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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올해 지속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고객중심 경영을 한층 더 강화해 성과 확대와 함께 ‘신뢰받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변혁의 시기일수록 민첩한(Agile) 조직과 정보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효성은 VOC(고객의 목소리)를 경영의 중심에 두고 세계 1위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신시장 확대에 적극 나선다. 최대 섬유 시장인 중국 북동부 닝샤 지역의 신설 공장을 비롯해 터키, 브라질 등 생산 거점에 공장 증설을 완료했다. 올해부터는 주요 시장에 한층 더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약 50%를 차지하고 있는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주축으로 글로벌 신차 시장 확대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에어백용 원사 및 원단, 안전벨트용 원사 등 자동차용 소재부품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통한 지속 성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VOC를 생산 현장의 디지털 전환에도 적용한다. 효성의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은 고객을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구매 패턴을 분석하는 한편 제조 전 단계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차별화된 고객 관리와 제조 효율성을 확보했다. 현재 중국, 베트남, 인도 등 해외 사업장은 물론이고 효성티앤씨 구미공장, 효성화학 용연공장 등 국내 사업장에도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친환경 에너지 및 디지털 전환에 따른 미래 신사업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국내 수소충전소 사업 1위인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화학기업 린데와 협력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유통 등 수소 사업 전 영역에서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양 사의 합작 생산법인인 린데하이드로젠은 2023년까지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 단일 규모 세계 최대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립한다. 액화수소 플랜트 완공 시기에 맞춰 합작 판매법인 효성하이드로젠은 대형 상용차용 액화수소 충전소 30곳을 건립할 계획이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인 싱가포르의 STT GDC와 협력해 데이터센터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그룹은 올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야기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한편 경영환경 불확실성 확대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석유화학 고부가제품, 5세대(5G)·6세대(6G) 통신 등 주력사업 리더십 강화를 통해 단순한 양적 성장을 넘어 ‘질(質)’ 중심의 성장 전략을 이룬다는 목표다. LG전자는 4차 산업혁명의 큰 축인 디지털 전환을 앞장서서 추진하는 한편 자동차 부품, 6G,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합작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키면서 전장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AI 로봇을 활용한 ‘AI 시설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곤지암리조트에 적용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를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대형 OLED 대세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 파주에 유리 원판 투입 기준 월 8만 장 규모의 대형 OLED 생산 라인을 갖춘데 이어 중국 광저우에 월 9만 장 규모로 생산 라인을 확보했다. 합산으로는 월 17만 장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올해 ‘CES 2022’에서는 차세대 TV 패널인 ‘OLED.EX’를 비롯해 투명 OLED 및 플렉서블 OLED 등 폼팩터 혁신 제품을 활용한 다양한 신규 콘셉트 솔루션들을 선보였다. LG화학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석유화학부문은 고부가 지속가능성 사업 및 바이오 나프타, 생분해성 소재 등 친환경 소재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을 가속화한다. 첨단소재부문은 이모빌리티(e-Mobility) 분야의 경량화 및 전장화 트렌드에 맞춰 배터리, 엔지니어링,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에 쓰이는 소재를 집중 육성해 이 분야 글로벌 선도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생명과학부문은 2030년까지 글로벌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 헬스, 보안, 교육, 광고, 콘텐츠, 데이터 사업 등 신규 사업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주력한다. 특히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과 같은 5G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시장에서 ‘후’의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고 ‘숨’, ‘오휘’, ‘빌리프’, ‘CNP’, ‘VDL’ 등 차세대 럭셔리 브랜드를 육성해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성과급 경쟁’에 불을 붙이고 나섰다. 반도체 부문에서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대한 보상 측면 외에도 경쟁사로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한 ‘내부 단속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보상 경쟁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대기업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인재 지키기 경쟁이 향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26일 임직원 대상 1분기(1∼3월) 경영방침설명회에서 기본급의 최대 300%에 해당하는 특별성과급 지급 방침을 밝혔다. 특별성과급은 매년 지급되는 목표달성장려금이나 일반성과급과는 별개로 지급되는 돈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12월 반도체사업부 전 임직원에게 기본급 200%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는데 여기에 특별성과급을 추가로 얹어준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메모리사업부 임직원은 기본급의 300%, 반도체 패키징 담당 TSP 총괄, 글로벌인프라총괄, 반도체연구소 등 지원부서에도 200%가 지급될 예정이다.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특별성과급으로만 기본급의 500%를 받게 됐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결정에는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성과급 지급 방침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삼성전자보다 100%포인트 더 많은 기본급의 300% 특별성과급 지급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경 사장이 이달 12일 직접 사내방송에 나와 “시간을 달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는 매년 이맘때 지급되는 성과급도 같은 날인 26일 동일 수준으로 결정해 공지했다. 두 회사 모두 각각 사업부문별성과급(OPI)과 초과이익분배금(PS)을 연봉의 50% 수준으로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디스플레이가 프리미엄 TV 시장 확대에 힘입어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의 성숙, 중소형 OLED 사업 기반 강화 등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26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9조8780억 원의 매출액과 2조230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늘어난 최대 수치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8065억 원, 4764억 원이었다. 4분기 매출액 역시 분기 기준 최대다. 다만 중국 업체가 주도하는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며 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줄었다. 지난해 매출 실적은 전년 대비 70% 이상 성장한 대형 OLED 패널이 견인했다. ‘펜트업 수요’(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현상)가 한풀 꺾이며 지난해 전체 TV 시장은 역(逆)성장했지만 OLED TV를 포함한 프리미엄 TV는 성장세를 유지했다.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팬데믹 이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집 안 활동 중심으로 바뀌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2분기(4∼6월)부터 프리미엄 TV군에 적용할 예정인 ‘올레드EX(OLED.EX)’로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차세대 패널인 올레드EX는 ‘중(重)수소 기술’과 ‘개인화 알고리즘’ 등 신기술을 적용해 기존 OLED 패널보다 화면밝기(휘도), 내구성, 전력효율 등을 대폭 개선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하반기(7∼12월)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 패널 신제품 공급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이어 자동차 등 모빌리티 산업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CD 부문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TV보다는 정보기술(IT) 제품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계속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당기순이익의 20%를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내용의 2021∼2023년(사업연도) 배당정책을 이날 공시했다. 3월에 예정된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주당 650원, 배당총액 2326억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신용카드 잃어버린 뒤 많이 걱정하셨나요? ‘지문인식’ 카드를 쓰면 그럴 일이 없답니다.” 신용카드 위 센서에 본인 지문을 인식시켜야 결제가 되는 ‘생체인증카드’ 시장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일부 생체인증카드에 각각 탑재되던 하드웨어(HW) 보안칩과 지문 센서, 보안 프로세서를 반도체 업계 최초로 하나의 칩에 통합한 솔루션을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로써 삼성카드 등 국내 신용카드 업계에서 실제 생체인증카드를 만들어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체인증카드는 카드 위 지문 센서에 손가락을 올린 상태에서 단말기에 삽입하거나 터치해 결제한다. 카드를 분실하더라도 타인이 결제했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해외에서 결제할 때도 PIN번호 등 추가 정보를 넣지 않아도 돼 보안성이 뛰어나다. 생체인증카드는 복잡한 설계회로 탓에 생산단가가 높았다. 뛰어난 보안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형성되기 어려웠던 이유다. 삼성전자가 통합 솔루션으로 단가를 확 낮춤으로써 대중화 시기를 훨씬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에는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신분증, 사원증, 현관 출입카드 등에도 지문 등록을 적용해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여러 은행과 카드 제조사, 칩 설계회사들이 지문인증카드 개발을 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의 BNP파리바 은행이 고객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지문인증카드를 발급하는 등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지문인증카드 시장이 2026년 전체 카드 시장에서 약 15%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다음 달 초 출범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기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55·22기)이 새롭게 합류한다. 1기 위원이었던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57·19기)는 임기 만료와 함께 물러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준감위 2기에는 권 전 지검장을 비롯해 총 3명의 신임 위원이 영입될 것으로 보인다. 1기 준감위에선 김지형 위원장과 김우진 봉욱 원숙연 성인희 위원 등이 활동해 왔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2월 초 임기가 만료되지만 연임도 가능하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신용카드 잃어버린 뒤 많이 걱정하셨나요? ‘지문인식’ 카드를 쓰면 그럴 일이 없답니다.” 신용카드 위 센서에 본인 지문을 인식시켜야 결제가 되는 ‘생체인증카드’ 시장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일부 생체인증카드에 각각 탑재되던 하드웨어(HW) 보안칩과 지문 센서, 보안 프로세서를 반도체업계 최초로 하나의 칩에 통합한 솔루션을 출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로써 삼성카드 등 국내 신용카드 업계에서 실제 생체인증카드를 만들어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체인증카드는 카드 위 지문 센서에 손가락을 올린 상태에서 단말기에 삽입하거나 터치해 결제한다. 카드를 분실하더라도 타인이 결제했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해외에서 결제할 때도 PIN번호 등 추가 정보를 넣지 않아도 돼 보안성이 뛰어나다. 생체인증카드는 복잡한 설계회로 탓에 생산단가가 높았다. 뛰어난 보안성에도 불구 시장이 형성되기 어려웠던 이유다. 삼성전자가 통합 솔루션으로 단가를 확 낮춤으로써 대중화 시기를 훨씬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에는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신분증, 사원증, 현관 출입카드 등에도 지문 등록을 적용해 보안을 강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재 여러 은행들과 카드 제조사, 칩 설계회사들이 지문인증카드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의 BNP파리바 은행이 고객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지문인증카드를 발급하는 등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지문인증카드 시장이 2026년 전체 카드 시장에서 약 15%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가 이달 초 ‘CES 2022’에서 공개한 미래모빌리티 플랫폼 ‘LG 옴니팟’ 실물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LG전자는 다음 달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주최의 콘퍼런스 ‘넥스트 모빌리티: NEMO 2022’에서 LG 옴니팟을 전시한다고 24일 밝혔다. ‘NEMO 2022’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미래 모빌리티의 기술 현황과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콘퍼런스다. LG 옴니팟은 차량을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집의 확장 공간으로 해석해 만든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이다. 벽면과 바닥에 대형 디스플레이와 내장형 냉장고 등을 갖췄다. 사용자 필요에 따라 업무를 보는 오피스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영화 감상이나 홈 트레이닝, 차박(차량 숙박) 캠핑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한 개인 공간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차에 앉아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 기능도 적용됐다. 이철배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전무)은 “LG전자가 강점을 가진 집 안 내 가전, 디스플레이 및 전장 기술을 융합해 홈 공간을 확장한 개념”이라며 “옴니팟을 통해 ‘미래 자율주행차 스마트 캐빈(객실)’ 비전을 제시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위기이자 기회다.” 2011년 SK가 하이닉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뒤 회사 내부에서 나온 얘기다. 시장 전망은 엇갈렸다. 2012년 2월 인수가 마무리된 직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첫마디는 “회사를 조속히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연간 적자 2000억 원대로, SK가 3조4000억 원에 인수했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까지 10년간 누적 71조5000억 원(추산)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K는 SK하이닉스를 발판으로 키옥시아(옛 도시바)와 인텔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첨단 반도체 기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 2000억 원 적자 ‘미운오리새끼’에서 ‘K반도체 핵심’으로18일 SK그룹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말 시가총액은 95조3680억 원으로 SK에 편입됐던 2012년 2월 14일 16조3140억 원 대비 5.8배로 성장했다. 인수 당해 연도인 2012년 2273억 원의 적자를 냈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2조3000억 원(증권업계 추산)을 웃돈다. 직전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었던 2017, 2018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적인 성장 외에도 SK하이닉스의 성공은 에너지(SK이노베이션), 통신(SK텔레콤) 등 내수 비중이 높았던 SK그룹에 ‘나머지 한쪽 날개’를 달아줬다. 인수 검토 시기엔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고 대규모 투자 부담이 크다는 점 때문에 부정적 의견도 많았다. 최 회장은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당시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과 함께 하이닉스 인수를 강행했다. 인수 직후 최 회장은 “하이닉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규모 투자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인수 직후부터 현재까지 매년 조 단위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최근 5년간은 매년 10조 원 안팎의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2015년과 2018년, 2021년 각 3년마다 M14, M15, M16 공장을 신규 준공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3분기 기준 SK그룹 전체 매출의 28%를 차지하는 ‘효자’ 기업으로 거듭났다. 2012년 8%에 불과했던 비중이 세 배 이상으로 높아진 것이다. 내수 위주였던 그룹 포트폴리오도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서의 다른 한 축을 완성하게 됐다.○ AI·메타버스·첨단 반도체 투자 나서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의 성공을 발판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 자체로는 지난해 키파운드리 인수 계약,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인수 1차 완료 등을 계기로 D램 시장을 넘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로 사업 확장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을 미국에서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이끌 자회사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으로 앉히며 직할 체제를 갖췄다. SK의 ‘ICT 연합’이 투자 주체로 등장했다. 박 부회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 사장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 간담회에서 1조 원 이상의 공동 글로벌 투자자본을 조성해 AI, 메타버스, 첨단 반도체 투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는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 되는 과정에서의 큰 획을 그은 이벤트 중 하나”라며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가 생겨날 수 있었고, 또 이를 바탕으로 삼성은 시스템반도체에, SK는 첨단 IT 산업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위기이자 기회다.” 2011년 SK가 하이닉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뒤 회사 내부에선 이런 얘기가 나왔다. 시장 전망은 엇갈렸다. 2012년 2월 인수가 마무리된 직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일성은 “회사를 조속히 정상화 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연간 적자 2000억 원 대로, SK가 3조4000억 원에 인수했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까지 10년간 누적 71조5000억 원(추산)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K는 SK하이닉스를 발판으로 키옥시아(옛 도시바)와 인텔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첨단 반도체 기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 2000억 적자 ‘미운오리새끼’에서 ‘K-반도체 핵심’으로18일 SK그룹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말 시가 총액은 95조3680억 원으로 SK에 편입됐던 2012년 2월 14일 16조3140억 원 대비 5.8배 성장했다. 인수 당해연도인 2012년 2273억 원 적자를 냈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2조3000억 원(증권업계 추산)을 웃돈다. 직전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었던 2017, 2018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적인 성장 외에도 SK하이닉스의 성공은 에너지(SK이노베이션)·통신(SK텔레콤) 등 내수 비중이 높았던 SK그룹의 ‘나머지 한 쪽 날개’를 달아줬다. 인수 검토 시기엔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고 대규모 투자 부담이 크다는 점 때문에 부정적 의견도 많았다. 최 회장은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당시 SK텔레콤 사업개발부문장)을 필두로 해 하이닉스 인수를 강행했다. 인수 직후 최 회장은 “하이닉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규모 투자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인수 직후부터 현재까지 매년 조 단위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최근 5년간은 매년 10조 원 안팎의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2015년과 2018년, 2021년 각 3년마다 M14·M15·M16 공장을 신규 준공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3분기 기준 SK그룹 전체 매출의 28%를 차지하는 ‘효자’ 기업으로 거듭났다. 2012년 8%에 불과했던 비중이 세 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내수 위주였던 그룹 포트폴리오도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서의 다른 한 축을 완성하게 됐다.● AI·메타버스·첨단 반도체 투자 나서박 부회장은 SK하이닉스의 성공을 발판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 자체로는 지난해 키파운드리 인수 계약,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 인수 1차 완료 등을 계기로 D램 시장을 넘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로 사업 확장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을 미국에서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이끌 자회사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으로 앉히며 직할 체제를 갖췄다. SK의 ‘ICT 연합’이 투자 주체로 등장했다. 박 부회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 사장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 간담회에서 1조 원 이상의 공동 글로벌 투자자본을 조성해 AI, 메타버스, 첨단 반도체 투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는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 되는 과정에서의 큰 획을 그은 이벤트 중 하나”라며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가 생겨날 수 있었고 또 이를 바탕으로 삼성은 시스템반도체에, SK는 첨단 IT 산업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삼성전자가 18일 그래픽 기능을 대폭 강화한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200’(사진)을 출시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한다. 엑시노스 2200을 채용한 스마트폰은 모바일 그래픽을 실사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어 게임 유저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엑시노스 2200은 다음 달 공개될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부터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 향후 출시되는 글로벌 스마트폰 신제품들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시리즈와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 두 모바일 AP 중 스마트폰 모델에 따라 선택적으로 탑재해 왔다. 엑시노스 2200은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발표한 이래 내놓은 모바일 AP 야심작이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AMD와 공동 개발했다. 모바일 업계 최고 수준의 그래픽 기능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엑시노스 2200은 급성장하는 모바일 게임 수요를 타깃으로 한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매끄러운 구동이나 처리속도를 넘어 스마트폰에서도 실사 수준의 그래픽 게임을 즐기길 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퀄컴이 그래픽 성능을 30% 높인 신제품을 공개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모바일 AP의 그래픽 기능에 주력하고 있는 배경이다. 삼성전자와 AMD는 2년 6개월간 공동 개발한 최첨단 GPU ‘엑스클립스’를 엑시노스 2200에 넣었다. 엑시노스 2200은 모바일 AP로서는 처음으로 하드웨어 기반의 ‘광선 추적’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물체에 투과, 굴절, 반사되는 빛을 추적해 사물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기술로 게임 화면을 실사에 가깝도록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다. 콘솔 게임의 레이싱 화면에서 물웅덩이에 비치는 빛 그림자 등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슈팅 게임 등에서 원거리의 물체와 근거리 타깃의 선명도를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기능인 ‘가변 레이트 셰이딩’도 적용됐다. 고사양 게임의 배터리 소모를 줄이는 전력효율 최적화 솔루션 ‘AMIGO’도 탑재됐다. 중앙처리장치(CPU)도 한층 향상됐다. 인공지능(AI) 연산 성능을 전작 대비 두 배 이상 향상시켜 스마트폰 AI 기능을 강화했다. 최대 2억 화소까지 처리가 가능해 전문 사진가 수준의 촬영을 지원하는 고성능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도 탑재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스마트폰 AP 시장 점유율은 미디어텍(40%), 퀄컴(27%), 애플(15%), 유니SOC(10%), 삼성(5%) 순이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엑시노스 2200은 최첨단 4나노 EUV 공정, 최신 모바일 기술, 차세대 GPU, NPU가 적용된 제품”이라며 “게임, 영상처리, AI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차원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어 “모바일 AP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전략 제품을 지속 출시하며 시스템반도체 전반에 걸쳐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주요 대학에 (삼성과의 계약) 학과들을 새로 만든 결과 좋은 인재 확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디스플레이학과가 추가돼 기업과 청년이 윈윈할 수 있게 됐습니다.”(구광모 ㈜LG 대표)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의 오찬간담회에서는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기업 계약학과가 여러 차례 언급됐었다. 기업들은 실제 우수 대학에 계약학과를 잇달아 신설하면서 인재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려대와 함께 전기전자공학부 내 ‘차세대통신학과’를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로 신설한다고 17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여섯 번째 계약학과다. 이 학과에서는 6세대(6G) 통신을 포함한 차세대 통신 기술과 관련한 커리큘럼을 이수한다. 고려대는 내년도 신입생을 시작으로 매년 30명을 차세대통신학과로 선발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통신 분야 이론과 실습이 연계된 실무 맞춤형 교육을 받는다. 졸업 후에는 삼성전자 입사가 보장된다. 재학 기간에도 등록금 전액과 학비보조금이 산학장학금으로 지원된다. 삼성전자는 2006년 성균관대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첫 계약학과로 신설한 바 있다. 이후 연세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KAIST(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 관련 학과를 신설했고 포스텍과도 내년에 반도체공학과를 만들기로 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2011년 경북대 모바일공학과는 만든 데 이어 지난해 7, 9월에는 각각 포스텍, 서울대와 연합전공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 연합전공을 선택한 학생들도 본인의 본래 전공 외에 통신 관련 연합과목을 이수할 경우 장학금은 물론이고 졸업 후 삼성전자 입사 혜택까지 받는다. 신규 기술 인재를 ‘선점’하려는 노력은 다른 기업들 사이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한양대 미래모빌리티학과(석사과정), SK하이닉스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LG디스플레이의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2023년 개설 예정) 등이 그 결과물들이다.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반도체 등 첨단산업 성장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기업마다 대규모 인재 수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이 태부족한 상황. 그마저 신생 정보기술(IT) 강자들이나 해외 기업에 우수 인재를 뺏기고 있어 아예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내 사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미국과 중국 등 경쟁국들은 주요 대학과 정부가 함께 적극 나서 전문 인재를 학부 초기부터 육성하는 모델을 갖추고 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대와 칭화대, 푸단대, 샤먼대 등 4개 대학과 공동으로 2019년부터 전문학과 졸업생을 비롯해 매년 수천 명의 반도체 인재를 배출해 왔다. 구글, 애플 등 혁신 기업들의 인재 양성 기지인 미국 스탠퍼드대가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2008년 이후 5배 이상 늘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반도체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관련 학과 정원 확대가 무산되면서 기업들의 인재 선점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매년 최소 1500명의 전문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수 인재가 기업으로 진출해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대학들과의 산학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려고 한다”며 “차세대 통신과 반도체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 인프라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애플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이 7조 원을 넘어섰다. 애플코리아의 연간 실적이 공개된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플코리아 유한회사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2020년 10월 1일부터 지난해 9월 30일 회계연도까지 매출액 7조971억9700만 원, 영업이익 1114억9500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직전 회계연도 대비 매출은 24.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3%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3%에서 1.6%로 낮아졌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LG전자는 독일 자동차기업 메르세데스벤츠 AG에 계기판과 중앙디스플레이, 보조석 디스플레이가 모두 연결된 파노라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사진)을 공급했다고 12일 밝혔다. 양 사는 프리미엄 전기차인 2022년형 EQS 모델에 공동 개발한 플라스틱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반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했다. 플라스틱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자유롭게 휘고 구부릴 수 있어 차량 대시보드 전체를 곡면 형태의 파노라마 스크린으로 만들 수 있다. 곡면의 유리 성형, 표면 처리, 디스플레이 접합 등에도 LG의 최신 기술이 집약됐다. 터치 기반 인터페이스와 초고화질 해상도, 얇은 베젤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제품 안전성도 높여 정면에서 충돌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도 계기판 부품 등으로 인한 탑승자의 머리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지난해 LG전자는 메르세데스벤츠 AG의 모회사인 다임러그룹으로부터 최우수 협력사에 선정됐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전무)은 “고객들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량 인포테인먼트의 앞선 기준을 끊임없이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주주대표소송 적극 추진에 나선 국민연금공단이 국내 30여 개 기업에 주주가치 훼손 행위 등에 대한 기초 조사 명목의 자료를 요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의 주체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로 일원화하면서 적극적인 주주대표소송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산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12월 17일 국내 30여 개 기업들에 주주대표소송과 관련해 기초 조사를 위한 자료를 요구했다. 기금운용본부가 보낸 공문은 해당 기업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여받는 등의 주주가치 훼손 행위와 관련해 상세한 내용을 스스로 정리해 달라는 내용이다. 기업에 따라서는 최대 10년 전 공정위 제재를 받은 사안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공문에는 각 기업들의 구체적 행위사실, 손해발생액, 손해회복 조치, 회사에 미치는 영향, 향후 대책 등의 문항이 포함됐다. 공문을 받은 기업들은 삼성물산, 삼성SDI,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SK텔레콤, SK네트웍스, GS건설, 한화 등 5대그룹 계열사들을 포함해 모두 30여 곳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과거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거나 사주의 배임 횡령 혐의 조사, 거액의 배상금 지급 등 이슈를 겪은 경험이 있는 기업들이다. 최근 10년간 손해액이 가장 많은 기준으로 리스트가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제10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주주대표소송 추진과 관련한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 개정안은 올해 2월 통과를 앞두고 있다. 그간 원칙적으로 기금운용본부가 담당해온 대표소송 결정 주체를 수탁위로 일원화하고 올해부터 대표소송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재계에선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을 확대하기 위한 본격적인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법인 기준 상장사 지분 중 0.01%만 가지고 있어도 주주대표소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상장사 중 1000곳 이상이 곧바로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주대표소송이 주주의 이익과 상반되는 방향으로 남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수탁위는 근로자단체와 사용자단체, 지역가입단체가 추천한 9명으로 구성되는데 국민연금 기금 운용에 직접 관여하고 있지 않아 피소 기업의 주주 이익에 대한 고려 없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기존에는 실제 기금 운용을 맡는 기금운용본부가 주주대표소송 여부를 결정해왔고 예외적인 사안에 대해서만 수탁위가 맡아왔다. 재계 관계자는 “자료를 제출하면 정부 제재에 따른 과징금으로 주주가 평가 손실을 봤다는 논리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탁위 구성을 보면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국민연금의 소송 강화 방침이 나온 후에 한꺼번에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자료를 요청하니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주주가치 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일들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주주대표소송의 정지작업은 아니다”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LG전자의 가상 인플루언서 ‘래아 킴(REAH KEEM)’이 뮤지션으로 데뷔한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 미스틱스토리와 ‘버추얼 휴먼 뮤지션 프로젝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미스틱스토리의 대표 프로듀서인 윤종신 씨가 직접 참여해 래아의 노래와 목소리를 프로듀싱할 예정이다. 래아는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가상 인플루언서다. 지난해 ‘CES 2021’에서 열린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연설자로 처음 공개된 이후 인스타그램 계정 등에서 싱어송라이터 겸 DJ로 활동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생산량이 들쭉날쭉한 풍력·태양광 에너지를 바닷속 대형 튜브에 모아뒀다가 필요할 때 댐처럼 전기를 만들어 꺼내 쓴다. 작물 재배시설을 실내에 아파트처럼 쌓아올려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한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문제를 기술 혁신으로 해결하려는 기후기술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첨단기술의 경연장인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에서도 기후기술은 단연 화두였다. 디지털 기술의 본산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기술로 기후 문제를 해결한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에 돈이 몰리고 있다. 기후기술 기업들은 생산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탄소배출 문제 해결을 경영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기업의 친환경 경영과 다른 평가와 관심을 받고 있다.○ 에너지를 수압으로 저장하고 설치 쉬운 지붕용 태양광 발전 개발네덜란드 기업 오션그레이저는 7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CES 2022’에서 단 21개 기술에만 주어진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지속가능성 및 친환경디자인·스마트에너지 분야에선 유일한 수상 기업이다. 풍력·태양광은 친환경 대안 에너지로 꼽히지만 기후 등의 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불안정하다.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ESS가 발생시키는 폐기물, 오염 문제는 해결이 어렵다. 오션그레이저는 대용량 ESS 없이도 저렴하고 쉽게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찾아냈다. 해상 풍력·태양광 발전시설의 해저에 ‘오션배터리’로 불리는 장치를 설치했다. 에너지가 많이 생산될 때는 전기로 물을 끌어올려 튜브에 고압으로 저장한다. 바람이 불지 않거나 태양빛이 없을 때 물을 다시 아래로 내려보낸다. 수력발전처럼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필요할 때마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5일 CES 현장에서 만난 막스 더스마 오션그레이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후 위기는 인류 보편의 문제이기 때문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쉽게 적용 가능한 솔루션이 필요하다”며 “신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기술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을 대중화할 수 있는 기업도 주목받았다. ‘모든 지붕에서 에너지(Energy from every roof)’라는 목표를 내건 GAF에너지는 옥상 태양광 발전의 저변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는 기술을 내놓았다. 세계 최초로 못을 박을 수 있는 지붕용 태양광 패널 ‘팀버라인 솔라’가 무기다. 설치를 위해 전문 인력과 장비가 필요했던 기존 시설과 달리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지붕에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 물 사용 95% 줄이는 농업 혁신적인 기후기술은 농업 같은 전통 산업에도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기업 ‘그로브’의 ‘올림푸스 로보틱 타워’는 실내 수직농장의 생육판에서 동물사료 작물을 길러낸다. 센서를 통해 온도, 습도, 물 흐름, 생장률 등을 측정해 자동으로 조절한다. 훨씬 좁은 면적에서 기존 대비 5%의 물만 사용하면서도 같은 양의 사료를 생산할 수 있다. 스티브 린즐리 그로브 최고경영자(CEO)는 “동물을 먹이기 위해 너무 많은 땅과 물을 사용하고 있다”며 “농업기술 혁신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식량·사료 생산의 지속가능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스타트업 ‘아그로브’는 도시주민을 위한 수직정원 ‘라 파르셀’을 공개했다. 이 회사의 프로젝트·사회적책임 담당인 셀린 피코트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기술 업계가 환경제어식 농업에 주목하고 있다”며 “탄소배출을 줄이고 물 낭비를 막는 동시에 가축 사육방식은 간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탄소저감의 필요성이 커지고 새로운 첨단 기술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어 기술 혁신으로 기후 문제를 풀어내려는 시도는 자연스레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기후기술’ 벤처에 유입 투자금, 8년새 1조 →19조원 기후기술 기업 우르살레오 CEO, “에너지 소비 30%가 빌딩… 줄여야”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창업에 나섰다.” 실리콘밸리의 기후기술 기업인 우르살레오의 존 버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21일 동아일보와의 화상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르살레오는 ‘디지털 트윈’(현실세계와 똑같은 가상세계) 기술로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현실세계와 똑같은 빌딩, 대학, 공장 등을 가상공간에 구축한다. 이를 통해 현실공간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소비, 활용되는지 측정한다. 디지털 기반으로 실시간 에너지 소비량을 시각화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돕는 것이다. 버튼 CEO는 소형 반도체 등 하드웨어 업계에서 30년 동안 일하다 기후기술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2017년 창업에 나섰다고 했다. 이 회사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로부터 최근 2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버튼 CEO는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30% 이상이 빌딩 부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은 필수적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넷제로’ 실현에 나서는 중”이라며 “기후변화는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혁신의 상징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후기술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기후예측, 탄소배출 관리, 정밀농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며 벤처캐피털(VC)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벤처캐피털 관련 전문기관 피치북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기후기술과 관련된 벤처기업에 유입된 투자금은 2012년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에서 2020년 161억 달러(약 19조4000억 원)로 증가했다. 지난해엔 상반기(1∼6월) 투자액만 142억 달러(약 17조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다양한 기후기술 분야에서 수천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수준의 평가를 받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내추럴캐피털거래소(NCX)는 ‘산림탄소 거래시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으로부터 2200만 달러(약 264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이 나무를 심거나 보호하는 사업에 투자해 자신의 탄소배출량을 상쇄하는 시스템이다. NCX는 산림의 탄소흡수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인공지능(AI) 프로그램과 위성 이미지를 활용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MS는 NCX를 통해 340만 달러 규모의 상쇄권을 구입했다. 스타트업 케레스 이미징은 항공사진과 AI 기반의 이미지 처리 기술을 적용해 농작물의 영양과 수분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농작물을 키우는 데 투입되는 자원을 최적화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정밀농업 기술이다. 지난해 말에만 2300만 달러(약 276억 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켈리 벨처 실리콘밸리뱅크 에너지·자원 혁신 담당은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 기술이 성숙기에 도달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상황”이라며 “이런 기술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흐름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기후기술의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라스베이거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라스베이거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세탁을 할 때 미세플라스틱이 나와 수질을 오염시키는 문제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어요. 삼성은 파타고니아와 함께 세탁물 미세플라스틱 감축을 내세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겁니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장(사장·사진)은 ‘CES 2022’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본보와 만나 이 같은 비전을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이 CES 개막일 기조연설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술혁신 비전을 밝힌 데 대한 구체적인 실현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스판덱스 등 일상의 옷감을 세탁하면 여기서 떨어져 나온 미세플라스틱이 하수구로 다량 배출된다. 국내에선 아직 낯선 이슈지만 주요국 비정부기구(NGO)를 중심으로 점차 환경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목하는 것은 이 세탁물 미세플라스틱을 감축시키는 혁신 기술 및 제품. 이 사장은 “미세플라스틱 이슈가 세계적인 관심을 얻고 있는데도 (국내에선) 여전히 페트병만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유럽에서는 벌써 다양한 기업이 나서서 미세플라스틱 감축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우린 그런 방향성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패션브랜드 파타고니아와 최근 관련 기술 협약을 맺고 연구개발(R&D) 조직에 전문 인력을 투입했다. 세탁 및 건조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이는 세탁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출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사장은 “한 부회장의 기조연설이 끝난 뒤 경쟁사인 월풀에서 ‘삼성이 이 이슈를 공개적으로 발표할 줄은 몰랐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 이슈가 그만큼 아직 각국 정부와 관련 기업들에 민감한 문제고, 솔루션이 아직 초기 단계인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에서는 세탁기의 특수 필터와 세탁물 보호 주머니 등의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다양한 형태의 친환경 세탁 기술 개발을 이어왔다. 다량의 물거품을 생성해 낮은 온도의 물로도 세탁력을 유지함으로써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에코버블’ 기술, 인공지능(AI)이 세탁물 양에 따라 물과 세제의 적정량을 조절함으로써 과다 오염을 줄인 ‘AI 워시’ 기술 등이 그 사례다. 이 사장은 “세탁물 미세플라스틱 저감 도전은 그간 이어 왔던 지속가능한 기술 개발 여정의 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와중에 현장 개최된 올해 CES에 대한 소회와 주력 제품인 비스포크 홈의 미국 시장 전략 등도 설명했다. 이 사장은 “바이어들에게 미리 신제품 라인업을 소개했음에도 비스포크 전시에 대한 현장 반응이 매우 좋았다”며 “다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현지 협력사들이 대거 불참했고, 바이어 중에서는 베스트바이가 유일하게 참석해 다소 아쉬웠다”고 했다. 삼성전자 DA사업부는 CES 2022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를 선보였다. 패키지는 5가지 형태, 12가지 색상의 비스포크 냉장고를 비롯해 오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됐다. 이 사장은 “클레멘타인(오렌지색)과 에메랄드그린(녹색)이 이색적이어서 미국에서 큰 호응을 끌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라스베이거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전장사업 부문의) 기업 인수합병(M&A)은 여러 곳을 보고 있는데 어떤 곳을 먼저 할지 결정된 바는 없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부회장·사진)이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한 부회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검토 대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 부회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특히 강조한 부분은 고객 경험. 그는 “삼성 제품은 1년에 5억 대 이상 팔리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는 소비자 경험, 멀티 디바이스 혁신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A사와 B사 제품 차이가 뭔지 얘기할 때가 아니라, 어떻게 고객 경험을 확장해 더 나은 삶을 만들 것인지를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생활가전(DA)사업에 대해서는 “비스포크 홈 경험을 확장시키기 위해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준비 중이다. 기대하셔도 좋다”고 예고했다. VD업계 주목을 받았던 삼성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를 채택한) QD디스플레이는 아직 충분한 수량이 나오지 않아 이번 전시에선 빠졌다. 수량이 확보되면 시장에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 이재승 DA사업부장(사장)도 함께했다. 노 사장은 “폴더블의 경우에도 첫 구상부터 제품이 나오기까지 6, 7년이 걸렸다”며 “새로운 형태의 제품 또한 소비자 경험을 끌어올려 최적의 타이밍에 내놓겠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당신의 버추얼 트윈(가상 쌍둥이)을 만나보세요.’ 5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전시회 ‘CES 2022’가 막을 올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메인 전시장 중 하나인 노스홀 입구로 들어서자 수천 개의 소형 발광다이오드(LED)로 만들어진 거대한 화면과 문구가 기자를 마주했다. ‘인간을 위한 3D’를 모토로 내세운 프랑스 기업 다쏘시스템의 부스였다. 3차원(3D) 메타버스(가상세계)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직원 안내에 따라 부스에 있는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시키니 잠시 뒤 대형 스크린에 마스크로 반쯤 가린 기자의 얼굴과 가상의 뇌, 전신 형태가 차례로 떠올랐다. 스크린 앞에 서서 손으로 메타버스 속 뇌를 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킬 수도, 팔을 들었다 내렸다 할 수도 있었다. 가상세계에서 나의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는 게 이 회사가 제시한 버추얼 트윈의 콘셉트다. 스티븐 러바인 다쏘시스템 총괄은 “메타버스 속 나인 버추얼 트윈을 360도 돌려 보며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진단받는 것을 도울 수 있다”며 “몸이 불편하거나 고령인 환자를 메타버스에서 진료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년 만에 오프라인 현장에서 관람객을 맞이한 CES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굵직한 기업들이 대거 불참했다. 이들이 비운 자리는 대부분 메타버스 혁신 기술기업으로 채워졌다. 현대자동차, LG, 한글과컴퓨터그룹 등 국내 참가 기업도 각자 부스에서 메타버스 공간을 선보였다. 메타버스는 팬데믹으로 인한 인류의 단절 속에서 급격히 주목받은 기술. CES에 나온 기업들 역시 ‘더 나은 인간의 삶’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일상 회복과 개인 간 연결에 대한 열망도 메타버스 기술들에 반영됐다. 소니와 HTC 등은 대면 만남을 넘어 가상공간에서 커뮤니케이션과 게임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가상현실(VR) 헤드셋 제품들을 잇달아 공개했다. 직전에 취소되긴 했지만 할리우드 스타 패리스 힐턴도 사교 모임을 할 수 있는 가상의 섬을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론칭한 내용을 연설하려고 했었다. 쇼핑, 전시 관람, 콘서트 등 일상에서의 생활을 가상으로 대체하는 메타버스 기술도 이어졌다.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는 이번 CES에서 자사의 첫 메타버스 플랫폼인 ‘뷰티 스피어’를 공개했다. P&G의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가상공간에서 체험해 보고 다른 이용자들과 후기도 공개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컴은 이날 화면 속 아바타를 조작해 메타버스에서 보석 쇼핑을 다니며 착용 체험을 하고 직접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브이터치는 메타버스와 원거리 터치, 인공지능(AI)까지 더해진 융합 기술을 선보였다. 눈앞에 보이는 가상의 메타버스 공간에서 넷플릭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손가락으로 찍어 현실 공간의 모니터 쪽으로 옮겨오면 실제로도 모니터에서 앱이 활성화돼 콘텐츠를 시청하는 식이었다. 브이터치 관계자는 “메타버스 안에서 사용자의 현실 동작을 인식하고, 이를 다시 실제의 기기에 반영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로봇 개 시연, 삼성전자의 미래 홈 로봇에 이어 이날은 두산그룹의 협동로봇도 등장했다. 사과를 박스에 넣어 포장하고, 인간 드러머와 함께 박자를 맞춰 드럼을 치는 팔 형태의 협동로봇이 관람객 시선을 끌어당겼다. 가상세계의 신기술 향연이 펼쳐진 반면 현실세계에서의 CES 풍경은 예전과 사뭇 달랐다. 과거 수많은 인파에 치이며 떠밀리듯 들어갔던 입구에는 진행요원 두어 명만 보일 뿐이었다. 개막 시간이 다 되도록 한산함이 이어졌다. 각종 고공 쇼와 먹거리 부스, 대형 전시물들이 즐비하던 센트럴홀 앞 광장에는 ‘우린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라는 표지가 곳곳에 서 있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현지의 수많은 바이어 중 유일하게 베스트바이만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CES 주최 측은 올해 총 약 7만5000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작년(17만1200여 명) 대비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라스베이거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라스베이거스=곽도영 기자 now@donga.com라스베이거스=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