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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8시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과 광나루역을 잇는 왕복 10차로 양쪽 길가와 인도는 땅이 파헤쳐져 흙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일명 천호대로 확장공사 현장 주위로 안전펜스가 길게 늘어선 가운데 출근시간대 늘어난 차량으로 막혔다 풀리기를 반복했다. 중앙버스전용차로가 끊긴 구간을 잇기 위해 천호대로에서 진행하던 대형 공사들이 이달 들어 멈췄다. 서울시의 ‘보도(步道)공사 클로징 일레븐(Closing11)’ 때문이다. 클로징 일레븐은 일반 보도공사는 매년 11월까지 마치되, 마치지 못하더라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공사를 중단하는 정책이다. 물이 얼기 쉬운 겨울철에 부실시공과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만들었다. 예산을 해가 바뀌기 전에 다 쓰기 위해 연말마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거나 도로를 파헤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도 있다. 다만 수도관 동파나 천재지변 등 긴급 상황이 벌어지면 예외로 한다. 클로징 일레븐은 서울시가 연말 집중되는 보도공사 때문에 보행자가 불편을 겪고 부실공사가 반복되는 상황을 막아 보겠다며 2012년 발표한 ‘보도블록 10계명’의 하나다. 클로징 일레븐이 시작된 2012년 서울시가 발주한 겨울철 보도공사는 5건이었지만 2015년 이후에는 사실상 사라졌다. 지난해 한 건 있었지만 ‘서울로 7017’과 관련한 예외적인 공사였다. 클로징 일레븐은 2015년 시민 만족도 조사 결과 가장 높은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불만이 터져 나온다. “안 그래도 길어지는 공사가 클로징 일레븐 때문에 더 길어져 주민 불편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2010년 10월 시작한 천호대로(광나루역) 확장공사는 월드컵대교 건설, 선사로∼고덕지구 도로 확장과 함께 지지부진한 공사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2012년 완공 예정이다 점점 늦어져 올해 말 끝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다시 내년 6월로 연기됐다. 2011년 공사 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굴되고 토지보상 절차가 길어진 이유도 있지만 클로징 일레븐 실시 이후 5년간 겨울철 3개월씩 모두 15개월간 공사를 중단한 것도 한 요인이다. 확장공사 세부사업으로 올 10월 착공한 천호대로 중앙버스전용차로 공사도 당초 20일 끝낼 예정이었지만 넉 달가량 미뤄졌다. 클로징 일레븐 때문에 공사를 할 수 없는 데다 국내산 화강석 채굴량도 줄었다는 게 이유다.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 씨(33)는 “출퇴근 시간대 길이 너무 막혀서 몇 년째 인근 도로로 에둘러 다니고 있다. 이번에도 시책을 핑계 삼아 공사 기간을 더 늘리는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주민 신모 씨(62)는 “연말에 새로 공사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좋지만 땅을 헤집어 놓은 곳은 더 늦어지기 전에 빨리 끝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6∼17일 점검한 결과 시내 보도공사 현장 67곳 중 천호대로 확장공사처럼 착공한 지 1년 넘도록 공사하는 현장은 13곳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클로징 일레븐의 가장 큰 취지는 예산낭비를 막는 것보다 공사장과 보행자 안전”이라며 “공사 종료 예정일이 마감 기한인 11월 30일보다 단 일주일만 늦어져도 남은 공사는 다음 해 3월 재개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엿새에 걸친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개화역∼신논현역) 파업이 5일 끝났다. 노조는 공론화위원회 구성 등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차 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파업 기간 이틀을 제외하고는 열차운행률 100%를 유지했다고 이날 밝혔다. 파업 첫날인 지난달 30일(95%)에는 열차 출입문 장애 등으로, 4일(92.8%)에는 열차 출고가 늦어지고 승객이 몰려 각각 운행이 지연됐다. 서울9호선운영㈜ 노사는 여전히 신규 채용 규모 등을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인력 49명 추가 채용을 요구해온 노조는 “20명이라도 우선 투입하고 부족한 안전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최다 20명만 채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사, 전문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9호선 공공성 회복을 위한 공론화위’ 구성 △근로조건 실태조사 등을 요구했다. 요구 조건이 거부되면 다시 파업하겠다고 주장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연말이면 밤마다 ‘택시 잡기 전쟁’이 벌어지는 서울 강남과 홍대입구에 맞춤형 심야버스가 투입된다. 서울시는 송년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8일부터 내년 1월 1일 오전 3시 반까지 주요 번화가에서 운행하는 올빼미버스 노선과 차량을 늘리겠다고 4일 밝혔다. 심야시간대 택시 승하차 빅데이터를 분석해 두 개 노선(N854번, N876번)을 새로 만들었다. 유동인구가 많으면서도 기존 올빼미 노선으로 갈아타기 편한 곳을 지나도록 설계했다. 요금은 다른 올빼미버스와 같은 2150원. 운행 시간은 매일 0시∼오전 3시 반이다. 월, 화요일은 제외하고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주 5일간 운영한다. 다만 승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25일과 내년 1월 1일은 월요일이지만 운행한다. 배차간격은 다른 올빼미버스보다 다소 긴 35∼45분이다. N854번은 건대입구역∼역삼역∼강남역∼고속터미널역∼이수역∼사당역을 다닌다. N876번은 새절역을 출발해 서대문구청∼홍대입구역∼당산역∼영등포역∼여의도역을 지난다. 강남과 홍대입구, 당산역은 택시에서 내리는 승객이 많은 곳이다. 건대입구·사당·이수역과 영등포역은 택시 승차거부가 많이 벌어지는 곳으로 나타났다. N854번은 N13 N37 N61번과, N876번은 N16 N26 N62 N65번과 서로 환승할 수 있다. 현재 운행 중인 올빼미버스 9개 노선 중 도심을 지나는 3개 노선은 운행대수를 8대에서 10대로 늘린다. N13(동대문∼잠실), N15(종각∼사당), N26(청량리∼신촌)번이다. 이들 노선은 승차거부가 많은 서울역과 종각역, 종로 2·3가와 동대문 주변을 지나며 이용자가 많다. 노선별로 추가 투입되는 차량 두 대는 오전 1∼2시에 운행한다. 이 시간대 올빼미버스 배차간격은 평소(25∼35분)보다 10분가량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일반 시내버스도 이달 중순부터 오전 1시까지 연장 운행한다고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12월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꾼’에서 ‘사기꾼만 상대하는 사기꾼’ 황지성(현빈)과 그의 아버지인 전설의 위조범 ‘밤안개’(정진영)의 근거지는 서울 종로 시계·귀금속거리다. 영화 초반부 황지성이 장물아비들의 시계를 훔친 뒤 도망하는 장면은 종로4가의 예지금은시계도매상가에서 촬영했다. 도주 장면은 자못 경쾌하지만, 배경에는 셔터를 내린 가게들이 수두룩하다. 바로 다음 장면에서 또 다른 사기꾼 춘자(나나)가 목걸이를 훔치는 곳인 강남의 고급 보석상점과는 분위기부터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종로 시계·귀금속거리는 종로3가 귀금속보석거리부터 종로4가 예지상가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과거 ‘혼수 예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었다. 종로는 조선시대부터 전국의 상품과 상인들이 구름처럼 모여 ‘운종가(雲從街)’로 불렸다. 운종가에서 포목과 금이 많이 거래됐고 자연스럽게 귀금속거리도 형성됐다. 1960년대 청계천변에서 시계를 팔던 상인들도 이곳으로 모이며 시계골목도 만들어졌다. 1980년대부터는 혼수 예물의 중심지로 전성기가 시작됐다. 주단·양장점이 모인 광장시장도 예비 신혼부부에겐 필수코스였다. 김금수 마을해설사(종로구)는 “종로3, 4가 한옥에 살던 사람들이 아파트, 주택으로 떠나며 기존 한옥에 금은 세공점이 들어왔다”며 “전국에서 팔리는 귀금속이 대부분 이곳에서 세공과정을 거치며 보석 중심가의 면모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0년을 전후해 쇠퇴하기 시작했다. 과거 보석상들은 종로에 매장을 개설했지만 점차 백화점, 세운스퀘어, 효성주얼리시티 등 귀금속 쇼핑몰로 자리를 옮기는 가게들이 늘며 상권이 흩어졌다. 외환위기를 거치며 경기침체도 영향을 미쳤다. ‘작은 결혼식’ 바람이 불며 결혼예물을 간소하게 구입하는 신혼부부들이 늘었다. 그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패션 주얼리가 인기를 끌었다. 종로2가 방향의 중저가 귀금속 판매점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았지만 예지동 등 종묘 방향 고급 예물 판매상들은 매출이 줄어 큰 타격을 입었다.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며 시계를 구입하는 사람도 줄었다. 최근 변화의 바람도 조금씩 불고 있다. 2013년 서울시가 “도시형 제조업을 활성화하겠다”며 주얼리산업을 서울형 특화산업으로 지정했다. 2015년에는 귀금속거리와 가까운 종로구 서순라길에 서울주얼리산업지원센터 1관을 개관했다. 올 6월 문을 연 2관 ‘스페이스42’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판로를 지원한다. 관광객과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꽃과 주얼리를 활용해 공예품을 만드는 강좌도 운영한다. 시는 종로를 보행특구로 개발하면서 서순라길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와 한옥인 서울주얼리지원센터, 인근 공방 등과 연결해 해외 관광객도 유치할 계획이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밥, 술, 노래방으로 이어지는 중년의 ‘뻔한’ 회식 코스에 반기(反旗)를 들었다. 50플러스 세대(서울시는 50∼64세로 봄)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며 11월 7일 문을 연 서울 은평구 ‘루덴스키친’이 그렇다. ‘놀이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의 그 루덴스다. 건강한 음식과 유쾌한 삶이 모토다. 지난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 지원으로 창립한 루덴스협동조합이 주도한 루덴스키친은 실제 50플러스 세대 52명이 직접 100만 원씩 출자해 만들었다. 이들은 중장년층 인생 2막 설계를 위한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의 ‘인생학교’ 동문이다. 점심시간 루덴스키친은 언뜻 보기에 70석 규모의 평범한 음식점이다. 매장 한쪽에 무대와 빔프로젝터가 있다는 게 조금 독특할 뿐이다. 해초와 메주콩, 매생이 등 담백한 음식재료에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요리한 제철음식을 1인당 1만 원 이하에 내놓는다. 하지만 브레이크 타임이 시작되는 오후 3시부터 변신이 시작된다. 손님을 받지 않고 주방을 정비하는 동안 사람들이 자유롭게 대관하는 문화공간이 된다. 루덴스키친 앨리스 주 사장(55·여)은 “가족모임은 물론이고 연주회, 전시회, 작은 결혼식, 춤 카페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다. 50세를 기념하는 ‘반세기 파티’처럼 잔치를 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서부캠퍼스 파티플래너 과정 수료생과 연결시켜주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말했다. 오후 5시 반부터는 ‘풍류가 있는 라이브 포차(포장마차)’가 된다. 수제 맥주와 전통주, 와인, 제철 재료로 만든 다양한 안주를 판매한다. 음향설비를 갖춰 악기만 가져오면 누구나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다. 루덴스협동조합 조명진 상임이사(63)는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밴드가 심심찮게 연주를 할 수 있느냐며 문의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이라는 의미에서 셰프 5명을 비롯한 직원들은 은평구 주민만 고용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은평구 다문화 여성 사회적기업 ‘마을무지개’와 협력해 다문화 메뉴와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 사장과 조 이사는 서울 강남에서 200석 규모의 고급 한정식집을 공동 운영했다. 이들이 루덴스키친을 만든 것은 젊은이와 노인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할 중장년층이 획일적인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루덴스키친은 지속가능성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이달 서부캠퍼스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출자자를 1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조 이사는 “북한산 등산객들로만 가득하던 낡은 상권을 50플러스 세대를 위한 문화거리로 만드는 첫 발걸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지와 홈페이지 구축도 준비한다. 내년부터는 서부캠퍼스 창업·외식업 관련 교육과정 수료자의 실습장소로 활용하면서 지역사회와 다양하게 협업할 생각이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출퇴근시간 사람이 너무 많아 ‘지옥철’로까지 불리는 서울 지하철 9호선 노동조합이 30일 파업에 들어간다. 다만 지하철은 정상 운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개화역∼신논현역)을 운영하는 서울9호선운영㈜ 노조는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30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1차 경고파업에 들어간다고 29일 밝혔다. 노조는 파업 기간 오전 7∼9시는 노조 인력을 100% 투입하지만 오전 9시∼오후 5시는 기존의 절반, 오후 5∼7시는 85% 그리고 이후 종료까지는 다시 절반만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결정한 필수유지인력 203명(63.6%)에 비조합원, 파업 불참자 등 대체인력 103명을 투입해 평상시 시간표대로 오전 5시 반부터 다음 날 0시 반까지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정상 운행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시내버스 24개 노선에 예비차량을 투입하고 개인택시 부제를 풀어 운행하는 택시를 1만5000여 대 늘리는 등 비상수송계획을 가동하기로 했다. 운행률이 90% 미만이면 출근시간대 전세버스 2개 노선도 투입한다. 올 1월 결성된 노조는 휴식시간을 늘리고 ‘1인 근무역’을 폐지하는 등 노동 강도를 줄여 달라고 사측에 촉구했다. 서울9호선운영㈜의 지분을 갖고 있는 민간기업들이 운임 수익을 안전 및 인력 충원에 쓰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사측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노사는 3월부터 이날까지 18차례 임금 및 단체협상을 했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지만 8월 조정 중지 결정을 받고 파업을 준비했다. 서울시는 노조의 중재 요구에 “민간사업 구간인 만큼 노사협상에 직접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23일 서울 관악구 골목길을 순찰하던 무단투기보안관 공경숙 씨(51)와 기삼명 씨(63)의 눈에 정체불명의 비닐봉지가 눈에 띄었다. 종량제봉투에 담지 않은 쓰레기였다. 두 사람은 가방에서 일자드라이버를 꺼내 능숙한 손놀림으로 봉투를 뜯었다. 각종 휴지와 먹다 남은 과자 등이 뒤섞인 쓰레기 사이에서 ‘주인’을 찾을 단서가 나타났다. 찢어진 택배 운송장과 우편물이었다. 차가운 길바닥에서 운송장과 우편물을 퍼즐 맞추듯 맞춰 놓고 스마트폰으로 증거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쓰레기를 다시 넣고 봉투에 경고 스티커를 붙였다. 공 씨는 “원룸이 많은 대학가나 외국인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먹다 남은 배달음식 같은 음식물쓰레기가 섞인 무단투기 쓰레기가 많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다른 쓰레기를 찾아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올 8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무단투기대응팀을 만든 관악구는 이달 1일 ‘무단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쓰레기 없는 관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수거를 철저히 하는 대신 단속도 철저히 하는 당근과 채찍 전략인 셈이다. 당근 전략은 우선 일주일에 세 번 하던 쓰레기 수거를 내년부터 여섯 번으로 확 늘린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쓰레기를 가져간다. 주민들이 쓰레기를 내놓는 날이 헷갈려 거리에 방치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량제쓰레기 수거 청소대행업체를 새로 계약하되 근무 인원을 늘리도록 하고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직영 환경미화원을 16명 더 고용한다. 이를 위해 올해보다 예산 7억2300만 원을 더 쓴다. 그 대신 채찍 전략으로 257개 상습무단투기지역을 중심으로 무단투기보안관 34명과 주민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무단투기 상습지역 ‘전담 지킴이’ 380명이 골목골목을 집중 관리한다. 동 주민센터 행정차량은 움직이는 폐쇄회로(CC)TV로 활용한다. 블랙박스를 설치한 차량을 상습지역에 주차시켜 밤새 누가 몰래 버리는지 확인한다. 다음 달 4일부터는 무단투기가 가장 심각한 10곳을 골라 2주일간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는 충격요법도 쓰기로 했다. 홍보에도 적극 나선다. ‘관악구에서 쓰레기 무단투기자가 발 뻗고 못 자게 만들겠습니다’ 같은 경고 플래카드를 565곳에 내건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적발과 단속에만 그치지 않고 예방 아이디어 발굴 등 전방위적 방법으로 연말까지 상습무단투기지역을 50%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한강에 축구장보다 긴 1900t급 퇴역 군함이 떴다. 서울시가 22일 마포구 망원한강공원에 문을 연 서울함 공원이 주인공이다. 서울함 공원은 6942m² 규모의 전시 및 체험형 함상(艦上)공원이다. 호위함이던 서울함을 비롯해 150t급 고속정 참수리호와 178t급 잠수정 돌고래가 닻을 내렸다. 서울시가 해군본부와 협의해 지난해 11월 세 척을 무상 대여해 공원을 조성했다. 공원의 핵심인 서울함은 국산 전투함 1세대로 길이 102m, 폭 11.6m다. 수면 아래 잠긴 부분을 포함한 전체 높이는 아파트 8층 높이와 맞먹는 28m. 1984년부터 31년간 수도권 서쪽 해역을 방어했다. 1990년에는 환태평양연합훈련(RIMPAC)에서 한국 해군 최초로 탑건함에 선정됐다. 서울함이라는 이름 덕에 1984년 취역할 때 서울시와 자매결연을 했다. 공원에 전시된 세 척의 함정은 원형을 최대한 살려 보존했다. 참수리호와 돌고래는 뭍에 올라와 있다. 서울함은 올 6월 경남 통영에서 출발해 한강 모래톱에 걸려 경기 고양시 행주대교 인근에 임시 정박했다가 7월 망원한강공원에 도착했다. 참수리호는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침몰된 함정과 같은 고속정이다. 망원한강공원은 조선시대 수로 교통의 중심인 양화나루 근처에 있다. 광진 송파진 한강진 노량진과 함께 조선시대 한강 5대 나루였던 양화나루(양화진)는 한강 하류에서 한양 도성으로 통하는 주요 길목이자 군사 요충지였다. 시민 반응은 엇갈린다. 망원동에 사는 황모 씨(34)는 “거대한 군함이 한강의 평화로운 분위기와는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 직장인 안모 씨(39)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 편하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에는 휴관한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시범 운영하는 다음 달 3일까지는 입장료가 없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다고 믿는 재벌기업 태산그룹 임태산 회장(최민식). 유명 가수인 약혼녀 유나(이하늬)와 재혼을 앞둔 그의 행복은 곧 산산조각 난다. 유나가 청담동 자택 주차장에서 살해되고 임 회장의 외동딸 임미라(이수경)가 용의자로 지목된다. 외동딸이 용의자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임태산은 서울 용산구 선인상가로 향한다. 유나의 스토커 같은 팬이자 유나의 집에 폐쇄회로(CC)TV를 몰래 설치한 김동명(류준열)의 가게를 찾아간 것이다. 김동명의 CCTV에만 살인사건 장면이 녹화돼 있다. 영화 ‘침묵’에 나오는 선인상가는 낮에도 으스스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1985년 지은 국내 최대 컴퓨터부품 전문상가다. 1375개 매장, 900여 업체가 입주했다. 용산전자상가 20여 건물 가운데 컴퓨터와 주변기기에만 특화된 전문상가다. 조립PC의 메카로 불린다. 21동과 22동 두 건물이 삼각형을 이뤄 처음 찾는 사람은 길을 잃기 쉬운 ‘미궁’이기도 하다. 선인상가를 품에 안은 용산전자상가는 국내 최대 전기전자제품 전문상가다.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김장철에 배추를 싣고 온 트럭과 소매상으로 북적이던 용산청과시장이 있었다. 청과시장을 현재 송파구 가락시장으로 옮기고 빈 자리에 청계천 세운상가 전자상인들이 이전해 1987년 정식 개장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가전제품 대형유통점인 전자랜드를 비롯해 원효상가, 나진상가 등 대형상가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전성기는 PC가 급속도로 보급된 1990년대였다. 조립PC 부품들을 저렴하게 판매해 국내 컴퓨터 보급률을 높이는 데에 크게 공헌했다. ‘세운상가에 가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말처럼 ‘용산에 가면 인공위성도 조립할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선인상가 한 노트북매장 대표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졸업, 입학 시즌 같은 성수기에는 사람이 너무 붐벼서 손님들이 전시제품을 ‘슬쩍’해가도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다나와’ 등 인터넷 가격비교사이트가 인기를 끌면서 용산전자상가는 전성기를 허물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부르는 게 값’인 용산전자상가를 떠나 발품 팔 필요 없이 최저가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온라인쇼핑몰로 옮겨갔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라는 말로 대표되는 속칭 ‘용팔이’들의 바가지 씌우기도 용산전자상가의 신뢰도를 낮췄다. 최근 재기의 조짐도 보인다. 용산전자상가연합회는 2013년부터 각종 전시, 체험 및 할인 행사가 종합된 ‘용산 드래곤페스티벌’을 개최해 공동마케팅에 나섰다.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 등 자정노력도 한다. 고급 PC를 필요로 하는 PC게임이 인기를 끌고 마니아만 찾던 기계식키보드 등이 대중화되면서 고객층도 넓어졌다. 특히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다 2013년 무산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다시 본격화한 것도 용산전자상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국내 최대 호텔 서울드래곤시티가 문을 열고 용산공원 등 다양한 개발 호재도 맞물렸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청년창업 중심지이자 복합문화교류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14일 오후 서울시 복지박람회 홈페이지()에서 사람들이 잘 알아채지 못할,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자신의 복지 경험담을 발표할 시민 8명 명단에 쓰던 ‘수혜(受惠)자’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이죠. 18일 열리는 서울 복지박람회를 앞두고 담당부서인 서울시 복지정책과는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현장 안내문과 홍보책자에서도 수혜자라는 표현을 모두 뺐습니다. 복지 수혜자는 보통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은혜를 받는다’는 뜻인 만큼 “복지는 관(官)이 자애롭게 베풀면 민(民)은 고마워하며 받는 것”이라는 속내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복지=은혜’라는 생각은 바뀌고 있습니다. 정환중 복지정책과장은 “복지는 개인만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다.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년과 학부모, 비정규직은 복지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이 복지정책의 핵심 대상으로 떠오릅니다. 수혜자라는 말은 그 딱딱하고 옛말 투성이인 법조문에서도 대부분 지원 대상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합니다. 서울시는 ‘복지 종사자’라는 표현도 함께 고치겠다는 생각입니다. 두 단어 모두 일본 사회복지법에서 따온 용어인 만큼 대체할 수 있는 표현을 고민해 보겠다는 겁니다. 올해 첫회를 맞는 복지박람회에서는 서울시민 누구나 자신에게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찾아보고 새로운 정책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시내 25개 자치구는 물론이고 서울시와 민간단체의 모든 복지정책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정책 제안은 홈페이지에서도 받고 있는데 이미 6000건이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1000건 정도를 추려 검토해서 박람회 당일 시민과 사회복지 전공 대학생 150명이 모여 토론할 예정입니다. 18일 서울광장에서 수혜자가 아닌 시민으로서 권리를 당당하게 제안하며 그에 맞는 책임을 받아들이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합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경기도가 서울시 미세먼지 비상저감(低減)조치에 대해 불참을 선언했다. 경유버스를 전면 전기차로 교체하는 등 자체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올해 6월 미세먼지가 심한 경우 출퇴근시간 버스와 지하철을 무료로 운행하는 내용의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20일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수도권 통합 환승할인제를 함께 운영하는 경기도와 인천시의 동참을 협의해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는 환승할인제를 같이 시행하는 경기도를 비롯한 11개 기관과 협의 없이 발표했고 현재 모든 기관이 반대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효과는 검증되지 않은 정책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남 지사는 “서울시 주장대로 차량 운전자 5명 중 1명이 버스나 지하철을 탄다고 해도 미세먼지 농도는 1% 미만밖에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연간 15일 실시할 때 소요예산 1000억 원 중 경기도가 367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정책에 혈세를 투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 대책으로 출퇴근길 버스 승객이 20% 증가하면 광역버스 입석률이 현재 9.6%에서 18.6%로 늘어나 200여 대 증차가 필요한데 서울시가 이에 동의하지 않아 도민 안전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그 대신 2027년까지 1192억 원을 투입해 도내 경유버스 4109대를 모두 폐차하고 친환경 전기버스로 대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형 비상저감조치 3년 치 예산이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2020년까지 도내에 전기차 5만 대가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 1만3000기를 설치한다. 2005년 이전에 출고된 화물차 5만1000대는 조기 폐차하고 매연저감장치 설치, 액화석유가스(LPG) 엔진 개조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경기도의 참여와 관련 없이 20일부터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시행할 예정이다. 무료 운행에 필요한 자동요금처리시스템(AFC)도 거의 개발을 마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서울형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더라도 모든 재원은 서울시가 부담하므로 경기도의 추가 비용은 전혀 없다”며 “수도권 광역버스 증차도 2012년 이후 경기·인천버스의 요청 중 360대를 받아들였다”고 반박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만큼 경제성 높은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없을 겁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도시철도 무임수송비용 국비 보전을 위한 시민토론회’에 나온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의 말이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유 교수는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는 비용편익분석(B/C)이 1.4로, 100원을 투자해 140원을 얻는 셈”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65세 이상의 전철 무임승차로 생기는 적자를 국비 보전받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마지막 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6개 광역단체는 그동안 65세 이상 무임승차는 △정부가 지시해 시작한 정책이며 △사실상 전 국민이 혜택을 받고 △도시철도 기관은 적자가 쌓여 노후 전동차를 교체할 여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게 어려우니 중앙정부가 지원하라는 ‘네거티브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9월 무임승차 적자를 국비로 보전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자 교통복지의 직간접 효과를 적극 강조하고 나섰다. 일종의 포지티브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유 교수와 한국교통연구원 최진석 철도안전·산업연구센터장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지하철 무임수송에 드는 비용이 지난해 기준 1922억 원이다. 반면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편익은 2362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전국 65세 이상의 43.8%가 “경로무임승차제도가 폐지되면 외부활동을 자제하겠다”고 응답한 보건복지부 2013년 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할 때 생기는 비용들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계산했다. 예컨대 외부활동이 많은 집단과 적은 집단으로 나눠 지역별 자살시도율을 살핀 결과 서울에서는 외부활동이 적은 노인의 자살시도율이 2.73%로 외부활동이 많은 노인(1.90%)보다 높았다. 유 교수는 65세 이상 무임승차 정책으로 한 해 노인 자살자 81명, 우울증 환자 6만6742명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써 교통사고 사망자와 부상자가 줄어들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으며 의료비 절감액도 1340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지하철을 타고 서울 근교를 찾으면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도 편익이다. 경춘선을 타고 갈 수 있는 경기 청평과 강원 춘천 강촌을 찾는 463만 명 중 16%가, ‘어르신의 메카’로 불리는 1호선 온양온천역 방문자 194만 명의 32%가 65세 이상이다. 이 두 곳에서 발생하는 경제유발효과만 137억 원에 이를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서울시 이대현 교통기획관은 이런 분석을 토대로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해 어르신 건강이 증진되면 그 수혜자는 바로 정부다. 따라서 정부가 무임승차 비용을 보전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센터장은 “지하철 무임승차와 같은 교통복지는 비용에 비해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상당히 크다”며 “‘100원 택시’처럼 도시철도가 없는 지역에도 시행할 수 있는 교통복지정책을 다양하게 논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20일부터 서울에 미세먼지가 심하면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이 무료다. 그러나 서울 출퇴근 인구가 100만 명이 넘는 경기도가 “서울시 일방 정책에 돈을 보탤 수는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당초 7월 시행을 예고했지만 넉 달 미뤄졌는데 다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앞서 6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低減) 조치’를 발표했다. 당일(0시∼오후 4시)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m³당 50μg을 넘고 다음 날 예보도 나쁨(50μg 초과) 이상이면 출퇴근 시간 서울에서 타는 시내버스 마을버스 지하철 경전철이 모두 무료라는 것이다. 출근은 첫차부터 오전 9시까지, 퇴근은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다. 문제는 비상저감 조치가 발동됐을 때 드는 비용을 어떻게 나누느냐다. 현재 서울 경기 인천 대중교통은 수도권 통합환승제가 적용된다. 대중교통을 갈아탈 때 시나 도 경계를 넘어도 환승 할인을 받는다. 기본요금과 추가 요금을 합친 운송수익금은 ‘n분의 1’로 해당 운송기관이 나눠 갖는다. 그러나 비상저감 조치가 발동되면 해당 기관마다 이해관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경기도로 갈 때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1200원이고 경기권 추가 요금이 350원인 서울 마포구∼경기 김포시 구간을 보자. 경기도는 평소엔 총 1550원을 서울시와 반으로 나눠 775원을 받지만 비상저감 조치가 시행되면 350원의 절반인 175원만 받게 된다. 서울시는 시 재난관리기금에서 경기도가 손해 보는 600원을 지원한다. 반대로 경기 버스를 타고 서울로 들어오는 때에는 기본요금은 발생하지만 서울에서 환승한 뒤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경기도, 인천시와 과거 맺은 운송수익금 협약에 따라 이때 발생한 수익금도 절반으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기도는 “대중교통 무료 이용이라는 생색은 서울시가 다 내면서 실상은 경기도 안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사용하겠다는 ‘꼼수’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서 경기로 나갈 때는 수익금을 절반으로 나누는 게 당연하고, 경기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경기도가 전부 가져가겠다는 것이냐”고 받아쳤다. 인천시나 한국철도공사에 비해 경기도의 반발이 거센 것은 서울로 통근, 통학하는 인구가 한 해 127만 명(2015년 기준)이나 되기 때문이다. 버스가 준공영제가 아니라 민영제여서 수익 배분에 더욱 민감한 측면도 있다. 도 관계자는 “시 경계에서 승객들이 유료인 경기 버스보다 무료인 서울 버스를 골라 타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도 예상된다. 우리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터미네이터’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활동하는 유명 인사들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자리를 함께했다. 12일(현지 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 주최 ‘지방정부 기후정상회의’에서다. 지방정부 기후정상회의는 세계 각국 지방정부와 국제기구 등이 각 도시의 좋은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기후환경 분야 국제협력기구 이클레이(ICLEI)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박 시장은 서울시 기후변화대응 정책인 ‘원전 하나 줄이기’ 등을 소개했다. 또 탈(脫)원전을 핵심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도 소개했다. 박 시장은 전날 파트리시아 에스피노사 UNFCCC 사무총장을 만나 서울시가 동북아시아 지역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국제기구를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16일 서울시는 대중교통을 늘리고 수험생 긴급이송체계를 가동한다. 이날 오전 6시부터 4시간 동안 지하철을 집중 배차한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도 오전 6시부터 입실시간인 8시 10분까지 최대한 많이 운행할 예정이다. 택시는 오전 4시부터 정오까지 부제를 풀어 1만6000여 대를 추가 운행한다. 구청 및 동 주민센터와 모범운전자회 등 민간단체는 무료 비상수송차량 약 800대를 동원해 수험생을 수험장 근처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에서 수험장까지 데려다준다. 몸이 불편한 수험생에게는 장애인 콜택시를 우선 배치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교통 사정 등으로 시험에 늦거나 긴급한 상황에 처한 수험생을 위해 구급차와 순찰차 등 소방차량 219대를 비상 대기한다. 입원 등으로 움직이기 불편한 수험생은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 수능 직후 수시전형에 응시하는 비수도권 거주 수험생은 서울시가 ‘1만 원 숙박’을 제공한다. 17∼19일과 24, 25일, 다음 달 1, 2일 중구 서울유스호스텔(02-319-1318)과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02-2677-1779)을 342명에게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1박에 1만 원이며 전화로 예약할 수 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서울시가 내년도 일자리 창출 사업에 1조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시는 9일 올해보다 1조9418억 원(6.5%) 늘어난 31조7429억 원을 편성한 2018년도 예산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서울시 예산이 3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예산안에서는 복지 분야에 9조8239억 원을 책정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회계 간 전출입과 법정의무경비를 제외하고 시가 실제 집행하는 19조5865억 원의 절반에 가깝다. 올해 복지예산 8조7735억 원보다 1조 원(12%) 더 많다. 국공립 어린이집을 250개 더 확충하고, 만 5세 이하에게 아동수당을 월 10만 원 지급하는 등 출산·육아 지원에 2조1051억 원이 들어간다. 일자리 예산도 역대 최대다. 경제 분야(1533억 원)를 비롯해 복지 교통 문화 등 모든 분야 일자리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20%가량 늘어난 1조1766억 원이다. 이를 통해 공공일자리를 포함해 33만 개 일자리 창출을 직간접 지원한다고 시는 밝혔다. 서울형 생활임금은 최저임금 7530원보다 많은 시급 9211원으로 높였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청년수당은 지급 대상을 5000명에서 7000명으로 늘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건강관리비(6억7000만 원), 버스·대형화물차에 졸음방지 장치 장착(16억 원) 등 맞춤형 예산인 ‘서울형 예산’도 눈에 띈다. 지방분권의 핵심인 재정분권 실현을 위해 자치구에 지급하는 조정교부금은 올해보다 2385억 원 늘린 2조8829억 원을 편성했다. 내년도 예산은 시의회 상임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 달 15일 본회의에서 확정된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서울 택시기사 유니폼이 6년 만에 부활한다. 서울시는 택시 서비스 품질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13일부터 택시기사 승무복을 다시 도입한다고 8일 밝혔다. 새 승무복은 연한 푸른색 격자무늬 셔츠와 겨울용 검은색 조끼다. 255개 법인택시업체와 노동조합 의견을 수렴해 선정했다. 법인택시기사 3만5000여 명은 계도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는 승무복을 의무적으로 입어야 한다. 개인택시기사는 자율 착용을 권장한다. 서울 택시기사는 2009년부터 푸른색과 주황색 계열 승무복을 입다가 2011년 11월 정부가 자율 착용을 권고해 거의 입지 않았다. 하지만 반바지나 슬리퍼, 얼굴을 가리는 모자 등 일부 단정하지 않은 복장이 난폭운전, 책임의식 결여로 이어진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는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노조, 시민대표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2014년 구성해 승무복 재도입을 논의했다. 올 3월, 올해만 서울시가 사업비를 부담하고 내년부터는 업계가 비용을 대기로 협약을 맺었다. 시는 16억1000만 원을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에 지원했고 지난달 법인택시기사 한 명당 셔츠 2벌과 조끼 1벌이 지급됐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서울 서초구가 여름철 뜨거운 햇빛을 막는 대형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으로 6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2017 그린애플 어워즈’에서 은상을 받았다. 그린애플 어워즈는 영국의 친환경 비영리단체 ‘그린 오거니제이션’이 주최하고 유럽연합(EU)과 영국 왕립예술협회(RSA), 영국 환경청이 공식 인정하는 유럽 최고 권위의 친환경상이다. 1994년부터 매년 전 세계 500여 개 단체를 대상으로 친환경 우수 사례를 평가하고 있다. 서리풀 원두막은 횡단보도 앞에서 교통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인도나 교통섬 등에 설치한 대형 천막이다. 전기 에너지를 쓰는 대신 친환경 방식으로 도시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고 일사병 등에서 시민을 지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초구는 이날 서울시가 주최한 ‘2017 서울 창의상’ 혁신시책 부문에서 대형 그늘막 정책을 다른 자치단체에도 확산시킨 점을 인정받아 우수상을 받았다. 서초구는 올여름 설치한 서리풀 원두막 120개 중 일부에 태양광발전기와 전구를 설치해 겨울철 ‘태양광 크리스마스트리’로 활용할 계획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서울시는 17일 서초구 농업기술센터에서 ‘제1회 애완곤충 경진대회’를 엽니다. 개도 고양이도 아닌 곤충입니다! 전국 최초인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는 ‘애완곤충 기르기 대회’입니다. 장수풍뎅이와 톱사슴벌레(애벌레), 왕사슴벌레와 넓적사슴벌레(성충) 4개 분야 예선을 거친 참가자들은 자신이 기르는 곤충의 자태를 마음껏 뽐낼 예정입니다. 성충은 크기, 애벌레는 무게를 측정해 ‘외모’를 평가합니다. 예선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곤충사육일지를 검토하고 ‘주인’ 면접을 봅니다. 본선은 17일 현장평가입니다. 농촌진흥청장상을 비롯한 40여 개 상의 수상자를 가립니다. “보기만 해도 징그러운 곤충에게 무슨 자태냐”고 질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애충인(愛蟲人)’의 기대는 큽니다. 서울시가 대회를 기획한 이유는 사실 따로 있습니다. 단백질이 풍부해 미래 식량자원으로 각광받는 곤충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서입니다. 시 관계자는 “혐오스러운 해충이라는 인식 때문에 아직 식용곤충이 대중화되기는 이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곤충을 많이 접하는 기회를 주고자 국립농업과학원이 제안해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행사 시간 내내 농업기술센터에는 ‘식용곤충 시식 코너’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예산이 넉넉지 않아 서울곤충산업연구회 회원들이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를 활용한 과자 등 먹거리를 만들어 내놓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곤충 자랑대회 옆에서 곤충을 먹는 장면이 조금은 괴이해 보이긴 합니다. 시민 최모 씨(33)는 “애완견 경진대회에서 보신탕 시식회를 하는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다만 그동안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며 곤충을 길러온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반기는 표정도 보입니다.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를 길렀던 직장인 김경남 씨(27)는 “어차피 애완곤충과 식용곤충은 종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곤충을 귀엽고 친근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애완곤충 기르기 경진대회와 애완곤충 무료특강 참가 신청은 14일까지 서울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서울시설공단 직원들은 최근 서울 강북구 한 상가 앞에서 가게 주인들에게 혼쭐이 났다. ‘따릉이’ 대여소를 상가 앞에 만들겠다는 안내문을 붙인 직후였다. 시민들이 어디서든 쓸 수 있게 빌려주는 공공자전거가 따릉이다. 따릉이를 타려면 거치대와 대여 시스템을 갖춘 대여소가 필요하다. 대여소에는 보통 10대 정도를 둔다. 따릉이를 위탁 운영하는 공단 직원은 보도 폭이 넉넉하고 차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아 자전거 운반 차량을 대기에 수월한 공간을 찾는 중이었다. 하지만 상인들은 “여기는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 상권 침해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점에 자재를 들여오는 차량이 오가야 하는데 대여소가 생기면 어떡하느냐는 얘기였다. 자전거가 지나다니면 손님에게 방해가 된다는 사람도 있었다. 결국 공단 측은 대여소 후보지에서 이곳을 제외했다. 2015년 10월 달리기 시작한 서울시 따릉이가 두 돌을 넘겼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3월 지난해 5600대이던 따릉이를 연말까지 2만 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대여소를 설치하려는 공단과 “우리 가게(집) 앞에는 안 된다”는 주민 사이 갈등이 적지 않다. 서울시내 따릉이 대여소는 9월 말 기준 896개다. 올해 안에 380개, 내년 264개를 더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알맞은 공간을 찾기가 녹록지 않다. 많은 시민이 다니면서 동시에 보도 폭은 4m를 넘어야 하고, 주변에 전신주나 공중전화기 등 전원을 연결할 곳이 있어야 한다. 주로 지하철역 주변 일반 자전거 거치대가 고장 난 자전거와 쓰레기로 방치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공단은 중랑구 상봉지하차도 입구에 대여소를 둘 계획이었지만 7월 취소됐다. 지하철 7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환승역인 상봉역과 대형 쇼핑몰 사이에 있어 수요는 많았다. 그러나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집값 떨어진다’며 격렬히 반대했다. 공단 관계자는 “따릉이 대여소는 자전거 수를 조정하기 위해 매일 관리한다. 여름 내내 설득했지만 아파트 입주자대표 등이 구·시의원까지 동원해 반대해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따릉이 대여소 후보지 가운데 실제 대여소는 세 곳 가운데 두 곳 수준으로 설치된다. 현장에서는 “연내 2만 대 목표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푸념도 나온다. 각 자치구가 설치한 일반 자전거 거치대를 활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공단 공공자전거운영처 제삼차 부장은 “미관도 살리고 효율성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자치구 협조를 일일이 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따릉이 가입자가 늘면서 ‘얌체’ 이용자도 덩달아 늘어난다. 따릉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2분 단위로 예약과 취소를 반복해 다른 사람이 못 쓰게 만드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광진구에서 일하는 직장인 이모 씨(30)는 “분명 대여소에 자전거가 있는데도 앱에는 ‘빌릴 수 있는 자전거가 없다’고 뜨더라. 알고 보니 앱으로 자전거를 ‘찜’해 놓은 사람들 때문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외곽에서 자전거를 타고 경기도에서 내린 뒤 제대로 반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따릉이 운영센터에 전화를 걸어 “죄송하지만 따릉이를 가져가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꼼수 이용을 막을 수 있도록 하반기에 시스템을 개선해 내년 상반기부터 앱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