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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미국과 중국 간 공동 연구가 크게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은 미국 대신 중앙아시아, 아프리카는 물론 한국과의 공동 연구를 늘렸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덱스’는 최근 2013년부터 2023년 사이에 출판된 국제 공동 연구 논문을 분석한 결과 2022년 중국이 다른 나라와 협업한 공동 논문 수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협업이 가장 많이 줄어든 나라는 미국이었다. 과학 논문 인용 데이터베이스 ‘웹오브사이언스’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2018년 중국의 논문들 중 26.6%에 해당하는 11만 개 논문이 다른 나라 연구자들과 공동 집필한 논문이었다. 네이처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공동 연구가 줄어든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네이처 분석에 따르면 2017년에서 2023년 사이에 미국과 중국 간 공동 출판한 논문이 6.4%가량 줄었다. 반면 한국은 중국과의 공동 연구 수가 늘었다. 중국은 최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처 인덱스가 두 나라가 함께 공동 발표한 논문 수 등을 기반으로 협업 지수를 계산한 결과 한국은 2015년(92.78점)부터 2023년(283.59점)까지 약 2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는 155% 늘었다. 학계에서는 과학 연구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겪으며 기후 변화, 전염병, 식량 안보 등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연구들이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다. 국내 과학정책 전문가는 “미중 간 자국 우선주의가 강해지고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며 기후 변화와 같은 연구를 등한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JW중외제약이 아프리카에서 30여 년간 의료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유덕종 에티오피아 세인트폴병원 밀레니엄의대 교수(64)를 올해 JW성천상 수상자로 22일 선정했다. 유 교수는 1984년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2년 32세 젊은 나이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1기 정부 파견 의사로 우간다에서 의료 활동을 시작했다. 우간다 마케레레대 부속병원인 물라고 병원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유 교수는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유 교수는 “당시 항생제와 수액 같은 기본 의약품과 혈압계, 체온계 같은 기본 진단 장비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런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2002년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 베세즈다 클리닉을 개원하고, 난민촌과 빅토리아호수 내 섬 지역을 방문해 무료 진료를 시행했다. 의사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2005년 물라고 병원에 호흡기내과를 만들어 우간다에서 지낸 23년간 내과 의사 100여 명을 비롯해 의사 2000여 명을 배출했다. 이후 유 교수는 2015년 에스와티니 기독대학에서 10개월간 의대 설립 학장으로 활동하며 의대 교육과정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2016년에는 에티오피아 지마에 위치한 지마대병원에서 8년간 근무하며 환자 치료와 의료 환경 개선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호흡기내과를 신설하고 병동에 기관지 내시경 진료를 도입했다. 덕분에 환자들이 350km 떨어진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이동하지 않아도 내시경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성낙 JW성천상위원회 위원장은 “유덕종 교수는 아프리카 지역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도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JW성천상은 JW중외제약의 창업자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 존중 정신과 철학을 계승하기 위해 2012년 제정한 상으로 올해 12회를 맞았다. 시상식은 9월 25일 경기 과천시 JW사옥에서 열린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국내 일부 항공사와 게임업체 등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인천공항 운영 시스템은 자체 클라우드를 사용해 영향이 없었지만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젯스타, 홍콩익스프레스 등의 항공권 발권·예약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수기로 발권하느라 항공기 운항이 지연됐다. 제주국제공항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발권이 지연되면서 항공기 213편(출발 102편, 도착 111편)의 운항이 차질을 빚었다. 청주공항, 김해국제공항 등에서도 탑승수속과 출발이 지연됐다. 이 항공사들은 모두 독일의 내비테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내비테어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항공 솔루션 기업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인천국제공항 운영 시스템은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국내 투자자들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내 증권사는 MS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해외 증권사와 중개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일시적으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잠시 문제가 있었다”면서 “현재 백업 시스템 등을 가동해 해결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과 카드사 등 다른 금융사들은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MS 클라우드에 연결된 게임들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운영진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갑작스러운 장비 이상으로 서버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7시까지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고 공지한 상태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의 게임을 운영하는 그라비티도 이날 오후부터 “게임 접속이 불가한 현상이 확인돼 임시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공지했다. 공항 등에서 불편이 있었지만 한국은 미국, 독일, 호주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피해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국내에서 MS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점유율 1위는 아마존웹서비스(AWS)로 60.2%를 차지하며, 2위인 MS 클라우드 애저는 24% 정도다. 또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미국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업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에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보안 시스템을 많이 사용했다면 개별 PC의 윈도 시스템과 보안 시스템의 충돌로 피해 건수가 크게 늘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19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해 세계 주요국 정보기술(IT) 체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각국 주요 항공사의 비행기 운항이 멈췄고 금융결제, 방송, 의료, 물류 등의 서비스도 차질을 빚었다. 26일 개막할 파리 올림픽의 운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온라인에서는 전 세계 곳곳의 모니터에 ‘죽음의 블루 스크린(BSOD·Blue Screen Of Death)’이 뜬 사진이 쏟아지며 당혹감이 퍼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 일본항공(JAL), 독일 루프트한자 등 각국 대표 항공사 소속 일부 비행기의 운항이 중단되거나 탑승 수속이 지연됐다.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국내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해당 항공사 소속 일부 직원이 직접 비행기 티켓 위에 펜으로 항공편명, 좌석 번호 등을 수기(手記)로 작성했다. 전 세계에서 최소 14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영국 방송사 ‘스카이뉴스’, 호주 ABC뉴스 등 각국 일부 방송사는 생방송에 차질이 생겼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진료 예약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고, 런던증권거래소(LSE)의 데이터와 뉴스 서비스도 일부 중단됐다. 약 2200만 명이 사용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은행 ‘캐피텍’의 주요 업무도 일제히 멈췄다.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선 철도와 항만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 또 많은 나라에서 신용카드와 온라인 결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현금을 내고 물건을 사야 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26일 올림픽 개막을 앞둔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 역시 “일부 시스템에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사태의 원인으로 미국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프로그램 ‘팰컨 센서’가 거론된다. 보안 패치인 팰컨 센서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의 ‘윈도’ 운영체제와 충돌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해킹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커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최고경영자(CEO)는 NBC에 “이번 사태로 영향을 받은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경제가 특정 소프트웨어에 얼마나 취약하고 의존적인지 보여주는 충격적인 사례”라고 평했다. 美-日-유럽 등 항공 1400편 취소… “파리올림픽 시스템도 차질”[MS發 글로벌 IT 대란]MS 클라우드 장애에 전세계 혼란… 유럽 방송-병원 시스템도 먹통인도 증권거래소 일부 서비스 안돼… 전문가 “한곳 의존, 예견된 사고”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발(發) 클라우드 장애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일부에서는 ‘역사상 최악의 정보기술(IT) 먹통 사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사태가 향후 IT 발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개 회사의 클라우드 문제가 전 세계를 멈추게 할 수 있다는 공포를 경험하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가 하나의 클라우드로 연결될 수 있는 ‘초연결 세계’의 그림자다.● 전 세계 IT 대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호주 유럽 등의 공항에서 최소 1400편 이상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고 일부 방송사들은 방송 송출도 멈췄다. 통신 의료 금융 등 산업 분야에서도 차질이 발생했다. 독일 베를린 공항에서 체크인이 지연됐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 스페인 전역의 공항도 사이버 장애를 일으켰다. 일본과 홍콩 국제공항, 대만 타오위안 공항 등에서도 공항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이번 사태는 파리 올림픽 준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날 “시스템 운영에 영향을 받았다. 현재 비상계획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대학병원은 이날 예정된 수술을 취소하고 응급실도 폐쇄했다. 프랑스 방송사 TF1 진행자 크리스토프 보그랑게랭은 “생방송 스튜디오에 나와 있지만 컨트롤 룸 마비로 생방송을 못 한다”고 말했다. JR서일본에서는 홈페이지 서비스 장애로 열차 주행 위치를 확인하는 서비스가 중단됐다. 오사카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저팬(USJ)’에서는 결제 관리 체계 이상으로 일부 식당이 영업을 멈췄다. 인도 증시도 타격을 입었다. 현지 매체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증권사 ‘5파이사(5paisa)’ 등은 시스템이 영향을 받아 증시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공항, 항공사 운영, 은행 서비스는 거의 중단에 가까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세계 곳곳에서 ‘블루 스크린 오브 데스(BSOD)’라 불리는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가 나타나기도 했다. 컴퓨터 화면이 파란색으로 바뀌며 부팅이 되지 않는 장애다. ‘죽음의 블루’라고도 불리는 BSOD는 컴퓨터가 안전하게 작동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도 항공업계 등에서 피해가 발생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MS,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과 국내 피해 상황 및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보안 업데이트와 충돌 원인 이번 대란은 사이버 공격이 아닌 보안 업데이트 사고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세계 1위 보안업체인 미국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플랫폼인 ‘팰컨’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 윈도 시스템과 충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측도 이 점을 인정했다. MS는 “서비스 문제가 발생해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MS 측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긴급 복구 패치 개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초연결 세계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 지배력이 높은 특정 클라우드 시스템에 대한 의존이 세계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영향과 파급력이 전례없는 규모의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각국 주요 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이 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거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고로 인한 피해 역시 전 세계적 규모로 번지게 되는 구조다. 영국의 국가사이버보안센터장을 지낸 키어런 마틴 옥스퍼드대 교수는 “세계 핵심 인터넷 인프라의 취약성을 매우 불편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국내 사이버 보안업체 고위 임원은 “이 같은 사고를 막으려면 배포되는 보안패치 업데이트 시 사전 검증 절차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믿었던 클라우드 업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 역시 전 세계적 규모가 된다”며 “클라우드 업체 한 곳에 의존할 게 아니라 비용이 더 들더라도 2, 3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이라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국내에서도 피해 사례가 발생했다. 인천공항 운영 시스템은 자체 클라우드를 사용해 영향이 없었지만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젯스타, 홍콩익스프레스 등의 항공권 발권·예약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수기로 발권 하느라 항공기 운행이 지연됐다. 제주국제공항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발권이 지연되면서 항공기 213편(출발 102편, 도착 111편) 운행이 차질을 빚었다. 이 항공사들은 모두 독일의 네비테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네비테어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항공 솔루션 기업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인천국제공항 운영 시스템은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국내 투자자들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내 증권사는 MS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해외 증권사와 중계 계약을 맺고 있는데 일시적으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잠시 문제가 있었다”면서 “현재 백업 시스템 등을 가동해 해결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과 카드사 등 다른 금융사들은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MS 클라우드에 연결된 게임들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운영진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갑작스러운 장비 이상으로 서버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7시까지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고 공지한 상태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의 게임을 운영하는 그라비티도 이날 오후부터 “게임 접속이 불가한 현상이 확인돼 임시점검 진행 중”이라 공지했다.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3사와 주요 유통사들은 큰 피해없이 지나갔다. 자체 클라우드 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어서다.미국, 독일, 호주 등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 피해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국내 MS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률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점유율 1위는 AWS로 60.2%를 차지하며, 2위인 MS 클라우드 애저는 24% 정도다.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업의 수도 적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가령 국내 대기업에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보안 시스템을 사용했다면 개별 PC의 윈도우 시스템과 보안 시스템의 충돌로 인해 피해 건수가 크게 늘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세계 최고 ‘우주 두뇌’들이 모여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6000억 원 이상을 들여 달 얼음 탐사 로봇을 개발했지만 써 보지도 못하고 분해하게 됐다. NASA가 ‘달 남극 얼음 탐사 임무’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NASA가 탐사 로봇은 개발했지만 이 로봇을 실어나를 민간의 운반 우주선 개발이 늦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17일(현지 시간) NASA는 자체 개발한 소형차 크기의 달 탐사 로버 ‘바이퍼’를 민간 기업 우주선에 실어 달 남극으로 보내려고 했던 ‘바이퍼 임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바이퍼를 수송하기로 했던 민간 우주선 ‘그리핀’의 개발 지연이 원인으로 꼽힌다.바이퍼는 지난해 말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NASA가 그리핀에 대한 추가 테스트를 요구하면서 올해 말로 발사가 연기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여파로 제조 공급망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아 내년으로 발사가 미뤄졌다.현재까지 바이퍼에 투입된 예산은 총 4억5000만 달러(약 6239억 원). NASA는 바이퍼 임무를 취소해 최소 8400만 달러(약 1165억 원)를 아낄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니콜라 폭스 NASA 과학임무국 부국장은 “NASA 예산을 결정하는 의회 위원회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의회가 임무를 지속하라고 지시할 수도 있지만, 그러려면 다른 달 탐사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했다. 한정된 예산 환경에서 내린 최선의 결정이라는 의미다.NASA가 달 남극 탐사를 포기한 것은 최근 10년간 벌써 두 번째다. 2018년에도 ‘리소스 프로스펙터(자원 탐사자)’라는 이름의 탐사로버를 개발해 달 남극으로 보내려고 했으나 예산 문제로 좌초됐다. 당시에도 해당 로버에 약 1억 달러(1387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바이퍼는 이 로버의 후속작으로 개발됐지만 다시 한 번 예산 문제로 임무가 중단되는 사태에 이르렀다.현재 바이퍼는 조립을 모두 완료된 상태로 우주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로버 테스트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NASA는 임무가 취소된 바이퍼를 분해해 내부 구성품들을 다른 임무에 활용할 예정이다. 기관은 만약 바이퍼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미국 기업이나 국제 파트너가 있다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그리핀을 개발 중인 미국 기업 애스트로보틱은 바이퍼 대신 다른 탑재체를 싣고 내년 말까지 발사를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달 착륙선 ‘페네그린’을 발사했지만 착륙선의 추진 시스템 고장으로 임무에 실패한 바 있다.폭스 부국장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는 매우 어렵다”며 “우리는 이 결정을 가볍게 내리지 않았으며 앞으로 나아갈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남성의 면역력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면역력이 높은 원인도 함께 밝혀 향후 감염병 치료나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AIST는 남성이 여성보다 자가포식 활성화 정도가 높아 면역력도 높다는 연구 결과를 이승재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 학술지 ‘오토파지’ 7월 4일자에 게재됐다. 자가포식은 필요 없거나 손상된 세포 찌꺼기를 세포가 스스로 제거하는 과정으로 외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력이 높은 수컷의 경우 자가포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더 많이 활성화돼 있었다. 연구진은 외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자가포식이 활발할수록 면역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감염병 치료와 면역력 강화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교수는 “향후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면역 반응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인 이차전지의 석박사급 인력 양성을 위해 전북 지역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광주과학기술원(GIST) 공동대학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탄소 및 수소산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전북을 첨단 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전북 정읍에서 열린 27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전북을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교두보로 만들겠다”며 “2029년까지 700억 원을 투입해 전주, 완주, 정읍에 걸친 바이오 융복합 전북 연구개발특구에 바이오 융복합 산업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차전지 인재난 해소를 위해 전북 지역에 KAIST와 GIST의 공동 대학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7∼12월) 중 부지와 양성 인력 규모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해 전북 새만금 국가산업단지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만큼 관련 인재들을 육성해내겠다는 것이다. 농업, 식품 등 그린 바이오에 특화된 전북 연구개발특구는 레드 바이오(보건·의료), 화이트 바이오(친환경 에너지)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입주 기업에는 규제, 세제 등에서 적극 혜택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북이 탄소·수소 산업의 연구 및 생산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총사업비 1000억 원 규모의 ‘K-Carbon 플래그십 기술개발 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완주에는 2026년까지 240억 원을 투입해 ‘수소상용차 신뢰성 검증센터’도 구축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완주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인프라를 확충해 수소 상용차 혁신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농촌 재생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패키지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협약을 맺은 농촌은 삶터와 일터, 쉼터로서의 기능을 위해 필요한 사업을 지원받는다. 전북은 2020년부터 현재까지 임실군, 순창군 등 10개 시군과 농촌협약을 맺었고, 이에 따라 약 5183억 원의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내년에는 정읍시와 완주군, 장수군이 농촌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 밖에 농식품부는 전북에 특례지구 조성과 함께 규제 완화 및 세제 특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식량혁명을 이끌었던 곡창지대 전북에 새로운 역할이 기다리고 있다”며 “전북을 농생명산업 허브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남성의 면역력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면역력이 높은 원인도 함께 밝혀 향후 감염병 치료나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남성이 여성보다 자가포식 활성화 정도가 높아 면역력도 높다는 연구 결과를 이승재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 학술지 ‘오토파지’ 7월 4일자에 게재됐다.자가포식은 필요없거나 손상된 세포 찌거기를 세포가 스스로 제거하는 과정으로 외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인간의 생명 활동을 연구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예쁜꼬마선충’을 활용해 성별에 따른 면역 반응의 차이를 연구했다. 그 결과 예쁜꼬마선충의 수컷이 암컷과 수컷의 생식기를 모두 가진 자웅동체보다 다양한 병원균에 대해 더 높은 면역력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면역력이 높은 수컷의 경우 자가포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더 많이 활성화돼 있었다. 연구진은 외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자가포식이 활발할수록 면역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는 감염병 질병 치료와 면역력 강화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교수는 “향후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면역반응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보잉의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한 우주비행사 두 명이 40일이 넘게 귀환하지 못하고 있다. 8월 중순까지 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타라이너는 결함이 발생했고, 최근 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사체 ‘팰컨 9’까지 8년 만에 발사에 실패하면서 ISS를 오고 갈 수 있는 비행편이 없기 때문이다. 17일 우주 학계에 따르면 스타라이너는 지난달 6일 ISS와의 도킹(결합)에 성공했지만 일부 결함이 발생했다. 비행 중 헬륨 누출 및 기동용 추력기 일부가 작동되지 않았다. 스타라이너를 이용해 ISS에 건너간 두 명의 우주비행사는 당초 8일간 ISS에 머무를 예정이었지만, 결함 원인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해 42일째 ISS에 발이 묶인 상태다. 스타라이너는 보잉이 개발한 유인 우주선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6개월마다 우주비행사를 ISS로 보내기 위해 스페이스X와 보잉에 유인 우주선 개발을 의뢰했다. 먼저 개발에 성공한 스페이스X는 2020년부터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팰컨 9에 실어 정기적으로 ISS를 왕복하고 있다. 개발에 뒤처진 보잉은 몇 번의 실패와 연기 끝에 지난달에야 우주비행사를 ISS에 보냈으나 다시 지구로 데려오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최근 스페이스X의 팰컨 9이 2단 추진체 엔진에 문제가 발생해 발사에 실패하면서 크루 드래건의 운행도 잠정 중단됐다.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NASA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NASA의 최우선 순위는 승무원의 안전과 임무 보장이다. (팰컨 9에 대한) 추가 정보가 제공되면 잠재적인 (ISS 임무의) 일정 변동 등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NASA는 8월 중순경 4명의 우주비행사를 ISS에 보낼 예정이었지만 팰컨 9의 발사 실패로 임무 교대가 연기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주에 3일 있었는데 유전자 단위에서 변화가 나타났다는 게 놀라웠죠.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뼈와 근육량이 줄고 면역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확인했습니다.”(크리스토퍼 메이슨 미국 코넬대 교수) 최근 고도 575km에서 사흘간 머물렀던 우주 비행인들의 신체 변화를 분석한 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단 2박 3일간의 우주 비행만으로도 유전자 변화가 나타난다는 결과였다. 이 연구를 주도한 크리스토퍼 메이슨 미국 코넬대 교수는 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포 수준에서 우주 여행 전후 인체 변화를 분석한 데이터는 향후 우주 비행 전 어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이라고 했다.● 3일 만에 면역·뇌 변화 발생해 과학공상(SF) 영화에서나 등장하던 우주 여행이 현실과 가까워지고 있다. 이미 스페이스X, 버진갤럭틱 등 여러 기업들이 고도 100∼500km 사이의 지구 저궤도를 다녀오는 우주 관광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닷어스는 우주 관광 시장이 2032년에는 177억4240만 달러(약 24조5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인들의 우주 관광이 늘어나면서 메이슨 교수팀의 연구 결과도 주목받고 있다. 메이슨 교수는 가장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로 면역 시스템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짧은 비행만으로도 면역 시스템이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우주 비행 후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거나 이유를 알 수 없는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뇌에서도 이상이 발견됐다. 혈액 내 단백질을 분석한 결과 뇌를 보호하는 뇌혈관장벽(BBB)이 무너질 때 발견되는 단백질의 수치가 높아진 것. BBB가 망가지면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니 장기’ 활용해 심우주 탐사 대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인체 변화를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인체 장기를 칩 위에 그대로 모사한 ‘미니 장기(오가노이드)’를 우주에 보내는 ‘티슈 칩스 인 스페이스(Tissue Chips in Spac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향후 화성과 같은 심우주 환경에서 인체 변화를 확인하는 데 유용한 도구다. NASA는 2018년 프로젝트를 수행할 연구팀 9곳을 선정해 각 498만 달러(약 69억 원)를 지원했다. 그중 김덕호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심장 오가노이드 제작과 분석을 맡았다. 김 교수가 제작한 심장 오가노이드는 2020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발사돼 약 한 달간 우주에 있다 돌아왔다. 김 교수는 “심장 오가노이드 분석 결과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발견됐다”며 “심장이 몸 전체 에너지의 약 30%를 사용하는데, 이 에너지를 제공해 주는 미토콘드리아도 많이 깨져 있었다”고 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관련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는 제약사 보령이 ‘HIS(Human In Space)’ 챌린지를 통해 매년 기발한 우주 의학 아이디어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메이슨 교수팀은 지난해 HIS 챌린지 수상자다. 메이슨 교수와 함께 연구 중인 김장근 코넬대 박사후연구원은 “과거보다 우주의학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HIS와 같은 지원 프로그램이 정부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보잉의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한 우주 비행사 두 명이 40일이 넘게 귀환하지 못하고 있다. 8월 중순까지 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타라이너는 결함이 발생했고, 최근 스페이스X의 재사용발사체 ‘팔콘 9’까지 8년 만에 발사에 실패하면서 ISS를 오고 갈 수 있는 비행편이 없기 때문이다.17일 우주 학계에 따르면 스타라이너는 지난달 6일 ISS와의 도킹(결합)에 성공했지만 일부 결함이 발생했다. 비행 중 헬륨 누출 및 기동용 추력기 일부가 작동되지 않았다. 스타라이너를 이용해 ISS에 건너간 두 명의 우주비행사는 당초 8일간만 ISS에 머무를 예정이었지만, 결함 원인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해 42일째 ISS에 발이 잡힌 상태다.스타라이너는 보잉이 개발한 유인 우주선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6개월마다 우주 비행사를 ISS로 보내기 위해 스페이스X와 보잉에 유인 우주선 개발을 의뢰했다. 먼저 개발에 성공한 스페이스X는 2020년부터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팔콘 9에 실어 정기적으로 ISS를 왕복하고 있다. 개발에 뒤쳐진 보잉은 몇 번의 실패와 연기 끝에 지난 달에서야 우주 비행사를 ISS에 보냈으나 다시 지구로 데려오지 못하고 있다.거기에 최근 스페이스X의 팔콘 9이 2단 추진체 엔진에 문제가 발생해 발사에 실패하면서 크루 드래건의 운행도 잠정 중단됐다. 우주 전문 외신들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NASA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NASA의 최우선 순위는 승무원의 안전과 임무 보장이다. (팔콘 9에 대한) 추가 정보가 제공되면 잠재적인 (ISS 임무의) 일정 변동 등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NASA는 8월 중순경 4명의 우주비행사를 ISS에 보낼 예정이었지만 팔콘 9의 발사 실패로 임무 교대가 연기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은 통신, 로보틱스, 첨단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 기술적인 강점을 가진 나라입니다. 이런 분야들은 아르테미스, 문 투 마스(M2M) 등 우주 프로젝트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16일 서울 용산구 주한 미국대사관 사무실에서 만난 팸 멀로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부국장은 우주 국제 협력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멀로이 부국장은 미국 공군 장교이자 나사의 우주비행사로서 우주왕복선 임무를 진두지휘했던 인물로 2021년 나사 부국장으로 취임했다. 부국장은 NASA 국장 바로 아래 직급으로 ‘넘버 2’에 해당한다. 그가 언급한 아르테미스, 문 투 마스 프로젝트는 현재 나사가 추진 중인 핵심 국제 협력 프로젝트다.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에는 한국을 포함해 43개국이 협력하고 있고, 달을 거점으로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문 투 마스 프로젝트에도 한국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멀로이 부국장은 “한국은 이미 다누리를 통해 문 투 마스 프로젝트에 일정 부분 기여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22년 발사된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는 현재 달, 화성 등 심우주 통신을 위한 기술 검증 등을 수행하고 있다. 민간 주도의 우주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한국 우주항공청의 전략에 대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모두 얻어갈 것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민간에 과제를 맡긴다고 민간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이미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를 성공시킨 나사의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는 화물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수송하기 위해 민간 기업에 투자했다. 나사 입장에서는 임무에 필요한 일을 맡길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말고 다른 고객들을 감안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멀로이 부국장은 앞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코스파) 연석회의에서 “우주 탐사 분야에서 상업 기술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지만 규약이 부족하다”며 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달 탐사와 같이 이제 시작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며 “나라마다 각국의 우주 관련 법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유엔 우주공간평화이용위원회(COPUOS)를 통해 협력을 이끌어 내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은 신약을 빠르게 출시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한국의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처음 출시된 후 평균 약4년(45.2개월)이 지난 후에야 신약이 사용가능합니다. 이런 상황은 한국 환자들 뿐만 아니라 한국에 있는 기업들이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칩니다.”지난 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바이오 USA)’에 참석한 리차드 케인 파마(PhRMA) 국제 정책 담당부의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일본, 독일의공공건강보험에 비해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보장해주는 신약의 비중이 턱없이 낮다는 것이다. 케인 부의장과 필립 첸 파마 권익옹호 담당 부의장은 지난주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와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 출시의 어려움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한국의 건강보험제도는 글로벌제약사들이 한국 출시를 늦추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한국에서 혁신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사들이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주요한 이유이기도 하다.케인 부의장은 “한국은 혁신적인 생명공학 산업을 개발할 수 있는 곳”이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혁신을 적절히 보상하고 투자하는 균형 잡힌 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파마(PhRMA)는 어떤 곳?파마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가입돼 있는 미국 대표 제약바이오협회다. 미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산업 협회는 바이오 (BIO)와 파마가 있으며, 바이오는 ‘바이오 USA’ 행사를 주최하는 협회로 주로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벤처회사가 많이 가입해 있다. 두 협회는 모두 가입사들을 대변해 정부에 산업계의 의견을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Q. 먼저 바이오USA 행사에서도 화두가 된 미국의 ‘생물보안법’에 대한 파마의 입장을 묻고 싶다.생물보안법은 미 의회가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특정 거래를 제한하기 위해 발의한 법안으로 빠르면 연내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생물보안법에는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의 위탁개발생산(CDMO)을 맡고 있는 우시앱택, 우시바이오로직스 및 유전자분석 기업 BGI를 포함한 특정 중국 기업들이 적시되어 있다. 한국, 미국 및 전 세계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러한 법안이 각각의 비즈니스와 사업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고려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필립 첸(이하 첸): 파마는 글로벌 경쟁력, 국가 안보 보장, 공중 보건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미국 정책입안자들과 건설적으로 협력하여 국가 및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고, 잠재적인 의약품 부족이나 의약품 연구개발(R&D) 중단으로 인해 환자들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Q. 생물보안법의 이름에도 나타나는 것처럼 미국이 바이오를 더이상 산업이 아닌 안보 측면에서보고 있는 것 같다. 첸: 미국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와 의약품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탄력적인공급망 보장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해 왔다. 예를 들어, 미국정부는 전기차 및 대규모 에너지 저장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 광물과 금속, 반도체, 마이크로전자, 재생 에너지 생성 및 전송 분야에서 파트너들과 협력하고있다. 미국 정부는 파트너들과의 공급망 협력이 안정성을 증진시키고 국제 재난 및 비상 사태에 대응할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특히, 미국과 한국은 의약품 공급망을 강화하고 상호 간의 R&D 계획을 가속화하기 위해 양국 정부와 산업계가 참여하는 ‘바이오 트랙 1.5 채널’을 개설하기도 했다.(올해 6월에 열린 바이오USA에서는 한국 국가안보실과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일본, 인도, 유럽연합(EU)이 제약 공급망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기 위해 ‘바이오제약 연합’을 출범한 바 있다.)Q. 중국 기업과의 거래가 제한될 경우 중국 이외의 세계 의약품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어느 정도인가?케인: 파마와 글로벌 제약기업들은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위해 의약품 공급망의 안전성과 지속성을 보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세계 각국의 환자들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견고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 왔다. 폭넓은 글로벌 공급망은 세계 각국의 환자들에게 지속적이고 탄력적으로 의약품을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중국으로 들어가는 의약품에 제한을 둔다면 중국 내 환자들은 심각 한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 중국에서 나가는 의약품에 대한 규제의 영향은 예측하기가 훨씬 어렵다. 혁신 브랜드 의약품(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 간의 시장 역학은 다를 수밖에 없다. 오리지널 의약품제조사는 잠재적인 공급 중단을 대비해 견고하고 지속성 있는 공급계획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비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제네릭 의약품 제조사는 안정적 공급망을 위한 노력으로 두 개 이상의 생산기지를 갖추는 경우는 많지 않다. 위기 상황에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 공급망을 유지하는 가장 근본적인 전략은 지리적 다양성이다. 공급망의 지리적 다양성은 특히 전염병이나 기타 비상 상황 발생 시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할 때 유연성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Q. 최근 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이 뜨겁다. 그렇다보니 암이나 희귀질환 등 중증질환에 대한 개발 동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케인: 가장 중요한 가치는 제약바이오 업계가 환자의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영역을 발굴하고,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마에서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의약품은 8000개 이상이다.최근 비만치료제나 대사 관련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체로 보면 중증 질환 치료제 역시 균형있게 개발되고 있다. 여러 신약들이 암, 신경계, 심혈관계 등의 영역에서 개발 중이다.Q.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이 결국 환자에게잘 처방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최근 많은 제약사들이 한국 출시를 꺼린다는 업계의 의견이 있다. 실제 분위기는 어떤가?케인: 한국은 신약을 빠르게 출시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출시된 신약의 25%만이 한국의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되고 있다. 이는 일본과 독일의 절반 수준이다. 2018년에는 글로벌 신약의 19%가 건보에 의해 보장됐지만, 5년 뒤인 2023년에는 10%로 되려 줄었다.이마저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 후 건보에서 신약을 보장받기까지평균 22.5개월, 거의 2년이 걸린다. 일본의 경우 이 기간이 2.5개월, 독일은 6개월 정도가 걸린다.이런 이유로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에서 초기에 출시하는것에 주저하는 분위기다. 한국 환자들은 신약 접근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다. 한국에서 환자들은 글로벌 최초 출시된 신약이 보험을 적용 받고, 치료받기까지는 평균 4년(45.2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 . 이런 상황은 한국에서의 새로운 혁신 의약품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혁신 의약품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신약의 보험 적용 속도가 느리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연구개발 투자 유치와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이 강력한 과학적 기반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는 신속하고 폭넓은 신약 접근성을 갖춘 독일이나 프랑스와 같은 비교 국가들에서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Q.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메디케어가 보장하는 일부 의약품의 약값을 낮추고 있다. 제약산업에서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약값이 낮아지는 것은 타격이 더 클 것 같은데.메디케어는 65세 이상 혹은 자격 요건에 맞는 사람들에게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건강보험 제도다. 케인: 맞다. 많은 제약사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미국 정부는 2026년부터 특정 의약품에 대한 공공건강보험(메디케어)가격을 설정할 예정이다. 그 대상이 될 의약품으로는 제네릭(케미컬의약품 복제약) 또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출시되지 않은 오리지널 의약품이며, 동시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최초 승인된 지 최소 9~13년(저분자의약품의 경우 9년, 생물학적제제는 13년) 이상인 의약품이다.메디케어는 미국 의약품 시장의 약 30%를 차지한다. 메디케어 가격이 설정될 의약품의 수는 매년 증가할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제약사들은 미국 정부의 가격 설정 정책이 의약품의 가치를 크게 저평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연구개발과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전체 글로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R&D와 임상 시험 등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국은 통신, 로보틱스, 첨단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 기술적인 강점을 가진 나라입니다. 이런 분야들은 아르테미스, 문 투 마스(M2M) 등 우주 프로젝트에서 매우 중요합니다.”16일 서울 용산구 주한미국대사관 사무실에 만난 팸 멜로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부국장은 우주 국제 협력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멜로이 부국장은 미국 공군 장교이자 NASA의 우주비행사로 우주왕복선 임무를 진두지휘했던 인물로 2021년 NASA 부국장으로 취임했다.그가 언급한 아르테미스, 문 투 마스 프로젝트는 현재 NASA가 추진 중인 핵심 국제 협력 프로젝트다.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43개국이 협력하고 있으며, 달을 거점으로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문 투 마스 프로젝트에도 우리나라가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멜로이 부국장은 “한국은 이미 다누리를 통해 문 투 마스 프로젝트에 일정 부분 기여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22년 발사된 다누리는 현재 달, 화성 등 심우주 통신을 위한 기술 검증 등을 수행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5월 개청한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우주연구위원회(코스파·COSPAR)’ 학술총회에 참석한 멜로이 부국장은 윤영빈 우주항공청장과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멜로이 부국장은 “큐브위성 분야에서의 협력, 미래에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최근 심화되고 있는 중국과의 기술 패권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중국은 현재 아르테미스에 대응하는 ‘유인 달 기지 프로젝트(ILRS)’를 추진 중으로 러시아, 태국, 파키스탄 등 10개국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멜로이 부국장은 “미국 의회가 NASA에 부여한 제한 사항이 있다. 국가의 기술을 침해하지 않는, 정보가 중국으로 새어나가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는 분야에 한해서만 중국과 협력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상황에서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그는 “화성을 도는 위성들이 충돌하지 않게끔 중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달에서도 관련된 논의를 시작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민간 주도의 우주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한국 우주항공청의 전략에 대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모두 얻어갈 것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민간에 과제를 맡긴다고 민간 기업이 자라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이미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를 달성한 NASA의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가 화물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수송하기 위해 민간 기업에 투자했다. NASA 입장에서는 임무에 필요한 일을 맡길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말고 다른 고객들을 인지하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멜로이 부국장은 앞서 15일 코스파 연석회의에서 “우주탐사 분야에서 상업 기술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지만 규약이 부족하다”며 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달 탐사와 같이 이제 시작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며 “나라마다 각국의 우주 관련 법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유엔 우주공간 평화 이용위원회(COPUOS)를 통해 협력을 이끌어내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우주항공청은 올해 10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국제 우주 항공 회의(IAC)’에 참여해 NASA를 중심으로 한 아르테미스 참여국들과 추가적인 국제 협력 논의를 나눌 예정이다. 멜로이 부국장은 “아르테미스 참여국들을 모두 초청했다”며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이 자리에 참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계 최대 우주 국제 행사인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코스파)’ 학술총회가 한국에서 열렸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15일 열린 코스파 개막식에서 “한국의 우주 개발 역사에서 올해는 매우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것”이라며 “우주에서의 큰 도약을 위해 국제 협력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전날인 14일부터 7일간 열리는 코스파는 격년에 한 번씩 대륙을 돌아가며 열리는 행사로 한국에서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청(E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중국 국가항천국(CNSA), 아랍에미리트 우주청(UAESA) 등 주요국 우주기관의 고위급 인사가 참석해 우주 탐사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우주 탐사의 범위가 방대해지면서 국제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미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경우 총 43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행사 기간에 미국, 중국, 일본, 아랍에미리트(UAE)의 우주청 및 우주기관과 고위급 양자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종욱 코스파 조직위원장은 “우주항공청이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에 대해 NASA, JAXA, CNSA,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등과 어떤 과학적 미션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한국 제품명 인보사케이)가 미국에서 임상 3상 투약을 완료했다. 미국 임상에 뛰어든 지 18년 만이다. 회사는 현재 수술 이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는 골관절염 시장에 첫 타자로 나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코오롱티슈진은 10일(현지 시간)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TG-C의 임상 3상에 참여하는 1020명에게 약물 투여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회사는 향후 2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한 뒤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TG-C는 국내에서 ‘인보사케이’로 잘 알려진 치료제다.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2017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지만 2019년 허가 시 제출한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에서 유래한 세포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당시 코오롱티슈진은 이 같은 사실을 미국식품의약국(FDA)에도 보고해 임상 보류 결정이 났지만, 이후 회사의 소명을 받아들인 FDA가 2020년 4월 TG-C의 임상 3상 재개를 허락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이 문제로 2022년 10월까지 국내 주식 매매 거래가 정지됐다가 이후 재개됐다. 현재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사태’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FDA에서 품목허가를 받을 경우 매출을 흑자로 전환시켜 줄 마지막 구원투수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 한미약품그룹의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가 10일 경영권 분쟁 종식을 선언하면서다. 다만 향후 경영 체제에 대한 구체적 합의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이사 측은 이날 “한미약품그룹의 가족 간 불협화음이 극적으로 봉합됐다”며 “‘창업자의 깐부(오랜 친구)’인 신 회장을 중심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됐던 가족 간 분쟁이 종식됐다”고 입장문을 냈다. 임 이사는 전날 신 회장을 만나 이같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10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임 이사의 모친인) 송영숙 회장 모녀와 두 형제 간의 화합을 이끌고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구체적인 회사 운영 방향에 대해선 최종적으로 조율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틀에서 가족이 화합해 좋은 회사를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이 신 회장과 임 이사 측 합의 내용에 대해 동의했는지에 대해선 “좀 더 정리되면 밝히겠다”고만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오너 일가 중 그 누구도 한미약품을 해외에 매각할 뜻이 없다”며 “신 회장의 중재로 가족 모두 힘을 합치는 데 극적으로 합의하며 밸런스 있는 경영집단체제가 구축됐다”고 했다. 올해 초부터 창업주 아내인 송 회장과 딸인 임주현 부회장 모녀는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와 대립하는 등 극심한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애초 형제 측을 지지하던 신 회장은 4일 모녀 측의 지분을 매입하고,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모녀 측으로 돌아섰다. 아울러 최대 지분을 확보한 후 그룹 운명을 쥔 ‘키 맨’으로 올라섰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내년 국내에서 국제우주대학(ISU) 우주연구프로그램(SSP)이 한국에서 개최된다. 이 프로그램이 국내에서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며, 아시아 국가들 중 일본, 태국, 중국에 이어 네 번째다. 니콜라스 피터 ISU 총장은 개최국으로 한국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한국은 우주 분야에서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고 이룰 만한 역량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10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2회 세계한인과학자대회’에서 내년 ISU 우주연구프로그램을 경기도 안산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서 열겠다고 발표했다. ISU는 국제적인 우주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교육기관으로 110개국 5400명 이상이 ISU의 우주연구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비행인 이소연 박사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약 8주간 진행되는 ISU 우주연구프로그램에는 다양한 분야의 학생 및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처음 3주간은 우주법, 우주 공학, 우주 과학 등 여러 세부 분야로 나뉘어 강의가 진행된다. 이후에는 그룹을 지어 실제 우주 기업이나 기관들에서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수업이 이뤄진다. 피터 총장은 “올해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두 개의 프로젝트를 요청했다. 이전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프로젝트를 제시하기도 했다”고 했다. 내년 한국에서는 6월 23일부터 8주간 SSP가 열리게 되며 대학원생이나 연구원, 우주분야 구직자 130~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35개국 155명이 참여하고 있다. 참가비는 2만 달러(약 2700만 원)으로 숙소, 식비 등이 포함된다.이태식 과총 회장은 “이번 유치가 지역 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피터 총장 역시 “전세계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할 것이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가 크다”며 “지금까지 유치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투자 대비 2배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누렸다”고 했다.피터 총장은 SSP의 필요성에 대해 “우주 경제의 형태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려면 다양한 우주 분야 사람들 간의 교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음악을 들을 때 스트리밍으로 듣지, 녹음된 음악을 사서 듣지 않는다”며 “우주 산업도 이런 방식으로 변해갈 것이다. 우주를 보는 우리의 사고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특히 우주 경제의 구도가 과거에는 BTG(정부 대상의 비즈니스)였지만 지금은 BTB(기업 대상 비즈니스)에서 BTC(고객 대상 비즈니스)로 점점 변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피터 총장은 자동차, 바이오·의학 분야를 예를 들며 “내연기관, 전기차를 지나 이제는 데이터 자동차 시대다. 자동차에서 위치를 추적하고 공유하는 등 인포테인먼트 산업이 커질텐데 이 기반에는 위성, 즉 우주가 있다”고 했다. 이어 “우주 의학도 BTC에 해당하는 사업”이라며 “심지어 현실감 있는 게임을 구현하기 위해 우주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도 있다”고 했다.피터 총장은 이런 변화가 우주 분야의 인재 고갈 문제도 해결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터 총장은 “(위의 예시처럼) 우주와 우주가 아닌 산업 간에 발휘할 수 있는 시너지가 크기 때문에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산업 간 협업을 통해 우주 관련 인력을 늘려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지금의 우주 산업의 빙산의 일각이다. 바닷속에 잠겨있는 더 큰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전 세계에서 혈액 부족으로 인한 출혈성 쇼크로 사망하는 사람은 한 해 200만 명에 달한다. 세계 196개국 가운데 119개국이 혈액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세계적으로 고령화 현상이 심해지며 헌혈 인구는 줄고 수혈이 필요한 인구는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 대비 공급되는 혈액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혈액 부족 상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세계 각국은 “혈액 주권을 지키자”며 인공 혈액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9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공 혈액 개발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지난해 미국 메릴랜드대가 주도하는 인공 혈액 개발 컨소시엄에 4600만 달러(약 634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컨소시엄은 미국 바이오 기업인 칼로사이트가 개발 중인 인공 혈액 ‘에리스로머’의 상용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은 2016년부터 인공 혈액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달 6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카이 히로미 나라현립의대 교수팀이 인공 혈액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보라색을 띠는 이 혈액은 건강한 지원자 12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했다. 칼로사이트와 일본 연구팀의 인공 혈액은 모두 혈액의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을 이용한다. 헤모글로빈은 혈액의 핵심 기능인 산소 운반을 담당하는 물질이다. 두 기관 모두 사람의 혈액에서 분리한 적혈구를 물리적으로 깨뜨려 헤모글로빈만 추출해 냈다. 이후 사람의 세포막과 유사한 지질막으로 헤모글로빈을 감쌌다. 헤모글로빈을 그냥 혈액에 흘려보내면 혈관을 수축시켜 심장과 폐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자가 작은 헤모글로빈이 막 사이로 빠져나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전쟁과 같이 위급 상황에서만 일시적으로 혈액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 한계로 꼽힌다. 인공 혈액 개발의 또 다른 축은 줄기세포를 이용해 혈액과 흡사한 수혈용 인공 혈액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2007년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가 사람의 피부 세포에 특정 단백질을 뿌려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야마나카 교수가 개발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를 적혈구, 혈소판 등으로 분화시켜 사람 혈액과 유사한 인공 혈액을 만드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법도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수혈용 인공 혈액 개발에 뛰어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범부처는 지난해 세포기반인공혈액기술개발사업단을 출범했다. 5년 단위로 3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이 사업은 현재 1단계 기초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기업에 기술 이전 등을 통해 2037년 인공 혈액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세계적으로 인공 혈액 상용화에 성공한 곳은 아직 없지만 향후 시장 성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 브리지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인공 혈액 시장은 2029년 240억8000만 달러(약 33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옥 세포기반인공혈액기술개발사업단장은 “최근 5년간 유전자 편집 기술, 세포 배양 기술 등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수혈용 인공 혈액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자국 보호가 우선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인공 혈액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