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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팬들이 제일 부러워하는 메이저리그 문화는 팬 서비스다. 긴장감이 덜한 스프링캠프 때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더 친절해진다. 웬만해서는 팬의 사인 또는 촬영 요청을 거절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이런 문화도 바꿔놨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4일 각 팀에 코로나19 관련 대응 지침(memo)을 보내 “팬이 사인을 해달라며 건네는 펜이나 야구공을 직접 받지 말고 악수도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에 앞서 정규리그 일정을 소화 중인 미국프로농구(NBA) 사무국 역시 선수들에게 팬과 손바닥을 맞대는 하이파이브를 하지 말고 주먹을 부딪치는 방식(fist bump)을 사용하라고 권했다. 사무국은 각 구단에 지역의 보건당국과 핫라인을 구축할 것, 역학(疫學) 전문가로부터 감염병 예방에 대해 교육을 받을 것, 모든 선수에게 최신 독감 백신을 접종시킬 것 등을 주문했다. 사무국은 조만간 클럽하우스와 훈련시설에 구비해야 할 위생용품 등을 지정해 각 구단에 전달할 방침이다. 사무국은 한국, 이란, 이탈리아 등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국가에서 온 취재진이나 스카우트를 클럽하우스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구단이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들로 여행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 내용을 처음 보도한 ESPN은 최지만(29·탬파베이)이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할 때 클럽하우스 바깥을 이용한다는 사실도 소개하면서 현재로서는 개막(27일)을 늦출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사타구니 통증으로 시범경기 등판을 미뤘던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불펜 피칭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6일 뉴욕 메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하기로 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경기장에서 스파이크 소리가 끊기면서 구단 관계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3일부터 리그를 무기한 중단했다. 남녀부 13개 구단은 외부와 격리된 채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우려 때문에 경기도 안 하고 있는데 만에 하나 우리 선수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 큰일 아닌가”라며 “외부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숙소에만 선수들을 가둬 두고 있는 형편이다. 언제 리그가 재개될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KOVO는 4월 중순까지 포스트시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으면 남은 정규리그 경기를 치르고, 그렇지 않으면 현재 순위대로 곧바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할 방침이다. 만약 이대로 포스트시즌을 하게 되면 남자부에서는 3위 현대캐피탈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5라운드 이후 열린 8경기에서 겨우 승점 10점을 더하는 데 그친 현대캐피탈은 팀 분위기를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승점 56으로 4위 OK저축은행(승점 50)에 승점 6점을 앞서 있기 때문에 준플레이오프(PO)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남자부에서는 3, 4위의 승점 차가 3점 이내일 때만 준PO를 치른다. 내심 ‘봄 배구’를 노렸던 OK저축은행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선두 우리카드도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앉아서 확정할 수 있기에 재개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반면 2위 대한항공(승점 65)은 속개를 바란다. 선두 우리카드에 승점 4점이 뒤져 있지만 1경기를 덜 치른 데다 6라운드 맞대결도 남아 있어 얼마든지 1위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규리그 1위는 곧바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만 2위는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야 한다. 같은 이유로 여자부 2위 GS칼텍스(승점 54) 역시 리그 재개를 바라고 있다. 선두 현대건설(승점 55)에 승점 1점밖에 뒤지지 않아 남은 정규리그 세 경기에서 얼마든지 역전을 노릴 수 있었다. 신인왕 경쟁도 정규리그 재개 여부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남자부는 정성규(삼성화재), 여자부는 박현주(흥국생명)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최근 홍상혁(KB손해보험), 권민지(GS칼텍스) 등이 맹활약하며 경쟁을 예고한 상황이었다. 이대로 정규리그가 막을 내리면 막판 뒤집기 기회는 사라진다. 한편 삼성화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귀국을 희망한 외국인 선수 산탄젤로(26·이탈리아)의 뜻을 존중해 출국을 허락했다고 4일 발표했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어도라 어나이(24·미국)도 4일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에서 뛰기 힘들다는 어나이는 본인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며 잔여 연봉까지 보전해 달라고 요구했다.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제배구연맹(FIVB)에 제소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배구도 리그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일 코로나19 대책 회의를 열고 3일부터 2019∼2020 V리그 일정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프로배구 남녀부 13개 팀 사무국장이 모여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리그를 중단해줄 것을 KOVO에 요청했다. 원래 리그 일정을 중단하려면 단장 모임인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해 KOVO는 각 구단 단장에게 전화로 의사를 확인한 뒤 최종 결정을 내렸다. 프로배구는 지난달 25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트레이너 한 명이 고열 증세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등 선수단 안전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향후 리그 재개 시점 등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도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동부지역(east zone) 긴급회의를 개최한 결과 3월 예정된 월드컵 2차 예선을 연기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AFC는 이번 주 안에 서부지역과 논의를 거친 뒤 국제축구연맹(FIFA)과 최종적으로 합의가 이뤄지면 상세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은 투르크메니스탄(26일·안방), 스리랑카(31일·원정)와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미 리그 중단에 들어간 남자 프로농구는 일단 29일부터 리그를 재개하기로 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4주 후에 경기를 재개해 잔여 정규리그 57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KBL은 만약 29일 이전에라도 상황이 호전되면 각 구단과 협의해 재개 일정을 앞당길 방침이다. 또 수도권에서 중립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리그를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KBL은 5월 10일까지는 올 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할 계획이다. 5전 3선승제(6강, 4강 플레이오프), 7전 4선승제(챔피언결정전)로 치르는 포스트시즌 일정이 축소될 수도 있다. 여자프로농구는 같은 날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서 열린 6개 구단 사무국장 회의를 통해 현재 무관중 경기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이번 시즌을 끝까지 치르기로 합의했다. 한편 13∼15일 서울 목동링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는 다음 시즌으로 일정을 넘겨 10월 이후 개최하기로 했다. 황규인 kini@donga.com·유재영 기자}
역시 아무나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가 되는 건 아니다. 경쟁자가 한번 삐끗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김광현(32)과 세인트루이스 선발 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9·사진)가 1일 열린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워싱턴 타선을 요리했다. 안타는 하나도 맞지 않았고 볼넷만 3개를 내줬다. 마르티네스는 지난달 24일 시범경기 첫 등판 때 뉴욕 메츠를 상대로 1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2개를 내주고 2실점했다. 사흘 뒤 김광현이 2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치면서 김광현이 선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게 사실. 그러나 이날 마르티네스도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면서 경쟁 구도는 안갯속으로 흘러가게 됐다. 빠른 공(평균 시속 155km)이 주무기인 마르티네스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붙박이 선발로 활약하면서 42승 27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던 선수다. 2018년에도 선발로 시즌을 맞았지만 어깨에 통증을 느껴 후반기부터 불펜으로 이동했으며 지난해에는 48경기에 전부 구원투수로 나왔다. 메이저리그 ‘초짜’인 김광현이 아직 ‘내부의 적’과 싸우기 바쁘다면 베테랑 메이저리거 류현진(33·토론토)은 ‘외부의 적’을 둘러봐야 할 상황이다. 시범경기 들어 불방망이를 자랑하는 다른 팀 타자로는 단연 볼티모어의 크리스 데이비스(34)를 꼽을 수 있다. 데이비스는 지난해 62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부진에 허덕였던 타자다. 지난해 타율이 0.179에 그쳤는데 그나마 2018년(0.168)보다는 기록이 좋았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타율 0.714, 3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토론토와 볼티모어는 올해 19차례 맞대결을 벌인다. 데이비스가 부활에 성공한다면 류현진으로서는 껄끄러운 상대가 한 명 생긴 셈이다. 한편 류현진은 원래 5일 탬파베이를 상대로 방문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이동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시범경기 등판을 닷새 미루기로 했다. 두 팀의 캠프는 약 166km로 차로 2시간 정도 걸린다. 류현진은 이날 그 대신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컨디션 점검에 나선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실제 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을 설정하고 투구와 타격을 하는 훈련을 뜻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차민규(27·의정부시청·사진)가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 종합 3위에 올랐다. 차민규는 1일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500m 2차 레이스에서 34초72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어 열린 1000m 경기에서는 역대 개인 최고 기록인 1분8초73으로 4위를 했다. 차민규는 전날 500m에서 34초71로 5위, 1000m에서 1분9초26으로 11위를 기록했다. 종합기록 138초425를 세운 차민규는 신하마 다쓰야(24·일본·137초465), 로랑 뒤브뢰유(28·캐나다·137초700)에 이어 3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스프린트선수권은 500m, 1000m를 두 번씩 치른 뒤 기록을 점수로 환산해 최고의 단거리 선수를 뽑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근대5종은 ‘만능 스포츠맨’을 가리는 경기다. 펜싱, 수영, 승마, 복합(사격+크로스컨트리) 등 전혀 다른 5개 종목을 하루에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전웅태(25·광주광역시청·사진)는 한국 최고 만능 스포츠맨이라고 할 수 있다. 전웅태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2020 국제근대5종경기연맹(UIPM)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개인전에서 총점 1460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담 마로시(36·헝가리)만이 전웅태보다 10점을 더 얻었다. 이 정도 성적을 올렸다면 도쿄 올림픽 메달을 기대하는 것도 당연한 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로 이미 본선 진출 자격을 획득한 전웅태는 “올림픽이 열리는 해를 시작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게 돼 기쁘다. 올림픽 준비 과정을 잘 이겨내고 좋은 결실을 맺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이 그저 희망사항인 것만은 아니다. 전웅태는 4년 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복합 종목에서 올림픽 기록(619점)을 새로 쓰고도 전체 13위에 그쳤다. 전웅태는 “그때는 너무 욕심이 많아서 경솔했다. 당시 경험을 약으로 삼아 항상 더욱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현대 남매’가 나란히 승리를 기록했지만 내용은 극과 극이었다. 여자부 현대건설은 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GS칼텍스에 3-0(25-19, 25-22, 25-18) 완승을 기록했다. 이 경기 전까지 2위였던 현대건설은 승점 3을 더해 승점 55를 만들면서 GS칼텍스(승점 54)를 끌어내리고 사흘 만에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시작 전만 해도 GS칼텍스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GS칼텍스가 최근 4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상대 전적에서도 3승 2패로 앞서고 있기 때문이었다. 현대건설은 주전 리베로 김연견이 왼쪽 발목 골절로 시즌 아웃되면서 부진에 빠져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2년 차 센터 정지윤(17점)과 ‘거요미’ 양효진(16점)이 코트 중앙을 장악하면서 1시간 19분 만에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양효진은 2세트 경기 도중 GS칼텍스 강소휘의 오픈 공격을 차단하면서 통산 1200블로킹(1202개)을 기록하기도 했다. 프로배구 1200블로킹은 남녀부를 통틀어 양효진이 처음이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직전 경기에서 흥국생명에 (0-3으로) 졌지만 짧게 끝내 체력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었으니 기죽지 말라고 독려했다. 선수들이 서로 도와주면서 잘 헤쳐 나갔다”면서 “아직도 어려운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이날 의정부 방문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3-2(25-22, 25-22, 23-25, 22-25, 26-24) 진땀승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은 59분 만에 1, 2세트를 따냈지만 3세트부터 갑자기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으면서 5세트까지 끌려가고 말았다. 그나마 듀스가 이어진 5세트 24-24에서 원포인트 서버로 나선 최은석의 서브가 KB손해보험 리시브 라인을 흔든 덕분에 가까스로 승점 2점을 더할 수 있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팀에 탄탄함이 없어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서브) 리시브가 안 되니 세터가 하이볼 오픈으로 올려줄 수밖에 없고 오픈 공격하면 당연히 블로킹 따라오지 이걸 분석 기사라고…”한 독자 분께서 2월 13일자 동아일보 지면에 나간 기사 <7연패 삼성화재, 공격수 살릴 세터가 필요해>에 남기신 의견입니다.이 기사는 삼성화재 김형진(25)이 프로배구 남자부 7개 팀 주전 세터 가운데는 가장 상대 블로킹을 여는 재주가 떨어진다고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같은 기사에 이런 의견을 남긴 분도 계셨습니다.“이게 다 서브 리시브가 안 되는 탓입니다. 결국 리시브가 잘 되는 우리카드나 대한항공이 세트 플레이를 하기가 좋으니 블로커들이 따라다니기 힘든 거고, 리시브가 안 되는 삼성화재는 결국 오픈 위주의 공격을 하다 보니 블로커들이 다 따라다니는 것임.”두 의견을 보고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첫 번째 이유는 이미 5일자 지면에 <‘불난 집’ 삼성화재, 송희채를 어쩌나> 기사를 쓰면서 당시 5연패에 빠져 있던 삼성화재에 (서브 리시브를 책임져야 하는) 레프트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배구계 의견을 전했기 때문입니다.참고로 이 기사에는 이런 의견이 달렸습니다.“그냥 뻔히 보이는 오픈 세트(토스)만 주야장천해대니 상대 입장에선 블로킹하기 얼마나 쉽겠냐.”그래서 세터 쪽 분위기도 전했는데 독자 분들은 서브 리시브 문제를 지적하신 겁니다.온라인 기사와 달리 지면 기사는 분량 제한이 심해서 한 번에 한 주제만 다뤄야 할 때가 많습니다.그런 이유로 기사를 따로 따로 쓰는 바람에 ‘서브 리시브에는(또는 세터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세터만(또는 서브 리시브만) 문제라고 이 기자가 분석했다’고 생각하시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닙니다.두 번째 이유는 ‘서브 리시브 타령’이 18번 레퍼토리인 감독이 너무 많다 보니까 팬들마저 그렇게 믿고 계신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배구에서 서브 리시브는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흔히 생각하시는 그 정도는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상대 블로킹을 열 때는 확실히 그렇습니다.한국배구연맹(KOVO)은 2016~2017 시즌 V리그부터 공식적으로 상대 블로커 숫자를 집계하기 시작했습니다.이 시즌부터 지난(2018~2019) 시즌까지 팀별 리시브 성공률과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0명 또는 1명)인 비율 사이 관계는 아래 그림처럼 나타낼 수 있습니다.여기서 좀 어려운 말씀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두 기록 사이 상관관계를 계산해 보면 유의확률(p값) 0.4244에 가로막힙니다.유의확률이 0.4244라는 건 이 실험을 100번 했을 때 42번 정도는 리시브 성공률과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일 때 비율 사이에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요즘에는 논란이 많지만) 관행적으로 p값이 0.005 이하일 때 계산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해석합니다.예를 들어 프로야구에서 OPS(출루율+장타력)가 높을수록 경기당 평균 득점도 높을 겁니다. 이때 OPS와 평균 득점 사이 상관관계를 계산하면 p값은 0.00000000000000022가 나옵니다.따라서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서 상대 블로커 숫자를 줄이기 어렵다는 의견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습니다.사실 김형진이 바로 반대 사례입니다.삼성화재는 2017~2018 시즌 서브 리시브 성공률 1위(44.0%)를 차지했습니다.하지만 당시 김형진이 상대 블로커를 1명 이하로 만들어 세트한 비율은 19.7%로 각 팀 주전 또는 첫 번째 백업 세터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서브 리시브가 흔들려서 오픈 위주로 공격을 한다는 의견도 역시 통계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서브 리시브 성공률과 오픈 공격 점유율 사이 상관관계를 알아보면 p값 0.2019가 나옵니다.단, 삼성화재는 이 의견에 따라 플레이하는 팀입니다.삼성화재는 2016~2017, 2018~2019 시즌에는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43.6%가 오픈 공격이었습니다.그러다가 서브 리시브 성공률 1위였던 2017~2018 시즌에는 22.9%로 이 비율이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리그 전체 기록을 봐도 서브 리시브 성공률이 떨어지면 오픈 토스가 늘어난다는 의견인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갈수록 리그 전체 서브 리시브 성공률은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2009~2010 시즌 61.5%였던 이 기록은 이번 시즌 현재 38.5%까지 내려와 있습니다.만약 서브 리시브가 흔들릴 때 오픈 공격이 늘어난다면 오픈 공격 비율이 폭발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계속 이렇게 ‘리시브 타령’을 부정하는 결과가 자꾸 나오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일입니다.서브 리시브 성패에 따라 공격 성패가 자동으로 갈렸다면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도 없었을 테니까요.그래서 ‘나쁜 서브 리시브’를 ‘좋은 공격’으로 바꾸는 세터가 좋은 세터입니다.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국가대표 주전 세터 한선수(35·대한항공)입니다.그는 이번 시즌 현재까지 서브 리시브가 흔들린 상황에서도 공격수가 공격 효율 0.356을 기록하게 한 선수입니다.참고로 KB손해보험에 새로 합류한 마테우스(23·브라질)가 이날까지 기록한 공격 효율이 0.358입니다.김형진은 이 상황에서 0.301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그나마 KB손해보험 황택의(24)가 0.277밖에 되지 않아 최하위는 면했습니다.그렇다고 서브 리시브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뜻은 물론 아닙니다.이날까지 남자부 경기에서는 총 389세트를 소화했는데 이 중 64%(249세트)를 서브 리시브 성공률에서 앞선 팀이 가져갔습니다.물론 삼성화재는 이 비율이 더 높습니다.삼성화재가 서브 리시브 성공률에서 앞선 건 총 29세트이고 이 중 72.4%(21세트)를 따냈습니다.서브 리시브에서 앞섰을 때 세트를 따낸 비율이 제일 높은 팀이 바로 삼성화재입니다.문제는 반대 상황입니다.서브 리시브에서 앞선 팀이 64%를 가져간다는 건 거꾸로 36%는 서브 리시브에서 뒤진 팀이 이긴다는 뜻.삼성화재는 서브 리시브에서 뒤졌을 때 승리한 비율이 32.1%(78세트 가운데 25세트)밖에 되지 않습니다.전체적으로 삼성화재는 전체 세트 가운데 69.2%가 서브 리시브 우위에 따라 갈립니다.반면 1위 팀 우리카드는 이 비율이 58%가 전부고 2위 대한항공도 57.7%로 우리카드와 사실상 차이가 없습니다.우리카드나 대한항공 두 팀 모두 세터 걱정을 하지 않는 팀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건 우연일까요?국내 넘버1 세터 한선수와 삼성화재에 우승을 일곱 번 안긴 유광우(35)가 공격 조율을 맡는 대한항공은 리시브 성공률에서 뒤진 22세트 가운데 63.6%(21세트)는 공격 효율이 앞선 채 경기를 마쳤습니다.삼성화재는 이 비율이 대한항공 35.9%밖에 되지 않습니다.참고로 리그 평균은 39.8%.서브 리시브가 흔들려도 다섯 번 중 두 번은 공격 효율에서 앞설 수 있다는 뜻입니다.종합하면 이렇습니다.서브 리시브가 안 되면 아무 것도 못하는 이유는 서브 리시브가 안 되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삼성화재로서는 ‘몰방(沒放) 배구’ 전성시대가 그리운 게 당연하지만 이제는 트렌드가 변했습니다.서브 리시브 라인에 포진한 모든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든 상대 서브를 받아 자기 머리 위로 정확하게 띄운다면 여전히 세터는 참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그냥 높게 공을 띄우면 상대 블로커 위로 스파이크를 날리는 외국인 선수가 있을 때도 세터는 참 편할 겁니다.하지만 그렇지 않기에 세터가 중요합니다.그건 감독도 마찬가지.인터뷰실에 들어가서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서 졌다”고 인터뷰하라고 구단이 감독에게 연봉을 주지는 않을 겁니다.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승리를 따낼 수 있는지 우리 팀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 달라는 게 구단이 감독에게 연봉을 주는 이유입니다.삼성화재는 18일 전통의 라이벌이자 이번 시즌 리시브 성공률 1위(43%) 현대캐피탈과 ‘V 클래식 매치’를 치릅니다.이 경기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기면 이긴 대로 또 지면 진대로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이 그 이유를 ‘서브 리시브’에서 찾는다는 데 500원 겁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스피드 업을 강조한 새 규정을 이번 시범경기 때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메이저리그 경기에 등판한 투수는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을 끝마쳐야 마운드에서 내려갈 수 있다. 예외적으로 부상일 때는 투수 교체가 가능한데 심판조장이 투구 가능 여부를 판별하게 된다. 메이저리그 경기당 출전 선수 명단은 25명에서 26명으로 늘어난다. 투수는 이 가운데 절반인 13명까지만 등록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확대 엔트리가 실시되는 9월 1일 엔트리가 40명으로 늘었지만 이제는 28명(투수는 14명)이 최대치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투타를 겸업하는 선수는 별도 지정이 가능하다. 단, 겸업 선수로 등록하려면 투수로 20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동시에 선발 출전해 세 타석 이상 들어선 경우가 20경기를 넘어야 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제 인정해야 한다. 삼성화재는 ‘기장’ 교체를 검토할 때가 됐다. 그리고 구관이 명관일지 모른다. 삼성화재는 11일 KB손해보험에 패하면서 프로배구 출범 후 처음으로 7연패에 빠졌다. 이 정도면 공격과 수비가 모두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는 ‘세터’가 제일 큰 문제다. 세터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상대 블로킹을 여는 것. 세터가 상대 블로커 수가 적은 쪽으로 공을 띄울 때 공격 효율이 올라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날 현재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일 때 평균 공격 효율은 41.8%로 2명 이상일 때(30.2%)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삼성화재 주전 세터 김형진(25)은 전 구단 주전 세터 가운데 블로킹을 여는 능력이 가장 떨어진다. 김형진이 토스할 때 상대 블로커 수는 평균 1.825명으로 가장 많았고,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인 비율은 22.4%로 가장 낮았다. 김형진은 지난 시즌에도 상대 블로커가 1.9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인 비율은 19.0%로 가장 낮았다. 백업 세터 권준형(31)은 블로킹을 여는 재주가 더 떨어진다. 권준형은 상대 블로커 수를 1.860명으로 늘리고,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인 비율은 20.5%로 줄이는 세터다. 이런 이유로 프로배구 관계자 사이에서는 “삼성화재가 다시 유광우(35·대한항공)를 불러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광우는 삼성화재에 7차례 우승을 선물한 ‘프랜차이즈 세터’였다. 그러다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박상하(34)의 보상선수로 우리카드로 건너갔고 이후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대한항공에 몸담고 있다. 물론 대한항공은 상대 블로커를 1.677명으로 묶는 유광우를 내줘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제도적으로도 이미 이적이 불가능한 시점이다. 그러나 다음 시즌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대한항공은 군 복무 중인 황승빈(28)이 돌아오기 때문에 세터 전력에 여유가 생긴다. 과연 유광우는 다시 친정팀 조종간을 잡을 수 있을까. 한편 남자부 선두 우리카드는 12일 한국전력에 3-2(22-25, 25-10, 25-19, 22-25, 15-6)로 역전승을 거두고 2위 대한항공과의 승점 차를 2점으로 벌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제 인정해야 한다. 삼성화재는 ‘기장’ 교체를 검토할 때가 됐다. 그리고 구관이 명관일지 모른다. 삼성화재는 11일 KB손해보험에 패하면서 프로배구 출범 후 처음으로 7연패에 빠졌다. 이 정도면 공격과 수비가 모두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는 ‘세터’가 제일 큰 문제다. 세터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상대 블로킹을 여는 것. 세터가 상대 블로커 수가 적은 쪽으로 공을 띄울 때 공격 효율이 올라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날 현재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일 때 평균 공격 효율은 41.8%로 2명 이상일 때(30.2%)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삼성화재 주전 세터 김형진(25)은 전 구단 주전 세터 가운데 블로킹을 여는 능력이 가장 떨어진다. 김형진이 토스할 때 상대 블로커 수는 평균 1.825명으로 가장 많았고,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인 비율은 22.4%로 가장 낮았다. 김형진은 지난 시즌에도 상대 블로커가 1.9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인 비율은 19.0%로 가장 낮았다. 백업 세터 권준형(31)은 블로킹을 여는 재주가 더 떨어진다. 권준형은 상대 블로커 수를 1.860명으로 늘리고, 상대 블로커가 1명 이하인 비율은 20.5%로 줄이는 세터다. 이런 이유로 프로배구 관계자 사이에서는 “삼성화재가 다시 유광우(35·대한항공)를 불러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광우는 삼성화재에 7차례 우승을 선물한 ‘프랜차이즈 세터’였다. 그러다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박상하(34)의 보상선수로 우리카드로 건너갔고 이후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대한항공에 몸담고 있다. 물론 대한항공은 상대 블로커를 1.677명으로 묶는 유광우를 내줘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제도적으로도 이미 이적이 불가능한 시점이다. 그러나 다음 시즌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대한항공은 군 복무 중인 황승빈(28)이 돌아오기 때문에 세터 전력에 여유가 생긴다. 과연 유광우는 다시 친정팀 조종간을 잡을 수 있을까.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꽃길만 걷기를….” 프로야구 SK 선수들은 자신들과 함께 훈련하다 8일 새로운 소속팀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로 떠난 김광현(32)에게 ‘꽃신’을 선물했다. 하얀 운동화가 들어 있는 상자 안을 꽃송이로 가득 채운 것. 친정팀 식구들로부터 깜짝 선물을 받은 뒤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던 김광현은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스타디움에 마련된 세인트루이스 훈련장에서 새로운 팀 동료 존 갠트(28)와 롱 토스 캐치볼을 주고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팀 적응을 시작했다. 갠트는 지난해 11승 1패 3세이브 19홀드를 기록한 세인트루이스 핵심 불펜 투수다. 원래 세인트루이스 투수진의 공식 훈련 개시일은 12일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미리 가서 구단 직원이나 선수들 얼굴을 익히는 게 좋다”는 ‘빅리그 선배’ 류현진(33·토론토)의 조언에 따라 먼저 팀에 합류했다. 이날 러닝과 수비 훈련에 이어 캐치볼까지 소화한 김광현은 12일 불펜 피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발 경쟁에 나서게 된다. 김광현은 “SK 캠프에서 이미 캐치볼도 하고 피칭도 했다. 오늘은 첫 캐치볼이라 가볍게 몸을 풀었다”면서 “스프링캠프 기간 선발 투수 (훈련) 스케줄을 받았는데 시범경기 때 좋은 모습을 보여서 정규 시즌에도 선발로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언론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같은 날 인터넷판에서 ‘기생충 이래 최고의 한국 수출품인 김광현이 캠프에 왔다’는 제목과 함께 김광현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블루 몬스터’ 류현진은 같은 날 토론토 캠프지인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 불펜에서 캠프 합류 이후 첫 번째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류현진이 던진 공은 지난해 104경기에서 마스크를 쓴 토론토 주전 포수 대니 잰슨(25)이 받았다. 류현진은 불펜 피칭을 끝낸 뒤 잰슨을 비롯한 팀 포수진과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현장에서 이 장면을 지켜본 헤이즐 메이 MLB네트워크 아나운서는 “류현진과 포수진이 서로를 알아가는 중”이라고 트위터에 썼다. 메이저리그에 첫선을 보이는 김광현이 도전자라면 토론토 최고 연봉 투수인 류현진은 챔피언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류현진 역시 팀 공식 훈련일 개시일(13일)보다 먼저 캠프에 도착해 몸을 만들고 있다. 류현진은 “새로운 팀에서 맞이하는 첫 시즌이기 때문에 팀 분위기에 적응하는 게 가장 필요하다”며 일찍 캠프에 합류한 이유를 설명했다. 본인이 김광현에게 했던 조언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 것이다. 세인트루이스와 토론토는 모두 23일 첫 번째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두 팀 모두 뉴욕 연고팀이 시범경기 첫 상대다. 세인트루이스는 메츠를, 토론토는 양키스를 각각 상대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전 메이저리그 투수 마이크 볼싱어(32·사진)가 사인 훔치기 때문에 자신의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끝났다며 휴스턴 구단을 고소했다. AP통신은 “볼싱어가 휴스턴의 불공정 행위로 피해를 입었다며 로스앤젤레스(LA) 고등법원에 해당 구단을 고소한 상태”라고 11일 전했다. 볼싱어는 토론토에 몸담고 있던 2017년 8월 5일 휴스턴 방문경기에서 팀의 세 번째 투수로 4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이후 볼넷, 3점 홈런, 2루타, 볼넷, 안타, 안타, 볼넷을 허용하면서 총 4점을 내주고 난 뒤에야 좌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 경기 후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볼싱어는 두 번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이 경기에서 부진했던 게 휴스턴에서 사인을 훔쳤기 때문이며, 만약 사인 훔치기가 없었다면 자기 커리어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게 볼싱어 측 주장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사인 훔치기 의혹이 불거지자 한 달 동안 조사를 진행한 뒤 휴스턴이 2017년 구단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사인을 훔쳤다고 결론짓고 징계를 내린 상황이다. 볼싱어는 류현진(33·토론토)이 2015년 어깨 부상으로 뛰지 못할 때 LA 다저스에서 대체 선발로 영입한 적이 있어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투수다. 2018∼2019년은 일본프로야구 롯데에서 뛰었지만 올해는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상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두렵지만 세계적인 스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6·스페인)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19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수원과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G조 경기를 관전할 예정인 축구팬 박상호 씨(27)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스포츠 관중 감소가 우려되는 가운데에서도 수원과 고베의 경기는 평일 이벤트임에도 ‘흥행 대박’이 예상되고 있다. 이 경기는 2015년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경기에서 작성된 수원의 역대 ACL 안방 최다 관중 기록(1만4380명)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 측은 “티켓 예매 오픈(7일) 후 나흘간의 예매율이 같은 기간 베이징 궈안과의 경기 예매율보다 약 5배 높다. 이런 추세라면 최다 관중 달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고베 미드필더인 ‘패스 마스터’ 이니에스타의 플레이를 ‘직관’(직접 관람)할 수 있다는 것과 인기 구단 수원의 시즌 첫 경기라는 점이 팬들의 발길을 축구장으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바르사)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와 함께 4차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맛봤다. 날카로운 패스와 상대의 압박 수비를 개인기로 벗어나는 ‘탈압박’에 능한 그는 2018년부터 고베에서 뛰며 일왕컵, 슈퍼컵 우승 등을 이끌었다. 이니에스타는 2004년 수원과 바르사의 친선 경기(1-0 수원 승) 이후 1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월드 클래스 선수를 보유한 고베지만 축구는 11 대 11의 싸움이다. 조직력을 살려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수원 구단은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해 입장 관중 전원에게 마스크를 배포하고, 손 세정제를 화장실 등에 배치한다. 11일 FC도쿄(일본)와 맞붙는 울산의 안방경기로 한국 팀의 ACL 일정이 시작되는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각 팀이 관중 입장 시 최근 방문 국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 측정을 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4대륙 피겨선수권도 은반 위를 수놓은 세계적 스타들의 수준 높은 연기가 이어지며 흥행에 성공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대회 마지막 날인 9일 만원 관중(4700명)을 이루는 등 나흘 동안 평균 3525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남자 싱글 최강 하뉴 유즈루(일본), ‘제2의 김연아’로 떠오른 한국여자 싱글의 간판 유영, ‘점프 천재’로 불리는 남자 싱글 진보양(중국) 등의 연기를 보기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대회 주최 측은 신종 코로나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들을 경기장 안에 머물지 못하도록 했고 출입구마다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입장객의 발열 상태를 점검했다. 관람객은 마스크를 쓴 채 먼저 문진표를 작성하고 손 세정제까지 바른 다음 열화상 카메라 앞을 지날 때 체온이 37.5도를 넘지 않아야 경기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엄격한 조치가 불편할 법도 했지만 외국 팬들은 “공항 수준으로 예방 조치를 진행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선수나 취재진도 예외가 아니었다. 인터뷰를 위해 마스크를 벗으면 ‘다시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 받기 일쑤였다. 꼼꼼한 예방 조치 덕에 4대륙 피겨 선수권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정윤철 trigger@donga.com·황규인 기자}
이제 ‘플랜 B’를 가동해야 할 때다. ‘에이스’ 이재영(24)에 이어 외국인 선수 루시아(29·아르헨티나)마저 전력에서 이탈한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이야기다. 흥국생명은 8일 화성 방문경기에서 IBK기업은행에 1-3으로 패하면서 6연패에 빠졌다. 흥국생명은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 전까지만 해도 현대건설과 선두 다툼을 벌이던 팀이었다. 그러나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온 이재영이 원래 좋지 않았던 허리와 발목 통증이 심해져 코트에 나서지 못하면서부터 분위기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이재영이 빠진 만큼 루시아에게 공격 부담이 더 몰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루시아는 8일 경기 1세트 막판 착지 과정에서 오른쪽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입고 말았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일단은 루시아의 부상이 심각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당장 다음 경기에 뛸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별다른 전력 누수가 없었기에 개막 전만 해도 목표는 당연히 2시즌 연속 통합 우승이었다. 하지만 10일 현재 흥국생명은 승점 37(10승 12패)로 3위다. 선두 현대건설(승점 45·17승 4패)과는 승점 8점 차까지 벌어진 데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라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 대신 잇몸’으로 일단 ‘봄 배구’ 티켓만 딴다면 이재영의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는 플레이오프에서는 ‘완전체’로 나설 수 있게 된다. 통합 우승은 어려워도 챔피언결정전 승리는 노려 볼 수 있는 것이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8일 경기 때는 막내들이 루시아가 빠진 자리를 잘 채웠다.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라며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남은 시즌을 풀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이 말한 ‘막내들’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 때 1, 2라운드에서 뽑은 김다은(19)과 박현주(19)를 가리킨다. 8일 경기 때 김다은은 14점, 박현주는 13점을 각각 기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지금 배구 IQ로 따지면 멘사 수준이에요.”8일 프로배구 남자부 천안 경기를 중계하던 윤성호 SBS스포츠 아나운서는 현대캐피탈 박주형(33)이 득점에 성공하자 이렇게 말했습니다.박주형은 2단 공격 상황에서 KB손해보험 박진우(30)가 단독 블로킹을 시도하자 아예 그의 손에 대고 공을 네트 옆으로 쳐내 버렸습니다.배구에서 블로킹은 원래 공격을 가로 막는 벽이지만 이렇게 잘만 이용하면 득점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기도 합니다.그런데 박주형이 이렇게 ‘쳐내기 공격’에 성공하는 모습이 그렇게 자주 나오지는 않습니다.박주형은 10일 현재까지 공격(스파이크)으로 총 136점을 올렸는데 그 가운데 39.7%인 54점이 ‘쳐내기 득점’이었습니다.이는 이번 시즌 공격을 100개 이상 시도한 남자부 선수 가운데 26위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이 부문 1위 삼성화재 박철우(35)는 전체 공격 득점 316점 가운데 60.8%(192점)가 코트 바닥에 떨어지기 전 상대 블로커 손에 먼저 닿았습니다.여기서 재미있는 건 상위 10명 가운데 KB손해보험이 4명으로 제일 많고 이어 △삼성화재 3명 △한국전력 2명 △대한항공 1명 순서로 총 4개 팀에서만 톱10을 배출했다는 점입니다.우리카드, 현대캐피탈, OK저축은행 등 3개 팀 선수는 이 명단에 이름이 없습니다.이건 왜 이럴까요?쳐내기 득점에 성공하려면 상대 블로커가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그래서 공격수 성향만큼 ‘세터’도 중요합니다.만약 ‘우리 팀’ 세터가 ‘블로킹을 벗기는’ 재주가 있으면 상대 블로커를 마주할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고 자연스레 쳐내기 득점 비율도 내려갑니다.실제로 팀에서 세트(토스)가 제일 많은 두 선수 그러니까 주전과 백업 세터가 공을 띄울 때 상대 평균 블로커 숫자와 쳐내기 득점 비율이 순위를 비교해 보면 1, 2위만 차이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그나마 상대 블로커 숫자는 삼성화재 1.84명 vs 한국전력 1.81명, 쳐내기 득점 비율은 삼성화재 46.4% vs 한국전력 46.6%로 큰 차이가 있다고 하기 어렵습니다.참고로 두 기록 모두 가장 낮은 현대캐피탈 기록은 평균 블로커 숫자 1.62명, 쳐내기 득점 비율 35%입니다.아, 우리카드는 주전 세터 노재욱(28) 다음으로 세트가 많은 선수가 리베로 이상욱(25)이라 노재욱 기록만 따졌습니다. 노재욱이 2165번 공격수에게 공을 띄우는 동안 이상욱은 147번이 전부였습니다.그렇다고 상대 블로커 숫자를 줄여주는 것만으로 어떤 세터는 좋고 어떤 세터는 나쁘다고 판정하기는 이릅니다.현대캐피탈 세터 이승원(27), 황동일(34)이 상대 블로커와 ‘가위바위보’를 하는 데 제일 능하다고 말하기는 2% 부족한 게 사실.대한항공 한선수(35)가 공을 띄울 때 상대 블로커 숫자가 1.63명으로 이 둘 기록을 합친 것과 비슷합니다.그래도 이 둘과 비교하면 한선수는 ‘레벨’이 다른 세터라는 데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겁니다.세터에게는 득점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게 제일 큰 임무고, 블로킹을 벗기는 것도 그 임무를 향한 과정 가운데 하나일 뿐이니까요.실제로 공격 시도 횟수와 비교할 때 블로킹을 가장 작은 비율로 당하는 팀은 현대캐피탈(7.9%)이 아니라 우리카드(7.7%)입니다.위에서 보신 것처럼 우리카드 주전 세터 노재욱은 이번 시즌 그렇게 상대 블로킹을 잘 연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노재욱 세트 때 상대 블로커는 평균 1.74명으로 각 팀 주전과 첫번째 백업 세터 12명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습니다.그런데 우리카드 공격수가 상대 블로킹을 피할 수 있던 이유는 뭘까요?이번에는 ‘어택 커버’가 정답입니다.‘블로킹 커버’라고도 부르는 어택 커버는 상대 블로킹에 걸린 공이 우리 코트에 떨어지기 전에 ‘건져 내는’ 플레이를 뜻합니다.만약 이 공이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면 상대팀에 1점을 내주게 되지만 건져 내면 우리 팀이 다시 공격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우리카드는 이날 현재 어택 커버 성공률 44.1%로 남자부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는 남자부 평균 기록 40.1%보다 10% 정도 높은 기록입니다. 배구에서 1~4세트는 일반적으로 25점을 먼저 따내는 팀이 이기고 25점의 10%면 2.5점입니다. 우리카드는 어택 커버 하나만으로도 상대 팀을 22.5점에 묶어 둘 수 있는 셈입니다.우리카드 나경복(26·레프트)은 “우리 팀 (신영철) 감독님께서 어택 커버 위치 선정을 정말 잘해주신다. 말씀하신 대로 자리를 잡고 있다 보면 정말 공이 그리로 와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습니다.심지어 10연승 기간에는 이 기록이 48.2%까지 올랐었습니다.어택 커버는 그저 실점을 막아내는 것뿐 아니라 팀 동료에게 ‘여기서 받아줄 테니 마음 놓고 때리라’는 신호를 보내는 수단이기도 합니다.그러니 어떤 의미에서는 연승 중인 팀이라면 이 기록이 올라가는 게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대한항공에 1-3으로 패하면서 11연승 도전에 실패한 9일 경기 때는 이 기록이 뒤졌겠죠?네, 이날 우리카드도 어택 커버 성공률 41.4%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선보였지만 대한항공은 47.6%로 더 높았습니다.이렇게 오늘도 각 팀 선수들은 한 팀이 되어 상대 블로킹을 앞에 두고 쳐내고, 열고, 다시 받아내려 안간힘을 쓰면서 정신없이 코트 위로 몸을 내던지고 있습니다.“그러니까 한 번 더 내게 토스를 올려줘.”(‘하이큐!!’ 히나타 쇼요)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7)이 미국프로농구(NBA) 무대를 떠나자 여기저기서 자칭 타칭 제2의 조던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반짝 스타’로 끝났다. 결국 끝까지 조던에 필적할 만한 성적을 거둔 건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뿐이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무대도 비슷하다. ‘피겨 여왕’ 김연아(30)가 은퇴한 뒤로 여기저기서 자칭 타칭 제2의 김연아가 등장했지만 대부분 국제 경쟁력을 증명하는 데 실패했다. 그리고 살아남은 선수가 바로 2020 청소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영(16)이다. 다음 달 김연아의 모교 수리고에 입학하는 유영은 2019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무대에 데뷔했다. 한국 여자 선수가 시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에서 메달리스트가 된 건 2006년 같은 대회 때 김연아(동메달)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었다. 유영의 성장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유영은 8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9.68점을 받으면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최고 점수를 새로 썼다. 쇼트프로그램 점수(73.55점)까지 합친 총점 223.23점 역시 개인 최고점이었다. 한국 여자 선수가 ISU 공인 대회에서 220점 이상을 받은 건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 김연아(228.56점) 이후 유영이 처음이다. 이 대회에서 유영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건 총점 232.34점을 기록한 기히라 리카(18·일본) 한 명뿐이었다. 유영이 4대륙 선수권 데뷔 무대를 ‘은빛’으로 장식한 것. 그러면서 유영은 2009년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4대륙 선수권 포디엄(시상대)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다. 유영은 이날 보조 시상자로 나선 김연아에게 인형 선물을 받았다. 유영은 시상식 후 “솔직히 연아 언니가 시상자인 줄 모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겉으로는 표현을 못 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너무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다. 연아 언니가 ‘축하해요’라고 한마디를 해주셨는데 진심이 느껴졌다”면서 “연아 언니를 보고 피겨를 시작했다. 이제는 제가 피겨를 이끌고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아 키즈’였던 그가 ‘유영 키즈’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한편 9일 남자 싱글에 출전한 차준환(19·고려대·사진)은 총점 265.43점으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남자 싱글 선수가 이 대회에서 남긴 최고 성적이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던 하뉴 유즈루(26·일본)가 299.42점으로 이 대회 개인 첫 금메달을 따냈다. 이미 올림픽(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세계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경험이 모두 있던 하뉴는 이날 우승으로 피겨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첫 번째 남자 선수가 됐다. 남녀를 통틀어 김연아가 처음 이 기록을 남겼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 우리카드가 2020년 들어 첫 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정규리그 우승 경쟁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최근 10경기에서 전승을 기록 중이던 우리카드는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2위 대한항공에 1-3(31-33, 25-21, 19-25, 19-25)으로 무릎을 꿇었다. 우리카드가 패배를 경험한 건 지난해 12월 14일 안방경기에서 현대캐피탈에 0-3으로 패한 뒤 57일 만에 처음이다. 거꾸로 대한항공은 6연승을 이어가면서 우리카드와 똑같이 승점 56을 기록하게 됐다. 우리카드(20승 8패)가 대한항공(20승 9패)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여전히 유리한 건 사실이지만 이날 패배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비예나(사진)가 양 팀 최다인 33점(공격 성공률 57.1%)을 올렸고 정지석이 20점, 김규민이 12점, 곽승석이 10점을 보태면서 대한항공 선수 네 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반면 우리카드에서는 펠리페가 27점, 황경민이 12점을 올렸지만 다른 선수들 지원이 부족했다. 우리카드로서는 특히 공격 성공률 33.3%에 그친 나경복(9득점)의 부진이 아쉬웠다. 한편 대전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도 5연승 중이던 서울 팀 GS칼텍스가 KGC인삼공사에 2-3(17-25, 32-30, 25-21, 23-25, 13-15)으로 재역전패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간판 유영(16·과천중)이 시상대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유영은 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40.81점, 예술점수 32.74점으로 총점 73.55점을 받으면서 3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기히라 리카(18·일본)가 클린 연기를 선보이며 총점 81.18점으로 선두에 올랐고, 브래디 테넬(22·미국)이 75.93점으로 뒤를 이었다. 유영이 이틀 뒤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현재 자리를 유지한다면 2009년 금메달리스트 김연아(30)에 이어 11년 만에 처음으로 이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한국 선수가 될 수 있다. 은색 드레스를 입고 박수갈채를 받으며 얼음 위에 등장한 유영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오리지널사운트트랙(OST)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유영은 이날 첫 번째 점프로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을 선택했지만 착지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세 바퀴 반을 돌아 회전수는 채웠지만 회전축이 살짝 흔들리면서 두 발로 착지해 수행점수 1.60점을 잃었다. 그러나 곧바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하면서 안정을 되찾았고 이후 안정적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유영은 연기 후 “대회 개막 전 오른쪽 발목을 살짝 다쳤다. 오늘도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며 “프리스케이팅에선 꼭 트리플 악셀을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목이 약간 불편하지만 연기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대회가 끝난 뒤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선수 가운데서는 유영에 이어 임은수(17·신현고)가 68.40점으로 6위, 김예림(17·수리고)이 68.10점으로 7위를 차지하면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아이스댄스 대표 민유라(25)도 새 파트너 대니얼 이턴(25·미국)과 함께 이날 ‘브로드웨이 42번가’ 주제곡에 맞춰 리듬댄스 연기를 선보였다. 민유라-이턴 조는 이날 총점 64.38점을 받아 16개 참가팀 중 8위에 올랐다. 64.38점은 민유라의 개인 통산 리듬댄스 최고 점수다. 민유라는 “새 파트너와 함께 베이징 올림픽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19·고려대)은 7일 쇼트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남녀 피겨 간판 차준환(19·고려대)과 유영(16·과천중)을 포함한 한국 피겨 대표 선수단이 6일부터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목표는 11년 만의 메달 획득. 한국 선수가 4대륙선수권에서 메달을 딴 건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09년 대회 때 김연아(30)가 유일하다. 당시 여자 싱글 금메달을 차지한 김연아는 기세를 이어가 이듬해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두 선수 모두 일본 선수가 최대 경쟁자다. 남자 싱글에서는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2연패를 차지한 하뉴 유즈루(26)가 독보적인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하뉴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모두 우승했지만 아직 4대륙선수권 금메달은 없다. 생애 첫 이 대회 우승을 노리는 그는 2년 전 평창 올림픽 우승의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당시 사용했던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로 했다. 시즌 도중에 프로그램을 바꾸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5일 평창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인 쇼팽의 발라드 1번에 맞춰 마지막 점검을 한 하뉴는 “이 프로그램으로 대중 앞에서 연기한 건 평창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당시의 좋은 기를 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은 정식 경기가 아닌 연습 날이었지만 하뉴의 훈련 모습을 보려는 수백 명의 일본 피겨 팬과 수십 명의 일본 취재진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차준환도 주무기 쿼드러플 점프를 앞세워 메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6위에 그쳤던) 지난해 4대륙선수권 때는 너무 잘하려는 의욕이 앞서다 보니 연기를 망쳤다. 이번 대회는 일단 깨끗하게 연기를 펼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면서 “국내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싱글에서는 기히라 리카(18)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기히라의 ISU 공인 개인 최고점은 233.12점으로 유영(217.49점)보다 15점 이상 높다. 유영은 “아직 기히라와 격차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일본에서 기히라와 함께 훈련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선의의 경쟁자라고 생각하고 이번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유영은 지난달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2020 청소년 올림픽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금메달(총점 214.00점)을 따내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