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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적어도 세계 13개국이 한국에 대해 입국 금지 또는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고, 미국과 대만 등은 자국민의 한국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나라마다 기준과 단계가 다르지만 통상 상대국 국민에 대한 입국 금지는 가장 강한 조치인 것으로 평가한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별도로 여행 경보를 발령한다. 국무부 해외여행경보는 4단계로 나뉜다. 1단계 ‘일반적인 주의’는 약간의 위험이 있을 때, 2단계 ‘강화된 주의’는 위험 수준이 높아졌을 때, 3단계 ‘여행 재고’는 심각한 위험이 있을 때, 4단계 ‘여행 금지’는 생명의 위협을 받을 만한 위험이 있을 때 발령한다. 한국에 2단계 경보를 발령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코로나19의 지속적인 지역 사회 감염이 보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DC의 여행 경보는 1단계 ‘주의’, 2단계 ‘경계’, 3단계 ‘경고’로 구분된다. 1단계는 일반적인 보건상의 주의가 필요할 때, 2단계는 좀 더 높은 주의가 필요할 때, 3단계는 질병이 창궐했을 때 발령한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 홍콩에는 1단계, 한국과 일본에는 2단계, 중국에는 3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앞서 미국은 14일 이내에 중국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은 아예 입국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미국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나라는 중국뿐이고 이로 인해 중국과 외교적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만큼 입국 금지는 강력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대만 질병통제센터(CECC)는 3단계의 여행경보를 낸다. 현재 대만은 중국 홍콩 마카오에는 해당 지역의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도록 하는 최고 수준 3단계 경고를, 한국 싱가포르 일본에는 2단계를, 태국 이란 이탈리아에는 1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대만도 14일 이내 중국 방문 외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김예윤 yeah@donga.com·조유라 기자}
탄핵 위기를 벗어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가까운 거물급 범죄자 11명을 사면하고 감형해 또 법치주의 훼손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10일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비선 참모 로저 스톤에 대한 감형을 노골적으로 촉구해 권력남용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는 사면권을 정치적 보상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CNN 등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횡령, 탈세, 위증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버나드 케릭 전 뉴욕경찰청장, 내부자 거래 혐의로 수감됐던 ‘정크본드의 제왕’ 마이클 밀컨, 사기도박 스캔들에 휘말린 에드워드 디바톨로 전 미식축구 샌프란시스코 49ers 구단주 등 7명을 사면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로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 주지사 등 4명을 감형했다. 가장 논란이 되는 인물은 매관매직 혐의로 수감됐던 블라고예비치 전 주지사다. 그는 2008년 버락 오바마 당시 일리노이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뽑혀 그 자리가 비자 자신의 선거자금 마련 등을 위해 이를 돈 받고 팔려는 시도를 하다 체포됐다. 상원의원 자리가 비면 주지사가 임시 의원을 임명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2011년 14년 형을 선고받고 8년째 복역해온 블라고예비치는 수감 내내 자신을 체포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난해왔다. 그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하던 리얼리티쇼 ‘셀레브리티 어프렌티스’에 출연하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고예비치의 형량이 가혹했다”며 사면을 정당화했다. 또 케릭 전 청장과 밀컨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의 최측근이다. 언론과 야권은 이번 사면 대상이 대부분 돈과 인맥이 탄탄한 백인들이라며 재선 자금 모금을 위한 사면이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디바톨로 전 구단주는 대선의 핵심 경합지인 오하이오 출신이어서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집권 공화당 내부에서도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화당의 일리노이주 하원의원 5명은 ‘부패한 블라고예비치의 사면을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는 스톤, 탈세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위원장과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사면까지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AP통신은 대통령을 비호하느라 법치주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사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스톤 감형을 촉구하는 대통령을 두둔하다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다만 바 장관의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사임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캄보디아에 입항한 크루즈선 ‘웨스터댐’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 세계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계 미국 선사 홀랜드아메리카 라인이 운영하는 웨스터댐호는 14일 동안 대만과 일본을 둘러보고 15일 일본 요코하마에 입항할 예정으로 1일 홍콩을 출발했다. 그러나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한 뒤 웨스터댐호는 일본 태국 대만 필리핀 괌 등에서 입항을 거부당한 채 2주 가까이 바다 위를 떠돌았다. 13일 가까스로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입항 허가를 받았다. 바이러스 검사 결과 코로나19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2257명의 탑승객 중 1277명이 하선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선상 격리된 탑승객들과 비교되면서 하선한 승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캄보디아 정부에 감사했다. 기쁨은 잠시뿐이었다. 하선 직후 남편(85) 등 승객 144명과 함께 말레이시아로 이동한 83세 미국 여성 승객이 15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캄보디아 측은 하선 전에 탑승객 중 발열 등 증상이 있는 20명에 대해서만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캄보디아 정부는 16일 추가 하선을 중단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예정됐던 캄보디아 프놈펜발 쿠알라룸푸르행 전세기 3대의 운항을 취소했고 웨스터댐호 승객의 추가 입국을 금지했다. 태국 보건당국 역시 캄보디아 방문자에 대해 엄격한 검역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외교부는 자국 항공사 KLM의 암스테르담행 비행기에 자국민 2명을 포함한 웨스터댐호 승객 11명의 탑승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미 하선한 탑승객들은 세계 곳곳으로 흩어진 상황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하선한 승객들이 최소한 3개 대륙으로 흩어졌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14일 크루즈선에서 하선한 뒤 전세기를 타고 캄보디아에서 말레이시아로 넘어온 145명 중 137명이 이미 아무런 질병 징후를 보이지 않아 다른 나라로 떠났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일간 프놈펜타임스에 따르면 승객과 승무원 2257명은 41개국 출신으로 미국 국적이 666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362명), 캐나다(271명), 필리핀(260명), 영국(127명) 순이다. NYT에 따르면 홀랜드아메리카는 현재 크루즈선에 236명의 승객과 747명의 승무원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호텔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들은 크루즈선에서 하선한 후 자국으로 향한 탑승객을 1254명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들 중 몇 명이 감염됐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준비 없이 입항을 허가한 훈 센 캄보디아 총리를 비판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훈 센 총리는 앞서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캄보디아와 중국의 직항 중단에 반대했으며, 이달 초 중국 방문 당시 우한 방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윌리엄 샤프너 미 밴더빌트대 전염병학 교수는 NYT에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확산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하선한 승객 전원을 2주간 격리하고 추적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 워싱턴대 피터 라비노위츠 박사는 “세계 곳곳으로 떠나가 버린 사람들을 통제하는 것은 정말 버거운 일”이라고 토로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14일 캄보디아에 입항한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의 83세 미국 여성 승객이 말레이시아로 넘어온 후 뒤늦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캄보디아 검역 체계의 구멍이 확인되면서 3일부터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중인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의 집단 감염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 여성은 하선 직후 남편을 비롯한 다른 승객 144명과 함께 말레이시아로 이동했다. 그는 15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코로나 감염 징후를 보인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의 남편(85)과 다른 승객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웨스테르담호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캄보디아 당국은 ‘검역을 소홀히 했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캄보디아 측이 하선 전 탑승객 2257명 중 불과 20명의 샘플만 검사한 것으로 알려져 추가 감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캄보디아는 16일 탑승자의 추가 하선을 일시 중단시켰지만 이미 절반이 넘는 1277명의 탑승자가 하선한 뒤였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예정됐던 캄보디아 프놈펜발 쿠알라룸푸르행 전세기 3대의 운항을 취소했다. 웨스테르담호 승객의 추가 입국도 금지시켰다. 태국 보건당국 역시 캄보디아 방문자에 대해 엄격한 검역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윌리엄 샤프너 미 밴더빌트대 전염병학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사태가 변곡점(turning point)이 될 수 있다. 하선 승객 모두가 2주간 자가 격리를 실시하고 추적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미 2000명의 넘는 승객들이 뿔뿔이 흩어져 세계 각국의 집으로 향한 터라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배는 1일 기항지인 홍콩을 출항해 일본, 대만을 거쳐 15일 요코하마항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일본, 태국, 대만, 필리핀, 괌 등 5개 국가에서 입항을 거부당한 채 약 2주간 바다 위를 떠돌다 14일 캄보디아에 입항했다. 41개국에서 온 2257명의 탑승객 중 미국 국적이 666명으로 가장 많다. 인도네시아(362명), 캐나다(271명), 필리핀(260명), 영국(127명) 순이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억만장자 출신으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사진)이 다음 달 17일 예정된 플로리다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30여 년 전 작성된 블룸버그 전 시장의 ‘막말’을 기록한 소책자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세인트피터폴이 13일 발표한 플로리다주 민주당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오른 27.3%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고 14일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41%에서 25.9%로 지지율이 추락해 2위로 밀려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12, 13일 3047명의 플로리다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플로리다는 대의원 219명이 걸려 있는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다. 플로리다보다 대의원이 많이 걸려 있는 주는 캘리포니아(415명), 뉴욕(274명), 텍사스(228명)뿐이다. 대선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치열하게 맞붙는 대표적인 경합주(스윙스테이트)로 꼽힌다. 하지만 블룸버그 전 시장의 과거 발언들이 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15일 워싱턴포스트(WP)는 그의 과거 혐오 발언과 성적 농담을 묶은 소책자를 공개했다.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portable) 블룸버그: 마이클 블룸버그의 위트와 지혜’라는 제목이 붙은 34쪽의 책자는 1990년 블룸버그의 48세 생일을 맞아 출판됐다. 소책자에 따르면 그는 여성 영업사원에게 “고객이 당신에게 알몸으로 누워서 성관계를 맺자고 하면 당신은 그렇게 할 것인가”라고 모욕감을 주는가 하면 “여성들이 두뇌를 달고 다니는 것에 감사하고 싶다면 블룸스버리 백화점이 아니라 도서관에 가야 한다”며 편협한 여성관을 드러내기도 했다. 책의 저자인 엘리자베스 드마스 전 블룸버그LP 마케팅 담당자는 “책에 기록된 내용은 모두 사실이며 과장하거나 꾸며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블룸버그 전 시장은 “내가 오늘날 서 있는 곳은 내 주위의 재능 있는 여성의 도움 없이 도달할 수 없는 곳이다”라고 트위터를 통해 반박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인도의 최고 수출품은 인도 경영자들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미국 대기업을 속속 장악하고 있는 인도계 경영자 열풍을 두고 내린 진단이다. 지난달 30일 ‘컴퓨터 공룡’ IBM은 아르빈드 크리슈나 클라우드사업 총괄(58)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이달 1일 경영난에 빠진 공유부동산 업체 위워크는 부동산 베테랑 산디프 마트라니(57)를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모기업 알파벳, 노키아,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시스템스, 마스터카드 등 굴지의 기업 수장도 모두 인도계다. 최근 몇 년간의 일도 아니다. 1982년 컴퓨터 제조회사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세운 비노드 코슬라, 1988년 데이터 저장업체 샌디스크를 만든 산자이 메로트라 공동 창업주 등 인도계는 수십 년 전부터 미 정보기술(IT) 업계를 좌지우지해왔다. ‘인디안 마피아’ ‘인도는 CEO 배양접시’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인도계 미국인의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매체 아메리칸바자에 따르면 MS, 알파벳 등 인도계 미국인 CEO가 이끄는 상위 7개 기업의 2018년 총매출은 약 3600억 달러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35위 국가인 말레이시아(약 3650억 달러)와 비슷하다. 미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2018년 미국의 인도계 이민자는 약 398만 명. 3억3000만 명의 1%를 조금 넘는다. 중국계(약 476만 명)보다 적은데도 왜 유독 인도계 경영자의 약진이 두드러질까. ○ 완벽한 영어·치열한 경쟁·뜨거운 교육열 타임은 인도계 CEO 전성시대의 비결로 영어와 치열한 경쟁을 꼽았다.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은 인도에서는 사실상 영어가 공용어다. 힌디어는 수도 델리를 비롯한 북부 일부에서만 통용되고 중남부에서는 수십 개 현지어가 쓰이기에 서로의 소통을 위해서도 영어가 필수적이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능숙한 영어를 구사한다. 13억 인구, 극심한 빈부격차 등으로 자국 내에서의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 인도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이면 일반인보다 뛰어난 생존 능력을 탑재했다고 볼 수 있다. 인도 최고 명문 인도공과대(IIT)에는 상위 1% 인재가 몰린다. 인도 정부는 독립 9년 만인 1956년 한국 KAIST와 비슷한 이 학교를 세워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인도계의 상당수가 이 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왔다. 인도계 이민자는 미국에서 교육열이 가장 뜨거운 집단으로도 꼽힌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25세 이상 인도계 미국인의 77.5%가 학사 이상 학위를 지녔다. 미국 태생 미국인(31.6%)보다 2배 이상으로 높다. 미 정부가 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 유학생에게 부여하는 실습 허가 중 56%를 인도 유학생이 갖고 있다. 역시 2위 중국(24%)의 배를 넘는다. 인도는 숫자 ‘0’, 미적분학 기초인 ‘무한급수’ 개념을 가장 먼저 사용한 나라다. 인도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 실력 역시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오화석 인도경제연구소 소장은 “인도는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의 목표를 수학 능력 향상에 맞춘다. 이것이 IT, 재무, 회계 분야에서 인도계의 약진으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 주가드와 갈등 해결 능력 주가드(Jugaad)는 힌디어로 즉흥적이고 대담하게 기발한 해결책을 고안하는 능력을 뜻한다. 특정 매뉴얼이나 기존 성공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돌발 상황이 닥칠 때마다 스스로 상황에 맞는 답을 내놓는 태도를 뜻한다. 미 경영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주가드 정신을 인도계 CEO들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2009년 타타자동차가 인도 저소득층의 구매력을 감안해 에어백, 라디오, 파워스티어링 등 주요 부품을 없앤 약 230만 원짜리 자동차를 출시했다. 몇 년 후 가전업체 고드레지는 진흙이 냉매 역할을 해 전기가 필요 없는 약 4만 원짜리 ‘미티쿨’ 냉장고를 출시했다. 이처럼 인도에서는 평범한 현대인의 상식을 깨는 싸고 저렴하며 기발한 혁신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그 원동력이 주가드인 셈이다. 2014년 사티아 나델라가 MS 수장에 오른 후 MS는 주력 사업을 윈도, 오피스 등 소프트웨어(SW)에서 클라우드 사업으로 바꿨다.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자가 거의 없고 막대한 돈을 잘 버는데도 모험을 감행한 이유 역시 주가드 정신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인도에서는 아침에 양치질할 때 수도꼭지에서 물이 제대로 나올지부터 걱정해야 한다. 이렇게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수용하고 인내해 온 힘은 기업 수장에게 큰 원동력이 된다”고 진단했다. 다인종, 다언어, 다종교 사회에서 자란 인도 경영자들은 갈등 조절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을 얻고 있다. 김찬완 한국외국어대 인도연구소장은 “인도계 경영자들은 어릴 때부터 다국적 기업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생하는 방법을 터득해왔다. 생김새, 언어, 종교가 완전히 다른 사람들과 수십 년간 부대끼며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역시 거대한 인구학적 특성이 만들어 낸 환경이 인도 학생들을 단순한 천재가 아닌 ‘사회성 천재’로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인도계 리더 중 독재자형이 드물다는 의미다. 13년간 펩시콜라를 통치한 인드라 누이 전 CEO는 “4567명의 직원을 뒀다면 이들을 단순히 4567이란 숫자로 생각하면 안 된다. 그들에게는 펩시코 이후의 삶이 있다. 한 명의 인간으로 존중하라”고 충고했다.○ 정·학계에서도 영향력 증가 미 정계와 학계에서도 인도계의 영향력이 늘고 있다. 집권 공화당의 차세대 대선 후보로 꼽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48)가 대표적이다. 그의 부모는 196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시크교도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유엔 대사인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최초의 여성 및 인도계 주지사, 최초의 인도계 유엔 주재 미국대사란 기록도 갖고 있다.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뛰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6·캘리포니아)도 모친이 인도계다. 1980년대 미국으로 온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59)는 빈곤 퇴치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저서 ‘자유로서의 발전’으로 유명한 아마르티아 쿠마르 센 전 하버드대 교수(87)도 1998년 아시아 국적자로는 처음 노벨 경제학상을 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인도계가 경제사회적 성공을 거둔 후 자금력을 바탕으로 정계에 입김을 행사하는 유대계의 노선을 따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기준 인도계의 가구당 소득은 약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로 백인 가구 소득보다 약 2배 높다. ○ 미중 패권 다툼의 반사이익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으로 반중 정서가 확산되면서 인도계가 반사이익을 누린다는 평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상당수 중국 학생, 교수, 연구원들은 잠재적 산업 스파이로 의심받고 있다. 이들의 기술 탈취도 빈번하다. 중국이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등 미 대표 IT 기업의 중국 내 서비스를 차단한 것도 미 재계의 반감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계와 달리 서구 사회의 근본이념인 민주주의에 익숙하다는 것도 인도계의 강점이다. 인도계의 활약상이 두드러질수록 인도 내부의 인재 유출도 심각해지고 있다. 유명 기업의 인도계 CEO 중 인도 국적을 유지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인도인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인도인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가족지향적이며 해외에서 거주한다고 해서 모국의 가족 및 친척들과 단절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오히려 해외에서 자리를 잡는 대로 고국의 가족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해외 이주를 장려한다고 진단했다. 조유라 국제부 기자 jyr0101@donga.com}
11일 미국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둔 10일 양당이 현지에서 뜨거운 세 대결을 벌였다. 공화당 후보 선출이 확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민주당의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 개표 지연, 5일 상원의 최종 부결로 끝난 탄핵 정국 등을 비판했다. 민주당에서는 아이오와 때처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8)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이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탄핵 사기로 지지율 최고” 민주당 조롱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州) 최대 도시 맨체스터의 한 체육관에서 유세를 갖고 “민주당은 서로를 물어뜯고 싸우기에 바쁘다. 표를 셀 줄도 모른다”며 개표 지연 사태를 꼬집었다. 그는 상원의 탄핵 무죄를 이끌어낸 공화당 의원들을 ‘전사’라고 치하했다. 또 역대 최저 실업률 등 경제 치적과 안보 성과를 자랑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1만2000여 명이 들어찬 유세장은 “USA”와 “4년 더!”를 외치는 지지자의 환호로 떠나갈 듯했다. 이들은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이른 아침부터 우산을 쓰고 행사장 입장을 기다렸다. 바깥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앞에서 연설 장면을 지켜본 이는 1000명이 넘었다.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새겨진 빨간 모자를 썼다. 행사장 밖에서 ‘트럼프’ 팻말을 든 로버트 엠피 씨(57)는 “어떤 민주당 후보가 이 많은 대중을 끌어들일 힘이 있나. 미 경제를 강하게 만든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부패한 민주당 정치인들이 탄핵 사기로 내게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선물했다”고 썼다. 특히 하원의 탄핵 조사를 주도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가리켜 “고맙다 낸시”라고 조롱했다.○ 샌더스와 부티지지 경쟁 속 단합 촉구 목소리 인구 약 136만 명의 뉴햄프셔는 백인 비중이 93%에 달한다. 적은 인구, 높은 백인 비율로 미국의 다양성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일반인 참가가 가능하고 비밀투표인 프라이머리의 특성상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을 잘 보여주는 곳으로 꼽힌다. 특히 당원만 참가할 수 있고 공개투표로 치러진 3일 아이오와 코커스가 공정성 시비로 얼룩져 뉴햄프셔 결과가 민주당 후보 선출의 풍향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뉴햄프셔 유세에 사활을 걸고 있다. 뉴햄프셔와 맞닿은 버몬트가 지역구인 샌더스 후보는 이날 ‘트럼프를 이기는 버니(Bernie beats Trump)’란 구호를 내세우며 자신이 트럼프의 유일한 대항마임을 강조했다. 부티지지 후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소외계층을 챙기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를 심판해야 한다”고 외쳤다. 두 후보의 지지자들은 트럼프 재선 저지를 위한 단합을 촉구했다. 샌더스 후보 지지자인 대니얼 로페즈 씨(20)는 “트럼프의 인종주의 및 분열 정책으로 망가진 미국을 돌려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더 늦기 전에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외쳤다. 부티지지 후보를 지지한다는 실비아 부도앤 씨(57)는 “이렇게 엉망인 대통령이 없다. 트럼프를 이길 사람이라면 민주당 후보 누구라도 찍어주겠다”고 했다. 샌더스 후보는 보스턴글로브, WBZ-TV, 서퍽대가 1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27%의 지지율로 부티지지 후보(19%)를 앞서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퀴니피액대 조사에서는 경선 실시 이후 처음으로 전국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일부러 경선에 참가해 샌더스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도 나온다. 중도온건 성향의 부티지지 후보보다 강경 진보인 샌더스 후보가 본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손쉬운 상대라는 계산에서다. 민주당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미 동부 시간 11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한국 시간 11일 오후 10시∼1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그러나 전체 301개 선거구 중 3개는 이날 0시부터 투표를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맨체스터=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조유라 기자}
태국 북동부의 상업 중심지인 나콘랏차시마시에서 불교 명절인 만불절(마가푸자)을 하루 앞둔 8일 군인이 총기를 난사해 범인을 포함해 27명이 사망하고 57명이 다쳤다. 한국인 8명도 현장에 있었지만 무사히 대피했다고 주태국 한국대사관이 전했다. 이날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범인 짜끄라판트 톰마 육군 선임 부사관(32)은 8일 오후 3시 반경 자신의 상관인 아난타롯 끄라새(48) 등 3명을 사살하고 라이플 소총과 탄약을 탈취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톰마 부사관이 피해자들과 부동산 거래 관련 갈등을 빚어 왔다고 밝혔다. 톰마 부사관은 오후 6시경 군부대에서 탈취한 차량을 몰고 터미널21 꼬랏 쇼핑몰로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다.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3대 명절 중 하나로 간주하는 만불절 전날을 맞아 쇼핑몰은 인파로 북적였다. 이어 톰마 부사관은 쇼핑몰 4층으로 올라가 인질 16명을 붙잡고 경찰과 대치했다고 방콕포스트는 전했다. 경찰은 쇼핑몰 반경 2km 내에 소개령을 내렸다. 태국 경찰은 범인을 설득하기 위해 이날 오후 8시경 그의 어머니를 쇼핑몰로 데려왔지만 그는 투항하지 않았다. 태국 언론은 톰마 부사관의 어머니가 경찰차에서 “(아들이) 왜 그랬을까”라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늘어나고 발포가 계속되자 9일 0시경 태국 군경은 본격적인 진압 작전을 시작했다. 톰마 부사관은 사건 발생 약 17시간 만인 9일 오전 9시경 경찰에 사살됐다. 이 과정에서 인질 8명이 사망했으며 나머지 인질 8명은 풀려났다. 톰마 부사관은 쇼핑몰에서 범행 과정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계하는 기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총을 들고 있는 영상을 올리며 “피곤하다. 손가락을 더 이상 못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모두 죽음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등 게시글 10건을 올렸다고 태국 일간 타이라트가 전했다. 톰마 부사관의 계정에 대해 접근을 차단한 페이스북 측은 성명에서 “이런 종류의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을 위한 페이스북은 없다”고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9일 오전 마하랏 나콘랏차시마 병원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상자 중 32명은 중상을 입었으며 8명은 수술을 받았다”며 “전례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태국 보안군 1명이 포함됐다고 BBC가 전했다. 나콘랏차시마는 태국 동북부를 일컫는 이산 지방의 4대 도시 중 하나로 ‘꼬랏’이라는 줄임말로도 불린다. 방콕에서 260km 떨어져 차량으로 3시간 반 정도 걸린다. 라오스-캄보디아-태국 간 교역 중심지 역할을 하는 도시다. 이 때문에 방콕에 본점을 둔 태국 3대 백화점 체인이 나콘랏차시마에 100만 m²가 넘는 대규모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사건이 벌어진 터미널21 꼬랏 역시 태국 3대 백화점 체인 중 하나인 시암 리테일 디벨로프먼트의 소유다. 대피한 한국인 8명 중 2명은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선교사의 자녀들이고 6명은 태국을 방문한 이들의 지인이라고 주태국 한국대사관은 밝혔다. 한국인들은 인질로 잡히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은 이들은 8일 오후 10시 30분경 현지 경찰들의 지휘에 따라 지하층으로 대피했다가 현지인과 함께 쇼핑몰 밖으로 빠져나왔다고 전했다.조유라 jyr0101@donga.com·신아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과로로 사망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 환추왕이 5일 우한에서 의료진의 출퇴근을 돕던 자원봉사자 허후이 씨(55)가 3일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3일 우한으로 통하는 모든 대중교통이 끊기자 주민들은 의료진의 통근을 돕기 위한 차량 지원팀을 꾸렸다. 24일 봉사에 합류한 허 씨는 지난달 31일부터 발열 증세를 겪다가 3일 만인 3일 사망했다. 피로가 누적된 의료진의 사망 소식도 이어졌다. 중국 신화왕은 5일 후난성 헝산현 지역 마적위생원에서 근무하던 의사 쑹잉제(28)가 3일 새벽 사망했다고 전했다. 약제과 부과장을 맡고 있던 쑹 씨는 신종 코로나 사태를 맞아 헝산 고속도로 입구에서 체온 검사와 의료 물자 배포를 진행했다. 신화왕은 “열흘 연속으로 근무한 끝에 과로로 심장에 무리가 온 것으로 보인다”고 사망 이유를 추정했다. 우한을 비롯해 중국 전역의 의료진들은 물자 부족 속에서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주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한 의사의 사연을 전했다. 가장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우한 제5병원에서는 세 명의 의사와 간호사가 이미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편 장쑤성 양저우에서는 10세 소녀가 1일 자신의 용돈을 “신종 코로나 퇴치에 써 달라”며 경찰서에 기부했다. 소녀는 가족과 함께 경찰서에 찾아와 495위안(약 8만4000원)이 담긴 노란색 오리 저금통을 내밀었다. 저금통에는 ‘우한 파이팅’이라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고 환추왕이 5일 전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집권 공화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아이오와주 당원대회(코커스)에서 투표 시작 약 25분 만에 싱거운 승리를 거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승리 확정 후 “아이오와에서 대승을 거뒀다. 고맙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날 미 중부 시간 오후 7시(한국 시간 4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투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조 월시 전 하원의원에게 압승했다. 개표가 약 95% 진행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97.1%를 득표해 웰드 전 주지사(1.3%), 월시 전 의원(1.1%)을 눌렀다. 공화당 경선 일정이 남아 있지만 이날 결과로 트럼프 대통령의 본선행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화당은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을 공식 후보로 추대할 예정이다. 이날 아이오와에 오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은 수도 워싱턴에서 트윗으로 선거운동을 했다. 그는 “아이오와의 공화당원들은 코커스에 참여하라. 한국 중국 멕시코 캐나다 일본 등과의 위대한 무역합의가 (나의 집권 후) 이뤄졌다. 다른 누구도 해낼 수 없다”고 스스로를 치켜세웠다. 미 상원은 미 동부 시간 5일 오후 4시(한국 시간 6일 오전 6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관한 대통령 탄핵안의 최종 표결을 실시한다. 공화당이 전체 100석 중 53석을 점유하고 있어 부결이 확실시된다. 탄핵 족쇄를 벗어던진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 민주당에 대한 대대적 역공을 펴며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밤 워싱턴 의회에서 ‘위대한 미국의 귀환’을 주제로 한 연두교서 연설을 통해 재집권 청사진을 제시한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연두교서에서 실업률 하락 등 경제 치적, 군사비 지출 확대, 잇따른 보수 성향의 연방대법관 임명 등을 강조하며 공화당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으로 점쳤다.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다음 달 18일 플로리다, 같은 달 25일 캘리포니아에서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주최한다. 두 곳은 미 50개 주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각각 1, 3위인 55명(캘리포니아)과 29명(플로리다)의 선거인단이 배정돼 있다. 멜라니아 여사가 주요 정치 행사의 주최자로 나서는 것은 2018년 11월 중간선거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4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자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추가 전세기 2대를 중국으로 보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 전세기 두 대는 550명의 미국인을 태운 후 하루 뒤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 도착한다. 미국은 지난달 29일에도 전세기를 보내 자국민 201명을 데려왔다. 세계 각국이 중국 내 자국민들 데려오기 위해 전세기 추가 파견을 단행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신규 외교관의 출입국을 막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의 영업을 중지하는 코로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4일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페이스북 계정에 북한 외무성이 대사관으로 신종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한 추가 조치를 설명하는 문서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외국인 전용 클럽 ‘대동강’ 등 통일대로를 포함해 평양 시내에 위치한 외국인 전용 호텔과 상점, 식당 등이 무기한 영업 정지에 들어간다. 북한은 “외국인 전용 호텔 ‘문수’와 외교관 구역 내에 있는 서비스망을 대신 이용하라”고 공지했다. 북한은 “일부 외국 공관 직원들의 북한 입국 날짜가 1월 31일이고 격리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규정을 어기고 공관 다른 직원들과 접촉한 점을 고려해 공관 직원들에 대한 의료 관찰 기관을 2월 15일까지 연장한다”고 통보했다. 격리 상태에 있는 사람이 격리 구역을 벗어나 시내로 나가거나 지난달 31일자 외무성 공한에 명시된 신종 코로나 방역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위반일로부터 15일의 격리 기간이 자동 재산정된다. 신규 외교공관 직원들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북한에 도착하면 도착 지점에서 15일 간의 격리 상태를 거친 뒤에 입국이 허용된다. 두만강 역을 거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평양, 러시아 하바롭스크와 평양을 연결하는 국제 열차도 무기한 운행이 중단됐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에서 전세기로 자국민을 대피시키려던 영국, 호주 등이 중국 당국의 이륙 허가를 받지 못해 발이 묶였다. 필리핀, 인도, 핀란드 등에서도 확진 환자가 새로 확인되는 등 우한 폐렴의 전파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발 묶인 전세기 영국 BBC 방송은 30일 오전 200여 명을 태우고 우한을 출발할 예정이던 영국 전세기가 중국 당국이 이륙을 허가하지 않아 출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영국 외교부 대변인은 “영국행 비행기를 가급적 빨리 출발시키기 위해 중국 당국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호주도 29일 오전 국적기 콴타스항공 전세기를 우한으로 보냈지만 이륙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후베이성에 체류 중인 호주 국민 600여 명 중 2명은 이미 현지에서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스 페인 호주 외교장관은 30일 “호주는 우한에 영사관이 없어 상하이 영사관이 대신 업무를 담당했다. 이 때문에 전세기 출발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29일 전세기를 우한으로 보낸 프랑스는 현지 자국민들에게 31일까지 대기 지시를 내렸다고 프랑스국제라디오방송(RFI)이 전했다. 우한에는 푸조, 시트로엥을 소유한 PSA 등 프랑스 국적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다. 현지의 프랑스인은 10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전세기를 급파해 29일과 30일 각각 자국민 200여 명을 귀국시켰지만 아직도 200명 이상이 우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세 번째 전세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30일 아사히신문에 “미국과 일본이 (전세기) 이착륙 몫을 배정받았다. 중국이 어떤 나라를 중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기 1대로 이미 시민 200여 명을 수송한 미국은 다음 달 3일경 전세기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미국은 우한 폐렴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전담팀을 구성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회의를 주재했다. 일본 정부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했다. ○ 환자 발생 지역 확대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 보건복지연구소는 이날 32세 중국인 여성 관광객이 우한 폐렴 확진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우한에서 핀란드행 비행기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 측은 “환자는 현재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그와 밀접하게 접촉한 15명을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수단 보건복지부도 “중국에서 온 2명이 의심 증상을 보여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케냐, 에티오피아, 잠비아 등에서도 의심스러운 사례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아직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이 경제 개발을 이유로 아프리카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최근 아프리카와 중국의 교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조유라 jyr0101@donga.com·최지선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대유행하고 있는 우한에서 전세기로 자국민을 대피시키려던 영국, 호주 등이 중국 당국의 이륙 허가를 받지 못해 발이 묶였다. 30일 오전 200여 명을 태우고 우한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영국 전세기는 29일 저녁까지 중국 당국으로부터 이륙 허가를 받지 못해 출발하지 못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행 비행기를 가급적 빨리 출발시키기 위해 중국 당국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도 29일 오전 국적기 콴타스항공 전세기를 우한으로 보냈지만 이륙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30일 보도했다. 후베이성에 체류 중인 호주 국민 600여 명 가운데 2명은 이미 현지에서 우한 폐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마리즈 페인 호주 외무부 장관은 30일 “호주는 우한에 영사관이 없어 상하이 영사관이 대신 업무를 담당했다. 이 때문에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29일 전세기를 우한으로 보낸 프랑스는 자국민들에게 31일까지 대기 지시를 내렸다고 프랑스국제라디오방송(RFI)이 전했다. 우한에는 푸조, 시트로앵을 소유한 PSA 등 프랑스 국적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어 현지에 머물고 있는 프랑스인은 10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반면 29일 싱가포르를 출발한 국적기 스쿠트항공 전세기는 우한에 체류 중이던 자국민 92명을 태우고 30일 오전 11시 40분 경 귀환했다고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즈가 보도했다. 라브쉬 쿠마르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전세기 2대를 허가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29일 자신의 SNS에서 밝혔다. 일본은 전세기를 급파해 29일과 30일 각각 200여 명씩 자국민을 귀국시켰지만 아직 우한 현지에 일본인이 200명 이상 남아 있어 세 번째 전세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30일 아사히신문에 “미국과 일본이 (전세기) 이착륙 몫을 배정받았다. 중국이 어떤 나라를 중시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기 1대로 시민 200여 명을 수송한 미국도 추가 대피 방안을 중국과 협상 중이라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언제 절정에 달할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다음 달 안에 진정세로 돌아선다”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반면 한국, 홍콩 전문가들은 “아직 정점에 달하지 않았다”고 맞선다. 중국 호흡기 질병 권위자인 중난산(鍾南山) 국가위생건강위 고위급 전문가팀장은 28일 관영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우한 폐렴이 7∼10일 안에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춘제(중국의 설) 연휴를 사흘간 연장하고 이동 통제를 실시하는 동안 10∼14일간의 격리 관찰기간이 생겼고, 그사이 잠복기(최장 14일)가 지나 감염자가 드러나는 만큼 대규모 전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 원사의 설명이다. 가오푸(高福)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도 이날 중국중앙(CC)TV에 출연해 “다음 달 8일 정월대보름 전에 좋아질 수 있다”는 낙관론을 제시했다. 반면 가브리엘 렁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우한 폐렴이 4, 5월경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을 포함하면 총 환자 수가 4만4359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렁 교수는 “환자 수가 6.2일마다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도 발생부터 종료까지 약 8개월이 걸렸다. 지금은 당시보다 교통수단이 발달하고 인구 이동도 늘어나 확산세가 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증상 감염’이 가능한지도 논란이다.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28일(현지 시간) “감염자가 어느 정도 증상이 나타나야 우한 폐렴을 전파할 수 있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며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통상적으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증상이 발현된 이후에 감염이 나타나지만 여러 가지 자료를 더 분석해야 공식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 백신 개발 및 사용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SCMP는 위안궈융(袁國勇) 홍콩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홍콩에 유입된 첫 번째 환자에게서 백신 개발의 초기 단계인 종균을 추출했지만 상용화에 약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조유라 jyr0101@donga.com·이윤태·박성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언제 절정에 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다음 달 안에 진정세로 돌아선다는 낙관론이 나오는 반면 해외에서는 아직 정점은 오지 않았다는 경고가 나온다. 중국의 호흡기 질병 권위자인 중난산(鍾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한 폐렴이 7~10일 안에 정점에 도달한 뒤에는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증상이 나타난 의심 환자에 대해)10~14일 간의 격리 기간이 끝나고 나면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분류되기 때문에 더 이상의 확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춘제(중국의 설) 연휴를 사흘 간 연장하고 이동 통제를 실시하는 동안 잠복기가 생겨 대규모 전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홍콩대 전염병역학통제센터를 이끄는 가브리엘 렁 교수는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우한 폐렴이 4~5월에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렁 교수는 25일까지 우한에서 증상이 나타난 환자가 2만5360명이며, 바이러스 잠복기에 있어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를 포함하면 환자 수는 4만4359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렁 교수는 우한 폐렴 발병 이후 확진 환자 수 추세에 관한 수치모델 자료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환자 수는 6.2일마다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한 폐렴 백신 개발은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사용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SCMP는 유엔궉융(袁國勇) 홍콩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홍콩에 유입된 첫 번째 환자에게서 종균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상용화까지는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NIAID)에서도 우한 폐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3개월 안에 임상 실험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미국 더힐이 전했다. 중국, 호주 등도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지도력이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위기관리 능력에 문제점을 드러냈고, 경제에도 그림자가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수년 만에 가장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미온 대응’ 비판에 習 “전염병은 마귀”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30일 우한시 당국이 우한 폐렴 발병 사실을 밝힌 뒤 이달 25일에야 처음으로 우한 폐렴 대응을 공식 언급했다.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에 불만이 높아지자 27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시 주석의 지시로 폐렴 진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찾았다. 그는 임시 격리병동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에게 “어려움이 있으면 말하라. 해결해 주겠다”고 했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어려움이) 없습니다!”라고 외쳤다. 하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하루 전까지 이들은 물자 부족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각지에 도움을 구하더니 갑자기 말을 바꿨네?’ ‘참 중국적인 답’이라는 조소가 나왔다. 비판을 의식한 듯 시 주석은 28일 중국을 방문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전염병 예방 통제를 처음부터 직접 지휘하고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염병 발생은 마귀다. 마귀가 숨게 하지 않겠다”며 “중국 정부는 처음부터 공개적이고 투명한 태도로 국내외에 제때 전염병 상황 정보를 발표해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의 보고 및 의사결정 체계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저우셴왕(周先旺) 우한시장은 관영 중국중앙(CC)TV에 “우리도 정보 공개에 대한 불만이 있다. 지방정부인 우리는 관련 정보와 권한을 얻은 다음에야 정보를 공개할 수 있었다”고 불만을 표했다. 중국 의료체계의 취약점도 드러났다. NYT에 따르면 우한 주민인 샤오시빙 씨(51)는 발열과 호흡 곤란을 겪었지만 병상 부족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보름 이상 지난 26일에야 입원했다. 아내 펑시우 씨는 “(환자를) 이리저리 공 차듯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마궈창(馬國强) 후베이성 부서기 겸 우한시 서기는 26일 우한시 병동이 극도의 과부하 상태임을 인정했다. ○ 제조업 업무 중단-IT업계 재택근무 권고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노동 일수 감소, 관광 위축 등이 장기화하면 정부의 목표치인 성장률 6% 사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의 중국 연구기관 플리넘을 인용해 “중국의 1분기(1∼3월) 성장률이 최대 4%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성장률이 6%대임을 감안하면 2%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춘제(중국 설) 연휴를 다음 달 2일까지로 사흘 연장했으나 우한 폐렴이 폭증하면서 더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도시 상하이(上海)시는 기업들에 다음 달 9일까지 업무를 재개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제조업 중심지인 쑤저우(蘇州)시도 다음 달 8일 정오까지 업무를 중단하라고 기업들에 요구했다. 중국 전역에 마스크 사재기가 이어지면서 마트, 약국 등의 마스크 재고가 바닥나 가격을 10배 이상 올려 파는 바가지 현상까지 나타났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北京) 인근 톈진(天津)시가 처음으로 군이 병원과 의료진을 관리하는 전시체제 운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홍콩·북한, 중국인 유입 제한 홍콩 정부는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30일부터 중국 본토와의 국경 일부를 잠정 폐쇄하고 본토와 홍콩을 잇는 고속철도 및 페리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북한 당국은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1개월간 격리와 의료 관찰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28일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조유라 기자}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뜻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의 편에 서서 대북 제재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CRS는 22일 ‘북한과 외교: 상황 리포트’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만큼은 아니지만 한국도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선호(favor)하는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국제사회와 미국의 대북 제재가 막고 있다고 여긴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가 남북 협력사업이 유엔 결의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올해 관광 등 남북 협력사업 승인을 위한 면제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해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한 대북 제재 결의안 수정안에는 △남북 간 철도 및 도로 프로젝트 제재 대상에서 제외 △북한 해산물과 의류 수출금지 해제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 제재 철회 등의 내용이 담겼다. CRS는 이런 한국의 요구에 트럼프 행정부가 ‘시기상조’라며 거듭 반대했다고 명시했다. 또 북한이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으며 북한이 남북 군사합의 중 상당 부분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도 전했다. CRS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측에 분담금의 급격한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게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27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가즈니에서 추락한 최신식 미국 군용기를 놓고 ‘사고’라 주장하는 미국과 ‘격추’라고 맞서는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의 진실 공방이 거세다. 특히 사고기에 3일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작전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 탑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러시아 군사전문매체 베테랑스투데이, 미 뉴욕타임스(NYT) 등은 ‘아야톨라 마이크’란 별명으로 유명한 CIA 요원 마이클 디앤드리아가 추락한 E-11A 항공기에 탑승했다고 전했다. 40년 넘게 CIA에서 근무한 디앤드리아는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지역의 CIA 작전을 진두지휘했다. 그에게 시아파 최고 성직자를 뜻하는 ‘아야톨라’가 포함된 별명이 붙은 이유다. 러시아 소식통은 “디앤드리아가 탄 사고기는 CIA의 ‘움직이는 사령부’였다. 비행기 안의 모든 장비, 서류, 최첨단 정보가 탈레반의 손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미국은 아직 탑승 인원 및 사망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가즈니를 장악한 탈레반 역시 아프간 중앙정부의 조사를 저지하고 있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서니 레깃 미군 대변인은 27일 “사고기가 적의 공격으로 추락했다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추락 지점에서 6구의 시체를 발견했다. 해당 항공기가 첩보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격추했고 사망자 중 미군 고위 관계자도 포함됐다”고 맞섰다. 아프간 정부 당국자는 28일 “아프간군이 추락 지점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탈레반과 무력 충돌이 있었다”고 밝혔다. 캐나다 군수업체 봉바르디에가 제작한 E-11A는 미군에 4대밖에 없는 특수 통신용 항공기다. 미 공군이 전자감시 임무를 진행할 때 주로 쓰이며 야전에서 작전 중인 지상군과 지휘본부를 연결해 ‘하늘의 와이파이’로 불린다. 민항기와 겉모습이 비슷해 종종 민항기로 오인된다. 탈레반 공격에 따른 사고기 추락 및 디앤드리아의 사망이 최종 확인되면 미국과 탈레반의 아프간 종전 협상에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시아파 맹주’ 이란은 탈레반과 종파가 다르지만 △아프간 내 시아파 보호 △아프간 난민의 이란 유입 억제 △아프간 내 미군 활동 견제 등을 위해 탈레반과도 일정 부분 협력하고 있다. 다만 BBC는 과거에도 탈레반이 자신들의 능력을 과장하기 위해 종종 거짓 선전을 했다며 이들이 진짜 사고기를 격추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최신 군용기인 E-11A를 격추하려면 대공 미사일이 필수적인데 탈레반이 이 미사일을 보유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조유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지도력이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위기관리 능력에 문제점을 드러냈고, 경제에도 그림자가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수년 만에 가장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 ‘미온 대응’ 비판에 習 “전염병은 마귀”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30일 우한시 당국이 우한 폐렴 발병 사실을 밝힌 뒤 이달 25일에야 처음으로 우한 폐렴 대응을 공식 언급했다.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에 불만이 높아지자 27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시 주석의 지시로 폐렴 진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찾았다. 그는 임시 격리병동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에게 “어려움이 있으면 말하라. 해결해 주겠다”고 했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어려움이) 없습니다!”라고 외쳤다. 하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하루 전까지 이들은 물자 부족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각지에 도움을 구하더니 갑자기 말을 바꿨네?’ ‘참 중국적인 답’이라는 조소가 나왔다. 비판을 의식한 듯 시 주석은 28일 중국을 방문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전염병 예방 통제를 처음부터 직접 지휘하고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염병 발생은 마귀다. 마귀가 숨게 하지 않겠다”며 “중국 정부는 처음부터 공개적이고 투명한 태도로 국내외에 제때 전염병 상황 정보를 발표해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의 보고 및 의사결정 체계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저우셴왕(周先旺) 우한시장은 관영 중국중앙(CC)TV에 “우리도 정보 공개에 대한 불만이 있다. 지방정부인 우리는 관련 정보와 권한을 얻은 다음에야 정보를 공개할 수 있었다”고 불만을 표했다. 중국 의료체계의 취약점도 드러났다. NYT에 따르면 우한 주민인 샤오시빙 씨(51)는 발열과 호흡 곤란을 겪었지만 병상 부족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보름 이상 지난 26일에야 입원했다. 아내 펑시우 씨는 “(환자를) 이리저리 공 차듯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마궈창(馬國强) 후베이성 부서기 겸 우한시 서기는 26일 우한시 병동이 극도의 과부하 상태임을 인정했다. ● 제조업 업무 중단-IT업계 재택근무 권고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노동 일수 감소, 관광 위축 등이 장기화하면 정부의 목표치인 성장률 6% 사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의 중국 연구기관 플리넘을 인용해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최대 4%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성장률이 6%대임을 감안하면 2%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춘제 연휴를 다음 달 2일까지로 사흘 연장했으나 우한 폐렴이 폭증하면서 더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은 시민들에게 해외여행 연기를 권고했다. 금융도시 상하이(上海)시는 기업들에 다음 달 9일까지 업무를 재개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제조업 중심지인 쑤저우(蘇州)시도 다음 달 8일 정오까지 업무를 중단하라고 기업들에 요구했다. 중국 전역에 마스크 사재기가 이어지면서 마트, 약국 등의 마스크 재고가 바닥 나 가격을 10배 이상 올려 파는 바가지 현상까지 나타났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北京) 인근 톈진(天津)시가 처음으로 군이 병원과 의료진을 관리하는 전시체제 운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 홍콩·북한, 중국인 유입 제한 홍콩 정부는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30일부터 중국 본토와의 국경 일부를 잠정폐쇄하고 본토와 홍콩을 잇는 고속철도 및 페리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본토로 가는 항공편을 절반으로 줄이고, 중국 본토인에 대한 개인 여행비자 발급도 중단한다. 북한 당국은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1개월간 격리와 의료 관찰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28일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중국 에어차이나 평양사무소는 북한행 항공편을 2월에는 중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을 막기 위해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1개월 간 격리와 의료 관찰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28일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대사관은 북한 외무성이 공지를 보내 이같은 사실을 알려왔다며 “우한 폐렴 확산 방지 목적에서 북한에 공식 등록된 외국 공관 직원, 국제기구 파견 직원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이 중국에서 바로 입국하거나 러시아를 경유해 입국하는 경우 특별 지정시설에 격리돼 관찰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번 조치가 북한에 입국하는 국제기구와 외교관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입국경로에 따라 격리 지정시설을 달리 했다. 항공편을 통해 입국한 경우 평안남도 평성시의 장수산 호텔, 기차나 자동차를 이용해 신의주를 통과한 경우 평안북도 신의주시 압록강 호텔, 다른 세관이나 항구를 통해 입국한 경우 해당 지점과 가까운 국제 수준의 호텔에 수용할 계획이다. 북한으로 들어가는 정기 항공편도 사실상 차단된다. 중국 에어차이나 평양 사무소는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정기적으로 운행되던 북한행 항공편을 2월 동안 중지한다고 밝혔다. 고려항공 또한 다음달 1일과 4일에만 베이징행 항공편을 운행하기로 했다. 이후 항공편은 우한 폐렴의 확산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라고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전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