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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해외 자회사에서 국내로 보내는 배당금을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에 대한 과세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번 돈을 국내로 다시 들여오는 ‘자본 리쇼어링’(해외 자산의 본국 회귀)이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등 국내에 투자할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 해외법인의 올해 본사 배당액을 59억 달러(약 7조8000억 원)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3억 달러보다 4.5배 많은 규모다. 현대차그룹 해외법인이 국내 본사로 보낸 배당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던 2020년, 2021년에는 각각 1억 달러, 6억 달러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해외 매출이 절대적으로 많은 현대차(21억 달러), 기아(33억 달러), 현대모비스(2억 달러)의 국내 배당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국내 투자에 집중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 취지로 법인세법을 개편하면서 내린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법인세 개정 효과… 해외수익 국내에 투자 ‘자본 리쇼어링’ 는다 ‘이중과세’ 사라져 95%가 비과세해외 쌓인 유보금, 투자재원 활용‘1분기 8조 배당’ 삼성, 최대 투자전경련 “경상수지 개선에도 도움”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로 송금하는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을 대폭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법인세법 개정안이 있다. 삼성전자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해외법인에 자금을 유보시키거나 현지 재투자를 하는 대신 국내로의 배당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법 개편으로 국내 투자에 활력 더해 12일 재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국내 회사의 해외 자회사가 국내로 보낸 배당금에 대한 비과세율을 95%로 규정하고, 나머지 5%에 대해서만 법인세를 부과하도록 세제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올해 해외법인이 국내로 보내는 배당액 59억 달러 중 약 56억 달러가 비과세 대상이 된다. 이전에는 국내 본사가 받은 배당금에 일단 과세한 뒤 법인세에서 일부만 공제해줬다. 이러한 방식은 동일 소득에 두 차례 세금을 매기게 돼 이중 과세 논란이 있었다. 세법이 개정되면서 기업들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고, 납세 편의도 늘어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2030년까지 국내에 전기차 공장 신설 등을 포함해 24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 유입이 활성화되면서 투자가 제때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을 활용하면 기업은 투자를 위한 차입 규모를 줄여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 다운사이클(침체기)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도 국내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1분기(1∼3월) 본사 배당액을 대폭 늘렸다. 삼성전자의 1분기 배당금 수입은 8조1192억 원이었다. 2021년과 2022년 연간 배당금 수입 6조5600억 원, 3조5514억 원을 한 분기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이 배당금 수입은 대부분 해외 법인에서 온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배당금 95% 비과세 등 정부의 국내 투자 활성화 정책이 1분기 사상 최대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 등도 세법 고쳐 자본 리쇼어링 경상수지 개선 효과도 있다. 과거 해외 자회사가 국내 송금을 유보하면서 쌓인 현금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자회사가 보유한 잉여 현금 등을 집계한 ‘재투자수익수입’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1월과 4월 각각 ―10억6720만 달러(―1조3700억 원), ―2억4400만 달러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국내에서 해외로 투자된 돈보다 해외에서 들어온 금액이 더 컸다는 뜻이다. 지난해는 이 수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달이 한 차례도 없었다. 미국 등 선진국은 일찌감치 해외 자회사의 배당 소득을 비과세하는 정책을 통해 외국에 머물고 있는 자본을 자국 내로 빨아들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2017년까지 약 1조 달러를 해외 유보금으로 남겨 뒀다. 하지만 과세 체계를 바꾼 후인 2018년에는 이 중 77%인 7700억 달러가 미국으로 돌아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해외 자회사 배당금 비과세로 2024∼2027년 연평균 1044억 원의 세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촉진시키는 등 보이지 않는 이익이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조사팀장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 국내로 재투자되면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달러가 유입돼 환율 안정과 경상수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해외 자회사에서 국내로 보낸 배당금을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해외 자회사의 배당금에 대한 과세 부담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번 돈을 국내로 다시 들여오는 ‘자본 리쇼어링’(해외 자산의 본국 회귀)이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등 국내에 투자할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 해외법인의 올해 본사 배당액을 59억 달러(약 7조8000억 원)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3억 달러보다 4.5배 규모다. 현대차그룹 해외법인이 국내 본사로 보낸 배당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던 2020년, 2021년에는 각각 1억 달러, 6억 달러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해외 매출이 절대적으로 많은 현대차(21억 달러), 기아(33억 달러), 현대모비스(2억 달러)의 국내 배당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체 배당금의 79%는 상반기(1~6월) 중, 나머지 21%는 올해 안으로 본사로 송금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국내 투자에 집중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 취지로 법인세법을 개편하면서 내린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으로 자동차 가격이 고공 행진을 벌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향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소형 SUV를 연이어 내놓으며 젊은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2000만 원대 초반 트랙스의 ‘선전’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지엠(GM)이 내놓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5월 한 달 동안 3396대가 팔렸다. 소형 SUV 부문에서 기아 셀토스(4792대)에 이은 2위 실적이다. 올해 1월 완전 변경 모델로 돌아온 현대자동차 코나(2522대), 2월 연식 변경을 단행한 기아 니로(2452대)를 뛰어넘은 성적표다. 소비자들이 세단보다 SUV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소형 SUV는 사실상 완성차 브랜드의 엔트리 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소형차는 사회 초년생 등 젊은 세대가 첫 차로 고려하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판매량에 큰 영향을 주는 차급이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가격 상승 압박은 소형 SUV 시장도 피해 가지 못했다. 2500만 원대 중반부터 시작하는 현대차 코나는 통풍 시트 등 인기 선택 사양을 적용하면 3000만 원을 넘나든다. 기아 니로는 내연기관 없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만 판매돼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높은 판매량은 2052만 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차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가성비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것이다. 이 차량은 예상을 뛰어넘는 주문이 몰리며 지금 계약할 경우 3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생산 능력 때문에 국내에서 월 4000대 이상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물량을 더 댈 수 없어 아쉬울 만큼 소비자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소형 SUV 가격 경쟁 더 치열해질 듯자동차 업계에서는 소형 SUV의 가격이 2000만 원대 초반을 유지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형 SUV의 강자로 꼽히는 기아 셀토스의 판매 가격도 2000만 원대 초반부터 시작되도록 책정돼 있어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차량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자동차 판매 시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다음 달부터 3.5%에서 5%로 환원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가격 인상이 예고돼 있어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처분소득 감소와 경기 침체 우려 등도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완성차 브랜드 입장에서 소형 SUV는 상위 차종을 구입할 잠재적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모델이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형차를 여전히 개발하고 판매하는 이유다. KG모빌리티(옛 쌍용차)가 소형 SUV인 티볼리의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이며 시작 가격을 1883만 원으로 책정한 것도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국내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은 한국GM, KG모빌리티 등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주도할 것”이라며 “소형 세단 수요까지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형 SUV의 ‘가성비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의 미래 모빌리티를 통해 사람을 향한 진보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7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터스튜디오서울에서 진행된 ‘포니의 시간’ 전시회 사전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인본주의 철학을 미래 방향성으로 제시한 것이다.● 정의선 “답을 찾기 위해 과거를 되짚어 봤다” 정 회장은 “‘우리의 존재 이유’와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근원적 질문을 하게 됐다”며 기념사를 시작했다. 그는 “답을 찾기 위해 우리의 시작을 돌이켜 보고, 무엇이 오늘날 현대차를 만들었는지 다시 되짚어 보고자 했다”면서 “포니라는 독자 모델을 개발하면서 축적된 정신적, 경험적 자산이 오늘날 현대자동차를 만들었다”고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역사가 한국 첨단 기계산업 발전사와 일치한다는 자부심도 드러냈다. 정 회장은 “과거 폐허가 된 국토에 도로를 놓고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던 현대차는 오늘날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지금은) 미래 항공 모빌리티를 통해 하늘에 새로운 길을 만들고, 사람의 움직임을 편리하게 보조해 주는 로보틱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포니는 대한민국 기계공업 발전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는 현대차그룹이 정 회장 체제하에서 미래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 ‘포스트 포니’ 시대로 본격 진입하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회장에 정식 취임한 지 올해로 만 3년째를 맞이하면서 과거 유산의 재정립을 통해 그룹 비전을 보다 명확히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정 회장은 행사에 초청된 포니 초기 개발자들과 포니를 세계 시장에 팔았던 외국인 딜러 등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표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부인인 정지선 여사 등 가족들, 현대차그룹 사장단과 함께 전시장을 둘러봤다.● 글로벌 톱3에 맞는 ‘격’ 세우는 전략 현대차는 최근 유실됐던 현대차의 첫 번째 콘셉트카 ‘포니 쿠페’를 복원한 데 이어 전시회까지 마련하며 그룹 헤리티지(유산)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지난달 포니 쿠페를 전시한 이탈리아의 클래식카·콘셉트카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 국내에서 열린 이번 포니 전시회에는 사장단 등 주요 임원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현장에 참석한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그룹 경영 전략 회의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며 “최근 성과가 좋아서인지 사장단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이런 행보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3’ 자동차기업으로서의 ‘격’을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 기준으로 처음 3위에 올랐다. 이전까지는 일본 도요타나 독일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사의 역사’를 만드는 작업에 소홀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과거의 포니와 현재의 현대차에 강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내부 임직원들에게 자부심과 소속감을 높여 주려는 목적도 크다”고 했다. 포니의 시간은 현대차의 첫 독자 모델이자 첫 번째 국산 고유 모델인 포니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전시회다. 8월 6일까지 60일간 열리는 전시회는 포니 개발이 결정된 1970년대 시대상과 포니 설계도 등 관련 사료, 포니 차량들과 복원된 ‘포니 쿠페’ 등으로 꾸며졌다. 현대차가 포니를 앞세워 헤리티지 구축 작업을 진행하면서 형제 회사인 기아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기아도 삼륜차나 브리사 등이 있었다”면서 “(구체적인 일정 등은) 준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가 서울시와 수소버스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수소 모빌리티 선도도시 서울 조성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환경부, SK E&S, 티맵모빌리티와 협약을 맺고 서울 시내버스, 공항버스, 통근버스 등을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서울시는 우선 현재 서울을 오가는 공항버스가 모두 경유를 사용하는 점을 감안해 2026년까지 전체 공항버스의 70%인 약 300대를, 2030년에는 100%(약 450대)를 현대차의 수소버스로 전환할 예정이다. 공항버스 1대의 왕복 1회당 평균 주행거리는 137km로, 일평균 4회 왕복에 548km를 운행하고 있다. 현대차 수소버스는 완충에 약 30분이 소요되며, 주행 거리는 600km 이상으로 공항버스 운행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이에 서울시는 2026년까지 공항버스 약 300대를 포함해 대중교통 및 통근 버스 약 1300대의 수소버스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서울시가 수소버스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저상, 고상 수소버스를 적기에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버스, 트럭 등 수소 상용차 개발을 중단 없이 추진해 다양한 라인업을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도요타가 대표 플래그십(기함) 준대형 차량 ‘크라운’을 51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다시 판매한다고 6일 밝혔다. 크라운은 도요타가 1955년 최초로 양산한 승용차다. 수차례 완전변경을 거쳐 현재 16세대 크라운이 생산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72년 ‘뉴 크라운S’가 판매 중단된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크라운을 판매하게 된다. 준대형 현대차 그랜저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도요타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해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특징을 결합한 ‘크로스오버’를 먼저 선보였다. 전통적 세단 디자인에서 벗어나 전면부와 후면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입체감을 살렸다. 주행 보조장치인 ‘도요타 세이프티 센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앞좌석 통풍 시트 및 뒷좌석 열선 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등의 다양한 편의장치도 기본으로 탑재됐다. 파워트레인은 2.5L 하이브리드,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2가지로 구성됐다. 2.5L 하이브리드의 복합 연료소비효율은 L당 17.2km다.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의 구동 비율을 조절해 주행 성능을 높인 모델로, 복합 연비는 L당 11.0km다. 2.5L 하이브리드는 5670만 원,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6480만 원.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항공사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 도입을 늘리면서 향후 10~15년 동안 항공요금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를 인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들면서 올라간 항공 요금이 지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행기표 가격이 올라갔는데, 항공사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값비싼 친환경 연료 사용을 늘릴 수밖에 없어 더 많은 요금을 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이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SAF 사용 요구가 늘어날 것이고, 이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지출을 의미한다”고 밝혔다.SAF는 동물, 식물성 기름이나 음식물 쓰레기, 도시 폐기물 등에서 발생하는 가스 등을 원료로 만든 항공유다.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량이 최대 80% 적지만, 생산량이 적은 만큼 가격이 높다. IATA는 2021년 10월 2050년까지 항공사들의 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넷제로’ 결의안을 승인했으며, 이를 위해선 SAF 도입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IATA는 항공 요금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짚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경제가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항공 분야에 반영되지 않아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에 유럽 최대 저비용 항공사 라이언에어는 지난해 초저가 비행기 운항의 시대는 끝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항공 요금이 올라 여행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좌석 1개당 수요가 5명에 이르는 에미레이트 항공의 사례처럼, 항공 운임이 비싸도 여행 수요가 당분간 유지 또는 증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가 대외협력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외교부 출신의 김동조 전 청와대 외신대변인(사진)을 영입했다. 김일범 전 대통령의전비서관과 더불어 외교부 출신을 영입하면서 대외 업무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김 전 대변인은 현대차 상무로 영입돼 이달 초부터 출근하고 있다. 김 전 대변인은 외무고시 출신으로 다자통상협력과와 의전과,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실 등에 근무했고 주제네바 대사관 1등 서기관, 주세네갈 대사관 참사관 등을 역임했다. 외교 통상 업무뿐 아니라 국내 행정 경험도 있는 인물로 2016년 초 청와대 외신대변인으로 발탁된 바 있다. 현대차는 최근 글로벌 경제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의전비서관을 맡았다가 올해 3월 사퇴한 김일범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을 부사장으로 영입했고 산업통상자원부 과장 출신도 상무로 영입했다. 사정 당국 관계자도 현대차에 합류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광폭 인재 영입 행보의 배경에 대해 글로벌 이슈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체질 개선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외부 인사들을 추가해 대내외 정책 이슈를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불확실성이 높고 미래 모빌리티 등 신사업의 안정도 절실한 상황이라 필요한 인재라면 출신에 상관없이 영입하는 건 기업들의 생존 방식”이라며 “내부의 체질을 개선하고 분위기도 쇄신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삼성, SK 등 주요 그룹이 올해 하반기(7∼12월)를 앞두고 잇달아 전략회의에 돌입한다. 경기 침체 위기를 돌파하고 하반기 회복세에 올라타기 위한 사업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20∼22일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이 온오프라인 채널을 병행해 하반기 사업 전략을 검토한다. 경기 회복에 따른 TV와 가전 점유율 확대, 7월 말로 예정된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전략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도 20일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감산 결정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확대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열린다. 주요 임원진 위주로 진행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참석하지 않을 전망이다. SK그룹은 15일 경기 이천의 SKMS연구소에서 ‘2023 확대경영회의’를 열 예정이다. 확대경영회의는 8월의 ‘이천포럼’, 10월의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와 함께 SK 최고 경영진의 주요 연례 회의다. 확대경영회의에는 최태원 SK 회장과 각 계열사 CEO들이 참석해 반도체·배터리·친환경 등 주요 사업 하반기 전략을 나눌 전망이다. 현대차는 연간 한두 차례 한국에서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어 주요 권역 및 글로벌 전략을 점검해 왔다. 회의에는 각 사 CEO 주재로 권역본부장들과 판매, 생산 법인장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참석하며, 올해 개최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지난달 구광모 ㈜LG 대표가 주재하는 ‘상반기 전략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애경케미칼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체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애경케미칼은 지난해 ‘더(THE)! 애경케미칼’이라는 ESG 경영 방침을 공개하며 보다 체계적인 ESG 경영 활동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우선 T는 ‘Together with Environment(환경과 함께)’의 약자로 저탄소 친환경 사업 구조로 체질을 개선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린 이니셔티브(Green Initiative) 3050’이라는 슬로건을 공표하며 저탄소 산업 구조로 바꿔나가고 있다. 재활용, 생분해, 저유해 물질 등 친환경 제품의 매출 비중을 50%까지 높이고 바이오매스와 재활용 원료 등 친환경 원료 비중 5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저감 기술을 확보하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등 탄소 배출량을 50% 감축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 중이다. 사회공헌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든다는 뜻으로 선정한 H(Happy Society)는 애경케미칼의 다양한 나눔 활동을 의미한다. 애경케미칼은 2003년부터 20년간 매년 지역사회 아동과 노인 계층에 사랑의 쌀 나눔 활동을 해왔으며 5년간 병원 발전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2018년부터 장애인 스포츠 선수단을 운영해 소속 선수들이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E는 Equitable Governance(공정한 지배구조)의 약자로 투명하고 정직한 기업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내부 ESG위원회 등을 설치해 ESG 추진 체계를 구축했고,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ESG 교육을 진행했다. 2023년에는 컴플라이언스실을 신설해 더 투명한 지배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4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국립재활원과 보행 재활 로봇치료 및 연구 협력을 위한 착용로봇을 활용하기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두 병원과의 협력에 사용되는 착용로봇은 현대차 로보틱스랩이 자체 개발한 ‘엑스블 멕스’다. 보행이 어려운 이동 약자의 하지 근육 재건 및 관절 운동을 돕는 의료용 착용로봇이자 현대차 착용로봇 통합 브랜드 ‘엑스블’의 첫 제품이다. 엑스블 멕스는 걷기, 서기, 앉기, 계단 오르내리기, 좌우 회전 등 5개의 동작을 지원한다. 착용자의 신체 조건에 맞춰 로봇의 부분별 길이 조절이 가능하고 앉아 있는 상태에서도 착용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그룹과 서울아산병원,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이번 협력을 통해 의료용 착용로봇을 고도화하고 더 많은 환자의 이동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3월 대한상의, 효성그룹과 울산북부소방서에서 ‘제1차 다함께 나눔 프로젝트’를 열고 소방 공무원들의 휴식과 회복을 위한 ‘재난현장 소방관 회복버스’를 소방청에 기증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대한상의의 ‘신 기업가정신 협의회’가 주관하는 ‘다함께 나눔 프로젝트’의 첫 번째 주자로 참여했다. 재난현장 소방관 회복버스는 무공해 수소전기버스 1대를 비롯해 프리미엄 버스 8대이며, 특수 장착 비용까지 포함해 총 52억 원 규모다. 재난 현장에 출동한 소방 공무원들의 과로와 탈진을 예방하고 심신의 회복을 촉진할 수 있게 캡슐형 프리미엄 좌석, 의료 장비, 산소 공급 시설을 적용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고된 현장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 주시는 소방관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모두가 ‘안전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소상공인들의 온·오프라인 홍보와 마케팅을 돕는 ‘기프트카 온에어’, 어린이 통학 차량 무상 점검 등 완성차 업체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김일범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사진)이 현대자동차그룹에 합류한다. 29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은 현대차그룹 부사장으로 영입돼 7월 초부터 출근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김 전 비서관을 영입한 건 글로벌 대외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공급망 관리 등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외교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김 전 비서관을 영입했다는 것이다. 김 전 비서관은 외무고시 33회에 합격한 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다. 2019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외신공보보좌역으로 합류한 뒤 정부 출범과 함께 의전비서관을 맡았다가 올해 3월 사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대외 정책 역량 및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 강화를 위해 김 전 비서관 영입을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변종국 기자 bjk@donga.com}
김일범 전 대통령 의전비서관이 현대자동차그룹에 합류한다.29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은 현대차그룹 부사장으로 영입돼 7월 초부터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김 전 비서관을 영입한 건 대외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같은 대외 리스크(위험)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공급망 관리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외교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김 전 비서관을 영입해 외국 정부 및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이슈 대응 강화를 위해 김 전 비서관을 영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비서관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33회에 합격했으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통역을 맡았다. 2018년 북미2과장으로 일했고, 2019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SK에서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뒤 당선인 외신공보보좌역으로 합류하며 공직에 다시 발을 들였다. 정부 출범과 함께 의전비서관을 맡아 외교 의전 핵심 업무를 담당해왔다. 김 전 비서관은 올해 3월 윤 대통령의 방미와 방일 등 굵직한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돌연 사퇴하기도 했다. 부인은 배우 박선영 씨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최근 해외 정보 및 대관 등을 보강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김 전 비서관이 SK에서 글로벌성장위원회 활동도 하면서 북미 지역 사업 전략 등을 구상한 것으로 아는데 적임자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 측은 “글로벌 대외정책 역량 및 부산 엑스포 유치지원 활동 강화를 위해 영입을 진행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아시아나機 비행중 승객이 문 열어…194명 ‘공포의 12분’“‘쾅’ 소리와 함께 비행기 출입문이 갑자기 열리자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테러가 난 줄 알았어요.” 26일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했던 김모 씨(44)는 지상 250m 상공에서 비행기 출입문이 갑자기 열린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씨는 “출입문 옆 승객들이 고개를 숙이고 울거나 혼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6일 오전 11시 40분경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항공기는 착륙 직전인 낮 12시 35분경 지상 250m 상공에서 출입문이 갑자기 열렸다. 출입구 바로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이모 씨(33)가 고의로 연 것이었다. 비행기는 출입문이 열린 채 낮 12시 37분경 대구공항 활주로에 착륙했고, 이어 12시 47분경 완전히 멈췄다. 승객들은 약 12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항공기 출입문 개방으로 인한 추락 등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객 194명 중 9명이 과호흡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이날 밤 퇴원했다. 대구경찰청은 출입문을 연 이 씨를 착륙 직후 체포해 범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제주에서 혼자 탑승한 이 씨는 체포 후 경찰에 “비상구 고리를 당겼다”며 범행을 인정했으나 동기 등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의 어머니는 이날 경찰에 나와 “아들이 대구에 살다가 1년 전 제주도에 가서 여자친구와 동거했는데 최근 이별 통보를 받은 후 비행기를 탔다”고 말했다고 한다. 착륙 직전 “왜 도착 안하냐”며 비행기 문열어 아시아나機 ‘공포의 12분’ 대기표로 비행기 탑승한 30대 男막판 빈자리 생겨 비상구 앞 앉아“기체 흔들리고 기내 뿌옇게 변해… 뛰어내리려 해 잡아끌고 난리” “영화에서처럼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 같아 너무 무서웠어요. 땅에 내려왔는데도 호흡이 잘 안 돼 친구들과 주저앉아 울었어요.” 대구행 아시아나 비행기에 탑승했던 강모 군(13)은 26일 아찔했던 사고 순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강 군은 27일 울산에서 시작되는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참가를 위해 이 비행기를 탔다. 이날 승객 중에는 강 군처럼 전국소년체육대회 참가를 위해 비행기를 탄 제주 지역 초중등 학생 48명과 인솔자 20명 등 68명도 포함돼 있었다. 착륙 직후 과호흡을 호소하다 응급실로 이송된 9명도 모두 대회 참가를 위해 탑승한 학생(8명)과 인솔자(1명)였다. 다행히 중상자는 없었고 전원이 이날 저녁 퇴원 후 울산으로 이동해 트라우마 치료를 받았다.● “왜 도착 안 하느냐” 말하며 출입문 열어 탑승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사고가 발생한 건 착륙 약 2분 전이었다. 일부 목격자는 이 씨가 갑자기 “시간이 다 됐는데 왜 도착을 안 하느냐”며 출입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후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바람이 기내로 거세게 들이치면서 승객들의 몸이 심하게 흔들렸고, 쾅 소리와 함께 먼지가 발생하며 기내 공기가 뿌옇게 변했다. 승객 A 씨(46)는 “문이 열린 직후 승무원이 ‘안전벨트 하세요’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이어 한 남성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려는 듯한 행동을 하자 승무원이 ‘승객분들 도와 달라’며 주변 남성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제주체육연맹 소속 지도자 황윤미 씨(43)도 “승무원들이 뛰어내리려는 남성을 잡아끌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출입구 쪽에 있던 승객들은 호흡을 가쁘게 들이쉬다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했다. 승객 B 씨는 “착륙한 후 승무원들이 기내 방송으로 승객 중에 의료진이 있느냐고 찾는 걸 들으며 몇 명은 큰일을 당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도 쉽게 안정을 찾지 못했다. 헛구역질을 하며 눈물을 보인 승객도 다수였다. 황 씨는 “비행기 추락과 비슷한 상황을 겪어 스트레스나 트라우마가 크게 남을 것 같다. 일부는 제주로 돌아갈 때 배를 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기표로 비행기 탑승한 피의자 피의자 이 씨는 비상구 고리를 잡아당겨 출입문을 연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 씨 자리 바로 맞은편에 승무원 좌석이 없어 이 씨를 제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비행기의 비상 출입문은 통상 1만 피트(약 3000m) 이상 상공에선 기내외 압력 차로 사람의 힘으로는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지상에 근접하면서 기압 차가 줄어 문이 열린 것이다. 비상시 탈출이 원활해야 한다는 이유로 출입구에 따로 잠금장치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씨는 출입구 옆자리를 항공사에 직접 요구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비행편은 만석이었는데 막판에 빈자리가 생겨 대기 승객이었던 이 씨가 해당 자리에 배정된 것이다. 항공계 관계자는 “범행을 노리고 고의로 해당 자리를 노린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제주도 거주자인 이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조사할 예정이다.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세 번째 발사에 성공하면서 이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누리호의 설계와 제작, 시험, 발사 등 전 과정이 모두 순수 국내 기술로 진행된 만큼 민간 기업들의 우주 사업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발사에서 발사체 전체 조립을 담당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7년까지 누리호 4, 5, 6차 발사를 통해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4차 발사에는 처음으로 민간 주도로 설계, 시험, 제작이 진행된 500kg급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실릴 예정이다. KAI는 발사체 사업은 물론 향후 위성 양산 체계를 구축해 수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3차 발사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돼 발사 전 과정을 담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500억 원을 투자해 전남 순천시에 우주발사체 단조립장을 설치하는 등 누리호를 비롯해 향후 개발할 차세대 발사체 후속 사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HD현대중공업은 1, 2차에 이어 3차 발사에서도 ‘발사대 시스템’ 총괄 제작과 구축에 참여했다.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발사대 시스템을 수주한 뒤 140t 규모 발사체가 올라갈 수 있는 제1발사대에 이어 2020년 200t 규모 발사체를 위한 제2발사대를 새로 구축했다. 특히 발사대 시스템 공정 전 과정을 100%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이날 일부 민간 우주 산업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오전 중에 강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하락 마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개장 초 전날보다 2.69% 올랐다가 오후 들어 약세를 보인 끝에 1.39% 내린 10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로템(―0.95%), 한국항공우주(―3.03%), HD현대중공업(―0.67%) 등의 주가도 전날보다 하락 마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5조7000억 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미국에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SK온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공장을 건설키로 하면서 미국 내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 역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두 공장을 완공하면 미국 내에 도합 약 60만 대 이상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역량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LG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북미 배터리 합작법인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양사는 합작법인의 지분을 절반씩 보유할 예정이다. 총투자액 5조7000억 원(약 43억 달러) 중 일부를 공동 투자하며 나머지는 신설 법인이 추후 조달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지어지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부지가 마련됐다. 합작 공장은 연간 약 30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셀을 생산한다. 이는 전기차 약 30만 대에 사용될 수 있는 양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모비스에서 배터리팩으로 제작해 HMGMA,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미국 시장에 최적화된 배터리를 조달하고,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글로벌 전기차 대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SK온과도 미 조지아주 바토카운티에 배터리셀 생산 공장 건설 계획을 내놨다. SK온과의 합작 공장에는 총 50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35GWh 규모 배터리셀을 생산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364만 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중 미국 판매 목표치는 100만여 대로 추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합작 공장에서 배터리셀을 납품받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배터리 생산 파트너를 구한 현대차그룹이 신공장 완공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느냐가 미국 시장 성패를 가를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IRA 규정에 따라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완공 시점을 2024년 말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SK온 및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공장도 이에 맞춰 조기 완공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쾅’ 소리와 함께 비행기 출입문이 갑자기 열리자 승객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테러가 난 줄 알았어요.” 26일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했던 김모 씨(44)는 지상 250m 상공에서 비행기 출입문이 갑자기 열린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김 씨는 “출입문 옆 승객들이 고개를 떨구고 울거나 혼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다”고 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6일 오전 11시 40분경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항공기는 착륙 직전인 낮 12시 35분경 지상 250m 상공에서 출입문이 갑자기 열렸다. 출입구 바로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이모 씨(33)가 고의로 연 것이었다. 비행기는 출입문이 열린 채 낮 12시 37분경 대구공항 활주로에 착륙했고, 이어 12시 47분경 완전히 멈췄다. 승객들은 약 12분 동안 공포에 떨어야 했다. 항공기 출입문 개방으로 인한 추락 등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객 194명 중 9명이 과호흡 증세를 보여 착륙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이날 밤 퇴원했다. 대구경찰청은 출입문을 연 이 씨를 착륙 직후 체포해 범행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제주에서 혼자 탑승한 이 씨는 체포 후 경찰에 “비상구 고리를 당겼다”며 범행을 인정했으나 동기 등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술을 마신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영화에서처럼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 같아 너무 무서웠어요. 땅에 내려왔는데도 호흡이 잘 안돼 친구들과 주저앉고 울었어요.” 대구행 아시아나 비행기에 탑승했던 강모 군(13)은 26일 아찔했던 사고 순간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강 군은 27일 울산에서 시작되는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참석을 위해 이날 비행기를 탔다. 이날 비행기를 탄 승객 중에는 강 군처럼 전국소년체육대회 참석을 위해 비행기를 탄 제주 지역초중등 학생 48명과 인솔자 20명 등 68명도 포함돼 있었다. 이날 착륙 직후 과호흡을 호소하다 응급실로 이송된 9명도 모두 대회 참석을 위해 참석한 학생(8명)과 인솔자(1명)였다. 다행히 중상자는 없었고 전원이 이날 저녁 퇴원 후 울산으로 이동해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왜 도착 안 하느냐” 말하며 출입문 열어 탑승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사고가 발생한 건 착륙 약 2분 전이었다. 일부 목격자는 이 씨가 갑자기 “시간이 다 됐는데 왜 도착을 안 하느냐”며 출입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후 기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바람이 기내로 거세게 들이치면서 승객들의 몸이 심하게 흔들렸고, 쾅 소리와 함께 먼지가 발생하며 기내 공기가 뿌옇게 변했다. 승객 A 씨(46)는 “문이 열린 직후 승무원이 ‘안전벨트 하세요’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이어 한 남성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려는 듯한 행동을 하자 승무원이 ‘승객 분들 도와 달라’며 주변 남성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제주체육연맹 소속 지도자 황윤미 씨(43)도 “승무원들이 뛰어내리려는 남성을 잡아끌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출입구 쪽에 있던 승객들은 호흡을 가쁘게 들이쉬다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했다. 승객 B 씨는 “착륙한 후 승무원들이 기내 방송으로 승객 중에 의료진이 있느냐고 찾는 걸 들으며 몇 명은 큰일을 당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린 후에도 쉽게 안정을 찾지 못했다. 헛구역질 하며 눈물을 보인 승객도 다수였다. 황 씨는 “비행기 추락과 비슷한 상황을 겪어 스트레스나 트라우마가 크게 남을 것 같다. 일부는 제주로 돌아갈 때 배를 타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대기표로 비행기 탑승한 피의자 피의자 이 씨는 비상구 고리를 잡아당겨 출입문을 연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 씨 자리 바로 맞은편에 승무원 좌석이 없어 이 씨를 제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비행기의 비상 출입문은 통상 1만 피트(3000m) 이상 상공에선 기내외 압력차로 사람의 힘으로는 열리지 않는다. 하지만 지상에 근접하면서 기압차가 줄어 문이 열린 것이다. 비상 시 탈출이 원활해야 한다는 이유로 출입구에 따로 잠금장치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이 씨는 출입구 옆 자리를 항공사에 직접 요구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비행편은 만석이었는데 막판에 빈자리가 생겨 대기승객이었던 이 씨가 해당 자리에 배정된 것이다. 항공계 관계자는 “범행을 노리고 고의로 해당 자리를 노린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제주도 거주자인 이 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조사할 예정이다.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엄중한 사안”이라고 말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구=구민기 기자 koo@donga.com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모든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 그렇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 세상이 좀 더 평화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11일 연세대 경영학과 수업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예고 없이 등장했다. 그는 이무원 연세대 경영대 교수의 ‘조직학습: 기회와 함정’ 수업에 참관해 현대차그룹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혹시 우리 회사 제품을 쓰면서 불편함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사과드린다”는 농담 섞인 인사말로 시작해 학생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학생들의 토론이 끝난 뒤엔 “여러분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놀랍고 고맙다”며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날 강의는 현대차그룹과 정 회장에 대한 사례 연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강의 교재는 이 교수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및 지속가능대학의 윌리엄 바넷 석좌교수,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와 공동 집필한 ‘현대차그룹: 패스트 팔로어에서 게임 체인저로’였다. 이 연구는 지난해 말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케이스센터에 공식 등재됐다. 스탠퍼드대와 연세대, 국내 다른 대학에서도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스탠퍼드대의 현대차그룹 사례 연구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03년 ‘현대자동차의 품질 경영’, 2008년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경영’ 제하의 사례 연구가 등재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현대차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창조적 파괴자’로 정의하고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조명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업의 추격자 중 하나’가 아니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 봤다. 특히 ‘인류의 삶과 행복에 대한 기여’가 기업의 본질적 사명임을 강조하는 정 회장의 리더십에 주목했다. 연구자들은 기업의 혁신과 최고경영자(CEO) 리더십의 상관 관계를 분석하며 “정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그룹은 창조적 파괴자로서 기회를 새롭게 정의하고 인류에 더 큰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며 모빌리티 시장의 최전선에 섰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내는 것과 함께 새로운 조직 문화와 업무 스타일 등의 변화를 동시에 이루고 있다는 진단도 포함됐다. 정 회장은 약 100분 동안 현대차그룹의 혁신 전략에 대한 학생들의 토론과 평가, 분석을 들었다. 송호성 기아 사장, 김흥수 현대차그룹 부사장, 조화순 기아 사외이사(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도 동석했다. 정 회장은 “여러분이 가진 자질과 능력을 잘 살려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를 더 발전시키기를 바란다”면서 “여러분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정 회장과 경영진은 강의를 마친 뒤 학생들과 저녁 식사까지 함께 하며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코오롱그룹은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의 사회 재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재취업 지원 플랫폼 기업 부켓과 협약을 맺었다고 24일 밝혔다. 부켓은 지난해 설립된 인적 자원(HR)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코오롱그룹은 부켓과 함께 육아 후 복직을 원하는 여성에게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최적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협력할 예정이다. 경력을 이어가기 어려운 여성에게 채용 정보를 제공하고 전문성을 갖추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코오롱그룹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 인력이 육아와 일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탄력적인 일자리 제공에 나선다. 김영철 코오롱그룹 인사실장은 “재취업을 원하는 전문성 있는 여성 인력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해상 운송 산업의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조선, 해운, 철강사가 손을 맞잡았다.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는 24일 경기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포스코 및 에이치라인해운, 대한해운, 팬오션, 폴라리스쉬핑 등 해운 4개사와 ‘조선·철강·해운 3자 간 탄소중립 협력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선박 건조, 선박 운영, 원료 운송으로 이어지는 해상 물류체인 당사자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협력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HD현대는 인공지능(AI) 기반 선박 운항 최적화 및 탄소배출 모니터링 솔루션인 ‘오션와이즈’를 통해 온실가스 모니터링과 운항 선박 실증을 진행한다. 오션와이즈는 HD현대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공개한 미래 비전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HD현대는 협약에 따라 화주인 포스코의 선단 관리 시스템에 오션와이즈를 탑재한다. 해운 4개사는 오션와이즈가 적용된 선박들의 운항 효율과 연료 소모량, 탄소 배출량 등 운항 데이터를 수집해 공유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이를 통해 선박 운항 중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여기서 확보한 데이터로 오션와이즈의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공동 개선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영국 해운 전문지 로이드 리스트에 따르면 이집트 수에즈 운하 기준 선박의 항만 대기와 운항 비효율 등으로 인한 비용 손실액은 하루 96억 달러(약 12조7000억 원)에 이른다. HD현대는 3자 간 협력을 통해 해상 운송 과정에서 수집되는 모든 데이터를 연결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 관리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탄소집약도 등급(CII)’ 등 강화된 환경 규제에도 선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완수 HD현대 경영기획실장은 “산업 간 협력을 통해 실증 데이터를 축적하고, 미래 친환경 선박 솔루션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