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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의 자유로운 소유는 애리조나 주의 위대한 전통이다.”미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애리조나 주 총기난사 사건. 그런데 이 말을 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이었다. 그는 2008년 연방대법원이 총기규제법안의 위헌 여부를 심리할 당시 적극적으로 총기 허용을 지지했다. 숨진 존 롤 연방지방판사 역시 “연방정부가 총기 소유자 신원을 조사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말한 바 있다.미 시사주간지 타임 모바일판은 10일 “이런 전력이 있다고 이번 사건이 자업자득이란 뜻은 결코 아니다”라며 “용의자 재러드 리 러프너 같은 이에게 총기가 허용되는 현 상황은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해마다 총기 사고로 3만 명 이상 목숨을 잃지만 미국은 여전히 총기에 관대한 나라다. 애리조나 주만 해도 21세만 넘으면 누구나 허가 없이 총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며 정신이상자나 위험인물마저 손쉽게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 현실은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프너는 2007년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됐으며, 급진사상과 불안한 정신 병력으로 몇 년 전부터 경찰의 주목을 받았다.물론 미국 역시 ‘잠재적 범죄자’의 총기 접근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타임에 따르면 2007년 버지니아공대 참사 이후 미 행정부는 ‘범죄기록관리시스템(NICS)’을 개편해 집중 관리대상을 대폭 늘렸다. 이후 3년 동안 데이터베이스 추가 명단은 2배 이상 늘어 200여만 명에 이른다.문제는 연방정부와 달리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주 정부가 많다는 점이다. 사고가 일어난 애리조나 주의 경우 NICS에 등록된 12만1700명이 거주하는데도 막상 주 정부는 4%도 안 되는 4465명만 관리대상에 포함시켰다. 심지어 루이지애나와 네브래스카, 펜실베이니아 주는 단 한 명도 조치하지 않았다. 미 최대 총기소지 반대단체인 ‘브래디 캠페인’의 폴 헬름키 회장은 “이번 사건은 애리조나 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총기 허용론자의 태도는 여전하다. ‘애리조나시민방위연맹(ACDL)’의 창립자 찰스 헬러 씨는 “시민들이 더욱 무장해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은 “주 정부가 총기 소유를 허용하더라도 범죄 예방에 힘쓸 책임마저 저버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한편 살인 등 5개 혐의로 기소된 러프너는 이날 머리를 짧게 깎은 채 피닉스연방법원에 출두했다. 법원은 혐의 인지 여부만 확인한 채 보석 없이 구금을 명령했으며, 다음 공판은 24일 열릴 예정이다. 투손의 애리조나대 의료센터에 입원한 기퍼즈 의원은 현재 손가락을 움직이며 의료진의 지시에 약간씩 반응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총기의 자유로운 소유는 애리조나 주의 위대한 전통이다."전 미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애리조나 주 총기난사 사건. 그런데 이 같은 말을 했던 장본인은 다름 아닌 이번 사건의 피해자 가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이다. 미국에서도 가장 총기에 관대한 애리조나 주 의원답게 그는 줄곧 총기 소유를 지지해왔다.실제로 기퍼즈 의원은 2008년 연방 대법원이 행정부의 총기규제법안 위헌 심리를 열었을 때도 가장 적극적으로 위헌 판결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으로 숨진 존 롤 연방지방판사 역시 "연방정부가 총기 소유자 신원을 조사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말한 바 있다.미 시사주간지 타임 모바일판은 10일 "물론 이런 전력이 있다고 해서 이번 사건이 자업자득이란 뜻은 결코 아니다"며 "하지만 용의자 재러드 리 러프너 같은 이가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 정치적 현실은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사실 2억 정이 넘는 총기류가 퍼져 있는 미국에서 총기규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미해결과제다. 1980년 이후 해마다 3만 명이 넘는 시민이 총에 맞아 숨지지만 찬반양론은 여전히 팽팽하다. 애리조나 주만 해도 21세만 넘으면 누구나 허가 없이 총을 살 수 있다.하지만 어떻게 러프너처럼 심신이 불안정한 인물이 자유롭게 총기를 가질 수 있었을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러프너는 2007년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됐으며, 그가 다니던 피마커뮤니티칼리지는 정신적 문제를 이유로 1년간 정학을 시켰다. 심지어 공개적으로 연방정부를 비판하고 히틀러를 찬양해 몇 년 전부터 경찰의 주목도 받아왔다.사실은 미국도 정신이상자의 총기 소유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 참사 당시 범인 조승희의 정신 병력이 문제가 되자, 이후 미 행정부는 정신병으로 범죄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인물들을 '전미범죄기록체크시스템(NICS)'에 올리고 집중관리를 추진했다. 타임에 따르면 이로 인해 3년 동안 데이터베이스에 오른 추가 위험인물은 2배 이상 늘어 200여만 명에 이른다.문제는 현실적으로 관리를 담당하는 주 정부의 소극성이다. 연방정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NICS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 사고가 일어난 애리조나 주의 경우 데이터베이스에 오른 12만1700명이 거주하는데도 막상 주 정부는 겨우 4%도 안 되는 4465명만 관리대상에 포함시켰다. 심지어 루이지애나와 네브래스카, 펜실베이니아 주는 단 한 명에게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모두 대표적인 총기 소유에 관대한 주들이다. 미 최대 총기휴대 반대단체인 '브래디 캠페인'의 폴 헴크 회장은 "이번 사건은 러프너 같은 이가 맘대로 총기를 가질 수 있게 허용한 애리조나 주 정부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하지만 이번 사건이 일어났다고 총기 허용론자들의 태도가 변할 것 같지는 않다. 애리조나시민보호연맹의 창립자 찰스 헬러 씨는 "오히려 시민이 스스로 무장해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말했다. 타임은 "주 정부가 총기 소유를 허용하더라도 범죄자나 정신병자를 관리할 책임마저 져버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검은 대륙 아프리카가 연초부터 피로 물들고 있다. 수단은 분리 독립 투표를 앞둔 8일 무장 세력의 교전으로 최대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성탄절 폭탄 테러를 겪었던 나이지리아도 종교 갈등이 이어져 주말 동안 최소 11명이 숨졌다. 높은 물가와 실업률에 신음하던 알제리와 튀니지도 폭동으로 모두 4명 이상 사망했다.》 “수단” 남부 분리 독립투표 놓고 유혈 충돌 9일부터 남부의 분리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가 일주일 예정으로 시작된 수단은 전날 유혈충돌이 발생했다. 아비에이개발전선(ADF)의 무함마드 오메르 알안사리 의장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8일 아비에이 지역에서 이슬람계 메시리아 부족과 기독교계 수단인민해방군(SPLA)이 충돌해 각각 최소 5명,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비에이는 남북 경계에 위치한 수단 최대의 유전지대이자 목초지로 이전부터 종교 간 부족 간 갈등이 첨예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충돌은 국민투표로 남부 수단의 독립이 결정돼도 평화는 여전히 멀다는 걸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쪽 정부와 남쪽 반군은 평화협정에는 합의했지만 아비에이 영유권을 놓고 여전히 맞서고 있다. 특히 반군 주축인 SPLA가 이슬람계의 투표 참여를 불허하고 있어 또 다른 ‘내전의 불씨’는 여전한 셈이다. “나이지리아” 기독교측 보복 학살… 전시상태 방불지난해 성탄절 조스 시에서 이슬람 과격단체의 폭탄테러로 80여 명이 숨진 나이지리아는 지난 주말 동안 기독교 측 보복행위 등으로 최소 11명이 사망했다. 8일 조스 시 남부에서 기독교 무장집단이 결혼식 차량에 총기를 난사해 이슬람 하객 7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날 이슬람계 야당 관계자들도 공격당해 3명이 사망했으며, 이에 항의하는 이슬람계의 과격 시위로 최소 시민 1명이 목숨을 잃었다. AP통신에 따르면 9일 현재 조스 시내는 전시를 방불케 한다. 대부분 상점은 문을 닫았으며 총성과 연기가 가득하다. 중부지역에 위치한 조스 시는 나이지리아에서도 종교 갈등이 가장 심한 도시다. 지난해 희생된 1000여 명 가운데 반 이상이 이곳에서 숨졌다. 아브두라흐만 아카노 경찰국장은 “양 종교 정치 지도자의 호소도 별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알제리-튀니지” 高물가-실업 항의 시위대가 폭도로 북아프리카에 이웃한 두 나라는 살인적인 물가와 실업률에 반발한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AFP통신은 “특히 알제리는 연초부터 생필품 가격이 30%나 치솟고 30세 이하 청년 실업률도 20%를 넘으며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전했다. 결국 4일경 시작된 시위가 폭동으로 변하며 경찰과 충돌해 6∼8일 3명이 죽고 400여 명이 다쳤다. 다후 울드 카블리아 내무장관은 “설탕과 식용유 가격을 41% 이상 내릴 테니 시위를 중단하라”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수도 알제를 중심으로 전국으로 퍼진 시위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30세 이하 청년들이 시위에 주축으로 가담하며 과격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국 BBC뉴스에 따르면 9일 튀니지 서부 탈라 시에서도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튀니지는 지난해 말부터 실업난으로 촉발한 폭동으로 지금까지 5명 이상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종말의 전조인가, 기후변화의 재앙인가.’ 새해 벽두 미국 아칸소 주에서 찌르레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한 데 이어 루이지애나 주에서도 찌르레기가 무더기로 숨져 떨어지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영국 가디언은 4일 “미 루이지애나 주 포인트쿠피패리시 카운티에서 찌르레기 500여 마리가 죽은 채 길거리에서 뒹굴고 있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지역은 지난해 12월 31일 밤 찌르레기 떼가 떨어진 아칸소 주 비브 시에서 300마일(약 483km) 정도 떨어져 있다. 동물의 떼죽음은 이뿐이 아니다. 최근 비버 시에서 100마일 떨어진 아칸소 강에선 죽은 물고기 10만 마리가 집단으로 발견됐다. 비슷한 시기 버지니아 주 체서피크 만에도 수만 마리의 물고기 사체가 해안으로 밀려왔다. 루이지애나 주의 한 경찰은 “원인을 묻는 주민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떠올리며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새와 물고기의 떼죽음은 별개라고 입을 모은다. 물고기는 이런 일이 흔하진 않아도 가끔씩 일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어과 한 종류만 죽은 것으로 봐선 물고기 전염병이 돌았을 가능성이 높다. 찌르레기 경우엔 좀 더 복잡하다. 지금까진 하늘에서 돌풍이나 벼락을 맞았을 것이란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부검 결과 가슴 근처 외상과 내출혈이 발견됐으나 질병 흔적은 없어 외부 충격으로 인한 죽음이란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하지만 4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시기에 같은 종의 새떼가 둘 다 돌풍이나 벼락으로 죽었을 확률은 아주 낮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종말의 전조인가, 기후변화의 재앙인가.' 새해 벽두 미국 아칸소 주에서 찌르레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한 데 이어 루이지애나 주에서도 죽은 새들이 무더기로 떨어지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영국 가디언은 4일(현지 시간) "미 루이지애나 주 포인트 쿠피 패리시 카운티에서 찌르레기 500여 마리가 죽은 채 길거리를 뒹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지난해 12월 31일 밤 찌르레기 떼가 떨어진 아칸소 주 비브 시로부터 300마일(약 483㎞) 정도 떨어진 곳이다. 동물들의 떼죽음은 이것만이 아니다. 최근 비버 시에서 100마일(약 161㎞) 떨어진 아칸소 강에선 죽은 물고기 10만 마리가 집단으로 발견됐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버지니아 주 체사피크 만에도 수만 마리의 물고기 사체가 해안으로 밀려왔다. 연초부터 기이한 일들이 잇따르자 지역 주민들은 근심이 가득하다. 루이지애나 주의 한 경찰은 "사건 원인을 묻는 주민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앨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언급하며 종말론의 전조라며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운전 중에 새의 사체가 자동차로 떨어지는 등 충격적인 경험을 한 주민들은 정신적 고통까지 호소하는 지경이다. 네 사건 모두 아직 정확한 원인이 판명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새와 물고기의 떼죽음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고기는 이런 일이 흔하진 않아도 가끔씩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어 과 한 종류만 죽은 것으로 봐선 갑작스런 전염성 질병이 돌았을 가능성이 높다. 찌르레기 경우엔 좀더 복잡하다. 지금까진 하늘에서 돌풍이나 벼락을 맞았을 것이란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부검 결과 가슴 언저리의 외상과 내출혈은 발견됐으나 질병 흔적이 없어 외부 충격으로 인한 죽음이 설득력이 높다. 하지만 400㎞ 이상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시기에 같은 종의 새떼가 둘 다 돌풍이나 벼락으로 죽는다는 건 확률이 너무 낮다. 루이지애나 주 조류보호협회의 그렉 부처 회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일 수도 있다"며 "자연 재해보단 인간이 벌인 환경오염 탓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해마다 10만여 명을 동원해 공연하는 대규모 집단체조 ‘아리랑’을 지난해 미국과 남한의 취향에 맞춰 수정한 사실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을 통해 알려졌다. 재미 블로거 안치용 씨가 운영하는 ‘시크릿 오브 코리아’(andocu.tistory.com)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지난해 8월 28일자 주한 미국대사관발 외교전문을 인용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25일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전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아리랑을 미국인들의 ‘입맛(taste)’에 맞추려 미사일 발사를 표현한 대목을 삭제했다. 또 남한이 이 공연에 군인들이 동원되는 점을 싫어하는 것을 고려해 학생들로 출연진을 바꾸기도 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현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관계가 최근 어려움에 빠진 것은 상호불신 때문”이라며 “(남측의) 통일부가 밀려나고 외교통상부가 주도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또 전문은 “김 위원장은 현재 북일 관계가 어느 때보다 나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에 대해서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현 회장은 스티븐스 대사에게 “금강산 관광사업을 회생시키고 싶지만 남북 당국 간 대화가 부족하고, 북한보다 오히려 남한에 장애물이 더 많다”고 개탄한 것으로 전문에 나와 있다. 그러나 현대그룹 측은 “현 회장은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적이 없고 통역 오류로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당시 북한이 다소 유화적이고 남한이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사랑은 스파이처럼 감추지 마세요.”지난해 미국에서 체포돼 러시아로 송환됐던 여성 스파이 안나 차프만 씨(29·사진)가 러시아 방송의 짤막한 영상물에 출연해 연기를 선보였다.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은 국영TV ‘채널 원’이 방영한 신년 특선 프로그램의 한 꼭지로 3분 정도의 짧은 분량이다. 흑백과 컬러가 뒤섞인 이 영상에서 차프만 씨는 카페 건너편 테이블의 한 신사와 묘한 시선을 주고받는다. 남성은 “정말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이 흔들리지만 결국 말을 걸진 않는다. 그러자 차프만 씨는 샴페인을 든 채 시청자들에게 “사랑은 아무리 스파이처럼 숨겨도 곧 드러난다”며 “새해를 맞는 첫밤은 마음을 고백할 적기”라고 말한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 동영상은 옛 소련 인기 드라마 ‘17번째 봄의 순간’을 패러디한 것. ‘러시아의 제임스 본드’로 불리며 여전히 국민적 사랑을 받는 주인공 막심 이사예프 씨와 차프만 씨를 함께 등장시켜 젊은이들의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사예프 씨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캐릭터로도 유명하다. 차프만 씨는 지난해 말 친(親)푸틴 청년정치조직에 가입했으며, 올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성폭행 혐의로 법원에 기소됐던 모셰 카차브 전 이스라엘 대통령(65·사진)이 유죄로 판결남에 따라 최소 4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지경에 놓였다. AFP통신은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법원이 총 3건의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2007년 기소됐던 카차브 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전했다. 카차브 전 대통령은 1998년 관광장관 시절 여성 A 씨를 성폭행하고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2003년과 2005년에 두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으로 카차브 전 대통령은 2007년 6월 7년 임기 만료 2주 전에 사임했다. 게오르게 카라 판사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증언은 구체적인 증거가 뒷받침된 반면 피고(대통령)의 말은 허술한 거짓말만 가득하다”고 유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선고와 함께 대통령의 여권 압수를 명령했으며 절차에 따라 내년 1월 형량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영국 BBC방송은 “대법원에 상소한다 해도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며 “최소 4년에서 최고 16년 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차브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 최초의 이란 태생 대통령으로 슬럼가 출신으로 서민의 지지를 받으며 2000년 대통령에 올랐다. 그러나 성폭행 논란 당시 공개적으로 이를 부인하며 상대 여성을 비난하다 여론의 포화를 맞고 결국 물러났다. 1969년 결혼해 5명의 자녀를 뒀으며 손자도 2명이나 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천혜의 청정 지역 섬들로 이름 높은 호주 태즈메이니아 주(州)가 세계 최초로 ‘담배연기 없는 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29일 보도했다. 태즈메이니아 주 북서부 해안도시 버니 시의회는 최근 주 정부 정책 보고서를 바탕으로 금연법 추진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합의안이 확정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버니 시 공공장소에선 흡연이 금지되며 담배 유통이나 판매, 소지까지 제한된다. 심지어 해안가나 개인주택 마당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다. 아울러 흡연자가 담배를 끊으면 금전적 보상을 제공한다. 이런 강력한 금연 정책은 태즈메이니아 주에서 버니 시가 처음은 아니다. 주도인 호바트 시는 8월 이와 비슷한 정책을 주 정부령으로 공표했다. 론서스턴 시 등 나머지 시들도 이미 시행 중이거나 곧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다. 공공장소 금연 정도면 몰라도 담배 소지나 사유지 흡연까지 법으로 막겠다는 발상은 인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발하는 여론도 있다. 시민단체 ‘호주 시민자유연합(CLA)’의 팀 바인스 대표는 “금연이 좋긴 하지만 흡연자를 범법자로 만들 순 없다”고 지적했다. 론서스턴 시의회의 아이번 딘 의원은 “1930년대 미국에서 강제 시행한 ‘금주법’이 결국 실패했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천혜의 청정 지역 섬들로 이름 높은 호주 태즈메이니아 주(州)가 세계 최초로 '담배연기 없는 주'가 될 전망이라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29일 보도했다. 태즈메이니아 주 북서부 해안도시 버니 시의회는 최근 주 정부 정책 보고서를 바탕으로 금연 법 추진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합의안이 확정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버니 시 공공장소에선 흡연이 금지되며 담배 유통이나 판매, 소지까지 제한된다. 심지어 해안가나 개인주택 마당에서도 담배를 필 수 없다. 아울러 흡연자가 담배를 끊으면 금전적 보상을 제공한다. 인디펜던트는 "세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금연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강력한 금연 정책은 태즈메이니아 주에서 버니 시가 처음은 아니다. 주도인 호바트 시는 8월 이와 비슷한 정책을 주 정부령으로 공표했다. 론서스턴 시 등 나머지 시들도 이미 시행 중이거나 곧 추진할 전망이다. 사실 태즈메이니아 주가 금연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호주 정부의 압력이 자리 잡고 있다. 호주 정부는 몇 해 전부터 금연 인구를 늘리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로 1995년 26%였던 흡연율은 현재 17%까지 내려갔으며, 2020년엔 10% 아래로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태즈메이니아 주는 청정 이미지와 달리 흡연율이 25%나 돼 큰 걸림돌로 지목받아왔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다. 공공장소 금연 정도면 몰라도 담배 소지나 사유지 흡연까지 법으로 막겠다는 발상은 인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발하는 여론도 있다. 시민단체 '호주 시민자유연합(CLA)'의 팀 바인스 대표는 "금연이 좋긴 하지만 흡연자를 범법자로 만들 순 없다"고 지적했다. 론서스턴 시의회의 이반 딘 의원은 "1930년대 미국에서 강제 시행한 '금주법'이 결국 실패했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양환기자 ray@donga.com}
《 기독교라는 특정 종교를 넘어 전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 잡은 크리스마스. 해마다 성탄절을 둘러싼 별의별 에피소드가 다 쏟아진다. 올해 나라 밖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 교황, 사상 첫 BBC방송 통해 성탄메시지○…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4일 가톨릭교회 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영국의 공영방송 BBC를 통해 성탄 메시지를 보냈다. 베네딕토 16세는 BBC 라디오 뉴스 프로그램 ‘투데이’를 통해 영국 전역에 방송된 성탄 메시지에서 “여러분의 가족과 자녀들, 병자들과 지금 이 시간 어떤 형태로든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이를 위해 기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하느님은 언제나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시지만 종종 그 약속을 채우는 방식은 우리를 놀라게 만든다”며 “하느님이 우리에게 지워진 모든 짐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셨다는 기쁜 소식을 주변의 모든 이에게 즐겁게 알리자”고 말했다. 교황이 특정 국가 방송을 통해 해당 국민에게 성탄 메시지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적으론 교황청은 대변인 발표나 미사를 통해 성탄 메시지를 전 세계인에게 전한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美 ‘비밀 산타’ 가난한 이들에게 100달러 선물○…미국에선 최근 ‘비밀 산타 협회(Society of Secret Santas)’가 주목받고 있다. 26년 전 한때 노숙인으로 전락했던 래리 스튜어트라는 사업가가 만든 이 모임은 길거리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갑작스레 100달러씩을 쥐여 주며 성탄절 인사를 건넨다. 로이터통신은 “올해도 세인트루이스와 클리블랜드 등에서 모습을 드러냈지만 산타클로스 차림도 아니어서 식별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강도 2명, 은행 턴 후 “메리 크리스마스”○…뉴질랜드에선 ‘병 주고 약 준’ 강도들이 화제다. 23일 총으로 무장한 강도 2명이 오클랜드의 한 은행을 덮쳐 10만 뉴질랜드달러(약 8600만 원)를 훔쳐 달아나며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친 것. 경찰 측은 “백주 대낮에 은행을 털고도 성탄 인사를 건넨 대범한 범죄자들”이라며 “휴가 시즌 동안 모방범죄라도 일어날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라크 테러 위협에 성탄절 행사 취소○…이라크는 테러조직의 위협으로 슬픈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23일 알카에다가 성탄절 시즌 기독교인 무차별 공격을 선언한 탓에 대다수 교회와 성당이 크리스마스 행사를 전면 취소했기 때문. 10월 이들의 공격으로 68명이 희생당하는 아픔을 겪었던 이라크 기독교인들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러나 바그다드의 세인트조지 교회는 “성탄절은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며 행사를 강행하기로 결정해 격려와 우려가 함께 쏟아지고 있다. “지금 산타 위치는…” 미공군 서비스○…선물을 나눠주는 산타클로스의 행방을 알려주는 미 공군의 ‘위치추적 서비스’는 올해도 계속된다.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는 24일 오전 7시(현지 시간)부터 전 세계 레이더망을 동원해 북극에서 출발하는 산타의 움직임을 웹 사이트(www.noradsanta.org)로 제공한다. NORAD의 이 서비스는 1955년 해리 숍 대령이 전화로 산타의 위치를 물어본 어린이에게 ‘기밀(?)’을 알려준 것이 계기가 돼 해마다 전통으로 이어졌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 씨(32)가 영국에서 도둑맞았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의 유력한 절도 용의자 3명이 경찰에 붙잡혔으나 바이올린은 아직 되찾지 못하고 있다. AP통신은 24일 “영국 경찰이 존 모건 씨(26)와 10대 2명을 바이올린 절도 혐의로 22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모건 씨는 현재 경찰에 구금된 상태이나 함께 붙잡힌 14세와 16세 소년은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채 보석으로 풀려났다. 문제는 120만 파운드(약 21억3000만 원) 가치를 지닌 바이올린의 소재. 세계에 약 400대밖에 없는 희귀한 명품이지만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전직 이란 외교부 고위급 관리가 북한이 이란의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을 도왔을 것이란 세간의 의심이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텔레그래프는 22일 주노르웨이 이란 영사를 지낸 무함마드 레자 헤이다리 씨의 말을 인용해 “이란 정부가 북한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대가로 북한 과학자와 기술자를 영입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은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헤이다리 전 영사는 과거 이란 외교부 소속으로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근무하며 북한 군사 기술진의 입국을 직접 도왔던 인물이다. 헤이다리 전 영사는 “당시 정보국과 협조해 이란을 방문하는 외국 외교·통상 대표의 비자 업무를 담당했다”며 “북한인 수십 명이 여권심사도 거치지 않고 편하게 입국하도록 여러 차례 도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에서 온 이들은 모두 과학자와 군사전문가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능력 제고와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 프로그램에 투입됐다”고 덧붙였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국회가 개판이면 토끼가 취재해야 어울린다.”우크라이나의 한 방송기자가 난투극을 벌인 국회의원들을 조롱하는 뜻에서 토끼 복장으로 취재에 나섰다.AFP통신은 “우크라이나 국영방송 소속 로만 빈토니프 기자가 21일(현지 시간) 국회의사당에서 토끼 탈을 쓴 채 의원들을 취재했다”고 전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이 기자는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뒤 재킷 대신 큰 귀에 하얀 털로 뒤덮인 토끼 옷을 입었다. 복장과 달리 표정은 진지했으며 질문 역시 일반적인 국정에 대한 것이었다. 당초 의회 공보실 측은 “예의에 어긋난다”며 그의 출입을 막았으나 동료 기자단이 “복장 규정이 언제부터 존재했느냐”며 반발해 무사통과했다.빈토니프 기자가 이런 황당한 차림을 한 까닭은 17일 국회에서 벌어진 의원들의 몰상식한 난투극에 항의하려는 의도였다. 기자는 현지 신문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와의 인터뷰에서 “국회가 웃기는 서커스로 변질된다면 언론도 이에 맞는 적절한 복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회는 원래 잦은 몸싸움으로 악명이 높았으나 17일 전직 총리 검찰조사 여부를 놓고 여야 의원이 의자를 집어던지고 주먹을 휘두르는 난장판을 벌여 국민의 공분을 샀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차세대 군사대국을 꿈꾸는 인도가 러시아와 협력해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등 33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의 전투기 생산에 돌입한다. AP통신은 20일 알렉산드르 카다킨 인도 주재 러시아대사의 말을 인용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스텔스 전투기 설계 및 개발 계약을 공식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기술 이전 방식으로 합작 생산할 전투기는 러시아가 2015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개발 중인 5세대 스텔스기 ‘PAK-FA(T-50)’와 동일 기종으로 미 공군이 자랑하는 F-22 랩터와 동급 수준이다. 양국은 21일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보인다. AP에 따르면 이번 공동 전투기 생산 계약은 미국이나 중국의 입장에선 상당히 껄끄럽다. 지난달 인도를 방문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전투기 수출에 상당히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미국으로선 러시아와의 경쟁에서 밀린 셈이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인도가 최근 국경지대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중국과의 군사 경쟁을 공공연히 선언해온 터라 이번 계약이 탐탁지 않다. 게다가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번 인도 방문에서 인도 내 대형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약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비슈누 프라카시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인도 동남부 타밀나두 지역에 원전 2기를 러시아와 함께 건설하는 기본협정도 맺을 예정”이라며 “양국은 단순히 상품매매 관계가 아니라 군사 및 경제적으로 ‘매우 특별한 우호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인도는 이번 대형계약 2건을 바탕으로 향후 5년 이내에 양국의 교역 규모를 현재 100억 달러에서 2배 이상 늘려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그간 양국 경제인들이 숙원으로 꼽아왔던 무비자 협정도 이번 기회에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AP는 “냉전 시절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인도와 러시아가 과거의 우호를 복원하려 하고 있다”며 “최근 수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투기와 전차, 잠수함을 수입한 인도의 군사대국 야망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미얀마가 비밀리에 북한과 손잡고 핵무기 개발로 의심되는 대규모 지하 군사시설을 건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 시간) 위키리크스가 제공한 미국 외교 전문을 인용해 “미얀마 군부가 북한의 기술적 도움을 받아 정글지역에 비밀 핵시설 및 미사일기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에 따르면 익명의 미얀마 정부 고위직 인사는 “양곤(옛 랑군) 서북쪽 약 480km 지점에서 북한 기술자들이 지하 150m 깊이의 군사시설 건설을 돕고 있다”고 털어놓았다.또 다른 외교 전문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의 한 정보원은 지난해 호주대사에게 “핵시설 건설을 위해 러시아는 ‘기술 및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북한은 ‘기반 시설 건설’을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육군참모총장인 투라 슈웨 만 장군이 2008년 북한을 방문했다”고 덧붙였다.2004년엔 북한 기술자 수백 명이 미얀마에서 군 시설 건설에 참여했다는 대목도 나온다. 한 미얀마 외교관리가 미 대사관에 “마궤 주의 이라와디 강 주변 민부라는 마을의 지대공미사일기지 건설 현장에서 북한 기술팀 300명이 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미 대사관은 전문에서 “외부인의 건설현장 출입이 금지돼 있어 확인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AFP통신은 “양국 군사협력을 다룬 전문은 7월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주장했던 내용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클린턴 장관은 “미국은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미얀마가 북한의 도움을 얻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가디언은 “미얀마는 줄곧 핵무기 개발을 부인했으며 단순히 원자력발전소를 원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외계 생명체의 단서라며 발표한 박테리아는 ‘허튼소리(flimflam)’일 확률이 높다.”3일 NASA가 발표한 인(P) 대신 독성물질 비소(As)를 흡수해 생존하는 미생물에 대해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믿을 수 없는 연구”라는 과학자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생명체에 대한 종전의 개념을 바꿔놓았다고 자랑했던 NASA의 연구에 과학자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실험 과정에서 ‘간단하지만 중요한’ 절차를 제대로 못 지켜 과학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 특히 박테리아에서 DNA를 검출하려면 오염 방지를 위한 세심한 제거가 필요한데 이 연구는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이다.미 하버드대 미생물학자인 알렉스 브래들리 박사는 “비소는 물에서 분해되는데 DNA가 물에서 살아남은 건 인이 남았단 증거”라며 “미생물은 먹이로 삼은 소금에 함유된 극소량의 인으로도 살 수 있다”고 비난했다. 콜로라도주립대의 노먼 페이스 교수도 “약간의 인과 순진한 연구원, 모자란 검토위원이란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소설”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의 로지 레드필드 교수는 “NASA가 ‘과학적’이라고 내세운 증거가 얼마나 조잡한지 분노가 치밀었다”고 일침을 놓았다.비판이 커지자 연구에 참여했던 미지질조사국(USGS)의 로널드 오림랜드 박사는 “현재의 논쟁에 무분별하게 끼어들지 않겠다”며 “우리가 틀렸다면 그들이 옳다는 증거를 내놓으면 된다”고 말했다.이에 앞서 NASA와 백악관은 1996년 ‘화성 생물의 흔적이 남은 암석’이라고 대대적으로 발표했지만 나중에 고열로 생긴 광물질 구조 자국으로 밝혀져 큰 망신을 당한 바 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미국 외교 전문을 폭로해 세계를 뒤흔들었던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 씨(39·사진)가 7일 영국 런던에서 경찰에 붙잡혔다.런던경찰청은 “경찰청 소속 해외 범인인도 팀이 이날 자진 출두한 어산지 씨를 체포했다”며 “스웨덴이 성폭행 혐의로 발부한 체포영장은 유럽연합(EU) 모든 국가에서 유효하다”고 발표했다. 어산지 씨의 변호인단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지만 도주생활이 외롭고 괴로워 투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법원은 지난달 어산지 씨가 8월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북한이 이란과 시리아에 미사일 기술을 공급해 중동의 ‘군비 확장 경쟁(arms race)’을 부추겼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 전문을 인용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수출 루트를 상세히 공개했다. 외교 전문에는 미국은 북한의 교묘한 무기거래를 막지 못해 “좌절감을 느꼈다”는 표현도 나왔다. NYT에 따르면 그간 북한의 무기 수출을 담당한 주체는 악명 높은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MDC)’였다. 북한은 KMDC가 지난해 4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에 포함되자 ‘갑문토성무역’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그린파인어소시에이티드’란 또 다른 무기수출 담당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수출 루트는 크게 4단계로 설명된다. 무기 수출 계약을 맺은 북한은 먼저 그림①에서 보듯 미사일 원자재 및 제조부품을 해외에서 구입해 왔다. 수만 t의 특수 철강은 중국에서 가져왔으며, 정밀 유압프레스나 컴퓨터 절삭선반 등은 대만과 스위스에서 수입했다. 일본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상당 부품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자체 생산하기 어려운 핵심기기들은 제3국에서 조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예를 들어 예멘에 공급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인 견인차(MAZ-543)와 전용 트럭(ZIL-131)은 러시아의 한 회사를 통해 현지에서 구입했다(그림②). 이후 무기거래 암시장이 번성한 우크라이나 오데사 항에서 선박에 실어 예멘의 알후다이다 항구로 보내졌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북한의 무기 수출은 중동과 아프리카에 집중됐다. 그림③처럼 핵무기 개발국가인 이란을 비롯해 이집트와 우간다, 예멘, 스리랑카 등이 주요 고객이었다. 여전히 내전의 폭음이 끊이지 않는 앙골라와 콩고민주공화국과도 상당한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림④는 북한이 부품 공급 비용이나 무기 수출 대금을 거래한 흐름을 보여준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독일이나 홍콩, 일본 등에 있는 금융기관의 계좌를 버젓이 이용해 왔다. 외교 전문에도 지난해 6월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중국 런민(人民)은행 고위급에게 “런민은행이 북한이 국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는 거점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NYT는 “미국은 북한의 무기 거래를 막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지만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전문에는 “북한과 시리아, 헤즈볼라까지 연계된 무기거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가장 큰 근심거리(the gravest concern)”라고 말하는 대목도 나온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