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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초등학교 6곳 중 1곳은 4년 뒤 학년당 학생이 40명 이하인 ‘소규모 초교’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5일 서울시교육청의 2024∼2028학년도 초교 배치 계획에 따르면 전교생 240명 이하인 소규모 초교는 올해 69곳에서 2028년 101곳으로 늘어난다. 이는 서울 전체 초교(604곳)의 16.7%에 해당한다. 교육부는 전교생이 240명 이하인 학교를 소규모 학교로 규정하고 통폐합 후보로 분류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서울 내 초등생 수가 올해 36만8104명에서 2028년 30만3412명으로 약 6만 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학생이 줄면서 학교당 학생 수도 줄어든다. 올해 서울 초교 학교당 평균 학생 수는 608명인데 2028년에는 496명으로 줄게 된다. 특히 전교생이 24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의 경우 학년당 학생이 40명꼴이어서 학급은 학년당 두 개 정도만 편성할 수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급 수가 2개 이하로 줄면 방과후 수업이나 운동회, 현장학습, 기타 행정업무 등 학사 운영에 어려움이 생긴다”며 “급식 단가 역시 학생 수가 많아야 1인당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학생이 적은 학교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러 명이 팀을 꾸려서 해야 하는 스포츠 활동도 하기 어려워진다. 심각해지는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 탓에 소규모 학교는 시간이 갈수록 급증할 전망이다. 서울 지역 연간 출생아 수는 2018년 5만8074명에서 2020년 4만7445명, 2022년 4만2602명으로 4년 만에 25% 이상 줄었다. 지난해 문을 닫은 서울 광진구의 화양초처럼 통폐합하는 학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대대적인 통폐합 대신 분교 형태의 도시형 캠퍼스를 만드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구도심이나 인구 고령화가 심한 지역에서 주로 소규모 학교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조만간 도시형 캠퍼스를 포함한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서울 지역 초등학교 6곳 중 1곳은 4년 뒤 한 학년 당 학생이 40명 이하인 ‘소규모 초교’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15일 서울시교육청의 2024~2028학년도 초교 배치계획에 따르면 전교생 240명 이하인 소규모 초교는 올해 69곳에서 2028년 101곳으로 늘어난다. 이는 서울 전체 초교(604곳)의 16.5%에 해당한다. 교육부는 전교생이 240명 이하인 학교를 소규모 학교로 규정하고 통폐합 후보로 분류하고 있다.시교육청은 서울 내 초등생 수가 올해 36만8104명에서 2028년 30만3412명으로 약 6만 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학생이 줄면서 학교 당 학생 수도 줄어든다. 올해 서울 초교 학교당 평균 학생 수는 608명인데 2028년에는 496명으로 줄게 된다.특히 전교생이 24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의 경우 한 학년 당 학생이 40명 꼴이어서 학급은 학년당 두 개 정도만 편성할 수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급 수가 2개 이하로 줄면 방과후수업이나 운동회, 현장 학습, 기타 행정업무 등 학사 운영에 어려움이 생긴다”며 “급식 단가 역시 학생 수가 많아야 1인당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학생이 적은 학교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여러 명이 팀을 꾸려서 해야 하는 스포츠 활동도 하기 어려워진다.심각해지는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 탓에 소규모 학교는 시간이 갈수록 급증할 전망이다. 서울 지역 연간 출생아 수는 2018년 5만8074명에서 2020년 4만7445명, 2022년 4만2602명으로 4년 만에 25% 이상 줄었다.지난해 문을 닫은 서울 광진구의 화양초처럼 통폐합하는 학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대대적인 통폐합 대신 분교 형태의 도시형 캠퍼스를 만드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구도심이나 인구 고령화가 심한 지역에서 주로 소규모 학교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조만간 도시형 캠퍼스를 포함한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중증 장애가 있는 50대 남성 A 씨는 불편한 몸 때문에 평소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불편한 몸은 마음까지 위축시켰고, 우울감을 느끼던 A 씨는 최근 장애인 평생교육 이용권에 대해 알게 됐다. A 씨는 “평생교육 이용권으로 악기를 배우게 되면서 우울감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장애인 평생교육 이용권(바우처) 지원 대상을 지난해 3000명의 3배인 9000명으로 확대했다고 14일 밝혔다. 장애인 평생교육 이용권은 19세 이상 등록 장애인에게 1인당 연간 35만 원(최대 70만 원)의 교육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전국 평생교육기관 2900여 곳에서 미술, 음악 등 희망 강좌 수강에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 형태로 지원한다. 교육부와 국립특수교육원은 이달 14∼29일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024년 장애인 평생교육 이용권 지원 사업’ 공모를 진행한다. 이는 지역별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사업이 지자체 대상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올해 사업 예산은 총 28억3500만 원이며 이 중 지자체가 30%를 분담한다. 장애인에게는 1인당 연간 35만 원의 평생교육 강좌 수강료와 교재비가 지원된다. 지원금은 NH농협은행에서 발급하는 이용권 카드로 지급된다. 지원 대상 본인만 사용할 수 있고, 강좌와 무관한 교재나 유무선 전자통신기기 등을 구입할 때는 쓸 수 없다. 또 일반 평생교육 이용권 등 다른 평생교육 이용권을 받았다면 중복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공모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지자체는 29일까지 사업신청서 등을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에 제출해야 한다. 센터는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 여건 등을 고려해 3월 중 장애인 평생교육 이용권 사업에 참여할 시군구를 선정한다. 지원을 받고자 하는 장애인은 올 3, 4월 중에 지자체 안내에 따라 정부24 내에 있는 ‘보조금24’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지자체들은 생활고를 겪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장애인을 우선 선정할 계획이다. 지원금 사용처 등 기타 자세한 내용은 평생교육 이용권 홈페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불법 체류할 생각이 없었던 학생들도 유학생 커뮤니티 등에서 정보를 얻고 불법 체류자가 되는 일이 적지 않다. 지방대로서는 손쓸 도리가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올해 외국인 유학생 비자 발급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비수도권 A대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외국인 유학생 불법 체류를 막기 위해 불법 체류율 등을 바탕으로 매년 실태 조사와 인증심사를 하고, 교육부는 문제가 있는 대학을 비자 발급 제한 대학으로 지정하고 있다. A대의 경우 3년째 비자 발급 제한 대학으로 묶여 있다. 그런데 최근 비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독려해 놓고 관리는 대학에 다 미루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15년 넘게 이어진 등록금 동결 탓에 지방대는 외국인 유학생을 많이 받아 등록금 수입을 올려야 하는데, 인력 여건 등을 감안하면 유학생 관리까지 완벽히 해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류 열풍에 유학생 급증… 불법 체류도 늘어최근 세계적인 한류 열풍으로 외국인 유학생이 늘면서 불법 체류 유학생도 덩달아 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18만1842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던 2021년(15만2281명)보다 3만 명가량 늘었다. 그런데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체류 유학생은 총 3만6260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약 20%에 달한다. 불법 체류 유학생 수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2만1970명)보다 60% 이상 늘었다. 이에 정부는 유학생 유치·관리 실태 조사를 거쳐 비자 발급 제한 대학을 지정하고 있다. 이달 7일에도 광주 남부대 등 학위 과정 20개교와 충남 순천향대 등 어학연수 과정 20개교를 비자 발급 제한 대학으로 분류했다. 외국인 유학생의 불법 체류율, 공인 어학 성적 등을 바탕으로 각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관리 체계를 평가한 결과인데 비자 발급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대학들은 올해 2학기부터 1년 동안 외국인 유학생들을 못 받는다. 그런데 지방의 소규모 대학 중에는 외국인 유학생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A대 관계자는 “소규모 대학은 유학생 관리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불법 체류율이 높은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학교 재정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관리 부실을 명목으로 비자 발급 제한 대학으로 지정해 버리면 재정난이 심각해진다”고 했다.● 외국인 유학생 관리는 대학 몫외국인 유학생 관리를 정부가 대학에 일임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에 들어오면 이후 생활은 각 대학이 관리하게 돼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유학생 관리 매뉴얼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대학에서는 유학생이 장기 결석하면 전화를 걸어 소재를 파악하는 것 정도가 할 수 있는 전부다. 수사기관처럼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하거나 주거지를 수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전화기를 꺼놓고 잠적하면 별 도리가 없다. 올해 비자 발급 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B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전에는 불법 체류율이 3, 4% 수준이었는데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가 어렵다 보니 학교에 안 나오고 돈을 벌러 다니는 유학생이 많다”며 “우리 대학의 현재 유학생 불법 체류율은 절반에 육박한다”고 했다. 또 “졸업까지 한 학기 남긴 유학생이 갑자기 연락이 끊겨 소재지를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무리 관리가 어려워도 지방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포기할 수 없다.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 압박 탓에 내국인 학부생 등록금은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대학도 비용 지출이 늘어나는데 등록금 수입은 그대로이니 결국 유학생을 많이 받아 그 등록금으로 재정을 채우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비자 발급이 제한되면 유학생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대학 재정이 한층 더 악화되는 구조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 선발 과정에서 한국어 구사 능력이나 한국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 이유 등을 자세히 파악해야 불법 체류를 방지할 수 있다”며 “교육부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도입 및 글로컬 대학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외국인 유학생 불법 체류 방지를 위해 대학 대상 컨설팅 등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 방침에 따라 내년도 대학 입시부터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늘려야 하는 지방 의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학들이 공고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지방 의대 26곳 중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60% 이상인 곳은 7곳뿐이다. 나머지 19개 대학은 많게는 3배 가까이로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늘려야 한다. 일부 대학에선 “지역인재전형을 급격하게 늘리면 학업 능력이 떨어지는 신입생이 대거 들어와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수능 2등급도 의대 온다” 보건복지부는 늘어나는 의대 입학 정원 2000명을 비수도권 의대 중심으로 집중 배정하고, 그 대신 지역인재전형으로 신입생을 60% 이상 뽑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수도권 의대는 2023학년도부터 지역인재 선발 의무 비율이 법으로 정해졌다.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은 40% 이상 △강원권, 제주권은 20% 이상이다. 교육부는 당장 법 개정을 하는 대신에 “정책 인센티브 수단 등을 활용해 지역인재전형 60% 이상 목표를 달성할 것”이란 입장이다. 아직 늘어난 정원이 배정되진 않았지만 정부 예고대로 ‘60% 이상’을 채우려면 올 5월까지 대입 전형계획을 수정 공고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 의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강원 지역 의대들은 고민이 크다. 지역인재 선발 비율이 낮은 의대는 가톨릭관동대(20.4%), 연세대 미래(원주)캠퍼스(24.7%), 한림대(27.6%), 강원대(30.6%) 등 강원 지역에 몰려 있다. 강원 지역 학령인구가 적고 수도권과 가까워 수도권 학생들이 진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강원 지역의 한 의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의대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등급이었는데 ‘지역인재 60%’ 기준을 맞추려면 2등급까지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의 또 다른 의대 관계자는 “강원 지역 의대 4개가 지역인재를 60% 이상 뽑으면 학업 능력이 부족한 학생도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일부 대학 “잘 가르치면 된다” 지방 의대 26곳 중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60% 이상인 7곳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특히 부산 동아대(89.8%)와 부산대(80.0%), 광주 전남대(80.0%)의 경우 지역인재 비율이 80% 이상이다. 동아대와 부산대의 경우 수시는 지역인재전형으로만 100% 선발한다. 지역 학생을 많이 뽑아도 학업 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신입생의 학업 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대학에서 잘 가르치면 된다’는 곳도 있다. 제주대 의대는 현재 법적인 의무 선발 기준은 20%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전 이미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50%까지 높여 적용하고 있다. 또 2029학년도에는 7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 중 일부는 수능 성적을 아예 반영하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만 선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대 관계자는 “육지로 인재가 너무 많이 유출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의대뿐만 아니라 다른 단과대에서도 지역인재전형을 늘릴 계획”이라며 “입시 때 수능 점수를 보지 않아도 대학 교육에 큰 문제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늘려도 졸업한 의대생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면 지역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와 복지부는 장학금과 전공의 수련 비용 등을 지원하는 대신에 지역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게 하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해법으로 들고나왔지만 이를 두고도 “지원받은 돈을 돌려주고 수도권으로 가겠다면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 방침에 따라 내년도 대학입시부터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늘려야 하는 지방 의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학들이 공고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에 따르면 지방 의대 26곳 중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60% 이상인 곳은 7곳뿐이다. 나머지 19개 대학은 많게는 3배 가까이로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늘려야 한다. 일부 대학에선 “지역인재전형을 급격하게 늘리면 학업능력이 떨어지는 신입생이 대거 들어와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수능 2등급도 의대 온다”보건복지부는 늘어나는 의대 입학 정원 2000명을 비수도권 의대 중심으로 집중 배정하고, 그 대신 지역인재전형으로 신입생을 60% 이상 뽑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비수도권 의대는 2023학년도부터 지역인재 선발 의무 비율이 법으로 정해졌다.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은 40% 이상 △강원권, 제주권은 20% 이상이다. 교육부는 당장 법 개정을 하는 대신 “정책 인센티브 수단 등을 활용해 지역인재전형 60% 이상 목표를 달성할 것”이란 입장이다.아직 늘어난 정원이 배정되지 않았지만 정부 예고대로 ‘60% 이상’을 채우려면 올 5월까지 대입 전형계획을 수정 공고해야 하기 때문에 지방 의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특히 강원 지역 의대들은 고민이 크다. 지역인재 선발 비율이 낮은 의대는 가톨릭관동대(20.4%), 연세대 미래캠퍼스(24.7%), 한림대(27.6%), 강원대(30.6%) 등 강원 지역에 몰려 있다. 강원 지역 학령인구가 적고 수도권과 가까워 수도권 학생들이 진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강원 지역의 한 의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의대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등급이었는데 ‘지역인재 60%’ 기준을 맞추려면 2등급까지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의 또 다른 의대 관계자는 “강원 지역 의대 4개가 지역인재를 60% 이상 뽑으면 학업 능력이 부족한 학생도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했다.● 일부 대학 “잘 가르치면 된다”지방 의대 26곳 중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60% 이상인 7곳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모습이다. 특히 부산 동아대(89.8%)와 부산대(80.0%), 광주 전남대(80%)의 경우 지역인재 비율이 80% 이상이다. 동아대와 부산대의 경우 수시는 지역인재전형으로만 100% 선발한다. 지역 학생을 많이 뽑아도 학업 능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신입생의 학업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대학에서 잘 가르치면 된다’는 곳도 있다. 제주대 의대는 현재 법적인 의무 선발 기준은 20%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전 이미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50%까지 높여 적용하고 있다. 또 2029학년도 7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중 일부는 수능 성적을 아예 반영하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 중심으로만 선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제주대 관계자는 “육지로 인재가 너무 많이 유출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의대뿐 아니라 다른 단과대에서도 지역인재전형을 늘릴 계획”이라며 “입시 때 수능 점수를 보지 않아도 대학 교육에서 큰 문제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했다.일각에선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늘려도 졸업한 의대생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면 지역에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와 복지부는 장학금과 전공의 수련비용 등을 지원하는 대신 지역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게 하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해법으로 들고나왔지만 이를 두고도 “지원받은 돈을 돌려주고 수도권으로 가겠다면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의대 정원이 늘었으니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의 진로를 의대로 유도해 보려 합니다.” 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종로학원. 직장 일을 마친 후 왔다는 신모 씨(55)는 “아들 대학입시를 어떻게 준비할지 배우러 왔다”고 했다. 이날 종로학원이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상위권대 합격선 변화 긴급분석 입시설명회’에는 학부모 4120명이 몰렸다. 참석자 중에는 자녀가 올해 고3이 되는 학부모가 35%로 많았지만 고1, 고2가 되는 학부모도 20%씩 있었다. N수생(대입에 2회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학부모도 25%가량 됐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어머니 김모 씨(55)는 “정원 확대가 좋긴 하다”라면서도 “지방 의대 중심으로 정원이 늘면 대치동 학생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올해(3058명)보다 2000명 늘리기로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입시학원들은 설명회를 열고 의대반 모집을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학원들은 서울대 이공계열 전체 모집정원(1775명)보다 많은 의대 정원이 한꺼번에 늘면서 상위권 대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까지 대거 의대 준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재수학원 관계자는 “서울대 이공계 재학생, 초등학교 4년 차 교사도 의대에 도전해 보겠다고 전화가 왔다”며 “대학별 정원이 배분되는 4월에는 의대에 도전하는 수험생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자녀가 어린 학부모 일부는 지방 학교로 전학을 시켜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정부가 증원된 정원을 비수도권 중심으로 배분하고, 동시에 비수도권은 지역인재전형으로 60% 이상을 충원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대학이 소재한 지역 고교에서 1∼3학년을 마쳐야 지원할 수 있다. 현재 지방 의대가 지역인재를 선발해야 하는 법적 의무는 ‘40% 이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역인재전형 60%가 법적 기준은 아니지만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학별 정원 수요를 다시 확인받고 지역 의료 여건과 대학 교육 여건을 고려해 4월 중하순까지 각 대학에 의대 정원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종로학원은 의대 2000명 증원과 지역인재전형 60% 이상이란 조건을 감안할 때 전국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인원이 기존의 1068명에서 2배가량인 2000명 안팎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는 지역인재전형 정원 1068명 중 호남권 고교 출신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309명으로 정부가 분류한 6개 지역 중 가장 많다. 하지만 정부의 정원 배분과 각 대학의 지역인재전형 비율 결정에 따라 지역별로 중고교 유학 수요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 지역인재전형에 지원하려면 중학교도 지방에서 나와야 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인재전형 요건을 강화해 초등학교 때부터 지역에서 살게 해야 가족들이 함께 내려오면서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의대 정원이 늘었으니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의 진로를 의대로 유도해 보려 합니다.”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종로학원. 직장 일을 마친 후 왔다는 신모 씨(55)는 “아들 대학입시를 어떻게 준비할지 배우러 왔다”고 했다. 이날 종로학원이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 ‘의대 정원 확대 발표에 따른 긴급 재수, 반수 전략 설명회’에는 학부모 4120명이 몰렸다. 참석자 중에는 자녀가 올해 고3이 되는 학부모가 35%로 많았지만 고1, 고2가 되는 학부모도 20%씩 있었다. N수생(대입에 2회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학부모도 25% 가량 됐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어머니 김모 씨(55)는 “정원 확대가 좋긴 하다”면서도 “지방 의대 중심으로 정원이 늘면 대치동 학생이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올해(3058명)보다 2000명 늘리기로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입시학원들은 설명회를 열고 의대반 모집을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학원들은 서울대 이공계열 전체 모집정원(1775명)보다 많은 의대 정원이 한꺼번에 늘면서 상위권 대학생뿐 아니라 직장인까지 대거 의대 준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재수학원 관계자는 “서울대 이공계 재학생, 초등학교 4년차 교사도 의대에 도전해보겠다고 전화가 왔다”며 “대학별 정원이 배분되는 4월에는 의대에 도전하는 수험생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자녀가 어린 학부모 일부는 지방 학교로 전학을 시켜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정부가 증원된 정원을 비수도권 중심으로 배분하고, 동시에 비수도권은 지역인재전형으로 60% 이상을 충원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인재전형은 해당 대학이 소재한 지역 고교에서 1∼3학년을 마쳐야 지원할 수 있다. 현재 지방 의대가 지역인재를 선발해야 하는 법적 의무는 ‘40% 이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역인재전형 60%가 법적 기준은 아니지만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학별 정원 수요를 다시 확인받고 지역 의료여건과 대학 교육여건을 고려해 4월 중하순까지 각 대학에 의대 정원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했다.종로학원은 의대 2000명 증원과 지역인재전형 60% 이상이란 조건을 감안할 때 전국 의대 지역인재전형 선발인원이 기존의 1068명에서 2배가량인 2000명 안팎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현재는 지역인재전형 정원 1068명 중 호남권 고교 출신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309명으로 정부가 분류한 6개 지역 중 가장 많다. 하지만 정부의 정원 배분과 각 대학의 지역인재전형 비율 결정에 따라 지역별로 중고교 유학 수요가 엇갈릴 전망이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 지역인재 전형에 지원하려면 중학교도 지방에서 나와야 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인재전형 요건을 강화해 초등학교 때부터 지역에서 살게 해야 가족들이 함께 내려오면서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이번 정원 확대에 따라 전국 의과대 입학 정원은 5058명으로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학’ 이공계열(4882명)보다 많아졌다. 이를 두고 이공계 입학을 고려했던 최상위권 수험생이 무더기로 의대로 빠져나가는 동시에 ‘N수생’(대학 입시에 2회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2025학년도 늘어나는 의대 정원(2000명)이 서울대 이공계열 전체 모집정원(1775명)보다 많다”며 “향후 대학입시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내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현재 고3 학생 중 의대 지망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늘어나는 의대 정원을 지방 의대 중심으로 집중 배정하고, 이들 대학에는 지역인재전형 60% 이상 선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최대 수혜자는 지방 고교에 다니는 의대 지망생들이란 말도 나온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대학이 소재한 지역 고교에서 1∼3학년을 모두 마쳐야 지원할 수 있다. 지방 중고교 유학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인재전형은 2028학년도부터는 중학교도 지방에서 나와야 지원할 수 있다. 또 2024학년도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6일 마무리된 가운데 의대 진학에 실패했거나 상위권 대학 이공계 치대 한의대 약대에 합격한 이들 사이에선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대학 이공계 재학생이나 직장인 중에서도 ‘N수’ 준비에 돌입하는 이들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의대 정원 발표를 앞두고 지난주부터 재수 문의가 많았다”며 “1학기 출석이나 성적에 신경을 안 쓰고 의대 준비에 올인하는 반수생이 늘 것”이라고 했다. 의대 증원으로 ‘의대 블랙홀’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지적에 대해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단기적으로는 의대 쏠림이 심화될 우려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분야와 균형 잡힌 기대소득이 전망되면서 의대 쏠림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4년제 대학 총장 10명 중 7명은 올해나 내년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거나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6일 나타났다. 정부의 동결 압박에도 불구하고 15년가량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심화된 재정난을 견디지 못한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지난달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전국 대학 총장 102명을 대상으로 대학 등록금 인상 검토 여부를 조사한 결과 27명(26.5%)은 “올해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41명(40.2%)은 2025학년도 이후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정부의 등록금 동결 기조에 따라 ‘인상 계획이 없다’고 답한 총장은 28명(27.5%), ‘정부 방침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한 총장은 6명(5.9%)뿐이었다. 지난해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등록금 인상을 검토·계획 중이라는 답변이 53.5%에서 66.7%로 13.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정부 방침에 따라 등록금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한 총장은 지난해 39명에서 올해 6명으로 급감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대학 총장의 75%가 올해나 내년에 등록금 인상을 검토·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인상 검토는 10명, 올해 인상 계획은 4명, 내년 인상 계획은 13명이었다. 그동안 교육부는 학부 등록금을 올린 대학을 국가장학금Ⅱ 사업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동결을 압박해 왔다. 하지만 최근 물가가 크게 오르며 등록금 인상 법정 한도가 5.64%로 높아졌고, 일부 대학은 국가장학금Ⅱ 지원을 받는 것보다 등록금 인상이 대학 재정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광주 조선대, 부산 경성대, 대구 계명대 등은 올 1학기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반면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경희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은 동결을 결정한 상태다. 대학가에선 앞으로도 재정난을 이기지 못한 지방대를 중심으로 등록금 인상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학과나 계열 구분 없이 대학에 입학하는 일명 ‘무전공 선발’ 학생들이 학업 중 학교를 그만두는 비율이 일반 학과보다 최대 5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각 대학에 무전공 선발을 확대하라고 요구 중인데, 대학가에선 “자퇴생이 대량으로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대학별 공시를 분석한 결과 연세대 인문자연통합 무전공 학과인 글로벌인재학부는 중도탈락률이 6.2%로 집계됐다. 중도탈락은 대학생이 자퇴, 미등록 등으로 졸업을 못 하는 경우를 뜻한다. 인문계열에서 특정 과를 정하지 않고 입학하는 언더우드학부의 중도탈락률은 7.8%, 자연계열 무전공 학과인 융합과학공학부(ISE)는 15.6%였다. 이는 연세대 전체 학과 중도탈락률 평균(3%)의 2∼5배다. 서울대와 고려대도 비슷했다. 서울대 인문계열 무전공 학과의 중도탈락률은 4.9%로 전체 평균(1.9%)의 2배가 넘었다. 고려대의 인문자연통합 무전공 학과인 자유전공학부의 경우에도 중도탈락률이 5.8%로 집계돼 평균(3.4%)보다 높았다. 성균관대의 경우 공학계열과 자연과학계열 무전공 학과 중도탈락률이 각각 12.4%, 14.2%로 전체 평균(3.2%)의 4배 안팎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무전공 선발로 입학한 경우 2학년에 올라가 전공을 택해야 하는데 원하는 학과에 배정받지 못한 경우 상당수가 반수를 택하고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추정된다”며 “교육부 방침에 따라 무전공 선발이 확대되면 중도 탈락하는 대학생들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학과나 계열 구분 없이 대학에 입학하는 일명 ‘무전공 선발’ 학생들이 학업 중 학교를 그만두는 비율이 일반 학과보다 최대 5배까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각 대학에 무전공 선발을 확대하라고 요구 중인데, 대학가에선 “자칫 대학 자퇴생이 대량으로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4일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대학별 공시를 분석한 결과 연세대 인문자연통합 무전공 학과인 글로벌인재학부는 중도탈락률이 6.2%로 집계됐다. 중도탈락은 대학생이 자퇴, 미등록 등으로 졸업을 못 하는 경우를 뜻한다.인문계열에서 특정 과를 정하지 않고 입학하는 언더우드학부의 중도탈락률은 7.8%, 자연계열 무전공학과인 융합과학공학부(ISE)는 15.6%였다. 이는 연세대 전체 학과 중도탈락률 평균(3%)의 2~5배다.서울대와 고려대도 비슷했다. 서울대 인문계열 무전공 학과의 중도탈락률은 4.9%로 전체 평균(1.9%)의 2배가 넘었다. 고려대의 인문자연통합 무전공 학과인 자유전공학부의 경우에도 중도탈락률이 5.8%로 집계돼 평균(3.4%)보다 높았다.성균관대의 경우 공학계열과 자연과학계열 무전공 학과 중도탈락률이 각각 12.4%, 14.2%로 전체 평균(3.2%)의 4배 안팎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무전공 선발로 입학한 경우 2학년에 올라가 전공을 택해야 하는데 원하는 학과에 배정받지 못한 경우 상당수가 반수를 택하고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추정된다”며 “교육부 방침에 따라 무전공 선발이 확대되면 중도탈락하는 대학생들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장애 자녀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특수교사가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다. 주 씨는 “제도적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했고, 교육계는 반발했다. 수원지법 형사9 단독 곽용헌 판사는 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 씨에 대해 2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죄는 인정하지만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것이다. 재범을 저지르지 않으면 형벌 기록(전과)이 남지 않는다. 주 씨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의 발언을 사전 동의 없이 녹음했는데 법원은 이 녹음파일을 증거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녹음된 A 씨의 발언 중 “버릇이 고약하다” “싫어 죽겠어” 등의 발언을 정서 학대로 판단했다. 곽 판사는 “특수교사로서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오히려 짜증을 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의 정신건강과 발달을 저해할 위험이 존재하고, 미필적 고의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 대신 “밉상이네” “머리에 뭐가 들었어” 등의 발언은 “혼잣말 형태로 짜증을 낸 것으로 학대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무죄로 봤다. 대법원은 지난달 11일 부모가 자녀 가방에 몰래 넣어둔 녹음기로 교사의 발언을 무단 녹음하면 형사재판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처음으로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곽 판사는 자폐성 장애가 있는 피해자의 특수성을 고려해 정당한 행위로 봤다. 곽 판사는 “피해자 모습이 평소와 다르다고 느낀 모친 입장에서 신속하게 확인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주 씨는 부인과 함께 법정에 나와 담담한 표정으로 선고를 지켜봤다. 주 씨는 판결 직후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다. 자식이 학대당한 것을 인정하는 판결이 부모로서는 반갑거나 전혀 기쁘지 않다”며 “열악한 현장에서 헌신하는 특수교사분들께 누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A 씨 측 변호사는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판결 직후 브리핑을 통해 “특수교육 현장의 특수성이 고려되지 않아 유감”이라며 “특수학급뿐만 아니라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는 통합학급을 맡지 않으려는 교사들의 기피 현상이 더 커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판결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몰래 녹음한 자료를 근거로 나온 판결에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교사를 향한 형법상 범죄 및 무분별한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끊어내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A 씨에 대한 선처와 주 씨 아내의 녹음 행위에 대한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 8143장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주 씨 측은 2022년 9월 A 씨가 아들(당시 9세)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A 씨는 기소된 뒤 직위해제됐다. 하지만 주 씨 측이 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사실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임 교육감도 기소만으로 직위해제는 부당하다며 A 씨를 지난해 8월 1일자로 복직시켰다.수원=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저도 학부모입니다. 등록금 인상을 (정부가) 좋아하지 않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냉난방 시설은 전기도 아니고 가스 방식인데 너무 노후화됐고, 강의실 책상은 수십 년 썼습니다. 대학 (교육) 품질이 좋아져야 학생도 오는 거 아닙니까.”(김춘성 광주 조선대 총장) 전국 대학 총장들이 31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정부를 향해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15년 넘게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대학의 재정 상황이 사실상 한계에 달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교협 “등록금 규제 폐지해야” 고등교육법에 따라 등록금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 올릴 수 있다. 올해는 5.64%가 상한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을 국가장학금Ⅱ 유형 사업에서 배제하기 때문에 대학은 지원을 받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등록금을 동결해 왔다. 2022년과 2023년 법정 상한은 각각 1.65%, 4.05%였지만 사립대의 경우 평균 등록금 인상률이 각각 0.4%, 0.6%에 불과했다. 4년제 대학 197곳이 참여하는 대교협은 이날 발표한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건의문’에서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국가장학금Ⅱ 유형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 등록금 규제를 폐지하고 각 대학이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및 학생 학부모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간 등록금 동결 정책에 협조해온 결과 대학 교육 경쟁력이 하락하고 생존을 걱정해야만 하는 위기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 사립대 “더는 못 버틴다” 인상 움직임 일부 지방 사립대는 더 이상 재정난을 버틸 수 없다며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을 포기하고 등록금을 올리겠다고 나섰다. 조선대의 경우 정부 정책에 따라 2009년 이후 등록금을 동결하다가 15년 만에 4.9% 인상을 단행했다. 김 총장은 “학교 예산을 다 공개하고 사정을 설명하자 학생들도 인상 결정을 이해했다. 학생이 오고 싶어 하는 대학을 만들려면 인상이 꼭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가장학금Ⅱ 유형 22억 원을 못 받지만 등록금 인상분이 60억 원이라 학생에게 피해 가지 않게 보상하겠다”고도 했다. 다른 일부 지방 사립대도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대구 계명대는 올해 등록금을 4.9% 인상하기로 했고 강원 경동대, 부산 경성대와 영산대도 최근 등심위에서 올해 등록금을 각각 3.758%, 5.64%, 5.15% 인상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수도권 주요 대학은 여전히 교육부 눈치를 보느라 올해도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대교협 총회에서 총장들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만났지만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대화에서 등록금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대학 총장이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심각하다”는 취지로 발언한 정도였다. 한 대학 총장은 “단체 건의문은 괜찮지만 앞에서 대놓고 등록금 얘기를 하는 건 조심스럽다. 교육부가 돈줄을 쥐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선 신임 회장으로 박상규 중앙대 총장이 선임됐다. 임기는 3월 1일부터 1년이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대구 계명대가 올해 등록금을 4.9%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경동대 경성대 영산대도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올해 등록금 인상률을 각각 3.758%, 5.64%, 5.15%로 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15년 가까이 사실상 등록금을 동결해온 지방 사립대들이 더 이상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인상에 나서는 모습이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등록금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 올릴 수 있다. 올해 한도는 5.64%다. 하지만 교육부는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을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동결을 유도해 올해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동결 방침을 정했거나 검토 중이다. 인상을 결정한 대학들은 학생들도 대학의 결정을 수긍했다고 했다. 계명대 관계자는 “강의실 책상도 교체하지 못하는 시설 노후화에 대해 학생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계명대 관계자는 “국가장학금Ⅱ 유형으로 받았던 재원이 30억 원인데 등록금을 올리면 그보다 많은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 해외 교류 프로그램 확대 등 등록금 인상분을 모두 학생 교육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대구 계명대가 올해 등록금을 4.9%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경동대 경성대 영산대도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올해 등록금 인상률을 각각 3.758%, 5.64%, 5.15%로 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15년 가까이 사실상 등록금을 동결해 온 지방 사립대들이 더 이상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인상에 나서는 모습이다.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등록금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까지 올릴 수 있다. 올해 한도는 5.64%다. 하지만 교육부는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을 국가장학금 Ⅱ 유형 지원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동결을 유도해 올해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수도권 주요대학들은 동결 방침을 정했거나 검토 중이다.인상을 결정한 대학들은 학생들도 대학의 결정을 수긍했다고 했다. 계명대 관계자는 “강의실 책상도 교체하지 못하는 시설 노후화에 대해 학생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계명대 관계자는 “국가장학금Ⅱ 유형으로 받았던 재원이 30억 원인데 등록금을 올리면 그보다 많은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 해외 교류 프로그램 확대 등으로 등록금 인상분을 모두 학생 교육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부산 영도구에 있는 4년제 사립대 고신대는 지난해 운영 경비가 바닥나면서 의대 실습이 중단되고 강사 초청이 취소됐다. 건물 청소와 쓰레기 수거마저 중단되자 학생회에서는 “쓰레기는 봉투에 담아 집에 가져가 버려 달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신입생 감소로 대학 재정이 악화돼 벌어진 일이었다. 이 학교는 2024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예체능을 제외한 18개 학과 중 13개에서 지원자가 정원보다 적은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23일 고신대 영도캠퍼스에서 만난 간호학과 22학번 김지원(가명) 씨는 “대학병원까지 있는 학교라 믿고 입학했는데 제대로 교육을 받고 졸업할 수 있을지 불안감이 크다”고 했다. 29일 동아일보와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대입 정시 일반전형 원서접수 경쟁률을 공개한 190개 대학 4889개 학과를 분석한 결과 지원자가 정원보다 적은 미달 학과가 모두 163개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 162곳, 수도권 1곳으로 비수도권이 99.4%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학령 인구 감소와 함께 N수를 해서라도 수도권 대학에 가려는 학생이 늘어난 것이 지방대의 생존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수도권 접근성 떨어질수록 미달 많아 미달 학교는 서울에서 접근성이 떨어질수록 많았다. 호남의 경우 광주, 전북, 전남 12개 대학에서 90개 학과가 미달이었다. 전남 무안군에 있는 4년제 사립대 초당대 글로벌혁신대학의 경우 127명 모집에 단 1명이 지원했다. 이 대학 치위생학과는 24명을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지원자가 워낙 없으니 어떤 학과가 왜 미달이 됐는지 이유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손을 놓다시피 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방대의 위기는 국립대와 사립대를 가리지 않는다. 한때 경북대와 더불어 ‘지거국(지방 거점 국립대) 투톱’으로 불렸던 부산대는 2024학년도 정시 경쟁률이 3.93 대 1이었다. 입시계에선 정시 지원 가능 횟수가 1인당 3회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경쟁률 3 대 1 이하는 ‘사실상 미달’로 본다. 부산대는 이를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23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 인근에서 만난 부동산 중개업자는 “이 동네 원룸이 월 50만 원가량이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인 3년 전부터 45만 원가량으로 내렸음에도 여전히 빈방이 많다”고 했다. 또 “1년 단위 계약이 보통인데 최근에는 반수를 염두에 두고 6개월 계약을 문의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학의 위기는 지역 상권의 위기로도 번진다. 부산대 인근 상가에는 ‘공실’ ‘임대 구함’ 등이 적힌 종이가 여럿 붙어 있었다. 건물 하나가 통째로 비어 있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4∼6월) 부산대 앞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4.5%에 달했다. 부산대 앞 서점 주인은 “2학년 교재 판매량이 1학년 교재 판매량보다 10% 정도 적다. 신입생들이 중도에 반수니 재수니 해서 서울로 떠나버리니 교재 판매량도 줄어드는 것”이라고 했다.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 김석민(가명) 씨는 “부산에서 취업하면 첫 월급이 280만∼300만 원인데 서울은 400만∼500만 원”이라며 “재학생 중 상당수는 반수를 준비하고, 반수를 못 한 졸업생들은 졸업 후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간다”고 했다.● “이공계도 취업률도 소용없다” 취업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공계 학과들도 지방에선 맥을 못 췄다. 광주 호남대 인공지능(AI)융합대학은 114명 모집에 70명만 지원했다. 전남 나주시에 있는 동신대 배터리공학과는 27명 모집에 2명, 컴퓨터학과는 27명 모집에 13명만 지원했다. 경북 구미시의 경운대 소프트웨어융합계열도 51명 모집에 지원자는 8명에 그쳤다. 경남대 관계자는 “신소재학과, 환경에너지공학과 등 공대 학과 정원을 줄이고 있다”며 “우리 학교 공대는 창원산업단지 인력을 배출하며 지방 경제를 이끌어 왔었는데, 이제는 지원자가 없어 정원을 채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학에서 학생 수는 곧 등록금 규모다. 지원자가 적어 정원을 못 채우면 등록금 수입이 줄고 교육의 질이 저하되면서 다시 재학생 이탈로 이어진다. 대학의 위기는 지역 인재 유출과 지역 상권 위기로도 이어지며 지역 소멸을 가속화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방대를 살리기 위해 지방대 한 곳당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글로컬 대학’ 10곳을 지난해 11월 선정했다. 그런데 10곳 중 5곳은 2024학년도 정시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떨어졌다.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고 막대한 지원금을 받게 됐음에도 신입생이 외면한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 재정 지원을 늘리는 방식만으로 지방대 위기를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신대 관계자는 “지방대 위기의 근본 이유는 지방대를 졸업한 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는 고소득, 고연봉 일자리가 지방에 드물기 때문”이라며 “결국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야 지방대도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부산=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우리 지역 대학에 입학하면 정착 지원금을 드립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각종 지원금과 조건을 내걸고 지역 대학 신입생 유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장학금이나 정착금 지급, 기숙사 지원 등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방대 위기가 해당 지역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원 대상은 지자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충북 제천시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 제천 내 대학에 진학하고 주소를 옮긴 경우 장학금 명목으로 100만 원을 주고 있으며 주소를 1년 이상 유지하면 기간에 따라 10만 원(1∼2년), 20만 원(2∼3년), 30만 원(3년 이상)을 지역화폐로 주고 있다. 해외 배낭여행도 지원한다. 전남 영암군도 영암으로 이사 온 대학생에게 전입 장려금 명목으로 최대 8학기 동안 총 200만 원을 지급한다. 반면 경남 창원시는 창원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창원 내 대학에 입학하면 새내기 지원금 명목으로 1년간 최대 100만 원을 지급한다. 창원에는 경남대, 창원대, 한국폴리텍대 창원캠퍼스, 창신대 등이 있다. 등록금이나 주거비를 지원하기도 한다. 강원 횡성군의 경우 학생 본인이나 보호자가 3년 이상 횡성군에 살면 대학 등록금 중 50%를 지원하고 있다. 횡성군 관계자는 “횡성의 경우 원주시와 가깝다 보니 젊은층 인구 유출이 많은 편”이라며 “교육비 부담을 줄이면서 젊은층을 정착시키려는 취지에서 만든 지원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경북 김천시는 기숙사나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경우 주거비 명목으로 학기당 3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학부생 유치가 여의치 않은 지자체들은 차선책으로 ‘외국인 유학생 모시기’에 공을 들이는 경우도 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정부의 등록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내국인 학부생보다 높은 등록금을 받을 수도 있다. 충남도는 우즈베키스탄 도시와 교류협력을 맺고 유학생 유치에 나섰고, 대전시도 현지 설명회와 유학생 교류 행사 등을 열며 유학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사자인 지방대의 경우 입시철마다 교수, 교직원들이 ‘신입생 모시기’에 총동원되는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광주의 한 사립대는 신입생 전원에게 아이패드 등 스마트기기 구입 명목으로 현금 60만 원씩을 지원하기도 했다. ‘정시 최초 합격자 전원에게 기숙사 제공’ ‘2학년부터 모두 전과(학과나 계열을 옮기는 것) 허용’ 등을 내건 대학도 있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신입생 유치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경남의 한 대학 관계자는 “인근 고등학교에 홍보를 나갔더니 3년 전에 3학년이 10개 반이었다가 지난해는 6개 반이 됐더라”며 “지역 고교생 수가 워낙 급속히 줄다 보니 입시 지원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초중고교 교사 절반 이상은 이직을 준비 중이거나 이직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임금 수준과 잇단 교권 추락 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 29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서교연)은 서울교원종단연구 3차 연도 시행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교원 2079명을 대상으로 교직에 대한 인식과 직업 만족도에 대한 세대별 특성을 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X세대(1965∼1979년생) 교사들은 응답자의 70.7%가 ‘현재 이직 계획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반면 M세대는 54.8%, Z세대는 66.6%가 ‘이직을 현재 준비하거나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원하는 이직 희망 직업군은 세대별로 달랐다. 이직 계획 또는 의향이 있는 응답자 중 X세대는 ‘자영업’(22.8%)을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M세대는 ‘학원 강사 등 초·중등 사교육 분야’(16.5%)가 가장 많았다. 반면 Z세대는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의 교육계 이외의 전문직’(20.4%)을 1순위로 꼽았다. 정송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 교사일수록 직무 만족도와 보상의 공정성 등에 대한 인식이 낮고 이직에 대한 생각은 많다”며 “이들 세대에서 학교 이탈 현상이 점차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1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재수종합학원. 점심 식사를 마친 학생 10여 명이 학원 내 작은 정원에서 눈을 구경하고 있었다. 오전 7시 5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유일하게 햇볕을 쬘 수 있는 시간이다. 이들은 고등학교 졸업식도 마치지 않은 채 이달 2일 재수종합학원에 입소했다. 학원 한쪽에는 ‘내년에도 또 이러고 있다고 생각해 봐라’ ‘엄마 보고 싶어요’ 등 학생들이 바람과 각오를 적은 종이가 가득 붙어 있었다. 복도에는 ‘복도 내 대화 금지. 적발 시 벌점’ ‘전자기기 사용 위반 경고’ 등의 문구가 보였다. 이 학원 관계자는 “대입 정시모집에서 원서를 아예 쓰지 않고 일찌감치 재수를 결심하고 온 학생들”이라며 “제주, 대전 등에서 올라온 학생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지원자 중 고3 재학생이 아닌 ‘N수생’(대학 입시에 2회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과 검정고시 출신을 합친 비율은 35.3%(17만7942명)로 28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도 연초부터 “내년도 입시에서 N수생 비율이 역대급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연초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수능 지원자 중 N수생과 검정고시 출신을 합친 규모가 17만5000명 이상으로 예상된다”며 “비율로는 34%가량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데 N수생이 늘어나는 현상이 이어지는 걸 두고 ‘N수 공화국’이란 말도 나온다. N수생이 늘어난 이유가 지난해는 ‘킬러 문항 없는 물수능’에 대한 기대감이었다면 올해는 반대로 불수능과 ‘의대 정원 확대’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선발 확대’ 등의 정책 때문이다. 먼저 지난해 수능이 어려워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거나 수능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대거 ‘N수’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치동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달 의대 증원 규모가 발표되고 4월에 무전공 선발 규모가 나오면 의대 등 인기학과에 진학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대학 재학생 상당수도 반수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정시 발표 안났는데… “인서울 공대 갈 상위권도 반수 생각” ‘정시 지원도 않고 재수’ 고3 늘어“지방대 권유하면 부모 반응 냉담”올해 의대 증원-무전공 선발 기대감학원들은 반수반 3월 조기 개설 입시 전문가들은 현재 ‘N수 시장’이 폭풍 전야라고 입을 모은다. 다음 달에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하고 올 4월 대학들이 무전공 선발 규모를 밝히면 N수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고교 졸업생 상당수는 이미 “입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정시 원서 접수를 포기하고 학원에 들어갔다. 수시에 합격했거나 정시에 지원한 학생 중 상당수도 반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 대입 원서 안 쓰고 재수학원행 충남의 한 고교 교사는 “지난해 12월 말 3학년 교실에 들어갔더니 한 반(25명가량)에 3명, 5명만 있었다”며 “결석생 중 상당수는 가족 여행을 간다는 등의 이유로 교외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실제로는 서울 재수학원으로 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전의 한 고교에 다니는 정영훈(가명·19) 군도 그런 경우다.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새해 첫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재수학원 인근에 짐을 풀었다. 그는 “수시에 올인했는데 불수능이었던 탓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미달돼 실패했다”며 “부모님께서 ‘지원해줄 테니 정시 원서 넣지 말고 다시 도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 군이 학원과 학사에 쓰는 돈은 한 달에 450만 원가량이다. 학사는 지방 출신 수험생이 서울 재수학원에서 공부할 때 머무는 고급형 고시원이다. 고시원보다 쾌적하고 청소, 빨래와 아침 식사 및 주말 저녁 식사를 차려주는 대신 월 150만 원이 기본이다. 관리실장이 모닝콜을 해주고, 출입 기록을 학부모에게 알려주며 재수학원까지 셔틀을 운영하는 학사는 200만 원가량이나 한다. 고교 교사들은 올해 정 군처럼 정시 원서를 아예 안 쓰고 대입에 재도전하는 이른바 ‘생재수’가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대전의 한 고교 교사는 “원서를 아예 안 쓰고 도전하겠다는 비율이 예년보다 20∼30%가량 늘었다”고 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도 “서울 일반고의 경우 반마다 보통 2, 3명이 아예 원서를 안 쓰는 생재수를 택하는데 올해는 4, 5명 정도로 늘었다”고 전했다.● “반수 늘어 3월부터 전용반 운영” 올 2월 고교를 졸업하는 학생은 39만4940명으로 지난해(43만1118명)보다 3만6000여 명이나 적다. 그럼에도 N수생 수가 지난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 의대 정원 확대, 무전공 신입생 선발 등 N수를 자극할 요인이 많아서다. 저출산으로 아이를 1, 2명만 키우는 부모가 늘며 ‘인 서울’ 대학을 보내기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 영향도 있다. 일부 재수학원들은 다음 달 의대 증원 발표 때부터 반수생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3월부터 야간반과 주말반을 개설할 방침이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원래 반수반은 대학 1학기가 끝나는 6월부터 운영했다. 하지만 올해는 학기 초부터 의대 준비에 올인하려는 학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광주의 한 고교 교사도 “우리 반 1등은 수시로 의대에 합격했고 2∼4등은 정시로 서울 대학 공대에 갈 수 있는 성적이 나왔는데 재수나 반수를 생각한다.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했다. 학부모와 수험생 사이에서 수도권 대학을 고집하는 분위기도 N수생 증가 요인이 되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고교 교사는 “지방대에 정시 원서를 낸 한 학생은 한 반에 없거나 1, 2명 수준”이라며 “지방 국립대를 권유하면 학부모로부터 냉담한 반응이 돌아온다”고 했다. 광주의 한 고교 교사는 “가정에 아이가 한둘밖에 없다 보니 ‘아이가 재수할 수 있게 선생님이 설득해 달라’고 하는 등 재수에 적극적인 학부모가 늘었다”고 했다. N수 열풍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전문가 사이에선 우려가 쏟아진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반수생 때문에 정말 그 대학에 가길 원했던 학생이 떨어지고 N수를 하기도 한다. N수생이 가져오는 파급효과와 국가적 낭비가 엄청나다”고 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N수 열풍은 결국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에 가지 못하기 때문인 만큼 의대 증원과 무전공 선발 확대가 정착되면 중장기적으로 과당 경쟁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또 지방대를 나와도 취업이 잘 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기업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