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진

최훈진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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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건축디자인 기사를 씁니다. 많이 보고, 듣고, 묻고 쓰겠습니다.

choigiza@donga.com

취재분야

2024-10-24~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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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 만점 속출에 최상위권 변별력 약화… “수능 국어가 좌우할 듯”

    “수학 영역의 최상위권 변별력이 완전히 무력화됐다. 올해 입시에서 의대에 가려면 이제라도 까다로운 문학 문제 학습량을 늘리고, 표준점수 받기 유리한 과학탐구Ⅱ를 무조건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43일 앞둔 4일,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중등진학연구회 소속 장지환 배제고 교사는 이같이 분석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의대, 서울대 진학을 노리는 최상위권에서 변별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능 성적 위주로 학생을 뽑는 대입 정시에서는 원래 수학 성적이 가장 중요했지만, 이번 9월 모의평가 기조가 반영된다면 국어 성적이 가장 중요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 ‘물 수학’에 국어-과학탐구 중요성 커져 교육계에서는 그동안 최상위권 수험생을 변별해온 수학의 난도가 확 내려가면서 의대와 서울대 진학의 당락을 가를 과목이 다른 과목으로 대체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9월 모의평가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득점자는 2520명(0.68%)이다. 이는 수학의 세 가지 선택과목(확률과 통계, 미분과 적분, 기하) 중 미적분에 응시한 이과생들로 추정된다. 기하와 확률과 통계는 과목 특성상 미적분보다 쉽기 때문에 평균 점수가 높다. 만점을 받아도 미적분만큼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나오지 않는다. 표준점수는 평균 점수가 낮을수록 높아진다. 이번 모의평가 수학 만점자는 6월 모의평가(648명)의 약 4배, 지난해 수능(934명)의 2.7배다. 여기에는 확률과 통계, 기하 응시생이 제외됐기 때문에 실제 수학 만점자 수는 더 많다. 수학 응시생 중 만점자 비율(0.68%)도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 수능이 도입된 이후 평가원이 주관한 총 8차례 모의평가, 수능 중 가장 높다. 수학이 그만큼 쉬웠다는 얘기다. 입시 전문가들은 4점짜리 주관식 문항이 쉽게 출제돼 최상위권 변별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6월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을 밝히면서 여러 개념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 까다로운 문제풀이 과정을 요구하는 문제 등을 사례로 제시했고, 출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항이 사라지자 최상위권에서 만점자가 속출한 것이다. ● 국어는 ‘문학 준킬러’가 난도 높여 반면 국어는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이 확보됐다.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2점으로 지난해 수능(134점)과 올 6월 모의평가(136점)에 비해 올랐다. 만점자 비율도 전체 응시자의 0.04%로 6월(0.39%)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지목했던 비문학의 킬러 문항이 빠진 대신 문학에서 선택지가 까다로운 문항이 다수 출제되면서 난도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2점으로 좁혀졌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11점이었다. 그간 수학을 잘하는 이과생에 비해, 국어를 잘하는 문과생이 입시에서 다소 불리했는데 이런 구도가 조금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과생들이 인문계열 상위권 학과에 대거 진학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도 다소 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영어는 매우 어렵게 출제됐다. 1등급 비율이 4.37%로, 2018학년도 절대평가 도입 이래 두 번째로 낮았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7.83%였다. EBS 교재와 연계된 지문이 많았지만 선택지가 까다로워 정답률이 낮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상대평가 1등급 비율이 4%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험생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한 절대평가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어 고난도 문항을 따로 대비해야 할 정도로 어렵게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어 난도가 높아지면 현역 고3 재학생에게 불리하다. 장 교사는 “이 정도 난도라면 수시 모집에 지원한 재학생들이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못 맞춰 불합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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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들 이탈에 폐강 속출”… 충원 힘든 지방대 고사 위기

    “수업 편성이 아예 안 되는 과목까지 나옵니다. 학생들이 여럿 자퇴하면 ‘비인기 과목’은 정원을 채우지 못해 한꺼번에 폐강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예요.” 서울의 한 대학 입학사정관은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학 내 현실을 토로했다. 1, 2학년 재학생들의 중도 탈락률이 높아져 강의 개설이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의가 사라지면 기존 재학생들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 대학들은 강의 개설을 위한 최소 학생 수 기준을 완화하는 추세다. 이 입학사정관은 “등록금도 수년간 못 올린 상황에서 1, 2학년생들이 이렇게 많이 나가면 학교 운영에 지장을 준다”고 토로했다. 재정난이 심각한 대부분의 대학은 편입생 충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신세다. 문제는 서울 주요 대학들이 편입생들을 빨아들이면서 연쇄 효과로 지방대나 중하위권 대학도 결원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서울 주요 대학은 편입학 경쟁률이 20 대 1을 웃돌지만 지방대는 이에 못 미친다. 편입학 확대가 결국 지방대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종로학원이 최근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4년제 대학 편입 규모를 분석한 결과 서울권 대학의 편입학 경쟁률은 20.3 대 1, 지방권 대학은 2.14 대 1이었다. 편입학 모집 열풍은 반수, 재수 과열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대학에 결원이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는 1, 2학년생의 중도 이탈이기 때문이다. 중도 이탈한 학생들이 다시 이듬해 입시에 재도전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현역 고3 학생들은 더 치열한 입시 경쟁을 치러야 한다. 재수생 등에 밀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등급이 내려간 고3 학생들은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이듬해 반수와 재수로 입시에 재도전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재수생만 자꾸 더 많이 양산되는 구조가 되어 가는 것이다. 이런 기형적 입시 구조에서 벗어나려면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학령인구가 줄면서 지방권 대학은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수도권 대학은 높은 중도 탈락률 때문에 위기”라며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대학에 학교에 남아 공부할 학생을 제대로 선발할 권한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이과 통합수능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대학의 입학처장은 “공대에 진학했어야 할 아이들이 대학 타이틀만 보고 입학해 철학과에 와서 앉아 있다”면서 “성적과 간판에 휘둘려 학과를 택하는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고 짚었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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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대학 편입 4만명… 의대 광풍에 5년새 최대

    올해 전국 4년제 대학의 편입학(정원 내) 모집인원이 총 3만9635명으로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광풍, 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부작용 등이 빚어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 2학년 학생들이 잇달아 학업을 그만두자 대학 현장에서는 “이러다 대학 교육이 붕괴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동아일보와 김영편입학원이 교육부 대학알리미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학년도 4년제 대학 편입학 모집인원은 2019학년도(3만3470명)보다 6165명(18.4%) 늘었다. 대학들이 신입생 전체 모집인원(34만9124명)의 11.4%에 해당하는 학생을 편입학으로 모집했다는 의미다. 기존 대학에서 2학년 과정 수료 예정자는 편입시험을 거쳐 다른 대학 3학년에 들어갈 수 있다. 특히 상위권 대학은 편입생 모집 규모가 가파르게 늘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2019∼2023학년도 편입생 모집인원은 1943명에서 2635명으로 35.6%(692명)가 늘었다. 고려대, 연세대는 약 2배 늘었고 성균관대는 34명에서 246명으로 약 8배 뛰었다. 편입학 모집이 늘었다는 것은 대학에서 1, 2학년 재학 중 학업을 그만두는 학생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매년 모든 대학은 1, 2학년 중도 탈락 규모를 조사하고, 교육부는 이를 반영해 편입생 모집인원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주요 15개 대학 1학년생 중도 탈락률은 지난해 9.2%에 달했다. 5만2842명 가운데 4857명이 중도 탈락했다. 1∼4학년 전체 학생의 중도 탈락률은 3.2%였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는 의대 열풍이 꼽힌다. 이공계 최상위권 재학생들이 ‘의치한약수’(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로 옮겨가기 위해 학업을 그만두고, 대학은 이탈한 인원만큼을 편입생으로 채우면서 ‘편입 붐’이 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개 대학 자연계(이공계 및 의대 제외) 중도탈락률은 5.2%로 인문계(2.6%)의 2배였다. 이공계는 3.8%였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의대 재도전을 목표로 재수나 반수에 뛰어드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학생들이 연쇄적으로 학교를 옮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의대 열풍으로 입시계는 대혼란”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학 입학사정관은 “한 학과의 20% 이상이 한꺼번에 나가 버리니 폐강되는 강의가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편입학 붐이 대학 교육 붕괴, 대입 재수생 양산으로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서울, 공대→의대 ‘편입 도미노’…“취업난속 스펙 업글” [편입에 휘청이는 대학]15개大 1학년 10명중 1명 이탈의대-수도권 대학으로 연쇄이동약대 신입생 중도이탈 25배 급증2021학년도 입시에서 수도권의 한 대학에 입학한 A 씨는 올해 연세대 공학계열 3학년으로 편입했다. 이전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망쳤다는 생각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비대면 수업을 들으며 1년간 대학생활을 해보니 ‘더 좋은 학벌’에 대한 갈망은 더 커졌고 결국 지난해 1월부터 편입 준비를 시작했다. A 씨는 “편입에 집중하기 위해 2학년 때부터는 최소한의 전공 과목만 수강했다”며 “1년간 편입 준비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15개 대학 1학년 재학생 10명 중 1명(9.2%)꼴로 학업을 그만두고 중도 탈락했다. 의대 열풍, 상위권 대학이나 학과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이는 재학생 이탈로 이어지고, 대학들은 빈자리를 편입으로 채운다. 지방대에서 ‘인(in) 서울’ 대학으로, 자연대 및 공대에서 의대나 약대로 학생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도미노처럼 여파가 퍼지고 있다. 이는 다시 ‘재수 열풍’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교육 현장의 분석이다.● 의대 열풍, 편입학 바람에 한몫 이른바 ‘의치한약수’(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의 인기는 편입학 모집 열풍의 단초로 꼽힌다. 의대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이 반수, 재수를 통해 의대에 가려고 재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동아일보가 2일 김영편입학원과 함께 분석한 결과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자연계 중도 탈락률은 2019년 3.6%에서 올해 5.2%로 늘었다. 인문계 중도 탈락률은 자연계의 절반에 그쳤다. 이공계는 같은 기간 2.8%에서 올해 3.8%로 증가했다. 2022학년도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수능도 편입학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경계나 인문계 학과로 진학한 이과 학생들 중 상당수가 적성 문제로 학업을 중단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들은 수학, 과학탐구 등 고득점에 유리한 과목에서 강점이 있는데 이를 믿고 상위권 대학 상경계, 인문계 학과에 몰렸다. 일명 ‘문과 침공’으로 불리는 현상이다. 서울의 한 대학 교수는 “경제학과 신입생 대부분이 이과생일 정도”라며 “인문대도 대학 간판만 보고 왔다가 수업에 적응하지 못해 이탈하는 학생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 이전 정부 ‘정시 확대’도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대입 정시 확대도 편입학 붐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의 입시 비리 의혹이 ‘수시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지자, 당시 교육부는 수도권 대학 정시 비중을 기존 30%에서 4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내신 위주의 수시보다는 수능 위주의 정시가 공정하다고 본 것. 한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정시로 입학한 학생들은 언제라도 다시 수능을 볼 준비가 된 아이들”이라며 “이들의 중도 탈락률이 최근 20% 정도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내년에 늘어나는 약대 편입 규모는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선발된 약대 신입생 9550명 가운데 206명(2.2%)은 학교를 그만뒀다. 2021년만 해도 중도 탈락자 수는 8명으로 0.1%에 그쳤으나, 1년 새 중도 탈락자가 25배나 급증한 것. 임형욱 김영편입학원 진로진학연구소장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 재도전 등을 위해 빠져나간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약대가 있는 한 대학의 입학처장은 "우리가 충원 가능한 약대 인원을 모두 편입 모집하면 다른 학교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도권 약대가 충원을 많이 하게 되면 자연과학계열뿐만 아니라 지방권 의약학계열까지 연쇄적으로 이동이 발생해 결원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쉽지 않은 취업난이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대학 교수는 “명문대 졸업장, 의사 면허증이 아니면 기대만큼의 연봉을 받기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도 어렵다는 것을 학생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졸업이 1, 2년 늦어지더라도 차라리 수능을 한 번 더 치르거나 편입을 해서 학벌을 ‘업그레이드’하자는 것이 요즘 학생들의 생존 방식”이라고 지적했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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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시 확대에… ‘수학’ 안보는 수험생 비율 8년만에 최고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원서를 낸 수험생 중 5.3%는 수학 영역에 응시하지 않았다. 2016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로, 교육 현장에서는 ‘수시모집 확대’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4학년도 수능 지원자 현황’에 따르면 총응시생 50만4588명 가운데 2만6505명(5.3%)은 수학 시험을 보지 않을 예정이다. 1년 전(4.2%)보다 1.1%포인트 늘었다. 이는 수시 선발 비중 확대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인원은 27만836명으로 전체 모집인원(34만3609명)의 78.8%를 차지해 역대 가장 높다. 수시 전형은 수능 2개 영역의 일정 등급(최저학력 기준) 이상의 성적만을 요구한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모든 영역을 치를 필요 없이 2개 영역만 일정 등급 이상 받으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부하기 어려운 수학을 포기하고 영어, 사회탐구 등에 집중하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수학을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선택 과목(미분과 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중 미적분과 기하를 더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미적분과 기하는 난도가 높고 학습량이 많지만 그만큼 고득점에도 유리하다. 주로 이과 수험생이 이 과목들을 선택한다. 올해 수능에서 미적분,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 비중은 53.2%로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후 최고치다. 2022학년도에 문·이과통합수능이 시행된 이후 일부 문과 수험생도 고득점을 노리며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고 있다. 수능 전 수험생이 치를 수 있는 마지막 공식 모의고사인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는 이달 12일 전국 17개 시도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번에도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여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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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사각지대 놓인 결식우려 아동에게 든든한 지원군 역할”

    “지방정부에 먼저 결식 우려 아동 발굴을 제안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복지 지원 체계 안으로 편입시켜 온 것이 행복얼라이언스의 가장 큰 임팩트입니다.”(신현상 한양대 경영대 교수·임팩트리서치랩 대표) 15일 SK그룹은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새로운 연결과 협력,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소셜밸류커넥트(SOVAC) 2023’을 열었다. SOVAC은 국내 최대 민간 사회적 가치 플랫폼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9년 제안해 출범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지속 가능 방안을 논의한다. 사회공헌 네트워크인 행복얼라이언스는 이날 오전 ‘협력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주제로 세션을 열었다. 그동안 행복얼라이언스가 펼쳐온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집합적 영향력(collective impact)’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집합적 영향력이란 기업, 정부, 시민사회, 지역사회 등 다양한 주체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신현상 교수, 임은미 행복얼라이언스 사무국 국장, 최민건 BGF리테일 팀장, 권연주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실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 ‘행복두끼’로 5314명 지원 행복얼라이언스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아동의 결식·결핍 문제를 해결하고, 주거환경이나 학습·정서를 지원하는 사업을 펼쳐왔다. ‘행복두끼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행복얼라이언스가 2020년부터 결식 우려 아동을 지원한 사업이다. 73개 지방정부, 116개 기업, 50곳 이상의 사회적 기업 등이 힘을 합쳐 이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지방자치단체가 결식 우려 아동을 발굴하면 지역사회와 사회적 기업은 도시락을 만들어 배송하며 아이들을 관찰한다. 기업은 후원금 또는 후원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행복얼라이언스 사무국인 행복나래에 따르면 5314명의 결식 우려 아동이 행복두끼 프로젝트로 도시락을 지원받았다. 이날 행복두끼 프로젝트의 성과를 분석해 발표한 신 교수는 “행복얼라이언스가 3년간 창출한 가치가 약 542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연평균 사업비 대비 사회성과 창출 금액은 2.7배로 추정됐다. 신 교수는 “복지 사각지대 아동을 발굴해 급식 지원 대상에 편입시키고, 지역사회에 결식 아동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는 등의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복두끼 도시락에 대한 영양학적 분석도 이뤄졌다. 인공지능(AI) 기반의 푸드 스캐닝 기술로 인천 지역아동센터를 다니는 34명의 식판을 스캐닝해 음식의 양과 종류, 섭취율 등을 실시간으로 알아본 것이다. 도시락 이용 아동의 부모를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에서는 ‘제철 과일을 챙겨주지 못해 마음이 안 좋았는데, 행복두끼가 그런 부분까지 챙겨줘 다행이다’ ‘도시락을 바닥에 던져두는 것이 아니라 문고리에 걸고 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 ‘집합적 영향력’ 지속가능성 고민해야 신 교수는 “수혜 가정이 느끼는 심리적 효과뿐만 아니라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지방정부, 지역업체, 시민들까지 아동 결식·결핍이라는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서 긍정적인 인식의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앞으로의 과제는 행복두끼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이 결식, 결핍이라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국장은 “행복얼라이언스 사업이 목표한 방향대로 가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어떤 개선이 필요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행복얼라이언스는 2025년까지 국내 아동의 ‘결식 제로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임 국장은 “다른 방식으로 집합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BGF리테일, 스마일게이트와도 공동의 목표를 만들어 함께 실행해 나가면 또 하나의 혁신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 실장은 “아동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과 공동 성과 체계 구축은 확산돼야 한다”며 “행복얼라이언스가 아동의 의식주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면 스마일게이트는 아이들이 꿈을 찾는 창의 환경을 지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마일게이트는 2016년부터 학대, 방임, 경계선 장애, 청소년 부모 등의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사업을 해오고 있다. 최 팀장도 “BGF리테일도 아동 결식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다”면서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 CU를 거점화하는 등 행복얼라이언스와 함께 협력해 시너지를 낼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2017년부터 전국에 있는 편의점 CU 1만7000여 개 점주, 점원들과 함께 실종 아동을 찾아주는 ‘아동 안전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까지 105명의 아동이 CU의 도움을 받아 가족에게 돌아갔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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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모든 초등교에 학부모 민원통화 녹음 전화 설치

    내년부터 서울의 모든 초등학교 교실에 학부모 민원 통화를 녹음할 수 있는 전화가 설치된다. 또 각 초교에 변호사 한 명씩이 지정돼 교사가 언제든 악성 민원 등과 관련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활동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시교육청이 8월 발표한 교육활동 보호 대책을 좀 더 구체화한 내용들이 담겼다. 이날 발표된 대책에 따르면 앞으로 서울의 모든 초교에서 교사가 학부모 민원 전화를 받을 때 ‘통화 중 녹음’이 가능해진다. 현재는 서울 내 초교의 34.2%만 모든 전화에 녹음 기능을 갖고 있다. 시교육청은 전화기 교체에 예산 30억 원을 투입한다. 교사가 필요할 때 언제든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전담 변호사도 운영된다. 변호사 1명이 5∼10개 학교의 업무를 맡아 보는 식이다. 시교육청은 서울지방변호사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문 변호사 인력 풀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학교당 265만 원(변호사 계약료)씩 총 36억 원을 지원한다. 시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에는 변호사, 장학사 등으로 구성된 ‘아동학대 및 교육활동보호 신속대응팀’(SEM119)을 만든다. 국회에서 교원지위법이 개정되면 신속대응팀은 아동학대 신고 사안이 발생할 때 해당 학교에 가서 사건을 직접 확인하고 수사기관에 의견을 제출한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의한 무고성 아동학대로 판단되면 시교육청 교육활동보호센터로 사안을 이관한다. 이후 교육감이 학부모를 교사에 대한 무고죄로 고발할지 여부를 검토한다. 신속대응팀은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되는 교권보호위원회도 운영한다. 11월부터 학부모 등 민원인이 학교를 방문할 때는 카카오톡 채널에서 학교를 검색해 방문 목적과 시간을 적은 뒤 학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을 받은 민원인만 학교 교문에서 QR코드 인식을 거친 뒤 교직원의 안내에 따라 교실이 아닌 별도의 면담실에 들어갈 수 있다. 학부모가 막무가내로 교실, 교무실을 찾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조 교육감은 “오늘 마련한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이 선생님들께 와닿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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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AI 등 첨단학과도 1, 2년뒤 재학생 이탈 우려… “인재 양성 차질”

    서울 상위권 대학의 이공계 학과 2학년인 A 씨는 올해 휴학하고 재수종합학원에 등록했다. 의대에 지원하기 위해서다. 학과 공부가 적성에 맞지만, 그걸로 만족할 수는 없었다. 그는 “같은 학과 선배들을 봐도 취업이 쉽지 않다. 박사를 할 것도 아니고 창업은 맨땅에 헤딩”이라며 “지금 좀 힘들어도 의대에 가면 미래가 보장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의대 열풍이 장기화되면 국내 이공계 인재 양성에 문제가 생긴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가장 큰 문제는 이공계열 학생에게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지 못해 학생이 중도 이탈하면서 뛰어난 인재를 키울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윤채옥 한양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졸업 후 잘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공계가 졸업 후 성공한 케이스가 많으면 좋은데 그게 아닌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는 ‘반도체와 인공지능 등 첨단분야 인재를 양성하겠다’며 첨단학과 정원을 크게 늘렸지만 이들 학과도 1, 2년 뒤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첨단학과에 진학한 학생들이 의대에 가겠다고 대거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중도 탈락자 규모를 보면 정부가 아무리 첨단학과 정원을 확대해 봐야 의대 열풍 때문에 아무 소용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내에서는 아직 문제 인식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의 한 교수는 “학생들이 1학년 중간에 빠져나가는 게 눈에 보여 속이 상하지만 다른 학생들이 또 와서 채운다”며 “(의대 열풍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메이저 대학은 이공계열 인력 공급 체계가 무너질 수준이라는 고민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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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호 “20년 동결된 교원 보직수당 등 대폭 올릴것”

    정부가 담임이나 보직을 맡은 교사의 수당을 인상하는 한편 교원평가에서 성희롱 등으로 논란이 됐던 서술형 문항을 폐지하기로 했다. 교사 심리 검사와 치료의 무료 지원 방안을 발표하는 등 정부가 ‘교사 달래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장 교사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책임지고 동결된 담임·보직 수당을 대폭 인상해 드리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현재 담임수당은 2016년부터 월 13만 원, 보직수당은 2003년부터 월 7만 원이다. 교원들이 줄곧 폐지를 요구했던 교원평가의 서술형 문항도 없어진다. 이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이달부터 교사 누구나 심리 검사와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원 마음건강 회복지원 방안’도 발표했다.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시도교육청의 교원치유지원센터 등에서 받을 수 있다. 치료가 요구되는 교사는 교육부 연계 병원, 인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받은 뒤 증빙자료를 내고 비용을 돌려받는다. 한편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교권보호 4법’(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지위법, 교육기본법)이 가결돼 21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23-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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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의회, ‘생태전환교육 조례’ 폐지… 조희연 교육감과 재충돌

    서울시의회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농촌 유학’의 근거가 되는 조례를 시교육청의 재의 요구에도 결국 폐지했다. 이에 진보 성향 교육감인 조 교육감은 “제소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다수인 시의회와 또다시 충돌했다.서울시의회는 15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생태전환교육 조례 폐지조례안’을 재석의원 74명 만장일치로 재의결했다. 이들 74명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시교육청이 7월 26일 폐지조례안 재의를 요구했지만 시의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조 교육감은 즉각 반발했다. 조 교육감은 입장문을 내 “미래세대의 절절한 호소를 외면하는 것이라 제소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다”며 “기후위기, 환경재난 해결이라는 생존 의제를 학교 현장에 안착시키는 장치(생태전환교육 조례)를 허무는 것은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가 재의결한 사안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면 교육감은 20일 내 대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대법원이 조례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생태전환교육 조례는 자연과 기후변화 교육에 대한 지자체 법안이다. 이 법안을 근거로 시행되는 조 교육감의 대표적인 정책이 ‘농촌 유학’ 사업이다. 서울의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농촌의 소규모 학교로 가 최소 1학기 동안 지내며 해당 지역을 체험한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은 조례에 근거해 운용되는 생태전환교육기금이 이 사업에만 쓰이고 있다며 올해 초 1학기 농촌 유학 예산을 전부 삭감하는 등 조례 폐지를 추진했다. 시교육청은 상위법인 교육기본법에도 ‘국가와 지자체는 생태전환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항을 들어 조례 폐지가 부당하다고 주장해왔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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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교사 누구나 심리 상담·전문의 치료 지원…2년마다 정례화 추진

    최근 교사들의 극단 선택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교사 누구나 이달부터 심리 검사와 상담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부터 2년 주기로 교사 심리 검사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교원 마음건강 회복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7월 서이초 사건 이후 교직 사회 전체가 집단 트라우마와 우울감을 겪고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희망하는 교사 누구나 심리 검사와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심리 검사는 시도교육청의 교원치유지원센터 26곳이나 시도와 시군구에 있는 복지부 정신건강복지센터 261곳 등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다. 온라인 검사도 가능하다. 심리 검사는 먼저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경험으로 심리적 고통을 받는 위기 교사부터 받는다. 약 11만 명에 달하는 유치원 교사, 초등학교 저학년 담임 교사, 특수 교사도 우선 심리 상담 대상이다. 검사를 통해 상담이 필요한 교사는 교원치유지원센터의 상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의학적 치료가 요구되는 교사는 교육부 연계 병원이나 주거지 인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자비로 먼저 치료받은 뒤 증빙자료를 내면 비용을 돌려받는다. 이를 위해 1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교사가 우울증으로 병의원을 찾는 횟수는 4년 새 2배 가까이로 늘었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교와 유치원, 어린이집 소속 교사와 교직원이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사례는 2018년 8만8127건에서 지난해 15만8066건으로 1.8배로 증가했다.한편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교권보호 4법’(초·중등교육법·유아교육법·교원지위법·교육기본법)이 가결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법 집행과정도 개선해 교권회복을 체감하도록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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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자유특구’ 4, 5곳 내년 운영… 지방 명문 초중고 키운다

    교육부가 유치원부터 초중고 및 대학까지 지역 맞춤형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교육자유특구’ 4, 5곳을 선정해 내년부터 시범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광역자치단체장과 시도교육감은 올 12월까지 지역 실정에 맞는 공교육 혁신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특구로 선정된 지역에는 학생 선발 및 학교 운영 자율성을 보장하고 예산도 지원한다. 특구로 지정된 지역은 돌봄 기능부터 강화된다. 올해 전국 13개 시도교육청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범 운영 중인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일원화) 운영 모델을 내년 교육자유특구 지역에 우선 적용한다. 또 단체장과 교육감이 지역 공교육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지역 도서관, 관공서 등 유휴 공간이나 인력 활용 방안을 협의한다. 특구 내 학교들은 ‘특화 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학교 예산이나 사업 운영의 자율성이 확대된다. 지역 대학 교수를 초중고 강사로 초빙하거나, 산업체 관계자들이 실습 수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부는 이를 통해 ‘지방 명문 초중고’가 부활하면 지역의 인구 유출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 지역에서 인구가 유입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안학교나 자사고 등은 교육감과의 협의 아래 신청할 수는 있지만 이번 교육자유특구 제도는 신규 학교 설립보다는 기존 공교육 틀 안에서 혁신을 도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특구 내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도 늘어난다. 지역 산업과 관련 있는 교육 과정이 고교와 지역 대학에서 운영되면 졸업 후 취업이나 창업에도 유리하다. 대학의 지역인재전형 선발, 장학금도 확대한다. 서울 출신 학생이 많은 지방 의약학 계열이 지역인재 선발을 늘리면 졸업 후에도 지역 정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대부분 지방 의대를 졸업하면 서울로 돌아가버리기 때문에 지역 인구 유입 효과가 별로 없다. 교육부는 이달 안에 교육자유특구 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11월 공청회 개최 및 현장 의견 수렴을 거쳐 시범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12월 공모를 시작한다. 시범 운영은 내년 초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부터 초중고교 공교육의 경쟁력 강화와 대학 연계까지 단체장과 교육감이 머리를 맞대 지역 특성에 맞는 전략을 제안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인재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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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모평서 쉬웠던 수학 어려워지고 과탐Ⅱ에 최상위권 몰릴 것”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11월 16일 실시되는 이번 수능에서는 공교육 밖 내용을 다룬 ‘킬러(초고난도) 문항’은 없어지고, 중·고난도 문항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부의 ‘킬러 문항 배제’ 지침이 반영된 9월 모의평가에서는 이러한 출제 경향이 확인됐다. 올 수능은 특히 N수생과 검정고시 출신 등 졸업생의 비율이 35.3%(17만7942명)로, 1994년 수능 도입 이래 역대 3번째로 높아져 최상위권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올 수능 출제 전망과 수험생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학습 전략 포인트를 13일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와 함께 정리했다. ● 수학 난도 높아질 가능성입시 전문가들은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영어는 어렵고 수학은 다소 쉬웠지만, 수능에 이러한 출제 기조가 그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수학의 경우 주관식 ‘킬러’ 문항이 빠져 사실상 난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출제에서는 중·고난도 문항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국어와 영어는 9월 모의평가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수학은 더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수능 영어가 평이하게 출제됐는데도 직전 9월 모의평가 때 워낙 쉽게 출제됐던 탓에 수험생의 체감 난도는 매우 높았다”면서 “수학이 쉬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상황이라 평가원이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난도를 조금만 올려도 체감 난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 팀장도 “올 수능에서 수학은 어떻게 출제될지 가장 예단하기 어려운 과목”이라고 짚었다. 그는 “9월 모의평가를 보면 국어의 경우 예년과 달리 문학이 중요해졌다는 점을 고려해 학습 시간을 안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수능까지 수험생을 변별하는 핵심 과목이었던 수학이 9월에 쉽게 나왔지만 수능에서는 난도 조절에 들어갈 수밖에 없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과탐Ⅱ 선택 몰려 최상위권 경쟁 치열올 수능에서도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이과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부터 국어에서는 ‘언어와 매체’가, 수학에서는 ‘미적분’이 어렵기 때문에 ‘화법과 작문’(국어), ‘확률과 통계’(수학)에 비해 원점수 대비 표준점수가 더 높게 나왔다. 이 때문에 점수만 보면 ‘언어와 매체’와 ‘미적분’을 선택하는 것이 입시에 유리한 상황이다. 11일 평가원이 발표한 올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를 보면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은 23만5100명(49.2%)으로 2021년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 이래 ‘확률과 통계’(46.7%)를 선택한 수험생 수를 처음 앞질렀다. 통상 문과생들은 ‘확률과 통계’를 많이 선택한다. 탐구 영역에서는 과학탐구Ⅱ(지구과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물리학Ⅱ)를 선택한 학생이 크게 늘면서 최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평가원에 따르면 올 수능에서 과학탐구Ⅱ를 선택한 수험생은 지난해(1만5989명)보다 4900명 늘어난 2만889명으로 집계됐다. 6월 모의평가에서 과학탐구Ⅱ 4개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90점대를 형성하자 이과 계열 N수생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올 수능에서 과학탐구Ⅱ를 선택하면 고득점에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이과 계열 N수생들이나 과학탐구Ⅰ을 택했던 재학생들이 선택과목을 바꿨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과학탐구Ⅱ의 평균 학력 수준이 올라가 표준점수 받기가 유리하지 않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3월 교육청의 전국연합학력평가부터 6월 평가원 모의고사까지는 과학탐구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98점에 이를 정도로 높아지면서 과학탐구Ⅱ를 선택한 수험생이 고득점에 유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가 2024학년도 입시부터 과학탐구Ⅱ를 필수 지정 과목에서 제외했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은 오히려 더 과학탐구Ⅱ에 몰리고 있다.● ‘킬러 문항 배제’ 관계없이 공부해야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전까지 남은 60여 일 동안은 수험생들이 익숙한 문제라도 실수 없이 풀어낼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실장은 “문제 풀이 기술을 연습하거나 새로운 문제 유형을 많이 접해 보는 것보다 깊고 종합적인 사고로 익숙한 지문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공통과목이 어렵게 나오는 추세라 학습 시간을 안배할 때 공통과목을 더 신경 쓰는 것이 좋다”면서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차분하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학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 팀장은 “올 수능이 어떻게 출제될지는 여전히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9월 모의평가 성적이 잘 나왔다고 해서 자만하지 말고 보수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어가 어려워지기는 했지만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공부 방법을 아예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킬러 문항 배제’라는 출제 기조를 크게 의식하지 말고 자신이 공부해 오던 패턴대로 끝까지 최고의 점수를 받겠다는 각오로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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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호 “올해 교원평가 유예 추진”… 폐지 가능성도 열어놔

    교육부가 올해 교원평가 유예를 추진하기로 했다. 교원평가를 재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폐지 가능성도 열어뒀다. 교원평가는 학생, 학부모가 교사의 학습생활지도를 객관식, 주관식으로 평가하는 제도로, 그간 교사 단체들은 폐지를 요구해왔다.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교권 침해 논란, 다른 교사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이어지는 가운데 들끓는 교사들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교권 보호 4대 입법 촉구 브리핑’을 열고 “현장 교사들이 원하고 교권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교원평가를 전향적으로 재설계하겠다”며 “금년도 시행을 유예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도 폐지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이)다 오픈돼 있다”고 말했다. 성희롱 등 문제가 된 서술식 문항 폐지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실히 개선 의지를 가지고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원평가는 이 부총리가 교육부 장관이던 2010년 도입돼 매해 9월 중순부터 11월까지 실시됐다. 학생은 초4∼고3, 학부모는 초1∼고3 학부모가 참여한다. 평가 결과는 교사에게 전달되지만 평가자가 누구인지 교사는 알 수 없다. 평가는 5점 점검표(체크리스트)와 자유 서술식 문항으로 구성된다. 익명 평가인 탓에 교사에 대한 성희롱, 인신공격 사례도 있었다. 이번 이 부총리의 발언은 서이초 교사의 사망 이후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면서 교육부가 교원평가에 대한 교사들의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해 12월 피해 사례를 조사한 결과 응답한 교원 6507명 중 69.4%가 교원평가를 통해 성희롱, 외모 비하, 인격 모독 등의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에 교육부는 6월 서술식 답변 금칙어를 지정해 ‘필터링’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제도 자체의 유예 또는 폐지를 검토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부의 입장이 3개월 만에 달라진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단의 사기가 끝없이 추락한 상황에서 교원평가 시행 유예를 검토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나아가 제도 자체의 존속 여부를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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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러’ 사라졌지만 ‘준킬러’ 2배 늘었다

    6일 실시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 국어에서 정답률 30~50%대인 중·고난도 문항, 일명 ‘준킬러’ 문항이 6월 모의평가보다 2배 이상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월 모의평가 국어에서 중·고난도 문항이 5개였는데,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는 12개로 증가했다. 10일 종로학원이 올 6월과 9월 모의평가에 모두 응시한 학원 수강생 1371명의 가채점 결과를 분석했더니 문항별 정답률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업계에서는 객관식 문항의 정답률이 30% 안팎이면 고난도, 50% 안팎까지는 중간 난도로 본다.6월 모의평가 국어에서 전체 45개 문항 중 정답률 40%미만인 문항은 아예 없었다. 정답률 40%대(40%이상 50%미만)인 문항이 3개, 50%대(50%이상 60%미만)인 문항이 2개로 중간 난도 정도인 문항이 총 5개였다. 9월 모의평가에서는 정답률이 6월보다 낮은 문항이 많아졌다. ‘클라이버의 법칙’과 같은 낯선 지문과 과도한 추론을 요구하는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은 사라졌지만, 독서 과목에서 고난도로 보는 정답률 30%대 문항 2개가 출제됐다. 정답률 40%대도 4개, 50%대 6개로 6월보다 늘었다. 반면 정답률 70%대의 쉬운 문항은 6월 모의평가 때 13개였으나 9월에 5개로 줄었다. 수학은 전체 35개 문항 중 정답률 50%대 이하인 문항 수만 놓고 보면 6월과 9월 모두 10개로 동일했다. 다만 6월에는 정답률이 2.6%인 주관식 초고난도 문항과 정답률 20%대인 고난도 문항이 4개나 출제됐다. 9월 모의평가에서는 정답률 10%미만인 문항은 없었다. 정답률 90% 이상인 쉬운 문항은 13개로 6월(9개)보다 늘면서 만점자가 쏟아져 최상위권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9월 모의평가 국어는 개념 자체가 생소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까’라는 생각이 드는 문항은 사라졌지만, 정답률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수학은 주관식 ‘킬러 문항’이 제거되면서 변별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최훈진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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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수능 출제위원 32% 서울대 출신… “선후배간 오류 지적-견제 꺼려”

    “서울대 선후배 관계이거나 사제지간이면 이상한 문제를 출제해도 지적하기 어렵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을 지낸 한 인사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특정 대학 출신 위주로 출제진이 구성되면 출제, 검토 과정에서 서로 견제하지 않고 오류도 걸러내기 어렵다는 비판이었다. 이날 평가원이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능 국어, 수학, 과학탐구 출제위원 3명 중 1명(32.0%)은 서울대 출신이었다. 영어, 사회탐구를 포함한 5개 과목의 서울대 출신 출제위원 비율은 평균 26.2%였다.● 서울대 출신 비중 여전히 높아 해당 자료를 분석해보면 10년 전인 2014학년도 수능 당시 서울대 출신 출제위원 비중은 27.2%였다. 2015학년도에도 29.8%에 달하는 등 높은 비율이 유지됐다. 당시 수능에서 출제 오류까지 발생하자 교육부는 “출제위원 구성에서 특정 대학 출신 비율을 2018년까지 20% 이하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수능은 500명에 이르는 교수, 현직 교사가 출제, 검토 과정을 협업하는데 일부 집단이 내부에서 인맥, 학맥으로 얽히면 서로 이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 평가원장을 지낸 한 교수는 “출제위원은 서로 상대방이 낸 문제를 돌려보며 이의를 제기하고 오류를 지적해야 한다. 그런데 서울대 출신들은 제자와 스승이 함께 출제위원으로 들어오면 제자가 스승의 문제를 지적하길 꺼렸다”고 말했다. 서울대 출신 출제위원 비중은 2018학년도에 19.5%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2, 3년간 다시 상승해 2021학년, 2022학년도는 29%대로 높아졌다.● “사제지간 위원들, 오류 지적-견제 꺼려” ‘서울대 일색’ 출제위 구성이 출제 오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2학년도 수능 과학탐구 출제위원은 40.0%가 서울대 출신이었다. 당시 과탐 생명과학Ⅱ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해 전원 정답(정답 없음) 처리됐다. 2015학년도에도 과탐 출제위원의 41.2%가 서울대 출신이었는데, 이때도 생명과학Ⅱ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해 복수 정답 처리됐다. 평가원은 구체적으로 누가 어떤 문제를 출제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내부적으로 오류 검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능 출제진의 ‘학맥’ 문제는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메가스터디 인기 과탐 강사였던 이범 교육평론가는 “교수, 교사들은 갈수록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꺼리는 분위기”라며 “이 때문에 출제위원 선정을 특정 학맥, 인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원장을 지낸 한 교수는 “보통 사제지간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출제위원을 좀 맡아달라고 하면 대부분 거절하지 않고 오는 분위기였다”며 “알음알음으로 서로 아는 사람끼리 모여 문제를 출제하다 보니 균형과 견제의 원리도 무너지고 오류도 잡아내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평가원은 ‘전임강사 이상’ 자격을 소지한 대학교수와 5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는 고등학교 현직 교사로 구성된 출제 인력 풀을 KICE통합인력풀 시스템을 통해 관리한다. 본인의 신청이나 대학 추천 등을 통해 확보한 3∼5배수 규모의 후보를 무작위로 추첨한 뒤 심사를 거쳐 출제·검토 위원으로 선정하고, 참여를 요청한다. 본인이 응하면 10월부터 출제 합숙에 들어간다. 출제 의뢰를 거절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오승걸 평가원장은 본보에 “앞으로 출제위원 인력 풀 선정·관리를 체계화하겠다”고 밝혔다.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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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수능 ‘수학 쉽게, 국어 어렵게’ 기조 이어질 듯”

    “수험생들이 포기할 만한 문항은 없다.” EBS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6일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출제 경향을 브리핑하면서 수험생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른바 ‘킬러(초고난도) 문항’을 풀기도 전에 지레 포기해 버리는 과거의 수능 준비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였다. 심 교사는 “교육 과정에 충실하고 EBS 교재 연계 문항을 충분히 공부하면 풀 수 있는 문항이 앞으로 수능에 출제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11월 16일 치러지는 수능도 전 영역에서 ‘킬러 문항 배제’ 원칙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험생을 당혹스럽게 하는 새로운 유형 문항이나 교육 과정 밖의 풀이법이 필요한 킬러 문항 공부에 할애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교육부는 9월 모평에서 국영수 세 영역에 가동한 공정수능출제점검위원회를 수능에선 전 영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EBS 연계 문제도 단순히 소재나 개념 활용에 그치지 않고, 다양하게 변주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9월 모의평가처럼 ‘수학은 쉽게, 국어는 어렵게’ 기조가 수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전문가들은 “두 과목의 표준점수 격차를 좁히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학 점수에 입시가 지나치게 좌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해 수능의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34점, 수학 145점으로 격차가 11점에 달했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우면 최고점이 올라간다.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 이후 수학을 잘하는 이과생들이 문과생보다 입시에서 유리해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다만 수학의 경우 고난도 문항 한두 문제를 조정해 난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상위권의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라 상위권의 변별력이 너무 낮다는 얘기가 나오면 고난도 문항이 수학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올해 N수생 17만명 육박… 비중 역대 최대 예상 의대-상위권大 경쟁 치열해질 듯“재학생 불리… 수시 보수적 지원을” “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졸업생이 많아지면 성적에서 밀려날까 걱정이에요.” 6일 실시된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나온 서울 강서구의 한 고3 수험생은 이렇게 말했다. 수능을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 실전연습 기회였던 이번 모의평가에서 ‘킬러(초고난도) 문항’은 나오지 않았다. 수능이 쉬워지면 재수 이상 ‘N수생’들이 대거 응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불안감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수학은 최상위권 변별도가 떨어져 올해 수능에서 의대나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학을 노리는 학생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까다로운 문제가 다수 출제된 국어나 영어와 달리 다소 쉬운 기조인 수학에서는 최상위권 동점자가 많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 고득점에 자신감을 얻은 N수생이 늘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한 재수생은 “이번 모의평가 출제 기조가 대체로 수능까지 이어질 것 같다”며 “수학이 쉬워지면 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번 9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졸업생(검정고시생 포함)은 10만4377명(21.9%)으로 관련 통계가 공시된 2011학년도 이후 가장 많았다. 종로학원은 올해 재수 이상 N수생 비중이 전체 수험생의 34%대(약 16만7500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N수생이 늘면 재학생에게는 불리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 수험생이 많아지면 실수로 한 문제만 틀려도 등수가 확 밀려나기 때문”이라며 “재학생은 변별력이 있는 과목 학습에 더 신경쓰고, 수시 지원을 할 때도 보수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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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 바뀌어도 학부모 신고땐 조사받아야”… 교사들 우려 여전

    “결국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채 2학기가 시작됐어요.”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는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본인과 동료 교사들이 느끼는 무력감을 토로했다. 7월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 이후 각종 대책이 발표되고 시행됐지만 교사들은 여전히 학생, 학부모를 마주하기 두렵다는 반응이다.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신뢰하기 어렵다는 정서도 깔려 있었다. 한 교사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통해 사망한 동료 교사를 추모하겠다는데 교육부가 맨 처음 꺼낸 이야기는 ‘징계’였다. 이런 교육부를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 문제는 실효성…“신고 자체 못 막아”앞서 1일부터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가 시행됐지만 많은 교사들은 “학교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황수진 교사노동조합연맹 정책실장은 “여야가 논의 중인 법안이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범죄 면책권을 주고 있지만, 법이 통과돼도 교사가 학부모에게 신고당하는 것 자체를 막아주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교사들에겐 지방자치단체의 조사나 경찰 수사를 받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라는 뜻이다. 한 교사는 “설령 내가 떳떳하다고 해도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수업 방해 학생의 분리 조치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교육부 고시는 구체적인 분리 장소, 학습지원 방안 등 세부 지침을 학칙으로 정하도록 했다. 서이초 사건 후 자발적으로 구성된 ‘현장교사 정책 태스크포스(TF)’는 300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어떤 수준의 교권 침해일 때 학생을 즉시 분리할 수 있는지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연 경기 화성시 반송초 교사는 “과밀 학급인 학교에선 학생을 분리할 공간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학교별로 운영하겠다고 한 ‘민원대응팀’도 제대로 작동할지 미지수다. 학부모의 민원을 교사 대신 교감과 행정실장 등이 일차적으로 걸러내겠다는 것인데, 현장에선 “민원 업무를 분담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의 한 초교 교감은 “정부 대책에는 인력, 예산 지원이 빠져 있다. 기존 자원만으로 교권을 강화하자는 뜻인데 결국 학교와 교사들에게 모든 걸 떠넘긴 셈”이라고 말했다.● 교사-학부모 “교육부가 혼란 키워” 4일 진행된 ‘공교육 멈춤의 날’ 참여 교사에 대한 징계 번복을 두고도 교사들은 교육부를 비판했다. 인천의 한 초교 교사는 “교사들을 징계하겠다고 겁주던 교육부가 막상 집회에 수십만 명이 모이고, 49재에 교사들이 대거 거리로 나오자 눈치를 보며 태도를 바꿨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교육부의 경직된 태도가 학교 혼란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경기 하남시에서 초등생 자녀를 키우는 윤모 씨는 “상처 입은 교사들을 위해 교육부가 미리 휴업을 허용했으면 학부모들도 미리 연차를 쓰는 등 대비를 했을 것”이라며 “사태를 봉합해야 할 교육부가 혼란을 더 키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매주 1회 현장 교사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한 교사는 “교사들을 들러리 세우는 자리인데, 장관을 왜 만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경기도의 20년 차 초교 교사는 “정치 구호도 없이 자발적으로 모여 위로하고 추모하겠다는 교사들을 교육부는 범법자 취급했다”며 “이제 와서 장관이 사과도 없이 시혜 베푸는 듯 징계하지 않겠다고 하니 교사들은 더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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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 상복의 교사들 “더 물러설 곳 없어”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교사의 49재인 4일 전국의 교사들이 대규모 파업을 단행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일부 교원단체가 주도했던 것을 제외하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연가나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은 것은 공교육 역사상 처음이다. 국회 앞에 모인 교사들은 “다시는 어떤 교사도 홀로 죽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서이초 추모 공간을 찾은 한 초교 교사는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날(3일)까지만 해도 병가-연가 투쟁에 참여하는 교사들을 징계하겠다던 교육부는 교사들의 분노에 ‘징계’ 언급을 삼가며 물러섰다. 일선 학교 현장은 출근하지 않은 교사들로 인해 수업 공백이 생겼다. ‘공교육 멈춤의 날’로 불린 4일 오전부터 서이초 추모 공간에는 검은 옷을 입은 교사, 추모객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어 길게 줄 섰다. 헌화를 위해 1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손에는 하얀 국화, 카네이션이 들려 있었다. 한 초교 교사는 “월급을 올려달라고 연가, 병가를 낸 것이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가 난동을 피워도 교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이제 이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 도로에서 여의도공원까지는 검은 옷차림의 교사, 시민들의 검은 물결이 뒤덮었다. 이들은 “우리가 바꿀 것이다”, “우리 교육은 9월 4일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아니,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이날 서울 4만 명(주최 측 추산) 등 전국에서 최대 10만 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학교 차원의 임시휴업을 한 곳은 38곳이었다. 하지만 상당수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연가, 병가를 냈고 교장이나 교감이 수업을 대신했다. 서울은 전체 초등 교사 약 2만7000명 중 절반 이상이 연가, 병가를 낸 것으로 추산됐다. 교육부는 전날까지 “집단 연가나 병가는 ‘사실상 파업’으로 징계 대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4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현장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 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하자 기류가 변했다. 이날 오후에 교육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병가, 연가 낸 교사를 다 징계한다는 건 아니다. 현황을 파악해 보고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거리 나선 교사 등 10만명 “우리가 바꿀것”… 교육부, 징계 말 아껴 [공교육 멈춤의 날]국회앞 4만여명 모여 ‘검은옷 물결’… 극단선택 진상규명-교권회복 외쳐“징계 운운 교육부 사과하라” 성토교육부 "징계, 오늘은 언급 않겠다" “더 이상 교사를 죽이지 말라! 억울한 죽음들의 진상을 하루빨리 규명하라!”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지 49일째를 맞은 4일 전국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을 선언하고 추모 집회에 나섰다. 이날 오후 4시 반경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약 4만 명(주최 측 추산)의 교사들은 검은 옷을 입고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들에 대한 진상 규명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 교권보호 입법을 요구하며 1시간 반 동안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전국에 모인 교사 등은 최대 10만 명에 달했다. 시민과 교대생, 교사 가족 등이 일부 포함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국 교원(50만 명) 10명 중 1, 2명가량이 동참한 것이다.● 연가·병가 내고 거리 나선 교사들 이날 국회의사당 앞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추모 집회가 열렸다.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4500명,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 앞에서 3500명 등 전국에서 최대 6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당초 국회 앞에 1만 명, 전국적으로 2만∼3만 명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교사 3명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규모가 크게 늘었다. 주최 측은 카네이션 1000송이를 무대 위에 헌화하며 추모 집회를 시작했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온 심양선 씨(41)는 “아내도 중학교 교사인데 공교육 붕괴가 걱정돼 나왔다”며 “같이 온 초등학교 3학년 딸도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해서 함께 헌화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엔 숨진 서이초 교사 A 씨를 지도했다는 교대 교수도 나왔다. 그는 “A 씨를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하겠다”며 “선생님의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모든 도전과 싸우겠다. 제자들을 꼭 지키겠다”고 외쳤다. 집회 참석 교사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참석자들은 “징계를 운운하며 권한을 남용한 이 장관은 사과하라”고 외쳤다. 교사들은 대부분 병가나 연가를 내고 집회에 참석했다. 병가를 냈다는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권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어느 학생을 맡느냐에 따라 교사의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 한발 물러선 교육부 “징계 말 아낄 것” 이날 임시 휴업을 결정한 서이초에는 오전부터 추모를 위한 시민과 교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공식 추모제가 열린 서이초에는 이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여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더 이상 소중한 선생님들이 홀로 어려움과 마주하지 않도록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이 장관을 포함해 그동안 집회 참석 교사 등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던 교육부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 후 다소 태도가 달라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 징계에 대한 언급은 오늘은 말을 아끼겠다”며 “파업에 나선 교사를 무조건 엄정하게 다 징계하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서이초를 제외하고 임시 휴업한 나머지 학교에 대해선 여전히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징계 수위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학교에 병가를 내고 자녀 둘을 추모제에 데려온 한 교사는 “교육부가 징계하겠다고 하는데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심정”이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교육부는 교사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철회해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김태영 기자 live@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

    • 202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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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 나선 교사 등 10만 명 “우리가 바꿀것”… 교육부, 징계 말 아껴

    “더 이상 교사를 죽이지 말라! 억울한 죽음들의 진상을 하루빨리 규명하라!”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지 49일째를 맞은 4일 전국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을 선언하고 추모 집회에 나섰다. 이날 오후 4시 반경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약 4만 명(주최 측 추산)의 교사들은 검은 옷을 입고 이렇게 외쳤다. 교사들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등 교권보호 입법을 요구하며 1시간 반 동안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전국에 모인 교사 등은 최대 10만 명에 달했다. 시민과 교대생, 교사 가족 등이 일부 포함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국 교원(50만 명) 10명 중 1, 2명가량이 동참한 것이다.● 연가·병가 내고 거리 나선 교사들이날 국회의사당 앞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추모 집회가 열렸다.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4500명,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 앞에서 3500명 등 전국에서 최대 6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당초 국회 앞에 1만 명, 전국적으로 2~3만 명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교사 3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규모가 크게 늘었다.주최 측은 카네이션 1000송이를 무대 위에 헌화하며 추모 집회를 시작했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온 심양선 씨(41)는 “아내도 중학교 교사인데 공교육 붕괴가 걱정돼 나왔다”며 “같이 온 초등학교 3학년 딸도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해서 함께 헌화했다”고 말했다.이날 집회엔 숨진 서이초 교사 A 씨를 지도했다는 교대 교수도 나왔다. 그는 “A 씨를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하겠다”며 “선생님의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모든 도전과 싸우겠다. 제자들을 꼭 지키겠다”고 외쳤다. 집회 참석 교사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참석자들은 “징계를 운운하며 권한을 남용한 이 장관은 사과하라”고 외쳤다.교사들은 대부분 병가나 연가를 내고 집회에 참석했다. 병가를 냈다는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교권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어느 학생을 맡느냐에 따라 교사의 운명이 결정되는 상황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 한발 물러선 교육부 “징계 말 아낄 것”이날 임시 휴업을 결정한 서이초에는 오전부터 추모를 위한 시민과 교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공식 추모제가 열린 서이초에는 이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여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더 이상 소중한 선생님들이 홀로 어려움과 마주하지 않도록 함께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전했다.이 장관을 포함해 그 동안 집회 참석 교사 등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던 교육부도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 교사들이 외친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 후 다소 태도가 달라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 징계에 대한 언급은 오늘은 말을 아끼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서이초를 제외하고 임시 휴업한 나머지 학교에 대해선 여전히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징계 수위는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이날 학교에 병가를 내고 자녀 둘을 추모제에 데려온 한 교사는 “교육부가 징계하겠다고 하는데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심정”이라고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교육부는 교사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철회해달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김태영 기자 live@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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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인 60대 교사도 극단선택… “학부모 민원 힘들어해”

    지난달 31일 극단적 선택을 한 두 교사가 생전에 학교 일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두 교사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보고 필요할 경우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여기에 3일 경기 성남시에서 고등학교 교사도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됐다. 4일 동안 3명의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먼저 서울 양천구 초등학교의 30대 교사 A 씨가 경기 고양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1일 서울 은평구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족들은 “고인이 올해 담임을 맡은 6학년 학급에 일부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말을 안 들었고, 따돌림 문제도 있어 속상하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올 5월부터 병가와 연가를 반복해 내다가 질병휴직을 신청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날은 질병휴직 마지막 날이었다. 해당 학급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해 4월경 학교장 종결 처리되기도 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2일 “동료 교사 증언에 따르면 6학년 아이들이 지도에 불응하거나 반항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교사를 탓하는 학부모 민원까지 겹쳐 1학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연가와 병가를 냈다”고 주장했다. 전북 군산시에서도 지난달 31일 극단적 선택을 한 30대 초등학교 교사 B 씨의 발인식이 3일 진행됐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족 측은 고인의 사인을 ‘업무 과다’로 보고 있다”며 “특정 교원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고, 공문을 기안하면 여러 차례 반려하는 등 업무상 갑질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인은 생전에 한 교원을 두고 ‘내가 만난 가장 힘든 사람’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이날 고인의 발인식에 참석한 동료 교사도 “고인이 업무와 관련해 특정 교원에 대한 어려움을 표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3일 오전 10시 35분경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의 한 등산로에선 60대 교사 C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외출한 C 씨가 귀가하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접수하고 휴대전화 신호를 추적해 시신을 발견했다. 현장에선 유서도 발견됐다. 유족들은 경찰에서 “경기 용인시의 한 고교에서 근무하던 C 씨가 최근 학부모 민원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진술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군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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