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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팬들이 롯데를 부르는 다른 이름은 ‘봄데’다. 봄에 유독 강해 이런 별명이 붙었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건 1992년 10월 14일로 어언 1만62일 전이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38년 동안 총 10번(26.3%) 정상을 차지했다. 5일 개막을 앞둔 올해 프로야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시범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그 대신 팀당 6경기씩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롯데는 1일 삼성을 8-7로 꺾고 올해 연습경기를 1위(5승 1패·승률 0.833)로 마쳤다. 올해 결과를 놓고도 예년처럼 팬들 의견은 둘로 나뉜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신중론자들의 말에 희망론자들은 “올해는 ‘프로세스’부터 정말 다르다”며 맞서고 있다. 희망을 품는 롯데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역시 ‘슬림 보이’ 이대호(38)다. 스프링캠프에서 몸무게를 15kg 정도 줄인 이대호는 공격은 물론이고 1루수 수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부터 롯데 지휘봉을 잡은 허문회 감독은 “호주 캠프 기간 훈련장과 숙소가 도보로 1시간 정도 거리였는데 이대호가 매일 걸어 다니며 몸을 만들었다”면서 “10개 구단에 이대호 같은 1루수는 없다. 타격은 물론이고 수비도 잘한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지난해 1루수가 아니라 지명타자에 가까웠다. 135경기에 출전한 이대호가 선발 1루수로 나선 건 20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이대호는 “지명타자보다 수비 포지션이 있는 게 훨씬 낫다. 수비를 하면서 몸을 풀 수 있어 타격도 좋아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타율 0.375(16타수 6안타)로 연습경기를 마쳤다. 롯데에 이어 4승 1무 1패(승률 0.800)로 시범경기를 끝낸 KT의 이번 시즌 키워드 역시 ‘1루수’다. 부임 2년째를 맞은 KT 이강철 감독은 이번 시즌 강백호(21)에게 주전 1루수를 맡긴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전까지 강백호가 프로에서 1089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1루수로 기록을 남긴 건 딱 1타석뿐이었다. 포지션을 바꾸면서 타격감이 떨어지는 선수도 적지 않다. 그러나 강백호는 “나는 원래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선 5경기에서 타율 0.182로 부진했던 강백호는 한화와 맞붙은 1일 수원 안방경기에서 5회말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리면서 그 자신감을 실력으로 증명해 보였다. 이날 강백호는 홈런 1개, 2루타 2개를 포함해 4안타 7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15-13 승리를 이끌었다. 연습경기 최종 타율은 0.400(15타수 6안타)까지 올랐다. 옥에 티는 2회초 수비 과정에서 실책성 플레이를 저지르면서 동점을 내준 것. 수비에서는 자신감보다 겸손함이 앞섰다. 강백호는 “아직 1루 수비를 별로 해보지 않아서 모든 게 낯설다. 열심히 노력해 꼭 적응하겠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아재’ 테스트 하나. PS라는 알파벳 두 글자를 보고 ‘추신(Postscript)’이라는 표현을 떠올랐다면 아재로 불릴 만하다. 최근에는 이 말을 일본 소니가 내놓은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지칭할 때 더 많이 쓰기 때문이다. 테니스 간판스타 앤디 머리(33·영국·세계랭킹 129위)가 자신의 커리어에 ‘PS 클레이코트’ 우승이라는 이색 경력을 추가했다. 머리는 1일 막을 내린 ‘마드리드 오픈 버추얼(Virtual) 프로’ 남자 단식 결승에서 다비드 고팽(30·벨기에·10위)을 7-5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머리는 이 대회 우승 상금으로 15만 유로(약 2억 원)를 받게 됐다. 머리는 이 돈을 절반씩 나눠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와 테니스 선수 돕기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마드리드 오픈은 원래 1∼10일 올해 대회를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일정을 취소했고, 대신 참가 선수가 각자 자택에서 온라인 게임 타이틀 ‘테니스 월드 투어’를 통해 맞붙는 특별 이벤트를 마련했다. 그 대회가 바로 버추얼 프로다. 지난달 28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이 대회에는 머리를 비롯해 세계 랭킹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 3위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 등 남녀 선수 각 16명이 출전했다. 대회 방식은 남녀 4개 조로 나눠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조별 예선 경기를 치른 뒤 4강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자를 결정했다. 경기는 한 세트 단판 승부였고 팬들은 대회 홈페이지나 유튜브 등을 통해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머리는 2012년 US오픈, 2013년과 2016년 윔블던 우승을 포함해 ATP투어에서 총 67차례 단식 타이틀을 따냈고,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로저 페더러(스위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나달과 세계 남자 테니스 빅4로 이름을 날리며 2016년 11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세계 1위를 질주했다. 하지만 허리, 고관절 등 잦은 부상으로 은퇴의 기로에 섰다. 지난해 ATP투어 유러피언오픈에서 2년 7개월 만에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지난해 마드리드 오픈 챔피언 키키 베르턴스(29·네덜란드·7위)가 피오네 페로(23·벨기에·53위)를 6-1로 물리치고 ‘온라인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도쿄 올림픽 출전을 희망하는 골프 선수라면 예정보다 1년 더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국제골프연맹(IGF)에서 올해가 아니라 내년 6월 세계 랭킹에 따라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IGF는 남자 선수는 내년 6월 21일, 여자 선수는 6월 28일 랭킹을 기준으로 도쿄 올림픽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도쿄 올림픽 개막이 내년 7월로 1년 연기되면서 골프 역시 출전 자격 확정 시점을 1년 미룬 것이다. 올림픽 골프에는 남녀부 각 60명이 출전한다. 기본적으로 한 나라에서 2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지만 랭킹 15위 이내에 4명 이상이 이름을 올렸을 때는 최대 4명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 여자 골프 선수 가운데서는 1위 고진영(사진)을 시작으로 박성현(3위), 김세영(6위), 이정은6(10위), 박인비(11위), 김효주(13위) 등 6명이 랭킹 15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 남자 선수 가운데서는 임성재가 23위로 랭킹이 가장 높고 안병훈(50위)과 강성훈(52위)이 뒤를 따르고 있다. 한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사무국은 코로나19로 중단한 투어 재개 일정을 6월에서 7월 중순으로 한 달 더 늦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7월 15∼18일로 예정된 다우 그레이트 레이크스 베이 인비테이셔널이 시즌 재개 무대로 잡혔다.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은 10월 8∼11일로 옮겼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팬들은 두산이 2020년에도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동아일보는 국내 최대 야구 팬 커뮤니티 ‘엠엘비파크’ 등을 통해 4월 28일부터 사흘간 올해 예상 우승 팀을 설문 조사했다. 전체 참가자 540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35%(189명)가 두산을 꼽았다. 두산은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그중 세 차례(2015, 2016, 2019년) 정상을 차지하면서 2010년대 최강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산은 이번 조사에서 2위권 그룹과 비교해도 두 배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두산 다음으로는 키움(82표·15.2%)과 LG(81표·15%)가 1표 차로 각각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야구 팬들이 두 팀을 두산에 맞설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어 11.9%(64표)의 선택을 받은 롯데가 4위를 차지했다. 롯데는 지난해 최하위(10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30일까지 구단 간 연습경기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KT가 우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0.9%(5표)밖에 되지 않았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에 돌아가면 해야 할 일이 참 많아요.” ‘배구 여제’ 김연경(32·터키 에즈자즈바시으·사진)은 귀국행 비행기를 구하지 못해 터키에 머물던 이달 초 본보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원래도 일정이 많은 그에게 차마 거절할 수 없는 일정이 하나 더 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덕분에챌린지’ 다음 주자로 김연경을 지목한 것이다. ‘덕분에챌린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의료진을 응원하자는 취지로 시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릴레이 캠페인이다. 수어 동작은 존경과 자부심을 의미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지명으로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이 캠페인에 참가한 문 대통령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아기상어’, 코로나19 브리핑 수화 통역을 맡고 있는 권동호 통역사와 함께 김연경을 다음 참가자로 지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연경이 터키에서 돌아온 뒤 자가 격리를 하면서도 의료진을 응원하는 영상을 SNS에 올리는 등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귀국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모습을 SNS에 올리면서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의료진, 자영업자, 국민 모두 힘내자. 나도 남은 자가 격리 기간을 성실히 임하겠다”고 썼다.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간 김연경은 경기 수원 자택에 머물면서 SNS와 개인 유튜브 채널 ‘식빵 언니 김연경’을 통해 팬들과 소통해 왔다. 최근에는 팬들과 함께 유튜브를 통해 일본 배구 애니메이션 ‘하이큐!!’를 보면서 배구 선수 관점에서 이 만화를 설명하는 콘텐츠를 올리기도 했다. 한 배구 팬은 “하나님으로부터 성경 해설을 듣는 느낌”이라고 호평했다. 김연경의 자가 격리 기간은 30일 끝난다. 28일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지목해 주셔서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며 ‘덕분에챌린지’에 참여한 김연경은 다음 주자로 방송인 김숙, 배우 강소라, 축구 선수 백승호를 지목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빅토르 안(안현수·35·사진)이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알렉세이 크랍초프 러시아빙상경기연맹 회장은 “빅토르 안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는 편지를 보내왔다”고 27일(현지 시간) 전했다. 빅토르 안은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3관왕(1000m, 1500m, 계주)을 차지하며 ‘쇼트트랙 황제’로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2008년 무릎을 다치면서 슬럼프가 찾아왔고 이후 대한빙상경기연맹 등과 갈등을 빚었다. 그러면서 국내 무대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됐다. 미국 등 여러 나라로부터 귀화 제의를 받은 빅토르 안은 2011년 8월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던 러시아를 선택했고 이후 러시아 대표 선수로 활약해 왔다. 빅토르 안은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때 러시아 국기를 달고 다시 한 번 3관왕(500m, 1000m, 계주)에 올랐다. 하지만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는 러시아의 국가적인 도핑(약물을 써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행위) 의혹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출전하지 못했다. 빅토르 안은 2018년 9월 러시아 대표팀에서 그에게 지도자 생활을 제안하자 “선수 생활을 접겠다”며 은퇴 선언을 했다. 그러다 4개월 뒤 “베이징 올림픽에 도전하겠다”면서 은퇴 의사를 번복하고 러시아로 돌아가 다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빅토르 안은 2019∼2020시즌에도 1차 월드컵에서 금메달 2개(남자 계주, 혼성 계주)를 따내면서 부활하는 듯했지만 이후 무릎 부상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 2020 유럽선수권대회에도 불참하는 등 사실상 이미 은퇴 상태였다. 현재 빅토르 안은 가족과 서울에 머물고 있다. 크랍초프 회장은 “빅토르 안이 중국 대표팀 코치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평창 올림픽 때 한국을 지도한 김선태 감독이 이끌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많이 넘어지면 됩니다.” 2009년 8월 조아니 로셰트(34·캐나다)는 ‘피겨스케이팅을 잘하는 방법이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며 환하게 웃었다.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특설 링크에서 한국 팬들을 대상으로 일일 피겨 코치로 나선 자리였다. 로셰트는 그해 3월에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우승한 김연아(30)에 이어 은메달을 따낸 실력자였다. 한국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로셰트는 자국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출전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경기를 이틀 앞두고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로셰트는 출전을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주변의 설득으로 무대에 올랐고 눈물의 동메달을 땄다. 금메달은 김연아의 몫이었다. 로셰트는 밴쿠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엘리트 선수 생활을 접었다. 그 대신 아이스쇼에 출연하고 방송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하고 싶은 일들을 했다. 어머니에 이어 할아버지와 삼촌에게도 심장 발작이 찾아온 뒤 그는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2015년 맥길대에 입학해 의학 공부를 시작한 로셰트는 24일(현지 시간) 드디어 의사면허를 얻었다. 퀘벡주에 있는 장기요양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하게 됐는데 현재 이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일선 현장이다. 로셰트는 “의사가 의료 현장에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나에게 용기의 아이콘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번에도 용기를 내서 코로나19를 이기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4월의 마지막 주가 시작됐지만 아직 2020 프로야구 공식 경기에서 패한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번 시즌 개막(5월 5일)이 예정보다 39일 늦어지면서 10개 구단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벌었다.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팀 두산뿐만 아니라 꼴찌 팀 롯데 역시 ‘올해는 우리가 주인공’이라고 목소리를 높여도 좋다. 프로야구 10개 팀이 2020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를 알아봤다. 팬 여러분을 비롯해 모든 프로야구 관계자에게 행운이 있기를….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가수 아이유는 2012년 한 TV 모금 프로그램에 출연해 동요 ‘뭉게구름’을 부르며 후원을 독려했다. 28만 원이던 후원금은 2분 뒤 아이유가 노래를 끝마쳤을 때 2284만 원까지 올랐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신인 드래프트는 아이유보다도 한 수 위였다. NFL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올해 드래프트를 23∼25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그러면서 드래프트 시청자들에게 미국 적십자,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6개 비영리단체에 보낼 후원금을 모았다. NFL은 그렇게 3일간 모인 돈이 1억 달러(약 1235억 원)를 넘었다고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NFL 드래프트는 원래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로 유명하다.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지난해 드래프트 때는 사흘간 60만 명(연인원)이 방문해 지역경제에 약 2억2400만 달러의 ‘드래프트 효과’를 일으켰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거의 두 달이 걸린 프로젝트.’ 프로야구 롯데 성민규 단장(38)은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함께 띄운 동영상에서는 나종덕(22)이 퓨처스(2군) 팀 안방인 김해 상동구장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었다. 용마고 재학 시절 강민호(35·삼성) 이후 최고 포수 유망주로 평가받던 나종덕이 마운드에 오른 게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문구다. ‘투수’ 나종덕은 이날 NC 2군을 상대로 4회 마운드에 올랐다. 2이닝을 책임지며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3개를 맞고 2점을 내줬다. 삼진은 2개를 잡았고 볼넷은 없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2km. 빠른 공 이외에도 슬라이더, 포크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졌다. 나종덕은 “다른 팀을 상대로는 처음 공을 던졌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힘들었지만 제구나 변화구 구사 등 연습했던 대로 잘 던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나종덕은 2월 호주 전지훈련 도중 왼쪽 팔목 뼈가 부러져 귀국한 뒤 수술대에 올랐다. 정상 출전하는 데 최소 3개월이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 글러브를 끼는 왼손을 쓰지 못해 타격이나 포수 수비 훈련은 할 수 없었지만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는 데는 별문제가 없었다. 그 길로 투구 훈련을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인 성 단장은 “나종덕에게 투수 전향을 권유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캠프 때 부상을 당한 김에 ‘투수 한번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 ‘그렇게 하겠다’고 하더라”면서 “나종덕이 경기 운영에 소질이 있고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줄 알기 때문에 2군에서 선발 자원으로 키워볼 생각이다. 그러면 등판 사이사이 포수 연습도 계속할 수 있다. 포수와 투수 가운데 더 잘하는 쪽으로 밀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포수 출신 투수는 드물지만 없지는 않다. LA 다저스 마무리 투수 켄리 얀선(33)은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주전 포수로 밴덴헐크(35·전 삼성)와 배터리를 이뤘고, KT 투수 김재윤(30) 역시 마이너리그 무대에서 계속 포수로 뛰었다. 성 단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프로세스’라는 표현을 강조한다. 본인 SNS 계정 이름부터 ‘프로세스 성’이다. 성 단장은 2차 드래프트 때 한화 지성준(26)을 영입하면서 팀 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던 포수 자리를 채웠다. 그리고 그 다음 프로세스로 ‘구멍’ 소리를 듣던 포수를 투수로 변신시키고 있다. 나종덕의 지난해 타격 성적은 타율 0.124, 3홈런, 13타점에 불과했다. 성 단장은 투수와 포수 사이 18.44m에도 다 계획이 있던 모양이다. 한편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두산이 준우승팀 키움에 5-0 완승을 기록했다. 두산 선발 유희관(34)은 5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진은 5개를 솎아냈고 볼넷은 1개만 허용했다. 두산 왼손 거포 김재환(32)은 팀이 3-0으로 앞선 6회 대타로 나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때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NH농협은행 스포츠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응원 영상(사진)을 제작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 영상은 코로나19로 운동 시간이 부족해진 직장인들이 건강을 지키고 면역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의자 스트레칭 등 실내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전신 운동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2019 소프트테니스(정구)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 챔피언 문혜경(23), 2018년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오픈 복식 우승자 최지희(25) 등 NH농협은행 스포츠단 소속 전원이 이번 영상 제작에 참여했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은 “모든 국민이 어려운 지금 조금이나마 활력이 되기를 바란다. 다 같이 힘을 모아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NH농협은행 스포츠단에서 촬영한 이 응원 영상은 NH농협은행 유튜브 채널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팬들이 193일 만에 다시 ‘플레이볼’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서울 강남구 캠코양재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어린이날(5월 5일) 2020년 프로야구의 막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애초 이번 시즌 프로야구는 지난달 28일 개막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39일 늦게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종료일(10월 26일)로부터는 193일이 지나서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모두 가라앉지 않은 상태라 프로야구는 당분간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른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위협이 많이 줄었다고 판단되면 관중석의 10%, 20% 등 점진적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원래 예정했던 144경기 소화를 목표로 일정을 진행하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 돌발 상황이 벌어지면 경기 수를 줄이기로 했다. 류 총장은 “경기 수를 줄이게 되면 구단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걸 안다. 이를 어느 정도 감안하고 가는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우천순연 경기가 나올 때는 더블헤더를 치르거나 월요일(휴식일)에 경기를 편성해 가능한 한 일찍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올스타전도 열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11월 2일까지는 정규리그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게 KBO의 설명이다.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는 연장전을 진행하지 않고, 더블헤더를 할 때는 엔트리를 27명으로 1명 더 늘리기로 했다. 포스트시즌은 11월 4∼28일에 치를 예정이다. 5전 3승제였던 준플레이오프가 3전 2승제로 바뀌는 걸 제외하면 나머지 포스트시즌 진행 방식은 그대로다. 단, 11월 15일 이후 모든 포스트시즌 경기는 실내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르기로 했다. 육성 선수(옛 연습생)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5월 1일부터 정식 선수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육성 선수 가운데 정식 선수로 시즌 개막을 맞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KBO는 또 21일 시작한 연습경기 일정에 팀당 3경기를 추가하기로 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NH농협은행 스포츠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응원 영상을 제작했다”고 21일 발표했다.이 영상은 코로나19로 운동 시간이 부족해진 직장인들이 건강을 지키고 면역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의자 스트레칭 등 실내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전신 운동을 소개하는 내용이다.2019 소프트테니스(정구) 세계선수권대회 혼합복식 챔피언 문혜경(23), 2018년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코리아오픈 복식 우승자 최지희(25) 등 NH농협은행 스포츠단 소속 전원이 이번 영상 제작에 참여했다.손병환 NH농협은행장은 “모든 국민이 어려운 지금 작게나마 활력이 되기를 바란다. 다 같이 힘을 모아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베테랑 박철우(35·라이트·사진)가 프로배구 역대 자유계약선수(FA) 공식 최고 몸값을 새로 썼다. 한국전력은 박철우와 연평균 7억 원(연봉 5억5000만 원, 옵션 1억5000만 원)씩 3년 총액 21억 원에 계약했다고 20일 공식 발표했다. 이전까지는 한선수(35·세터)가 대한항공에서 받은 6억5000만 원이 최고였다. 한국전력은 이와 함께 원래 이 팀에서 뛰던 오재성(28·리베로)과 연봉 3억 원, OK저축은행에서 뛰던 이시몬(28·레프트)과 연봉 1억3000만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우리카드에서 뛰던 이수황(30·센터)은 대한항공으로 건너갔다. 대한항공은 이날 이수황과 FA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지만 연봉과 계약 기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수황과 협상 결렬을 예상한 우리카드는 이미 한국전력 출신 장준호(30·센터)와 FA 계약을 맺은 상태다.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이날 ‘집토끼’ FA 4인방 염혜선(29·세터), 오지영(32·리베로), 채선아(28·레프트), 한송이(36·센터)와 모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012년 11월 한국배구연맹(KOVO) 구자준 총재 취임식이 열렸다. 각 팀 선수 대표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취임식이 끝난 뒤 점심식사가 이어졌다. 너도나도 나이프와 포크를 들 때쯤 한 선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자들이 ‘어디 가냐’고 묻자 이 선수는 “다음 날 경기 때문에 훈련을 하러 간다”고 답했다. 상대 팀 주장은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공식 행사에 참석한 건데 늦어도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이런 사유로 늦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감독님부터 새벽 훈련에 가장 먼저 나오신다. 처음 입단했을 때는 너무 힘들었다. 한 2년 지나니 습관이 됐다. 나도 사람인데 친구들과 술 한잔하고 싶을 때도 있다. 그래도 참는다.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어떻게 남과 다를 수 있나. 선수로 뛰면서 운동만 생각했다. 그 덕에 배구만 한 촌놈이 이만큼 먹고살 수 있는 것 아닌가.” 이 선수 소속 팀은 다음 날 1시간 3분 만에 상대 팀을 3-0으로 물리쳤고, 이 경기에서 공격 8개 중 7개를 성공시킨 ‘촌놈’은 이제 그 팀 감독이 됐다. 삼성화재 제4대 감독에 선임된 고희진 현 수석코치(40)다. 지난 시즌 5위로 마친 삼성화재 관계자는 20일 “계약 기간이 끝난 신진식 감독(45) 대신 고 코치와 감독 계약을 맺기로 했다”면서 “삼성화재 정신을 코트 위로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에 따라 감독 승격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현재 남자 프로배구 최연소 사령탑이 된 고 감독은 실업 배구 시절인 2003년부터 2015∼2016 시즌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삼성화재에서만 뛰면서 여덟 번(역대 2위) 우승을 경험한 구단 ‘명예의 전당’ 회원이다. 지난 시즌 7개 팀 중 6위에 그친 KB손해보험 역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KB손해보험은 실업 배구 시절 LG화재에서 1989∼1997년 활약한 이상렬 현 경기대 감독(54)을 차기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 감독은 2007∼2009년에는 이 팀 코치를 지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권순찬 감독(45)은 중도 하차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박철우(35)는 왜 한국전력을 선택했을까? 프로배구 2019∼2020 V리그가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은 얻은 라이트 박철우는 원 소속팀 삼성화재의 연장 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한국전력에 입단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전력은 20일 박철우의 입단 및 계약 조건 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시즌 남자프로배구 ‘에어컨리그’ 최대 뉴스로 떠오른 박철우의 한국전력행은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적의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계약 조건이다. 박철우 스스로 ‘파격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한국전력은 두둑한 금액을 제시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우리도 박철우에게 구단 역사상 FA 최고 금액을 제시했지만 한국전력을 따라가기에는 차이가 너무도 컸다”고 전했다. 한국전력은 연봉과 옵션을 합쳐 삼성화재보다 두 배 가까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 최소 소진율(70%)조차 채우지 못했다. 뒤집어 말하면 특급 선수 영입에 쓸 여유 자금이 충분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추가 예산도 확보했다. 배구계에는 한국전력에서 FA 최대어인 레프트 나경복(26·우리카드)을 영입하려고 ‘실탄’ 확보에 나섰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한 프로배구 팀 관계자는 “한국전력에서 나경복에게 연간 1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준비했다고 들었다”면서 “나경복이 우리카드에 잔류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전력에서 이 예산을 박철우에게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지난 시즌에도 444득점(7위), 공격 성공률 51.5%(6위)를 기록하면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그렇다고 해도 한창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나경복과 이미 선수 생활 황혼기를 맞은 박철우의 몸값이 동급일 리는 없다. 한국전력은 박철우와 함께 OK저축은행에서 뛰던 레프트 이시몬(28)과도 FA 계약을 했다. 한국전력에서 권영민 수석코치가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도 박철우의 마음을 흔든 이유 가운데 하나다. 박철우는 경북대사범대부설고를 졸업한 뒤 2004년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성인(실업) 배구 무대에 데뷔했다. 권 코치는 당시 현대캐피탈 주전 세터로 박철우와 호흡을 맞췄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권 코치가 직접 박철우와 만나 ‘시작할 때 같이 했으니 끝날 때도 같이 뛰면 좋지 않겠냐’고 제안했다”면서 “장병철 감독 역시 박철우를 직접 만나 ‘팀 에이스를 맡아주면 좋겠다’고 설득 작업을 벌였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에도 최하위에 그치는 등 만년 하위권을 전전했던 한국전력은 박철우를 영입하며 다음 시즌 상위권 도약을 노린다. 반면 계약이 만료된 신진식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를 확정짓지 못한 삼성화재에서는 코칭스태프가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어려웠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협상 진행 과정에서 박철우가 ‘은퇴하기 전에 우승할 수 있는 팀에서 뛰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박철우가 만족할 만한 선택을 해 진정성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박철우는 “삼성화재 팬들이 눈에 밟혀 끝까지 결정을 망설였다”면서 “장인어른(신치용 진천선수촌장)께서 ‘너를 인정해 주고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게 프로다. 프로답게 선택하라’고 하셔서 결국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23년 동안 삼성화재에서 창단 감독과 단장을 맡았던 신 촌장도 1980년부터 1995년까지 선수와 코치로 한국전력에 몸담았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가 결국 완전 취소됐다. ISU는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올해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싱크로나이즈드스케이팅의 세계선수권을 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원래 이 대회는 지난달 13∼1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당시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면서 10월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2020∼2021시즌 개막 직전에 대회를 치르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ISU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볼 때 이들 대회를 다음 시즌 개막 이전에 개최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해마다 열리던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을 치르지 못하게 된 건 1976년 대회 시작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현역 시절 마이클 조던(57)은 세계 스포츠 역사를 통틀어 가장 독보적인 선수였다. 예컨대 ‘테니스의 마이클 조던은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농구의 피트 샘프러스(49)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무게감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조던이 미국프로농구(NBA)를 떠난 지 17년이 지나면서 그 화려한 명성도 조금씩 빛이 바래고 있다. 이제는 NBA 팬들 사이에서도 ‘르브론 제임스(36·LA 레이커스)와 조던 가운데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인가?’라는 주제로 논쟁이 붙기도 한다. 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NBA 일정이 중단된 상황에서 미국 매체 ESPN이 ‘하드 털이’에 나섰다. 하드 털이는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돼 있는 옛 자료를 찾아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일을 뜻한다. ESPN은 1997∼1998시즌 내내 조던, 그리고 그가 몸담고 있던 시카고 선수단을 따라다니며 ‘백 스테이지’ 영상을 남겼다.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영상은 지금까지 한 번도 대중에게 공개된 적이 없었다. 20일(한국 시간) 드디어 이 영상이 세상에 선보인다. ESPN은 조던의 마지막 우승을 다룬 이 비공개 영상과 지난해 촬영한 인터뷰 등을 합쳐 조던의 일대기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를 제작해 이날부터 방영하기로 했다. 조던이 자기 생애를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에 직접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것도 이 작품이 처음이다. 더 라스트 댄스에는 필 잭슨 감독(75)을 비롯해 데니스 로드먼(59), 스코티 피펜(55) 같은 당시 시카고 동료는 물론이고 매직 존슨(61), 패트릭 유잉(58) 그리고 올해 1월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까지 ‘아재’ 팬들에게 익숙한 NBA 스타가 총출동한다. 또 평소 조던과 친분이 있는 버락 오바마(59), 빌 클린턴(74) 등 전직 미국 대통령 두 명도 출연해 조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작품을 연출한 제이슨 헤이르 감독은 “전직 미국 대통령도 휴대전화에 ‘마이클 조던’이라는 이름이 뜨면 첫 벨소리가 다 울리기도 전에 전화를 받는다는 걸 알게 됐다”며 웃으면서 “조던은 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일 뿐 아니라 아주 뛰어난 섭외 담당이기도 했다. 그는 또 ‘이 장면에는 이런 코멘트가 필요하다’면서 본인이 먼저 인터뷰를 자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촬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조던이지만 막상 방송을 앞두자 살짝 불안한 눈치다. 그는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하면서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면 사람들이 나를 ‘끔찍한 놈(horrible man)’이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던이 이렇게 걱정하는 건 현역 시절 그가 아주 혹독한 클럽하우스 리더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시카고에서 조던과 5시즌 동안 함께 뛴 스티브 커 현 골든스테이트 감독(55)은 “조던이 연습 때 하도 지독하게 우리를 나무랐기 때문에 오히려 경기를 하는 게 더 쉬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이 다큐멘터리를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로 집에 주로 머무는 시청자들을 위해 30일 무료 체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제발 누군가 빨리 좀 타율 4할을 넘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사람들이 마지막 4할 타자에 대한 질문을 그에게 쏟아내느라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둘 테니 말이다.” 테드 윌리엄스(1918∼2002)가 자신의 책 ‘타격의 과학’(The Science of Hitting·1986년 출간)에 적은 내용이다. 그가 1941년 타율 0.406을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0.400을 넘긴 타자는 없다. 국내에서는 프로야구 원년이던 1982년 백인천(77)이 기록한 0.412가 유일한 4할 기록이다. 백인천은 당시 72경기에 나와 250타수(298타석) 103안타를 기록했다. 백인천은 윌리엄스와 달리 마지막 4할 타자에 대한 자부심이 넘친다. 자서전 ‘백인천의 노력자애(努力自愛)’에 “기록은 깨지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타율 4할의 내 기록을 깨기는 힘들다”며 “나처럼 일본이나 한국에서 의지와 집념을 갖추고 ‘목숨 걸고’ 하는 선수가 나타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썼다. 출전 경기와 타석수로 보면 ‘바람의 아들’ 이종범(50·당시 해태)이 백인천보다 더 오랫동안 4할 타율을 유지했다. 이종범은 1994년 102번째 출장이던 8월 21일 경기까지 405타수 162안타로 정확하게 타율 0.400을 기록했다. 그러나 생고기와 육회를 먹고 배앓이에 시달리면서 이후 나흘 동안 13타수 1안타(타율 0.077)에 그쳤고, 결국 타율 0.393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 영향으로 이종범의 아들인 ‘바람의 손자’ 이정후(22·키움)도 생고기를 입에 대지 않는다. 이종범보다 더 많은 경기에서 4할 타율을 유지한 선수도 있었다. 테임즈(34·당시 NC)는 2015년 5월 20일부터 그해 시즌이 끝날 때까지 104경기에서 344타수 138안타로 타율 0.401을 기록했다. 다만 시즌 초반 39경기에서 타율 0.328로 부진했던(?) 탓에 전체 타율은 0.381이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 개막이 늦춰지면서 불멸의 기록처럼 여겨지는 4할 타율의 벽이 깨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날이 덜 풀린 시즌 초반에는 보통 타자보다 투수가 유리하다. 공식 기록지에 나온 기온을 바탕으로 2009∼2018년 10년간 기온별 타율을 살펴보면 △9도 이하 0.260 △10∼19도 0.273 △20∼29도 0.279 △30도 이상 0.283으로 기온이 오를수록 타율도 올랐다. 올 시즌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개막이 이르면 다음 달 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 3월 하순 평년 기온은 10.6도, 4월 평균 기온은 12.5도이지만 5월이 되면 17.8도로 오른다. 10월 평균 기온도 14.8도로 4월보다 따뜻하다. 여기에 더해 경기 수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 수가 줄면 4할 타자가 나올 확률도 그만큼 올라간다. 4할 타자를 꿈꾼다면 올해야말로 ‘의지와 집념을 갖추고’ 타석에 들어설 때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지난해 대만리그에서 뛰다 6월 KBO리그 SK로 이적했던 헨리 소사(35·푸방·사진)가 전 세계 프로야구를 통틀어 2020시즌 첫 번째 선발승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만으로 돌아간 소사는 14일 타이중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중신과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팀이 3-1 승리를 거두면서 소사가 승리 투수가 됐다. 소사는 이번 시즌 대만프로야구에서 처음 선발승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해가 바뀌는 겨울에 일정을 소화하는 윈터리그를 제외하면 올해 프로야구를 운영 중인 나라는 대만뿐이기 때문에 소사는 전 세계에서 처음 선발승을 거둔 셈이다. 대만프로야구는 12일에도 퉁이와 중신이 역시 타이중에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이 경기는 11회에 승부가 갈리는 바람에 양 팀 선발 투수는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승리 투수는 10회말 퉁이의 여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천윈원(25)이었다. 소사는 이날 최고 시속 154km를 기록하면서 1, 2, 4, 7회를 삼자범퇴로 막았다. 5회에도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지만 1실점으로 막았다. 중신은 원래 소사에게 약했던 팀이기도 하다. 이날 5회말 1점을 뽑기 전까지 중신 타선은 지난해를 포함해 소사를 상대로 26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치고 있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