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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KE082편, 선행 항공편에서 터뷸런스(난기류) 보고가 있었습니다. 일본 상공 진입해서도 3시간 동안 단발적 터뷸런스가 예상됩니다.” 23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내 종합통제센터(OCC). 김성진 대한항공 운항관리사가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오는 KE082편 기장에게 위성통신으로 전화를 걸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같은 하늘길(루트)을 지난 항공편에서 예상치 못한 난기류 보고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김 운항관리사는 난기류 예상 지점을 분석해 기장에게 알려줬다. 어떤 고도와 루트로 비행하면 좋을지도 조언했다. OCC는 ‘잠들지 않는 지상의 조종실’이라 불린다. 약 1000㎡ 공간에 11개 부서 전문가 240여 명이 3교대로 24시간 항공기와 주변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대한항공의 OCC는 지난해 개관 23년 만에 전면 리모델링을 마치고 이날 언론에 처음 공개됐다. 39개국 110개 도시에 취항하는 대한항공은 하루 평균 약 400편의 항공편을 운영한다. OCC에 들어가자 가로 18m, 세로 1.7m 크기의 대형 스크린이 눈에 들어왔다. 스크린에 펼쳐진 전 세계 지도에는 대한항공 비행기들이 어느 곳에 있는지, 기상 상황은 어떤지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직원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가득했다.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평소엔 조용한 곳이지만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고성이 오가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한다. 이날 대한항공은 난기류 대응 체계를 주로 시연했다. 항공기가 심한 난기류를 만나면 격하게 흔들리거나 급강하하는 등 사고 위험이 커진다. 최근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 승객이 사망한 사고도 비행기가 예상치 못한 난기류 지역에 들어가면서 발생한 일이다. 대한항공은 기상청 자료는 물론 일본과 미국의 기상 자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난기류 데이터 등을 활용해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용 대한항공 종합통제본부 상무는 “적란운과 제트기류 부근에서 난기류가 많이 발생한다. 난기류를 피하기 위해 여러 항로를 만들어 놓는다”며 “기장들끼리 난기류 정보를 공유하며 지상과의 소통 시스템을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난기류로 인한 부상이나 기내 환자가 발생해도 OCC에서 상황을 가장 먼저 파악한다. 기내에서 응급처치를 먼저 하고, 필요한 경우 OCC와 같은 건물에 있는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기내와 소통하며 환자를 돌본다. 이와 함께 OCC는 운항 중 항공기에 기계적 문제가 생기는 경우 실시간으로 정비를 원격 지원한다. 비상시엔 회항을 지시하기도 한다. 최적의 항로를 구성해 비행 시간을 줄이고 연료 절감 관리를 해주는 것도 주요 업무다. 황윤찬 대한항공 통제운영팀 부장은 “비행기가 계획된 고도로 운항하는지, 연료 소비를 계획대로 하는지도 확인하고 있다”며 “문제가 생겨도 각 부서 전문가들이 있어서 1초라도 빠르게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것이 항공사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유럽연합(EU)이 역내 최대 반도체 연구소인 IMEC에 25억 유로(약 3조7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며 첨단기술의 핵심 연구개발(R&D) 기지로서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IMEC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초미세 공정 관련 기술 협력을 하는 주요 연구소이자, 2022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방문한 곳이다. 반도체 공급망에서 ‘팹리스(설계업체)의 팹리스’로 불리는 ARM을 보유한 영국은 범정부적 반도체 컨트롤타워를 출범하고 반도체 기술 및 공급망 강화에 나선다. 22일 로이터통신은 IMEC가 유럽 반도체법에 따라 EU로부터 25억 유로를 지원받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IMEC가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인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의 칩을 연구할 수 있는 파일럿 라인(시험 생산을 위한 라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MEC는 3∼10년 뒤 상용화될 반도체 관련 기술과 장비 등을 연구하는 비영리 연구소다. 반도체 업계 ‘슈퍼을’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에서 EUV 핵심 기술을 개발한 곳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ASML의 차세대 노광장비인 ‘하이 NA EUV’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인텔과 IMEC 연구소 둘뿐이다. 선진 장비와 기술의 최전선인 셈이다. IMEC와 파트너십을 맺은 반도체 업체들은 600여 곳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네덜란드 ASML, 미국 램리서치 등이 연구소에 상주 직원을 두고 있다. 2022년엔 이 회장이 유럽 출장길에 벨기에에 있는 IMEC를 방문했다. 당시 이 회장은 귀국길에 기자들을 만나 “IMEC 등에서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느낄 수 있었다”며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IMEC와 EUV 공정 및 2나노 후면전력공급(DSPDN) 기술 등을 협력하고 있다. EU가 IMEC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이유는 반도체 첨단 기술 개발의 핵심기지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다. IMEC에서 개발한 기술과 장비를 반도체 기업들이 활용하게 해 의존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뤼크 반 덴 호브 IMEC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의 기술 없이는 칩을 생산할 수 없다”며 “유럽은 칩 생산을 하기보다는 연구의 중심이자 첨단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설계자산(IP) 분야의 강국인 영국은 반도체 컨트롤타워를 출범한다. 20일(현지 시간) 영국 정부는 ‘영국 반도체 인스티튜트’를 설립한다고 발표하며 “영국이 반도체 연구개발과 설계 등의 분야에서 선두를 지키는 데 일조할 중요한 한 발짝”이라고 밝혔다. 이 기관은 10억 파운드(약 1조7300억 원) 규모 국가 반도체 전략의 집행, 산학연 협력 관리, 해외 투자 유치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영국은 반도체 공급망의 ‘린치핀(Linchpin·핵심축)’으로 꼽히는 반도체 IP 분야의 세계 1위 기업인 ARM을 보유하고 있다. IP는 물론이고 화합물 반도체 분야 등 자국이 앞선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내부에서는 한국과의 반도체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국 유명 연구소인 앨런튜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반도체 생산 5대 강국에 속해 영국이 부족한 반도체 생산 능력을 채워줄 파트너로 적합하다”며 “반도체 산업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삼성전자가 반도체(DS)부문 수장을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64·사진)으로 전격 교체했다.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시장에서 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기술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원포인트’ 인사를 통한 쇄신 의지를 밝힌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을 신임 DS부문장에 임명하고, 기존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을 미래사업기획단장에 임명한다고 21일 밝혔다. 두 수장이 자리를 맞바꾸며 DS부문장의 체급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다시 격상됐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정현호 사업지원TF장 등 부회장 ‘투톱’ 체제에서 ‘스리톱’ 체제로 본격 전환하게 됐다. 전 부회장은 LG반도체 출신으로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해 2014∼2017년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지내며 ‘반도체 신화’를 이끌었다. 2017년 삼성SDI 대표로 옮긴 뒤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개척했다. 지난해엔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의 첫 단장으로 선임되는 등 그룹 핵심 사업을 두루 이끌었다. 지난해 14조8800억 원의 적자를 낸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1분기(1∼3월)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며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AI 시대에 주목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 사장은 돌파구 마련을 위해 스스로 DS부문장에서 용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풍부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21일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총괄하는 DS부문장에 원포인트 인사로 전영현 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64)을 선임한 것은 삼성전자 내부 위기감의 반증이다. 전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먼저 용퇴 의사를 밝히고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과 협의를 마쳤다고 알려졌다. 이사회는 물론 이재용 회장에게 사전 보고해 재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산업이 격변하는 상황에서 메모리 분야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쥐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 회장이 쇄신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2011년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을 신설한 이후 수장을 정기 인사가 아닌 원포인트로 교체한 건 2017년 이후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다. 2017년 권오현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대교체를 위한 용퇴 의사를 밝히면서 DS와 가전(CE)·모바일(IM) 3곳의 부문장이 모두 교체됐다. 당시 이 부회장의 구속 수감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시기였다. 3대 부문의 수장을 60대에서 모두 50대로 끌어내리며 이 부회장이 처음으로 본인 의중을 담은 파격 인사를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김용관 삼성메디슨 대표(부사장)도 삼성전자 사업지원TF로 배치됐다. 과거 삼성 미래전략실에서 반도체를 담당한 김 부사장은 사업지원TF에서도 반도체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사업지원TF에서 반도체 담당 부사장은 2명에서 3명으로 보강된다. 2014∼2017년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지낸 전 부회장은 2017년 삼성전자를 반도체 1위로 이끈 주역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정점이던 2018년 1위 삼성은 DS부문에서 역대 최대인 44조5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해 DS부문은 14조88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반도체 시장의 깊은 불황도 영향을 미쳤지만 AI 시대에 주목받는 핵심 반도체 분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김기남 체제’ 이후 사장급으로 낮췄던 DS부문장의 체급을 부회장급으로 격상하고 강한 기술 리더십을 가진 전 부회장을 전격 배치했다. ‘전영현호’ 체제의 DS부문에는 난제가 산적하다. 우선 HBM이다. 2019년 삼성전자는 HBM 연구개발팀을 해체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가 미국 엔비디아에 4세대 HBM(HBM3)을 독점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다음 세대를 통해 반격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의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에 대해 “젠슨이 승인했다”는 서명을 남겼지만 아직 납품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점유율을 SK하이닉스 52.5%, 삼성전자 42.4%로 전망했다. 파운드리도 녹록지 않다.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가 57.9%, 삼성전자가 12.4%였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점유율 격차는 TSMC 61.2%, 삼성전자 11.3%로 더 벌어졌다. 최근 모든 임원이 주 6일 근무에 나서는 등 비상경영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쇄신의 고삐를 더 조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 부회장은 초격차 기술 강화, 수율 개선, 조직 분위기 쇄신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전 부회장에 대해 “위아래를 아우르는 리더십이 강하다. 위기에 봉착해 흐트러진 내부 분위기를 봉합하고 쇄신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적임자”라며 “부회장급이 DS부문장으로 오면서 그룹 내 사업부의 위상 및 무게 중심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가 반도체(DS) 부문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새 DS 부문장으로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이 선임됐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중 수시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21일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을 DS 부문장으로 위촉하고, 전 부회장이 맡고 있던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전 DS 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전 부회장은 LG반도체 출신으로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D램과 낸드플래시 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 등을 했고 2014년 메모리사업부장을 역임한 반도체 전문가다. 2017년엔 삼성 SDI로 자리를 옮겨 삼성의 배터리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지난해엔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의 첫 단장으로 선임되는 등 그룹의 핵심 사업을 두루 이끌었다.DS부문장 교체로 부문장의 체급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올라갔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차세대 기술 개발 및 조직 융합, 사업 외연 확장 등에 집중할 전망이다. DS 부문은 지난해에만 14조88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반도체 업황 침체 영향도 있었지만 AI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겼고, 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에서도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풍부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한편 경 사장은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겨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한다. 경 사장은 반도체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스스로 부문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전 부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세계 1위 PC 운영체제(OS)인 ‘윈도’를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21일(현지 시간) 인공지능(AI) PC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주요 투자사로 생성형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MS의 발표에 테크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초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HP, 레노버, 애플까지 AI PC 시장에 뛰어들며 업계에서는 “AI PC가 수요 회복이 더딘 PC 시장을 구해줄 ‘구세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CNBC방송은 MS가 21∼23일 개최하는 자사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에서 AI PC의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CNBC는 MS가 윈도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AI PC로는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MS는 지난해 오픈AI의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 모델 ‘코파일럿’을 공개했다. 올해 3월엔 코파일럿을 키보드에 기본 버튼으로 탑재한 PC와 노트북을 출시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보다 한층 진화된 기술 전략이 발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는 AI가 모든 PC의 필수 기능으로 자리 잡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AI PC 시장의 전쟁을 예고했다. AI PC는 연산과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AI 작업에 특화된 PC를 말한다. 특히 최근 나오는 AI PC는 인터넷 없이도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를 표방하고 있다. 이에 데이터 전송 문제나 개인 정보 유출 우려가 적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해 약 4800만 대의 AI PC가 출하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8년에는 전체 PC 출하량의 약 70%가 AI PC일 것으로 예상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것이다. 이에 정보기술(IT) 업체들은 AI PC 및 노트북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첫 AI 노트북 ‘갤럭시북4’ 시리즈를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AI 기능을 탑재한 온디바이스 AI 일체형 PC ‘삼성 올인원 프로’를 공개했다. 갤럭시북4 시리즈는 출시 9주 만에 국내에서만 10만 대 이상이 팔렸다. LG전자도 올 1월 ‘2024년형 LG 그램 프로’를 선보였다. 삼성과 LG 모두 인텔의 AI 칩인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애플은 3월 자체 개발한 ‘M3’칩을 탑재한 ‘맥북 에어’를 공개했다. 카메라, 받아쓰기, 번역, 자동완성 텍스트 등 AI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AI PC로 보기엔 모자라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올해 말에는 아예 AI 기능에 초점을 둔 ‘M4’칩을 탑재한 맥북 제품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중국 레노버는 최근 AMD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데스크톱 ‘싱크센터’ 시리즈를 공개했다. HP와 델도 AI PC 라인업을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AI PC에서 실행할 수 있는 AI 기능과 애플리케이셥(앱) 등이 많지 않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한다. 사용자들이 AI PC를 선택할 이유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땐 앱이 적었지만, 다양한 앱이 개발되면서 스마트폰이 대세가 됐다. AI PC도 사용자를 끌어들이도록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가격과 디자인, 그래픽 성능 등을 매력적으로 갖춘 제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세계 1위 PC 운영체제(OS)인 ‘윈도’를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21일(현지 시간) 인공지능(AI) PC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주요 투자사로 생성형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MS의 발표에 테크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초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HP, 레노버, 애플까지 AI PC 시장에 뛰어들며 업계에서는 “AI PC가 수요 회복이 더딘 PC 시장을 구해줄 ‘구세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19일(현지 시간) 미국 CNBC 방송은 MS가 21~23일 개최하는 자사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에서 AI PC의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CNBC는 MS가 윈도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AI PC로는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MS는 지난해 오픈AI의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 모델 ‘코파일럿’을 공개했다. 올해 3월엔 코파일럿을 키보드에 기본 버튼으로 탑재한 PC와 노트북을 출시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보다 한층 진화된 기술 전략이 발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는 AI가 모든 PC의 필수 기능으로 자리 잡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AI PC 시장의 전쟁을 예고했다. AI PC는 연산과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AI 작업에 특화된 PC를 말한다. 특히 최근 나오는 AI PC는 인터넷 없이도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를 표방하고 있다. 이에 데이터 전송 문제나 개인 정보 유출 우려가 적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해 약 4800만 대의 AI PC가 출하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8년에는 전체 PC 출하량의 약 70%가 AI PC일 것으로 예상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것이다.이에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잇달아 AI PC 및 노트북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첫 AI 노트북 ‘갤럭시북4’ 시리즈를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AI 기능을 탑재한 온디바이스 AI 일체형 PC ‘삼성 올인원 프로’를 공개했다. 갤럭시북4 시리즈는 출시 9주 만에 국내에서만 10만 대 이상이 팔렸다. LG전자도 지난 1월 ‘2024년형 LG 그램 프로’를 선보였다. 삼성과 LG 모두 인텔의 AI 칩인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탑재했다.애플은 3월 자체 개발한 ‘M3’칩을 탑재한 ‘맥북 에어’를 공개했다. 카메라, 받아쓰기, 번역, 자동완성 텍스트 등 AI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지만 AI PC로 보기엔 모자라다는 게 업계 평가다. 올해 말에는 아예 AI 기능에 초점을 둔 ‘M4’칩을 탑재한 맥북 제품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중국 레노버는 최근 AMD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데스크톱 ‘싱크센터’ 시리즈를 공개했다. HP와 델도 AI PC 라인업을 공개했다.일각에서는 AI PC에서 실행할 수 있는 AI 기능과 애플리케이셥(앱) 등이 많지 않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한다. 사용자들이 AI PC를 선택할 이유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땐 앱이 적었지만, 다양한 앱이 개발되면서 스마트폰이 대세가 됐다. AI PC도 사용자를 끌어들이도록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가격과 디자인, 그래픽 성능 등을 매력적으로 갖춘 제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올해 주요 기업들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화두로 ‘정년 연장’이 떠오르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노동계는 국민연금 수령 시기에 맞춰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정년 연장은 기업 인력 및 임금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현대차 노조)는 최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을 요구안으로 확정했다. 현재 국민연금 수령 나이는 63세인데 2033년부터 65세로 연장된다. 이에 맞춰 현대차 노조는 만 60세인 정년을 최대 만 64세까지 연장하자고 요구하는 것이다. 기아 노조 역시 사측에 현대차와 같은 요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그룹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노조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만 65세로 연장하는 임단협 공동요구안을 17일 사측에 전달했다. LG유플러스의 4개 노조 가운데 두 번째로 인원이 많은 2노조도 올해 임단협에 앞서 만 65세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년을 연장하면 기업의 인력 구조 및 인건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300인 이상 대기업 255개사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기업의 중고령 인력 운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60세 이상 인력을 단 1명이라도 임원이 아닌 직급에서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29.4%였다. 대한상의 측은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는 아직 고령 인력을 고용할 수 있는 토대가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이 점차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기업들이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코리아리서치 등이 전국 18세 이상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현재 만 60세인 근로자의 법정정년을 단계적으로 만 65세까지 연장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다만 기업이 정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 및 조정, 유연한 노동 형태 마련 등의 선제 조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계속 고용이 필요한 상황은 맞지만,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 기회가 줄어들고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키울 우려도 있다”며 “여러 선택지를 함께 내놓고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SK하이닉스가 대만 TSMC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인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한 구체적인 역할 분담 밑그림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HBM을 자체 생산해왔지만, 6세대 모델인 HBM4부터 TSMC가 주요 공정을 함께 제작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TSMC는 1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TSMC 유럽 기술 심포지엄’ 행사에서 “HBM4의 베이스 다이(기판)에 12나노급 공정과 5나노급 공정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HBM은 베이스 다이라고 불리는 틀에 D램 반도체를 쌓아 올리는 형태로 제작된다. 현재는 D램과 베이스 다이를 SK하이닉스가 모두 생산하고, TSMC가 이를 받아 다른 부품과 함께 패키징(조립)해 왔다. 하지만 HBM4의 경우 TSMC가 베이스 다이를 직접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 시장을 주도해 왔는데 TSMC가 참여하면서 TSMC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4에서도 베이스 다이와 D램 반도체까지 모두 직접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9일 SK하이닉스는 TSMC와의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26년 양산 예정인 HBM4를 함께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임금 올려달라는 요구보다 정년 연장 요구가 기업에게 더 민감합니다.”올해 주요 기업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의 중요한 화두로 정년 연장이 떠오른 가운데, 최근 한 대기업 임원이 이 같이 말했다. 매년 협상을 해왔던 급여 인상과는 달리 정년 연장은 기업의 인력 및 임금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재계에서는 고령화와 구인난, 저출산이라는 다양한 구조적인 인력 문제는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임금체계 개편과 노동 유연화 등을 정년 연장 논의와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현대차 노조)는 최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을 요구안으로 확정했다. 현재 국민연금 수령 나이는 63세인데, 2033년부터 65세로 연장된다. 이에 현대차 노조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최대 만 64세까지 연장하자고 요구하는 것이다. 기아 노조 역시 사측에 현대차와 같은 요구를 할 전망이다. HD현대그룹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노조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만 65세로 연장하는 임단협 공동요구안을 17일 사측에 전달했다. LG유플러스의 4개 노조 가운데 두 번째로 인원이 많은 2노조도 올해 임단협에 앞서 만 65세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해 정년연장 입법청원을 내고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 의제로 꺼내는 등 정년 연장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공적 국민연금 수급 연령과 맞춰 65세로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치권과의 연대도 검토하고 있다. 정년 연장 요구는 수년 전부터 있어왔으나 기존에는 임금 인상을 위한 전략적 카드 정도로만 써왔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정년 연장 이슈가 점차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청년 근로자들의 감소 문제 등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발 앞서 노사가 정년 문제에 합의한 곳도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최근 임단협을 통해 정년을 만 61세에서 만 62세로 연장했다. 원래 동국제강은 만 59세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매년 10%가량 임금을 줄였다. 그러나 사측은 정년을 늘리면서 만 60세부터 총 임금의 10%가량을 줄이기로 했다. 청년 근로자들의 수급이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고숙련 노동자들이 계속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정년 연장에 합의를 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년 연장 문제에 신중한 입장이다. 고령화에 따른 정년 연장은 피할 수 없는 문제지만, 정년 연장은 기업 인건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회사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년 연장 문제는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정년 문제는 연금이나 의료 보험 등 사회적인 시스템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다보니 사회적 타협이 필요하다. 개별 기업 치원에서 결정하기 벅찬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정년 연장이 시기 상조라는 주장도 있다. 다른 임원은 “정년 연장은 기존 젊은 세대 직원들의 인건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신입 채용을 하기 어렵게 해 청년 채용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업종의 경우엔 정년 연장을 해서라도 근로자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이 처한 상황이 다르다 보니까, 정년 문제를 일반화해서 법제화를 하면 큰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업들도 중고령 인력 운영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300인 대기업 255개사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기업의 중고령 인력 운영 실태조사’ 결과 60세 이상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29.4% 였다. 특히 이들 기업 중 10.2%만이 정규직으로 중고령 인력을 고용하고 있었다. 응답 기업들의 기업의 74.9%는 중고령 인력 관리에 있어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 기업의 37.6%가 ‘높은 인건비 부담’을 꼽았고, ‘업무성과 및 효율성 저하’(23.5%), ‘신규채용 규모 축소’(22.4%), ‘퇴직지연에 따른 인사적체’(16.5%)가 뒤를 이었다.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최근 연금개혁 시 연금수령 연령에 맞춰 60세 이상 고용 또는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당장의 고용 연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며 “정년 연장을 위한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의 개편과 근로조건의 유연성을 높이는 제도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과 동남아시아에 있는 제약회사 하나씩 보고 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사진)이 14일 서울 중구 OCI빌딩에서 열린 지주사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제약 및 바이오 신사업 투자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3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 실패 이후 제약 부문 사업 확장에 재시동을 건 것이다. 이 회장은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 실패에 대해 “격렬한 반대를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OCI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에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투자는) 천천히 가더라도 제대로 된 결과를 내겠다”면서 “한국보다는 해외 시장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 및 바이오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가겠다는 것이다. OCI그룹은 2023년 OCI홀딩스라는 지주사를 출범시켰다. 이 회장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자회사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영업이익률을 20%에 맞출 수 있도록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것이 기본 지침”이라고 했다. 또 “주력 사업인 태양광은 중국의 저가 공세로 힘들다”면서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지만 중국 업체들과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OCI는 지난해 태양광 및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공장에 1조 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생산 능력을 높여 폴리실리콘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2020년까지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라면서 “하지만 투자가 완료되면 원가 측면이나 양적 측면에서도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체계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가전을 기업 간 거래(B2B)에도 공급하며 AI 가전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9일 출시한 신제품 ‘비스포크 AI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을 그란츠 리버파크 아파트의 시행사 ㈜디에이치프라프티원에 공급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비스포크 AI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탑재해 AI 기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센서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사용자가 없다고 판단하면 절전 운전으로 자동 전환한다. AI가 사용자의 부재 패턴을 학습해 점차 빠르게 절전 운전으로 전환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여준다. 또한 삼성전자는 아파트에 공급될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인덕션, 오븐 등 빌트인 가전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연결을 지원해 에너지 절감과 주거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고급 빌라, 타운 하우스, 시니어 타운 등 다양한 B2B 시장에 비스포크 AI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 라인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비스포크 AI 콤보 △비스포크 AI 스팀 △AI 기능이 탑재된 Neo QLED 8K TV 등의 AI 가전도 주거 공간 뿐 아니라 상업·교육시설, 전시장 등에 공급될 수 있도록 시장 공략에 나선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인구소멸, 기후위기, 산업전환이라는 복합위기의 시대에 노동자와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하는 건 필수 조건입니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10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회관에서 진행된 만찬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조도 한국 사회의 경제·사회 주체로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함께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거대한 변화 앞에서 기업이 느끼는 불확실성과 노동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속가능한 한국 사회의 토대를 만드는 건 미래 사회를 위한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위원장 말씀대로 복합위기 시대다. 저출산, 저성장 등이 사회에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어려운 일”이라며 “노사가 기존의 틀인 노동, 자본, 토지 등의 개념을 넘어서 새로운 사회 시스템 등 혁신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제안이 필요하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제안을 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날 노사 대표단체 수장이 만난 건 저출산과 고령화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함께 찾자는 취지에서다. 최 회장은 올해 초 김 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행사에서 김 위원장에게 만남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이 이에 회답하면서 자리가 만들어졌다. 대한상의와 한국노총은 2017년 9월 대표자 간담회 이후 꾸준히 교류해 왔다. 최 회장과 김 위원장은 2021년 최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취임식을 비롯해 각종 행사와 사회적 대화기구 등에서 여러 차례 만났다. 이날 만남에는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과 이형희 서울상의 부회장,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인구소멸, 기후 위기, 산업전환이라는 복합위기의 시대에 노동자와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하는 건 필수 조건입니다”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총) 위원장이 10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회관에서 진행된 만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노조도 한국 사회의 경제·사회 주체로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함께 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거대한 변화 앞에서 기업이 느끼는 불확실성과 노동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결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속가능한 한국 사회의 토대를 만드는 건 미래 사회를 위한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위원장 말씀대로 복합 위기 시대다. 저출산, 저성장 등이 사회에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어려운 일”이라며 “노사가 기존의 틀인 노동, 자본, 토지 등의 개념을 넘어서 새로운 사회 시스템 등 혁신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제안이 필요하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좋은 제안을 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날 노사 대표단체 수장이 만난 건 저출산과 고령화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함께 찾자는 취지에서다. 최 회장은 올해 초 김 위원장과 함께 참석한 행사에서 김 위원장에게 만남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이 이에 회답하면서 자리가 만들어졌다.대한상의와 한국노총은 2017년 9월 대표자 간담회 이후 꾸준히 교류해 왔다. 최 회장과 김 위원장은 2021년 최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취임식을 비롯해 각종 행사와 사회적 대화기구 등에서 여러 차례 만났다. 이날 만남에는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과 이형희 서울상의 부회장,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도로 위 맨홀이 부서졌을 때 보수 공사를 따로 하지 않고도 맨홀에 충격 방지구를 달아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 설비에 비금속 배관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총 9건의 규제샌드박스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것이 도로 위 맨홀 함몰 피해를 막는 ‘맨홀 충격 방지구’ 승인이다. 과거엔 맨홀 뚜껑이 함몰되면 주변을 파내어 포장재로 보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는 장시간 통행을 제한해야 하고 분진과 소음 등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고강도 신소재인 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맨홀 충격 방지구는 도로면 보수 작업 없이 기존 맨홀 뚜껑 위에 방지구를 조립해 설치하면 된다.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공사가 가능하다. 맨홀 함몰에 따른 높낮이차 문제도 쉽게 해결된다. 비금속 배관을 이용한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설비’도 실증특례 승인을 받았다. 지금까지는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속 재질의 수전해 설비 배관만 허용했다. 반면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준은 수전해 설비의 비금속 배관 등에 대해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이미 해외에서는 수전해 설비 제작에 비금속 배관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승인된 수전해 설비의 배관은 폴리에틸렌 등 비금속 재질로 제작된다. 화학적 내구성이 뛰어나고 금속에 비해 가공 조립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현종 대한상의 샌드박스팀장은 “이번 실증특례가 수소 경제 활성화와 사회 인프라의 안전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을 기업 총수가 아닌 핵심 기업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일인 친족의 범위를 현실에 맞게 좁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의뢰한 ‘기업의 지배구조 자율성 확보를 위한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기업집단 규제 개선 방안’ 보고서를 9일 공개했다. 동일인 지정제도는 자산이 일정 규모 이상인 기업의 총수를 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 두고 각종 자료 공시의무를 부과하고 형사책임을 묻는 제도다. 홍 교수는 동일인을 기업 총수 대신 핵심 기업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일인 지정제도는 창업주 개인이 순환출자형 또는 피라미드형 기업집단 형태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이를 경영권 승계에 악용하는 것 등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홍 교수는 “지주회사 체제의 기업은 최상위 회사 등 핵심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집단 범위를 충분히 획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일인 관련자 중 친족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은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친족 간 유대 관계가 약해지고 있는 현실에 맞춰 동일인의 친족 범위를 ‘혈족 4촌, 인척 3촌’에서 ‘동일인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 및 동거 친족’으로 좁혀야 한다고 주장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베트남을 엔비디아의 제2의 고향으로 만들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을 연달아 찾은 가운데 베트남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동남아시아가 매우 중요한 기술 허브가 될 것이다. 패키징 조립, 제조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동남아를 주목하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에 지난달 대만 강진까지 발생하며 중국과 대만, 한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1’의 국가로 동남아를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8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동남아에 연간 투입되는 반도체 팹(공장) 투자 규모는 지난해 36억 달러(약 4조7800억 원)에서 2026년 64억 달러(약 8조5000억 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렴한 인건비와 풍부한 생산인구,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가 장점으로 꼽힌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조립 및 테스트 등 후공정 시장에서 13%를 점유하고 있다. 인텔은 최근 70억 달러를 투입해 말레이시아에 첨단 패키징 시설을 짓기로 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31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램리서치, 마이크론 등도 장비 및 패키징 관련 시설에 투자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세제 및 보조금 등 혜택을 내걸고 해외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반도체 후공정을 넘어 고부가가치 영역으로도 나아가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지난해 수십만 명의 반도체 엔지니어를 육성해 2030년까지 베트남에 첫 번째 팹을 세우겠다는 내용의 반도체 산업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베트남을 찾아 반도체 공급망에서 베트남의 입지를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11%를 담당한다. 지난해 9월엔 세계 3위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가 싱가포르에 반도체 제조공장을 열었다. 로런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는 “우리는 인적 자원이 풍부하기에 반도체 산업에 있어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올해 3월 태국을 방문해 “공급망 다각화를 모색하는 미국 기업에 태국은 최우선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고영경 고려대 아세안센터 교수는 “반도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1 국가를 찾기 위해서 글로벌 기업들이 반도체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반도체 지형도는 수년 안에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화큐셀이 미국 조지아주 카터즈빌 공장의 모듈 생산설비 건설을 완료하고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고 7일 밝혔다. 카터즈빌 공장은 연간 3.3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제조 능력을 갖췄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달턴 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이번에 카터즈빌 공장을 신설하며 미국 최대 실리콘 태양광 모듈 제조기업으로 올라섰다. 한화큐셀은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도 받는다. 카터즈빌 공장에서만 연내 1억4000만 달러(약 1860억 원)의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내년에 계획대로 모든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면 세액공제 규모는 총 1조 원으로 늘어난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싱가포르 에어쇼’ 현장. 항공 강국 도약을 꿈꾸는 중국이 2008년 국영기업 중국상용항공기(COMAC·코맥)를 설립해 자체 개발에 성공한 중형 여객기 C919(사진)를 처음 마주했다. 국제무대 첫 등장이었다. C919가 보잉과 에어버스로 양분된 중형기 시장에서 생존해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C919는 부품의 60%를 미국과 유럽 등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의 핵심 부품인 엔진은 미국과 프랑스 합작사인 CFM인터내셔널의 ‘리프(LEAP)’를 쓴다. 완제품을 제때 고객에게 인도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재까지 C919는 1000대가 넘는 주문을 받았지만 고객에게 전달된 건 5대에 불과하다. 생산 체계와 운항 교육, 정비 인프라 체계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한다. 미국과 유럽 항공 당국의 감항인증(항공기 안전성 등을 인정하는 증명)도 받지 못했다. C919를 도입하더라도 중국 말고는 운항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C919 이름이 적힌 항공기를 보고 있자니 부러움도 밀려왔다. 중형기 자체 생산에 성공한 것은 대단한 성과다. 실제 이런 성과를 중심으로 중국의 항공 산업도 크게 발전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중국의 항공산업은 설계-제조-판매-운영-정비로 이어지는 밸류 체인이 잘 갖춰져 있다. 장쑤성, 상하이시, 저장성, 베이징시, 광둥성 등 80여 개 지역에 항공 단지가 존재한다. C919 개발 초기에 수십 개에 불과하던 협력사도 200곳 이상으로 늘었다고 한다. 부품 및 기술 국산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2020년 미중 갈등이 격화되자 미 정부는 엔진 기술 수출을 불허한다고 압박했다. 2021년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술이 군사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코맥을 수출 규제 리스트에 올리기도 했다. 중국은 이런 위기를 국산화로 극복하고 있다. 2014년 중국 충칭시에 설립된 특수 유리 전문 기업 ATG는 항공기 조종석 창문을 개발해 C919에 납품하고 있다. 바이 이보 ATG 회장은 “과거 외국 기업들은 항공기 유리 수리와 폐기처분까지도 자체 인력만으로 했다”고 말했다. 자국 항공기에 장착된 부품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데 따른 울분이 조종석 창문 개발의 원천이었는지도 모른다. ATG는 2021년 중국 화웨이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는 등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차보쯔(卡脖子·‘목을 조른다’는 뜻) 기술이란 말이 있다. 선진국 의존도가 높아 중국의 자립이 어려운 기술을 일컫는다. 중국과학원은 35개 기술을 ‘반드시 국산화 해야 할’ 차보쯔 기술로 규정했다. 항공기 엔진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엔진 개발자들에게 서신을 보내 “중국 항공기에 중국 엔진을 달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등의 견제가 오히려 중국 항공산업 발전을 견인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한국도 1993년 중형 항공기 개발에 도전했다. 1996년엔 한중 합작 여객기 개발사업도 추진됐지만, 1999년 예산 및 기술 확보 등의 문제로 중단됐다. 반면, 중국은 당시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 나갔다. 결국 ARJ21이라는 소형 항공기를 개발해 수출까지 하고 있다. C919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기술 축적과 산업 지원을 통해 소형에 이어 중형 항공기까지 완성해낸 중국의 ‘항공굴기’는 부럽고 무섭기까지 하다.※변종국 기자의 유튜브 채널 ‘떴다떴다 변비행’에서 관련 동영상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상용항공기(COMAC)의 중대형 민간 항공기 C919의 미래는?’https://youtu.be/Jn3gkgmq2Hc?si=-4_51G6LJyUIC3ol변종국 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빅테크들이 서버 확장에 나서며 고부가 낸드 플래시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빅테크를 겨냥해 대만 업체를 중심으로 AI 서버 시장이 확대되면서, 여기에 SSD를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보는 구조다. 양사는 최근 1분기(1∼3월) 메모리반도체 가운데 D램에 이어 낸드 부문까지 흑자 전환하며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자 치열한 용량 경쟁에 나섰다. 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이 지난달 153억3000만 달러의 매출을 내 4월 기준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애플의 핵심 협력사인 폭스콘은 스마트 가전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상당한 성장”을 보였다고 밝힌 가운데, AI 서버 수요가 “강력한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AI 서버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증가했다. AI 서버 및 스토리지 전문 기업 대만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8억5000만 달러(약 5조2000억 원)로 전년 대비 200% 급증했다. 미국의 AI 서버 전문 기업인 델 테크놀로지스의 미국 회계연도 기준 4분기(11∼1월) 순이익은 11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유에스는 AI 서버 시장이 올해 400억 달러(약 54조5000억 원)에서 2032년엔 4300억 달러(약 585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에 필수적인 SSD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SSD는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장치다. AI가 진화하면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크기도 커진다. 데이터 저장 용량과 데이터 속도 증대에 대한 요구도 늘어난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하려면 고용량 고성능 SSD가 필요하다.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생성형 AI 모델이 진화하면서 SSD 공급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 2분기 SSD의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10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D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의 기업용 SSD(eSSD) 점유율은 각각 45%, 32%였다. 이에 양사의 SSD 용량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양사 모두 용량과 속도가 개선된 쿼드레벨셀(QLC) 방식의 eSSD에 집중하고 있다. QLC는 낸드의 기본 저장 단위인 셀 하나에 4비트(bit)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방식이다. 셀 하나에 3비트를 담던 과거 방식보다 저장 용량 및 속도가 빠르다. 삼성전자는 최근 저장 공간을 50% 늘린 업계 최고층 280단대 V(수직) 낸드플래시를 양산했는데, 이를 하반기(7∼12월) QLC SSD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QLC 기반 60TB(테라바이트) 제품을 내놓고, 내년에는 업계 최고 수준인 300TB의 초고용량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eSSD 시장은 AI 서버 수요 증가로 구조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양사 모두 높은 지배력이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QLC SSD 제품의 라인업이 적극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