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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는 11년 만에 끝났다.” 미국 매체 CBS는 9일(현지 시간) 미국 주요 지수가 7% 넘게 폭락한 뒤 이렇게 전했다. 미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을 딛고 2009년 이후 장기 호황을 구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 전쟁의 충격에 녹아내렸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과소평가했다는 반성과 함께 금융위기를 넘어선 위기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 정치 및 경제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복잡한 해법이 요구되고 있어 위기 극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발 경제 위기가 환자로 치면 다중골절 상태라고 진단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부동산 금융 문제에서 비롯했다. 반면 이번 위기는 세계 경제의 실물과 금융 모두에 충격을 주고 있다. 코로나가 휩쓴 중국과 한국의 실물경제가 마비상태로 치닫고, 이탈리아를 필두로 한 유럽 경제도 그 초입에 들어서 있다. 알리안츠그룹의 수석경제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실물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 체인이 망가졌다. 이는 금융부문의 갑작스러운 위기로 시작된 2008년과 다른 점”이라고 짚었다. 더욱이 세계 경제의 기초 체력이 미중 간 무역전쟁과 저성장의 장기화로 약해진 상태다. 특히 수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린 기업들의 부채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매체 NBC는 “지난해 3분기 말 금융사를 제외한 미국 기업의 빚은 10조1000억 달러로 2013년 7조1000억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줄면 기업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 등 경제대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빚을 늘려왔고, 미국은 최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양적 완화를 이어가며 시장의 버블을 키웠다”고 했다. 시장을 더 불안하게 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정부나 통화당국이 쓸 수 있는 카드가 소진 상태라는 것. 골드만삭스는 9일 뉴욕 증시 폐장 후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제로(0) 금리로 되돌아가고 유럽중앙은행(ECB) 등도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은 2008년 이후 이미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금리 상황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낮춰봤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낮추는 ‘빅컷(Big Cut)’을 단행했지만 엿새 만에 뉴욕증시 폭락 사태가 발생한 게 단적인 사례다. 실물부문을 떠받칠 재정 여력도 충분치 않다. 유럽은 재정위기를 겪은 지 10년이 채 안 됐고,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4조 위안(약 680조 원)을 풀었다가 지금까지 유동성 과잉으로 고생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 간 공조도 현재로선 비관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석유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킨게임을 벌이다 유가 30% 하락 사태를 야기했고,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총성 없는 경제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전염병 차단을 위해 앞다퉈 국경을 닫아걸고 있어 공조를 위한 공간적 기반마저 막히고 있다.이건혁 gun@donga.com·김자현·조유라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후 다시 대통령에 입후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헌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정대로 개헌이 이뤄지면 푸틴 대통령은 2036년까지 대통령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여당 통합러시아당의 발렌티나 테레스코바 하원(두마) 원내부대표는 푸틴의 대선 재출마를 위한 개헌안을 발의했다. 개헌안에 따르면 개정 헌법이 시행된 이후 두 차례 이상 대통령 임기를 수행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대선 출마를 금지할 수 없다. 지금까지 수행한 대통령 임기는 중요하지 않게 되면서 푸틴 대통령은 6년 임기의 대통령을 두 차례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생기게 되는 셈이다. 테레스코바 부대표는 현직 국가원수가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임기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가 경제적, 정치적으로 맞닥뜨린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서 신뢰할 수 있는 보험이 필요하다”며 “푸틴이 재선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면 우리 사회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푸틴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그는 “그러한 상황이 요구된다면, 그리고 국민들이 이를 원한다면 현직 국가원수라 할지라도 개정된 헌법에 따라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법적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네오포브 러시아 두마 통합러시아당 대표도 테레시코바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대해 지지했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두마를 찾은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새 헌법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니라 단지 수정안을 도입하고 있을 뿐”이라며 자신의 ‘종신 집권’을 위한 개헌을 두둔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개헌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면 (대선 재출마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건을 덧붙였다.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 헌법재판소는 ‘고무 스탬프(자동 거수기)’와 다름없다”며 이번 개헌안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어떤 시민도 대통령의 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한계가 없어야 한다. 이러한 개헌안에 대해 지지하는 시민은 다음달 22일 예정된 국민투표에서 찬성을 던지라”고 말했다. 개헌안은 두마 3차 심의와 상원의 승인 절차를 거쳐 다음달 22일 국민투표가 예정돼 있다. 러시아 현행 헌법은 대통령을 3차례 연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 처음 집권한 푸틴 대통령은 당시 임기 4년의 대통령직을 연임하고 2008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에게 대통령직을 넘긴 뒤 총리로 물러났다. 막후에서 실권을 휘두르던 푸틴은 2012년부터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고 재선에 성공해 4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임기가 2024년 끝나는 터라 3연임을 금지한 헌법 조항을 고칠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예상과 달리 푸틴은 1월 15일 국정연설에서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의회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안을 발표했다. 그러자 서방에서는 푸틴이 총리에서 물러난 뒤에 강력한 권한을 갖는 국회의장이나 총리 자리에 앉아 실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퇴임 후 고문장관 등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모델을 따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탈리아에서 8일(현지 시간) 하루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500명 가까이 폭증했다. 봉쇄 조치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엑소더스(대탈출)’가 나타나 이탈리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봉쇄 지역 주민 탈출 행렬 이탈리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7375명으로 전날보다 1492명 늘었고 사망자는 133명이 증가해 366명이 됐다. 증가 추세로 볼 때 조만간 한국(7478명)보다 확진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정부가 전날 북부 롬바르디아주 등 15개 지역에서 출입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해 해당 지역민 1600만 명이 사실상 격리됐지만 급증세가 꺾이지 않았다. 문제는 코로나19 급증세 이상으로 ‘사회적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북부 최대 도시 밀라노, 관광도시 베네치아 등 다음 달 3일까지 봉쇄령이 내려진 지역 주민들은 정부 발표 전부터 남부지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지방자치단체에 보낸 행정명령 문서가 발표 하루 전 유출됐기 때문이다. 밀라노의 바이러스 전문가 로베르토 부리오니는 “봉쇄 지역에서 많은 사람이 탈출하면서 (감염이 확산되는) 정반대 효과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남북 간 ‘지역 갈등’마저 생기고 있다. 동남부 풀리아주 미켈레 에밀리아노 주지사는 9일 “다시 뒤로 돌아서라. 당신들이 바이러스를 운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가 교도소 면회를 금지하자 북부 볼로냐 인근 모데나 교도소에서 폭동이 일어나 6명이 사망했다. 다음 달 3일까지는 모든 가톨릭 예배가 전면 중단된다. 가톨릭 신자가 전 국민의 90%가 넘는 이탈리아로서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중국인 많고 정부 대응 부실 이탈리아는 주요 7개국(G7) 멤버이자 유럽 4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환경과 당국의 미숙한 대응이 합쳐져 재앙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지의 분석이다. 이탈리아에는 중국인 3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북부 패션 도시 밀라노와 섬유 도시 프라토에 몰려 있고 상당수가 위생 상태가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방 하나에 여러 명이 합숙하다 보니 감염이 확산되기 쉽고 정확한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인 특유의 개인주의 성향은 악재로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까지도 북부 지역의 스키장이 붐비고 밀라노 선술집에서는 잔치가 열렸다. 정부의 경고에도 상당수 이탈리아인은 ‘내 생활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평소대로 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2.6%(2018년 기준)로 일본 다음으로 높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 많다 보니 확산이 더욱 급속히 이뤄졌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과 교수는 “이탈리아는 의사와 간호사 수가 적고 의료 접근성도 떨어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지난달 말까지는 ‘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하루 최대 5000명인 검진 횟수를 더 늘리면 확산은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전국으로 퍼졌고 최초 감염자인 ‘0번 환자’의 소재를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확산 초기 중국과의 연관성만 찾느라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 유럽 및 중동 확산세 이어져 9일 프랑스와 독일의 확진자 수는 각각 1209명. 1151명으로 전날보다 각각 260명, 351명 늘면서 1000명을 넘어섰다. 스페인(911명), 스위스(332명)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빠르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8일부터 관저에서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 3일 대통령궁을 방문한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온 탓이다.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이탈리아 정부에 자국민의 유럽 여행을 금지시키라고 요구했다.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등은 이탈리아 경유 입국자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 민주적이라고 자부해온 유럽 국가들이 폐쇄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에서 7161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중동 지역에서도 코로나19가 번지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조유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 일부 도시에서 이혼 요청이 급증했다고 7일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중국 산시(陝西)성 성도 시안(西安)에서는 1일 혼인등기소 업무 시작과 동시에 기록적인 이혼 요청이 밀려들었다. 베이린(碑林)구 혼인등기소는 5일 하루에만 14건의 이혼 요청을 처리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왕(王)모 씨는 “14건은 당일 처리 가능한 최대 건수”라고 설명했다. 하루 최대 처리 건수가 5건인 옌타(雁塔) 혼인등기소는 이미 18일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다. 중국 당국은 이혼율이 급증한 배경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격리생활을 짚었다. 한 달 넘게 부부가 붙어 지내면서 근본적인 갈등이 불거져 충동적으로 이혼하려는 부부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시안에서는 결혼·이혼 신청이 전화로 진행돼 다른 지역보다 절차가 간편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분석했다. 코로나19로 혼인등기소가 한 달 만에 문을 열었기 때문에 그동안 쌓인 요청이 한꺼번에 들어온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충동적인 이혼이 이어지면서 이혼 직후 전남편, 전 아내와 재혼하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옌타 혼인등기소에서 일하는 한모 씨는 “결혼에 대해 진지하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충동적인 결정으로 후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탈리아에서 8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500명 가까이 폭증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봉쇄조치를 내린 지역에서는 ‘엑소더스(대탈출)’이 나타나면서 이탈리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봉쇄지역 주민 탈출 행렬 이탈리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7375명으로 전날보다 1492명 늘었다. 증가추세로 볼 때 조만간 한국(7382명)보다 확진자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는 133명이 증가해 366명이 됐다. 이탈리아 정부가 전날 북부 롬바르디아주(州) 등 15개 지역에서 출입제한 행정명령을 발표해 해당 지역민 1600만 명이 사실상 격리 조치됐지만 급증세가 꺾이지 않았다. 문제는 코로나19 급증세 이상으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점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북부 최대도시 밀라노, 관광도시 베네치아 등 봉쇄령이 내려진 지역 주민들은 정부 발표 전부터 자가용 등을 이용해 고향을 벗어났다. 기차역도 사람들로 붐볐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지자체에 보낸 문서가 유출됐기 때문이다. 밀라노의 한 바이러스 전문가는 “봉쇄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탈출하면서 (감염이 확산되는) 정반대 효과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남북 간 ‘지역갈등’마저 생기고 있다. 남부 에밀리아노의 푸글리아 미켈레 주지사는 “다시 뒤로 돌아라. 당신들이 바이러스를 운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곳곳에서 폭동마저 벌어지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가 교도소 면회를 금지하자 북부 볼로냐 인근 모데나 교도에서 폭동이 일어나 3명이 사망했다. 남부 파비아 교도소에서도 재소자들이 교도관 2명을 인질로 잡는 소동이 발생했다.● 중국인 많고 정부 대응 부실 이탈리아에서 코로노19가 빠르게 확산되는 주 원인은 크게 △중국과의 교류 △이탈리아인 특유의 낙천적 성격 △사회 고령화가 꼽힌다. 여기에 이탈리아 당국의 미숙한 대응이 합쳐지면서 재앙이 초래됐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이탈리아에 사는 중국인은 30만 명으로 유럽에서 4번째로 많다. 이들은 북부의 패션 도시 밀라노와 섬유도시인 프라토에 몰려있다. 방직공장 등에서 일하는 중국인들 상당수가 열악한 위생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방 하나에 여러 명이 합숙하다보니 감염이 퍼지기 쉽고 정확한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인 특유의 낙천적이고 개인주의 성향은 악재로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까지도 북부지역 스키장이 붐비고 밀라노에서 선술집에서는 잔치가 열렸다. 정부의 경고에도 상당수 이탈리아인은 ‘내 생활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평소대로 했다”고 지적했다. 고령화도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이탈리아는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22.6%(2018년 기준)으로 일본 다음으로 많다. 면역력이 낮은 노인이 많다보니 확산이 더 급속히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의료시스템도 취약한 편이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과 교수는 “이탈리아는 의사와 간호사 수는 물론 의료 시설이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허술한 대응은 피해를 키웠다. 이탈리아 당국은 아직도 최초 감염자인 ‘0번 환자’의 소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원석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초기 환자와 감염 경로를 알고 차단하는 조치들이 됐다면 감염 확산이 이렇게 빠르지 않았을 것”고 설명했다. ● 유럽·중동 확산세 이어져 프랑스의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177명이 증가한 1126명으로 늘어나 1000명을 넘어섰다. 독일(902명), 스페인(613명), 스위스(337명) 등 다른 유럽국들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빠르다. 이에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이탈리아 정부가 자국민의 유럽 여행을 금지하라고 요구했다. 오스트리아, 크로아티 아등은 이탈리아 경유자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NYT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 민주적이라고 자부해온 유럽 국가들이 폐쇄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에선 이란에서 확진자 6566명이 발생했고 바레인(85명), 쿠웨이트(64명) 등에서 코로나19가 번지고 있다. 사망자는 이란 194명, 이집트 1명으로 집계됐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교황청은 8일(현지 시간) 진행되는 프란치스코 교황(84·사진)의 주일 삼종기도 미사를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한다고 7일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는 것은 교황청 역사상 처음이다. 교황청은 “이탈리아 당국의 요청에 따라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천 명의 신자들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될 위험이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미사는 바티칸 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되며 성베드로 광장에서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다. 교황은 매주 일요일마다 사도궁 발코니에서 미사를 접전해 왔다. 매주 수요일에 열리던 일반 알현도 11일에는 온라인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 삼종기도 미사에서 기침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자 신도들 사이에서 교황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5일 미국 민주당 경선을 중도 하차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두 후보와 사실상 후보로 확정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모두 70대인 탓에 ‘제론토크라시(노인 중심 정치체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5일 유럽의 지도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편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55세라고 지적하면서 제론토크라시가 미국의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론토크라시는 고령을 뜻하는 그리스어 ‘제론(geron)’과 체제를 뜻하는 ‘크라시(cracy)’가 합쳐진 단어다. 노년층이 사회 전반을 장악해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는 정치체제를 뜻한다. 애틀랜틱은 미국의 지도자가 노인으로 채워지는 이유로 ‘유권자의 노령화’를 들었다. 미국 선거에서 평균 유권자 연령은 57세다. 오랫동안 미디어에 노출된 노인 후보가 젊은 후보에 비해 친숙하다는 점도 제론토크라시를 심화시키는 요소로 꼽혔다. 노인들에게 권력이 집중되면 노년층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이 설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애틀랜틱은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부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권정치가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성에 익숙한 노년층이 정권을 잡으면 새로운 거버넌스의 수립이 어려운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편 지난달 29일 슈퍼 화요일 승리 이후 상승세를 탄 바이든 전 부통령은 5일 만에 2200만 달러(약 262억 원)를 모금했다고 7일 CNN이 보도했다. 이에 샌더스 상원의원은 6일 미시간주 디어본 유세에서 “억만장자들로부터 돈을 받는 사람은 이 나라 노동자와 중산층을 대변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득권층은 성실한 중산층”이라고 응수했다.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은 664명, 샌더스 상원의원은 573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진행되는 ‘미니 슈퍼 화요일’은 미시간·워싱턴·미주리·미시시피·아이다호·노스다코타주에서 열리는 프라이머리를 뜻하며 총 352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어 슈퍼 화요일 다음 승부처로 불린다. 미니 슈퍼 화요일의 최대 승부처인 미시간(대의원 125명)은 이번 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 샌더스가 10%포인트 내에서 접전 중이라고 7일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한편 지난해 말 민주당 경선에서 하차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8일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해리스를 잠재적 러닝메이트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조유라 jyr0101@donga.com·이윤태 기자}
‘한국통’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 공군 사령관(58·사진)이 2일(현지 시간) 제22대 공군 참모총장으로 지명됐다. 미 역사상 첫 흑인 공군 참모총장이다. 브라운 사령관 이전에 흑인으로 미군 고위직에 오른 인물로는 1989∼1993년 합참의장을 지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유일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그는 35년의 복무 기간 중 두 번에 걸쳐 2년 6개월 동안 한국에서 근무했다. 중위 시절인 1987년 4월부터 1988년 10월까지 군산 미군기지 제35전술비행대대에서 F-16 조종사로 복무했다. 이후 2007년 5월부터 2008년 5월까지 대령 신분으로 군산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장을 지냈다. 그는 국가 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인물에게 수여되는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다. 미 국방부는 “한반도와 아시아에 대해 대단히 친숙하다. 북한의 도발과 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변화에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세기의 경영인’으로 불리는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1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2일 뉴욕타임스(NYT)는 “동시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잭 웰치가 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웰치 전 회장은 1935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아일랜드계 철도기관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애머스트대를 졸업한 뒤 일리노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960년 GE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1981년부터 20년간 최고경영자(CEO)로 GE를 이끌었다. 고인은 입사 이후 특유의 방식으로 업무 성과를 올리며 고속 승진했다. 1973년 기획전략실장, 1979년 부회장을 거쳐 1981년에는 46세에 GE 역사상 최연소 회장 겸 CEO에 올랐다. 웰치 전 회장은 CEO가 되자마자 ‘불도저식 경영’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실적 하위 10%인 직원을 해고했고, 성과가 없는 임직원도 내보냈다.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흑자를 내고 있는 부문도 가차 없이 정리했다. “이들을 빨리 내보내는 게 더 인간적”이라고 말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취임 직후 5년 동안 11만 명이 직장을 잃으면서 그에게는 ‘뉴트론 잭(Neutron Jack·중성자탄 잭)’이라는 악명이 붙었다. 웰치 전 회장은 자신의 불가피한 선택을 부정적으로만 보이게 한다며 이 별명을 극도로 싫어했다고 한다. 경영에도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웰치 전 회장은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인 ‘식스 시그마(Six Sigma)’를 도입했고, 직장 내 업무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료주의적 문화를 없애는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GE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그는 1700여 건에 달하는 기업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회사를 경영하며 여러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했다. 1992년 GE 항공기 엔진부는 제트 엔진을 주문받기 위해 이스라엘 장군에게 미 국방부에서 빼돌린 돈 4200만 달러를 제공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받았다. 수년간 오염 물질을 허드슨강에 버렸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경영 능력만은 외신도 높게 평가했다. 그의 재임 기간 GE는 성장을 거듭했다. GE의 연간 매출은 25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고, 시가총액은 30배 이상 늘었다. 그는 ‘세기의 관리자’(포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인’(파이낸셜타임스) 등으로 평가됐다. NYT는 웰치 전 회장 퇴임 뒤 “그는 급진적인 변화를 꾀하고 안일한 기성세대를 타파한 ‘화이트칼라 혁명가’였다. 미국의 기업가 정신을 만들어낸 것이 그의 가장 큰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웰치 전 회장은 2001년 GE CEO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40여 개 기업의 인수 합병을 주도했고, 100여 개 기업의 컨설팅을 담당했다. 자신이 2009년 설립한 잭 웰치 경영대학원에서 직접 강의도 했다. 그는 한국을 여러 차례 찾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과 교류했다. 과거 그는 한 강연에서 “한국의 리더십을 말한다면 정주영 회장이 떠오른다. 정 회장과 과거 함께 팔씨름을 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2015년 마지막 도서인 ‘잭 웰치의 마지막 강의(The Real-life MBA)’에서는 기존의 ‘불도저식 리더’와는 상반되는 ‘관대한 리더’를 강조했다. 그는 이 책에서 “첨단 기술이 등장하고, 혁신하는 세계에서는 유능한 직원에게 자유를 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들이 마음껏 일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 어떤 장애물이라도 제거해야 한다며 새로운 방식의 ‘관료주의 타파’를 주장했다.최지선 aurinko@donga.com·조유라 기자}
세계 최대 박물관인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1일(현지 시간)에 이어 2일에도 개관을 하지 않기로 했다. 루브르 측은 연간 96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명소인 만큼 미리 폐관을 결정했으며, 언제 다시 개관할지는 미지수라고 CNN은 전했다. 루브르를 찾은 관람객 중 75%는 해외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루브르 박물관은 1일 오전 9시 개관 시간에 문을 열지 않다가 오후 늦게 박물관 폐관을 알리고 환불 절차를 안내했다. 이 때문에 오전부터 출입문 밖에서 기다리던 많은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프랑스24는 2일에도 공지를 파악하지 못한 관람객들이 매표소에서 줄지어 대기했다고 전했다. AFP에 따르면 직원 2300여 명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정부가 500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당분간 금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세기의 경영인’으로 불리는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이 1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2일 뉴욕타임스(NYT)는 “동시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잭 웰치가 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웰치 전 회장은 1935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아일랜드계 철도기관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애머스트대학을 졸업한 뒤 일리노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1960년 GE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1981년부터 20년간 CEO를 지냈다. 고인은 입사 이후 특유의 방식으로 업무 성과를 올리며 고속 승진했다. 1973년 기획전략실장, 1979년 부회장을 거쳐 1981년에는 46세에 GE 역사상 최연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웰치 전 회장은 CEO가 되자마자 ‘불도저식 경영’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실적 하위 10%인 직원을 해고했고, 성과가 없는 임직원도 내보냈다.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흑자를 내고 있는 부문도 가차 없이 정리했다. “이들을 빨리 내보내는 게 더 인간적”이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취임 직후 5년 동안 11만 명이 직장을 잃으면서 그에게는 ‘뉴트론 잭(Neutron Jack·중성자탄 잭)’이라는 악명이 붙었다. 잭 웰치는 자신의 불가피한 선택을 부정적으로만 보이게 한다며 별명을 극도로 싫어했다고 한다. 운영에도 새 바람을 불어 넣었다. 웰치 전 회장은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인 ‘식스 시그마(Six Sigma)를 도입했고, 직장 내 업무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료주의적 문화를 없애는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GE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그는 1700여 건에 달하는 기업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회사를 운영하며 여러 스캔들에도 휘말리기도 했다. 1992년 GE 항공기 엔진부는 제트 엔진을 주문받기 위해 이스라엘 장군에게 미 국방부에서 빼돌린 돈 4200만 달러를 제공한 혐의로 유죄를 인정받았다. 수년 간 오염 물질을 허드슨강에 버렸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경영 능력만은 외신도 높게 평가했다. 그의 재임 기간 GE는 성장을 거듭했다. GE의 연간 매출은 25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고, 시가총액은 30배 이상 늘었다. 그는 ’세기의 관리자‘(포춘),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인‘(파이낸셜타임스) 등으로 평가됐다. NYT는 웰치 전 회장 퇴임 뒤 “그는 급진적인 변화를 꾀하고 안일한 기성세대를 타파한 ’화이트칼라 혁명가‘였다. 미국의 기업가 정신을 만들어낸 것이 그의 가장 큰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웰치 전 회장은 2001년 GE CEO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40여 개 기업의 인수 합병을 주도했고, 100여 개 기업의 컨설팅을 담당했다. 자신이 2009년 설립한 잭 웰치 경영대학원에서 직접 강의도 했다. 그는 한국을 여러 차례 찾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과 교류했다. 과거 그는 한 강연에서 “한국의 리더십을 말한다면 정주영 회장이 떠오른다. 정 회장과 과거 함께 팔씨름을 하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2015년 마지막 도서인 ’잭 웰치의 마지막 강의(The Real-life MBA)‘에서는 기존의 ’불도저식 리더‘와는 상반되는 ’관대한 리더‘를 강조했다. 그는 이 책에서 “첨단 기술이 등장하고, 혁신하는 세계에서는 유능한 직원에게 자유를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이 마음껏 일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 어떤 장애물이라도 제거해야 한다며 새로운 방식의 ’관료주의 타파‘를 주장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초반 부진했던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78·사진)이 흑인 유권자가 많은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압승했다. 벼랑 끝에 몰렸던 바이든의 기사회생으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독주하던 경선 판도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48.4%의 지지를 얻어 2위 샌더스 후보(19.9%)를 압도했다. 이날 경선을 포기한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 후보(11.3%),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8.2%),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1%)이 뒤를 이었다. 이날 승리로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 일반 대의원 3979명 중 48명을 확보했다. 1위 샌더스 후보(56명)와 별 차이가 없다. 일반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하는 사람이 최종 후보로 뽑힌다. 바이든 후보는 승리 확정 후 “여러분이 나를 부활시켰다”며 “미국은 혁명을 원하지 않는다. 또 민주당은 평생 민주당원인 후보를 원한다”고 밝혔다.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강경 진보’ 샌더스 후보, 민주당원이었지만 공화당과 무소속을 거쳐 복귀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겨냥하며 자신이 민주당 적자(嫡子)임을 강조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인구 515만 명 중 흑인 비율이 29.5%다. 3억3000만 미 인구의 흑인 비율(12.0%)보다 훨씬 높다. 흑인 유권자들은 그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다는 점, 가족과 이성 결혼의 가치를 중시하는 기독교도란 점을 높이 사고 있다. 이날 출구조사에서 흑인 유권자의 64%가 “바이든을 찍었다”고 답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11일 뉴햄프셔 경선이 끝나자마자 현지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동해 표밭을 다져왔다. 그가 지난달 25일 민주당 후보 TV토론에서 과거 샌더스 후보가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지도자를 칭찬했다는 점을 집중 비판한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성 진보인 샌더스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회의론을 높이고 자신이 중도층 유권자를 사로잡을 후보임을 강조했다는 의미다. 워싱턴 인근 델라웨어주에서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내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으로 재직한 바이든 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경륜을 바탕으로 당초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혔다.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단 중 20명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 출신, 독실한 가톨릭교도, 중도 노선 등으로 본선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후보라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그와 외아들 헌터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연루 의혹, 노회한 이미지, 성 및 인종 차별성 발언 등으로 지난달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의 3개 주 경선에서 한 번도 1위를 못 했다. 이날 바이든의 극적 부활로 민주당 경선은 샌더스, 바이든, 블룸버그 3인의 경쟁 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압도적 ‘쩐의 위력’으로 대대적 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는 세계 9위 부호 블룸버그 후보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14개 주에서 동시 경선이 실시되는 3일 ‘슈퍼 화요일’ 때부터 대의원 확보에 나선다. 이날 전체 대의원의 34%인 1357명이 걸려 있어 ‘슈퍼 화요일’의 승자가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세 후보 모두 강약점이 뚜렷해 누구 하나 압도적 1위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셋 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압도할 ‘한 방’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경선이 수십 년 만에 최대 혼전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평소에도 바이든 후보를 ‘졸린 조(sleepy Joe)’라고 비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9일 대선 토론회에서 사상 최악의 토론 실력을 보인 ‘키 작은’ 블룸버그가 바이든에게 얼마 안 되는 유권자를 뺏겼다”며 바이든과 블룸버그 후보를 모두 깎아내렸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세계보건기구(WHO)가 27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결정적 시점(decisive point)’에 와 있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가 팬데믹(Pandemic·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이 될 잠재력이 있다”며 “지금이 결정적 시점이자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절호의 기회”라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 이틀 간 세계 각국의 신규 감염 사례가 코로나 발원지 중국의 신규 감염 사례를 넘어섰다”고 우려했다. 그가 ‘팬데믹’을 선언하진 않았지만 그간 코로나19 확산에 신중한 태도로 일관했던 WHO 수장이 이런 우려를 표했다는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지금 적극적으로(aggressively) 행동하면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예방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세계 각국의 빠른 대응을 요구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는 분명 억제될 수 있다”며 “중국 광둥성에서는 과학자들이 32만 개의 샘플을 검사했지만 단 0.14%만 양성을 보였다”며 낙관론을 제시했다. 이날 동석한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한 질문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중국의 ‘사스 영웅’으로 불리는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27일 신화망이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주춤해지자 중국 측이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코로나19의 확산 책임에서만 발뺌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 원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먼저 발병했지만 반드시 발원지가 중국인 것은 아니다”라며 “그간 해외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중국 밖에서) 일련의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천산갑이 코로나19의 숙주라는 사실도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우한(武漢) 화난(華南)수산물시장에서 팔던 야생동물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난달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또 우한시 방역지휘본부에 따르면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인 천(陳)모 씨(70)는 코로나19 발생지로 알려진 화난수산물시장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중국 베이징청년보가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8일 코로나19 증상이 처음 나타났던 천 씨는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유사한 변이를 가지고 있어 인간의 세포에 결합하는 능력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최대 1000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가 사스보다 전염성이 최대 1000배 높을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톈진 난카이(南開)대 롼지서우(阮吉壽)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의 유전자 지도(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사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HIV 및 에볼라와 유사한 돌연변이 유전자 조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중국 과학아카데미가 운영하는 연구논문 사전공개 플랫폼(Chinarxiv.org)에 공개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스는 사람의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ACE2라 불리는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인체에 침투한다. 그러나 ACE2 단백질은 건강한 인체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아 사스는 전 세계 8000여 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종료됐다고 SCMP는 전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코로나19의 돌연변이가 HIV나 에볼라처럼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인체에 침투한다고 밝혔다. 이들 바이러스는 사스와 달리 스파이크 단백질의 갈고리를 끊어내고 그 자리에 일반 세포와 결합할 수 있도록 돕는 퓨린 효소가 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방식은 인체 침투 방식으로 ACE2 단백질만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사스보다 100∼1000배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디나비르, 보세프레비르 등 퓨린 효소를 목표로 하는 치료제가 인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이란 테헤란의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공사가 27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BBC가 이란 국영통신 IRNA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이란 정보는 1일 중국과 이란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AP 통신은 27일 마수메 에브테카르 이란 부통령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란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한 콤 지역의 의원들도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에는 코로나실무대책단 단장을 맡은 이라즈 하리르 치 보건부차관이 감염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에브테카르 부통령은 1979년 11월 이란 대학생이 미 대사관을 점거하고 미국 외교관 52명을 인질로 잡은 사건 당시 외신을 대상으로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란은 27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245명, 사망자 26명을 기록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세계보건기구(WHO)는 27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결정적 시점(decisive point)에 와 있다며 지금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절호의 기회라고 호소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WHO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적극적으로(aggressively) 행동하면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예방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두려움과 공황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이탈리아와 한국의 사례는 이 바이러스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인플루엔자가 아니며 올바른 조처로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을 선례로 들며 지역사회에서의 광범위한 전파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광둥성에서는 과학자들이 32만 개의 샘플을 검사했지만 단 0.14%만 양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감기에 비유한 발언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 예방법을 내게 묻는다면 손 씻기, 얼굴 만지지 말기, 6피트(약 183㎝)거리 유지하기라고 답할 것”이라며 “코로나19는 감기처럼 치료해야 한다. 대통령의 발언은 옳다”고 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캄보디아에 입항한 크루즈선 ‘웨스터댐’호에서 하선한 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인 여성(83)이 재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24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이 여성은 타 기관이 진행한 첫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으나 두 번의 추가 검사에서 연이어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CDC는 하선자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낮다고 판단해 이들에 대한 추가 검진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돌아온 웨스터댐 탑승객들은 자가 격리를 마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앞서 1일 홍콩에서 출항한 웨스터댐호는 일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집단 코로나19가 발병하자 연이어 입항 거부를 당했다. 2주간 바다 위를 떠돌다 13일 간신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했으나 하선한 미국인 여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4일(현지 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지난 22일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발령한 지 이틀 만에 나온 조치로,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된 데 따른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CDC는 이날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로 높이며 “미국인들은 불필요한 한국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안내했다고 미 블룸버그 통신 등은 전했다. CDC의 여행 경보는 1단계 ‘주의’, 2단계 ‘경계’, 3단계 ‘경고’로 구분된다. 1단계는 일반적인 보건상의 주의가 필요할 때, 2단계는 좀 더 높은 주의가 필요할 때, 3단계는 질병이 창궐했을 때 발령한다. CDC는 지난 4일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 여행경보 3단계를 내린 바 있다. 지난 22일 한국에 대해 4단계 중 2단계인 여행 경보를 발령한 국무부는 별도의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히틀러의 교황인가 전쟁 통의 성자인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재위했던 교황 비오 12세(1876∼1958·사진) 시절 비밀문서 공개를 1주일 앞두고 나치 홀로코스트에 침묵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그의 행적이 제대로 평가될지 주목받고 있다. 해당 문서는 비오 12세가 즉위한 지 81주년이 되는 다음 달 2일 공개된다고 23일(현지 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전했다. 비오 12세의 재임 기간(1939∼1958년)은 제2차 세계대전과 겹친다. 이에 일부 유대인 단체와 역사가들은 비오 12세가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만행에 침묵했으며, 희생자들을 구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비판해 왔다. 일각에서는 비오 12세가 유대인 몰살 계획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평소 유럽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을 공산주의라 생각한 비오 12세가 나치 독일을 공산주의 확산을 막을 보루로 여겨 침묵했다는 것이다. 통상 교황청은 특정 교황의 재위 마지막 해로부터 70년이 지난 뒤 해당 교황 재위 시절 작성된 문서를 해제한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비오 12세 재임 시절 문서 공개는 2028년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사도문서고 직원들을 만나 “교회는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조기 공개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이번 공개로 비오 12세의 행적이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했다. 교황청은 비오 12세가 유대인이 더 큰 곤경에 처할 것을 우려해 조용히 조력했으며 유대인을 성당과 수녀원 등에 숨겨줄 것을 독려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세르조 파가노 교황청 사도문서고 책임 주교는 바티칸뉴스에 “나치로부터 유대인을 구하기 위한 비오 12세의 업적을 입증할 문서들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개 대상에는 비오 12세를 향한 유대인의 고마움이 담긴 문서들과 그의 침묵에 대한 의문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문서가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열람 신청에는 150명이 넘는 역사학자들과 성직자들이 몰렸다. 다만 이번에 공개되는 문서의 양이 6개의 기록 보관소의 수백만 쪽에 달하는 만큼 단기간에 특종을 찾거나 1년 안에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평가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