미국은 지난해 9월에도 그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바 있다.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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